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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잘 사는 부산광역시 / 광주광역시 / 대전광역시 / 인천광역시 / 울산광역시 / 경기도 / 강원도 / 전라북도 / 제주특별자치도 하동군 / 군위군 / 대구광역시 동구 / 대구광역시 남구 / 고흥군 / 김제시 / 서산시 / 청주시 / 증평군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기획 및 편집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송병선 단장, 윤상흠 국장 임헌정 과장, 박혜정 사무관, 박태준 전문관 균형발전사업 평가자문단 신순호 단장, 이시영, 은희창, 김정연, 이유직, 정종석, 오병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조기현 본부장, 김기원 단장, 김성훈 센터장 김명엽, 송하남, 남기환, 박주희 2009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0개, 2010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1개, 2011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0개, 2012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1개, 2013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0개, 2014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1개, 2015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18개 사업이 선정되어 사례집에 수록되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2016년에 추진된 사업 중에서 18개의 우수사례를 선정하였다. 집필작가 신경아 허윤선 이미진 김솔 이소연 디자인 송경미 02171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209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4층 | 이메일 [email protected] | 대표전화 02-2100-1139 균형발전이야기 2017 골고루 잘 사는 균형발전이야기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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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잘 사는

부산광역시 / 광주광역시 / 대전광역시 / 인천광역시 / 울산광역시 / 경기도 / 강원도 / 전라북도 / 제주특별자치도

하동군 / 군위군 / 대구광역시 동구 / 대구광역시 남구 / 고흥군 / 김제시 / 서산시 / 청주시 / 증평군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기획 및 편집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송병선 단장, 윤상흠 국장

임헌정 과장, 박혜정 사무관, 박태준 전문관

균형발전사업 평가자문단

신순호 단장, 이시영, 은희창, 김정연,

이유직, 정종석, 오병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조기현 본부장, 김기원 단장, 김성훈 센터장

김명엽, 송하남, 남기환, 박주희

2009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0개,

2010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1개,

2011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0개,

2012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1개,

2013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0개,

2014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21개,

2015년 시행사업 중에서는 18개 사업이

선정되어 사례집에 수록되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2016년에 추진된 사업

중에서 18개의 우수사례를 선정하였다.

집필작가

신경아

허윤선 이미진

김솔 이소연

디자인 송경미02171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209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4층 | 이메일 [email protected] | 대표전화 02-2100-1139

균형발전이야기 2017

골고

루 잘

사는

균형

발전

이야

기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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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 광주광역시 / 대전광역시 / 인천광역시 / 울산광역시 / 경기도 / 강원도 / 전라북도 / 제주특별자치도

하동군 / 군위군 / 대구광역시 동구 / 대구광역시 남구 / 고흥군 / 김제시 / 서산시 / 청주시 / 증평군

골고루 잘 사는 균형발전이야기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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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008 124020 138008 154

046 168058 182072 194

086 208100 222112 236

부산광역시_가사간병방문지원

돌봄의 힘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다

하동군_지역경관개선

하동군의 미래는 사람이다

광주광역시_청소년복합문화센터건립

‘사람’과 ‘삶’으로 지은청소년센터

군위군_농촌중심지활성화

화본마을에는 콘텐츠 부자들이 산다

004 006발간사 2017년도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개요

대전광역시_농축산물제조가공지원

로컬푸드와 함께 찾는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권리

대구광역시 동구_도시생활환경개선

도심 속 오아시스를 만나다

인천광역시_지역사회투자서비스

장애아동들의미래에 투자하다

대구광역시 남구_도시생활환경개선

문화예술과 복지로 옛 영광을 되찾다

울산광역시_지역산업마케팅지원

중소기업 수출 원스톱으로 달려라

고흥군_고흥만 수변노을공원 조성

공공·민간투자 합작, 관광 고흥의 미래를 설계하다

경기도_청년문화공간조성

문화예술의 숲에서 피어나는 청년들

김제시_벽골제권역종합정비

1700살 벽골제, 6차 산업으로 재정비하다

강원도_지역사회서비스투자

이제 강원도의 힘은 ‘뮤직’이다!

서산시_지곡어촌마을권역단위종합정비

뻘낙지로 끌어올린 어촌마을의 잠재력

전라북도_임도시설

임도(林道), 주민들의 마음길이 되다

청주시_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

원도심에 부는 복고의 바람제주특별자치도_고도정수처리시설

고도정수처리시설, 수자원체계의 변화를 이끈다

증평군_도서관! 아고라광장프로젝트

도서관을 광장으로! 콤팩트시티 증평의 도전

시도편성 9개 지역 시군구편성 9개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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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잘 사는 균형발전을 위하여

수도권으로는 자원이 집중되고 지방의 중소도시는 쇠퇴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고르지 못한 지역불균형의 심화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국정목표의 하나로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선정하고 “골고루

잘사는 균형발전”을 국정전략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지역주도의 자립적 성장기반

을 확대하여,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간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활력을 증진함으로써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사람 중심의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자

함을 천명하는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발전위원회는 매년 균형발전사업을 지원해 오고 있습

니다. 균형발전사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주도의 자립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여 대한민국의 균형있는 발전을 지원하는데 있다

고 하겠습니다.

지역발전위원회는 매년 이러한 균형발전사업의 평가를 통해 성과를 점검하고,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관표창을 실시해 왔습니다. 금년에는

2016년 지역발전특별회계로 지원된 872개의 사업에 대해 부처와 지자체의 자체평가,

평가자문단의 종합평가와 우수사례 선정위원회 등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과정을

거쳐 18개의 우수사례를 선정하였습니다.

이들 우수사례에는 도시재생을 통한 구도심의 생활환경 개선, 농산어촌의 일자리

창출과 공동체 활성화,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문화․휴식 공간조성, 복지와 문화를

통한 저소득층 자립지원 등 다양한 성과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역발전위원

회는 이들 우수사례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학습하고자 “2017년 균형발전

우수사례집”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우수사례집이 균형발전사업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관계자 분들에게 유용한

참고서가 되고, 균형발전사업을 통해 창출된 성과가 일반국민 여러분들께 널리 알려

지는 매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성장잠재력을 극대화

하고 자립적 성장을 지원한 우수한 성공사례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본 사례집의 출간을 위해 바쁘신 가운데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리더 여러분, 그리고 평가자문단장님과 평가위원, 한국산업기술

평가관리원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송재호

발간사

00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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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서는 균형발전사업의 성과홍보와 상호학습을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지역발전특별회계 사업의 평가결과를 토대로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사례집을 발간하고 있다.

올해는 지자체에서 58개 사업을 추천받아 서면평가, 현장실태조사, 선정평가위원회를

통해 18개의 우수사례를 선정하였다. 우수사례 선정위원회는 평가자문단장을 비롯하여

종합평가에 참여한 분과장 6명으로 구성하여,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기하고자

노력하였다.

올해 우수사례는 ➊사업기획, 추진체계, 연계협력, 성과창출 등의 관점에서 사업이

우수한가? ➋해당 사업의 우수성이 지속될 수 있고, 타 지자체가 참고할 정도로 모범

적인 벤치마킹 요소가 있는가? 를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사례는 시도자율편성사업이 9개, 시군구자율편성사업이 9개

이다. 사업별로는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이 5개로 가장 많고, 도시활력증진사업과

지역자율형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 각 3개씩 선정되었다. 지역별로 대구․전북․충북

지역이 각 2개, 강원․경기․경남․경북․광주․대전․부산․울산․인천․전남․제주․충남은

각 1개씩 선정되었다.

2017년도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007006

우수사례 선정과정

우수사례 선정현황

포용적 성장전북 임실군 임도(林道), 주민들의 마음길이 되다

충북 증평군 도서관을 광장으로! 콤팩트시티 증평의 도전

사회적 경제 활성화부산광역시 돌봄의 힘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다

인천광역시 장애아동들의 미래에 투자하다

전북 김제시 1700살 벽골제, 6차 산업으로 재정비하다

일자리 창출

대전광역시 로컬푸드와 함께 찾는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권리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수출 원스톱으로 달려라

경기도 문화예술의 숲에서 피어나는 청년들

강원도 이제 강원도의 힘은 ‘뮤직’이다!

지역공동체 활성화

경남 하동군 하동군의 미래는 사람이다

경북 군위군 화본마을에는 콘텐츠 부자들이 산다

대구 남구 문화예술과 복지로 옛 영광을 되찾다

충남 서산시 뻘낙지로 끌어올린 어촌마을의 잠재력

도시재생 활성화

광주광역시 ‘사람’과 ‘삶’으로 지은 청소년센터

제주특별자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수자원체계의 변화를 이끈다

대구 동구 도심 속 오아시스를 만나다

전남 고흥군 공공·민간투자 합작, 관광 고흥의 미래를 설계하다

충북 청주시 원도심에 부는 복고의 바람

18개 우수사례를 ➊일자리 창출, ➋사회적 경제, ➌도시재생, ➍지역공동체,

➎포용적 성장과 연계하여 분류하면, 대전광역시․울산광역시․경기도․강원도의 4개

사업은 일자리 창출과 연계된 사업이고, 부산광역시․인천광역시․전북 김제시의 3개

사업은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관련된 사업이다. 그리고 광주광역시․제주특별자치도

․대구 동구․전남 고흥군․충북 청주시의 5개 사업은 도시재생 활성화와 연계된 사업

이고, 경남 하동군․경북 군위군․대구 남구․충남 서산시의 4개 사업은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관련된 사업이다. 마지막으로 전북 임실군․충북 증평군의 2개 사업은

포용적 성장과 연계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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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역

009

복지사업이 활기를 띤다는 말은 지역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

다는 말과도 연결된다. 부산은 서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로 큰 도시이다. 서울을 포함한 모든 특․광역시 중 노인인구 비율과

만성질환자 비율이 가장 높다.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도 29%로 특·

광역시 중 가장 높다. 평균 기대 수명은 81.1세로 특·광역시 중 가장

낮다. 도시 전체적으로 실업률이 높고, 고용률은 대도시 중 가장 낮

다. 동서 간 경제 격차가 심하여 지역갈등이 확대되고 있고, 복지수

준의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부산이 우

리나라 제2의 규모를 가진 도시가 된 이유를 알 것이다. 부산 인구

가 급격히 늘어난 원인은 한국전쟁이다. 전쟁 중에는 남한 전체에

서 피난민이 부산으로 몰려들었고, 임시수도의 역할을 하기도 했

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많은 피난민이 부산에 남았고, 1955년에 이

미 인구가 100만 명을 넘는 도시가 되었다.

가족이 구성원들에 대한 돌봄의 역할을 다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이다.

사회안전망 확충과 사회적 일자리 만들기라는 이 시대 중요한 과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을 오래 수행해 온 부산시.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발판 삼아 돌봄 영역의 사각지대로 서비스의 영역을

확대해가는 동 시에 제공인력의 전문성도 향상시키고 있다. 오래 지속해 온 사업을

더 오래 지속시킬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부산시의 원동력이 궁금하다.

경력단절 여성의일자리 창출과사각지대 어르신의 돌봄 안정망 구축

돌봄의 힘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다

서비스활동사진

운영효율화우수

부산광역시

오래 지속된 사업의 단점 개선 및 사업 지속과 확대를 위한 노력

돌봄을 통한 취약계층 보호와 예방적 복지의 실현

제공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근무만족도 개선을 위한 노력

이용자의 접근성 제고와 윤리의식 강화를 위한 노력

포괄보조사업명 지역자율형 사회서비스 투자사업

내역사업명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소관부처 보건복지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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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역

시부

산광

역시

011010

문제는 부산의 지형조건이 많은 인구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도시 내에 급경사면을 이루는 산들이 여럿 존재하여 평지가

부족하고, 바다를 메워 택지로 이용하는 방법도 쉽지 않았다. 도시

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은 도시민들의 주거환경을 열악하게 만들

고, 부동산 비용을 높여 삶의 질을 떨어트 렸다. 2017년 기준 부산의

인구는 350만 명이 조금 못 되는데, 10년 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

소 중이다. 전반적인 인구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산의 인구와 지역 특색은

복지사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돌봄을 통한 취약계층 보호와 예방적 복지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핵가족화가 가속화되면서, 지금까지 가족구

성원,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에 의존해왔던 비공식 돌봄의 영역은

한계에 봉착했다. 저 임금의 일자리가 늘어나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빈곤한 노동빈곤층이 확산되면서, 가족 이외의 사회적 영역에서 돌

봄 영역을 책임져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돌봄의 사

회화 혹은 시장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노동빈곤층은 신빈곤층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 계층에는

출산과 양육, 노인 부양 등의 문제에 있어 경제적 부분은 물론 정서

적 부분에서도 사회가 바라는 적절한 역할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복지서비스의 지원이 없다면 빈곤은 곧바로 다음 세대로 세습되고

확산된다. 양육의 공백은 건전한 사회구성 원으로의 성장을 가로막

고, 노인 부양의 공백은 언제든 건강 악화나 고독사의 문제로 연결

될 수 있다. 장애인이나 환자를 부양해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복지서비스가 다각화되고 촘촘해진다 하여도 복지의

사각지대는 늘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다. 2014년에 서울 송파에서

있었던 세 모녀 자살 사건처럼 충분히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

에도 스스로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복지서비스 대

상자들이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자발성이 떨어지거나, 사회적 인식

문제 등으로 복지서비스 신청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복지가 국

민의 권리임을 인식하게 하는 동시에, 복지서비스를 통해 각종 사

회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예방적 복지의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

가 있다.

부산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은 복지 사

각지대를 해소하고 예방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의 대상을

차별화하고, 범위를 대폭 넓혔다. 다른 서비스의 지원대상이 되지

못하는 65세 미만 가사간병방문지원이 필요한 사람으로 대상을 정

했고, 기초생활수급자뿐 아니라 수급자에 포함되지 않는 차상위계

층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구분 65세 미만 65세 이상

사회서비스

아이돌봄 서비스 만12세 이하 아동 양육보조가 필요한소년소녀 가정,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 해당없음

장애인 활동지원 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우선 신청 후 탈락자에 대해서만 가사·간병서비스 지원대상에포함

가사간병 방문지원 65세 미만 가사간병 서비스가 필요한 자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 차상위 해당없음

노인돌봄 종합서비스 장애1~3등급중증질자 중 차상위 이하

65세 이상 장기요양 등급 외A,B 전국가구 평규소득 160% 이하

사회보험 장기요양 보험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자 65세 이상 장기요양이 필요한노인 및 치매 등

돌봄영역 사회안전망에서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의 위치

출처 :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과

부산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사간병방문지원

사업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예방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의

대상을 차별화하고,

범위를 대폭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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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역

시부

산광

역시

013012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의 서비스대상은 방문지원을 받는 이

용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제공인력 역시 사회적일자리를 지원받는

복지서비스의 이용자들이다. 부산지역 노동빈곤층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재취업을 위해서는 가사

간병방문지원사업과 같은 사회적 일자리가 꼭 필요하다. 저소득계

층에서 경제활동인구를 늘리는 일은 빈곤으로 인한 사회 문제를 예

방하는 예방적 복지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2016년 기준 부산시 사회서비스전자바우처 시스템 내에 서비

스를 제공한다고 등록된 인력은 379명이다. 제공인력의 86%가 50

대에서 60대 사이에 속 한다. 월 평균임금은 473,545원이다. 근무기

간은 3년 이상에서 5년 미만 사이에 속하는 경우가 40.8%로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 75.9%에 해당하는 288명이 경력 단절 후 재취업

을 한 경우에 속했다.

제공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근무만족도 개선

제공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직무교육 뿐 아니라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했다. 근무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자리의 안정성을 높이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면서 인건

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사간병방문을 상

시적으로 한 곳에만 지원할 수는 없기에 일자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인건비를 높이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기준 가사간병서비스의 시간당 단가는 10,200원이고,

복지부 지침에는 단가의 75% 이상을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지침에

따라 현재 시간당 인건비는 7,500원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법정

최저임금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무리하게 제공 단가를 높이

게 되면 4대 보험과 퇴직금 문제 등으로 기관 운영에 무리가 올 수

도 있다. 제공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더라도, 전문성을 가진 활동인

력을 유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연령대 40대 50대 60대 70대 총계

인원수 42명 176명 151명 10명 379명

근무기간 1년미만 1년이상~3년미만

3년이상~5년미만

5년이상~7년미만 7년 이상 총계

인원수 23명 67명 155명 78명 56명 379명

2016년 가사간병 제공인력 연령대 현황

2016년 가사간병 제공인력 근무연수 현황

출처 :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과

75.9%

24.1%

경력단절 후재취업

신규취업 16%

20%

25%

39%

1년 미만

1~2년

5년 이상

3~5년

재취업 현황 경력 단절기간

가사간병제공인력 보수교육

경력 단절여성 재취업 현황

출처 :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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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역

시부

산광

역시

015014

부산시는 전문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방안을 보건복지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한편 인식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다. 각종 캠

페인 등을 통해 요양보호사가 사명감을 갖춘 전문인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가사간병제공인력을 ‘가사도우미’와 구

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를 가사도우미와 차별화하려고

노력했다기보다는, 제공인력의 전문성과 봉사정신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근무여건상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 같은 경우 이용자의 가정

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사서비스를 지나

치게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까다로운 이용자도 많았고, 이용 가

정의 주거상황이 열악하여 근무환경 역시 열악한 경우도 많았다.

원치 않게 자살현장을 발견하는 등 정신적 충격을 겪게 될 때도 있

어 전문성을 가진 요양보호사를 확보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

부산시는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재취업에 성공한 요양 보호사의 사

명감을 일깨우고 직업의식을 함양하는 방식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요양보호사 워크샵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면서 포상기회를 마

련했다. 유공자는 시장상과 단장상을 받았다. 수상 받은 우수사례

는 발표 기회를 가지게 되고, 사례집으로 제작 및 배포되었다. 우수

사례집은 인식 개선과 함께 우수 사례를 전파시키는데 기여했다.

여기에 제공인력에 대한 교육과 복지혜택 역시 제공되었다. 제공인

력은 직무스트레스 관리와 의사소통 기술 향상을 위한 교육으로 전

문성을 높이고, 각종 사회보험과 자녀 장려금, 근로 장려금 제도의

혜택을 받게 되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며 미애씨를 만나 어느 이용자 가정보다 힘든 과

정이 있었지만 결코 함께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고, 나를 잊지 않고

고마움을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에 요양보호사란 직업을 가치 있고

자부심도 있는 일이구나 하는 공부도 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울며,

웃으며 함께 한 시간들이 앞으로 또 얼마나 이 일을 할지는 모르겠

지만 항상 생각이 나고, 힘이 되곤 합니다. 저도 간절히 희망해봅니

다. 미애씨를 다시 만나 미애씨가 좋아하는 국수를 제대로 한번 말

아주는 것! 이가 없어 국수밖에 먹지 못했던 미애씨를 위해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다시 말아주 고 싶습니다.”

