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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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소 : (우)442-844,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185-13 2층 전화 : 031)213-2105 | 팩스 : 031)215-4395 홈페이지 : http://www.rights.or.kr | 다음카페 : http://cafe.daum.net/humandasan 이메일 : [email protected] 다산인권센터 인권이슈 수원살인사건, 경찰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수원시립어린이집 내 CCTV설치 무엇이 문제인가 기고 모든 사람(인간)은 존엄하다? 정말? 떳다! 벗바리 사진으로 보는 홈커밍데이 지역운동 협동조합은 삶의 희망이며 변화의 핵이다 영화소개 눈먼자들의 도시 다산인권센터가 스무살 생일을 앞두고 있어요. 그동안 다산인권센터에서 활동하고 함께 울고 웃던 분들을 초 대했습니다. 못 오신 분들도 많았고, 또 너무 오랜만에 와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스무살 다산인권센터가 있기까지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오늘의 우리의 인연을 만들어 가시는 좋은 분들. 이 날 못 오신 분들 은 10월 다산인권센터 20주년 기념행사가 있으니까요, 그 땐 꼭 오세요!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몸살 다산인권센터 소식지 2012년 7_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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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우)442-844,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185-13 2층전화 : 031)213-2105 | 팩스 : 031)215-4395홈페이지 : http://www.rights.or.kr | 다음카페 : http://cafe.daum.net/humandasan이메일 : [email protected]

다산인권센터

인권이슈 수원살인사건, 경찰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수원시립어린이집 내 CCTV설치 무엇이 문제인가

기고�모든 사람(인간)은 존엄하다? 정말? 떳다!� 벗바리 사진으로 보는 홈커밍데이

지역운동 협동조합은 삶의 희망이며 변화의 핵이다

영화소개�눈먼자들의 도시

다산인권센터가 스무살 생일을 앞두고 있어요. 그동안 다산인권센터에서 활동하고 함께 울고 웃던 분들을 초대했습니다. 못 오신 분들도 많았고, 또 너무 오랜만에 와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스무살 다산인권센터가 있기까지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오늘의 우리의 인연을 만들어 가시는 좋은 분들. 이 날 못 오신 분들은 10월 다산인권센터 20주년 기념행사가 있으니까요, 그 땐 꼭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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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살인사건,

경찰에게 무엇을 기대 할 것인가?

지난 4월 1일 수원에서 한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경위나 범행 수법 같은 디테일들은 여러 언론들을 통해 자세히 알려졌으므로 굳이 여기에서까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명백하게 들어난 경찰의 무능력이나 여성폭력에 대한 미천한 인식 수준에 대해서도 언론은 질책성의 기사들을 쏟아내었고, 여성단체들도 기자회견이나 1인 시위 등을 통해 여성폭력에 대한 경찰의 인식개선과 여성대상 범죄 대처방향 개선을 촉구하였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도대체 경찰이 무슨 일을 그 따위로 처리하는 것인가? 이런 경찰을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그 결과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았던 조현오 경찰청장은 경찰 부실 대응에 책임을 지겠다며 ‘경찰의 무성의함이 이런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데 대해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며, 실망했을 국민에게도 사죄한다’는 발언을 남긴 채 경찰청장직을 사퇴했다. (여성단체는 사퇴가 아닌 파면을 요구했다. 물론 조현오는 파면이 아닌 사퇴로 사태를 부드럽게(?) 마무리했다. 잘못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연금을 포기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느끼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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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난 후 약 3개월의 시간이 흘렸다. 그 동안 무엇이 변했을까?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언론이나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천지가 개벽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는 변하겠구나. 사람 목숨이 그렇게 갔는데 경찰도 좀 변하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놀랍게도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변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정폭력을 신고했더니, 경찰이 다시 전화를 걸어 가해자에게 신고전화여부를 확인하고, 그런 일이 없다고 하자 정말 그런 줄 알고 출동조차 하지 않아 여성이 중상을 입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한 건 더 발생했다. 그것도 3개월 전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동네에서... 이건 마치 한 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이쯤 되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일은 경찰 내부의 문화와 미비한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112 신고 접수 경찰관의 대응은 미숙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런 미숙한 대응이 단지 경험이 적은 직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은 충격적이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경찰의 ‘시스템의 부재’를 얘기한다. “112 신고접수 업무는 경찰에서 그다지 중요한 자리라는 인식이 없기 때문에, 이 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전문교육이나 업무집중도 역시 떨어질 우려가 상존해 있다.” 이번 사건의 경찰 대응은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관이 112센터와 연락하며 빈틈없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색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구축되거나 훈련되지 않은 모습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관이 서무, 예산, 회계, 장비 등 모든 분야를 담당하며 이리저리 부서를 옮겨 다니는 현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112 신고접수 업무는 사건 발생을 최초로 인지하고 그에 따른 신속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중요한 업무이며, 훈련된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런데 이 자리가 ‘한직’ 취급을 받고 있고, 긴급사건 대응의 전문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더불어 여성폭력에 대한 경찰인식이 바닥수준이라는 것은 많은 여성단체들에 의해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왔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단순 성폭력, 부부싸움 운운하며 다급한 여성의 신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경찰의 태도가 크게 문제가 되고,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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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단순’ 성폭력이라는 말에서부터 경찰의 업무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어느 정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잘 나타난다. 모든 종류의 시위나 집회에 대해서 적용되는 경찰의 ‘무관용 원칙’이 왜 여성 혹은 다른 소수자에 대한 폭력사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경찰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무고한 한 여성의 목숨이 그렇게 사라졌는데, 아니 그 여성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성들이 친밀한 관계의 혹은 낮선 사람들에 의해 일상적인 폭력을 경험하고 있는데, 왜 경찰은 이 여성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경찰이 여성폭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

