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제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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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000 섬이 품은 섬 차귀도 | 돌하르방 장인 장공익 석공 | 감성이 흐르는 제주산책 더럭분교 | 느릿느릿 걷는 오름 어승생악 깊이가 있는 제주 매거진 vol.01 06 2013 ISSN 2288-2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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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韓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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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더 제주" 매거진

값 5,000 원

섬이 품은 섬 차귀도 | 돌하르방 장인 장공익 석공 | 감성이 흐르는 제주산책 더럭분교 | 느릿느릿 걷는 오름 어승생악

깊이가 있는 제주 매거진 vol.01

06

2013 06

2 0 1 3

ISSN 2288-2070

30년 만에 개방된 전설의 섬,

대한항공이 협찬�후원해

2013년 6월 8일

제주도 PKG의 역사가 다시 시작됩니다.

문의 02.359.0808 / 031.967.3001 / 064.747.2010

상품명 제주 신(新) 영주 10경

차귀도 섬탐방 + 한라산 750

가 격 259,000~

특 전 메이즈랜드 미로공원

허브동산 허브족욕체험

휴애리자연공원 흑돼지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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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ppyhanjeju.com

더제주 06 표1234.indd 1 2013-05-22 오후 1:07:38

Page 2: "더 제주" 매거진

CONTENTS

12편집장 노트

제주, 그 섬과 사랑에 빠지다

14사진 한 장 낙서 한 줄 바다를 그리다

16제주의 명인

제주의 돌에 생명을 불어넣다

돌하르방 장인, 장공익 석공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돌하르방.

크고 작은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으로 만든 돌하르방은 제주 방언으로 ‘할아버지’라는 뜻이다.

일생을 돌하르방을 만들며 제주를 지키는 ‘할아버지’가 된 장공익 석공을 만났다.

21그 섬에 가고 싶다

바람의 노래가 머무는 곳, 차귀도서쪽 끝에 가면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그곳에 가면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바다에 펼쳐지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출렁인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다.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며 느려지고 싶어 제주를 찾지 않았던가. 부지런히 발걸음을 길 위에 놓아본다.

차귀도, 너를 향해 가는 나의 마음은 설레고 설렌다.

26제주人

제주 관광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김영진 회장

28

낡은 여관방의 기적게스트하우스 ‘슬리퍼’ 주인장 임성실

여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선을 아무렇지 않게 훅하고 벗어난 한 사람이 있다.

젊은 나이에 제주도에서 슬리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녀.

헝클어진 머리와 파란색 레깅스를 신은 그녀는 마치 집시 같아 보였다.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낭만주의자 말이다.

더제주 01-55.indd 2-3 2013-05-22 오후 1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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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2편집장 노트

제주, 그 섬과 사랑에 빠지다

14사진 한 장 낙서 한 줄 바다를 그리다

16제주의 명인

제주의 돌에 생명을 불어넣다

돌하르방 장인, 장공익 석공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돌하르방.

크고 작은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으로 만든 돌하르방은 제주 방언으로 ‘할아버지’라는 뜻이다.

일생을 돌하르방을 만들며 제주를 지키는 ‘할아버지’가 된 장공익 석공을 만났다.

21그 섬에 가고 싶다

바람의 노래가 머무는 곳, 차귀도서쪽 끝에 가면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그곳에 가면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바다에 펼쳐지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출렁인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다.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며 느려지고 싶어 제주를 찾지 않았던가. 부지런히 발걸음을 길 위에 놓아본다.

차귀도, 너를 향해 가는 나의 마음은 설레고 설렌다.

26제주人

제주 관광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김영진 회장

28

낡은 여관방의 기적게스트하우스 ‘슬리퍼’ 주인장 임성실

여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선을 아무렇지 않게 훅하고 벗어난 한 사람이 있다.

젊은 나이에 제주도에서 슬리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녀.

헝클어진 머리와 파란색 레깅스를 신은 그녀는 마치 집시 같아 보였다.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낭만주의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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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 "더 제주" 매거진

32

가족관광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휴애리자연생활공원 양지선 대표

35길에서 만난 사람

그대들의 소원을 빕니다, 두성현

36

제주 리조트 사업의 원더우먼원더리조트 유미경 대표

38제주의 비경

자연이 조각해 놓은 해안의 궁전대포 주상절리대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해안가에는 조물주가 다듬어 놓은 듯한 검은 육모꼴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아득한 옛날, 용암이 굳어 생성된 대포 주상절리대는 세월의 흔적과

자연의 위대함, 조물주의 기기묘묘한 솜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이다.

42제주의 특별한 레져

샹그릴라 요트, 바다에 반하고 절경에 취하고바람이 시원하다. 역시 바닷바람은 제주도다. 뭉게구름이 초록빛 바다 위로 천천히 흘러간다.

바람 좋고 햇살 따스한 날, 매혹적인 제주의 바다에 순백의 요트를 띄워 놓고 무위한 시간을 만끽했다.

46아름다운 제주길

그 길에 내가 있었네 올레10코스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

올레 길은 그저 단순한 길이라기보다는 뒤돌아보기의 다른 말처럼 느껴진다.

초록빛 푸릇한 청춘이 흠뻑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 곳에 가면 대단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올 것도 같다.

48스페셜 투어

미로공원 메이즈랜드

CONTENTS

더제주 01-55.indd 4-5 2013-05-22 오후 12:10:45

Page 5: "더 제주" 매거진

32

가족관광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휴애리자연생활공원 양지선 대표

35길에서 만난 사람

그대들의 소원을 빕니다, 두성현

36

제주 리조트 사업의 원더우먼원더리조트 유미경 대표

38제주의 비경

자연이 조각해 놓은 해안의 궁전대포 주상절리대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해안가에는 조물주가 다듬어 놓은 듯한 검은 육모꼴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아득한 옛날, 용암이 굳어 생성된 대포 주상절리대는 세월의 흔적과

자연의 위대함, 조물주의 기기묘묘한 솜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이다.

42제주의 특별한 레져

샹그릴라 요트, 바다에 반하고 절경에 취하고바람이 시원하다. 역시 바닷바람은 제주도다. 뭉게구름이 초록빛 바다 위로 천천히 흘러간다.

바람 좋고 햇살 따스한 날, 매혹적인 제주의 바다에 순백의 요트를 띄워 놓고 무위한 시간을 만끽했다.

46아름다운 제주길

그 길에 내가 있었네 올레10코스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

올레 길은 그저 단순한 길이라기보다는 뒤돌아보기의 다른 말처럼 느껴진다.

초록빛 푸릇한 청춘이 흠뻑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 곳에 가면 대단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올 것도 같다.

48스페셜 투어

미로공원 메이즈랜드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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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 "더 제주" 매거진

50느릿느릿 걷는 오름 산책

한라산을 가장 먼저 즐기는 그 곳, 어승생악

53스페셜 투어

휴애리 공원 흑돼지 쇼

54제주의 나무를 찾아서

천년의 세월을 품은 나무, 성읍리 느티나무우리는 때로 특별한 나무들을 보기 위해 길을 떠난다. 계절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꽃나무들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꽃나무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을 묵묵히 한 자리에서

마을을 지켰던 나무. 그 특별한 나무를 만나러 제주의 길을 누빈다.

57명사가 기억하는 제주

뮤지컬 음악감독 장소영

58제주의 태마파크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 제주해양의 신비가 가득한 아름다운 섬 제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이 있다.

교육,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복합 테마파크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소개한다.

62<중문판 혼용> 꽃보다 정원

초록, 기지개를 켜다 한적함과 여유로움 즐기며‘나만의 힐링’

생각하는 정원 오설록 노리매 공원

초록빛 유월로 넘어서는 길목은 참 예쁘다. 정원의 나무들은 어느새 초록빛의 잎 새로 가지를 덮고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가는 신록은 방방곡곡 생명의 빛을 마음껏 발산한다.

초록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 제주를 대표하는 3곳의 힐링 플레이스를 거닐며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즐겨보자.

70문화의 향기 역사의 숨결

추사 김정희 유배지

CONTENTS

더제주 01-55.indd 6-7 2013-05-22 오후 12:10:55

Page 7: "더 제주" 매거진

50느릿느릿 걷는 오름 산책

한라산을 가장 먼저 즐기는 그 곳, 어승생악

53스페셜 투어

휴애리 공원 흑돼지 쇼

54제주의 나무를 찾아서

천년의 세월을 품은 나무, 성읍리 느티나무우리는 때로 특별한 나무들을 보기 위해 길을 떠난다. 계절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꽃나무들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꽃나무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을 묵묵히 한 자리에서

마을을 지켰던 나무. 그 특별한 나무를 만나러 제주의 길을 누빈다.

57명사가 기억하는 제주

뮤지컬 음악감독 장소영

58제주의 태마파크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 제주해양의 신비가 가득한 아름다운 섬 제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이 있다.

교육,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복합 테마파크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소개한다.

62<중문판 혼용> 꽃보다 정원

초록, 기지개를 켜다 한적함과 여유로움 즐기며‘나만의 힐링’

생각하는 정원 오설록 노리매 공원

초록빛 유월로 넘어서는 길목은 참 예쁘다. 정원의 나무들은 어느새 초록빛의 잎 새로 가지를 덮고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가는 신록은 방방곡곡 생명의 빛을 마음껏 발산한다.

초록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 제주를 대표하는 3곳의 힐링 플레이스를 거닐며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즐겨보자.

70문화의 향기 역사의 숨결

추사 김정희 유배지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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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 "더 제주" 매거진

72바닷가에 살았네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의 풍경 카페 ‘시인의 집’그 집에 가면 앞마당에 바다가 있다더라. 그 앞마당에서 너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맛난 것도 먹을 수 있다더라. 바닷가 그 조그만 집 주인은 시인이라더라. 시인은 사람들을 만나고 천천히 흘러가는

음악에 귀 기울이며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찬찬히 살고 싶어 하드랬다.

74 같은 공간 다른 시선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찾은 두 여자의 이야기한라산의 옛 이름 두모악, 제주를 사랑한 남자의 갤러리 이름은 두모악이다. 제주도 동쪽 고요한 동네 성산읍 삼달리 자그마한 폐교,

두모악에 제주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제주 속에 그가 있다. 이제 그가 누르는 생생한 셔터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그와 제주를 함께 만나기 위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제주와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 김영갑의 제주 사랑은 그래서 현재 진행형이다.

78영화 속 명소를 찾아서

건축학개론 촬영지 ‘서연의 집’

80제주의 밤

제주의 밤은 낮보다 뜨겁다

84맛있는 제주 1

제주 토박이가 추천하는 맛집

80맛있는 제주 2

오직 이곳,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주전부리

90감성이 흐르는 제주 산책

그늘이 져도 빛을 잃은 적이 없다 ‘더럭분교’제주까지 와서 학교를 찾았다. 맛 집도 카페도 아닌, 학.교. 좋아하는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시골길을 걸어 찾아간 곳이었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가 운동장에 퍼졌다. 학교에 칠해진 무지개 빛 만큼 예쁘고 고운 풍경이다.

CONTENTS

더제주 01-55.indd 8-9 2013-05-22 오후 12:11:09

Page 9: "더 제주" 매거진

72바닷가에 살았네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의 풍경 카페 ‘시인의 집’그 집에 가면 앞마당에 바다가 있다더라. 그 앞마당에서 너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맛난 것도 먹을 수 있다더라. 바닷가 그 조그만 집 주인은 시인이라더라. 시인은 사람들을 만나고 천천히 흘러가는

음악에 귀 기울이며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찬찬히 살고 싶어 하드랬다.

74 같은 공간 다른 시선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찾은 두 여자의 이야기한라산의 옛 이름 두모악, 제주를 사랑한 남자의 갤러리 이름은 두모악이다. 제주도 동쪽 고요한 동네 성산읍 삼달리 자그마한 폐교,

두모악에 제주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제주 속에 그가 있다. 이제 그가 누르는 생생한 셔터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그와 제주를 함께 만나기 위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제주와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 김영갑의 제주 사랑은 그래서 현재 진행형이다.

78영화 속 명소를 찾아서

건축학개론 촬영지 ‘서연의 집’

80제주의 밤

제주의 밤은 낮보다 뜨겁다

84맛있는 제주 1

제주 토박이가 추천하는 맛집

80맛있는 제주 2

오직 이곳,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주전부리

90감성이 흐르는 제주 산책

그늘이 져도 빛을 잃은 적이 없다 ‘더럭분교’제주까지 와서 학교를 찾았다. 맛 집도 카페도 아닌, 학.교. 좋아하는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시골길을 걸어 찾아간 곳이었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가 운동장에 퍼졌다. 학교에 칠해진 무지개 빛 만큼 예쁘고 고운 풍경이다.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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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0: "더 제주" 매거진

11

작년에� 아는� 지인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제게� 그러더군요�.� 제주가� 변하고� 있다고�.� 너무나� 빠르

게� 바뀌는� 것� 같다고�.� 그래서� 슬프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가슴�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

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살아� 숨� 쉬

는� 제주의� 얼굴을�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주변의� 우려와� 반대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JEJU�>를� 창간하게� 된� 것

은� 제주관광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전문가로서� 살아있는� 진짜� 제주의� 속살을� 알려야겠다는�

간절함� 때문일� 것입니다�.� 제주와�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온� 지� 어느덧� �3�0년�,� 제주로부터� 그간�

받았던� 고마움을� 뒤로하고� 이제야� �<THE JEJU�>� 창간이라는� 명목으로� 조금이나마� 보답할� 길

이� 생긴�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듯� 제주도와� 관련된� 매체� 역시� 수박�

겉핥기식의� 정보와� 과대� 포장된� 관광지의� 홍보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었습니다�.�

�<THE JEJU�>는� 사람과� 자연�,� 스토리와� 감성이� 묻어나는� 느릿느릿한� 잡지로� 발전시키고자� 합

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소재를� 찾아� 직접� 발로� 걷고� 뛸� 것이며� 차별

화된� 기획을� 통해� 제주�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고� 제주에� 숨어있는� 곳

을� 알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지의� 발굴에도� 힘쓸� 것입니다�.� � 또

한�,� �<THE JEJU�>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이�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통해�

진짜� 제주를� 체험하고� 행복한� 추억을� 담아� 돌아� 갈� 수� 있도록� 중국어로도� 준비� 될� 것입니다�.�

제주는� 내게� 삶이자� 전부였습니다�.� 누군가는� 제주를� 쉼표�,� 할머니의� 무릎베개� 같은� 아련함�,�

답답할� 때� 마다� 애인� 몰래� 속내를� 털어놓게� 되는� 동기오빠� 같은� 존재라고� 의미를� 부여하더군

요�.� 이렇듯� 제주는� 우리네�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가� 되어� 왔습니다�.

�<THE JEJU�>가�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해

주는� 훌륭한� 촉매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주가� 주는� 선물을� 마음껏� 누리기를�

바랍니다�.

발행인 이동수

제주가 내게 준 선물

창간사

제주� 동쪽� 성산반도� 끝머리에� 있는� 성산일출봉�.� 그곳에서� 어김없이� 세상을� 밝히는� 해가� 떴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만에� 하나� 해가� 뜨지� 않는� 날이�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항상�

곁에� 있기에� 소중함을� 놓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자연� 그리고� 늘� 곁에� 있는� 사람들이죠�.� 가끔은�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오늘� 떠오를� 태양이�

특별해자는� 곳�,� 성산일출봉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마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 남인근

성산 일출봉

ON THE COVER

더제주 01-55.indd 10-11 2013-05-22 오후 12:11:17

Page 11: "더 제주" 매거진

11

작년에� 아는� 지인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제게� 그러더군요�.� 제주가� 변하고� 있다고�.� 너무나� 빠르

게� 바뀌는� 것� 같다고�.� 그래서� 슬프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가슴�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

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살아� 숨� 쉬

는� 제주의� 얼굴을�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주변의� 우려와� 반대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JEJU�>를� 창간하게� 된� 것

은� 제주관광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전문가로서� 살아있는� 진짜� 제주의� 속살을� 알려야겠다는�

간절함� 때문일� 것입니다�.� 제주와�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온� 지� 어느덧� �3�0년�,� 제주로부터� 그간�

받았던� 고마움을� 뒤로하고� 이제야� �<THE JEJU�>� 창간이라는� 명목으로� 조금이나마� 보답할� 길

이� 생긴�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듯� 제주도와� 관련된� 매체� 역시� 수박�

겉핥기식의� 정보와� 과대� 포장된� 관광지의� 홍보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었습니다�.�

�<THE JEJU�>는� 사람과� 자연�,� 스토리와� 감성이� 묻어나는� 느릿느릿한� 잡지로� 발전시키고자� 합

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소재를� 찾아� 직접� 발로� 걷고� 뛸� 것이며� 차별

화된� 기획을� 통해� 제주�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고� 제주에� 숨어있는� 곳

을� 알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지의� 발굴에도� 힘쓸� 것입니다�.� � 또

한�,� �<THE JEJU�>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이�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통해�

진짜� 제주를� 체험하고� 행복한� 추억을� 담아� 돌아� 갈� 수� 있도록� 중국어로도� 준비� 될� 것입니다�.�

제주는� 내게� 삶이자� 전부였습니다�.� 누군가는� 제주를� 쉼표�,� 할머니의� 무릎베개� 같은� 아련함�,�

답답할� 때� 마다� 애인� 몰래� 속내를� 털어놓게� 되는� 동기오빠� 같은� 존재라고� 의미를� 부여하더군

요�.� 이렇듯� 제주는� 우리네�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가� 되어� 왔습니다�.

�<THE JEJU�>가�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해

주는� 훌륭한� 촉매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주가� 주는� 선물을� 마음껏� 누리기를�

바랍니다�.

발행인 이동수

제주가 내게 준 선물

창간사

제주� 동쪽� 성산반도� 끝머리에� 있는� 성산일출봉�.� 그곳에서� 어김없이� 세상을� 밝히는� 해가� 떴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만에� 하나� 해가� 뜨지� 않는� 날이�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항상�

곁에� 있기에� 소중함을� 놓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자연� 그리고� 늘� 곁에� 있는� 사람들이죠�.� 가끔은�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오늘� 떠오를� 태양이�

특별해자는� 곳�,� 성산일출봉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마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 남인근

성산 일출봉

ON THE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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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2: "더 제주" 매거진

13

오전� �6�:�0�0� 김포공항�.� 이른� 아침부터�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로� 늘� 북적인

다�.� 공항� 내에는� 보기만� 해도� 깨가� 쏟아질� 것� 같은� 신혼부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알록달록한�

커플룩으로� 한껏� 멋을� 낸� 연인들�,� 백� 팩에� 노트북� 가방을� 들고� 있는� 청년� 사업가�,� 커다란� 배

낭에� 덥수룩한� 수염을� 잔뜩� 기른� 도보� 여행자�,�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모인� 학생들�,� 금슬� 좋아�

보이는� 노부부도� 있다�.� 차림새는� 달라도� 이들의� 목적지는� 같다�.� 바로�,� 제주다�.�

각자의� 꿈을� 실은� 비행기는� 잿빛� 구름으로� 뒤덮인� 서울을�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공간� 이동이

라도� 한� 듯� 에메랄드빛� 바다와� 푸른� 하늘이� 보이는� 제주에� 다다른다�.

저� 멀리� 한라산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들� 그걸� 본다�.� 그들의� 머릿속을� 살짝� 들여다보면� 아마

도� 저마다의� 달콤하고� 아련한� 추억에� 물들어� 있을� 것� 같다�.�

�<THE JEJU�>� 창간호� 편집장� 노트는� 뭘로� 할까�?� 블링블링하게�,� 아니지� 그래도� 창간호인데� 무게

감이� 있어야� 하나�.�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편집장의� 고민은� 엉뚱하고� 과감한� 결론에� 도달

한다�.� 그래�,� 두� 눈� 크게� 뜨고� 제주의� 하늘과� 바다를� 보자�.� 너무나� 깨끗하고� 맑구나�.�

독자� 제현도� 편집장의� 식상하고� 딱딱한� 창간기념사를� 읽는� 대신� 아래의� 빈� 공간� 속에서� 각자

의� 감상에� 빠져보시기를�.� 이곳은� 누구나� 한번쯤�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낭만의� 섬�,� 제주� 아닌가�.�

개인적으로� 이� 공간을� 메우고� 싶은� 것은�

김광석의� 노래와� 바닷가를� 여행하며� 만난� 뜨거운� 청춘들의� 사진�,� �

지금은� 기억조차� 희미한� 첫사랑의� 앳된� 표정� 같은� 것들이다�.

한라산의� 하늘은� 무거운� 겉옷을� 벗고� 그� 안에� 숨어있던� 높고� 푸름의� 본질을� 스스럼없이� 내보

이고� 있다�.� 그� 모습이� 왜� 이리� 아름다운지�.� 제주공항에� 착륙한다는� 안내� 방송이� 들려오면� 창

문� 밖� 하늘을� 향해� 있던� 시선이� 일제히� 돌아온다�.�

제주�,� 그� 섬과� 사랑에� 빠지는� 시간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편집장 곽철호

제주, 그 섬과 사랑에 빠지다

편집장 노트

정기구독

깊이가 있는 제주매거진 <THE JEJU>는 사람과 자연,

문화와 관광, 감성과 낭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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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부 이상 구매하시는 분께는 특별할인 혜택을 드립니다.

발행인

이동수

편집인

이정용

편집장

곽철호 [email protected]

에디터

김수석 [email protected]

김진희 [email protected]

전은영 [email protected]

김혜원 [email protected]

디자이너

김정아 [email protected]

김유인

번역

류제섭

광고팀장

강용일 [email protected]

010.4692.8306

발행처

(주)행복한제주미디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월랑로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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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4.749.2010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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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EJU vol.01 2013 06

이 책의 판권은 <THE JEJU>가 갖는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자료는 발행인의 사전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복사·전재·변형

해 사용할 수 없다. 이 책은 잡지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

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한다.

독자 참여

THE JEJU는 여러분의 안부와 동정을 나누는 공간을 마련코자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놓치기

싫었던 아름다운 풍경,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편집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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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제주 01-55.indd 12-13 2013-05-22 오후 12:11:20

Page 13: "더 제주" 매거진

13

오전� �6�:�0�0� 김포공항�.� 이른� 아침부터�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로� 늘� 북적인

다�.� 공항� 내에는� 보기만� 해도� 깨가� 쏟아질� 것� 같은� 신혼부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알록달록한�

커플룩으로� 한껏� 멋을� 낸� 연인들�,� 백� 팩에� 노트북� 가방을� 들고� 있는� 청년� 사업가�,� 커다란� 배

낭에� 덥수룩한� 수염을� 잔뜩� 기른� 도보� 여행자�,�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모인� 학생들�,� 금슬� 좋아�

보이는� 노부부도� 있다�.� 차림새는� 달라도� 이들의� 목적지는� 같다�.� 바로�,� 제주다�.�

각자의� 꿈을� 실은� 비행기는� 잿빛� 구름으로� 뒤덮인� 서울을�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공간� 이동이

라도� 한� 듯� 에메랄드빛� 바다와� 푸른� 하늘이� 보이는� 제주에� 다다른다�.

저� 멀리� 한라산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들� 그걸� 본다�.� 그들의� 머릿속을� 살짝� 들여다보면� 아마

도� 저마다의� 달콤하고� 아련한� 추억에� 물들어� 있을� 것� 같다�.�

�<THE JEJU�>� 창간호� 편집장� 노트는� 뭘로� 할까�?� 블링블링하게�,� 아니지� 그래도� 창간호인데� 무게

감이� 있어야� 하나�.�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편집장의� 고민은� 엉뚱하고� 과감한� 결론에� 도달

한다�.� 그래�,� 두� 눈� 크게� 뜨고� 제주의� 하늘과� 바다를� 보자�.� 너무나� 깨끗하고� 맑구나�.�

독자� 제현도� 편집장의� 식상하고� 딱딱한� 창간기념사를� 읽는� 대신� 아래의� 빈� 공간� 속에서� 각자

의� 감상에� 빠져보시기를�.� 이곳은� 누구나� 한번쯤�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낭만의� 섬�,� 제주� 아닌가�.�

개인적으로� 이� 공간을� 메우고� 싶은� 것은�

김광석의� 노래와� 바닷가를� 여행하며� 만난� 뜨거운� 청춘들의� 사진�,� �

지금은� 기억조차� 희미한� 첫사랑의� 앳된� 표정� 같은� 것들이다�.

한라산의� 하늘은� 무거운� 겉옷을� 벗고� 그� 안에� 숨어있던� 높고� 푸름의� 본질을� 스스럼없이� 내보

이고� 있다�.� 그� 모습이� 왜� 이리� 아름다운지�.� 제주공항에� 착륙한다는� 안내� 방송이� 들려오면� 창

문� 밖� 하늘을� 향해� 있던� 시선이� 일제히� 돌아온다�.�

제주�,� 그� 섬과� 사랑에� 빠지는� 시간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편집장 곽철호

제주, 그 섬과 사랑에 빠지다

편집장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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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EJU vol.01 2013 06

이 책의 판권은 <THE JEJU>가 갖는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자료는 발행인의 사전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복사·전재·변형

해 사용할 수 없다. 이 책은 잡지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

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한다.

독자 참여

THE JEJU는 여러분의 안부와 동정을 나누는 공간을 마련코자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놓치기

싫었던 아름다운 풍경,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편집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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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제주 01-55.indd 12-13 2013-05-22 오후 12:11:20

Page 14: "더 제주" 매거진

바다를 그리다사람들은 늘 바다를 그리며 산다.

바다가 모두의 고향도 아닐 텐데, 바다를 그리며 산다.

일상에 지쳐 쉼이 필요할 때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치유하고자할 때

무작정 신나는 일을 찾고 싶을 때도 바다를 그린다.

하늘과 맞닿아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경이로운 풍경 속에

답답한 일상을 던져놓고, 파도 따라 일렁이는 마음에 몸을 맡긴다.

그래, 이곳이 천국이다.

사진 남인근

‘감성 풍경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포토그래퍼 남인근은 여행과 일상을 사진을 통해 명상으로 승화시키고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경외와 신비 그리고 시간 속에 담긴 자연의 섭리를 그만의 사진화법으로 풀어낸다. 그의 저서로는 <대한민국 감성 사진여행지>가 있다.

14 THE JEJU사진 한 장 낙서 한 줄 15

더제주 01-55.indd 14-15 2013-05-22 오후 12:11:25

Page 15: "더 제주" 매거진

바다를 그리다사람들은 늘 바다를 그리며 산다.

바다가 모두의 고향도 아닐 텐데, 바다를 그리며 산다.

일상에 지쳐 쉼이 필요할 때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치유하고자할 때

무작정 신나는 일을 찾고 싶을 때도 바다를 그린다.

하늘과 맞닿아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경이로운 풍경 속에

답답한 일상을 던져놓고, 파도 따라 일렁이는 마음에 몸을 맡긴다.

그래, 이곳이 천국이다.

사진 남인근

‘감성 풍경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포토그래퍼 남인근은 여행과 일상을 사진을 통해 명상으로 승화시키고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경외와 신비 그리고 시간 속에 담긴 자연의 섭리를 그만의 사진화법으로 풀어낸다. 그의 저서로는 <대한민국 감성 사진여행지>가 있다.

14 THE JEJU사진 한 장 낙서 한 줄 15

더제주 01-55.indd 14-15 2013-05-22 오후 12:11:25

Page 16: "더 제주" 매거진

16 17THE JEJU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 있는� 제주금능석물원�.� 이곳은� �5�5년을� 돌하르방

과� 함께� 한� 석공예� 명인� 장공익� 옹의� 일터다�.� 석물원에는� 장� 옹이� 만든� �1

만여� 점의� 석공예� 작품이� 각각�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작

품들� 사이를� 왜소한� 체구의� 노인이� 바삐� 오가고� 있다�.� 노인의� 손에는� 목

장갑과� 끝이� 뭉툭한� 정� 하나가� 쥐어져� 있다�.� 기자가� 노인을� 불러세우자�,�

뒤를� 돌아본� 노인의� 얼굴에는� 하얀� 돌가루가� 덧씌워져� 있다�.� 노인의� 깊

게� 패인� 주름과� 환하게� 웃는� 얼굴에는� 돌하르방의� 온화함이� 묻어나온다�.

돌하르방의 살아있는 역사

바람도�,� 여자도� 많은� 제주에는� 돌도� 참� 많다�.� 그리고� 이� 돌들이� 한� 사람

에� 의해� 명물이� 되고� 작품으로� 거듭났다�.� 장공익� 옹은� 제주를� 대표하는�

석장�(石匠�)이다�.� �2�7세에� 제주에서� 현무암을� 깎아� 돌하르방을� 만들고� 제

주의� 삼라만상을� 각인한� 지� 올해로� �5�5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손에

는� 정과� 망치가� 쥐어있다�.�

“�2�7살에� 돌을� 깎기� 시작해� 올해� �8�2살이니� 얼마나� 많이� 깎았겠어�.� 지금도�

밥만� 먹으면� 돌과� 함께� 지내니� 보통� 질긴� 인연이� 아니지�.� 이제� 그만� 쉬라

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난� 이� 일이� 너무� 즐거워�.� 누가� 만들어달라고�

해서� 만드는� 건� 힘들지만�,� 내가� 만들고� 싶어서� 하는� 건� 힘들지� 않아�.� 지금

도� 감기가� 좀� 걸려있는데�,� 일하다� 보면� 감기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돼�.�

약도� 별로� 안� 먹는� 편이야�.”

장� 옹은� 제주� 돌하르방� 제작의� 살아있는� 역사로� 통한다�.� 현재와� 같은� 형

태의� 돌하르방� 공예품을� 처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거니와�,� �6�0명이� 넘는�

제자들이� 그를� 사사했다�.� 우리가� 그냥� 보고� 지나치는� 돌들도� 그의� 손을�

거치면� 제주의� 명물인� 돌하르방이� 된다�.� 돌하르방이� 제주의� 명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석공예에� 대한� 장� 옹의� 사랑과� 열정이었다�.�

“돌하르방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어�.� 부드러운� 돌을� 사용해서�

상품용으로� 작게� 만드는� 것과� 현무암을� 사용한� 큰� 돌하르방이지�.� 부드러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돌하르방.

크고 작은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으로 만든 돌하르방은 제주 방언으로 ‘할아버지’라는 뜻이다.

일생을 돌하르방을 만들며 제주를 지키는 ‘할아버지’가 된 장공익 석공을 만났다.

글 김수석 사진 양주원

돌하르방 장인, 장공익 석공

제주의 돌에 생명을 불어넣다

제주의 명인

“돌에 새긴 것은 내 인생이지. 내 모든 삶이 돌에 들어 있거

든. 이제 남은 인생 동안 제주의 혼을 돌로 되살려놓을 거야”

더제주 01-55.indd 16-17 2013-05-22 오후 12:11:30

Page 17: "더 제주" 매거진

16 17THE JEJU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 있는� 제주금능석물원�.� 이곳은� �5�5년을� 돌하르방

과� 함께� 한� 석공예� 명인� 장공익� 옹의� 일터다�.� 석물원에는� 장� 옹이� 만든� �1

만여� 점의� 석공예� 작품이� 각각�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작

품들� 사이를� 왜소한� 체구의� 노인이� 바삐� 오가고� 있다�.� 노인의� 손에는� 목

장갑과� 끝이� 뭉툭한� 정� 하나가� 쥐어져� 있다�.� 기자가� 노인을� 불러세우자�,�

뒤를� 돌아본� 노인의� 얼굴에는� 하얀� 돌가루가� 덧씌워져� 있다�.� 노인의� 깊

게� 패인� 주름과� 환하게� 웃는� 얼굴에는� 돌하르방의� 온화함이� 묻어나온다�.

돌하르방의 살아있는 역사

바람도�,� 여자도� 많은� 제주에는� 돌도� 참� 많다�.� 그리고� 이� 돌들이� 한� 사람

에� 의해� 명물이� 되고� 작품으로� 거듭났다�.� 장공익� 옹은� 제주를� 대표하는�

석장�(石匠�)이다�.� �2�7세에� 제주에서� 현무암을� 깎아� 돌하르방을� 만들고� 제

주의� 삼라만상을� 각인한� 지� 올해로� �5�5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손에

는� 정과� 망치가� 쥐어있다�.�

“�2�7살에� 돌을� 깎기� 시작해� 올해� �8�2살이니� 얼마나� 많이� 깎았겠어�.� 지금도�

밥만� 먹으면� 돌과� 함께� 지내니� 보통� 질긴� 인연이� 아니지�.� 이제� 그만� 쉬라

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난� 이� 일이� 너무� 즐거워�.� 누가� 만들어달라고�

해서� 만드는� 건� 힘들지만�,� 내가� 만들고� 싶어서� 하는� 건� 힘들지� 않아�.� 지금

도� 감기가� 좀� 걸려있는데�,� 일하다� 보면� 감기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돼�.�

약도� 별로� 안� 먹는� 편이야�.”

장� 옹은� 제주� 돌하르방� 제작의� 살아있는� 역사로� 통한다�.� 현재와� 같은� 형

태의� 돌하르방� 공예품을� 처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거니와�,� �6�0명이� 넘는�

제자들이� 그를� 사사했다�.� 우리가� 그냥� 보고� 지나치는� 돌들도� 그의� 손을�

거치면� 제주의� 명물인� 돌하르방이� 된다�.� 돌하르방이� 제주의� 명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석공예에� 대한� 장� 옹의� 사랑과� 열정이었다�.�

“돌하르방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어�.� 부드러운� 돌을� 사용해서�

상품용으로� 작게� 만드는� 것과� 현무암을� 사용한� 큰� 돌하르방이지�.� 부드러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돌하르방.

크고 작은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으로 만든 돌하르방은 제주 방언으로 ‘할아버지’라는 뜻이다.

일생을 돌하르방을 만들며 제주를 지키는 ‘할아버지’가 된 장공익 석공을 만났다.

글 김수석 사진 양주원

돌하르방 장인, 장공익 석공

제주의 돌에 생명을 불어넣다

제주의 명인

“돌에 새긴 것은 내 인생이지. 내 모든 삶이 돌에 들어 있거

든. 이제 남은 인생 동안 제주의 혼을 돌로 되살려놓을 거야”

더제주 01-55.indd 16-17 2013-05-22 오후 12:11:30

Page 18: "더 제주" 매거진

18 19THE JEJU

운� 돌을� 사용한� 상품용은� 배워서� 독립하기가� 쉬워�.� 그런� 돌하르방은� �6�0

여� 명� 이상의� 제자가� 배워서� 나갔지�.� 하지만� 현무암을� 이용한� 큰� 돌하르

방은� 다루기가� 쉽지� 않고� 돈� 벌기도� 어렵지�.� 그래서� 현무암을� 다룰� 줄� 아

는� 제자는� 불과� �4�~�5명� 정도야�.”

장� 옹의� 석공예� 역사가�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제주금능석물원이다�.� 석물

원에는� 각기� 다른� 테마와� 주제를� 가진� 석공예� 작품� �1만여� 점이� 모여� 있

다�.� 이� 중� �9�0�%가� 장� 옹이� 손수� 만든� 것이고�,� 나머지� �1�0�%� 정도는� 장� 옹의�

뒤를� 잇고� 있는� 둘째� 아들의� 작품이다�.�

석물원의� 입구를� 지나� 오른쪽� 아래로� 돌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정여굴이�

나온다�.� 연못이� 함께� 있는� 이� 굴에는� 불공을� 드릴� 수� 있는� 석불과� 암자가�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석물원� 곳곳에� 제주의� 모습이� 빼곡하다�.� 옷� 벗는�

여인네를� 훔쳐보는� 남정네의� 모습�,� 젖가슴과� 둔부를� 드러낸� 아낙네�,� 밭일

을� 나가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선� 아이�,� 볼일을� 보는� 아낙네� 밑에

서� 입을� 벌리고� 있는� 돼지�,� 제주의� 전설에� 등장하는� 갖가지� 도깨비들까

지�.� 이� 모두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착과� 옛것을� 지켜나가기� 위한� 장

인의� 혼이� 담긴�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규모도� 놀랍지만�,� 소재와� 표

현력에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제주의� 삶과� 문화에� 대한� 풍자와� 익살

이� 담겨있는� 장� 옹의� 작품들은� 세월의� 연민이� 촉촉이� 배어있다�.

현무암에 생명을 불어넣다

제주는� 돌섬이다�.� 화산폭발로� 생겨난� 현무암이� 발길에� 차일� 정도로� 흔하

다�.� 하지만� 무생물인� 하찮은� 돌이라도� 사람의� 손길을� 거치면� 생명력을� 얻

게� 마련이다�.� 단단한� 제주� 현무암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두들기는� 장� 옹의�

폼이� 예사롭지� 않다�.� 다루기� 까다로운� 거대한� 현무암들을� 공깃돌� 다루듯�

조탁해� �6�m가� 넘는� 돌하르방으로� 변모시키는� 장� 옹이다�.�

“현무암은� 색과� 재질이� 좋아� 보이지� 않고� 작업할� 때� 손이� 많이� 가�.� 그래

서� 가격이� 쌀� 거라고� 생각하지만�,� 화강암이나� 육지에서� 오는� 돌� 못지않

게� 비싸�.� 현무암은� 밥� 먹기가� 그렇고� 그런� 돌이지�.� 현무암만을� 다루는� 곳

은� 이곳밖에� 없어�.� 다른� 데서는� 현무암으로� 이렇게� 작업한다는� 것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하지만� 나는� 제주에서� 나는� 돌로� 이렇게� 제주를� 만

드는� 게� 좋아�.� 만들다� 보니까� 우리� 제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

료들이� 돼� 버렸어�.� 누군가가� 아껴주고� 활용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어�.”�

용암의� 잔재인� 현무암은� 투박하고� 질긴� 것이� 특징이다�.� 그� 투박함이� 오히

려� 생동감을� 전해준다�.� 하지만� 단단한� 현무암은� 속돌보다� 작업할� 때� 손

이� 많이� 간다�.� 속돌로� 하루에� �3�0개까지� 만드는� 돌하르방은� 현무암으로는�

하루에� �1�~�2개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만큼� 힘든� 작업이다�.

“제주도에서� 현무암은� 흔한� 돌이지만�,� 실제� 작업할� 수� 있는� 현무암은� 제

주� 북촌에서� 나는� 현무암� 정도야�.� 그나마도� 햇빛을� 받지� 않고� 땅속에서�

파낸� 것� 정도만� 쓸� 수� 있어�.� 물길이� 난� 거나� 강도가� 맞지� 않는� 것은� 쓸� 수

가� 없어�.� 현무암은� 겉으로는� 구멍이� 송송� 뚫려� 부드럽게� 보이지만� 속은�

달라�.� 육지� 현무암이� 강하다면� 제주� 현무암은� 질겨�.� 현무암을� 아무리� 좋

은� 기계로� 절삭한다� 해도�,� 마무리는� 무조건� 끌을� 사용해서� 해야� 해�.� 현

무암의� 결을� 따라� 윤곽을� 잡는� 것이� 중요하지�.� 그� 결을� 깨뜨리면� 돌� 버

리고� 돈� 버리는� 거야�.”

현무암을� 나무처럼� 깎고� 다듬으려면� 수천�,� 수만� 번의� 망치질을� 해야� 한

다�.� 장� 옹은� 도면에� 의존해� 돌하르방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머릿속� 이미

지를� 따라� 손을� 움직인다�.� 그렇게� 현무암을� 깨고� 다듬다� 보면� 온몸에� 상

처가� 아물� 날이� 없다�.� �1�0�c�m� 이상� 찢기는� 상처가� 나도� 장� 옹은� 병원에� 가

지� 않는다�.� 팔과� 손�,� 입에는� 돌하르방� 명장의� ‘훈장’처럼� 수십� 군데� 상처

가� 생겼다�.

“현무암은� 질긴� 돌이지�.� 그래서� 더� 오래� 매달려서� 만들어야� 해�.� 그렇다고�

더� 잘� 만들� 수는� 없어�.� 많이� 만들� 수도� 없고�.� 그게� 제주의� 돌하르방이야�.�

하지만� 사람들은� 그� 노력을� 잘� 몰라�.� 그래도� 도대체� 뭐에� 홀린� 건지�,� 평

생을� 현무암에� 매달려� 살아�.� 이제� 깨끗한� 옷� 입고� 앉아서도� 돈벌이를� 할�

수� 있는데�,� 먼지� 뒤집어쓰면서� 돌에� 매달리는� 게� 좋아�.� 도대체� 돌과� 어떤�

인연이� 있었던� 건지�,� 참� 수수께끼야�.”

질곡의 삶 속에서 피어난 장인의 혼

장� 옹의� 삶은� 거친� 현무암을� 닮아있다�.� �2�0살에� 입대해� �5년의� 해병대� 생

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남은� 건� 어머니의� 죽음과� 빚뿐이었다�.� 그래서�

먹고� 살기� 위해� 돌로� 해녀상과� 재떨이� 등을� 만들어서� 팔았다�.� 하지만� 다

른� 지방의� 모방품이� 그의� 덜미를� 잡았다�.� 모방이� 불가능한� 것을� 찾다가�

우연히� 속돌로� 돌하르방을� 만들었는데� 소위� 대박을� 쳤다�.� 하지만� 속돌도�

조금� 지나니까� 다른� 이들이� 모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만들기가� 어

려운� 현무암으로� 석공예를� 하기� 시작했다�.� 질긴� 현무암으로� 만드는� 돌하

르방은� 시간과� 공이� 갑절은� 더� 들었다�.� 그런� 장옹의� 가족사� 또한� 가시밭

길로� 점철돼� 있다�.� 그의� 어머니는� �1�2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1�0명이� �1�0세를�

전후해� 세상을� 등졌다�.� 마지막� 남은� 누이마저� �3�9세의� 나이로� 장옹의� 곁을�

떠났다�.� 그리고� 장� 옹� 역시� 자식� �1�0명� 중� �5명을� 가슴에� 묻어야� 했다�.� 그런�

신산했던� 삶의� 편린들은� 금릉석물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난이� 죄라고는� 하지만� 정말� 힘든� 세월이었지�.� 굶주림으로� 병들고� 쓰

러져갔지�.� 너무나� 어려웠어�.� 굵어� 죽기도� 하고�,� 병들어� 죽기도� 했어�.� 가족�

내력인지� 뭔지� 모르지만�,� 자식들이� 어릴� 때� 숨지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멍들다� 못해� 갈래갈래� 찢어졌어�.”

장� 옹은�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교통사고로� 두� 차례� 뇌수술을� 받

제주의 명인

더제주 01-55.indd 18-19 2013-05-22 오후 12:11:36

Page 19: "더 제주" 매거진

18 19THE JEJU

운� 돌을� 사용한� 상품용은� 배워서� 독립하기가� 쉬워�.� 그런� 돌하르방은� �6�0

여� 명� 이상의� 제자가� 배워서� 나갔지�.� 하지만� 현무암을� 이용한� 큰� 돌하르

방은� 다루기가� 쉽지� 않고� 돈� 벌기도� 어렵지�.� 그래서� 현무암을� 다룰� 줄� 아

는� 제자는� 불과� �4�~�5명� 정도야�.”

장� 옹의� 석공예� 역사가�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제주금능석물원이다�.� 석물

원에는� 각기� 다른� 테마와� 주제를� 가진� 석공예� 작품� �1만여� 점이� 모여� 있

다�.� 이� 중� �9�0�%가� 장� 옹이� 손수� 만든� 것이고�,� 나머지� �1�0�%� 정도는� 장� 옹의�

뒤를� 잇고� 있는� 둘째� 아들의� 작품이다�.�

석물원의� 입구를� 지나� 오른쪽� 아래로� 돌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정여굴이�

나온다�.� 연못이� 함께� 있는� 이� 굴에는� 불공을� 드릴� 수� 있는� 석불과� 암자가�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석물원� 곳곳에� 제주의� 모습이� 빼곡하다�.� 옷� 벗는�

여인네를� 훔쳐보는� 남정네의� 모습�,� 젖가슴과� 둔부를� 드러낸� 아낙네�,� 밭일

을� 나가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선� 아이�,� 볼일을� 보는� 아낙네� 밑에

서� 입을� 벌리고� 있는� 돼지�,� 제주의� 전설에� 등장하는� 갖가지� 도깨비들까

지�.� 이� 모두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착과� 옛것을� 지켜나가기� 위한� 장

인의� 혼이� 담긴�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규모도� 놀랍지만�,� 소재와� 표

현력에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제주의� 삶과� 문화에� 대한� 풍자와� 익살

이� 담겨있는� 장� 옹의� 작품들은� 세월의� 연민이� 촉촉이� 배어있다�.

현무암에 생명을 불어넣다

제주는� 돌섬이다�.� 화산폭발로� 생겨난� 현무암이� 발길에� 차일� 정도로� 흔하

다�.� 하지만� 무생물인� 하찮은� 돌이라도� 사람의� 손길을� 거치면� 생명력을� 얻

게� 마련이다�.� 단단한� 제주� 현무암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두들기는� 장� 옹의�

폼이� 예사롭지� 않다�.� 다루기� 까다로운� 거대한� 현무암들을� 공깃돌� 다루듯�

조탁해� �6�m가� 넘는� 돌하르방으로� 변모시키는� 장� 옹이다�.�

“현무암은� 색과� 재질이� 좋아� 보이지� 않고� 작업할� 때� 손이� 많이� 가�.� 그래

서� 가격이� 쌀� 거라고� 생각하지만�,� 화강암이나� 육지에서� 오는� 돌� 못지않

게� 비싸�.� 현무암은� 밥� 먹기가� 그렇고� 그런� 돌이지�.� 현무암만을� 다루는� 곳

은� 이곳밖에� 없어�.� 다른� 데서는� 현무암으로� 이렇게� 작업한다는� 것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하지만� 나는� 제주에서� 나는� 돌로� 이렇게� 제주를� 만

드는� 게� 좋아�.� 만들다� 보니까� 우리� 제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

료들이� 돼� 버렸어�.� 누군가가� 아껴주고� 활용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어�.”�

용암의� 잔재인� 현무암은� 투박하고� 질긴� 것이� 특징이다�.� 그� 투박함이� 오히

려� 생동감을� 전해준다�.� 하지만� 단단한� 현무암은� 속돌보다� 작업할� 때� 손

이� 많이� 간다�.� 속돌로� 하루에� �3�0개까지� 만드는� 돌하르방은� 현무암으로는�

하루에� �1�~�2개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만큼� 힘든� 작업이다�.

“제주도에서� 현무암은� 흔한� 돌이지만�,� 실제� 작업할� 수� 있는� 현무암은� 제

주� 북촌에서� 나는� 현무암� 정도야�.� 그나마도� 햇빛을� 받지� 않고� 땅속에서�

파낸� 것� 정도만� 쓸� 수� 있어�.� 물길이� 난� 거나� 강도가� 맞지� 않는� 것은� 쓸� 수

가� 없어�.� 현무암은� 겉으로는� 구멍이� 송송� 뚫려� 부드럽게� 보이지만� 속은�

달라�.� 육지� 현무암이� 강하다면� 제주� 현무암은� 질겨�.� 현무암을� 아무리� 좋

은� 기계로� 절삭한다� 해도�,� 마무리는� 무조건� 끌을� 사용해서� 해야� 해�.� 현

무암의� 결을� 따라� 윤곽을� 잡는� 것이� 중요하지�.� 그� 결을� 깨뜨리면� 돌� 버

리고� 돈� 버리는� 거야�.”

현무암을� 나무처럼� 깎고� 다듬으려면� 수천�,� 수만� 번의� 망치질을� 해야� 한

다�.� 장� 옹은� 도면에� 의존해� 돌하르방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머릿속� 이미

지를� 따라� 손을� 움직인다�.� 그렇게� 현무암을� 깨고� 다듬다� 보면� 온몸에� 상

처가� 아물� 날이� 없다�.� �1�0�c�m� 이상� 찢기는� 상처가� 나도� 장� 옹은� 병원에� 가

지� 않는다�.� 팔과� 손�,� 입에는� 돌하르방� 명장의� ‘훈장’처럼� 수십� 군데� 상처

가� 생겼다�.

“현무암은� 질긴� 돌이지�.� 그래서� 더� 오래� 매달려서� 만들어야� 해�.� 그렇다고�

더� 잘� 만들� 수는� 없어�.� 많이� 만들� 수도� 없고�.� 그게� 제주의� 돌하르방이야�.�

하지만� 사람들은� 그� 노력을� 잘� 몰라�.� 그래도� 도대체� 뭐에� 홀린� 건지�,� 평

생을� 현무암에� 매달려� 살아�.� 이제� 깨끗한� 옷� 입고� 앉아서도� 돈벌이를� 할�

수� 있는데�,� 먼지� 뒤집어쓰면서� 돌에� 매달리는� 게� 좋아�.� 도대체� 돌과� 어떤�

인연이� 있었던� 건지�,� 참� 수수께끼야�.”

질곡의 삶 속에서 피어난 장인의 혼

장� 옹의� 삶은� 거친� 현무암을� 닮아있다�.� �2�0살에� 입대해� �5년의� 해병대� 생

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남은� 건� 어머니의� 죽음과� 빚뿐이었다�.� 그래서�

먹고� 살기� 위해� 돌로� 해녀상과� 재떨이� 등을� 만들어서� 팔았다�.� 하지만� 다

른� 지방의� 모방품이� 그의� 덜미를� 잡았다�.� 모방이� 불가능한� 것을� 찾다가�

우연히� 속돌로� 돌하르방을� 만들었는데� 소위� 대박을� 쳤다�.� 하지만� 속돌도�

조금� 지나니까� 다른� 이들이� 모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만들기가� 어

려운� 현무암으로� 석공예를� 하기� 시작했다�.� 질긴� 현무암으로� 만드는� 돌하

르방은� 시간과� 공이� 갑절은� 더� 들었다�.� 그런� 장옹의� 가족사� 또한� 가시밭

길로� 점철돼� 있다�.� 그의� 어머니는� �1�2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1�0명이� �1�0세를�

전후해� 세상을� 등졌다�.� 마지막� 남은� 누이마저� �3�9세의� 나이로� 장옹의� 곁을�

떠났다�.� 그리고� 장� 옹� 역시� 자식� �1�0명� 중� �5명을� 가슴에� 묻어야� 했다�.� 그런�

신산했던� 삶의� 편린들은� 금릉석물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난이� 죄라고는� 하지만� 정말� 힘든� 세월이었지�.� 굶주림으로� 병들고� 쓰

러져갔지�.� 너무나� 어려웠어�.� 굵어� 죽기도� 하고�,� 병들어� 죽기도� 했어�.� 가족�

내력인지� 뭔지� 모르지만�,� 자식들이� 어릴� 때� 숨지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멍들다� 못해� 갈래갈래� 찢어졌어�.”

