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76
GOOD ENTREPRENEURS CAN MANAGE, BUT NO ONE BUT AN ENTREPRENEUR CAN EN- TREPRENEUR, LET ALONE HELP BUILD AND LEAD THE WORLD'S COMMUNITY OF NVEST “SOCIAL ENTREPRE NEURS ARE NOT CO TENT JUST TO GIVE OR TEACH HOW TO THEY WILL NOT RE TIL THEY HAVE REV TIONIZED THE FISH DUSTRY.” BILL DRAYTON “THE PESSIMIST SEES DIFFICULTY IN EVERY OPPORTUNITY. THE OPTI- MIST SEES THE OPPORTUNITY IN EVERY DIFFICULTY.” WINSTON CHURCHILL “EACH TIME SOMEONE STAN UP FOR AN IDEAL, OR ACTS IMPROVE THE LOT OF OTHER OR STRIKES OUT AGAINST IN TICE, HE SENDS FORTH A TIN RIPPLE OF HOPE.” ROBERT F. KENNEDY “THE WORLD IS A DANGEROUS PLACE, NOT BECAUSE OF THOSE WHO DO EVIL, BUT BECAUSE OF THOSE WHO LOOK ON AND DO NOTHING.” ALBERT EINSTEIN ''POVERTY IS UNNECESSARY." -MUHAMMAD YUNUS “GREAT SPIRITS HAVE ALWAYS EN- COUNTERED VIO- LENT OPPOSITION FROM MEDIOCRE MINDS.” ALBERT EINSTEIN SUSTAINABLE SOLUTION BENefit SOCIAL INNOVATION MAGAZINE VOL.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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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이노베이션, 사회적기업, CSR, NGO를 다루는 매거진입니다. 웹에서 볼 수 있도록 PDF버젼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인터랙티브 버젼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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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GOOD ENTREPRENEURS CAN MANAGE, BUT NO ONE BUT AN ENTREPRENEUR CAN EN-TREPRENEUR, LET ALONE HELP BUILD AND LEAD THE WORLD'S COMMUNITY OF

NVEST

“SOCIAL ENTREPRE-NEURS ARE NOT CON-TENT JUST TO GIVE A FISH OR TEACH HOW TO FISH. THEY WILL NOT REST UN-TIL THEY HAVE REVOLU-TIONIZED THE FISHING IN-DUSTRY.”BILL DRAYTON

“THE PESSIMIST SEES DIFFICULTY IN EVERY OPPORTUNITY. THE OPTI-MIST SEES THE OPPORTUNITY IN EVERY DIFFICULTY.”

WINSTON CHURCHILL

“EACH TIME SOMEONE STANDS UP FOR AN IDEAL, OR ACTS TO IMPROVE THE LOT OF OTHERS, OR STRIKES OUT AGAINST INJUS-TICE, HE SENDS FORTH A TINY RIPPLE OF HOPE.”ROBERT F. KENNEDY

“THE WORLD IS A DANGEROUS PLACE, NOT BECAUSE OF THOSE WHO DO EVIL, BUT BECAUSE OF THOSE WHO LOOK ON AND DO NOTHING.”

ALBERT EINSTEIN

''POVERTY IS UNNECESSARY."-MUHAMMAD YUNUS

“GREAT SPIRITS HAVE ALWAYS EN-COUNTERED VIO-LENT OPPOSITION FROM MEDIOCRE MINDS.”ALBERT EINSTEIN

SUSTAINABLE

SOLUTION

BENefitSOCIAL INNOVATION MAGAZINE VOL.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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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 5

A Magazine Positively Changing People, Business, Society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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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 5

A Magazine Positively Changing People, Business, Society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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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 7

Talk it to the writers, help them see the frame work.They are the key actors in

making it happen.

Bill Drayton, Ashoka Foundation

PUBLISHER

조재호

MANAGING DIRECTOR

주기용

EDITOR IN CHIEF

이성만

EDITOR

이영은 이수경 최보원 이휘수 김지영

함혜선 김남희 정하늬 주민우 최경철

CREATIVE DIRECTOR

정진설

PHOTOGRAPHER

이복진

MARKETING DIRECTOR

김수종

MARKETING

권중호 이영은 신승일 노단비 권대영

IN PARTNERSHIP WITH

Tactical PhilanthropyColorado State University GSSE

Unreasonable InstituteBeyond ProfitSocial Edge

CSR International

GUEST EDITOR

김현주

Benefit magazine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어떻게 되는 일인지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들은 변화가 일어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빌 드레이튼, 아쇼카 재단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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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 7

Talk it to the writers, help them see the frame work.They are the key actors in

making it happen.

Bill Drayton, Ashoka Foundation

PUBLISHER

조재호

MANAGING DIRECTOR

주기용

EDITOR IN CHIEF

이성만

EDITOR

이영은 이수경 최보원 이휘수 김지영

함혜선 김남희 정하늬 주민우 최경철

CREATIVE DIRECTOR

정진설

PHOTOGRAPHER

이복진

MARKETING DIRECTOR

김수종

MARKETING

권중호 이영은 신승일 노단비 권대영

IN PARTNERSHIP WITH

Tactical PhilanthropyColorado State University GSSE

Unreasonable InstituteBeyond ProfitSocial Edge

CSR International

GUEST EDITOR

김현주

Benefit magazine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어떻게 되는 일인지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들은 변화가 일어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빌 드레이튼, 아쇼카 재단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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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8 9

51 작가로 버티는 기술

STICK TOGETHER, STAY POWERFUL

14

30

10

COMMUNITY BUSINESS

피자에 치킨까지, 닭 머리로 서울을 뒤덮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강력한 협동을 통해 지역경제를 이뤄낸 볼로냐의 사례와 대형마트도 물리친 스위스의 미그로와 쿱의 사례를 들어보자

BENEFIT NOW

EVENT CALENDAR

00 ONE BILLION HUNGRY PROJECT호루라기는 시끄러우라고 부는 거겠죠. 벌써 3백만명이 들었습니다.

TED DIGEST60BENEFIT TALKS

16 포스에코하우징으로 가주세요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것 같습니다. 포스코 사회공헌팀 인터뷰

18 장학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37년간 소리없이 조용히 장학사업을 실천해온 송원그룹의 김영환 회장, 그의 장학에 대한 신념과 스토리를 공개한다.

20 멋진 남자와 만나다스포츠는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고 있는 인천시 장애인 체육협회 정의성 사무처장을 만나보았다.

스미다3 oil&acrylic on canvas, 90x40cm. 2010

연말에는 다들 이벤트를 안 하시나 봐요. 그래서 캘린더가 없습니다.하신다면 다음엔 꼭 알려주세요.

아티스트 팬클럽 정지연 대표가 진행하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 하이경 작가가 주부 작가로서 버텨나간다는 것에 대해 진솔하게 풀어간다. 한 편의 수필을 보는 듯한 글에 눈이 즐거워지는 미술작품까지!

SOCIAL INNOVATION

아저씨 죄송해요. 현금이 없어서케냐에서는 현금이 없어도 죄송하지 않다. 핸드폰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한국보다 낫지 않나?

OSMOTic pressure Business Model

36

초등학교 때 배웠던 삼투압, 무슨 내용인지 기억하고 있는가?여기 삼투압 모델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언제부터 대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작년부터인가?

12스턴트 학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길라임씨가 어디 사시는지 모르겠지만.

KOPERNIKWONDERS48

dr. wayne visser

on csr 2.0

45 폭풍 회의 진행법 3가지28회의의 원칙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아이디어를 뽑아내고 집중력 높은 회의를 진행하는 방법 3가지를 소개한다.

34 황금 똥을 눌 테다

50심청아, 공양미 삼백 석 까지는 필요 없단다.눈 뜨는 것, 닥터 V를 만난다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응. 그래, 그래야지.

BUSINESS SKILLS

회사가 놀이터인 줄 알아?71아니었나?

IDEA WORTH SPREADING의 메시지로 전 세계에 가치 있는 아이디어들을 전파하고 있는 TED. TED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Table of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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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8 9

51 작가로 버티는 기술

STICK TOGETHER, STAY POWERFUL

14

30

10

COMMUNITY BUSINESS

피자에 치킨까지, 닭 머리로 서울을 뒤덮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강력한 협동을 통해 지역경제를 이뤄낸 볼로냐의 사례와 대형마트도 물리친 스위스의 미그로와 쿱의 사례를 들어보자

BENEFIT NOW

EVENT CALENDAR

00 ONE BILLION HUNGRY PROJECT호루라기는 시끄러우라고 부는 거겠죠. 벌써 3백만명이 들었습니다.

TED DIGEST60BENEFIT TALKS

16 포스에코하우징으로 가주세요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것 같습니다. 포스코 사회공헌팀 인터뷰

18 장학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37년간 소리없이 조용히 장학사업을 실천해온 송원그룹의 김영환 회장, 그의 장학에 대한 신념과 스토리를 공개한다.

20 멋진 남자와 만나다스포츠는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고 있는 인천시 장애인 체육협회 정의성 사무처장을 만나보았다.

스미다3 oil&acrylic on canvas, 90x40cm. 2010

연말에는 다들 이벤트를 안 하시나 봐요. 그래서 캘린더가 없습니다.하신다면 다음엔 꼭 알려주세요.

아티스트 팬클럽 정지연 대표가 진행하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 하이경 작가가 주부 작가로서 버텨나간다는 것에 대해 진솔하게 풀어간다. 한 편의 수필을 보는 듯한 글에 눈이 즐거워지는 미술작품까지!

SOCIAL INNOVATION

아저씨 죄송해요. 현금이 없어서케냐에서는 현금이 없어도 죄송하지 않다. 핸드폰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한국보다 낫지 않나?

OSMOTic pressure Business Model

36

초등학교 때 배웠던 삼투압, 무슨 내용인지 기억하고 있는가?여기 삼투압 모델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언제부터 대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작년부터인가?

12스턴트 학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길라임씨가 어디 사시는지 모르겠지만.

KOPERNIKWONDERS48

dr. wayne visser

on csr 2.0

45 폭풍 회의 진행법 3가지28회의의 원칙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아이디어를 뽑아내고 집중력 높은 회의를 진행하는 방법 3가지를 소개한다.

34 황금 똥을 눌 테다

50심청아, 공양미 삼백 석 까지는 필요 없단다.눈 뜨는 것, 닥터 V를 만난다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응. 그래, 그래야지.

BUSINESS SKILLS

회사가 놀이터인 줄 알아?71아니었나?

IDEA WORTH SPREADING의 메시지로 전 세계에 가치 있는 아이디어들을 전파하고 있는 TED. TED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Table of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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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0 11

22 BENEFIT ISSUE

ETHICAL FASHION EVANGELIST사회적 기업이기에 더욱 혁신적일 수 있다. 윤리적 패션 플랫폼을 추구하는 오르그닷의 김진화 대표의 이야기.

IS SOCIAL ENTREPRENEURPOSSIBLE IN KOREA?

26사회적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야기.

왜 굳이 당신은 착해지려 하는가?

74

70 친환경으로

가는 5가지 방법73 속 편하게

삽시다사람은 돕고 싶은데 어디 믿고 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속 편하게 재단을 세워보자. 관리는 우리가 해주겠다.

사실 방법은 많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BUSINESS SKILLS

좋은 의도로만은 충분하지 않다

66일차적인 선의에서 벗어나기

BENEFITCORPORATION40

MICROFINANCEWHere to go?72

Table of Contents

BENEFITbenefitmag2.indd 10-11 2010-12-20 �� 2:02:05

Page 9: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0 11

22 BENEFIT ISSUE

ETHICAL FASHION EVANGELIST사회적 기업이기에 더욱 혁신적일 수 있다. 윤리적 패션 플랫폼을 추구하는 오르그닷의 김진화 대표의 이야기.

IS SOCIAL ENTREPRENEURPOSSIBLE IN KOREA?

26사회적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야기.

왜 굳이 당신은 착해지려 하는가?

74

70 친환경으로

가는 5가지 방법73 속 편하게

삽시다사람은 돕고 싶은데 어디 믿고 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속 편하게 재단을 세워보자. 관리는 우리가 해주겠다.

사실 방법은 많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BUSINESS SKILLS

좋은 의도로만은 충분하지 않다

66일차적인 선의에서 벗어나기

BENEFITCORPORATION40

MICROFINANCEWHere to go?72

Table of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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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2 13

삑삑. 운동 경기장에서나 도로 위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부는 호루라기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조금은 다른 목적

을 위해 분다. 따지고 보면 그것 역시 질

서 잡기의 일종일 수도 있겠다. 그들이

마주한 무질서는 얼마나 심각한 걸까?

그들의 배후에는 FAO(Food and Agri-

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

tions, 국제연합식량기구)가 있다. 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시작한 One

Billion Hungry Project는 노란 호루라기

를 부는 상징적인 이벤트와 100만 명 서

명운동을 통해 기아와 굶주림의 심각성

을 알리고 나아가 전 세계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중요한 정치적 과제로 삼을 수 있

도록 노력하고 있다.

FAO의 최근의 통계를 보면 현재

집계된 '심각한' 굶주림에 직면

한 사람들의 수는 925만 명. 인

류 역사상 최초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십억 명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엄청난 수치가 너무나 보편적

으로 인지되는 '사실'로 굳혀지면서 사람

들의 사회적 통각 역시 무뎌져 가고 있

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쌓이

고 쌓인 이들은 '원 빌리언 헝그리 프로

젝트'의 노란 호루라기 군단으로 나섰다.

그리고 이 캠페인은 전 세계 각지로 자발

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캠페인에 필요

한 것은 티셔츠와 호루라기 하나뿐. 또한

캠페인을 주최할 수 있는 권한은 세계 모

두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 단순 명료한 메시지는 흰색 티셔츠

에 그대로 새겨졌다. 유튜브, 페이스북,

플리커, 트위터 등에서 이 메시지를 새

긴 티셔츠를 입고 노란 호루라기를 부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캠페인은 위와 같은 소셜 네트

워크를 통해 수만 명의 지지자와 적극적

인 커뮤니케이션을 나누고 있고, 노란 호

루라기 행사와 이 메시지에 동감하는 사

람들의 서명을 받는 모습이 로마, 요코하

마, 파리, 과테말라 등지에서 동영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325만 명. 지금 이 시간에도 '원 빌리

언 헝그리' 홈페이지에서는 세계 각지에

서 서명한 사람들의 수가 카운트 되고 있

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 프로젝트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수많은

ONE BILLION HUNGRY PROJECT

BENEFIT NOW

유명인사가 참여하면서 유명세를 높

여가고 있다. '원 빌리언 헝그리' 홈페

이지를 클릭하면 영국의 유명 중견 배

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굶주림에 대한

깊은 분노와 서명에 대해 강력하게 요

구하는 모습을 메인에서 곧장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영화배우 공리와 가수

셀린 디온, 축구 스타와 작가 등 각

지역의 다양한 인사들이 이 프로젝트

에 동참하고 있고, 영국의 옥스팜과 미

국의 굿윌 등 다양한 NGO와 리스본

등의 지ㆍ자체에서도 원 빌리언 헝그

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여기에 동참

하고 있다.

호루라기를 불고 서명을 받는 단순

한 캠페인이 무슨 실효성이 있을까 싶

다. 하지만 이 캠페인의 주목적이 지도

층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었던 만큼 브라질, 아르헨티나 대통령,

네팔 총리 등 세계 지도자들이 적극적

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캠페

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임을 분

명하게 말해준다.

100만 명의 죽음은 통계"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

람이 10억 명을 넘어가는 이 순간, 더

는 같은 하늘 아래 배고픔으로 죽어가

는 사람들을 못 보겠다면 사람들과 함

께 노란 호루라기를 불어보자. 시끄러

울 것이다. 괜찮다. 그러라고 부는 것

이다. 에디터 김지영

Benefi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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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1: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2 13

삑삑. 운동 경기장에서나 도로 위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부는 호루라기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조금은 다른 목적

을 위해 분다. 따지고 보면 그것 역시 질

서 잡기의 일종일 수도 있겠다. 그들이

마주한 무질서는 얼마나 심각한 걸까?

그들의 배후에는 FAO(Food and Agri-

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

tions, 국제연합식량기구)가 있다. 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시작한 One

Billion Hungry Project는 노란 호루라기

를 부는 상징적인 이벤트와 100만 명 서

명운동을 통해 기아와 굶주림의 심각성

을 알리고 나아가 전 세계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중요한 정치적 과제로 삼을 수 있

도록 노력하고 있다.

FAO의 최근의 통계를 보면 현재

집계된 '심각한' 굶주림에 직면

한 사람들의 수는 925만 명. 인

류 역사상 최초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십억 명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엄청난 수치가 너무나 보편적

으로 인지되는 '사실'로 굳혀지면서 사람

들의 사회적 통각 역시 무뎌져 가고 있

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쌓이

고 쌓인 이들은 '원 빌리언 헝그리 프로

젝트'의 노란 호루라기 군단으로 나섰다.

그리고 이 캠페인은 전 세계 각지로 자발

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캠페인에 필요

한 것은 티셔츠와 호루라기 하나뿐. 또한

캠페인을 주최할 수 있는 권한은 세계 모

두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 단순 명료한 메시지는 흰색 티셔츠

에 그대로 새겨졌다. 유튜브, 페이스북,

플리커, 트위터 등에서 이 메시지를 새

긴 티셔츠를 입고 노란 호루라기를 부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캠페인은 위와 같은 소셜 네트

워크를 통해 수만 명의 지지자와 적극적

인 커뮤니케이션을 나누고 있고, 노란 호

루라기 행사와 이 메시지에 동감하는 사

람들의 서명을 받는 모습이 로마, 요코하

마, 파리, 과테말라 등지에서 동영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325만 명. 지금 이 시간에도 '원 빌리

언 헝그리' 홈페이지에서는 세계 각지에

서 서명한 사람들의 수가 카운트 되고 있

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 프로젝트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수많은

ONE BILLION HUNGRY PROJECT

BENEFIT NOW

유명인사가 참여하면서 유명세를 높

여가고 있다. '원 빌리언 헝그리' 홈페

이지를 클릭하면 영국의 유명 중견 배

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굶주림에 대한

깊은 분노와 서명에 대해 강력하게 요

구하는 모습을 메인에서 곧장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영화배우 공리와 가수

셀린 디온, 축구 스타와 작가 등 각

지역의 다양한 인사들이 이 프로젝트

에 동참하고 있고, 영국의 옥스팜과 미

국의 굿윌 등 다양한 NGO와 리스본

등의 지ㆍ자체에서도 원 빌리언 헝그

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여기에 동참

하고 있다.

호루라기를 불고 서명을 받는 단순

한 캠페인이 무슨 실효성이 있을까 싶

다. 하지만 이 캠페인의 주목적이 지도

층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었던 만큼 브라질, 아르헨티나 대통령,

네팔 총리 등 세계 지도자들이 적극적

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캠페

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임을 분

명하게 말해준다.

100만 명의 죽음은 통계"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

람이 10억 명을 넘어가는 이 순간, 더

는 같은 하늘 아래 배고픔으로 죽어가

는 사람들을 못 보겠다면 사람들과 함

께 노란 호루라기를 불어보자. 시끄러

울 것이다. 괜찮다. 그러라고 부는 것

이다. 에디터 김지영

Benefi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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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4 15

바야흐로 꿈을 잃어버린 시

대다. 길게는 12년의 험

난한 수험생활을 끝내도

수능점수에 맞춰 진학할 대학을 전전긍

긍하는, 혹은 그러한 고민을 했던 친구

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목까지 차오

른다. 게다가 그러한 고생을 하고 취업

의 바늘구멍을 통과한 위대한 직장인의

70%가 본인이 희망하지 않은 직종 혹

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니, 시대

가 슬퍼할 일이다. 그런데 여기 대학

을 취업의 장이 아니라 진정한 호기

심과 진리탐구의 장으로 만들기 위

해 작은 변화를 실천하는 곳이 있다.

00은 대학은 서울에서, 아니 어쩌

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놀라운 대학일

지도 모른다. 00은 대학의 문화를 만

들어가고 있는 '마포는 대학'과 '구로

는 예술대학'의 커리큘럼에는 차이가

사실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두 자체화력으로 승부한

다는 이야기다. 지역 주민을 강사로 초대하는 일부터

쉽지가 않다. 두루는 "마포는 대학이 무엇인지 설명해

드려도 그게 뭔지 잘 모르세요. 느낌이 잘 안 오시는

지. 이 사람들 뭐하는 건지 무슨 종교단체인지. 처음

엔 싫다 하시는데 몇 번 계속 찾아가니까 허락해주셨

어요." 주민들을 선생님으로 모시기 위한 그들의 노고

를 주민들도 차츰 알아주고 참여해주기 시작했다. 수

업을 진행해본 주민들은 "아주 즐거웠다"라며 긍정적

인 반응을 보여주었고, 마포는 대학의 든든한 응원군

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소한 것이 사소하지 않은 수업

강의 주제는 청년들의 관심사, 그리고 마을 전체다.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 취미 등을 생산적인 활동

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복덕방 아저씨의 자취방 컨설

팅부터 세탁소 아주머니의 옷 수선 스킬 전수 등 실

무적인 것까지. 대학이란 타이틀은 붙었지만, 이처럼

기존의 대학들과는 판이하다. 수강생도 대학생부터

직장인, 그리고 '내 삶의 아티스트'인 백수까지. 다양

한 직업,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대학 자체 보다는

평생교육에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구로는 예술대학의 수업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별들

의 향연이다. 지역 주민이 선생님이 되는 것은 물론이

고, 옆에 있는 친구도 때로는 선생님이 된다. 자신이

가진 재능의 가치는, 아무리 작아도 작은 것이 아님을

나왔고, 어떤 스펙을 쌓는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아

요, 대신 나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가를

심도 있게 고민하게 되지요. '내일은 불확실한 미래

일지언정 지금 이 순간은, 나와 함께 어딘가를 지향

해서 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점이 김뽕을 비롯

한 구로는 예술대학의 친구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

져다준 것 같아요. 김뽕은 구로예대를 하며 정말 구

로에서 살기로 작정했죠, 이번 1월에 항동*이란 마

을로 이사하는데 마을주민과 입주 파티 겸 마을축

제도 열 예정이랍니다. 효율과 스피드가 중요한 세

상에서 가장 쓸모없이 살아보는 삶, 세상이 쓸모없

다고 말하는 일들이 사실은 가장 쓸모 있는 일일수

도 있죠."

이렇게 꿈과 현실의 갈림길에 서 있는 청년들의

고민은 시대를 아우르는 영원한 숙제다. 빠르게 현

실의 인터체인지로 빠져나가 나타난 길을 쭉쭉 달

리는 사람들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

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공유할 수 있고, 그 어려운

숙제 함께 풀어보자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다. 또한, 이와 같은 고민을 했던 청년들에게 00

은 대학은 청춘을 위한 천군만마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이 사는 세상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시간이 빠듯한데, 이

것저것 할 게 너무 많다. 그것도 20대라는 꽃다운

청춘인데 말이다. 00은 대학은 그런 청춘들을 응원

한다. 그리고 그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이다. 지역 안

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청년들이 살아갈 생태

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세대 간 단절을 뿌리

뽑기 위해서 그리고 청년들의 프로젝트가 그들만

의 축제, 그들만의 자치로 끝나지 않게끔 노리단과

희망청이 함께 한다. 내년부터 희망청은 현재 노리

단의 위탁경영이 끝나고, 함께 일하는 재단이 희망

청을 직접 운영하면서 새로운 청년 사업을 펼쳐갈

예정이다. 노리단은 희망청을 위탁경영했던 경험

을 살려 00은 대학 프로젝트를 전국적으로 확산하

는 것이 향후 목표다. 그런 목표를 뒷받침하는 중요

한 키워드는 '변화'다. 지역, 세대, 배움에 대한 정의,

문화예술, 대학이란 제도, 사람까지 변화를 일으키

는 것이다. 앞으로 노리단과 함께 일하는 재단의 청

년사업팀이 2011년부터 새롭게 협력관계를 만들고

더욱 다양한 청년 사업을 함께하고 본격화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00은 대학, 그들이 만

들어나갈 세상을 기대해보자. 에디터 이성만

00은 대학은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소소한 재능이나

습관이 남에겐 중요한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

을 통해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고 나누어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며, 무언가 기획하게 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곧 개인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배움의 의미가 아닐까.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서 있는 외로운 청년들에게

두루는 "무언가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데 학교에서

도 배운 적 없고, 학원에서도 배울 수 없는, 또 혼자

하자니 뭐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포

기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

냈다. 구로예술대학 담당자 유기농(본명:손지은)은 "

청년들은 외로워요.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은 많은

데 그걸 알아봐 주고 할 수 있다고 북돋아 주는 곳은

없죠. 정해진 루트가 아닌 다른 길을 걷기엔 혼자만

의 힘으로 헤쳐나가야 할 산이 많습니다. 구로는 예

술대학은 그런 고민을 나누고 서로 응원해주는 친구

들이 모여 있어요."라며 구로는 예술대학의 수강생인

한 친구를 소개했다.

"김뽕이란 친구가 있어요. 지방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하고 싶은 거 하며 먹고살아 보겠다고 서울로 올라온

친구인데 취업은 안 되지, 아는 사람은 없지, 꿈꾸던

서울살이가 생각만큼 즐겁지만은 않았죠. 그러다

어느 날 구로는 예술대학을 발견한 거예요. 학교라고

해서 와보니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참 쓸데없는 일로

매일 너무 즐겁게 노는 거죠. 이곳은 어떤 학교를

구로는 예술대학구로의 숨겨진 문화예술을 발전·공유하기 위해 2010년 지역사회 문화 예술 교육 활성화 지원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총 6개 학과로 이루어져 있으며 1,2,3학기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제부터 대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작년부턴가?

COMMUNITY BUSINESS

있다. 마포는 대학의 수업은 1-2회 완성

으로 다양한 수업을 추구하고 있고, 구

로는 예술대학은 기획자 양성이라는 목

표에 걸맞게 1,2,3학기로 나누어진 장

기 프로젝트 수업이 대부분이다. 커리

큘럼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대학

은 일본의 시부야 대학을 모티브로 지역

을 대학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과 누구

나 선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하

고 있는 노리단과 희망청의 자랑스러운

원 투 펀치다.

그들의 엉덩이가 닿는 곳이 강의실, 만

나는 모든 사람이 선생님?

00은 대학은 함께 일하는 재단과 노리

단의 후원 아래 희망청이 경영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마포는 대학은 2009년

부터 운영되었고, 2010년부터는 노리단

의 새 브랜드인 'dalog'에서 구로문화재

단과 함께 '구로는 예술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인 구조는 간단히 말해서

청년들이 중심이 되고, 지역의 주민을

강사로 초대하는 거예요."라고 마포는 대

학 담당자 두루(본명: 전제언)가 말했다.

마포는 대학마포구 지역 일대를 기반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 대학. 2009년 8월 만들어졌고 일반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강의들이 넘쳐난다. 비영리 단체 희망청이 기획·운영 하고 있다.

고생해서 대학교라는 곳에 왔는데, 이건 내가 꿈꾸던 그런 곳이 아니다. 인생은 ABCDF같은 알파벳 따위로 매겨지는 게 아니란 말이다.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우리 그렇게 살면 안 되나요?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4 15

노리단 : 혁신적인 공연, 창의교육, 커뮤니티 디자인 사업과 미디어아트 통합브랜드 'dalog'으로 사회 각 분야와 네트워킹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 홍콩, 미국, 런던 등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나며 삶의 활력을 디자인하는 문화예술 기업이다. 대중들에게 'MBC 우리 결혼했어요-아담부부 편'에 출연해 한층 더 유명해졌다. http://noridan.org/

희망청 : 함께일하는 재단과 사회적 기업 노리단이 함께 만든 비영리단체(NPO)로서, 청년+일+희망을 키워드로 청년들의 건강한 사회적 데뷔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http://hopenetwork.tistory.com/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은 수업이 될 수

있어요

함께 일하는 재단 : 저소득 여성 가장과 중·고령 실직 빈곤계층은 물론, 청년 및 다양한 취업 취약 계층(장애인, 노숙인, 취약층 결혼 이주여성 등)을 위한 실업극복 모델 개발, 사회적기업 발굴·육성 등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http://www.hamkke.org/

항동 : 구로의 서쪽 끝에, 부천 가까이 붙어 있는 행정상 오류동에 포함된 지역. 최근 개발의 물결이 살살 불고 있지만, 구로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시골냄새, 사람 사는 냄새가 솔솔 부는 곳.

두루(전제연) : 희망청 소속, 현 마포는 대학 담당자유기농(손지은) : 노리단 교육사업개발팀 디자이너, 현 구로는 예술대학 담당자

Community Business

benefitmag2.indd 14-15 2010-12-20 �� 2:02:10

Page 13: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4 15

바야흐로 꿈을 잃어버린 시

대다. 길게는 12년의 험

난한 수험생활을 끝내도

수능점수에 맞춰 진학할 대학을 전전긍

긍하는, 혹은 그러한 고민을 했던 친구

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목까지 차오

른다. 게다가 그러한 고생을 하고 취업

의 바늘구멍을 통과한 위대한 직장인의

70%가 본인이 희망하지 않은 직종 혹

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니, 시대

가 슬퍼할 일이다. 그런데 여기 대학

을 취업의 장이 아니라 진정한 호기

심과 진리탐구의 장으로 만들기 위

해 작은 변화를 실천하는 곳이 있다.

00은 대학은 서울에서, 아니 어쩌

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놀라운 대학일

지도 모른다. 00은 대학의 문화를 만

들어가고 있는 '마포는 대학'과 '구로

는 예술대학'의 커리큘럼에는 차이가

사실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두 자체화력으로 승부한

다는 이야기다. 지역 주민을 강사로 초대하는 일부터

쉽지가 않다. 두루는 "마포는 대학이 무엇인지 설명해

드려도 그게 뭔지 잘 모르세요. 느낌이 잘 안 오시는

지. 이 사람들 뭐하는 건지 무슨 종교단체인지. 처음

엔 싫다 하시는데 몇 번 계속 찾아가니까 허락해주셨

어요." 주민들을 선생님으로 모시기 위한 그들의 노고

를 주민들도 차츰 알아주고 참여해주기 시작했다. 수

업을 진행해본 주민들은 "아주 즐거웠다"라며 긍정적

인 반응을 보여주었고, 마포는 대학의 든든한 응원군

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소한 것이 사소하지 않은 수업

강의 주제는 청년들의 관심사, 그리고 마을 전체다.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 취미 등을 생산적인 활동

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복덕방 아저씨의 자취방 컨설

팅부터 세탁소 아주머니의 옷 수선 스킬 전수 등 실

무적인 것까지. 대학이란 타이틀은 붙었지만, 이처럼

기존의 대학들과는 판이하다. 수강생도 대학생부터

직장인, 그리고 '내 삶의 아티스트'인 백수까지. 다양

한 직업,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대학 자체 보다는

평생교육에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구로는 예술대학의 수업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별들

의 향연이다. 지역 주민이 선생님이 되는 것은 물론이

고, 옆에 있는 친구도 때로는 선생님이 된다. 자신이

가진 재능의 가치는, 아무리 작아도 작은 것이 아님을

나왔고, 어떤 스펙을 쌓는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아

요, 대신 나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가를

심도 있게 고민하게 되지요. '내일은 불확실한 미래

일지언정 지금 이 순간은, 나와 함께 어딘가를 지향

해서 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점이 김뽕을 비롯

한 구로는 예술대학의 친구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

져다준 것 같아요. 김뽕은 구로예대를 하며 정말 구

로에서 살기로 작정했죠, 이번 1월에 항동*이란 마

을로 이사하는데 마을주민과 입주 파티 겸 마을축

제도 열 예정이랍니다. 효율과 스피드가 중요한 세

상에서 가장 쓸모없이 살아보는 삶, 세상이 쓸모없

다고 말하는 일들이 사실은 가장 쓸모 있는 일일수

도 있죠."

이렇게 꿈과 현실의 갈림길에 서 있는 청년들의

고민은 시대를 아우르는 영원한 숙제다. 빠르게 현

실의 인터체인지로 빠져나가 나타난 길을 쭉쭉 달

리는 사람들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

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공유할 수 있고, 그 어려운

숙제 함께 풀어보자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다. 또한, 이와 같은 고민을 했던 청년들에게 00

은 대학은 청춘을 위한 천군만마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이 사는 세상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시간이 빠듯한데, 이

것저것 할 게 너무 많다. 그것도 20대라는 꽃다운

청춘인데 말이다. 00은 대학은 그런 청춘들을 응원

한다. 그리고 그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이다. 지역 안

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청년들이 살아갈 생태

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세대 간 단절을 뿌리

뽑기 위해서 그리고 청년들의 프로젝트가 그들만

의 축제, 그들만의 자치로 끝나지 않게끔 노리단과

희망청이 함께 한다. 내년부터 희망청은 현재 노리

단의 위탁경영이 끝나고, 함께 일하는 재단이 희망

청을 직접 운영하면서 새로운 청년 사업을 펼쳐갈

예정이다. 노리단은 희망청을 위탁경영했던 경험

을 살려 00은 대학 프로젝트를 전국적으로 확산하

는 것이 향후 목표다. 그런 목표를 뒷받침하는 중요

한 키워드는 '변화'다. 지역, 세대, 배움에 대한 정의,

문화예술, 대학이란 제도, 사람까지 변화를 일으키

는 것이다. 앞으로 노리단과 함께 일하는 재단의 청

년사업팀이 2011년부터 새롭게 협력관계를 만들고

더욱 다양한 청년 사업을 함께하고 본격화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00은 대학, 그들이 만

들어나갈 세상을 기대해보자. 에디터 이성만

00은 대학은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소소한 재능이나

습관이 남에겐 중요한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

을 통해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고 나누어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며, 무언가 기획하게 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곧 개인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배움의 의미가 아닐까.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서 있는 외로운 청년들에게

두루는 "무언가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데 학교에서

도 배운 적 없고, 학원에서도 배울 수 없는, 또 혼자

하자니 뭐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포

기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

냈다. 구로예술대학 담당자 유기농(본명:손지은)은 "

청년들은 외로워요.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은 많은

데 그걸 알아봐 주고 할 수 있다고 북돋아 주는 곳은

없죠. 정해진 루트가 아닌 다른 길을 걷기엔 혼자만

의 힘으로 헤쳐나가야 할 산이 많습니다. 구로는 예

술대학은 그런 고민을 나누고 서로 응원해주는 친구

들이 모여 있어요."라며 구로는 예술대학의 수강생인

한 친구를 소개했다.

"김뽕이란 친구가 있어요. 지방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하고 싶은 거 하며 먹고살아 보겠다고 서울로 올라온

친구인데 취업은 안 되지, 아는 사람은 없지, 꿈꾸던

서울살이가 생각만큼 즐겁지만은 않았죠. 그러다

어느 날 구로는 예술대학을 발견한 거예요. 학교라고

해서 와보니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참 쓸데없는 일로

매일 너무 즐겁게 노는 거죠. 이곳은 어떤 학교를

구로는 예술대학구로의 숨겨진 문화예술을 발전·공유하기 위해 2010년 지역사회 문화 예술 교육 활성화 지원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총 6개 학과로 이루어져 있으며 1,2,3학기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제부터 대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작년부턴가?

COMMUNITY BUSINESS

있다. 마포는 대학의 수업은 1-2회 완성

으로 다양한 수업을 추구하고 있고, 구

로는 예술대학은 기획자 양성이라는 목

표에 걸맞게 1,2,3학기로 나누어진 장

기 프로젝트 수업이 대부분이다. 커리

큘럼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대학

은 일본의 시부야 대학을 모티브로 지역

을 대학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과 누구

나 선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하

고 있는 노리단과 희망청의 자랑스러운

원 투 펀치다.

그들의 엉덩이가 닿는 곳이 강의실, 만

나는 모든 사람이 선생님?

00은 대학은 함께 일하는 재단과 노리

단의 후원 아래 희망청이 경영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마포는 대학은 2009년

부터 운영되었고, 2010년부터는 노리단

의 새 브랜드인 'dalog'에서 구로문화재

단과 함께 '구로는 예술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인 구조는 간단히 말해서

청년들이 중심이 되고, 지역의 주민을

강사로 초대하는 거예요."라고 마포는 대

학 담당자 두루(본명: 전제언)가 말했다.

마포는 대학마포구 지역 일대를 기반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 대학. 2009년 8월 만들어졌고 일반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강의들이 넘쳐난다. 비영리 단체 희망청이 기획·운영 하고 있다.

고생해서 대학교라는 곳에 왔는데, 이건 내가 꿈꾸던 그런 곳이 아니다. 인생은 ABCDF같은 알파벳 따위로 매겨지는 게 아니란 말이다.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우리 그렇게 살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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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단 : 혁신적인 공연, 창의교육, 커뮤니티 디자인 사업과 미디어아트 통합브랜드 'dalog'으로 사회 각 분야와 네트워킹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 홍콩, 미국, 런던 등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나며 삶의 활력을 디자인하는 문화예술 기업이다. 대중들에게 'MBC 우리 결혼했어요-아담부부 편'에 출연해 한층 더 유명해졌다. http://noridan.org/

희망청 : 함께일하는 재단과 사회적 기업 노리단이 함께 만든 비영리단체(NPO)로서, 청년+일+희망을 키워드로 청년들의 건강한 사회적 데뷔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http://hopenetwork.tistory.com/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은 수업이 될 수

있어요

함께 일하는 재단 : 저소득 여성 가장과 중·고령 실직 빈곤계층은 물론, 청년 및 다양한 취업 취약 계층(장애인, 노숙인, 취약층 결혼 이주여성 등)을 위한 실업극복 모델 개발, 사회적기업 발굴·육성 등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http://www.hamkke.org/

항동 : 구로의 서쪽 끝에, 부천 가까이 붙어 있는 행정상 오류동에 포함된 지역. 최근 개발의 물결이 살살 불고 있지만, 구로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시골냄새, 사람 사는 냄새가 솔솔 부는 곳.

두루(전제연) : 희망청 소속, 현 마포는 대학 담당자유기농(손지은) : 노리단 교육사업개발팀 디자이너, 현 구로는 예술대학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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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마라. 당신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건 볼로냐의 전부가 아니다.

볼로냐 파스타가 유명하단 사실

은 파스타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이면 열에 여

덟은 안다. '구두는 역시 아 테스토니!' 라고 외치

는 남자들도 많다. 하지만, 진정 볼로냐를 빛나

게 하는 건 파스타도, 아 테스토니도 아니었다.

볼로냐란 이름이 사실 딱히 익숙하진 않다. 이

탈리아 하면 역시 명품의 도시 밀라노, 모든 길

이 통한다는 로마가 아니던가. 하지만, 파스타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들에겐 볼로냐란 이름이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가게 마련이다. 어느 파스

타전문점을 가도 '볼로냐'로 시작하는 이름의 파

스타가 한둘씩은 꼭 있지 않은가. 우리가 메뉴

판에서 본체만체하며 지나가는 볼로냐라는 명

칭. 어느 식당에나 파스타가 있다는 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에, 그중에서도 유명하다는 볼

로냐의 레스토랑의 뒤에는, 협동조합이라는 거

인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

나 될까.

국민의 절반이 협동조합원인 이탈리아는 19세

기 후반부터 낙농업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이 생

성되기 시작하다가 1883년 발표된 상법에서 1

인 1표 원칙에 기초한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을

법적으로 인정하면서 발전하였다. 그런 이탈리

아 내에서 볼로냐가 유독 눈에 띈다. 이탈리아

경제 성장률이 0%에 그쳤다는 사실이 다른 나

라 이야기인 듯 도시의 분위기는 활기가 넘치

고, 협동조합의 개수가 400개 이상, 시민 2명 중

1명이 조합원이며 유럽연합에서 고소득으로 따

지자면 다섯 손가락을 채 다 굽히기도 전에 이

름이 나오는 도시. 게다가 이러한 볼로냐 GDP

의 무려 30%를 협동조합이 책임지고 있으니,

1970년대 경제위기와 불황 속에 한때 빈민의

도시로 불리던 것이 사실인가 싶다. 볼로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삭막하고 치열함 대신 협

동과 연대, 상부상조의 정신을 선택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작은 공방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자'

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은 단순한 연합

체의 개념을 넘어 복잡한 경제시장에서도 효과

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몸집을 불렸다.

한 예로 1934년 설립된 볼로냐의 건설협동조

합은 대규모 시청공사를 비롯한 연간 3천억 대

(2008년 기준)의 사업을 맡으며 5천 명의 조합

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볼로냐

의 경제에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오랜 경험과

전문성, 적정한 가격에 최고의 품질을 보장하고

정부 주도의 사업을 맡을 정도의 비즈니스 능력

도 충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테와 코페르니쿠스도 공부했다던 세계 최고

(最古)의 대학 볼로냐 대학교. 그곳의 경제학과

교수 스테파노 자마니(Stefano Zamagni)교수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동조합은 자본주

의의 대안"이라는 말을 여러 번 역설했다. 2009

년 2월 19일에 통과된 유럽의회의 결의(Reso-

lution of European Parliament)에서는 사회적

경제가 유럽의 핵심적인 제도로 자리 잡아야 한

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협동조합이 세계적으

로도 인정받고 있는 경제모델이란 이야기다. 이

정도면 우리가 협동조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는 충분하다. 볼로냐를 빛나게 하는 건 파스타

도, 수공업의 위엄을 뽐내며 팔리는 아 테스토

니도 아니었던 거다.

스위스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협동조합 쿱(Coop)과 미그로스(Migros)

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며 지난해 각각 200만,

250만 조합원을 달성했다. 두 협동조합은 라이

벌로 경쟁하며 긍정적인 혁신을 이끌어 스위스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스위스에선 미그

로스와 쿱이 제공하는 서비스 없이는 일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협

동조합은 국민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

다. 그들은 국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식부터 금융, 문화, 유류,

가구, 심지어 피트니스 클럽까지. 인구 8백만인

나라에서 협동조합원이 450만 정도니까, 전 국

민의 60%가 협동조합 조합원이다.

쿱과 미그로스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

자. 중소기업연구원의 2008년 조사 결과에 따

르면, 미그로스는 10개 협동조합, 매출 약 29

조 원, 순익 817억 프랑, 50개 이상의 기업에

서 84,000명 이상의 직원이 있고, 스위스 가구

의 약 99%가 1년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미그

로스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을 정도의 영향력

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쿱은 전국 단

일 생협을 지향하며, 2008년 기준으로 3천 8백

억 원의 순이익, 직원 약 5만 명의 거대한 조직

체이다. 그 중 10년 이상 된 Coop Natural Plan(

환경과 동물을 배려한 상품)은 매출 총액이 1조

1천억 원이 되었고, 유기재배 PB의 Bio Coop는

동류 상품판매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환경과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상품)의 지속적인 개발의

결과이기도 하다.

위와 같이 협동조합이라는 존재가 힘을 갖게

되었을 때부터, 어쩌면 이 요들송의 나라에서

외부의 대자본이 들어와 살아남는다는 것은 사

실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2002년 위풍당당하

게 스위스에 입성했던 까르푸는 세계 2위의 유

통업체라는 위엄을 뽐내기도 전에 쓴잔을 들이

켜야 했다.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은 스위스 협

동조합의 것이 아니었고, 그건 곧 소비자들의 지

갑을 열 수 없음을 뜻했다. 결국, 소비자들이 펼

친 6개월간의 불매운동은 2008년 8월 까르푸

의 매각을 결정짓는데 촉매 역할을 했다. 매각된

까르푸를 인수한 것은 정부도 대기업도 아닌 협

동조합이었다. 까르푸가 스스로 이야기했던 실

패 원인 중 하나는 스위스의 까다로운 수입규제

였다고 하지만, 대형마트의 저가 정책보다는 생

산지와 품질, 지역경제를 중요시하는 스위스 소

비자의 의식에 참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소비자 의식은 어느 날 한순간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쿱과 미그로스는 다양성, 열정, 역

동, 지속가능성 및 가격성능에 대한 끊임없는 노

력을 기울였고 그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소비자

들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그 결과 조합원은 물

론이고 일반 소비자들도 지역조합에서 나오는

생산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하기 시작

했다. 또한, 여느 협동조합이 그렇듯, 조합은 이

윤의 일정부분을 지역사회(사업총액의 1%를 사

회적 활동에 투자한다.) 및 조합에 재투자하여

보다 나은 사회가 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위스의 실업률은 2%에 가깝지만, 경제학계

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마찰적 실업을 제외

하면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일하겠다는 의지

만 있으면 지역협동조합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의 역할

이 크고 직업엔 귀천이 없다는 의식이 시민사회

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스위스 국민에게 협동조합이란, 생활 깊숙이 파

고들어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 에디터 이성만

STICK TOGETHER,STAY POWERFUL

Case 1 누가 볼로냐를 식도락의 도시라 하는가? Case 2 외면받은 까르푸, 그 이유가 대체 뭐란 말이냐.

Community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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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마라. 당신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건 볼로냐의 전부가 아니다.

볼로냐 파스타가 유명하단 사실

은 파스타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이면 열에 여

덟은 안다. '구두는 역시 아 테스토니!' 라고 외치

는 남자들도 많다. 하지만, 진정 볼로냐를 빛나

게 하는 건 파스타도, 아 테스토니도 아니었다.

볼로냐란 이름이 사실 딱히 익숙하진 않다. 이

탈리아 하면 역시 명품의 도시 밀라노, 모든 길

이 통한다는 로마가 아니던가. 하지만, 파스타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들에겐 볼로냐란 이름이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가게 마련이다. 어느 파스

타전문점을 가도 '볼로냐'로 시작하는 이름의 파

스타가 한둘씩은 꼭 있지 않은가. 우리가 메뉴

판에서 본체만체하며 지나가는 볼로냐라는 명

칭. 어느 식당에나 파스타가 있다는 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에, 그중에서도 유명하다는 볼

로냐의 레스토랑의 뒤에는, 협동조합이라는 거

인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

나 될까.

국민의 절반이 협동조합원인 이탈리아는 19세

기 후반부터 낙농업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이 생

성되기 시작하다가 1883년 발표된 상법에서 1

인 1표 원칙에 기초한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을

법적으로 인정하면서 발전하였다. 그런 이탈리

아 내에서 볼로냐가 유독 눈에 띈다. 이탈리아

경제 성장률이 0%에 그쳤다는 사실이 다른 나

라 이야기인 듯 도시의 분위기는 활기가 넘치

고, 협동조합의 개수가 400개 이상, 시민 2명 중

1명이 조합원이며 유럽연합에서 고소득으로 따

지자면 다섯 손가락을 채 다 굽히기도 전에 이

름이 나오는 도시. 게다가 이러한 볼로냐 GDP

의 무려 30%를 협동조합이 책임지고 있으니,

1970년대 경제위기와 불황 속에 한때 빈민의

도시로 불리던 것이 사실인가 싶다. 볼로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삭막하고 치열함 대신 협

동과 연대, 상부상조의 정신을 선택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작은 공방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자'

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은 단순한 연합

체의 개념을 넘어 복잡한 경제시장에서도 효과

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몸집을 불렸다.

한 예로 1934년 설립된 볼로냐의 건설협동조

합은 대규모 시청공사를 비롯한 연간 3천억 대

(2008년 기준)의 사업을 맡으며 5천 명의 조합

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볼로냐

의 경제에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오랜 경험과

전문성, 적정한 가격에 최고의 품질을 보장하고

정부 주도의 사업을 맡을 정도의 비즈니스 능력

도 충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테와 코페르니쿠스도 공부했다던 세계 최고

(最古)의 대학 볼로냐 대학교. 그곳의 경제학과

교수 스테파노 자마니(Stefano Zamagni)교수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동조합은 자본주

의의 대안"이라는 말을 여러 번 역설했다. 2009

년 2월 19일에 통과된 유럽의회의 결의(Reso-

lution of European Parliament)에서는 사회적

경제가 유럽의 핵심적인 제도로 자리 잡아야 한

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협동조합이 세계적으

로도 인정받고 있는 경제모델이란 이야기다. 이

정도면 우리가 협동조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는 충분하다. 볼로냐를 빛나게 하는 건 파스타

도, 수공업의 위엄을 뽐내며 팔리는 아 테스토

니도 아니었던 거다.

스위스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협동조합 쿱(Coop)과 미그로스(Migros)

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며 지난해 각각 200만,

250만 조합원을 달성했다. 두 협동조합은 라이

벌로 경쟁하며 긍정적인 혁신을 이끌어 스위스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스위스에선 미그

로스와 쿱이 제공하는 서비스 없이는 일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협

동조합은 국민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

다. 그들은 국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식부터 금융, 문화, 유류,

가구, 심지어 피트니스 클럽까지. 인구 8백만인

나라에서 협동조합원이 450만 정도니까, 전 국

민의 60%가 협동조합 조합원이다.