려면 얼마나 더 많은 여성들의 목숨이 필요한 것일까?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이 되겠다고 할 때, 그들의 지칭하는 국민이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시위에 참석하는 사람이나 여성 혹은 다른 소수자들과 같이 경찰들의 관심의 중심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경찰이 말하는 시민이 아니라는 말인

가! 결국 경찰들이 믿음과 의지를 주겠다는 국민이라는 것은 일부 권력자, 즉 ‘선택적인 국민’인 것이다. 이는 그간 국민의 인권보호보다 정권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에 매달려왔던 경찰조직 수장들이 보여 온 행태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 마디로 경찰이라는 조직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다.

이런 경찰에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매번 ‘이번엔 제대로 하겠다’는 그들의 약속을 공허한 약속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들이 말하는 국민이 ‘선택적 국민’이 아

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그것이 애당초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답보다는 더 많은 질문을 남기며 이 글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글 : 정유리 (수원여성의전화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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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육실 內 CCTV 설치

누구를 위한 일인가

수원시의 보육실내 CCTV설치 행정예고를 접하고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감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였던 6월을 지냈던 것 같다. 무서운 것은 이러한 논의가 2005년 영유아개정안 상정당시부터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평가인증, 누리과정에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영유아의 인권에 대해서는 고작 CCTV정도로 무마하려 하고 있다. 교사 대 아동비율 축소와 더불어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이 요청되는 것은 보육교사가 감정노동자이자 일차적인 보육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육환경이 감시와 불신으로 파괴되어지면 그것이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저해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학부모의 참여권 및 알 권리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육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CCTV를 설치하자는 논리는 흡사 여성을 성폭력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남성에게 전자팔찌를 채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 된다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CCTV로 촬영된 객관적이지만 불완전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송출됨으로 인하여 더욱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기다려주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도 크게 가시화되어 결핍을 가진 아이와 부모에게 상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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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힐 수 있다.

2010년도 시행되었다가 유명무실화된 서울형 어린이집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CCTV의 수혜자는 부모이며 부모들은 민간업체가 아닌 시나 도에서 설치 및 관리를 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국제법 수준의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아동권리에 대한 협약에서는 제 3조 1항에서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그 활동이 공적 또는 사적인 사회복지기관, 재판소, 행정기관, 또는 입법기관에 의해서 취해졌더라도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제1차적으로 고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모든 영유아와 관련된 사업에서 영유아의 최선의 이익이 행정편의주의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영유아를 일차적 대상으로 하는 보육사업에서의 수혜자 중심은 복지적 의미에서의 수혜자 중심과는 다르게 접근하여야 한다. 보육사업에서 수혜자중심이란 보육받는 대상의 실제적인 능력과 잠재적 가능성에 비추어 요청되는 교육적 요구를 판단하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의미한다.

수원 시민의 신문,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가 수원시 및 경기도에 문의한 결과 공공 보육시설의 경우 그에 관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정보제공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르더라도 녹음을 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어 몰래카메라의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손해배상의 책임이 따른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에 따르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로부터 서면동의를 얻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지만 대다수 보육시설의 경우 시설장, 위탁체 내지는 지자체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든 분위기가 있다. 여기에는 보육교사는