- 해운대지역자활센터 지옥선 님의 제공인력 수기 중에서

처우개선

캠페인걷기대회

수기(10편접수, 5편시상)

사례(5편접수, 2편시상)

시원상새정복지상

중부복지재단

두루누리사회보험자녀장려금 및 근로장려금사회복지공제회

60시간 근무율, 4대보험 가입률 제시

성과관리 지표 교육 및 간담회

돌봄영역캠페인

쉼과 포상 연계 정책안내

우수수기우수사례공모전

정기적포상

고용안전

처우개선

서비스활동사진

출처 :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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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역

시부

산광

역시

017016

자존감을 되찾고 심리적으로 응원을 받으니 같은 일도 다르게

보이는 기적이 일어났다. ‘도움을 받는 이’에서 ‘도움을 주는 이’로

스스로를 다르게 위치 짓는 일은 거짓말처럼 근무만족도를 개선하

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근무 만족도 조사 결과 제공인력의 참여 동

기 중 가장 큰 동기는 생계 유지였지만,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서나 적성에 맞아서라고 답한 경우도 18.1%에 달했다. 급여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낮았지만, 전문성과 기타 직무 만족도는 낮지 않

았다.

이용자의 접근성 제고와 윤리의식 강화

제공인력의 전문성이 아무리 강화되어도 이용자와 만나지 못한다

면 소용이 없다. 취약계층이라는 특성상 가사간병방문지원서비스

가 필요한 이용자들은 대체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다. 이

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홍보방법들이 필요했다. 홈페

이지와 블로그는 물론 홍보동영상을 활용한 각종 TV광고, 리플렛

과 포스터 등 가능한 모든 방법들이 활용되었다. 홍보는 이용자의

권리 뿐 아니라 의무를 인식시키는 방향으로도 전개되었다. 요양보

호사 제공인력 대부분이 여성이라 가정 방문시 성범죄 등 각종 범

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욕설이나 가벼운 신체

폭력 등의 문제는 자주 있었다. 서비스를 제공한 뒤 바우처카드 결

제를 거부하거나, 부정사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과도한 가사업무를

요구하거나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기고 외출해버리는 사례 역시 마

찬가지다.

부산시는 이용자의 준수사항과 의무 등에 대한 리플렛도 별도

로 제작하여 배포하면서, 서비스 신청을 대행하는 기관들에도 신청

시부터 이용자 준수사 항을 숙지시키도록 당부하였다. 이용자에 대

한 교육과 모니터링도 기관들이 교차하여 진행하였다. 제공인력들

의 우수사례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우수사례 도 발굴하여 함께 사례

집을 제작 배포했다. 제공인력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우수사례

발굴을 통한 정서적 지원의 효과가 있었다.

“이제 저에게도 가사간병 요양보호사가 옵니다. 우리 요양보호사

는 일주일에 2번, 한번 오면 3시간씩 찾아와 저의 손과 발이 되어주

어 너무도 편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청소는 물론이고 빨래, 운동,

산책 동행, 심부름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 없이 모든 것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구분 주요 결과

참여동기 생계유지를 위해 50명(73.5%), 사회활동에 참여하려고 7명(10.3%), 적성에 맞아서 5명(7.4%)

직무만족도

(직무만족) 5점 만족에 3.89점

전문성 향상 노력 전문성 향상 노력 4.31점

인간관계 관리책임자 만족도 4.57점, 이용자 만족도 4.04점, 동료 만족도 4.50점

직무 전반 자부심 3.74점, 직무효능감 3.63점, 업무량 3.09점, 사회적 인식 3.01점

급여 및 복리후생 복리후생 4.60점, 급여만족도 2.66점

근무만족도 조사 결과

출처 :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과

2016 부산지역자율형사회서비스투자사업 워크숍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 설명회 및 품질개선 간담회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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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역

시부

산광

역시

019018

이기적이진 않았지만 두루두루 살피며 살지 않았고, 이런

불편한 생활 속에 내가 먼저 위로 받기를 원했고, 방탕한 세월을

보냈던 것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도 돌아보면 제자리였기에

오히려 세상 탓, 팔자 탓을 하면서 살았던 제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노력하시는 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을 통해 저의

살아온 날들이 부끄럽고 말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사간병 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다시 태어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를 위해 애써주신 모텔 사모님, 병원 내 사회복지

공공사업에 근무하시며 도와 주셨던 분들, 가사간병 방문 지원사업

까지 너무 감사합니다. 이제는 제 머릿속에 ‘죽음’이라는 단어는 온

데간데없어지고 ‘살맛나는 세상’으로 바뀌었답니다. 너무 감사드립

니다. 저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갈 수 있겠죠?”

- 연제지역자활센터 신해숙 님의 이용자 수기 중에서

오래 한 만큼 더 잘 할 수 있다

부산시의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은 2004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벌

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래 진행해 온 만큼 특별한 점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쉼 없이 얕은 물살에 시달린 조약돌이 모서리를

깎아내고 매끈하게 변한 것 처럼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매끈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그래도

담당자들은 여전히 노력한다. 오래 한 만큼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하

지 않는다. 오래 한 만큼 더 잘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일자리 창출과 돌봄 서비스가 함께 이루어지는 가사간병방문

지원사업 같은 경우 여러 측면에서 사업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노력

과 능력이 필요하다. 부산시는 그 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아낌없이

활용한다. 여기에 서비스 대상자들에 대한 사회조사를 매년 꼼꼼하

게 진행하고, 조사 결과를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사업이 이

루어지는 지역사회의 변화와 서비스 대상자들의 실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려는 것이다.

언제나 열성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에 대한 홍보는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복지서비스의 제공과 활용이 국가

의 의무와 국민의 정당한 권리라는 점을 이용자들에게 인식시켰다.

국가가 운영하는 복지서비스와 사회안전망에 대한 신뢰는 곧바로

국가에 대한 신뢰로 연결된다. 현재 서비스 이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사회안전망에 대한 신뢰를 통해 신체적·정서적

안정감을 주어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돌보다’라는 말은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라는 의미를 가진

다. 사회복지서 비스의 핵심이 ‘돌봄’이라는 한 단어에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요할 때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 누

군가를 돌볼 수 있다는 사명감이 세상을 ‘살맛나는’ 곳으로 만든다.

무엇보다 이 사업을 오래 돌보아온 부산시의 사회복지 담당자들이

‘돌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을 통해 사회복지 서비스의 원동

력은 ‘돌봄’ 그 자체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가사간병 제공인력 인식개선 캠페인(홍보부스) 가사간병 제공인력 인식개선 캠페인(걷기행사)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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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

021

최신 유행하는 브랜드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젊은 거리 충장로. 이

곳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는 특별한 사연

이 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9년 10월 29일, 일본인 학생 몇몇이 길

에서 조선인 여학생들을 희롱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를 목격한 조

선인남학생들과 일본인 남학생들 간의 다툼은 패싸움으로 번졌고,

이는 일본경찰들의 조선인 학생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이

어진다. 학생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전국적인 운동으로 퍼져나간

다. 이것이 바로 3․1운동, 6․10만세운동과 함께 3대 항일 운동 중의

하나로 꼽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이다.

해방 후 1967년, 이러한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전국민모금

운동이 일어난다. 옛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은 이때의 기금으

로 건립되었다. 건립이후 근 반세기 동안 이곳은 광주시 학생들의

도서관이자, 전시공연공간이며, 놀이터이자 만남의 장소였다. 이곳

을 지나지 않은 광주학생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당시 학생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삶의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광주시 청소년삶디자인센터는

그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하고자 한다.

행정혁신으로청소년 미래설계의새 지평을 열다

‘사람’과 ‘삶’으로지은 청소년센터

1층 로비 조형물

연계협력우수

광주광역시

운영자 조기선정으로 사업 지속성 강화

청소년과 설계자간의 언어를 통역하여 세심하게 공간 기획

공교육과의 연계를 통한 청소년 진로 찾기 체험 제공

다양한 시민들의 문화 소통 거점으로의 활용

포괄보조사업명 청소년시설확충

내역사업명

청소년복합문화센터건립소관부처 여성가족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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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

시광

주광

역시

023022

들에게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은 의미 있는 곳이었다. 그러다

건물이 노후화되고 위치상 외지 방문객의 차량접근 문제가 제기되

어 다른곳으로 신축 이전하면서 이곳은 문을 닫게 되었다. 그리고

한동안 학생회관은 화려한 거리 한 가운데 덩그러니 방치되면서 천

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갔다.

학생 회관에서 청소년센터로

유령건물처럼 남아있던 학생회관 건물을 두고 오랜 시간 논쟁이 지

속되었다. 하지만 특별한 진전은 없었다. 지난한 논의 과정에서 한

때는 건물을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되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건물

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되 살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건물을

지켜냈다. 결정적인 전환의 계기는 옛 전남도청 부지에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이 들어서고, 구도심 일대를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곳으

로 재생하는 사업이었다. 광주시민의 애환과 추억이 서려있는 역사

적 장소들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기획 과정에서 그 중심에 있는

학생회관 건물 또한 다시 각광받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건물의 활

용 방향을 고심하던 광주시는 지역 청소년, 시민단체, 전문가 등의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보다 자유롭고 주

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진로 공간을 만들자는 데 뜻을 모으게 된

다. 마침내 오랜 침묵 속에 있던 건물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우선 행정상으로 시간도,

예산도, 더 많이 소요되는 비효율의 장벽을 넘어야만 했다. 실리를

추구하면 훨씬 쉬울 일을, 당장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가치에 매여 어

렵게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해타산

에 급급했다면 그토록 고민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사업의 의미

가 남달랐던 만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

루어지게 되었다. 사업 참여자들의 목표는 간결하면서도 확고했다.

건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의미를, 다시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될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물려주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어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었다.

사업을 이끈 ‘어른’들

삶디자인센터에는 이렇듯 초기부터 사업을 이끌어온 ‘어른’들이 있

다. 청소년 사업 분야에서만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인 박

형주 센터장은 광주시 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최고의 청소년 센터를

짓고자 했다. 그를 비롯하여 광주광역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의 김

성훈 소장, 광주광역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이민철 센터장, 전

남대학교의 정경운 교수 등 많은 전문가들이 사업초기부터 센터를

보듬어왔다. 시공 완료 후 운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던 기

존 청소년 사업의 틀을 깨고, 사업초기에 운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

로 진행된 것이다.

초기 운영자 선정은 크게 두 가지 효과를 불러왔다. 첫째는 다

양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청소년 및 주민의견이 조화롭게 센터에 반

영될 수 있게 한 것이고, 둘째는 이렇게 조율된 의견이 센터 곳곳에

스며들어 공간의 활용도와 지속성을 높이게 한 것이다. 빠른 길보

단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뒤따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단단

한 길을 찾는 일이 중요했다.

어깨가 무거웠던 만큼 사업단은 초기부터 차분히 터를 닦아나

갔다. 공간설계를 위한 전문가 회의만 10회, 프로그램 시범운행에 대

한 특강만 6회 진행되었다. 설계과정에 들어간 뒤에도 끊임없는 연

다시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될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물려주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어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었다.

박형주 센터장

청소년 사업 분야에서만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인 박형주 센터장

은 광주시 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최고의 청소년

센터를 짓고자 했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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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

시광

주광

역시

025024

구가 이어졌다. 상상포럼, 개발워크숍, 모범사례지 방문 등으로 광주

청소년센터만의 특이점을 발굴하려 애썼다. 모든 의견들과 시행착

오들은 보고서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이후 참고자료로 쓰이게 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한 까닭은 오히려 가고자 하는 방향이 확고했

기 때문이었다. 광주시는 사업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 주안점을 가

지고 있었다. 첫째는 역사성을 계승하는 것, 둘째는 실수요자인 청

소년들의 삶과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노력으

로 오늘의 청소년삶디자인센터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혼재 하는 독

특한 정취를 가진 공간이 될 수 있었다. 건물전체를 부수는 대신 신

축에 가까운 리모델링 방식을 택함으로써 군데군데 옛 건물의 자취

를 남겨뒀다. 콘크리트 표면을 연마하는 60년대 공법을 사용한 바닥

과 최근 유행하는 열린 천장과 창을 넓게 튼 공간의 혼재는 걷는 이

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공존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4층 바

닥에 그려져 있는 ‘땅따먹기 게임’은 2000년 이후 생인 청소년들이

직접 그려 놓은 것이다. 평소엔 휴대폰 게임을 즐길 아이들이 분필

을 손에 쥐고 땅따먹기 게임의 숫자를 적었을 모습은 낯설지만 흥미

롭다. 이러한 건물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1층에 놓여 있는

오래된 피아노이다. 학생회관 시절부터 1층 로비 한쪽에 놓여있던

피아노는 이제는 낡았지만, 여전히 예전의 낭만을 연주하고 있는 듯

하다. 옛 계단을 걷고, 옛 악기를 연주하고, 추억의 게임을 하며 아이

들은 공간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들을 배우며, 알아갈 것이다.

1층 로비 피아노 삶디의 벽면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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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

시광

주광

역시

027026

운영자와 설계자의 언어를 통역하다

광주시는 센터 설계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곳의 주인인

청소년들이라는 생각을 고수해오고 있다. 2014년 안전점검실시 단

계에서부터 이미 청소년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2월에

열린 청소년 간담회를 시작으로 3월에서 4월 동안 설문조사가 진행

되었고, 이후 전문가들과 청년활동가들의 의견과 시민 공청회를 거

쳐 8월에 기본계획이 확정되었다.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며, 설계는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야만

했던 시기도 있었다. 설계자와 운영자가 선정된 후 2015년부터 본격

적인 설계에 들어갔지만 서로의 의견을 세밀하게 조율하여 반영하려

던 시도는 6개월간이나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똑같은 한국말이지만,

설계자들과 청소년활동가들 사이엔 생각보다 큰 언어사용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사용 하는 언어가 다르다 보니 사업의 속도도 더뎌

졌지만 상호간의 신뢰가 쌓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문제였다. 광주

시는 결국 둘 사이를 조정하기 위한 묘안을 생각해 냈다. 바로 청소년

활동 영역의 언어와 전문가인 설계자의 언어를 ‘통역’하는 것 이었다.

서울시 하자센터 등 청소년 센터에서의 업무경력을 가지고 있

는 박형주 센터장은 청소년을 위한 창의적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많은 청소년전문가였다. 박형주 센터장

이 청소년계의 요구를 설계와 건축의 언어로 바꿔서 전달하기 시작하

자 설계자들도 비로소 청소년과 청년지도자들의 깊은 의미를 알고 고

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사업진행 경험이 많은 박정철 주무관은 청

소년들의 요구와 운영자의 운영방향을 설계에 반영시킬 수 있는 행정

적 해법을 찾아주는 역할을 했다. 어려운 말들, 날것이던 말들이 부드

럽게 다듬어지며 사업은 전환을 맞게 되었다. 통역관들이 서로의 상황

과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해 줄 수 있는 매듭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초반의 삐걱거림은 서로를 이해하는 동력이 되어갔고

사업진행도 매끄러워졌다. 박형주 센터장은 이러한 통역 과정을 통해

비로소 진심으로 신뢰하는 법을 배웠다고 회상한다.

“주어진 환경과 경험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차이는 발생할 수밖

에 없어요. 불협화음이 발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

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믿는 것입니다. 어떤 사업이든 마찬가지겠

지만 사업 중간에 무슨 일이 발생할 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 위험

의 가능성을 알면서도 함께 가는 것이 결국엔 중요한데, 그런 과정

은 서로에 대한 믿음 없이는 결코 가능하지 않아요.”

2013

2016

2014 2015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사업추진 과정

청소년시설 확충사업 신청(여가부)국비반영 확정

재산매입/안전점검 실시(1~5월)기본계획 수립 의견수렴(2~7월)- 청소년 간담회(2월)- 청소년대상 설문조사(3~4월)- 전문가/시민 간담회(3월) - 청년활동가 의견수렴(7월)- 시민 공청회(7월)

기본계획 확정(8월)

설계자 선정(12월)

기본 및 실시설계(약 6개월 지연)

설계 완료(11월15일)

리모델링공사착공(1월)

리모델링공사완공(8월)

준공 검사 및준공(9월)

시범 운영(10월)

정식 개관(11월3일)

운영자 선정(11월)

개관준비위원회/실무추진단 운영(1~12월, 예산)

위수탁 계약 체결(3월31일)

개관TF운영(4~7월)

임시입주/공간정비(8~9월)

출처 : 광주광역시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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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

시광

주광

역시

029028

디테일이 살아있는 공간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되어야 할 청소년기. 그러나 한국의 청

소년들은 입시전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허덕인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낡은 입시중심교육으로 우리 아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적성조차 찾지 못한 채 세상에 나온다. 청소년삶디자인센터는

이들의 고민을 달래주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좋은 친구가 되고자 한다.

사업초기인 2014년, 광주시 초․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3%의 아이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고 응답했다. ‘청소년직업 체험센터’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99%

의 학생들이 필요하다거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대답했다. 이렇듯

센터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설계

단계 에서부터 아이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해 온 광주시의 노력

은 건물 곳곳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공간을 걷다보면 자연히

그간의 과정에 고개를 끄덕 이게 된다.

일례로, 5층과 6층을 복층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랄랄라 홀’

은, 미래의 배우뿐만이 아니라 무대연출가, 음향전문가, 설치전문

가 까지도 키워낼 수 있는 공간이다. 청소년들의 키에 알맞게 조정

되어 있는 각종 장비들은 무엇보다 안전성을 기조로 설계되어 있

다. 자신들의 눈높이로 맞춰진 공간에서, 청소년들은 무대에 사용

될 전구까지 손수 갈아 끼울 수 있게 되었다. 무대조절장치를 직접

조종하거나 조도를 설정하거나 무대미술을 설치하고 커튼을 내리

며 온 몸으로 무대를 경험한다.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고 싶은 아이

들이 있으면 무대를 연출하고 싶은 아이도 있을 것이고, 무대 미술

에 관심 있는 아이가 있으면 대본을 쓰고 싶은 아이도 있을 것이다.

연극을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무대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결

실임을 배우게 된다.