장� 옹은�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교통사고로� 두� 차례� 뇌수술을� 받

제주의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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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0: "더 제주" 매거진

20 THE JEJU

았고�,� 위암� 판정을� 받아� 위를� 잘라냈고� 폐에도� 암세포가� 전이됐다�.� 그럼

에도� 장� 옹은� ‘즐겁게’� 망치를� 들었기� 때문에�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고� 믿

고� 있다�.� 장� 옹의� 삶은� 이렇게�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삶을� 다듬어

나가듯이� 돌을� 다듬어나갔고�,� 노동부는� �1�9�9�3년에� 장� 옹을� ‘석공예� 명장’

으로� 지정했다�.

돌하르방, 세계적인 명물이 되다

장� 옹의� 삶이� 묻어있는� 작품들은� �6�0여� 개국의� 귀빈들에게� 선물로� 전해졌

다�.� 장� 옹이� 만든� 돌하르방을� 선물로� 가져간� 외국의� 국빈급� 인사만� 해도�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장쩌민� 전� 중국� 주석�,� 클린턴� 전� 미국� 대통

령� 등� �3�0명이� 넘는다�.� 그리고� 선물용� 소품� 말고� 그가� 만든� 높이� �2�.�5�m� 이

상의� 대형� 돌하르방들이� 제주� 한림공원�,�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미국� 산타

로사시�,� 캐나다� 밴쿠버시�,� 중국� 라이저우시� 등에� 전시돼� 있다�.

“지금은� 제주도에도� 모든� 것이� 표준화되고� 육지와� 별반� 다를� 게� 없어졌

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들이� 있었어�.� 하다못

해� 농기구� 하나도� 모양이� 달랐지�.� 금능석물원의� 조각들은� 내가� 제주에

서� 살아온� 문화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거야�.� 이건� 다른� 누가� 대신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 그림으로도� 책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지�.”

장� 옹은� 요즘� 돌하르방� 제작� 작업의� 많은� 부분을� 둘째� 아들� 장윤봉� 씨에

게� 맡기고� 자신은� 또� 다른� ‘독창적인� 것’을� 구상� 중이다�.� 여전히� 그는� 새

로운� 작품에� 대한� 구상으로� 눈빛을� 빛내고� 있다�.�

지금도� 장� 옹은� 설과� 추석과�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하루� �7�~�8

시간� 동안� 정과� 망치를� 들고� 돌과� 씨름한다�.� 명장의� 농익은� 손길이� 스칠�

때마다� 제주의� 투박한� 돌은�,� 숨결이� 불어� 넣어진� 것처럼� 새로� 태어난다�.

“지금도� 제일� 즐거운� 게� 돌� 앞에� 서는� 거야�.� 작업하든� 말든� 돌� 앞에� 서면�

제일� 즐거워�.� 허튼� 얘기가� 아니고� �8�0넘은� 사람이� 즐겁게� 할� 일이� 뭐� 있

어�.� 돌� 만지는� 일은� 보람이� 있어�.� 남이� 해달라는� 거� 하면� 힘이� 들� 텐데� 내

가� 하고� 싶은� 거� 하니까� 젊을� 때보다� 더� 힘이� 나�.� 언제까지라도� 돌과� 함

께� 살고� 싶은� 마음이야�.”�

그 섬에 가고 싶다

바람의 노래가 머무는 곳

서쪽 끝에 가면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낚시꾼들에겐 간간히 유명한 곳이나 여행자의 발길은 아직 드문 곳, 그곳에 가면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바다에 펼쳐지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출렁인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다.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며 느려지고 싶어 제주를 찾지 않았던가. 부지런히 발걸음을

길 위에 놓아본다. 차귀도, 너를 향해 가는 나의 마음은 설레고 설렌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차귀도’

제주의 명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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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1: "더 제주" 매거진

20 THE JEJU

았고�,� 위암� 판정을� 받아� 위를� 잘라냈고� 폐에도� 암세포가� 전이됐다�.� 그럼

에도� 장� 옹은� ‘즐겁게’� 망치를� 들었기� 때문에�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고� 믿

고� 있다�.� 장� 옹의� 삶은� 이렇게�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삶을� 다듬어

나가듯이� 돌을� 다듬어나갔고�,� 노동부는� �1�9�9�3년에� 장� 옹을� ‘석공예� 명장’

으로� 지정했다�.

돌하르방, 세계적인 명물이 되다

장� 옹의� 삶이� 묻어있는� 작품들은� �6�0여� 개국의� 귀빈들에게� 선물로� 전해졌

다�.� 장� 옹이� 만든� 돌하르방을� 선물로� 가져간� 외국의� 국빈급� 인사만� 해도�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장쩌민� 전� 중국� 주석�,� 클린턴� 전� 미국� 대통

령� 등� �3�0명이� 넘는다�.� 그리고� 선물용� 소품� 말고� 그가� 만든� 높이� �2�.�5�m� 이

상의� 대형� 돌하르방들이� 제주� 한림공원�,�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미국� 산타

로사시�,� 캐나다� 밴쿠버시�,� 중국� 라이저우시� 등에� 전시돼� 있다�.

“지금은� 제주도에도� 모든� 것이� 표준화되고� 육지와� 별반� 다를� 게� 없어졌

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들이� 있었어�.� 하다못

해� 농기구� 하나도� 모양이� 달랐지�.� 금능석물원의� 조각들은� 내가� 제주에

서� 살아온� 문화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거야�.� 이건� 다른� 누가� 대신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 그림으로도� 책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지�.”

장� 옹은� 요즘� 돌하르방� 제작� 작업의� 많은� 부분을� 둘째� 아들� 장윤봉� 씨에

게� 맡기고� 자신은� 또� 다른� ‘독창적인� 것’을� 구상� 중이다�.� 여전히� 그는� 새

로운� 작품에� 대한� 구상으로� 눈빛을� 빛내고� 있다�.�

지금도� 장� 옹은� 설과� 추석과�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하루� �7�~�8

시간� 동안� 정과� 망치를� 들고� 돌과� 씨름한다�.� 명장의� 농익은� 손길이� 스칠�

때마다� 제주의� 투박한� 돌은�,� 숨결이� 불어� 넣어진� 것처럼� 새로� 태어난다�.

“지금도� 제일� 즐거운� 게� 돌� 앞에� 서는� 거야�.� 작업하든� 말든� 돌� 앞에� 서면�

제일� 즐거워�.� 허튼� 얘기가� 아니고� �8�0넘은� 사람이� 즐겁게� 할� 일이� 뭐� 있

어�.� 돌� 만지는� 일은� 보람이� 있어�.� 남이� 해달라는� 거� 하면� 힘이� 들� 텐데� 내

가� 하고� 싶은� 거� 하니까� 젊을� 때보다� 더� 힘이� 나�.� 언제까지라도� 돌과� 함

께� 살고� 싶은� 마음이야�.”�

그 섬에 가고 싶다

바람의 노래가 머무는 곳

서쪽 끝에 가면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낚시꾼들에겐 간간히 유명한 곳이나 여행자의 발길은 아직 드문 곳, 그곳에 가면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바다에 펼쳐지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출렁인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다.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며 느려지고 싶어 제주를 찾지 않았던가. 부지런히 발걸음을

길 위에 놓아본다. 차귀도, 너를 향해 가는 나의 마음은 설레고 설렌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차귀도’

제주의 명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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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2: "더 제주" 매거진

22 23THE JEJU

바다를 지나, 너에게로

드디어� 차귀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조그마한� 자구내� 포구에�

다다랐다�.� 코끝을� 스치는� 바다의� 냄새�,� 이� 냄새는� 새삼� 여행�

중임을� 깨닫게� 한다�.� 여행자를�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오래�

전에� 바다사람들의� 길을� 밝혔던� 등대�.� 뭉툭하게� 생긴� 이� 등대

는� 이제� 좀� 쉬고� 있나� 보다�.� 심심풀이로� 여행자들에게� 안녕만�

건네면서�.� 등대� 옆에� 꼬마아이가� 늘어뜨려진� 다리를� 툭툭� 흔

들며� 앉아� 있다�.� 여기서� 무엇� 하니라는� 물음에�,� “그냥�,� 바다

를� 구경하고� 있는� 것뿐이에요�.� ”� 보이는� 그대로� 이건만�,� 무슨�

대답을� 바란� 것이었을까�.� 꼬마� 위로� 쭉� 걸쳐� 있는� 오징어의�

자태가� 사뭇� 진지하기만� 한� 여행자의� 마음에� 웃음을� 안긴다�.�

이곳까지� 와서� 굳이� 어떤� 것을� 얻으려� 말아라�.� 그저� 이곳을�

마음과� 눈에� 담아� 두어라�,� 소리� 없는� 충고와� 함께�.�

고깃배와� 보트�,� 그리고� 작은� 유람선들이� 옹기종기� 모여� 차귀

도에� 갈�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몇몇� 안� 되는� 사람들과� 함

께� 곧� 차귀도로� 가는� 제트보트에� 몸을� 실어본다�.� 보트가� 붕�

시동을� 켜자마자� 스피커에서� 신나는� 트로트가� 울려� 퍼진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게다가� 느리기� 위해� 차귀도� 여행

을� 선택했는데�,� 스피드를� 자랑하는� 보트였다�.� 나도� 모르게�

연신� 신이나기� 시작한다�.� 여느� 유람선이� 그렇듯� 입담� 좋은� 선

장님의� 차귀도� 설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애

틋해진� 것은� 선장님� 몸과� 마음에� 벤� 차귀도를� 향한�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차귀도가� 보이는� 곳에서� 나고� 자란� 선장

님�.� 그에게� 이곳은� 삶의� 터전이자�,� 자신의� 인생� 그� 자체였다�.

섬, 너에게 안기다

십여� 분� 보트를� 타고� 망망한� 바다를� 가로질러� 가다보니�,� 배가�

잠시� 정박한다는� 안내가� 나온다�.� 바다를� 지나� 다시� 눈앞에�

펼쳐진� 땅�,� 그것이� 차귀도였다�.� 만나기도� 전에� 생각하고� 생각

해서일까�.� 본� 적도� 없었는데�,� 그리워하고� 그리워서였을까�.� 발

을� 내딛어� 섬에� 들어서니� 그간� 육지에서� 있었던� 일들은� 쏟아�

내버리고� 이곳으로� 들어오라는� 차귀도의� 팔� 벌린� 품안이� 따

뜻하고�,� 뭉클했다�.� 여행자를� 맞이하는� 차귀도의� 하늘은� 더�

없이� 맑았고�,� 볼에� 닿는� 바람은� 여느� 바람보다� 상쾌했으며�,�

이름� 모를� 풀과� 꽃들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이� 정도면� 대

환영의� 대접이라고� 받아들여도� 좋지� 않을까�.

이제� 가보지� 않았던� 그� 길의� 시작을� 연다�.� 섬의� 생김생김을�

따라� 조그맣게� 닦아� 놓은� 흙길을� 따라� 발걸음을� 움직인다�.�

육지에선� 걸음이� 느리다고� 늘� 재촉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섬과� 단둘이� 있는� 이� 시간�,� 급할� 것도�,� 길을� 잃지� 않

으려고� 누구의� 걸음을� 눈으로� 따라갈� 일도� 없다�.� 단지� 보라

색� 날개로� 화려한� 춤사위를� 자랑하는� 나비와� 천천히� 동행할�

뿐이다�.� 함께여서� 외롭지� 않게� 해준� 나비�,� 아마� 한동안� 너를�

잊지� 못할� 것� 같다�.� �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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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5THE JEJU

섬, 너의 노래를 듣다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하지만� 완만한� 길이라서�

부담은� 없다�.� 오르고� 내려갈� 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섬

의� 풍경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더불어� 오르막을� 가다보면� 뭐�

하나� 가리지� 않는� 온전한� 하늘이� 반기고�,� 내리막을� 가다보면�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절벽에� 부딪치는� 바다가� 반긴다�.� 섬이�

이야기� 한다�.�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선� 가보지� 않은� 길을� 걸

어보라고�.� 어디서든� 용기는� 필요하다고�.� 발을� 내딛는� 섬� 곳곳

마다� 절경이� 아닌� 곳이� 없다�.� 곳곳마다� 바람이� 전해주는� 시

원함이� 없는� 곳이� 없다�.� 탁� 트인� 섬의� 평지에� 가득한� 야생화

와� 들풀들은� 바람의� 노래에� 장단을� 맞춘다�.� 나조차� 하나의�

자연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차귀도가� 처음부터� 무인도가� 된� 것은� 아니었다�.� �1�9�7�0년대까

지는� 일곱� 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곳이었다�.� 그들이�

살았던� 집터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을� 보니�,� 그간� 사람을� 그

리워했을� 섬의� 외로움이� 느껴진다�.� 섬을� 스치는� 보트와� 유람

선�,� 바다낚시를� 하는� 이들의� 행보들을� 반가워� 한� 것은� 본래�

사람과� 함께� 했던� 섬이었기� 때문이었나� 싶다�.� 섬의� 첫� 번째�

고지에� 오르니� 차귀도를� 방문한� 사람들의� 흔적이� 담긴� 나무�

편지들이� 쭉� 걸려� 있다�.�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 �,� ‘가족들

이� 늘� 건강하도록’� �,� ‘섬에� 왔다� 가다�.� 아무개’� �,� ‘스물여섯� 봄�,�

맑음’�.� 사람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본능이� 내재되� 있는� 것� 같다�.� 섬에게� 이야기를� 풀어놓은� 그

날은� 참� 행복했으리라�.� 슬프게도� 사람도� 섬처럼� 외로울� 때가�

있기에�.� 섬과� 사람�,� 그� 둘의� 만남이� 참� 절묘하다�.�

다시 바다를 지나

섬을� 모두� 둘러보니� 한� 시간쯤� 흘렀다�.� 섬의� 입구로� 다시� 내

려가� 제트보트를� 기다렸다�.� 제트보트가� 이번엔� 사람을� 가득�

싣고� 차귀도에� 선다�.� 대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섬에� 줄줄이�

내리기� 시작한다�.� 섬과� 그들이� 만들� 풍성할� 추억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보트에� 몸을� 싣고� 아쉬운� 대로� 머물�

수� 없는� 차귀도� 주변의� 작은� 섬과� 바위들을� 만난다�.� 독수리�

바위�,� 병풍바위�,� 장군바위�,� 쌍둥이� 바위� 등� 자연이� 만들어�

놓은� 작품세계가�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다�.� 운이� 좋으면� 남

방돌고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데�,� 아쉽게도� 녀석들이� 모

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보트는� 마지막으로� 신나게� 바다를� 가르며� 묘기를� 펼친다�.� 얼

굴에� 흩뿌리는� 바닷물이� 왠지� 싫지� 않다�.� 앞에� 탄� 젊은이들

은� 신나게� 보트를� 즐기며� 환호를� 보낸다�.� 아쉽지만�,� 이제� 보

트는� 육지에� 닿았다�.� 뒤돌아서� 섬을� 바라보니� 꿈길을� 걷다� 온�

것� 같다�.� 이래서� 나는� 여행이� 미치도록� 좋다�.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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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4: "더 제주" 매거진

22 23THE JEJU

바다를 지나, 너에게로

드디어� 차귀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조그마한� 자구내� 포구에�

다다랐다�.� 코끝을� 스치는� 바다의� 냄새�,� 이� 냄새는� 새삼� 여행�

중임을� 깨닫게� 한다�.� 여행자를�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오래�

전에� 바다사람들의� 길을� 밝혔던� 등대�.� 뭉툭하게� 생긴� 이� 등대

는� 이제� 좀� 쉬고� 있나� 보다�.� 심심풀이로� 여행자들에게� 안녕만�

건네면서�.� 등대� 옆에� 꼬마아이가� 늘어뜨려진� 다리를� 툭툭� 흔

들며� 앉아� 있다�.� 여기서� 무엇� 하니라는� 물음에�,� “그냥�,� 바다

를� 구경하고� 있는� 것뿐이에요�.� ”� 보이는� 그대로� 이건만�,� 무슨�

대답을� 바란� 것이었을까�.� 꼬마� 위로� 쭉� 걸쳐� 있는� 오징어의�

자태가� 사뭇� 진지하기만� 한� 여행자의� 마음에� 웃음을� 안긴다�.�

이곳까지� 와서� 굳이� 어떤� 것을� 얻으려� 말아라�.� 그저� 이곳을�

마음과� 눈에� 담아� 두어라�,� 소리� 없는� 충고와� 함께�.�

고깃배와� 보트�,� 그리고� 작은� 유람선들이� 옹기종기� 모여� 차귀

도에� 갈�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몇몇� 안� 되는� 사람들과� 함

께� 곧� 차귀도로� 가는� 제트보트에� 몸을� 실어본다�.� 보트가� 붕�

시동을� 켜자마자� 스피커에서� 신나는� 트로트가� 울려� 퍼진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게다가� 느리기� 위해� 차귀도� 여행

을� 선택했는데�,� 스피드를� 자랑하는� 보트였다�.� 나도� 모르게�

연신� 신이나기� 시작한다�.� 여느� 유람선이� 그렇듯� 입담� 좋은� 선

장님의� 차귀도� 설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애

틋해진� 것은� 선장님� 몸과� 마음에� 벤� 차귀도를� 향한�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차귀도가� 보이는� 곳에서� 나고� 자란� 선장

님�.� 그에게� 이곳은� 삶의� 터전이자�,� 자신의� 인생� 그� 자체였다�.

섬, 너에게 안기다

십여� 분� 보트를� 타고� 망망한� 바다를� 가로질러� 가다보니�,� 배가�

잠시� 정박한다는� 안내가� 나온다�.� 바다를� 지나� 다시� 눈앞에�

펼쳐진� 땅�,� 그것이� 차귀도였다�.� 만나기도� 전에� 생각하고� 생각

해서일까�.� 본� 적도� 없었는데�,� 그리워하고� 그리워서였을까�.� 발

을� 내딛어� 섬에� 들어서니� 그간� 육지에서� 있었던� 일들은� 쏟아�

내버리고� 이곳으로� 들어오라는� 차귀도의� 팔� 벌린� 품안이� 따

뜻하고�,� 뭉클했다�.� 여행자를� 맞이하는� 차귀도의� 하늘은� 더�

없이� 맑았고�,� 볼에� 닿는� 바람은� 여느� 바람보다� 상쾌했으며�,�

이름� 모를� 풀과� 꽃들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이� 정도면� 대

환영의� 대접이라고� 받아들여도� 좋지� 않을까�.

이제� 가보지� 않았던� 그� 길의� 시작을� 연다�.� 섬의� 생김생김을�

따라� 조그맣게� 닦아� 놓은� 흙길을� 따라� 발걸음을� 움직인다�.�

육지에선� 걸음이� 느리다고� 늘� 재촉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섬과� 단둘이� 있는� 이� 시간�,� 급할� 것도�,� 길을� 잃지� 않

으려고� 누구의� 걸음을� 눈으로� 따라갈� 일도� 없다�.� 단지� 보라

색� 날개로� 화려한� 춤사위를� 자랑하는� 나비와� 천천히� 동행할�

뿐이다�.� 함께여서� 외롭지� 않게� 해준� 나비�,� 아마� 한동안� 너를�

잊지� 못할� 것� 같다�.� �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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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5THE JEJU

섬, 너의 노래를 듣다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하지만� 완만한� 길이라서�

부담은� 없다�.� 오르고� 내려갈� 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섬

의� 풍경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더불어� 오르막을� 가다보면� 뭐�

하나� 가리지� 않는� 온전한� 하늘이� 반기고�,� 내리막을� 가다보면�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절벽에� 부딪치는� 바다가� 반긴다�.� 섬이�

이야기� 한다�.�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선� 가보지� 않은� 길을� 걸

어보라고�.� 어디서든� 용기는� 필요하다고�.� 발을� 내딛는� 섬� 곳곳

마다� 절경이� 아닌� 곳이� 없다�.� 곳곳마다� 바람이� 전해주는� 시

원함이� 없는� 곳이� 없다�.� 탁� 트인� 섬의� 평지에� 가득한� 야생화

와� 들풀들은� 바람의� 노래에� 장단을� 맞춘다�.� 나조차� 하나의�

자연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차귀도가� 처음부터� 무인도가� 된� 것은� 아니었다�.� �1�9�7�0년대까

지는� 일곱� 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곳이었다�.� 그들이�

살았던� 집터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을� 보니�,� 그간� 사람을� 그

리워했을� 섬의� 외로움이� 느껴진다�.� 섬을� 스치는� 보트와� 유람

선�,� 바다낚시를� 하는� 이들의� 행보들을� 반가워� 한� 것은� 본래�

사람과� 함께� 했던� 섬이었기� 때문이었나� 싶다�.� 섬의� 첫� 번째�

고지에� 오르니� 차귀도를� 방문한� 사람들의� 흔적이� 담긴� 나무�

편지들이� 쭉� 걸려� 있다�.�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 �,� ‘가족들

이� 늘� 건강하도록’� �,� ‘섬에� 왔다� 가다�.� 아무개’� �,� ‘스물여섯� 봄�,�

맑음’�.� 사람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본능이� 내재되� 있는� 것� 같다�.� 섬에게� 이야기를� 풀어놓은� 그

날은� 참� 행복했으리라�.� 슬프게도� 사람도� 섬처럼� 외로울� 때가�

있기에�.� 섬과� 사람�,� 그� 둘의� 만남이� 참� 절묘하다�.�

다시 바다를 지나

섬을� 모두� 둘러보니� 한� 시간쯤� 흘렀다�.� 섬의� 입구로� 다시� 내

려가� 제트보트를� 기다렸다�.� 제트보트가� 이번엔� 사람을� 가득�

싣고� 차귀도에� 선다�.� 대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섬에� 줄줄이�

내리기� 시작한다�.� 섬과� 그들이� 만들� 풍성할� 추억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보트에� 몸을� 싣고� 아쉬운� 대로� 머물�

수� 없는� 차귀도� 주변의� 작은� 섬과� 바위들을� 만난다�.� 독수리�

바위�,� 병풍바위�,� 장군바위�,� 쌍둥이� 바위� 등� 자연이� 만들어�

놓은� 작품세계가�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다�.� 운이� 좋으면� 남

방돌고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데�,� 아쉽게도� 녀석들이� 모

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보트는� 마지막으로� 신나게� 바다를� 가르며� 묘기를� 펼친다�.� 얼

굴에� 흩뿌리는� 바닷물이� 왠지� 싫지� 않다�.� 앞에� 탄� 젊은이들

은� 신나게� 보트를� 즐기며� 환호를� 보낸다�.� 아쉽지만�,� 이제� 보

트는� 육지에� 닿았다�.� 뒤돌아서� 섬을� 바라보니� 꿈길을� 걷다� 온�

것� 같다�.� 이래서� 나는� 여행이� 미치도록� 좋다�.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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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6: "더 제주" 매거진

26 27THE JEJU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며 천만 관광객의 시대를 연 아름다운 섬, 제주. 그곳에는 제주를 세계에 알리며

‘메가투어리즘’의 기반을 만든 김영진 회장이 있다. 김 회장에게 제주관광의 현 모습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었다. 글·사진 곽철호

�1�9�6�2년에� 설립된�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는� 제주의� 호텔을� 비롯해� 골

프장�,� 카지노� 등� �4�8개� 업종� �1천여� 개의� 회원사와� 연계된� 제주관광의� 구

심점이다�.� 제주관광협회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활동을� 위한� 제주종합관

광안내소와� 서울·부산·광주를� 기반으로� 한� 권역별� 제주관광홍보사무

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도내� 관광사업체의� 경쟁력� 강화� 등� 관광사업�

환경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더불어� 관광진흥기금� 융자추천�,� 관광호텔업�

등급심사�,� 편의시설� 지정� 등� 수탁업무도� 담당한다�.� 그리고� 제주관광협

회는�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기까지� 전방위적인� 홍보활동

을� 펼쳐왔다�.�

관광객의 요구에 맞는 관광 상품 개발

이러한� 제주관광협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가� 김영진� 회장이다�.� 김� 회장

은� 젊은� 감각과� 추진력을� 갖춘� 관광업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제주관광협회는� 제주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어야� 함을� 지속적으

로� 역설하고�,� 전국� 관광인의� 뜻을� 모아�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국

가� 브랜드�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해� 범국민추진위원회가�

발족할� 수� 있도록� 견인했습니다�.� 또한�,� 협회와� 우호협력� 관계에� 있는� 해

외� �4개국� �1�5개� 자매결연단체의� 득표활동을� 통해� 제주의� 세계�7대자연경

관� 선정에� 큰� 힘을� 제공했습니다�.� 제주의�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은� 대한

민국� 국민의� 단결력과�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제주관광협회는�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제주의� 방문객과� 관광

형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제주관광협회가� �2�0�1�2년� �1년간� 연중�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관광객� 중� 재방문객이� �6�5�.�3�%에� 이르며�,� 내국인� 관광

객� 중� 개별관광객은� �8�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제주를� �4회� 이상� 재방

문한� 관광객도� �3�4�.�9�%나� 됐다�.� 그리고� 관광의� 동행자로는� ‘가족’이� �2�5�.�3�%

로� 가장� 많았고�,� 관광기간은� ‘�2박� �3일’이� �4�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제주관광협회는� 매년� 관광객들의� 제주� 방문목적�,� 방문횟수�,� 방문형태�,�

여행상품�,� 동행성격�,� 교통수단� 등� 주요항목에� 대한� 교차분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는� 관광� 관련� 정책수립의� 기초� 자료� 및�

마케팅� 자료로� 활용하고� 있죠�.� 제주관광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

한� 과학적인� 자료�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토박이인� 김� 회장은� 위와� 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천만� 관광객시대를�

위한� 관광� 수용태세� 개선�,� 온·오프라인� 홍보강화�,� 고부가가치� 상품개발�,�

해외관광마케팅� 확대�,� 한류스타� 공연� 및� 이벤트� 확대� 등� 다양하고� 체계

적인� 관광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또한�,� 제주의� 지역적� 특색과� 문화에� 대

한� 이해를� 기반으로�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가고� 있다�.

“제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관광� 상품이� 많습니다�.� 제주의� 웅장한� 자

연경관과� 다채로운� 테마파크를� 둘러보는� 것과� 함께�,� 제주의� 토속마을� 방

문을� 권해드립니다�.� 제주에는� 다양한� 토속신앙이� 존재하는데�,� 마을마다�

마을이� 생겨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찾

아가다� 보면� 제주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문화 조성

김� 회장은� ‘바가지� 없는�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지� 조성’을� 목표로� 다양한�

구상과� 정책을� 시행하여� 제주관광을� 세계적인� 품질로� 끌어올렸다는� 평

가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사비를� 털어� 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세금계산서� 발행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우수여행상품� 인

증제도를� 통해� 회원사들의� 대외경쟁력을� 높였다�.�

“제주관광은� 곧� 생명산업이라는� 생각으로� 도민과� 관광객이� 공생하는� 방

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천만� 관광시대라고는� 하지만�,� 지역� 도민에게� 돌

아가는� 낙수� 효과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

들만� 호황을� 누리고�,� 도민이� 직접� 특산물을� 팔�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

족합니다�.� 이를� 위해� 제주관광협회는� 도민이�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센터를�

건립·추진� 중에� 있습니다�.”

김� 회장은� 한·중·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주관광시장을� 더욱� 다변화

시키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의� 상류층을� 비롯해� 미주·유럽과의� 해외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수도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그렇다고� 자연

을� 훼손하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덧씌우는� 발전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이어가는� 발전이� 되고자� 합니다�.� 제주를� 찾아주시는� 분들에

게� 행복한� 추억만� 안겨드릴� 수� 있도록�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문화를� 만

들어가겠습니다�.”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수도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제주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행복한 추억만 안겨드릴 수 있도록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제주人

제주관광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제주관광협회 김영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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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7: "더 제주" 매거진

26 27THE JEJU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며 천만 관광객의 시대를 연 아름다운 섬, 제주. 그곳에는 제주를 세계에 알리며

‘메가투어리즘’의 기반을 만든 김영진 회장이 있다. 김 회장에게 제주관광의 현 모습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었다. 글·사진 곽철호

�1�9�6�2년에� 설립된�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는� 제주의� 호텔을� 비롯해� 골

프장�,� 카지노� 등� �4�8개� 업종� �1천여� 개의� 회원사와� 연계된� 제주관광의� 구

심점이다�.� 제주관광협회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활동을� 위한� 제주종합관

광안내소와� 서울·부산·광주를� 기반으로� 한� 권역별� 제주관광홍보사무

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도내� 관광사업체의� 경쟁력� 강화� 등� 관광사업�

환경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더불어� 관광진흥기금� 융자추천�,� 관광호텔업�

등급심사�,� 편의시설� 지정� 등� 수탁업무도� 담당한다�.� 그리고� 제주관광협

회는�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기까지� 전방위적인� 홍보활동

을� 펼쳐왔다�.�

관광객의 요구에 맞는 관광 상품 개발

이러한� 제주관광협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가� 김영진� 회장이다�.� 김� 회장

은� 젊은� 감각과� 추진력을� 갖춘� 관광업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제주관광협회는� 제주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어야� 함을� 지속적으

로� 역설하고�,� 전국� 관광인의� 뜻을� 모아�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국

가� 브랜드�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해� 범국민추진위원회가�

발족할� 수� 있도록� 견인했습니다�.� 또한�,� 협회와� 우호협력� 관계에� 있는� 해

외� �4개국� �1�5개� 자매결연단체의� 득표활동을� 통해� 제주의� 세계�7대자연경

관� 선정에� 큰� 힘을� 제공했습니다�.� 제주의�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은� 대한

민국� 국민의� 단결력과�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제주관광협회는�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제주의� 방문객과� 관광

형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제주관광협회가� �2�0�1�2년� �1년간� 연중�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관광객� 중� 재방문객이� �6�5�.�3�%에� 이르며�,� 내국인� 관광

객� 중� 개별관광객은� �8�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제주를� �4회� 이상� 재방

문한� 관광객도� �3�4�.�9�%나� 됐다�.� 그리고� 관광의� 동행자로는� ‘가족’이� �2�5�.�3�%

로� 가장� 많았고�,� 관광기간은� ‘�2박� �3일’이� �4�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제주관광협회는� 매년� 관광객들의� 제주� 방문목적�,� 방문횟수�,� 방문형태�,�

여행상품�,� 동행성격�,� 교통수단� 등� 주요항목에� 대한� 교차분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는� 관광� 관련� 정책수립의� 기초� 자료� 및�

마케팅� 자료로� 활용하고� 있죠�.� 제주관광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

한� 과학적인� 자료�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토박이인� 김� 회장은� 위와� 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천만� 관광객시대를�

위한� 관광� 수용태세� 개선�,� 온·오프라인� 홍보강화�,� 고부가가치� 상품개발�,�

해외관광마케팅� 확대�,� 한류스타� 공연� 및� 이벤트� 확대� 등� 다양하고� 체계

적인� 관광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또한�,� 제주의� 지역적� 특색과� 문화에� 대

한� 이해를� 기반으로�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가고� 있다�.

“제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관광� 상품이� 많습니다�.� 제주의� 웅장한� 자

연경관과� 다채로운� 테마파크를� 둘러보는� 것과� 함께�,� 제주의� 토속마을� 방

문을� 권해드립니다�.� 제주에는� 다양한� 토속신앙이� 존재하는데�,� 마을마다�

마을이� 생겨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찾

아가다� 보면� 제주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문화 조성

김� 회장은� ‘바가지� 없는�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지� 조성’을� 목표로� 다양한�

구상과� 정책을� 시행하여� 제주관광을� 세계적인� 품질로� 끌어올렸다는� 평

가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사비를� 털어� 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세금계산서� 발행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우수여행상품� 인

증제도를� 통해� 회원사들의� 대외경쟁력을� 높였다�.�

“제주관광은� 곧� 생명산업이라는� 생각으로� 도민과� 관광객이� 공생하는� 방

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천만� 관광시대라고는� 하지만�,� 지역� 도민에게� 돌

아가는� 낙수� 효과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

들만� 호황을� 누리고�,� 도민이� 직접� 특산물을� 팔�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

족합니다�.� 이를� 위해� 제주관광협회는� 도민이�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센터를�

건립·추진� 중에� 있습니다�.”

김� 회장은� 한·중·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주관광시장을� 더욱� 다변화

시키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의� 상류층을� 비롯해� 미주·유럽과의� 해외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수도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그렇다고� 자연

을� 훼손하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덧씌우는� 발전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이어가는� 발전이� 되고자� 합니다�.� 제주를� 찾아주시는� 분들에

게� 행복한� 추억만� 안겨드릴� 수� 있도록�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문화를� 만

들어가겠습니다�.”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수도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제주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행복한 추억만 안겨드릴 수 있도록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제주人

제주관광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제주관광협회 김영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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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8: "더 제주" 매거진

제주의� 게스트하우스는� 현재� �4�0�0개가� 넘는다�.� 많이� 생겨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없어지는�

게스트� 하우스들도� 부지기수�.� 그� 수많은� 게스트하우스� 속에서도� 서귀포�

지역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 슬리퍼� 게스트하우스이다�.� 슬

리퍼� 게스트하우스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아무래도� 그녀가� 가진� 독특한�

이력이� 컸다�.� 명문대인� 고려대� 경영학과를� 중퇴하고� �2�0대의� 나이에� 게스

트하우스를� 차린� 여성�.� 게다가� 그녀의� 게스트하우스의� 한쪽� 벽면은� 책장

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모두� 그녀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었다�.� 게스

트들에게� 자유롭게� 본인의� 책장을� 오픈해� 거실을� 일종의� 휴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었다�.� 마치� 마법사처럼� 그녀가� 건들이는�

곳마다� 공간이� 반짝이며� 바뀌고� 있었다�.�

“사실� 처음은�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작업실� 개념의� 공간을� 만들려고� 했

어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예술가들이� 함께� 놀고� 예술도� 하는�

공간을� 꿈꿨죠�.� 하지만� 그건� 수익성이�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어요�.� 그런데� �2�0�0�9년도쯤� 제주도의� 올레길� 붐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

했어요�.� 그� 때� 결심했죠�.� 게스트하우스를� 해야겠다� 하구요�.”

게스트하우스를� 하겠다는� 결심은� 했지만�,� 부모님의� 허락을� 받는� 것은� 쉽

지� 않았다�.� 그녀가� 창업�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어머니께서� 왈칵� 눈물부터�

쏟으셨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제주도에서� 곱게� 키운� 외동딸이� 그저� 평

범하게� 취업해서�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리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엄마의�

걱정� 어린� 눈물�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서울행� 비행기

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열망은� 그동

안� 더�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실� 제주도에� 내려갔을� 때� 이미� 학교는� 휴학을� 한� 상태였어요�.� 자취방

도� 이미� 빼놓았기� 때문에� 서울에� 다시� 올라가도� 머물� 곳이� 없었던� 상황인

거죠�.� 제게� 남아있는� 건� 몇� 백만� 원의� 보증금이� 전부였어요�.� 그� 때는� 물

러설� 곳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뭐든�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청역�

근처에� 있는� 여행사를� 찾아갔어요�.� 당시� 신종플루� 발병으로� 유럽행� 표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어요�.� 가장� 빠른� 시간� 비행기� 표를� 끊었죠�.� 런던� 인�

파리� 아웃� 티켓이었어요�.”

무작정� 떠난� 영국�.� 당시에� 그녀는� 더� 이상� 잃을� 것도� 돌아갈� 곳도� 없었기

평범의 기준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뛰어난 것 없이 색다르지 않거나 보통이라는 말을 지닌 평범함.

보통이라고 규정지어지는 그 잣대를 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공부하고 일하고 돈을 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선을 아무렇지 않게 훅하고 벗어난 한 사람이 있다. 비록 그것이 특이

하거나 이상해 보일지라도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다. 젊은 나이에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녀. 슬리퍼게스트하우스의 주인장 임성실 씨를 만났다. 헝클어진 머리와 파

란색 레깅스를 신은 그녀는 마치 집시 같아 보였다.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낭만주의자 말이다.

글·사진 전은영

낡은 여관방의 기적게스트하우스 ‘슬리퍼’ 주인장 임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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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게스트하우스는� 현재� �4�0�0개가� 넘는다�.� 많이� 생겨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없어지는�

게스트� 하우스들도� 부지기수�.� 그� 수많은� 게스트하우스� 속에서도� 서귀포�

지역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 슬리퍼� 게스트하우스이다�.� 슬

리퍼� 게스트하우스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아무래도� 그녀가� 가진� 독특한�

이력이� 컸다�.� 명문대인� 고려대� 경영학과를� 중퇴하고� �2�0대의� 나이에� 게스

트하우스를� 차린� 여성�.� 게다가� 그녀의� 게스트하우스의� 한쪽� 벽면은� 책장

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모두� 그녀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었다�.� 게스

트들에게� 자유롭게� 본인의� 책장을� 오픈해� 거실을� 일종의� 휴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었다�.� 마치� 마법사처럼� 그녀가� 건들이는�

곳마다� 공간이� 반짝이며� 바뀌고� 있었다�.�

“사실� 처음은�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작업실� 개념의� 공간을� 만들려고� 했

어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예술가들이� 함께� 놀고� 예술도� 하는�

공간을� 꿈꿨죠�.� 하지만� 그건� 수익성이�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어요�.� 그런데� �2�0�0�9년도쯤� 제주도의� 올레길� 붐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

했어요�.� 그� 때� 결심했죠�.� 게스트하우스를� 해야겠다� 하구요�.”

게스트하우스를� 하겠다는� 결심은� 했지만�,� 부모님의� 허락을� 받는� 것은� 쉽

지� 않았다�.� 그녀가� 창업�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어머니께서� 왈칵� 눈물부터�

쏟으셨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제주도에서� 곱게� 키운� 외동딸이� 그저� 평

범하게� 취업해서�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리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엄마의�

걱정� 어린� 눈물�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서울행� 비행기

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열망은� 그동

안� 더�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실� 제주도에� 내려갔을� 때� 이미� 학교는� 휴학을� 한� 상태였어요�.� 자취방

도� 이미� 빼놓았기� 때문에� 서울에� 다시� 올라가도� 머물� 곳이� 없었던� 상황인

거죠�.� 제게� 남아있는� 건� 몇� 백만� 원의� 보증금이� 전부였어요�.� 그� 때는� 물

러설� 곳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뭐든�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청역�

근처에� 있는� 여행사를� 찾아갔어요�.� 당시� 신종플루� 발병으로� 유럽행� 표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어요�.� 가장� 빠른� 시간� 비행기� 표를� 끊었죠�.� 런던� 인�

파리� 아웃� 티켓이었어요�.”

무작정� 떠난� 영국�.� 당시에� 그녀는� 더� 이상� 잃을� 것도� 돌아갈� 곳도� 없었기

평범의 기준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뛰어난 것 없이 색다르지 않거나 보통이라는 말을 지닌 평범함.

보통이라고 규정지어지는 그 잣대를 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공부하고 일하고 돈을 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선을 아무렇지 않게 훅하고 벗어난 한 사람이 있다. 비록 그것이 특이

하거나 이상해 보일지라도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다. 젊은 나이에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녀. 슬리퍼게스트하우스의 주인장 임성실 씨를 만났다. 헝클어진 머리와 파

란색 레깅스를 신은 그녀는 마치 집시 같아 보였다.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낭만주의자 말이다.

글·사진 전은영

낡은 여관방의 기적게스트하우스 ‘슬리퍼’ 주인장 임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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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0: "더 제주" 매거진

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홀연히� 떠난� 영국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영국에는� 다양한� 호스텔� 문화

가� 존재했다�.�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경험이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귀국해� 그녀는� 본격적으로� 게스트하우

스� 창업에� 대한� 머릿속� 그림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반대로�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 한

림에� 있는� 호텔에서� 룸메이드로� 일을� 시작했어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

은� 곳이었는데� 손님이� 엄청나게� 왔었죠�.� 하루� �8시간� 청소�,� 빨래�,� 정리� 등

의� 일을� 하고� 나니� 몸이� 녹초가�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참고� 버텼죠�.� 나중

에�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할� 때�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녀의� 눈물겨운� 노력� 때문이었을까�.� 어머니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계셨다�.� 현재� 비어있는� 여관� 건물이� 못내� 신경� 쓰이기도� 했고�,� 딸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계속� 막고� 있을� 자신도� 없었다�.� 게다가� 준비� 자금도� 본인

이� 직접� 마련해� 오겠다고� 하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결국� 그녀의� 끈

질긴� 노력� 끝에� 어머니의� 허락이� 떨어졌고� 게스트하우스는� 본격적인� 오

픈� 준비를� 시작하게� 된다�.

“당시� 제가� 게스트하우스를� 하겠다는� 말을� �2년� 전부터� 하고� 다녔어요�.� 하

고� 싶었고� 그렇게� 말하면� 이루어� 질�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사촌언니의� 친구가�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

고� 게스트하우스� 견적을� 받게� 된� 거죠�.� 그런데� 생각보다�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거에요�.� 그래서� 벽의� 페인트칠과� 전기� 수도� 공사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처음엔� 한� 층만� 시작하기로� 했구요�.� 다행히도� 비용이� 절반� 가까

이인� 천만� 원대로� 떨어졌고�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낡은� 여관방� 건물은� 공사가� 끝나고� 소박하지만� 깔끔한� 게스트하우스로�

변모했다�.� 다행히� 게스트하우스는� 시작이� 순조로웠다�.� 제주� 올레� 길을�

찾는� 여행자들이� �7코스� 근처에� 있는� 그녀의�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기� 시

작했다�.� 그녀의� 게스트하우스에는� 재미있는� 주인장�,� 여행자들의� 놀거리�

막걸리파티�,� 교통의� 요충지� 서귀포라는� 많은� 장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무

엇보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슬리퍼� 게스트하우스는� 서귀포� 게스트하우스로� 검색하면� 나오지� 않아

요�.� 올레� �7코스� 게스트하우스로� 검색해야� 나오죠�.� 찾아오는� 길이� 쉽지는�

않아서� 숨겨진듯한� 느낌도� 있어요�.� 주로� 손님들� 대부분이� 올레� 길을� 찾으

시는� 분들이에요�.� 조용히�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려고� 하시죠�.� 특히� 비

수기에� 이곳을� 찾는� 분들은� 삶을�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해� 오세요�.� 그래서�

감성이� 맞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이렇게�

인연이� 닿는� 분들이� 참� 좋아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인연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여행이라는� 것

이� 주는� 매력� 덕분일까�.� 새로운�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어

서� 더욱� 그런� 것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평

생의� 동반자를� 만난� 손님들까지� 있었다�.� 슬리퍼� 게스트하우스가� 만들어�

준� 평생의� 인연이었다�.

“이번에� 서울로�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여기서� 만난� 게스트들이� 서로� 결

혼하셨거든요�.� 일주일� 정도� 장기� 투숙하던� 남자분이셨고�,� 여자� 분은� 어

머니와� 더블� 룸에� 이틀� 동안� 머물고� 계셨어요�.� 서로� 막걸리� 파티에선� 못�

만났는데� 우연히� 연락처를� 주고� 받으셨던� 모양이에요�.� 연상� 연하커플이

었는데�,� 여자� 분이� 제게� 굉장히� 고마워하세요�(웃음�)�.� 여기서� 생겨난� 커

플은� �5�0쌍� 넘게� 본� 것� 같은데� 결혼한� 커플은� 처음이었어요�.� 신기했죠�.”

쾌활한� 웃음�,� 그녀가� 가진� 밝음은� 슬리퍼� 게스트� 하우스의� 발랄한� 분위

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분위기에� 취해� 게스트� 하우스에서� 장기� 투

숙하는� 손님들�,� 몇� 개월� 동안� 살면서� 일하는� 스텝들도� 꽤� 많았으니� 말이

다�.� 물론� 제주도라는� 곳이� 주는� 자연의� 커다란� 힘이� 사람들을� 계속� 제주

로� 끌어당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사회의� 메가트렌드가� 자연�,� 힐링인� 것� 같아요�.� 거대한� 무의식의� 흐

름에� 제주도가� 맞아� 떨어지는� 곳인거죠�.� 그리고� 사람들이�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것도� 있을� 거에요�.� 오랜만에� 서울에� 갔는데� 버스에도� 사람

이� 많고� 지하철에도� 사람이� 많았어요�.� 참� 힘들더라구요�.� 삶의� 질이� 그만

큼� 떨어질� 수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점점� 개성을� 중요시하는� 트

렌드도� 제주도에� 살고� 싶어�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가장� 순수한� 본질은� 이거에요�.� 그냥�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거�.”

그녀는� 어쩌면� 본인이� 원하던� 위치에� 지금� 도달해� 있을지도� 몰랐다�.� 어렸

을� 때부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어떤� 분야에� 독보적으로� 자리�

잡기를� 원했던� 삶� 말이다�.� 지금� 그녀의� 게스트하우스는� 안정적� 단계에� 접

어들고� 있었다�.� 서귀포� 지역의� 개성� 가득한� 게스트� 하우스로� 손님들도� 꾸

준히� 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아직도� 꿈꾸고� 있었다�.

“옥상에� 노천카페를� 열거에요�.� 큰� 테이블을� 놓고� 한� 쪽에는� 직접� 만든� 간

단한� 음료를� 팔� 거에요�.� 물론� 게스트하우스� 손님을� 대상으로요�.� 날이� 풀

리는� �5월� 초에� 시작할� 거예요�.� 그리고� �4층은� 지금� 준비� 중인데� 문화� 공

간을� 만들려고� 해요�.� 예술가들이�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방마다�

만들어� 놓고� 지금� 입주를� 받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수저나� 장난감을� 나

무로� 만드는� 목공� 예술가가� 들어오실� 거에요�.”

누군가에게는� 그냥� 꿈만� 꾸던� 일들이� 그녀에게는� 현실로� 존재했다�.� 물음

표에서� 느낌표로�.� 꿈만� 꾸던� 일들을� 현실로� 만드는� 재주가� 그녀에게� 존

재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일단� 해보자는� 무대포� 정신과� 본인이� 하고� 싶

은� 것들을� 찾아내는� 보석� 같은� 능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슬리퍼� 게스트하우스와� 임성실�.� 뗄레야� 뗄� 수� 없는� 이� 둘은� 무한대로� 커

져나가고�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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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1: "더 제주" 매거진

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홀연히� 떠난� 영국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영국에는� 다양한� 호스텔� 문화

가� 존재했다�.�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경험이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귀국해� 그녀는� 본격적으로� 게스트하우

스� 창업에� 대한� 머릿속� 그림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반대로�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 한

림에� 있는� 호텔에서� 룸메이드로� 일을� 시작했어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

은� 곳이었는데� 손님이� 엄청나게� 왔었죠�.� 하루� �8시간� 청소�,� 빨래�,� 정리� 등

의� 일을� 하고� 나니� 몸이� 녹초가�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참고� 버텼죠�.� 나중

에�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할� 때�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녀의� 눈물겨운� 노력� 때문이었을까�.� 어머니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계셨다�.� 현재� 비어있는� 여관� 건물이� 못내� 신경� 쓰이기도� 했고�,� 딸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계속� 막고� 있을� 자신도� 없었다�.� 게다가� 준비� 자금도� 본인

이� 직접� 마련해� 오겠다고� 하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결국� 그녀의� 끈

질긴� 노력� 끝에� 어머니의� 허락이� 떨어졌고� 게스트하우스는� 본격적인� 오

픈� 준비를� 시작하게� 된다�.

“당시� 제가� 게스트하우스를� 하겠다는� 말을� �2년� 전부터� 하고� 다녔어요�.� 하

고� 싶었고� 그렇게� 말하면� 이루어� 질�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사촌언니의� 친구가�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

고� 게스트하우스� 견적을� 받게� 된� 거죠�.� 그런데� 생각보다�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거에요�.� 그래서� 벽의� 페인트칠과� 전기� 수도� 공사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처음엔� 한� 층만� 시작하기로� 했구요�.� 다행히도� 비용이� 절반� 가까

이인� 천만� 원대로� 떨어졌고�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낡은� 여관방� 건물은� 공사가� 끝나고� 소박하지만� 깔끔한� 게스트하우스로�

변모했다�.� 다행히� 게스트하우스는� 시작이� 순조로웠다�.� 제주� 올레� 길을�

찾는� 여행자들이� �7코스� 근처에� 있는� 그녀의�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기� 시

작했다�.� 그녀의� 게스트하우스에는� 재미있는� 주인장�,� 여행자들의� 놀거리�

막걸리파티�,� 교통의� 요충지� 서귀포라는� 많은� 장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무

엇보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슬리퍼� 게스트하우스는� 서귀포� 게스트하우스로� 검색하면� 나오지� 않아

요�.� 올레� �7코스� 게스트하우스로� 검색해야� 나오죠�.� 찾아오는� 길이� 쉽지는�

않아서� 숨겨진듯한� 느낌도� 있어요�.� 주로� 손님들� 대부분이� 올레� 길을� 찾으

시는� 분들이에요�.� 조용히�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려고� 하시죠�.� 특히� 비

수기에� 이곳을� 찾는� 분들은� 삶을�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해� 오세요�.� 그래서�

감성이� 맞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이렇게�

인연이� 닿는� 분들이� 참� 좋아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인연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여행이라는� 것

이� 주는� 매력� 덕분일까�.� 새로운�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어

서� 더욱� 그런� 것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평

생의� 동반자를� 만난� 손님들까지� 있었다�.� 슬리퍼� 게스트하우스가� 만들어�

준� 평생의� 인연이었다�.

“이번에� 서울로�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여기서� 만난� 게스트들이� 서로� 결

혼하셨거든요�.� 일주일� 정도� 장기� 투숙하던� 남자분이셨고�,� 여자� 분은� 어

머니와� 더블� 룸에� 이틀� 동안� 머물고� 계셨어요�.� 서로� 막걸리� 파티에선� 못�

만났는데� 우연히� 연락처를� 주고� 받으셨던� 모양이에요�.� 연상� 연하커플이

었는데�,� 여자� 분이� 제게� 굉장히� 고마워하세요�(웃음�)�.� 여기서� 생겨난� 커

플은� �5�0쌍� 넘게� 본� 것� 같은데� 결혼한� 커플은� 처음이었어요�.� 신기했죠�.”