쿱과 미그로스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

자. 중소기업연구원의 2008년 조사 결과에 따

르면, 미그로스는 10개 협동조합, 매출 약 29

조 원, 순익 817억 프랑, 50개 이상의 기업에

서 84,000명 이상의 직원이 있고, 스위스 가구

의 약 99%가 1년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미그

로스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을 정도의 영향력

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쿱은 전국 단

일 생협을 지향하며, 2008년 기준으로 3천 8백

억 원의 순이익, 직원 약 5만 명의 거대한 조직

체이다. 그 중 10년 이상 된 Coop Natural Plan(

환경과 동물을 배려한 상품)은 매출 총액이 1조

1천억 원이 되었고, 유기재배 PB의 Bio Coop는

동류 상품판매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환경과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상품)의 지속적인 개발의

결과이기도 하다.

위와 같이 협동조합이라는 존재가 힘을 갖게

되었을 때부터, 어쩌면 이 요들송의 나라에서

외부의 대자본이 들어와 살아남는다는 것은 사

실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2002년 위풍당당하

게 스위스에 입성했던 까르푸는 세계 2위의 유

통업체라는 위엄을 뽐내기도 전에 쓴잔을 들이

켜야 했다.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은 스위스 협

동조합의 것이 아니었고, 그건 곧 소비자들의 지

갑을 열 수 없음을 뜻했다. 결국, 소비자들이 펼

친 6개월간의 불매운동은 2008년 8월 까르푸

의 매각을 결정짓는데 촉매 역할을 했다. 매각된

까르푸를 인수한 것은 정부도 대기업도 아닌 협

동조합이었다. 까르푸가 스스로 이야기했던 실

패 원인 중 하나는 스위스의 까다로운 수입규제

였다고 하지만, 대형마트의 저가 정책보다는 생

산지와 품질, 지역경제를 중요시하는 스위스 소

비자의 의식에 참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소비자 의식은 어느 날 한순간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쿱과 미그로스는 다양성, 열정, 역

동, 지속가능성 및 가격성능에 대한 끊임없는 노

력을 기울였고 그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소비자

들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그 결과 조합원은 물

론이고 일반 소비자들도 지역조합에서 나오는

생산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하기 시작

했다. 또한, 여느 협동조합이 그렇듯, 조합은 이

윤의 일정부분을 지역사회(사업총액의 1%를 사

회적 활동에 투자한다.) 및 조합에 재투자하여

보다 나은 사회가 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위스의 실업률은 2%에 가깝지만, 경제학계

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마찰적 실업을 제외

하면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일하겠다는 의지

만 있으면 지역협동조합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의 역할

이 크고 직업엔 귀천이 없다는 의식이 시민사회

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스위스 국민에게 협동조합이란, 생활 깊숙이 파

고들어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 에디터 이성만

STICK TOGETHER,STAY POWERFUL

Case 1 누가 볼로냐를 식도락의 도시라 하는가? Case 2 외면받은 까르푸, 그 이유가 대체 뭐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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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회공헌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바로 취약계층에 '지속가능한' 도움을 주는 방법이죠.

그게 사회적 기업이었습니다. 에디터 김수종

포스에코하우징으로 가주세요!

국내 최초 자립형 사회적 기업이란 어떤 의미입니까?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에 기대고 있는

편이라,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포스에코하우징의

경우, 모회사인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업과 연계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다 포스코의 경영,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자립 기반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창출된 이윤은

사회에 재투자할 생각이고요. 이렇게 튼튼한 자립기반을 가진

사회적 기업을 자립형 사회적 기업이라고 합니다.

포스코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포스에코하우징이라는 자체 사회적 기업을 설립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포스코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중 한 곳입니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끼죠. 여태까지 해온 사회공헌활동으로

국내외 소외계층 지원, 지역협력 봉사활동, 대학생 봉사단 운영,

메세나 활동 등이 있지만 새로운 사회공헌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바로 취약계층에 '지속 가능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죠. 그게 사회적 기업이었습니다.

기존의 사회적 기업들은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포스에코하우징을 운영하는데

있어 제일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제가 회사 운영진은 아니라서요 (웃음) 우선 경영진의 고민을

들여다보면 우리 회사가 자립형 사회적 기업이기는 하나,

영업활동을 통한 수주, 또 그에 따른 매출이 일어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스틸하우스 건축 사업에서는 민간시장보다 공공시장 위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대기업이 좋은 일 하자고 세운 사회적

기업인데 민간 시장을 교란시켜서는 안 되겠죠. 자칫 '대기업이

사회적 기업 세워놓고 장사한다.' 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공시장의 한정된 물량을 따내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고 새로운 수요를 개발하는 것이 저희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포스에코하우징에서 일하게 되셨습니까?

저는 포스코에 입사해 사회공헌그룹 사회적 기업설립

T/F팀에서 인턴으로 1년 동안 근무하면서 사회적 기업 3

개를 설립하는 업무로 실무를 익혔죠. 그 1호점이 바로

포스에코하우징이었습니다. 내 손으로 설립한 회사고, 당연히

애정이 그만큼 클 수밖에요. 그래서 멀리 포항에 있는 이

회사로 내려오게 된 겁니다.

대학 때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지만, 경영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졸업반 시절 사례 중심의 '기업윤리' 강의를 한 학기 동안

수강하면서 '아, 기업이 정말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이제

살아남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그때부터

CSR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볼 수 있죠. 기업의 사회공헌

혹은 사회적 기업과 관련한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의 사회공헌에 먼저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아요.

저의 경우 세계 기아와 물 부족 국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월드비전의 기아체험 리더 교육도 받아봤고, 환경 NGO에서

봉사활동도 해보고…. 이리저리 눈을 돌려 이것저것 해봤지요.

기업 이전에 개인이 있듯이 개인의 사회공헌이 더 튼튼한 기업

사회공헌활동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8 19

"회사가 좋은 일만 하다보니 구성원인

저는 공짜로 행복을 느끼는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죠."

2009년 12월 법인이 설립되었고 지

난 10월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

았다. 포스코는 기존의 대기업과 사회

적 기업의 후원 및 파트너십의 한계로

지적받았던 일회성 및 비전문성을 극

복하고자 100% 출자(73억)를 통해 자

체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특히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업과 연

계된 스틸하우스 제작과 시공, 강건재

단품류 생산, 비내력 건식벽체 제작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음으로써 지속 가

능한 튼튼한 자립기반을 갖추고 있다

는 점이 포스에코하우징의 장점이다.

올해 매출은 32억 원이었고 2012년

까지 150억 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에코하우징

'포항시 사랑의 집짓기' 사업은 포스에코하우징의

특징을 잘 살린 사회적 서비스라고 생각됩니다. 이와

같은 포스에코하우징의 특징을 잘 살린 또 다른 사회적

서비스 계획이 있습니까?

포항시의 주거개선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포항시내

23개 자활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주거개선사업에 대해

기술자문과 자재 무상제공을 해 줄 계획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지만, 포항시의

낙후된 주거단지를 스틸하우스로 재건축하는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설계와 시공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저희가

도움을 주고, 스틸하우스의 주요 자재인 스터드(STUD)

를 일정량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죠. 곧 자활센터와

MOU도 체결할 예정입니다.

현재 포스에코하우징에서 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저는 포스에코하우징 사회공헌팀에서 회사홍보와

사내 봉사활동 담당자로 있습니다. 회사 광고도

집행하고 있고, 이렇게 미디어에서 연락해오면 적절히

대응하는 일, 또 격주로 뉴스레터를 발간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요즘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데다, 포스코가 세운 첫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가히 상징적인 회사인 셈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회적 기업 관련 행사 참가가 참 많은 편이에요. 특히

올해는 사회적 기업 육성법 3주년인 해라 특히 행사가

많았어요. 7월에는 시청광장에서 노동부 주관의 큰

행사가 열렸는데, 포스코 부스를 설치해 회사 홍보도

할 수 있었죠. 홍보 담당자인 제가 할 일이 참 많고 바쁜

회사이긴 하지만, 나로 인해 회사의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참 가슴 뿌듯해요.(웃음) 또

봉사활동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일도 제가 맡아서 하고

있어요. 회사의 기술력을 활용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택시를 타고 "포스에코하우징으로 가주세요"

하면 기사님이 알아서 가줄 때가 아닐까요.

(웃음) 아무래도 제가 회사 홍보를 맡고 있다

보니 사소한 부분에서도 회사의 인지도를

찾을 때가 많거든요. 그리고 우리 회사가

취업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보니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분들이

취업할 때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죠. 꼭

제가 취업시켜 드린 것처럼. 회사가 좋은

취지로 설립되어 좋은 일만 하다 보니, 그

구성원인 저는 공짜로 행복함을 느끼는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죠. 왜,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함을 느낀다는 실험결과도

있잖아요.

사회적 기업이 갈 방향은 어디일까요?

점이 있어야 선이 있듯이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쇼카 재단의 CEO 빌 드레이튼

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더군요. "우리의

일은 물고기를 주거나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발전된 어업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합니다.

취약계층에 돈을 지원해주거나 안락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삶을 창조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희망을 계속해서 불어넣어 주는 일.

그래서 사회적 기업은 잠들 시간이 없습니다.

에디터 정진설

Benefit Talks

BENEFIT 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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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회공헌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바로 취약계층에 '지속가능한' 도움을 주는 방법이죠.

그게 사회적 기업이었습니다. 에디터 김수종

포스에코하우징으로 가주세요!

국내 최초 자립형 사회적 기업이란 어떤 의미입니까?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에 기대고 있는

편이라,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포스에코하우징의

경우, 모회사인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업과 연계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다 포스코의 경영,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자립 기반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창출된 이윤은

사회에 재투자할 생각이고요. 이렇게 튼튼한 자립기반을 가진

사회적 기업을 자립형 사회적 기업이라고 합니다.

포스코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포스에코하우징이라는 자체 사회적 기업을 설립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포스코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중 한 곳입니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끼죠. 여태까지 해온 사회공헌활동으로

국내외 소외계층 지원, 지역협력 봉사활동, 대학생 봉사단 운영,

메세나 활동 등이 있지만 새로운 사회공헌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바로 취약계층에 '지속 가능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죠. 그게 사회적 기업이었습니다.

기존의 사회적 기업들은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포스에코하우징을 운영하는데

있어 제일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제가 회사 운영진은 아니라서요 (웃음) 우선 경영진의 고민을

들여다보면 우리 회사가 자립형 사회적 기업이기는 하나,

영업활동을 통한 수주, 또 그에 따른 매출이 일어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스틸하우스 건축 사업에서는 민간시장보다 공공시장 위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대기업이 좋은 일 하자고 세운 사회적

기업인데 민간 시장을 교란시켜서는 안 되겠죠. 자칫 '대기업이

사회적 기업 세워놓고 장사한다.' 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공시장의 한정된 물량을 따내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고 새로운 수요를 개발하는 것이 저희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포스에코하우징에서 일하게 되셨습니까?

저는 포스코에 입사해 사회공헌그룹 사회적 기업설립

T/F팀에서 인턴으로 1년 동안 근무하면서 사회적 기업 3

개를 설립하는 업무로 실무를 익혔죠. 그 1호점이 바로

포스에코하우징이었습니다. 내 손으로 설립한 회사고, 당연히

애정이 그만큼 클 수밖에요. 그래서 멀리 포항에 있는 이

회사로 내려오게 된 겁니다.

대학 때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지만, 경영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졸업반 시절 사례 중심의 '기업윤리' 강의를 한 학기 동안

수강하면서 '아, 기업이 정말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이제

살아남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그때부터

CSR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볼 수 있죠. 기업의 사회공헌

혹은 사회적 기업과 관련한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의 사회공헌에 먼저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아요.

저의 경우 세계 기아와 물 부족 국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월드비전의 기아체험 리더 교육도 받아봤고, 환경 NGO에서

봉사활동도 해보고…. 이리저리 눈을 돌려 이것저것 해봤지요.

기업 이전에 개인이 있듯이 개인의 사회공헌이 더 튼튼한 기업

사회공헌활동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18 19

"회사가 좋은 일만 하다보니 구성원인

저는 공짜로 행복을 느끼는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죠."

2009년 12월 법인이 설립되었고 지

난 10월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

았다. 포스코는 기존의 대기업과 사회

적 기업의 후원 및 파트너십의 한계로

지적받았던 일회성 및 비전문성을 극

복하고자 100% 출자(73억)를 통해 자

체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특히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업과 연

계된 스틸하우스 제작과 시공, 강건재

단품류 생산, 비내력 건식벽체 제작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음으로써 지속 가

능한 튼튼한 자립기반을 갖추고 있다

는 점이 포스에코하우징의 장점이다.

올해 매출은 32억 원이었고 2012년

까지 150억 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에코하우징

'포항시 사랑의 집짓기' 사업은 포스에코하우징의

특징을 잘 살린 사회적 서비스라고 생각됩니다. 이와

같은 포스에코하우징의 특징을 잘 살린 또 다른 사회적

서비스 계획이 있습니까?

포항시의 주거개선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포항시내

23개 자활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주거개선사업에 대해

기술자문과 자재 무상제공을 해 줄 계획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지만, 포항시의

낙후된 주거단지를 스틸하우스로 재건축하는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설계와 시공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저희가

도움을 주고, 스틸하우스의 주요 자재인 스터드(STUD)

를 일정량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죠. 곧 자활센터와

MOU도 체결할 예정입니다.

현재 포스에코하우징에서 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저는 포스에코하우징 사회공헌팀에서 회사홍보와

사내 봉사활동 담당자로 있습니다. 회사 광고도

집행하고 있고, 이렇게 미디어에서 연락해오면 적절히

대응하는 일, 또 격주로 뉴스레터를 발간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요즘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데다, 포스코가 세운 첫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가히 상징적인 회사인 셈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회적 기업 관련 행사 참가가 참 많은 편이에요. 특히

올해는 사회적 기업 육성법 3주년인 해라 특히 행사가

많았어요. 7월에는 시청광장에서 노동부 주관의 큰

행사가 열렸는데, 포스코 부스를 설치해 회사 홍보도

할 수 있었죠. 홍보 담당자인 제가 할 일이 참 많고 바쁜

회사이긴 하지만, 나로 인해 회사의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참 가슴 뿌듯해요.(웃음) 또

봉사활동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일도 제가 맡아서 하고

있어요. 회사의 기술력을 활용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택시를 타고 "포스에코하우징으로 가주세요"

하면 기사님이 알아서 가줄 때가 아닐까요.

(웃음) 아무래도 제가 회사 홍보를 맡고 있다

보니 사소한 부분에서도 회사의 인지도를

찾을 때가 많거든요. 그리고 우리 회사가

취업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보니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분들이

취업할 때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죠. 꼭

제가 취업시켜 드린 것처럼. 회사가 좋은

취지로 설립되어 좋은 일만 하다 보니, 그

구성원인 저는 공짜로 행복함을 느끼는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죠. 왜,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함을 느낀다는 실험결과도

있잖아요.

사회적 기업이 갈 방향은 어디일까요?

점이 있어야 선이 있듯이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쇼카 재단의 CEO 빌 드레이튼

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더군요. "우리의

일은 물고기를 주거나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발전된 어업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합니다.

취약계층에 돈을 지원해주거나 안락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삶을 창조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희망을 계속해서 불어넣어 주는 일.

그래서 사회적 기업은 잠들 시간이 없습니다.

에디터 정진설

Benefit 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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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8: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20 21

회장님은 언제 서울에 올라오셨고 어떤 대학생 시절을

보내셨나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지. 56년쯤 되었으려나. 그때

많이 힘들게 공부했지. 요즘에야 과외 같은 것도 하고

벌이가 좋으니 도움이 많이 되지마는, 그때만 해도

그런 게 없었어. 내가 서울상대 다니면서 자취하고 돈

벌려고 사촌 형 네 공장에서 일을 했지. 그래도 벌이가

충분치 못해서 쌀이 떨어질 때도 많았어. 그러면 어떨

때는 쌀집에서 외상도 안 해주거든. 그러면 뭐 꼼짝없이

굶거나, 조금 남은 쌀로 죽 만들어서 한 달도 버티고

그랬지. 또 시골 내려갈 때, 전철표를 살 돈이 없어서

서울에서 청량리까지 걸어가기도 하고. 겨울에는 방에

불을 못 때니까 이불들을 방에 몇 겹씩 깔아놓고 겨우내

지낸단 말이야. 봄이 돼서 이렇게 들춰보면, 이불들

맨 아래 얼음이 꽁꽁 얼어 있고 그랬지. 참 힘들게

고생하면서 지냈어, 어렵게, 어렵게 졸업을 했지.

그렇다면 언제부터 어떻게 장학재단을 만들 생각을

품게 되셨나요?

우리 회사 자체가 장학을 주 기업 이념으로 삼고

있어.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고학 해서, 그런 힘듦을 알지.

일 하랴, 공부하랴…그래서 그때부터 내가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언젠가 꼭 도와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있었다고. 나와 같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

그게 다 우리 아들, 딸들이지.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83

년도부터 사회장학금을 주게 됐지.

현재 장학제도는 기업 내 사원들의 자녀 대학 등록

지원금을 주던 형식에서 외부로까지 확장된 것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에서 이루어진 건지 궁금해요.

처음 78년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게 카바이트를

만드는 일이었지. 카바이트를 만들면, 온 몸이 시커메져.

이러면 직원들이 내가 공부를 못해서 이런 천한 일

하는구나…하는 마음이 든다고. 자식에게는 교육을 잘

시켜서 본인이랑은 다른 일 시키고 싶은 게 부모 마음

아니겠어? 그래서 처음엔 기업 내 사원들의 자녀들한테

지원해주는 사내장학부터 시작 한 거야. 자녀들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해주는 그런 사업을 시작 했다고.

이제 그러다가 회사가 커지면서 83년도부터 사회로

장학지원을 확장하는 바람을 실행하게 된 거지.

처음 장학재단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이

어땠을지 알고 싶습니다.

가족들이나 친지들은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였어. 정말

좋은 일이고, 보람찬 사업이라고. 내 하나 있는 외동딸도

좋아하면서 찬성했고. 처음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짓궂게 '김영환 국회의원 되려고 장학사업한다,' 하는

등의 뒷얘기를 하기도 했지.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기업이 투명기업이고, 정말 순수한 의도로 장학 사업을

한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되면서 그런 말들도 사라졌지.

지금 내 주변 사람들은 다들 좋은 눈으로 봐. 회사 전

직원들도 '우리 기업은 정말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회사다, 나는 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는 거다.' 생각해서

회사를 소중히 여기고 잘 따라줘.

회장님께서는 '떡잎은 보호받아야 한다' 고 말씀하셨어요.

장학재단의 인재상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떡잎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는 성적, 이런 거 크게 안 봐. 성적보다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중심이야. 특히 농촌에서

상경해서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 그런 아이들은

공부 열심히 하고 싶어도, 생활이 힘들어서 잘하질 못해.

지금 장학지원을 받고 있는 아이들 중 형편이 정말 힘든

학생들이 많아. 안타깝지…그래서 각 학교에다가 가정

형편이 어렵고 농촌 출신 학생들을 추천해달라고

한다고. 이렇듯이 경제적인 뒷바라지를 해주면

성실히 공부 열심히 할 수 있는 학생들을 우리는

지원하고 있네.

장학재단을 통해 학업에 매진하게 되는 학생들을

볼 때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뿌듯하지…아이들이 힘들어서 고민하고 일하느라

공부도 제대로 못 하다가 지원을 받게 되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거든. 당당해지고. 음지에서 양지로

나아가게 되는 거야. 참 흐뭇하고 자랑스럽지.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려요.

기억에 남는 학생은 많이 있지…여태껏 많은 그런

학생들이 장학금 받고 40명 이상이 사시, 행시 등

합격해서 주요 요직에 많이 있어. 다들 자랑스럽고

기억에 남지. 그리고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정말

어려운 형편의 여학생을 한 명 받았어. IMF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셨고, 피아노 교습하면서

살림을 이어나가시던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그

후에 이 학생이 과외를 하면서 가정을 이끌어 왔던

거야. 얼마나 힘들었을지.

장학 1기 학생이 현재 재단 이사진으로 있다는

것은 아주 이례적입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셨는지요?

1,2,기 장학생들이 굉장히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이었어. 2,30년 전이니까 지금 생각하는

힘듦과는 차원이 다를 거야, 아마. 그렇게 직접

고생을 해 본 아이들은 고학의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장학생들에게 이사단을 맡기게 되었지.

그리고 학생들도 본인이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했다고. 그래서 너희가 직접 이사단이 되어

장학생을 뽑아라, 했지.

송원그룹은 산업소재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걸친 사업을 하는 회사다. 송원그룹의 기업 이념은

"더불어 살며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다. 송원그룹 홈페이지 맨 처음에 뜨는 문구와 같이, 송

원그룹은 말 그대로 "정직하고 건실한 가치창조의 장을 통하여 더불어 함께하는 삶과 공동의 번영

을 추구하며, 참된 사회봉사와 공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실천한다.

올해 부로, 송원그룹의 장학제도는 27년의 역사를 맞았다. 그동안 사회의 음지에서 묵묵히 장학생

을 선발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 왔던 송원 김영환 장학재단은 83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466명의

학생에게 나눔을 실천했다.

장학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20 21

한국의 전반적인 장학제도의 현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한국의 전반적인 장학제도에 대해서는 내가

그렇게 잘 알지 못해. 난 단지 힘든 아이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한 거였고. 여러

회사에서 장학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무슨 다른

뜻이 있는 건지, 아닌지는 난 잘 모르지. 그렇지만

장학재단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매우 좋은 일이야.

정부에서 다 돌보지 못하는 음지의 사람들에게

햇빛을 주는 일이거든. 이렇게 의미 있는 기부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면 좋겠지.

장학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업은 사회에서 돈을 버는 거야. 사회 덕택에

돈을 벌었으니, 다시 사회로 돌려줘야지. 이건

당연한 거야. 사회의 돈이니까. 기업은 기업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거든.

앞으로 장학재단의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지요?

5퍼센트로 제한되어 있던 주식 출자가 10

퍼센트로 늘어나서, 원래 장학재단에 투자했던 5

퍼센트의 주식을 10퍼센트로 늘렸어. 그리고

올해부터 장학금 액수도 높여서 일 년에 약 천만

원 정도로 지원을 하게 되었지. 앞으로 더 인원도

늘리고, 지원 규모도 늘릴 예정이야. 많을수록

좋겠지.

송원그룹은 1975년 현 태경산업(주)

의 전신인 한국전열화학공장에서 출발

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비금속

광물사업, 산업용 가스사업, 생활문화

사업 등 3대 사업군을 축으로 도전과

변화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공존", "

공영", "공익"은 송원의 경영이념으로서

정직하고 건실한 가치 창조의 장을 통

해서 함께 하는 삶과 공동의 번영을 추

구하며, 참된 사회봉사와 공익을 실천

하는 경영을 펼쳐오고 있다.

송원그룹은 경영이념의 실천과 동시에

지난해 그룹 총 매출액이 약 1900억

원에 이르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평

가받고 있다.

송원그룹

현재 고학하며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라.

성실히 노력하면 좋은 기회가 분명히 오게 되어

있어. 앞만 보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지.

남들과 똑같이 하면 앞서 갈 방법이 있겠어?

타고난 재능이나 두뇌는 잠시뿐이야. 결과는

차이는 노력의 차이야, 결국. 나는 아직도 매일

회사 출근을 7시에 하고, 매주 토요일에는 새벽

6시에 공장순회를 해. 남들 4시간 잘 동안 5시간

자고 노력했다 할 수는 없는 거야. 남들보다 더욱

노력하고 부지런하라. 이게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야. 에디터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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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언제 서울에 올라오셨고 어떤 대학생 시절을

보내셨나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지. 56년쯤 되었으려나. 그때

많이 힘들게 공부했지. 요즘에야 과외 같은 것도 하고

벌이가 좋으니 도움이 많이 되지마는, 그때만 해도

그런 게 없었어. 내가 서울상대 다니면서 자취하고 돈

벌려고 사촌 형 네 공장에서 일을 했지. 그래도 벌이가

충분치 못해서 쌀이 떨어질 때도 많았어. 그러면 어떨

때는 쌀집에서 외상도 안 해주거든. 그러면 뭐 꼼짝없이

굶거나, 조금 남은 쌀로 죽 만들어서 한 달도 버티고

그랬지. 또 시골 내려갈 때, 전철표를 살 돈이 없어서

서울에서 청량리까지 걸어가기도 하고. 겨울에는 방에

불을 못 때니까 이불들을 방에 몇 겹씩 깔아놓고 겨우내

지낸단 말이야. 봄이 돼서 이렇게 들춰보면, 이불들

맨 아래 얼음이 꽁꽁 얼어 있고 그랬지. 참 힘들게

고생하면서 지냈어, 어렵게, 어렵게 졸업을 했지.

그렇다면 언제부터 어떻게 장학재단을 만들 생각을

품게 되셨나요?

우리 회사 자체가 장학을 주 기업 이념으로 삼고

있어.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고학 해서, 그런 힘듦을 알지.

일 하랴, 공부하랴…그래서 그때부터 내가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언젠가 꼭 도와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있었다고. 나와 같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

그게 다 우리 아들, 딸들이지.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83

년도부터 사회장학금을 주게 됐지.

현재 장학제도는 기업 내 사원들의 자녀 대학 등록

지원금을 주던 형식에서 외부로까지 확장된 것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에서 이루어진 건지 궁금해요.

처음 78년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게 카바이트를

만드는 일이었지. 카바이트를 만들면, 온 몸이 시커메져.

이러면 직원들이 내가 공부를 못해서 이런 천한 일

하는구나…하는 마음이 든다고. 자식에게는 교육을 잘

시켜서 본인이랑은 다른 일 시키고 싶은 게 부모 마음

아니겠어? 그래서 처음엔 기업 내 사원들의 자녀들한테

지원해주는 사내장학부터 시작 한 거야. 자녀들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해주는 그런 사업을 시작 했다고.

이제 그러다가 회사가 커지면서 83년도부터 사회로

장학지원을 확장하는 바람을 실행하게 된 거지.

처음 장학재단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이

어땠을지 알고 싶습니다.

가족들이나 친지들은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였어. 정말

좋은 일이고, 보람찬 사업이라고. 내 하나 있는 외동딸도

좋아하면서 찬성했고. 처음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짓궂게 '김영환 국회의원 되려고 장학사업한다,' 하는

등의 뒷얘기를 하기도 했지.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기업이 투명기업이고, 정말 순수한 의도로 장학 사업을

한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되면서 그런 말들도 사라졌지.

지금 내 주변 사람들은 다들 좋은 눈으로 봐. 회사 전

직원들도 '우리 기업은 정말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회사다, 나는 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는 거다.' 생각해서

회사를 소중히 여기고 잘 따라줘.

회장님께서는 '떡잎은 보호받아야 한다' 고 말씀하셨어요.

장학재단의 인재상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떡잎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는 성적, 이런 거 크게 안 봐. 성적보다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중심이야. 특히 농촌에서

상경해서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 그런 아이들은

공부 열심히 하고 싶어도, 생활이 힘들어서 잘하질 못해.

지금 장학지원을 받고 있는 아이들 중 형편이 정말 힘든

학생들이 많아. 안타깝지…그래서 각 학교에다가 가정

형편이 어렵고 농촌 출신 학생들을 추천해달라고

한다고. 이렇듯이 경제적인 뒷바라지를 해주면

성실히 공부 열심히 할 수 있는 학생들을 우리는

지원하고 있네.

장학재단을 통해 학업에 매진하게 되는 학생들을

볼 때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뿌듯하지…아이들이 힘들어서 고민하고 일하느라

공부도 제대로 못 하다가 지원을 받게 되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거든. 당당해지고. 음지에서 양지로

나아가게 되는 거야. 참 흐뭇하고 자랑스럽지.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려요.

기억에 남는 학생은 많이 있지…여태껏 많은 그런

학생들이 장학금 받고 40명 이상이 사시, 행시 등

합격해서 주요 요직에 많이 있어. 다들 자랑스럽고

기억에 남지. 그리고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정말

어려운 형편의 여학생을 한 명 받았어. IMF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셨고, 피아노 교습하면서

살림을 이어나가시던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그

후에 이 학생이 과외를 하면서 가정을 이끌어 왔던

거야. 얼마나 힘들었을지.

장학 1기 학생이 현재 재단 이사진으로 있다는

것은 아주 이례적입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셨는지요?

1,2,기 장학생들이 굉장히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이었어. 2,30년 전이니까 지금 생각하는

힘듦과는 차원이 다를 거야, 아마. 그렇게 직접

고생을 해 본 아이들은 고학의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장학생들에게 이사단을 맡기게 되었지.

그리고 학생들도 본인이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했다고. 그래서 너희가 직접 이사단이 되어

장학생을 뽑아라, 했지.

송원그룹은 산업소재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걸친 사업을 하는 회사다. 송원그룹의 기업 이념은

"더불어 살며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다. 송원그룹 홈페이지 맨 처음에 뜨는 문구와 같이, 송

원그룹은 말 그대로 "정직하고 건실한 가치창조의 장을 통하여 더불어 함께하는 삶과 공동의 번영

을 추구하며, 참된 사회봉사와 공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실천한다.

올해 부로, 송원그룹의 장학제도는 27년의 역사를 맞았다. 그동안 사회의 음지에서 묵묵히 장학생

을 선발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 왔던 송원 김영환 장학재단은 83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466명의

학생에게 나눔을 실천했다.

장학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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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반적인 장학제도의 현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한국의 전반적인 장학제도에 대해서는 내가

그렇게 잘 알지 못해. 난 단지 힘든 아이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한 거였고. 여러

회사에서 장학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무슨 다른

뜻이 있는 건지, 아닌지는 난 잘 모르지. 그렇지만

장학재단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매우 좋은 일이야.

정부에서 다 돌보지 못하는 음지의 사람들에게

햇빛을 주는 일이거든. 이렇게 의미 있는 기부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면 좋겠지.

장학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업은 사회에서 돈을 버는 거야. 사회 덕택에

돈을 벌었으니, 다시 사회로 돌려줘야지. 이건

당연한 거야. 사회의 돈이니까. 기업은 기업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거든.

앞으로 장학재단의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지요?

5퍼센트로 제한되어 있던 주식 출자가 10

퍼센트로 늘어나서, 원래 장학재단에 투자했던 5

퍼센트의 주식을 10퍼센트로 늘렸어. 그리고

올해부터 장학금 액수도 높여서 일 년에 약 천만

원 정도로 지원을 하게 되었지. 앞으로 더 인원도

늘리고, 지원 규모도 늘릴 예정이야. 많을수록

좋겠지.

송원그룹은 1975년 현 태경산업(주)

의 전신인 한국전열화학공장에서 출발

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비금속

광물사업, 산업용 가스사업, 생활문화

사업 등 3대 사업군을 축으로 도전과

변화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공존", "

공영", "공익"은 송원의 경영이념으로서

정직하고 건실한 가치 창조의 장을 통

해서 함께 하는 삶과 공동의 번영을 추

구하며, 참된 사회봉사와 공익을 실천

하는 경영을 펼쳐오고 있다.

송원그룹은 경영이념의 실천과 동시에

지난해 그룹 총 매출액이 약 1900억

원에 이르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평

가받고 있다.

송원그룹

현재 고학하며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라.

성실히 노력하면 좋은 기회가 분명히 오게 되어

있어. 앞만 보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지.

남들과 똑같이 하면 앞서 갈 방법이 있겠어?

타고난 재능이나 두뇌는 잠시뿐이야. 결과는

차이는 노력의 차이야, 결국. 나는 아직도 매일

회사 출근을 7시에 하고, 매주 토요일에는 새벽

6시에 공장순회를 해. 남들 4시간 잘 동안 5시간

자고 노력했다 할 수는 없는 거야. 남들보다 더욱

노력하고 부지런하라. 이게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야. 에디터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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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제 몸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나이.

버겁게만 느껴지는 통나무 의족을 단 소년

은 말을 잃었다. 눈물이 절로 뚝뚝 떨어질

이야기다. 그러나 섣부른 동정은 뚝! 소년은

희망으로 자라났다. 웅변협회 회장을 역임

하고 20여 년간 일반인에게 검도를 가르쳤

다는 그는 이제 그와 같은 장애인들에게 인

심 좋게 열매를 나눠주는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로 단단히 뿌리내렸다. 인천광역시 장

애인 체육회 정의성 사무처장의 이야기다.

"공고가 났다." 산이 있어 올랐다는 어느 등

산가의 말처럼 그가 장애인 체육회의 사무

처장이 된 이유는 따로 찾기가 어려울 만큼

당연한 순서였다. 2007년 5월 개소한 인천

광역시 장애인 체육회는 16개 시, 도 가운

데 가장 많은 33개 연맹의 조직, 인천광역

시의 13만 장애인들의 건강 증진과 여가생

활 진작을 위한 생활 체육 활성화, 종목별

경기 단체 지도와 우수선수 육성, 장애인 스

포츠를 통한 인천광역시 장애인 문화발전에

기여까지. '장애인인 내가 남은 열정을 장애

인을 위해 써야겠다.' 라는 사무처장의 강인

하여 운동을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하려고 열심

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 친구는 자신의 몸 자체

를 움직일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그가 2008년 패럴림픽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획득한 소식을 듣는 순간 '하면 할 수 있다' 라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그땐 정말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핑 돌 있습니다."

이런 뜨거운 순간이 벌써 여러 차례 차가운 현

실에 다시 굳어버릴 뻔한 그의 다리를 움직인다.

'장애인 전용 체육관'을 건립하는 것. 이것은 그

가 남은 모든 힘을 짜내서라도 달려가 훌쩍 뛰어

넘고 싶은 벽이다. "계속 추진해왔는데 반대하는

몇 명 때문에 잠시 멈칫했습니다. 그들은 장애

인 전용 체육관을 건립하는 돈으로 일반 건물에

장애인 시설을 늘리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요새는 장애인 시설을 갖추

지 않으면 건축 허가도 안 납니다. 그런데 왜 굳

이 예산을 다른 건물에 쏟아 붓습니까. 모든 선

수들의 소원인 전용 체육관을 건립하는 게 우리

의 숙원사업입니다. 장애인 선수들이 맘 놓고 운

동할 수 있는 그런 곳 말입니다." 가슴 속 응분을

토해내며 그가 덧붙인다.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의료적 패러다임, 즉 재활치료

같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활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장애인, 비장애인을 떠나 지역사회에서

인천광역시 장애인 체육회에 찾아가기 전, 우리는 장애인들의 생활체육은 그저 건강을 위한, 장애로부터 나아

지게 하는 의료적인 방법인 재활치료 중 하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정의성 사무처장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에는, "의료적 패러다임을 넘어선 능동적인 문화 활동"이라는 그의 생각을 모두 이해하고 고정관념으로부터 탈출

할 수 있었다. 열정적인 남자 정의성 사무처장. 무엇이 장애인들을 향한 그의 열정에 불을 지폈는지, 그의 이야기

를 들어보자.

멋진 남자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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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지만, 기업이나 단체에서 실업팀을 만

들어 장애인선수를 한 명씩만 고용해줘도 그

게 바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직접 관련된

것 아니겠나 싶습니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것이 바로 장애인들이 삶의 질을 보장 받

는 길입니다."

2010년 9월에 열린 제30회 전국장

애인체육대회에서 인천시는 4위

를 기록했다. 정의성 사무처장이

2010년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던 전국 3위

보다 아쉽게 한 칸 내려왔지만, 그건 전혀 문

제가 아니다.

"3위쯤 잡아놔야 5위 정도 하지 않을까 했습

니다.(웃음) 농담이고, 4위라니, 당연히 만

족하지요. 선수들에게 고맙고요. 물론 순위

가 중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순위 경쟁은 필

요하죠. 예전에 장애인 체육대회에서 순위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어처구

니없는 이야깁니다. 그냥 서로 나눠 먹고 이

런 건 스포츠에서 의미가 없죠. 일반선수들

과 똑같이 승패가 있고 순위가 있어야 합니

다. 그래야 성취감도 더 높고,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강해지는 거죠."

유년시절 국어책 한 줄 못 읽어 속상했던

그는 웅변을 시작했고 불편한 다리로 더 악

착같이 살았다. '하면 된다.' 그가 유달리 승

부욕 강한 사람이라 쓸데없이 하는 말이 아

니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당시 휠체어에 앉

아 공을 던지는 '보치아'라는 종목에 박건우

선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또 다른 꿈을 위

한 의지만큼이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투철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성과 뒤에도 항상 고민은 있었다.

열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던 것. 예상했

는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예산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예산입니다. 장애인

체육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이 하는 체육보다

돈이 확실히 많이 들어요. 일반인들은 몸이

랑 장비만 가면 되지만, 장애인 체육인들은

휠체어 같은 추가적인 장비나 그들을 보조

해줄 스태프도 더 있어야 하니까요. 개인적

으로 안타까운 일은, 공식석상에서 만나는

저명한 인사들이 '장애인 체육 활동을 장려

하는데 우리가 앞장서야죠. 당연히 도와드

려야죠.' 이런 말을 하면서, 막상 도움의 손

길을 뻗치면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빠져

나간다는 겁니다."

안타깝지만, 저명인사들에게 장애인 문제

가 그랬듯 운동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가지

고 있는 생각은 '귀찮지만 해야 할 것.' 정도

일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게 운동은 그

이상의 것이다. 장애인에게 '운동'은 재활치

료 목적으로도 특히 익숙하지만, 일반인들

과 다를 바 없다는 자존감 확인의 수단, 혹

은 안정적인 삶을 도모할 수 있게 꿈꾸는 취

업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2009년 초 옹진군에서는 휠체어

테니스 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해 근무하면

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도 했

고, 서구청에서는 휠체어 테니스 황명희 선

수를 2010년 본예산에 책정하는 등 장애인

선수를 육성하기도 했습니다. 뜬구름 같은

함께하는 국민체육으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문화 활동으로 인식되어야 하죠."

아무리 감동적인 영화도 극장을 나서는 그 순간

부터 의식 저 멀리 멀어져 간다. 베이징 세계 장

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일도 마

찬가지다. 영화처럼 감동적이지만 그만큼이나 빠

르게 지나간다.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찾고, 장

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이제는 싫증이 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생각을 바꿔

보자. 그 식상함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벌어지

는 순간, 그것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꿈'으로 다

시 피어날 수 있다. 여기 그 든든한 뿌리가 있다.

마치 고목을 연상시키는 울퉁불퉁 상처 많은 그

의 궂은 손을 맞잡고 힘주어 흔든다. 아귀힘이 참

세다. "좀 세죠? 이렇게 악수하는데 사람들이 화

낼 정도에요." 멋쩍지만 호쾌한 웃음을 지어 보이

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뜨거워졌다. 돌아

오면서 "글을 어떻게 쓸까?" 곰곰이 생각했었는

데, 결국 그를 수식하는데 화려한 미사여구는 필

요 없었다. 그냥 멋진 남자와 만났다. 이러면 되

는 거 아닌가? 에디터 김지영

Benefit 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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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1: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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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제 몸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나이.

버겁게만 느껴지는 통나무 의족을 단 소년

은 말을 잃었다. 눈물이 절로 뚝뚝 떨어질

이야기다. 그러나 섣부른 동정은 뚝! 소년은

희망으로 자라났다. 웅변협회 회장을 역임

하고 20여 년간 일반인에게 검도를 가르쳤

다는 그는 이제 그와 같은 장애인들에게 인

심 좋게 열매를 나눠주는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로 단단히 뿌리내렸다. 인천광역시 장

애인 체육회 정의성 사무처장의 이야기다.

"공고가 났다." 산이 있어 올랐다는 어느 등

산가의 말처럼 그가 장애인 체육회의 사무

처장이 된 이유는 따로 찾기가 어려울 만큼

당연한 순서였다. 2007년 5월 개소한 인천

광역시 장애인 체육회는 16개 시, 도 가운

데 가장 많은 33개 연맹의 조직, 인천광역

시의 13만 장애인들의 건강 증진과 여가생

활 진작을 위한 생활 체육 활성화, 종목별

경기 단체 지도와 우수선수 육성, 장애인 스

포츠를 통한 인천광역시 장애인 문화발전에

기여까지. '장애인인 내가 남은 열정을 장애

인을 위해 써야겠다.' 라는 사무처장의 강인

하여 운동을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하려고 열심

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 친구는 자신의 몸 자체

를 움직일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그가 2008년 패럴림픽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획득한 소식을 듣는 순간 '하면 할 수 있다' 라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그땐 정말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핑 돌 있습니다."

이런 뜨거운 순간이 벌써 여러 차례 차가운 현

실에 다시 굳어버릴 뻔한 그의 다리를 움직인다.

'장애인 전용 체육관'을 건립하는 것. 이것은 그

가 남은 모든 힘을 짜내서라도 달려가 훌쩍 뛰어

넘고 싶은 벽이다. "계속 추진해왔는데 반대하는

몇 명 때문에 잠시 멈칫했습니다. 그들은 장애

인 전용 체육관을 건립하는 돈으로 일반 건물에

장애인 시설을 늘리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요새는 장애인 시설을 갖추

지 않으면 건축 허가도 안 납니다. 그런데 왜 굳

이 예산을 다른 건물에 쏟아 붓습니까. 모든 선

수들의 소원인 전용 체육관을 건립하는 게 우리

의 숙원사업입니다. 장애인 선수들이 맘 놓고 운

동할 수 있는 그런 곳 말입니다." 가슴 속 응분을

토해내며 그가 덧붙인다.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의료적 패러다임, 즉 재활치료

같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활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장애인, 비장애인을 떠나 지역사회에서

인천광역시 장애인 체육회에 찾아가기 전, 우리는 장애인들의 생활체육은 그저 건강을 위한, 장애로부터 나아

지게 하는 의료적인 방법인 재활치료 중 하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정의성 사무처장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에는, "의료적 패러다임을 넘어선 능동적인 문화 활동"이라는 그의 생각을 모두 이해하고 고정관념으로부터 탈출

할 수 있었다. 열정적인 남자 정의성 사무처장. 무엇이 장애인들을 향한 그의 열정에 불을 지폈는지, 그의 이야기

를 들어보자.

멋진 남자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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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지만, 기업이나 단체에서 실업팀을 만

들어 장애인선수를 한 명씩만 고용해줘도 그

게 바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직접 관련된

것 아니겠나 싶습니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것이 바로 장애인들이 삶의 질을 보장 받

는 길입니다."

2010년 9월에 열린 제30회 전국장

애인체육대회에서 인천시는 4위

를 기록했다. 정의성 사무처장이

2010년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던 전국 3위

보다 아쉽게 한 칸 내려왔지만, 그건 전혀 문

제가 아니다.

"3위쯤 잡아놔야 5위 정도 하지 않을까 했습

니다.(웃음) 농담이고, 4위라니, 당연히 만

족하지요. 선수들에게 고맙고요. 물론 순위

가 중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순위 경쟁은 필

요하죠. 예전에 장애인 체육대회에서 순위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어처구

니없는 이야깁니다. 그냥 서로 나눠 먹고 이

런 건 스포츠에서 의미가 없죠. 일반선수들

과 똑같이 승패가 있고 순위가 있어야 합니

다. 그래야 성취감도 더 높고,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강해지는 거죠."

유년시절 국어책 한 줄 못 읽어 속상했던

그는 웅변을 시작했고 불편한 다리로 더 악

착같이 살았다. '하면 된다.' 그가 유달리 승

부욕 강한 사람이라 쓸데없이 하는 말이 아

니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당시 휠체어에 앉

아 공을 던지는 '보치아'라는 종목에 박건우

선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또 다른 꿈을 위

한 의지만큼이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투철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성과 뒤에도 항상 고민은 있었다.

열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던 것. 예상했

는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예산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예산입니다. 장애인

체육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이 하는 체육보다

돈이 확실히 많이 들어요. 일반인들은 몸이

랑 장비만 가면 되지만, 장애인 체육인들은

휠체어 같은 추가적인 장비나 그들을 보조

해줄 스태프도 더 있어야 하니까요. 개인적

으로 안타까운 일은, 공식석상에서 만나는

저명한 인사들이 '장애인 체육 활동을 장려

하는데 우리가 앞장서야죠. 당연히 도와드

려야죠.' 이런 말을 하면서, 막상 도움의 손

길을 뻗치면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빠져

나간다는 겁니다."

안타깝지만, 저명인사들에게 장애인 문제

가 그랬듯 운동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가지

고 있는 생각은 '귀찮지만 해야 할 것.' 정도

일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게 운동은 그

이상의 것이다. 장애인에게 '운동'은 재활치

료 목적으로도 특히 익숙하지만, 일반인들

과 다를 바 없다는 자존감 확인의 수단, 혹

은 안정적인 삶을 도모할 수 있게 꿈꾸는 취

업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2009년 초 옹진군에서는 휠체어

테니스 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해 근무하면

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도 했

고, 서구청에서는 휠체어 테니스 황명희 선

수를 2010년 본예산에 책정하는 등 장애인

선수를 육성하기도 했습니다. 뜬구름 같은

함께하는 국민체육으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문화 활동으로 인식되어야 하죠."

아무리 감동적인 영화도 극장을 나서는 그 순간

부터 의식 저 멀리 멀어져 간다. 베이징 세계 장

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일도 마

찬가지다. 영화처럼 감동적이지만 그만큼이나 빠

르게 지나간다.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찾고, 장

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이제는 싫증이 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생각을 바꿔

보자. 그 식상함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벌어지

는 순간, 그것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꿈'으로 다

시 피어날 수 있다. 여기 그 든든한 뿌리가 있다.

마치 고목을 연상시키는 울퉁불퉁 상처 많은 그

의 궂은 손을 맞잡고 힘주어 흔든다. 아귀힘이 참

세다. "좀 세죠? 이렇게 악수하는데 사람들이 화

낼 정도에요." 멋쩍지만 호쾌한 웃음을 지어 보이

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뜨거워졌다. 돌아

오면서 "글을 어떻게 쓸까?" 곰곰이 생각했었는

데, 결국 그를 수식하는데 화려한 미사여구는 필

요 없었다. 그냥 멋진 남자와 만났다. 이러면 되

는 거 아닌가? 에디터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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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2: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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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이루어낸 성과는? (8월기준)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만든 SK 와이번스 친환경 유니폼과, 같

은 원사를 이용한 가방을 출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작지만 의

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제품에 담고자 하는 가치는?

윤리와 친환경적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한다. 또한, 젊은 디자

이너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창의적인 노동에 대한 합리적인 가치

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 오르그닷의 모습은?

플랫폼 기업이 되어 있을 것. 말하자면 디자인계의 '앱스토어'와 같

은 역할이다.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디자인을 웹에 공개하고 호응이

좋은 제품은 판매까지 가능한, 마케팅과 생산과정이 합쳐진 개방적

이고 실용적인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오르그닷이

패션산업 에코시스템의 가드너가 되는 것을 목표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무엇인가?

재생 폴리에스터로 만든 가방에 애착이 간다. 소재 자체가 가방으

로 만들기 쉽지 않았는데 디자인을 강점으로 삼아 소비자들의 호응

을 얻었기 때문.

국내 시민의 윤리적 소비의식 점수는?

국내의 윤리적 소비의식은 미미하다. 제품 자체의 보이지 않는 가

치보다 타인의 시선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현재와 같은 양극단으로

치우친 소비 현상을 만드는 것 같다.

오르그닷의 윤리적 소비의식 점수는?

일반적인 회사보다는 높겠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윤리적인 소비

를 실천하지는 못한다. 다만,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공정무역 커피

를 내려서 마시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등 일상에서 노력하고 있다.

패션관련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식주 분야에의 도전을 추천한다. 의식주는 전통적인 산업임과

동시에 누구나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그 만큼 혁신의 가능성

도 크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걸 좋아하는 것은 행운이다. 그만큼 희소

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 사회적 기업 자체에 환상을 가지

는 것은 경계하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하루의 목표는?

하루와 목표라는 두 단어가 함께 쓰이는 것은 오르그닷의 철학과

는 맞지 않다. 우리에게 '하루'란 특정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착한 일은 돈을 벌지 못한다' 같은 생각에 대처하는 오르그닷만

의 방법은?

윤리적인 제품이기에 구매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이 예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윤리적인 의

미까지 담고 있다.'는 순서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사

회적 기업이기에 가질 수 있는 '혁신성'에 대한 자유로움이 장기적

으로 더 큰 사회적 가치와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THICAL FASHION EVANGELIST친환경적이라는 삶이 참 까다롭다. 가치의 문제를 떠나 그

러한 삶을 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일상 속의 또 다른

규칙을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환경적인 삶은 생각보

다 실천이 더 어렵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할 수 없는 의식주 안에

서 친환경을 만들어내는 오르그닷 김진화 대표. 비록 짧은 인터

뷰였지만 그가 생각하는 친환경의 의미와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

는 철학을 모두 뽑아내고 싶었다. 사회적 기업이니까 더욱 혁신

적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 주목하자.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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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이루어낸 성과는? (8월기준)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만든 SK 와이번스 친환경 유니폼과, 같

은 원사를 이용한 가방을 출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작지만 의

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제품에 담고자 하는 가치는?