1층에 위치한 ‘모두의 부엌’ 역시 요리사가 꿈인 친구들의 의견

을 최대한 반영했다. 아이들은 직접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며, 요

리사라는 직업이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기계가 아니라는 걸 배운

다. 재료의 냄새를 맡고, 안전을 중시하 며,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해

대접하기도 한다. 때문에 부엌 옆에는 식당을 표 방한 식사공간까

지 마련되어 있다. 지하에 위치한 ‘생활목공방’은 위험도에 따라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주로 고등학생이나 20대 초반의 사

회 초년생을 위한 실습공간인 이곳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설계되

었다. 직접 짠 목재 테이블 한쪽에 누군가 남겨 놓은, ‘출석률 100%,

내 손길이 깃들어 있다.’ 라는 메모가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이러

한 세심한 시설과 환경은 바로 수요자인 청소년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 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좋은 공간 자체가 좋은 교육!

이곳 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라면 운동장을 뛰면서 수학을 배우

고,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하며 음악을 배우는 핀란드의 선진국형 공

교육 시스템도 머나먼 이웃나라 만의 일은 아니다. 실제로 청소년

삶디자인센터(별칭 ‘삶디’)는 공공건물을 통해 훌륭한 공간 경험을

유도하는 북유럽의 사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좋은 공간에

대한 경험이 좋은 교육이라는 철학은 ‘삶디’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상상력이 더 풍부해지는 것 같고, 제가 몸으로 표현하는 것 자

체에서 제 생각이 다 드러나는 걸 느껴요. 이렇게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신용중학교의 1학년 아이의 말

이다. 광주시의 많은 학교들이 이곳 ‘삶디’를 통해 새로운 교육의 가

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운리중학교의 한 인솔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랄랄라 홀’은,

미래의 배우뿐만이

아니라 무대연출가,

음향전문가, 설치전문가

까지도 키워낼 수 있는

공간이다.

모두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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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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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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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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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

시광

주광

역시

031030

“보통 한 프로그램에 20명, 30명씩 들어가요. 그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경험을 쌓을 수가 없죠. 이곳에서 는 학생들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집중할 수 있어요. 아, 나 여기 와서 많은 걸 했구나, 하면서 아이들도

만족해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저희 선생님들도 뿌듯 하죠.”

교과 외 활동이 대학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고등학생들을 위해

광주시는 교육청과 연계하여 ‘삶디’에서의 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기

재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삶디’에서의 활동 대부분이 진로 찾기를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외부활동이라는 이유로 성과를 반영할 수

없었던 아이러니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어른의 과거와 청년의 미래를 잇는 곳

광주 청소년들에게 청소년삶디자인센터는 무엇보다 친구 같은 존

재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청소년삶디자

인센터에 자발적으로 ‘삶디’라는 애칭을 선물했다. 애칭, 혹은 별명

으로 불리는 것은 이곳을 이용하는 청소년 그리고 어른들에겐 익숙

한 일이다. 서열도 없고 위계도 없는 평등하고 편안한 존중. ‘삶디’

는 이를 위해 사회에서 정해준 이름이 아닌, 각자가 선택한 별명이

나 애칭으로 서로를 호명한다.

충장로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는 ‘삶디’는 이제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다. 특히 사업에 참여한

각 분야의 지역 전문가들은 여전히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며 지속

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사업초기부터 시작된 다양한 시민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력은 무엇보다 이용자들 스스로가 주인의식

을 갖게 했다.

이처럼 ‘삶디’는 누구나 필요로 할 때 찾을 수 있는 친근한 공

간이지만, 존재만으로도 광주학생운동의 역사를 잇고 있는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학생회관 시절부터 1층 로비를 지키고 있는 피아

노는 여전히 연주자를 기다리고 있고, 한 때는 비둘기 집으로 변해

버렸을 만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영화관 은 텃밭으로 변신

해 요리사를 꿈꾸는 아이들의 기쁨이 되고있다. 주말엔 건물 입구

에서 광주 시내의 젊은 악사들이 연주하는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어른들은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아이들을 돕는다. 예전이나 지금이

나 사람이 채울 때 가장 빛나는 곳임엔 틀림없다.

설계•시공 단계(15~'16) 민관협력 체계 운영 단계(15~'16) 민관협력 체계

출처 : 광주광역시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실

광주광역시여성청소년

가족정책관실

광주광역시청소년삶디자인센터

위탁운영자(민간)

청소년 및 시민의견수렴

광주광역시종합건설본부

설계•시공자

광주광역시

서울하자센터

전남대학교(문화전문대학원)

광주YMCA

컨소

시엄

MOU

예산지원

확산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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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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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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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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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

시광

주광

역시

033032

사람의 마음이 머무는 공간

2016년 개관 이후 반년이 조금 지난 지금까지 ‘삶디’에는 대략

14,860명의 청소년과 시민이 다녀갔다. 이제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주는 장소가 되었다. 오랫동안

미국에 살다가 최근 고향으로 돌아온 ‘그레이스’는 거의 매일 같이

이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 70년대에 학생회관 도서관에서 공부

하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곤 했던 그녀는 이제 새로운 주인들과 함

께 이 장소를 추억하고, 되살리고자 한다.

한 때는 간호사로 병원에서 근무했고, 어린이집에서 일하기도

했다는 한 청년 작가는 미술에 대한 잃어버린 꿈을 ‘삶디’에서 다시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미술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지만 먹고사

는 일이 녹록치 않아서 오랫동안 직업으로 할 수 없었죠. 그림은 돈

벌이가 안돼서 꽃집에서 근무하면서 드라이플라워를 만들어서 파

는 걸 배웠어요. 그 기술을 이렇게 유익하게 쓸 수 있어서 행복합니

다. 아이들이 여러 가지 직업을 알 수 있기를 바라고, 저만의 다양한

색깔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만약 이런 공간이

있었더라면 그렇게 많은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11월 3일은 ‘삶디’의 생일이자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

‘학생의 날’이다. 1929년의 광주학생항일운동이 1967년의 전국민모

금운동으로, 또 2016년의 청소년삶디자인센터로 이어진 역사를 돌

아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공간을 물려 줘야할 이유는 차고

도 넘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청소년삶디자인센터 일

층에 자리 잡은 크리킨디 카페. 한 쪽에는 어린왕자에 나오는 글귀

가 적힌 엽서가 비치되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

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그리고 여우의 말은 계속 된다.

“각자의 얼 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에서 순간순간에도 수

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하는 곳. 확실히 청소년삶디자인센

터는 이미 누군가에겐 그런 곳이 되어주고 있다.

독립출판-열린책방

카페 크리킨디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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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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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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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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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에서 로컬푸드 매장 4개가 위치한 유성구는 전형적인

도농복합지 역이라고 할 수 있다. 유성구에는 과학도시 대전을 대

표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발전을 책

임져온 대덕연구단지와 대덕테크노밸리 등이 이 특구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시의 경계를 이루는 외곽에는 계룡산 자락을 따라 금

강이 흐르며 야트막한 평지가 이어져 예부터 농사짓기에 좋은 곳이

었다. 대전이라는 이름도 태전太田, 우리말로 ‘한밭’ 즉 큰 밭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첨단과학기술과 농업이 공존한다는 사실은 지역 내의 공동체

활성화를 어렵게 하기도 했다. 근거리에 있으면서도 생활공간이 분

리되어 지역민들끼리 소통의 접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소득

격차와 학력의 격차를 비롯한 각 종 문화적·경제적 격차들이 존재

했다. 이 격차들이 지역 내의 소통을 어렵게 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농업지역은 농업지역대로 생산물의 판로를 찾기 어려웠고,

최근 농업지역을 중심으로 로컬푸드 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로컬푸드 사업은 도시의 소비자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생산자가 중심이

되었던 형태였다. 과학도시 대전에서도 몇 년 전부터 로컬푸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로컬푸드 사업에서는 농업지역과 다른 어떤 특색과 장점을

찾을 수 있을까.

희망마을가공지원센터 운영

로컬푸드와 함께찾는 먹거리에 대한새로운 권리

로컬푸드 매장

성과창출우수

대전광역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주민주도형 사업

로컬푸드와 사회적 협동조합의 결합 모델 제시

식품가공사업을 통한 로컬푸드 시스템의 외연 확장

일자리 창출과 먹거리교육을 통한 도시형 로컬푸드 모델 확립

포괄보조사업명 농촌자원복합산업화지원사업

내역사업명

농축산물제조가공지원소관부처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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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광역

시대

전광

역시

037036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자신들이 소비할 먹거리에 대한 권리를

찾지 못했다.

도농복합지역, 특이점을 강점으로

대전시와 유성구 주변에는 큰 도시가 없다. 인구 26만 명의 세종특

별자치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시군지역

이다. 그에 비해 대전시 유성구는 2017년 6월말 기준으로 인구가 34

만 명을 넘는다. 유성구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소비자를 다른 지역

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나면, 지역행

정에 있어 까다로운 요소가 될 수 있는 도농복합지역이라는 특이점

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유성구가 단순히 지역농산물의 판로 확보에만

주안점을 둔 것은 아니었다. 유성구는 행정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

와 정부종합청사가 소재한 대전시 서구에 인접해 있다. 거기에 대

덕테크노밸리의 과학기술인력들까지 포함하여, 유성구 지역민들

이 가진 건강과 행복에 대한 요구는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자

체에서 지역민들의 건강과 행복에 대한 요구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

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2010년 취임한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지역민들의 건강과 행복

에 대한 요구가 먹거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이해하고 있었

다. 나아가 먹거리 부분을 시장경제의 민간부분에만 맡겨두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당장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식품 생산과 유통 체

계는 지역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파괴할 수 있었다. 먹거리가 중요

한 권리임을 깨닫게 되면서, 유성구의 행정은 농업생산자와 소비자

의 권리를 동시에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도

농복합지역이라는 특이점이 강점으로 작용하여 정책의 기획과 추

진에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민·관 거버넌스,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역할분담

먹거리를 민간부분에만 맡겨두지 않겠다는 유성구의 입장은 정책

추진에 있어 민간기업을 배제하고자 함은 아니었다. 오히려 유성구

는 새로운 민간기업의 역할을 만들어, 민·관의 거버넌스를 구축하

기 위해 애썼다.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으며, 유성구와 함께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해나갈 만한 역량을

가진 민간기업이 필요했다. 2014년 유성구는 그런 민간기업을 찾기

위해 행정자치부의 지원을 받아 공모를 진행했다. 그때 만난 기업

이 사회적협동조합 품앗이마을이었다.

사회적협동조합 품앗이마을은 지역의 소비자 권리를 위해 2013

년에 비영리 단체로 시작된 민간기업이었다. 품앗이마을이 영리 추

구보다 소비자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라는 점은 민·관의

공동사업을 지향하는 데 있어 강점으로 작용했다. 유성구와 품앗이

마을은 2014년에 업무협약을 통해 민·관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발판

을 마련했고, 2015년에는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

하면서 필요한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그 동안 유성구 의 로컬푸드

매장은 4개로 늘어났고, 2015년 하반기부터는 희망마을 가공지 원센

터를 운영하면서 먹거리교육과 취업·창업 교육을 시작했다.

먹거리와 관련한 지역민의 건강과 행복에 대한 요구에 있어

시장경제의 논리로 운영되지 않는 민간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

다. 유성구는 그런 민간 기업의 역할을 이해하고, 민간기업이 제 역

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책과 재정 부분의 지원에 힘썼다. 또 지원을

협약식

로컬푸드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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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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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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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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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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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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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지역민의 요구를 수렴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민간기업이 투명

하고 적절하게 운영되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민·관 거

버넌스가 제대로 작동되고 민간기업의 역할이 안정되면서, 지자체

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는 더욱 커졌다.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의 사

회적 경제 시스템 자체가 정착되었다. 품앗이마을은 현재 출자금을

낸 10,000여 명의 조합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민간기업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요구를 수렴하고 자발적 운영

을 통해 먹거리 권리의 회복에 힘쓴다면, 지자체는 기업의 운영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시행한다. 품앗이마을의 조직과 운영은 독자

적이지만, 유통사업본부와 가공지원센터의 사업에는 일정 부분 지

자체의 정책적 도움이 필요했다. 먼저 유성구는 ‘바른유성찬’이라

는 로컬푸드 인증제를 도입했다. ‘바른유성찬’은 유성구가 인증한

안전한 로컬푸드이다. 품앗이마을은 각 생산자들과 ‘바른유성찬’의

계획생산과 품질관리를 지속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인증과 노력

은 다시 가공지원센터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도시형 로컬푸드 모델은 교육프로그램과 함께

유성구에는 현재 4개의 로컬푸드 매장이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거래장터의 형태이며, 4개의 매장 모두 대규모 주거지역

에 위치해 있다. 다른 생활협동조합 매장들과 인접해 있는 곳도 있는

데, 소비자들의 접근성이나 가격 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4개의 매장에서 고용하고 있는 직원 수만 해도 52명에 이른다.

로컬푸드 가공교육 수료식

사회적 협동조합 품앗이마을 조직도

조합원 총회

이사회/감사

경영지원실

인사

재무

총무

판매지원팀급식팀 구매팀 물류팀

이사장

소분실 매장물류지원팀본점

노은점도안점관평점정육

기획팀

청년센터

교육센터

O2O

가공개발팀 가공지원실 외식사업

전략기획실

유통사업 본부 가공지원 센터

구분 위치 직원수매출 현황

개장일 누적매출(억원)

조성비 지원 (억원)일(만원) 연간(억원)

합계 52 1,680 62 113

지족본점 지족로 364번길 40 34 760 28 ‘14. 4.29. 75 -

노은점 은구비남로 3 6 270 10 ‘15. 12. 25. 10 -

도안점 봉명로 27-19 6 410 15 ‘15. 12. 29. 19 1.5(구비)

관평점 테크노 4로 71 6 240 9 ‘16. 7.20. 9 3.0(시비)

유성구 로컬푸드 매장 현황

출처 : 대전광역시 농생명산업과 출처 : 대전광역시 농생명산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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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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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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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로컬푸드 사업과 관련하여 유성구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도시형 로컬푸드 모델의 확립이다. 도시형 로컬푸드 모델은 단

순히 생산물의 판로 개척이나 농가의 소득 증대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새로운 권리로 먹거리를 이해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필요로 한다. 또 생산물의 가공과 판매를 통한 지역의

경제공동체 활성화를 기대한다. 유성구 는 품앗이마을과 함께 운영하

는 희망마을 가공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농축산물의 가공상품

을 개발하고, 먹거리에 관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희망마을 가공지원센터는 2014년 행정자치부 공모사업으로

시작되어 2015년부터 운영되었다. 관련시설들이나 인프라가 마련

되어 있는 상황에서 2016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자원복합

산업화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이미 가공지원센터의 시설이 준비

되어 있고, 인력과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기에 2016년에 국비와

지방비로 확보한 5,400만 원의 예산은 고스란히 가공 식품 개발과

각종 교육사업에 이용될 수 있었다. 민간주도의 사업이 안정적인

지원을 받음으로써 지속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지원 예산을 특

정사업에만 집중하여 사용할 수 있었던 예로 볼 수 있다.

희망마을 가공지원센터의 교육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가공식품과 가공식품의 개발에 대한 교육이 있

다. 지역의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를 그 대상으로 한다. 이 교육은

자연스럽게 지역의 먹거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아가 먹거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가공식품 개발 교육을 통해

청년 및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 새로운 정책 화두로

기획되었던 것이다. 가공식품 개발은 자연스럽게 취업과 창업에 대

한 교육으로 연결되었다.

물론 교육과정을 수료한 인력들이 당장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

한 것은 아니었다. 취업이나 창업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기에는

업계의 불황이 너무 심했다. 무턱대고 창업을 권유하기에도 재정의

어려움이 있었고, 무엇보다 위험부담이 컸다. 취업을 했다가 건강

이 악화되어 중도에 포기하거나, 열악한 근무환경과 대우에 실망하

는 경우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이나 창업 교육은 점점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교육을 통해 양성된 인

력들이 활동할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양성된 인력들은 우선 실제로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고, 로

컬푸드에 대한 인식을 정착시킬 전문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54명의 인원이 로컬푸드 매장에서 근무하거나, 로컬푸드 전문 강사

로 활동하고 있다.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로컬푸드

활동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졌다. 또 일자리 창출은 자연스럽게 지

역의 경제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했다. 지역 내 농산물의 생산과 가

공 및 유통, 소비가 모두 지역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게 되었기 때

문이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생산물의 가공과 유통을 담당하는 인

력은 물론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역시 지역 경제공동체 활성화의

혜택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었다.

유성구는 품앗이마을과

함께 운영하는 희망마을

가공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농축산물의 가공상품을

개발하고, 먹거리에 관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구분 직원수 조합원매출 현황

취급품목 비고월(만원)

총합 54 23

OB연구소(지족점)협동조합 3 5 2,000 빵, 음류 청년창업

육지해녀(관평점)협동조합 4 5 1,200 수산물 청년창업

팜팜(관평점)협동조합 2 5 800 농산물 청년창업

청년소셜플랫폼협동조합 - 5 - 청년커뮤니티 활성화 청년창업

열린부뚜막협동조합 3 8 1,700 도시락, 밥 경력단절여성

어린이텃밭학교 강사 12 -

학교교육 강사 10 -

바른유성찬 활동가 20 -

로컬푸드 가공과 전문가 교육 취업·창업 및 강사 활동 현황

출처 : 대전광역시 농생명산업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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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광역

시대

전광

역시

043042

희망마을 가공지원센터의 두 번째 교육방향은 ‘먹거리’ 자체에

대한 교육이다. 이 교육 역시 지역의 생산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무

엇보다 먹거리 소비자의 권리를 위한 교육이기도 하다. 그동안 구

축된 로컬푸드 인프라를 통해 지역의 경제공동체가 회복되고 사회

적경제 시스템이 조성되었다면, 이제는 먹거리 자체에 대한 관심을

통해 지역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만들 차례다.

먹거리 교육은 농업에 대한 교육과 함께 이루어져야 효과적이

다. 먹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먹거리가 생산되는 과정을 이

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성구는 우리가 소비하는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것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아는 문제가 중요하다

고 보았다. 나아가 스스로가 소비할 먹거리의 생산에 대해 아는 것

이 하나의 권리로 새롭게 인식될 필요가 있었다. 이를 통해 소비자

가 먹거리의 문제를 공공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먹거리

에 대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어야 했다.

유성구는 이런 인식의 제고를 위해 농촌체험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텃밭학교 교육을 실시한다. 학교에서는 바른

먹거리 교육이 함께 진행된다. 대덕연구단지에 소재한 연구소들에

서 ‘찾아가는 로컬푸드 장터’를 열기도 한다. 각 로컬푸드 매장에 있

는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먹거리에 대한 아카데미가 열린다. 어릴

때부터,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노력이다.