늘 수용해야 하는 입장, 목소리를 내면 아이들이 아닌 자기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교사로 몰아가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보육교사가 인권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아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하는 것이 인권옹호적이고 인권친화적인 행동이나 교육방법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보육현장에서는 자주 훈육상의 필요와 보편적인 기본권이라는 가치 충돌, 아동의 다른 권리들이 서로간에 대비될 때 야기되는 자기모순적인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아동인권, 교권, 교사자신의 인권이 복합적으로 개입된 갈등상황에서 해결방법은 전적으로 보육교사의 의식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기에 보육교사의 인권의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상황을 인권이 문제되는 상황으로 해석하고 지각하면 인권옹호적인 실현 행동이 일어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인권실현 행동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를 위해 요청되는 것이 인권감수성이며, 최근에 인권감수성 지표개발이나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인권감수성의 개념은 인권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 태도와 같은 이지적인 측면이 아니라 인권관련상황을 해석하고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의 인권의식과는 차별화되는 개념이다. 보육현장은 특히 어린 아동들이 매일 장시간 부모의 곁을 떠나 보육교사와 지내게 되므로 보육교사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따라서 보육교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자극이나 사건 안에 있는 아주 사소한 작은 요소에서도 인권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면 아동들은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내재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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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 인권옹호자가 되어 사회의 인권 옹호문화가 정착케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구성원 모두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동인권 모니터링, 기관과 가정에서 일치되게 아동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권리에 대한 부모교육 등 부모들을 보육현장의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 보육료를 부모가 내고 있는 구조는 (정부의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부모에게 사용자개념을 부여하고 있고, 내가 낸 돈만큼의 서비스를 요구하게 만드는 시스템 속에서 평등한 출발선이나 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CCTV로 감시받아 마땅한 보육노동자를 고용한 원장에게 저렴하게 보육노동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보육노동자와 협력하여 질높은 보육노동을 창출하게끔 만드는 다양한 시도와 상상력이 필요하다. 지난 6월 서울시 보육정보센터에서 열린 ‘보육교사 청책 워크숍’에서 모 담당관은 “그동안 우선순위가 아이였다면 이제부터는 보육교사 처우개선으로 전향하였다.“고 밝히며 보육신문고를 개설해 보육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도 진행하겠다고 하였다. 기타 지자체도 보육정책 및 예산집행의 기본방향을 영유아의 일차적 보육환경인 보육교사에 두겠다고 속속 입장을 밝히고 있다. 수원시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보육의 질을 저해하는 CCTV가 아니라 보육교사가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드는 데 예산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서류업무를 과감히 삭제한 실질적인 관리방식이 요청되며 교사대 아동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되 조정기간 동안 시니어인력을 대체인력으로 활용하는 등의 인력배치에 대해 고민해야 한

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한 것처럼, 보육은 공공의 영역이며 부모와 교사와 정부가 협력해야만 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삐걱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세발자전거의 뒷바퀴처럼 부모와 교사는 동등한 협력으로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을 잡아주는 추동력은 정부여야 한다. 시민단체, 노동조합, 언론이 끊임없이 신호를 깜빡이는데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나몰라 감시만 하고 책임만 묻고 있다면 자전거는 벼랑 끝으로 내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유효한 한쪽 바퀴만 과도하게 부풀려도 그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넘어지기 십상이다.

3D업종에 추가하여 Disrespectable(신뢰할 수 없는) 4D업종으로 전락할 위기의 보육교사들의 가슴이 CCTV 논쟁으로 또다시 헤집어졌지만 인간적인 보육환경과 학부모의 전폭적인 신뢰는 시장에 맡겨진 보육정책과 돌봄노동에 대한 저평가로 멍든 보육교사들을 다시금 일으켜 세울 것이다. 살아숨쉬는 일차적 보육환경인 교사들을 춤추게 하라. 그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길이다.

■ 글 : 정혜원 (평동어린이집 교사)

* 수원시 어린이집 보육실 내 CCTV 설치계획은 인권시민사회단체의, 학부모 및 교사들의 반대의견으로 백지화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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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모든 사람(인간)은 존엄하다! 정말?