윤리와 친환경적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한다. 또한, 젊은 디자

이너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창의적인 노동에 대한 합리적인 가치

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 오르그닷의 모습은?

플랫폼 기업이 되어 있을 것. 말하자면 디자인계의 '앱스토어'와 같

은 역할이다.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디자인을 웹에 공개하고 호응이

좋은 제품은 판매까지 가능한, 마케팅과 생산과정이 합쳐진 개방적

이고 실용적인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오르그닷이

패션산업 에코시스템의 가드너가 되는 것을 목표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무엇인가?

재생 폴리에스터로 만든 가방에 애착이 간다. 소재 자체가 가방으

로 만들기 쉽지 않았는데 디자인을 강점으로 삼아 소비자들의 호응

을 얻었기 때문.

국내 시민의 윤리적 소비의식 점수는?

국내의 윤리적 소비의식은 미미하다. 제품 자체의 보이지 않는 가

치보다 타인의 시선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현재와 같은 양극단으로

치우친 소비 현상을 만드는 것 같다.

오르그닷의 윤리적 소비의식 점수는?

일반적인 회사보다는 높겠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윤리적인 소비

를 실천하지는 못한다. 다만,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공정무역 커피

를 내려서 마시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등 일상에서 노력하고 있다.

패션관련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식주 분야에의 도전을 추천한다. 의식주는 전통적인 산업임과

동시에 누구나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그 만큼 혁신의 가능성

도 크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걸 좋아하는 것은 행운이다. 그만큼 희소

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 사회적 기업 자체에 환상을 가지

는 것은 경계하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하루의 목표는?

하루와 목표라는 두 단어가 함께 쓰이는 것은 오르그닷의 철학과

는 맞지 않다. 우리에게 '하루'란 특정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착한 일은 돈을 벌지 못한다' 같은 생각에 대처하는 오르그닷만

의 방법은?

윤리적인 제품이기에 구매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이 예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윤리적인 의

미까지 담고 있다.'는 순서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사

회적 기업이기에 가질 수 있는 '혁신성'에 대한 자유로움이 장기적

으로 더 큰 사회적 가치와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THICAL FASHION EVANGELIST친환경적이라는 삶이 참 까다롭다. 가치의 문제를 떠나 그

러한 삶을 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일상 속의 또 다른

규칙을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환경적인 삶은 생각보

다 실천이 더 어렵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할 수 없는 의식주 안에

서 친환경을 만들어내는 오르그닷 김진화 대표. 비록 짧은 인터

뷰였지만 그가 생각하는 친환경의 의미와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

는 철학을 모두 뽑아내고 싶었다. 사회적 기업이니까 더욱 혁신

적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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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성, 친환경성 그리고 노동

- 보이지 않지만 담고자 하는 것

산업혁명 이후 제품이 인간에게 필요한 생존의 조건을

마련해주는데 필요의 범위를 넘어서 욕망을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광고 등은 불필요한 것도

욕망하게 만들면서 환경을 많이 훼손시켰다. 소비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 자체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중시하지 않았다. 미술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유행'이 존재하는 왜곡된 소비문화가 있듯이 제품이

가지는 천박한 표식을 우위에 둔다. 남의 시선에 기반을

두어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인간의

욕망을 부정하지 않되, 우리가 만드는 제품에는 인간의

필요와 욕망을 현명하게 담아내려 하고 있다.

패션계의 앱스토어를 꿈꾼다.

재능 많은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현실에서는 자금력이나

영업 등 부수적인 요인들로 왜곡이 많아 감각을 가진

이들이 제대로 등용되지 못하고 있다. 재능이 있는데

플랫폼이 없어서 펼칠 기회가 없는 음악가나 미술가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애플이

모바일 컴퓨팅과 소셜 앱스토어의 개념을 통해 훌륭한

선례를 보여주었듯, 의류에서도 브랜드 중심이 아니라

에코 시스템 중심의 새로운 모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인디 디자이너의 꿈이 하나씩,

늘어나고 또 늘어나면.

본격적인 의류 사업은 지금 준비 중이다. 디자이너들의

네트워크에 크라우드 소싱 방법을 얹은 형식이다.

말하자면 앱스토어와 같은 것으로 웹페이지에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올리고 사람들이 투표를

하도록 한다.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스케치뿐 아니라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등도 알려주고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추가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붙일

수도 있다. 그러면 그중에 반응이 좋은 것을 실제로

생산에 들어가고 디자이너는 그 과정에서 일종의 팬을

끌어모아 독립적인 패션 레이블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런 레이블이 늘어난다면 그것 자체가 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즉 웹의 힘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마케팅과 생산이 역동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거다.

소비자가 좋다고 하는 것을 좋은 품질로 생산해내는

것, 곧 사람들이 패션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구체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명품 비즈니스보다

'새로운 정의' 로서 존재하고 싶다.

요즘 소비는 명품 아니면 동대문이다. 즉 아주

고가이거나 저가여야 먹히는 왜곡된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틈새을 메우는 것이 단순히 어중간한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리테일링 기반의 자라가 최종

승자로 떠올랐지만 시장 점유율은 1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 우리는 자라처럼 모든 걸 소유하면서 수직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에코 시스템의 가드너로서 돗자리 까는

역할을 하겠다. 오르그닷은 자체로 브랜드 가치를 지니는

고전적 기업이 아니라 혁신적이고 오픈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한국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디자이너들의

기술이 뛰어나도 사회에 실현될 기회가 적다. 특히 지금

찬밥 신세를 못 면하고 있지만, 봉제노동 분야에서는

축적된 기술을 갖고 있고 최대 생산시장인 중국과 최대

소비시장인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입지를 갖고 있다.

우리는 사회적 기업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영리적 기업

측면에서 봐도 군침 흘릴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이니까 더 혁신적일 수 있다.

사실 패션은 상업과 예술의 경계에 있기 때문에 완전히

예술로만 보면 안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한다는 것은 최소 수량을 맞춰야 한다는 장벽이

있다. 그걸 극복하는 힘은 창의성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정부나 기업이 못하는 부분을 채우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 아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와 균형을 맞추며 혁신을 끝까지 밀고 나가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효율과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을 할 수 있다. 영리기업을 다녀본

경험상 이윤동기가 강하면 어느 순간 혁신이 멈추는

순간이 있다. 더 이상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아니다. 그것이 내가 이 길을 택한

이유다. 규모나 매출은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과도하게 키우기 위해 다른 가치를 희생하지는

않는다. 물론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일반기업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실 일반적 기업의 비약적인 발전에는 비정상적

방법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경제 잡지보다 패션

잡지에 더 자주 나온다. '저 기업의 실적은 잘 모르지만,

저 기업의 제품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 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다. 사람들에게는 규모보다는

디자인과 창의성으로 보여주면 되지 않나 싶다.

중요한 건 사회적 파급효과다.,

사회적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회적인 파급력이다.

일반기업에서는 재무적인 성과를 우선시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우리의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큰지가 중요하다. 경제적 성과를 판단하는 것 중

하나가 투자 대비 효과, 즉 ROI(Return On Investment)

인데 거기에 소셜이란 단어를 붙이면 SROI라는 투자

대비 사회적 효과가 된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판단한다. 이것이 커지려면

디자인뿐만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까지 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글처럼 되고 싶은 사회적 기업 오르그닷

오르그닷 사업의 중요한 두 축은 의류사업과

웨딩사업이다. 우리는 자신의 결혼식이 특별하기

위해서는 돈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결혼식에 다른 의미를 주려고 한다. 친환경적

웨딩인데다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신뢰감을

줄 수 있다. 합리적 판단을 하는 고객들로부터

반응을 얻어 웨딩 사업의 시장점유율을 3년

내 1%로 예상한다. 현재 결혼 시장 규모가 4

조에서 5조 정도로 알고 있으니 1%면 매출이

400억에서 500억 정도다. 이렇게 보면

영리기업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얻은

수익을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합리적으로

분배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또한, 이익의 7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게 되어 있다. 아까 말했던

디자이너나 소외계층에 대한 미술교육에 사용할

생각이다. 게다가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박봉은 줄 수 없다. 지속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사회적 기업계의 구글이 되고

싶다.

도전을 해봐야 실패도 하고,

길도 찾을 것 아닌가.

정신과 물질은 같이 간다고 본다. 아주 고귀한

철학만으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물질성도

중요하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의식주다. 뭘 입고 뭘

먹고 어디에 사느냐가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그래서 누구나 의식주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이 분야에 사회적 기업의 영향력도

클 수밖에 없다. 이 분야에서 많은 혁신과 도전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자부심을 가지고 가능성을

믿고,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다만, 착한 일

하면 무조건 남들이 도와줄 거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좋은 팀을 이루고 사회적 자본을

잘 동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디터 김지영

윤리적 패션은 사람들과 지역

사회에 가장 이롭고 환경에 가

장 적은 영향을 미치는 의상의

디자인, 소싱, 제작에 대한 방

법을 말한다.

영국 Ethical Fashion Forum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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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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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5: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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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성, 친환경성 그리고 노동

- 보이지 않지만 담고자 하는 것

산업혁명 이후 제품이 인간에게 필요한 생존의 조건을

마련해주는데 필요의 범위를 넘어서 욕망을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광고 등은 불필요한 것도

욕망하게 만들면서 환경을 많이 훼손시켰다. 소비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 자체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중시하지 않았다. 미술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유행'이 존재하는 왜곡된 소비문화가 있듯이 제품이

가지는 천박한 표식을 우위에 둔다. 남의 시선에 기반을

두어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인간의

욕망을 부정하지 않되, 우리가 만드는 제품에는 인간의

필요와 욕망을 현명하게 담아내려 하고 있다.

패션계의 앱스토어를 꿈꾼다.

재능 많은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현실에서는 자금력이나

영업 등 부수적인 요인들로 왜곡이 많아 감각을 가진

이들이 제대로 등용되지 못하고 있다. 재능이 있는데

플랫폼이 없어서 펼칠 기회가 없는 음악가나 미술가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애플이

모바일 컴퓨팅과 소셜 앱스토어의 개념을 통해 훌륭한

선례를 보여주었듯, 의류에서도 브랜드 중심이 아니라

에코 시스템 중심의 새로운 모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인디 디자이너의 꿈이 하나씩,

늘어나고 또 늘어나면.

본격적인 의류 사업은 지금 준비 중이다. 디자이너들의

네트워크에 크라우드 소싱 방법을 얹은 형식이다.

말하자면 앱스토어와 같은 것으로 웹페이지에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올리고 사람들이 투표를

하도록 한다.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스케치뿐 아니라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등도 알려주고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추가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붙일

수도 있다. 그러면 그중에 반응이 좋은 것을 실제로

생산에 들어가고 디자이너는 그 과정에서 일종의 팬을

끌어모아 독립적인 패션 레이블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런 레이블이 늘어난다면 그것 자체가 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즉 웹의 힘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마케팅과 생산이 역동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거다.

소비자가 좋다고 하는 것을 좋은 품질로 생산해내는

것, 곧 사람들이 패션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구체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명품 비즈니스보다

'새로운 정의' 로서 존재하고 싶다.

요즘 소비는 명품 아니면 동대문이다. 즉 아주

고가이거나 저가여야 먹히는 왜곡된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틈새을 메우는 것이 단순히 어중간한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리테일링 기반의 자라가 최종

승자로 떠올랐지만 시장 점유율은 1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 우리는 자라처럼 모든 걸 소유하면서 수직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에코 시스템의 가드너로서 돗자리 까는

역할을 하겠다. 오르그닷은 자체로 브랜드 가치를 지니는

고전적 기업이 아니라 혁신적이고 오픈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한국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디자이너들의

기술이 뛰어나도 사회에 실현될 기회가 적다. 특히 지금

찬밥 신세를 못 면하고 있지만, 봉제노동 분야에서는

축적된 기술을 갖고 있고 최대 생산시장인 중국과 최대

소비시장인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입지를 갖고 있다.

우리는 사회적 기업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영리적 기업

측면에서 봐도 군침 흘릴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이니까 더 혁신적일 수 있다.

사실 패션은 상업과 예술의 경계에 있기 때문에 완전히

예술로만 보면 안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한다는 것은 최소 수량을 맞춰야 한다는 장벽이

있다. 그걸 극복하는 힘은 창의성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정부나 기업이 못하는 부분을 채우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 아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와 균형을 맞추며 혁신을 끝까지 밀고 나가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효율과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을 할 수 있다. 영리기업을 다녀본

경험상 이윤동기가 강하면 어느 순간 혁신이 멈추는

순간이 있다. 더 이상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아니다. 그것이 내가 이 길을 택한

이유다. 규모나 매출은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과도하게 키우기 위해 다른 가치를 희생하지는

않는다. 물론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일반기업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실 일반적 기업의 비약적인 발전에는 비정상적

방법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경제 잡지보다 패션

잡지에 더 자주 나온다. '저 기업의 실적은 잘 모르지만,

저 기업의 제품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 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다. 사람들에게는 규모보다는

디자인과 창의성으로 보여주면 되지 않나 싶다.

중요한 건 사회적 파급효과다.,

사회적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회적인 파급력이다.

일반기업에서는 재무적인 성과를 우선시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우리의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큰지가 중요하다. 경제적 성과를 판단하는 것 중

하나가 투자 대비 효과, 즉 ROI(Return On Investment)

인데 거기에 소셜이란 단어를 붙이면 SROI라는 투자

대비 사회적 효과가 된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판단한다. 이것이 커지려면

디자인뿐만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까지 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글처럼 되고 싶은 사회적 기업 오르그닷

오르그닷 사업의 중요한 두 축은 의류사업과

웨딩사업이다. 우리는 자신의 결혼식이 특별하기

위해서는 돈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결혼식에 다른 의미를 주려고 한다. 친환경적

웨딩인데다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신뢰감을

줄 수 있다. 합리적 판단을 하는 고객들로부터

반응을 얻어 웨딩 사업의 시장점유율을 3년

내 1%로 예상한다. 현재 결혼 시장 규모가 4

조에서 5조 정도로 알고 있으니 1%면 매출이

400억에서 500억 정도다. 이렇게 보면

영리기업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얻은

수익을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합리적으로

분배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또한, 이익의 7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게 되어 있다. 아까 말했던

디자이너나 소외계층에 대한 미술교육에 사용할

생각이다. 게다가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박봉은 줄 수 없다. 지속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사회적 기업계의 구글이 되고

싶다.

도전을 해봐야 실패도 하고,

길도 찾을 것 아닌가.

정신과 물질은 같이 간다고 본다. 아주 고귀한

철학만으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물질성도

중요하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의식주다. 뭘 입고 뭘

먹고 어디에 사느냐가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그래서 누구나 의식주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이 분야에 사회적 기업의 영향력도

클 수밖에 없다. 이 분야에서 많은 혁신과 도전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자부심을 가지고 가능성을

믿고,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다만, 착한 일

하면 무조건 남들이 도와줄 거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좋은 팀을 이루고 사회적 자본을

잘 동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디터 김지영

윤리적 패션은 사람들과 지역

사회에 가장 이롭고 환경에 가

장 적은 영향을 미치는 의상의

디자인, 소싱, 제작에 대한 방

법을 말한다.

영국 Ethical Fashion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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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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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6: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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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혼이 있는 책방'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지는 가

장 유망한 사회적 기업으로 영혼이 있는 온라인 책

방, 베터월드북스(betterworldbooks.com)를 선정했

다. 베터월드북스는 미국 내 1,600곳의 대학과 도서

관에서 헌 책을 기증받아 인터넷 사이트에서 싼값에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80여 곳의 비영리 단체들

과 파트너십을 맺어 제 3세계 학교 설립, 교도소에

책 보내기, 문맹 교육 사업 등에 기증한다. 베터월드

북스는 환경,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구조로 경제

적 가치를 창출한다. 동일한 책이 많아 창고에 보관

되거나 버려지는 책들을 구함으로써 환경을 구하고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책을 공급한

다. 수익 역시 지속 가능한 회사 운영과 사회적 사업

에 쓰이며 '사회를 위한' 사회적 기업의 목적에 충실

하다. 그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을 사서 책을 배송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상쇄시킴으로써

방법론적인 면도 나무랄 데 없다.

베터월드북스는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졸업생

으로부터 만들어졌다. 2002년, 미국 인디애나 주 노

트르담 대학을 졸업한 두 룸메이트, 하비에르와 크

리스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닷컴

열풍은 추락하고 있었고 경제는 악화일로였다. 인터

넷 비즈니스에 대한 전망도 좋지 않았다. 컴퓨터공

학과 정보시스템을 전공한 이들에게 좋지 않은 상황

이었다. 그때 방 곳곳에 널려 있는 헌 교과서들이 눈

에 들어왔다. "인터넷으로 팔아보자." 헌 책들은 인터

넷에 올리자마자 금세 다 팔렸다. 그 후 6개월 동안

노트르담 대학에서 버려지는 2,000권의 책을 모아

$10,000를 벌 수 있었다. 온라인 헌책방이라는 비즈

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본격적

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단지 헌책을 팔아 이윤을 남

기는 것이 아닌, 사회에 이익을 돌릴 수 있는 특별

한 형태의 회사를 그렸다. '서점'이라는 정체성에 맞

춰서 문맹 퇴치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동시에 스스

로 지속할 수 있도록 이익을 내는 모습이었다. 노트

르담 대학의 비즈니스 계획 경연대회에 아이디어를

제출하여 "최고의 사회적 기업 상"을 받았다. $7,000

의 상금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 되었다.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베터월드북스

는 미국의 가장 유망한 사회적 기업이 되었고 유럽

에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차고에서 시작 된 스티브 잡스의 '애플'

스티브 첸의 '유튜브', 레리 페이지의 '구글'에

비하면 평범할 수 있는 창업 스토리이다. (

우리나라에는 개인 차고가 없어서 극적인 스토리가

나오지 않는 걸까?)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

이 있다. 베터월드북스가 실제 '기업'으로 크는 과정

에 '경연대회'가 있었다. 학생들은 변화하는 세상 속

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미래 사회에

맞는 아이디어를 내는 데 적합하다. 인터넷의 활용

가능성이 커지는 시대에 헌책방과 온라인을 연결하

고 기업의 목적을 단순한 이익추구로 국한하지 않는

것은 그 시대의 젊은이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풍

요로운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렸지만, 그 부작용 역

시 고민하며 자란 세대가 현재 2,30대이다. 하지만

경영자로서의 경험, 사회적 네트워크와 자금은 부족

할 수밖에 없다. 그때 경연대회가 사회를 바꿀 아이

디어를 현실화시킬 매개체로 기능하는 것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사회적 기업 경연대회

지난 3월 워싱턴대에서 열린 세계 사회적 기업가

경연대회(Global Social Entrepreneurship Competi-

IS SOCIAL ENTREPRENEUR

POSSIBLE IN KOREA ?

전 세계에서 팔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의

80%는 개발도상국에 거주한다. 따라서 이들

을 위한 저렴한 가격의 인공관절이나 보철이

필요하다. Re:Motion Design은 안정성과 효

율성이 뛰어난 인공 관절을 개발하고 제공한

다. 첫 번째 제품은 인공무릎관절이었고 20달

러 미만의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이 제

품은 이후 타임지, CNN, 비즈니스위크, 그리

고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2009년의 가장

인상 깊은 혁신제품으로 선정되었다.

1st Place: ($25,000)Re:Motion Designs

Stanford University, USA

2010 GSVC

WINNERS

tion)에선 르완다의 전기공급 문제를 고민하던 학

생들이 충전기의 페달을 밟아 인력으로 충전할 수

있고 갖고 다닐 수 있는 새로운 전구, 누루 라이트

(Nuru light)를 개발하여 우승했다. 르완다에선 사천

만이 넘는 사람들이 안정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

고, 천팔백만 명의 사람들은 전기의 혜택에서 완전

히 벗어나 있다. 세계에서 시골 사람들은 초, 등유,

건전지를 사기 위해 평균 $8에서 $12를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기나 다른 현대식 연료보

다 비싸 한 가정 지출의 40%를 차지하기도 한다. 등

유등은 환경과 건강에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작년 기

준 르완다의 주부 중 25%가 등유등과 관련된 화상

을 입었다는 통계도 있다. 등유등은 학생들이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밝은 빛을 내지도 못한다. 누루

라이트의 사업 계획은 대회 상금 $13,000와 투자자,

멘토, 코치의 도움으로 르완다에서 현실화되었다.

2010년 말까지 동아프리카 전역으로 사업을 넓히는

것이 현재 이들의 목표다.

'개척자 정신'을 강조하는 미국의 문화 덕택일까? 미

국의 각 대학, 재단은 학생이 아이디어를 발표해 직

접 사회적 기업가가 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놓았다.

대부분의 사업 아이디어 경연대회에 '사회적 기업'

부문이 따로 있다. 하버드, 스탠퍼드, 버클리, 라이스

등 유수의 대학이 매년 대회를 주최하고 마이크로소

프트, 나이키 등 일반 기업과 금융회사가 후원한다.

미국의 사회적 기업도 초창기에는 일자리 창출형 기

업이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아동/청소년, 교육, 예

술, 인권, 환경 등 정부가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분

야로 영역을 넓혀 갔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겨루는

경연대회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한국의 예비 사회적 기업가는 목마르다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자. 사회적 기업을 '사

회적 일자리'의 개념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

이 있다. 정부에서 인증하는 사회적 기업의 인증제

도가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또는 취약 계층

을 위한 사회 서비스 활동을 의무로 했고, 그중에서

도 사회적 일자리의 역할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정

부가 주도하여 사회적 기업의 영역을 좁혀 받아들였

고, 사람들의 인식 역시 제한된 정의를 따라갔다. 이

에 일반기업과 비영리단체의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

는 세계의 다양한 사회적 기업이 다소 늦게 소개되

었다. 게다가 어른들은 기업과 비영리단체의 이분법

적 구조에 익숙해 사회적 목적을 위한 기업이란 개

념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기업은 도전정신과 아이디어, 세상 변혁에

대한 의지가 있는 젊은이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들에겐 네트워크, 자금, 경험이 부족하다. '이상'과

'현실'을 잇는 것, 그것이 사회적 기업 경연대회의 역

할이다. 고시반과 취업 준비반을 운영하며 취업 학

원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비판받는 대학이 학생들

을 사회적 기업가로 키워 사회로 내보낸다면 어떨

까? 일회성 해외봉사활동 등 보여주기 식 CSR이란

평가를 듣는 일반기업이 새로운 사회적 기업의 탄생

에 주춧돌이 된다면 또 어떨까? 2010 소셜벤처 전

국 경연대회는 지난 9월부터 진행되어 7개로 나누

어진 권역별 대회에서 입상한 83개 팀과 신규 참가

한 400개 팀의 경쟁을 통해 최종 45개 팀이 선발됐

고, 총 24개 팀이 수상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젊

은이들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전

의식 없이 안정된 삶만 좇는다고 비난받는 20대. 그

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토양이 있기나 한 건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에디터 함혜선

인도네시아 인구의 약 3/4은 하루 임금

2.5$이하로 살아간다. 90%의 휴대폰 사용자

는 선불폰을 사용하고 있다. Ruma는 10곳의

휴대폰사업체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선불폰

사용시간을 구매해서 영세 사업자들이 선불

폰을 판매하면 자동으로 SMS를 이용해 해당

사용시간을 전송해준다. 2010년 3월 기준으

로 매일 2,000명의 영세 사업자들이 80,000

명의 고객들에게 약 $3,000의 선불폰 사용시

간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ags of Hope는 개발도상국의 낙후지역에서

저임금으로 가족들을 부양하는 수많은 여성

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짚

을 엮어 가방을 만들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한

다. 또한, 이는 짚을 재활용함으로써 짚이 비

료로 사용되기 위해 불에 탈 때 발생하는 이

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은 중국의 고급 슈퍼마켓에서

판매된다. 판매수익의 30%는 협력을 맺은 지

역의 학교에 도서를 기부하는데 사용된다.

3rd Place: ($5,000)Bags of Hope

Guanghua School of Management Pekin University, China

2nd Place: ($10,000)Ruma

Harvard Business School, USA

Social Entrepreneurship

benefitmag2.indd 28-29 2010-12-20 �� 2:02:34

Page 27: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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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혼이 있는 책방'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지는 가

장 유망한 사회적 기업으로 영혼이 있는 온라인 책

방, 베터월드북스(betterworldbooks.com)를 선정했

다. 베터월드북스는 미국 내 1,600곳의 대학과 도서

관에서 헌 책을 기증받아 인터넷 사이트에서 싼값에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80여 곳의 비영리 단체들

과 파트너십을 맺어 제 3세계 학교 설립, 교도소에

책 보내기, 문맹 교육 사업 등에 기증한다. 베터월드

북스는 환경,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구조로 경제

적 가치를 창출한다. 동일한 책이 많아 창고에 보관

되거나 버려지는 책들을 구함으로써 환경을 구하고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책을 공급한

다. 수익 역시 지속 가능한 회사 운영과 사회적 사업

에 쓰이며 '사회를 위한' 사회적 기업의 목적에 충실

하다. 그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을 사서 책을 배송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상쇄시킴으로써

방법론적인 면도 나무랄 데 없다.

베터월드북스는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졸업생

으로부터 만들어졌다. 2002년, 미국 인디애나 주 노

트르담 대학을 졸업한 두 룸메이트, 하비에르와 크

리스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닷컴

열풍은 추락하고 있었고 경제는 악화일로였다. 인터

넷 비즈니스에 대한 전망도 좋지 않았다. 컴퓨터공

학과 정보시스템을 전공한 이들에게 좋지 않은 상황

이었다. 그때 방 곳곳에 널려 있는 헌 교과서들이 눈

에 들어왔다. "인터넷으로 팔아보자." 헌 책들은 인터

넷에 올리자마자 금세 다 팔렸다. 그 후 6개월 동안

노트르담 대학에서 버려지는 2,000권의 책을 모아

$10,000를 벌 수 있었다. 온라인 헌책방이라는 비즈

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본격적

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단지 헌책을 팔아 이윤을 남

기는 것이 아닌, 사회에 이익을 돌릴 수 있는 특별

한 형태의 회사를 그렸다. '서점'이라는 정체성에 맞

춰서 문맹 퇴치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동시에 스스

로 지속할 수 있도록 이익을 내는 모습이었다. 노트

르담 대학의 비즈니스 계획 경연대회에 아이디어를

제출하여 "최고의 사회적 기업 상"을 받았다. $7,000

의 상금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 되었다.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베터월드북스

는 미국의 가장 유망한 사회적 기업이 되었고 유럽

에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차고에서 시작 된 스티브 잡스의 '애플'

스티브 첸의 '유튜브', 레리 페이지의 '구글'에

비하면 평범할 수 있는 창업 스토리이다. (

우리나라에는 개인 차고가 없어서 극적인 스토리가

나오지 않는 걸까?)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

이 있다. 베터월드북스가 실제 '기업'으로 크는 과정

에 '경연대회'가 있었다. 학생들은 변화하는 세상 속

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미래 사회에

맞는 아이디어를 내는 데 적합하다. 인터넷의 활용

가능성이 커지는 시대에 헌책방과 온라인을 연결하

고 기업의 목적을 단순한 이익추구로 국한하지 않는

것은 그 시대의 젊은이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풍

요로운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렸지만, 그 부작용 역

시 고민하며 자란 세대가 현재 2,30대이다. 하지만

경영자로서의 경험, 사회적 네트워크와 자금은 부족

할 수밖에 없다. 그때 경연대회가 사회를 바꿀 아이

디어를 현실화시킬 매개체로 기능하는 것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사회적 기업 경연대회

지난 3월 워싱턴대에서 열린 세계 사회적 기업가

경연대회(Global Social Entrepreneurship Competi-

IS SOCIAL ENTREPRENEUR

POSSIBLE IN KOREA ?

전 세계에서 팔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의

80%는 개발도상국에 거주한다. 따라서 이들

을 위한 저렴한 가격의 인공관절이나 보철이

필요하다. Re:Motion Design은 안정성과 효

율성이 뛰어난 인공 관절을 개발하고 제공한

다. 첫 번째 제품은 인공무릎관절이었고 20달

러 미만의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이 제

품은 이후 타임지, CNN, 비즈니스위크, 그리

고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2009년의 가장

인상 깊은 혁신제품으로 선정되었다.

1st Place: ($25,000)Re:Motion Designs

Stanford University, USA

2010 GSVC

WINNERS

tion)에선 르완다의 전기공급 문제를 고민하던 학

생들이 충전기의 페달을 밟아 인력으로 충전할 수

있고 갖고 다닐 수 있는 새로운 전구, 누루 라이트

(Nuru light)를 개발하여 우승했다. 르완다에선 사천

만이 넘는 사람들이 안정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

고, 천팔백만 명의 사람들은 전기의 혜택에서 완전

히 벗어나 있다. 세계에서 시골 사람들은 초, 등유,

건전지를 사기 위해 평균 $8에서 $12를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기나 다른 현대식 연료보

다 비싸 한 가정 지출의 40%를 차지하기도 한다. 등

유등은 환경과 건강에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작년 기

준 르완다의 주부 중 25%가 등유등과 관련된 화상

을 입었다는 통계도 있다. 등유등은 학생들이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밝은 빛을 내지도 못한다. 누루

라이트의 사업 계획은 대회 상금 $13,000와 투자자,

멘토, 코치의 도움으로 르완다에서 현실화되었다.

2010년 말까지 동아프리카 전역으로 사업을 넓히는

것이 현재 이들의 목표다.

'개척자 정신'을 강조하는 미국의 문화 덕택일까? 미

국의 각 대학, 재단은 학생이 아이디어를 발표해 직

접 사회적 기업가가 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놓았다.

대부분의 사업 아이디어 경연대회에 '사회적 기업'

부문이 따로 있다. 하버드, 스탠퍼드, 버클리, 라이스

등 유수의 대학이 매년 대회를 주최하고 마이크로소

프트, 나이키 등 일반 기업과 금융회사가 후원한다.

미국의 사회적 기업도 초창기에는 일자리 창출형 기

업이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아동/청소년, 교육, 예

술, 인권, 환경 등 정부가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분

야로 영역을 넓혀 갔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겨루는

경연대회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한국의 예비 사회적 기업가는 목마르다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자. 사회적 기업을 '사

회적 일자리'의 개념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

이 있다. 정부에서 인증하는 사회적 기업의 인증제

도가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또는 취약 계층

을 위한 사회 서비스 활동을 의무로 했고, 그중에서

도 사회적 일자리의 역할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정

부가 주도하여 사회적 기업의 영역을 좁혀 받아들였

고, 사람들의 인식 역시 제한된 정의를 따라갔다. 이

에 일반기업과 비영리단체의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

는 세계의 다양한 사회적 기업이 다소 늦게 소개되

었다. 게다가 어른들은 기업과 비영리단체의 이분법

적 구조에 익숙해 사회적 목적을 위한 기업이란 개

념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기업은 도전정신과 아이디어, 세상 변혁에

대한 의지가 있는 젊은이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들에겐 네트워크, 자금, 경험이 부족하다. '이상'과

'현실'을 잇는 것, 그것이 사회적 기업 경연대회의 역

할이다. 고시반과 취업 준비반을 운영하며 취업 학

원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비판받는 대학이 학생들

을 사회적 기업가로 키워 사회로 내보낸다면 어떨

까? 일회성 해외봉사활동 등 보여주기 식 CSR이란

평가를 듣는 일반기업이 새로운 사회적 기업의 탄생

에 주춧돌이 된다면 또 어떨까? 2010 소셜벤처 전

국 경연대회는 지난 9월부터 진행되어 7개로 나누

어진 권역별 대회에서 입상한 83개 팀과 신규 참가

한 400개 팀의 경쟁을 통해 최종 45개 팀이 선발됐

고, 총 24개 팀이 수상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젊

은이들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전

의식 없이 안정된 삶만 좇는다고 비난받는 20대. 그

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토양이 있기나 한 건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에디터 함혜선

인도네시아 인구의 약 3/4은 하루 임금

2.5$이하로 살아간다. 90%의 휴대폰 사용자

는 선불폰을 사용하고 있다. Ruma는 10곳의

휴대폰사업체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선불폰

사용시간을 구매해서 영세 사업자들이 선불

폰을 판매하면 자동으로 SMS를 이용해 해당

사용시간을 전송해준다. 2010년 3월 기준으

로 매일 2,000명의 영세 사업자들이 80,000

명의 고객들에게 약 $3,000의 선불폰 사용시

간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ags of Hope는 개발도상국의 낙후지역에서

저임금으로 가족들을 부양하는 수많은 여성

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짚

을 엮어 가방을 만들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한

다. 또한, 이는 짚을 재활용함으로써 짚이 비

료로 사용되기 위해 불에 탈 때 발생하는 이

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은 중국의 고급 슈퍼마켓에서

판매된다. 판매수익의 30%는 협력을 맺은 지

역의 학교에 도서를 기부하는데 사용된다.

3rd Place: ($5,000)Bags of Hope

Guanghua School of Management Pekin University, China

2nd Place: ($10,000)Ruma

Harvard Business School, USA

Social Entrepreneurship

benefitmag2.indd 28-29 2010-12-20 �� 2:02:34

Page 28: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30 31

폭풍 회의 진행법 3가지

이것은 회의 안건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이 부족할 때, 횡설수

설하며 정신 못 차리는 일부 인원들에게 아주 적합한 회의방식이

다. 회의의 주제를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육

하원칙에 의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이다. 브레인

스토밍의 다른 형태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이것은 그룹이 문제를

해결할 때, 또는 의사결정을 할 때 상당히 쓸모 있는 방법으로, 모

든 관점과 선택사항을 구성원 모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도와

주는 방법이다.

1. 꼭짓점 여섯 개의 별 모양이 그려져 있는 종이를 구성원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혹은 아주 커다란 종이를 잘 보이는 곳에 붙인 뒤,

별의 한가운데 지금 회의의 주제를 적는다.

2. 나누어져 있는 여섯 개의 꼭짓점에 육하원칙에 해당하는 것을

하나씩 적어놓자.

3. 여섯 개의 키워드에 하나씩 집중해서 브레인스토밍을 시행하며,

사회자 혹은 기록자는 별의 끝에 구성원들의 질문 및 의견을 적는

다. 별 한가운데 적혀 있는 회의의 핵심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지사. 질문에 대해 어떠한 대답도 하려 하지 말자.

당신이 가지고 있던 의문과 생각을 최대한 많이 이야기하라.

4. 각 원칙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결과에 따라, 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까지 해결책을 탐구하고 원하는 경우 추가적인 회의를 진행

하면 된다.

혹시 회의시간을 어느 자기계발서에서 읽은 경청의 스킬을 유감

없이 실천하는 자리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이런 상

황에서 당신은 회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회의실에

꿀을 먹고 들어온 사람처럼 조용히 있다가 사라지는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그러니 더는 당신의 의견이 하이에나의 본능을 가진 상사에게, 아

무것도 모르면서 목소리만 큰 주제넘은 신입사원에게 말리는 상

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다.

1. 그룹으로 사람들을 모으기 전에 모든 구성원에게 일과 문제

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앞서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그 문제에 대

한 최선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충

분히 준다.

2. 2명으로 핵심그룹을 구성한 뒤, 주제에 대한 토론을 시작한다.

3. 3번째 구성원을 토론 중간에 참여시켜라. 3번째 구성원은 기존

두명의 아이디어를 듣기 전에, 자신이 구상해온 아이디어를 충분

히 이야기한다. 그 후 첫 토론내용을 새로 참여한 구성원과 공유

한 뒤, 기존 내용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결책과 아이디

어를 도출하면서 토론을 계속한다.

4. 같은 과정을 4번, 5번 그 이상으로 계속 반복하라. 그리고 새로

운 멤버들이 추가될 때마다 그들이 의견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

록 기회를 준 뒤 토론을 이어가자.

5 :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원들이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표현한

뒤에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걸 잊지말자.

집중검토 회의라고도 한다. 주로 단기간에 여러 개의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또 그 의사결정과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많이 얽혀 있을

때 효과적으로 쓰인다. 고전적인 브레인스토밍은 10명 내외의 작은

규모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기법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의 규모가

크면 그것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이를 보완한 것이 집중검토회의이다.

집중 검토 회의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토론 주제를 정하자.

2. 토론 그룹을 몇 개의 소단위로 나눈다. 가장 이상적인 건 7명의

참가자와 토론내용을 기록해줄 서기이지만, 다뤄야 할 이슈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유연하게 결정하면 된다. 이때

비슷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보다 다른 기술,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하는 것이 훨씬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확률이 높다.

3. 여러 가지 주제를 각각의 그룹에 배정한다. 이때 전체 그룹의 수는

최소한 논의해야 할 이슈의 수보다 많아야 한다.

4. 각 그룹 안에서 서기를 정하고 난 뒤, 각각 해당 주제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자. 이때 토론의 제한시간을 설정해야 한다.

5. 서기는 브레인스토밍 중에 나온 모든 아이디어를 기록해야 한다.

6. 개별 그룹의 토론이 끝나면 서기는 다음 그룹으로 이동한다.

7. 서기는 이전 그룹의 이슈와 토론 결과를 새로운 그룹에게 리뷰 한

뒤, 그 이슈에 대해 다시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이런 식으로 서기가

모든 그룹을 돌면 회의가 끝이 난다.

8. 마지막 토론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를 다듬고 정리할

시간을 줘야 한다. 혹시 여러 그룹이 같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같은 주제의 다른 생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9. 모든 토론이 끝나면 서기들은 그의 기록을 제출한다. 이 과정에서

이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집중검토회의는 이해관계자들의 의사를 골고루 반영할 수 있으며,

또한 복잡한 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유용하다. 여러 그룹이

같은 이슈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시간도 절약될 뿐만 아니라, 인기 있는 아이디어가 각각의 토론

라운드에서 반복적으로 다듬어지기 때문에 양질의 아이디어 창출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겨운 릴레이 회의에 눈꺼풀은 천근만근인데, 아이디어를 찾아 나서는 하이에나 같은 부장님의 눈빛은 식을 줄 모

른다. 이제는 부장님과 당신의 아이디어 노트를 번갈아 보면서 불쌍한 표정으로 "나의 창조력과 생산력은 이 정도 밖

에 안 되는가?"라고 자책하지 말자. 당신의 자신감을 되찾아줄 몹시 적절한 소규모 폭풍 회의의 비법이 여기 있다.

에디터 이수경

거친 생각을 다듬는 아이디어 세공법

Charrette procedure

V_777

4

@&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30 31

C

A FE

2

3

Business Skill

당신을 침묵으로부터 구해줄 5계단 사다리

STEPLADDER TECHNIQUE

이해 중심의 구체적인 회의

STARBUSTING method

BUSINESS SKILLS

benefitmag2.indd 31 2010-12-20 �� 2:02:36

Page 29: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30 31

폭풍 회의 진행법 3가지

이것은 회의 안건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이 부족할 때, 횡설수

설하며 정신 못 차리는 일부 인원들에게 아주 적합한 회의방식이

다. 회의의 주제를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육

하원칙에 의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이다. 브레인

스토밍의 다른 형태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이것은 그룹이 문제를

해결할 때, 또는 의사결정을 할 때 상당히 쓸모 있는 방법으로, 모

든 관점과 선택사항을 구성원 모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도와

주는 방법이다.

1. 꼭짓점 여섯 개의 별 모양이 그려져 있는 종이를 구성원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혹은 아주 커다란 종이를 잘 보이는 곳에 붙인 뒤,

별의 한가운데 지금 회의의 주제를 적는다.

2. 나누어져 있는 여섯 개의 꼭짓점에 육하원칙에 해당하는 것을

하나씩 적어놓자.

3. 여섯 개의 키워드에 하나씩 집중해서 브레인스토밍을 시행하며,

사회자 혹은 기록자는 별의 끝에 구성원들의 질문 및 의견을 적는

다. 별 한가운데 적혀 있는 회의의 핵심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지사. 질문에 대해 어떠한 대답도 하려 하지 말자.

당신이 가지고 있던 의문과 생각을 최대한 많이 이야기하라.

4. 각 원칙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결과에 따라, 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까지 해결책을 탐구하고 원하는 경우 추가적인 회의를 진행

하면 된다.

혹시 회의시간을 어느 자기계발서에서 읽은 경청의 스킬을 유감

없이 실천하는 자리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이런 상

황에서 당신은 회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회의실에

꿀을 먹고 들어온 사람처럼 조용히 있다가 사라지는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그러니 더는 당신의 의견이 하이에나의 본능을 가진 상사에게, 아

무것도 모르면서 목소리만 큰 주제넘은 신입사원에게 말리는 상

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다.

1. 그룹으로 사람들을 모으기 전에 모든 구성원에게 일과 문제

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앞서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그 문제에 대

한 최선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충

분히 준다.

2. 2명으로 핵심그룹을 구성한 뒤, 주제에 대한 토론을 시작한다.

3. 3번째 구성원을 토론 중간에 참여시켜라. 3번째 구성원은 기존

두명의 아이디어를 듣기 전에, 자신이 구상해온 아이디어를 충분

히 이야기한다. 그 후 첫 토론내용을 새로 참여한 구성원과 공유

한 뒤, 기존 내용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결책과 아이디

어를 도출하면서 토론을 계속한다.

4. 같은 과정을 4번, 5번 그 이상으로 계속 반복하라. 그리고 새로

운 멤버들이 추가될 때마다 그들이 의견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

록 기회를 준 뒤 토론을 이어가자.

5 :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원들이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표현한

뒤에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걸 잊지말자.

집중검토 회의라고도 한다. 주로 단기간에 여러 개의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또 그 의사결정과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많이 얽혀 있을

때 효과적으로 쓰인다. 고전적인 브레인스토밍은 10명 내외의 작은

규모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기법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의 규모가

크면 그것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이를 보완한 것이 집중검토회의이다.

집중 검토 회의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토론 주제를 정하자.

2. 토론 그룹을 몇 개의 소단위로 나눈다. 가장 이상적인 건 7명의

참가자와 토론내용을 기록해줄 서기이지만, 다뤄야 할 이슈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유연하게 결정하면 된다. 이때

비슷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보다 다른 기술,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하는 것이 훨씬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확률이 높다.

3. 여러 가지 주제를 각각의 그룹에 배정한다. 이때 전체 그룹의 수는

최소한 논의해야 할 이슈의 수보다 많아야 한다.

4. 각 그룹 안에서 서기를 정하고 난 뒤, 각각 해당 주제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자. 이때 토론의 제한시간을 설정해야 한다.

5. 서기는 브레인스토밍 중에 나온 모든 아이디어를 기록해야 한다.

6. 개별 그룹의 토론이 끝나면 서기는 다음 그룹으로 이동한다.

7. 서기는 이전 그룹의 이슈와 토론 결과를 새로운 그룹에게 리뷰 한

뒤, 그 이슈에 대해 다시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이런 식으로 서기가

모든 그룹을 돌면 회의가 끝이 난다.

8. 마지막 토론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를 다듬고 정리할

시간을 줘야 한다. 혹시 여러 그룹이 같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같은 주제의 다른 생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9. 모든 토론이 끝나면 서기들은 그의 기록을 제출한다. 이 과정에서

이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집중검토회의는 이해관계자들의 의사를 골고루 반영할 수 있으며,

또한 복잡한 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유용하다. 여러 그룹이

같은 이슈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시간도 절약될 뿐만 아니라, 인기 있는 아이디어가 각각의 토론

라운드에서 반복적으로 다듬어지기 때문에 양질의 아이디어 창출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겨운 릴레이 회의에 눈꺼풀은 천근만근인데, 아이디어를 찾아 나서는 하이에나 같은 부장님의 눈빛은 식을 줄 모

른다. 이제는 부장님과 당신의 아이디어 노트를 번갈아 보면서 불쌍한 표정으로 "나의 창조력과 생산력은 이 정도 밖

에 안 되는가?"라고 자책하지 말자. 당신의 자신감을 되찾아줄 몹시 적절한 소규모 폭풍 회의의 비법이 여기 있다.

에디터 이수경

거친 생각을 다듬는 아이디어 세공법

Charrette proced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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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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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A 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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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Skill

당신을 침묵으로부터 구해줄 5계단 사다리

STEPLADDER TECHNIQUE

이해 중심의 구체적인 회의

STARBUSTING method

BUSINESS SK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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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0: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32 33

WHO's GONNA TAKE THE BOP MARKET?

2010년 4월 경영이론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

위자였던 C.K.프라할라드 미국 미시간대

학교 로스 경영대학원교수가 타계했다. 오

늘날 기업 전략의 핵심 중 하나로 평가받

는 '핵심역량' 이론이 그의 대표적인 학문

적 업적이다. 그의 또 다른 학문적 성과로 BoP(Bottom of

Pyramid) 이론이 손꼽힌다.

BoP는 경제적으로 최하층에 있는 소득계층을 의미하

는 경제용어로서 1997년 C.K.프라할라드 교수가 처음으

로 그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부흥개발은행에 따르면 약 30

억 명의 사람들이 3달러 혹은 그 미만의 일일소득으로 생

활하는데 그들의 대부분이 BoP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들

의 소비시장 크기는 약 6,000조에 달하며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Global Poverty Projects에 참여했던 하버드대학교 경영

대학원의 K.Rangan교수는 BoP 비즈니스에 대해서 최하

소득계층에게 적절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발전

에도 도움을 주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

다. 그러나 NGO와 다르게 선한 의도가 우선이 아니라 수

익에 따라오는 긍정적인 결과물과 같은 것이다. 즉 비즈니

스 섹터의 노하우와 기술이 해당 지역주민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의 해결방

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BoP 비즈니스의 좋은 사례가 케

냐에 진출한 Vodafone이다.

Social Innovation

Pho

togr

aph

: Dav

enes

s98

benefitmag2.indd 32-33 2010-12-20 �� 2:02:37

Page 31: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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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GONNA TAKE THE BOP MARKET?

2010년 4월 경영이론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

위자였던 C.K.프라할라드 미국 미시간대

학교 로스 경영대학원교수가 타계했다. 오

늘날 기업 전략의 핵심 중 하나로 평가받

는 '핵심역량' 이론이 그의 대표적인 학문

적 업적이다. 그의 또 다른 학문적 성과로 BoP(Bottom of

Pyramid) 이론이 손꼽힌다.

BoP는 경제적으로 최하층에 있는 소득계층을 의미하

는 경제용어로서 1997년 C.K.프라할라드 교수가 처음으

로 그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부흥개발은행에 따르면 약 30

억 명의 사람들이 3달러 혹은 그 미만의 일일소득으로 생

활하는데 그들의 대부분이 BoP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들

의 소비시장 크기는 약 6,000조에 달하며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Global Poverty Projects에 참여했던 하버드대학교 경영

대학원의 K.Rangan교수는 BoP 비즈니스에 대해서 최하

소득계층에게 적절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발전

에도 도움을 주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

다. 그러나 NGO와 다르게 선한 의도가 우선이 아니라 수

익에 따라오는 긍정적인 결과물과 같은 것이다. 즉 비즈니

스 섹터의 노하우와 기술이 해당 지역주민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의 해결방

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BoP 비즈니스의 좋은 사례가 케

냐에 진출한 Vodafone이다.

Social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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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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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는 땅의 넓이에 비해 낮은 인구 밀도로 말미암은

저 수익성, 국민들의 낮은 은행 신뢰도, 전산화

미비 등 금융 환경의 총체적 난국을 떠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케냐국민의 80% 이상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 그동안 금융 거래를 어떻게 했을까? 현금 뭉치를

들고 다니면서 주고받는 수밖에 없었다. 월급을 받을 때도,

적금을 해도 집안에서, 월급을 지급할 때에도, 고액의 현금을

가지고 다니다가 강도라도 맞으면 인생 막막해지는 건 한

순간이다.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하는 것은 생계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아프리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약점으로 작용하였다.

그때 영국의 통신회사 Vodafone이 새로운 시장 접근 방법을

보여주었다. 바로 메시지를 전송해서 송금, 출금, 대금결제,

심지어 택시비 결제와 같은 일상 업무까지 지원해주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M-pesa' 서비스이다. 여기에서 M은

모바일, Pesa는 스와힐리어로 돈을 의미하는데, M-Pesa

서비스에 가입하게 되면 고유 SIM 번호를 받게 된다. 그

후 휴대폰에서 M-Pesa 서비스에 접속하여 부여받은 SIM

번호와 결제할 금액을 입력하고 나서, 보안카드와 같은

기능을 하는 PIN 번호를 입력하고 전송하면 일단 입금 확인

문자가 송신인과 수취인에게 전송되고, 양쪽 모두 확인이

끝나면 송금이 완료된다. 그 후 수취인은 그 문자를 가지고

주로 지역상인이 맡은 에이전트에 가면 즉시 현금 지급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M-pesa 서비스 덕분에 케냐 국민들은 은행에 굳이 가지

않아도 전국 어디에서든 가까운 에이전트를 통해 청구서

요금 결제, 쇼핑, 송금 서비스 등 각 종 금융 거래를 언제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Vodafone 가입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M-Pesa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그 파급력은 더욱

막강하다.