도시의 농업행정 모범사례

유성구는 대전시 주관 2016년도 자치구 농업행정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 정되었다. 소비자의 권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

자체에 소홀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구에 모범이 될 만한 농업행정

텃밭교육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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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광역

시대

전광

역시

045044

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유성구에서 추진하는 로컬푸드 사업은 농업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농가 소

득을 증대시키고,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지역의 농가들이 로컬푸드 사업에 관심과 호

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 초기에는 로컬푸드 사

업만으로 판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참여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

기도 하고, 이로 인해 다른 농가들이 참여하지 않으려는 문제도 있

었다. 더구나 유성구에서 시행하려는 농산물 인증제도는 생산 이전

의 교육과정까지 거쳐야 했으므로, 더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다. 어

려운 상황에서도 유성구는 로컬푸드 직매장 조성이 분명히 농가의

소득 증대에 점진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사업을 진행

하기 위해 노력했다.

생산 농가들을 직접 찾아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간담회와 교

육을 통해 참여를 이끌어내려 했다. 농업지역 특성상 한 자리에 동시

에 모여 교육하는 것이 불가능하면 찾아가는 교육을 상시 시행하기

도 했다. 예상대로 유성구의 농산물 인증제도는 농가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었으나, 생산자 입장에서는 까다로움이 없지 않았다. 안타

깝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중간에 퇴출되는 농가도 나타났다.

그러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일은 인증제도에 신뢰성을

부여하고, 제도의 빠른 정착을 도왔다. 현재는 120여 농가가 로컬푸

드 사업에 함께 하고 있으며, 유성구 이외의 타 자치구 농가에서도

참여를 원할 정도로 사업이 안정화되었다. 원래 유성구는 도시지역

이라 작목의 다양성에도 한계가 있었는데, 오히려 사업 이후에 작

목의 다양성이 확대되기도 했다. 유성구에서 먹거리 정보를 생산자

및 소비자들과 공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농협과 같은 기존 농업조직과의 마찰을 어느 정도 우려하기도

했지만, 예상 보다 마찰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농협 임원들이

로컬푸드 생산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원래 농협에서 해야 할 일인

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나아가 기존 농

업조직들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좋은 촉매제

의 역할까지 하게 되었다. 도시와 농업지역이 지역 공동체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로컬푸드라는 형태로 실현된 것이다.

유성구의 농업행정 모범사례는 무엇보다 민간영역의 아이디

어를 발굴하고, 그 아이디어가 주민의 만족도 향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점에 있다. 민간영역에서 발굴한 아이디어를 실

현할 수 있는 행정능력을 유성구는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조례를

제정하고, 사업을 생활권별로 묶고, 인증제도를 통해 생산물을 선

별하는 일은 민간영역을 지원하기 위한 최상의 행정능력이 었다.

이 행정능력을 통해 허태정 유성구청장이 실현하려는 핵심공

약은 다름 아닌 ‘인구 40만 건강도시 인프라 확충’이다. 과학도시 대

전의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은 농업과, 그 농업을 통해 생산된 먹거

리가 맡는다. 유성구의 어린이들은 농촌체험과 바른먹거리 학교교

육을 통해 일찍부터 농업과 먹거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자라고 있

다. 우리의 건강을 책임지는 농업은 과학도시 대전에서 중요한 산

업 중 하나이다. 우리는 유성구의 농업행정을 통해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권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달별 텃밭

라온 텃밭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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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일자리창출과 저소득층자립지원을 위한“장애아동 학습지원 서비스” 개발 운영

성과창출우수

인천광역시

자활기업을 통한 서비스의 조직화·체계화로 복지 사업의 효율성 향상

자격증 취득, 교재 개발 등을 통해 장애아동 학습지도 서비스의 전문성 제고

장애아동의 사회통합력 및 인지기능 향상으로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 제고

우수 자활인력을 장애아동 학습지도 교사로 활용함으로써 일자리 재창출

포괄보조사업명 지역자율형사회서비스투자사업

내역사업명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소관부처 보건복지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인천

광역

047

2016년 OECD 국가들은 장애인 복지에 평균적으로 GDP대비 2.19%

의 비용을 지출했다. 우리나라는 얼마를 지출했을까? 0.49%. OECD

평균의 4분의 1 수준으로 30여개 회원국 중에선 뒤에서 세 번째다.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더 나

은 복지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사회적인 인

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티븐 호킹 박사나 루즈벨트 대통령과 같

은 유명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사회를 결코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극복해야 하는

난관은 국내의 모든 복지사업이 맞닥뜨리고 있는 과제이다. 0.49%

라는 수치만큼이나 녹록치 않은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에 따라 한국 복지의 미래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장애아동들의미래에 투자하다

교육사진

미국 위스콘신 주에는 포테이지(Portage)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곳의 선생 님들과 학부모들이 장애가 있는 아동들을 조기 교육하면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담은 책이 발간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포테이지 아동발달 지침서’이다.

전세계의 수많은 장애아동들의 삶을 바꾸었을 ‘포테이지 아동발달 지침서’.

한국의 장애아동들의 미래를 바꿀 ‘인천 아동발달 지침서’를 기대해도 좋을까.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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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광역

시인

천광

역시

049048

필연에 의한 사업

인천시는 복지와 성과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다. 만일 눈앞

의 성과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우리는 이 사업

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 장애아동 학습서비

스 지원사업은 돌이켜보면 일종의 필연이었다. 기존 사업의 폐지가

계기가 되어 탄생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어울누리’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특수교사 초등학교 파견 사업이

예산규모 축소로 인해 종료되면서, 대안을 찾기 위해 이리 저리 알아

보던 중 잡게 된 동아줄이 바로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었다.

다른 모든 사업도 그렇겠지만, 인천시의 경우에도 사업에 선정

되어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았다. 우선 기존에 사업 혜택을 받던 장

애아동들이 있었고, 사업에 투입되는 저소득층 선생님들이 있었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경쟁을 뚫고 사업에 선정되어야만 했다.

“장애도 제각각이고 아이들 학습능력 차이도 커서 학교수업만으로

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어울누리’ 사업을 통해서 도예수

업이나 책놀이를 시작했던 것인데.... 어쨌든 이대로 끝내기엔 아깝다

는 생각이 들었죠.”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관련 분야의 경험을 쌓아

온 베테랑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3년 겨울, 전 지역자활센터장

인 김현숙 씨를 비롯해, 제공기관 대표, 구군 담당 공무원, 지원단, 전

문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사업에 열정을 가지고 회의에 회의를

거듭해 나갔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장애아동들은 일반 초․중․고 학교에서 특수

학급에 모여 교육을 받는다. 부모들도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뾰족한 대안 없이 학습을 미루어야 하는 상황

에 처한다. 학습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반 아이들을 대상

으로 하는데다, 방문시간이 10분에서 15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세밀

한 보살핌이 필요한 장애아동들에게는 차선의 차선책 일 수밖에 없

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서, 사업단은 기존의 인력을 살려 장애아

동들을 위한 찾아가는 학습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다. 2007년 9월

특수 교육 대상 아동 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약 70%가

돈을 지불하고 라도 방문 학습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

하기도 했으니, 오히려 사업이 수요에 비해 늦게 따라온 셈이었다.

사업 내용을 변경하면서 사업단은 ‘어울누리’라는 정든 이름을

버리고 ‘장애아동학습지원서비스’로 이름을 알기 쉽게 변경하는 한

편, 매뉴얼을 표준화하는 등 사업의 세부사항을 차근차근 구상해 나

갔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2014년 1월, 최종 선정되며 사업은 기사

회생할 기회를 잡게 되었다. 예산 축소 탓에 사업의 폐지까지 경험해

야 했던 인천시로서는 사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

고 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복지는 더 이성적으로

인천시는 절실했던 만큼 이성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갔

다. 첫해는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갔다. ‘부평

남부지역자활센터’를 중심으로 ‘인천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과 시청

의 담당 부서에서 사업 관련 자료들과 육성방안들을 모아나갔고, 네

트워크도 단단히 구성해 나갔다.

이 시기, 사업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이는 당시 부평남부지역자활

센터장이던 김현숙 씨, 그리고 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의 맹혜정 팀장

이다. 최초로 사업을 구상한 장본인이기도 한 김현숙 전 센터장은 직

‘장애아동학습지원

서비스’로 이름을

알기 쉽게 변경하는 한편,

매뉴얼을 표준화하는 등

사업의 세부사항을

차근차근 구상해 나갔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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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광역

시인

천광

역시

051050

접 매뉴얼을 만들고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 맹혜정 팀장은 2년 후 사

업을 바우처 사업으로 완성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

들은 사회복지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내 네트워크 형성

과 각 기관들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솔선수범하는 두 사람을 필두로 사업 초기엔 서비스 체계를 만드

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장애아동의 발달척도 검사를 위한 객관적인 지

표를 마련하고, 교육 내용을 체계화시켜 아이들이 효과적으로 수업을

따라올 수 있도록 고심한 끝 에 지금과 같은 수업의 틀이 갖추어졌다.

장애아동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국어, 수학을 기초로 인지교육이나 일

상생활훈련을 월 4회 회당 40분 제공하는 포맷을 갖추었고, 1년에 2번

포테이지 발달검사 또는 기초학력검사를 실시하여 꾸준히 수업의 효

과를 점검하도록 했다. 또한 보다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으로 등록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특수학급에 속해있는 아이들에

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우울증이나 부정적인 심리상태

를 예방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부모 상담을 월 1회 10분 씩 시행해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특수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다루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학부모들에겐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이러한 노력과 열정 덕분인지, 한번 수업을 받은 대부분의 아이들과 학

부모들은 국가에서 수업료의 80~90%를 지원해주는 기간이 끝난 뒤에

도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행복한 수업

인천에는 현재 11개의 지역자활센터(중구, 동구, 부평, 부평남부, 남

구, 남구미추홀, 남동, 서구, 연수, 계양, 강화)가 운영되고 있다. 자

활센터는 알려져 있다 시피 취약계층의 자립을 위해 청소 용역 등

의 다양한 직업적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어울누리’ 사업에 필요한 인력 역시 이곳에서 파견되고 있었

다. 파견 선생님들은 주로 역량을 갖춘 4~50대의 저소득층 여성들

로 주로 집안의 생계를 꾸려 나가는 입장에 있었다. 그러나 ‘어울누

리’ 사업이 종료되면서 이들은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아동학습지원서비스’는 한줄기 빛이었다.

지난 사업을 통한 오랜 경험을 쌓은 이들은, ‘장애아동학습지원

서비스’에서도 꼭 필요한 인력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방문교육은 새

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었 다. 1:1 대면 지도인 만큼 아이들이 겪고 있

는 특수한 상황에 대한 더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장애

아동들을 위한 특화된 교육과 체계적인 서비스를 구축해 나가는 것

이 장기적인 목표가 되었다. 그렇게 특수 교육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단국대학교 특수교육대학원의 김두영 교수를 필두로 한 자문

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자문위원회는 선생님들이 행복미래교육원에

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장애아동 교육과 관련한 각종 기초교육을 제공

하거나 교육에 필요한 교재들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열정을 보여

주기도 했다. 선생님들은 월 1회 이상 워크샵 형태의 회의를 갖는다.

장애아동들과 부모들이 겪고 있는 특수한 상황들에 대처하여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

기 때문이다. 심리상담 교육부터 인지발달 교육까지, 자문위원회와

선생님들은 사업이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자체 제작한 학습서

사전사후검사 포테이지 또는 기초학력검사 연 2회

인지학습 국어, 수학을 중심으로장애아동 특성에 맞는 인지학습지도

월 4회(회당 40분)

일상생활훈련인사, 대소변훈련, 의복 착․탈의, 식사지도,

위생관리 및 버스타기, 시장놀이 등장애아동 특성에 맞는일상생활 훈련지도

학부모상담 학습상담, 욕구조사 등 월 4회(회당 10분)

서비스 내용

출처 : 인천광역시 사회복지정책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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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광역

시인

천광

역시

053052

소통 그리고 나눔을 위해

2년간의 사업운영의 결실은 광역자활기업인인 (주)소통과나눔의 출

범이었다. 폐지의 위기에서 시작된 사업은 아직은 작지만 단단한 조

직을 운영하는 어엿한 주식회사로 거듭났다. (주)소통과나눔이 출범

되면서 2014년부터 광역자활기업이 출범하기 전까지 지역 자활센터

5개소에서 각각 운영되던 사업이 통합되었다. 이전에는 동일 사업을

각 센터의 소재지 구청에 등록해야했기 때문에 중복적인 행정절차를

수행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런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 자활기

업 출범은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시장성을 갖춰 나가기 위해

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사업의 취지와 상관없이 초반에

는 민원도 많았다고 한다. 자활기업 바우처 사업의 시장보호를 위한

제공기관 진입장벽이 일반기업들의 불만이었기 때문이다. 장애 아동

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성화된 방문 서비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사

기업들에겐 잘 이용하던 고객들을 빼앗기는 일로 인식된 것이다. 장

애아동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부족했던 탓도 있었 지만,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배경도 있었다. 오랜

설득과 사업 취지 설명 끝에 민원은 잦아들었지만 복지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민원을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주)소통과나눔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고 시장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런 상

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파견 선생님들이다. 선생

님들은 사비를 모아 출자금을 보태며 스스로 회사의 주주가 되었다.

사업이 끝나버리면 직장을 잃게 되는 상황인 만큼, 그들은 누구보다

회사를 만들고 이끌어 가는 데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회사 출범 이

전 기초수급을 받던 선생님들이 회사 출범 이후 수업이 늘어나 탈 수

급한 사례도 2건 정도 생겨났다. 아직은 매달 150만원이 채 안 되는

수입이지만 회사를 잘 키워보겠다는 희망이 이들을 지탱하고 있다.

좋은 사업이기 때문에

뒤늦게 사업에 참여한 이경준 씨는 (주)소통과나눔 대표를 맡고 있

다. 사업에 처음 참여한 것이 2015년 초이기 때문에 1년 만에 대표직

을 맡은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 사업과 함께 성장해 온 경험이 이 대

표의 어깨에 무거운 책임감을 올려놓았다.

“돈만 생각했다면 아마 이 일을 계속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처음 사

업에 참여 했을 때만해도 최저임금을 받았으니까요. 사업에 참여하

면서 느꼈던 것들, 경험들이 없었다면 새로 시작하기가 많이 힘들

었을 것 같아요.”

경험과 역량이 뛰어난 동료들과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다행히 2016

년 한 해 동안 사업을 빠르게 안착시킬 수 있었지만 아직 수익을 내

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이런 와중에도 이 대표는

선생님들의 교통수당을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다.

소통과 나눔 이경준 대표 이정희 팀장 교육사진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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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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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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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광역

시인

천광

역시

055054

선생님들에게나 학생들에게나 이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 대부분이 나이도 많으시고, 공부한지도 오래된 건 사실

이죠. 하지만 경험이 많아서 아이들을 잘 알아요. 장애의 특성도 잘

알고, 어떻게 아이들을 대해야하는지 노하우도 많으세요. 처음 시

작했을 땐 사람들과 얼굴도 마주보지 못했었던 아이가 수업을 받고

1년 만에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경우도 있어요.”

이경준 대표는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은 부모나 형제도 장애를 앓

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적인 선생님들과 충분한 시간동

안 학습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장애아동을 키우고 계신 어머니들은 대체로 하루 종일 아이 옆에

붙어 있어야 해요. 그런 분들에게 한 시간은 결코 그저 그런 휴식시

간이라고 할 수 없어요. 어머니들에겐 참으로 큰 시간이죠.”

장애아동 학습지원서비스는 현재 중위소득 140% 이하의 특수아동

가정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득이 더 낮은 가정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소득기준등급에 따라 차등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기본 1년 간 혜택을 받고 재판정 이후 1년을 더 연장하여 최

대 2년 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원이 끝나도 자비를 털어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 대상 가정들의 수입을 고려해

보면 적지 않은 지출일 것이다. 그럼에도 수업을 계속해나가는 이

유는 그만큼 그 시간이 이들에게 소중한 의미이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 운영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교재와 교구를 모두 사

서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역자활센터에서 홍보비나

차량지원, 물품 등을 제공받기도 하지만, 아직은 더 많은 관심과 지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가 없어지면 당장 선생님들은 거리로 나앉게 되요. 그런 일은

죽기보다 싫다고들 하시죠. 그래서 더 효율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해요. 함께 하고 있 는 사람들을 계속 끌고 나가기 위해서 라도요.”

열약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지속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

둔한 질문에 대한 이 대표의 대답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했다.

“왜냐하면 좋은 사업이기 때문이죠.”

회사 운영이 만만치 않

은 상황에서도 교재와 교

구를 모두 사서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역자활센터에서 홍보

비나 차량지원, 물품 등

을 제공받기도 하지만,

아직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비스 가격

참여주민급여

정부부담 90~80% / 본인부담 10~20%

15 케이스 기준

월 18만원

월 150만원

구분 중위소득 100% 이하 중위소득 100~140% 이하

정부부담금 162,000원(90%) 144,000원(80%)

본인부담금 18,000원(10%) 36,000원(20%)

기본급 20,000원 × 4회 × 15케이스 = 1,200,000원

본인부담금 60,000원 × 4회(주차) + 60,000원(월차) = 300,000원

출처 : 인천광역시 사회복지정책과

출처 : 인천광역시 사회복지정책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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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광역

시인

천광

역시

057056

복지는 미래를 위한 투자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까지 인류가 겪었던 그 어떤 변

화보다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은 이제 인

간 대신 주문을 받고, 기계를 돌리며,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쓴다. 이

런 세상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무엇을

할 수 있거나 없다고 낙인찍는 일. 알게 모르게 저질러온 편견은 머

지않아 우리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될 지도 모른다. 브라이언 코페

이 뉴질랜드 장애지원처 국장은 최근 한 국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애인 복지를 ‘포용적 성장’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

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장래에 장애를 겪을 확률도 늘어

나고 있으며, 장애인 또한 더 이상 드문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는 것

이다. 복지는 어쩌면 이러한 ‘포용적 성장’의 첫 번째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복지는 더 이상 내 것을 남에게 퍼주는 적선의 의미가

아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의 의미로 복지를 이해한다면, 우리도 미

래의 루즈벨트나 스티븐 호킹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인천시 장애아동학습서비스지원사업을 응원하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다.