지난 6월 21일부터 전체 5강으로 진행된 다

산인권센터 20주년 기념특강 <인권과 민주

주의>가 마무리 됐습니다. 강좌에 참석하신

분들 중에 오천석님께서 강연 후기를 보내주

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여년간 함께한 동지였으나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목숨을 던진 김주익 열사와 그 죽음을 견디지 못해 몸을 내던지신 곽재규 열사를 함께 묻고 돌아온 날부터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틀 수 없었다는 김진숙 지도위원. 309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힘은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면서 농성장 밑을 지켜준 동지들과 정해진 시간에 108배를 올리던 이름 모를 시민, 그리고 유일한 소통수단인 트위터였다고 한다 땅으로 내려온 이후 김 지도위원은 많은 현장들을 다니면서 일면식도 없는 수많은 분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와 격려해 주고, 나를 살려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농성 초기 “웃으면서 끝까지 싸우자”는 연예인의 글을 보고 무슨 뚱단지 같은 글인가 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크게 공감이 되었다는 이야기. 최근 독일을 방문하여 그곳 노동자들에게 쌍용차 진압 비디오를 보여주자 “저 사람들이 폭도, 훌리건들이냐”며 놀라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에서 온 시위대를 향해 현지경찰이 “당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왔다”는 대목에서 대한민국 경찰과 비교되면서 감격했다고 한다. 쌍용차, 재능교육 등 장기 사업장들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다함께 연대하자는 호소다. 고병권 <월스트리트 occupy를 통해서 본 직접민주주의와 인권>은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진 occupy 운동 경험을 기록한 보고다. 활동가들이 의식적으로 7월부터 준비해 온건 맞지만, 긴 시간 동안 싸움을 이끌어 갔던 사람들은 출구가 없는 답답한 대중들의 직접 참여가 컸다는 내용과 운동의 세계화 조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월가 시위는 공원을 우발적(?)으로 점령한

이후 주방이 생기고, 요가, 생태화단, 그리고 자기의 재능을 나누면서 생활공동체로 바뀌어 해방구가 형성되었다. 이 운동은 해산 이후에도 다양한 occupy 운동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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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돌아와서 ‘두물머리, 밀양, 쌍용차, 재능 등 한결같이 희망과 대안이 없는 사람들이 점거와 난입을 통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몸짓들을 보았다고 한다. 점거와 난입은 대책 없는 사람들이 어찌할 수 없음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한다. 90년대 후반부터 한동안 ‘대안 없으면 말을 하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한가한 사람들이라고 단언했다. 공장점거투쟁으로 고전적 의미에서 전형적 싸움을 성공적(?)으로 승리한 듯 보였던 쌍용자동차가 끝없이 추락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새로운 운동 공간과 투쟁의 일반 장소로의 도시를 전망했다.공부가 책상머리에서 끝나지 않고, 시선과 몸이 현장에 있으며, 현장의 생생함이 다시 자신의 이론 체계 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운동을 찾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엄기호님의 강의는 <민주주의라는 괴물의 출현>라는 주제였다. 한국사회의 정치적 논의는 민주주의가 후퇴하였다는 것을 대전제로 모든 문제가 민주주의라는 말이 모든 이슈를 괴물처럼 집어삼키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던졌다. 민주주의의 심연, 정당민주주의 바깥에 대해서 생태문제, 양심적 병역거부, 이주노동자 문제 등은 대의제 민주주의로는 해결되지 않는 정의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민주주의 의미 자체를 전복하자고 주장했다. 즉 정치란 오히려 몫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몫을 주장하는 행위이며, 이것은 이전의 구도를 깨고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것은 민주주의 문제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해서 부연했다. 내가 흥미롭게 기억하는 대목은 ‘모든 사

람(인간)은 존엄하다”는 명제의 정당성 여부, 인권이 생명권만을 신봉했을 때의 위험성, 교단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자유권(?)에 기초한 행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등이다. “모든 사람(인간)은 존엄하다.”가 독일 나치의 주요한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는 말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1등 국민 독일인이 아닌 ‘사람 혹은 인간’은 배제된 자들로서 존엄하지 않고, 가치 없는 존재라는 이념이 유태인(비인간) 학살이라는 무서움으로 발전했다는 이야기다.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해서 현재의 교단은 싸움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격리함으로써 무관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인권적 접근의 한계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즉 학급(학교) 폭력은 가해/피해자라는 무관한 관계없는 사람들을 만들어 봉합해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과 관계되어 있는 사람들을 어떤 형태로든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유관한 관계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치는 삶의 터전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삶의 터전을 떠날 수 없다는 것, 이것이 정치의 고유한 전제이자 한계라며 사건과 장소, 이것이 오늘날 민주주의가 기억해야하는 두 단어라고 했다.

이번 강연은 집과 사무실만을 오가며 살고 있는 내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계기였다. 소중한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게 해 준 다산인권센터와 강사, 그리고 함께 한 수강생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

■ 글 : 오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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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된 한 단체의 세월을 기억한다는 것

은 무슨 의미일까요. 지나온 세월에 대한 위

로일까, 아니면 과거보다 더 길게 이어질 미

래에 대한 격려일까요. 우리는 그렇게 다산인

권센터 20주년의 하루를 홈커밍데이로 적어

두었습니다. 함께했던 얼굴들을 기다리던 그

날은 며칠전부터 설레고 두근거렸습니다. 걸

어오는 길, 경기민언련 시루봉으로 올라오는

길에 지난 시간을 붙여 두었습니다.