케냐 이외에 아프가니스탄, 탄자니아 그리고 2010년에는

피지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점차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Vodafone이 자원봉사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M-pesa 서비스가 케냐에

도입된 후 Vodafone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오히려 자국 은행보다 Vodafone을 더욱 신뢰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소비자들의 거부 반응을 잠재워 새로운 시장 진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다. 한편, 케냐로서는 현금이동이

전보다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루어 지면서 현금 관련 범죄율이

감소하고 비즈니스 생산성이 개선되었고 현금흐름의 투명한

관리도 가능하게 되었다. Vodafone은 여태까지 그랬듯 영리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했고, 다만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 한 것이다.

Vodafone의 성공적인 사례에도 모든 BoP 비즈니스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인 세스 고딘은 'Marketing to Bottom

of Pyramid'에서 미비한 사회기반 및 서비스시스템, 낮은

교육수준 등 BoP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없다고 얘기했다. 낮은 인지도로 탓에

아직 한국에서는 BoP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

못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영트렌드 중 한

분야이고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Vodafone의 'M-pesa' 서비스는 케냐에서

자국 통신회사인 Saparicom과 협력하여

가장 먼저 시행되었다. M-pesa Service

의 시행 후 케냐 국민들의 생활은 360도

변했다. 일차적으로 화폐와 상품의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경제활동이 활기를 되찾았고 궁극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케냐의 통신회사 Safaricom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M-Pesa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는

이전보다 소득이 5~30% 증가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탄자니아 NGO가 M-Pesa서비스를 통해 환자에게

필요한 교통비를 송금해주어 그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경제활동뿐만

아니라 기부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M-Pesa 서비스는 2007년 케냐에서 첫 시행 후 2

년이 되지 않아 케냐 국민의 6분의 1인 550만 명을

고객으로 확보하였으며, 현재는 가입자가 1,0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아프리카 전체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750만 명에서 2004년 7,680만 명으로 5년 새 10

배 증가했으며, 2010년 가입자는 4억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급률로 따져보면 아직도 40% 수준을

밑돌아 아프리카 전체 시장에서의 M-Pesa 서비스의

동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Vodafone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러나 간과하는 것은 수도 없

이 많다. 연간 3$ 이하로 살아가는 30억 명의 사람들, 이들

의 생활이 개선되어 소득이 30$로 증가한다면 세계 소비 시

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에디터 이수경

아저씨 죄송해요, 현금이 없어서

BoP business is focused on improving the lives of the world's poorest people, the 3 billion people who earn less than $3/day

미비한 사회기반 및 서비스시스템, 낮은 교육수준 등 BoP시장

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없다.

Social Innovation

구성요소Vodafone M-Pesa Service대분류 중분류

가치 제안

목표 고객 취약한 금융 인프라로 경제적 손해를 입는 케냐의 국민들

제공물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케냐의 경제 성장을 위한 조건 조성

전략적 포지셔닝누구나 사용 가능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로 은행의 혜

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반 서비스 제공

가치 창출

자원 및 핵심역량 축적된 금융 역량과 모바일 서비스 개발 노하우

조직 네트워크를 활용한 조직의 효율적 운용

가치네트워크

Vodafone 가입자가 아니라도 사용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국민을 잠재적 소비자로 현지 협력사(Safari-com, Commercial bank) 및 은행을 대신하는 에이

전트

가치 획득

수익모형 송금 수수료 및 통신 서비스 판매를 통한 수익창출

성장원리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고객 충성심 향상 및 저개발국의 휴대폰보급 시장을 초기 선점

비즈니스 모델 분석 틀 적용

•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틀, 라준영, 2010

SOCIAL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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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3: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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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는 땅의 넓이에 비해 낮은 인구 밀도로 말미암은

저 수익성, 국민들의 낮은 은행 신뢰도, 전산화

미비 등 금융 환경의 총체적 난국을 떠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케냐국민의 80% 이상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 그동안 금융 거래를 어떻게 했을까? 현금 뭉치를

들고 다니면서 주고받는 수밖에 없었다. 월급을 받을 때도,

적금을 해도 집안에서, 월급을 지급할 때에도, 고액의 현금을

가지고 다니다가 강도라도 맞으면 인생 막막해지는 건 한

순간이다.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하는 것은 생계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아프리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약점으로 작용하였다.

그때 영국의 통신회사 Vodafone이 새로운 시장 접근 방법을

보여주었다. 바로 메시지를 전송해서 송금, 출금, 대금결제,

심지어 택시비 결제와 같은 일상 업무까지 지원해주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M-pesa' 서비스이다. 여기에서 M은

모바일, Pesa는 스와힐리어로 돈을 의미하는데, M-Pesa

서비스에 가입하게 되면 고유 SIM 번호를 받게 된다. 그

후 휴대폰에서 M-Pesa 서비스에 접속하여 부여받은 SIM

번호와 결제할 금액을 입력하고 나서, 보안카드와 같은

기능을 하는 PIN 번호를 입력하고 전송하면 일단 입금 확인

문자가 송신인과 수취인에게 전송되고, 양쪽 모두 확인이

끝나면 송금이 완료된다. 그 후 수취인은 그 문자를 가지고

주로 지역상인이 맡은 에이전트에 가면 즉시 현금 지급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M-pesa 서비스 덕분에 케냐 국민들은 은행에 굳이 가지

않아도 전국 어디에서든 가까운 에이전트를 통해 청구서

요금 결제, 쇼핑, 송금 서비스 등 각 종 금융 거래를 언제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Vodafone 가입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M-Pesa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그 파급력은 더욱

막강하다.

케냐 이외에 아프가니스탄, 탄자니아 그리고 2010년에는

피지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점차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Vodafone이 자원봉사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M-pesa 서비스가 케냐에

도입된 후 Vodafone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오히려 자국 은행보다 Vodafone을 더욱 신뢰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소비자들의 거부 반응을 잠재워 새로운 시장 진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다. 한편, 케냐로서는 현금이동이

전보다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루어 지면서 현금 관련 범죄율이

감소하고 비즈니스 생산성이 개선되었고 현금흐름의 투명한

관리도 가능하게 되었다. Vodafone은 여태까지 그랬듯 영리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했고, 다만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 한 것이다.

Vodafone의 성공적인 사례에도 모든 BoP 비즈니스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인 세스 고딘은 'Marketing to Bottom

of Pyramid'에서 미비한 사회기반 및 서비스시스템, 낮은

교육수준 등 BoP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없다고 얘기했다. 낮은 인지도로 탓에

아직 한국에서는 BoP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

못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영트렌드 중 한

분야이고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Vodafone의 'M-pesa' 서비스는 케냐에서

자국 통신회사인 Saparicom과 협력하여

가장 먼저 시행되었다. M-pesa Service

의 시행 후 케냐 국민들의 생활은 360도

변했다. 일차적으로 화폐와 상품의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경제활동이 활기를 되찾았고 궁극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케냐의 통신회사 Safaricom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M-Pesa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는

이전보다 소득이 5~30% 증가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탄자니아 NGO가 M-Pesa서비스를 통해 환자에게

필요한 교통비를 송금해주어 그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경제활동뿐만

아니라 기부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M-Pesa 서비스는 2007년 케냐에서 첫 시행 후 2

년이 되지 않아 케냐 국민의 6분의 1인 550만 명을

고객으로 확보하였으며, 현재는 가입자가 1,0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아프리카 전체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750만 명에서 2004년 7,680만 명으로 5년 새 10

배 증가했으며, 2010년 가입자는 4억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급률로 따져보면 아직도 40% 수준을

밑돌아 아프리카 전체 시장에서의 M-Pesa 서비스의

동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Vodafone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러나 간과하는 것은 수도 없

이 많다. 연간 3$ 이하로 살아가는 30억 명의 사람들, 이들

의 생활이 개선되어 소득이 30$로 증가한다면 세계 소비 시

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에디터 이수경

아저씨 죄송해요, 현금이 없어서

BoP business is focused on improving the lives of the world's poorest people, the 3 billion people who earn less than $3/day

미비한 사회기반 및 서비스시스템, 낮은 교육수준 등 BoP시장

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없다.

Social Innovation

구성요소Vodafone M-Pesa Service대분류 중분류

가치 제안

목표 고객 취약한 금융 인프라로 경제적 손해를 입는 케냐의 국민들

제공물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케냐의 경제 성장을 위한 조건 조성

전략적 포지셔닝누구나 사용 가능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로 은행의 혜

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반 서비스 제공

가치 창출

자원 및 핵심역량 축적된 금융 역량과 모바일 서비스 개발 노하우

조직 네트워크를 활용한 조직의 효율적 운용

가치네트워크

Vodafone 가입자가 아니라도 사용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국민을 잠재적 소비자로 현지 협력사(Safari-com, Commercial bank) 및 은행을 대신하는 에이

전트

가치 획득

수익모형 송금 수수료 및 통신 서비스 판매를 통한 수익창출

성장원리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고객 충성

심 향상 및 저개발국의 휴대폰보급 시장을 초기 선점

비즈니스 모델 분석 틀 적용

•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틀, 라준영,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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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4: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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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 위에서 작업자가 주어진 작업을 지체 없이

반복해나가는 것과 같다. 이러한 반복은 의사들이

자신들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원칙을 정하고

지킴으로써 가능했다. 또한, 환자들의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일 수가 있다. 이러한 진료 시스템을 통해 연

백만 여명 이상의 환자들이 아라빈드에서 치료를

받으며 약 30만 건의 수술이 집도 된다. 이렇게 해서

누적된 환자만 1억 명이 넘으며 그 중 200만 명

이상이 백내장 수술 환자이다. 위와 같은 어마어마한

임상경험은 의료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표준화를 통해 의사 1명은 매년 약

2천여 건의 백내장 수술을 집도하며 순수 진료에만

집중함으로써 그들의 전문성과 명성을 높여나갈 수

있다. 이는 값싼 속성치료가 아닌, 낮은 가격으로

높은 수준의 안과서비스가 보장되는 합리적인 의료

시스템이다.

사명이 만들어낸 2의 생산성

PRODUCTIVITY

그렇다면 이 저렴하고도 질 높은 진료만을 1

년에 수백만 건 본다고 해서 70%의 환자에게 무상

치료를 제공하고 40%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그들의 이윤을 지속시켜주는 요인은 따로 있었다.

아라빈드는 의료용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수요자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을 취했다. 소득이 많은

환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비를 책정하고,

소득이 낮은 환자들은 진료비의 3분의 1 정도를

내거나 아예 무상으로 진료를 받도록 했다. 그런데

이러한 차등을 둔 진료비 책정은 환자의 공식적인

수입을 증명할 수 있는 절차가 없이 진행된다. 돈이

많은 사람도 빈곤층으로 속여 무료 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라빈드의 명성과 발전된 의료시스템,

그리고 빈곤층에게 혜택을 제공하고자 하는 선한

목표를 인지한 부유한 환자들은 사회에 기부하듯

일정 수준 이상의 진료비를 기꺼이 부담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전체의 30%인 부유한 환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비를 내고, 나머지 70%의 환자들은 부유한

환자들이 낸 진료비를 통해 일부 혹은 전체 지원을

받게 된다. 이들이 제공한 서비스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해주는 일차적인 생산성을 넘어서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이차적 생산성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산성의 증대는 결국

아라빈드의 의료 서비스가 창출하는 부가가치 자체의

증대를 가져왔다. 개개인이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의지가 어려운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요자에 따라 의료

서비스의 가격에 차등을 두는 방식은 '아라빈드 모델'

로 자리 잡았으며 좋은 선례로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 150여 곳에서 이러한 모델을 시도하는 중이다.

원래 의료서비스는 개인에게 맞는 진찰과 치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개인에게 맞춰져 제공되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아라빈드는 이러한 의료

서비스를 마치 제조상품처럼 분업화ㆍ표준화하여

비용, 질, 속도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고차원적인

생산성을 갖추도록 했다. 의료 서비스 운영에

생산관리시스템을 적용시켜 조직의 효율과 고객의

만족을 모두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이것이 단순한

이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기 위한 사명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기 위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아라빈드는 굳이 원가를 낮추기 위해 인공수정체를

직접 만들 노력도, 많은 사람에게 의료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표준화를 통한 빠른 진료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필요한 시각장애를

없애겠다는 그들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보다 더 큰 노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포용하고 발전시키며

사회의 이익을 꾀할 수 있는 더욱더 발전된 형태의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임이 분명하다.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위해 쓰일 돈이라면, 부가가치의 창출과

생산성의 극대화라는 다분히 자본주의적 구호도

Weconomy(We+Economy, '우리'가 주인공인

자본주의)라는 단어로 선(善)해질 수 있는 것이다.

76년도 인도 빈곤층의 백내장 치료를

위한 'ARVIND EYE CARE SYSTEM'을

설립한 벤카타스와미(Venkataswamy,

닥터 V)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맛있는

햄버거를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맥도날드의 대량생산시스템에 감명을

받아 이를 자신의 사명을 위해 활용하고자 했다.

아라빈드에 대한 이 유명한 이야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치즈와 패티가 오가는 작업대 위의 안구를

떠올리는 어이없고도 위험한 상상을 한 번쯤 해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닥터 V가 이를 통해 의료라는

서비스 운영에 제조 및 생산관리시스템을 적용시켜

해마다 70%의 환자를 무상으로 치료해주면서 4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아라빈드는 의료계의 사회적 기업의 거장으로 자리

잡아 많은 사례를 남겨왔다. 선의의 사명감 위에 얹은

생산관리 시스템이 생산관리의 4가지 목표(Cost,

Quality, Delivery, Productivity)를 효과적으로

달성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조직의 효율과 고객

만족을 이뤄낸 것이다.

기술개발이라는 근본적인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COST REDUCTION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실명의 80%는

백내장 때문인데, 이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투명한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간단한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벤카타스와미는 초반에 인공수정체를

기부받아 빈곤층들의 백내장을 치료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번 기부받는 인공수정체의 수량에 따라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가 크게 영향을 받고,

수정체를 기부받는다 하더라도 치료비 및 입원비는

빈곤층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나에

100달러를 호가하는 인공수정체 구매는 더더욱

힘들었다. 선한 사명감으로만 뛰어들었던 닥터 V는 '

이윤 없이는 가난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없다.'

심청아, 공양미 삼백 석 까지는 필요 없단다.

눈을 고치기 위한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고,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

은 간단한 치료조차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에 대량생산방식을 적용한 닥터V의

기지는 그 모든 희생을 무색하게 했다. 그에게 '눈을 떠요'는 생산성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에디터 이영은

Social Innovation

The city of Madurai is best known for its spectacular

Hindu temples. Built several years ago, they still attract

thousands of worshipers. But in recent years, Madurai

has been attracting thousands of new visitors. These are

not sightseers, rather they are people seeking to have their

sight restored -pilgrims of modern medicine. (They come

to Aravind Eye Hospital at Madurai which) many experts

consider one of the finest eye hospitals in the world.'

MacNeil/Lehrer Newshour, 1989

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그가 첫 번째로 택한 방법은 '

원가절감'이었다. 원가를 혁신적으로 절감하고자 닥터

V가 택한 방법은 자체적인 인공수정체 제작이었다.

이를 위해 인공수정체 개발을 위한 연구소인 'AURO

랩'을 설립하여 인공수정체 대량 생산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아라빈드 자체적으로 인공수정체를

낮은 단가에 대량으로 수급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생산되어 한 개에 100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에

들여와야 했던 인공수정체의 단가를 2-3달러로 낮춘

것이다. 그 결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진료비는

파격적으로 낮아졌으며, 대량의 수정체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게 함으로써 빈곤층의 시력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었다. 또한, 대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도 남는 수량은

수출하여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이는 원료의

자체수급을 통한 원가절감이라는 제조업적 시각을

철저히 의료서비스에 적용한 결과이다. 현재 AURO

랩 에서는 1년에 70만 개의 수정체를 생산하며,

이는 전 세계 인공수정체 시장의 6%를 차지한다.

이러한 아라빈드의 근본적인 원가절감은 단순한

할인이나 품질 희생을 통해 저소득층 시장(bottom

of the pyramid)을 공략하고자 하는 현대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혁신에 가까운 효율화가 필수임을

일깨워준다.

표준화를 통한 신속한 서비스의 제공과 질적 향상

QUALITY & DELIVERY

하지만 기존의 의료시스템으로는 대량의 인공수정체로

수많은 사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지금은 인도에서만 5개의 직영병원과 30개 이상의

care center를 가졌지만, 초반의 아라빈드는 고작

11개의 침대만이 놓인 작은 병실이었다. 자신들이

제작한 대량의 인공수정체로 시력문제를 겪는 수많은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혁신이 필요했다. 닥터 V는

시스템적 사고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컨베이어 벨트

위의 상품 제작 과정으로 보며 이를

표준화, 전문화했다. Ford사를 연상시키는 이러한

조립라인은 대규모 생산, 즉 수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했다. 닥터 V는 진찰에서 수술까지 모든

단계를 표준화했다. 접수단계에는 고졸 인력을

채용했으며 간단한 진찰 과정에는 경험이 적은 의사를

활용해 경험을 쌓도록 하였다. 또한, 수술실에서는

의사 1명과 간호사 4명이 한 조가 되어 수술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한 수술실에 두 수술대가

있어 의사는 시간 낭비 없이 한 수술이 끝나면 바로

옆의 환자를 수술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컨베이어

• Business Canvas Model 적용아홉 가지 블록의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구성된 전략적 경영 툴. ''Business Model Ontology'를 연구한 Alexander Osterwalder에 의해 제안되었다.

SOCIAL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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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 위에서 작업자가 주어진 작업을 지체 없이

반복해나가는 것과 같다. 이러한 반복은 의사들이

자신들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원칙을 정하고

지킴으로써 가능했다. 또한, 환자들의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일 수가 있다. 이러한 진료 시스템을 통해 연

백만 여명 이상의 환자들이 아라빈드에서 치료를

받으며 약 30만 건의 수술이 집도 된다. 이렇게 해서

누적된 환자만 1억 명이 넘으며 그 중 200만 명

이상이 백내장 수술 환자이다. 위와 같은 어마어마한

임상경험은 의료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표준화를 통해 의사 1명은 매년 약

2천여 건의 백내장 수술을 집도하며 순수 진료에만

집중함으로써 그들의 전문성과 명성을 높여나갈 수

있다. 이는 값싼 속성치료가 아닌, 낮은 가격으로

높은 수준의 안과서비스가 보장되는 합리적인 의료

시스템이다.

사명이 만들어낸 2의 생산성

PRODUCTIVITY

그렇다면 이 저렴하고도 질 높은 진료만을 1

년에 수백만 건 본다고 해서 70%의 환자에게 무상

치료를 제공하고 40%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그들의 이윤을 지속시켜주는 요인은 따로 있었다.

아라빈드는 의료용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수요자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을 취했다. 소득이 많은

환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비를 책정하고,

소득이 낮은 환자들은 진료비의 3분의 1 정도를

내거나 아예 무상으로 진료를 받도록 했다. 그런데

이러한 차등을 둔 진료비 책정은 환자의 공식적인

수입을 증명할 수 있는 절차가 없이 진행된다. 돈이

많은 사람도 빈곤층으로 속여 무료 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라빈드의 명성과 발전된 의료시스템,

그리고 빈곤층에게 혜택을 제공하고자 하는 선한

목표를 인지한 부유한 환자들은 사회에 기부하듯

일정 수준 이상의 진료비를 기꺼이 부담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전체의 30%인 부유한 환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비를 내고, 나머지 70%의 환자들은 부유한

환자들이 낸 진료비를 통해 일부 혹은 전체 지원을

받게 된다. 이들이 제공한 서비스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해주는 일차적인 생산성을 넘어서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이차적 생산성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산성의 증대는 결국

아라빈드의 의료 서비스가 창출하는 부가가치 자체의

증대를 가져왔다. 개개인이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의지가 어려운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요자에 따라 의료

서비스의 가격에 차등을 두는 방식은 '아라빈드 모델'

로 자리 잡았으며 좋은 선례로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 150여 곳에서 이러한 모델을 시도하는 중이다.

원래 의료서비스는 개인에게 맞는 진찰과 치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개인에게 맞춰져 제공되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아라빈드는 이러한 의료

서비스를 마치 제조상품처럼 분업화ㆍ표준화하여

비용, 질, 속도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고차원적인

생산성을 갖추도록 했다. 의료 서비스 운영에

생산관리시스템을 적용시켜 조직의 효율과 고객의

만족을 모두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이것이 단순한

이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기 위한 사명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기 위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아라빈드는 굳이 원가를 낮추기 위해 인공수정체를

직접 만들 노력도, 많은 사람에게 의료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표준화를 통한 빠른 진료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필요한 시각장애를

없애겠다는 그들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보다 더 큰 노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포용하고 발전시키며

사회의 이익을 꾀할 수 있는 더욱더 발전된 형태의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임이 분명하다.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위해 쓰일 돈이라면, 부가가치의 창출과

생산성의 극대화라는 다분히 자본주의적 구호도

Weconomy(We+Economy, '우리'가 주인공인

자본주의)라는 단어로 선(善)해질 수 있는 것이다.

76년도 인도 빈곤층의 백내장 치료를

위한 'ARVIND EYE CARE SYSTEM'을

설립한 벤카타스와미(Venkataswamy,

닥터 V)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맛있는

햄버거를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맥도날드의 대량생산시스템에 감명을

받아 이를 자신의 사명을 위해 활용하고자 했다.

아라빈드에 대한 이 유명한 이야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치즈와 패티가 오가는 작업대 위의 안구를

떠올리는 어이없고도 위험한 상상을 한 번쯤 해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닥터 V가 이를 통해 의료라는

서비스 운영에 제조 및 생산관리시스템을 적용시켜

해마다 70%의 환자를 무상으로 치료해주면서 4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아라빈드는 의료계의 사회적 기업의 거장으로 자리

잡아 많은 사례를 남겨왔다. 선의의 사명감 위에 얹은

생산관리 시스템이 생산관리의 4가지 목표(Cost,

Quality, Delivery, Productivity)를 효과적으로

달성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조직의 효율과 고객

만족을 이뤄낸 것이다.

기술개발이라는 근본적인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COST REDUCTION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실명의 80%는

백내장 때문인데, 이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투명한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간단한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벤카타스와미는 초반에 인공수정체를

기부받아 빈곤층들의 백내장을 치료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번 기부받는 인공수정체의 수량에 따라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가 크게 영향을 받고,

수정체를 기부받는다 하더라도 치료비 및 입원비는

빈곤층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나에

100달러를 호가하는 인공수정체 구매는 더더욱

힘들었다. 선한 사명감으로만 뛰어들었던 닥터 V는 '

이윤 없이는 가난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없다.'

심청아, 공양미 삼백 석 까지는 필요 없단다.

눈을 고치기 위한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고,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

은 간단한 치료조차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에 대량생산방식을 적용한 닥터V의

기지는 그 모든 희생을 무색하게 했다. 그에게 '눈을 떠요'는 생산성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에디터 이영은

Social Innovation

The city of Madurai is best known for its spectacular

Hindu temples. Built several years ago, they still attract

thousands of worshipers. But in recent years, Madurai

has been attracting thousands of new visitors. These are

not sightseers, rather they are people seeking to have their

sight restored -pilgrims of modern medicine. (They come

to Aravind Eye Hospital at Madurai which) many experts

consider one of the finest eye hospitals in the world.'

MacNeil/Lehrer Newshour, 1989

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그가 첫 번째로 택한 방법은 '

원가절감'이었다. 원가를 혁신적으로 절감하고자 닥터

V가 택한 방법은 자체적인 인공수정체 제작이었다.

이를 위해 인공수정체 개발을 위한 연구소인 'AURO

랩'을 설립하여 인공수정체 대량 생산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아라빈드 자체적으로 인공수정체를

낮은 단가에 대량으로 수급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생산되어 한 개에 100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에

들여와야 했던 인공수정체의 단가를 2-3달러로 낮춘

것이다. 그 결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진료비는

파격적으로 낮아졌으며, 대량의 수정체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게 함으로써 빈곤층의 시력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었다. 또한, 대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도 남는 수량은

수출하여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이는 원료의

자체수급을 통한 원가절감이라는 제조업적 시각을

철저히 의료서비스에 적용한 결과이다. 현재 AURO

랩 에서는 1년에 70만 개의 수정체를 생산하며,

이는 전 세계 인공수정체 시장의 6%를 차지한다.

이러한 아라빈드의 근본적인 원가절감은 단순한

할인이나 품질 희생을 통해 저소득층 시장(bottom

of the pyramid)을 공략하고자 하는 현대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혁신에 가까운 효율화가 필수임을

일깨워준다.

표준화를 통한 신속한 서비스의 제공과 질적 향상

QUALITY & DELIVERY

하지만 기존의 의료시스템으로는 대량의 인공수정체로

수많은 사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지금은 인도에서만 5개의 직영병원과 30개 이상의

care center를 가졌지만, 초반의 아라빈드는 고작

11개의 침대만이 놓인 작은 병실이었다. 자신들이

제작한 대량의 인공수정체로 시력문제를 겪는 수많은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혁신이 필요했다. 닥터 V는

시스템적 사고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컨베이어 벨트

위의 상품 제작 과정으로 보며 이를

표준화, 전문화했다. Ford사를 연상시키는 이러한

조립라인은 대규모 생산, 즉 수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했다. 닥터 V는 진찰에서 수술까지 모든

단계를 표준화했다. 접수단계에는 고졸 인력을

채용했으며 간단한 진찰 과정에는 경험이 적은 의사를

활용해 경험을 쌓도록 하였다. 또한, 수술실에서는

의사 1명과 간호사 4명이 한 조가 되어 수술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한 수술실에 두 수술대가

있어 의사는 시간 낭비 없이 한 수술이 끝나면 바로

옆의 환자를 수술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컨베이어

• Business Canvas Model 적용아홉 가지 블록의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구성된 전략적 경영 툴. ''Business Model Ontology'를 연구한 Alexander Osterwalder에 의해 제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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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MOTIC PRESSUREBUSINESS MODEL초등학교 과학 시간 때 배운 삼투압을 기억하는가? 이는 농도가 다른 두 액체를

반투막으로 막아 놓았을 때, 용질의 농도가 옅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용매가 옮겨

가는 현상에 의해 나타나는 압력이다. 소금물에 배추를 절이는 원리, 뜨거운 물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손바닥이 쭈글쭈글해지는 원리 정도의 예가 떠오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막에 가로막혀 과잉의 문제와 결핍의 문제

가 공존하고 있다. 순환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각각 비효율

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식량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은 영양실조를, 다른 10억 명은 영양 과다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수

십 년간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엄청난 공적 자금을 투입

하였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했다. 선진국에서는 영양과다인 이들이 당뇨

약을 먹거나 위 절제 수술을 하는 등 추가적인 자원을 투입하지만, 근본적으로 식

량으로 인한 불균형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에 삼투압 현

상을 적용하면 해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보이지 않는 막의 투과성을 높여 자원을

순환시켜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칼럼에서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과

잉과 결핍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삼투압 비즈니스

모델(Osmotic Pressure Business Model)'에 대해 알아보고 해당 사례에 이를 적용

해보고자 한다. 에디터 이영은 NO ADDITIONAL COST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다)

추가적인 자원의 투입 없이도 기존의 과잉자원이 기술이나 혁신을

통해 결핍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추가적인 자원의 투입은 균형상

태를 만들 수 없다.

SOCIAL IMPACT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혁신을 통해 과잉으로부터 온 자원을 통해 결핍을 해결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가치를 가져다주어야 한다. 수반되는 추가적 가치는 사회

에 도움이 되는 가치이다.

NON-NEGATIVE EFFECT

(어느 곳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이동한다고 해서 그 어디에도 부정적인

영향이나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과잉 섹터에서는 자원을 흘려

보냄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한쪽에는 자원이 필요 이상으로 존재하

며 다른 한쪽에는 결핍이 된 상태이다. 하

지만, 둘 사이에 자원을 순환시킬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막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자원을 순환시킬 수 있는 혁신이나 기술

덕분에 막이 반투막으로 조금씩 변한다.

과잉 자원은 결핍된 곳으로 넘어가기 위

해 반투막 쪽으로 모인다.

기술과 혁신에 의해 막의 투과성은 점점

높아져 과잉 자원은 결핍된 곳으로 넘어

와 필요에 의해 분산된다.

단순한 농도의 평형에 그치지 않고 자원

의 선순환이 일어나 사회적인 부가가치

를 창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자원이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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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Innovation

SOCIAL INNOVATION

1. IMBALANCE

2. INNOVATION

3. Osmotic EFFECT

4. SOCIAL IMPACT

Biological Osmotic Pressure

Osmotic PressureBusiness Model

용매(물 분자) 자원(Resource)

용질(소금, 설탕 등) 필요(Need)

삼투막기술, 혁신

(정도에 따라 투과성 증대)

결과 농도 평형 농도 평형 + 가치 창출

[표1] 삼투압 현상과 삼투압 비즈니스 모델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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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MOTIC PRESSUREBUSINESS MODEL초등학교 과학 시간 때 배운 삼투압을 기억하는가? 이는 농도가 다른 두 액체를

반투막으로 막아 놓았을 때, 용질의 농도가 옅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용매가 옮겨

가는 현상에 의해 나타나는 압력이다. 소금물에 배추를 절이는 원리, 뜨거운 물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손바닥이 쭈글쭈글해지는 원리 정도의 예가 떠오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막에 가로막혀 과잉의 문제와 결핍의 문제

가 공존하고 있다. 순환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각각 비효율

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식량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은 영양실조를, 다른 10억 명은 영양 과다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수

십 년간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엄청난 공적 자금을 투입

하였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했다. 선진국에서는 영양과다인 이들이 당뇨

약을 먹거나 위 절제 수술을 하는 등 추가적인 자원을 투입하지만, 근본적으로 식

량으로 인한 불균형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에 삼투압 현

상을 적용하면 해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보이지 않는 막의 투과성을 높여 자원을

순환시켜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칼럼에서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과

잉과 결핍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삼투압 비즈니스

모델(Osmotic Pressure Business Model)'에 대해 알아보고 해당 사례에 이를 적용

해보고자 한다. 에디터 이영은 NO ADDITIONAL COST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다)

추가적인 자원의 투입 없이도 기존의 과잉자원이 기술이나 혁신을

통해 결핍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추가적인 자원의 투입은 균형상

태를 만들 수 없다.

SOCIAL IMPACT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혁신을 통해 과잉으로부터 온 자원을 통해 결핍을 해결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가치를 가져다주어야 한다. 수반되는 추가적 가치는 사회

에 도움이 되는 가치이다.

NON-NEGATIVE EFFECT

(어느 곳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이동한다고 해서 그 어디에도 부정적인

영향이나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과잉 섹터에서는 자원을 흘려

보냄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한쪽에는 자원이 필요 이상으로 존재하

며 다른 한쪽에는 결핍이 된 상태이다. 하

지만, 둘 사이에 자원을 순환시킬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막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자원을 순환시킬 수 있는 혁신이나 기술

덕분에 막이 반투막으로 조금씩 변한다.

과잉 자원은 결핍된 곳으로 넘어가기 위

해 반투막 쪽으로 모인다.

기술과 혁신에 의해 막의 투과성은 점점

높아져 과잉 자원은 결핍된 곳으로 넘어

와 필요에 의해 분산된다.

단순한 농도의 평형에 그치지 않고 자원

의 선순환이 일어나 사회적인 부가가치

를 창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자원이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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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Innovation

SOCIAL INNOVATION

1. IMBALANCE

2. INNOVATION

3. Osmotic EFFECT

4. SOCIAL IMPACT

Biological Osmotic Pressure

Osmotic PressureBusiness Model

용매(물 분자) 자원(Resource)

용질(소금, 설탕 등) 필요(Need)

삼투막기술, 혁신

(정도에 따라 투과성 증대)

결과 농도 평형 농도 평형 + 가치 창출

[표1] 삼투압 현상과 삼투압 비즈니스 모델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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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전역의 레스토랑이나 호텔, 식당 등에서 먹

을 만한 음식이나 음식재료가 빛을 보지 못하고 처

리되는 양은 하루에 얼마나 될까? 확실한 사실은 그

양은 적어도 3,000파운드는 훨씬 더 된다는 것. 그리

고 중요한 것은 그 3,000파운드의 음식은 보호소, 재

활시설에 있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의 노숙자 4,500명

을 위한 한 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

로 미국의 DC Central Kitchen이 1989년 이래로 꾸

준히 해왔던 일이다.

DC Central Kitchen의 회장 로버트 에거(Robert

Egger)는 교회의 봉사단체가 무료급식을 하기 위해

음식재료를 구매해오는 것을 보고 의문을 가졌다. 자

신이 푸드 서비스 관련 업계에서 일한 경험을 돌이

켜봤을 때, 초과하는 여분의 식재료가 영리단체에 의

해 구매되지 않고도 기부되거나 재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레스토랑의 버려지

기 직전의 과잉 식재료를 노숙자와 같이 끼니를 제

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식량의 직접적인 재활용

을 통해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음식으로 단순히 약자들의 주린 배를 채워

주기만 했다면 DC Central Kitchen은 지금만큼의 명

성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무료급식만을 기다리며 길

거리에서 전전하는 노숙자들을 보면서, 남아도는 음

식으로 그들의 굶주린 배만 채워줄 것이 아니라 사

회적인 욕구까지 채워주기로 했다. 로버트 에거는 기

부를 받은 음식재료들을 십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

를 창출했다. 재활시설이나 길거리의 노숙자들의 주

린 배를 채워주면서 그들과의 교류를 형성했다. 이는

그들의 자활 및 직업훈련을 위한 준비단계였다. 음식

산업은 방대한 영역에 걸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직업이 없이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충분한 훈련만 받는다면 그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시설과 길거리에서 음식을 주며 교류했던 노숙

자들에게 요리 직업 훈련을 시키는 데에도 기부 받

은 음식재료를 이용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음식 관련

산업에서 다양한 인재로 활용되고 있다.

DC Central Kitchen은 버려질 뻔한 과잉 식재료

를 재활용하여 그것들을 처리하는 비용을 줄이면서

도 결핍된 곳에 도움을 주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

다. 이러한 가치의 창출 프로세스는 노숙자의 자활

지원을 넘어 저소득층 청소년에 대한 양질의 간식

과 건강한 영양 교육 제공을 통해 음식의 건강한 반

환에까지 이르렀다. DC Central Kitchen의 모든 사

업은 음식에서 시작되며 음식을 통해 진행되고 그

들이 사회에 퍼뜨리고자 하는 가치 역시 음식을 통

해 전달된다. 이는 로버트 앵거가 음식에 관한 자신

의 노하우와 관심을 바탕으로 사회에 다양한 도움

과 가치를 퍼뜨릴 수 있는 방식을 연결했기에 가능

했던 결과이다.

음식, 네 안에 답이 있다

DC CENTRAL KITCHEN

하나의 지구 위에서 어떤 이들이 다이어트를 위해서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채식주의를 표방하고 있을 때,

다른 누군가는 먹는 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어 하루

하루를 살아나가고 있다. 누구는 많이 먹어 문제고 누

구는 적게 먹어 문제인 이 전 세계적인 영양의 불균형

문제에 대한 Table For Two의 사무국장인 고구레 마

사히사의 아이디어는 너무나도 간단했지만 그 누구도

실질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바로 지구를 하나의

밥상으로 생각하여 칼로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2007년 일본에서 비영리시민단체로 시작한 Table

For Two(이하 TFT)는 기존 식단보다 칼로리가

10~20% 낮은 TFT 식단을 제공하여 얻는 기부금 20

엔(개발도상국 학교급식의 한 끼 가격)을 기아를 겪고

있는 지역 학교의 급식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

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식당이나 카페테리아 등을

운영하는 법인이나 단체는 자신들의 건강식단을 개발

하고 여기에 TFT 로고를 붙이는 방식이다. 식량자원

을 칼로리로 보아 과잉된 국가에서의 칼로리를 덜어

내고 이를 기부금으로 치환하여 아프리카에 보내 식

량자원의 결핍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렇게 3년간

TFT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512만여 끼니를 제공했

으며 동시에 일본 국민들의 지방 144톤을 감소시켰

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부모가 가정에서 따로 점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아이들이 점심을 먹

기 위해 학교에서 집에 다시 갔다가 오는 경우가 줄어

들면서 진학률과 교육의 질이 동시에 상승하였다. 실

례로 르완다 마얀게소학교의 여아취학률은 총식 전과

비교하여 8% 상승하였고, 우간다의 한 학교에서는 주

수업 시간이 10시간 늘었다. 또한, 총식 이후 르완다

에서의 국가시험 합격률은 7%에서 70%로 상승했다.

이 간단한 사업은 첫해에는 열 개의 협력업체조차 채

우지 못하며 순탄치 않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 내에서만 250여 개의 업체와 제휴하고 있으며,

관련사업체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학교, 편의점, 자판

기, 배달 시스템으로까지 그 대상을 확장해나가고 있

다. 또한 인도, 미국, 타이완, 스위스, 영국 등의 국가로

까지 지부를 넓혀나가고 있다. 고구레 마사히사가 간

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혁신적으로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고자 것은 그의 비즈니스 마인

드에서 출발했다. 그는 맥킨지에서 7년간 근무하면서

수많은 사업모델을 접하고 솔루션을 제안했던 경험으

로 전 세계적인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

시했다. 이러한 TFT의 사업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

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남들이 모두 직시

하고 있는 기아라는 문제에 대해 균형을 맞추는 간단

하고도 직관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뛰어

난 비즈니스 모델로 재조명되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적인 고민과 경험을 조화시킨 이

TFT의 사례는 사회적 공헌이나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일본 및 세계 여러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너무나도 심플한 비만과 기아 사이의 균형 잡기

TABLE FOR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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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1

Social Innovation

Biological Osmotic Pressure Impact

Social Osmotic Pressure Impact Social Osmotic Pressure Impact

Biological Osmotic Pressure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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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9: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0 41

워싱턴 전역의 레스토랑이나 호텔, 식당 등에서 먹

을 만한 음식이나 음식재료가 빛을 보지 못하고 처

리되는 양은 하루에 얼마나 될까? 확실한 사실은 그

양은 적어도 3,000파운드는 훨씬 더 된다는 것. 그리

고 중요한 것은 그 3,000파운드의 음식은 보호소, 재

활시설에 있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의 노숙자 4,500명

을 위한 한 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

로 미국의 DC Central Kitchen이 1989년 이래로 꾸

준히 해왔던 일이다.

DC Central Kitchen의 회장 로버트 에거(Robert

Egger)는 교회의 봉사단체가 무료급식을 하기 위해

음식재료를 구매해오는 것을 보고 의문을 가졌다. 자

신이 푸드 서비스 관련 업계에서 일한 경험을 돌이

켜봤을 때, 초과하는 여분의 식재료가 영리단체에 의

해 구매되지 않고도 기부되거나 재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레스토랑의 버려지

기 직전의 과잉 식재료를 노숙자와 같이 끼니를 제

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식량의 직접적인 재활용

을 통해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음식으로 단순히 약자들의 주린 배를 채워

주기만 했다면 DC Central Kitchen은 지금만큼의 명

성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무료급식만을 기다리며 길

거리에서 전전하는 노숙자들을 보면서, 남아도는 음

식으로 그들의 굶주린 배만 채워줄 것이 아니라 사

회적인 욕구까지 채워주기로 했다. 로버트 에거는 기

부를 받은 음식재료들을 십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

를 창출했다. 재활시설이나 길거리의 노숙자들의 주

린 배를 채워주면서 그들과의 교류를 형성했다. 이는

그들의 자활 및 직업훈련을 위한 준비단계였다. 음식

산업은 방대한 영역에 걸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직업이 없이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충분한 훈련만 받는다면 그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시설과 길거리에서 음식을 주며 교류했던 노숙

자들에게 요리 직업 훈련을 시키는 데에도 기부 받

은 음식재료를 이용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음식 관련

산업에서 다양한 인재로 활용되고 있다.

DC Central Kitchen은 버려질 뻔한 과잉 식재료

를 재활용하여 그것들을 처리하는 비용을 줄이면서

도 결핍된 곳에 도움을 주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

다. 이러한 가치의 창출 프로세스는 노숙자의 자활

지원을 넘어 저소득층 청소년에 대한 양질의 간식

과 건강한 영양 교육 제공을 통해 음식의 건강한 반

환에까지 이르렀다. DC Central Kitchen의 모든 사

업은 음식에서 시작되며 음식을 통해 진행되고 그

들이 사회에 퍼뜨리고자 하는 가치 역시 음식을 통

해 전달된다. 이는 로버트 앵거가 음식에 관한 자신

의 노하우와 관심을 바탕으로 사회에 다양한 도움

과 가치를 퍼뜨릴 수 있는 방식을 연결했기에 가능

했던 결과이다.

음식, 네 안에 답이 있다

DC CENTRAL KITCHEN

하나의 지구 위에서 어떤 이들이 다이어트를 위해서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채식주의를 표방하고 있을 때,

다른 누군가는 먹는 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어 하루

하루를 살아나가고 있다. 누구는 많이 먹어 문제고 누

구는 적게 먹어 문제인 이 전 세계적인 영양의 불균형

문제에 대한 Table For Two의 사무국장인 고구레 마

사히사의 아이디어는 너무나도 간단했지만 그 누구도

실질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바로 지구를 하나의

밥상으로 생각하여 칼로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2007년 일본에서 비영리시민단체로 시작한 Table

For Two(이하 TFT)는 기존 식단보다 칼로리가

10~20% 낮은 TFT 식단을 제공하여 얻는 기부금 20

엔(개발도상국 학교급식의 한 끼 가격)을 기아를 겪고

있는 지역 학교의 급식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

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식당이나 카페테리아 등을

운영하는 법인이나 단체는 자신들의 건강식단을 개발

하고 여기에 TFT 로고를 붙이는 방식이다. 식량자원

을 칼로리로 보아 과잉된 국가에서의 칼로리를 덜어

내고 이를 기부금으로 치환하여 아프리카에 보내 식

량자원의 결핍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렇게 3년간

TFT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512만여 끼니를 제공했

으며 동시에 일본 국민들의 지방 144톤을 감소시켰

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부모가 가정에서 따로 점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아이들이 점심을 먹

기 위해 학교에서 집에 다시 갔다가 오는 경우가 줄어

들면서 진학률과 교육의 질이 동시에 상승하였다. 실

례로 르완다 마얀게소학교의 여아취학률은 총식 전과

비교하여 8% 상승하였고, 우간다의 한 학교에서는 주

수업 시간이 10시간 늘었다. 또한, 총식 이후 르완다

에서의 국가시험 합격률은 7%에서 70%로 상승했다.

이 간단한 사업은 첫해에는 열 개의 협력업체조차 채

우지 못하며 순탄치 않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 내에서만 250여 개의 업체와 제휴하고 있으며,

관련사업체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학교, 편의점, 자판

기, 배달 시스템으로까지 그 대상을 확장해나가고 있

다. 또한 인도, 미국, 타이완, 스위스, 영국 등의 국가로

까지 지부를 넓혀나가고 있다. 고구레 마사히사가 간

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혁신적으로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고자 것은 그의 비즈니스 마인

드에서 출발했다. 그는 맥킨지에서 7년간 근무하면서

수많은 사업모델을 접하고 솔루션을 제안했던 경험으

로 전 세계적인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

시했다. 이러한 TFT의 사업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

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남들이 모두 직시

하고 있는 기아라는 문제에 대해 균형을 맞추는 간단

하고도 직관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뛰어

난 비즈니스 모델로 재조명되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적인 고민과 경험을 조화시킨 이

TFT의 사례는 사회적 공헌이나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일본 및 세계 여러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너무나도 심플한 비만과 기아 사이의 균형 잡기

TABLE FOR TWO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0 41

Social Innovation

Biological Osmotic Pressure Impact

Social Osmotic Pressure Impact Social Osmotic Pressure Impact

Biological Osmotic Pressure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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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0: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2 43

CSR2.0 True Business Lasts Forever

2009년 런던에서는 CSR 1.0에 대한 장례식이 치러졌다. CSR

International의 대표인 웨인 비세르는 기존의 일차적인 CSR이

갖고 있던 3가지 저주(Incremental, Peripheral, Uneconomic)

를 얘기하며 CSR 2.0의 5가지 원칙(Creativity, Scalability, Respon-

siveness, glocality, circulality)을 제시했다.

기업이 열심히 번 돈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비즈니스' 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

들이 더 크고, 효율적이고, 빠르게 퍼져 나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펀드의 가치가 9천조에 달했으며 국내에

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범정부적인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베네

핏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거운 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기

회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보여주려고 한다. 실제로 사회적 책임을 다

하며 돈을 벌 수 있었던 기업들과 사회적 기업,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

델로 세상을 바꾸고 수익도 챙길 수 있었던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사례들을 지면에 담고 공유한다.

We need to move beyond the idea that CSR is about what you do with your money once you made it. Actually it's about how you make money.Wayne Visser, CSR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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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2.0 True Business Lasts Forever

2009년 런던에서는 CSR 1.0에 대한 장례식이 치러졌다. CSR

International의 대표인 웨인 비세르는 기존의 일차적인 CSR이

갖고 있던 3가지 저주(Incremental, Peripheral, Uneconomic)

를 얘기하며 CSR 2.0의 5가지 원칙(Creativity, Scalability, Respon-

siveness, glocality, circulality)을 제시했다.

기업이 열심히 번 돈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비즈니스' 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

들이 더 크고, 효율적이고, 빠르게 퍼져 나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펀드의 가치가 9천조에 달했으며 국내에

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범정부적인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베네

핏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거운 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기

회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보여주려고 한다. 실제로 사회적 책임을 다

하며 돈을 벌 수 있었던 기업들과 사회적 기업,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

델로 세상을 바꾸고 수익도 챙길 수 있었던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사례들을 지면에 담고 공유한다.

We need to move beyond the idea that CSR is about what you do with your money once you made it. Actually it's about how you make money.Wayne Visser, CSR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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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4 45

해마다 기업들이 CSR 활동에 투자하는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 대기업 11곳의 2010년

사회공헌 부분 예산 평균 증가율은 전년도와 비교

하면 11.3%에 달했다. 비용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

라 사회공헌활동의 폭도 넓어져 다양한 사회문제

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물에 대해서 의심

해 볼 필요가 있다.

지구 온난화를 대비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

기되었고, 실제로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2000년에

서 2007년 사이의 전 세계 이산화탄소 증가율은 연간 3.5%로 1990년에서 1999

년 사이의 0.9%에 견주어 약 4배로 증가했다. 즉, 발생하고 있던 사회적 문제의 심

각성이 CSR1.0으로 해결 가능한 범위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CSR이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회문제에서 실질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CSR1.0(기존 CSR)의 첫 번째 한계로 지목된다.

CORPORATE SUSTAINABILITY & RESPONSIBILITY

CURSE01점진적인 사회적 책임의 한계

INCREMENTAL CSR

CURSE02주변적인 사회적 책임의 한계

peripheral CSR

두 번째 한계는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와 연계되어야 할 CSR이 현실적으로 그렇

지 못하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은 CSR 담당 부서가 없거나, 있다 해도 전문 인력이

부족하며 회사 업무에서 변두리에 머물러 있다.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와 연계되어

소비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져야 할 CSR이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발

적이고 지엽적인 마케팅이나 홍보의 수단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마지막 세 번째 한계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언제나 기업의 단기 매출 및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

움을 줄 수는 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예를 들면,

2002년 8월 미국에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담배, 주류, 도박과 관

련된 회사들에 투자하는 Vice Fund(죄악의 펀드)가 S&P500(국제 신용평가기관인

Standard&Poors가 작성하는 주가지수)과 사회책임투자펀드의 최근 3년간의 평균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그렇다.

CURSE03비경제적 사회적 책임의 한계

UNECONOMICAL CSR

Dr. Wayne VisserFounder and Director of think-tank CSR International and the author/editor of eleven books, includ-ing nine on the role of business in society, such as The A to Z of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nd The World Guide to CSR. His most recent book is The Age of Responsibility: CSR 2.0 and the New DNA of Business.

In addition, Wayne is Senior Asso-ciate at the University of Cambridge Programme for Sustainability Leadership, Visiting Professor of Sustainability at Magna Carta College, Oxford, and Birmingham Graduate School and of CSR at La Trobe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 Australia.