1 간담회2 장애아동학습지도사(기초)13 장애아동학습지도사(기초)24 교육사진5 장애아동학습지도사(기초)단체사진

1 2

3

4 5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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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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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역

059

‘아라비아 무역선이 울산항에 도착하자 항구는 금세 떠들썩해졌

다. 페르시아의 무역상 파사르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아라비아산

향료와 유리세공품을 하선시킬 것을 명령했다. 인부들이 상자를

조심스럽게 나르는 모습을 확인한 파사르는 자주 들르는 술집으

로 향했다. 오늘은 거나하게 마시고 한숨 푹 잔 다음 내일 신라인

업자와 만나 도자기와 비단, 말안장을 구입할 예정이다....’ 9세기

말 울산을 상상해본 모습이다. 삼국시대부터 뛰어난 선박 건조능

력과 항해술, 새로운 세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세계 곳

곳으로 해상무역을 펼친 신라. 그 중심이 되었던 항구는 단연코 울

산이다. 매력적인 황금의 나라 신라의 무역 관문이 되었던 울산.

지난 50년 가까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도시이기도 하

다. 그러나 화려한 천 년 세월도 세계 경제상황의 급변에 맥을 못

추는 걸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외수입수요가 줄어드는데

다, 저유가가 지속되고 중국의 뉴노멀정책, 주요 제품의 자립화 등

해외무역사절단파견

중소기업 수출원스톱으로 달려라

아시아사절단

운영효율화우수

울산광역시

수출 유관기관을 한 곳으로 집적화시켜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수출기업 클럽(회원사)을 운영해 기업간 정보력과 결속력을 강화

사업 신청 창구 단일화와 온라인화로 사업 추진의 편의성·효율성 증대

단계별 지원 프로세스의 체계화로 기업 역량 수준에 맞는 지원 확대

포괄보조사업명 지역특성화사업

내역사업명

지역산업마케팅지원사업소관부처 산업통상자원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대기업 일변도의 해외수출시장에 울산이 새로운 카드를 던졌다.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한 무역사절단을 파견하고, 원스톱(one-stop) 지원

서비스 구축으로 고질적인 애로사항을 타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 해 1천 4백만 불 성과로 인정받은 울산시의 수출 고공행진을 살펴보자.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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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역

시울

산광

역시

061060

으로 수입수요의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점차 호조

를 띌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울산 수출시장의

난항을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시

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대변되는 무역업계의 냉풍. 과연 헤치고

나갈 방법이 있을까?

고질적인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의 비애

2015년 기준 울산의 총 생산은 전국의 4.5%에 그치지만 수출액은

13.8%에 이를 정도로 수출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허점은 존재한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산업 구조를 이룬다는 점이

다. 그런 까닭에 울산의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15% 정도로 전국 최

하위권을 맴돈다. 전국 평균이 약 30% 라는 것을 염두에 둘 때 매

우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울산의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구조

적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대기업 납품에만 안

주한 ‘대기업 하청형’ 중소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둘째는 전자에서

이어 지는 문제로, 대기업 하청형인 까닭에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

체가 극소수라 독자적인 수출 판로를 개척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수출지원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던 호소가

있다. “울산에 소재한 기업의 수는 많지만 해외마케팅에 관심있

는 기업들이 적어 수출지원사업을 수행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

이다. 울산의 산업구조가 자동차, 정유·석유화학, 조선 등 대기업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고,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기자

재나 부품 등을 납품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지금의 상황에 안주해 자체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상황에 더 취약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히 울산의 수출기업은 2014년 973개사에서 2016년 1,004

개사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거리가 줄어든 중소기업

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기업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해 해외판

로 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수출 경험이 일천한 중소기업이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는 막막하고 두려움이 클 것이다. 울산시는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면서도 주저하는 관내 중소기업을 위해

새로운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울산시 해외

무역 사절단’ 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역사절단을 구성하여

세계 무역거점도시에 파견, 해외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울산시가 해외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돌파

구를 찾으려는 전략 중 하나이다.

사업 준비부터 사후 관리까지, 책임형 시스템으로

사업을 위해 울산시가 가장 먼저 기울인 노력은, 해외수출의 중요

성을 중소 기업에 널리 전파시키는 일이었다. 관내 중소기업에 직

접 연락해 본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수출기업 클럽을 결

성하여 클럽 소속 회원사 간에 수출 관련 정보와 노하우 등이 공유

되도록 했다.

아울러 ‘수출지원협의회’도 구성했다. 울산시, 중소기업청, 중

소기업진흥공단,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수출 관련 기관이 대거 참여하는 협의회였다. 이를 통해 각 기관

특성에 맞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졌고, 시행 중인 수출지원 시책이

공유됐다. 또한 중소기업 수출지원에 있어 기관간 협업체계는 어떻

게 구성할 것인지, 현장의 애로사항은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할지

2015년 기준 울산의

총 생산은 전국의

4.5%에 그치지만

수출액은 13.8%에

이를 정도로

수출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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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역

시울

산광

역시

063062

등이 논의되었다.

이처럼 중소기업 간에 수출 관련 정보가 공유되고 유관기관

간의 협업체계가 구축되는 사이, 울산시는 무역사절단 파견 국가

선정에 만전을 기했다. 관내 중소기업들의 수출 희망 국가와 수출

가능성을 타진해 적격 국가를 선 정했다.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

개척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경비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연구했다.

항공료를 비롯해 통역비, 상담장 임차비 등 들어가야 할 비용이 만

만치 않았다. 이에 울산시는 공통경비인 사전시장조사비, 편도 항

공료(1사 1인), 바이어 섭외 및 상담장 임차비, 통역비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은 숙박비, 식비와 같은 해외체류 경비와

각종 수수료 정도만 자체 부담하면 된다. 또한 사후 대응은 수출 실

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무역사절단이 귀국한

이후에도 개별적인 마케팅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애프터서비

스’를 실행하는 전략도 세웠다. 울산시는 중소기업이 첫 단추를 잘

꿰어 실제 수출 계약으로까지 성사시킬 수 있도록, 든든한 사업 동

행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수출지원 해답은 원스톱(one-stop)에 있다

울산시의 무역사절단 파견사업의 기본 추진체계는 다음과 같다. 사

업기관인 울산시가 시행계획 수립, 사업비 교부, 지도감독 및 사업

평가를 맡고, 수행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무역협회 등은

세부시행계획 수립 및 실행, 정 산·실적보고, 사후관리를 담당한다.

중소기업 수출 증진이라는 중책을 맡은 시와 유관기관들은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전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2015년 10

월에 통상지원시책 실무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시와 유관기관 사

이 통상지원시책의 애로사항과 건의 사항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

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추진 방안을 모색하고자 만든 자리였다. 이때

무역사절단과 해외전시박람회 업무가 각각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무역협회로 이원화되어 추진하고 있는 것이 쟁점으로 떠올랐

다. 사업별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지만,

수행기관별로 장단점을 분석해 중소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결국 두개 기관 모두 기존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단, 이전보다 두 기관의 네트

중소기업 One-Roof 수출지원 체계

수출 유관기관 추진 체계

지역별 원스탑 서비스 통합관리중소기업 수출애로 해소 총괄

수출유망중소기업 발굴․육성 등

울산광역시/중소기업청

울산광역시

수출 중소기업체

중소기업진흥공단울산지역본부

한국무역협회울산지역본부

울산경제진흥원

한국무역보험공사 울산지사

울산KOTRA지원단

수출지원기관 수출지원협의회(기관장, 실무자)

수출애로 상시발굴해소맞춤형 지원 등

수출지원 사업 통합․조정수출애로 해소 협의 조정 등

2017 울산 delegation

출처 : 울산광역시 통상교류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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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역

시울

산광

역시

065064

워크를 더 강화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해 사업이 중복되거나 이중 비

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한편, 간담회를 통해 유관기관을 한 지붕 아래 집적화시키는

‘One-Roof 수출지원 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사업

의 집중도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울산코트라지원

단과 중소기업진흥공단(수출협력팀),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 등이

‘울산경제진흥원’ 건물에 새롭게 입주하게 되었다. 기존 입주기관

으로는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 협회, 신용보증

재단, 울산지방중소기업청 등이 있었으니 그야말로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한 드림팀이 모였다고 할 수 있겠다.

원스톱(one-stop) 지원을 위한 일원화는 하드웨어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울산시는 이미 2015년부터 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울산 통상지원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었다. 2016년 1월에 첫 선을 보

인 통상지원시스템은 ➊FTA 등 각종 무역정보 제공 ➋울산시 통

상지원시책 안내 ➌통상지원시책 온라인 참여 신청 ➍수출 중소

기업 정보 D/B 구축 ➎통상지원시책 수혜 현황 관리 등 다양한 기

능을 수행한다. 정부나 무역협회 등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세계

경제동향과 세계 경제의 리스크 요인, 통상환경 전망 등 수출과 관

련된 다양한 정보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시 입장에서는 울산통상지원시스템 운영으로 사업별 접수와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관리할 수 있어 효율적이었고, 수출

유관기관 간의 협조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가장 큰 효과는 사업관리의 온라 인화를 실현해 중소기업의 편의를

크게 증대했다는 데 있다. 사업자등록증상 울산 관내에 소재지를

둔 중소기업이면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신청·접수가 가능해져 불

필요한 시간과 경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각종 사업의 신청 및 정보

등의 확인은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해 무역사절단 희망 중소기업을

모집하는 데도 용이했다.

수출지원협의회

사업의 집중도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울산코트라지원단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수출협력팀),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 등이

‘울산경제진흥원’ 건물에

새롭게 입주하게 되었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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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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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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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역

시울

산광

역시

067066

단계별 지원 시스템 속에 수출의 길을 찾다

낯선 땅에서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수출 계약을 따내야 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울산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

다. 해외 무대 자체가 생소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준비 단계부

터 높은 장벽을 만난 기분이 었을 것이다. 울산시는 스텝 바이 스텝

전략으로 ‘수출 단계별 지원프로세스’ 를 구축했다. 단계별 지원시

책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수출 전략수립→ 해외진출 기반 조

성 →해외 마케팅→ 수출 및 해외진출 →진출 안정화. 이는 중소기

업이 적기, 적소에 관련 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기 도 했다.

수출 희망 중소기업은 제일 첫 단계인 ‘수출 전략수립 단계’에

서 수출 역량을 진단받고 그에 맞는 국가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다

음으로 ‘해외진출 기반’을 다지기 위해 타깃 시장에 맞춰 제품의 디

자인 등을 어떻게 보완할지, 상품 카달로그와 홈페이지 등은 어떠

한 방식으로 제작하는 게 좋을지를 안내받는다. 셋째 단계에 이르

면 ‘해외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되는데, 해외 무역사절단으

로 선정된 기업은 해외전시회나 바이어초청 상담회 등에 참여하

여 자사 제품 홍보에 직접 나서게 된다. 그리고 이 단계를 통해 ‘수

출 및 해외 진출’이 확정되면, 기업은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아 ‘수

출 직접운영’과 ‘대행운영’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제품을 납품하게 된

다. 마지막으로 ‘수출 안정화’를 위해 수출 계약 체결 후에도 지속적

인 지원·관리를 받는다. 울산시의 이러한 체계적 시스템 속에, 2016

년에만 일본, 중국 등 세계 24개 국 30개 도시에 89개의 중소기업이

파견되었다. 그 결과 수출 상담건수 951 건과 상담금액 4억 3천만

불을 기록했으며, 그 중 445건의 계약이 성사되어 1천 4백만 불이라

는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수출 단계별 지원프로세스

수출전략수립 진출기반 조성

공통

오프라인

오프라인

오프라인

온라인

시장 타깃별

대형유통망홈쇼핑

일반소비업체

온라인몰B2C 소비재

B2B 산업부품재

조달소비재 산업용품

기타글로벌기업소싱벤더

일반수입상

수출 역량진단해외시장조사마케팅 전략

무역인력교육무역조직확충

납품/재고공통물류 등

선도기업육성

A/S유지/관리

제품디자인 개선글로벌브랜드 개발홍보동영상 제작해외규격 인증

지식재산권 확보

해외전시회시장개척단

해외잡지 등 홍보바이어초청 상담회

현지법인 설립대형유통망 등

직접 납품설비 설치/운영

민간네트워크판매대행/직매입설비 운영대행

외국어 카탈로그제품메뉴얼

외국어 홈페이지상품페이지

검색엔진 마케팅온라인물 입점

해외공중파 광고SNS 마케팅

직접

대행

수출금융/무역보험통관(FTA/세제)

해외 마케팅 수출/진출 진출안정

출처 : 울산광역시 통상교류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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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역

시울

산광

역시

069068

목표시장을 정해 공략하라_린노알미늄(주)

해외 무역사절단 활동을 통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린 중소기업

중 가장 활발한 행보를 펼친 곳이 있다. 바로 린노알미늄(주)이다.

직원 수 65명의 중소기업인 린노알미늄(주)는 본래 공업용 노(爐)

생산기업으로 출발한 업 체다. 2003년 알루미늄 압출라인을 구축

하여, 늦은 듯 보이지만 그만큼 착실하게 성장해왔기에 지금의 성

과에 다다를 수 있었다. IMF 시절엔 거래처 부도 등으로 기업 운

영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당시 이세영 대표는 과감한 투

자를 통해 국면을 돌파하며 장수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

대표는 “이미 어려움을 극복해본 경험이 있기에 오히려 아낌없는

투자와 개발로 신시장 개척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고 말한다.

현재 주 생산품은 알루미늄 압출 제품과 자동차 내외장 알루

미늄 부품, 케이 블트레이, 알루미늄 전선관이다. 일본을 비롯해

태국, 폴란드, 미국 등으로 자동차부품 소재 분야 수출을 이루고

있으며 연간 수출액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올해에는 300만 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수출 단계별

지원 프로세스’ 를 잘 활용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단계별 지원 시

책에 따라 외국어 홈페이지 와 카달로그, 홍보동영상 등을 제작했

고, 영어와 일어가 능통한 전담인력 2명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또

한 ‘2016 울산 북미 자동차·기계부품 무역사절 단’으로 참가해 북

미 시장의 경량화·신소재부품 분야에 약 3백만 불의 계약 추진 실

정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해외시장에 다각적으로 접근하면

서도 목표시장을 명확하게 확정하는 법도 배워, 자동차 부품 시장

(일본, 미국, 캐 나다, 유럽)과 전기건설 자재 부문(중동, 동남아)

으로 시장을 분리해 공략 중이다.

향후 알루미늄 세계 시장 선점이 목표라는 린노알미늄(주)

는 단기-중단기- 중기-장기라는 세밀한 수출 계획을 갖고 있다.

2020년에는 수출금액 900만 불을 달성하고 해외물류 및 생산기

지를 구축하는 가운데, 특화기술형 제품까지 수출하겠다는 다짐

이다. 현재 수출기업 클럽 회원사이기도한 린노알미늄(주)은, 수

출 지원 프로세스를 활용하는 방식 등을 포함해 수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마라톤에서 선수들의 완주를 돕고 기록을 단축시

키는 페이스 메이커처럼 다른 중소기업들의 페이스메이커가 되

어 그들의 수출 성공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의 무한도전, 새로운 항해는 계속된다

지난 4월, 울산시가 파견한 ‘2017 울산 아시아 조선해양플랜트 무

역사절단’ 이 총 1,545만 달러 상당의 수출 상담 실적을 달성했다

2016 무역사절단 무역사절단 2017 유럽사절단_엔트라(주)

2017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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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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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역

시울

산광

역시

071070

는 소식이 들렸다. 울산 소재 조선기자재 중소기업 6개사로 구성

돼 일주일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해 수출 상

담을 진행한 결과다.

울산시는 이처럼 중소기업들의 해외 파견으로 수출 계약 체

결을 돕는 가운데,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도 해외 수출이

가능하게 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해외 파견으로 시장

조사 및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돌아온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기회

들을 활용해 수출 계약으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개별 바이어 초

청상담 지원’도 그 일환 중 하나로, 업체당 3백만원 한도 내에서

초청경비 중 숙박비와 식비를 지원한다. 2016년에 31개사를 지원

해 18개국 104명의 바이어를 초청했고, 408만 6천 불 상당의 계약

을 성사시켰다. 해외 바이어를 울산시에 초청하는 ‘Ulsan Export

Plaza’는 인도, 중국, 이란, 러시아 등 5개국 29개사 40명의 바이

어와 지역 수출 중소기업 76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는데,

수출상담 5천 967만 불, 계약추진 1천 991만 불이란 성과를 거뒀

다.

다년간 해외 무역사절단 파견 사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시

행착오도 경험한 울산시 관계자는 강조한다. “해외 바이어 상담

만으로 수출이 바로 성사되는 것이 아니다. 3~5년 이상은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도

수출 체결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기업들이 중도

에 포기하지 않고 해외 시장 개척을 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유관

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울산시는 현재 수출판로가 예상되는 지역은 물론, 아프리

카, 중남미 등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여 산업도시 울산을 재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울산이 다시 무역 황금기를

맞는 그날까지 사절단의 끝없는 항해는 계속될 전망이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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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073

“움칫~ 두둠칫~!” “여기 수제 맥주 한잔 하고 가세요!”