쾌활한� 웃음�,� 그녀가� 가진� 밝음은� 슬리퍼� 게스트� 하우스의� 발랄한� 분위

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분위기에� 취해� 게스트� 하우스에서� 장기� 투

숙하는� 손님들�,� 몇� 개월� 동안� 살면서� 일하는� 스텝들도� 꽤� 많았으니� 말이

다�.� 물론� 제주도라는� 곳이� 주는� 자연의� 커다란� 힘이� 사람들을� 계속� 제주

로� 끌어당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사회의� 메가트렌드가� 자연�,� 힐링인� 것� 같아요�.� 거대한� 무의식의� 흐

름에� 제주도가� 맞아� 떨어지는� 곳인거죠�.� 그리고� 사람들이�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것도� 있을� 거에요�.� 오랜만에� 서울에� 갔는데� 버스에도� 사람

이� 많고� 지하철에도� 사람이� 많았어요�.� 참� 힘들더라구요�.� 삶의� 질이� 그만

큼� 떨어질� 수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점점� 개성을� 중요시하는� 트

렌드도� 제주도에� 살고� 싶어�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가장� 순수한� 본질은� 이거에요�.� 그냥�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거�.”

그녀는� 어쩌면� 본인이� 원하던� 위치에� 지금� 도달해� 있을지도� 몰랐다�.� 어렸

을� 때부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어떤� 분야에� 독보적으로� 자리�

잡기를� 원했던� 삶� 말이다�.� 지금� 그녀의� 게스트하우스는� 안정적� 단계에� 접

어들고� 있었다�.� 서귀포� 지역의� 개성� 가득한� 게스트� 하우스로� 손님들도� 꾸

준히� 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아직도� 꿈꾸고� 있었다�.

“옥상에� 노천카페를� 열거에요�.� 큰� 테이블을� 놓고� 한� 쪽에는� 직접� 만든� 간

단한� 음료를� 팔� 거에요�.� 물론� 게스트하우스� 손님을� 대상으로요�.� 날이� 풀

리는� �5월� 초에� 시작할� 거예요�.� 그리고� �4층은� 지금� 준비� 중인데� 문화� 공

간을� 만들려고� 해요�.� 예술가들이�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방마다�

만들어� 놓고� 지금� 입주를� 받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수저나� 장난감을� 나

무로� 만드는� 목공� 예술가가� 들어오실� 거에요�.”

누군가에게는� 그냥� 꿈만� 꾸던� 일들이� 그녀에게는� 현실로� 존재했다�.� 물음

표에서� 느낌표로�.� 꿈만� 꾸던� 일들을� 현실로� 만드는� 재주가� 그녀에게� 존

재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일단� 해보자는� 무대포� 정신과� 본인이� 하고� 싶

은� 것들을� 찾아내는� 보석� 같은� 능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슬리퍼� 게스트하우스와� 임성실�.� 뗄레야� 뗄� 수� 없는� 이� 둘은� 무한대로� 커

져나가고�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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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자연경관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을� 만큼� 아름답고� 깊이� 있

는� 여행지�,� 제주�.� 수많은� 관광명소가� 산재되어� 있는� 제주는� 사시사철� 색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동이� 집약된� 곳이� ‘제주� 속의� 작

은� 제주’라� 불리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이다�.� 휴애리는� 제주� 고유의� 생태

계를� 복원하고� 발전시켜� 매화� 올레� 축제�,� 화산송이� 미로� 맨발� 걷기�,� 감

귤� 따기�,� 제주� 향토� 놀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다

람쥐�,� 흑염소�,� 산양� 등� 제주� 산간의� 동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주

는� 체험활동과� 흑돼지� 공연� 등은� 관람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휴애리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여유를� 주는� 휴양지가� 되고자�

합니다�.� 올레를� 산책하며� 제주의� 아름답고� 신비한� 정취를� 감상하고�,� 즐

거운� 체험활동을� 통해� 제주의� 전통과�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공원을� 조

성했습니다�.”

제주토박이, 제주의 참모습을 담다

휴애리가� 제주� 특유의� 생명력과� 문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제주의�

바람과� 토양� 속에서� 자란� 제주토박이�,� 양지선� 대표의� 도전과� 열정이� 있

었기에� 가능했다�.� 양� 대표는� 휴애리를� 조성하기� 위해� �1�9�9�6년부터� 갤럽조

사를� 시작했다�.� 제주를� �2번� 이상�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주를� 찾는�

이유와� 관광형태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관광� 문화가� 단체관광에서� 가족과� 개인관광으로� 변화하고�,� 쉼

의� 문화가� 중심에� 자리� 잡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주� �5

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여행을� 통해� 삶을� 재충전하고자� 하는� 관광객들

의� 욕구가� 더욱� 강해졌어요�.� 그러면서도� 여행지� 특유의� 문화를� 충분히�

만끽하고� 싶어� 했죠�.� 그래서� 저는� 일하기� 위해� 잠시� 쉬는� 것이� 아니라�,� 휴

식�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멋진� 휴가� 자체

가� 꿈이� 될� 수� 있는� 공간이� 휴애리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철저하게� 여

행자� 입장에서� 생각해� 문화� 시설을� 확충해� 나갔어요�.”

양� 대표의� 이러한� 의지가� 담겨있어서인지�,� 휴애리에� 들어서면� 어느덧� 일

상의� 시름은� 눈� 녹듯� 사라지고�,� 제주의� 포근한� 정취에� 빠져들게� 된다�.� 휴

애리는� �1�9�7�0년대� 제주� 중산간의� 한적한� 시골� 마을을� 재현해놓은� 듯하다�.�

드넓은� 들녘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키� 큰� 나무들은� 계절별

로� 색다른� 운치를� 자아낸다�.� 제주� 전통의� 초가집과� 올레길�,� 개울물�,� 연

못�,� 폭포� 등이� 그림처럼� 한눈에� 펼쳐지는� 휴애리는� 사진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그리고� 휴애리의� 명물로� 통하는� 흑돼지� 공연� 역시�,� 제주의�

토속문화에서� 비롯되었다�.�

가족관광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사랑과 휴식이 있는 곳’이라는 뜻의 휴애리(休愛里)는 가장 제주적인 향토공원으로 손꼽힌다.

황무지였던 이곳이 현재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평생을 제주토박이로 살아온

양지선 대표의 도전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글 김수석 사진 곽철호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양지선 대표

“휴애리는 멋진 휴가 자체가 꿈이 되는 공간입니다.

가족의 참의미를 되새기고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관광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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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3: "더 제주" 매거진

32 33THE JEJU제주人

세계� �7대� 자연경관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을� 만큼� 아름답고� 깊이� 있

는� 여행지�,� 제주�.� 수많은� 관광명소가� 산재되어� 있는� 제주는� 사시사철� 색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동이� 집약된� 곳이� ‘제주� 속의� 작

은� 제주’라� 불리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이다�.� 휴애리는� 제주� 고유의� 생태

계를� 복원하고� 발전시켜� 매화� 올레� 축제�,� 화산송이� 미로� 맨발� 걷기�,� 감

귤� 따기�,� 제주� 향토� 놀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다

람쥐�,� 흑염소�,� 산양� 등� 제주� 산간의� 동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주

는� 체험활동과� 흑돼지� 공연� 등은� 관람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휴애리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여유를� 주는� 휴양지가� 되고자�

합니다�.� 올레를� 산책하며� 제주의� 아름답고� 신비한� 정취를� 감상하고�,� 즐

거운� 체험활동을� 통해� 제주의� 전통과�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공원을� 조

성했습니다�.”

제주토박이, 제주의 참모습을 담다

휴애리가� 제주� 특유의� 생명력과� 문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제주의�

바람과� 토양� 속에서� 자란� 제주토박이�,� 양지선� 대표의� 도전과� 열정이� 있

었기에� 가능했다�.� 양� 대표는� 휴애리를� 조성하기� 위해� �1�9�9�6년부터� 갤럽조

사를� 시작했다�.� 제주를� �2번� 이상�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주를� 찾는�

이유와� 관광형태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관광� 문화가� 단체관광에서� 가족과� 개인관광으로� 변화하고�,� 쉼

의� 문화가� 중심에� 자리� 잡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주� �5

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여행을� 통해� 삶을� 재충전하고자� 하는� 관광객들

의� 욕구가� 더욱� 강해졌어요�.� 그러면서도� 여행지� 특유의� 문화를� 충분히�

만끽하고� 싶어� 했죠�.� 그래서� 저는� 일하기� 위해� 잠시� 쉬는� 것이� 아니라�,� 휴

식�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멋진� 휴가� 자체

가� 꿈이� 될� 수� 있는� 공간이� 휴애리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철저하게� 여

행자� 입장에서� 생각해� 문화� 시설을� 확충해� 나갔어요�.”

양� 대표의� 이러한� 의지가� 담겨있어서인지�,� 휴애리에� 들어서면� 어느덧� 일

상의� 시름은� 눈� 녹듯� 사라지고�,� 제주의� 포근한� 정취에� 빠져들게� 된다�.� 휴

애리는� �1�9�7�0년대� 제주� 중산간의� 한적한� 시골� 마을을� 재현해놓은� 듯하다�.�

드넓은� 들녘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키� 큰� 나무들은� 계절별

로� 색다른� 운치를� 자아낸다�.� 제주� 전통의� 초가집과� 올레길�,� 개울물�,� 연

못�,� 폭포� 등이� 그림처럼� 한눈에� 펼쳐지는� 휴애리는� 사진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그리고� 휴애리의� 명물로� 통하는� 흑돼지� 공연� 역시�,� 제주의�

토속문화에서� 비롯되었다�.�

가족관광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사랑과 휴식이 있는 곳’이라는 뜻의 휴애리(休愛里)는 가장 제주적인 향토공원으로 손꼽힌다.

황무지였던 이곳이 현재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평생을 제주토박이로 살아온

양지선 대표의 도전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글 김수석 사진 곽철호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양지선 대표

“휴애리는 멋진 휴가 자체가 꿈이 되는 공간입니다.

가족의 참의미를 되새기고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관광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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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4: "더 제주" 매거진

34 THE JEJU

서울에서부터 무전여행 중입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용두암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표지판을� 읽게� 되었을� 때�,�

좌판을� 벌린� 한� 청년이� 눈에� 띄었다�.� 좌판에� �8

절지� 스케치북을� 쭉� 찢어� 만든� 투박한� 안내� 글

이� 보인다�.� 서울에서부터� 무전여행중인데�,� 여

행경비를� 벌기위해� 팔찌를� 팔고� 있다는� 내용�.�

좌판에는� 패션팔찌와� 더불어� 요즘� 연인이라면�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소원� 팔찌가� 가득하다�.� 한쪽에서� 손을� 놀

려� 계속해서� 팔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그�.� 연

신� 웃으며� 팔찌를� 만지작거리는� 그가� 흘리는�

매력이� 궁금해졌다�.� 찾았다�.� 오늘의� 주인공은�

당신이다�.

“오토바이를� 너무� 좋아해요�.� 혼다� �9�5년식� 벤리

를� 장장� �5년에� 걸쳐� 수리를� 했어요�.� 그리고� 바

이크� 여행을� 감행했죠�.� 동해안� �7번� 국도와� 남

해안을� 돌고�,� �5개월� 전에� 제주에� 왔어요�.”�

서울이� 고향이며� �1�2년� �4월� 전역을� 한� 건장한�

대한민국의� �2�5살� 두성현� 청춘�.� 인상� 좋게� 생긴�

그의� 얼굴엔� 봄을� 닮은� 따스함까지� 스며있다�.�

오토바이를� 좋아해서� 시작하게� 된� 여행�.� 그의�

바이크� 여행� 모토는� ‘무전여행’� 이다�.�

제가 꿈꾸는 미래는 제주에 있어요

“올� 겨울� 아프리카�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텝으

로� 근무했거든요� �.거기에서� 띠� 만드는� 법을� 배

웠어요�.� 그래서� 팔찌를� 만들어서� 팔게� 된� 거에

요�.� 오토바이� 기름� 값은� 어떻게든� 벌어야죠�.”

서울� 토박이인� 그지만� 제주도에� 와서� 제주의�

매력에� 푸욱� 빠졌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

며� 팔찌� 만드는� 법도� 배우고�,� 사랑하는� 여자�

친구� 선옥� 씨도� 만났다�.� 여행지에서� 소소한� 일

거리를� 하며�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 영화

나�,� 노래� 가사에� 나올법한� 로맨스가� 그의� 현실

이� 되었다�.� 그것도�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에서�

말이다�.� 물론� 부모님은� 그의� 여행을� 방랑으로�

여겨� 걱정이� 많으시지만�,� 그가� 꿈꾸는� 미래는�

이미� 제주에� 있다�.� 이곳에서� 정착할� 계획을� 가

지고� 일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연신� 미소

가� 떠나지� 않는� 그의� 얼굴을� 보니�,� 긍정적인� 에

너지가� 솟아� 나온다�.� 그래�,� 행복을� 위해� 도전

하고�,� 그� 도전으로� 행복해진다면� 그보다� 더� 멋

진� 삶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힐링을� 위해� 제주도를� 찾은� 사람들에게�

용두암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처럼� 그도�

오늘� 젊음과� 염원을� 담아� 소원� 팔찌를� 판다�.� 그�

소원� 팔찌가� 사는�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그에게는� 제주에서� 펼쳐질� 젊음의� 자산이� 될�

것이다�.� 팔찌하나를� 손목에� 걸며� 작게나마� 청

춘을� 응원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한� 젊은이에

게� 희망이� 된� 제주가� 더욱� 사랑스럽다고�.� � �

어디서든 청춘은 빛난다. 아름다운 도시 제주에서 만난 그는 더욱 그랬다. 수많은 여행자 속에서도

그의 눈빛이 영롱한 것은 그가 행복하다는 증거였다.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

그는 제주 용두암에서 젊음 그 자체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빛내고 있었다.

글·사진 곽철호

제주人 길에서 만난 사람

“저도� 어릴� 때� 돼지� 꽤나� 몰고� 다녔죠�(웃음�)�.� 돼지가� 앞� 다리가� 좀� 짧잖

아요�.� 그래서� 잔디밭� 동산에서� 돼지를� 몰면� 돼지가� 아주� 잘� 내려가요�.� 그

런� 기억들을� 살려서� 흑돼지� 공연을� 기획하고�,� 요즘� 아이들이� 더욱� 흥미

를� 느낄� 수� 있게� 먹이체험으로� 연결시킨� 거죠�.� 그리고� 제주는� 신들의� 고

향이라� 불릴� 만큼�,� 많은� 토속� 신들을� 가지고� 있어요�.� 즉� 이야기가� 많다는�

거죠�.� 그러한� 이야기들� 역시� 공원� 안에� 충분히� 담으려고� 했어요�.� 산책로

에� 핀� 한� 송이의� 야생화에도� 제주의� 혼을� 담으려� 했죠�.� 그래서� 휴애리가�

‘제주� 속의� 제주’라� 불리는� 거� 같습니다�.� 이제는� 관광도� 단순한� 관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깊이를� 여행자가� 느낄� 수� 있다면�,� 여행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겠죠�.”

가족관광지의 명성을 이어가다

휴애리가� 제주의� 대표적인� 가족관광지로� 자리� 잡은� 것은� 양지선� 대표의�

따듯한� 가족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양� 대표는� 불모지를� 생태공

원으로� 바꿔낸� 열정을� 사회환원사업과� 봉사활동에도� 쏟아�,� 훈훈한� 지역

사회�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아이들을� 초청해� 즐거운� 추

억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작년� �1�2월에는� 통일에� 관한� 관심과� 공로를� 인

정받아�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제가� 관광�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시해� 온� 것이� 바로� 가족문화입니다�.�

비록� 핵가족� 시대라고는� 하지만�,� 이러한� 휴양지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

을� 되새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뿔뿔이�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제주국

제공항에서� 만납니다�.� 그리고� 제주의�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야기도� 나

누면서� 추억을� 만들고� 휴식을� 취하는� 거죠�.� 꼭�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라

도� 좋습니다�.� 우리� 주위의� 소외받은� 이웃� 역시� 우리의� 가족이라고� 생각

해요�.� 여행은� 함께할� 때� 더욱� 뜻� 깊고� 의미가� 풍성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개장� �7주년을� 맞은� 휴애리는�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새로운� 변

화를� 받아들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관광수요인� 가족단위� 관

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주의�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

램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만� �3�5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가운데� 전체� 관광객의� �8�7�%가� 가족단위� 관광객이었다�.

“제주가� 저의� 고향이자� 삶이� 터전입니다�.� 제주토박이로서� 느끼고� 보아온�

제주의� 모습을� 더욱�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렇다고� 단순한� 모방이나� 순간

적인� 아이디어로� 공원을� 꾸려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항상� �3�0년� 이후

를� 내다보며� 일하고� 있어요�.� 오늘� 휴애리를� 방문하셔서� 좋은� 추억을� 쌓으

셨다면�,� �3�0년� 후에도� 휴애리는� 여러분에게� 좋은� 휴식의� 공간이� 되어줄� 것

입니다�.� 굴러가는� 돌멩이� 하나부터� 이름� 모를� 야생화까지�,� 여러분이� 보고�

느끼시는� 모든� 것들에� 제주의� 참의미를� 담아가는� 휴애리가� 되겠습니다�.”

그대들의 소원을 빕니다길에서 만난 청춘, 두성현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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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5: "더 제주" 매거진

34 THE JEJU

서울에서부터 무전여행 중입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용두암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표지판을� 읽게� 되었을� 때�,�

좌판을� 벌린� 한� 청년이� 눈에� 띄었다�.� 좌판에� �8

절지� 스케치북을� 쭉� 찢어� 만든� 투박한� 안내� 글

이� 보인다�.� 서울에서부터� 무전여행중인데�,� 여

행경비를� 벌기위해� 팔찌를� 팔고� 있다는� 내용�.�

좌판에는� 패션팔찌와� 더불어� 요즘� 연인이라면�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소원� 팔찌가� 가득하다�.� 한쪽에서� 손을� 놀

려� 계속해서� 팔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그�.� 연

신� 웃으며� 팔찌를� 만지작거리는� 그가� 흘리는�

매력이� 궁금해졌다�.� 찾았다�.� 오늘의� 주인공은�

당신이다�.

“오토바이를� 너무� 좋아해요�.� 혼다� �9�5년식� 벤리

를� 장장� �5년에� 걸쳐� 수리를� 했어요�.� 그리고� 바

이크� 여행을� 감행했죠�.� 동해안� �7번� 국도와� 남

해안을� 돌고�,� �5개월� 전에� 제주에� 왔어요�.”�

서울이� 고향이며� �1�2년� �4월� 전역을� 한� 건장한�

대한민국의� �2�5살� 두성현� 청춘�.� 인상� 좋게� 생긴�

그의� 얼굴엔� 봄을� 닮은� 따스함까지� 스며있다�.�

오토바이를� 좋아해서� 시작하게� 된� 여행�.� 그의�

바이크� 여행� 모토는� ‘무전여행’� 이다�.�

제가 꿈꾸는 미래는 제주에 있어요

“올� 겨울� 아프리카�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텝으

로� 근무했거든요� �.거기에서� 띠� 만드는� 법을� 배

웠어요�.� 그래서� 팔찌를� 만들어서� 팔게� 된� 거에

요�.� 오토바이� 기름� 값은� 어떻게든� 벌어야죠�.”

서울� 토박이인� 그지만� 제주도에� 와서� 제주의�

매력에� 푸욱� 빠졌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

며� 팔찌� 만드는� 법도� 배우고�,� 사랑하는� 여자�

친구� 선옥� 씨도� 만났다�.� 여행지에서� 소소한� 일

거리를� 하며�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 영화

나�,� 노래� 가사에� 나올법한� 로맨스가� 그의� 현실

이� 되었다�.� 그것도�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에서�

말이다�.� 물론� 부모님은� 그의� 여행을� 방랑으로�

여겨� 걱정이� 많으시지만�,� 그가� 꿈꾸는� 미래는�

이미� 제주에� 있다�.� 이곳에서� 정착할� 계획을� 가

지고� 일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연신� 미소

가� 떠나지� 않는� 그의� 얼굴을� 보니�,� 긍정적인� 에

너지가� 솟아� 나온다�.� 그래�,� 행복을� 위해� 도전

하고�,� 그� 도전으로� 행복해진다면� 그보다� 더� 멋

진� 삶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힐링을� 위해� 제주도를� 찾은� 사람들에게�

용두암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처럼� 그도�

오늘� 젊음과� 염원을� 담아� 소원� 팔찌를� 판다�.� 그�

소원� 팔찌가� 사는�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그에게는� 제주에서� 펼쳐질� 젊음의� 자산이� 될�

것이다�.� 팔찌하나를� 손목에� 걸며� 작게나마� 청

춘을� 응원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한� 젊은이에

게� 희망이� 된� 제주가� 더욱� 사랑스럽다고�.� � �

어디서든 청춘은 빛난다. 아름다운 도시 제주에서 만난 그는 더욱 그랬다. 수많은 여행자 속에서도

그의 눈빛이 영롱한 것은 그가 행복하다는 증거였다.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

그는 제주 용두암에서 젊음 그 자체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빛내고 있었다.

글·사진 곽철호

제주人 길에서 만난 사람

“저도� 어릴� 때� 돼지� 꽤나� 몰고� 다녔죠�(웃음�)�.� 돼지가� 앞� 다리가� 좀� 짧잖

아요�.� 그래서� 잔디밭� 동산에서� 돼지를� 몰면� 돼지가� 아주� 잘� 내려가요�.� 그

런� 기억들을� 살려서� 흑돼지� 공연을� 기획하고�,� 요즘� 아이들이� 더욱� 흥미

를� 느낄� 수� 있게� 먹이체험으로� 연결시킨� 거죠�.� 그리고� 제주는� 신들의� 고

향이라� 불릴� 만큼�,� 많은� 토속� 신들을� 가지고� 있어요�.� 즉� 이야기가� 많다는�

거죠�.� 그러한� 이야기들� 역시� 공원� 안에� 충분히� 담으려고� 했어요�.� 산책로

에� 핀� 한� 송이의� 야생화에도� 제주의� 혼을� 담으려� 했죠�.� 그래서� 휴애리가�

‘제주� 속의� 제주’라� 불리는� 거� 같습니다�.� 이제는� 관광도� 단순한� 관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깊이를� 여행자가� 느낄� 수� 있다면�,� 여행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겠죠�.”

가족관광지의 명성을 이어가다

휴애리가� 제주의� 대표적인� 가족관광지로� 자리� 잡은� 것은� 양지선� 대표의�

따듯한� 가족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양� 대표는� 불모지를� 생태공

원으로� 바꿔낸� 열정을� 사회환원사업과� 봉사활동에도� 쏟아�,� 훈훈한� 지역

사회�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아이들을� 초청해� 즐거운� 추

억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작년� �1�2월에는� 통일에� 관한� 관심과� 공로를� 인

정받아�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제가� 관광�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시해� 온� 것이� 바로� 가족문화입니다�.�

비록� 핵가족� 시대라고는� 하지만�,� 이러한� 휴양지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

을� 되새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뿔뿔이�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제주국

제공항에서� 만납니다�.� 그리고� 제주의�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야기도� 나

누면서� 추억을� 만들고� 휴식을� 취하는� 거죠�.� 꼭�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라

도� 좋습니다�.� 우리� 주위의� 소외받은� 이웃� 역시� 우리의� 가족이라고� 생각

해요�.� 여행은� 함께할� 때� 더욱� 뜻� 깊고� 의미가� 풍성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개장� �7주년을� 맞은� 휴애리는�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새로운� 변

화를� 받아들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관광수요인� 가족단위� 관

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주의�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

램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만� �3�5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가운데� 전체� 관광객의� �8�7�%가� 가족단위� 관광객이었다�.

“제주가� 저의� 고향이자� 삶이� 터전입니다�.� 제주토박이로서� 느끼고� 보아온�

제주의� 모습을� 더욱�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렇다고� 단순한� 모방이나� 순간

적인� 아이디어로� 공원을� 꾸려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항상� �3�0년� 이후

를� 내다보며� 일하고� 있어요�.� 오늘� 휴애리를� 방문하셔서� 좋은� 추억을� 쌓으

셨다면�,� �3�0년� 후에도� 휴애리는� 여러분에게� 좋은� 휴식의� 공간이� 되어줄� 것

입니다�.� 굴러가는� 돌멩이� 하나부터� 이름� 모를� 야생화까지�,� 여러분이� 보고�

느끼시는� 모든� 것들에� 제주의� 참의미를� 담아가는� 휴애리가� 되겠습니다�.”

그대들의 소원을 빕니다길에서 만난 청춘, 두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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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6: "더 제주" 매거진

36 37THE JEJU

제주 리조트 산업의 원더우먼원더리조트, 유미경 대표

올해로� 개장� �3주년을� 맞는� 원더리조트는� 제주� 서귀포� 해안이� 내려다보

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총� �1�3�1개의� 객실에는� 제주의� 낭만과�

휴식을� 누리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별다른� 홍보활동도� 없

이� �3년� 만에� 제주의� 대표적인� 리조트로� 성장한� 원더리조트�.� 이곳을� 이

끌어가고� 있는� �C�E�O는� 포근한� 인상에� 소탈함이� 매력적인� 유미경� 대표다�.

“객실을� 청소하다가� 오느라� 옷만� 대충� 갈아입었어요�.� 조금� 꾀죄죄해� 보여

도� 이해해주세요�(웃음�)�.� 게다가� 인터뷰는� 좀체� 익숙지� 않아서요�.”

솔선수범하는 팔방미인 사업가

유미경� 대표는� �1남� �2녀를� 둔� 어머니다�.� 유� 대표가�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열정적인� 사업가로� 변신한� 것은� 그녀의� 남다른� 제주� 사랑이� 있었기에� 가

능했다�.

“남편과� 제가� 워낙에� 제주를� 사랑해서� 노후대책으로� 리조트를� 짓게� 되

었어요�.� 그리고�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막상�

지어놓고� 보니�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직

접� 경영에� 뛰어들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요�.”

유� 대표의� 겸손함과는� 달리�,�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원더우먼’이

라� 부른다�.� 리조트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그녀가� 나타나� 척척� 해결

해서� 붙은� 별명이다�.� 유� 대표는� 아침� �6시면� 식당에서� 식사쿠폰을� 직접� 받

고�,� 고객이� 퇴실할� 때는� 로비에서� 직접� 배웅을� 한다�.� 그리고� 매점의� 재고�

정리와� 객실� 청소도� 하고�,�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숙소주변의� 잡초를�

뽑는� 일도� 마다치� 않는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직원과� 고객의� 고충을� 누구

보다� 가까이서� 느끼고� 이해하게� 되었다�.

“조금은� 유별나�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대단한� 경영철학으로부터� 시작한�

것도� 아니에요�.� 전업주부로� 생활하다가� 갑자기� 경영을� 맡게� 되니� 뭘� 어떻

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이렇게� 된� 거

예요�(웃음�)�.�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잘한� 일이었어요�.� 경영자가�

직접� 겪어보고� 체험해� 보지� 않으면�,� 직원은� 물론� 고객의� 마음도� 알� 수� 없

어요�.� 그리고� 체질적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무척� 싫어해요�.� 경영이라는� 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일이다� 보니�,�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잖아요�.� 현장

에서� 진솔하게� 나누는� 소통이�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보다� 훨씬� 값지죠�.”

진실성이 최고의 경쟁력진실성이 최고의 경쟁력

원더우먼�,� 유� 대표도� 원더리조트를�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리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역색이� 강하고� 배타적인� 제주도에서� 경험� 없는� 여성

이� 리조트를�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욱� 큰� 노력이� 필요했다�.

“사업을� 해나가면서� 끈기와� 진실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협

력업체와� 거래할� 때는� 미수금을� 남기지� 않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

는�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그리고� 제주에는� 워

낙에� 많은� 관광지와� 숙박업소가� 난립해� 있다� 보니�,� 지나친� 과대광고�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고객� 분들이� 직접� 평가해� 주시기� 전

까지� 아예� 홍보활동을� 안� 하기로� 마음먹었죠�.� 오로지� 직접� 방문한� 분들

의� 입소문에만� 의지해� 왔어요�.”

유� 대표의� 이러한� 진심은� 지역사회와�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원더

리조트는� 국내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율� 역시� 급격히� 높아

지고� 있다�.� 최근에는� �U�N의� 관계자들이� 제주의� 오성급� 호텔을� 마다하고�

원더리조트를� 찾기도� 했다�.� 게다가� 원더리조트는� 고급� 리조트들이� 꺼리

는� 학생� 단체� 고객� 역시� 기꺼이� 받아들인다�.�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학부

모들� 역시� 자녀가� 원더리조트에서� 묵기를� 바란다고� 한다�.

� “제�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을� 기억해보면� 불쾌하고� 찝찝했던� 잠자리의� 기

억이� 가장� 크게� 남아있어요�.� 그래서� 우리� 리조트에� 온� 학생들만큼은� 쾌

적하고� 만족스러운� 공간에서� 즐거운� 추억을� 남기게� 하고� 싶어요�.� 그러

기� 위해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을� 전담� 케어하는� 인력을� 배치해서�,� �2�4시

간�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했어요�.� 최상

의� 서비스와� 만족도를� 제공하는� 건� 유치원� 캠프가� 와도� 마찬가지예요�.”

�1�3�1개의� 방을� 일일이� 점검하고� 직원의� 복지와� 고객의� 만족도를� 위해� 기꺼

이� 원더우먼이� 되기를� 자청한� 유미경� 대표�.�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 보일만

도� 하건만� 그이에게서는� 끝없는� 열정과� 에너지가� 쏟아져� 나온다�.� 그럴� 수�

있는� 이유를� 유� 대표는� 행복한�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더리조트를� 방문한� 분들이� 밝은� 표정으로� 숙소를�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

이� 가장� 큰� 행복이에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행복한’�

리조트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진실성이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행복한’ 리조트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제주人 37

장엄한 한라산과 아름다운 서귀포 해안이 천혜의 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 그곳에 지어진 아름다운 리조트에는 평범한 주부에서 열정적인 사

업가로 변신한 원더우먼이 살고 있다. 제주 리조트 산업의 원더우먼, 유미경 대표가 털어놓는 진솔한 일상의 이야기. 글 곽철호 사진 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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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7: "더 제주" 매거진

36 37THE JEJU

제주 리조트 산업의 원더우먼원더리조트, 유미경 대표

올해로� 개장� �3주년을� 맞는� 원더리조트는� 제주� 서귀포� 해안이� 내려다보

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총� �1�3�1개의� 객실에는� 제주의� 낭만과�

휴식을� 누리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별다른� 홍보활동도� 없

이� �3년� 만에� 제주의� 대표적인� 리조트로� 성장한� 원더리조트�.� 이곳을� 이

끌어가고� 있는� �C�E�O는� 포근한� 인상에� 소탈함이� 매력적인� 유미경� 대표다�.

“객실을� 청소하다가� 오느라� 옷만� 대충� 갈아입었어요�.� 조금� 꾀죄죄해� 보여

도� 이해해주세요�(웃음�)�.� 게다가� 인터뷰는� 좀체� 익숙지� 않아서요�.”

솔선수범하는 팔방미인 사업가

유미경� 대표는� �1남� �2녀를� 둔� 어머니다�.� 유� 대표가�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열정적인� 사업가로� 변신한� 것은� 그녀의� 남다른� 제주� 사랑이� 있었기에� 가

능했다�.

“남편과� 제가� 워낙에� 제주를� 사랑해서� 노후대책으로� 리조트를� 짓게� 되

었어요�.� 그리고�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막상�

지어놓고� 보니�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직

접� 경영에� 뛰어들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요�.”

유� 대표의� 겸손함과는� 달리�,�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원더우먼’이

라� 부른다�.� 리조트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그녀가� 나타나� 척척� 해결

해서� 붙은� 별명이다�.� 유� 대표는� 아침� �6시면� 식당에서� 식사쿠폰을� 직접� 받

고�,� 고객이� 퇴실할� 때는� 로비에서� 직접� 배웅을� 한다�.� 그리고� 매점의� 재고�

정리와� 객실� 청소도� 하고�,�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숙소주변의� 잡초를�

뽑는� 일도� 마다치� 않는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직원과� 고객의� 고충을� 누구

보다� 가까이서� 느끼고� 이해하게� 되었다�.

“조금은� 유별나�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대단한� 경영철학으로부터� 시작한�

것도� 아니에요�.� 전업주부로� 생활하다가� 갑자기� 경영을� 맡게� 되니� 뭘� 어떻

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이렇게� 된� 거

예요�(웃음�)�.�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잘한� 일이었어요�.� 경영자가�

직접� 겪어보고� 체험해� 보지� 않으면�,� 직원은� 물론� 고객의� 마음도� 알� 수� 없

어요�.� 그리고� 체질적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무척� 싫어해요�.� 경영이라는� 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일이다� 보니�,�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잖아요�.� 현장

에서� 진솔하게� 나누는� 소통이�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보다� 훨씬� 값지죠�.”

진실성이 최고의 경쟁력진실성이 최고의 경쟁력

원더우먼�,� 유� 대표도� 원더리조트를�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리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역색이� 강하고� 배타적인� 제주도에서� 경험� 없는� 여성

이� 리조트를�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욱� 큰� 노력이� 필요했다�.

“사업을� 해나가면서� 끈기와� 진실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협

력업체와� 거래할� 때는� 미수금을� 남기지� 않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

는�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그리고� 제주에는� 워

낙에� 많은� 관광지와� 숙박업소가� 난립해� 있다� 보니�,� 지나친� 과대광고�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고객� 분들이� 직접� 평가해� 주시기� 전

까지� 아예� 홍보활동을� 안� 하기로� 마음먹었죠�.� 오로지� 직접� 방문한� 분들

의� 입소문에만� 의지해� 왔어요�.”

유� 대표의� 이러한� 진심은� 지역사회와�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원더

리조트는� 국내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율� 역시� 급격히� 높아

지고� 있다�.� 최근에는� �U�N의� 관계자들이� 제주의� 오성급� 호텔을� 마다하고�

원더리조트를� 찾기도� 했다�.� 게다가� 원더리조트는� 고급� 리조트들이� 꺼리

는� 학생� 단체� 고객� 역시� 기꺼이� 받아들인다�.�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학부

모들� 역시� 자녀가� 원더리조트에서� 묵기를� 바란다고� 한다�.

� “제�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을� 기억해보면� 불쾌하고� 찝찝했던� 잠자리의� 기

억이� 가장� 크게� 남아있어요�.� 그래서� 우리� 리조트에� 온� 학생들만큼은� 쾌

적하고� 만족스러운� 공간에서� 즐거운� 추억을� 남기게� 하고� 싶어요�.� 그러

기� 위해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을� 전담� 케어하는� 인력을� 배치해서�,� �2�4시

간�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했어요�.� 최상

의� 서비스와� 만족도를� 제공하는� 건� 유치원� 캠프가� 와도� 마찬가지예요�.”

�1�3�1개의� 방을� 일일이� 점검하고� 직원의� 복지와� 고객의� 만족도를� 위해� 기꺼

이� 원더우먼이� 되기를� 자청한� 유미경� 대표�.�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 보일만

도� 하건만� 그이에게서는� 끝없는� 열정과� 에너지가� 쏟아져� 나온다�.� 그럴� 수�

있는� 이유를� 유� 대표는� 행복한�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더리조트를� 방문한� 분들이� 밝은� 표정으로� 숙소를�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

이� 가장� 큰� 행복이에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행복한’�

리조트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진실성이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행복한’ 리조트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제주人 37

장엄한 한라산과 아름다운 서귀포 해안이 천혜의 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 그곳에 지어진 아름다운 리조트에는 평범한 주부에서 열정적인 사

업가로 변신한 원더우먼이 살고 있다. 제주 리조트 산업의 원더우먼, 유미경 대표가 털어놓는 진솔한 일상의 이야기. 글 곽철호 사진 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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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조각해 놓은 해안의 궁전대포 주상절리대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해안가에는 돌기둥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아득한 옛날, 용암이 굳어 생성된 대포주상절리대는

세월의 흔적과 자연의 위대함, 조물주의 기기묘묘한 솜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이다. 글 김수석 사진 양주원

제주의 비경을 찾아서

구름을� 얹은� 한라산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성산일출

봉은� 소생의� 계절을� 만나� 바다에� 뿌리를� 내렸다�.� 파도에� 밀려

온� 그리움은� 바람에� 붙잡혀� 마라도에� 머물고�,� 칭얼대는� 고단

한� 세월은�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오름을� 물고� 새근새근� 잠들

어� 있다�.� 그리고� 겹겹이� 쌓아온� 천만년의� 그리움은� 제주의� 해

안에� 병풍처럼� 박혀� 망부석과� 같은� 돌기둥으로� 남았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의� 대포주상절리대는� 속도� 겉도� 검게� 타버

린� 육각기둥들이� 해안선을� 따라� 긴�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리

고� 그� 경계선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에는� 비경을� 감상하기� 위

한�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포주상절리대의� 절벽은� 워

낙� 높고� 가파른지라� 자연이� 만든� 오묘한� 문양을�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는� 없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자연의� 걸작을� 가까이

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검은� 현무암� 기둥에� 푸른� 파도가� 부딪혀� 만들어내는� 하

얀� 포말은� 가슴속� 찌든� 때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절묘한 신의 조각품, 대포주상절리

거대한� 육각형� 모양의� 대포주상절리는� 신이� 깎아놓은� 조각품

인양� 태고의� 장엄함을� 뽐낸다�.� 그리고� 높은� 파도가� 치는� 날에

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대포주상절리의� 육각

형� 절벽들은� 자연이� 스스로� 만들었다고는� 믿기가� 어렵고�,� 그

렇다고� 인간이� 만들었다고� 하기에도� 불가능한� 풍광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모순적인�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은� 대

포주상절리대로� 모여든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육각형의� 돌기둥은� 서로를� 부둥켜안

고� 비바람과� 싸우고� 있다�.� 층을� 이룬� 돌기둥은� 마치� 세월의� 연

륜을� 말해� 주듯�,� 파도와�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고� 서� 있다�.� 다

만� 파도와� 싸워온� 세월만큼� 각자의� 돌기둥도� 그� 크기와� 형상

이� 제각각이다�.� 마치� 사람의� 형상� 같기도� 하고� 망부석� 같기도�

한� 육각형의� 돌기둥을� 바라보고� 있으니� 전설의� 바다에� 온� 느

낌이다�.� 이� 돌기둥들은� 어디에서� 흘러와� 이곳에� 못� 박히게� 된�

것일까�.� 어찌하여� 해안에� 성곽을� 이루고� 육지와� 바다의� 경계

가� 된� 것일까�.� 자연이라는� 석공이� 빚어낸� 조각품은� 비밀스러

운� 사연을� 숨기고� 입을� 다물었다�.� 서귀포� �7�0경의� 한� 곳으로� 대

포동이라고도� 불리는� 대포주상절리대는� 신이� 다듬어� 놓은� 조

각품� 같기도� 하고�,� 해안의� 궁전� 같기도� 하다�.

지질학의 보고, 대포주상절리

주상절리는�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바닷물을� 만나� 급격하게� 식

는� 과정에서� 기둥� 모양으로� 형성된다�.� 대자연은� 용암으로� 거대

한� 절벽을� 반죽해서� 구워냈고�,� 세월과� 파도를� 이용해� 깎고� 다

듬어� 걸작을� 완성했다�.

화산섬인� 제주� 여기저기에는� 이러한� 주상절리가� 곳곳에� 있지

만� 대포주상절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대

포주상절리는� 기둥� 하나의� 높이가� �3�0�~�4�0�m에� 이르고� 그러한�

기둥들이� 만든� 해안이� �3�.�5�k�m나� 펼쳐져� 있다�.� 이러한� 대포주

상절리는� 약� �2�5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2�5만� 년�

전에� 용암이� 냉각·수축되어� 주상절리를� 형성하였고�,� �1만� 년�

전쯤� 해수면이� 현재와� 비슷해지자� 파도의� 침식을� 받아� 절벽의�

구조를� 띠게� 된� 것이다�.� 그리고� 파도의� 침식을� 받은� 정도에� 따

라� 주상절리의� 높이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침식이� 심한� 경우

는� 해수면� 높이까지� 깎여나가기도� 했고�,� 침식을� 거의� 받지� 않

은� 경우는� 주상절리� 원형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기도� 하다�.� 또

한�,� 주상절리의� 중간� 부분만� 차별적으로� 침식� 받아� 버섯바위

처럼� 허리가� 잘록하게� 된� 곳도� 있다�.

이러한� 대포주상절리가� 관광지로� 명성을� 떨친� 것은� 빼어난� 절

경과� 함께� 지질학적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부터다�.� 대포주상

절리는� �2�0�0�5년� �1월에�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어� 보호받

고� 있다�.� 예전에는� 옛� 이름인� ‘지삿개’를� 살려� ‘지삿개� 바위’라

고� 부르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주상절리로� 통한다�.� 한때는� 자

연의� 신비로� 사람들에게� 경외의� 대상이� 되었을� 주상절리가� 이

제는� 용솟음치는� 한라산의� 화산에서� 비롯된� 지질학의� 보고

가� 되었다�.� 동시에� 등줄기에� 관람대가� 놓이고� 관광객들의� 사

38 THE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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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9: "더 제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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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촬영� 명소가� 되었다�.� 관광객으로� 인해� 몸살을� 앓게� 된� 자연

에� 대한� 미안함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오랜� 시간� 인간을� 그

리워해� 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포주상절리를 감상하는 두 가지 방법

화산섬인� 제주� 곳곳에� 주상절리가� 있지만�,� 대포주상절리는� 그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가까이에� 다가가서� 볼� 수� 있

도록� 이동통로와�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주상절리�

관람을� 마치고� 올라가면� 작은� 규모이지만�,� 둘레로� 야자수가�

심겨� 있는�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

으며�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이러한� 대포주상절리대는� 대체

로� 두� 곳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한� 곳은�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주상절리대의�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고�,� 다

른� 하나는� 바다에서� 주상절리대를� 바라보는� 것이다�.

전망대는� 대포주상절리� 바위기둥� 위에� 있다�.� 전망대에� 올라

서면� 묶음으로� 묶어� 놓은� 바위기둥� 다발을� 밟고� 있는� 느낌이

다�.� 우뚝� 솟은� 기둥의� 느낌�,� 천년의� 세월이� 그대로� 발끝에� 전

해져� 온다�.� 자연은� 그대로� 자연이어야� 한다는� 속삭임� 같다�.� 이

러한�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바위는� 벌집� 모양의� 다각형� 모습

이� 선명하다�.� 그� 속에서� 거대한� 벌이라도� 한� 마리� 날갯짓을� 할�

것� 같다�.� 돌이� 저렇게� 각을� 이루며� 기둥처럼� 박혀� 있다는� 사

실이� 신기하다�.� 전망대에서� 시야를� 넓혀� 바다를� 보면� 멀리� 수

평선에서� 밀려온� 파도가� 봄빛을� 실어� 나른다�.� 멀리� 내다보이

는� 바다의� 시원한� 전경은� 마음을� 터주고�,� 수평선� 가까이� 한가

롭게� 떠다니는� 요트와� 배들은�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전망

대의� 난간은� 서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데�,� 이를� 따라� 발걸음

을� 옮기면� 수직으로� 서� 있는� 주상절리의� 모습도� 새롭게� 변한

다�.� 솟구치는� 용트림� 모양으로� 보이기도� 하고�,� 땅에� 박아� 놓

은� 수많은� 말뚝으로� 보이기도� 한다�.� 가끔은� 소나무에� 가려� 검

은� 이무기로� 보이기도� 하고�,� 육각형의� 바위들이� 톱니바퀴처럼�

맴돌기도� 한다�.�

전망대에서� 충분히� 바다를� 감상했다면�,� 바다에서� 대포주상절

리대를� 감상할� 수도� 있다�.� 대포주상절리대� 인근에� 위치한� 퍼

시픽랜드에서는� 요트를� 타고� 인근� 관광지를� 여행하는� 투어상

품을� 마련해놓고� 있다�.� 유럽형� 초호화� 요트투어를� 자랑하는�

이� 상품의�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승무원들의� 깔끔한� 서비스

와� 함께� 바다에서�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주

상절리에� 부서지는� 파도며�,� 기기묘묘하게� 솟구쳐� 있는� 바위기

둥들을� 수면의� 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은� 전망대에서� 관람하는�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주상절리는�

천연의� 요새� 같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상절리의� 무늬�

하나하나를� 어루만지고� 싶은� 욕망을� 뒤로� 한� 채� 다시� 육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파도의� 끊임없는� 방문으로� 시커멓게�

변해버린� 주상절리의� 그리움처럼�,� 그� 언젠가� 다시� 돌아올� 내�

모습도� 그리움으로� 기다려줄까�.

대포주상절리대의 해안을 걷다

대포주상절리대의� 전망대에서� 해안에� 닿는� 길을� 찾기란� 쉽

지� 않다�.� 거대한� 장관과� 함께� 파도의� 일렁임과� 먹돌의� 온기

를� 느끼고� 싶다면�,�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

로� 조금만� 내려가면� 된다�.� 이곳에는� 이미� 한� 쌍의� 연인이� 양

말까지� 벗어� 던진� 채� 파도의� 간지럼과� 먹돌의� 온기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맨발로� 종종걸음을� 걸으며� 해안을� 누비는� 연

인의� 모습� 뒤로� 액자처럼� 펼쳐진�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행복한� 연인의� 미소로� 더욱� 빛나고�,� 먹돌

의� 온기는� 사람의� 체온이� 닿아� 더욱� 따스해진다�.� 진정한� 절경

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인이� 사라지고� 난� 해안을� 걸으며� 주상절리의� 탄생을� 떠올려

본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한라산의� 용암이� 바다를� 만나� 수

증기를� 내뿜으며� 서서히� 굳어가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푸른�

바다에� 용암의� 붉은빛이� 더해져� 바다가� 보석� 같은� 에메랄드�

광채를� 띠게� 된�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상념� 가운데� 바다는� 서

서히� 노을빛으로� 물든다�.�

40 THE JEJU제주 속 숨은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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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조각해 놓은 해안의 궁전대포 주상절리대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해안가에는 돌기둥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아득한 옛날, 용암이 굳어 생성된 대포주상절리대는

세월의 흔적과 자연의 위대함, 조물주의 기기묘묘한 솜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이다. 글 김수석 사진 양주원

제주의 비경을 찾아서

구름을� 얹은� 한라산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성산일출

봉은� 소생의� 계절을� 만나� 바다에� 뿌리를� 내렸다�.� 파도에� 밀려

온� 그리움은� 바람에� 붙잡혀� 마라도에� 머물고�,� 칭얼대는� 고단

한� 세월은�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오름을� 물고� 새근새근� 잠들

어� 있다�.� 그리고� 겹겹이� 쌓아온� 천만년의� 그리움은� 제주의� 해

안에� 병풍처럼� 박혀� 망부석과� 같은� 돌기둥으로� 남았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의� 대포주상절리대는� 속도� 겉도� 검게� 타버

린� 육각기둥들이� 해안선을� 따라� 긴�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리

고� 그� 경계선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에는� 비경을� 감상하기� 위

한�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포주상절리대의� 절벽은� 워

낙� 높고� 가파른지라� 자연이� 만든� 오묘한� 문양을�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는� 없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자연의� 걸작을� 가까이

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검은� 현무암� 기둥에� 푸른� 파도가� 부딪혀� 만들어내는� 하

얀� 포말은� 가슴속� 찌든� 때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절묘한 신의 조각품, 대포주상절리

거대한� 육각형� 모양의� 대포주상절리는� 신이� 깎아놓은� 조각품

인양� 태고의� 장엄함을� 뽐낸다�.� 그리고� 높은� 파도가� 치는� 날에

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대포주상절리의� 육각

형� 절벽들은� 자연이� 스스로� 만들었다고는� 믿기가� 어렵고�,� 그

렇다고� 인간이� 만들었다고� 하기에도� 불가능한� 풍광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모순적인�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은� 대

포주상절리대로� 모여든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육각형의� 돌기둥은� 서로를� 부둥켜안

고� 비바람과� 싸우고� 있다�.� 층을� 이룬� 돌기둥은� 마치� 세월의� 연

륜을� 말해� 주듯�,� 파도와�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고� 서� 있다�.� 다

만� 파도와� 싸워온� 세월만큼� 각자의� 돌기둥도� 그� 크기와� 형상

이� 제각각이다�.� 마치� 사람의� 형상� 같기도� 하고� 망부석� 같기도�

한� 육각형의� 돌기둥을� 바라보고� 있으니� 전설의� 바다에� 온� 느

낌이다�.� 이� 돌기둥들은� 어디에서� 흘러와� 이곳에� 못� 박히게� 된�

것일까�.� 어찌하여� 해안에� 성곽을� 이루고� 육지와� 바다의� 경계

가� 된� 것일까�.� 자연이라는� 석공이� 빚어낸� 조각품은� 비밀스러

운� 사연을� 숨기고� 입을� 다물었다�.� 서귀포� �7�0경의� 한� 곳으로� 대

포동이라고도� 불리는� 대포주상절리대는� 신이� 다듬어� 놓은� 조

각품� 같기도� 하고�,� 해안의� 궁전� 같기도� 하다�.

지질학의 보고, 대포주상절리

주상절리는�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바닷물을� 만나� 급격하게� 식

는� 과정에서� 기둥� 모양으로� 형성된다�.� 대자연은� 용암으로� 거대

한� 절벽을� 반죽해서� 구워냈고�,� 세월과� 파도를� 이용해� 깎고� 다

듬어� 걸작을� 완성했다�.

화산섬인� 제주� 여기저기에는� 이러한� 주상절리가� 곳곳에� 있지

만� 대포주상절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대

포주상절리는� 기둥� 하나의� 높이가� �3�0�~�4�0�m에� 이르고� 그러한�

기둥들이� 만든� 해안이� �3�.�5�k�m나� 펼쳐져� 있다�.� 이러한� 대포주

상절리는� 약� �2�5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2�5만� 년�

전에� 용암이� 냉각·수축되어� 주상절리를� 형성하였고�,� �1만� 년�

전쯤� 해수면이� 현재와� 비슷해지자� 파도의� 침식을� 받아� 절벽의�

구조를� 띠게� 된� 것이다�.� 그리고� 파도의� 침식을� 받은� 정도에� 따

라� 주상절리의� 높이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침식이� 심한� 경우

는� 해수면� 높이까지� 깎여나가기도� 했고�,� 침식을� 거의� 받지� 않

은� 경우는� 주상절리� 원형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기도� 하다�.� 또

한�,� 주상절리의� 중간� 부분만� 차별적으로� 침식� 받아� 버섯바위

처럼� 허리가� 잘록하게� 된� 곳도� 있다�.