2010년에만 30여 곳 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사랑의 도시락 또는 급식 행사에 참여했다. 임직원 봉

사활동은 조금 과장해서 대한민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모든 기업이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존의 진

부한 방법으로는 CSR1.0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식상함을 벗어나 작은 부분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면 긍정적이고 커

다란 사회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의 Freeplay Energy의 Wind-Up 기술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5%인 20억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거주한다. 그들은 대안으로 건전지를 이용하는데, 구매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가격도 비싸서 실

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Freeplay Energy는 태양광전지와 태엽을 결합하여 만든 자가발전이 가능한 라디오, 손전등, 의료기기,

정수기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며, 그 결과 저렴한 가격으로 마을에 빛을 밝히고 사람들은 라디오를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이래로 20만 개의 자가발전 라디오가 개발도상국에 제공되었고 80만 명의 사람들이 혜택을 보았다.

C 창의혁신을 통한 긍정적 변화

REATIVITY

두 번째 원칙의 핵심은 기업의 참여로 이루어내는 규모의 해결이다. 커피 시장을 예로 들면 TRAIDCRAFT 같은 회사들의 활

발한 활동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취급하는 커피전문점들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소비층이 만들어지고 있

다. 공정무역커피는 커피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사회적인 의미가 있

다. 그러나 NGO 등 시민사회를 위주로 한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도 틈새시장으로 남아 있고 전 세계 공정무역 커피의 비율은

전체 커피시장에서 4%에 불과하다.

지난 2006년 월마트는 취급하는 모든 면화를 유기농으로 교체하고 5년 이내에 미국 내 모든 매장에서 해양관리협의회(MSC)

로부터 인증을 받은 물고기만을 팔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에서 취급하는 모든 상품이 윤리적

제품일 경우에 월마트가 가진 공급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이루어내는 변화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이 어떠할지 쉽게 상상할 수 있

다. 월마트는 친환경 제품을 판매대에 올려놓고 소비자들에게 윤리적 소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 과정자체를 변화시킴

으로써 더 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것은 단순히 윤리적 상품을 가판대에 올리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대기업들이

조금만 비즈니스의 방법을 바꾼다면 엄청난 규모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다른 예로 일본에서 2010년 7월을 기준으로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13개월 연속 판매 1위 자동차에 올랐는데, 프리우스는 1

리터당 29.2Km의 연비를 자랑하는 친환경자동차의 대표적 모델이다. 다만, 가격이 약 4,000만원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면서도 친환경이라는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자동차가 인도에 나타났다. 바로 인

도의 대기업인 타타그룹 산하 타타 모터스가 만든 타타나노이다. 마티즈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이 자동차는 23.6km의 하이

브리드급 연비를 자랑하고 기존 인도의 대표적인 이동수단인 오토바이보다 오염물질을 덜 배출한다. 사실 이런 친환경적인 특

징은 타타나노가 이뤄낸 성과의 일부일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가진 타타나노는 인도에서 기반시

설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 2009년 처음 나왔을 때 가격이 약 25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타타나노의 저렴한 가격은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그것은 이동시간의 단축을 의미하며, 남은 시간의 활용은 곧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타

타 나노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인도 사람들의 삶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장기적으로도 인도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변화의 실

마리가 되었던 것이다.

SOLUTION

01

S 기업이 이루어내는 대규모의 해결책

CALABILITYSOLUTION

02월마트의 CSR 활동 시작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이다. 카트리나가 지역을 덮쳤을 당시 한 직원이 주민들에게 위기상황이니 필요한 모든 걸 가져라고 상부의 허락 없이 창고를 개방했다. 그러나 이 직원은 해고 당하지 않고 경영진들에게 물류 업체로서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각인시켜 오히려 월마트의 CSR에 불을 지피게 되었다.

Corporate Sustainability

CORPORATE SUSTA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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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3: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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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기업들이 CSR 활동에 투자하는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 대기업 11곳의 2010년

사회공헌 부분 예산 평균 증가율은 전년도와 비교

하면 11.3%에 달했다. 비용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

라 사회공헌활동의 폭도 넓어져 다양한 사회문제

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물에 대해서 의심

해 볼 필요가 있다.

지구 온난화를 대비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

기되었고, 실제로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2000년에

서 2007년 사이의 전 세계 이산화탄소 증가율은 연간 3.5%로 1990년에서 1999

년 사이의 0.9%에 견주어 약 4배로 증가했다. 즉, 발생하고 있던 사회적 문제의 심

각성이 CSR1.0으로 해결 가능한 범위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CSR이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회문제에서 실질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CSR1.0(기존 CSR)의 첫 번째 한계로 지목된다.

CORPORATE SUSTAINABILITY & RESPONSIBILITY

CURSE01점진적인 사회적 책임의 한계

INCREMENTAL CSR

CURSE02주변적인 사회적 책임의 한계

peripheral CSR

두 번째 한계는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와 연계되어야 할 CSR이 현실적으로 그렇

지 못하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은 CSR 담당 부서가 없거나, 있다 해도 전문 인력이

부족하며 회사 업무에서 변두리에 머물러 있다.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와 연계되어

소비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져야 할 CSR이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발

적이고 지엽적인 마케팅이나 홍보의 수단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마지막 세 번째 한계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언제나 기업의 단기 매출 및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

움을 줄 수는 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예를 들면,

2002년 8월 미국에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담배, 주류, 도박과 관

련된 회사들에 투자하는 Vice Fund(죄악의 펀드)가 S&P500(국제 신용평가기관인

Standard&Poors가 작성하는 주가지수)과 사회책임투자펀드의 최근 3년간의 평균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그렇다.

CURSE03비경제적 사회적 책임의 한계

UNECONOMICAL CSR

Dr. Wayne VisserFounder and Director of think-tank CSR International and the author/editor of eleven books, includ-ing nine on the role of business in society, such as The A to Z of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nd The World Guide to CSR. His most recent book is The Age of Responsibility: CSR 2.0 and the New DNA of Business.

In addition, Wayne is Senior Asso-ciate at the University of Cambridge Programme for Sustainability Leadership, Visiting Professor of Sustainability at Magna Carta College, Oxford, and Birmingham Graduate School and of CSR at La Trobe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 Australia.

2010년에만 30여 곳 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사랑의 도시락 또는 급식 행사에 참여했다. 임직원 봉

사활동은 조금 과장해서 대한민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모든 기업이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존의 진

부한 방법으로는 CSR1.0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식상함을 벗어나 작은 부분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면 긍정적이고 커

다란 사회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의 Freeplay Energy의 Wind-Up 기술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5%인 20억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거주한다. 그들은 대안으로 건전지를 이용하는데, 구매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가격도 비싸서 실

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Freeplay Energy는 태양광전지와 태엽을 결합하여 만든 자가발전이 가능한 라디오, 손전등, 의료기기,

정수기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며, 그 결과 저렴한 가격으로 마을에 빛을 밝히고 사람들은 라디오를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이래로 20만 개의 자가발전 라디오가 개발도상국에 제공되었고 80만 명의 사람들이 혜택을 보았다.

C 창의혁신을 통한 긍정적 변화

REATIVITY

두 번째 원칙의 핵심은 기업의 참여로 이루어내는 규모의 해결이다. 커피 시장을 예로 들면 TRAIDCRAFT 같은 회사들의 활

발한 활동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취급하는 커피전문점들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소비층이 만들어지고 있

다. 공정무역커피는 커피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사회적인 의미가 있

다. 그러나 NGO 등 시민사회를 위주로 한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도 틈새시장으로 남아 있고 전 세계 공정무역 커피의 비율은

전체 커피시장에서 4%에 불과하다.

지난 2006년 월마트는 취급하는 모든 면화를 유기농으로 교체하고 5년 이내에 미국 내 모든 매장에서 해양관리협의회(MSC)

로부터 인증을 받은 물고기만을 팔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에서 취급하는 모든 상품이 윤리적

제품일 경우에 월마트가 가진 공급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이루어내는 변화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이 어떠할지 쉽게 상상할 수 있

다. 월마트는 친환경 제품을 판매대에 올려놓고 소비자들에게 윤리적 소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 과정자체를 변화시킴

으로써 더 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것은 단순히 윤리적 상품을 가판대에 올리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대기업들이

조금만 비즈니스의 방법을 바꾼다면 엄청난 규모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다른 예로 일본에서 2010년 7월을 기준으로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13개월 연속 판매 1위 자동차에 올랐는데, 프리우스는 1

리터당 29.2Km의 연비를 자랑하는 친환경자동차의 대표적 모델이다. 다만, 가격이 약 4,000만원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면서도 친환경이라는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자동차가 인도에 나타났다. 바로 인

도의 대기업인 타타그룹 산하 타타 모터스가 만든 타타나노이다. 마티즈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이 자동차는 23.6km의 하이

브리드급 연비를 자랑하고 기존 인도의 대표적인 이동수단인 오토바이보다 오염물질을 덜 배출한다. 사실 이런 친환경적인 특

징은 타타나노가 이뤄낸 성과의 일부일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가진 타타나노는 인도에서 기반시

설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 2009년 처음 나왔을 때 가격이 약 25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타타나노의 저렴한 가격은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그것은 이동시간의 단축을 의미하며, 남은 시간의 활용은 곧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타

타 나노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인도 사람들의 삶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장기적으로도 인도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변화의 실

마리가 되었던 것이다.

SOLUTION

01

S 기업이 이루어내는 대규모의 해결책

CALABILITYSOLUTION

02월마트의 CSR 활동 시작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이다. 카트리나가 지역을 덮쳤을 당시 한 직원이 주민들에게 위기상황이니 필요한 모든 걸 가져라고 상부의 허락 없이 창고를 개방했다. 그러나 이 직원은 해고 당하지 않고 경영진들에게 물류 업체로서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각인시켜 오히려 월마트의 CSR에 불을 지피게 되었다.

Corporate Sustainability

CORPORATE SUSTA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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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4: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6 47

Glocality는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라는 말을 의미하는 단어다. 많은 국내기업이 개발도상국들의 사

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외 CSR프로그램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에 대한 결정과 평가는 해당 국

가의 입장에 근거해야 한다.

몇 년 전 호주의 광업회사인 BHP빌리턴은 기업의 비즈니스가 미치는 환경적인 부분을 분석한 BiE(Business in Environment)

Index에서 전력낭비와 전력비효율성 때문에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그 당시 BHP빌리턴의 생산시설이 남부 아프리카에 기반을

두고 있었는데 그 지역은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전력의 비효율적인 사용 때문에

환경적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 지역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지역의 최우선 과제는

말라리아였고 BHP빌리턴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

는 BiE Index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사회적인 문제들은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같은 문제라도 지역, 시기, 심각성 등에 따라 접근방법과 해결책이 달라져야 한다.

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비즈니스와 산업화를 의미하는 모습이다. 기존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모습은 파이프의 끝

에 필터를 달아 연기를 정화시키는 모습이었는데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서는 필터를 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순환을 끊을 생각을 해야 한다.

Cradle to Cradle(요람에서 요람까지)은 디자이너 윌리엄 맥도너와 화학자 미카엘 브라운가르트가 창안한 패러다임이다.

Cradle to Cradle의 개념을 담은 책이 출판되었을 때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역설적인 생산이 뜻하는 바

는 플라스틱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용도를 가지고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관점이다. 모든 제품은 생물학적인 영양분 또는 기술적인 영양분으로 환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생물

학적인 영양분이라는 것은 제품이 환경적으로 해가 없는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기술적인 영양분이라는 것은 제품

의 수명이 끝났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다른 용도로 바뀌거나 재활용되어 지속적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 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성공적인 사례는 지난 2002년 휴대폰 및 액세서리를 재활용을 목적으로 영국에서 출범한 Fonebak 시스템이다. 휴대폰의 평

균 수명은 8개월 정도이며 핸드폰에서 사용되는 일부 중금속은 콩고 공화국에서만 생산된다. 전국의 1,200개가 넘는 소매점을

통해 휴대폰을 수거하여 분해해서 재활용하거나 개발도상국에 저렴한 가격으로 재판매 하였다. 이렇게 수거되어 재활용과정을

거친 휴대폰의 수는 약 1억 8천 개가 넘는다. Fonebak의 사례와 Cradle to Cradle 인증제도에서 알 수 있듯이 악순환을 끊고

효율적인 선순환을 향해가는 것, 이것이 CSR2.0의 다섯 번째 원칙이다. 에디터 주민우

R 이해관계자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

ESPONSIVENESSSOLUTION

03

2 세계와 지역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사회적 책임

GLOCALITYSOLUTION

04

0 순환 끊기(CLOSING THE LOOP)

CIRCULARITYSOLUTION

05

비즈니스는 소비자들과 사회의 요구를 찾고 그러한 욕구에 대응하는 과정이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기업의 더욱 적극적이

고 전략적인 대응이 CSR 2.0의 세 번째 원칙이다. Web 1.0이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친 것처럼 고전적인 CSR이 기업 홈

페이지에 팸플릿 같은 CSR 보고서를 올리는 식의 일방적인 사회공헌이었다면 CSR 2.0에서는 Web2.0과 흐름을 맞추어 소비

자와 소통하고 모두와 공유하는 모델로 이어진다.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 간의 개방과 공유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세계 지속가능 발전기업 협의' 와 IBM, 노키아, 소니 등이

2008년에 합의한 환경특허 공용제가 적합한 사례이다. 환경특허공용제는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해 기업이나 단체가 소유한 친환

경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고 기업 간의 협동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Benefit은 독자들에게 참신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외국 잡지, 재단, 교육기관들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Unreasonable institute

Unreasonable institue는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서 지속가능하고 시스템적인 해결책인 만들고자 하는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가들을 후

원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Unreasonable institute는 단순한 기부만으로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점에서 출발하여 현재

아쇼카 재단을 비롯해 약 30곳의 기업 및 미디어 그리고 NG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그 밖에 여러 분야 63명의 전문가들이

젊은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기 위해 함께 하고 있습니다. Unreasonable institute는 사회적인 혁신과 투자를

위한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Tactical Philanthropy Advisors

Tactical Philanthropy Advisors는 기존의 기부방법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효율적이고 즐거운 방법으로 자선활동을 하는데 도움을 주

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일차원적인 기부에서 벗어나 기부금이 최대한 적절한 곳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Tactical Philanthropy Advisors의 창립자이자 CEO인 Sean Stannard-Stockton은 세계경제포럼 자선 및 사회적

투자 이사회에 소속되어있으면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 타임스 등 많은 미디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

습니다.

Global Social & Sustainable Enterprise

Global Social & Sustainable Enterprise(GSSE)는 콜로라도 주립대의 MBA 프로그램입니다. GSSE는 빈곤, 질병, 환경 등 전 지구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가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Beyond Profit

사회투자 전문회사인 인텔리캡이 발행하는 사회적 기업 매거진인 Beyond Profit은 가난, 기후변화, 교육, 건강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

려는 사회혁신기업들의 이야기와 아이디어, 사람들에 관해서 전문가의 통찰력 있는 의견을 전달합니다.

Social Edge

Social Edge는 지난 2003년 SKOLL 재단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가, NGO 그리고 사회적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일하

는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가들은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를 공유하는데 도움

을 주고 있습니다. Social Edge는 사회적 기업가 뿐 아니라 사회적 이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온라인 온라인 워크숍과 토론을 통해

이상과 현실의 균형 잡힌 시각과 지식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CSR International

CSR International은 발전된 형태의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에 대한 연구 및 홍보를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설립한 민간 씽크 탱크

입니다. 대표인 웨인 비서르는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선임연구원인 동시에 버밍엄대학원의 지속가능성 부문 교수로 재직 중

입니다. CSR International은 CSR에 대한 학문적 연구뿐 아니라 기업 및 정부가 CSR을 진단하고 시스템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

와주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 동감해서 많은 교수와 전문가들이 CSR International에 동참하고 있

는데 대표적인 인물로 C.K.프라할라드 교수와 함께 "The Fortun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를 저술한 코넬대학교 스튜어트 하트

교수가 있습니다.

Benefit Magazine Partners

Corporate Sustainability

&

benefitmag2.indd 46-47 2010-12-20 �� 2:02:49

Page 45: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46 47

Glocality는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라는 말을 의미하는 단어다. 많은 국내기업이 개발도상국들의 사

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외 CSR프로그램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에 대한 결정과 평가는 해당 국

가의 입장에 근거해야 한다.

몇 년 전 호주의 광업회사인 BHP빌리턴은 기업의 비즈니스가 미치는 환경적인 부분을 분석한 BiE(Business in Environment)

Index에서 전력낭비와 전력비효율성 때문에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그 당시 BHP빌리턴의 생산시설이 남부 아프리카에 기반을

두고 있었는데 그 지역은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전력의 비효율적인 사용 때문에

환경적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 지역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지역의 최우선 과제는

말라리아였고 BHP빌리턴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

는 BiE Index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사회적인 문제들은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같은 문제라도 지역, 시기, 심각성 등에 따라 접근방법과 해결책이 달라져야 한다.

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비즈니스와 산업화를 의미하는 모습이다. 기존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모습은 파이프의 끝

에 필터를 달아 연기를 정화시키는 모습이었는데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서는 필터를 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순환을 끊을 생각을 해야 한다.

Cradle to Cradle(요람에서 요람까지)은 디자이너 윌리엄 맥도너와 화학자 미카엘 브라운가르트가 창안한 패러다임이다.

Cradle to Cradle의 개념을 담은 책이 출판되었을 때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역설적인 생산이 뜻하는 바

는 플라스틱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용도를 가지고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관점이다. 모든 제품은 생물학적인 영양분 또는 기술적인 영양분으로 환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생물

학적인 영양분이라는 것은 제품이 환경적으로 해가 없는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기술적인 영양분이라는 것은 제품

의 수명이 끝났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다른 용도로 바뀌거나 재활용되어 지속적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 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성공적인 사례는 지난 2002년 휴대폰 및 액세서리를 재활용을 목적으로 영국에서 출범한 Fonebak 시스템이다. 휴대폰의 평

균 수명은 8개월 정도이며 핸드폰에서 사용되는 일부 중금속은 콩고 공화국에서만 생산된다. 전국의 1,200개가 넘는 소매점을

통해 휴대폰을 수거하여 분해해서 재활용하거나 개발도상국에 저렴한 가격으로 재판매 하였다. 이렇게 수거되어 재활용과정을

거친 휴대폰의 수는 약 1억 8천 개가 넘는다. Fonebak의 사례와 Cradle to Cradle 인증제도에서 알 수 있듯이 악순환을 끊고

효율적인 선순환을 향해가는 것, 이것이 CSR2.0의 다섯 번째 원칙이다. 에디터 주민우

R 이해관계자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

ESPONSIVENESSSOLUTION

03

2 세계와 지역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사회적 책임

GLOCALITYSOLUTION

04

0 순환 끊기(CLOSING THE LOOP)

CIRCULARITYSOLUTION

05

비즈니스는 소비자들과 사회의 요구를 찾고 그러한 욕구에 대응하는 과정이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기업의 더욱 적극적이

고 전략적인 대응이 CSR 2.0의 세 번째 원칙이다. Web 1.0이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친 것처럼 고전적인 CSR이 기업 홈

페이지에 팸플릿 같은 CSR 보고서를 올리는 식의 일방적인 사회공헌이었다면 CSR 2.0에서는 Web2.0과 흐름을 맞추어 소비

자와 소통하고 모두와 공유하는 모델로 이어진다.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 간의 개방과 공유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세계 지속가능 발전기업 협의' 와 IBM, 노키아, 소니 등이

2008년에 합의한 환경특허 공용제가 적합한 사례이다. 환경특허공용제는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해 기업이나 단체가 소유한 친환

경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고 기업 간의 협동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Benefit은 독자들에게 참신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외국 잡지, 재단, 교육기관들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Unreasonable institute

Unreasonable institue는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서 지속가능하고 시스템적인 해결책인 만들고자 하는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가들을 후

원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Unreasonable institute는 단순한 기부만으로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점에서 출발하여 현재

아쇼카 재단을 비롯해 약 30곳의 기업 및 미디어 그리고 NG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그 밖에 여러 분야 63명의 전문가들이

젊은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기 위해 함께 하고 있습니다. Unreasonable institute는 사회적인 혁신과 투자를

위한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Tactical Philanthropy Advisors

Tactical Philanthropy Advisors는 기존의 기부방법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효율적이고 즐거운 방법으로 자선활동을 하는데 도움을 주

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일차원적인 기부에서 벗어나 기부금이 최대한 적절한 곳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Tactical Philanthropy Advisors의 창립자이자 CEO인 Sean Stannard-Stockton은 세계경제포럼 자선 및 사회적

투자 이사회에 소속되어있으면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 타임스 등 많은 미디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

습니다.

Global Social & Sustainable Enterprise

Global Social & Sustainable Enterprise(GSSE)는 콜로라도 주립대의 MBA 프로그램입니다. GSSE는 빈곤, 질병, 환경 등 전 지구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가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Beyond Profit

사회투자 전문회사인 인텔리캡이 발행하는 사회적 기업 매거진인 Beyond Profit은 가난, 기후변화, 교육, 건강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

려는 사회혁신기업들의 이야기와 아이디어, 사람들에 관해서 전문가의 통찰력 있는 의견을 전달합니다.

Social Edge

Social Edge는 지난 2003년 SKOLL 재단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가, NGO 그리고 사회적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일하

는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가들은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를 공유하는데 도움

을 주고 있습니다. Social Edge는 사회적 기업가 뿐 아니라 사회적 이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온라인 온라인 워크숍과 토론을 통해

이상과 현실의 균형 잡힌 시각과 지식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CSR International

CSR International은 발전된 형태의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에 대한 연구 및 홍보를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설립한 민간 씽크 탱크

입니다. 대표인 웨인 비서르는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선임연구원인 동시에 버밍엄대학원의 지속가능성 부문 교수로 재직 중

입니다. CSR International은 CSR에 대한 학문적 연구뿐 아니라 기업 및 정부가 CSR을 진단하고 시스템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

와주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 동감해서 많은 교수와 전문가들이 CSR International에 동참하고 있

는데 대표적인 인물로 C.K.프라할라드 교수와 함께 "The Fortun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를 저술한 코넬대학교 스튜어트 하트

교수가 있습니다.

Benefit Magazine Partners

Corporate Susta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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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6: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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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Coen Gilbert는 와튼 비즈니스 스쿨

을 다니던 시절에 프로젝트로 길거리 농

구를 지원하는 농구화 전문 회사를 세웠

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주주 이익

의 극대화'보다는 '길거리 농구의 지원'이라는 사회

적 미션을 우선시하는 기업이었다. 시작은 미미하

였으나 곧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앤

드원은 창립 10년 만에 연 매출 2,400억 원을 올리

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거대한 경쟁자들과 어깨

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앤드원이 커지면서 회사를 공개하고 주식

을 상장하는 과정에서 제이 코엔 길버트는 기존의

사회적 미션을 계속해서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기존 법으로는 제이 코엔 길버트가 지키려는 가치

를 보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농구화가 잘 팔리

면서 주주들은 '주주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하

는 주식회사에서 자신들이 배당받을 돈이 길거리

농구를 지원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결국, 앤드원은 매각되었고 길버트는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회사에 더는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앤드원의 사례 이외에도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던

기업들에서 비슷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2007

년 벌꿀 천연 화장품으로 유명한 버츠비(Burt's

Bee)의 경우 세제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 클로

락스에게 100억에 팔려나갔다. 1차 대전 당시 독

가스로 살포한 적도 있었던 유해물질로 청소용품 '

락스'를 만드는 회사, 그러니까 가장 사람에게 독

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회사

를 인수한 것이다. 그리고 곧 출시한 친환경 제품

라인인 Green Works는 성공해서 M&A의 성공적

인 사례로 손꼽는 경우도 있으나 그린워싱(green-

washing)의 일환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락스는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고 그들이 생산하겠다고 밝

혔던 Formular 410은 12개 주에서 불법일 정도의

독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클로락스 같

은 회사 내에서 버츠비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환경을

보호하고 사람의 몸에 좋은 것을 생산하겠다는 사명

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제이 코엔 길버트는 자신의 사례와 계속해서 터지는

안 좋은 인수합병의 해결책으로 Benefit Corpora-

tion, B Corporation을 만들게 되었다. B Corpora-

tion은 기업의 정관에 사회적 사명을 명시하고, 기존

의 기업 목표인 '주주이윤의 극대화'에서 벗어난 이해

관계자 중심의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의 형태이다. 사

회적 사명이 있으면서 영리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

업들을 지켜내기 위해 그는 2년에 걸쳐 학계와 재계

에서 600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 B Cor-

poration 인증제를 개발했다.

B Corporation이 있기 전까지는 기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영리와 비영리의 사이에서 선택이 이루

어져야만 했다. 그러나 B Corporation은 새로운 기

업의 형태로 영리를 추구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명에

따른 공공의 이익을 추구는 행위를 보호받을 수 있

는 기업이다. 정확히 영리기업, 비영리 기업은 아니

지만, 그 중간 어디쯤엔가 위치한 기업인 것이다. 그

리고 주주(Shareholder)를 위한 기업이 아닌 환경,

직원, 지역사회, 소비자 모두를 아우르는 이해관계자

(Stakeholder)를 위한 기업이다.

2008년 처음 B Corporation 모델이 만

들어졌을 때에는 어떠한 법적 장치도 없

었고, 단순한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하

지만 지금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

의 6개 주에서 B Corporation 법률이 발효 중이다.

이제는 좋은 일을 하고 싶은 기업들이 주식을 공개

해도 자신의 사명을 지킬 수가 있고 또 법률적인 세

제혜택도 받을 수가 있게 되었다. 이러한 뜻에 동의

하여 B Corporation에 참가하고 있는 기업은 유럽

과 캐나다, 미국의 34개 주에 자리 잡고 있고 숫자는

354개에 달한다.

착한 기업의 요람B Corporation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여기 그런 기업만 354개

쯤 모아놓은 단체가 있다. 평균적으로 1개 기업당 연 매출액은 70억에 달한다. 게다가

각 기업은 착한 일을 하면서 매출액의 0.1%를 자진납부 한다. 354개의 착한 기업들은

도대체 무얼 보고 이 단체에 속하게 된 것일까?

How to be a B Corporation?

B Corporation이 되기 위해서는 180개 문항에 답을 해야 한다. 투명성, 환

경, 직원, 지역사회, 소비자 등 5가지 카테고리에 대답해서 200점 만점에 80

점 이상을 맞아야 한다. 실제로 테스트를 진행해 본 결과 미국의 실정에 적합

한 지역성이 강한 질문들이 많았으나 그만큼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쓴 것이

눈에 띄었다. 매년 개정되는 180개의 질문을 통과해서 B Corporation이 되

었다면 매출액의 0.1%를 인증비로 내게 된다. B Lab은 비영리 단체로 납부

된 인증비를 사용하여 B Corporation을 법률로 상정시키기 위한 로비활동과

B Corporation의 관리 및 브랜드 마케팅의 활동을 이어나간다.

What are the Benefits?

B Corporation에 가입하면 법적으로 보호받는다는 것은 알겠는데 좋

은 일을 하면서 힘들게 번 매출액의 0.1%를 낼 만큼 큰 이득이 있을

까? 회원사들이 갖는 이득 중에 가장 큰 것은 바로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이다. B Corporation의 마크가 찍혀 있다는 것은 미국의 대표적인 친환

경 소비재 회사인 Seventh Generation, 혹은 중고 책을 판매해 문맹 퇴치 활

동을 하는 Better World Books 등의 기업과 이미지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BIRS를 통한 가입 절차는 단순히 좋은 마케팅과 좋

은 회사를 구분 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즉, 회원사인 B Corporation

이 좋은 일을 할 때마다 B Corporation의 로고는 소비자들에게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2010년 12월에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벌인 B Corporation

광고 캠페인도 회원사들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B Corporation이 가진 서비스 파트너쉽 역시 매력적인 부분이다. 40개가 넘

는 서비스 파트너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Salesforce.com같은 솔루션 회

사들이 제공하는 CRM, ERP 시스템을 큰 폭으로 할인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예일대도 서비스 파트너로서 B Corporation에 예일대 졸업생이 취직

하게 되면 학자금 대출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B Lab에 따르면 B Corporation에 가입한 회사들이 직접적으로 아끼게 된

비용이 총 11억이 넘는다고 한다. 50개가 넘는 기업이 인증비를 웃도는 수익

을 단순한 가입만으로 창출해내며 2개의 기업은 10배가 넘는 ROI를 나타낸

다. 게다가 오바마 정부, 20개의 사모펀드와 2조 3천억의 자산을 가진 벤쳐

캐피탈들이 B Corporation의 사명에 기초한 기업정신에 동의하여 최근 공식

적으로 B Corporation을 지지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B Corporation, REWRITING BUSINESS

B Corporation의 모델이 시사하는 바는 좋은 일을 하는 기업에 있어서 새

로운 생태계이자 다른 기업들이 이해관계자 중심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

임을 다하려 할 때의 가이드라인이다. B Corporation은 2010년에 많은 발

전이 있었다. 2010년 초 200개의 기업이 현재는 354개로 늘어났고 회원사

의 매출은 총 20조에 달하며 6개 주를 제외한 주에서도 법률의 제정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주주이윤의 극대화'를 벗어나 '이해 관계자 이윤의 극대화'로 발전한

기업의 형태. 많은 사람의 동의와 지지를 얻으며 발전해 나가고 있는 이 새로

운 기업의 모델이 앞으로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에디터 김남희

B Impact Rating System은 가입 절차 그 자체보다

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는 데에 의미가 있

다. B Corporation의 기준 점수인 80점이 되기 위해

서는 어떠한 부분이 부족한지,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져 있는 항목들을 보면서 자신의 회사를 되돌아 볼 기

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업분야별로 맞

춤형 질문지가 나와서 자신의 회사가 사회책임기업

이 되기 위해서 가야 할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

해 줄 수 있다.

Corporate Sustainability

CORPORATE SUSTA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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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7: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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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Coen Gilbert는 와튼 비즈니스 스쿨

을 다니던 시절에 프로젝트로 길거리 농

구를 지원하는 농구화 전문 회사를 세웠

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주주 이익

의 극대화'보다는 '길거리 농구의 지원'이라는 사회

적 미션을 우선시하는 기업이었다. 시작은 미미하

였으나 곧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앤

드원은 창립 10년 만에 연 매출 2,400억 원을 올리

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거대한 경쟁자들과 어깨

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앤드원이 커지면서 회사를 공개하고 주식

을 상장하는 과정에서 제이 코엔 길버트는 기존의

사회적 미션을 계속해서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기존 법으로는 제이 코엔 길버트가 지키려는 가치

를 보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농구화가 잘 팔리

면서 주주들은 '주주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하

는 주식회사에서 자신들이 배당받을 돈이 길거리

농구를 지원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결국, 앤드원은 매각되었고 길버트는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회사에 더는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앤드원의 사례 이외에도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던

기업들에서 비슷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2007

년 벌꿀 천연 화장품으로 유명한 버츠비(Burt's

Bee)의 경우 세제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 클로

락스에게 100억에 팔려나갔다. 1차 대전 당시 독

가스로 살포한 적도 있었던 유해물질로 청소용품 '

락스'를 만드는 회사, 그러니까 가장 사람에게 독

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회사

를 인수한 것이다. 그리고 곧 출시한 친환경 제품

라인인 Green Works는 성공해서 M&A의 성공적

인 사례로 손꼽는 경우도 있으나 그린워싱(green-

washing)의 일환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락스는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고 그들이 생산하겠다고 밝

혔던 Formular 410은 12개 주에서 불법일 정도의

독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클로락스 같

은 회사 내에서 버츠비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환경을

보호하고 사람의 몸에 좋은 것을 생산하겠다는 사명

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제이 코엔 길버트는 자신의 사례와 계속해서 터지는

안 좋은 인수합병의 해결책으로 Benefit Corpora-

tion, B Corporation을 만들게 되었다. B Corpora-

tion은 기업의 정관에 사회적 사명을 명시하고, 기존

의 기업 목표인 '주주이윤의 극대화'에서 벗어난 이해

관계자 중심의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의 형태이다. 사

회적 사명이 있으면서 영리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

업들을 지켜내기 위해 그는 2년에 걸쳐 학계와 재계

에서 600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 B Cor-

poration 인증제를 개발했다.

B Corporation이 있기 전까지는 기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영리와 비영리의 사이에서 선택이 이루

어져야만 했다. 그러나 B Corporation은 새로운 기

업의 형태로 영리를 추구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명에

따른 공공의 이익을 추구는 행위를 보호받을 수 있

는 기업이다. 정확히 영리기업, 비영리 기업은 아니

지만, 그 중간 어디쯤엔가 위치한 기업인 것이다. 그

리고 주주(Shareholder)를 위한 기업이 아닌 환경,

직원, 지역사회, 소비자 모두를 아우르는 이해관계자

(Stakeholder)를 위한 기업이다.

2008년 처음 B Corporation 모델이 만

들어졌을 때에는 어떠한 법적 장치도 없

었고, 단순한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하

지만 지금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

의 6개 주에서 B Corporation 법률이 발효 중이다.

이제는 좋은 일을 하고 싶은 기업들이 주식을 공개

해도 자신의 사명을 지킬 수가 있고 또 법률적인 세

제혜택도 받을 수가 있게 되었다. 이러한 뜻에 동의

하여 B Corporation에 참가하고 있는 기업은 유럽

과 캐나다, 미국의 34개 주에 자리 잡고 있고 숫자는

354개에 달한다.

착한 기업의 요람B Corporation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여기 그런 기업만 354개

쯤 모아놓은 단체가 있다. 평균적으로 1개 기업당 연 매출액은 70억에 달한다. 게다가

각 기업은 착한 일을 하면서 매출액의 0.1%를 자진납부 한다. 354개의 착한 기업들은

도대체 무얼 보고 이 단체에 속하게 된 것일까?

How to be a B Corporation?

B Corporation이 되기 위해서는 180개 문항에 답을 해야 한다. 투명성, 환

경, 직원, 지역사회, 소비자 등 5가지 카테고리에 대답해서 200점 만점에 80

점 이상을 맞아야 한다. 실제로 테스트를 진행해 본 결과 미국의 실정에 적합

한 지역성이 강한 질문들이 많았으나 그만큼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쓴 것이

눈에 띄었다. 매년 개정되는 180개의 질문을 통과해서 B Corporation이 되

었다면 매출액의 0.1%를 인증비로 내게 된다. B Lab은 비영리 단체로 납부

된 인증비를 사용하여 B Corporation을 법률로 상정시키기 위한 로비활동과

B Corporation의 관리 및 브랜드 마케팅의 활동을 이어나간다.

What are the Benefits?

B Corporation에 가입하면 법적으로 보호받는다는 것은 알겠는데 좋

은 일을 하면서 힘들게 번 매출액의 0.1%를 낼 만큼 큰 이득이 있을

까? 회원사들이 갖는 이득 중에 가장 큰 것은 바로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이다. B Corporation의 마크가 찍혀 있다는 것은 미국의 대표적인 친환

경 소비재 회사인 Seventh Generation, 혹은 중고 책을 판매해 문맹 퇴치 활

동을 하는 Better World Books 등의 기업과 이미지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BIRS를 통한 가입 절차는 단순히 좋은 마케팅과 좋

은 회사를 구분 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즉, 회원사인 B Corporation

이 좋은 일을 할 때마다 B Corporation의 로고는 소비자들에게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2010년 12월에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벌인 B Corporation

광고 캠페인도 회원사들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B Corporation이 가진 서비스 파트너쉽 역시 매력적인 부분이다. 40개가 넘

는 서비스 파트너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Salesforce.com같은 솔루션 회

사들이 제공하는 CRM, ERP 시스템을 큰 폭으로 할인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예일대도 서비스 파트너로서 B Corporation에 예일대 졸업생이 취직

하게 되면 학자금 대출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B Lab에 따르면 B Corporation에 가입한 회사들이 직접적으로 아끼게 된

비용이 총 11억이 넘는다고 한다. 50개가 넘는 기업이 인증비를 웃도는 수익

을 단순한 가입만으로 창출해내며 2개의 기업은 10배가 넘는 ROI를 나타낸

다. 게다가 오바마 정부, 20개의 사모펀드와 2조 3천억의 자산을 가진 벤쳐

캐피탈들이 B Corporation의 사명에 기초한 기업정신에 동의하여 최근 공식

적으로 B Corporation을 지지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B Corporation, REWRITING BUSINESS

B Corporation의 모델이 시사하는 바는 좋은 일을 하는 기업에 있어서 새

로운 생태계이자 다른 기업들이 이해관계자 중심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

임을 다하려 할 때의 가이드라인이다. B Corporation은 2010년에 많은 발

전이 있었다. 2010년 초 200개의 기업이 현재는 354개로 늘어났고 회원사

의 매출은 총 20조에 달하며 6개 주를 제외한 주에서도 법률의 제정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주주이윤의 극대화'를 벗어나 '이해 관계자 이윤의 극대화'로 발전한

기업의 형태. 많은 사람의 동의와 지지를 얻으며 발전해 나가고 있는 이 새로

운 기업의 모델이 앞으로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에디터 김남희

B Impact Rating System은 가입 절차 그 자체보다

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는 데에 의미가 있

다. B Corporation의 기준 점수인 80점이 되기 위해

서는 어떠한 부분이 부족한지,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져 있는 항목들을 보면서 자신의 회사를 되돌아 볼 기

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업분야별로 맞

춤형 질문지가 나와서 자신의 회사가 사회책임기업

이 되기 위해서 가야 할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

해 줄 수 있다.

Corporate Sustainability

CORPORATE SUSTA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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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8: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50 51

코페르니크는 적정기술을 지니고 있는 회사들과 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 3 세계의 사람들, 그리고 이를 후원해주는 개인들을 연결해주는 커뮤

니티 플랫폼이다. 코페르니크의 웹사이트에서는 적정기술을 필요로 하

는 현지 조직이나 NGO 등의 제안이 올라온다. 이 제안에는 적정기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해당 지역의 스토리가 담겨 있고, 이 제안을 본 개인

들은 코페르니크를 통해 자본을 투자한다. 자본은 소액기부형식으로 모

이며, 200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모금된다. 이렇게 모금된 돈은 기술을

실현해줄 기업에 전달되며, 그 자본을 통해 해당 지역에 필요한 적정제품

을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코페르니크가 가난한 국가에서 적정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혁

신적인 모델로 발돋움하는 동력은 이렇게 돈과 기술의 차원에서만 끝나

지 않는다. 코페르니크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적용된 적정기술을 통

해 더 나아진 현지 사람들의 모습을 사이트를 통해 중계한다. 이를 통해

후원자들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해당 지역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했

는지 확인하며 자신의 투자를 통해 창조된 사회적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

다. 이러한 플랫폼은 가난한 국가의 국민에게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솔

루션을 제공하여 그들이 시민 생활을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게끔 해준다.

에디터 정하늬

적정기술

APPROPRIATE TECHNOLOGY

적정기술은 한 공동체의 문화적,

정치적, 환경적인 면들을 고려하

여 만들어진 기술이다. 이는 슈마허

가 자신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

(Small is beautiful, 1972)' 에서

제시한 중간기술이라는 개념에서 유

래했다. 이는 생태계의 법칙과 공존

하며 희소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인

간의 손이 필요하며, 자본투자 비

율을 낮춰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도

달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특

히 슈마허는 이 개념을 통해 저개발

국을 위한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저

개발국 현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원으로 현지의 어려움을 쉽게 해

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소외

된 90%를 위한 기술'이라고 불리기

도 한다. 개발도상국을 위한 적정기

술의 가장 대표적인 7가지 예를 소

개하겠다.

기란 램프는 160만의 생명을 구

한 발명품이다. 세계보건당국에 따

르면 이전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등

유 램프 때문에 매년 160만 명이 사

망했고 그 중 62%는 14살 이하의 아

이들이었다. 또한, 매년 1억 톤 이상

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왔다. 반

면 기란 램프는 기름 대신 태양열 집

적판을 달아서 안전하고 업무용으로

쓸 만큼 충분히 밝게 만들어졌다. 벽

에 걸 수도 있다. $10

Lifestraw는 더러운 물을 빨아들

이는 즉시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

게 정화하는 빨대다. 8개의 필터를

거쳐서 해로운 박테리아와 바이러

스, 미생물의 99.99%를 걸러낼 만

큼 믿을 만하다. 개인용 버전은 개당

700리터(1년에 사람 한 명이 소비하

는 물의 양)를, 가족 버전은 18,000

리터(5인 가족이 3년 동안 마실 만큼

의 양)를 정화 가능하다. 개인용 버

전의 가격은 $6.5

생명의 안경

SELF ADJUST-ABLE LENSES

WHO의 의하면 검안의 부족으로

안경을 착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명이라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수 자가

조절 안경은 말 그대로 사용자가 스

스로 도수를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

는 렌즈에 연결된 관으로 렌즈에 실

리콘 오일을 넣거나 빼면 된다. 거

기다 튼튼하기까지 해서 더 쓸모 있

다. 단 현재 기술로는 볼록 렌즈밖에

만들지 못하고 난시는 해결할 수 없

다. $19

생명의 정수기

SOLVATTEN

깨끗한 물은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

요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약 12%의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마시거나 사용

할 수 없다. 그래서 매년 5백만 명의

사람들이 더러운 물 때문에 죽어가

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한 제품이 Solvatten이다. Solvatten

은 10리터 크기의 제품으로 물을 담

고 햇볕에 2~6시간 놓아두면 자동

으로 물이 정화되는 발명품이다. 정

수하는데 기타 약품이나 물품을 사용

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열을 이용해서

물을 끓이는 것이다. 이렇게 끓여진

물은 요리를 하거나 위생상태를 개선

하는데 사용되고 식혀서 식수로 사용

할 수도 있다. $100생명의 컴퓨터

N-COMPUTING

개발도상국은 컴퓨터의 높은 가격

때문에 보급률이 낮은 수준이다.

이들에게 컴퓨터가 있다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음이 자명하지만 사실

필요한 기능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N-Computing

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각 개인의 모니터와

키보드를 간단한 N-Computing 장치에

연결하면 중앙컴퓨터와 연결되어 마치

개인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75

Social Innovation Case Study

생명의 굴렁쇠

Q DRUM

Q 드럼은 가운데가 뚫린 도넛 모

양으로 주로 식수를 운반하는 큰 물

통이다. Q 드럼이 없었을 때는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무거운 항

아리에 물을 운반해야 했다. 아이들

과 여자들은 목과 등에 고질적인 부

상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Q 드럼은

가운데 구멍으로 로프를 넣어서 언

덕이나 울퉁불퉁한 산길에서도 한번

에 최대 50리터의 물을 운반할 수 있

고 폴리에틸렌 소재로 만들어져 여

간해서는 망가지지 않는다. 이것은

거창한 발명이 아니더라도 저개발국

빈곤층의 생활 깊숙한 곳에서 그들

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적정기술의

대표적 예다. 65$

KOPERNIK,LIFE SAVING WONDERS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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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빨대

Life Straw01 생명의 등불

KIRAN LAMP

SOCIAL INNOVATION

P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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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9: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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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르니크는 적정기술을 지니고 있는 회사들과 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 3 세계의 사람들, 그리고 이를 후원해주는 개인들을 연결해주는 커뮤

니티 플랫폼이다. 코페르니크의 웹사이트에서는 적정기술을 필요로 하

는 현지 조직이나 NGO 등의 제안이 올라온다. 이 제안에는 적정기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해당 지역의 스토리가 담겨 있고, 이 제안을 본 개인

들은 코페르니크를 통해 자본을 투자한다. 자본은 소액기부형식으로 모

이며, 200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모금된다. 이렇게 모금된 돈은 기술을

실현해줄 기업에 전달되며, 그 자본을 통해 해당 지역에 필요한 적정제품

을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코페르니크가 가난한 국가에서 적정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혁

신적인 모델로 발돋움하는 동력은 이렇게 돈과 기술의 차원에서만 끝나

지 않는다. 코페르니크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적용된 적정기술을 통

해 더 나아진 현지 사람들의 모습을 사이트를 통해 중계한다. 이를 통해

후원자들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해당 지역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했

는지 확인하며 자신의 투자를 통해 창조된 사회적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

다. 이러한 플랫폼은 가난한 국가의 국민에게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솔

루션을 제공하여 그들이 시민 생활을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게끔 해준다.

에디터 정하늬

적정기술

APPROPRIATE TECHNOLOGY

적정기술은 한 공동체의 문화적,

정치적, 환경적인 면들을 고려하

여 만들어진 기술이다. 이는 슈마허

가 자신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

(Small is beautiful, 1972)' 에서

제시한 중간기술이라는 개념에서 유

래했다. 이는 생태계의 법칙과 공존

하며 희소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인

간의 손이 필요하며, 자본투자 비

율을 낮춰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도

달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특

히 슈마허는 이 개념을 통해 저개발

국을 위한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저

개발국 현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원으로 현지의 어려움을 쉽게 해

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소외

된 90%를 위한 기술'이라고 불리기

도 한다. 개발도상국을 위한 적정기

술의 가장 대표적인 7가지 예를 소

개하겠다.

기란 램프는 160만의 생명을 구

한 발명품이다. 세계보건당국에 따

르면 이전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등

유 램프 때문에 매년 160만 명이 사

망했고 그 중 62%는 14살 이하의 아

이들이었다. 또한, 매년 1억 톤 이상

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왔다. 반

면 기란 램프는 기름 대신 태양열 집

적판을 달아서 안전하고 업무용으로

쓸 만큼 충분히 밝게 만들어졌다. 벽

에 걸 수도 있다. $10

Lifestraw는 더러운 물을 빨아들

이는 즉시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

게 정화하는 빨대다. 8개의 필터를

거쳐서 해로운 박테리아와 바이러

스, 미생물의 99.99%를 걸러낼 만

큼 믿을 만하다. 개인용 버전은 개당

700리터(1년에 사람 한 명이 소비하

는 물의 양)를, 가족 버전은 18,000

리터(5인 가족이 3년 동안 마실 만큼

의 양)를 정화 가능하다. 개인용 버

전의 가격은 $6.5

생명의 안경

SELF ADJUST-ABLE LENSES

WHO의 의하면 검안의 부족으로

안경을 착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명이라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수 자가

조절 안경은 말 그대로 사용자가 스

스로 도수를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

는 렌즈에 연결된 관으로 렌즈에 실

리콘 오일을 넣거나 빼면 된다. 거

기다 튼튼하기까지 해서 더 쓸모 있

다. 단 현재 기술로는 볼록 렌즈밖에

만들지 못하고 난시는 해결할 수 없

다. $19

생명의 정수기

SOLVATTEN

깨끗한 물은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

요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약 12%의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마시거나 사용

할 수 없다. 그래서 매년 5백만 명의

사람들이 더러운 물 때문에 죽어가

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한 제품이 Solvatten이다. Solvatten

은 10리터 크기의 제품으로 물을 담

고 햇볕에 2~6시간 놓아두면 자동

으로 물이 정화되는 발명품이다. 정

수하는데 기타 약품이나 물품을 사용

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열을 이용해서

물을 끓이는 것이다. 이렇게 끓여진

물은 요리를 하거나 위생상태를 개선

하는데 사용되고 식혀서 식수로 사용

할 수도 있다. $100생명의 컴퓨터

N-COMPUTING

개발도상국은 컴퓨터의 높은 가격

때문에 보급률이 낮은 수준이다.

이들에게 컴퓨터가 있다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음이 자명하지만 사실

필요한 기능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N-Computing

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각 개인의 모니터와

키보드를 간단한 N-Computing 장치에

연결하면 중앙컴퓨터와 연결되어 마치

개인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75

Social Innovation Case Study

생명의 굴렁쇠

Q DRUM

Q 드럼은 가운데가 뚫린 도넛 모

양으로 주로 식수를 운반하는 큰 물

통이다. Q 드럼이 없었을 때는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무거운 항

아리에 물을 운반해야 했다. 아이들

과 여자들은 목과 등에 고질적인 부

상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Q 드럼은

가운데 구멍으로 로프를 넣어서 언

덕이나 울퉁불퉁한 산길에서도 한번

에 최대 50리터의 물을 운반할 수 있

고 폴리에틸렌 소재로 만들어져 여

간해서는 망가지지 않는다. 이것은

거창한 발명이 아니더라도 저개발국

빈곤층의 생활 깊숙한 곳에서 그들

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적정기술의

대표적 예다. 65$

KOPERNIK,LIFE SAVING WO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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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빨대

Life Straw01 생명의 등불

KIRAN LAMP

SOCIAL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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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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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공존하는 두 가지 문제를 결합하여

동시에 해결하는 윈윈 전략을 끌어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환경에 관련된 다음의 두 가지 문제 역시

이러한 윈윈 전략으로 해결할 수 있다. 첫째는

도시가 팽창하면서 더욱 많은 쓰레기와 오물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평생

썩지 않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매립지를 채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결합하여 해결한 전략가는 마이크로 미다스

(Micromidas) 사의 라이언 스미스다.