오는 사람은 모두 '보고 싶었습니다‘ 현수막

앞에서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뻗뻗하게 서서

사진을 찍은 이 분은, 허선실장님. 해고자에서

해고자를 지원하는 사람으로, 오랜 세월 살아

온 분입니다. 앞으로 다산인권센터 후원은 내

가 책임지겠다고...라고 말하라고 등떠밀린 소

중한 분입니다. ^^

가장 인상적인 샷은 역시 가족의 단체 샷이

었습니다. 조용한 언니, 에너지 넘치는 두 명

의 오빠들. 법무법인 다산에서 맺어진, 귀한

커플인 손난주, 김영기 변호사 가족입니다. 식

에 참여하기도 힘들었지만, 귀한 걸음 함께해

떳다, 벗바리!

“보고싶었습니다”다산인권센터 홈커밍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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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그대들이 있어 홈커밍데이는 빛났습니다.

다산인권센터의 핵심활동가 두 분이 ‘나에게

다산이란?’ 무엇인가라는 코너를 진행했지요.

메달과 랄라는 자칭 태티서라고 했지만, 그

자리에서 태티서가 누군지 알아들은 사람은

몇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다양한 연령대에 맞

는 개그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나에게 있어

다산은, 첫사랑이다. 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떠 오릅니다. 첫사랑의 설레임...당신에게 그런

존재여서 영광입니다.

자원순환밴드 ‘인간.쓰레기’의 공연이 있었고,

다산인권센터 활동에 대한 브리핑도 있었습니

다. 밴드에 낯익은 얼굴이 보이십니까? 빠쳄

과 어리버리라고요? 맞습니다. 통장잔고 290

원에 방점을 찍은 사업설명회는 눈물 나는 순

간이었습니다. ㅎㅎ

지나온 시간만큼 많은 이들이 다산인권센터에

서 함께 일했었습니다. 그걸 확인하고, 그래서

우리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기로 다짐도 했습

니다. 법무법인 다산, 현재 과거 상임, 자원활

동가, 잠깐 있었지만 큰 역할을 해주신 운영

위원회, 그리고 20주년을 함께 준비하는 비상

대책위원회 여러분과 함께 한 시간들.

안타깝게도 오지 못한 분들도 참 많았습니다.

이래저래 다 오셨으면 50명이 훌쩍 넘는 사

람들입니다. 다산인권센터가 스무살을 외롭지

않게 보내도 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산인권센터에서 가장 어린

이지호군의 목소리를 빌어, 여러분에게 말씀

드리려구요.

“다산인권센터 20주년. 그 사람 스무살을...우

리 모두 함께 축하해주세요. 일년내내 생일잔

치랍니다. 기억하고 잊지 말아주세요. ^ ”̂

■ 글 : 박진 (상임활동가)

■ 사진 : 오렌지가좋아 (자원활동가)

Page 12: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12

협동조합은

삶의 희망이며

변화의 핵이다.

전국적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국민적 관심

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가고 있다. 2012

년은 유엔에서 정한 “협동조합의해”로 전

국차원에서 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으

며, 수원에서도 70여개 협동조합 조직이

모여 성대한 기념행사와 협동조합 한마당

을 진행하고 있다.

왜 지금 이시기에 우리는 협동조합에 관

심을 높이고 있을까? 문제는 경제다. 협

동조합은 자본주의 경제의 대안이며 현

경제문제의 해결방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개인이 노력하면 경제적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앞만

보며 생활해 왔다. 그 결

과 내집 마련과 약간의

여유자금을 마련했지만,

주택마련의 일정금액은

은행대출로 지금은 주택

을 마련하기위해 빌린 대

출금이 우리경제의 발목

을 잡고 있다. 가계부채

는 어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부동산 버블은 우

리나라 직장인의 다수를 자신이 중산층이

라고 착각에 빠져 살아가게 만들었다.

경제적 현실을 직시하게 된 시점은 1997

년 IMF와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다.

노동자 서민들은 우리가 노력만 하면 얼

마든지 경제적 여유를 갖고 살아갈 수 있

다고 생각했지만 1997년 IMF이후 재산을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상태를 유지하는

것 초자 버거운 상황이 되었다.

우리의 현실을 하나씩 따져보자. 우리경

제가 왜 이렇게 망가졌는가? 핵심은 고정

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줄었고 일자리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서민들 주변에서 돈이 돌지 않

고 자본가와 대기업으로 돈이 빨려들어

간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 대형마

지 역 운 동인 권 운 동

Page 13: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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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를 이용하지 말자는 운동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민

경제를 지키는 생활경제운동이다.