이러한� 대포주상절리가� 관광지로� 명성을� 떨친� 것은� 빼어난� 절

경과� 함께� 지질학적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부터다�.� 대포주상

절리는� �2�0�0�5년� �1월에�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어� 보호받

고� 있다�.� 예전에는� 옛� 이름인� ‘지삿개’를� 살려� ‘지삿개� 바위’라

고� 부르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주상절리로� 통한다�.� 한때는� 자

연의� 신비로� 사람들에게� 경외의� 대상이� 되었을� 주상절리가� 이

제는� 용솟음치는� 한라산의� 화산에서� 비롯된� 지질학의� 보고

가� 되었다�.� 동시에� 등줄기에� 관람대가� 놓이고� 관광객들의� 사

38 THE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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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촬영� 명소가� 되었다�.� 관광객으로� 인해� 몸살을� 앓게� 된� 자연

에� 대한� 미안함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오랜� 시간� 인간을� 그

리워해� 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포주상절리를 감상하는 두 가지 방법

화산섬인� 제주� 곳곳에� 주상절리가� 있지만�,� 대포주상절리는� 그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가까이에� 다가가서� 볼� 수� 있

도록� 이동통로와�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주상절리�

관람을� 마치고� 올라가면� 작은� 규모이지만�,� 둘레로� 야자수가�

심겨� 있는�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

으며�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이러한� 대포주상절리대는� 대체

로� 두� 곳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한� 곳은�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주상절리대의�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고�,� 다

른� 하나는� 바다에서� 주상절리대를� 바라보는� 것이다�.

전망대는� 대포주상절리� 바위기둥� 위에� 있다�.� 전망대에� 올라

서면� 묶음으로� 묶어� 놓은� 바위기둥� 다발을� 밟고� 있는� 느낌이

다�.� 우뚝� 솟은� 기둥의� 느낌�,� 천년의� 세월이� 그대로� 발끝에� 전

해져� 온다�.� 자연은� 그대로� 자연이어야� 한다는� 속삭임� 같다�.� 이

러한�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바위는� 벌집� 모양의� 다각형� 모습

이� 선명하다�.� 그� 속에서� 거대한� 벌이라도� 한� 마리� 날갯짓을� 할�

것� 같다�.� 돌이� 저렇게� 각을� 이루며� 기둥처럼� 박혀� 있다는� 사

실이� 신기하다�.� 전망대에서� 시야를� 넓혀� 바다를� 보면� 멀리� 수

평선에서� 밀려온� 파도가� 봄빛을� 실어� 나른다�.� 멀리� 내다보이

는� 바다의� 시원한� 전경은� 마음을� 터주고�,� 수평선� 가까이� 한가

롭게� 떠다니는� 요트와� 배들은�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전망

대의� 난간은� 서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데�,� 이를� 따라� 발걸음

을� 옮기면� 수직으로� 서� 있는� 주상절리의� 모습도� 새롭게� 변한

다�.� 솟구치는� 용트림� 모양으로� 보이기도� 하고�,� 땅에� 박아� 놓

은� 수많은� 말뚝으로� 보이기도� 한다�.� 가끔은� 소나무에� 가려� 검

은� 이무기로� 보이기도� 하고�,� 육각형의� 바위들이� 톱니바퀴처럼�

맴돌기도� 한다�.�

전망대에서� 충분히� 바다를� 감상했다면�,� 바다에서� 대포주상절

리대를� 감상할� 수도� 있다�.� 대포주상절리대� 인근에� 위치한� 퍼

시픽랜드에서는� 요트를� 타고� 인근� 관광지를� 여행하는� 투어상

품을� 마련해놓고� 있다�.� 유럽형� 초호화� 요트투어를� 자랑하는�

이� 상품의�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승무원들의� 깔끔한� 서비스

와� 함께� 바다에서�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주

상절리에� 부서지는� 파도며�,� 기기묘묘하게� 솟구쳐� 있는� 바위기

둥들을� 수면의� 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은� 전망대에서� 관람하는�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주상절리는�

천연의� 요새� 같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상절리의� 무늬�

하나하나를� 어루만지고� 싶은� 욕망을� 뒤로� 한� 채� 다시� 육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파도의� 끊임없는� 방문으로� 시커멓게�

변해버린� 주상절리의� 그리움처럼�,� 그� 언젠가� 다시� 돌아올� 내�

모습도� 그리움으로� 기다려줄까�.

대포주상절리대의 해안을 걷다

대포주상절리대의� 전망대에서� 해안에� 닿는� 길을� 찾기란� 쉽

지� 않다�.� 거대한� 장관과� 함께� 파도의� 일렁임과� 먹돌의� 온기

를� 느끼고� 싶다면�,�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

로� 조금만� 내려가면� 된다�.� 이곳에는� 이미� 한� 쌍의� 연인이� 양

말까지� 벗어� 던진� 채� 파도의� 간지럼과� 먹돌의� 온기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맨발로� 종종걸음을� 걸으며� 해안을� 누비는� 연

인의� 모습� 뒤로� 액자처럼� 펼쳐진�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행복한� 연인의� 미소로� 더욱� 빛나고�,� 먹돌

의� 온기는� 사람의� 체온이� 닿아� 더욱� 따스해진다�.� 진정한� 절경

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인이� 사라지고� 난� 해안을� 걸으며� 주상절리의� 탄생을� 떠올려

본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한라산의� 용암이� 바다를� 만나� 수

증기를� 내뿜으며� 서서히� 굳어가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푸른�

바다에� 용암의� 붉은빛이� 더해져� 바다가� 보석� 같은� 에메랄드�

광채를� 띠게� 된�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상념� 가운데� 바다는� 서

서히� 노을빛으로� 물든다�.�

40 THE JEJU제주 속 숨은 비경

더제주 01-55.indd 40-41 2013-05-22 오후 12:12:56

Page 42: "더 제주" 매거진

샹그릴라 요트, 바다에 반하고절경에 취하고바람이 시원하다. 역시 바닷바람은 제주도다. 뭉게구름

이 초록빛 바다 위로 천천히 흘러간다. 저 멀리 주상절

리대가 병풍처럼 바다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고 바다에

는 유람선이 통통거리며 지나간다. 바람 좋고 햇살 따스

한 날, 매혹적인 제주의 바다에 순백의 요트를 띄워 놓고

무위한 시간을 만끽했다. 글·사진 곽철호 사진제공 퍼시픽랜드

O N T H E S E A

제주의 특별한 레져42 THE JEJU 43

더제주 01-55.indd 42-43 2013-05-22 오후 12:13:00

Page 43: "더 제주" 매거진

샹그릴라 요트, 바다에 반하고절경에 취하고바람이 시원하다. 역시 바닷바람은 제주도다. 뭉게구름

이 초록빛 바다 위로 천천히 흘러간다. 저 멀리 주상절

리대가 병풍처럼 바다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고 바다에

는 유람선이 통통거리며 지나간다. 바람 좋고 햇살 따스

한 날, 매혹적인 제주의 바다에 순백의 요트를 띄워 놓고

무위한 시간을 만끽했다. 글·사진 곽철호 사진제공 퍼시픽랜드

O N T H E S E A

제주의 특별한 레져42 THE JEJU 43

더제주 01-55.indd 42-43 2013-05-22 오후 12:13:00

Page 44: "더 제주" 매거진

44 45THE JEJU

1년 365일 사계절 내내 바다를 향해 떠날 준비가 된 요트를

만날 수 있는 곳. 제주 서귀포의 중문관광단지 퍼시픽랜드이

다. 우리나라 요트 사업면허 1호를 등록한 역사를 지니고 있

는 곳이다. 퍼시픽마리나에서 요트에 승선하면 본격적인 요

트 투어가 시작된다. 요트는 바다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외

부와 화장실, 욕실, 물침대 등 편의시설을 갖춘 내부로 이루

어져 있다. 곳곳에 준비된 먹거리는 모두의 것, 바다낚시 등

즐길 거리도 풍부한 요트 투어이다. 요트 투어는 다른 관광

객과 함께 코스를 돌아보는 퍼블릭 투어와, 단독으로 임대하

여 이용하는 프라이빗 투어가 있다.

“구명조끼� 입으세요�.”� 크루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깨끗하고� 정갈한�

요트에� 서둘러� 첫� 발을� 내딛었다�.� 까만� 선글라스가� 인상적인� 선장으

로부터� 요트� 투어와� 관련된� 설명을� 들으며� 함께� 한� 일행과� 가벼운� 눈

인사를� 주고받는다�.�

잠시� 후�,� 갈매기의� 배웅을� 받으며� 요트는�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

가며� 푸른빛이� 출렁이는� 제주의� 깊고� 푸른� 바다로� 항해를� 시작한다�.�

파도를� 헤치며� 시원스레� 달려가는� 요트를� 타고� 에메랄드빛� 바다로� 나

가는� 것� 자체가� 무척� 설레는� 일이다�.� 요트에� 누워� 붓으로� 그려놓은� 듯

한� 제주의�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잔잔하게� 넘실거리는� 파도�,� 선선한�

바람과� 바다� 냄새가� 기분� 좋다�.�

뱃머리에는� 와인� 한� 잔에� 수평선을� 응시하며� 하염없이� 사색에� 잠겨있

는� 사람�,�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 사랑을� 끊임없이� 속삭이는�

연인�,� 나이� 지긋한� 노부부의� 모습까지� 다양하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

남은� 늘� 활력을� 준다�.

얼마나� 달렸을까�.� 요트� 항해사가� 잠시� 요트를� 멈추고� 설명을� 한다�.�

“저쪽에� 보이는� 것이� 주상절대고요� 한라산도� 보이시죠�?”� 눈앞에� �2�5만�

년� 전� 자연이� 나타났다�.�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오래전� 이야기�.� 그때� 화

산이� 거대한� 모습으로� 폭발했다�.� 출렁이는� 용암들이� 제주의� 파란� 바

다와� 만나� 급속히� 얼어� 그� 표면에서� 아래쪽으로� 수직으로� 갈라지며�

우리나라 요트사업 1호샹그릴라 요트

만들어낸� 기이한� 자연�.� 주상절리와� 마주친� 순간�,� 억겁의� 세월을� 보내

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묵묵함에� 또다시� 마음이� 뭉클하다�.� 지금� 끼

룩� 끼룩� 우는� 저� 바다갈매기가� 그의� 친구가� 되어� 주었을까�.� 저� 멀리� 보

이는� 한라산이� 그를� 내려다보며� 소리� 없는� 소리를� 들어� 주고� 있었을

까�.� �2�5만� 년� 동안� 어떤� 사람들을� 만났을까�.� 누구의� 눈빛을� 보았을까�.�

잠깐� 스쳐가는� 인연들이라도� 거대한� 주상절리의� 위용은� 쉽사리�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웅장한� 자연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요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크루가� 실내에� 있는� 일행을� 밖으로� 불러내더니� 낚싯대를� 손에� 쥐어주

며� 잠깐� 손맛을� 느껴보라고� 주문한다�.� 성질� 급한� 사람은� 벌써� 낚싯대

를� 드리우며� 손목을� 아래위로� 움직인다�.� 물고기를� 유혹하기� 위한� 손짓

이라나�.� 마음은� 이미� 강태공이다�.� 낚싯대를� 넣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입질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신혼여행� 중인� 중국인� 이성걸� 씨는� 제법� 익숙한� 움직임을� 보이더니� 손

바닥만한� 물고기를� 잡아� 올려� 신부� 앞에서� 의기양양하다�.� 낚시를� 처

음� 접해본다는� 김지은� 씨는� 벌써� �3마리째다�.� 오늘의� 낚시왕에� 등극할�

분위기다�.� 어느� 여행객은� 물고기가� 아니라� 시간을� 낚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는� 어린� 치어인� 경우� 바다에� 풀어주고�,� 제법� 큰� 물

고기는� 즉석에서� 싱싱한� 횟감으로� 제공된다�.� 그� 맛이란�.

그렇게� 요트� 위에서� 바다에� 반하고� 절경에� 취하고� 자연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면서� 환상적인� 일몰이� 펼쳐진다�.�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발갛게� 꼬리를� 내리는� 일몰을� 바라보면� 온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요

트�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육지에서� 보는� 것과� 느낌이� 또� 다르다�.� 이

국적이다�.� 제주� 청정� 지역의� 깨끗한� 공기� 덕분인지� 붉게� 물든� 하늘이�

더욱� 선명하고� 신비롭다�.�

지금�,� 바람이� 분다�.

1 이성걸 씨는 현재 심천 삼성SDI 관리부에서, 아내 장애연 씨는 일본기업(NITTO

DENKO) 영업부에서 근무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신혼여행 중으로 요트 위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2 미국에서 건축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지은 씨는 이날 낚시왕에 등극하며 환

한 미소를 보였다.

1 2

제주의 특별한 레져

더제주 01-55.indd 44-45 2013-05-22 오후 12:13:14

Page 45: "더 제주" 매거진

44 45THE JEJU

1년 365일 사계절 내내 바다를 향해 떠날 준비가 된 요트를

만날 수 있는 곳. 제주 서귀포의 중문관광단지 퍼시픽랜드이

다. 우리나라 요트 사업면허 1호를 등록한 역사를 지니고 있

는 곳이다. 퍼시픽마리나에서 요트에 승선하면 본격적인 요

트 투어가 시작된다. 요트는 바다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외

부와 화장실, 욕실, 물침대 등 편의시설을 갖춘 내부로 이루

어져 있다. 곳곳에 준비된 먹거리는 모두의 것, 바다낚시 등

즐길 거리도 풍부한 요트 투어이다. 요트 투어는 다른 관광

객과 함께 코스를 돌아보는 퍼블릭 투어와, 단독으로 임대하

여 이용하는 프라이빗 투어가 있다.

“구명조끼� 입으세요�.”� 크루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깨끗하고� 정갈한�

요트에� 서둘러� 첫� 발을� 내딛었다�.� 까만� 선글라스가� 인상적인� 선장으

로부터� 요트� 투어와� 관련된� 설명을� 들으며� 함께� 한� 일행과� 가벼운� 눈

인사를� 주고받는다�.�

잠시� 후�,� 갈매기의� 배웅을� 받으며� 요트는�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

가며� 푸른빛이� 출렁이는� 제주의� 깊고� 푸른� 바다로� 항해를� 시작한다�.�

파도를� 헤치며� 시원스레� 달려가는� 요트를� 타고� 에메랄드빛� 바다로� 나

가는� 것� 자체가� 무척� 설레는� 일이다�.� 요트에� 누워� 붓으로� 그려놓은� 듯

한� 제주의�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잔잔하게� 넘실거리는� 파도�,� 선선한�

바람과� 바다� 냄새가� 기분� 좋다�.�

뱃머리에는� 와인� 한� 잔에� 수평선을� 응시하며� 하염없이� 사색에� 잠겨있

는� 사람�,�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 사랑을� 끊임없이� 속삭이는�

연인�,� 나이� 지긋한� 노부부의� 모습까지� 다양하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

남은� 늘� 활력을� 준다�.

얼마나� 달렸을까�.� 요트� 항해사가� 잠시� 요트를� 멈추고� 설명을� 한다�.�

“저쪽에� 보이는� 것이� 주상절대고요� 한라산도� 보이시죠�?”� 눈앞에� �2�5만�

년� 전� 자연이� 나타났다�.�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오래전� 이야기�.� 그때� 화

산이� 거대한� 모습으로� 폭발했다�.� 출렁이는� 용암들이� 제주의� 파란� 바

다와� 만나� 급속히� 얼어� 그� 표면에서� 아래쪽으로� 수직으로� 갈라지며�

우리나라 요트사업 1호샹그릴라 요트

만들어낸� 기이한� 자연�.� 주상절리와� 마주친� 순간�,� 억겁의� 세월을� 보내

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묵묵함에� 또다시� 마음이� 뭉클하다�.� 지금� 끼

룩� 끼룩� 우는� 저� 바다갈매기가� 그의� 친구가� 되어� 주었을까�.� 저� 멀리� 보

이는� 한라산이� 그를� 내려다보며� 소리� 없는� 소리를� 들어� 주고� 있었을

까�.� �2�5만� 년� 동안� 어떤� 사람들을� 만났을까�.� 누구의� 눈빛을� 보았을까�.�

잠깐� 스쳐가는� 인연들이라도� 거대한� 주상절리의� 위용은� 쉽사리�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웅장한� 자연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요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크루가� 실내에� 있는� 일행을� 밖으로� 불러내더니� 낚싯대를� 손에� 쥐어주

며� 잠깐� 손맛을� 느껴보라고� 주문한다�.� 성질� 급한� 사람은� 벌써� 낚싯대

를� 드리우며� 손목을� 아래위로� 움직인다�.� 물고기를� 유혹하기� 위한� 손짓

이라나�.� 마음은� 이미� 강태공이다�.� 낚싯대를� 넣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입질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신혼여행� 중인� 중국인� 이성걸� 씨는� 제법� 익숙한� 움직임을� 보이더니� 손

바닥만한� 물고기를� 잡아� 올려� 신부� 앞에서� 의기양양하다�.� 낚시를� 처

음� 접해본다는� 김지은� 씨는� 벌써� �3마리째다�.� 오늘의� 낚시왕에� 등극할�

분위기다�.� 어느� 여행객은� 물고기가� 아니라� 시간을� 낚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는� 어린� 치어인� 경우� 바다에� 풀어주고�,� 제법� 큰� 물

고기는� 즉석에서� 싱싱한� 횟감으로� 제공된다�.� 그� 맛이란�.

그렇게� 요트� 위에서� 바다에� 반하고� 절경에� 취하고� 자연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면서� 환상적인� 일몰이� 펼쳐진다�.�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발갛게� 꼬리를� 내리는� 일몰을� 바라보면� 온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요

트�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육지에서� 보는� 것과� 느낌이� 또� 다르다�.� 이

국적이다�.� 제주� 청정� 지역의� 깨끗한� 공기� 덕분인지� 붉게� 물든� 하늘이�

더욱� 선명하고� 신비롭다�.�

지금�,� 바람이� 분다�.

1 이성걸 씨는 현재 심천 삼성SDI 관리부에서, 아내 장애연 씨는 일본기업(NITTO

DENKO) 영업부에서 근무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신혼여행 중으로 요트 위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2 미국에서 건축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지은 씨는 이날 낚시왕에 등극하며 환

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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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특별한 레져

더제주 01-55.indd 44-45 2013-05-22 오후 12:13:14

Page 46: "더 제주" 매거진

47

올레� �1�0코스의� 시작은� 화순금모래� 해변이다�.� 하지만� 화순해변에서부터� 끝

점인� 모슬포� 항까지는� 약� �1�4킬로미터�.� 대� 여섯� 시간� 정도의� 오랜� 트래킹은�

초보자에게는� 확실히� 무리가� 있다�.� 그래서� 제주도의� 올레길� 중에서도� 바

다와� 오름�,� 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1�0코스�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의� 해

안가� 길을� 따라� 걸었다�.

송악산� 입구에� 다다르기� 까지는� 해안가� 길을� 계속해서� 걷는다�.� 고

운� 모래가� 반짝이는� 해안부터� 다소� 특이한� 화석지대의� 암석� 해안

까지� 다양한� 풍경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이� 재미있다�.� 사계리� 해

정확히는� 산방산� 아래보다�,� 사계포구� 지점에서의� 출발이다�.� 물론�

산방산에서� 출발해� 용머리해안을� 둘러보고� 송악산까지� 걸어도� 좋

다�.� 하지만� 생각보다� 산방산에서� 포구까지의� 걸음� 거리가� 꽤� 걸리

기� 때문에� 약한� 체력의� 소유자라면�,� 사계포구에서부터� 천천히� 거

닐어� 볼� 것을� 추천한다�.� 멀리서� 바라보는� 산방산은� 우뚝� 솟아있

는� 그� 자체가� 절경이다�.� 산방산은� 거대한� 하나의� 용암덩어리� 산으

로� 지금으로부터� �7�,�8�0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 산� 정상에는� 상록수

림으로� 빽빽하고� 암벽에는� 희귀한� 암벽식물들이� 자생한다�.� 그래

서일까�.� 산�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산방산은� 제주도

의� 알려진� 보물이기도� 하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돌� 모양새를� 지닌�

산방산은� 제주도의� 백록담의� 움푹� 패인� 곳과� 맞추면� 들어맞는다

는� 속설이� 있다�.� 한라산� 봉우리에서� 뽑혀져� 나간� 것이� 바로� 이� 산

방산이라는� 이야기다�.�

도착모슬포항 하모체육공원

시작화순금모래해변

퇴적암지대산방연대

설큼바당

사계포구

사계화석발견지

송악산 입구

송악산휴게소

알뜨르비행장

하모해수욕장

산방산 바라보며 걷기

Step

02

01Step

우애 좋은 형제섬을 바라보며 걷는 사계리 해안

아름다운 제주길

올레 초보자를 위한 추천 코스

그 길에 내가 있었네올레 길은 그저 단순한 길이라기보다는 뒤돌아보기의 다른 말처럼 느껴진다. 초록빛 푸릇한 청춘이 흠뻑 느

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 곳에 가면 대단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올 것도 같다. 마치 하나의 성지처럼 느

껴진다고 할까. 하지만, 실제로 올레 길을 가본 사람은 안다. 대 여섯 시간동안 홀로 걷는 그 길이 얼마나

힘이 들고 만만치 않은지 말이다. 그래서 초보 여행자를 위해 비교적 짧고 가장 아름다운 올레 길의 부분

코스를 다녀왔다. 올레길 10코스 일부인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의 길이다.

글·사진 전은영 사진제공 제주관광협회

10 코스 올 레 길 산방산 - 송악산 구간

거리 약 5.5km

소요시간 2시간

올레 10코스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

46 THE JEJU

더제주 01-55.indd 46-47 2013-05-22 오후 12:13:19

Page 47: "더 제주" 매거진

47

올레� �1�0코스의� 시작은� 화순금모래� 해변이다�.� 하지만� 화순해변에서부터� 끝

점인� 모슬포� 항까지는� 약� �1�4킬로미터�.� 대� 여섯� 시간� 정도의� 오랜� 트래킹은�

초보자에게는� 확실히� 무리가� 있다�.� 그래서� 제주도의� 올레길� 중에서도� 바

다와� 오름�,� 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1�0코스�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의� 해

안가� 길을� 따라� 걸었다�.

송악산� 입구에� 다다르기� 까지는� 해안가� 길을� 계속해서� 걷는다�.� 고

운� 모래가� 반짝이는� 해안부터� 다소� 특이한� 화석지대의� 암석� 해안

까지� 다양한� 풍경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이� 재미있다�.� 사계리� 해

정확히는� 산방산� 아래보다�,� 사계포구� 지점에서의� 출발이다�.� 물론�

산방산에서� 출발해� 용머리해안을� 둘러보고� 송악산까지� 걸어도� 좋

다�.� 하지만� 생각보다� 산방산에서� 포구까지의� 걸음� 거리가� 꽤� 걸리

기� 때문에� 약한� 체력의� 소유자라면�,� 사계포구에서부터� 천천히� 거

닐어� 볼� 것을� 추천한다�.� 멀리서� 바라보는� 산방산은� 우뚝� 솟아있

는� 그� 자체가� 절경이다�.� 산방산은� 거대한� 하나의� 용암덩어리� 산으

로� 지금으로부터� �7�,�8�0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 산� 정상에는� 상록수

림으로� 빽빽하고� 암벽에는� 희귀한� 암벽식물들이� 자생한다�.� 그래

서일까�.� 산�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산방산은� 제주도

의� 알려진� 보물이기도� 하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돌� 모양새를� 지닌�

산방산은� 제주도의� 백록담의� 움푹� 패인� 곳과� 맞추면� 들어맞는다

는� 속설이� 있다�.� 한라산� 봉우리에서� 뽑혀져� 나간� 것이� 바로� 이� 산

방산이라는� 이야기다�.�

도착모슬포항 하모체육공원

시작화순금모래해변

퇴적암지대산방연대

설큼바당

사계포구

사계화석발견지

송악산 입구

송악산휴게소

알뜨르비행장

하모해수욕장

산방산 바라보며 걷기

Step

02

01Step

우애 좋은 형제섬을 바라보며 걷는 사계리 해안

아름다운 제주길

올레 초보자를 위한 추천 코스

그 길에 내가 있었네올레 길은 그저 단순한 길이라기보다는 뒤돌아보기의 다른 말처럼 느껴진다. 초록빛 푸릇한 청춘이 흠뻑 느

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 곳에 가면 대단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올 것도 같다. 마치 하나의 성지처럼 느

껴진다고 할까. 하지만, 실제로 올레 길을 가본 사람은 안다. 대 여섯 시간동안 홀로 걷는 그 길이 얼마나

힘이 들고 만만치 않은지 말이다. 그래서 초보 여행자를 위해 비교적 짧고 가장 아름다운 올레 길의 부분

코스를 다녀왔다. 올레길 10코스 일부인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의 길이다.

글·사진 전은영 사진제공 제주관광협회

10 코스 올 레 길 산방산 - 송악산 구간

거리 약 5.5km

소요시간 2시간

올레 10코스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

46 THE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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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8: "더 제주" 매거진

48 THE JEJU

국토� 최남단� 산인� 송악산은� 길고도� 짧은� 이� 길의� 핵심이다�.� 해발�

�1�0�4미터의� 송악산은� 이중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작은� 분화구가� 또� 하나�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처음� 오르기� 전만�

해도� 쉽게� 생각해� 코웃음을� 쳤지만�,� 생각보다� 그리� 만만한� 코스

는� 아니다�.� 깎아지는� 듯한� 해안가� 절벽과� 송악산이� 맞닿은� 오르막

길을� 하나� 둘� 걷다보면� 숨이� 점점� 차오른다�.� 땀이� 이마에� 송골송

골� 맺힐� 때쯤이면�,�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어� 태어나� 가장� 시원함

을� 느낄� 수� 있는� 유쾌한� 코스이기도� 하다�.� 송악산은� 절울이� 오름

이라고도� 불린다�.� 절이란� 제주� 방언으로� 물결이란� 뜻인데� 파도가�

세게� 쳐서� 우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의� 바

람과� 파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가� 바로� 송악산을� 넘는�

이� 길이다�.� 송악산의� 허리를� 지나다보면� 동쪽으로� 뿌옇게� 한라산

이�,� 그리고� 바로� 앞에는� 산방산을� 함께� 볼� 수� 있다�.� 산� 하나에� 몸

을� 놓고� 두� 개의� 산을� 바라다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Step

03

송악산, 길의 마지막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갈까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서일주버스 (산방산 경유) 산방산 하차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사계리행 시외버스 산방산 하차 (약 1시간 반 소요)

더 구경할 건 없을까

산방산 탄산온천 국내 희귀한 탄산온천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국내 온천. 문의 (064) 792-8300

산방산 유람선 유람선을 타고 보다 가까이에서 섬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으며,

잘 알지 못하는 섬에 대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안내사에게 들을 수 있다. 문의 (064) 792-1188

메이즈랜드

위치 제주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3322

입장시간 09:00~18:30 (매표마감은 17:30)

입장료 성인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문의 064-784-3838

메이즈랜드는� 그냥� 미로가� 아닌� 제주의� 삼다인�

돌·바람·해녀를� 형상화� 한� 공간으로� 지난� �2�0�1�1

년� 개장� 이래� �S�B�S� 런닝맨을� 비롯한� 다양한�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받

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미

로공원답게� 돌하르방을� 본뜬� 돌미로�,� 회오리� 모

양의� 바람미로�,� 해녀를� 형상화� 한� 여자미로� 등� 세�

가지� 테마로� 이뤄졌다�.�

태풍이� 회오리치는� 모습을� 한� 바람미로는� 길이가�

�1�3�5�5�m로� 난이도가� 비교적� 낮으며� 피톤치드가� 나

오는� 측백나무를� 심어� 만들었다�.� 길이� �1�4�6�1�m로�

해녀� 모습을� 형상화한� 여자미로는� 동백꽃이� 심어

져� 있어� 수목원에� 온� 느낌이다�.�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효과가� 있는� 랠란디� 나무가� 심어져� 있다�.� �6

만� 덩이의� 제주현무암으로� 만든� 돌미로는� 돌하르

방� 형상으로� 길이가� �2�2�6�1�m�,� 미로에� 쌓은� 돌담� 높

이는� �1�.�8�m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심한�

길치에� 방향� 치라면� 한동안� 헤매고� 못� 나올� 수� 있

지만� 걱정은� 금물�.� 비상용� 번호로� 전화하거나� 돌

담위에� 서� 있는�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미로에서�

탈출할� 수� 있다�.� 돌담에� 보이는� 붉은� 돌은� 송이

와� 흑기석� 분말을� 함유하고� 있어� 원적외선과� 음

이온을� 느낄� 수� 있다�.

미로� 공원의� 동선을� 따라� 돌고� 나면� 두� 시간� 정

도가� 소요된다�.� 미로를� 빠져나와� 소원을� 들어준

다는� 성취의� 종을� 울려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

움이다�.� 세� 가지� 미로를� 전부� 통과하고� 난� 보람이�

종소리와� 함께�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메이즈랜드는� 미로� 체험뿐만� 아니라� 미로의� 역사

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2세기부터� 사

용해� 온� 미로� 유물� �3�8�0여� 점에서부터� 그리스� 신

화� 속� 미로� 탄생을� 담은� 홀로그램�,� 퍼즐·미로� 갤

러리도�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갈림길의 연속, 어떤 쪽 선택하지?

갈림길에 많은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서 있다. 오른쪽과 왼쪽, 어떤 길이든 선택해서 가야 하는데 누구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여기저기서 ‘아’, ‘여기 온 길인데’ 짧은 장탄식이 터져 나온다.

그래도 깔깔 웃는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미로 왕국 ‘메이즈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글·사진 곽철호

아름다운 제주길 스페셜 투어

미로공원 메이즈랜드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하나의� 섬이� 보인다�.� 이� 섬은� 원래�

형제섬으로� 불리는데� 두� 개의� 섬이�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이� 마치�

형제처럼� 나란하게� 서� 있기� 때문이란다�.� 이야기를� 알고� 나니�,� 그�

모습이� 퍽� 다정스러워� 보인다�.� 걷다� 보면� 섬이� 두� 개였다가� 하나로�,�

그리고� 하나에서� 다시� 두� 개�,� 그리고� 세� 개로� 보이기도� 한다�.� 보는�

지점과� 각도에� 따라� 크기가� 달라� 보이는� 것이다�.� 섬의� 모습이� 변하

는� 걸� 보면서만� 걸어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특히� 이� 길의� 코스

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소개될� 정도로� 그� 경치가� 대단하

다�.� 자전거� 도로까지� 마련되어� 있어� 하이킹하기에도� 그만이다�.� 해

안가를� 바라보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데�,� 형제� 해안

로라고도� 불리며�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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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9: "더 제주" 매거진

51

chapter 1.

왜 어승생악인가?

어승생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한라산� 정상에� 가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

체� 코스가� 바로� 어승생악� 오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한에서� 가장� 높다는� 한라산을� 선

뜻� 도전할� 용기는� 나질� 않았다�.� 아직은� 몸과� 마음의�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았기에�.� 백록담까지의� 산행은�

포기하고서라도�,� 대신� 할� 수� 있는� 괜찮은� 산행� 코스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 때� 알게� 된� 것이� 바로� 어승생

악이다�.� 어승생악은� 제주도� 기생� 화산� 중에서� 가장� 큰� 곳이다�.� 어리목� 코스� 입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

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코스�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정상에서는� 백록담의� 모습이� 가까이� 보이고�,� 제

주시와� 오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어승생악을� 오르게� 된� 것이다�.� 한라산

은� 아니지만� 한라산� 정상에� 가장� 가까운� 곳�.� 바로� 어승생악이라는� 이야기이다�.

어승생악� � 코스를� 안내하는� 표지판에는� 왕복� 한� 시간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이� 코스를� 선택한� 다

소� 부실한� 체력의� 소유자라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듯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스는� 끝없이� 이어지는�

목재� 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보슬보슬한� 흙길을� 걷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심술이� 났다�.� 하

지만� 한편으로� 드는� 생각�.

‘흙이나� 돌길이었더라면�,� 훨씬� 힘들었겠지�?� 잘� 된� 거야�.’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처음의� 투덜거림이� 나중의� 안도감으로� 변했다�.� 계단을� 차곡차곡� 올라가는� 길

의� 양� 옆에는� 소나무가� 빼곡하다�.� 그야말로� 주위가� 온통� 숲이다�.� 나무� 밑에는� 제주의� 조릿대가� 무리지어�

빼곡히� 심어져� 있었다�.� 이렇게� 온통� 풀과� 나무로� 가득한데�,� 햇살� 때문인� 지� 꽤� 몸이� 후덥지근하게� 달아올

랐다�.� 오름의� 정상� 직전에� 능선� 코스는� 햇빛을� 피할� 그늘도� 부족해서� 그야말로� 몸이� 뜨거웠다�.� 숨이� 차

chapter 2

어승생악과 마주하다

THE JEJU50 아름다운 제주길

한라산을 가장 먼저 즐기는 그 곳

어승생악 오름그날은 말이지. 아주 해가 쨍쨍하다 못해 짱짱한 날이었어.”누군가 그 날, 내게 어승생악 오름을 물었다면 첫마디로 이

렇게 대답해주고 싶었다. 이 날은 덥고, 더웠고 또 더웠다. 이유는 단순했다. 몸이 무거웠고 바지는 타이트하게 내 하지

정맥들을 감싸고 있었으니까. 1시간 코스의 짤막한 산행일거라 방심한 이유였다. 등산하기 전에 편안한 트레이닝 바지

에 견고한 등산화까지. 완벽하게 풀 착장하는 나였지만, 이 날은 달랐다. 제주도는 막연하게 평화롭고 자유로울 것 같

다는 쓸데없는 착각 때문이었을까. 힘겹고도 땀이 나는 짧은 산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글·사진 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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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0: "더 제주" 매거진

48 THE JEJU

국토� 최남단� 산인� 송악산은� 길고도� 짧은� 이� 길의� 핵심이다�.� 해발�

�1�0�4미터의� 송악산은� 이중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작은� 분화구가� 또� 하나�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처음� 오르기� 전만�

해도� 쉽게� 생각해� 코웃음을� 쳤지만�,� 생각보다� 그리� 만만한� 코스

는� 아니다�.� 깎아지는� 듯한� 해안가� 절벽과� 송악산이� 맞닿은� 오르막

길을� 하나� 둘� 걷다보면� 숨이� 점점� 차오른다�.� 땀이� 이마에� 송골송

골� 맺힐� 때쯤이면�,�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어� 태어나� 가장� 시원함

을� 느낄� 수� 있는� 유쾌한� 코스이기도� 하다�.� 송악산은� 절울이� 오름

이라고도� 불린다�.� 절이란� 제주� 방언으로� 물결이란� 뜻인데� 파도가�

세게� 쳐서� 우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의� 바

람과� 파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가� 바로� 송악산을� 넘는�

이� 길이다�.� 송악산의� 허리를� 지나다보면� 동쪽으로� 뿌옇게� 한라산

이�,� 그리고� 바로� 앞에는� 산방산을� 함께� 볼� 수� 있다�.� 산� 하나에� 몸

을� 놓고� 두� 개의� 산을� 바라다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Step

03

송악산, 길의 마지막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갈까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서일주버스 (산방산 경유) 산방산 하차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사계리행 시외버스 산방산 하차 (약 1시간 반 소요)

더 구경할 건 없을까

산방산 탄산온천 국내 희귀한 탄산온천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국내 온천. 문의 (064) 792-8300

산방산 유람선 유람선을 타고 보다 가까이에서 섬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으며,

잘 알지 못하는 섬에 대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안내사에게 들을 수 있다. 문의 (064) 792-1188

메이즈랜드

위치 제주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3322

입장시간 09:00~18:30 (매표마감은 17:30)

입장료 성인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문의 064-784-3838

메이즈랜드는� 그냥� 미로가� 아닌� 제주의� 삼다인�

돌·바람·해녀를� 형상화� 한� 공간으로� 지난� �2�0�1�1

년� 개장� 이래� �S�B�S� 런닝맨을� 비롯한� 다양한�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받

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미

로공원답게� 돌하르방을� 본뜬� 돌미로�,� 회오리� 모

양의� 바람미로�,� 해녀를� 형상화� 한� 여자미로� 등� 세�

가지� 테마로� 이뤄졌다�.�

태풍이� 회오리치는� 모습을� 한� 바람미로는� 길이가�

�1�3�5�5�m로� 난이도가� 비교적� 낮으며� 피톤치드가� 나

오는� 측백나무를� 심어� 만들었다�.� 길이� �1�4�6�1�m로�

해녀� 모습을� 형상화한� 여자미로는� 동백꽃이� 심어

져� 있어� 수목원에� 온� 느낌이다�.�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효과가� 있는� 랠란디� 나무가� 심어져� 있다�.� �6

만� 덩이의� 제주현무암으로� 만든� 돌미로는� 돌하르

방� 형상으로� 길이가� �2�2�6�1�m�,� 미로에� 쌓은� 돌담� 높

이는� �1�.�8�m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심한�

길치에� 방향� 치라면� 한동안� 헤매고� 못� 나올� 수� 있

지만� 걱정은� 금물�.� 비상용� 번호로� 전화하거나� 돌

담위에� 서� 있는�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미로에서�

탈출할� 수� 있다�.� 돌담에� 보이는� 붉은� 돌은� 송이

와� 흑기석� 분말을� 함유하고� 있어� 원적외선과� 음

이온을� 느낄� 수� 있다�.

미로� 공원의� 동선을� 따라� 돌고� 나면� 두� 시간� 정

도가� 소요된다�.� 미로를� 빠져나와� 소원을� 들어준

다는� 성취의� 종을� 울려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

움이다�.� 세� 가지� 미로를� 전부� 통과하고� 난� 보람이�

종소리와� 함께�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메이즈랜드는� 미로� 체험뿐만� 아니라� 미로의� 역사

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2세기부터� 사

용해� 온� 미로� 유물� �3�8�0여� 점에서부터� 그리스� 신

화� 속� 미로� 탄생을� 담은� 홀로그램�,� 퍼즐·미로� 갤

러리도�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갈림길의 연속, 어떤 쪽 선택하지?

갈림길에 많은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서 있다. 오른쪽과 왼쪽, 어떤 길이든 선택해서 가야 하는데 누구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여기저기서 ‘아’, ‘여기 온 길인데’ 짧은 장탄식이 터져 나온다.

그래도 깔깔 웃는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미로 왕국 ‘메이즈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글·사진 곽철호

아름다운 제주길 스페셜 투어

미로공원 메이즈랜드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하나의� 섬이� 보인다�.� 이� 섬은� 원래�

형제섬으로� 불리는데� 두� 개의� 섬이�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이� 마치�

형제처럼� 나란하게� 서� 있기� 때문이란다�.� 이야기를� 알고� 나니�,� 그�

모습이� 퍽� 다정스러워� 보인다�.� 걷다� 보면� 섬이� 두� 개였다가� 하나로�,�

그리고� 하나에서� 다시� 두� 개�,� 그리고� 세� 개로� 보이기도� 한다�.� 보는�

지점과� 각도에� 따라� 크기가� 달라� 보이는� 것이다�.� 섬의� 모습이� 변하

는� 걸� 보면서만� 걸어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특히� 이� 길의� 코스

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소개될� 정도로� 그� 경치가� 대단하

다�.� 자전거� 도로까지� 마련되어� 있어� 하이킹하기에도� 그만이다�.� 해

안가를� 바라보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데�,� 형제� 해안

로라고도� 불리며�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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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1: "더 제주" 매거진

52 THE JEJU

두� 팔을� 벌리고� 스치는� 바람을� 온� 몸으로� 맞았다�.�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바람이� 춤을� 추고� 있는� 것

이� 느껴졌다�.� 멀리� 눈앞에는� 한라산� 정상과� 갖가지� 봉우리들이� 뿌옇게� 보였다�.� 반대편에는� 건물이� 올망

졸망하게� 모인� 제주시가� 내려다� 보였다�.� 드디어� 정상이었다�.� 해발� �1�,�1�6�9�m� 어승생악� 정상이라는� 비석의�

글자가� 고맙게만� 느껴졌다�.� 오랜만에� 맛보는� 성취감이다�.� 도중에� 포기하는� 것은� 참� 쉬웠다�.� 학원� 수강도�

취소하면� 환불이� 되고�,� 물건도�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빼버리면� 그만인� 세상이니까�.� 뭐든� 처음부터� 끝까

지�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산은� 반드시� 끝을� 볼� 수� 있게� 한다�.� 돌아온� 것이� 아까

워서라도� 중간에�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산이� 좋다�.� 나를� 더� 강인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

아서�.� 내면이� 단단한� 산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으니� 말이다�.� 날씨가� 맑았으면� 더� 잘� 보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잠시�,� 어느새� 정상에서의� 여유를� 즐기기에� 바빴다�.� 눈을� 감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기

만� 해도� 시간이� 부족했다�.� 앞으로� 한� 번� 더� 이곳에� 올� 수� 있다면�,� 돗자리와� 모자� 하나를� 챙겨서� 오를� 것

이다�.� 새벽� 일찍� 나와서� 돗자리� 하나에� 내� 몸을� 누인� 채로� 바람을� 맞을� 수� 있다면�,� 진정한� 어승생악의� 바

람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chapter 3.

산은 산이로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위치 제주 서귀포시 신례리 2014

입장시간 09:00~17:00

입장료 성인 9,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6,000원

문의 064-732-2114

이� 모든� 것은� 불과� �1�0분� 만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게다가� 더� 뒤뚱거리는� 오리들도� 연

달아� 곡예� 길에� 오른다�.� 생각지도� 못했던�,� 서울의� 유명� 동물원에서도� 볼� 수� 없었던� 흑

돼지� 쇼의� 모습이다�.� 휴애리� 자연� 생활� 공원은� 이� 흑돼지� 쇼로� 인해�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S�B�S� 프로그램� �<짝�>에서� 흑돼지� 등에� 번호를� 붙

이고� 경주를� 하는� 모습이� 방영되어�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하지

만�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흑돼지� 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토끼�,� 흑염소�,� 산양�,� 조

랑말� 등� �3�0�0여� 마리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아기돼지와� 토끼�,� 말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큰� 인기다�.� 게다가� 조랑말을� 탈� 수� 있는� 승마체

험�,� �1�0월부터� �1월까지는� 감귤을� 딸� 수� 있는� 체험� 등� 푸짐한�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다�.�

경사를 올라갈 때 무섭지는 않은지?

사실 조금 무서워요. 아직도 외나무길을 오를

때는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한다니까요. 하지

만, 사고는 이제까지 없었어요. 다들 사전 훈련

을 열심히 하고 쇼에 오르는 거니까요. 사실 외

나무 다리를 지나고 난 다음에 미끄럼틀을 타

는 스릴이 있어서 힘들지만은 않아요.

그럼 훈련은 어느 정도 받았나?

20일 정도 받았죠. 처음엔 왜 올라가야 하는지

도 모르고 우왕좌왕했어요. 그런데 눈앞에 있

는 먹이가 너무 먹고 싶은거에요. 그래서 오

르막도 오르고, 외나무 길도 오르는 거죠. 저

는 선별된 돼지에요. 사전 훈련에서 잘 못하는

돼지는 탈락하거든요. 나름의 에이스라고 할까

요? 하하하.

또 다른 프로그램도 볼 수 있는지?

당연하죠. 지금 맹훈련중이랍니다. 어떤 프로

그램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어요. 이건 정말 극

비거든요. 다만, 지금보다 볼거리가 추가되니

까 훨씬 더 재미있을 거에요. 기대하셔도 좋

아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외나무다리를 지날 때마다 막 소리를 지르시는

데 조금 부담스러우니 자제해 주셨으면 해요.

그 때가 정말 집중해야 하는 때거든요. 그리고

먹이를 먹을 때, 손으로 막 건드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때 조금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흑돼지와 가상 만남 인터뷰

미끄럼 타는 아기 돼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스페셜 투어

뒤뚱뒤뚱 흑돼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60도의 경사진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게다가 아슬아슬해 보이는

외나무다리도 통과해 마침내 미끄럼틀로 착지. 시원하게 물을 맞으며 스릴을 즐기고 내려온다. 글·사진 전은영

휴애리 공원 흑돼지 쇼

아름다운 제주길

올라� 헉헉� 거리며� 올라가는데� 하산하는� 한� 등산객과� 마주친다�.�

“정상까지� 멀었나요�?”

“거의� 다� 왔어요�.� 저기가� 정상이에요�.”

다� 왔다는� 등산객의� 알고도� 속는� 거짓말� 같아� 괜히� 물어봤다� 싶기도� 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내딛었을�

뿐인데� 고지대에서� 부는� 청량한� 바람이� 몸을�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 드디어� 정상에� 다다른� 것이었다�.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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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2: "더 제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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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왜 어승생악인가?

어승생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한라산� 정상에� 가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

체� 코스가� 바로� 어승생악� 오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한에서� 가장� 높다는� 한라산을� 선

뜻� 도전할� 용기는� 나질� 않았다�.� 아직은� 몸과� 마음의�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았기에�.� 백록담까지의� 산행은�

포기하고서라도�,� 대신� 할� 수� 있는� 괜찮은� 산행� 코스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 때� 알게� 된� 것이� 바로� 어승생

악이다�.� 어승생악은� 제주도� 기생� 화산� 중에서� 가장� 큰� 곳이다�.� 어리목� 코스� 입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

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코스�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정상에서는� 백록담의� 모습이� 가까이� 보이고�,� 제

주시와� 오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어승생악을� 오르게� 된� 것이다�.� 한라산

은� 아니지만� 한라산� 정상에� 가장� 가까운� 곳�.� 바로� 어승생악이라는� 이야기이다�.

어승생악� � 코스를� 안내하는� 표지판에는� 왕복� 한� 시간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이� 코스를� 선택한� 다

소� 부실한� 체력의� 소유자라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듯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스는� 끝없이� 이어지는�

목재� 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보슬보슬한� 흙길을� 걷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심술이� 났다�.� 하

지만� 한편으로� 드는� 생각�.

‘흙이나� 돌길이었더라면�,� 훨씬� 힘들었겠지�?� 잘� 된� 거야�.’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처음의� 투덜거림이� 나중의� 안도감으로� 변했다�.� 계단을� 차곡차곡� 올라가는� 길

의� 양� 옆에는� 소나무가� 빼곡하다�.� 그야말로� 주위가� 온통� 숲이다�.� 나무� 밑에는� 제주의� 조릿대가� 무리지어�

빼곡히� 심어져� 있었다�.� 이렇게� 온통� 풀과� 나무로� 가득한데�,� 햇살� 때문인� 지� 꽤� 몸이� 후덥지근하게� 달아올

랐다�.� 오름의� 정상� 직전에� 능선� 코스는� 햇빛을� 피할� 그늘도� 부족해서� 그야말로� 몸이� 뜨거웠다�.� 숨이� 차

chapter 2

어승생악과 마주하다

THE JEJU50 아름다운 제주길

한라산을 가장 먼저 즐기는 그 곳

어승생악 오름그날은 말이지. 아주 해가 쨍쨍하다 못해 짱짱한 날이었어.”누군가 그 날, 내게 어승생악 오름을 물었다면 첫마디로 이

렇게 대답해주고 싶었다. 이 날은 덥고, 더웠고 또 더웠다. 이유는 단순했다. 몸이 무거웠고 바지는 타이트하게 내 하지

정맥들을 감싸고 있었으니까. 1시간 코스의 짤막한 산행일거라 방심한 이유였다. 등산하기 전에 편안한 트레이닝 바지

에 견고한 등산화까지. 완벽하게 풀 착장하는 나였지만, 이 날은 달랐다. 제주도는 막연하게 평화롭고 자유로울 것 같

다는 쓸데없는 착각 때문이었을까. 힘겹고도 땀이 나는 짧은 산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글·사진 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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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3: "더 제주" 매거진

52 THE JEJU

두� 팔을� 벌리고� 스치는� 바람을� 온� 몸으로� 맞았다�.�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바람이� 춤을� 추고� 있는� 것

이� 느껴졌다�.� 멀리� 눈앞에는� 한라산� 정상과� 갖가지� 봉우리들이� 뿌옇게� 보였다�.� 반대편에는� 건물이� 올망

졸망하게� 모인� 제주시가� 내려다� 보였다�.� 드디어� 정상이었다�.� 해발� �1�,�1�6�9�m� 어승생악� 정상이라는� 비석의�

글자가� 고맙게만� 느껴졌다�.� 오랜만에� 맛보는� 성취감이다�.� 도중에� 포기하는� 것은� 참� 쉬웠다�.� 학원� 수강도�

취소하면� 환불이� 되고�,� 물건도�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빼버리면� 그만인� 세상이니까�.� 뭐든� 처음부터� 끝까

지�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산은� 반드시� 끝을� 볼� 수� 있게� 한다�.� 돌아온� 것이� 아까

워서라도� 중간에�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산이� 좋다�.� 나를� 더� 강인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

아서�.� 내면이� 단단한� 산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으니� 말이다�.� 날씨가� 맑았으면� 더� 잘� 보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잠시�,� 어느새� 정상에서의� 여유를� 즐기기에� 바빴다�.� 눈을� 감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기

만� 해도� 시간이� 부족했다�.� 앞으로� 한� 번� 더� 이곳에� 올� 수� 있다면�,� 돗자리와� 모자� 하나를� 챙겨서� 오를� 것

이다�.� 새벽� 일찍� 나와서� 돗자리� 하나에� 내� 몸을� 누인� 채로� 바람을� 맞을� 수� 있다면�,� 진정한� 어승생악의� 바

람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chapter 3.

산은 산이로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위치 제주 서귀포시 신례리 2014

입장시간 09:00~17:00

입장료 성인 9,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6,000원

문의 064-732-2114

이� 모든� 것은� 불과� �1�0분� 만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게다가� 더� 뒤뚱거리는� 오리들도� 연

달아� 곡예� 길에� 오른다�.� 생각지도� 못했던�,� 서울의� 유명� 동물원에서도� 볼� 수� 없었던� 흑

돼지� 쇼의� 모습이다�.� 휴애리� 자연� 생활� 공원은� 이� 흑돼지� 쇼로� 인해�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S�B�S� 프로그램� �<짝�>에서� 흑돼지� 등에� 번호를� 붙

이고� 경주를� 하는� 모습이� 방영되어�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하지

만�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흑돼지� 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토끼�,� 흑염소�,� 산양�,� 조

랑말� 등� �3�0�0여� 마리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아기돼지와� 토끼�,� 말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큰� 인기다�.� 게다가� 조랑말을� 탈� 수� 있는� 승마체

험�,� �1�0월부터� �1월까지는� 감귤을� 딸� 수� 있는� 체험� 등� 푸짐한�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다�.�

경사를 올라갈 때 무섭지는 않은지?

사실 조금 무서워요. 아직도 외나무길을 오를

때는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한다니까요. 하지

만, 사고는 이제까지 없었어요. 다들 사전 훈련

을 열심히 하고 쇼에 오르는 거니까요. 사실 외

나무 다리를 지나고 난 다음에 미끄럼틀을 타

는 스릴이 있어서 힘들지만은 않아요.

그럼 훈련은 어느 정도 받았나?