전자음악 디제잉(DJing) 소리와 왁자지껄하게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

리. 토요일 밤 이태원이나 홍대의 풍경이 아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

한 ‘경기상상캠퍼스’의 일상이다. 여가나 휴식으로서의 ‘문화’를 넘어,

창업·창직으로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한 문화와 예술. 바로 경기상상캠

퍼스의 ‘경기청년문화창작소’가 다루고자 하는 것이다. 전자음악, 양

조, 목공, 디자인 및 출판, 사진과 미디어, 자전거 제작과 도색 등 이익

창출이나 취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분야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청

년들의 문화예술이 ‘창직’이란 실험대에 오른 것이다. 교육과 컨설팅,

협업이 갖추어지면 얼마든지 새로운 창직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자체와 지역기관, 청년과 지역주민들이 한데 뭉쳤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청년들을 위해

경기도가 과감한 선택을 했다. 경기도내 대학의 문화예술 관련학과

청년문화 활성화 및 문화예술 기반 청년창직을 위한 공간 조성

문화예술의숲에서 피어나는 청년들

경기청년문화창작소 오픈캠프 행사

연계협력우수

경기도

청년을 포함한 모든 세대가 교류하며 지역문화 활성화에 성공

대학, 예술경영지원센터, 영국문화원 등 다양한 기관의 협업체계 형성

우수 청년문화공간 생성으로 타 기관들의 롤모델 마련

청년플랫폼 축제 개최와 다양한 인큐베이팅 성과 도출

다양한 문화예술 청년인재 발굴과 육성에 기여

포괄보조사업명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내역사업명

청년문화공간 조성 사업소관부처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도심 속 폐허로 13년간 방치되었던 곳에서 청년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흉물 같던 교사는 ‘문화예술 실험실’로, 우거진 잡풀은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숲’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농생대의 옛 건물이 창조적인 청년들의 새로운 터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공간이 인재를 키워내고 인재가 공간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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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경

기도

075074

재학생만 35,000여 명. 무려 55개 대학의 386개 학과에서 저마다의

창조적 능력을 가지고 움을 틔우려 몸부림치는 ‘문화청년’들을 어

떻게 도와야 할까? 청년문화정책이 부재한 까닭에 타 지역, 특히 서

울로 유출되고 있는 우수한 청년들을 어떻게 붙들어야 할까?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사실 경기도는 이미 커다란 공간적 자산을 갖고 있었다. 수원시 권

선구 서둔동에 소재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가 그

것이다. 서울대 농생대가 관악캠퍼스로 2003년 이전하면서 22개

의 건물을 포함한 부지가 덩그러니 남게 된 것이다. 총 268,487㎡

(81,350평)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는 13년 넘게 버려져 있었다. 모두

가 그 존재를 알고 있지만 누구도 손대려 하지 않았던 공간. 사람들

과 도시의 외면은 이곳에 비밀의 숲을 키웠다. 버려졌기에 도심에

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녹지가 생겼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에서

는 <산업단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산업

단지 및 폐산업시설의 문화적 공간 환경 개선을 통하여 유휴공간을

재생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활동이 멈춰진 공간을 시민들이 즐

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시민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작업이

라 할 수 있겠다. 버려졌던 공간을 활용하여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를 도모하고 해당 지역의 장소성 및 수요층의 특성을 반영한 문화

재생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움직임인 것이다. 중국 현대예술의

중심지이자 대표적 관광지가 된 베이징 다산쯔 798, 탄광에서 문화

시설로 탈바꿈한 독일의 졸페라인(Zollverein), 폐발전소 재생의 대

표적 사례로 일컬어지는 테이트모던(Tate Modern) 미술관 등의 선

례에서 문화예술인의 창작기반이 확대되고 지역민과의 소통의 장

이 마련되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특히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는 우

리나라 근대 농업발전의 산실인 동시에 강의동, 연구동, 기숙사 등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지어진 건축물이 많았다. 때문에 역

사적인 건축물을 원형보존하면서 단계적 리노베이션의 조화를 꾀

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쓰임 없이 버려진 넓은 공간+갈 곳을 잃은 예술청년들’이라

는 조합은 더할 나위 없었다. 농생대의 빈 건물과 폐자재가 문화예

술 종사 청년들의 빛나는 무대가 되어줄 것이라는 경기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 기회가 다가왔다.

모든 이들이 어우러지는 문화·예술 공간의 탄생

경기상상캠퍼스와 청년문화창작소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

었던 바탕에는 다양한 주체들이 형성한 ‘신뢰의 커뮤니티’가 있다.

그 출발은 경기도가 ‘경기문화재단’과 손을 맞잡는 데서 시작됐다.

공기관 대행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경기문화재단의 김

종길 문화사업팀장 등 예술분야 전문가들에게 기본계획 수립을 일

임한 것이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 주인공들이 마을 주민들과 학

교를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늘 푸른 실천 의지를 보였듯, 수원

의 ‘푸른지대’ 상록캠퍼스에는 ‘푸른 얼’이 서려 있다고 김종길 문

화사업팀장은 굳게 믿었다. 1970년대 중반 유신체제와 긴급조치

에 저항한 김상진 열사가 있었고, 그룹사운드 샌드 페블즈(Sand

pebbles)가 탄생했으며, 딸기밭과 포도밭 사이에서 밤마다 불을 밝

히던 서둔야학이 있던 이곳 농생대 부지가 마냥 잠들어 있어선 안

된다는 신념으로 경기상상캠퍼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농생대 항공사진

농생대의 빈 건물과

폐자재가 문화예술 종사

청년들의 빛나는 무대가

되어줄 것이라는

경기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 기회가

다가왔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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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경

기도

077076

2014년부터 지역주민, 예술가,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이 시작

되었다. 지역예술가를 대상으로 ‘의견수렴회’를 개최하여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지역주민에게 설문조사를 진행

하는 동시에 대표자를 뽑아 의견수렴 회의도 진행했다. 문화예술

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주축이 되는 네트워킹 모임을 열고, 실질적

사용자가 될 청년들과 함께 설명회를 개최했다. 2015년에 들어서며

투융자 심사를 거쳐 도 사업비 확보에도 성공했다. 도비 30억 원과

국비 30억 원을 매칭하니 총 사업비는 60억 원가량이 모였다. 공간

조성 진행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였다.

이때 경기도는 강원재 예술감독을 선임하여 총괄기획 진행을

과감히 맡겼다. 능력 있는 청년문화 전문가 및 도시재생 전문가들

을 찾아 적재적소에 심은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경기문화재단에서

도 지역문화팀 내에 경기상상캠퍼스 파트를 구성하여 사업을 운영

하기로 했다. 운영방안을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기본설계 및 실시

설계가 진행되었다. 리모델링 공사와 파일럿 프로그램을 돌리는 데

에도 세심하게 사업비를 집행했다.

도전적인 청년단체를 발굴하고 그들을 지원할 프로그램을 꾸

리는 것 역시 경기문화재단의 일이었다. 걸출한 하드웨어가 마련되

어 있으니 이에 뒤지지 않을 소프트웨어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자체 운영을 하는 동시에 운영단체 발굴을 통해 공동기획을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운영방식을 도입하고자 했다.

각고의 노력을 거쳐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

와 청년문화가 혼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생성된 울창한 숲은 이곳을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휴식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생활1980(구 농원예학관), 청년1981(구 농화

학관), 공작1967(구 농업공작실), 경기생생공화국(구 농공학관) 등

의 건물들이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되었다. 현재 경기청년문화창

작소, 경기생활문화센터, 경기생생공화국은 ‘모든 세대를 위한 문

화예술 캠퍼스’로서 경기상상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문화와 예술은 『상록수』의 모델인 최용신의 꿈이었을 테고, 그것

은 상록의 이상이기도 했으니, 이제 새로운 청년들이, 지역의 주민

들이, 장인들이, 예술가들이 한데로 어울려 마당을 트고 판을 두들

겨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길 문화사업팀장의 생각은 마치 푸르른 나무와도 같다.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추진 체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컨설팅단 운영)

근로자/지역민

문화체육관광부 지자체(시도, 시군구)문화담당부서 주관산업부서 협력

행정지원 지방비 확보기획, 조정, 예산지원

사업추진주체(총괄기획자 포함)

사업추진(계획수립/시행)주체 간 관계 및 업무 조율

사업컨설팅/모니터링/평가지원

사업 및 프로젝트 참여

근로자/경영자협의회

지원

폐산업단지관리기관 등

장소제공/운영지원

출처 : 경기도 문화정책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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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경

기도

079078

시민 모두가 ‘비밀의 숲’ 탐험가

자연녹지 겸 문화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 경기상상캠퍼스를 시민

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특급 홍보기획이 펼쳐졌다. 이름하여 ‘비

밀의 숲 원정대’. 경기상상캠퍼스를 탐험하는 모든 이들은 원정대

가 된 듯 농생대의 숨어있는 매력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는 뜻이

다. 주민들은 경기생활문화센터, 어린이 책놀이터, 문화허브 카페,

생활예술공방 등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며 직접 참여하는 즐거움까

지 얻어 갔다. 청년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레스토랑을 꾸며 손

님들을 맞이했다. 새로운 문화예술 작업을 실험하고 창작할 수 있

는 ‘창의랩 오픈스튜디오’를 운영할 계획도 널리 알렸다. 이때만 해

도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60여 명뿐. 그러나 한 번 방문해본 사람들

이 두 번, 세 번 꾸준히 찾고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관심과

발길이 이어지면서 점점 활기를 띄게 됐다. 경기권에서 활동을 준

비 중인 청년단체들을 기획·발굴하고, 개관 프로그램 시행과 더불

어 지속적인 입주 활동을 지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민자치

회–유관기관–입주단체-창작소 간의 교류 협력 관계도 이때 형성

되었다.

이를 계기로 리서치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

으로 단체를 섭외하며 ‘축제’가 기획되기 시작했다. 참여팀이 지원

비를 받는 형식으로 자율적인 축제 기획과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

다.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미술, 스트릿컬처, 출판 등을 주제로 하여,

각 단체들이 문화·예술·창작 활동을 선보이는 플랫폼형 청년문화

축제 ‘청춘불판’이 성황리에 개최된 것이다. 축제의 본질은 역시 청

년들에게 경기청년문화창작소 활동을 적극 홍보하여 앞으로의 참

여를 증대시키기 위함이었다. 경기청년문화창작소를 경기권 청년

문화의 주요 스팟으로 인식시키고 자리매김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판매·체험·공연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총 116개팀이

시민들 앞에 나섰으며 1,5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열기를 높였

다. 행사 후에는 축제 운영과정 및 성과를 평가하고 차년도 축제에

대비해 의견을 수렴하는 프로그램 평가회의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

다. 창작, 창직 실험이 낳은 결과물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

성을 높이고 청년들의 교류를 확대했다는 흡족한 자평이었다. 창작

소가 본격적인 청년문화의 메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숲 속 장터 ‘포레포레(forêt forêt)’는 경기상상캠퍼스의 정규 행

사로 자리 잡은 대표 이벤트다. 울창한 숲 속에서 열리는 복작복작

한 시장으로, 상상캠퍼스에 입주해 있는 단체들의 창작상품과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자리다. 지역 장인, 지역 판매

자, 청년입주단체, 생활공방이 중심이 되어, 각 주체의 특성을 ‘마켓’

이라는 행사를 통해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표출하는 장을 마련했다.

현재 포레포레는 청년창작소와 입주단체, 청년단체(기업), 지역주민

청춘불판 축제

숲속 장터 포레포레

비밀의 숲 원정대 페스티벌

‘비밀의 숲 원정대’

경기상상캠퍼스를

탐험하는 모든 이들은

원정대가 된 듯 농생대의

숨어있는 매력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는 뜻이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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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경

기도

081080

등 모든 세대가 교류하며, 문화상품과 생활소품을 유통하고 나눌 수

있는 플랫폼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이들

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잔디광장에서는 매월 신나는 놀이프

로그램도 열린다. ‘포레포레’에서 쇼핑도 하고 공연도 보고, 먹고, 누

워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즐겨보자는 취지는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

였다. 현재 연 4회로 확대하여 개최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또한 포레포레는 지역 생활문화 장인 체험 프로그램과 학교

동아리 연계를 통해 시민이 동참할 수 있는 지역 문화행사로 자리

매김했다. 캐릭터 스토리텔링을 통해 마켓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

징이며 향후 관련 캐릭터 개발로 상품화 및 마켓 자체 브랜드화를

추진 중이다. 입주청년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행사기획과 공간조성

부문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타 행사와의 차별성을 높이고 입주

팀의 사업추진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문화예술인도 창직·창업이 가능하다!

음악이나 미술, 공예 등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말이 있다. “그거 해서 뭐 먹고 살래?” 사업가가 예술가가 될

순 없겠지만 예술가는 사업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예술청년들이

보여주고자 나섰다. 경기청년문화창작소가 문화예술을 삶의 기반

으로 하는 청년들의 창직·창업을 위한 청년문화공간으로 조성된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청

년들의 창직실험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청년문화의 특수성을 반영하면서도 교육-컨설팅-협업 등 통합적

인 지원체계를 갖추고자 했다. 이른바 ‘광/합성 프로젝트가 그것이

다. ‘광 프로젝트’는 청년 창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이

포레포레는

지역 생활문화 장인

체험 프로그램과

학교 동아리 연계를 통해

시민이 동참할 수 있는

지역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창직과 창업에 도전하고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

델을 발굴하고, 창작-기획콘텐츠를 개발하는 젊은이들을 밀어주고

자 함이다. 여기에는 총 38팀이 지원하여 치열한 서류 전형과 인터

뷰 심의를 거쳐 최종 7팀이 선정되었다. 글, 사진, 디자인, 르포, 인

터뷰, 문화기획 등을 다루는 독립출판 그룹 ‘사만키로미터’가 대표

적이다. 참가자들은 ‘광 중간결과 나눔회’를 통하여 사업운영을 점

검하는 한편, 자체 의견도 활발히 교류한다. ‘합성 프로젝트’는 예

술청년들의 새로운 만남을 주선해 소모임을 꾸리도록 돕고 지원하

는 프로그램이다. 스타벅스에서 노트북 꽂을 콘센트와 의자를 사면

커피를 무료로 준다는 ‘웃픈’ 농담. 젊은이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돈도 시간도 장소도 부족한 청춘들이 걱정 없이 모여 참신한 ‘예술

작당’을 할 수 있도록 ‘만남’ 자체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처럼 경

기도는 체계적인 청년문화 지원사업 추진을 위해 끊임없이 방향성

을 모색하는 중이다. 2017년에는 ‘광합성 프로젝트’라는 하나의 프

로젝트로 운영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창직·창업 도전을 중점으로

작년 대비 지원단체 수 및 지원금을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의 우수한 청년문화단체를 발굴하고 이에 머물지 않고

멤버십을 만들어 활성화하겠다는 아이디어도 현실이 됐다. ‘그루

버’ 멤버십이 생긴 배경이다. 도내 31개 시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청년단체가 보다 안정성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입주할 공간을

만들어주고 멤버십 혜택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경기청년문화창작

소와 협업 프로젝트 및 공동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게 하는 것이다.

그루버는 ‘작은 숲(grove)’ 혹은 ‘즐기다(groove)’와 ‘-er’의 합성어

로 ‘숲속에서 함께 모여 즐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은 상상캠퍼

스 숲속 코워킹(co-working) 스페이스 멤버를 통칭하는 아이덴티

티이다. 청년들이 하고 싶었던 일과 도전을 숲속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캠퍼스의 몫이다. 1년에 1회 모집하는 입주 그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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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경

기도

083082

루버, 그리고 전용 사무공간이 아닌 코워킹 공간이 필요한 개인이

지원 가능한 라운지 그루버로 나뉜다. 문화예술이나 융복합 산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 및 창직을 하고자 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공

간을 임대할 수는 없지만, 경기상상캠퍼스 내의 시설 및 교육을 좀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입주멤버와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마음껏 실험하고 도전하자!

대학이나 회사처럼 일반적인 활동 공간에 속해 있지 않은 청년들의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나 계획을 발전시키고 펼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해 경기상상캠퍼스는 8개의 실험실을 만들어 운영

하고 있다. 다양한 창직실험은 물론 컨설팅 프로그램과 파일럿 프

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EDM(Electronic Dance Music) 뮤지션 양성

과 뮤직 비즈니스 전문가를 위한 교육 실험실인 ‘뮤직랩’, 수제 주

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브루잉랩’이 인기다. 주류 관련분야 창

직과 창업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도 열린다. ‘목공랩’은 이름처럼 목

공예 기초 입문 교육과 고급 기자재 사용을 경험할 수 있는 실험실

이다. 작품과 가구제작까지 가능하다. ‘미디어랩’은 사진·영상의 기

술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사진·미디어 장비사용 및 사업적 촬영이

가능한 전문스튜디오로 기능하며, ‘도색/건조랩’은 다소 생소하지

만 손쉽게 시제품을 도색하고 건조할 수 있는 실험실이다. 수제 자

전거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자전거랩’은 폐자전거를 활용한 업사

이클링, 이름하여 바이크 키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디자인랩’

에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한 ‘리소 프린트기’와 인쇄물 후가공

1 경기청년문화창작소 오픈 캠프 행사2 브루잉랩3 뮤직랩4 경기청년문화창작소 오픈 캠프 행사5 디자인랩

1

2

3

4

5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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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경

기도

085084

기가 구비되어 있어 각종 디자인 작업과 출력, 그리고 재미난 독립

출판물에 시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무엇이든 제작

(fabrication)할 수 있는 팹(FAB)장비가 갖추어져 있는 공동 작업공

간 겸 카페인 ‘팹카페’는 다목적 공간이다. 3D프린팅, 레이저 커팅

등의 작업과 세미나 및 협업이 가능한 구조이며, 청년단체 아트상

품과 소규모 전시가 열린다.

‘문화예술 청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맞춤형 컨설

팅과 전문교육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팝업 워크숍 역시 문화창작소

의 주된 업무다. 비즈니스 모델, 펀딩, 자금관리, 법률/저작권, 특허,

홍보/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문

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사전 쇼케이스 및 테스트 마켓을 진행하며

전문 멘토단의 조언도 받는다. ‘다사리문화기획학교’에서는 문화기

획 및 실행을 위한 교육 과정을 들을 수 있다.

다양한 기관 협력이 예술청년을 키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의 사랑뿐 아니라, 주변 이

웃들도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보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학교와 지

역사회 등 많은 사람의 협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은 비단 아이

키우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듯하다. 빠른 성과만을 중시하는 우

리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문화예술계 종사 청년들에게도 다양한

기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영국문화원, 예술경영지원센터,

경기권 대학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체계를 이룬 것은 경기청년문

화창작소의 커다란 자산이다.

문화창작소는 지역문화진흥법 제10조에 의거한 지역문화전

문인력의 양성에도 열심이다. 청년문화기획자를 양성하고 자질 향

상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화를 통한 지역재생 및 도시재생

청년문화기획자를 양성하는 학교를 운영하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멘토링을 주선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문화예술 청년 창업 멘토링 토크’가 눈에 띈다. 문

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과 (재)예술경영

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한 행사다. 문화예술 스타트업 단체를 대상으

로 진행하는 교육·컨설팅 프로그램의 시작 단계로, 청년들이 창업

관련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강사 주

도의 수동적인 강의와 달리, 멘토가 멘토링하며 경험한 사례를 중

심으로 참여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계 전문

가를 초빙해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기반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로 창업하기>, <자본보다 더 중요한 홍보마케팅 아이디어 발상의

팁>, <투자의 개념과 펀딩의 이해>, <문화예술 기반 단체 및 스타트

업의 회계 관리 중요성> 등 유용하지만 어디서도 접하기 어려웠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한영국문화원 역시 경기상상캠퍼스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

다. 문화사업 상호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청년 사회혁신가 양성 프로그램(액티브 시티즌)을 공동 기획·운영

하고 기관 활동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기로 했다. 창조성과 사회적

포용을 중요시하는 영국문화의 전통이 한국 문화예술계 젊은이들

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란 기대가 크다. 문화예술을 통해 사

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년 사회혁신가들이 양국의

협력 아래 태어날 예정이다.