배설물을 이용하여 생분해 플라스틱

(biodegradable plastic)을 만드는 마이크로

미다스의 최고기술책임자인 그는 "우리는

폐수처리공장으로부터 얻어온 배설물로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듭니다. 이것은 전혀 복잡하거나

대단하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라고 말한다.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박테리아를 찾는 것이 그의 기술의 핵심이자

차별성이다.

현재 소비되는 플라스틱 대부분은 석유로 만들어진다.

새로 사들인 SD 카드의 포장을 뜯을 때나, 아마존에서

주문한 택배의 포장지를 버릴 때, 우리는 석유를

소비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낭비와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탕수수와 옥수수로 만든 플라스틱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이러한 전분 기반의 플라스틱은

매립되어도 평생 썩지 않는 석유 플라스틱보다는 훨씬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이것들이 현재의 석유 플라스틱

정도의 규모로 생산된다면, 옥수수나 사탕수수의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솔루션이 마이크로 미다스의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이들의 기술은 하수처리를

도와주어 환경적인 면에서까지 세상을 돕고 있다.

그들은 하수처리장에서 배설물을 가져와

박테리아에게 먹이를 준다. 박테리아는 섭취한

유기체를 고분자 생물 물질로 체내에 저장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와 함유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섭취한 당분을 신진대사를 통해

지방으로 바꾸는 것처럼, 박테리아는 섭취한 배설물을

체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꾼다.

마이크로 미다스는 세포에 영향을 끼쳐 플라스틱을

추출하는 독점적인 기술을 활용한다. 추출물이

정화된 후 최종 산물은 비용은 적게 들고 가치는

높은 플라스틱 수지이다. 플라스틱은 폐기 후 18개월

이내에 생분해된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기 위해

활용되는 박테리아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번식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 미다스에서 연구하는

곤충학자나 미생물학자들은 실제로 자연에서 토양,

연못, 폐수의 샘플을 구해와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이 분석을 통해 연구원들은 배설물을 소비하고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기에 적합한 미생물을

추출해낸다. 그렇게 선택된 미생물들 중에서도

최상의 것들을 번식, 배합시킨다. 이러한 방식으로

마이크로 미다스는 '영양 체계'의 필요성에 의존하며

다른 종류의 배설물을 소화하고 플라스틱을 배설하는

다양한 특징의 박테리아 샘플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연구와 기술은 배설물을 섭취하고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박테리아의 비밀 공식이 있다는 것, 먹이로

주는 배설물에 따라 그 형태가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간단히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이 그들의 비즈니스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박테리아가 체내에서

생성하는 것은 플라스틱 수지이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한 최종 생산물이 아니다. 마이크로

미다스는 그들이 생산해낸 수질을 플라스틱 가공

처리자에게 판매해야 한다. 스미스는 "우리는 현재

어떠한 기술 적용이 가장 이치에 맞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라고 수긍한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들은 최적의 기술을 선택하기 위해 실험에

사용할 충분한 종류의 플라스틱 수지를 개발했다.

현재 그들이 시도하고 있는 최종 상품은 발포고무,

섬유, 필름, 사출성형 그리고 기존의 플라스틱과 달리

음식에 해를 가하지 않는 포장재료 등의 고차원적인

것들이다. "포장재료는 직접 먹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만든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은 생태학적으로

유익할 것이다"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만약 그가 개발한 수지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 플라스틱 시장의 자본은 그의 손

안에 들어오게 된다. 기존의 플라스틱이든 바이오

플라스틱이든 간에, 공급원료는 생산비의 약 50%

를 차지한다. 하지만, 마이크로 미다스는 지역 처리

공장의 배설물을 처리해줌으로써 돈을 번다. 이는

공급원료에 드는 단위 비용을 마이너스 수준으로

절감시켜준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꽤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들은 현재에도 여전히 연구

및 조사, 다른 초기 비용에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스미스는 박테리아에서 플라스틱 수지를

추출하는 최적의 기술을 확정하고 나면 바이오

플라스틱을 기존의 다른 일회용 플라스틱에 비해

경쟁적인 시장가격을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향후 4 ~ 12개월 내에 상용규모의 다른

작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돈과 배설물은

자연스레 굴러들어올 것이다. 에디터 이영은

황금 똥을 눌 테다

Social Innovation :: In Partnership with Beyond Profit

성공을 위한 기회의 포착은 때로는 의외의 곳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그 의외의 곳

은 사람들이 기회가 아닌 위협 자체로 보는 곳까지 포함한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진부한 캐치프레이즈가 떠오르는 이 노다지는 다름 아닌 '황금 똥'이었다.

SOCIAL INNOVATION

benefitmag2.indd 52-53 2010-12-20 �� 2:03:01

Page 51: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52 53

누구나 한 번쯤 공존하는 두 가지 문제를 결합하여

동시에 해결하는 윈윈 전략을 끌어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환경에 관련된 다음의 두 가지 문제 역시

이러한 윈윈 전략으로 해결할 수 있다. 첫째는

도시가 팽창하면서 더욱 많은 쓰레기와 오물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평생

썩지 않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매립지를 채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결합하여 해결한 전략가는 마이크로 미다스

(Micromidas) 사의 라이언 스미스다.

배설물을 이용하여 생분해 플라스틱

(biodegradable plastic)을 만드는 마이크로

미다스의 최고기술책임자인 그는 "우리는

폐수처리공장으로부터 얻어온 배설물로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듭니다. 이것은 전혀 복잡하거나

대단하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라고 말한다.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박테리아를 찾는 것이 그의 기술의 핵심이자

차별성이다.

현재 소비되는 플라스틱 대부분은 석유로 만들어진다.

새로 사들인 SD 카드의 포장을 뜯을 때나, 아마존에서

주문한 택배의 포장지를 버릴 때, 우리는 석유를

소비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낭비와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탕수수와 옥수수로 만든 플라스틱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이러한 전분 기반의 플라스틱은

매립되어도 평생 썩지 않는 석유 플라스틱보다는 훨씬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이것들이 현재의 석유 플라스틱

정도의 규모로 생산된다면, 옥수수나 사탕수수의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솔루션이 마이크로 미다스의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이들의 기술은 하수처리를

도와주어 환경적인 면에서까지 세상을 돕고 있다.

그들은 하수처리장에서 배설물을 가져와

박테리아에게 먹이를 준다. 박테리아는 섭취한

유기체를 고분자 생물 물질로 체내에 저장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와 함유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섭취한 당분을 신진대사를 통해

지방으로 바꾸는 것처럼, 박테리아는 섭취한 배설물을

체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꾼다.

마이크로 미다스는 세포에 영향을 끼쳐 플라스틱을

추출하는 독점적인 기술을 활용한다. 추출물이

정화된 후 최종 산물은 비용은 적게 들고 가치는

높은 플라스틱 수지이다. 플라스틱은 폐기 후 18개월

이내에 생분해된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기 위해

활용되는 박테리아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번식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 미다스에서 연구하는

곤충학자나 미생물학자들은 실제로 자연에서 토양,

연못, 폐수의 샘플을 구해와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이 분석을 통해 연구원들은 배설물을 소비하고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기에 적합한 미생물을

추출해낸다. 그렇게 선택된 미생물들 중에서도

최상의 것들을 번식, 배합시킨다. 이러한 방식으로

마이크로 미다스는 '영양 체계'의 필요성에 의존하며

다른 종류의 배설물을 소화하고 플라스틱을 배설하는

다양한 특징의 박테리아 샘플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연구와 기술은 배설물을 섭취하고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박테리아의 비밀 공식이 있다는 것, 먹이로

주는 배설물에 따라 그 형태가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간단히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이 그들의 비즈니스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박테리아가 체내에서

생성하는 것은 플라스틱 수지이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한 최종 생산물이 아니다. 마이크로

미다스는 그들이 생산해낸 수질을 플라스틱 가공

처리자에게 판매해야 한다. 스미스는 "우리는 현재

어떠한 기술 적용이 가장 이치에 맞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라고 수긍한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들은 최적의 기술을 선택하기 위해 실험에

사용할 충분한 종류의 플라스틱 수지를 개발했다.

현재 그들이 시도하고 있는 최종 상품은 발포고무,

섬유, 필름, 사출성형 그리고 기존의 플라스틱과 달리

음식에 해를 가하지 않는 포장재료 등의 고차원적인

것들이다. "포장재료는 직접 먹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만든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은 생태학적으로

유익할 것이다"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만약 그가 개발한 수지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 플라스틱 시장의 자본은 그의 손

안에 들어오게 된다. 기존의 플라스틱이든 바이오

플라스틱이든 간에, 공급원료는 생산비의 약 50%

를 차지한다. 하지만, 마이크로 미다스는 지역 처리

공장의 배설물을 처리해줌으로써 돈을 번다. 이는

공급원료에 드는 단위 비용을 마이너스 수준으로

절감시켜준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꽤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들은 현재에도 여전히 연구

및 조사, 다른 초기 비용에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스미스는 박테리아에서 플라스틱 수지를

추출하는 최적의 기술을 확정하고 나면 바이오

플라스틱을 기존의 다른 일회용 플라스틱에 비해

경쟁적인 시장가격을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향후 4 ~ 12개월 내에 상용규모의 다른

작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돈과 배설물은

자연스레 굴러들어올 것이다. 에디터 이영은

황금 똥을 눌 테다

Social Innovation :: In Partnership with Beyond Profit

성공을 위한 기회의 포착은 때로는 의외의 곳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그 의외의 곳

은 사람들이 기회가 아닌 위협 자체로 보는 곳까지 포함한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진부한 캐치프레이즈가 떠오르는 이 노다지는 다름 아닌 '황금 똥'이었다.

SOCIAL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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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2: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54 55

하이경, 작가로 버티는 기술

하늘거리는 소녀의 감수성을 간직한 작품에 이끌려 그녀를 찾았다. 하지

만 블로그 메인에는 '버티는 기술' 이라는 의미 심장한 단어가 버티고 있다.

곳곳에서는 남자 아이 둘을 키우면서, 미술대학을 졸업한지 10년도 더 지

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작업을 시작한 절실함과 고단함이 배어난다. 작가로

살면서 평범한 아내와 평범한 엄마, 평범한 동네 주민의 역할을 하는 것이

얼마나 평범하지 않은 일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작가로 버티는 '기술' 이 필요하겠다.

맞닥뜨리기 전이 좋아 oil&acrylic on canvas

72.7X91cm, 2009

시작

홍대 미대를 다녔는데 학번별로 흐름이 있는

지, 우리 학번 중에는 지금 작가로 활동하는 친

구들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저희 때는 작가를

하는 것 보다는 취업이 붐이어서 저도 포스코

방송실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들어갔어요. 그

후에는 미술학원을 했다가 IMF가 터지면서 망

하고, 찜질방 운영도 해보고, 인테리어 회사도

다니고,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 하는 일도 해

봤죠.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서는 집에만 있게

됐고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아이들

학교 들어간 이후에요. 뭔가 안에 차오르는 게

있어서, 다시 작업을 하고 싶어서 베란다를 작

업실로 삼아 그리기 시작했어요. 3년 전이죠.

처음엔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몰라서 무작정

꽃을 그려봤어요. 디스플레이 작업을 해봐서

인지 기본적으로 패턴에 관심이 있었고, 겉으

로는 예쁘지만 속은 헛헛하고 답답한 백치미

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 꽃을 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 작업을 그냥 예쁜 그림, 꽃

그림으로만 보더라고요. 그런 평가를 받을 때

면 고민도 했죠. 진정한 작가가 되려면 불행한

일을 겪었거나 치열한 뭔가가 있어야만 할까,

평범하고 밝게 살아온 나는 뭘 그려야 할까 라

는 고민이 있었죠.

Artist Fan Club

benefitmag2.indd 54-55 2010-12-20 �� 2:03:04

Page 53: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54 55

하이경, 작가로 버티는 기술

하늘거리는 소녀의 감수성을 간직한 작품에 이끌려 그녀를 찾았다. 하지

만 블로그 메인에는 '버티는 기술' 이라는 의미 심장한 단어가 버티고 있다.

곳곳에서는 남자 아이 둘을 키우면서, 미술대학을 졸업한지 10년도 더 지

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작업을 시작한 절실함과 고단함이 배어난다. 작가로

살면서 평범한 아내와 평범한 엄마, 평범한 동네 주민의 역할을 하는 것이

얼마나 평범하지 않은 일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작가로 버티는 '기술' 이 필요하겠다.

맞닥뜨리기 전이 좋아 oil&acrylic on canvas

72.7X91cm, 2009

시작

홍대 미대를 다녔는데 학번별로 흐름이 있는

지, 우리 학번 중에는 지금 작가로 활동하는 친

구들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저희 때는 작가를

하는 것 보다는 취업이 붐이어서 저도 포스코

방송실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들어갔어요. 그

후에는 미술학원을 했다가 IMF가 터지면서 망

하고, 찜질방 운영도 해보고, 인테리어 회사도

다니고,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 하는 일도 해

봤죠.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서는 집에만 있게

됐고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아이들

학교 들어간 이후에요. 뭔가 안에 차오르는 게

있어서, 다시 작업을 하고 싶어서 베란다를 작

업실로 삼아 그리기 시작했어요. 3년 전이죠.

처음엔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몰라서 무작정

꽃을 그려봤어요. 디스플레이 작업을 해봐서

인지 기본적으로 패턴에 관심이 있었고, 겉으

로는 예쁘지만 속은 헛헛하고 답답한 백치미

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 꽃을 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 작업을 그냥 예쁜 그림, 꽃

그림으로만 보더라고요. 그런 평가를 받을 때

면 고민도 했죠. 진정한 작가가 되려면 불행한

일을 겪었거나 치열한 뭔가가 있어야만 할까,

평범하고 밝게 살아온 나는 뭘 그려야 할까 라

는 고민이 있었죠.

Artist Fan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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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4: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56 57

첫 전시

베란다에서 작업한 것들을 모아서 갤러리 '이즈' 에

서 첫 개인전을 했어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제

작품을 그냥 꽃 그림으로만 생각하셔서 대관 전시

를 하는데 정말 천 만원이 들더라고요. 자존심이 있

어서 남편이 버는 돈을 축낸다는 느낌은 너무 싫었

어요. 지인들이 좀 사주긴 했지만, 다신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

저는 첫 전시부터 도록에 평론가의 글을 받지 않고

동료 작가가 써준 글이나 제 작업노트를 넣었어요.

대개는 얼마간의 사례비를 드리고 부탁을 하기 때문

에 얼마나 솔직하게 써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요. 평론가들이 제 전시를 보고 리뷰를 써주신다면

그게 더 좋겠죠.

다행히 그 첫 전시로 인해 여러 기회들이 생겼어요.

문학동네 출판사에 계신 분이 연락을 주셔서 정이현

작가님의 <너는 모른다> 표지에 제 작품이 쓰이게 됐

죠. 스타킹 색을 바꾼 건 출판사에서 먼저 제안한 거

에요. 그걸 계기로 이번엔 공지영 작가님의 <상처 없

는 영혼> 표지 작업도 하게 됐고요. 두 작품은 저에

게도 의미가 있는 작품들이라 팔지 않고 가지고 있

으려고 해요.

이어지는 작업

두 번째 전시인 마니프(MANIF:국제아트페어) 부터

는 조금씩 저를 겉으로 드러내는 시기였다고 할까요.

세 번째 전시는(2010년 8월 이브갤러리) 주제가 <인

위적 자연물>이었어요. 근사한 숲 속의 별장을 짓기

위해 그 공간의 나무가 베어지고 흙이 파헤쳐지잖아

요. 인위적인 것들의 단절과 답답함을 표현한 거에요.

그런데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 대부분 편안한 느낌을

받으신대요. 그렇게만 보셔도 저는 굳이 제 의도를 얘

기해 드리진 않아요. 도시인들이 너무 갖다 놓은 풍경

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해요.

앞으로의 작업은 구상 같은 추상이 될거에요. 어떤 사

물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한정이 되는 것 같아서 지금

보다 사물을 많이 좀 빼고 싶어요. 대신 벽에 대한 이

야기, 망점과 선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좋아하니까 계

속 그런 것은 유지하면서 작업을 할 것 같아요.

스미다2 oil&acrylic on canvas

90X40cm, 2009

Artist Fan Club

고민

그림만 봐도 이건 누구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브랜드화된 작가가 많은데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이 있었어

요. 작품이 하나 하나 보면 좋은데 브랜드화가 안 되어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요. 저는 내면에서 우러나는 것을 표현하기 보다

는 외면에서 받아들이는 느낌들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어떤 작업을 하면 당분간은 그걸 하지 않고 새

로운 걸 해보고 싶거든요. 선이나 레이어, 패턴이나 연속된 이미지의 등장은 제가 편하게 느끼는 작업방식이지만 소재나 재료 등

을 똑같이 고수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들지 않아요. 어쩌면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아직 못 찾은 것이고, 어떤 지점에 가면 이

거다 싶어서 계속 그런 작업을 고수할 수도 있겠죠. 분명한 것은 심오해 보이거나 뭔가 있어 보이려고 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해야 한다는 거에요.

작업실

베란다 이후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Delco스튜디오에 있다가 얼마 전에 이 작업실을 구했어요. 전세 500에 월세 30이니까 거저

나 마찬가지에요. 작가들이 나가는 돈이 많아요. 빚 있는 작가들도 많지요. 저도 작가지만 조소, 설치 작업들을 보면 돈 걱정부터 돼

요. 한 후배의 이야기인데 작품도 좋고 꽤 팔리기도 하지만 생활이 어려워요. 작업실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화장실도 상가 공동화

장실로 다니죠. 그의 작업실이 주상복합의 1층이었어요. 여름에 밖에서 사람들이 모여 기분 좋게 술 먹는 소리가 들리는데 자기는

만날 사람도 없고, 돈도 없어서, 소파에서 혼자 울었다는 얘길 하더라고요. 결혼하면 남자들은 특히 가장으로서 살기가 힘들죠. 투

잡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작업하기가 힘들고.. 그에 비하면 저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있어요. 남편이 있으니 제 작업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는 않아도 되니까요. 집과 작업실의 거리가 가까워서 회사원처럼 애들 나갈 때 같이 나와서 작업하고, 애들 올 때

쯤 퇴근하고 있어요. 방학이 문제에요. 애들이 집에 있으니까 제 작업의 리듬이 깨지죠. 아줌마 작가를 위한 레지던시가 있으면 좋

겠다는 생각도 해요. 아이들 데리고 가면 아이들 밥도 주고 돌봐주고, 엄마들은 열심히 작업만 할 수 있게요.

오후 5시 30oil&acrylic on canvas

72.7X91cm, 2008

benefitmag2.indd 56-57 2010-12-20 �� 2:03:12

Page 55: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56 57

첫 전시

베란다에서 작업한 것들을 모아서 갤러리 '이즈' 에

서 첫 개인전을 했어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제

작품을 그냥 꽃 그림으로만 생각하셔서 대관 전시

를 하는데 정말 천 만원이 들더라고요. 자존심이 있

어서 남편이 버는 돈을 축낸다는 느낌은 너무 싫었

어요. 지인들이 좀 사주긴 했지만, 다신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

저는 첫 전시부터 도록에 평론가의 글을 받지 않고

동료 작가가 써준 글이나 제 작업노트를 넣었어요.

대개는 얼마간의 사례비를 드리고 부탁을 하기 때문

에 얼마나 솔직하게 써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요. 평론가들이 제 전시를 보고 리뷰를 써주신다면

그게 더 좋겠죠.

다행히 그 첫 전시로 인해 여러 기회들이 생겼어요.

문학동네 출판사에 계신 분이 연락을 주셔서 정이현

작가님의 <너는 모른다> 표지에 제 작품이 쓰이게 됐

죠. 스타킹 색을 바꾼 건 출판사에서 먼저 제안한 거

에요. 그걸 계기로 이번엔 공지영 작가님의 <상처 없

는 영혼> 표지 작업도 하게 됐고요. 두 작품은 저에

게도 의미가 있는 작품들이라 팔지 않고 가지고 있

으려고 해요.

이어지는 작업

두 번째 전시인 마니프(MANIF:국제아트페어) 부터

는 조금씩 저를 겉으로 드러내는 시기였다고 할까요.

세 번째 전시는(2010년 8월 이브갤러리) 주제가 <인

위적 자연물>이었어요. 근사한 숲 속의 별장을 짓기

위해 그 공간의 나무가 베어지고 흙이 파헤쳐지잖아

요. 인위적인 것들의 단절과 답답함을 표현한 거에요.

그런데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 대부분 편안한 느낌을

받으신대요. 그렇게만 보셔도 저는 굳이 제 의도를 얘

기해 드리진 않아요. 도시인들이 너무 갖다 놓은 풍경

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해요.

앞으로의 작업은 구상 같은 추상이 될거에요. 어떤 사

물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한정이 되는 것 같아서 지금

보다 사물을 많이 좀 빼고 싶어요. 대신 벽에 대한 이

야기, 망점과 선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좋아하니까 계

속 그런 것은 유지하면서 작업을 할 것 같아요.

스미다2 oil&acrylic on canvas

90X40cm, 2009

Artist Fan Club

고민

그림만 봐도 이건 누구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브랜드화된 작가가 많은데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이 있었어

요. 작품이 하나 하나 보면 좋은데 브랜드화가 안 되어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요. 저는 내면에서 우러나는 것을 표현하기 보다

는 외면에서 받아들이는 느낌들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어떤 작업을 하면 당분간은 그걸 하지 않고 새

로운 걸 해보고 싶거든요. 선이나 레이어, 패턴이나 연속된 이미지의 등장은 제가 편하게 느끼는 작업방식이지만 소재나 재료 등

을 똑같이 고수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들지 않아요. 어쩌면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아직 못 찾은 것이고, 어떤 지점에 가면 이

거다 싶어서 계속 그런 작업을 고수할 수도 있겠죠. 분명한 것은 심오해 보이거나 뭔가 있어 보이려고 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해야 한다는 거에요.

작업실

베란다 이후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Delco스튜디오에 있다가 얼마 전에 이 작업실을 구했어요. 전세 500에 월세 30이니까 거저

나 마찬가지에요. 작가들이 나가는 돈이 많아요. 빚 있는 작가들도 많지요. 저도 작가지만 조소, 설치 작업들을 보면 돈 걱정부터 돼

요. 한 후배의 이야기인데 작품도 좋고 꽤 팔리기도 하지만 생활이 어려워요. 작업실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화장실도 상가 공동화

장실로 다니죠. 그의 작업실이 주상복합의 1층이었어요. 여름에 밖에서 사람들이 모여 기분 좋게 술 먹는 소리가 들리는데 자기는

만날 사람도 없고, 돈도 없어서, 소파에서 혼자 울었다는 얘길 하더라고요. 결혼하면 남자들은 특히 가장으로서 살기가 힘들죠. 투

잡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작업하기가 힘들고.. 그에 비하면 저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있어요. 남편이 있으니 제 작업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는 않아도 되니까요. 집과 작업실의 거리가 가까워서 회사원처럼 애들 나갈 때 같이 나와서 작업하고, 애들 올 때

쯤 퇴근하고 있어요. 방학이 문제에요. 애들이 집에 있으니까 제 작업의 리듬이 깨지죠. 아줌마 작가를 위한 레지던시가 있으면 좋

겠다는 생각도 해요. 아이들 데리고 가면 아이들 밥도 주고 돌봐주고, 엄마들은 열심히 작업만 할 수 있게요.

오후 5시 30oil&acrylic on canvas

72.7X91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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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6: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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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Fan Club

버티는 기술

작업을 시작한 것이 허세도 아니었고, 이게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마음

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작업에 대해 조금씩 차오르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가정을 소홀히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아주 잘하지는 못하더라

도 둘 다 어떻게든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의 영향일까요. 어

릴 때 만화가이셨던 아버지가 후배들을 데리고 출판사를 차리셨다가 홀

딱 망하셔서 어려운 생활을 했는데도 집이 늘 즐거웠어요. 아버지는 생활

력이 강해서 식당도 하시고 가구점도 하면서 잘 이겨내셨고 닮아서인지

저도 닥치는 대로 일하고 적응하는 편이에요. 엄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밝고 따뜻한 분이셔서 저도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려고 노

력하게 되는 것 같고요. 내가 아이들에게 더 신경을 쓰지 않고 작업을 하

는 게 잘하는 걸까 라는 고민은 여전히 하고 있지만 남편도 아이들도 어

느 정도 인정을 해주니까 힘이 되기도 하고.. 계속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

면서 가고 있어요.

여기 방배동에 다행히 아줌마 작가들 몇 명이 있어서 힘이 돼요. 작업실

이사를 하는데 어떤 여자가 들어와서 묻더라고요. 혹시 작가냐고요. 자기

도 작가인데 혼자 작업하면서 너무 외로웠는데 근처에 화가가 이사를 오는

것 같으니까 반가워서 뛰어왔대요. 저랑 나이도 비슷하고 상황도 비슷해서

저도 너무 좋았죠. 전화해서 '뭐 해?' 그러면 '노려보고 있어' 그런답니다.

작업실에서 작품을 혼자 바라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죠. 가끔 모여서 술 마

시면서 얘기를 하는 것도 낙이에요. 서로 잘 이해하니까 의지가 많이 돼요.

Too Late!acrylic mixed-media on canvas 72.7X91cm, 2009

benefitmag2.indd 58-59 2010-12-20 �� 2:03:19

Page 57: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58 59

Artist Fan Club

버티는 기술

작업을 시작한 것이 허세도 아니었고, 이게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마음

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작업에 대해 조금씩 차오르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가정을 소홀히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아주 잘하지는 못하더라

도 둘 다 어떻게든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의 영향일까요. 어

릴 때 만화가이셨던 아버지가 후배들을 데리고 출판사를 차리셨다가 홀

딱 망하셔서 어려운 생활을 했는데도 집이 늘 즐거웠어요. 아버지는 생활

력이 강해서 식당도 하시고 가구점도 하면서 잘 이겨내셨고 닮아서인지

저도 닥치는 대로 일하고 적응하는 편이에요. 엄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밝고 따뜻한 분이셔서 저도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려고 노

력하게 되는 것 같고요. 내가 아이들에게 더 신경을 쓰지 않고 작업을 하

는 게 잘하는 걸까 라는 고민은 여전히 하고 있지만 남편도 아이들도 어

느 정도 인정을 해주니까 힘이 되기도 하고.. 계속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

면서 가고 있어요.

여기 방배동에 다행히 아줌마 작가들 몇 명이 있어서 힘이 돼요. 작업실

이사를 하는데 어떤 여자가 들어와서 묻더라고요. 혹시 작가냐고요. 자기

도 작가인데 혼자 작업하면서 너무 외로웠는데 근처에 화가가 이사를 오는

것 같으니까 반가워서 뛰어왔대요. 저랑 나이도 비슷하고 상황도 비슷해서

저도 너무 좋았죠. 전화해서 '뭐 해?' 그러면 '노려보고 있어' 그런답니다.

작업실에서 작품을 혼자 바라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죠. 가끔 모여서 술 마

시면서 얘기를 하는 것도 낙이에요. 서로 잘 이해하니까 의지가 많이 돼요.

Too Late!acrylic mixed-media on canvas 72.7X91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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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0 61

계속 작가로 살기

늦게 시작해서 조급함이 있었는데, 이제 후배들이 저를 부러워해

요. 언제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작업을 하나 걱정들이 많아요. 아

이 한 명당 최소 5년 이상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

는 후배들한테 작업이 잘 안 풀리면 차라리 빨리 결혼해서 아이 낳

으라는 말까지 해요. 작가란 어차피 멀리 봐야 하니까요.

어떤 직업별 만족도 조사에서 작가가 1위였대요. 다들 배고프고

어쩌고 해도 작가들은 작업을 하면서 해소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작업할 때는 잡다한 세상만사가 별로 중요하지 않

게 되요. 점 하나 찍을 때는 거기에 온갖 생각들이 대롱대롱 달려

있다가도 열중하다 보면 다 잊어버리죠. 그래서 돈과 상관없이 작

가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전 남편이 버는 것은 축내지 않

고 싶어요. 모두가 바라는 일이겠지만 그냥 오래 오래 작업하면서

생활만 된다면 참 좋겠어요.

Artist Fan Club

봄과 여름 사이acrylic&mixed-media on canvas

72.7X91cm, 2009

benefitmag2.indd 60-61 2010-12-20 �� 2:03:26

Page 59: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0 61

계속 작가로 살기

늦게 시작해서 조급함이 있었는데, 이제 후배들이 저를 부러워해

요. 언제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작업을 하나 걱정들이 많아요. 아

이 한 명당 최소 5년 이상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

는 후배들한테 작업이 잘 안 풀리면 차라리 빨리 결혼해서 아이 낳

으라는 말까지 해요. 작가란 어차피 멀리 봐야 하니까요.

어떤 직업별 만족도 조사에서 작가가 1위였대요. 다들 배고프고

어쩌고 해도 작가들은 작업을 하면서 해소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작업할 때는 잡다한 세상만사가 별로 중요하지 않

게 되요. 점 하나 찍을 때는 거기에 온갖 생각들이 대롱대롱 달려

있다가도 열중하다 보면 다 잊어버리죠. 그래서 돈과 상관없이 작

가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전 남편이 버는 것은 축내지 않

고 싶어요. 모두가 바라는 일이겠지만 그냥 오래 오래 작업하면서

생활만 된다면 참 좋겠어요.

Artist Fan Club

봄과 여름 사이acrylic&mixed-media on canvas

72.7X91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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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63

얼핏 KUG와 TEDx가 비슷해 보인다. 연관이 있나.

05년부터 TED를 알고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을 재

미있게 하기로 유명하니까. 간혹 KUG 모임에서 소개

도 했었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자주 모니터링 했다. 당

시에는 TEDx가 없었고(TEDx는 09년 9월에 시작했

다.) 그러는 새에 운영팀에서 3월쯤 TED Korea 제안

서를 보냈다. TED 측으로부터 마침 9월에 TEDx라는

브랜드가 런칭하니 그 라이센스를 받으라는 답장이

왔다. KUG는 07년부터 정기모임을 했기 때문에 이

름만 바꾸면 되는 상황이어서 생각할 것도 없었다. 모

임 장소가 명동이어서 TEDx명동이 됐다.

노하우는 밥벌이수단 아닌가? 그렇게 대놓고 공개

해도 괜찮나.

내가 해왔던 고민들,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란 무엇

인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려는 마음에서였다. 지

식의 공유에서 지혜가 나온다. 내것이라는 생각을 내

려놓으면 된다. 오픈은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각

자의 것이 서로에게 퍼지고 그 콘텐츠에 자극받은 사

람들이 쏟아낸 창의적인 발상에서 배움이 오고 간다.

생각을 오프라인으로 구체화해 프레젠테이션 파티를

열었다. 원하는 사람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촬영해서 공유하는 콘셉트였고 그게 KUG다.

의욕만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첫 번째 문제점은

오프라인 모임이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참여하기

어려웠다. 두 번째는 뜻밖에 50세 이상 연세 있으신

분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터넷 동영상

이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올렸고 총

조회 수가 50만에서 60만 정도 나왔다. 느낌이 왔다.

인터넷 동영상이라는 콘텐츠의 매력을 확인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하고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 굳이 무료로 오픈 한 이유는 동영상을

본 사람들도 지식 공유에 동참하기를 바랐기 때문이

다. 가치 없는 의견은 없다. 아주 사소할지라도 각자

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면

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TEDx명동 이외에도 TEDxChange 라는 행사도

주관하던데.

TEDxChange는 UN 빈곤퇴치 캠페인을 전 세계에

퍼트리기 위한 TEDx 프로젝트 정도로 이해하는 것

이 정확하다. 빌 게이츠 재단이 기획해서 4월쯤 연락

을 받았다. 전 세계 800개 TEDx행사 중 역량이 된

다고 생각하는 30개의 TEDx 행사들에게 연락을 했

고 3개의 TEDx가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명동이 제안

을 받았다. KUG에서부터 지금까지 2주에 한 번씩 모

였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TEDx 중에 가장 많은 모

임을 개최했다.

아마 TED도 나름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TED라

는 브랜드에 x라는 마크를 붙여서 자신들이 지금까

지 쌓아온 브랜드를 아무나 쓸 수 있게 오픈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의 생각, 신념 'Ideas

Worth Spreading 을 어떻게, 순수하게 퍼트릴 수 있

을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TEDx가 나왔을 것으로 추

측한다. TED도 내부적인 리스크를 고려했을 것이다.

그래서 오픈한 결과 성공적으로 800개의 TEDx가 생

기는 결과를 만들었다.

TEDx명동, TEDxChange 라이센시. 동시에 TEDxYouthseoul과 TEDx연세, TEDx숙명의

멘토이자 국내 최초 라이센시. 프레젠테이션에 관심이 많아서 TEDx에 몸담았다는 그는

애플 마니아였다. '잡스처럼 Keynote하라'의 저자이기도 하다. 강연을 다니기도 하고 컨

퍼런스 기획을 하다가 이제는 책까지 썼다. 질문에도 발표하듯 부드러운 중저음으로 답

했다. 그는 왜 프레젠테이션에 미쳐 있는 것일까? 그리고 TEDx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

은 무엇일까? 에디터 주민우

DIGEST

TEDx는 각각의 주최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

는 행사 아닌가? TEDxChange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전 세계에 있는 TEDx 행사들이 동시에 보고 합의

를 갖는 것이 TED가 원하는 거다. 그래서 20일부터

일주일간 동시다발적으로 TEDxChange라는 이름으

로 개최했다. 목적은 연사 4명의 발표를 통해 전 세

계 TEDx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합의를 하는 것이

다. 그게 TED가 원하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퍼

트리는 것. 한국에서는 추석 때문에 27일 날 열렸

다. Change는 TED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거라 내

년에도 할 것 같다. TED에서는 TEDx라는 이름으로

아이디어를 뿜어낼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이나 의도들을 TEDx로 퍼트리고 싶어하

는 것 같다.

UN 빈곤퇴치에 특별한 관심이 있던 거였나.

업무 관련해서 아프리카에 한 달 정도 간 적이 있

었다. 우리나라보다 심각하게 못사는 나라라는 사실

이 새삼 와 닿았다. 더 안타까운 건 아프리카가 인터

넷 인프라는 되지만 사용할 줄을 모른다는 사실이

었다.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까 배운

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다. TED나 MIT Open

Courses Ware 같은 오픈된 교육 콘텐츠들이 아프리

카에 퍼지면 참 도움이 될 것 같다. 그쪽 애들은 영

어 다 잘하니까. 그런 쪽,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

아프리카 같은 제 3세계 개발에 대한 관심이 들면서

TEDxChange를 수락했다.

최초 라이센시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Korea TEDx

멘토를 담당하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한국

TEDx에 문제는 없다고 보나?

갑자기 우후죽순으로 생긴다는 느낌은 있다. 어쩔

수 없다. TEDx의 장점은 오픈이기 때문이다. 오픈이

라는 건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파급력을 뜻한다. 그

것의 하나로 봐야 한다. 안드로이드를 생각하면 쉽

다. OS를 오픈으로 풀었기 때문에 소니나 삼성, 엘

지, 펜텍이 다 달려들었고 결국 순식간에 퍼졌다. 한

국 TEDx의 급격한 증가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오

픈 플랫폼이라는 태생적인 한계에 기인한다고 생각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체적인 정화작용이 생길 것이

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니까 계속 갈 사람은 가

고 아닌 사람은 관두게 되겠지.

좀 더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텐데.

개인적인 바람은 응집력을 가졌으면 하는 거다. 우

리가 돈이나 물질적인 욕심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

고 결국은 좋은 가치를 퍼트리자는 모토 아래서 움

직이는데, 사회적인 파괴력을 가지면 더 좋지 않을

까? 최근에 CJ에서 후원을 제안하면서 TEDx의 한

국 담당자를 찾았는데 오픈이라 담당자가 없다는 것

을 이해시키기도 어렵고 해서 무산됐다. 솔직히 기

업 입장에서는 각각 라이센시와 여러 번 접촉하기

보다 한번에 한국 TEDx 전체를 후원하는 게 효율적

인 건 맞으니까.

비영리가 현실적으로 힘들지는 않나

그렇다. 거창하고 화려한 것보다도 끝까지 지속하는

것이 '좋은' 행사인 거다. 행사 자체로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비용을 줄이길 택했다. 결국은 돈이 문

제다. 그런 측면에서 TEDxChange같은 경우는 순조

로웠다. 행사 비용이 30만원 정도로 굉장히 적게 들

었다. KT에서 방송장소, 장비 등을 후원받았고, 마케

팅 비용도 줄이기 위해 트위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인쇄비도 줄였다. 트위터 같은 경우에는 TED 본사에

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한다. 기존의 미디어가

TED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TED의 신

념은 혁신이라는 포맷이니까.

라이센시나 행사들끼리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행사 간의 겹치는 날짜를 조정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협업으로 예산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영상

촬영이나 기획 등 각자의 장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용이나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예산이 제일 중요하

다. 서로 리트윗 해주면서 홍보해주고 상생한다. 솔

직히 우리나라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에 한 번씩만

개최해도 상당히 좋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결국은 하나로 귀결되는 것 같

다. 추구하는 비전은 뭔가.

IT를 통해서 사람들이 IT를 잘 이용하고 자신의 생

각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동영상을

찍어서 올린 것들도 그러한 맥락이다. TEDx의 시작

도 재미있는 프레젠테이션에 끌렸기 때문이다. 기술

을 통해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생기고, 아웃풋이 커

지고 전혀 새로운 세상이 태어난다. 가능하다면 사회

를 혁신시키면서 동시에 내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고

싶다. 현재는 1인 창조기업으로 프레젠테이션 컨설

팅과 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틀 안에서가 아

니라 지구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왕이

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콘셉트로 컨퍼런스 브랜드

를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재미라고 했는데 어떤 것이 재미인가?

결국 청중이 원하는 것은 소통이다. 청중이 수동적

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컨퍼런스가 재미없고 힘들다.

잘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A4용지를 줄줄 읽는 데

그걸 누가 3~4시간씩 집중해서 듣고 있겠나. TED

에 참가하면서 재미있는 컨퍼런스에 대한 영감을 받

았다. 우리나라에는 솔직히 갈만한 컨퍼런스가 없다.

지식포럼처럼 비싸거나 화려하고 유명한 컨퍼런스는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미치고 열광하는 컨퍼런스

는 없다. 연사와 청중들이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상

승 작용하는 발표가 목표다. TEDx명동은 그런 것들

을 실험하는 장소다.

가장 기억에 남는 TEDx 이벤트는 무엇이었나?

이번에 TEDx체인지의 고등학생 한 명이 기억에 남

는다. 그 친구는 북일 고등학교 학생인데 아프리카 일

주를 계획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할례라는 여성의식

이 있는데 잘못 전해지는 인습으로 여성의 인권, 심지

어는 생명까지 심각하게 위협한다. 아프리카를 돌면

서 할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다큐멘터리를 준비

한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인권을 위해 도전하는 어린

친구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충격이었고 큰 자극이 됐

다. 또 TEDxYouthSeoul에 나온 15명의 연사가 뿜어

내는 에너지를 보면서 옛말처럼 배움에 나이가 없다

는 것을 새삼 느꼈다. 대단한 사람이 많다.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TED는 1984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1990년도부터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았다."가치 있는 아이디어

의 확산"을 주제로 오직 18분의 발표시간을 준다. 잡지 발행인이었던 크리스 앤더슨이 2002년부터

기획을 맡았는데 중립, 독립, 비영리의 키워드와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의 신념을 잘 지킨 결

과 6,000달러의 참가비에도 컨퍼런스는 참가등록 시작하자마자 매진된다. TED.com을 통하면 언

제든지 빌 게이츠, 앨 고어와 같은 유명 연사들의 가치 있는 강연을 시청할 수 있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2 63

Benefit Talks

BENEFIT TALKS

benefitmag2.indd 62-63 2010-12-20 �� 2:03:30

Page 61: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63

얼핏 KUG와 TEDx가 비슷해 보인다. 연관이 있나.

05년부터 TED를 알고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을 재

미있게 하기로 유명하니까. 간혹 KUG 모임에서 소개

도 했었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자주 모니터링 했다. 당

시에는 TEDx가 없었고(TEDx는 09년 9월에 시작했

다.) 그러는 새에 운영팀에서 3월쯤 TED Korea 제안

서를 보냈다. TED 측으로부터 마침 9월에 TEDx라는

브랜드가 런칭하니 그 라이센스를 받으라는 답장이

왔다. KUG는 07년부터 정기모임을 했기 때문에 이

름만 바꾸면 되는 상황이어서 생각할 것도 없었다. 모

임 장소가 명동이어서 TEDx명동이 됐다.

노하우는 밥벌이수단 아닌가? 그렇게 대놓고 공개

해도 괜찮나.

내가 해왔던 고민들,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란 무엇

인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려는 마음에서였다. 지

식의 공유에서 지혜가 나온다. 내것이라는 생각을 내

려놓으면 된다. 오픈은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각

자의 것이 서로에게 퍼지고 그 콘텐츠에 자극받은 사

람들이 쏟아낸 창의적인 발상에서 배움이 오고 간다.

생각을 오프라인으로 구체화해 프레젠테이션 파티를

열었다. 원하는 사람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촬영해서 공유하는 콘셉트였고 그게 KUG다.

의욕만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첫 번째 문제점은

오프라인 모임이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참여하기

어려웠다. 두 번째는 뜻밖에 50세 이상 연세 있으신

분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터넷 동영상

이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올렸고 총

조회 수가 50만에서 60만 정도 나왔다. 느낌이 왔다.

인터넷 동영상이라는 콘텐츠의 매력을 확인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하고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 굳이 무료로 오픈 한 이유는 동영상을

본 사람들도 지식 공유에 동참하기를 바랐기 때문이

다. 가치 없는 의견은 없다. 아주 사소할지라도 각자

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면

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TEDx명동 이외에도 TEDxChange 라는 행사도

주관하던데.

TEDxChange는 UN 빈곤퇴치 캠페인을 전 세계에

퍼트리기 위한 TEDx 프로젝트 정도로 이해하는 것

이 정확하다. 빌 게이츠 재단이 기획해서 4월쯤 연락

을 받았다. 전 세계 800개 TEDx행사 중 역량이 된

다고 생각하는 30개의 TEDx 행사들에게 연락을 했

고 3개의 TEDx가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명동이 제안

을 받았다. KUG에서부터 지금까지 2주에 한 번씩 모

였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TEDx 중에 가장 많은 모

임을 개최했다.

아마 TED도 나름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TED라

는 브랜드에 x라는 마크를 붙여서 자신들이 지금까

지 쌓아온 브랜드를 아무나 쓸 수 있게 오픈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의 생각, 신념 'Ideas

Worth Spreading 을 어떻게, 순수하게 퍼트릴 수 있

을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TEDx가 나왔을 것으로 추

측한다. TED도 내부적인 리스크를 고려했을 것이다.

그래서 오픈한 결과 성공적으로 800개의 TEDx가 생

기는 결과를 만들었다.

TEDx명동, TEDxChange 라이센시. 동시에 TEDxYouthseoul과 TEDx연세, TEDx숙명의

멘토이자 국내 최초 라이센시. 프레젠테이션에 관심이 많아서 TEDx에 몸담았다는 그는

애플 마니아였다. '잡스처럼 Keynote하라'의 저자이기도 하다. 강연을 다니기도 하고 컨

퍼런스 기획을 하다가 이제는 책까지 썼다. 질문에도 발표하듯 부드러운 중저음으로 답

했다. 그는 왜 프레젠테이션에 미쳐 있는 것일까? 그리고 TEDx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

은 무엇일까? 에디터 주민우

DIGEST

TEDx는 각각의 주최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

는 행사 아닌가? TEDxChange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전 세계에 있는 TEDx 행사들이 동시에 보고 합의

를 갖는 것이 TED가 원하는 거다. 그래서 20일부터

일주일간 동시다발적으로 TEDxChange라는 이름으

로 개최했다. 목적은 연사 4명의 발표를 통해 전 세

계 TEDx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합의를 하는 것이

다. 그게 TED가 원하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퍼

트리는 것. 한국에서는 추석 때문에 27일 날 열렸

다. Change는 TED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거라 내

년에도 할 것 같다. TED에서는 TEDx라는 이름으로

아이디어를 뿜어낼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이나 의도들을 TEDx로 퍼트리고 싶어하

는 것 같다.

UN 빈곤퇴치에 특별한 관심이 있던 거였나.

업무 관련해서 아프리카에 한 달 정도 간 적이 있

었다. 우리나라보다 심각하게 못사는 나라라는 사실

이 새삼 와 닿았다. 더 안타까운 건 아프리카가 인터

넷 인프라는 되지만 사용할 줄을 모른다는 사실이

었다.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까 배운

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다. TED나 MIT Open

Courses Ware 같은 오픈된 교육 콘텐츠들이 아프리

카에 퍼지면 참 도움이 될 것 같다. 그쪽 애들은 영

어 다 잘하니까. 그런 쪽,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

아프리카 같은 제 3세계 개발에 대한 관심이 들면서

TEDxChange를 수락했다.

최초 라이센시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Korea TEDx

멘토를 담당하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한국

TEDx에 문제는 없다고 보나?

갑자기 우후죽순으로 생긴다는 느낌은 있다. 어쩔

수 없다. TEDx의 장점은 오픈이기 때문이다. 오픈이

라는 건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파급력을 뜻한다. 그

것의 하나로 봐야 한다. 안드로이드를 생각하면 쉽

다. OS를 오픈으로 풀었기 때문에 소니나 삼성, 엘

지, 펜텍이 다 달려들었고 결국 순식간에 퍼졌다. 한

국 TEDx의 급격한 증가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오

픈 플랫폼이라는 태생적인 한계에 기인한다고 생각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체적인 정화작용이 생길 것이

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니까 계속 갈 사람은 가

고 아닌 사람은 관두게 되겠지.

좀 더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텐데.

개인적인 바람은 응집력을 가졌으면 하는 거다. 우

리가 돈이나 물질적인 욕심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

고 결국은 좋은 가치를 퍼트리자는 모토 아래서 움

직이는데, 사회적인 파괴력을 가지면 더 좋지 않을

까? 최근에 CJ에서 후원을 제안하면서 TEDx의 한

국 담당자를 찾았는데 오픈이라 담당자가 없다는 것

을 이해시키기도 어렵고 해서 무산됐다. 솔직히 기

업 입장에서는 각각 라이센시와 여러 번 접촉하기

보다 한번에 한국 TEDx 전체를 후원하는 게 효율적

인 건 맞으니까.

비영리가 현실적으로 힘들지는 않나

그렇다. 거창하고 화려한 것보다도 끝까지 지속하는

것이 '좋은' 행사인 거다. 행사 자체로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비용을 줄이길 택했다. 결국은 돈이 문

제다. 그런 측면에서 TEDxChange같은 경우는 순조

로웠다. 행사 비용이 30만원 정도로 굉장히 적게 들

었다. KT에서 방송장소, 장비 등을 후원받았고, 마케

팅 비용도 줄이기 위해 트위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인쇄비도 줄였다. 트위터 같은 경우에는 TED 본사에

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한다. 기존의 미디어가

TED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TED의 신

념은 혁신이라는 포맷이니까.

라이센시나 행사들끼리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행사 간의 겹치는 날짜를 조정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협업으로 예산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영상

촬영이나 기획 등 각자의 장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용이나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예산이 제일 중요하

다. 서로 리트윗 해주면서 홍보해주고 상생한다. 솔

직히 우리나라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에 한 번씩만

개최해도 상당히 좋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결국은 하나로 귀결되는 것 같

다. 추구하는 비전은 뭔가.

IT를 통해서 사람들이 IT를 잘 이용하고 자신의 생

각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동영상을

찍어서 올린 것들도 그러한 맥락이다. TEDx의 시작

도 재미있는 프레젠테이션에 끌렸기 때문이다. 기술

을 통해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생기고, 아웃풋이 커

지고 전혀 새로운 세상이 태어난다. 가능하다면 사회

를 혁신시키면서 동시에 내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고

싶다. 현재는 1인 창조기업으로 프레젠테이션 컨설

팅과 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틀 안에서가 아

니라 지구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왕이

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콘셉트로 컨퍼런스 브랜드

를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재미라고 했는데 어떤 것이 재미인가?

결국 청중이 원하는 것은 소통이다. 청중이 수동적

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컨퍼런스가 재미없고 힘들다.

잘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A4용지를 줄줄 읽는 데

그걸 누가 3~4시간씩 집중해서 듣고 있겠나. TED

에 참가하면서 재미있는 컨퍼런스에 대한 영감을 받

았다. 우리나라에는 솔직히 갈만한 컨퍼런스가 없다.