20일 정도 받았죠. 처음엔 왜 올라가야 하는지

도 모르고 우왕좌왕했어요. 그런데 눈앞에 있

는 먹이가 너무 먹고 싶은거에요. 그래서 오

르막도 오르고, 외나무 길도 오르는 거죠. 저

는 선별된 돼지에요. 사전 훈련에서 잘 못하는

돼지는 탈락하거든요. 나름의 에이스라고 할까

요? 하하하.

또 다른 프로그램도 볼 수 있는지?

당연하죠. 지금 맹훈련중이랍니다. 어떤 프로

그램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어요. 이건 정말 극

비거든요. 다만, 지금보다 볼거리가 추가되니

까 훨씬 더 재미있을 거에요. 기대하셔도 좋

아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외나무다리를 지날 때마다 막 소리를 지르시는

데 조금 부담스러우니 자제해 주셨으면 해요.

그 때가 정말 집중해야 하는 때거든요. 그리고

먹이를 먹을 때, 손으로 막 건드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때 조금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흑돼지와 가상 만남 인터뷰

미끄럼 타는 아기 돼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스페셜 투어

뒤뚱뒤뚱 흑돼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60도의 경사진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게다가 아슬아슬해 보이는

외나무다리도 통과해 마침내 미끄럼틀로 착지. 시원하게 물을 맞으며 스릴을 즐기고 내려온다. 글·사진 전은영

휴애리 공원 흑돼지 쇼

아름다운 제주길

올라� 헉헉� 거리며� 올라가는데� 하산하는� 한� 등산객과� 마주친다�.�

“정상까지� 멀었나요�?”

“거의� 다� 왔어요�.� 저기가� 정상이에요�.”

다� 왔다는� 등산객의� 알고도� 속는� 거짓말� 같아� 괜히� 물어봤다� 싶기도� 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내딛었을�

뿐인데� 고지대에서� 부는� 청량한� 바람이� 몸을�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 드디어� 정상에� 다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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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4: "더 제주" 매거진

54 THE JEJU

아무리� 도심에� 나무가� 없다� 하더라도�,� 가만히�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자연이라� 부르는� 것� 중에� 나무만큼� 사

람과� 가까이�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묵묵히� 그� 옆을�

지키고� 있는� 나무�.� 예로부터� 사람이� 사는� 마을�

입구에는� 큰� 나무들이� 으레� 있었다�.� 그것은� 제

주도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주도엔� 노거수들

이� 많은� 편이다�.� 아직� 시골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무를� 잘�

지켜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주의� 많은� 나무

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느티나무’� 는� 주로� 따뜻한� 지방에� 분포되어� 있

는� 나무이다�.�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도에� 느티

나무가� 있는� 것은� 당연지사� 일� 것이나� 생각� 보

다� 느티나무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느티나

무는� 자라면서�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전체적으

로� 둥근�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뜨거운� 여름날�,�

느티나무� 아래에� 있으면� 꽤� 넓게� 자리한� 그늘

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쉼터역할을� 하는� 정

자나무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줄기가� 굵

고� 수명이� 길어서� 마을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당산나무로� 보호를� 받아� 왔다�.� ‘성읍리� 느티나

무’� 의� 나이는� �1�,�0�0�0년으로� 추정된다�.� 감히� 상

상할� 수도� 없는� 그� 오랜� 시간동안� 이� 자리를� 지

키고� 있었던� 것이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성읍리� 느티나무’�

를� 찾은� 것은� 늦봄이� 지나�,� 초여름이� 다가오는�

계절에만� 볼� 수� 있는� 예쁜� 초록색� 잎이� 그리워

서다�.� 유난히� 길었던� 지난겨울을� 보내고�,� 짧게�

찾아� 온� 봄을� 지나면서� 알지� 못하는� 사이� 여름

이� 성큼� 찾아올까봐� 부지런을� 떨며� 나무를� 찾

았다�.� 물론� 봄에도� 여름에도� 나뭇잎은� 아름답

지만�,� 앳된� 초록색� 잎을� 지나� 아주� 짙은� 녹색

을� 띄기� 전의� 잎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다�.�

아무리�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색상의� 물감을� 만

들어� 내도�,� 자연의� 색을� 따라올� 수� 없음은� 이�

다양한� 빛을�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특

히� 느티나무는� 잎이� 우거진� 이� 계절에� 가장� 아

름답게� 그� 자태를� 드러낸다�.

성읍리의 ‘느티나무’

아무� 생각� 없이� 가던� 길을� 걷는� 다면�,� 쉽게� 놓

치는� 풍경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세상을� 관찰하며� 걷는다면�,� 모든� 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성읍리는� 현재� 민속마을로� 지정되어� 적지� 않은�

관광객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나무를� 조금�

성읍리 느티나무

천년의 세월을 품은 나무

나무 만나러 가는 길

제주의 나무를 찾아서

우리는 때로 특별한 나무들을 보기 위해 길을 떠난다.

계절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꽃나무들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꽃나무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을 묵묵히 한 자리에서 마을을 지켰던 나무.

그 특별한 나무를 만나러 제주도의 길을 누빈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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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THE JEJU

아무리� 도심에� 나무가� 없다� 하더라도�,� 가만히�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자연이라� 부르는� 것� 중에� 나무만큼� 사

람과� 가까이�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묵묵히� 그� 옆을�

지키고� 있는� 나무�.� 예로부터� 사람이� 사는� 마을�

입구에는� 큰� 나무들이� 으레� 있었다�.� 그것은� 제

주도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주도엔� 노거수들

이� 많은� 편이다�.� 아직� 시골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무를� 잘�

지켜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주의� 많은� 나무

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느티나무’� 는� 주로� 따뜻한� 지방에� 분포되어� 있

는� 나무이다�.�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도에� 느티

나무가� 있는� 것은� 당연지사� 일� 것이나� 생각� 보

다� 느티나무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느티나

무는� 자라면서�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전체적으

로� 둥근�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뜨거운� 여름날�,�

느티나무� 아래에� 있으면� 꽤� 넓게� 자리한� 그늘

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쉼터역할을� 하는� 정

자나무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줄기가� 굵

고� 수명이� 길어서� 마을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당산나무로� 보호를� 받아� 왔다�.� ‘성읍리� 느티나

무’� 의� 나이는� �1�,�0�0�0년으로� 추정된다�.� 감히� 상

상할� 수도� 없는� 그� 오랜� 시간동안� 이� 자리를� 지

키고� 있었던� 것이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성읍리� 느티나무’�

를� 찾은� 것은� 늦봄이� 지나�,� 초여름이� 다가오는�

계절에만� 볼� 수� 있는� 예쁜� 초록색� 잎이� 그리워

서다�.� 유난히� 길었던� 지난겨울을� 보내고�,� 짧게�

찾아� 온� 봄을� 지나면서� 알지� 못하는� 사이� 여름

이� 성큼� 찾아올까봐� 부지런을� 떨며� 나무를� 찾

았다�.� 물론� 봄에도� 여름에도� 나뭇잎은� 아름답

지만�,� 앳된� 초록색� 잎을� 지나� 아주� 짙은� 녹색

을� 띄기� 전의� 잎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다�.�

아무리�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색상의� 물감을� 만

들어� 내도�,� 자연의� 색을� 따라올� 수� 없음은� 이�

다양한� 빛을�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특

히� 느티나무는� 잎이� 우거진� 이� 계절에� 가장� 아

름답게� 그� 자태를� 드러낸다�.

성읍리의 ‘느티나무’

아무� 생각� 없이� 가던� 길을� 걷는� 다면�,� 쉽게� 놓

치는� 풍경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세상을� 관찰하며� 걷는다면�,� 모든� 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성읍리는� 현재� 민속마을로� 지정되어� 적지� 않은�

관광객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나무를� 조금�

성읍리 느티나무

천년의 세월을 품은 나무

나무 만나러 가는 길

제주의 나무를 찾아서

우리는 때로 특별한 나무들을 보기 위해 길을 떠난다.

계절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꽃나무들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꽃나무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을 묵묵히 한 자리에서 마을을 지켰던 나무.

그 특별한 나무를 만나러 제주도의 길을 누빈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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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6: "더 제주" 매거진

56 THE JEJU

김광석의 음악은 감독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 김광석의� 음악은� 제� 시대

의� 감성이었어요�.� 그의� 음악을� 통해� 저를� 포함한� 당대의� 젊은이들이� 감성

을� 끌어올릴� 수� 있었어요�.� 김광석의� 음악은� 그렇게� 시대의� 감성을� 자극하

면서도�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 현재까지도� 깊은� 감동을� 전해주고� 있어요�.

김광석의 노래 중 특별히 좋아하시는 곡이 있다면?� � �<서른� 즈음에�>를�

좋아해요�.� 지금은�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이지만�,�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생각나는� 노래인� 거� 같아요�.� 제가� 서른� 즈음에� 못� 느꼈던� 가사의� 의

미를� 세월이� 더� 흐르면서� 느끼고� 있어요�.

김광석의 노래를 편곡하시면서 주안점을 두신 것이 있나요?� � 철저하게�

드라마에� 맞추려고� 했어요�.� 김광석의� 통기타와� 하모니카의� 정서도� 매혹

적이지만�,� �2시간�3�0분의� 극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다소� 과감한� 편곡도� 필

요했어요�.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행복’과 ‘제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제가� 생

각하는� ‘행복’의� 의미부터� 말하자면�,� 저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안�

하고� 싶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자�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그

런� 의미에서� 음악은� 제게� 큰�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거� 같아요�(웃음�)�.�

그리고� ‘제주’는� 제가� 혼자서� 여행하기를� 즐기는� 곳이에요�.� �1년에� 한� 번

쯤은� 꼭� 혼자서� 여행을� 가요�.� 제주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이� 보이지� 않아�,�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을� 줘요�.� 평화롭고� 한적한� 제주의�

오후가� 그리워지네요�.

뮤지컬 ‘그날들’은 故 김광석의 26곡을 소재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다.

장소영 음악감독은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서른 즈음에’ 등의 명곡들을 마법 같은 편곡으로

극에 완벽히 녹여냈다. 장 감독이 재해석해 낸 김광석의 곡들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그날’이 이미 우리 곁에 와있음을 깨닫게 된다.

글 김수석� � 사진제공 더맘

행복은뮤지컬<그날들>의 장소영 음악감독에게

지나쳐서� 길을� 걷다보면� 몇몇� 음식점들을� 만

날� 수� 있는데�,� 관광버스가� 많은� 것을� 보니�,� 제

법�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이� 느티나무도� 코스�

중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나무를� 찾은�

날�,�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오랜� 시간동안� 나무

를� 찾는� 이는� 없었다�.�

‘성읍리� 느티나무’� 가� 천년의� 시간동안� 이곳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누군가라도� 잠시�

멈춰� 서서� 시간이� 흐른다는� 것�,� 묵묵히� 그� 자

리를� 지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는� 일

일� 것이다�.

세상에� 장미꽃은� 많지만�,� 어린왕자에게� 단� 한�

송이의� 장미만이� 의미가� 있었듯이� 수많은� 느티

나무들이� 마을의� 입구를� 지키고� 있었겠지만�,� ‘

성읍리� 느티나무’� 는�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의

미였을까�.� 또� 느티나무에게� 이곳에� 서�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주변을� 둘러보니� 느티

나무� 앞에는� ‘일관헌’이� 자리하고� 있다�.� ‘일관

헌’은� 조선시대� 정의현감이� 집무하던� 청사였다�.�

나무는� 저� 너머� 일관헌의� 모습을� 지켜보며�,� 마

을을� 다스리는� 이를� 감찰했을까�.� 그리고� 일관

헌에� 있는� 이들은� 이� 느티나무를�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곤� 했을까�.� 그리고� 세월이� 흘러� 십�

수� 년� 전�,� 이� 느티나무는� 누군가와� 약속을� 정

할� 때� 그� 장소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누군가에

겐�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아지트가� 되어�

주진� 않았을까�.� 여름엔� 들마루를� 놓고� 그늘을�

즐기며� 쉬는� 곳이지� 않았을까�.� 나무� 그늘� 아래

서� 할아버지들이� 도란도란� 바둑을� 두고� 있지

는� 않았을까�.�

도대체� 이� 느티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보내며�

얼마나� 많은� 이들을� 만나고�,� 많은� 사건들을� 바

라보며� 웃고� 웃었을까�.� 나무� 앞에� 펼쳐졌을� 일

들을� 상상해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

니었다�.�

느티나무를� 처음� 심었던� 사람을� 알� 수� 는� 없지

만�,� 그도� 이� 나무가� 이렇게� 오랜� 시간� 살아�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빛이� 날� 줄� 몰랐을� 것이

다�.� 제주의�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며� 여전히� 마

을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 그� 나무가� 오래도

록�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여행자에게� 이야기

를� 들려준다�.�

당장� 눈앞에� 그려진� 고민�,� 슬픔�,� 좌절들은� 어

쩜� 곧� 지나갈� 것이고� 뒤돌아보면�,� 그것들이� 마

음의� 키와� 넓이를� 조금� 더� 키우는� 일이� 될� 것

이라고�.� 처음� 시작하는� 일�,� 이� 일의� 끝이� 어떻

게� 될지� 모르나�,� 이� 느티나무처럼� 묵묵히� 최선

을� 다한다면�,� 누구도� 알� 수� 없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 믿어보라고�.�

제주의 나무를 찾아서 명사가 기억하는 제주 57

더제주 54-96.indd 56-57 2013-05-22 오후 12:16:41

Page 57: "더 제주" 매거진

56 THE JEJU

김광석의 음악은 감독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 김광석의� 음악은� 제� 시대

의� 감성이었어요�.� 그의� 음악을� 통해� 저를� 포함한� 당대의� 젊은이들이� 감성

을� 끌어올릴� 수� 있었어요�.� 김광석의� 음악은� 그렇게� 시대의� 감성을� 자극하

면서도�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 현재까지도� 깊은� 감동을� 전해주고� 있어요�.

김광석의 노래 중 특별히 좋아하시는 곡이 있다면?� � �<서른� 즈음에�>를�

좋아해요�.� 지금은�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이지만�,�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생각나는� 노래인� 거� 같아요�.� 제가� 서른� 즈음에� 못� 느꼈던� 가사의� 의

미를� 세월이� 더� 흐르면서� 느끼고� 있어요�.

김광석의 노래를 편곡하시면서 주안점을 두신 것이 있나요?� � 철저하게�

드라마에� 맞추려고� 했어요�.� 김광석의� 통기타와� 하모니카의� 정서도� 매혹

적이지만�,� �2시간�3�0분의� 극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다소� 과감한� 편곡도� 필

요했어요�.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행복’과 ‘제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제가� 생

각하는� ‘행복’의� 의미부터� 말하자면�,� 저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안�

하고� 싶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자�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그

런� 의미에서� 음악은� 제게� 큰�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거� 같아요�(웃음�)�.�

그리고� ‘제주’는� 제가� 혼자서� 여행하기를� 즐기는� 곳이에요�.� �1년에� 한� 번

쯤은� 꼭� 혼자서� 여행을� 가요�.� 제주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이� 보이지� 않아�,�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을� 줘요�.� 평화롭고� 한적한� 제주의�

오후가� 그리워지네요�.

뮤지컬 ‘그날들’은 故 김광석의 26곡을 소재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다.

장소영 음악감독은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서른 즈음에’ 등의 명곡들을 마법 같은 편곡으로

극에 완벽히 녹여냈다. 장 감독이 재해석해 낸 김광석의 곡들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그날’이 이미 우리 곁에 와있음을 깨닫게 된다.

글 김수석� � 사진제공 더맘

행복은뮤지컬<그날들>의 장소영 음악감독에게

지나쳐서� 길을� 걷다보면� 몇몇� 음식점들을� 만

날� 수� 있는데�,� 관광버스가� 많은� 것을� 보니�,� 제

법�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이� 느티나무도� 코스�

중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나무를� 찾은�

날�,�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오랜� 시간동안� 나무

를� 찾는� 이는� 없었다�.�

‘성읍리� 느티나무’� 가� 천년의� 시간동안� 이곳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누군가라도� 잠시�

멈춰� 서서� 시간이� 흐른다는� 것�,� 묵묵히� 그� 자

리를� 지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는� 일

일� 것이다�.

세상에� 장미꽃은� 많지만�,� 어린왕자에게� 단� 한�

송이의� 장미만이� 의미가� 있었듯이� 수많은� 느티

나무들이� 마을의� 입구를� 지키고� 있었겠지만�,� ‘

성읍리� 느티나무’� 는�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의

미였을까�.� 또� 느티나무에게� 이곳에� 서�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주변을� 둘러보니� 느티

나무� 앞에는� ‘일관헌’이� 자리하고� 있다�.� ‘일관

헌’은� 조선시대� 정의현감이� 집무하던� 청사였다�.�

나무는� 저� 너머� 일관헌의� 모습을� 지켜보며�,� 마

을을� 다스리는� 이를� 감찰했을까�.� 그리고� 일관

헌에� 있는� 이들은� 이� 느티나무를�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곤� 했을까�.� 그리고� 세월이� 흘러� 십�

수� 년� 전�,� 이� 느티나무는� 누군가와� 약속을� 정

할� 때� 그� 장소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누군가에

겐�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아지트가� 되어�

주진� 않았을까�.� 여름엔� 들마루를� 놓고� 그늘을�

즐기며� 쉬는� 곳이지� 않았을까�.� 나무� 그늘� 아래

서� 할아버지들이� 도란도란� 바둑을� 두고� 있지

는� 않았을까�.�

도대체� 이� 느티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보내며�

얼마나� 많은� 이들을� 만나고�,� 많은� 사건들을� 바

라보며� 웃고� 웃었을까�.� 나무� 앞에� 펼쳐졌을� 일

들을� 상상해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

니었다�.�

느티나무를� 처음� 심었던� 사람을� 알� 수� 는� 없지

만�,� 그도� 이� 나무가� 이렇게� 오랜� 시간� 살아�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빛이� 날� 줄� 몰랐을� 것이

다�.� 제주의�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며� 여전히� 마

을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 그� 나무가� 오래도

록�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여행자에게� 이야기

를� 들려준다�.�

당장� 눈앞에� 그려진� 고민�,� 슬픔�,� 좌절들은� 어

쩜� 곧� 지나갈� 것이고� 뒤돌아보면�,� 그것들이� 마

음의� 키와� 넓이를� 조금� 더� 키우는� 일이� 될� 것

이라고�.� 처음� 시작하는� 일�,� 이� 일의� 끝이� 어떻

게� 될지� 모르나�,� 이� 느티나무처럼� 묵묵히� 최선

을� 다한다면�,� 누구도� 알� 수� 없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 믿어보라고�.�

제주의 나무를 찾아서 명사가 기억하는 제주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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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8: "더 제주" 매거진

59

아시아 최대규모의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 제주

신비로운 제주바다를 체험하다

해양의 신비가 가득한 아름다운 섬 제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이 있다.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복합 테마파크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소개한다.

글 김수석 사진제공 아쿠플라넷 제주(

제주국제공항에서� �1시간여� 동안� 차를� 몰아� 도착한� 섭지코지�.� 이곳을� 찾

은� 관람객은� 탁� 트인� 에메랄드빛� 바다와� 웅장한� 성산일출봉의� 절경에� 절

로� 감탄사를� 쏟아내게� 된다�.� 아쿠아플라넷은� 이처럼� 아름다운� 섭지코지

의� 해안선을� 따라� 지어졌다�.� 로비로� 들어서면� 성산일출봉과� 마주하는� 풍

광이� 액자에� 담긴� 그림처럼� 다가온다�.� 이곳에서� 그냥� 멈춰선� 채� 커피를�

마시면서� 제주의� 바다를�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지만�,� 절경이� 선

사하는� 가슴� 벅찬� 감동은� 이내� 해저탐험의� 설렘으로� 이어진다�.

제주와 오대양의 바다를 재현

세계의� 바다를� 담은� 아쿠아리움�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작년� �7월�

제주� 섭지코지에� 문을� 연� 아시아� 최대규모의� 아쿠아리움이다�.� 아쿠아플

라넷은� 물을� 상징하는� ‘아쿠아�(�a�q�u�a�)’와� 행성을� 뜻하는� ‘플라넷�(�p�l�a�n�e�t�)’

의� 합성어로� 바다의� 웅장함�,� 해양� 첨단과학과� 인간의� 만남을� 표현한다�.�

웅장한� 규모에� 걸맞게� 전시된� 바다생물도� 다양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

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인류의� 공생’이란� 테마로� 전시된� 이곳의� 생물은�

총� �5�0�0여종� �4만�8�0�0�0여� 마리에� 달한다�.� 국내� 최초로� 반입된� 마타레이�(쥐

가오리�)를� 비롯해� 돌고래�,� 대형� 상어�,� 거대� 흑가물치�,� �1만� 마리에� 달하는�

정어리� 등� 수많은� 해양생물이� 살아� 숨� 쉬고� 있어� 그야말로� 교육�문화�엔

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테마파크라� 할� 만하다�.

겉보기에는� 건물이� �1개� 단층으로� 보이지만� 실제� 내부는� 지하� �1층�,� 지상� �2

층� 구조로� 이뤄져� 있고� 층마다�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로비에� 들어

서면� 우선� �5�m가량� 넓게� 펼쳐진� 오색의� ‘문섬� 수조’가� 관람객을� 반갑게� 맞

이한다�.� 이는� 제주도에서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문섬을� 재현한�

것으로�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귀여운� 열대어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이

어� 입구로� 향하면� 원통기둥을� 대각선으로� 깎아낸� 듯한� 대형수조� �5개가�

일직선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1층의� 메인� 수조인� ‘파이브� 오

션스�(�F�i�v�e� �O�c�e�a�n�s�)’이다�.� 이곳은� 북극해와�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남극

해� 등� �5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바다를� 대표하는� 생물들이� 볼

거리를� 선사한다�.� 수조는�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비스듬하게� 배치하여�

해양생물을� 보다�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 ‘하버� 플라넷’에서

는� 참물범� �2마리가� 일반수조와� 원형수조�,� 지상층� 수조를� 자유롭게� 돌아

다니고� ‘펭귄� 플라넷’은� 펭귄들이� 유리� 너머로� 날아다니듯� 헤엄친다�.� 파

이브오션스를� 지나면� 주상절리를� 원형� 그대로� 재현한� ‘주상절리� 터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짙은� 회색의� 주상절리층� 가운데에는� �1�0개의� 특수수

조가� 설치돼� 있으며�,� 이� 안에는� 천지연폭포에서� 발견된� 무태장어�,� 버들

치�,� 참붕어� 등� 제주� 민물고기가� 전시돼� 있다�.�

특히� 지하� �1층에� 만들어진� ‘제주의� 바다’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백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으로� 관람� 창� 크기만� �2�3�m�,� 높이� �8�.�5�m에� 이른

다�.� 너스� 샤크�,� 만타레이�,� 이글레이�,� 동수구리� 등� �5�0여종의� 대형� 생물들

이� 이곳의� 주인이다�.� �1�,�0�0�0여� 마리의� 줄고등어가� 군무를� 이루고� �3�m에� 달

하는� 너스샤크와� 만타가오리�,� 매가오리� 무리가� 피시� 볼을� 통과하는� 모습

58 THE JEJU제주의 테마파크

더제주 54-96.indd 58-59 2013-05-22 오후 12:16:48

Page 59: "더 제주" 매거진

59

아시아 최대규모의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 제주

신비로운 제주바다를 체험하다

해양의 신비가 가득한 아름다운 섬 제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이 있다.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복합 테마파크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소개한다.

글 김수석 사진제공 아쿠플라넷 제주(

제주국제공항에서� �1시간여� 동안� 차를� 몰아� 도착한� 섭지코지�.� 이곳을� 찾

은� 관람객은� 탁� 트인� 에메랄드빛� 바다와� 웅장한� 성산일출봉의� 절경에� 절

로� 감탄사를� 쏟아내게� 된다�.� 아쿠아플라넷은� 이처럼� 아름다운� 섭지코지

의� 해안선을� 따라� 지어졌다�.� 로비로� 들어서면� 성산일출봉과� 마주하는� 풍

광이� 액자에� 담긴� 그림처럼� 다가온다�.� 이곳에서� 그냥� 멈춰선� 채� 커피를�

마시면서� 제주의� 바다를�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지만�,� 절경이� 선

사하는� 가슴� 벅찬� 감동은� 이내� 해저탐험의� 설렘으로� 이어진다�.

제주와 오대양의 바다를 재현

세계의� 바다를� 담은� 아쿠아리움�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작년� �7월�

제주� 섭지코지에� 문을� 연� 아시아� 최대규모의� 아쿠아리움이다�.� 아쿠아플

라넷은� 물을� 상징하는� ‘아쿠아�(�a�q�u�a�)’와� 행성을� 뜻하는� ‘플라넷�(�p�l�a�n�e�t�)’

의� 합성어로� 바다의� 웅장함�,� 해양� 첨단과학과� 인간의� 만남을� 표현한다�.�

웅장한� 규모에� 걸맞게� 전시된� 바다생물도� 다양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

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인류의� 공생’이란� 테마로� 전시된� 이곳의� 생물은�

총� �5�0�0여종� �4만�8�0�0�0여� 마리에� 달한다�.� 국내� 최초로� 반입된� 마타레이�(쥐

가오리�)를� 비롯해� 돌고래�,� 대형� 상어�,� 거대� 흑가물치�,� �1만� 마리에� 달하는�

정어리� 등� 수많은� 해양생물이� 살아� 숨� 쉬고� 있어� 그야말로� 교육�문화�엔

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테마파크라� 할� 만하다�.

겉보기에는� 건물이� �1개� 단층으로� 보이지만� 실제� 내부는� 지하� �1층�,� 지상� �2

층� 구조로� 이뤄져� 있고� 층마다�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로비에� 들어

서면� 우선� �5�m가량� 넓게� 펼쳐진� 오색의� ‘문섬� 수조’가� 관람객을� 반갑게� 맞

이한다�.� 이는� 제주도에서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문섬을� 재현한�

것으로�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귀여운� 열대어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이

어� 입구로� 향하면� 원통기둥을� 대각선으로� 깎아낸� 듯한� 대형수조� �5개가�

일직선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1층의� 메인� 수조인� ‘파이브� 오

션스�(�F�i�v�e� �O�c�e�a�n�s�)’이다�.� 이곳은� 북극해와�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남극

해� 등� �5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바다를� 대표하는� 생물들이� 볼

거리를� 선사한다�.� 수조는�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비스듬하게� 배치하여�

해양생물을� 보다�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 ‘하버� 플라넷’에서

는� 참물범� �2마리가� 일반수조와� 원형수조�,� 지상층� 수조를� 자유롭게� 돌아

다니고� ‘펭귄� 플라넷’은� 펭귄들이� 유리� 너머로� 날아다니듯� 헤엄친다�.� 파

이브오션스를� 지나면� 주상절리를� 원형� 그대로� 재현한� ‘주상절리� 터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짙은� 회색의� 주상절리층� 가운데에는� �1�0개의� 특수수

조가� 설치돼� 있으며�,� 이� 안에는� 천지연폭포에서� 발견된� 무태장어�,� 버들

치�,� 참붕어� 등� 제주� 민물고기가� 전시돼� 있다�.�

특히� 지하� �1층에� 만들어진� ‘제주의� 바다’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백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으로� 관람� 창� 크기만� �2�3�m�,� 높이� �8�.�5�m에� 이른

다�.� 너스� 샤크�,� 만타레이�,� 이글레이�,� 동수구리� 등� �5�0여종의� 대형� 생물들

이� 이곳의� 주인이다�.� �1�,�0�0�0여� 마리의� 줄고등어가� 군무를� 이루고� �3�m에� 달

하는� 너스샤크와� 만타가오리�,� 매가오리� 무리가� 피시� 볼을� 통과하는� 모습

58 THE JEJU제주의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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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0: "더 제주" 매거진

60 THE JEJU

이� 장관이다�.� 마치�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듯� ‘바닷속� 신비’를� 눈앞에� 펼쳐�

놓는다�.� 더불어� 하루� �4회� 열리는� ‘해녀물질� 공연’도� 볼거리를� 더해준다�.�

해녀물질� 공연은� 실제� 제주의� 해녀들이� 등장해� 물질하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공연이다�.� 해녀물질� 공연은� 함께�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해녀의�

물질� 모습을� 볼� 수� 있어�,� 진귀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만지고 체험하는 생태학습의 장

날개를� 가진� 펭귄은� 새가� 맞을까�?� 물� 밖에선� 둔하기� 그지없는� 바다사자

가� 날렵한� 수영실력을� 자랑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수달은� 어떻게� 집을�

지을까�?� 아쿠아플라넷에서는� 평소� 궁금했던� 해양� 생물들의� 행동습성과�

특성을� 전문� 아쿠아리스트들의� 설명을� 통해�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

특히� 수달�,� 불가사리�,� 소라� 등을� 직접� 만져보는� ‘아쿠아� 사파리’와� ‘터치

풀’은�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다�.�

그리고� 체험� 학습공간인� ‘마린� 사이언스’� 역시�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인

기가� 높다�.� 이곳에는� 대양과� 해저를� 미니어처�,� 체험기구�,� 첨단� 컴퓨터그

래픽�(�C�G�)�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재현해� 놓아� 흥미롭다�.� 해저탐험을� 콘셉

트로� 바다� 깊은� 대륙붕� 위를� 실제처럼� 재현해� 놓아� 사실감을� 더해� 주고�

벽면에는� 인류에게�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바다를� 미니어처

를� 통해� 설명해� 준다�.� 또한�,� 곳곳에는� 쓰나미�(지진해일�)� 체험� 공간도� 마

련돼� 있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유익한� 한때를� 즐기기에� 좋다�.� 그리고� ‘마

린사이언스’� 내부에는� 어린이만을� 위한� 미니� 테마파크� ‘키즈� 플라넷’도� 있

다�.� 영유아가� 바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아이

들이� 뛰어놀� 수� 있는� 안전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단순한� ‘수족관’의� 차원을� 넘어� ‘자연�,� 문

화�,� 체험’을� 핵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를� 위해� 해양� 생

태계� 보존에도� 앞장서� 한화해양생물연구센터를� 설립하여� 세계동물원� 수

족관협회� 인증과�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 보존기관에도� 선정되었다�.

즐거운 해양 공연이 가득

대형� 공연장인� ‘오션아레나’에서는� 즐거운� 해양공연을� 즐길� 수� 있다�.� 아

쿠아플라넷의� 애교만점� ‘스타동물’이� 총출동하여�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바다코끼리와� 물개가� 관람객과� 어울려� 웃음을� 선사하고�,� 돌고래와� 인간

의� 교감을� 주제로� 한� 공연은�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또한�,� 동유럽� 출신

의� 미녀들이� 선보이는� 싱크로나이즈�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거리다�.�

싱크로나이즈� 공연은� ‘인간과� 자연의� 하나됨’을� 주제로� 경쾌한� 음악에� 맞

춰� 수중발레의� 우아함과� 역동성을� 전달한다�.� 더불어� 기존� 아쿠아리움에

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이색�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이� ‘룩다운� 보트’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보트를� 타고� ‘제주의� 바다’를� 유

람하는� 이벤트로�,� 보트� 바닥이� 유리로� 만들어져� 해양생물을� 눈앞에서�

보며� 먹이를�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외에� 아쿠아리움을� 게임하듯� 탐

험하는� ‘아쿠아� 퀘스트’�,� 수조� 안에� 직접� 들어가� 걸어� 다니는� ‘씨워커’� 등

도� 운영할� 예정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연면적 25,600m²(약 7,740평) 수조규모: 10,800톤

보유어종 500여종 48,000마리

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127-1 아쿠아플라넷 제주

주요생물 고래상어, 큰돌고래, 만타가오리, 대형상어, 대형 그루퍼

요금 대인_37,600원, 청소년_35,100원, 어린이_32,600원

(아쿠아리움+공연장+과학관 전체입장 가능)

※ 제주도민은 고객 등급별 정상요금의 30%할인 적용

www.aquaplanet.co.kr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AQUAPLANETJEJU

제주의 테마파크 61

더제주 54-96.indd 60-61 2013-05-22 오후 12: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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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THE JEJU

이� 장관이다�.� 마치�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듯� ‘바닷속� 신비’를� 눈앞에� 펼쳐�

놓는다�.� 더불어� 하루� �4회� 열리는� ‘해녀물질� 공연’도� 볼거리를� 더해준다�.�

해녀물질� 공연은� 실제� 제주의� 해녀들이� 등장해� 물질하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공연이다�.� 해녀물질� 공연은� 함께�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해녀의�

물질� 모습을� 볼� 수� 있어�,� 진귀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만지고 체험하는 생태학습의 장

날개를� 가진� 펭귄은� 새가� 맞을까�?� 물� 밖에선� 둔하기� 그지없는� 바다사자

가� 날렵한� 수영실력을� 자랑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수달은� 어떻게� 집을�

지을까�?� 아쿠아플라넷에서는� 평소� 궁금했던� 해양� 생물들의� 행동습성과�

특성을� 전문� 아쿠아리스트들의� 설명을� 통해�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

특히� 수달�,� 불가사리�,� 소라� 등을� 직접� 만져보는� ‘아쿠아� 사파리’와� ‘터치

풀’은�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다�.�

그리고� 체험� 학습공간인� ‘마린� 사이언스’� 역시�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인

기가� 높다�.� 이곳에는� 대양과� 해저를� 미니어처�,� 체험기구�,� 첨단� 컴퓨터그

래픽�(�C�G�)�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재현해� 놓아� 흥미롭다�.� 해저탐험을� 콘셉

트로� 바다� 깊은� 대륙붕� 위를� 실제처럼� 재현해� 놓아� 사실감을� 더해� 주고�

벽면에는� 인류에게�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바다를� 미니어처

를� 통해� 설명해� 준다�.� 또한�,� 곳곳에는� 쓰나미�(지진해일�)� 체험� 공간도� 마

련돼� 있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유익한� 한때를� 즐기기에� 좋다�.� 그리고� ‘마

린사이언스’� 내부에는� 어린이만을� 위한� 미니� 테마파크� ‘키즈� 플라넷’도� 있

다�.� 영유아가� 바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아이

들이� 뛰어놀� 수� 있는� 안전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단순한� ‘수족관’의� 차원을� 넘어� ‘자연�,� 문

화�,� 체험’을� 핵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를� 위해� 해양� 생

태계� 보존에도� 앞장서� 한화해양생물연구센터를� 설립하여� 세계동물원� 수

족관협회� 인증과�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 보존기관에도� 선정되었다�.

즐거운 해양 공연이 가득

대형� 공연장인� ‘오션아레나’에서는� 즐거운� 해양공연을� 즐길� 수� 있다�.� 아

쿠아플라넷의� 애교만점� ‘스타동물’이� 총출동하여�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바다코끼리와� 물개가� 관람객과� 어울려� 웃음을� 선사하고�,� 돌고래와� 인간

의� 교감을� 주제로� 한� 공연은�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또한�,� 동유럽� 출신

의� 미녀들이� 선보이는� 싱크로나이즈�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거리다�.�

싱크로나이즈� 공연은� ‘인간과� 자연의� 하나됨’을� 주제로� 경쾌한� 음악에� 맞

춰� 수중발레의� 우아함과� 역동성을� 전달한다�.� 더불어� 기존� 아쿠아리움에

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이색�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이� ‘룩다운� 보트’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보트를� 타고� ‘제주의� 바다’를� 유

람하는� 이벤트로�,� 보트� 바닥이� 유리로� 만들어져� 해양생물을� 눈앞에서�

보며� 먹이를�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외에� 아쿠아리움을� 게임하듯� 탐

험하는� ‘아쿠아� 퀘스트’�,� 수조� 안에� 직접� 들어가� 걸어� 다니는� ‘씨워커’� 등

도� 운영할� 예정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연면적 25,600m²(약 7,740평) 수조규모: 10,800톤

보유어종 500여종 48,000마리

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127-1 아쿠아플라넷 제주

주요생물 고래상어, 큰돌고래, 만타가오리, 대형상어, 대형 그루퍼

요금 대인_37,600원, 청소년_35,100원, 어린이_32,600원

(아쿠아리움+공연장+과학관 전체입장 가능)

※ 제주도민은 고객 등급별 정상요금의 30%할인 적용

www.aquaplanet.co.kr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AQUAPLANETJEJU

제주의 테마파크 61

더제주 54-96.indd 60-61 2013-05-22 오후 12:17:09

Page 62: "더 제주" 매거진

62 63THE JEJU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H E A L I N G P L A C E

한적함과 여유로움 즐기며

나만의 힐링

초 록 , 기 지 개 를 켜 다

초록빛 유월로 넘어서는 길목은 참 예쁘다. 정원의 나무들은 어느새 초록빛의 잎 새로 가지

를 덮고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가는 신록은 방방곡곡 생명의 빛을 마음껏 발산한다. 활짝 핀

꽃 아래 아빠 손을 잡고 활짝 웃는 아이의 얼굴에서, 새소리가 각색인 나무 아래 연인들이 사

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초록이 기지개

를 켜는 계절, 제주를 대표하는 3곳의 정원을 거닐며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즐겨보자.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힐링이 스스로 되지는 않을까. 잠시 마음이 쉬어갈 때다.

快到6月的草绿色非常美丽。庭院的树木已经充满了草绿色的叶子,

一天比一天浓的葱绿在五湖四海尽量发出生命的亮光。在院子里孩子跟爸爸一起开心地玩儿,

在大树底下聊天儿的一对情侣,看到这些情景会不知不觉得治愈生活压力。

充满草绿的这个季节,踱踱代表济州岛的三大庭院,享受闲适和消闲。

应该自然的解放生活压力,现在应该要休息休息。

62 THE JEJU

더제주 54-96.indd 62-63 2013-05-22 오후 12: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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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3THE JEJU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H E A L I N G P L A C E

한적함과 여유로움 즐기며

나만의 힐링

초 록 , 기 지 개 를 켜 다

초록빛 유월로 넘어서는 길목은 참 예쁘다. 정원의 나무들은 어느새 초록빛의 잎 새로 가지

를 덮고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가는 신록은 방방곡곡 생명의 빛을 마음껏 발산한다. 활짝 핀

꽃 아래 아빠 손을 잡고 활짝 웃는 아이의 얼굴에서, 새소리가 각색인 나무 아래 연인들이 사

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초록이 기지개

를 켜는 계절, 제주를 대표하는 3곳의 정원을 거닐며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즐겨보자.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힐링이 스스로 되지는 않을까. 잠시 마음이 쉬어갈 때다.

快到6月的草绿色非常美丽。庭院的树木已经充满了草绿色的叶子,

一天比一天浓的葱绿在五湖四海尽量发出生命的亮光。在院子里孩子跟爸爸一起开心地玩儿,

在大树底下聊天儿的一对情侣,看到这些情景会不知不觉得治愈生活压力。

充满草绿的这个季节,踱踱代表济州岛的三大庭院,享受闲适和消闲。

应该自然的解放生活压力,现在应该要休息休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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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4: "더 제주" 매거진

64 65THE JEJU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완성된� 녹차를� 먹는� 것은� 간편하다�.� 하지만� 녹차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

정은� 그다지� 간단하지가� 않다�.� 먼저� 녹차는� 수확할� 때부터가� 고심의� 과정

이다�.� 어린잎을� 상처가� 나지� 않게� 조심히� 손으로� 따는� 것이� 핵심이다�.� 자

칫하면� 부드러운� 찻잎에� 상처를� 낼� 수� 있고�,� 이는� 내년� 찻잎� 수확에� 영향

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다�.� 이후� 뜨거운� 솥에서� 가볍게� 찻잎을�

볶아주는� 데� 이를� 덖는다고� 한다�.� 녹차가�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덖기� 과정은� 필수이다�.� 섭씨� �1�8�0에서� �2�0�0도의� 뜨거운�

솥에서� �7�~�8분� 가량� 가볍게� 덖어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찻잎을� 덖고� 나서

는� 찻잎을� 손으로� 비벼준다�.� 뜨거운� 찻잎은� 상태에� 따라� 비비는� 시간을�

달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의� 맛을� 제대로� 결정짓는� 것이� 바로� 유념� 과

정에� 있다�.� 비빈� 차는� 마지막으로� 건조� 과정을� 거친다�.� 햇빛과� 가마솥� 불

로� 반복해가며� 건조한다�.� 마지막에� 가마솥으로� 살짝� 볶음으로써� 녹차의�

진한� 향을� 더하는� 것을� 마치면�,� 마침내� 차가� 완성이� 된다�.

오설록의 시작, 서광다원

오설록을� 들어서자마자� 광대하게� 펼쳐진� 차밭의� 풍경은� 마치� 초록빛� 바

다에� 온� 것만� 같았다�.� 끝없이� 보이는� 찻잎들이� 빼곡히� 밭을� 이루는� 모습

은�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기만� 했다�.� 차밭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셔터를� 마음대로� 눌러도� 작품이� 될� 수밖에� 없었다�.�

� 제주� 오설록에� 위치한� 서광다원은�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다원이다�.�

다원이� 위치한� 서광리는� 원래� 토양에� 돌이� 많아� 작물을� 재배하기� 힘들

었지만�,� �1�9�8�3년� 개간을� 시작해� 현재는� �2�4만평� 규모의� 거대한� 차밭으로�

변해있었다�.� 자갈과� 바위로� 쓸� 수� 없었던� 황무지가� 노력� 끝에� 수많은� 녹

차를� 생산하는� 다원이� 되어� 있다고� 하니�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다�.� 그�

노력으로� 연간� �1�1�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의� 명소가� 된� 이곳은� 여

행자들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 돋보인다�.� 차밭� 사이에� 작은� 길들이� 만들

어져� 있어�,� 사람들이� 녹차� 밭의�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할� 수� 있다�.� 게

다가� 녹차� 밭� 한켠에는� 수백� 년을� 산다는� 동백나무가� 가득� 심겨져있어�,�

차와� 함께� 나무와� 꽃의� 정취를�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초록의�

에너지를� 가득� 담아� 몸을�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녹차의 맛, 오설록 티하우스

제주� 오설록에� 와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꼽으라면� 바로� 산지에서� 차�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제주산� 녹차를� 비롯해� 차를� 이용한� 아이스크

림과� 롤케익�,� 라떼까지� 다양한� 음료들을� 오설록� 티하우스에서� 맛볼� 수�

있다�.� 그� 중에서� 어른과� 아이�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 바로� 녹

차� 아이스크림이다�.�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녹차� 아이스크림은� 대형� 아

이스크림� 가게� 두� 곳으로� 정해져� 있다�.� 그� 두� 곳의� 녹차� 아이스크림의� 맛

에� 항상�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오설록의� 녹차� 아이스

第一正确认识茶是什么喝成品茶是很容易的。 但做绿茶的过程绝不简单。

首先茶叶的采收也是很奋斗的过程。主要是小心手工采摘嫩叶。不小

心就茶叶很容易受到伤害,这是影响到明年的收获茶叶,所以应该小

心点。然后,把茶叶放在热锅里轻轻地炒,经过这个过程使茶叶长久

不变,所以这过程是必不可少的。在摄氏180~20度的火锅里约7~8分

钟轻轻地炒。然后把茶叶用手揉搓。揉搓的时间是按热的茶叶的状态

而定的,在这个过程中定了茶的味道如何。最后经过干燥过程。用阳

光和大锅火反复干燥。当完成后,再次在锅里轻轻地炒,加添更浓的

味道,终于完成绿茶了。

O’sulloc的开始,西广茶园进入O’sulloc就看到一个广大的茶园好像一片绿色的海洋。看见茶园

就赞叹不已,以茶园为背景,随便拍照也排得很好看。济州岛O’sulloc

位于的西广茶园是韩国最大的茶园。

位于茶园的西广理的土壤本来有好多石头很难长出农作物,在1983年

开始开垦土地,目前高达24平方变成一个巨大的茶园。有砾石和岩石

的荒地变成这么广大的茶园这是不容易接受的事实。因这样的努力

O’sulloc成为每年110多万旅客探访的济州岛的观光名所。茶园之间有

一条小路,让人走一走感想茶园的风景。而且, 茶园旁边种植了能活

到几百年的山茶树,所以树木和花卉让心情舒畅。在这里可以我们的

身体恢复精力,充满绿色能源。

绿茶的味道,O’sulloc茶馆来济州岛O’sulloc,一定要做的就是尝尝产地的茶味。

在 O’sulloc茶馆可以尝尝济州绿,用绿茶做的蛋糕,冰淇淋,及多种

饮料。其中不管成人和儿童都喜欢的就是绿茶冰淇淋。在首尔能尝绿

茶冰淇淋的是只有两家大型冰淇淋商店。本人一直觉得很遗憾这两家

绿茶冰淇淋的味道有一点儿不够。但吃一口O’sulloc的绿茶冰淇淋,

就嘴里充满了绿茶香味。激烈的茶香味加添松软的冰淇淋的口味,吃

得很好吃。典型的绿茶冰淇淋,有乳品回味的感觉,但O’sulloc的绿茶

冰淇淋不一样,没有乳品的回味。所以,常常看见不少人尝尝绿茶冰淇

淋的情景。近年来,新造的绿茶蛋糕卷也是挺受欢迎的点心。在茶馆

最主要的就是绿茶,所以推荐在茶馆尝尝一杯绿茶。

若现在我们有时间想喝咖啡,不想和茶。不但口感,忙碌的

时代为了解除困劲,为了享受与别人一个简短的聊天。一般

韩国人听绿茶就想起袋泡茶,不想起草绿色和绿茶田。为了

让他们知道正确的韩国茶文化,创建了济州的O’sulloc。

O’sulloc Tea Stone 学茶道班在O’sulloc Tea Stone学茶道班能体验享受茶道和尝发酵茶等,体验一个小时的节目。

1天,共6次 60分钟,每人15000韩元。

O’sulloc 茶博物馆位置 济州岛 西归浦市 安德面 西广理 1235-5

营业时间 上午09点到下午6点

联系 064-794-5312~3

초록빛 바다의 풍경

제주 오설록

지금의 우리는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차가 아닌 커피를 마신다.

맛도 맛이지만, 1초가 바쁜 시대에 잠깐의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서. 또는 사람들과의 담소를 즐기기 위해서. 녹차

하면 초록빛 녹차 밭이 아닌 일회용 녹차 티백이 연상되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 제대로 된

한국의 차 문화를 심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곳, 바로 제주의 오설록이다. 글�사진 전은영

크림은� 입� 안에� 넣자마자� 진한� 녹차� 향이� 퍼진다�.� 물론� 기분�

탓� 일수도� 있겠지만�,� 강렬한� 차� 맛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질감이� 더해져� 맛이� 좋다�.� 일반적인� 녹차� 아이스크림이� 뒷맛

이� 유제품의� 느끼함이� 있었다면�,� 이곳은� 그렇지� 않다�.� 쌉싸

름한� 뒷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때문에� 전혀� 텁텁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테이블마다� 너나할� 것� 없이� 녹

차�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맛보는� 풍경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최근에는� 녹차가� 듬뿍� 들어간� 롤케익까지� 선보이고�

있어� 배를� 채울� 수� 있는�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녹차는� 티� 하우스에서� 시음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잔�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설록 티스톤 클래스

제주 티스톤에서 전문 티 소믈리에에게 차를 즐기는 법부터 시작해

발효차 체험까지 1시간여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1일 총 6회 60분소요 1인당 15,000원

오설록 티뮤지엄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1235-5

연락처 064-794-5312~3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가장 첫 번째, 차 제대로 알기

더제주 54-96.indd 64-65 2013-05-22 오후 12:17:22

Page 65: "더 제주" 매거진

64 65THE JEJU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완성된� 녹차를� 먹는� 것은� 간편하다�.� 하지만� 녹차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

정은� 그다지� 간단하지가� 않다�.� 먼저� 녹차는� 수확할� 때부터가� 고심의� 과정

이다�.� 어린잎을� 상처가� 나지� 않게� 조심히� 손으로� 따는� 것이� 핵심이다�.� 자

칫하면� 부드러운� 찻잎에� 상처를� 낼� 수� 있고�,� 이는� 내년� 찻잎� 수확에� 영향

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다�.� 이후� 뜨거운� 솥에서� 가볍게� 찻잎을�

볶아주는� 데� 이를� 덖는다고� 한다�.� 녹차가�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덖기� 과정은� 필수이다�.� 섭씨� �1�8�0에서� �2�0�0도의� 뜨거운�

솥에서� �7�~�8분� 가량� 가볍게� 덖어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찻잎을� 덖고� 나서

는� 찻잎을� 손으로� 비벼준다�.� 뜨거운� 찻잎은� 상태에� 따라� 비비는� 시간을�

달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의� 맛을� 제대로� 결정짓는� 것이� 바로� 유념� 과

정에� 있다�.� 비빈� 차는� 마지막으로� 건조� 과정을� 거친다�.� 햇빛과� 가마솥� 불

로� 반복해가며� 건조한다�.� 마지막에� 가마솥으로� 살짝� 볶음으로써� 녹차의�

진한� 향을� 더하는� 것을� 마치면�,� 마침내� 차가� 완성이� 된다�.