세분화 되고 전문화 되어가는 삶에 있어

서 시시각각으로 닥치는 문제를 개인이

모두 해결할 수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개인의 경제적 문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보편적 복지국가를 요구하고 있

다. 그러나 보편적 국가복지국가역시 재

정적 한계가 보이면서 유럽의 많은 국가

들은 복지혜택을 줄이고 있고 이를 반대

하는 국민은 복지혜택을 지키기 위해 연

일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현실이

다.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방법이 바로 협

동조합이다. 국가차원에서 책임져주고 있

는 복지에 자본과 대기업으로 국민의 부

가 빨려들어가는것을 막고 돈으로 모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인간대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삶의 문제를 해

결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한 현실이

될 것이다.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

로 운영하는 사업체를 통해, 그들 공통이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필요와 염

원을 충족하고자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

들의 자율적인 결사체이다.

수원에서도 소비자 협동조합과 함께 사회

적 기업으로 많이 알려진 생산자 협동조

합에 많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실험을 진

행하고 있다. 일부 몇몇 사업장은 구성원

들의 꾸준한 노력과 헌신적 활동으로 자

리를 잡아가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삶은 한두 개의 성공적인

협동조합으로 우리사회 변화와 자신의 역

할을 할 수 없다. 일상생활은 한두 분야

만 갖고 생활 할 수 없기에 그물망처럼

상호 관계를 맺고 협동조합끼리 도움을

주고 받아가며 협력해야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중

에 몸에 밴 반자본주의 생활방식인 협력

의 경제를 이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수원에서 협동조합을 하는

모든 활동가의 꿈인 협동조합복합체다.

수원 한겨레두레의료생활협동조합의 향후

계획은 협동조합 활동가들이 꿈꾸는 협동

조합복합체를 만드는 것이다. 수원에서도

한 살림, 두레생협, 아이쿱 등 먹거리생협

은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사회적 분위기

를 타고 의료생협, 생산자협동조합 등 다

양한 생협조직이 구성되고 있다. 수원 한

겨레두레생활협동조합은 공제조합인 상포

Page 14: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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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와 소비자 생협인 의료생협을 중심으로

수원지역에서 협동조합 조직을 꾸리고 있

다.

수원한겨레두레공제조합 상포계는 사업적

으론 보험공제조합을 꿈꾸고 있으며 내용

적으로 협동조합 금고와 재벌기업이 독점

하고 있는 보험업을 통해 부의 집중을 막

겠다는 자기목표를 갖고 출발했다.

매달 3만원씩 납부하는 곗돈은 국민연금

처럼 쌓이게 되어 있고 이 돈을 자금으로

협동조합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종

자돈이 될 것이다. 시민의 부가 자본과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는 보호

막 역할을 할 것이다.

서민들의 윤택한 경제적 생활을 위해서도

부의 집중을 막는 것은 필수적인 조치다.

사회적 문제는 여타의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발생되고 있지

만 특히 의료부분인 건강권부분에서는 각

분야가 종합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

다.

사회적 부평등은 건강권의 불평등으로 이

어지고 있고 건강권의 불등등은 또다시

사회적 약자를 생산하고 이는 사회가 감

당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을 요구하게 됩

니다. 악순환이 반복복되는 것이다.

의료생협은 의료인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를 환자중심의 의료체계로 전환하기위한

활동이고 치료중심의 의료체계가 아닌 예

방중심의 의료체계를 목표로 조직을 구성

하고 있습니다. 의료생협의 또 다른 목표

는 주치의제로를 통해 진료비의 절감과 1

차 병원이 치료목적의 의원이 아니라 건

강관리센터로 언제든지 찾아와 의사와 상

담하고 조합원들이 서로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곳으로 만들어 가

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무엇을

위해 협동조합이 필요하고 왜 이렇게 붐

이 일고 있는지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있

다.

이제는 관심을 넘어 참여가 요구된다. 함

께 살아가는 즐거움, 함께 살아가는 것의

힘을 느끼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

가자.

■ 글 : 안용정(수원한겨레두레의료생활협

동조합 실무위원)

* 사진은 <뉴스1>에서 인용했습니다.

Page 15: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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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자들의 도시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설정이다. 눈이 멀

어 아무것도 못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답답한 일인데, 의지할 누군가도 없다. 도

와줄 이도 없다. 모두 같은 증상을 호소

하기 때문이다.