지식포럼처럼 비싸거나 화려하고 유명한 컨퍼런스는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미치고 열광하는 컨퍼런스

는 없다. 연사와 청중들이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상

승 작용하는 발표가 목표다. TEDx명동은 그런 것들

을 실험하는 장소다.

가장 기억에 남는 TEDx 이벤트는 무엇이었나?

이번에 TEDx체인지의 고등학생 한 명이 기억에 남

는다. 그 친구는 북일 고등학교 학생인데 아프리카 일

주를 계획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할례라는 여성의식

이 있는데 잘못 전해지는 인습으로 여성의 인권, 심지

어는 생명까지 심각하게 위협한다. 아프리카를 돌면

서 할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다큐멘터리를 준비

한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인권을 위해 도전하는 어린

친구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충격이었고 큰 자극이 됐

다. 또 TEDxYouthSeoul에 나온 15명의 연사가 뿜어

내는 에너지를 보면서 옛말처럼 배움에 나이가 없다

는 것을 새삼 느꼈다. 대단한 사람이 많다.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TED는 1984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1990년도부터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았다."가치 있는 아이디어

의 확산"을 주제로 오직 18분의 발표시간을 준다. 잡지 발행인이었던 크리스 앤더슨이 2002년부터

기획을 맡았는데 중립, 독립, 비영리의 키워드와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의 신념을 잘 지킨 결

과 6,000달러의 참가비에도 컨퍼런스는 참가등록 시작하자마자 매진된다. TED.com을 통하면 언

제든지 빌 게이츠, 앨 고어와 같은 유명 연사들의 가치 있는 강연을 시청할 수 있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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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Talks

BENEFIT TALKS

benefitmag2.indd 62-63 2010-12-20 �� 2:03:30

Page 62: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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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류한석의 말 속에도 길이 있었다. TEDx의 이야기 안

에 돈에 대한 철학도 있었고 백수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렇게 풀어놓은 말들은 각자의

길로 갈라졌다가 결국 하나의 종착점으로 돌아왔다. 상생. 이 시대적 화두를 대담하게 풀

어냈던 그도 마지막엔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고 했다. "안돼요. 그냥 알아서 잘 써 주세요.

제 인터뷰는 도저히 못 보겠어요." 에디터 주민우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TEDxSeoul 팀에서 파운더 겸 라이센시를 맡고 있

었다. 처음에는 모든 일에 간섭했는데 이젠 점점 뒤로

물러나서 구경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개인

적으로는 얼마 전 졸업해서 이런저런 기회들을 보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미디어아트, 문화공간, 인터뷰인데 어떻게 통합할 것

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

미디어아트가 정확히 무엇인가.

미디어아트는 정보시각화(Info visualization)다. 점점

더 텍스트보다 그림이나 영상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정보가 말을 뛰어넘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디자인적인 측면으로 고민하

는 것이다. 아주 대표적인 예로는 지하철 노선도가 대

표적이다. 이제는 도표들도 디자이너들이 엄청난 노

력을 들여 만드는 시대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돈에 얽

힌 사연들을 미디어 아트로 표현하는 일이다.

돈에 얽힌 사연이라니?

돈은 돌고 돌아서 돈이다. 모든 것이 돌고 돈다. 돌

고 돌기 때문에 상생이 되는 거다. 거기서 경험 즉, 이

야기가 입혀진다. 커피를 산 돈이 은행으로 가서 누군

가의 음식값이 되고 옷값이 된다. 만 원짜리 한 장에

눈코입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연이 담길까. 그 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 배우면서 상생하는 것

이다. 정서도 이야기도 돈도 돌면서 전염시킨다. 시대

적인 트렌드고. 굉장히 인간적인 것, 사람이 사람다워

야 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다.

그럼 TEDx를 시작한 계기는 뭔가.

실험의 공간이기도 했고, 배움의 세계화를 봤다. 알다

시피 서로 배우는 것이 점점 빨라졌다. 원숭이 한 마

리가 고구마를 씻어 먹기 시작하면 다른 지역의 원숭

이도 씻어 먹게 되는 것처럼. 다 같이 살 수 있는 시스

템, 즉 상생이 된다. 관건은 어떻게 제로섬에서 윈윈

으로 만들어 가느냐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많

은 영세 상인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그들을 하나로 묶

는 커뮤니티가 SSM에 대항한다면 어떨까? 여러 가지

의미로 화제를 일으킬 거다. 영세 상인들 간의 상생

시스템이면서 전 지구적 문제인 SSM에 대응할 수 있

는 케이스 스터디가 되니까. 한국에서 가능하다고 본

다. 물론 아직은 생각 단계고 현실적인 부분에서의 문

제도 많이 고민해야 하지만. 너무 이상적인가? (웃음)

TEDx가 개인적인 실험이라고 했는데.

맞다. 올해 초부터 컨퍼런스와는 다른 지식콘서트라

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사람들이 와서 자극받고 새로

운 에너지를 느끼고 한다. 핵심은 서로 만나고 관계

를 맺는 것이고. 거기서 나온 첫 시도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킹 장소 기획이었다. 그러자니 애초의 컨퍼런

스 350명 규모는 너무 컸다. 그래서 살롱이라는 콘셉

트 하에 80명으로 줄였다. 홍보 방법도 바꿔봤다. 트

위터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하지 않나 싶어서 클

로즈로도, 오픈으로도 주최 해보고 여러 가지 시도들

을 해봤다. 결국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

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DIGEST

커뮤니티가 핵심인데 참가자들이 따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있나

여태까지는 파티였다. 판을 깔 뿐이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람 만나고 친구

사귀는 거다. 자기랑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다.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오

프라인 파티일 수도 있고 온라인일 수도 있다. 정기

적인 파티가 될 수도 있고, 인터넷 카페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이 인간적인가?

공감하는 능력. 이를테면 남의 괴로움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남의 괴로움에 공감할 수 있으면 나쁜 짓

을 못한다. 문제는 상황이 사람을 나쁘게 만든다. 좋

은 사람도 나쁜 상황에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러한 극단적인 상황이 점점 줄어

들고 있다는 거다.

졸업하고 일을 계획 중이면 백수라는 건가.

굶어 죽지 않을려고 노력 중이다. SustainableUn-

employeed.com 즉, 지속 가능한 백수를 꿈꾸고 있

다(웃음).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속으론 똥줄 탄다. 현

실은 차갑고 냉정하다. 진짜 살벌하다. 일단 돈이 없

고 그래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계산기를 잘 두드

려야 한다. 사전적인 백수로는 안 된다. 자신들의 전

문분야를 가진 백수들이 모여야 한다. 종착점은 커

뮤니티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것은 에너지

라고 하는 기다. 비슷한 기가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야 한다.

회사에서 제의도 올 것 같은데.

취업 제의는 많이 오지만 못 간다. 안 간다. 시간제

로 일 할 수 있으면 갈 텐데 그렇지가 못하다. 내 시

간이 없어서 보류 중이다. 솔직히 겁이 많이 난다. 좋

아하는 일도 한때라는 걱정. 직장 즉, 소속감과 주기

적인 월급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포기해야 한다.

백수로 있으면 근본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 설

레는 동시에 굉장히 불안하다. 두 가지를 절충하면

서….잘 해야겠지? (웃음)

Organizer 팀 분위기는 어떤가.

1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회의한다. 가장 자주 만나

는 관계라는 게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사회 나가서 누

가 1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1주일 마다 만나나.

어려운 시간도 있고 좋은 시간도 있지만 기본 바탕이

되는 끈끈함이 있다. 가족 같은 느낌이랄까. 감정적

인 굴곡은 있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같이가는 '좋

음'이 있다. 부대끼면서 생기는 정.

팀에 애착이 큰 것 같다.

TEDx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건강성을 믿는다. 좌

도 우도 아닌 건강성. 이런 가치가 빨리 퍼졌으면 좋

겠다. 사람 정서라는 것이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그

러한 정서를 전염시켜야 한다. 관건은 건강성이 어디

서 나오냐는 것이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TEDx에 오나.

한국에서 TED에 열광하는 세대는 20대 초반~30

대 초반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우리나라에서 변

화를 열망하는 세대가 이 연령대라는 것이다. 이 것

을 어르신들에게 전파해야 한다. 실제적인 힘은 어른

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TEDx를 기획하면서 들었던 좋은 말이 있다. 전 세

대를 비난하기 쉽다는 말이다. 386은 그 앞 세대를,

포스트 386은 386을 비난하는 것처럼. 세대마다 세

대에게 주어진 과제가 있다. 지금 세대가 가진 문제

가 따로 있고, 그 앞 세대가 갖고 있는 문제가 따로 있

다. 우리가 피해의식 같은 것을 가지면 안 된다. 우리

가 손해 봤다고 느끼면 세대갈등으로 이어지는 거다.

생각해보면 앞 세대는 이룬 게 있다. 이루면서 어쩔

수 없이 파생된 문제들이 있고 그것을 우리가 바통

터치 받은 거다. 문제가 계속해서 좋아지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들이 나오는 거다. 마치 게임처

럼. 레벨업 할수록 새로운 퀘스트가 나오는 것이다.

TEDx로 얻은 게 있다면.

가족. 그리고 전체를 컨트롤 하고 싶은 욕심을 놓

는 방법. 완벽주의적인 경향이 있는데 굉장한 도전이

다. 트러블도 다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자연스러움

에 대해 많이 배웠다. 덕분에 성형미인도 싫어한다.

(웃음) 성형미인이면 자존이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자신감이 있다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을 스스로 온전

히 사랑하지 못한다고 본다. 이제 TEDx는 인생의 일

부다. 갖고 간다기 보다 발을 담갔다. 시멘트같이 푹.

다음 그림을 좀 보여줄 수 있나.

TEDx를 아시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고 싶다. 이를테면 TEDx판문점을 열고 글로벌 이벤

트로 만드는 것.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인류 최초

로 달에 착륙했던 것처럼 영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을

만드는 것이다.

무대를 크게 본다.

사람은 정체성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인으로서

의 정체성만큼이나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느낀다.

한국인이라기보다는 한국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

각한다. 국경은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일 뿐이다. 핵

심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설마 한일전도 응원 안하나?

딱히 한국을 편들지는 않는다. 승패에 별로 관심이

없다. 어릴 때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게임으로 전

국을 제패했었다. 그리고 전 세계 1,000명 밖에 없

는 스타크래프트 베타테스터였다. 인생 최고의 순간

들. (웃음) 오락할 때 승부욕을 많이 느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고 이기고를 따지지 않게 됐다. 너무 쉽

게 포기하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나 자신이 이상

하다고 느꼈다. 돈 걸린 내기만 아니면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다.

INDEPENTLY ORGANIZED TED TED의 미션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TEDx는 순수히 개인이나 단체,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기획되고 만들어진다. TED와 같은 경험을 퍼뜨리기 위한 컨퍼런스의 새로운 형태

로서 전 세계적으로 약 1,250개의 TEDx가 개최되었고 2010년 12월 기준으로 예정되어 있는 앞으

로의 TEDx는 400개에 달한다. 비영리로 운영되지만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이라는 가치에 동

의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속도가 더해져서 TEDx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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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류한석의 말 속에도 길이 있었다. TEDx의 이야기 안

에 돈에 대한 철학도 있었고 백수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렇게 풀어놓은 말들은 각자의

길로 갈라졌다가 결국 하나의 종착점으로 돌아왔다. 상생. 이 시대적 화두를 대담하게 풀

어냈던 그도 마지막엔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고 했다. "안돼요. 그냥 알아서 잘 써 주세요.

제 인터뷰는 도저히 못 보겠어요." 에디터 주민우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TEDxSeoul 팀에서 파운더 겸 라이센시를 맡고 있

었다. 처음에는 모든 일에 간섭했는데 이젠 점점 뒤로

물러나서 구경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개인

적으로는 얼마 전 졸업해서 이런저런 기회들을 보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미디어아트, 문화공간, 인터뷰인데 어떻게 통합할 것

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

미디어아트가 정확히 무엇인가.

미디어아트는 정보시각화(Info visualization)다. 점점

더 텍스트보다 그림이나 영상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정보가 말을 뛰어넘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디자인적인 측면으로 고민하

는 것이다. 아주 대표적인 예로는 지하철 노선도가 대

표적이다. 이제는 도표들도 디자이너들이 엄청난 노

력을 들여 만드는 시대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돈에 얽

힌 사연들을 미디어 아트로 표현하는 일이다.

돈에 얽힌 사연이라니?

돈은 돌고 돌아서 돈이다. 모든 것이 돌고 돈다. 돌

고 돌기 때문에 상생이 되는 거다. 거기서 경험 즉, 이

야기가 입혀진다. 커피를 산 돈이 은행으로 가서 누군

가의 음식값이 되고 옷값이 된다. 만 원짜리 한 장에

눈코입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연이 담길까. 그 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 배우면서 상생하는 것

이다. 정서도 이야기도 돈도 돌면서 전염시킨다. 시대

적인 트렌드고. 굉장히 인간적인 것, 사람이 사람다워

야 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다.

그럼 TEDx를 시작한 계기는 뭔가.

실험의 공간이기도 했고, 배움의 세계화를 봤다. 알다

시피 서로 배우는 것이 점점 빨라졌다. 원숭이 한 마

리가 고구마를 씻어 먹기 시작하면 다른 지역의 원숭

이도 씻어 먹게 되는 것처럼. 다 같이 살 수 있는 시스

템, 즉 상생이 된다. 관건은 어떻게 제로섬에서 윈윈

으로 만들어 가느냐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많

은 영세 상인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그들을 하나로 묶

는 커뮤니티가 SSM에 대항한다면 어떨까? 여러 가지

의미로 화제를 일으킬 거다. 영세 상인들 간의 상생

시스템이면서 전 지구적 문제인 SSM에 대응할 수 있

는 케이스 스터디가 되니까. 한국에서 가능하다고 본

다. 물론 아직은 생각 단계고 현실적인 부분에서의 문

제도 많이 고민해야 하지만. 너무 이상적인가? (웃음)

TEDx가 개인적인 실험이라고 했는데.

맞다. 올해 초부터 컨퍼런스와는 다른 지식콘서트라

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사람들이 와서 자극받고 새로

운 에너지를 느끼고 한다. 핵심은 서로 만나고 관계

를 맺는 것이고. 거기서 나온 첫 시도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킹 장소 기획이었다. 그러자니 애초의 컨퍼런

스 350명 규모는 너무 컸다. 그래서 살롱이라는 콘셉

트 하에 80명으로 줄였다. 홍보 방법도 바꿔봤다. 트

위터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하지 않나 싶어서 클

로즈로도, 오픈으로도 주최 해보고 여러 가지 시도들

을 해봤다. 결국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

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DIGEST

커뮤니티가 핵심인데 참가자들이 따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있나

여태까지는 파티였다. 판을 깔 뿐이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람 만나고 친구

사귀는 거다. 자기랑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다.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오

프라인 파티일 수도 있고 온라인일 수도 있다. 정기

적인 파티가 될 수도 있고, 인터넷 카페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이 인간적인가?

공감하는 능력. 이를테면 남의 괴로움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남의 괴로움에 공감할 수 있으면 나쁜 짓

을 못한다. 문제는 상황이 사람을 나쁘게 만든다. 좋

은 사람도 나쁜 상황에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러한 극단적인 상황이 점점 줄어

들고 있다는 거다.

졸업하고 일을 계획 중이면 백수라는 건가.

굶어 죽지 않을려고 노력 중이다. SustainableUn-

employeed.com 즉, 지속 가능한 백수를 꿈꾸고 있

다(웃음).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속으론 똥줄 탄다. 현

실은 차갑고 냉정하다. 진짜 살벌하다. 일단 돈이 없

고 그래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계산기를 잘 두드

려야 한다. 사전적인 백수로는 안 된다. 자신들의 전

문분야를 가진 백수들이 모여야 한다. 종착점은 커

뮤니티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것은 에너지

라고 하는 기다. 비슷한 기가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야 한다.

회사에서 제의도 올 것 같은데.

취업 제의는 많이 오지만 못 간다. 안 간다. 시간제

로 일 할 수 있으면 갈 텐데 그렇지가 못하다. 내 시

간이 없어서 보류 중이다. 솔직히 겁이 많이 난다. 좋

아하는 일도 한때라는 걱정. 직장 즉, 소속감과 주기

적인 월급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포기해야 한다.

백수로 있으면 근본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 설

레는 동시에 굉장히 불안하다. 두 가지를 절충하면

서….잘 해야겠지? (웃음)

Organizer 팀 분위기는 어떤가.

1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회의한다. 가장 자주 만나

는 관계라는 게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사회 나가서 누

가 1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1주일 마다 만나나.

어려운 시간도 있고 좋은 시간도 있지만 기본 바탕이

되는 끈끈함이 있다. 가족 같은 느낌이랄까. 감정적

인 굴곡은 있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같이가는 '좋

음'이 있다. 부대끼면서 생기는 정.

팀에 애착이 큰 것 같다.

TEDx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건강성을 믿는다. 좌

도 우도 아닌 건강성. 이런 가치가 빨리 퍼졌으면 좋

겠다. 사람 정서라는 것이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그

러한 정서를 전염시켜야 한다. 관건은 건강성이 어디

서 나오냐는 것이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TEDx에 오나.

한국에서 TED에 열광하는 세대는 20대 초반~30

대 초반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우리나라에서 변

화를 열망하는 세대가 이 연령대라는 것이다. 이 것

을 어르신들에게 전파해야 한다. 실제적인 힘은 어른

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TEDx를 기획하면서 들었던 좋은 말이 있다. 전 세

대를 비난하기 쉽다는 말이다. 386은 그 앞 세대를,

포스트 386은 386을 비난하는 것처럼. 세대마다 세

대에게 주어진 과제가 있다. 지금 세대가 가진 문제

가 따로 있고, 그 앞 세대가 갖고 있는 문제가 따로 있

다. 우리가 피해의식 같은 것을 가지면 안 된다. 우리

가 손해 봤다고 느끼면 세대갈등으로 이어지는 거다.

생각해보면 앞 세대는 이룬 게 있다. 이루면서 어쩔

수 없이 파생된 문제들이 있고 그것을 우리가 바통

터치 받은 거다. 문제가 계속해서 좋아지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들이 나오는 거다. 마치 게임처

럼. 레벨업 할수록 새로운 퀘스트가 나오는 것이다.

TEDx로 얻은 게 있다면.

가족. 그리고 전체를 컨트롤 하고 싶은 욕심을 놓

는 방법. 완벽주의적인 경향이 있는데 굉장한 도전이

다. 트러블도 다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자연스러움

에 대해 많이 배웠다. 덕분에 성형미인도 싫어한다.

(웃음) 성형미인이면 자존이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자신감이 있다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을 스스로 온전

히 사랑하지 못한다고 본다. 이제 TEDx는 인생의 일

부다. 갖고 간다기 보다 발을 담갔다. 시멘트같이 푹.

다음 그림을 좀 보여줄 수 있나.

TEDx를 아시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고 싶다. 이를테면 TEDx판문점을 열고 글로벌 이벤

트로 만드는 것.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인류 최초

로 달에 착륙했던 것처럼 영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을

만드는 것이다.

무대를 크게 본다.

사람은 정체성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인으로서

의 정체성만큼이나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느낀다.

한국인이라기보다는 한국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

각한다. 국경은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일 뿐이다. 핵

심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설마 한일전도 응원 안하나?

딱히 한국을 편들지는 않는다. 승패에 별로 관심이

없다. 어릴 때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게임으로 전

국을 제패했었다. 그리고 전 세계 1,000명 밖에 없

는 스타크래프트 베타테스터였다. 인생 최고의 순간

들. (웃음) 오락할 때 승부욕을 많이 느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고 이기고를 따지지 않게 됐다. 너무 쉽

게 포기하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나 자신이 이상

하다고 느꼈다. 돈 걸린 내기만 아니면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다.

INDEPENTLY ORGANIZED TED TED의 미션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TEDx는 순수히 개인이나 단체,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기획되고 만들어진다. TED와 같은 경험을 퍼뜨리기 위한 컨퍼런스의 새로운 형태

로서 전 세계적으로 약 1,250개의 TEDx가 개최되었고 2010년 12월 기준으로 예정되어 있는 앞으

로의 TEDx는 400개에 달한다. 비영리로 운영되지만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이라는 가치에 동

의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속도가 더해져서 TEDx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4 65

Benefit Talks

BENEFIT TALKS

benefitmag2.indd 64-65 2010-12-20 �� 2:03:34

Page 64: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6 67

WNGO, NPOSUSTAINABLE

WATCH TOWER베네핏의 Society 섹션은 기업과

단체, 정부 및 시민차원에서 일어

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 사례의 소

개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에 대한

리뷰와 실패했던 사례들의 공유,

그리고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사회

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

한 의견들과 개선책들을 제시한다.

사회 곳곳에서 좋은 의도로 많은 일

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더 높은 차원

에서의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사

례들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사회

적 비용이 발생한다. 인터넷의 발

달로 과거와 달리 지금은 누구나 참

여 프로젝트를 큰 비용 없이 진행할

수 있어 덕분에 사회에 긍정적인 바

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

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치밀하

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좋은일이 오

히려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

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단순

히 좋은 의도로만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소통과 공유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NGO단체

에서 고민한 연구결과 등을 사람과

기업, 정부에 쉽고 재미있는 커뮤

니케이션 방법으로 얘기하고 소통

하여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좋은 의도를 가진 노력에 힘을 실

어 주고 사회에 널리 알리려 한다.

제 3섹터로서의 시민단체의 기능이 감시, 연구, 관

리에 집중 될 때 사회적 영향력은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미국의 월마트는 카트리나 참사 이후 사회

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매장 내에서 인증

받은 물고기만을 판매하기로 결정하였다. 3억 인구

에 달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할인 판매점에서 판매

되는 모든 물고기가 윤리적으로 생산되고 환경에 도

움이 되는 인증을 받는다고 했을때, 그리고 그 인증

제도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제삼자에 의해 신

뢰성에 있게 진행되는 인증제도라면 판매방식의 변

화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할 것이다.

CSR2.0의 하나인 Scalable CSR은 바로 이러한 사

회적 파급력을 얘기한다. 규모의 CSR을 위해서는 기

업들을 감시할 주체가 필요하고 이 역할은 오직 시민

단체만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객관성과 공정

성, 전문성을 갖출 때 자생력도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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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GO, NPOSUSTAINABLE

WATCH TOWER베네핏의 Society 섹션은 기업과

단체, 정부 및 시민차원에서 일어

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 사례의 소

개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에 대한

리뷰와 실패했던 사례들의 공유,

그리고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사회

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

한 의견들과 개선책들을 제시한다.

사회 곳곳에서 좋은 의도로 많은 일

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더 높은 차원

에서의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사

례들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사회

적 비용이 발생한다. 인터넷의 발

달로 과거와 달리 지금은 누구나 참

여 프로젝트를 큰 비용 없이 진행할

수 있어 덕분에 사회에 긍정적인 바

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

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치밀하

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좋은일이 오

히려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

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단순

히 좋은 의도로만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소통과 공유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NGO단체

에서 고민한 연구결과 등을 사람과

기업, 정부에 쉽고 재미있는 커뮤

니케이션 방법으로 얘기하고 소통

하여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좋은 의도를 가진 노력에 힘을 실

어 주고 사회에 널리 알리려 한다.

제 3섹터로서의 시민단체의 기능이 감시, 연구, 관

리에 집중 될 때 사회적 영향력은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미국의 월마트는 카트리나 참사 이후 사회

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매장 내에서 인증

받은 물고기만을 판매하기로 결정하였다. 3억 인구

에 달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할인 판매점에서 판매

되는 모든 물고기가 윤리적으로 생산되고 환경에 도

움이 되는 인증을 받는다고 했을때, 그리고 그 인증

제도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제삼자에 의해 신

뢰성에 있게 진행되는 인증제도라면 판매방식의 변

화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할 것이다.

CSR2.0의 하나인 Scalable CSR은 바로 이러한 사

회적 파급력을 얘기한다. 규모의 CSR을 위해서는 기

업들을 감시할 주체가 필요하고 이 역할은 오직 시민

단체만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객관성과 공정

성, 전문성을 갖출 때 자생력도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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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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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살리기 위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스

스로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Af-

riGadget'에 소개된 미툼바(Mitumba)의 이야기를

보자. 미툼바는 케냐 나이로비의 슬럼에서 헌 옷을

파는 노점상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수입한 헌옷을

떼어다 팔았지만 노점상 사이의 경쟁이 심해 하루 채

1달러도 벌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역 NGO로

부터 소액융자(마이크로크레딧)를 받아 재봉틀을 사

서, 미국 스타일의 헌 옷을 케냐의 아이들이 입고 싶

어 하는 현지 문화에 맞는 옷으로 수선해 팔며 소득

을 높였고, 마침내 빈곤에서 벗어났다.

미툼바처럼 헌 옷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

게 한국에서 보낸 공짜 응원 티셔츠는 무엇을 의미할

까. 여기에 무상으로 배분되는 티셔츠가 현지의 영세

한 티셔츠 제조업, 판매업을 흔들어 놓는 것은 아닐

지 생각해봐야 할 이유가 있다.

사실 국제개발 분야에서 '무상 선물'의 효용성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 국제개발처

(USAID)는 "옷이나 신발 등을 모아 가난한 나라에

선물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반해, 이런 선물

은 실제로 구호 프로그램에서 별 쓸모가 없고 오히

려 선물을 받는 지역의 경제와 문화, 환경에 해롭다"

는 가이드를 제시했다. 또 선물을 보내는 데는 현지

에서 그 물건을 생산하는 데 상응하는 막대한 물류비

용이 들기 때문에 이런 기부는 "결과적으로 운송, 보

관, 인력과 같은 한정된 자원을 남용하는 일"이며, "

지역에서 비슷한 물건을 생산, 판매하는 사람들에 경

쟁을 강요해 오히려 지역 경제에 역효과를 낳는다"

는 점도 지적했다.

세계은행 출신의 경제학자인 윌리엄 이스터

리(William Easterly) 뉴욕대 경제학과 교

수 역시 자신의 책 <백인의 짐: 왜 서방의 원조는

그토록 많은 문제점을 낳았는가 The White Man's

Burden: Why the West's Efforts to Aid the Rest

Have Done So Much Ill and So Little Good>에서

비슷한 논지의 사례를 이야기한다.

UN은 매 40초마다 한 명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

상황을 바꾸고자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일대에 말라

리아를 막아주는 살충제를 입힌 모기장을 무상으로

배포했다. 그런데 막대한 비용을 쏟으며 모기장을 배

급하는데도 정작 사망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조사단은 무상으로 배포된 모기장이 어망으로 개조

되어 쓰이거나, 암시장으로 다시 흘러들어가 유통되

며 현지의 영세 모기장 제조업체와 노점상을 파산의

궁지로 몰아넣는 상황을 목격했다. 가장 절실하게 모

기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무상으로 배포

했는데, 정작 모기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물품을 전하는 일에는 실패한 것이다.

UN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지 NGO와 손

을 잡고, 모기장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임신한 여성

과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말라리아에 가장 취약한

그룹이라는 데 착안해, 유아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개

당 50센트로 팔았다. 좀 더 사정이 나은 도시에서는

개당 5달러의 가격을 매겼다. 여기서 생긴 수익으로

농촌 지역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보급 비용을 충당했

다. 이렇게 해서 모기장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

에게 모기장이 배급되자, 말라리아 사망률이 개선되

기 시작했다. 배포 사업 이후 모기장 안에서 잠을 자

는 5세 이하 어린이의 비율이 2000년 8퍼센트에서

2004년 55퍼센트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가격을 치

루고 모기장을 얻은 사람일수록 이를 잘 활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물품 기부도 긴급구호와 국

제개발 사이의 구별이 필요하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긴급구호 상황에서는 생필품을 가급적

빠르게 무상으로 배분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빈

곤에서 벗어나려는 지속적 노력의 과정인 개발의 상

황에서는 다르다. 이때 빈곤층은 하루 1$의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는 나름

의 생활과 경제가 있다. 앞서 예로든 케나 나이로비

의 슬럼가도 같은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의

무분별한 개입으로 경제 활동을 뒤흔드는 행위를 해

서는 안 된다.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원조는 오히려

빈곤에 취약한 경제를 무력하게 하고, 외부에 대한

의존성을 키운다.

GOOD INTENTIONS ARE

NOT ENOUGH

25만에서 30만장에 이르는 티셔츠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빈곤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 것일까? 특정 지역에 전달된 막대

한 물량의 티셔츠 때문에 도리어 그 지역에서 티셔츠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소상인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닐까? 수 톤에 이

르는 티셔츠를 아프리카로 보내는 데 드는 막대한 물류비용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 그 돈으로 지속적인 국제개발 사업을 하는 게

빈곤을 줄이는 더 나은 방법인 것은 아닐까?

선한 의도로만은 충분하지 않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68 69

Benefit Issue

BENEFIT ISSUE

광고기획 일을 하던 네 명의 젊은이들이 모인 '포유앤포미'가 시작한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은 월드

컵을 앞두고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한편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다. '한 번 입고 서랍에 넣어두거나 버리기 일쑤인 응원 티셔츠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돕는다

니 신선하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좋은 아이디어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아름다운가게와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케이티(KT)가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캠페인은 더욱 대중적인 인기

를 끌었다. 7월 30일까지 기증 약속을 받은 응원 티셔츠만 해도 25만~30만장에 이른다.

마음을 울리는 강력한 메시지, 큰 부담과 노력 없이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기획력, 거기에

KT가 제작한 광고의 힘까지 보태져 말 그대로 '티셔츠의 기적'이 만들어진 것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

좀 더 살펴봐야 할 점이 있다.

*본 칼럼은 2010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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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7: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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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살리기 위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스

스로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Af-

riGadget'에 소개된 미툼바(Mitumba)의 이야기를

보자. 미툼바는 케냐 나이로비의 슬럼에서 헌 옷을

파는 노점상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수입한 헌옷을

떼어다 팔았지만 노점상 사이의 경쟁이 심해 하루 채

1달러도 벌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역 NGO로

부터 소액융자(마이크로크레딧)를 받아 재봉틀을 사

서, 미국 스타일의 헌 옷을 케냐의 아이들이 입고 싶

어 하는 현지 문화에 맞는 옷으로 수선해 팔며 소득

을 높였고, 마침내 빈곤에서 벗어났다.

미툼바처럼 헌 옷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

게 한국에서 보낸 공짜 응원 티셔츠는 무엇을 의미할

까. 여기에 무상으로 배분되는 티셔츠가 현지의 영세

한 티셔츠 제조업, 판매업을 흔들어 놓는 것은 아닐

지 생각해봐야 할 이유가 있다.

사실 국제개발 분야에서 '무상 선물'의 효용성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 국제개발처

(USAID)는 "옷이나 신발 등을 모아 가난한 나라에

선물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반해, 이런 선물

은 실제로 구호 프로그램에서 별 쓸모가 없고 오히

려 선물을 받는 지역의 경제와 문화, 환경에 해롭다"

는 가이드를 제시했다. 또 선물을 보내는 데는 현지

에서 그 물건을 생산하는 데 상응하는 막대한 물류비

용이 들기 때문에 이런 기부는 "결과적으로 운송, 보

관, 인력과 같은 한정된 자원을 남용하는 일"이며, "

지역에서 비슷한 물건을 생산, 판매하는 사람들에 경

쟁을 강요해 오히려 지역 경제에 역효과를 낳는다"

는 점도 지적했다.

세계은행 출신의 경제학자인 윌리엄 이스터

리(William Easterly) 뉴욕대 경제학과 교

수 역시 자신의 책 <백인의 짐: 왜 서방의 원조는

그토록 많은 문제점을 낳았는가 The White Man's

Burden: Why the West's Efforts to Aid the Rest

Have Done So Much Ill and So Little Good>에서

비슷한 논지의 사례를 이야기한다.

UN은 매 40초마다 한 명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

상황을 바꾸고자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일대에 말라

리아를 막아주는 살충제를 입힌 모기장을 무상으로

배포했다. 그런데 막대한 비용을 쏟으며 모기장을 배

급하는데도 정작 사망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조사단은 무상으로 배포된 모기장이 어망으로 개조

되어 쓰이거나, 암시장으로 다시 흘러들어가 유통되

며 현지의 영세 모기장 제조업체와 노점상을 파산의

궁지로 몰아넣는 상황을 목격했다. 가장 절실하게 모

기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무상으로 배포

했는데, 정작 모기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물품을 전하는 일에는 실패한 것이다.

UN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지 NGO와 손

을 잡고, 모기장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임신한 여성

과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말라리아에 가장 취약한

그룹이라는 데 착안해, 유아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개

당 50센트로 팔았다. 좀 더 사정이 나은 도시에서는

개당 5달러의 가격을 매겼다. 여기서 생긴 수익으로

농촌 지역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보급 비용을 충당했

다. 이렇게 해서 모기장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

에게 모기장이 배급되자, 말라리아 사망률이 개선되

기 시작했다. 배포 사업 이후 모기장 안에서 잠을 자

는 5세 이하 어린이의 비율이 2000년 8퍼센트에서

2004년 55퍼센트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가격을 치

루고 모기장을 얻은 사람일수록 이를 잘 활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물품 기부도 긴급구호와 국

제개발 사이의 구별이 필요하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긴급구호 상황에서는 생필품을 가급적

빠르게 무상으로 배분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빈

곤에서 벗어나려는 지속적 노력의 과정인 개발의 상

황에서는 다르다. 이때 빈곤층은 하루 1$의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는 나름

의 생활과 경제가 있다. 앞서 예로든 케나 나이로비

의 슬럼가도 같은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의

무분별한 개입으로 경제 활동을 뒤흔드는 행위를 해

서는 안 된다.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원조는 오히려

빈곤에 취약한 경제를 무력하게 하고, 외부에 대한

의존성을 키운다.

GOOD INTENTIONS ARE

NOT ENOUGH

25만에서 30만장에 이르는 티셔츠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빈곤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 것일까? 특정 지역에 전달된 막대

한 물량의 티셔츠 때문에 도리어 그 지역에서 티셔츠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소상인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닐까? 수 톤에 이

르는 티셔츠를 아프리카로 보내는 데 드는 막대한 물류비용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 그 돈으로 지속적인 국제개발 사업을 하는 게

빈곤을 줄이는 더 나은 방법인 것은 아닐까?

선한 의도로만은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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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Issue

BENEFIT ISSUE

광고기획 일을 하던 네 명의 젊은이들이 모인 '포유앤포미'가 시작한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은 월드

컵을 앞두고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한편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다. '한 번 입고 서랍에 넣어두거나 버리기 일쑤인 응원 티셔츠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돕는다

니 신선하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좋은 아이디어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아름다운가게와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케이티(KT)가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캠페인은 더욱 대중적인 인기

를 끌었다. 7월 30일까지 기증 약속을 받은 응원 티셔츠만 해도 25만~30만장에 이른다.

마음을 울리는 강력한 메시지, 큰 부담과 노력 없이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기획력, 거기에

KT가 제작한 광고의 힘까지 보태져 말 그대로 '티셔츠의 기적'이 만들어진 것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

좀 더 살펴봐야 할 점이 있다.

*본 칼럼은 2010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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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활발해진 'DIY' 기부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이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트위터와 블로

그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파급력에 힘입은 바 크다. 광고

홍보 전문가로 온라인 홍보에 지식을 갖고 있던 주최측은 초

기 단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용에 많은 관심을 쏟

았다. 트위터를 통해 캠페인을 알리고, 기증 받은 티셔츠를

사이즈 별로 분류할 자원봉사자를 모았다.

한편 이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는 '1MillionShirts' 캠

페인이 온라인을 달궜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 홍보회사를 운

영하는 제이슨 샌들러(Jason Sandler)가 '헌 옷 백만 장을

모아 아프리카로 보내자'는 메시지를 담은 홍보 영상을 트위

터 등에 올리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티셔츠의 기적'

과 비슷했지만 그 전개 과정에서 사뭇 다른 방향으로 나아

갔다. 소셜 미디어는 홍보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토론의 장

이기도 했다.

'1MillionShirts' 캠페인이 홍보 되면서 온라인 공간을 중심

으로 'Good Intentions are not enough(선은 의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토론이 벌어졌다. 안 입게 된 옷, 가방, 신발

등을 기부하는 것이 진짜로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빈곤한 사

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효과적인 원조와 기부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수한 글과 코멘트가 쌓였다. 아프리카와 아

시아의 국제개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고,

NGO 실무자, 학계 전문가, 다양한 경로에서 기부 캠페인을

직접 벌이거나 기부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1MillionShirts' 캠페인 주최측도

캠페인의 방향을 바꾸었다. 'Listening, Learning and

Shifting Focus (듣고, 배우고, 초점을 바꾸다)'란 제목의 글

이 캠페인 홈페이지의 첫 화면을 장식했다. 주최측은 티셔츠

를 계속 모으는 일을 중단하고, 대신 이 캠페인을 통해 자신

들이 기부에 대해 새롭게 배운 바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

누는 데 주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또한 기부 받은 티셔츠를 아프리카에 보내지 않고 긴

급구호용으로 쓰거나 또는 미국 내에서 재활용 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며, 그동안 모은 기부금을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나아가 헌 옷 기부에 대한 온라인 토론은 소셜 미디어의 활

Good intentions are not enough for aid to be successful. If aid is done poorly it can hurt the very people it is supposed to help.Accurate information and sound practices are also crucial to smart aid.The Charity Rater

성화가 국제개발(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한 진

지한 검토로까지 이어졌다. 트위터 등의 보급으

로 특별한 조직을 갖추지 않은 개인도 기부 캠

페인을 벌이기 쉬워졌고, 이를 두고 'DIY(Do It

Yourself) Donor'라는 말도 생겼다.

이 자체는 긍정적이고 반가운 일이지만 이런 캠

페인은 기부 받는 측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주는 사람 입장에서 진행되기 쉽다는 한

계를 가진다. 헌 옷을 보내는 경우에만 해도, 어

느 지역에 얼만큼의 헌 옷이 필요하다는 수요조

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조사는 해당 지역

과 직접적인 '관계(relationship)'가 없는 개인이

나 단체가 하기 힘들다.

진지한 관심과 이해가

좋은 결과를 만든다

'1MillionShirts' 토론에서는 이를 두고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DIY

Donor'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캠페인이 개발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도록 도울 것인지를 고민했

다. 또 인터넷에 접속하기 어려운 가난하고 소

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을지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한편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은 월드컵 공식 후

원사인 케이티(KT)와 손을 잡고 그 규모를 더

욱 확대했다. 캠페인을 알리는 TV광고가 방송

되고, 전국의 2,900개의 쿡쇼 대리점에서 티셔

츠 수거를 맡으면서 참여도 더욱 쉬워졌다. 자본

과 물류 역량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로 티셔츠를

보낼 지역도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몽골, 인도로

까지 넓어졌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소식도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콜택시 기사 1600명이 직접 명함과 포스터를 만들어

차량에 부착해 홍보 도우미로 나섰고, 충북 제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체육대회가 끝난 후 입었던 단체 응

원복을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티셔츠는 25 ~30만장

에 달할 예상이다.

대기업이 공동 파트너로 나섬으로써 시

민이 주도하는 캠페인을 통해 기업들

에 의해 주도되는 월드컵 응원 문화를

바꾸겠다던 주최측의 처음 취지와는 멀어진 셈이지

만, 이런 정도의 관심과 참여라면 '티셔츠의 기적' 캠

페인은 단순한 성공 이상의 무엇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주최측인 포유앤포미는 지

난 7월에 이루어진 필자와의 만남에서 캠페인 시작 이

전에 현지 수요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티셔츠

를 현지에 보내고 배포하는 데 따르는 물류비용에 대

해서도 미리 고려하지 못했다고 했다. 애초에 티셔츠

배포를 도와주기로 했던 국제개발 NGO들이 물류비용

과 현지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Korea Fighting

과 같은 문구가 새겨진 응원 티셔츠가 현지에서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문화적 갈등을 이유로 협조에 난색을

표한 상황이었다.

이후 자본과 물류 역량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로 티셔

츠를 배포할 지역이 다각화되면서 공짜 티셔츠가 현

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어든 상황

이지만, 한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이 담긴 응원 티셔츠

를 수십 만 장이나 보내도 되는지에 대한 우려는 여

전히 남는다.

선한 의도는 반드시 필요하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게 하기 위해서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

가 필요하다.

우리가 참여하기 쉬운 캠페인보다 현지의 빈곤한 사

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캠페인이 좋은 캠

페인이다. 아프리카에 필요한 건 우리가 전달하는 '붉

은 티셔츠'의 기적, 우리 식의 '붉은 열정', 우리의

'붉은 악마' 응원 문화와 응원 품에 담긴 한국의 정

체성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

는 변화이다.

기적은 막대한 물량의 '티셔츠'로 만들어지지 않

는다. 기적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의 문

화를 배우려는 우정과 이해 속에서 서서히 싹튼

다.

글 김현주

영국 버밍엄대학교 국제개발학 석사과정

블로그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http://cklist.egloos.com/

[email protected]

선한 의도는 반드시 필요하

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게 하기 위해서는 진지하

고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http://1millionshirts.org 에서는 이번 캠페인을 하면서 경험한것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블로그를 닫지 않고 공개해두고 있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70 71

Benefit Issue

P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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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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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mag2.indd 70-71 2010-12-20 �� 2:03:43

Page 69: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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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활발해진 'DIY' 기부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이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트위터와 블로

그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파급력에 힘입은 바 크다. 광고

홍보 전문가로 온라인 홍보에 지식을 갖고 있던 주최측은 초

기 단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용에 많은 관심을 쏟

았다. 트위터를 통해 캠페인을 알리고, 기증 받은 티셔츠를

사이즈 별로 분류할 자원봉사자를 모았다.

한편 이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는 '1MillionShirts' 캠

페인이 온라인을 달궜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 홍보회사를 운

영하는 제이슨 샌들러(Jason Sandler)가 '헌 옷 백만 장을

모아 아프리카로 보내자'는 메시지를 담은 홍보 영상을 트위

터 등에 올리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티셔츠의 기적'

과 비슷했지만 그 전개 과정에서 사뭇 다른 방향으로 나아

갔다. 소셜 미디어는 홍보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토론의 장

이기도 했다.

'1MillionShirts' 캠페인이 홍보 되면서 온라인 공간을 중심

으로 'Good Intentions are not enough(선은 의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토론이 벌어졌다. 안 입게 된 옷, 가방, 신발

등을 기부하는 것이 진짜로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빈곤한 사

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효과적인 원조와 기부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수한 글과 코멘트가 쌓였다. 아프리카와 아

시아의 국제개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고,

NGO 실무자, 학계 전문가, 다양한 경로에서 기부 캠페인을

직접 벌이거나 기부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1MillionShirts' 캠페인 주최측도

캠페인의 방향을 바꾸었다. 'Listening, Learning and

Shifting Focus (듣고, 배우고, 초점을 바꾸다)'란 제목의 글

이 캠페인 홈페이지의 첫 화면을 장식했다. 주최측은 티셔츠

를 계속 모으는 일을 중단하고, 대신 이 캠페인을 통해 자신

들이 기부에 대해 새롭게 배운 바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

누는 데 주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또한 기부 받은 티셔츠를 아프리카에 보내지 않고 긴

급구호용으로 쓰거나 또는 미국 내에서 재활용 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며, 그동안 모은 기부금을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나아가 헌 옷 기부에 대한 온라인 토론은 소셜 미디어의 활

Good intentions are not enough for aid to be successful. If aid is done poorly it can hurt the very people it is supposed to help.Accurate information and sound practices are also crucial to smart aid.The Charity Rater

성화가 국제개발(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한 진

지한 검토로까지 이어졌다. 트위터 등의 보급으

로 특별한 조직을 갖추지 않은 개인도 기부 캠

페인을 벌이기 쉬워졌고, 이를 두고 'DIY(Do It

Yourself) Donor'라는 말도 생겼다.

이 자체는 긍정적이고 반가운 일이지만 이런 캠

페인은 기부 받는 측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주는 사람 입장에서 진행되기 쉽다는 한

계를 가진다. 헌 옷을 보내는 경우에만 해도, 어

느 지역에 얼만큼의 헌 옷이 필요하다는 수요조

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조사는 해당 지역

과 직접적인 '관계(relationship)'가 없는 개인이

나 단체가 하기 힘들다.

진지한 관심과 이해가

좋은 결과를 만든다

'1MillionShirts' 토론에서는 이를 두고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DIY

Donor'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캠페인이 개발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도록 도울 것인지를 고민했

다. 또 인터넷에 접속하기 어려운 가난하고 소

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을지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한편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은 월드컵 공식 후

원사인 케이티(KT)와 손을 잡고 그 규모를 더

욱 확대했다. 캠페인을 알리는 TV광고가 방송

되고, 전국의 2,900개의 쿡쇼 대리점에서 티셔

츠 수거를 맡으면서 참여도 더욱 쉬워졌다. 자본

과 물류 역량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로 티셔츠를

보낼 지역도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몽골, 인도로

까지 넓어졌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소식도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콜택시 기사 1600명이 직접 명함과 포스터를 만들어

차량에 부착해 홍보 도우미로 나섰고, 충북 제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체육대회가 끝난 후 입었던 단체 응

원복을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티셔츠는 25 ~30만장

에 달할 예상이다.

대기업이 공동 파트너로 나섬으로써 시

민이 주도하는 캠페인을 통해 기업들

에 의해 주도되는 월드컵 응원 문화를

바꾸겠다던 주최측의 처음 취지와는 멀어진 셈이지

만, 이런 정도의 관심과 참여라면 '티셔츠의 기적' 캠

페인은 단순한 성공 이상의 무엇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주최측인 포유앤포미는 지

난 7월에 이루어진 필자와의 만남에서 캠페인 시작 이

전에 현지 수요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티셔츠

를 현지에 보내고 배포하는 데 따르는 물류비용에 대

해서도 미리 고려하지 못했다고 했다. 애초에 티셔츠

배포를 도와주기로 했던 국제개발 NGO들이 물류비용

과 현지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Korea Fighting

과 같은 문구가 새겨진 응원 티셔츠가 현지에서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문화적 갈등을 이유로 협조에 난색을

표한 상황이었다.

이후 자본과 물류 역량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로 티셔

츠를 배포할 지역이 다각화되면서 공짜 티셔츠가 현

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어든 상황

이지만, 한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이 담긴 응원 티셔츠

를 수십 만 장이나 보내도 되는지에 대한 우려는 여

전히 남는다.

선한 의도는 반드시 필요하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게 하기 위해서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

가 필요하다.

우리가 참여하기 쉬운 캠페인보다 현지의 빈곤한 사

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캠페인이 좋은 캠

페인이다. 아프리카에 필요한 건 우리가 전달하는 '붉

은 티셔츠'의 기적, 우리 식의 '붉은 열정', 우리의

'붉은 악마' 응원 문화와 응원 품에 담긴 한국의 정

체성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

는 변화이다.

기적은 막대한 물량의 '티셔츠'로 만들어지지 않

는다. 기적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의 문

화를 배우려는 우정과 이해 속에서 서서히 싹튼

다.

글 김현주

영국 버밍엄대학교 국제개발학 석사과정

블로그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http://cklist.egloos.com/

[email protected]

선한 의도는 반드시 필요하

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게 하기 위해서는 진지하

고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http://1millionshirts.org 에서는 이번 캠페인을 하면서 경험한것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블로그를 닫지 않고 공개해두고 있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70 71

Benefit Issue

Pho

togr

aph

: 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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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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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mag2.indd 70-71 2010-12-20 �� 2:03:43

Page 70: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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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애머빌 교수가 7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간관리자급의 12,000개의 업무

일지를 분석한 결과로는 걱정, 두려움, 화는 업무의

창의성과 부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매일

보는 메시지들이 걱정, 두려움, 화와 직결되는 업무와

관련된 메시지들의 연속이라면 당사자도 행복 할

수 없고 기업도 행복 할 수 없다. 여기, 정신교육이

아닌 간단한 툴로 회사의 문화를 커뮤니티의 문화로

바꿔낸 린든랩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장치는 '러브 머신'으로 겉만 보면 사내

SNS 시스템이다. 그러나 업무에 대한 부탁, 직원을

압박하던 용도로만 쓰던 SNS가 아니라 자신이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된다.

Love From... 으로 시작하는 이 쪽지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체와 공유되며 이는 공적인 자리에서의

칭찬을 통해 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게다가 포인트 적립기능과 보너스로 전환기능, 심지어

직원평가 일부로서 반영되기도 하는데 직원 규모가

300명인 린든랩에서는 모든 직원이 적어도 하루

한 번씩 쪽지를 보내고 있다. 기존에 부탁과 압박만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이다.