오설록의 시작, 서광다원

오설록을� 들어서자마자� 광대하게� 펼쳐진� 차밭의� 풍경은� 마치� 초록빛� 바

다에� 온� 것만� 같았다�.� 끝없이� 보이는� 찻잎들이� 빼곡히� 밭을� 이루는� 모습

은�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기만� 했다�.� 차밭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셔터를� 마음대로� 눌러도� 작품이� 될� 수밖에� 없었다�.�

� 제주� 오설록에� 위치한� 서광다원은�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다원이다�.�

다원이� 위치한� 서광리는� 원래� 토양에� 돌이� 많아� 작물을� 재배하기� 힘들

었지만�,� �1�9�8�3년� 개간을� 시작해� 현재는� �2�4만평� 규모의� 거대한� 차밭으로�

변해있었다�.� 자갈과� 바위로� 쓸� 수� 없었던� 황무지가� 노력� 끝에� 수많은� 녹

차를� 생산하는� 다원이� 되어� 있다고� 하니�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다�.� 그�

노력으로� 연간� �1�1�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의� 명소가� 된� 이곳은� 여

행자들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 돋보인다�.� 차밭� 사이에� 작은� 길들이� 만들

어져� 있어�,� 사람들이� 녹차� 밭의�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할� 수� 있다�.� 게

다가� 녹차� 밭� 한켠에는� 수백� 년을� 산다는� 동백나무가� 가득� 심겨져있어�,�

차와� 함께� 나무와� 꽃의� 정취를�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초록의�

에너지를� 가득� 담아� 몸을�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녹차의 맛, 오설록 티하우스

제주� 오설록에� 와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꼽으라면� 바로� 산지에서� 차�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제주산� 녹차를� 비롯해� 차를� 이용한� 아이스크

림과� 롤케익�,� 라떼까지� 다양한� 음료들을� 오설록� 티하우스에서� 맛볼� 수�

있다�.� 그� 중에서� 어른과� 아이�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 바로� 녹

차� 아이스크림이다�.�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녹차� 아이스크림은� 대형� 아

이스크림� 가게� 두� 곳으로� 정해져� 있다�.� 그� 두� 곳의� 녹차� 아이스크림의� 맛

에� 항상�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오설록의� 녹차� 아이스

第一正确认识茶是什么喝成品茶是很容易的。 但做绿茶的过程绝不简单。

首先茶叶的采收也是很奋斗的过程。主要是小心手工采摘嫩叶。不小

心就茶叶很容易受到伤害,这是影响到明年的收获茶叶,所以应该小

心点。然后,把茶叶放在热锅里轻轻地炒,经过这个过程使茶叶长久

不变,所以这过程是必不可少的。在摄氏180~20度的火锅里约7~8分

钟轻轻地炒。然后把茶叶用手揉搓。揉搓的时间是按热的茶叶的状态

而定的,在这个过程中定了茶的味道如何。最后经过干燥过程。用阳

光和大锅火反复干燥。当完成后,再次在锅里轻轻地炒,加添更浓的

味道,终于完成绿茶了。

O’sulloc的开始,西广茶园进入O’sulloc就看到一个广大的茶园好像一片绿色的海洋。看见茶园

就赞叹不已,以茶园为背景,随便拍照也排得很好看。济州岛O’sulloc

位于的西广茶园是韩国最大的茶园。

位于茶园的西广理的土壤本来有好多石头很难长出农作物,在1983年

开始开垦土地,目前高达24平方变成一个巨大的茶园。有砾石和岩石

的荒地变成这么广大的茶园这是不容易接受的事实。因这样的努力

O’sulloc成为每年110多万旅客探访的济州岛的观光名所。茶园之间有

一条小路,让人走一走感想茶园的风景。而且, 茶园旁边种植了能活

到几百年的山茶树,所以树木和花卉让心情舒畅。在这里可以我们的

身体恢复精力,充满绿色能源。

绿茶的味道,O’sulloc茶馆来济州岛O’sulloc,一定要做的就是尝尝产地的茶味。

在 O’sulloc茶馆可以尝尝济州绿,用绿茶做的蛋糕,冰淇淋,及多种

饮料。其中不管成人和儿童都喜欢的就是绿茶冰淇淋。在首尔能尝绿

茶冰淇淋的是只有两家大型冰淇淋商店。本人一直觉得很遗憾这两家

绿茶冰淇淋的味道有一点儿不够。但吃一口O’sulloc的绿茶冰淇淋,

就嘴里充满了绿茶香味。激烈的茶香味加添松软的冰淇淋的口味,吃

得很好吃。典型的绿茶冰淇淋,有乳品回味的感觉,但O’sulloc的绿茶

冰淇淋不一样,没有乳品的回味。所以,常常看见不少人尝尝绿茶冰淇

淋的情景。近年来,新造的绿茶蛋糕卷也是挺受欢迎的点心。在茶馆

最主要的就是绿茶,所以推荐在茶馆尝尝一杯绿茶。

若现在我们有时间想喝咖啡,不想和茶。不但口感,忙碌的

时代为了解除困劲,为了享受与别人一个简短的聊天。一般

韩国人听绿茶就想起袋泡茶,不想起草绿色和绿茶田。为了

让他们知道正确的韩国茶文化,创建了济州的O’sulloc。

O’sulloc Tea Stone 学茶道班在O’sulloc Tea Stone学茶道班能体验享受茶道和尝发酵茶等,体验一个小时的节目。

1天,共6次 60分钟,每人15000韩元。

O’sulloc 茶博物馆位置 济州岛 西归浦市 安德面 西广理 1235-5

营业时间 上午09点到下午6点

联系 064-794-5312~3

초록빛 바다의 풍경

제주 오설록

지금의 우리는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차가 아닌 커피를 마신다.

맛도 맛이지만, 1초가 바쁜 시대에 잠깐의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서. 또는 사람들과의 담소를 즐기기 위해서. 녹차

하면 초록빛 녹차 밭이 아닌 일회용 녹차 티백이 연상되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 제대로 된

한국의 차 문화를 심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곳, 바로 제주의 오설록이다. 글�사진 전은영

크림은� 입� 안에� 넣자마자� 진한� 녹차� 향이� 퍼진다�.� 물론� 기분�

탓� 일수도� 있겠지만�,� 강렬한� 차� 맛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질감이� 더해져� 맛이� 좋다�.� 일반적인� 녹차� 아이스크림이� 뒷맛

이� 유제품의� 느끼함이� 있었다면�,� 이곳은� 그렇지� 않다�.� 쌉싸

름한� 뒷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때문에� 전혀� 텁텁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테이블마다� 너나할� 것� 없이� 녹

차�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맛보는� 풍경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최근에는� 녹차가� 듬뿍� 들어간� 롤케익까지� 선보이고�

있어� 배를� 채울� 수� 있는�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녹차는� 티� 하우스에서� 시음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잔�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설록 티스톤 클래스

제주 티스톤에서 전문 티 소믈리에에게 차를 즐기는 법부터 시작해

발효차 체험까지 1시간여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1일 총 6회 60분소요 1인당 15,000원

오설록 티뮤지엄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1235-5

연락처 064-794-5312~3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가장 첫 번째, 차 제대로 알기

더제주 54-96.indd 64-65 2013-05-22 오후 12:17:22

Page 66: "더 제주" 매거진

66 67THE JEJU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힐링 포인트 1. 신록의 계절, 녹색 정원 즐기기

�6월�.� 푸른� 초록빛� 잎사귀로� 싱그럽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다�.� 녹

색이� 사람에게�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흥분된� 사람조차� 진정시키며�

차분하게� 만드는� 초록빛은� 생각하는� 정원의� 초여름을� 대표하는� 색상이

기도� 하다�.�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과� 충전을� 부여할� 수� 있는� 녹색� 나무와�

잔디�,� 분재들로� 정원은� 가득� 차� 있다�.� �1�,�0�0�0여점의� 정원수와� �5�0�0여점의�

분재가� 오름과� 물을� 모티브로� 조화롭게� 조성되는� 정원은� 가장� 제주적이

면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힐링포인트 2. 농부의 마음, 나무와 사람의 인생 철학 느끼기

�1만여평의� 생각하는� 정원은� �3�0여년에� 걸쳐� 한� 농부가� 일구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다�.� 직접� 땅을� 일구고� 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나가며� 차곡차곡�

가꾸어� 나간� 것이� 지금의� 결실을� 만들어냈다�.� 정원을� 만들어� 낸� 성범영�

원장은� 나무와� 사람이� 닮은� 곳이� 많다고� 말한다�.� 수많은� 잎으로� 흥하고�

나비�,� 새들과� 교감해� 열매를� 맺고�,� 겨울철� 잎이� 떨어지고� 쇠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가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의�

모습은� 변해간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에� 초연해지

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가슴� 속� 불안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나무처럼� 자연스레� 하루를� 살아가는� 것을� 사람

은� 배워야� 할지� 모른다�.�

� 나무는� 씨앗이� 떨어진� 곳이� 어디든� 간에� 그� 곳에� 뿌리를� 내리고� 버텨� 나

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본인의� 자리를� 탓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일하

는� 사람은� 어느� 순간에는� 빛이� 난다�.� 변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그� 자

리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 생각하는�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면�

그� 깨달음이� 마음속으로� 진하게� 느껴진다�.

힐링포인트 3. 자연의 맛, 에코밥상 녹색 뷔페 맛보기

보통� 기존� 관광지� 내에� 위치한� 식당의� 맛은� 크게� 뛰어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생각하는� 정원의� 음식� 맛은� 조금� 다르다�.� 제주의� 슬로우� 푸드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제주� 녹색� 뷔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

지� �8�,�5�0�0원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이곳은�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조리장에� 말에� 따르면� 새벽마다� 제주�

동문시장에서� 식재료를� 직접� 공수해온다고� 하니� 음식의� 신선도는� 당연

하다�.� 제주의� 흑돼지로� 만든� 불고기�,� 감귤탕수육�,� 김치찜�,� 제주바다특선

까지� 여러� 메인� 메뉴와� 함께� 여러� 밑반찬이� 제공되어� 한� 끼� 식사를� 든든

하게� 즐길� 수� 있다�.� 한� 마디로� 깔끔하면서� 만족스러운� 식사로� 뱃� 속� 힐링

까지� 톡톡히� 느낄� 수� 있다�.

治愈点1。新绿的季节,享受草绿庭园六月,草绿色的叶子让人心很激动。草绿色给人的影响力比你想

象的大。绿色甚至让兴奋的人也安静下来,这是在思想庭园代表初

夏的颜色。在公园满了草地,树木和盆栽,让疲倦的人感到舒畅。

超过1000多的树木和500多个盆栽的调和,这让我们感到济州岛的

自然风气。

治愈点2。感到农民的心,树木和人生哲学一万多坪的思想庭园是一个农夫的,超过三十年努力的结果。春华

秋实去直接培养耕种土地,种植的树木一步一的成长,终于获得

这样的结果。创建公园的成园长说,树木跟人有很多相似之处。这

些树木在冬季落叶,铁树叶,蝴蝶跟鸟类同情结果实这是好像人

生一样。时间的推移,年龄的增长,我们人人都会改变。但是很难

承认。不超脱时间的过去拒绝变化,加增压力和不安。人有可能要

学习树木一样自然生活下去的方法。任何树木的种子根植在它的

地方挂出。人也是一样。不怪自己的地位,只悄悄的工作的人一定

在某些时候会亮起来。如果你不能改变,就落实努力,可以当场接

受。观看思想公园就感到心灵的启示。

治愈点3。自然的味道,尝尝绿色自助餐的味道通常在现有的旅行地餐厅的味道没那么杰出的,不过在思想公园

里的餐厅大有不同。济州绿色自助餐能尝尝济州的味道,营业时间

是上午10:30至下午3:00,您可以享受的价格为8500韩元。在这里,

你可以在一个合理的价格享受各种食品。每一个黎明,厨师亲自去

济州东门市场买食品,应当做的美食野狠新鲜。济州黑猪烤肉,柑

橘酸甜猪肉,泡菜蒸,济州海特选等,有好几样美食,可以感受到

吃的很满足和清理内脏的愈合。

突然,想要在我一个人。因每天的生活压力,觉得我的身体已经接近放电状态。

远离世俗,在一个安静和宁静的空间,享受自己独处的时间。这就是,治愈吧。就在济州岛最美丽的花园里。

不辜负思想花园的名称,可以顾及我自己。享受真正的休息怎么样。

힐링이 필요해

생각하는 정원

문득, 간절하게 혼자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로 지금 내 몸이 방전 상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속세와 떨어져 한적하고 고요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힐링이 되는 순간 아닐까.

바로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에서 말이다.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전히 나에 집중할 수 있는 그 곳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전은영

생각하는 정원

위치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675

관람시간 하절기 8시30분~19시30분 동절기 8시30분~18시

입장료 성인 9,000원 경로/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점심 녹색 뷔페 8,500원)

문의 064-772-370

思想庭园位置 济州市翰京面绿茶盆栽路 675

营业时间 暑期 8:30~19:30,冬季 8:30~18:00

入场费 成人9,000韩元 /青少年7,000韩元 儿童5,000韩元

(绿色自助午餐 8,500 韩元)

联系 064-772-3701

더제주 54-96.indd 66-67 2013-05-22 오후 12:17:30

Page 67: "더 제주" 매거진

66 67THE JEJU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힐링 포인트 1. 신록의 계절, 녹색 정원 즐기기

�6월�.� 푸른� 초록빛� 잎사귀로� 싱그럽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다�.� 녹

색이� 사람에게�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흥분된� 사람조차� 진정시키며�

차분하게� 만드는� 초록빛은� 생각하는� 정원의� 초여름을� 대표하는� 색상이

기도� 하다�.�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과� 충전을� 부여할� 수� 있는� 녹색� 나무와�

잔디�,� 분재들로� 정원은� 가득� 차� 있다�.� �1�,�0�0�0여점의� 정원수와� �5�0�0여점의�

분재가� 오름과� 물을� 모티브로� 조화롭게� 조성되는� 정원은� 가장� 제주적이

면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힐링포인트 2. 농부의 마음, 나무와 사람의 인생 철학 느끼기

�1만여평의� 생각하는� 정원은� �3�0여년에� 걸쳐� 한� 농부가� 일구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다�.� 직접� 땅을� 일구고� 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나가며� 차곡차곡�

가꾸어� 나간� 것이� 지금의� 결실을� 만들어냈다�.� 정원을� 만들어� 낸� 성범영�

원장은� 나무와� 사람이� 닮은� 곳이� 많다고� 말한다�.� 수많은� 잎으로� 흥하고�

나비�,� 새들과� 교감해� 열매를� 맺고�,� 겨울철� 잎이� 떨어지고� 쇠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가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의�

모습은� 변해간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에� 초연해지

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가슴� 속� 불안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나무처럼� 자연스레� 하루를� 살아가는� 것을� 사람

은� 배워야� 할지� 모른다�.�

� 나무는� 씨앗이� 떨어진� 곳이� 어디든� 간에� 그� 곳에� 뿌리를� 내리고� 버텨� 나

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본인의� 자리를� 탓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일하

는� 사람은� 어느� 순간에는� 빛이� 난다�.� 변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그� 자

리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 생각하는�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면�

그� 깨달음이� 마음속으로� 진하게� 느껴진다�.

힐링포인트 3. 자연의 맛, 에코밥상 녹색 뷔페 맛보기

보통� 기존� 관광지� 내에� 위치한� 식당의� 맛은� 크게� 뛰어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생각하는� 정원의� 음식� 맛은� 조금� 다르다�.� 제주의� 슬로우� 푸드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제주� 녹색� 뷔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

지� �8�,�5�0�0원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이곳은�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조리장에� 말에� 따르면� 새벽마다� 제주�

동문시장에서� 식재료를� 직접� 공수해온다고� 하니� 음식의� 신선도는� 당연

하다�.� 제주의� 흑돼지로� 만든� 불고기�,� 감귤탕수육�,� 김치찜�,� 제주바다특선

까지� 여러� 메인� 메뉴와� 함께� 여러� 밑반찬이� 제공되어� 한� 끼� 식사를� 든든

하게� 즐길� 수� 있다�.� 한� 마디로� 깔끔하면서� 만족스러운� 식사로� 뱃� 속� 힐링

까지� 톡톡히� 느낄� 수� 있다�.

治愈点1。新绿的季节,享受草绿庭园六月,草绿色的叶子让人心很激动。草绿色给人的影响力比你想

象的大。绿色甚至让兴奋的人也安静下来,这是在思想庭园代表初

夏的颜色。在公园满了草地,树木和盆栽,让疲倦的人感到舒畅。

超过1000多的树木和500多个盆栽的调和,这让我们感到济州岛的

自然风气。

治愈点2。感到农民的心,树木和人生哲学一万多坪的思想庭园是一个农夫的,超过三十年努力的结果。春华

秋实去直接培养耕种土地,种植的树木一步一的成长,终于获得

这样的结果。创建公园的成园长说,树木跟人有很多相似之处。这

些树木在冬季落叶,铁树叶,蝴蝶跟鸟类同情结果实这是好像人

生一样。时间的推移,年龄的增长,我们人人都会改变。但是很难

承认。不超脱时间的过去拒绝变化,加增压力和不安。人有可能要

学习树木一样自然生活下去的方法。任何树木的种子根植在它的

地方挂出。人也是一样。不怪自己的地位,只悄悄的工作的人一定

在某些时候会亮起来。如果你不能改变,就落实努力,可以当场接

受。观看思想公园就感到心灵的启示。

治愈点3。自然的味道,尝尝绿色自助餐的味道通常在现有的旅行地餐厅的味道没那么杰出的,不过在思想公园

里的餐厅大有不同。济州绿色自助餐能尝尝济州的味道,营业时间

是上午10:30至下午3:00,您可以享受的价格为8500韩元。在这里,

你可以在一个合理的价格享受各种食品。每一个黎明,厨师亲自去

济州东门市场买食品,应当做的美食野狠新鲜。济州黑猪烤肉,柑

橘酸甜猪肉,泡菜蒸,济州海特选等,有好几样美食,可以感受到

吃的很满足和清理内脏的愈合。

突然,想要在我一个人。因每天的生活压力,觉得我的身体已经接近放电状态。

远离世俗,在一个安静和宁静的空间,享受自己独处的时间。这就是,治愈吧。就在济州岛最美丽的花园里。

不辜负思想花园的名称,可以顾及我自己。享受真正的休息怎么样。

힐링이 필요해

생각하는 정원

문득, 간절하게 혼자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로 지금 내 몸이 방전 상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속세와 떨어져 한적하고 고요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힐링이 되는 순간 아닐까.

바로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에서 말이다.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전히 나에 집중할 수 있는 그 곳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전은영

생각하는 정원

위치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675

관람시간 하절기 8시30분~19시30분 동절기 8시30분~18시

입장료 성인 9,000원 경로/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점심 녹색 뷔페 8,500원)

문의 064-772-370

思想庭园位置 济州市翰京面绿茶盆栽路 675

营业时间 暑期 8:30~19:30,冬季 8:30~18:00

入场费 成人9,000韩元 /青少年7,000韩元 儿童5,000韩元

(绿色自助午餐 8,500 韩元)

联系 064-772-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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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8: "더 제주" 매거진

68 69THE JEJU

사계절이 머무는 정원

노리매는� 순우리말� ‘놀이’와� 매화� ‘梅’의� 합성어다�.� 매화가� 있

는� 도시형� 공원을� 콘셉트로� 지난해� �3월� 개장한� 이곳은� 신선

한� 제주의� 바람이� 머물고� 다양한� 꽃과� 소박한� 나무들이� 있

어� 제주에� 들르면� 꼭� 한� 번� 가볼만한� 곳이다�.� 잘� 가꾸어� 놓

은� 산책로엔� 사� 계절이� 담겨져� 있고� 매화꽃과� 유채꽃�,� 목련�

같은� 들꽃들과� 수� 십여� 종의� 분재들이� 가득해� 환상적인� 정경

을� 자랑한다�.� 공원� 가운데에� 있는� 인공호수는� 자연의� 기품을�

한껏� 드러내며� 주변� 정취를� 아우른다�.� 그� 뿐� 아니라� 인공호수�

위에� 설치� 된� 작은� 배는� 아이들과� 함께� 체험해보기에도� 안성

맞춤�.� 인공호수� 중앙에� 위치한� 정자는� 낙조와� 어우러져� 신비

함을� 자아내고�,� 호수와� 함께� 고풍스러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바람과� 함께� 즐기는� 노리매에서의� 사

색은� 삶을� 여유롭게� 한다�.� 매화꽃� 길을� 따라� 녹차나무까지� 이

어지는� 산책로에서� 소소한� 들꽃의� 아름다움과� 독특한� 제주

의� 화산탄� 길을� 감상하다� 보면� 지친� 일상을� 치유해� 주는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테마관 체험

노리매� 공원의� 산책로를� 쭉� 따라� 가다� 보면� 거울분수광장을�

留着四季的庭院NORI梅是韩语‘玩’跟‘梅’的合成词。有梅的城市型

公园为概念,在3月开张了。在这里有济州岛的风味儿和

不少种类的花草树木,去济州岛一定要去的地方。好培

植的散步路包含了四季,有梅花,菜花,木莲等野花,

还有多种盆栽,风景真了不起。在公园中间的人工湖也

很配合周围自然风景。而且,人工湖上的小船好让孩子

볼� 수� 있다�.� 뻥� 뚫린� 하늘이� 태양빛을� 반사시켜� 만들어낸� 이� 공간은� 특

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 신비로운� 거울� 분수광장을� 지나면� 매화꽃

과� 어우러진� 고고한� 느낌의� 전통한옥� ‘매인재’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윷

놀이와�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고풍스러운� 경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놀이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차마� 모를� 흥미로움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체험했다면� 이제� 분재원을� 돌아볼� 차례�.� 투박한� 느낌을� 현

대적� 감각으로� 해석한� 이� 건물은� 노리매� 만의� 비밀병기다�.� 탁� 트인� 전경과�

중정이� 멋스럽게� 조화되어� 제주의�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 �3�6�0도� 써클비젼과� �3�D� 영상� 전시물

이� 있는� �3�D� 상영관에� 꼭� 방문하자�.� 수시로� 상영되는� 신비롭고� 흥미진진

한� 바다� 속으로의� 모험� 영상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앨리스� 대

위와� 함께� 떠나는� 제주� 바다� 여행�,� 심술쟁이� 상어와� 친절한� 바다거북�,� 시

간의� 문에서� 나온� 고대� 괴물들까지� 다양한� 바다� 속� 친구들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첨단� 기술로� 즐기는� 명화와� 게임이� 있는� 동화관도� 있다�.� ‘모나리자’와� ‘최

후의� 만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된� 이곳은� 터치스크린과� 동작인식�

기능을� 체험하며� 게임을� 즐기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좋아하는�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 뿐만� 아니라� 매화꽃� 피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동굴� 속� 세상� ‘화충관’에서는� 제주의� 명소와� 사계절� 변화

하는� 노리매를� 감상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오직 노리매에서만!

한� 폭의� 풍경화� 같은� 노리매를� 쭉� 둘러본� 후에는� 노리매� 카페로� 발걸음

을� 옮겨보자�.� 정성으로� 만든� 수제차가� 있는� 노리매� 카페에서� 차� 한� 잔

의� 여유를� 즐기다� 보면� 힐링은� 기본�,� 삶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을� 만

끽할� 수� 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창문으로� 밖으로� 펼쳐진� 경치를� 구경하다� 보면� 매화

꽃� 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곳은� 도민들과� 관광객들의� 만남

의� 장소는� 물론� 마음의� 안식을� 줄� 수� 있는� 최고의� 공간으로� 꼽힌다�.� 카

페� 바로� 옆쪽에는� 소박하고� 맛깔스런� 밥상을� 자랑하는� ‘노리매’스러운� 레

스토랑이� 자리한다�.� � 우동과� 오니기리�,� 매실소스를� 얹은� 고구마� 맛탕�,� 자

연� 그대로의� 과일칩�,� 무농약� 녹차로� 만든� 빙수�,� 홈메이드� 매실쨈과� 토스

트가� 지친� 관광객들의� 배를� 채워준다�.�

노리매� 기프트숍도� 흥미롭다�.� 이곳에는�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무농

약� 수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매화팔찌와� 달콤한� 매실주�,� 매실액�,� 매실

잼�,� 매화� 묘목� 등� 노리매의� 매력이� 느껴지는� 상품들을� 구경하다보면� 시

간이� 훌쩍� 간다�.

�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삶의� 여유를� 찾고� 싶어� 한다�.� 일상에서� 지친� 피로

를� 풀기위해� 어디론가� 떠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장소로� 제주�

노리매� 공원을� 추천한다�.� 고풍적인� 풍경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한� 도시형�

공원에서� 삶의� 에너지를� 한껏� 얻어� 가기를� 바란다�.

노리매공원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654-1번지

전화번호 064-792-8211~4, 팩스 : 064-792-8215

관람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폐장 1시간 전 입장 마감)

요금 성인 9,000원 / 어린이 5,000원

사이트 http://www.norimae.com

看见NORI梅公园,好像看见一幅水彩画一样的感觉。不

少野花和神秘的湖以及亭子,只看看就解放压力,我陷入

NORI梅的美丽。

제주의 힐링 숲

노리매 공원노리매 공원에 입장한 순간 액자 속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다.

수많은 들꽃들과 신비한 호수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정자까지.

보는 것만으로 힐링 되는 노리매에 나는 점점 빠져들었다.

글�사진 김혜원

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试一试,还有人工湖中间的亭子跟落照很配合有神妙的感觉。在

NORI梅享受风景和思索能够让我们的人生美满幸福。走一走从

梅花路到绿茶树的散步路,欣赏小小的野花和火山弹路就会恢复

身心的感觉。

为小孩的多种主题管体验走进NORI梅公园的散步路就见到镜子喷水广场。阳光映射的这

个空间挺受小孩的欢迎。

经过神秘的镜子喷水广场,会看见和谐梅花的传统韩屋“梅人齐”

。在这里可以玩到韩国传统游戏。古风盎然的风景里玩儿传统游

戏十分热闹。体验这一切,然后要看看盆栽院。这个地方是NORI

梅的秘密兵器,开阔的前景跟中庭很适合令济州的风景更抬眼。

若带着小孩探访的观光客必须看看360度圆形显示器和3D电影

院。 随时放映的海底下的冒险影像抓紧小孩的兴趣。跟Alice大尉

一起去济州海旅游,能见到怪脾气的鲨鱼和亲切的海龟,等在海

里的很多朋友们,是一个很好的机会。在动画管理可以欣赏名画和

玩游戏,在这里显示最先进的技术。包括“蒙娜丽莎”和“最后的

晚餐”等的名画,也能体验到触摸屏和运动识别功能,可以拍照,

玩游戏。从儿童到成人都喜欢已经成为一个热闹的地方。而且,在

花虫管理可以感想济州岛的景点和四季变化的NORI梅,以及梅

花绽放公路沿线领先的洞穴世界。

只能在NORI梅享受! 欣赏好像一幅风景画一样的NORI梅之后去看看NORI梅咖啡

馆。在NORI梅咖啡馆享受一杯茶和消闲,就感觉到治愈精神压

力,充足生命的能量。一边喝杯茶,一边可以欣赏梅花公园。所以

在这里,成为居民和游客的聚会场所,以及在休息的最佳空间之

一。在咖啡厅旁边拥有一个简单而美味食物的餐厅。这里的一些

手制和健康美食能填满疲惫游客的肚子。NORI梅礼品店也很有

趣。在这里能买到难以取得的手制产品。梅花手镯与甜美的梅子

酒,梅子液体,梅果酱等,看看东西就很快过去时间。

人们想通过旅行找出生活的满足感,所以为了解决日常疲惫去旅

行。为这些人推荐济州岛的NORI梅公园。希望在这城市型公园里

获得最大的能源。

位置 济州特别自治道 西归浦市 大静邑 九亿里 654-1

营业时间 上午9点至下午7点(最后入场关闭1小时前)

入场费 成人 9,000韩元 / 儿童5,000韩元

联系 064-792-8211~ 4

더제주 54-96.indd 68-69 2013-05-22 오후 12:17:34

Page 69: "더 제주" 매거진

68 69THE JEJU

사계절이 머무는 정원

노리매는� 순우리말� ‘놀이’와� 매화� ‘梅’의� 합성어다�.� 매화가� 있

는� 도시형� 공원을� 콘셉트로� 지난해� �3월� 개장한� 이곳은� 신선

한� 제주의� 바람이� 머물고� 다양한� 꽃과� 소박한� 나무들이� 있

어� 제주에� 들르면� 꼭� 한� 번� 가볼만한� 곳이다�.� 잘� 가꾸어� 놓

은� 산책로엔� 사� 계절이� 담겨져� 있고� 매화꽃과� 유채꽃�,� 목련�

같은� 들꽃들과� 수� 십여� 종의� 분재들이� 가득해� 환상적인� 정경

을� 자랑한다�.� 공원� 가운데에� 있는� 인공호수는� 자연의� 기품을�

한껏� 드러내며� 주변� 정취를� 아우른다�.� 그� 뿐� 아니라� 인공호수�

위에� 설치� 된� 작은� 배는� 아이들과� 함께� 체험해보기에도� 안성

맞춤�.� 인공호수� 중앙에� 위치한� 정자는� 낙조와� 어우러져� 신비

함을� 자아내고�,� 호수와� 함께� 고풍스러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바람과� 함께� 즐기는� 노리매에서의� 사

색은� 삶을� 여유롭게� 한다�.� 매화꽃� 길을� 따라� 녹차나무까지� 이

어지는� 산책로에서� 소소한� 들꽃의� 아름다움과� 독특한� 제주

의� 화산탄� 길을� 감상하다� 보면� 지친� 일상을� 치유해� 주는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테마관 체험

노리매� 공원의� 산책로를� 쭉� 따라� 가다� 보면� 거울분수광장을�

留着四季的庭院NORI梅是韩语‘玩’跟‘梅’的合成词。有梅的城市型

公园为概念,在3月开张了。在这里有济州岛的风味儿和

不少种类的花草树木,去济州岛一定要去的地方。好培

植的散步路包含了四季,有梅花,菜花,木莲等野花,

还有多种盆栽,风景真了不起。在公园中间的人工湖也

很配合周围自然风景。而且,人工湖上的小船好让孩子

볼� 수� 있다�.� 뻥� 뚫린� 하늘이� 태양빛을� 반사시켜� 만들어낸� 이� 공간은� 특

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 신비로운� 거울� 분수광장을� 지나면� 매화꽃

과� 어우러진� 고고한� 느낌의� 전통한옥� ‘매인재’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윷

놀이와�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고풍스러운� 경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놀이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차마� 모를� 흥미로움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체험했다면� 이제� 분재원을� 돌아볼� 차례�.� 투박한� 느낌을� 현

대적� 감각으로� 해석한� 이� 건물은� 노리매� 만의� 비밀병기다�.� 탁� 트인� 전경과�

중정이� 멋스럽게� 조화되어� 제주의�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 �3�6�0도� 써클비젼과� �3�D� 영상� 전시물

이� 있는� �3�D� 상영관에� 꼭� 방문하자�.� 수시로� 상영되는� 신비롭고� 흥미진진

한� 바다� 속으로의� 모험� 영상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앨리스� 대

위와� 함께� 떠나는� 제주� 바다� 여행�,� 심술쟁이� 상어와� 친절한� 바다거북�,� 시

간의� 문에서� 나온� 고대� 괴물들까지� 다양한� 바다� 속� 친구들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첨단� 기술로� 즐기는� 명화와� 게임이� 있는� 동화관도� 있다�.� ‘모나리자’와� ‘최

후의� 만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된� 이곳은� 터치스크린과� 동작인식�

기능을� 체험하며� 게임을� 즐기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좋아하는�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 뿐만� 아니라� 매화꽃� 피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동굴� 속� 세상� ‘화충관’에서는� 제주의� 명소와� 사계절� 변화

하는� 노리매를� 감상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오직 노리매에서만!

한� 폭의� 풍경화� 같은� 노리매를� 쭉� 둘러본� 후에는� 노리매� 카페로� 발걸음

을� 옮겨보자�.� 정성으로� 만든� 수제차가� 있는� 노리매� 카페에서� 차� 한� 잔

의� 여유를� 즐기다� 보면� 힐링은� 기본�,� 삶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을� 만

끽할� 수� 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창문으로� 밖으로� 펼쳐진� 경치를� 구경하다� 보면� 매화

꽃� 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곳은� 도민들과� 관광객들의� 만남

의� 장소는� 물론� 마음의� 안식을� 줄� 수� 있는� 최고의� 공간으로� 꼽힌다�.� 카

페� 바로� 옆쪽에는� 소박하고� 맛깔스런� 밥상을� 자랑하는� ‘노리매’스러운� 레

스토랑이� 자리한다�.� � 우동과� 오니기리�,� 매실소스를� 얹은� 고구마� 맛탕�,� 자

연� 그대로의� 과일칩�,� 무농약� 녹차로� 만든� 빙수�,� 홈메이드� 매실쨈과� 토스

트가� 지친� 관광객들의� 배를� 채워준다�.�

노리매� 기프트숍도� 흥미롭다�.� 이곳에는�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무농

약� 수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매화팔찌와� 달콤한� 매실주�,� 매실액�,� 매실

잼�,� 매화� 묘목� 등� 노리매의� 매력이� 느껴지는� 상품들을� 구경하다보면� 시

간이� 훌쩍� 간다�.

�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삶의� 여유를� 찾고� 싶어� 한다�.� 일상에서� 지친� 피로

를� 풀기위해� 어디론가� 떠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장소로� 제주�

노리매� 공원을� 추천한다�.� 고풍적인� 풍경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한� 도시형�

공원에서� 삶의� 에너지를� 한껏� 얻어� 가기를� 바란다�.

노리매공원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654-1번지

전화번호 064-792-8211~4, 팩스 : 064-792-8215

관람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폐장 1시간 전 입장 마감)

요금 성인 9,000원 / 어린이 5,000원

사이트 http://www.norimae.com

看见NORI梅公园,好像看见一幅水彩画一样的感觉。不

少野花和神秘的湖以及亭子,只看看就解放压力,我陷入

NORI梅的美丽。

제주의 힐링 숲

노리매 공원노리매 공원에 입장한 순간 액자 속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다.

수많은 들꽃들과 신비한 호수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정자까지.

보는 것만으로 힐링 되는 노리매에 나는 점점 빠져들었다.

글�사진 김혜원

꽃보다 정원 庭院比花漂亮

试一试,还有人工湖中间的亭子跟落照很配合有神妙的感觉。在

NORI梅享受风景和思索能够让我们的人生美满幸福。走一走从

梅花路到绿茶树的散步路,欣赏小小的野花和火山弹路就会恢复

身心的感觉。

为小孩的多种主题管体验走进NORI梅公园的散步路就见到镜子喷水广场。阳光映射的这

个空间挺受小孩的欢迎。

经过神秘的镜子喷水广场,会看见和谐梅花的传统韩屋“梅人齐”

。在这里可以玩到韩国传统游戏。古风盎然的风景里玩儿传统游

戏十分热闹。体验这一切,然后要看看盆栽院。这个地方是NORI

梅的秘密兵器,开阔的前景跟中庭很适合令济州的风景更抬眼。

若带着小孩探访的观光客必须看看360度圆形显示器和3D电影

院。 随时放映的海底下的冒险影像抓紧小孩的兴趣。跟Alice大尉

一起去济州海旅游,能见到怪脾气的鲨鱼和亲切的海龟,等在海

里的很多朋友们,是一个很好的机会。在动画管理可以欣赏名画和

玩游戏,在这里显示最先进的技术。包括“蒙娜丽莎”和“最后的

晚餐”等的名画,也能体验到触摸屏和运动识别功能,可以拍照,

玩游戏。从儿童到成人都喜欢已经成为一个热闹的地方。而且,在

花虫管理可以感想济州岛的景点和四季变化的NORI梅,以及梅

花绽放公路沿线领先的洞穴世界。

只能在NORI梅享受! 欣赏好像一幅风景画一样的NORI梅之后去看看NORI梅咖啡

馆。在NORI梅咖啡馆享受一杯茶和消闲,就感觉到治愈精神压

力,充足生命的能量。一边喝杯茶,一边可以欣赏梅花公园。所以

在这里,成为居民和游客的聚会场所,以及在休息的最佳空间之

一。在咖啡厅旁边拥有一个简单而美味食物的餐厅。这里的一些

手制和健康美食能填满疲惫游客的肚子。NORI梅礼品店也很有

趣。在这里能买到难以取得的手制产品。梅花手镯与甜美的梅子

酒,梅子液体,梅果酱等,看看东西就很快过去时间。

人们想通过旅行找出生活的满足感,所以为了解决日常疲惫去旅

行。为这些人推荐济州岛的NORI梅公园。希望在这城市型公园里

获得最大的能源。

位置 济州特别自治道 西归浦市 大静邑 九亿里 654-1

营业时间 上午9点至下午7点(最后入场关闭1小时前)

入场费 成人 9,000韩元 / 儿童5,000韩元

联系 064-792-82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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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0: "더 제주" 매거진

70 71THE JEJU

늦은� 오후가� 되니� 마을의� 공기도� 고요하다�.� 추

사� 유배지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도� 이젠� 뜸한�

때인가� 보다�.� 추사� 유배지를� 지키고� 있는� 지킴

이� 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처음� 간� 곳은�

독특한� 계단이� 펼쳐진� 곳이었다�.� 정면에는� 추

사관이라고� 쓰인� 큰� 현판이� 돌에� 새겨있고�,� 그�

아래로� 빨려� 들어가듯� 계단을� 내려가니� 추사의�

흉상이� 나온다�.� ‘유배’� 라는� 이름으로� 제주도에�

왔던� 김정희였다�.� 그가� 태어나� 살던� 곳�,� 그가� 죽

기� 전까지� 여생을� 보냈던� 곳들도� 이미� 다른� 지

방의� 문화재로� 보존되어� 있다�.� 억울하게� 왔던�

유배지� ‘제주도’였지만�,� 제주� 사람들은� 이곳에�

흔적을� 남긴� 추사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했다�.� 아마도� 그와� 제주와의� 인연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난�,� 그

것이� 궁금하다�.� 제주에� 남긴� 추사의� 흔적과� 그

를� 사랑한� 제주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말이다�.�

유배는� 본디� 죄인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

으로� 보내는� 것이다�.� 김정희가� 살던� 당시� 조선

은� 당쟁으로� 세력싸움이� 극심했던� 때�,� 이� 싸움

에서� 밀려난� 자들이� 죄인이� 되고�,� 유배의� 단골

손님이� 되어� 버렸다�.� 서울에서� 가장� 먼� 제주도�,�

그� 안에서도� 오지였던� 대정읍�.� 이곳이� 김정희에

게� 내려진� 유배지의� 이름이었다�.� 정치적으로� 학

문적으로� 큰� 명성과� 명예를� 가지고� 있던� 김정

희에게� 제주도는� 어쩜� 절망의� 또� 다른� 이름이

었을� 것이다�.� 더욱이� 유배� 직전� 동지부사로� 임

명되어� 중국행을� 앞두고� 겪은� 일이기에� 그가� 겪

었을� 당황스러움�,� 마음의� 원통함은� 아마� 다� 헤

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희는� 유배� 초기에는� 포도청의� 부장인� 송

계순의� 집에� 머물다가� 몇� 년� 뒤� 지금이� 유배

지로� 지정된�,� 그의� 제자� 대정고을� 유생� 강도순

의� 집으로� 이사했다�.� 섬으로� 유배를� 보내는� 것

은� 절도안치�(絶島安置�)�,� 집�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위안리치�(圍籬安置�)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받은� 김정희의� 유배지에선� 아

직도� 뾰족한� 가시가� 드러난� 탱자나무가� 꼿꼿

이� 서있다�.�

내려놓음의 여행

추사관을� 둘러보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연

결된� 유배지를� 만날� 수� 있다�.� 유배지� 입구로� 들

어서니�,� 제주만의� 독특한� 대문인� 정낭이� 안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를� 하고� 있다�.� 정낭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보니� ‘ㄷ‘� 자형의� 초가집� �3채가�

자리� 잡고� 있다�.� 자그마한� 초가집� �3채는� 강도순

이� 살았던� 안거리�,� 김정희가� 머물렀던� 모거리�,�

제자들을� 가르치고� 양성했던� 밖거리이다�.� 김정

희는� �9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제주도에�

머물며� 제자를� 길러냈다�.� 지식이� 귀했던� 제주에

서� 김정희의�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이들이� 줄

을� 섰을� 정도였다니� 이� 고요한� 동네가� 북적였을�

것이다�.� 지금도� 추사관에서�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정말� 오래도록� 이곳에서� ‘배움’� 의� 향기가�

더해지고� 있는� 듯하다�.� 김정희는� 제자� 양성� 외

에도� 서도�(書道�)에� 정진해� 그� 유명한� 추사체를�

완성했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 그리고� 더� 작

은� 이� 초가� 안에서� 추사체를� 완성한� 김정희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과연� 비워있을� 때� 풍성히�

채워지는� 것은� 고금을� 막론한� 진리가� 아닐까�.�

이곳에서� 제자� 이상적에게� 보낸� 편지에� 그려진�

‘세한도’� 는� 또� 어떠한가�!�

크지� 않은� 유배지� 마당으로� 눈을� 돌리니� 사이

좋은� 노부부가� 서로의� 사진을� 찍고� 있다�.� 정년

퇴임� 후�,� 제주도� 여행을� 오셨단다�.� 그간� 바쁘게�

살았는데� 이제� 좀� 느리게� 살� 것이라는� 노부부

와�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두� 분

의� 사진을� 담아주겠다며� 카메라를� 받아� 들었

다�.� 사진을� 찍으며� 문득� 머리에� 스치는� 생각�.�

꽁꽁� 붙잡고� 있던� 속세의� 것을� 놓고� 올� 수� 밖에�

없었던� 김정희�,� 시작은� 그와� 같지� 않지만�,� 오늘

을� 사는� 이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도� 어쩌면�,� 잠

시나마� 속세와� 반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역사를 담은 도보 여행길 ‘추사 유배길’ 3코스

집념의 길 추사가 이루어 놓은 삶 - 업적과 고난을 떠올릴 수 있는 코스 / 추사관 - 송죽사터 - 정난주 마리아묘 - 세미물 - 대정향교 / 8.6km

인연의 길 추사의 한시와 편지, 차 등을 통해 추사와 맺은 인연을 떠올릴 수 있는 코스 / 추사관 - 옹기박물관 - 곶자왈지대 - 서광승마장 - 오설록 / 8km

사색의 길 제주의 바다와 오름, 계곡의 경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코스 / 추사관 - 대정향교 - 산방산 - 안덕계곡 / 10km

서울과 멀리 떨어진 곳

문화의 향기 역사의 숨결

어느덧 해가 지기 직전이다. 열혈 여행가의 마음은 아침에 가장 활발하다. 늦은 오후 비로소 평정

을 되찾고 차분해진다. 이때쯤 추사 유배지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 추사 유배지가 보

인다. 두 나무 사이에 추사관이 보인다. 마치 세한도의 그림과도 같다. 열혈 여행가의 마음에 또다

시 설렘이 찾아온다. 사라진 역사를 이렇게나마 엿볼 수 있다는 것,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현재

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좋아 오늘도 한 짐 진 배낭을 놓지 못한다.

글·사진 김진희

제주에서 추사를 만나다김정희 유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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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가� 되니� 마을의� 공기도� 고요하다�.� 추

사� 유배지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도� 이젠� 뜸한�

때인가� 보다�.� 추사� 유배지를� 지키고� 있는� 지킴

이� 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처음� 간� 곳은�

독특한� 계단이� 펼쳐진� 곳이었다�.� 정면에는� 추

사관이라고� 쓰인� 큰� 현판이� 돌에� 새겨있고�,� 그�

아래로� 빨려� 들어가듯� 계단을� 내려가니� 추사의�

흉상이� 나온다�.� ‘유배’� 라는� 이름으로� 제주도에�

왔던� 김정희였다�.� 그가� 태어나� 살던� 곳�,� 그가� 죽

기� 전까지� 여생을� 보냈던� 곳들도� 이미� 다른� 지

방의� 문화재로� 보존되어� 있다�.� 억울하게� 왔던�

유배지� ‘제주도’였지만�,� 제주� 사람들은� 이곳에�

흔적을� 남긴� 추사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했다�.� 아마도� 그와� 제주와의� 인연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난�,� 그

것이� 궁금하다�.� 제주에� 남긴� 추사의� 흔적과� 그

를� 사랑한� 제주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말이다�.�

유배는� 본디� 죄인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

으로� 보내는� 것이다�.� 김정희가� 살던� 당시� 조선

은� 당쟁으로� 세력싸움이� 극심했던� 때�,� 이� 싸움

에서� 밀려난� 자들이� 죄인이� 되고�,� 유배의� 단골

손님이� 되어� 버렸다�.� 서울에서� 가장� 먼� 제주도�,�

그� 안에서도� 오지였던� 대정읍�.� 이곳이� 김정희에

게� 내려진� 유배지의� 이름이었다�.� 정치적으로� 학

문적으로� 큰� 명성과� 명예를� 가지고� 있던� 김정

희에게� 제주도는� 어쩜� 절망의� 또� 다른� 이름이

었을� 것이다�.� 더욱이� 유배� 직전� 동지부사로� 임

명되어� 중국행을� 앞두고� 겪은� 일이기에� 그가� 겪

었을� 당황스러움�,� 마음의� 원통함은� 아마� 다� 헤

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희는� 유배� 초기에는� 포도청의� 부장인� 송

계순의� 집에� 머물다가� 몇� 년� 뒤� 지금이� 유배

지로� 지정된�,� 그의� 제자� 대정고을� 유생� 강도순

의� 집으로� 이사했다�.� 섬으로� 유배를� 보내는� 것

은� 절도안치�(絶島安置�)�,� 집�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위안리치�(圍籬安置�)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받은� 김정희의� 유배지에선� 아

직도� 뾰족한� 가시가� 드러난� 탱자나무가� 꼿꼿

이� 서있다�.�

내려놓음의 여행

추사관을� 둘러보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연

결된� 유배지를� 만날� 수� 있다�.� 유배지� 입구로� 들

어서니�,� 제주만의� 독특한� 대문인� 정낭이� 안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를� 하고� 있다�.� 정낭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보니� ‘ㄷ‘� 자형의� 초가집� �3채가�

자리� 잡고� 있다�.� 자그마한� 초가집� �3채는� 강도순

이� 살았던� 안거리�,� 김정희가� 머물렀던� 모거리�,�

제자들을� 가르치고� 양성했던� 밖거리이다�.� 김정

희는� �9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제주도에�

머물며� 제자를� 길러냈다�.� 지식이� 귀했던� 제주에

서� 김정희의�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이들이� 줄

을� 섰을� 정도였다니� 이� 고요한� 동네가� 북적였을�

것이다�.� 지금도� 추사관에서�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정말� 오래도록� 이곳에서� ‘배움’� 의� 향기가�

더해지고� 있는� 듯하다�.� 김정희는� 제자� 양성� 외

에도� 서도�(書道�)에� 정진해� 그� 유명한� 추사체를�

완성했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 그리고� 더� 작

은� 이� 초가� 안에서� 추사체를� 완성한� 김정희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과연� 비워있을� 때� 풍성히�

채워지는� 것은� 고금을� 막론한� 진리가� 아닐까�.�

이곳에서� 제자� 이상적에게� 보낸� 편지에� 그려진�

‘세한도’� 는� 또� 어떠한가�!�

크지� 않은� 유배지� 마당으로� 눈을� 돌리니� 사이

좋은� 노부부가� 서로의� 사진을� 찍고� 있다�.� 정년

퇴임� 후�,� 제주도� 여행을� 오셨단다�.� 그간� 바쁘게�

살았는데� 이제� 좀� 느리게� 살� 것이라는� 노부부

와�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두� 분

의� 사진을� 담아주겠다며� 카메라를� 받아� 들었

다�.� 사진을� 찍으며� 문득� 머리에� 스치는� 생각�.�

꽁꽁� 붙잡고� 있던� 속세의� 것을� 놓고� 올� 수� 밖에�

없었던� 김정희�,� 시작은� 그와� 같지� 않지만�,� 오늘

을� 사는� 이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도� 어쩌면�,� 잠

시나마� 속세와� 반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역사를 담은 도보 여행길 ‘추사 유배길’ 3코스

집념의 길 추사가 이루어 놓은 삶 - 업적과 고난을 떠올릴 수 있는 코스 / 추사관 - 송죽사터 - 정난주 마리아묘 - 세미물 - 대정향교 / 8.6km

인연의 길 추사의 한시와 편지, 차 등을 통해 추사와 맺은 인연을 떠올릴 수 있는 코스 / 추사관 - 옹기박물관 - 곶자왈지대 - 서광승마장 - 오설록 / 8km

사색의 길 제주의 바다와 오름, 계곡의 경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코스 / 추사관 - 대정향교 - 산방산 - 안덕계곡 / 10km

서울과 멀리 떨어진 곳

문화의 향기 역사의 숨결

어느덧 해가 지기 직전이다. 열혈 여행가의 마음은 아침에 가장 활발하다. 늦은 오후 비로소 평정

을 되찾고 차분해진다. 이때쯤 추사 유배지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 추사 유배지가 보

인다. 두 나무 사이에 추사관이 보인다. 마치 세한도의 그림과도 같다. 열혈 여행가의 마음에 또다

시 설렘이 찾아온다. 사라진 역사를 이렇게나마 엿볼 수 있다는 것,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현재

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좋아 오늘도 한 짐 진 배낭을 놓지 못한다.

글·사진 김진희

제주에서 추사를 만나다김정희 유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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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2: "더 제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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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하는 시간의 풍경

그 집에 가면 앞마당에 바다가 있다더라, 그 앞마당에서 너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맛난 것도 먹을 수 있다더라.

바닷가 그 조그만 집 주인은 시인이라더라. 시인은 사람들을 만나고, 천천히 흘러가는 음악에 귀 기울이며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잔잔히 살고 싶어 하드랬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그 집 앞마당은 바다

빡빡한� 도심의� 아파트에� 살면서�,� 한번쯤� 꾸게� 되는� 꿈�,� 그것은� 널찍한� 앞마당을� 갖

고� 싶다는� 꿈이다�.� 계절마다� 모양을� 달리하는� 꽃밭과� 물고기들이� 노닐� 수� 있는� 작

은� 연못�,� 깨끗한� 잔디� 위에� 내� 몸� 하나� 광합성하기� 안성맞춤일� 안락의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이런� 것도� 좋겠다�.� 내� 집은� 비록� 작아도� 크디� 큰� 바다가� 앞

마당을� 꾸며� 주는� 것�.� 그� 바다를� 보며� 그대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의자가� 몇� 개� 놓

여� 있는� 것�.� 거기에� 달콤� 쌉싸래한� 커피까지�.� 꿈으로만� 꾸던� 이� 낭만� 충만한� 풍경을�

조천읍� 조천리� 작은� 바닷가에서� 만났다�.

조천리에� 들어서서� 드라이버의� 직감을� 믿고� 바닷가� 쪽으로� 차를� 틀면�,� 간신히�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을� 만난다�.� 살짝� 구불대는� 길을� 따라� 조금만�

가다보면� 주황색� 지붕� 위로� ‘시인의� 집’� 이라는� 글씨가� 육지에서� 온� 이를� 반긴다�.� 그

리고� 마을을� 휘도는� 바다를� 만난다�.� 섬이� � � 라면� 당연히�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

는� 바다인데�,� 시인의� 집을� 통과해� 보이는� 바다는� 왠지� 좀� 더� 특별해� 보였다�.� 아마�

하늘과� 바다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야외에� 테이블과� 의자가� 예쁘게� 놓여있어서�

그럴� 것이다�.� 돌담� 너머로� 보이는� 바다� 안에� 새겨진� ‘시’� 라는� 푯대� 때문에� 그럴� 것

이다�.� 아름다운� 선율이� 귓가에� 맴돌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생생한� 바다를� 액자처

럼� 두고� 볼�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리고� 광활한� 바다를� 아늑한� 공간에서� 너와� 함

께� 즐길�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이� 시간만큼은� 이� 바다가� 우리의� 것� 인양� 말이다�.