조제 사라마구의 묵시적인 소설을 원작으

로 한 이 영화는 그렇게 처음부터 모든

유형의 조력을 배제하고, 등장인물들을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만 하는 극한 상황

으로 몰아넣는다. 눈이 먼 상황에서는 안

과 의사도 소용없다. 낫게 할 방법을 모

르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도 고칠 수 없

고, 난데없이 닥친 이 청천벽력 같은 일

을 그렇다면 정부에게 하소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웬걸, 정부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가자 자신의 역

할을 방기하고 통제 욕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이들을 한꺼번에 병동으로 격리

수용해 버리는 야만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총을 든 경비 용역을 대거 동원해

병원에 배치시켜 24시간 감시한다. 이쯤

되면 감독과 작가가 의도한 바가 무엇일

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민주적으로 정부 (더 정확히는 국가)를 통

제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되는 이유

를 이 영화 속의 괴물이 되어버린 정부를

통해 보여준 것은 아닐까. 한 국가가 민

주주의와 인권의 원칙으로 활짝 꽃피게

만드는 것은 좌우를 떠나 모든 시민의 공

통된 지향점일 수밖에 없다. 한 말 더 붙

이자면, 지금 자리에 연연하고 있는 국가

인권위원장은 그 노력의 결실인 ‘독립된

국가적 기본권 보루’인 인권위원회가 어

떻게 빛이 바랬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무튼, 영화는 순식간에 친구에서 적으로

영 화 속 인 권

Page 16: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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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선 공권력이 이후 어떻게 그것을 남

용하고 있는지 똑똑히 고발한다. 주인공

의사 부부의 배급 요청에 사살 위협으로

응답하고, 통제를 벗어난 한 환자를 무참

히 총격을 가해 살해한다. 이렇게 죽어간

사람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의사 부부의

손길 없이는 시신 수습도 어림없는 상황.

권력을 쥔 가부장적 국가권력이 폭력만을

휘두르고 최소한의 복리도 제공하지 않는

다면, 기대할 곳은 공동체의 의식. 그러나

극악한 상황에서 으레 그렇기 쉽듯, 비어

있는 권력자의 자리를 무력을 소유한 세

력이 장악한다. 그리고 야수의 폭력성을

마구 드러낸다. 식량 배급을 노역과 재물

강탈로, 이젠 성적 유린으로. 아수라장에

서 오직 눈이 멀지 않은 의사의 부인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폭압적 권력에 맞

서 그는 무엇을 하려 하는가.

이 지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이 있다.

어떻게 상호 협조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독재 권력이 창조되었을까. 왜 그래야만

했는가.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과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교훈이 크게 다르지 않겠

지. 인간에게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복지가 없으면 인간 세계는 인격보다는

야수의 야격 (적절한 단어가 없으니..) 위

주로 돌아갈 테니까.

당장,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들을 곱

씹어보자. 끔찍한 살인사건과 테러가 터

지면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내용이 무엇

인지. 복지적 인권적 환경이 전무함을 왜

근본적으로 극복해야할 문제로 제시하지

않는지. 노르웨이의 테러사건은 과연 테

러범 브레이빅이 ‘평소 폭력적 게임을 즐

겼고, 인터넷 극우파였다’라고 그 원인을

물을 수 있을까. 사람에게 연대의 힘은

자신이 긍정받았다는 느낌에서 나온다.

비록 눈이 다시 보여도 영화는 아무래도

우울하다. 아직도 부족한 복지와 민주적

장치들에 대해 과연 반성하고 있을까.

■ 글 : 디에고 (자원활동가)

Page 17: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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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인권센터 20주년 사업

다산인권센터 20주년 기념특강 '인권과 민주주의'가 알차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조효제, 김

칠준, 김진숙, 고병권, 엄기호님의 강연은 여러모로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리고

보다 깊은 논의를 시작할 힘을 주셨습니다. 강연을 찾아오신 많은 분들도 그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강연을 맡아주신 선생님들도 모두, 좋은 자리였다고 고마워하셨네요. ^ ̂ 긴

호흡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언제나 함께 해주세요.

노숙인 누명사건

노숙인 누명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수원살인사건, 성남

가정폭력사건 등 유독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이 죄인이

되었던 노숙인 누명사건은 향후, 사회적 약자의 형사사법절차에 대한 과제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수원살인사건으로 촉발된 112긴급대응체제의 문제점과 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찰대응 과제, 범죄와인권, 안전과 감시와 관련한 인권적 과제 등을 가지고 토론회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남가정폭력사건은 변론 진행을 돕고 있습니다. 별도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도 필요하네요. 자세한 소식은 또 알려드리겠습니다.

노동인권팀

노동인권팀은 이주노동자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내부지침을 8월

1일부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내부지침의 주요 내용은 기존에 이주노동자에게

제공되는 사업장 명단을 주지 않고,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내용

을 담고 있습니다. 정말 이주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려는 고용노동부의 내부지침에 의해 많

은 이주노동자들과 관련 단체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노동인권팀이 함께 하고 있는 경기

이주공대위 역시 이 문제에 함께 대응하고 있습니다. 7월말부터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집

회와 대응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수원 고용안정센터 앞에서도 이주노동자들에게 반인권적

내부지침을 알리기 위한 1인시위와 선전전을 하며, 이주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내부지침

에 대한 저항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반인권적 내부지침을 철회시키

기 위한 노력을 쭉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안산 에스제이엠 용역폭력 사건

지난 7월 27일 안산에 위치한 ‘에스제이엠’이라는 공장에 ‘컨택터스’라는 용역회사가 고용

한 사람들이 들이닥쳐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공장 밖으로 내쫓은 사건이 발생했

습니다. 용역에 의한 폭력과 이를 방조한 경찰, 사주한 사측...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을 향한

총체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다음 소식지에 싣도록 하

겠습니다.