두 번째는 "Rewarder" 라는 린든랩만의 독특한

보너스 분배 방법이다. 린든랩은 매 분기 수익의

일부분을 모든 직원이 똑같이 나누어 가진다. 그러나

이 보너스를 본인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했을 때 지난 3개월 동안 회사를 위해 가장 노력을

많이 한 직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Rewarder

프로그램을 통해 한 사람의 직원에게 모든 보너스를

줄 수도 있고 여러 명에게 분배해줄 수도 있다. 몇몇

직원들이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걸 막기는 힘들지만

직원 대부분은 정직하게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회사가 이 제도를 왜 하는지에 대한 가치와 철학이

충분히 공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 분기 제일

많은 보너스를 받은 10명을 뽑아보면 그 중 5명은

이미 모든 직원들이 아는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5명은 린든랩의 경영진이

미처 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영웅들이다. 동료의

믿음을 바탕으로 한 보너스분배 문화는 직원들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고 회사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세 번째는 CEO와의 쪽지다. 현재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린든랩의 필립 로즈데일이 CEO였을

때 매 분기 그는 전 직원들에게 3가지 질문이 담긴

쪽지를 보냈다.

첫째. 당신은 제가 계속 CEO 자리에서 일하기를

원합니까? 아니면 새로운 CEO를 원합니까? 둘째.

지난 3달 동안 저는 CEO 역할을 잘 수행했습니까?

아니면 그렇지 못했습니까? 셋째.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 쪽지에 대한 대답은 물론 완벽하게 익명으로

작성할 수 있어 직원들은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전 직원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세 번째 질문의 대답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필립 로즈데일이 CEO로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마지막 네 번째로는 직원들 스스로 일을 찾고 그

목표와 성과를 공유하는 사내문화이다. 린든랩은

처음 입사한 개발자들에게 업무를 임의로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 업무 데이터베이스 중에서 자신이

맡고 싶은 프로젝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필립

로즈데일은 직원들을 각각 한 명의 기업가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리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매주 "A&Os"(Achievements and Objectives)

라고 불리는 업무 성과표를 작성해서 다른 직원들과

공유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직원들은 서로의 업무와

역할을 알 수 있고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업무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 에디터 주민우

회사가 놀이터인줄 알아?출근하자마자 데스크톱에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독촉하는 포스트잇과 스마트폰에서는 할

일에 대한 메시지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이 정도는 돼야 출근한 기분이 들겠지만 점점 쌓여가는 할 일

과 독촉 때문에 증가하는 엔트로피는 막을 수가 없다. 구글처럼 일하기 좋은 놀이터 같은 회사가 되고

싶지만 사내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좋은 방법 없을까?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부 선진국들에서 유독 발

달한 제도가 있다면 기부를 위한 '사립 재단(財團)'

이다. 사업을 하려면 법인 사업체를 등록하듯, 자

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 재단 등록을 하면 된

다. 말은 간단하지만 기부를 위해 재단을 설립한다

는 건 아직 생소한 일이리라 생각한다. 사립 재단이

라면 수천, 수억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거창한 이미

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의 재단을 설립한다

면 빌 게이츠나 이건희 회장 정도 되는 거부는 되

어야지 싶다. 그렇지만 사립 재단은 자기 자신이 뜻

한 자선 사업을 실현 시키기에도, 그리고 자신뿐 아

니라 가족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자선 사업을 하기

에도 가장 적합한 최고의 자선 사업 형태다. 미국 등

지에서도 개인 재단을 일시적인 기부금 전달이나 자

선 사업보다 지속 가능한 자선 형태라고 보고 록펠

러와 카네기 가문을 필두로 사립 재단 설립이 성장

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사립 재단을 만드는 것 역시 절차나 조

건적 측면에서는 사실 크게 어렵지 않다. 사립 재단

설립의 선진국들처럼 우리 정부에서도 기부하는 사

람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기부 비용을 과세 소득에

서 공제해 소득세, 법인세를 덜어 주도록 하는 제도

를 갖추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기부관련 세제

를 확대하여 기부하는 측과 받는 측 모두를 위한 세

제 지원 제도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특히 개인이 사

회복지나 자선, 장학, 문화 등의 공익 목적으로 기부

할 경우 소득 금액의 15% 내에서 기부금을 소득에

서 공제(또는 손비처리) 해준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자선을 위한 사립 재

단을 설립하기 위해 최소한 얼마 이상을 내야 한다

는 등의 출자금 액수 제한이 없다. 정부에서는 각

자가 그리는 재단의 모습과 활동을 위해 보통 얼

마 정도가 필요한지, 출자금 액수가 현실적인지 정

도를 평가해 주고 조언해 줄 뿐이라서 100만 원 가

량으로 뜻하는 자선 사업을 시작하는 예도 종종 있

다고 한다.

신뢰와 사랑의 상징이던 붉은 사랑의 열매. 이것을 주최하던 단체의 간부가 모금액 3,000만원 상당을 유흥에 썼다는

스캔들이 터지면서 신뢰도가 땅으로 떨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연말연시 모금 캠페인의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모인 157억 원의 7% 정도에 불과한 11억 100만 원에 그쳤다. 기부선진국들은, 이에 대해 제법 쿨 한 결론을 내렸다.

못 믿겠으면, 내가 만들면 되지. 바로 '사립 재단(財團)'이다.

속 편하게 삽시다

Benefit Issue : In Partnership with Tactical Philanthropy

외국의 경우 한 걸음 더 나아가 관련된 서비스

와 도움을 제공하는 곳도 많아 자선 재단과의 거리

를 더욱 좁혀준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재단을 운

영하기 위한 비용과 관리 또한 줄어들었고, 특히

Foundation Source(http://www.foundation source.

com)는 개인 재단 운영을 위한 웹 서비스를 제공하

는 기업 중 단연 선두라 할 수 있다.

Foundation Source는 사립 재단을 운영한

경험들을 복잡한 서류에서 간단한 인터넷

인터페이스로 옮겨왔다. 인터넷으로 고지

서를 수납하는 서비스를 연상하면 된다. 수 백 개 사

립 재단의 관리와 배송 등 서비스들을 한데 모음으

로써 크게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여전히 많은 사

람들에게는 선뜻 내놓을 수 없는 금액일지 몰라도

Foundation Source는 확실히 사립 재단은 꼭 어마

하게 부자인 사람들만을 위한 제도가 아닌, 좀 더 현

실적인 것으로 다가오게 하였다. 게다가 세계적으

로 지난 5년간 사립재단 운영 비용은 계속 줄어들

어 왔다.

지난 9월에 공개된 영국 자선지원재단(Charities

Aid Foundation)의 '월드 기빙 인덱스'에 따르면 세

계 153개국 19만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종합 평

가 결과 우리나라는 81위를 차지했다. 놀라운 점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서구권 국가들뿐 아니라 스리랑

카나 라오스, 기니, 시에라리온 등의 부유하지 않은

국가들 또한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것. 국민들의 기

부 참여율은 부유한 나라의 순위보다는 행복도가 높

은 나라의 순위와 더 관련이 높았다. 아름다운 재단

과 경향신문에서 시행한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기

부나 자원봉사 등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

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10%, 이전과 비교하면 평균

6~8% 행복감이 증가함을 느낀다고 한다. 사립 재

단이 여전히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지금 당장 쉽게

시도해 볼만한 방법은 아닐 수 있지만, 자신이 그리

는 기부와 나눔을 실현해 자기 자신과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꿈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에디터 최보원

Business Skill

BENEFIT ISSUE

BUSINESS SKILL

benefitmag2.indd 72-73 2010-12-20 �� 2:03:52

Page 71: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72 73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애머빌 교수가 7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간관리자급의 12,000개의 업무

일지를 분석한 결과로는 걱정, 두려움, 화는 업무의

창의성과 부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매일

보는 메시지들이 걱정, 두려움, 화와 직결되는 업무와

관련된 메시지들의 연속이라면 당사자도 행복 할

수 없고 기업도 행복 할 수 없다. 여기, 정신교육이

아닌 간단한 툴로 회사의 문화를 커뮤니티의 문화로

바꿔낸 린든랩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장치는 '러브 머신'으로 겉만 보면 사내

SNS 시스템이다. 그러나 업무에 대한 부탁, 직원을

압박하던 용도로만 쓰던 SNS가 아니라 자신이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된다.

Love From... 으로 시작하는 이 쪽지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체와 공유되며 이는 공적인 자리에서의

칭찬을 통해 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게다가 포인트 적립기능과 보너스로 전환기능, 심지어

직원평가 일부로서 반영되기도 하는데 직원 규모가

300명인 린든랩에서는 모든 직원이 적어도 하루

한 번씩 쪽지를 보내고 있다. 기존에 부탁과 압박만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이다.

두 번째는 "Rewarder" 라는 린든랩만의 독특한

보너스 분배 방법이다. 린든랩은 매 분기 수익의

일부분을 모든 직원이 똑같이 나누어 가진다. 그러나

이 보너스를 본인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했을 때 지난 3개월 동안 회사를 위해 가장 노력을

많이 한 직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Rewarder

프로그램을 통해 한 사람의 직원에게 모든 보너스를

줄 수도 있고 여러 명에게 분배해줄 수도 있다. 몇몇

직원들이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걸 막기는 힘들지만

직원 대부분은 정직하게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회사가 이 제도를 왜 하는지에 대한 가치와 철학이

충분히 공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 분기 제일

많은 보너스를 받은 10명을 뽑아보면 그 중 5명은

이미 모든 직원들이 아는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5명은 린든랩의 경영진이

미처 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영웅들이다. 동료의

믿음을 바탕으로 한 보너스분배 문화는 직원들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고 회사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세 번째는 CEO와의 쪽지다. 현재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린든랩의 필립 로즈데일이 CEO였을

때 매 분기 그는 전 직원들에게 3가지 질문이 담긴

쪽지를 보냈다.

첫째. 당신은 제가 계속 CEO 자리에서 일하기를

원합니까? 아니면 새로운 CEO를 원합니까? 둘째.

지난 3달 동안 저는 CEO 역할을 잘 수행했습니까?

아니면 그렇지 못했습니까? 셋째.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 쪽지에 대한 대답은 물론 완벽하게 익명으로

작성할 수 있어 직원들은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전 직원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세 번째 질문의 대답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필립 로즈데일이 CEO로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마지막 네 번째로는 직원들 스스로 일을 찾고 그

목표와 성과를 공유하는 사내문화이다. 린든랩은

처음 입사한 개발자들에게 업무를 임의로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 업무 데이터베이스 중에서 자신이

맡고 싶은 프로젝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필립

로즈데일은 직원들을 각각 한 명의 기업가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리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매주 "A&Os"(Achievements and Objectives)

라고 불리는 업무 성과표를 작성해서 다른 직원들과

공유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직원들은 서로의 업무와

역할을 알 수 있고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업무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 에디터 주민우

회사가 놀이터인줄 알아?출근하자마자 데스크톱에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독촉하는 포스트잇과 스마트폰에서는 할

일에 대한 메시지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이 정도는 돼야 출근한 기분이 들겠지만 점점 쌓여가는 할 일

과 독촉 때문에 증가하는 엔트로피는 막을 수가 없다. 구글처럼 일하기 좋은 놀이터 같은 회사가 되고

싶지만 사내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좋은 방법 없을까?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부 선진국들에서 유독 발

달한 제도가 있다면 기부를 위한 '사립 재단(財團)'

이다. 사업을 하려면 법인 사업체를 등록하듯, 자

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 재단 등록을 하면 된

다. 말은 간단하지만 기부를 위해 재단을 설립한다

는 건 아직 생소한 일이리라 생각한다. 사립 재단이

라면 수천, 수억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거창한 이미

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의 재단을 설립한다

면 빌 게이츠나 이건희 회장 정도 되는 거부는 되

어야지 싶다. 그렇지만 사립 재단은 자기 자신이 뜻

한 자선 사업을 실현 시키기에도, 그리고 자신뿐 아

니라 가족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자선 사업을 하기

에도 가장 적합한 최고의 자선 사업 형태다. 미국 등

지에서도 개인 재단을 일시적인 기부금 전달이나 자

선 사업보다 지속 가능한 자선 형태라고 보고 록펠

러와 카네기 가문을 필두로 사립 재단 설립이 성장

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사립 재단을 만드는 것 역시 절차나 조

건적 측면에서는 사실 크게 어렵지 않다. 사립 재단

설립의 선진국들처럼 우리 정부에서도 기부하는 사

람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기부 비용을 과세 소득에

서 공제해 소득세, 법인세를 덜어 주도록 하는 제도

를 갖추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기부관련 세제

를 확대하여 기부하는 측과 받는 측 모두를 위한 세

제 지원 제도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특히 개인이 사

회복지나 자선, 장학, 문화 등의 공익 목적으로 기부

할 경우 소득 금액의 15% 내에서 기부금을 소득에

서 공제(또는 손비처리) 해준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자선을 위한 사립 재

단을 설립하기 위해 최소한 얼마 이상을 내야 한다

는 등의 출자금 액수 제한이 없다. 정부에서는 각

자가 그리는 재단의 모습과 활동을 위해 보통 얼

마 정도가 필요한지, 출자금 액수가 현실적인지 정

도를 평가해 주고 조언해 줄 뿐이라서 100만 원 가

량으로 뜻하는 자선 사업을 시작하는 예도 종종 있

다고 한다.

신뢰와 사랑의 상징이던 붉은 사랑의 열매. 이것을 주최하던 단체의 간부가 모금액 3,000만원 상당을 유흥에 썼다는

스캔들이 터지면서 신뢰도가 땅으로 떨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연말연시 모금 캠페인의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모인 157억 원의 7% 정도에 불과한 11억 100만 원에 그쳤다. 기부선진국들은, 이에 대해 제법 쿨 한 결론을 내렸다.

못 믿겠으면, 내가 만들면 되지. 바로 '사립 재단(財團)'이다.

속 편하게 삽시다

Benefit Issue : In Partnership with Tactical Philanthropy

외국의 경우 한 걸음 더 나아가 관련된 서비스

와 도움을 제공하는 곳도 많아 자선 재단과의 거리

를 더욱 좁혀준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재단을 운

영하기 위한 비용과 관리 또한 줄어들었고, 특히

Foundation Source(http://www.foundation source.

com)는 개인 재단 운영을 위한 웹 서비스를 제공하

는 기업 중 단연 선두라 할 수 있다.

Foundation Source는 사립 재단을 운영한

경험들을 복잡한 서류에서 간단한 인터넷

인터페이스로 옮겨왔다. 인터넷으로 고지

서를 수납하는 서비스를 연상하면 된다. 수 백 개 사

립 재단의 관리와 배송 등 서비스들을 한데 모음으

로써 크게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여전히 많은 사

람들에게는 선뜻 내놓을 수 없는 금액일지 몰라도

Foundation Source는 확실히 사립 재단은 꼭 어마

하게 부자인 사람들만을 위한 제도가 아닌, 좀 더 현

실적인 것으로 다가오게 하였다. 게다가 세계적으

로 지난 5년간 사립재단 운영 비용은 계속 줄어들

어 왔다.

지난 9월에 공개된 영국 자선지원재단(Charities

Aid Foundation)의 '월드 기빙 인덱스'에 따르면 세

계 153개국 19만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종합 평

가 결과 우리나라는 81위를 차지했다. 놀라운 점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서구권 국가들뿐 아니라 스리랑

카나 라오스, 기니, 시에라리온 등의 부유하지 않은

국가들 또한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것. 국민들의 기

부 참여율은 부유한 나라의 순위보다는 행복도가 높

은 나라의 순위와 더 관련이 높았다. 아름다운 재단

과 경향신문에서 시행한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기

부나 자원봉사 등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

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10%, 이전과 비교하면 평균

6~8% 행복감이 증가함을 느낀다고 한다. 사립 재

단이 여전히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지금 당장 쉽게

시도해 볼만한 방법은 아닐 수 있지만, 자신이 그리

는 기부와 나눔을 실현해 자기 자신과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꿈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에디터 최보원

Business Skill

BENEFIT ISSUE

BUSINESS SKILL

benefitmag2.indd 72-73 2010-12-20 �� 2:03:52

Page 72: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74 75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액금융 사회 책임 기업 중 하나인

인도의 SKS Microfinance는 지난 7월 28일 기업공개

(IPO)를 통해 4천억 규모의 주식(21%)을 발행했다.

이러한 기업공개 때문에 비영리 기업가들에게 큰 수익을

기대했던 조지 소로소, 세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와 같은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투자가와 투자회사들로 인해 주식을 매입 하려는

움직임이 과잉되었다.

SKS Microfinance의 기업공개는 이미 그들의 주식을

17억 원 상당 갖고 있었던 미국 시애틀 기반의

소액금융 그룹 Unitus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최근 Unitus는 전 세계 1,500만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공 가능한 60조 원에 달하는 기금을 예로 들면서

소액금융시장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지만 Accion,

Opportunity, 그라민과 같은 거대한 NPO단체들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소액금융사업을 하는 거대한

NPO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러

나라의 상업은행들이 NGO를 대신해 소액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멕시코 소액금융단체 Compartemos

가 FPO로 바뀌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Compartemos

가 기업공개를 통해 340억 이상의 지분을 판매하면서

투자가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고 비영리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소액금융기업의 역할은 끝난 것인가? 아니면

개발도상국에서 사업하기 위한 다른 분야를 조사해봐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점은 경우에 따라 이해하고

적용시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M-PESA

다. 이는 Safaficom과 Vodafone이 케냐에서 만든

모바일 기반의 금전 송금 시스템이다. 관민의 협력을

통한 이 모델은 수십만 작은 기업들을 만들어냈다.

(Safaficom은 원래 정부 부서였다) M-PESA는 현재 90

만 명의 사람들에게 마을에서 핸드폰을 빌려주는 작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역의 사회적

단체들은 M-PESA시스템을 통해서 소규모

창업자들에게 소액금융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다른 모델로는 과테말라에서 소규모

대출을 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Nameste-

Direct Foundation(NDF)가 있다. 당시

과테말라에는 거대 상업은행들의 소액 대출

펀드들이 지나치게 유입됐다. 그로 인해

지역의 소액금융을 담당하는 단체들이 지역

기반의 소규모 NPO보다 상업은행들의

대출을 선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소규모

대출 특성상 지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대형 상업은행으로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NDF

는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였다. 예를 들어

NDF는 직접 대출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높은

체납률을 낮추는 방법을 만들고 이를 지역의

소액금융단체와 은행에 제안했다. 이것은

NDF가 매년 Guatemala Business Women's

Conference에서 발표하는 내용 중 하나이다.

대형 소액금융 대출기관의 민영화는 지역의

작은 소액대출기업들에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위의 두 사례처럼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민간 기업들이 만든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라.

둘째. 사업발전에 필요한 때를 대비해서 적정

수준의 소액대출능력을 유지하라.

셋째. 지역주민들\에게 대출의 책임감과 '

돌려막기'의 위험성에 대해서 교육하라

넷째. 현지의 기술과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고

금융 적으로 지원하는데 망설이지 마라.

다섯째. 소액대출기관들이 성공률을 높이고

연체율을 낮추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을 키워라.

이러한 종류의 혁신과 노력은 단순한

소액금융을 넘어서서 기부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혁신적인 모델이

알려지면서 이런 쪽에 관심을 두는 새로운

기부자들이 생겨나고, 생겨난 기부자들에

의해서 또 다른 혁신 모델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기부자들에게는 NPO들이 다른

상업은행과 차별화가 되는 요인이 된다.

에디터 최경철(Chris K. Choi)

뭐 이런걸 다...

Benefit Issue : In Partnership with Social Edge

SKS Microfinance는 흑자로 전환되었고 Unitus는 소액대출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시티은행

과 같은 대형 상업은행들이 소규모 국가에서 높은 이자의 소액대출 사업을 늘리고 있는 지금,

비영리 사회적 기업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볼 때이다. GREENING THE REST: WIPRO LIMITED

Wipro는 스스로 친환경기업이 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기업이,

더 환경친화적으로 변할 수 있도

록 돕는다. 어떻게 디지털화를 해

종이를 아낄 것인지, 탄소를 어떻게 더 적게 배출할

지, 연료를 아끼면서도 어떻게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컨

설팅을 제공한다.

자연스레 친환경 산업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IT 분

야에서도 뜻밖의 낭비가 많은 편이다. Wipro는 이를

개선하고자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개발 중이다. 최

근에는 기존 센터들과 비교하여 속도도 거의 10배

가까이 빠르고, 더욱 환경 친화적이고, 1주 만에 세

울 수 있는 일련의 데이터 센터를 열었다고 한다. 이

분야는 2015년까지 미국에서 $382,000,000 규모

의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EFFICIENCY AT WORK : CHILLBREEZE'인도 북서부 Shilong 지역의 한 광고회사' 정도로 보

일 수도 있겠지만, Chillibreeze는 평범함 속에서 당

연한 듯이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일의 특성상 사

원들은 거의 재택근무를 하지만 사무실에 나와 근무

할 때는 에어컨도, 온수도 사용하지 않는다. 식사 한

번을 할 때도 사원들 대부분이 바나나 잎에 식사를

하는 식으로 자연히 환경에 해로운 폐기물도 줄이

고, 접시를 닦는데 들어가는 물도 절약한다.

그렇지만 단순한 친환경 기업은 아니다. Chilibreeze

는 2010년 4월, 인도에서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들어

내는 곳으로 선정되어 그 능력을 증명했다. 지속가

능하고, 책임을 생각하는 활동들이 기업 이익과는

맞지 않는다는 편견이 다시 한번 반증 된 것이다.

COMMUTE GOES GREEN : ACCURA BIKES 세계 2위를 차지하는 인구 숫자 덕에 오토바이

와 스쿠터는 인도 교통의 중심을 이룬다. 인도 북부

Uttarakhand에 기반을 둔 회사 Accura Bikes처럼

무공해 전기 스쿠터를 개발해 공해를 줄이려는 노

력이 계속되는 것도 당연한 일.

사업 또한 순탄하다. Accura Bikes의 모델 3종은

현재 14개 주에서 판매되고 있고 내년에 3곳 더 늘

어날 예정이다. 세계에서 친환경 자동차에 이목을

집중하듯, 인도에서는 전기 오토바이에 대한 수요

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AC Nielson 시장 조사에 따

르면 전기 오토바이의 판매 점유율은 2009년 말까

지, 2007년에 팔린 전기 오토바이의 숫자 13만 대

의 4배에 이르는 50만 단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

측되었다 한다.

CORE EFFICIENCY: HMX SUMAYA

에어컨 산업은 인도에서만 현재 연간 2억 달

러 규모, 해마다 그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인도 Bangalore 지역의 HMX는 기존 시스템과 비교

하면 최대 60%까지 전력을 적게 쓰고, 오존층을 파

괴하는 프레온가스 없이도 작동하는 에어컨 시스템

을 만들어냈다. 일명 AMBIATOR. 신선한 공기를 모

으고 2단계 증발 기술로 다시 냉각시키는데 그 과

정에서 증기를 빼앗아 쓰지도, 과도한 열을 발생시

키지도 않는다. 덕분에 이 에어컨을 사용하면 건조

하지 않으면서도 공기는 깨끗하고 CFC-FREE한 상

태로 유지해 준다.

그 성과로 10만 톤의 CFC를 감축했고 향후 6년간

CFC 2,000,000ton의 방출도 상쇄시킬 수 있을 것

이라 한다.

CULTURE CLUB : E-COEXIST 코끼리 신 Ganesha를 기념하는 축제 Ganpati에

는 Ganesh 상(像)을 강이나 호수 혹은 다른 저수

지 등에 수몰시킨다. 상이 3-7m에 달하기도 한다

니 그 전통을 짐작할 만도 하다. 문제는 전통적으로

상은 진흙으로 만들었지만, 점차 소석고로 쉽고 빠

르게 상을 만들어 내고 해로운 페인트로 이를 장식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상은 환경

에 영향을 주어 기념일 몇 주 후에 죽은 물고기들

이 물에 떠오르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도 Pune 지역의 eCoexist는 재활용되고

친환경적인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Ganpati 문

제를 훌륭히 극복했다. 비법은 평범하게도 천연 진

흙으로 상을 만들고 강황이나 백토와 같은 천연 물

질로 채색하는 방법을 다시 도입한 것이다.

우리와 비교하면 인도의 기업들은 비교적 친환경에 적응해 온 기간이 길고 성과도 좋은 편이다.

그 중 고르고 골라 추려낸 다섯 곳을 살펴보자. 그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환경에 대한 책임과 비즈

니스 모델을 통합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환경친화적으로 변하거나, 친환경상품을 만들거나, 다른

회사들이 환경친화적으로 변하게 도와주는 식으로 말이다. 에디터 최보원

5 Ways to go Green

Benefit Issue : In Partnership with Beyond Profit

BENEFIT ISSUE

BENEFIT ISSUE

benefitmag2.indd 74-75 2010-12-20 �� 2:03:55

Page 73: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74 75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액금융 사회 책임 기업 중 하나인

인도의 SKS Microfinance는 지난 7월 28일 기업공개

(IPO)를 통해 4천억 규모의 주식(21%)을 발행했다.

이러한 기업공개 때문에 비영리 기업가들에게 큰 수익을

기대했던 조지 소로소, 세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와 같은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투자가와 투자회사들로 인해 주식을 매입 하려는

움직임이 과잉되었다.

SKS Microfinance의 기업공개는 이미 그들의 주식을

17억 원 상당 갖고 있었던 미국 시애틀 기반의

소액금융 그룹 Unitus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최근 Unitus는 전 세계 1,500만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공 가능한 60조 원에 달하는 기금을 예로 들면서

소액금융시장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지만 Accion,

Opportunity, 그라민과 같은 거대한 NPO단체들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소액금융사업을 하는 거대한

NPO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러

나라의 상업은행들이 NGO를 대신해 소액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멕시코 소액금융단체 Compartemos

가 FPO로 바뀌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Compartemos

가 기업공개를 통해 340억 이상의 지분을 판매하면서

투자가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고 비영리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소액금융기업의 역할은 끝난 것인가? 아니면

개발도상국에서 사업하기 위한 다른 분야를 조사해봐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점은 경우에 따라 이해하고

적용시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M-PESA

다. 이는 Safaficom과 Vodafone이 케냐에서 만든

모바일 기반의 금전 송금 시스템이다. 관민의 협력을

통한 이 모델은 수십만 작은 기업들을 만들어냈다.

(Safaficom은 원래 정부 부서였다) M-PESA는 현재 90

만 명의 사람들에게 마을에서 핸드폰을 빌려주는 작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역의 사회적

단체들은 M-PESA시스템을 통해서 소규모

창업자들에게 소액금융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다른 모델로는 과테말라에서 소규모

대출을 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Nameste-

Direct Foundation(NDF)가 있다. 당시

과테말라에는 거대 상업은행들의 소액 대출

펀드들이 지나치게 유입됐다. 그로 인해

지역의 소액금융을 담당하는 단체들이 지역

기반의 소규모 NPO보다 상업은행들의

대출을 선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소규모

대출 특성상 지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대형 상업은행으로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NDF

는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였다. 예를 들어

NDF는 직접 대출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높은

체납률을 낮추는 방법을 만들고 이를 지역의

소액금융단체와 은행에 제안했다. 이것은

NDF가 매년 Guatemala Business Women's

Conference에서 발표하는 내용 중 하나이다.

대형 소액금융 대출기관의 민영화는 지역의

작은 소액대출기업들에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위의 두 사례처럼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민간 기업들이 만든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라.

둘째. 사업발전에 필요한 때를 대비해서 적정

수준의 소액대출능력을 유지하라.

셋째. 지역주민들\에게 대출의 책임감과 '

돌려막기'의 위험성에 대해서 교육하라

넷째. 현지의 기술과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고

금융 적으로 지원하는데 망설이지 마라.

다섯째. 소액대출기관들이 성공률을 높이고

연체율을 낮추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을 키워라.

이러한 종류의 혁신과 노력은 단순한

소액금융을 넘어서서 기부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혁신적인 모델이

알려지면서 이런 쪽에 관심을 두는 새로운

기부자들이 생겨나고, 생겨난 기부자들에

의해서 또 다른 혁신 모델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기부자들에게는 NPO들이 다른

상업은행과 차별화가 되는 요인이 된다.

에디터 최경철(Chris K. Choi)

뭐 이런걸 다...

Benefit Issue : In Partnership with Social Edge

SKS Microfinance는 흑자로 전환되었고 Unitus는 소액대출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시티은행

과 같은 대형 상업은행들이 소규모 국가에서 높은 이자의 소액대출 사업을 늘리고 있는 지금,

비영리 사회적 기업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볼 때이다. GREENING THE REST: WIPRO LIMITED

Wipro는 스스로 친환경기업이 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기업이,

더 환경친화적으로 변할 수 있도

록 돕는다. 어떻게 디지털화를 해

종이를 아낄 것인지, 탄소를 어떻게 더 적게 배출할

지, 연료를 아끼면서도 어떻게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컨

설팅을 제공한다.

자연스레 친환경 산업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IT 분

야에서도 뜻밖의 낭비가 많은 편이다. Wipro는 이를

개선하고자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개발 중이다. 최

근에는 기존 센터들과 비교하여 속도도 거의 10배

가까이 빠르고, 더욱 환경 친화적이고, 1주 만에 세

울 수 있는 일련의 데이터 센터를 열었다고 한다. 이

분야는 2015년까지 미국에서 $382,000,000 규모

의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EFFICIENCY AT WORK : CHILLBREEZE'인도 북서부 Shilong 지역의 한 광고회사' 정도로 보

일 수도 있겠지만, Chillibreeze는 평범함 속에서 당

연한 듯이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일의 특성상 사

원들은 거의 재택근무를 하지만 사무실에 나와 근무

할 때는 에어컨도, 온수도 사용하지 않는다. 식사 한

번을 할 때도 사원들 대부분이 바나나 잎에 식사를

하는 식으로 자연히 환경에 해로운 폐기물도 줄이

고, 접시를 닦는데 들어가는 물도 절약한다.

그렇지만 단순한 친환경 기업은 아니다. Chilibreeze

는 2010년 4월, 인도에서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들어

내는 곳으로 선정되어 그 능력을 증명했다. 지속가

능하고, 책임을 생각하는 활동들이 기업 이익과는

맞지 않는다는 편견이 다시 한번 반증 된 것이다.

COMMUTE GOES GREEN : ACCURA BIKES 세계 2위를 차지하는 인구 숫자 덕에 오토바이

와 스쿠터는 인도 교통의 중심을 이룬다. 인도 북부

Uttarakhand에 기반을 둔 회사 Accura Bikes처럼

무공해 전기 스쿠터를 개발해 공해를 줄이려는 노

력이 계속되는 것도 당연한 일.

사업 또한 순탄하다. Accura Bikes의 모델 3종은

현재 14개 주에서 판매되고 있고 내년에 3곳 더 늘

어날 예정이다. 세계에서 친환경 자동차에 이목을

집중하듯, 인도에서는 전기 오토바이에 대한 수요

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AC Nielson 시장 조사에 따

르면 전기 오토바이의 판매 점유율은 2009년 말까

지, 2007년에 팔린 전기 오토바이의 숫자 13만 대

의 4배에 이르는 50만 단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

측되었다 한다.

CORE EFFICIENCY: HMX SUMAYA

에어컨 산업은 인도에서만 현재 연간 2억 달

러 규모, 해마다 그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인도 Bangalore 지역의 HMX는 기존 시스템과 비교

하면 최대 60%까지 전력을 적게 쓰고, 오존층을 파

괴하는 프레온가스 없이도 작동하는 에어컨 시스템

을 만들어냈다. 일명 AMBIATOR. 신선한 공기를 모

으고 2단계 증발 기술로 다시 냉각시키는데 그 과

정에서 증기를 빼앗아 쓰지도, 과도한 열을 발생시

키지도 않는다. 덕분에 이 에어컨을 사용하면 건조

하지 않으면서도 공기는 깨끗하고 CFC-FREE한 상

태로 유지해 준다.

그 성과로 10만 톤의 CFC를 감축했고 향후 6년간

CFC 2,000,000ton의 방출도 상쇄시킬 수 있을 것

이라 한다.

CULTURE CLUB : E-COEXIST 코끼리 신 Ganesha를 기념하는 축제 Ganpati에

는 Ganesh 상(像)을 강이나 호수 혹은 다른 저수

지 등에 수몰시킨다. 상이 3-7m에 달하기도 한다

니 그 전통을 짐작할 만도 하다. 문제는 전통적으로

상은 진흙으로 만들었지만, 점차 소석고로 쉽고 빠

르게 상을 만들어 내고 해로운 페인트로 이를 장식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상은 환경

에 영향을 주어 기념일 몇 주 후에 죽은 물고기들

이 물에 떠오르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도 Pune 지역의 eCoexist는 재활용되고

친환경적인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Ganpati 문

제를 훌륭히 극복했다. 비법은 평범하게도 천연 진

흙으로 상을 만들고 강황이나 백토와 같은 천연 물

질로 채색하는 방법을 다시 도입한 것이다.

우리와 비교하면 인도의 기업들은 비교적 친환경에 적응해 온 기간이 길고 성과도 좋은 편이다.

그 중 고르고 골라 추려낸 다섯 곳을 살펴보자. 그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환경에 대한 책임과 비즈

니스 모델을 통합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환경친화적으로 변하거나, 친환경상품을 만들거나, 다른

회사들이 환경친화적으로 변하게 도와주는 식으로 말이다. 에디터 최보원

5 Ways to go Green

Benefit Issue : In Partnership with Beyond Profit

BENEFIT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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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mag2.indd 74-75 2010-12-20 �� 2:03:55

Page 74: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76 77

브라질 농촌에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하여 수많은 농민들의 삶을 개선해준 파비오 호사, 소외지역 사람들

에게 깨끗한 물, 적정가격의 주택을 제공하는 회사들에 투자하는 비영리 세계벤처펀드인 어큐먼펀드의 창업자 스

티브 케이스, 장애가 있는 아들이 일하며 살 수 있는 곳을 위해 시작하여 결국 헝가리 전역에서 장애인에게 직업교

육, 고용기회, 보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네트워크를 설립한 에르제베트 세케레시 ... 이들은 어떠한가?

이제 우리는, 행동으로 나서는 '용기'와 시스템을 거부하는 '혁신'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낸 사례를,

'사회적 기업가'로 통칭하는 이들을 통해 본다. <달라지는 세계>에는 안젤리나 졸리나 빌게이츠 같은 유명 인사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인물들이지만 조용히, 자신만의 체계적인 방법으로 사회의 문제

를 풀어나가고 있다. 기업적인 운영방식으로 사회 공공의 이익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루어낸

긍정의 조각은 사람들의 진정성을 건드리며 물결을 이루어 퍼져 나가고 있다.

이들은 본성부터 '착해빠진' 사람들인가? 사회 심리학의 거장 필립 짐바도르는 사람의 선한 본

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실은 개개인의 본성보다도 시스템이 우리의 행동을 크게 좌

우한다는 것을 그 유명한 '스탠퍼드 교도소' 연구를 기록한 <루시퍼 이펙트>를 통해 구구절절히

보여준다. 그러나 그 끝머리에 희망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그는 잊지 않는다. 위의 인물들처럼,

상황의 힘에 함몰되지 않은 평범한 영웅의 존재를 말이다. 우리 모두는 착해지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익숙하지만 올바른지는 확신할 수 없었던 틀, 그 틀에서 내딛는 한 발짝의 용기가 '

지금도 달라지고 있는 세계'가 더 활발히 움직이도록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진짜 착해지고 싶은가? 결국 그것은 '나도'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임을 입증하고 싶은 인간적 소망이자 욕망일 것이다. 우선은 악도, 선도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본성임을 인정하자. 우리가 항상 '천사조차 악의 나락에 빠질 수 있다'는 루시퍼 이펙트를 경계

해야 하듯 '역의' 루시퍼 이펙트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 긍정의 소망만큼이나 더

큰 파장을 가지고 퍼져나갈 수 있다. 에디터 김지영

#3.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

존 메딜레이 지음/ 김병순 옮김/ 모티브북 출판/ 2007

공정무역의 시작과 성과를 생생한 경험담과 사례를 통해 소비자의 의식변화를 호소한다. 조금은 가볍게 '윤리적 소비'나 '공정무역'의 개념에 대해 접근해볼 수 있는 책.

# 4.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성호 옮김/ 창비 출판/2010

세계 금융위기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지젝의 문제작. 라캉과 맑스를 오가며 냉소적인 풍자를 풀어놓는다.

# 2. 달라지는 세계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박금자 外 옮김/ 지식공작소 출판/ 2008

'사회적 기업가들과 새로운 사상의 힘'이라는 부제가 이 책에 관한한 무엇보다 간단하고 확실한 소개일테다. 이를 통해 변화하고 있는 세계와 그 세계가 보여주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 읽고 나면 가슴이 뜨겁게 떨릴 책.

# 1. 루시퍼 이펙트

필립 짐바도르 지음/ 이충호 外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 2007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스탠퍼드 모의 교도소 실험'그리고 그 후 35년.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울했던 실험의 결과에서 벗어나 인간의 의지적 측면을 재조명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다. 상처 입은

듯한 큰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의 사진이 박힌 이러한 류의 책을 선

뜻 집어 들고 기부를 결심하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은 자신을 대체

어떤 존재로 생각하기에? 그리고 그들의 사회에 대한 이상향이 어

떠하기에? 그런 당신의 동정심의 발로를 결코 폄하하려는 것이 아

니다. 다만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무력감을 느끼지 않길 바랄

뿐이다. 감정의 동요가 시작되었다면 다음은 그 도움 행진에 참여

하는 것이 순서일테다.

왜, 굳이 당신은 착해지려 하는가?

감히 묻는다. 당신은 착한 사람인가? 단박에 '그렇다'는 대답을 내놓을 자신은 없으면서도 '아니다'라는 대답을 하기까지는 약간의 주저와 망설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당신은 굳이 '착한 일'에 동참하고자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세상은 '착한 사람이 사는 아름다운 곳'이라 믿고 싶다. 왜?

그러나 그들은 말한다. "우리는 도움이 아니라 거래를 원합니다." '그들'을 일방적인 수혜자로

만드는 단선적인 도움에서 한 발짝 나아가 최근에는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를 모토로 한 공정

무역 개념이 일반 대중에게도 어느덧 익숙하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진정' 착

해지길 원한다면,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된 커피를 마시고 옷을 입고 과일을 먹으며 '나는 윤리

적 인간이야.' 라고 자족하는 데 그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

공정무역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윤리'적 소비는 한편으로 진실의 날카로운 면을 감추고 있음을

지젝은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를 통해 지적한다. 그가 일례로 든 마틴 루터

킹에 대한 자유주의적 전유는 이렇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감동적인 수사로만 남

아 있을 뿐, 정작 그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는 이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의 전유가 '문화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빈번히 행해지기 시작했다. '공정한 세계시민'이라는 모범적인

의식 하에 소비자는 공정무역을 한다는 스타벅스 커피를 기쁜 마음으로 사마시지만, 스타벅스가 공정가격을 어기고 더 비

싼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한다거나 반노조운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 여부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품에 덧씌워진 윤리적

색채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기농식품을 사는 이유도 그런 것이 아닌가? 요는 유기농 사과를 살 때 우리는 구매

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즉 우리에게 있는 배려의 능력과 세계

의식을 보여주며 집단적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비차원에서 자본주의가 68년의 유산, 즉 소외된 소비에

대한 비판을 통합해낸 방식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승자만을 위한 자본주의에서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로"라는 부

제가 붙은 <박애자본주의> 같은 책은 종래의 단순 기부를 넘어서는 훌륭한 사례들을 보여주지만 '과연 이게 최선일까'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의문을 남긴다. 위 책에서 중점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두 사람, 워렌 버핏과 빌게이츠는 천문학적 액수의

기부금을 쾌척하며 기업가의 사회적 공헌에 큰 획을 그었다. 워렌 버핏은 자신의 재산 중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고,

빌게이츠는 자선사업에만 전념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칭찬받아 마땅한 위대한 기업가의 전

범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뭔가 아쉽다. 이러한 활동의 원천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다시 한 번, 지젝의

자유주의적 전유를 되새겨보자. 그들이 쌓은 그 어마어마한 자산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던가.

물론 좋다. 그런 모든 활동들의 긍정적 함의를 몽땅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한 의도에 가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의

뿌리에 다가서지 못함을 경계할 뿐이다.

BENEFIT MAGAZINE BENEFI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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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Culture : Books

BENEFIT CULTURE

benefitmag2.indd 76-77 2010-12-20 �� 2:03:56

Page 75: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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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농촌에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하여 수많은 농민들의 삶을 개선해준 파비오 호사, 소외지역 사람들

에게 깨끗한 물, 적정가격의 주택을 제공하는 회사들에 투자하는 비영리 세계벤처펀드인 어큐먼펀드의 창업자 스

티브 케이스, 장애가 있는 아들이 일하며 살 수 있는 곳을 위해 시작하여 결국 헝가리 전역에서 장애인에게 직업교

육, 고용기회, 보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네트워크를 설립한 에르제베트 세케레시 ... 이들은 어떠한가?

이제 우리는, 행동으로 나서는 '용기'와 시스템을 거부하는 '혁신'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낸 사례를,

'사회적 기업가'로 통칭하는 이들을 통해 본다. <달라지는 세계>에는 안젤리나 졸리나 빌게이츠 같은 유명 인사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인물들이지만 조용히, 자신만의 체계적인 방법으로 사회의 문제

를 풀어나가고 있다. 기업적인 운영방식으로 사회 공공의 이익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루어낸

긍정의 조각은 사람들의 진정성을 건드리며 물결을 이루어 퍼져 나가고 있다.

이들은 본성부터 '착해빠진' 사람들인가? 사회 심리학의 거장 필립 짐바도르는 사람의 선한 본

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실은 개개인의 본성보다도 시스템이 우리의 행동을 크게 좌

우한다는 것을 그 유명한 '스탠퍼드 교도소' 연구를 기록한 <루시퍼 이펙트>를 통해 구구절절히

보여준다. 그러나 그 끝머리에 희망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그는 잊지 않는다. 위의 인물들처럼,

상황의 힘에 함몰되지 않은 평범한 영웅의 존재를 말이다. 우리 모두는 착해지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익숙하지만 올바른지는 확신할 수 없었던 틀, 그 틀에서 내딛는 한 발짝의 용기가 '

지금도 달라지고 있는 세계'가 더 활발히 움직이도록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진짜 착해지고 싶은가? 결국 그것은 '나도'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임을 입증하고 싶은 인간적 소망이자 욕망일 것이다. 우선은 악도, 선도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본성임을 인정하자. 우리가 항상 '천사조차 악의 나락에 빠질 수 있다'는 루시퍼 이펙트를 경계

해야 하듯 '역의' 루시퍼 이펙트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 긍정의 소망만큼이나 더

큰 파장을 가지고 퍼져나갈 수 있다. 에디터 김지영

#3.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

존 메딜레이 지음/ 김병순 옮김/ 모티브북 출판/ 2007

공정무역의 시작과 성과를 생생한 경험담과 사례를 통해 소비자의 의식변화를 호소한다. 조금은 가볍게 '윤리적 소비'나 '공정무역'의 개념에 대해 접근해볼 수 있는 책.

# 4.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성호 옮김/ 창비 출판/2010

세계 금융위기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지젝의 문제작. 라캉과 맑스를 오가며 냉소적인 풍자를 풀어놓는다.

# 2. 달라지는 세계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박금자 外 옮김/ 지식공작소 출판/ 2008

'사회적 기업가들과 새로운 사상의 힘'이라는 부제가 이 책에 관한한 무엇보다 간단하고 확실한 소개일테다. 이를 통해 변화하고 있는 세계와 그 세계가 보여주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 읽고 나면 가슴이 뜨겁게 떨릴 책.

# 1. 루시퍼 이펙트

필립 짐바도르 지음/ 이충호 外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 2007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스탠퍼드 모의 교도소 실험'그리고 그 후 35년.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울했던 실험의 결과에서 벗어나 인간의 의지적 측면을 재조명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다. 상처 입은

듯한 큰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의 사진이 박힌 이러한 류의 책을 선

뜻 집어 들고 기부를 결심하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은 자신을 대체

어떤 존재로 생각하기에? 그리고 그들의 사회에 대한 이상향이 어

떠하기에? 그런 당신의 동정심의 발로를 결코 폄하하려는 것이 아

니다. 다만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무력감을 느끼지 않길 바랄

뿐이다. 감정의 동요가 시작되었다면 다음은 그 도움 행진에 참여

하는 것이 순서일테다.

왜, 굳이 당신은 착해지려 하는가?

감히 묻는다. 당신은 착한 사람인가? 단박에 '그렇다'는 대답을 내놓을 자신은 없으면서도 '아니다'라는 대답을 하기까지는 약간의 주저와 망설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당신은 굳이 '착한 일'에 동참하고자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세상은 '착한 사람이 사는 아름다운 곳'이라 믿고 싶다. 왜?

그러나 그들은 말한다. "우리는 도움이 아니라 거래를 원합니다." '그들'을 일방적인 수혜자로

만드는 단선적인 도움에서 한 발짝 나아가 최근에는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를 모토로 한 공정

무역 개념이 일반 대중에게도 어느덧 익숙하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진정' 착

해지길 원한다면,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된 커피를 마시고 옷을 입고 과일을 먹으며 '나는 윤리

적 인간이야.' 라고 자족하는 데 그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

공정무역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윤리'적 소비는 한편으로 진실의 날카로운 면을 감추고 있음을

지젝은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를 통해 지적한다. 그가 일례로 든 마틴 루터

킹에 대한 자유주의적 전유는 이렇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감동적인 수사로만 남

아 있을 뿐, 정작 그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는 이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의 전유가 '문화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빈번히 행해지기 시작했다. '공정한 세계시민'이라는 모범적인

의식 하에 소비자는 공정무역을 한다는 스타벅스 커피를 기쁜 마음으로 사마시지만, 스타벅스가 공정가격을 어기고 더 비

싼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한다거나 반노조운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 여부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품에 덧씌워진 윤리적

색채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기농식품을 사는 이유도 그런 것이 아닌가? 요는 유기농 사과를 살 때 우리는 구매

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즉 우리에게 있는 배려의 능력과 세계

의식을 보여주며 집단적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비차원에서 자본주의가 68년의 유산, 즉 소외된 소비에

대한 비판을 통합해낸 방식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승자만을 위한 자본주의에서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로"라는 부

제가 붙은 <박애자본주의> 같은 책은 종래의 단순 기부를 넘어서는 훌륭한 사례들을 보여주지만 '과연 이게 최선일까'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의문을 남긴다. 위 책에서 중점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두 사람, 워렌 버핏과 빌게이츠는 천문학적 액수의

기부금을 쾌척하며 기업가의 사회적 공헌에 큰 획을 그었다. 워렌 버핏은 자신의 재산 중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고,

빌게이츠는 자선사업에만 전념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칭찬받아 마땅한 위대한 기업가의 전

범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뭔가 아쉽다. 이러한 활동의 원천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다시 한 번, 지젝의

자유주의적 전유를 되새겨보자. 그들이 쌓은 그 어마어마한 자산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던가.

물론 좋다. 그런 모든 활동들의 긍정적 함의를 몽땅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한 의도에 가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의

뿌리에 다가서지 못함을 경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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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7

Benefit Culture :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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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6: 베네핏 매거진 창간준비호

GOOD ENTREPRENEURS CAN MANAGE, BUT NO ONE BUT AN ENTREPRENEUR CAN EN-TREPRENEUR, LET ALONE HELP BUILD AND LEAD THE WORLD'S COMMUNITY OF

NVEST

“SOCIAL ENTREPRE-NEURS ARE NOT CON-TENT JUST TO GIVE A FISH OR TEACH HOW TO FISH. THEY WILL NOT REST UN-TIL THEY HAVE REVOLU-TIONIZED THE FISHING IN-DUSTRY.”BILL DRAYTON

“THE PESSIMIST SEES DIFFICULTY IN EVERY OPPORTUNITY. THE OPTI-MIST SEES THE OPPORTUNITY IN EVERY DIFFICULTY.”

WINSTON CHURCHILL

“EACH TIME SOMEONE STANDS UP FOR AN IDEAL, OR ACTS TO IMPROVE THE LOT OF OTHERS, OR STRIKES OUT AGAINST INJUS-TICE, HE SENDS FORTH A TINY RIPPLE OF HOPE.”ROBERT F. KENNEDY

“THE WORLD IS A DANGEROUS PLACE, NOT BECAUSE OF THOSE WHO DO EVIL, BUT BECAUSE OF THOSE WHO LOOK ON AND DO NOTHING.”

ALBERT EINSTEIN

''POVERTY IS UNNECESSARY."-MUHAMMAD YUNUS

“GREAT SPIRITS HAVE ALWAYS EN-COUNTERED VIO-LENT OPPOSITION FROM MEDIOCRE MINDS.”ALBERT EINSTEIN

SUSTAINABLE

SOLUTION

BENefitSOCIAL INNOVATION MAGAZINE VOL.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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