‘시인’의 ‘카페’

프랑스산� 모카콩고의� 향이� 코끝을� 스치는� 이곳� ‘시인의� 집’은� 카페이다�.� 제주가� 좋

아�,� 바다가� 좋아� 누군가와� 이� 감정을� 함께� 나누기� 위해� 시인은� 카페를� 만들었으리

라�.�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기고� 여유롭게� 혼자�,� 또는� 누군가와� 함께한� 시

간의� 기억이� 추억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가장� 카페다운� 카페를� 꿈꾸며� ‘행복한� 아날

로그’�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시인의� 짧은� 바람을� 엿들었다�.� 카페� 여기� 저기� 손� 글

씨로� 쓰인� 그녀의� ‘시’� 와� 책자에� 꽂혀진� 여러� 권의� 책들도� 시인의� 바람을� 소리� 없이�

들려주었다�.� 시인이� 관광지처럼� 잠시� 들려� 모양새만� 보고� 급히� 음식을� 먹고� 가버리

는� 이들� 보다� 진정� 여유로운�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즐기고자� 하는� 이를� 반기는� 것

은� 이� 때문이다�.� ‘시인의� 집’� 을� 찾아오는� 사람을� 위한� 진정한� 배려에� 힘을� 쏟은� 덕

분일까�.� 작은� 공간에서� 풍기는� 커피의� 향�,� 고소한� 토스트�,� 담백한� 피자의� 맛이� 특별

하진� 않아도� 기분이� 좋다�.� 그리고�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시인� 따라� 시� 한

편� 지어보고� 싶어진다�.�

바다

내가� 너에게� 기대� 울었을� 때�,

너는� 나의� 바다가� 되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안겨� 웃었을� 때�,

너는� 나의� 바다가� 되어� 주었다�.

이곳에서� 천천히� 흐르는� 너와의� 시간이� 아마도� 아주� 오래도록� 기억될� 것만� 같다�.� �

카페‘시인의 집’

바닷가에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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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하는 시간의 풍경

그 집에 가면 앞마당에 바다가 있다더라, 그 앞마당에서 너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맛난 것도 먹을 수 있다더라.

바닷가 그 조그만 집 주인은 시인이라더라. 시인은 사람들을 만나고, 천천히 흘러가는 음악에 귀 기울이며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잔잔히 살고 싶어 하드랬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그 집 앞마당은 바다

빡빡한� 도심의� 아파트에� 살면서�,� 한번쯤� 꾸게� 되는� 꿈�,� 그것은� 널찍한� 앞마당을� 갖

고� 싶다는� 꿈이다�.� 계절마다� 모양을� 달리하는� 꽃밭과� 물고기들이� 노닐� 수� 있는� 작

은� 연못�,� 깨끗한� 잔디� 위에� 내� 몸� 하나� 광합성하기� 안성맞춤일� 안락의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이런� 것도� 좋겠다�.� 내� 집은� 비록� 작아도� 크디� 큰� 바다가� 앞

마당을� 꾸며� 주는� 것�.� 그� 바다를� 보며� 그대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의자가� 몇� 개� 놓

여� 있는� 것�.� 거기에� 달콤� 쌉싸래한� 커피까지�.� 꿈으로만� 꾸던� 이� 낭만� 충만한� 풍경을�

조천읍� 조천리� 작은� 바닷가에서� 만났다�.

조천리에� 들어서서� 드라이버의� 직감을� 믿고� 바닷가� 쪽으로� 차를� 틀면�,� 간신히�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을� 만난다�.� 살짝� 구불대는� 길을� 따라� 조금만�

가다보면� 주황색� 지붕� 위로� ‘시인의� 집’� 이라는� 글씨가� 육지에서� 온� 이를� 반긴다�.� 그

리고� 마을을� 휘도는� 바다를� 만난다�.� 섬이� � � 라면� 당연히�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

는� 바다인데�,� 시인의� 집을� 통과해� 보이는� 바다는� 왠지� 좀� 더� 특별해� 보였다�.� 아마�

하늘과� 바다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야외에� 테이블과� 의자가� 예쁘게� 놓여있어서�

그럴� 것이다�.� 돌담� 너머로� 보이는� 바다� 안에� 새겨진� ‘시’� 라는� 푯대� 때문에� 그럴� 것

이다�.� 아름다운� 선율이� 귓가에� 맴돌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생생한� 바다를� 액자처

럼� 두고� 볼�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리고� 광활한� 바다를� 아늑한� 공간에서� 너와� 함

께� 즐길�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이� 시간만큼은� 이� 바다가� 우리의� 것� 인양� 말이다�.

‘시인’의 ‘카페’

프랑스산� 모카콩고의� 향이� 코끝을� 스치는� 이곳� ‘시인의� 집’은� 카페이다�.� 제주가� 좋

아�,� 바다가� 좋아� 누군가와� 이� 감정을� 함께� 나누기� 위해� 시인은� 카페를� 만들었으리

라�.�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기고� 여유롭게� 혼자�,� 또는� 누군가와� 함께한� 시

간의� 기억이� 추억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가장� 카페다운� 카페를� 꿈꾸며� ‘행복한� 아날

로그’�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시인의� 짧은� 바람을� 엿들었다�.� 카페� 여기� 저기� 손� 글

씨로� 쓰인� 그녀의� ‘시’� 와� 책자에� 꽂혀진� 여러� 권의� 책들도� 시인의� 바람을� 소리� 없이�

들려주었다�.� 시인이� 관광지처럼� 잠시� 들려� 모양새만� 보고� 급히� 음식을� 먹고� 가버리

는� 이들� 보다� 진정� 여유로운�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즐기고자� 하는� 이를� 반기는� 것

은� 이� 때문이다�.� ‘시인의� 집’� 을� 찾아오는� 사람을� 위한� 진정한� 배려에� 힘을� 쏟은� 덕

분일까�.� 작은� 공간에서� 풍기는� 커피의� 향�,� 고소한� 토스트�,� 담백한� 피자의� 맛이� 특별

하진� 않아도� 기분이� 좋다�.� 그리고�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시인� 따라� 시� 한

편� 지어보고� 싶어진다�.�

바다

내가� 너에게� 기대� 울었을� 때�,

너는� 나의� 바다가� 되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안겨� 웃었을� 때�,

너는� 나의� 바다가� 되어� 주었다�.

이곳에서� 천천히� 흐르는� 너와의� 시간이� 아마도� 아주� 오래도록� 기억될� 것만� 같다�.� �

카페‘시인의 집’

바닷가에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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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4: "더 제주" 매거진

같은 공간 다른 시선

산다는 것� � � � � � � � � � 정신을� 차려보니� 바다를� 건너� 제주에� 와� 있었다�.� 한� 남자

의� 아내�,� 돌� 된� 아이의� 엄마�.� 그것이� 나의� 이름이� 되어� 버린� 서른셋의� 아줌마�.�

머릿속으로만� 몇� 번이고� 꾸었던� ‘여행’� 의� 꿈을� 이제야� 이루었다�.� 무작정� 서울

을� 혼자� 뛰쳐나오던� 날�,� 망설임� 없이� ‘두모악’� 을� 찾았다�.� 잡히지� 않는� 시간을�

정신없이� 보내다� 가만히� 서서� 조용히� 뒤돌아보는� 것�,� 그것은� 나의� 습관� 중에�

하나였다�.� 그리하여� 나는� 그의� 제주� 사진� 앞에� 멈춰� 섰다�.� 먹먹한� 가슴에� 뭉

클한� 무언가가� 목까지� 차올라�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하나�,�

두울� 그의� 사진을� 보면서� 그� 뭉클함은� 조용히� 잔잔해져� 갔다�.� 전시실을� 가득�

채운� 그의� 사진� 속� 피사체는� 오름� 앞에� 서있는� 두� 그루의� 나무뿐이었다�.� 단지�

나무를� 둘러싼� 빛과� 구름만이� 다른� 모습으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모두� 아

름다웠다�.� 나는� 내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아니�,� 슬프게도� 나이를� 너무� 많

이� 먹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영원할� 것� 같던� �1�0대가� 지나고�,� 반짝이던� �2�0대

가� 지나고�,�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버렸다고�.� 가만히� 보니� 이� 나무는� 나였다�.� 세

월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고� 변해도� 그� 자리에� 있는� 이� 나무�.� 여전히� 오름을� 향

한�,� 한라산을� 향한�,� 제주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나무�.� 잊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도� 내� 꿈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여자였던� 것을�.� 어린�

여자 1의이야기

그 앞에서 나와 마주하다

한라산의 옛 이름 두모악, 제주를 사랑한 남자의 갤러리 이름은 두모악이다. 제주도 동쪽 고요한 동네

성산읍 삼달리 자그마한 폐교, 두모악에 제주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제주 속에 그가 있다. 이제 그가

누르는 생생한 셔터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그와 제주를 함께 만나기 위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

다. 제주와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 김영갑의 제주 사랑은 그래서 현재 진행형이다.

글 김진희�전은영 사진 곽철호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찾은 두 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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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 다른 시선

산다는 것� � � � � � � � � � 정신을� 차려보니� 바다를� 건너� 제주에� 와� 있었다�.� 한� 남자

의� 아내�,� 돌� 된� 아이의� 엄마�.� 그것이� 나의� 이름이� 되어� 버린� 서른셋의� 아줌마�.�

머릿속으로만� 몇� 번이고� 꾸었던� ‘여행’� 의� 꿈을� 이제야� 이루었다�.� 무작정� 서울

을� 혼자� 뛰쳐나오던� 날�,� 망설임� 없이� ‘두모악’� 을� 찾았다�.� 잡히지� 않는� 시간을�

정신없이� 보내다� 가만히� 서서� 조용히� 뒤돌아보는� 것�,� 그것은� 나의� 습관� 중에�

하나였다�.� 그리하여� 나는� 그의� 제주� 사진� 앞에� 멈춰� 섰다�.� 먹먹한� 가슴에� 뭉

클한� 무언가가� 목까지� 차올라�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하나�,�

두울� 그의� 사진을� 보면서� 그� 뭉클함은� 조용히� 잔잔해져� 갔다�.� 전시실을� 가득�

채운� 그의� 사진� 속� 피사체는� 오름� 앞에� 서있는� 두� 그루의� 나무뿐이었다�.� 단지�

나무를� 둘러싼� 빛과� 구름만이� 다른� 모습으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모두� 아

름다웠다�.� 나는� 내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아니�,� 슬프게도� 나이를� 너무� 많

이� 먹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영원할� 것� 같던� �1�0대가� 지나고�,� 반짝이던� �2�0대

가� 지나고�,�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버렸다고�.� 가만히� 보니� 이� 나무는� 나였다�.� 세

월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고� 변해도� 그� 자리에� 있는� 이� 나무�.� 여전히� 오름을� 향

한�,� 한라산을� 향한�,� 제주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나무�.� 잊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도� 내� 꿈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여자였던� 것을�.� 어린�

여자 1의이야기

그 앞에서 나와 마주하다

한라산의 옛 이름 두모악, 제주를 사랑한 남자의 갤러리 이름은 두모악이다. 제주도 동쪽 고요한 동네

성산읍 삼달리 자그마한 폐교, 두모악에 제주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제주 속에 그가 있다. 이제 그가

누르는 생생한 셔터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그와 제주를 함께 만나기 위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

다. 제주와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 김영갑의 제주 사랑은 그래서 현재 진행형이다.

글 김진희�전은영 사진 곽철호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찾은 두 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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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6: "더 제주" 매거진

THE JEJU

시절� 나의� 멋모름을� 채워� 주었던� 천하무적� 부모님�,� 학창� 시절� 나의� 가슴을� 채

워� 주었던� 친구들�,� 젊은� 날� 나의� 부족함을� 사랑했던� 지금의� 남편�.� 나� 없인� 하

루도� 살� 수� 없는� 우리� 아가�.� 나를� 둘러싼� 그� 배경이� 세월을� 따라� 조금씩� 변했

을� 뿐� 모두� 아름다웠고�,� 아름다우리라�.�

떠난다는 것� � � � � � � � � � 그에게� ‘제주’� 는� 이상향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상향� 속

에서� 살았다�.� 제주는� 그가� 반한� 한� 여인이었고�,� 집이었으며�,� 꿈이었다�.� 그리하

여� 죽음을� 앞둔� 시한부를� 살았지만�,� 행복했더랬다�.� 나의� 아버지의� 병도� 루게릭

이었다�.� 점차� 굳어져� 가는� 근육� 앞에� 무기력해지는� 인간의� 나약함이� 적나라하

게� 드러나는� 잔인한� 병�.� 그는� 두모악을� 만들고� 꾸미며� 그의� 사랑� 제주를� 차곡

이� 정리하고�,� 남겼다�.� 그가� 세상에� 남길� 바라는� 것은� 그� 자신이� 아니었다�.� 그저�

‘제주’� 였다�.� 아버지도� 죽음을� 준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셨다�.� 다만�,� 가족

과� 함께한� 순간�,� 그� 공간을� 추억하며� 시간을� 보내셨다�.� 그리고� 매일� 물으셨다�.�

“우리� 그때� 참� 행복했었지�?”� 계절이� 드러나는� 풍경� 속� 밝은� 우리들의� 모습이�

항상� 대답을� 대신했다�.� 그가� 죽음을� 앞두고� 가장� 아쉬워했던� 것은� 그의� 사진�

속에� 제주를� 더�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도� 그러셨다�.� 죽음이� 두렵진�

않지만�,� 이� 아름다운� 세상�,� 함께� 더� 가보지� 못함�.� 그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세

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욕심이� 아닐까� 싶었다�.� 부모님을� 알라딘의� 지니처럼� 생

각하던� �1�0대를� 보내고�,� 부모님과�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나누던� �2�0대를� 보

내고�,� 결코� 아니� 제발�,�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다고� 생각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며� 이제� 조금� 인생의� 쓴� 맛을� 맛보았다고�,� 제주를� 사랑한� 그의� 슬픔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는� 서른� 셋� 늦봄을� 보내본다�.� 제주에서�.

산다는 것� � � � � � � � � � 그의� 사진은� 살아있었다�.� 멈춰있는� 순간의� 찰나를� 찍는� 것

이� 사진이라� 하지만�,� 그의� 사진을� 보는� 순간�,� 정지된� 순간의� 이후� 풍경의� 파노

라마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바람에� 흘러가는� 구름�,� 새빨갛게� 타들어갈� 것만� 같

은� 노을�,� 힘없이� 작아지는� 태양까지�.�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만� 있었다�.� 가만

히� 있으려� 해도� 시계� 바늘은� 멈추지� 않는다�.� 정직하게� 분과� 침이� 일정한� 간격

으로� 또각거리면�,� 그것은� 하루�,� 이틀� 그리고� �1년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후회�

없이� 오늘을�,�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그의� 말은� 지금의� 나를� 다시� 한�

번� 북돋아주는� 위로와도� 같았다�.� 물론� 지금까지의� 삶이� 후회로� 점철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지금까지의� 나는� 지나치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 오래지� 않은� 스물여섯의� 삶이었지만� 말이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

로� 인해� 대학� 생활은� 아르바이트가� 팔� 할이었다�.� 과외와� 학원� 강사로� 매달� 용

돈과� 집세를� 벌어� 놓아야만� 했다�.� 아르바이트� 경험� 한번� 없는� 친구들은� 굳이�

내가� 왜� 계속해서� 일을� 하는� 지� 자세히� 몰랐다�.� 그저� 철� 든� 친구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미래에� 대한�,� 성공에� 대한� 갈망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정말� 성공하고� 싶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먹고살� 걱정� 없이� 말이

다�.� 결핍이라는� 것은� 사람을� 두� 부류로� 변화시킨다�.� 아예� 자포자기하게� 만들거

나� 오히려� 살아갈� 힘을� 더� 만드는� 것�.� 다행히도� 나는� 후자였다�.� 김영갑� 선생도�

그랬다�.� 시한부를� 선고� 받았지만�,� 그는� 삶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꿈을� 심었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듯이�.

떠난다는 것� � � � � � � � � 죽음의� 순간을� 알고� 준비할� 수� 있는� 것과� 갑작스레� 찾아

오는� 것�.�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한부를� 선고

받은� 김영갑� 선생과�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나의� 아버지�.� 경험하건데�,� 남아있

는� 사람들에게는� 후자의� 경우가� 참� 당혹스럽다�.� 이별을� 준비하기까지의� 시간

이� 없다는� 것은�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꽤� 힘이� 든다�.� 갑작스런� 연인의� 이별통보

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괴로운데�,� 가족이� 떠난다는� 것은� 더했

다�.� 아버지와� 딸�.� 사랑과� 애정이� 묻어나진� 않은�,� 무뚝뚝한� 경상도� 부녀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충격이� 덜하지는� 않았으니까�.� 심지어� 그것이� 더� 나를� 힘들게� 했

다�.� 아버지와� 가장� 최근에� 한� 통화는� �2주� 전이었다�.� 딸의� 취업을� 걱정하시며�,�

잘� 살고� 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좀� 더� 시

간을� 가질� 거라고� 철없이� 말하고� 말았다�.� 전화를� 끊고�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믿음직스럽던� 큰� 딸에� 대한� 걱정으로� 소주� 한잔을� 더하진� 않으셨을까�.�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나는� 변했다�.�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안부� 전화를� 일주일

에� 한� 통� 이상� 챙겼다�.� 그리고� 아버지의� 바람대로�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직

장에� 입사했다�.� 누군가� 떠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슬픈� 일이지만�,� 남겨진� 사람

을� 변하게� 한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떠난� 이가� 애타게� 살고� 싶

어� 했을� 하루는� 그렇게� 지나간다�.

여자 2의이야기

같은 공간 다른 시선 7776

더제주 54-96.indd 76-77 2013-05-22 오후 12:18:26

Page 77: "더 제주" 매거진

THE JEJU

시절� 나의� 멋모름을� 채워� 주었던� 천하무적� 부모님�,� 학창� 시절� 나의� 가슴을� 채

워� 주었던� 친구들�,� 젊은� 날� 나의� 부족함을� 사랑했던� 지금의� 남편�.� 나� 없인� 하

루도� 살� 수� 없는� 우리� 아가�.� 나를� 둘러싼� 그� 배경이� 세월을� 따라� 조금씩� 변했

을� 뿐� 모두� 아름다웠고�,� 아름다우리라�.�

떠난다는 것� � � � � � � � � � 그에게� ‘제주’� 는� 이상향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상향� 속

에서� 살았다�.� 제주는� 그가� 반한� 한� 여인이었고�,� 집이었으며�,� 꿈이었다�.� 그리하

여� 죽음을� 앞둔� 시한부를� 살았지만�,� 행복했더랬다�.� 나의� 아버지의� 병도� 루게릭

이었다�.� 점차� 굳어져� 가는� 근육� 앞에� 무기력해지는� 인간의� 나약함이� 적나라하

게� 드러나는� 잔인한� 병�.� 그는� 두모악을� 만들고� 꾸미며� 그의� 사랑� 제주를� 차곡

이� 정리하고�,� 남겼다�.� 그가� 세상에� 남길� 바라는� 것은� 그� 자신이� 아니었다�.� 그저�

‘제주’� 였다�.� 아버지도� 죽음을� 준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셨다�.� 다만�,� 가족

과� 함께한� 순간�,� 그� 공간을� 추억하며� 시간을� 보내셨다�.� 그리고� 매일� 물으셨다�.�

“우리� 그때� 참� 행복했었지�?”� 계절이� 드러나는� 풍경� 속� 밝은� 우리들의� 모습이�

항상� 대답을� 대신했다�.� 그가� 죽음을� 앞두고� 가장� 아쉬워했던� 것은� 그의� 사진�

속에� 제주를� 더�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도� 그러셨다�.� 죽음이� 두렵진�

않지만�,� 이� 아름다운� 세상�,� 함께� 더� 가보지� 못함�.� 그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세

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욕심이� 아닐까� 싶었다�.� 부모님을� 알라딘의� 지니처럼� 생

각하던� �1�0대를� 보내고�,� 부모님과�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나누던� �2�0대를� 보

내고�,� 결코� 아니� 제발�,�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다고� 생각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며� 이제� 조금� 인생의� 쓴� 맛을� 맛보았다고�,� 제주를� 사랑한� 그의� 슬픔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는� 서른� 셋� 늦봄을� 보내본다�.� 제주에서�.

산다는 것� � � � � � � � � � 그의� 사진은� 살아있었다�.� 멈춰있는� 순간의� 찰나를� 찍는� 것

이� 사진이라� 하지만�,� 그의� 사진을� 보는� 순간�,� 정지된� 순간의� 이후� 풍경의� 파노

라마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바람에� 흘러가는� 구름�,� 새빨갛게� 타들어갈� 것만� 같

은� 노을�,� 힘없이� 작아지는� 태양까지�.�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만� 있었다�.� 가만

히� 있으려� 해도� 시계� 바늘은� 멈추지� 않는다�.� 정직하게� 분과� 침이� 일정한� 간격

으로� 또각거리면�,� 그것은� 하루�,� 이틀� 그리고� �1년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후회�

없이� 오늘을�,�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그의� 말은� 지금의� 나를� 다시� 한�

번� 북돋아주는� 위로와도� 같았다�.� 물론� 지금까지의� 삶이� 후회로� 점철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지금까지의� 나는� 지나치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 오래지� 않은� 스물여섯의� 삶이었지만� 말이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

로� 인해� 대학� 생활은� 아르바이트가� 팔� 할이었다�.� 과외와� 학원� 강사로� 매달� 용

돈과� 집세를� 벌어� 놓아야만� 했다�.� 아르바이트� 경험� 한번� 없는� 친구들은� 굳이�

내가� 왜� 계속해서� 일을� 하는� 지� 자세히� 몰랐다�.� 그저� 철� 든� 친구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미래에� 대한�,� 성공에� 대한� 갈망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정말� 성공하고� 싶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먹고살� 걱정� 없이� 말이

다�.� 결핍이라는� 것은� 사람을� 두� 부류로� 변화시킨다�.� 아예� 자포자기하게� 만들거

나� 오히려� 살아갈� 힘을� 더� 만드는� 것�.� 다행히도� 나는� 후자였다�.� 김영갑� 선생도�

그랬다�.� 시한부를� 선고� 받았지만�,� 그는� 삶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꿈을� 심었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듯이�.

떠난다는 것� � � � � � � � � 죽음의� 순간을� 알고� 준비할� 수� 있는� 것과� 갑작스레� 찾아

오는� 것�.�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한부를� 선고

받은� 김영갑� 선생과�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나의� 아버지�.� 경험하건데�,� 남아있

는� 사람들에게는� 후자의� 경우가� 참� 당혹스럽다�.� 이별을� 준비하기까지의� 시간

이� 없다는� 것은�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꽤� 힘이� 든다�.� 갑작스런� 연인의� 이별통보

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괴로운데�,� 가족이� 떠난다는� 것은� 더했

다�.� 아버지와� 딸�.� 사랑과� 애정이� 묻어나진� 않은�,� 무뚝뚝한� 경상도� 부녀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충격이� 덜하지는� 않았으니까�.� 심지어� 그것이� 더� 나를� 힘들게� 했

다�.� 아버지와� 가장� 최근에� 한� 통화는� �2주� 전이었다�.� 딸의� 취업을� 걱정하시며�,�

잘� 살고� 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좀� 더� 시

간을� 가질� 거라고� 철없이� 말하고� 말았다�.� 전화를� 끊고�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믿음직스럽던� 큰� 딸에� 대한� 걱정으로� 소주� 한잔을� 더하진� 않으셨을까�.�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나는� 변했다�.�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안부� 전화를� 일주일

에� 한� 통� 이상� 챙겼다�.� 그리고� 아버지의� 바람대로�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직

장에� 입사했다�.� 누군가� 떠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슬픈� 일이지만�,� 남겨진� 사람

을� 변하게� 한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떠난� 이가� 애타게� 살고� 싶

어� 했을� 하루는� 그렇게� 지나간다�.

여자 2의이야기

같은 공간 다른 시선 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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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8: "더 제주" 매거진

78 THE JEJU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바닷가에� 자리� 잡은� ‘서연의� 집’� 카페는�

곳곳에�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여유롭게� 카페� 안을� 누비며�,� 승민과� 서연�,� 그리고� 납뜩이의� 흔

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앞마당에� 있었던� 어린� 서연의� 발자국이� 찍힌� 수돗가는� 작은� 연못

으로� 단장됐다�.� 앙증맞고� 귀여운� 발자국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어린� 시

절의� 나로� 되돌아가는� 듯한� 묘한� 기분에� 휩싸임과� 동시에� 어느새� 훌쩍�

커버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측� 벽에� 어린� 시절� 서

연이� 키를� 재던� 흔적이� 눈금과� 함께� 남아� 있고�,� 서연이� 아버지와� 찍은� 사

진이� 걸려� 있다�.� 좌측에는� 두� 사람을� 이어줬던� �1�9�9�0년대� �C�D플레이어와�

건축학도� 승민이� 나중에� 서연에게�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던� 집� 모형이� 전

시돼� 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남겼던� 제주�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

는� 폴딩도어�(접히는� 문�)도� 그대로였다�.� 창가에� 걸터앉아� 책도� 보고� 사진

도� 찍을� 수� 있다�.� 두� 사람이� 함께� 누워있던� �2층� 잔디밭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의�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날이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푸른� 잔디에�

누워� 잠깐� 눈을� 붙여보자�.� 사랑하는� 이가� 함께라면� 더욱� 좋겠지만� 혼자

이면� 어떤가�.� 화장실에는� ‘납뜩이’� 역� 조정석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담긴�

사진이� 커다랗게� 붙어� 있다�.� 문� 벽에는� ‘원래� 첫사랑은� 잘� 안� 되라고� 있

는� 거야�.� 잘되면� 그게� 첫사랑이니�?� 마지막� 사랑이지�!’�,� ‘어떡하지�?� 너�!’와�

같은� 주옥같은� 명대사가� 함께� 걸려� 있다�.� 이곳에는�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떡이� 인기메뉴다�.� 주인공� 이름과� 명대사가� 적힌� 떡� 안으

로� 달달한� 치즈가� 들어있어� 간식으로도� 만점이다�.� 너무� 귀엽고� 앙증맞은�

탓에� 한� 입에� 쏙� 넣기가� 힘든�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첫� 사랑의� 추억에� 퐁당� 빠뜨리게� 하는� ‘서연의� 집’에서� 보낸� 시간은� 잠시�

멈춘� 것� 같다�.� 따스한� 봄날� 첫사랑을� 떠올리고� 첫사랑을� 만들어� 갈� 수� 있

는� 공간�,� ‘서연의� 집’은� 연인끼리�,� 가족끼리�,� 아니면� 혼자라도� 잔잔한� 첫사

랑의� 추억을� 되돌아보게� 하는� 아름다운� 장소다�.

영화 속 명소를 찾아서

잔디에 누워 ‘기억의 습작’ 들어볼까

어린 서연이 발자국이 찍힌 수돗가 연못과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통유리 접이식 창은 영

화 속 장면과 똑같았다. 카페 가득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울려 퍼졌다. 바로 영화 건축학개론

의 촬영지였다가 카페로 변신한 제주 ‘서연의 집’이다. ‘서연의 집’은 극 중에서 승민과 서연이 순

수했던 대학 새내기 시절 느꼈던 서로의 마음을 되돌아보며 다시 확인하는 장소다. 비록 두 사람

이 이뤄지지 않고 영화는 끝이 났지만 첫사랑을 회상하게 하고 아련한 향수에 빠져들게 한 이곳은

여기를 찾는 사람에게도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인 것이다.

글·사진 곽철호

영화<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카페로 변신

서연의 집위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 2975

영업시간 오전 10:30~오후 10:00 문의 064-764-7894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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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9: "더 제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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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바닷가에� 자리� 잡은� ‘서연의� 집’� 카페는�

곳곳에�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여유롭게� 카페� 안을� 누비며�,� 승민과� 서연�,� 그리고� 납뜩이의� 흔

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앞마당에� 있었던� 어린� 서연의� 발자국이� 찍힌� 수돗가는� 작은� 연못

으로� 단장됐다�.� 앙증맞고� 귀여운� 발자국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어린� 시

절의� 나로� 되돌아가는� 듯한� 묘한� 기분에� 휩싸임과� 동시에� 어느새� 훌쩍�

커버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측� 벽에� 어린� 시절� 서

연이� 키를� 재던� 흔적이� 눈금과� 함께� 남아� 있고�,� 서연이� 아버지와� 찍은� 사

진이� 걸려� 있다�.� 좌측에는� 두� 사람을� 이어줬던� �1�9�9�0년대� �C�D플레이어와�

건축학도� 승민이� 나중에� 서연에게�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던� 집� 모형이� 전

시돼� 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남겼던� 제주�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

는� 폴딩도어�(접히는� 문�)도� 그대로였다�.� 창가에� 걸터앉아� 책도� 보고� 사진

도� 찍을� 수� 있다�.� 두� 사람이� 함께� 누워있던� �2층� 잔디밭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의�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날이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푸른� 잔디에�

누워� 잠깐� 눈을� 붙여보자�.� 사랑하는� 이가� 함께라면� 더욱� 좋겠지만� 혼자

이면� 어떤가�.� 화장실에는� ‘납뜩이’� 역� 조정석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담긴�

사진이� 커다랗게� 붙어� 있다�.� 문� 벽에는� ‘원래� 첫사랑은� 잘� 안� 되라고� 있

는� 거야�.� 잘되면� 그게� 첫사랑이니�?� 마지막� 사랑이지�!’�,� ‘어떡하지�?� 너�!’와�

같은� 주옥같은� 명대사가� 함께� 걸려� 있다�.� 이곳에는�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떡이� 인기메뉴다�.� 주인공� 이름과� 명대사가� 적힌� 떡� 안으

로� 달달한� 치즈가� 들어있어� 간식으로도� 만점이다�.� 너무� 귀엽고� 앙증맞은�

탓에� 한� 입에� 쏙� 넣기가� 힘든�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첫� 사랑의� 추억에� 퐁당� 빠뜨리게� 하는� ‘서연의� 집’에서� 보낸� 시간은� 잠시�

멈춘� 것� 같다�.� 따스한� 봄날� 첫사랑을� 떠올리고� 첫사랑을� 만들어� 갈� 수� 있

는� 공간�,� ‘서연의� 집’은� 연인끼리�,� 가족끼리�,� 아니면� 혼자라도� 잔잔한� 첫사

랑의� 추억을� 되돌아보게� 하는� 아름다운� 장소다�.

영화 속 명소를 찾아서

잔디에 누워 ‘기억의 습작’ 들어볼까

어린 서연이 발자국이 찍힌 수돗가 연못과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통유리 접이식 창은 영

화 속 장면과 똑같았다. 카페 가득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울려 퍼졌다. 바로 영화 건축학개론

의 촬영지였다가 카페로 변신한 제주 ‘서연의 집’이다. ‘서연의 집’은 극 중에서 승민과 서연이 순

수했던 대학 새내기 시절 느꼈던 서로의 마음을 되돌아보며 다시 확인하는 장소다. 비록 두 사람

이 이뤄지지 않고 영화는 끝이 났지만 첫사랑을 회상하게 하고 아련한 향수에 빠져들게 한 이곳은

여기를 찾는 사람에게도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인 것이다.

글·사진 곽철호

영화<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카페로 변신

서연의 집위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 2975

영업시간 오전 10:30~오후 10:00 문의 064-764-7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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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0: "더 제주" 매거진

간판은� 국수집�.� 하지만� 소개할� 것은� 갈비다�.� 설명도� 필요� 없다�.� 큼지막한� 벽

걸이� 메뉴판에는� 그냥� 갈비라는� 글자만� 적혀� 있다�.� 그리고� 묻는� 점원의� 말�.

“갈비� 몇� 인분� 드려요�?”

이� 집의� 대표� 별미가� 바로� 갈비다�.� 연탄불에� 굽는� 돼지� 갈비�.� 돼지� 갈비� 맛

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는� 사람은� 아직� 이� 연탄불� 갈비를� 못� 먹어본� 사람

일� 것이다�.� 연탄불에� 구워내면� 어떤� 음식이던� 간에� 맛있어진다�.� 단�,� 굽는� 과

정이� 번거로울� 뿐이다�.� 가게를� 들어서면� 입구의� 한켠에� 할머니께서� 연탄불�

석쇠에� 돼지� 갈비를� 쓱쓱� 구워내고� 계신다�.� 자욱한� 연기가� 아무렇지도� 않

은� 듯�,� 그저� 타지� 않게� 자주� 뒤집어� 주는� 것이� 포인트란다�.� 한� 자리에서� �3�0

여년� 간� 구워온� 장인의� 포스가� 여실히� 느껴진다�.� 허름한� 인테리어에� 몇� 안�

되는� 테이블이지만�,� 맛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오랜� 맛집이다�.� �1인분에� 만원

으로� 비싸다고� 생각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제주산� 돼지고기가� 연탄불에�

구워져� 나오는� 수고로움에� 비하면� 적당하다�.� 간장� 베이스에� 양념까지� 살짝�

베어� 있어� 따로� 장을� 찍어먹지� 않아도� 짭쪼롬하다�.� 그야말로� 술과� 함께라면�

무한대로�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안주다�.

이제�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잠시� 장소를� 바꿔�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

는� 러브랜드로� 가보자�.� �

러브랜드는� 성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많은�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공간이다�.� 낮에는� 물론� 밤에도� 환상적인� 조명�

아래� 더욱� 야릇해� 보이는�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아� 야릇하고�

므흣한� 제주의� 밤을� 느낄� 수� 있다�.

러브랜드의� 입구에� 들어서면� 아름답고� 탄력� 있는�,� 일명� 워너비� 몸매의� 소유

18:30

20:30

소주가 생각나는

연탄 갈비, 우연국수

뻔뻔해서 funfun하다

러브랜드

제주의 밤은 그다지 할 일이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제주시 구석구석 의외로 밤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제법 있다.

제주의 밤 문화를 맛보고 싶다면 필독.

글 곽철호·전은영 사진 곽철호

제주의 밤은 낮보다 뜨겁다

80 THE JEJU 제주의 밤 81

더제주 54-96.indd 80-81 2013-05-22 오후 12:18:54

Page 81: "더 제주" 매거진

간판은� 국수집�.� 하지만� 소개할� 것은� 갈비다�.� 설명도� 필요� 없다�.� 큼지막한� 벽

걸이� 메뉴판에는� 그냥� 갈비라는� 글자만� 적혀� 있다�.� 그리고� 묻는� 점원의� 말�.

“갈비� 몇� 인분� 드려요�?”

이� 집의� 대표� 별미가� 바로� 갈비다�.� 연탄불에� 굽는� 돼지� 갈비�.� 돼지� 갈비� 맛

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는� 사람은� 아직� 이� 연탄불� 갈비를� 못� 먹어본� 사람

일� 것이다�.� 연탄불에� 구워내면� 어떤� 음식이던� 간에� 맛있어진다�.� 단�,� 굽는� 과

정이� 번거로울� 뿐이다�.� 가게를� 들어서면� 입구의� 한켠에� 할머니께서� 연탄불�

석쇠에� 돼지� 갈비를� 쓱쓱� 구워내고� 계신다�.� 자욱한� 연기가� 아무렇지도� 않

은� 듯�,� 그저� 타지� 않게� 자주� 뒤집어� 주는� 것이� 포인트란다�.� 한� 자리에서� �3�0

여년� 간� 구워온� 장인의� 포스가� 여실히� 느껴진다�.� 허름한� 인테리어에� 몇� 안�

되는� 테이블이지만�,� 맛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오랜� 맛집이다�.� �1인분에� 만원

으로� 비싸다고� 생각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제주산� 돼지고기가� 연탄불에�

구워져� 나오는� 수고로움에� 비하면� 적당하다�.� 간장� 베이스에� 양념까지� 살짝�

베어� 있어� 따로� 장을� 찍어먹지� 않아도� 짭쪼롬하다�.� 그야말로� 술과� 함께라면�

무한대로�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안주다�.

이제�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잠시� 장소를� 바꿔�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

는� 러브랜드로� 가보자�.� �

러브랜드는� 성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많은�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공간이다�.� 낮에는� 물론� 밤에도� 환상적인� 조명�

아래� 더욱� 야릇해� 보이는�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아� 야릇하고�

므흣한� 제주의� 밤을� 느낄� 수� 있다�.

러브랜드의� 입구에� 들어서면� 아름답고� 탄력� 있는�,� 일명� 워너비� 몸매의� 소유

18:30

20:30

소주가 생각나는

연탄 갈비, 우연국수

뻔뻔해서 funfun하다

러브랜드

제주의 밤은 그다지 할 일이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제주시 구석구석 의외로 밤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제법 있다.

제주의 밤 문화를 맛보고 싶다면 필독.

글 곽철호·전은영 사진 곽철호

제주의 밤은 낮보다 뜨겁다

80 THE JEJU 제주의 밤 81

더제주 54-96.indd 80-81 2013-05-22 오후 12:18:54

Page 82: "더 제주" 매거진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이제는�

더� 이상� 얽매이긴� 싫어요�/� 용두암부터� 시작되는� 해안도로는� 가수� 성시경이�

리메이크해� 부른� ‘제주도� 푸른� 밤’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푸른�

파도가� 검은� 현무암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도

로를� 따라� 한� 쪽엔� 시원한� 바다가� 한쪽엔� 라이브카페나� 예쁜� 카페들이� 휘

황하게� 늘어서� 있어� 밤의� 명소가� 된� 것은� 아닐까�.� 군데군데� 잘� 조성된� 벤치

에� 앉아� 밀려갔다� 쓸려가기를� 반복하는�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제주

의� 푸른� 밤바다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제법� 서늘한� 밤바람에� 두� 손� 꼬옥� 붙잡고� 해안� 도로를� 걷는� 연인의� 모습이�

무척이나� 다정해보인다�.� 여긴� 커플� 천국�,� 솔로� 지옥인가�.� 그렇다고� 실망은�

금물�.�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이제� 시원한� 밤바람을� 실컷� 쐬었다면� 해안� 도로에� 있는� 재즈라이브카페에�

가서� 음악에� 취하고� 술에� 취해보자�.

해안�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왼편으로� 라이브카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

재즈스토리’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바다에� 맞닿은� 이� 라이브카페는� 제주

의� 밤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확� 트인� 공간이다�.�

“저기� 바다를� 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워요�.� 제주의� 밤바다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죠�.� 많은� 분이� 이곳에서� 그리움과� 추억을� 되새기며� 라이브� 반

주에� 맞춰� 노래도� 하죠�.”�

운영자� 연경아� 씨의� 말이다�.� 재즈스토리는� 비가� 오는� 날이라면� 더욱� 좋은�

밤이다�.� 통유리를� 두드리는� 빗소리의� 운치가� 숨겨둔� 감성을� 끊임없이� 자극

하기� 때문이다�.

창가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거나� 한� 모금� 담배� 연기를� 뿜으며� 잔잔한�

라이브� 연주를� 듣는� 것은�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이왕지사� 술기운을� 빌어

서라도� 기타� 반주에� 맞춰� 자신만의� 무대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음치면�

어떠리�.� 제주에서의� 로맨틱한� 밤을� 추억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는� 것

은� 어떨까�.

잠시� 옛� 추억을� 되새기며� 낭만에� 빠졌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제주의� 뜨거

운� 밤을� 보낼� 차례이다�.� 제주� 밤� 문화의� 핫� 플레이스�,� 아로마� 돔� 나이트로�

진격�.� 리듬에� 몸을� 맡기고� 실컷� 흔들어보자�.�

자를� 마주할� 수� 있다�.� ‘욕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인은� 육체적� 욕망을�

갈구하는� 여자의� 신체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조각상이다�.� ‘고추가� 조

개를� 만났을� 때’�,� ‘물� 좀� 주소’�,� ‘미녀삼총사’와� 같은� 조각상을� 구경한� 후엔� 실

내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이곳에서는� 기획� 전시가� 진행되며� 그때� 그

때� 다른� 테마의� 전시로� 볼거리가� 풍부해�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특

히� 생활� 속� 성에� 대한� 에피소드를� 디오라마로� 표현한� 작품들은� 수위가� 세

면서도� 재밌게� 구성되어� 상당히� 볼만하다�.

제주� 러브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잇� 플레이스는� 바로� 기념품가게�.� 사실� �

말이� 기념품가게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성인용품들로� 가득하다�.

작품들을� 관람하다가� 허기가� 밀려올� 땐� 매점으로� 가자�.�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거시기빵’과� ‘조개빵’을� 만날� 수� 있다�.� 이� 먹거리는� 이름� 그대로� 빵

모양이� 거시기하고� 조개스럽다�.� 부담스러운� 모양일� 수도� 있겠지만� 뭐� 어떤

가�,� 이때� 아니면� 또� 어디에서� 먹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입� 베

어� 물어� 볼� 것�.� 처음에는� 쥐고� 있기조차� 민망해� 헛웃음이� 나지만� 아마� 생각

보다� 더� 달콤한� 맛에�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잠시�,�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리는� 해안

도로를� 느릿느릿� 걸어보자�.

01:30

23:30

22:30

뚜껑 열린 제주의 밤

아로마 돔 나이트

 그리움과 추억을 되새기는 향수

용담 재즈라이브카페

파도가 속삭이는 밤바다

용두암 해안도로

돔� 나이트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인데다� 선선한� 초여름� 날씨�,� 한껏� 차린� 차

림으로� 청춘남녀들이� 제주의� 밤거리를� 가득� 메웠다�.� 뜨거운� 제주에서도� 가

장� 뜨거운� 제주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곳�,� 바로� 돔� 나이트다�.� 입구에� 들어

서자� 번쩍번쩍� 화려한� 조명과� 개성� 넘치는� 화려한� 공연�,� 심장까지� 울리는�

음악소리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며� 몸이� 반응한다�.� 이미� 스테이지를� 가득�

82 THE JEJU 제주의 밤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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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3: "더 제주" 매거진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이제는�

더� 이상� 얽매이긴� 싫어요�/� 용두암부터� 시작되는� 해안도로는� 가수� 성시경이�

리메이크해� 부른� ‘제주도� 푸른� 밤’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푸른�

파도가� 검은� 현무암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도

로를� 따라� 한� 쪽엔� 시원한� 바다가� 한쪽엔� 라이브카페나� 예쁜� 카페들이� 휘

황하게� 늘어서� 있어� 밤의� 명소가� 된� 것은� 아닐까�.� 군데군데� 잘� 조성된� 벤치

에� 앉아� 밀려갔다� 쓸려가기를� 반복하는�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제주

의� 푸른� 밤바다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제법� 서늘한� 밤바람에� 두� 손� 꼬옥� 붙잡고� 해안� 도로를� 걷는� 연인의� 모습이�

무척이나� 다정해보인다�.� 여긴� 커플� 천국�,� 솔로� 지옥인가�.� 그렇다고� 실망은�

금물�.�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이제� 시원한� 밤바람을� 실컷� 쐬었다면� 해안� 도로에� 있는� 재즈라이브카페에�

가서� 음악에� 취하고� 술에� 취해보자�.

해안�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왼편으로� 라이브카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

재즈스토리’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바다에� 맞닿은� 이� 라이브카페는� 제주

의� 밤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확� 트인� 공간이다�.�

“저기� 바다를� 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워요�.� 제주의� 밤바다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죠�.� 많은� 분이� 이곳에서� 그리움과� 추억을� 되새기며� 라이브� 반

주에� 맞춰� 노래도� 하죠�.”�

운영자� 연경아� 씨의� 말이다�.� 재즈스토리는� 비가� 오는� 날이라면� 더욱� 좋은�

밤이다�.� 통유리를� 두드리는� 빗소리의� 운치가� 숨겨둔� 감성을� 끊임없이� 자극

하기� 때문이다�.

창가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거나� 한� 모금� 담배� 연기를� 뿜으며� 잔잔한�

라이브� 연주를� 듣는� 것은�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이왕지사� 술기운을� 빌어

서라도� 기타� 반주에� 맞춰� 자신만의� 무대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음치면�

어떠리�.� 제주에서의� 로맨틱한� 밤을� 추억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는� 것

은� 어떨까�.

잠시� 옛� 추억을� 되새기며� 낭만에� 빠졌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제주의� 뜨거

운� 밤을� 보낼� 차례이다�.� 제주� 밤� 문화의� 핫� 플레이스�,� 아로마� 돔� 나이트로�

진격�.� 리듬에� 몸을� 맡기고� 실컷� 흔들어보자�.�

자를� 마주할� 수� 있다�.� ‘욕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인은� 육체적� 욕망을�

갈구하는� 여자의� 신체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조각상이다�.� ‘고추가� 조

개를� 만났을� 때’�,� ‘물� 좀� 주소’�,� ‘미녀삼총사’와� 같은� 조각상을� 구경한� 후엔� 실

내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이곳에서는� 기획� 전시가� 진행되며� 그때� 그

때� 다른� 테마의� 전시로� 볼거리가� 풍부해�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특

히� 생활� 속� 성에� 대한� 에피소드를� 디오라마로� 표현한� 작품들은� 수위가� 세

면서도� 재밌게� 구성되어� 상당히� 볼만하다�.

제주� 러브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잇� 플레이스는� 바로� 기념품가게�.� 사실� �

말이� 기념품가게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성인용품들로� 가득하다�.

작품들을� 관람하다가� 허기가� 밀려올� 땐� 매점으로� 가자�.�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거시기빵’과� ‘조개빵’을� 만날� 수� 있다�.� 이� 먹거리는� 이름� 그대로� 빵

모양이� 거시기하고� 조개스럽다�.� 부담스러운� 모양일� 수도� 있겠지만� 뭐� 어떤

가�,� 이때� 아니면� 또� 어디에서� 먹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입� 베

어� 물어� 볼� 것�.� 처음에는� 쥐고� 있기조차� 민망해� 헛웃음이� 나지만� 아마� 생각

보다� 더� 달콤한� 맛에�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잠시�,�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리는� 해안

도로를� 느릿느릿� 걸어보자�.

01:30

23:30

22:30

뚜껑 열린 제주의 밤

아로마 돔 나이트

 그리움과 추억을 되새기는 향수

용담 재즈라이브카페

파도가 속삭이는 밤바다

용두암 해안도로

돔� 나이트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인데다� 선선한� 초여름� 날씨�,� 한껏� 차린� 차

림으로� 청춘남녀들이� 제주의� 밤거리를� 가득� 메웠다�.� 뜨거운� 제주에서도� 가

장� 뜨거운� 제주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곳�,� 바로� 돔� 나이트다�.� 입구에� 들어

서자� 번쩍번쩍� 화려한� 조명과� 개성� 넘치는� 화려한� 공연�,� 심장까지� 울리는�

음악소리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며� 몸이� 반응한다�.� 이미� 스테이지를�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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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메운� 청춘들이� 뿜어대는�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몸치라고� 걱정은� 할� 필

요가� 없다�.� 댄서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며�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에서� 그저�

음악에� 맞춰� 흔들기만� 하면� 되니까�.� 제주� 돔� 나이트는� �1부와� �2부로� 나눠진

다�.� 대개� �7�-�1�2시까지는� 나이� 드신� 분을� 위한� 타임이고� �1�2�-�5시까지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시간대라고� 하니� 나이에� 맞게� 가는� 것이� 좋을� 듯�.� 돔� 나이

트의� 최고의� 압권은� 역시� 뚜껑이� 열리는� 모습이다�.� 하늘에서� 펑펑� 눈을� 만

들어서� 뿌려주는� 서비스까지�.� 서서히� 뚜껑이� 닫히는� 순간� 다시� 열기가� 후

끈� 달아오른다�.

실컷� 술� 마시고� 노래하며� 춤도� 추고� 나니� 다시� 배가� 출출해진다�.� 지금� 필요

한� 것은�,� 바로� 고기국수다�.�

03:30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숨겨진 고기 국수집, 한빛국수

제주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고기국수이다�.� 처음엔� 고기와� 국수

의� 조합이�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한� 입� 맛본� 순간�,� 아� 하는� 탄

식이� 터져� 나왔다�.�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다는� 아쉬움의� 탄식이었다�.� 일단�

고기� 국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육수의� 맛이다�.� 돼지고기로� 국물을� 내기�

때문에� 잘못하면�,� 누린내가� 나기� 십상이다�.�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유명� 고기

국수� 맛집도� 방문해� 봤지만�,� 국물� 끝맛에서� 잡내가� 살짝� 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곳의� 국물은� 고기맛이� 나며� 적당히� 무겁고�,� 뒷맛은�

깔끔하다�.� 주인장만의� 고급� 비법으로� 돼지의� 냄새를� 잡은� 것이� 특징이다�.�

소면보다는� 굵은� 중면의� 면발은� 적당히� 씹는� 맛이� 있어� 좋다�.� 고기� 국수를�

맛있게� 먹는� 것은� 아무래도� 고기와� 국수를� 한입에� 넣어� 두� 질감을� 함께� 느

끼는� 것이다�.� 술� 한잔� 걸치고� 나서�,� 괜히� 집에� 돌아가기� 아쉬울� 때�,�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는� 고기국수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제주� 밤�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돌아다닌� �1�0시간�,� 제주의� 매력은� 낮과� 밤

의� 구분이� 없었다�.

제주의� 뜨거운� 밤은� 깊어만� 간다�.�

제주의 밤 맛있는 제주

이름부터� 독특한� 이� 곳� 모메존� 식당은� 말� 그대로� 몸에� 좋은� 음

식만� 판다는� 주인장의� 신념이� 고스란히� 지켜지고� 있는� 곳이다�.�

식당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점심� 시간에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유인즉슨�,� 이� 곳의� 인기� 메뉴인� 웰빙� 보양� 칼국수와� 깅이�,� 베

말죽을� 먹기� 위해서다�.� 제주� 돌게인� 깅이를� 갈아낸� 육수와� 함

께� 전복�,� 성게�,� 문어가� 들어간� 칼국수는� 보기도� 전에� 배가� 부

를� 정도로� 푸짐하다�.� 칼국수� 속에� 들어간� 해물들은� 하나씩� 건

져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깅이가� 들어간� 탓에� 검푸른� 색을� 띄

는� 국물은� 시원해서� 고유의� 감칠맛이� 느껴진다�.�

칼국수�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베말죽이

다�.� 바위에� 붙어사는� 작은� 조개류인� 베말이� 듬뿍� 들어간� 죽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전복죽의� 심심한� 맛보다� 훨

씬� 깊이� 있고� 묵직한� 맛으로� 함께� 나온� 제주산� 고사리�,� 깅이무

침과� 함께� 먹으면�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이외에도� 닭과� 함께� 푸짐한� 해물을� 맛볼� 수� 있는� 모메존백숙과�

제주 해녀의 정성이 가득

모메존 식당

제주 토박이가 추천하는 맛집

여행지의 ‘맛’은 여행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그만큼 새로운 곳의 맛 집 기행은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인 맛 집을 찾기란 쉽지 않고 블로거들의 홍보

성 문구에 현혹되기 십상이다. 입 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THE JEJU’ 에디터들이 매월 제주 토박

이들이 추천하는 맛 집을 직접 찾아가 맛 본 엄선된 음식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글 전은영� � 사진 곽철호

모메존 식당�모슬포 식당�제주 흑돈가 본점

THE JEJU84

더제주 54-96.indd 84-85 2013-05-22 오후 12:19:10

Page 85: "더 제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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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운� 청춘들이� 뿜어대는�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몸치라고� 걱정은� 할� 필

요가� 없다�.� 댄서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며�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에서� 그저�

음악에� 맞춰� 흔들기만� 하면� 되니까�.� 제주� 돔� 나이트는� �1부와� �2부로� 나눠진

다�.� 대개� �7�-�1�2시까지는� 나이� 드신� 분을� 위한� 타임이고� �1�2�-�5시까지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시간대라고� 하니� 나이에� 맞게� 가는� 것이� 좋을� 듯�.� 돔� 나이

트의� 최고의� 압권은� 역시� 뚜껑이� 열리는� 모습이다�.� 하늘에서� 펑펑� 눈을� 만

들어서� 뿌려주는� 서비스까지�.� 서서히� 뚜껑이� 닫히는� 순간� 다시� 열기가� 후

끈� 달아오른다�.