우리 이렇게 활동해요

Page 18: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2012년 7,8월호

수입 지출총계 15,754,643 총계 13,296,242

이월 전월이월 3,475,628

운영비

소계 1,827,303

경상수입

CMS후원 5,503,280

경상운영비

임대비

자동이체후원 497,703관리비 377,980

이사적립금 397,703

특별후원 5,757,200

일반운영비

정보통신비 471,458일반후원 200,000

사업수입

일반사업 활동비 33,300

교육사업 사무관리비 170,000

재정사업 차량유지비 376,862

행사사업 130,000 기타

기타수입

결산이자 332

인건비

소계 10,182,900

기타 190,500급여 급여 9,757,200

차입금

복리후생비

식대 425,700

상여금

자원활동가지원비

기타

사업비

소계 1,286,039

경상사업비

우편발송비 112,320

인쇄비 170,000

기타

일반사업비

교육사업비

행사사업비

기획사업비 753,170

현안사업비 125,239

기타

연대사업비

분담금

후원금

기타 125,310

차월이월 2,458,401

5월~6월 살림살이

간은균�간호중�강복심�강윤정�고미영�고성준�고� � 영� 곽봉식�곽지숙�곽창훈�구선희�국찬석�권민희�권인철�권정순�길은실�김경숙�

김경지� 김계향�김기헌� 김노진�김대술�김동겸� 김동균�김동우� 김명준�김문정�김미숙� 김민규�김병곤� 김병선�김상곤� 김상기�김성종�

김성중� 김성태�김수영� 김아름�김영기�김영주� 김용신�김원규� 김윤경�김윤종�김윤희� 김은경�김은총� 김재욱�김종태� 김주이�김준성�

김지수� 김지연�김진성� 김진우�김진혁�김칠준� 김태교�김태균� 김태환�김학성�김화준� 김현주�김현창� 김현철�김형일� 김혜령�김희연�

남길현� 남영숙�남현우� 노영란�류용웅�문민수� 문숙희�민진영� 박관우�박민수�박선희� 박설규�박성희� 박숙경�박영재� 박재형�박정근�

박정희�박주민�박준모�박준영�박지영�박� �찬�박찬병�박� �철�박태현�박혜상�배기성�배용석�백수영�백아형�백종수�삼성노동조합�

서미나� 서미향�서윤수� 서재덕�서정리�서정희� 서태정�서채원� 석권호�성명애�송명훈� 송연주�송용기� 송원찬�송인숙� 송주현�승혜신�

신남균� 신동석�신성원� 신유아�신은정�안병주� 안상용�안정희� 안진영�양기석�양민재� 엄명환�여운철� 오동석�오석경� 오세범�오일용�

오준원� 오준희�오춘상� 왕윤정�원선옥�원영기� 유미희�유정은� 유준영�유지혜�육대웅� 육성철�윤권영� 윤영훈�윤은수� 윤태관�이가영�

이강복� 이계수�이광훈� 이근랑�이기원�이기은� 이기자�이기주� 이길순�이문영�이민정� 이범희�이병삼� 이봉임�이상무� 이상목�이상언�

이선용� 이선희�이세훈� 이순일�이승규�이연민� 이연진�이영기� 이영문�이영미�이용덕� 이용석�이우상� 이은별�이정무� 이정희�이종란�

이종수� 이종순�이주현� 이창림�이필주�이학준� 이향숙�이현찬� 이호헌�임대철�임성민� 임수현�임시정� 임양숙�임혜경� 장계순�장대전�

장명호�장성옥�장세민�장소영�장여경�장진욱�장혜진�전인숙�정건희�정미현�정상용�정� � 민� 정연희�정용진�정태욱�정현경�정� � 희�

조건준�조명진�조병희�조상현�조성범�조지훈�주재억�진상범�천� � 진� 최강호�최서영�최성규�최영롱�최혁진�최형규�태상미�한건희�

한상운�한수연�한준경�황영숙�허� �선�홍영덕�홍의표�홍진숙�황필규�황현수�

● 다산인권센터 벗바리가 되어주세요! 자동이체와 CMS 신청이 있습니다. 신한 110-062-448424(박진 다산인권상담소) 농협 116-12-264081(노영란)

5, 6월 후원해주신 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