상상캠퍼스는 이처럼 우수한 청년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며

타 기관들의 롤모델로 급부상했다. 2016년 한 해에만 62개 기관에

서 총 1,056명이 방문했다. 여러 기관의 따뜻한 협력 속에 자라난 상

상캠퍼스가 이제 새로운 씨앗을 뿌릴 차례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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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087

“14세 미만의 유소년층 인구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2010

년 이후 20~29세 청년인구가 총 2만 1천명 이상 유출되고, 청년

실업률이 2배 이상 증가하여 2015년의 경우 전국 1위의 청년실업

률을 보이며, 일자리가 없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거

주와 결혼, 출산 모두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내리막의 강원도”. 지

난 해 5월 강원일보의 기사다. 비단 강원도만의 문제로 보기 어려

운 전반적인 현상이지만 사회조사를 통해 살펴보면 더 심각한 수

준임을 알 수 있다. 몇 년째 이어지는 자살률 1위라는 오명, 특히

아동·청소년들은 다른 지역 아이들에 비해 우울증이 2배 이상 높

고, 스스로 가치있다고 여기는 자아존중감이 전국 대비 7% 가량

낮다고 한다. 보고서는 재정 세출의 많은 부분이 사회복지에 지

출되고 있는데도 도민의 행복도와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무겁고 단조로운 일상이 계속되면 행복을 일구는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물음조차 던질 수 없으니 어쩌면 당연

지역인재와산골아이들의꿈의 연주

이제 강원도의힘은 ‘뮤직’이다!

향상음악회

성과창출우수

강원도

포괄보조사업명 지역자율형사회서비스투자사업

내역사업명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소관부처 보건복지부

산골짜기 계곡물 소리와 산새들의 지저귐 소리로 우리를 반겨줄 것만 같던

강원도의 음색이 달라지고 있다. 무려 바이올린과 첼로와 피아노 소리가

주를 이루는 클래식한 음색이다. 거기에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까지 더해진

아름다운 합주라고 하니, 이 음악에 귀를 기울여보지 않을 수 없다.

시·군 사업에서 시작하여 시·도 사업으로 광역화 한 사례

중간조직인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의 원활한 사업 진행 역량

지역 상황과 특성에 맞춰 사업지침을 조정하여 적용

도내 문화예술 전공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

문화예술교육의 불평등 해소와 아동·청소년 정서발달에 큰 효과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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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도강

원도

089088

한 결과이다. 가난구휼이나 일방적 복지만으로는 평균의 행복도

가 나아질 수 없을 것이다. 특정 정신질환이나 심리적 문제만을

사후 치료하는 것도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이런 상황을 이제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는 강원도. 도민의 실질적인 행복도 향상을

위한 대책과 아이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에 대

해 누군가는 꾸준히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일상이 되어야 할 문화향유, 어릴 때부터 경험해야

강원도에는 이런 고민들을 숙성시켜 그 해결법을 적극적으로 실천

에 옮긴 한 사람이 있다. 양구군에서 뮤직케어링 사업(아동·청소년

정서함양지원 서비스 : 뮤직케어링)을 5년째 진행하고 있는 (주)두

두컬쳐 김성준 대표다. 그는 제안서를 손수 만들고 몇 번을 고치고

고쳐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을 찾았다고 한다. 이처럼 민간

에서 먼저 사업제안서를 가지고 행정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꽤 드

문 일이다. 김성준 대표는 강원도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해 관련 분야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2012년 최초로 사업을

제안하여 2013년부터 양구군에서 “잠재력 향상을 위한 음악교육”

이라는 이름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화적 소외는 사실 소득의 문제와는 상관이 없

습니다. 고소득층도 문화적으로 소외된 분들이 많고, 경제적 어려

움이 생기면 가장 먼저 버리는 게 문화적 측면이고요. 또 시골로 갈

수록 자신의 문화적 수준을 한정지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악

기나 음악은 ‘특별해야’ 배울 수 있다고 여기면서, 음악은 노래방 수

준, 미술은 만화책 수준이라고 스스로 한정지어 버리죠.”

특별한 사람만이 음악을 하고,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일상처럼 이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김

성준 대표가 늘 품고 있던 생각이었다. 특히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는 음악만큼 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다.

“어렸을 적 한 번의 경험이 살면서 큰 추억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

요? 음악을 통해 어릴 때부터 문화를 경험하게 해 주는 일이 상당

히 유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예산이 생겨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좋았습니다. 그게 2013년 1월

10일! 아직도 그 날짜를 기억해요.”

향상음악회_두두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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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도강

원도

091090

2013년 양구군 시범운영 사업이었던 뮤직케어링 사업은 처음

에는 50여명의 인원으로 작게 시작했으나 이듬해 4개 지역으로 확

대, 2017년에는 강원도 13개 지역 2,290명이 이용하는 광역사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사업을 운영하는 13개 시·군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

동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서비스 신청을 원하는 대기인원

이 있을 정도로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양구

군 산촌아이들의 문화예술교육의 불평등 해소가 주된 목적이었던

사업이 이제는 강원도 전체 아이들의 문화소외를 해결해주는 큰 사

업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어떤 아이에게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다는 감동

스토리는 없어요. 그러나 아이들이 조금씩 변하고 부모님들도 조금

씩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일단 호응이 너무 좋고 발표

회를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거든요. 가장 큰 것은 음악에 대한

생각이 환기되고, 문화라는 것이 매일 밥 먹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점이 가장 큰 성과인 것 같습니다.”

김성준 대표는 “육상 100미터 선수들이 1년 내내 연습을 해

도 0.1초도 늘지 않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몇 초 이상 늘어나 있

는 것처럼 강원도는 어느새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음

악을 통해 삭막해진 마음을 위로받고, 친구들과 함께 악기를 연

습하면서 사회성을 키워나가는 뮤직케어링 사업은 일반 음악보

습학원들과는 분명 차별화된 길을 걷고 있다. 음악과 미술을 통

한 정서터치가 기반이 되는 통합예술치료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

이다. 김성준 대표는 이 사업 외에도 종사자들과 함께 하는 사회

공헌활동, 지역 음악인재 육성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탄탄한 제공기관들이 사업 광역화의 기반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을 계획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제

공기관이 없으면 시작조차 못하는 것이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이다. 특히 도시가 적은 강원도에서 제공기관으로 사업을 선택한다

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군 전체 춘천시 원주시 동해시 속초시 삼척시 홍천군 영월군 평창군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양양군

이용자 2,290 741 583 55 31 68 102 82 30 75 64 95 261 103

제공인력 369 126 100 8 6 10 21 14 4 9 17 16 25 13

제공기관 48 13 14 3 1 2 3 2 1 2 2 1 2 2

시군별 뮤직케어링 서비스 기초 현황(2017년 6월 말 기준)

광역사업 전-후 기관 수 변화

단위 : 명, 개소

출처 :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 지역별, 기관별 중복을 포함한 수치

2014년

2017년

345% 증가

11개소

48개소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양양군

홍천군

원주시영월군

동해시

삼척시

평창군

춘천시

인제군

속초시고성군

횡성군

정선군

태백시

강릉시참여시군 제공기관수

14,17년14년17년17년

미참여

2 2 1

2

3

142

3

2

1

13

2

1

6

1

1

3

출처 :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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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도강

원도

093092

“무슨 사업을 하려고 해도 제공기관이 없다 보니 다 벽에 부딪혔어

요. 더구나 정신건강 문제로 접근하는 사업은 초기에 ‘문제있는 사

람들을 치료해주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서 제공기관이 자리잡는

게 쉽지 않거든요. 뮤직케어링 사업은 처음부터 제공기관이 내실있

게 기반을 다져서 공급인프라가 단계적으로 확장된 케이스입니다.”

처음부터 이 사업을 함께 한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이

성희 팀장의 얘기다. 제공기관에 고용되어 사업을 접하고 또 다른 제

공기관을 창업하는 사례도 생겨나면서 점차 안정적인 공급인프라가

구축되었고, 광역화 사업으로 확장되면서 제공기관의 품질관리까지

뒷받침되니 서비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더욱 상승했다. 2017년 6월

말 기준 뮤직케어링 제공기관으로 등록된 기관은 48개까지 늘어났

다. 작년부터는 제공기관이 들어설 상가조차 없는 군 단위 지역까지

도 아동관련 사업으로는 처음으로 뮤직케어링 사업이 들어갈 수 있

게 되었다. 이성희 팀장은 “뮤직케어링 사업의 성공적인 광역화로 다

른 사회서비스 사업도 광역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직케어

링 사업처럼 “공급기반을 안정화시키고 적정수준의 질높은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광역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무조건 제공기관을 늘리는 것만이 성공 요인은 아니다.

제공기관의 품질관리가 꼭 뒷받침되어야 한다. 뮤직케어링 제공기관

은 등록제이지만 지원단을 통해 철저한 등록절차와 교육을 마쳐야

설립할 수 있다.

역량있는 현장전문가,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도와 시·군, 중간지원기구인 강원도지

역사회서비스지원단 그리고 제공기관의 4박자가 잘 어우러지지 않

으면 운영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번 사업도 민간 제공기관의 아

이디어 제안 > 시·군의 1차 검토 > 시범 운영 후 지원단의 효과성

검증 및 사업계획 조정 > 강원도가 광역화 사업으로 사업유형 확정

및 그 외 시·군의 참여 권고의 단계로 사업의 기획과 운영, 조정 및

확대의 단계를 거쳐 이뤄졌다.

그 중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강원도지역사회서

비스지원단이다. 강원연구원에서 맡고 있는 강원도지역사회서

사업추진체계

강원도복지정책과

시군 제공기관

민관자문위원회

시민위원회

강원도 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지점/관리업무협의

등록/관리현장의견 조사

위원회 구축/운영

업무지원보고지원사업 운영

사업전반집행보고

현장의견 전달민관 간담회 등

교류 참석

교육/컨설팅현장조사 실시

예산배분사업보고시군평가점검지원

사업조정컨설팅/점검관리 지원

기관등록/일자리보고신규사업제안

정책제안

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실무진들 제공기관 간담회

출처 :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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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도강

원도

095094

비스지원단은 김성준 대표가 사업을 제안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모든 과정과 함께 했다. 민간 제공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겪

는 주요 어려움인 법령과 지침에 대한 이해, 사업 운영 부분을 컨

설팅과 교육을 통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행

정의 인사이동이나 담당자 변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업관

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 및 시·군 공무원에 대한 업무 지원

도 맡고 있다. 지원단은 2012년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근거 법

률 시행과 동시에 출범해 올해 운영 6년차에 들어섰으며, 현재 5

명의 전담인원이 인력 변동없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업 관

계자들은 이성희 팀장을 비롯 지원단 실무진들이 “전국에서 가장

역량있는 현장전문가들”이라고 자부한다.

지원단은 철저한 사전교육과 더불어 사업을 주관하는 시·

군,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제공기관 그리고 실제 서비스 이용

자들과 끈끈하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업의 성공을 견인했다. 시

군별 운영 실적을 매월 관리하여 이용이 활발하지 않은 지역은

그 원인과 대책을 상시로 파악하고 있으며, 제공기관을 대상으로

연 2회 이상 “의견 조사 및 간담회”를 개최하여 사업 운영의 애로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매해 사업 계획 수립에 반영하고 있

다. 또한 연 1회 “시민 대화”를 개최하여 서비스 이용자들을 실제

로 만나고, 이용자의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점, 개선이 필요하다

고 느끼는 점 등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사업에 반영하고 있다. 또

매월 운영 현황을 확인하여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대기자가 서비

스 이용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뮤직케어링 사업 외에도 강원도가 추진하는 37개 지역사회

서비스투자사업 모두 우수한 사업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

로 일과 현장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지원단 실무진들. “좋은 사업

이 푯대를 잃고 좌초되는 일이 없도록” 오늘도 강원도 전 지역을

분주히 오가고 있을 것이다.

지역 상황에 맞게끔 사업지침 조정

뮤직케어링 사업이 타지역 사업과 다른 점은 먼저 제공인력의 자

격기준이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자격기준은 석사나 학사학위 취

득 후 실무경력 300시간 이상 보유자이다. 그러나 강원도에서는

이러한 정서분야의 실무경력자들 구하기 어려웠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되므로 도내에서 관련 전공자들의 사업 참여를 유

도하기 위해서는 강원도만의 기준이 필요했다. 강원도는 관련분

야 민간자격 취득자로 자격기준을 조정하고, 그 후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하여 자격 취득 후 6개월 이상 경력자로 조정의 단계를

거쳤다. 자격기준을 지역 실정에 맞도록 설정하여 사업을 시작한

뒤, 기존에 참여한 인력들이 역량이 강화되는 속도와 맞추어 경

력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의 품질 확보와 안정화를 도모

한 것이다.

복지부 표준안 내용 변경사유 (현장의견) 강원도 표준안 내용

서비스 신청자 연령(만7세~만18세 아동청소년)

고등학생의 경우 진학을 위한 불법과외로 변절될 수 있음 만7세~만15세로 한정

서비스 신청 소득기준(중위소득 120% 이상)

수혜 대상층 확대(보편적 욕구로 접근),

종료 후 일반구매 가능성 제고중위소득 140%이하

제공인력 자격(석사 이상 유경험자) 도내 인력 수급 어려움 학사 이상의 유경험자

서비스 제공규모(인력1인당 최대 3명까지)

3명은 합주, 음악회 개최 등을 위한 연습 어려움 등 인력 1인당 최대 6명까지

기준정보 변경사항 일부 예시

이용자 간담회

출처 : 강원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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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도강

원도

097096

초기에 부딪힌 정서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선입견을 해결할

때에도 지역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적용했다. 정신문제 관련 진

단서와 관련된 부분을 없애고 학교장 추천서 혹은 동·면사무소

등에 배치된 심리테스트 결과지만 가지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다. 그리고 이용자가 편견없이 신청할

수 있도록 치료가 아닌 예방 차원의 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이

제 오히려 부모님들까지 일반인 이용자로 참여하는 사례까지 나

오고 있다.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것을 보고, 부모님들도 편

하게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표준지침대로만 한다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도 강원도의 특성을 반영한 매뉴얼을 적용하여 사업을 진행했다.

타 지역에서 시도한 1:3 매칭 수업도 강원도에서는 적용하지 않았

다.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성을 위해서는 3명보다는 6명이 적합하

다는 전문가들의 판단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뮤직케어링은 오

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한 1:6 수업으로 아이들이 조화와 화합을 배

우게 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처럼 다양

하게 의견개진이 일어나고, 그것이 지역의 실정에 맞게 조정되어

사업에 적절하게 반영되는 사례도 드물 것이다. 제공자는 물론

이용자도, 그리고 지원조직도 이 사업이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이들도 웃음을 되찾고, 청년들도 웃게 한 사업

뮤직케어링의 첫 번째 목표가 음악을 통해 문화에서 소외되었던

아이들이 음악과 친해지게 하는 것이라면 이미 그 목표는 달성되

었다. 아이들이 악기 연주를 너무나 열심히 하는 바람에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나란히 바이올

린을 매고 함께 등교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통합예술

치료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고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고 풍성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큰 성

과도 없으리라. 학부모들의 모니터링을 통해 “아이가 사회성과 창

의성이 발달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여러 아이들과 더불어 이해

하며 즐기며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더 많이 웃고 행복해 하는 것

같다”는등 다양한 의견이 접수되고 있다. 수치를 통해서도 사업의

성공과 그 미래를 예상해 볼 수 있다. 2016년 이용자 423명을 대상

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들의 자존감은 10%, 불안도는 15% 정도 개

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성과는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부문이다. 2015년 151

명이었던 고용이 2016년에는 246명으로 95명이나 증가했다. 비

율로는 62.9%로 상당히 큰 수치치이다. 2013년 양구군에서 3~4명

이 참여하여 시작된 사업임을 감안하면 아주 큰 성장이다. 특히

이 중 66%가 2~30대라는 점이 더 의미 있다. 청년 실업률이 전국

1위(2015년 기준)인 강원도에서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창

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도 차원에서도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뮤직케어링은 음악이 아이들에게 좋은 인성과 정서에 도움이 된

다는 인정을 받는 것 같아 뿌듯했고, 단순한 기량의 성장이 아니

라 정서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이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 저소득층 아이들 뿐 아니라 일반 아

이들도 복지의 혜택을 받는다는 점이 좋아 창업을 결정하게 되었

습니다. 또 함께 음악을 공부한 선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제공기관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제공기관을 창업한

2016년 이용자 4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들의 자존감은 10%,

불안도는 15% 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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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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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도강

원도

099098

‘유주뮤직스쿨’ 허유리 대표의 소감이다. 그녀는 “프로그램이 없는

날에도 편하게 찾아와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고 쉬다 가는 아이들

을 보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아이들이 마음 둘 공간이 된 것 같아 뿌

듯하다”며 “정부보조금이 계기가 되어 사업의 기반이 다져지고 더

다양한 재원을 통해 든든한 기관으로 커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주뮤직스쿨은 뮤직케어링 바우처 이용자가 54명,

일반이용자가 5명, 유아음악 프로그램 이용자가 30명, 개인레슨이

12명으로 이용자는 총 101명이며, 지역대학 출신 채용인원 9명이 함

께 하고 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허유리 대표와 같은 청년 창업자들에게

뮤직케어링 사업은 새로운 꿈을 심어주고 있다. 편부모 아이, 장애

가 있는 아이, 난민 가정 아이 등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게 되면서 아이들의 아픔에 다

가가고 정서적인 부분을 더 보살피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기도 한

다고. 허유리 대표 또한 “아이들을 위해 관련된 자격공부나 교육 등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합주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한때 일부 지역에서 불법음악학원으로 뮤직케어링 기관을 오해하

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사업이 많이 알려지지 못해 생긴 일이었

다. 그러나 이제는 광역화를 통해 안정화되고 입소문이 나면서 가

히 “인기폭발”이라고 할 정도로 홍보가 따로 필요없는 사업이 되었

다. 그렇다 보니 사업의 실질적인 목표를 망각하고 어떻게든 제공

기관이 되어 수익을 챙기려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지정제에서 등록

제로 바꾸면서 일어난 폐단이다.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예산에서

제공기관만 늘어나는 상황은 오히려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고 일

자리도 하향 평준화된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매진해야 하는

데, 생존을 방어하기 위해 급급한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내년

에 사업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도 제공기관들에게는 불안 요

소로 작용한다. 제공기관들은 어느 정도 사업전망과 안정성이 확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군과 지원단에서는 제공기관들의 제안사항을 바탕으로

안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 지역의 예산에 맞춰 기관 당 유지

학생수를 보존해 주고 철저한 점검을 통해 퇴출이 필요한 기관은

퇴출하면서 품질 유지에 매진할 예정이다. 제공기관 대표들은 나름

대로 모임을 구성해 애로사항을 나누고 건설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

수시로 토론하고 있다. 주요 제공기관들은 대부분 음악 전공자들로

뮤직케어링을 사업으로 생각한다기보다 실제로 “뮤직케어”를 실천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바우처 서비스가 끝나더라도 좀 더 많은 사

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 문화 수혜자들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2017년 사회서비스투자사업 10주년을 기념해 보건복지부에서

개최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제공기관인 ‘선율’이 뮤직케어링 서비

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내 최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우수사례 영상에서 아이들은 자신 안에서 빚어낸 아름다운 소리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러주었다. 아이들이 스스

로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나는 것. 미래의 일이라 아직은 단

정할 수 없지만 반드시 성취될 것이라고 믿는, 이 사업의 효과이자

성과가 분명 강원도의 미래를 밝게 비춰줄 것이다.