실컷� 술� 마시고� 노래하며� 춤도� 추고� 나니� 다시� 배가� 출출해진다�.� 지금� 필요

한� 것은�,� 바로� 고기국수다�.�

03:30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숨겨진 고기 국수집, 한빛국수

제주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고기국수이다�.� 처음엔� 고기와� 국수

의� 조합이�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한� 입� 맛본� 순간�,� 아� 하는� 탄

식이� 터져� 나왔다�.�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다는� 아쉬움의� 탄식이었다�.� 일단�

고기� 국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육수의� 맛이다�.� 돼지고기로� 국물을� 내기�

때문에� 잘못하면�,� 누린내가� 나기� 십상이다�.�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유명� 고기

국수� 맛집도� 방문해� 봤지만�,� 국물� 끝맛에서� 잡내가� 살짝� 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곳의� 국물은� 고기맛이� 나며� 적당히� 무겁고�,� 뒷맛은�

깔끔하다�.� 주인장만의� 고급� 비법으로� 돼지의� 냄새를� 잡은� 것이� 특징이다�.�

소면보다는� 굵은� 중면의� 면발은� 적당히� 씹는� 맛이� 있어� 좋다�.� 고기� 국수를�

맛있게� 먹는� 것은� 아무래도� 고기와� 국수를� 한입에� 넣어� 두� 질감을� 함께� 느

끼는� 것이다�.� 술� 한잔� 걸치고� 나서�,� 괜히� 집에� 돌아가기� 아쉬울� 때�,�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는� 고기국수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제주� 밤�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돌아다닌� �1�0시간�,� 제주의� 매력은� 낮과� 밤

의� 구분이� 없었다�.

제주의� 뜨거운� 밤은� 깊어만� 간다�.�

제주의 밤 맛있는 제주

이름부터� 독특한� 이� 곳� 모메존� 식당은� 말� 그대로� 몸에� 좋은� 음

식만� 판다는� 주인장의� 신념이� 고스란히� 지켜지고� 있는� 곳이다�.�

식당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점심� 시간에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유인즉슨�,� 이� 곳의� 인기� 메뉴인� 웰빙� 보양� 칼국수와� 깅이�,� 베

말죽을� 먹기� 위해서다�.� 제주� 돌게인� 깅이를� 갈아낸� 육수와� 함

께� 전복�,� 성게�,� 문어가� 들어간� 칼국수는� 보기도� 전에� 배가� 부

를� 정도로� 푸짐하다�.� 칼국수� 속에� 들어간� 해물들은� 하나씩� 건

져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깅이가� 들어간� 탓에� 검푸른� 색을� 띄

는� 국물은� 시원해서� 고유의� 감칠맛이� 느껴진다�.�

칼국수�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베말죽이

다�.� 바위에� 붙어사는� 작은� 조개류인� 베말이� 듬뿍� 들어간� 죽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전복죽의� 심심한� 맛보다� 훨

씬� 깊이� 있고� 묵직한� 맛으로� 함께� 나온� 제주산� 고사리�,� 깅이무

침과� 함께� 먹으면�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이외에도� 닭과� 함께� 푸짐한� 해물을� 맛볼� 수� 있는� 모메존백숙과�

제주 해녀의 정성이 가득

모메존 식당

제주 토박이가 추천하는 맛집

여행지의 ‘맛’은 여행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그만큼 새로운 곳의 맛 집 기행은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인 맛 집을 찾기란 쉽지 않고 블로거들의 홍보

성 문구에 현혹되기 십상이다. 입 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THE JEJU’ 에디터들이 매월 제주 토박

이들이 추천하는 맛 집을 직접 찾아가 맛 본 엄선된 음식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글 전은영� � 사진 곽철호

모메존 식당�모슬포 식당�제주 흑돈가 본점

THE JEJU84

더제주 54-96.indd 84-85 2013-05-22 오후 12:19:10

Page 86: "더 제주" 매거진

86 87THE JEJU

찰진� 우럭살이� 입안에� 들어와� 쫀득하게� 씹힌다�.� 육지에서� 살이� 적어� 아쉬

워하던� 우럭이� 아니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젓가락질� 몇� 번에� 없어지지� 않

을� 정도이니� 말이다�.� 게다가� 제주산� 활우럭만을� 사용한다는� 주인장의� 말

에� 이곳의� 우럭조림은�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다�.� 양념� 맛� 또한� 훌륭하다�.�

달큰하면서도� 맵지� 않은� 양념은� 국물이� 자작해� 밥을� 비벼� 먹어도� 꽤� 맛있

다�.� 비법은� 바로� 메주콩과� 마늘장아찌이다�.� 양념에� 특이하게� 두� 가지가� 들

어가는데� 제주� 토박이들이� 해먹던� 방식이란다�.� 식물성� 단백질인� 콩이� 우

럭의� 비린� 맛을� 잡아준다�.� � 또� 모슬포� 식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방어회이다�.� 제주산� 대방어의� 맛은� 그� 명성답게� 훌륭하다�.� 성인� 손바닥보

다� 더� 큰� 대방어는� 보통� �5�k�g이상인� 방어를� 일컫는데� 이곳은� �7�~�8�k�g이상

인� 것만� 취급한다�.� 푸짐하면서도� 도톰한� 방어회는� 특유의�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덕분에� 겨울철�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

다고� 한다�.� 이외에도� 된장� 육수로� 맛을� 낸� 해물탕도� 별미이다�.

위치 제주시 연동 312-45 문의 064-743-1110

제주도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음식이� 바로� 흑돼지이다�.� 그래서� 제주에

는� 특히� 흑돼지� 고기� 전문점이� 많다�.� 그� 중에서도� 최상� 품질의� 진짜� 제주�

흑돼지� 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흑돈가이다�.� 명성� 때문인지�,� 가게는� 늘�

손님들이� 많다�.� 특히� 저녁시간에는� 손님들로� 붐비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

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녁� 시간대를� 비켜간� 시각에� 방

문하기를� 추천한다�.� 흑돈가� 고기의� 포인트� 중의� 하나는� 참숯이다�.� 참숯

은� 고기의� 기름기를� 빼주고� 속까지� 익혀� 육즙� 손실을� 줄인다�.� 게다가� 향

까지� 고기� 속에� 배어들어� 특유의� 풍미를� 살린다�.� 이� 곳의� 돼지고기는� 특

히나� 두께가� 두껍다�.� 그래서� 앞� 뒤� 뿐만이� 아니라� 옆으로도� 고루� 익혀� 먹

어야� 하는데� 칼집을� 따라� 결대로� 자르면�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두툼한�

고기는� 돼지� 삼겹살의� 쫀득한� 식감을� 더해� 씹는� 맛이� 특히� 좋다�.� 이� 곳의�

또다른� 특이한� 점은� 바로� 고기와� 함께� 나오는� 멜젓이다�.� 멜젓은� 멸치젓의�

제주� 방언인데�,� 이� 곳의� 멜젓은� �8가지� 양념을� 함께� 넣어� 숙성한� 것이� 특징

이다�.� 석쇠에� 멜젓을� 끓인� 다음� 고기를� 한� 점� 찍어� 먹어보면� 그� 맛을� 제대

로� 느낄� 수� 있다�.� 비리거나� 짤�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특유의� 고소한� 맛으

로� 돼지고기� 냄새를� 잡아준다�.� 혹여나� 멜젓이� 기호에� 맞지� 않을� 경우�,� 주

인장이� 신안에서� 직접� 공수해� 온�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좋다�.� 고기� 메뉴�

외에도� 함흥식� 비빔� 냉면은�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좋다�.� 얇은� 함흥식의� 면

에� 매콤� 달콤한� 양념이� 깔끔한� 편이다�.�

위치 제주시 노형동 1509번지 문의 064-747-0088

웰빙보양칼국수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2�0�1�0년에� 제주� 향토� 음식� 경연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

때� 준비하면서� 만들게� 된� 음식이� 바로� 웰빙칼국수에요�.� 실

제로� 대회에서� 대상을� 타게� 되면서� 반응이� 좋은� 것� 같아� 저

희� 식당� 메뉴에도� 올리게� 되었죠�.�

면 색깔이 알록달록한 것이 독특한 것 같다.�

면에다가� 단� 호박하고� 톳나물�,� 해초� 즙을� 함께� 넣어� 만들어

서� 색깔이� 예뻐요�.� 계절에� 따라� 면색깔이� 다른데� 주로� 봄과�

겨울에는� 시금치를�,� 여름엔� 단� 호박과� 톳�,� 그리고� 가을엔� 늙

은� 호박잎을� 넣어� 면� 색상을� 다르게� 하는� 편입니다�.� 보기에

도� 좋고� 몸에도� 좋으니� 일석이조인� 셈이죠�.

직접 맛보니 육수 맛이 참 구수해요. 국물 맛의 비법은?

답은� 깅이죠�.� 제주� 해안가에서� 작은� 돌게를� 잡는데� 그것을�

깅이라고� 불러요�.� 깅이를� 갈아서� 그� 육즙을� 빼서� 국물� 맛을�

내는� 거에요�.� 그래서� 국물이�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요�.� 깅이

는� 그때그때� 직접� 잡아오기� 때문에� 더� 신선하죠�.�

깅이뿐만 아니라 여러 해물들이 많이 들어가서 몸에도 좋

을 것 같다.� 일단� 깅이를� 껍질� 채로� 조리하기� 때문에� 키토산

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소화도� 잘� 되고�,� 성인병이나�

다이어트에도� 좋죠�.� 그리고� 전복�,� 성게�,� 문어� 세� 가지가� 다�

들어간� 칼국수를� 가장� 저렴하게� 드실�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국물� 맛은� 더� 시원하구요�.

웰빙보양칼국수

맛의 비법을 묻다

모메존 한수열 대표 인터뷰

흑돈가 고기 맛있게 먹는 TIP첫 번째, 멜젓을 석쇠에 올려놓고 끓을 때까지 기다린다.

두 번째, 석쇠에 고기를 올리기 전, 소금을 살짝 뿌려준다.

세 번째, 소금을 뿌린 고기를 석쇠에 적당히 올려준다.

이 때, 고기를 너무 많이 올리면, 마를 수 있으니 적당히 올려준다.

네 번째, 고기를 멜젓이나 새우젓에 찍어먹는다.

멜젓이 졸여서 줄어들면, 소주를 조금 부어준다.

그리고 청양고추와 마늘을 가위로 잘게 잘라 멜젓에 넣어준다.

INTERVIEW

싱싱한� 활어로� 만든� 우럭조림도� 별미이다�.� 제주� 시내와는� 조금� 떨어져� 외

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 하지만�,� 제주의� 향토�

음식을� 맛보기� 위해선�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이니� 참고해도� 좋다�.�

위치 제주시 도두1동 1921-1� � 문의 064-711-0585

모메존 한수열 대표

맛있는 제주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로 만든 제철 음식

모슬포 식당

탱탱한 육질의 명품 흑돼지

제주 흑돈가 본점

더제주 54-96.indd 86-87 2013-05-22 오후 12:19:23

Page 87: "더 제주" 매거진

86 87THE JEJU

찰진� 우럭살이� 입안에� 들어와� 쫀득하게� 씹힌다�.� 육지에서� 살이� 적어� 아쉬

워하던� 우럭이� 아니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젓가락질� 몇� 번에� 없어지지� 않

을� 정도이니� 말이다�.� 게다가� 제주산� 활우럭만을� 사용한다는� 주인장의� 말

에� 이곳의� 우럭조림은�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다�.� 양념� 맛� 또한� 훌륭하다�.�

달큰하면서도� 맵지� 않은� 양념은� 국물이� 자작해� 밥을� 비벼� 먹어도� 꽤� 맛있

다�.� 비법은� 바로� 메주콩과� 마늘장아찌이다�.� 양념에� 특이하게� 두� 가지가� 들

어가는데� 제주� 토박이들이� 해먹던� 방식이란다�.� 식물성� 단백질인� 콩이� 우

럭의� 비린� 맛을� 잡아준다�.� � 또� 모슬포� 식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방어회이다�.� 제주산� 대방어의� 맛은� 그� 명성답게� 훌륭하다�.� 성인� 손바닥보

다� 더� 큰� 대방어는� 보통� �5�k�g이상인� 방어를� 일컫는데� 이곳은� �7�~�8�k�g이상

인� 것만� 취급한다�.� 푸짐하면서도� 도톰한� 방어회는� 특유의�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덕분에� 겨울철�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

다고� 한다�.� 이외에도� 된장� 육수로� 맛을� 낸� 해물탕도� 별미이다�.

위치 제주시 연동 312-45 문의 064-743-1110

제주도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음식이� 바로� 흑돼지이다�.� 그래서� 제주에

는� 특히� 흑돼지� 고기� 전문점이� 많다�.� 그� 중에서도� 최상� 품질의� 진짜� 제주�

흑돼지� 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흑돈가이다�.� 명성� 때문인지�,� 가게는� 늘�

손님들이� 많다�.� 특히� 저녁시간에는� 손님들로� 붐비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

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녁� 시간대를� 비켜간� 시각에� 방

문하기를� 추천한다�.� 흑돈가� 고기의� 포인트� 중의� 하나는� 참숯이다�.� 참숯

은� 고기의� 기름기를� 빼주고� 속까지� 익혀� 육즙� 손실을� 줄인다�.� 게다가� 향

까지� 고기� 속에� 배어들어� 특유의� 풍미를� 살린다�.� 이� 곳의� 돼지고기는� 특

히나� 두께가� 두껍다�.� 그래서� 앞� 뒤� 뿐만이� 아니라� 옆으로도� 고루� 익혀� 먹

어야� 하는데� 칼집을� 따라� 결대로� 자르면�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두툼한�

고기는� 돼지� 삼겹살의� 쫀득한� 식감을� 더해� 씹는� 맛이� 특히� 좋다�.� 이� 곳의�

또다른� 특이한� 점은� 바로� 고기와� 함께� 나오는� 멜젓이다�.� 멜젓은� 멸치젓의�

제주� 방언인데�,� 이� 곳의� 멜젓은� �8가지� 양념을� 함께� 넣어� 숙성한� 것이� 특징

이다�.� 석쇠에� 멜젓을� 끓인� 다음� 고기를� 한� 점� 찍어� 먹어보면� 그� 맛을� 제대

로� 느낄� 수� 있다�.� 비리거나� 짤�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특유의� 고소한� 맛으

로� 돼지고기� 냄새를� 잡아준다�.� 혹여나� 멜젓이� 기호에� 맞지� 않을� 경우�,� 주

인장이� 신안에서� 직접� 공수해� 온�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좋다�.� 고기� 메뉴�

외에도� 함흥식� 비빔� 냉면은�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좋다�.� 얇은� 함흥식의� 면

에� 매콤� 달콤한� 양념이� 깔끔한� 편이다�.�

위치 제주시 노형동 1509번지 문의 064-747-0088

웰빙보양칼국수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2�0�1�0년에� 제주� 향토� 음식� 경연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

때� 준비하면서� 만들게� 된� 음식이� 바로� 웰빙칼국수에요�.� 실

제로� 대회에서� 대상을� 타게� 되면서� 반응이� 좋은� 것� 같아� 저

희� 식당� 메뉴에도� 올리게� 되었죠�.�

면 색깔이 알록달록한 것이 독특한 것 같다.�

면에다가� 단� 호박하고� 톳나물�,� 해초� 즙을� 함께� 넣어� 만들어

서� 색깔이� 예뻐요�.� 계절에� 따라� 면색깔이� 다른데� 주로� 봄과�

겨울에는� 시금치를�,� 여름엔� 단� 호박과� 톳�,� 그리고� 가을엔� 늙

은� 호박잎을� 넣어� 면� 색상을� 다르게� 하는� 편입니다�.� 보기에

도� 좋고� 몸에도� 좋으니� 일석이조인� 셈이죠�.

직접 맛보니 육수 맛이 참 구수해요. 국물 맛의 비법은?

답은� 깅이죠�.� 제주� 해안가에서� 작은� 돌게를� 잡는데� 그것을�

깅이라고� 불러요�.� 깅이를� 갈아서� 그� 육즙을� 빼서� 국물� 맛을�

내는� 거에요�.� 그래서� 국물이�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요�.� 깅이

는� 그때그때� 직접� 잡아오기� 때문에� 더� 신선하죠�.�

깅이뿐만 아니라 여러 해물들이 많이 들어가서 몸에도 좋

을 것 같다.� 일단� 깅이를� 껍질� 채로� 조리하기� 때문에� 키토산

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소화도� 잘� 되고�,� 성인병이나�

다이어트에도� 좋죠�.� 그리고� 전복�,� 성게�,� 문어� 세� 가지가� 다�

들어간� 칼국수를� 가장� 저렴하게� 드실�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국물� 맛은� 더� 시원하구요�.

웰빙보양칼국수

맛의 비법을 묻다

모메존 한수열 대표 인터뷰

흑돈가 고기 맛있게 먹는 TIP첫 번째, 멜젓을 석쇠에 올려놓고 끓을 때까지 기다린다.

두 번째, 석쇠에 고기를 올리기 전, 소금을 살짝 뿌려준다.

세 번째, 소금을 뿌린 고기를 석쇠에 적당히 올려준다.

이 때, 고기를 너무 많이 올리면, 마를 수 있으니 적당히 올려준다.

네 번째, 고기를 멜젓이나 새우젓에 찍어먹는다.

멜젓이 졸여서 줄어들면, 소주를 조금 부어준다.

그리고 청양고추와 마늘을 가위로 잘게 잘라 멜젓에 넣어준다.

INTERVIEW

싱싱한� 활어로� 만든� 우럭조림도� 별미이다�.� 제주� 시내와는� 조금� 떨어져� 외

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 하지만�,� 제주의� 향토�

음식을� 맛보기� 위해선�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이니� 참고해도� 좋다�.�

위치 제주시 도두1동 1921-1� � 문의 064-711-0585

모메존 한수열 대표

맛있는 제주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로 만든 제철 음식

모슬포 식당

탱탱한 육질의 명품 흑돼지

제주 흑돈가 본점

더제주 54-96.indd 86-87 2013-05-22 오후 12:19:23

Page 88: "더 제주" 매거진

88 89THE JEJU

떡이라고 흔하디흔한 떡이 아니다. 오직, 이 곳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떡이 바로 오

메기떡이다. 오메기란 독특한 이름은 흐린 좁쌀이라고 불리는 검은 차조의 제주 방언

을 따서 만들어졌다. 겉보기에는 굵은 팥고물이 붙어있어 시루떡과도 비슷해 보인다.

마치 네모난 시루떡을 작고 동그랗게 소분해서 만든 모양 같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시

루떡이 멥쌀로 만들어 질감이 조금 퍽퍽하다

면, 오메기떡은 찹쌀과 차조가루가 들어가 상

당히 쫀득하다. 입안에서 찰지게 떡이 씹힌다.

게다가 반죽에 쑥이 들어가 입 안에 자연스레

퍼지는 쑥 향도 기분좋다. 달달한 팥 앙금이

들어가 있어 더욱 알차다. 팥고물 뿐만 아니

라, 해바라기씨, 잣 등 각종 견과류를 겉에 묻

혀 새롭게 변신한 오메기떡도 인기만점이다.

든든한 한 끼 식사도 좋지만, 가끔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들로 배를 채우고 싶을 때가 있다. 한 가지 메뉴에

국한되지 않고 입맛대로 이것저것 먹을 수 있으니까. 게다가 가격부담까지 없으니 그야말로 배고픈 여행자에게는

최상의 음식이다. 맛을 봐도 후회하지 않을 제주표 주전부리. 에디터가 직접 맛보고 평가했다.

글 전은영 사진 곽철호

오직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주/전/부/리

한 접시의 행복. 제주의 모닥치기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

른 음식이다. 김밥과 만두 김치전, 그리고 떡볶이까지 다

함께 먹을 수 있다는 뜻의 제주 방언 모닥치기. 넉넉한 떡

볶이와 그 국물위에 김밥, 만두, 김치전의 분식들이 정갈

하게 담겨져 나온다. 넉넉한 양만큼이나 맛도 좋다. 학창시

절, 분식집 앞에서 먹던 떡볶이처럼 소스가 맵지 않고 달

달한 맛이 중독성이 있다. 특이한 것은 바로 떡볶이 속에

담긴 김치전. 어울리지 않을 것 떡볶이와의 조화가 묘하게

잘 맞는다. 떡볶이의 국물을 전 속에 스며들어 부드러워

진 전을 숟가락으로 소스와 함께 퍼먹으면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는 마력의 제주 분식, 바로 모닥치기다.

메밀가루를 넣은 반죽을 돼지기름에 둘러 속

에 참기름과 소금, 참깨로 양념한 무채를 넣

고 돌돌 말아 부쳐낸 것이 바로 빙떡이다. 제

주에서는 빙빙 돌려만다고 해서 빙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그만큼 만들어내

는 것이 간편해 제주도에서는 잔칫날과 제례

음식으로도 자주 쓰였던 것이 빙떡이라 한

다. 맛은 생김새만큼이나 소박하다. 삼삼히 간한 무나물이 부드럽게 씹히면서 메밀반

죽과 잘 어울린다. 메밀반죽의 담백함과 무채 속에 들어간 참기름의 고소함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메밀이 들어가 열량도 낮아 많이 먹어도 위에 부담이 없어 좋다. 자극적

인 간식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옛 추억의 맛을 불러일으키는 제주 향토 주전부리이다.

맛있는 제주

간식이라 하면, 저렴한 가격과 상대적으로

흡족할만한 맛을 주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 정의에 제대로 부합하는 것이 바로 올

레 꿀빵이 아닐까. 하나에 단돈 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맛 또한 괜찮다. 하나 정

도 먹으면 공복감이 해결되고 당까지 충족

되는 느낌이랄까. 원래 꿀빵은 통영이 원조

다. 통영의 대표 먹거리로 유명해진 꿀빵이

제주도에 와서 올레꾼의 허기를 달래주는

올레 꿀빵으로 바뀌었다. 꿀빵의 제조과정

은 빵보다는 도넛에 가깝다. 밀가루 반죽에 팥앙금 속을 넣어 한번 튀겨낸 후 겉에 꿀과

물엿을 바르고 각종 견과류를 묻혀낸다. 완성된 꿀빵의 맛은 어린 시절 도넛의 맛과 유

사하다. 한번 튀겨냈기 때문에 여러 개 먹으면 다소 기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시

절 유년의 맛으로 은근한 중독성이 있어 주머니 속에 여러 개 쟁이고 싶은 주전부리다.

기대하고 먹으면 생각보다 밍숭맹숭할 수

있다. 하지만 천천히 씹으면 씹을수록 구

수한 맛이 배어나온다. 보리빵은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다소 심심한

맛일 수도 있다. 보리빵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팥 앙금이 들어가 있지 않은 일

반 보리빵과 쑥이 들어간 쑥보리빵, 그리

고 앙금이 들어간 팥보리빵이다. 팥보리빵

속에 들어간 앙금은 설탕을 줄여 팥 고유

의 맛을 살렸 다. 하지만 단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

다. 쑥보리빵은 찰진 식감으로 흡사 떡과

같은 쫀득함이 입안에 맴돈다. 하지만 진

정한 보리빵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

것도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 보리빵을 맛

보게 될 것이다. 옥수수빵처럼 포슬포슬한

빵은 손으로 떼어먹기도 편하고 씹을수록

은근한 단맛이 베어져 나와 여러 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 많이 먹었을

때 목이 메기 때문에 물이나 음료수는 반

드시 지참해야 한다.

모닥치기

빙떡

보리빵

오메기떡

올레 꿀빵

더제주 54-96.indd 88-89 2013-05-22 오후 12:19:41

Page 89: "더 제주" 매거진

88 89THE JEJU

떡이라고 흔하디흔한 떡이 아니다. 오직, 이 곳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떡이 바로 오

메기떡이다. 오메기란 독특한 이름은 흐린 좁쌀이라고 불리는 검은 차조의 제주 방언

을 따서 만들어졌다. 겉보기에는 굵은 팥고물이 붙어있어 시루떡과도 비슷해 보인다.

마치 네모난 시루떡을 작고 동그랗게 소분해서 만든 모양 같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시

루떡이 멥쌀로 만들어 질감이 조금 퍽퍽하다

면, 오메기떡은 찹쌀과 차조가루가 들어가 상

당히 쫀득하다. 입안에서 찰지게 떡이 씹힌다.

게다가 반죽에 쑥이 들어가 입 안에 자연스레

퍼지는 쑥 향도 기분좋다. 달달한 팥 앙금이

들어가 있어 더욱 알차다. 팥고물 뿐만 아니

라, 해바라기씨, 잣 등 각종 견과류를 겉에 묻

혀 새롭게 변신한 오메기떡도 인기만점이다.

든든한 한 끼 식사도 좋지만, 가끔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들로 배를 채우고 싶을 때가 있다. 한 가지 메뉴에

국한되지 않고 입맛대로 이것저것 먹을 수 있으니까. 게다가 가격부담까지 없으니 그야말로 배고픈 여행자에게는

최상의 음식이다. 맛을 봐도 후회하지 않을 제주표 주전부리. 에디터가 직접 맛보고 평가했다.

글 전은영 사진 곽철호

오직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주/전/부/리

한 접시의 행복. 제주의 모닥치기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

른 음식이다. 김밥과 만두 김치전, 그리고 떡볶이까지 다

함께 먹을 수 있다는 뜻의 제주 방언 모닥치기. 넉넉한 떡

볶이와 그 국물위에 김밥, 만두, 김치전의 분식들이 정갈

하게 담겨져 나온다. 넉넉한 양만큼이나 맛도 좋다. 학창시

절, 분식집 앞에서 먹던 떡볶이처럼 소스가 맵지 않고 달

달한 맛이 중독성이 있다. 특이한 것은 바로 떡볶이 속에

담긴 김치전. 어울리지 않을 것 떡볶이와의 조화가 묘하게

잘 맞는다. 떡볶이의 국물을 전 속에 스며들어 부드러워

진 전을 숟가락으로 소스와 함께 퍼먹으면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는 마력의 제주 분식, 바로 모닥치기다.

메밀가루를 넣은 반죽을 돼지기름에 둘러 속

에 참기름과 소금, 참깨로 양념한 무채를 넣

고 돌돌 말아 부쳐낸 것이 바로 빙떡이다. 제

주에서는 빙빙 돌려만다고 해서 빙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그만큼 만들어내

는 것이 간편해 제주도에서는 잔칫날과 제례

음식으로도 자주 쓰였던 것이 빙떡이라 한

다. 맛은 생김새만큼이나 소박하다. 삼삼히 간한 무나물이 부드럽게 씹히면서 메밀반

죽과 잘 어울린다. 메밀반죽의 담백함과 무채 속에 들어간 참기름의 고소함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메밀이 들어가 열량도 낮아 많이 먹어도 위에 부담이 없어 좋다. 자극적

인 간식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옛 추억의 맛을 불러일으키는 제주 향토 주전부리이다.

맛있는 제주

간식이라 하면, 저렴한 가격과 상대적으로

흡족할만한 맛을 주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 정의에 제대로 부합하는 것이 바로 올

레 꿀빵이 아닐까. 하나에 단돈 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맛 또한 괜찮다. 하나 정

도 먹으면 공복감이 해결되고 당까지 충족

되는 느낌이랄까. 원래 꿀빵은 통영이 원조

다. 통영의 대표 먹거리로 유명해진 꿀빵이

제주도에 와서 올레꾼의 허기를 달래주는

올레 꿀빵으로 바뀌었다. 꿀빵의 제조과정

은 빵보다는 도넛에 가깝다. 밀가루 반죽에 팥앙금 속을 넣어 한번 튀겨낸 후 겉에 꿀과

물엿을 바르고 각종 견과류를 묻혀낸다. 완성된 꿀빵의 맛은 어린 시절 도넛의 맛과 유

사하다. 한번 튀겨냈기 때문에 여러 개 먹으면 다소 기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시

절 유년의 맛으로 은근한 중독성이 있어 주머니 속에 여러 개 쟁이고 싶은 주전부리다.

기대하고 먹으면 생각보다 밍숭맹숭할 수

있다. 하지만 천천히 씹으면 씹을수록 구

수한 맛이 배어나온다. 보리빵은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다소 심심한

맛일 수도 있다. 보리빵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팥 앙금이 들어가 있지 않은 일

반 보리빵과 쑥이 들어간 쑥보리빵, 그리

고 앙금이 들어간 팥보리빵이다. 팥보리빵

속에 들어간 앙금은 설탕을 줄여 팥 고유

의 맛을 살렸 다. 하지만 단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

다. 쑥보리빵은 찰진 식감으로 흡사 떡과

같은 쫀득함이 입안에 맴돈다. 하지만 진

정한 보리빵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

것도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 보리빵을 맛

보게 될 것이다. 옥수수빵처럼 포슬포슬한

빵은 손으로 떼어먹기도 편하고 씹을수록

은근한 단맛이 베어져 나와 여러 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 많이 먹었을

때 목이 메기 때문에 물이나 음료수는 반

드시 지참해야 한다.

모닥치기

빙떡

보리빵

오메기떡

올레 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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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0: "더 제주" 매거진

90 THE JEJU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더럭� 분교의� 원래� 이름은� 더럭� 초등학교였다�.� 하가

리도� 여타� 농촌들이� 그러하듯� 많은� 젊은이들을� 도시로� 떠나보냈다�.� 학생�

수가� �1�0�0에서� �6�0명�,� �6�0명에서� �4�6명까지� 줄면서� 더럭� 초등학교라는� 어엿

한� 이름을� 잃고�,� 애월� 초등학교의� 분교가� 되었다�.� �2�0�0�9년엔� � �1�7명의� 학생

만이� 더럭� 분교에� 있었다니�,� 친구�,� 학생을� 떠나보내고� 남은� 아이들과� 선

생님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해도� 뭉클하다�.� 하지만� 그만큼의� 학생이� 있어�

분교의� 명맥을� 유지했음에� 감사가� 되는� 것은� 오늘의� 더럭� 분교가� 새로운�

희망의� 키워드가� 됐기� 때문이다�.� �

얼마� 전�,� 삼성전자와� 프랑스� 컬러리스트� 장� 필립� 랑클로가� 함께� 한� �<�H�D�

슈퍼아몰레드� 컬러프젝트�>가� 더럭� 분교에서� 행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아

이들의� 꿈과� 희망의� 색�(色� �)’� 을� 주제로� 학교� 외관에� 색깔을� 입히는� 작업

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갤럭시� 노트의� 광고로� 전파를� 타� 전국에� 있는� 사

람들에게� 더럭� 분교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이� 반짝이는� 무지

개� 빛� 학교에�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새겨졌다�.� 매일� 적게는� �3�0명� 많게는�

�9�0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며� 아름다운� 더럭� 분교의� 외관과� 순수하고� 귀여

운� 꼬마� 녀석들에게� 마음을� 뺏기고� 있다�.�

색깔이 가져온 기적, 꿈

더럭� 분교는� 반전에� 성공했다�.� 시간과� 반비례의� 곡선을� 그리던� 학생� 수가�

이제� 드디어� 비례그래프의� 직선으로�,� 그것도� 아주� 가파른� 직선으로� 그려

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반전을� 단순히� 컬러�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하

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왜냐하면�,� 더럭� 분교의� 마음� 따뜻하고�,� 열정�

있는� 선생님들이� 오랜� 세월� 동안� 학교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

다�.� 선생님들은� 열정을� 다해� 인성과� 예체능� 교육에� 중심을� 둔� 프로그램

들을� 다양하게� 연구해� 만들었고�,� 마을� 주민과� 힘을� 모아� 외지에서� 전학

더럭 분교가 유명세를 타게 된 사연

감성이 흐르는 제주산책

그늘이 져도 빛을 잃은 적이 없다

제주까지 와서 학교를 찾았다. 맛 집도 카페도 아닌, 학.교. 좋아하는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시골길

을 걸어 찾아간 곳이었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가 운동장에 퍼졌다. 아마

손 야구가 한창인 체육시간인가 보다. 밝은 목소리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의 목소리에서도 밝은 기운이 넘쳤다. 학교에 칠해진 무지개 빛 만큼 예쁘고 고운 풍경이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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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THE JEJU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더럭� 분교의� 원래� 이름은� 더럭� 초등학교였다�.� 하가

리도� 여타� 농촌들이� 그러하듯� 많은� 젊은이들을� 도시로� 떠나보냈다�.� 학생�

수가� �1�0�0에서� �6�0명�,� �6�0명에서� �4�6명까지� 줄면서� 더럭� 초등학교라는� 어엿

한� 이름을� 잃고�,� 애월� 초등학교의� 분교가� 되었다�.� �2�0�0�9년엔� � �1�7명의� 학생

만이� 더럭� 분교에� 있었다니�,� 친구�,� 학생을� 떠나보내고� 남은� 아이들과� 선

생님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해도� 뭉클하다�.� 하지만� 그만큼의� 학생이� 있어�

분교의� 명맥을� 유지했음에� 감사가� 되는� 것은� 오늘의� 더럭� 분교가� 새로운�

희망의� 키워드가� 됐기� 때문이다�.� �

얼마� 전�,� 삼성전자와� 프랑스� 컬러리스트� 장� 필립� 랑클로가� 함께� 한� �<�H�D�

슈퍼아몰레드� 컬러프젝트�>가� 더럭� 분교에서� 행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아

이들의� 꿈과� 희망의� 색�(色� �)’� 을� 주제로� 학교� 외관에� 색깔을� 입히는� 작업

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갤럭시� 노트의� 광고로� 전파를� 타� 전국에� 있는� 사

람들에게� 더럭� 분교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이� 반짝이는� 무지

개� 빛� 학교에�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새겨졌다�.� 매일� 적게는� �3�0명� 많게는�

�9�0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며� 아름다운� 더럭� 분교의� 외관과� 순수하고� 귀여

운� 꼬마� 녀석들에게� 마음을� 뺏기고� 있다�.�

색깔이 가져온 기적, 꿈

더럭� 분교는� 반전에� 성공했다�.� 시간과� 반비례의� 곡선을� 그리던� 학생� 수가�

이제� 드디어� 비례그래프의� 직선으로�,� 그것도� 아주� 가파른� 직선으로� 그려

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반전을� 단순히� 컬러�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하

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왜냐하면�,� 더럭� 분교의� 마음� 따뜻하고�,� 열정�

있는� 선생님들이� 오랜� 세월� 동안� 학교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

다�.� 선생님들은� 열정을� 다해� 인성과� 예체능� 교육에� 중심을� 둔� 프로그램

들을� 다양하게� 연구해� 만들었고�,� 마을� 주민과� 힘을� 모아� 외지에서� 전학

더럭 분교가 유명세를 타게 된 사연

감성이 흐르는 제주산책

그늘이 져도 빛을 잃은 적이 없다

제주까지 와서 학교를 찾았다. 맛 집도 카페도 아닌, 학.교. 좋아하는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시골길

을 걸어 찾아간 곳이었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가 운동장에 퍼졌다. 아마

손 야구가 한창인 체육시간인가 보다. 밝은 목소리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의 목소리에서도 밝은 기운이 넘쳤다. 학교에 칠해진 무지개 빛 만큼 예쁘고 고운 풍경이다.

글 김진희� � 사진 곽철호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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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2: "더 제주" 매거진

92 93THE JEJU

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빈집을� 리모델링해� 무상� 제공하는� 획기적인� 안

을� 실현해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이� 색깔프로젝트를� 만나� 기적을� 만들었

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 기적으로� 아이들� 마음에� 학교에� 대한� 자부심

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많아진�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칠해진� 색깔만큼

이나�,� 아니� 그보다� 더� 다양한� 이야기와� 꿈을� 나누며� 살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서른� 개가� 들어있는� 크레파스는� 갖고�

싶은� 선물� 중에� 하나였다�.� 혹시� 더럭� 분교에� 입혀진� 크레파스는� 더럭� 분

교를� 지켜온� 사람들에� 대한� 선물이� 아닐까�?�

마음이 훈훈해진 학교에서의 추억

더럭� 분교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배움터지킴이� 할아버지의� 얼굴에� 자상

함이� 묻어난다�.� 많은� 이들의� 방문에� 지쳐하지� 않으시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아이들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도록� 주의도� 주신다�.� 그리고� 자신은�

꿈에� 그리던� 학교에서� 지금� 일하고� 있다며� 큰� 자부심을� 나타내신다�.� 아침

에는� 꿩이� 울고� 점심에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밝게� 하는� 곳�,� 그� 곳

이� 꿈에� 그리던� 학교�.� 더럭� 분교라고�.�

운동장� 한쪽에서� 아이들은� 비눗방울� 놀이가� 한창이다�.� 비누대장과� 모래�

악당이� 펼치는� 한판� 승부에� 나도� 살짝� 끼어� 본다�.� 영롱한� 비눗방울이� 도

르륵� 퍼지자�,� 너무� 예뻐�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이미� 한창� 놀

아서� 땀이� 꼬질하게� 배어진� 너희� 얼굴들도� 학교도� 참� 예쁘다�.�

학교�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행복’� 이라는� 글귀가� 여기저기� 쓰여� 있다�.� 큰�

바위� 얼굴을� 매일� 보던� 소년이� 큰� 바위� 얼굴이� 되었듯�,� ‘행복’� 이라는� 글

귀를� 매일� 보는� 더럭� 분교� 아이들이�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그리

고� 그늘에서도� 절대� 고유의� 색을� 잃지� 않는다는� 장� 필립� 할아버지가� 칠

하신� 더럭� 분교의� 색깔처럼� 너희들도�,� 그리고� 다� 큰� 우리들도� 어디서든�

순수함을� 잃지� 말자�.

감성이 흐르는 제주산책

더제주 54-96.indd 92-93 2013-05-22 오후 12:20:01

Page 93: "더 제주" 매거진

92 93THE JEJU

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빈집을� 리모델링해� 무상� 제공하는� 획기적인� 안

을� 실현해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이� 색깔프로젝트를� 만나� 기적을� 만들었

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 기적으로� 아이들� 마음에� 학교에� 대한� 자부심

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많아진�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칠해진� 색깔만큼

이나�,� 아니� 그보다� 더� 다양한� 이야기와� 꿈을� 나누며� 살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서른� 개가� 들어있는� 크레파스는� 갖고�

싶은� 선물� 중에� 하나였다�.� 혹시� 더럭� 분교에� 입혀진� 크레파스는� 더럭� 분

교를� 지켜온� 사람들에� 대한� 선물이� 아닐까�?�

마음이 훈훈해진 학교에서의 추억

더럭� 분교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배움터지킴이� 할아버지의� 얼굴에� 자상

함이� 묻어난다�.� 많은� 이들의� 방문에� 지쳐하지� 않으시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아이들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도록� 주의도� 주신다�.� 그리고� 자신은�

꿈에� 그리던� 학교에서� 지금� 일하고� 있다며� 큰� 자부심을� 나타내신다�.� 아침

에는� 꿩이� 울고� 점심에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밝게� 하는� 곳�,� 그� 곳

이� 꿈에� 그리던� 학교�.� 더럭� 분교라고�.�

운동장� 한쪽에서� 아이들은� 비눗방울� 놀이가� 한창이다�.� 비누대장과� 모래�

악당이� 펼치는� 한판� 승부에� 나도� 살짝� 끼어� 본다�.� 영롱한� 비눗방울이� 도

르륵� 퍼지자�,� 너무� 예뻐�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이미� 한창� 놀

아서� 땀이� 꼬질하게� 배어진� 너희� 얼굴들도� 학교도� 참� 예쁘다�.�

학교�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행복’� 이라는� 글귀가� 여기저기� 쓰여� 있다�.� 큰�

바위� 얼굴을� 매일� 보던� 소년이� 큰� 바위� 얼굴이� 되었듯�,� ‘행복’� 이라는� 글

귀를� 매일� 보는� 더럭� 분교� 아이들이�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그리

고� 그늘에서도� 절대� 고유의� 색을� 잃지� 않는다는� 장� 필립� 할아버지가� 칠

하신� 더럭� 분교의� 색깔처럼� 너희들도�,� 그리고� 다� 큰� 우리들도� 어디서든�

순수함을� 잃지� 말자�.

감성이 흐르는 제주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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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4: "더 제주" 매거진

94 95THE JEJU

여행의 즐거움 운동화에 모자, 그리고 배낭까지 짊어지니 어딘가로 떠나긴 하나 보다 했습니다. 마치 비행기 여행이 처

음인양 들뜬 마음에 하늘 사진도 찍어 댔습니다. 한 시간 오 분, 구름을 가로 지르며 하늘을 날아, 바다를 건너 따뜻한 나

라로 가기까지, 심장이 콩콩 뛰도록 설레는 기다림의 시간. 이 설렘이 좋아 여행을 합니다. 게다가 첫 취재를 가득 채워

주었던 사람들, 공간들 덕분에 ‘더 제주’와 더불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또 멋지게 그려졌습니다. 특히 차귀도에 머문 시간

들은 좀처럼 잊히지 않을 겁니다. 좀 더 새롭고, 색다른 제주를 만나게 드리기 위해 구석구석 제주를 살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제 여행의 맛이 달콤 시원할 여름입니다. 앗싸!

김진희 에디터

기분 좋은 일탈 섬이라는 곳이 주는 동떨어짐의 공간. 그것은 때로는 불안하지만, 도시와 떨어져 있다는 안도감과 평온

함을 줍니다.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무심히 보듬어 안아주는 제주라는 섬은 마치 엄마 같구요. 그저 말없이

안아주고 언젠가 가는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봐 주는 곳. 제주는 그래서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의 은신처이자 보호막처럼 느

껴지네요. 어쩌면 일이라는 무거운 짐 보따리를 가져온 우리도 그 곳에 가서 위로를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삭막한 서

울이라는 도시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준 이 곳, 제주. 한 달에 한 번 이 섬을 찾는 일이 내게는 일과

동시에 기분 좋은 일탈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요.

전은영 에디터

그곳에 가면 추억이 쌓인다 제주, 그곳은 항상 온갖 색깔의 추억이 만들어지는 장소인가 봅니다. 창간호를 준비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색깔의 제주의 사연을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태윤 씨는 빡빡한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방전된 배터리를 잠시 충전 중이었으며 도보 여행 중인

현석 씨는 무모해 보이는 일이지만 자신의 한계의 끝을 시험해보기 위해서 혼자 걷는 중이라고 했었죠. 부산에 사는 복

선 씨도 제주에 참 할 말이 많았습니다. 이들의 이름만 떠올려도 사람 좋아하는 내게 제주는 추억이 한 겹 한 겹 쌓여

가기에 충분한 기억의 공간입니다. 이따금 그 기억을 되새김질할 때마다 오는 느낌, 가슴으로 전해지는 것들이 바로 내

가 살아있음을 각인시켜 주는 표식인 것 같습니다. 그 무위한 아름다움이 지친 우리의 삶을 어루만져주면 좋겠습니다.

곽철호 편집장

마음은 또 다시 제주에 <더 제주> 창간호 취재를 다니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행복한 마음이 독자분들

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주에서는 더딘 시간이, 서울에 오니 왜 이렇게 쏜살같이 지나가 버리는지

요. 제주의 넘실대는 파도와 노란 유채꽃들이 아직도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더 제주>는 직접 발로 거닐고 눈으로 본 것

들을 진실되게 담아내는 잡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주의 여름 바다 생각에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네요.

김수석 에디터

EDITOR TALK

문의

064-738-8585

위치

제주 서귀포시 상예동 1759-1

(중문 LPG충전소 바로 옆)

영업시간

오전 9시~해질녘까지 *사전문의

중문카트체험장

논짓물해수족욕카페

제주 유일의 주야간 체험카트장 상륙

당신의 무한질주 본능을 깨우고자 한다면 이곳으로!

체감속도 10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속도감이

작은 카트 안에 쾌감을 전한다.

시원스레 부서지는 해변의 파도와 시원한 용천수가 만나는 논짓물.

제주여행으로 피곤해진 몸을 차 한잔의 여유와

시원한 바다전망을 바라보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제주 유일의 해수족욕카페!

문의

064-738-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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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EJU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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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제주 54-96.indd 94-95 2013-05-22 오후 12:20:08

Page 95: "더 제주" 매거진

94 95THE JEJU

여행의 즐거움 운동화에 모자, 그리고 배낭까지 짊어지니 어딘가로 떠나긴 하나 보다 했습니다. 마치 비행기 여행이 처

음인양 들뜬 마음에 하늘 사진도 찍어 댔습니다. 한 시간 오 분, 구름을 가로 지르며 하늘을 날아, 바다를 건너 따뜻한 나

라로 가기까지, 심장이 콩콩 뛰도록 설레는 기다림의 시간. 이 설렘이 좋아 여행을 합니다. 게다가 첫 취재를 가득 채워

주었던 사람들, 공간들 덕분에 ‘더 제주’와 더불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또 멋지게 그려졌습니다. 특히 차귀도에 머문 시간

들은 좀처럼 잊히지 않을 겁니다. 좀 더 새롭고, 색다른 제주를 만나게 드리기 위해 구석구석 제주를 살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제 여행의 맛이 달콤 시원할 여름입니다. 앗싸!

김진희 에디터

기분 좋은 일탈 섬이라는 곳이 주는 동떨어짐의 공간. 그것은 때로는 불안하지만, 도시와 떨어져 있다는 안도감과 평온

함을 줍니다.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무심히 보듬어 안아주는 제주라는 섬은 마치 엄마 같구요. 그저 말없이

안아주고 언젠가 가는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봐 주는 곳. 제주는 그래서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의 은신처이자 보호막처럼 느

껴지네요. 어쩌면 일이라는 무거운 짐 보따리를 가져온 우리도 그 곳에 가서 위로를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삭막한 서

울이라는 도시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준 이 곳, 제주. 한 달에 한 번 이 섬을 찾는 일이 내게는 일과

동시에 기분 좋은 일탈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요.

전은영 에디터

그곳에 가면 추억이 쌓인다 제주, 그곳은 항상 온갖 색깔의 추억이 만들어지는 장소인가 봅니다. 창간호를 준비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색깔의 제주의 사연을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태윤 씨는 빡빡한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방전된 배터리를 잠시 충전 중이었으며 도보 여행 중인

현석 씨는 무모해 보이는 일이지만 자신의 한계의 끝을 시험해보기 위해서 혼자 걷는 중이라고 했었죠. 부산에 사는 복

선 씨도 제주에 참 할 말이 많았습니다. 이들의 이름만 떠올려도 사람 좋아하는 내게 제주는 추억이 한 겹 한 겹 쌓여

가기에 충분한 기억의 공간입니다. 이따금 그 기억을 되새김질할 때마다 오는 느낌, 가슴으로 전해지는 것들이 바로 내

가 살아있음을 각인시켜 주는 표식인 것 같습니다. 그 무위한 아름다움이 지친 우리의 삶을 어루만져주면 좋겠습니다.

곽철호 편집장

마음은 또 다시 제주에 <더 제주> 창간호 취재를 다니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행복한 마음이 독자분들

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주에서는 더딘 시간이, 서울에 오니 왜 이렇게 쏜살같이 지나가 버리는지

요. 제주의 넘실대는 파도와 노란 유채꽃들이 아직도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더 제주>는 직접 발로 거닐고 눈으로 본 것

들을 진실되게 담아내는 잡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주의 여름 바다 생각에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네요.

김수석 에디터

EDITOR TALK

문의

064-738-8585

위치

제주 서귀포시 상예동 1759-1

(중문 LPG충전소 바로 옆)

영업시간

오전 9시~해질녘까지 *사전문의

중문카트체험장

논짓물해수족욕카페

제주 유일의 주야간 체험카트장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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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카트 안에 쾌감을 전한다.

시원스레 부서지는 해변의 파도와 시원한 용천수가 만나는 논짓물.

제주여행으로 피곤해진 몸을 차 한잔의 여유와

시원한 바다전망을 바라보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제주 유일의 해수족욕카페!

문의

064-738-8500

위치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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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카트체험장

논짓물해수족욕카페

THE JEJU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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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제주 54-96.indd 94-95 2013-05-22 오후 12:20:08

Page 96: "더 제주" 매거진

96 THE JEJU

문의

064-792-1233

위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2351

공연/체험 시간

공연 10:30 / 13:30 / 14:50 / 16:50

트래킹 수시(09:30~ 17:00분)

요금

+ 코끼리 테마쇼(50분 소요)

대인(대학생 이상) 15,000원

청소년(중고등학생) 12,000원

소인(만2세~초등학생) 9,000원

+ 코끼리 트레킹대인(고등학생이상) 18,000원

소인(만2세~중학생) 12,000원

점보빌리지

세리월드 SERI WORLD

점보빌리지는 동남아에서 온 코끼리와 현지 조련사가

여러분과 함께 즐기는 코끼리 테마쇼입니다.

또한, 코끼리 등에 올려진 동남아 전통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코끼리 트래킹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주馬를 타고 동화속 동백나무길을 산책, 승마!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기는 인기만점 스피드체험, 카트!

국내 최고의 4D영상관, SOS 체험박물관!

앵무새 전문가 김윤철 교수와 함께하는, 앵무새공연!

문의 승마 064-739-8253~4

카트 064-738-8256 미로공원 064-738-8253

앵무새공원 064-738-8253(사전예약제)

위치 제주 서귀포시 법환동 877

(서귀포월드컵경기장 바로 옆)

영업시간 오전 9시~일몰시까지

30%

20%

트래킹 15%

공연

앵무새공연 2천원

미로�SOS체험박물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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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카트

더제주 54-96.indd 96 2013-05-22 오후 12: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