두두컬처 김성준 대표와 유즈뮤직스쿨 허유리 대표

정부보조금이 계기가

되어 사업의 기반이

다져지고 더 다양한

재원을 통해 든든한

기관으로 커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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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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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林道). 글자 그대로 숲 속에 난 길이라는 뜻이다. 임도는 원래

임업 경영과 산림보호를 목적으로 일정한 구조와 규격을 갖추어 개

설한 길을 뜻한다. 예를 들어 산불이 나거나 조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산 깊숙한 곳까지 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산 속에 길을 만든 것

이다. 하지만 전라북도는 임도에서 글자 그대로의 뜻 그 이상을 읽

어내려 했다. 이왕 산 속까지 길을 내야한다면, 어디로 어떻게 개설

해야 할지, 이를 새롭게 활용할 방법은 있는지 궁리한 것이다. 지역

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듣다보

면, 뜻밖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게다가 수동적이던 주민들을

두 발로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임도공간 연계활용 및 주민이용,소득기반 마련

임도(林道), 주민들의 마음길이 되다

임도개설로 인한지역주민들의 산약초 재배

연계협력우수

전라북도 임실군

53년간 고립되어 있던 마을에 임도 건설

지역의 자연환경을 관광자원으로 활용

주민 의견을 경청하며 세심하게 노선선정

이웃 시도와의 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 모색

포괄보조사업명 임도시설(국유림 제외)

내역사업명

임도시설소관부처 산림청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전라북도 임실군 운암면 운정리 수암마을.

53년 전 댐건설로 인해 마을 대부분이 수몰되어 버렸고, 뱃길이 유일한 통로였던

비운의 마을이다. 이런 수암마을이 변하고 있다. 짙은 밤안개가 저수지를 뒤덮으면

꼼짝없이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 했던 마을의 오랜 저주를 푼 것은, 바로 임도(林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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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못한 길, 임도로 뚫리다

이야기는 섬진강 줄기에서 출발한다. 일제 치하에 있던 1926년, 우

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인 섬진강 댐 공사가 시작되었다. 임실군

으로 흘러가는 섬진강 상류를 막아 정읍으로 흘려보내 드넓은 평야

를 적셔주도록 건설된 섬진강 댐은 1965년이 되어서야 공사를 끝마

치게 된다.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섬진강 댐은 호남에 안정적

인 용수를 공급해 왔다. 가뭄이나 홍수를 막아주는 역할 뿐만 아니

라 아름다운 풍경으로도 유명한 섬진강 댐은, 일교차가 큰 봄과 가

을에 은은한 물안개가 만들어 낸 절경으로 전국의 사진작가들을 불

러 모으는 곳이다. 또 댐을 끼고 도는 옥정호 제 1순환도로를 ‘전국

의 아름다운 길 100’으로 알려지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법. 섬진강 댐의 아름다움 뒤에는 이곳에 살던 주민들

의 고통이 있었다.

2012년 11월, 임실군 운암면 운정리 수암마을에 거주하던 최일권 씨

는 임실군, 전라북도, 국민권익위원회에 호소문을 올렸다. 마을에

육상통로가 존재하지 않아 배를 타고 통행하고 있어 생활에 큰 불

편함과 사고 위험이 있으니 도로를 개설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세

월을 감안해 보면 최일권 씨의 호소는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것이

었다. 섬진강댐이 건설되면서 살던 땅이 물속에 갇혀버리게 된 주

민들은 53년 동안 주소지도 변경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불편을 감

수하며 살아왔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마을 주민들은 일터로

나가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배를 타야만 했고, 심지어는 그러던 중

에 빠져 죽은 사람들도 있었다. 차라리 자연스러운 강가 마을이었

다면 아마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다른 대

안을 만들었을 것이다. 문명화로 인해 갑작스레 생겨난 인공 호수

가, 멀쩡한 산골 마을을 섬마을로 바꾸어 버렸으니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 아닐 수 없었다.

고립된 수방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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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일

로버트 프로스트라는 시인의「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의 마지막은

이렇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시

를 임실군의 임도 사업에 인용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되지 않을까.

‘숲 속에 길을 내야 했고, 임실군은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길 택했습

니다. 그리고 이것이 주민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처음 수암마을에 희망의 빛이 비춘 것은 2013년의 일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임도개설 권고에 따라 2014년도에 강진면 수방

마을로부터 운암면 수암마을 간에 1.4Km 구간이 개설된 것이다. 때

문에 수암마을 주민들에게도 육로가 뚫리는 셈이 되었다. 하지만

원래 예정대로라면 길은 수암마을을 그냥 지나쳐 옆 마을인 금기마

을로 바로 연결되도록 되어 있었다.

길의 방향을 바꾼 데에는 최일권 씨의 호소도 컸지만, 귀를 열

고 이를 들어준 임실군 임도담당자와 전라북도의 영향도 있었다.

당시 전라북도의 임도사업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기존

길이 사람을 위한

것이듯이, 길을 내는

것도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도의 신조였다.

에 개설된 임도들을 연결하여 지역의 숨어 있던 곳곳을 연결하여

새로운 관광 인프라로 개발하면서도 주민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임

도설치 5개년(2016~2020) 계획을 기획 중에 있었던 것이다.

이렇다 할 지역 자원이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라

북도에게, 임도 사업은 단순히 숲 속에 길을 내는 일이 아니었다. 전

라북도는 사업 기획단계에서부터 그 지역의 자원, 역사·문화, 지역

축제 등 다양한 요소들을 감안하고 연계하고자 했고, 검토과정에서

부터 심사과정에 이르기까지 노선 선정에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

고자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암마을의 사례를 그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필요하면 길을 돌려서라도 임도가 수암마을에 닿게끔 해야

했다.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길이 사람을 위한 것이듯이, 길을 내

는 것도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도의 신조였다.

운암면, 지역발전에 눈뜨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전, 수암마을이 위치한 운암면에서는

수차례 주민회의가 열렸다. 회의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건의하는

자리인 동시에 설계와도 바로 맞물리는 구체적인 내용이 오고가던

자리였다. 단순한 도로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기대도 컸고

그만큼 참여도 높았다.

주민회의는 계속되었고, 또 계속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공

사가 진행되기 전 주민들과 관계자들은 틈 날 때마다 모여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길을 낼 수 있을지를 토의했다. 당시의 회의

록만 들춰 봐도 주민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것을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다음은 2015년 11월에 열린 회의

록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섬진강 길 걷기 임도 옆 고추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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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에서 볼 수 있듯이 주민들은 민주적으로 자신들의 의

견을 개진했고, 공사 관계자들 또한 합리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의견을 조율해 나갔다. 일례로, 홍수계획선 바로 위를 통

과하도록 길을 조정한 적이 있는데, 이 역시 임도를 보다 효율적으

로 활용하고자 한 주민 의견에 따른 것이었다. 비록 적은 수지만 주

민 한 명 한 명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다.

주민이 감독이 되다

주민들의 열성적인 참여와 열린 행정은 주민들로 하여금 직접 사업

을 감독하고 뛰게 만들기도 했다. 금기마을 이장을 비롯한 주민 두

명이 직접 감독이 되어 시공부터 민원 해결까지 맨발로 뛰며 사업

을 진행했다. 주민이 직접 감독이 되자 마을 사람들의 사업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졌다. 외부적으로는 뜻밖의 효과를 내기도 했다.

사실 산림 사업에 속하는 임도 사업의 경우 주민들에게 편의

를 제공하는 사업인 만큼 도로에 편입되는 토지에 대한 정부 보상

이 주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토지주가 길을 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

는다면, 허락한 땅으로 구불구불 돌려서 땅을 내야만 한다. 운정리

와 같은 산골짜기 마을은 지역 주민들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가 많다. 이제는 대부분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대부분이

긴 하지만 말이다. 주민참여감독자들은 땅을 물려받아 현재의 토지

주가 된 자제분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차례 서울로 가는 버스에 몸

을 실었다.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일일이 협의 도장을 받고 미심쩍은

부분들을 설명했다. 길을 놓기 위해 먼 곳까지 직접 발걸음을 한 고

향 어르신들을 외면할 만큼 마음이 차가운 사람이 있을까. 뜻밖의

방문에 땅 주인들은 선뜻 합의를 해주었고, 덕분에 임도는 주민들

주민설명회

일시 2015. 11. 17 (화) 15:00~16:30

장소 운암면 금기리

참석자 주민 (11명), 임실군청 (2명), 운암면사무소 (3명), 사업수행자 (1명)

내용 임도 담당자 : 지금부터 2016년 운정 금기간 간선임도 주민설명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중략)

용역사 : 먼저 임도노선 1안 L=3.6km와 노선 2안 L=5.3km에 대하여 검토한 결과 1안이 경제적이며 임도통행 및 산림경영에 유리한 노선임을 말씀드립니다. 노선 2안은 경작지가 있으나 암반구간이 많으며 노선 길이도 1.2km가 길어 사업비용이 많이 들것으로 판단됩니다.

주민 (최일권) : 노선 1안으로 임도를 만들어야 밭경작을 하는데 유리합니다. 수암마을 주민들도 금기리 방향으로 통행하는데 유리하니 1안으로 임도를 개설하기를 희망합니다.

임도담당자 : 수암마을은 임도에서 내려오는 경사가 급하므로 겨울철 수방마을~금기마을 간 전 노선을 이용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마을로 내려오기 전 노선 1안으로 임도를 시작하면 약 1.2km의 노선을 단축할 수 있고 사업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주민 (최일권) : 사업부서나 담당자 입장에서는 사업비가 적게 드는 노선으로 빨리 개통하고자 하나 주민 입장에서는 비록 1~2집 살고 있으나 주택지로 경유하여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배가 아닌 육지로 안전하게 통행하고 싶습니다.

임도담당자 : 금기리 홍원기 이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금기이장 : 최일권 주민이 말씀하신 대로 육로가 없어 배를 타고 집에 가다가 배가 뒤집혀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불편이 많아 민원을 제기한 것이니 주민들이 원하는 노선으로 임도를 개설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도담당자 : 여기 용역관계자와 산에 들어가 현지답사를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산 전체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들께서 재검토를 원하시니 특별한 사정이 없으시면 다음 주중에 지역주민 몇 분하고 현지 확인을 다시 한 후에 노선을 최종 결정하면 어떻습니까?

일동 : 찬성합니다.

임도 담당자 : 다른 의견 없으시면 현지 담사 후 적정노선을 준비하여 다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오니 임도개설 사전 동의서 징구에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주민 설명회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전라북도 산림자원개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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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가장 최적화된 방향으로 개설될 수 있었다.

주민 감독들이 이렇게 열심일 수밖에 없었던 데는 그만한 이

유가 있다. 기존의 뱃길은 비록 이동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긴 했

지만,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농기구 등을 실어 나르는 것도 불가능

했다. 게다가 나이 드신 분들이 주민의 대부분인 상황에서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구급차를 불러놓고도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길을 놓는 일이 곧 주민들의 목숨을 살리는 일

이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2016년 임도 사업 덕분에 주민들의 삶은 많이 바뀌

었다. 각종 농기구를 구입해 임도 주변에 밭을 내고 다양한 농작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차로 멀리까지 장을 보러 다녀오기도 한다. 이

렇게 상황이 좋아지자 귀농가구도 생겨나 다섯 가구나 임도 근처에

터를 잡았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외로운 마을에서 축제까지 열

렸으니, 마을 사람들에겐 참으로 믿기 힘든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임도의 다양한 가능성

축제가 열린 섬진강 상류 지역은 물이 맑아 다슬기가 많이 난다. 1

급수에서만 자라는 다슬기를 잡고, 민물고기도 직접 손으로 잡아보

는 자연 체험 행사는 8월의 폭염에 시달리던 도시 사람에겐 꿀맛과

같은 휴식이었다. 이처럼 요즘의 임도는 다양한 환경 콘텐츠로 사

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전라북도 역시 2020년까지 임실을 포함 5개 지역에 차근차근

임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전라북도는 특히 임실군과 같이 지

역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는 미시적인 접근을 이루어 나가는 동시

에, 거시적으로는 5개 지역의 혈맥을 이어나가 하나의 노선을 완료

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도에서는 각 시군들이 협약

을 맺고 교류하여 서로 상생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2020년 완공될 전라북도의 임도는 다양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뿐

만 아니라, 고립되어 있던 각각의 시군을 지리적으로 또 사업적으

로도 연계할 수 있는 야무진 끈이 되어 줄 것이다.

눈 깜빡할 사이에 건물이 올라가고 사라지는 대도시 사람들

은 차 한대 겨우 다닐 만한 너비의 임도가 주민들에게 그토록 큰 기

쁨을 준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산골짜기

주민들에게 임도는, 활력소이자 생명의 끈이며 삶의 터전을 지키는

수호자이다. 숲 속 깊은 곳에 있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아무도 찾

시군 내용

임실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 개최 및 옥정호 주변 섬진강 다슬기 축제, 임도 걷기 체험

정읍 옥정호 주변 지역향토자원인 대장금 마실길과임병찬 창의 유적지를 경유한 지역문화탐방 체험

장수 장안산 도깨비 권역의 도깨비 축제, 장안문화 예술촌과의 연계

남원 아막산성과 흥부묘 구간 연결로 주민 교통로로활용함과 동시에 지역문화재 활성화 기반 시설로 활용

진안 진안 마이산을 거점으로진안 관광벨트화를 위한 부귀산 개발계획과 연계

익산 두동교회, 두동편백마을 등의활성화를 위한 노선 선정 후 산림공간 기반마련

전라북도 6개 시·군 임도관광자원화 현황 제2회 임실 성수산 왕의 숲전국 산악자전거 대회

2020년 완공될 전라북도

의 임도는 다양한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고립되어 있던

각각의 시군을 지리적

으로 또 사업적으로도

연계할 수 있는 야무진

끈이 되어 줄 것이다.

출처 : 전라북도 산림자원개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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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지 않던 마을에 사람이 오가게 하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생활

을 변화시키는 길이다. 마치 몸 구석구석 모세혈관 끝까지 피가 돌

듯이, 임도는 국민과 국토를 수호하는 길이다.

고립된 섬마을처럼 살아야 했던 수방마을 사람들의 53년 세

월을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그러나 주민들은 이러한 임도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불평불만 없이 사업을 따

라왔고, 솔선수범하며 사업을 이끌어갔다. 무엇보다 처음 사업을

건의한 수암마을 주민 최일권 씨를 비롯한 수암마을 주민들은 이

작은 마을도 이제는 외면당하지 않고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는 것을 깨달았다. 목소리가 받아들여진 경험이, 주민들이 스스로

를 지역발전사업의 한 일원으로서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쩌

면 임도를 통해 임실군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일 것이다. 길이

있는 한 우리는 누구에게라도 닿을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만약 길

이 없다면, 힘을 합쳐 길을 만들면 그만인 것이다.

다슬기 축제

옥정호 주변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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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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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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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특별

자치

113

올해 상반기는 대단한 가뭄이었다. 갈라진 땅은 농민들의 미간에 패

인 주름과도 같았다. 타들어가는 작물은 보기만 해도 절로 입술이

말랐다. 강바닥이 훤히 드러난 자리에는 폐사한 물고기 떼만이 가

득했다. 이렇듯 가뭄철이 되면 우리는 ‘물’의 귀중함을 절감한다. 비

단 가뭄 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단수를 겪

은 일이 있을 것이다. 고작 몇 시간에 불과한 시간이지만, 우리는 큰

불편함을 느낀다. 상수도 설비는 그만큼 우리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이곳은 상수도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한다. 제주도에는 ‘용천수’

가 흐르는데, 이는 지하로 스며든 빗물이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것을 일컫는다. 일종의 지하수인 셈이다. 제

주시 삼화지구는 이 용천수가 깨끗하고 풍부하여, 오래 전부터 지

역 주민들이 주요 상수원으로 이용해왔다. 삼화지구 일원은 도련정

국내최초 RO설비 도입을 통한 안정적 상수도 공급체계 구축

고도정수처리시설, 수자원체계의 변화를 이끈다

삼양 1, 2수원지

사업기획우수

제주특별자치도

기존의 삼양3수원을 재활용하여 지하수 난개발 방지

고도정수처리시설(RO설비) 도입으로 수자원체계의 다변화 시도

건설기술공모 방식을 채택하여 사업기간 단축 및 재정 조기 집행

비상관로연계 구축을 통한 상수도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포괄보조사업명 상수도시설확충 및 관리

내역사업명

고도정수처리시설소관부처 환경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삼화지구’는 삼양동과 화북동을 아우르는 말이다. 최근 개발호재가 잇따르며 삼화지구는 제주

동부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구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사람이 많아

지면 쓰이는 ‘물’의 양도 늘어나는 법. 현 공급체계로는 늘어만 가는 삼화지구의 용수수요량을

제대로 충당할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제주도는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운휴 중이던 삼양3수원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즉 ‘RO설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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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특별

자치

도제

주특

별자

치도

115114

수장의 급수분구로, 제주도는 이곳에 삼양1·2·3수원지를 개발했다.

그 이후로 쭉 삼양1·2·3수원지는 제주시 동부지역의 물 공급을 담

당해왔다. 그러던 중, 문제점이 발생한다. 삼양3수원에 해수가 유입

되며 수질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삼양3수원, 수질 악화로 ‘예비수원’으로 전락하다

1995년 12월, 삼양1·2수원에 이어 삼양3수원이 완공되었다. 총 사

업비 143억 원을 투입해, 하루 2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

가 갖춰진 것이다. 그러나 가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문제

가 발생했다. 해수지반층이 약해져 지하투수층을 통해 수원지 내

로 해수가 유입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만조 때에는 염분농도

가 1,000mg/L만큼 상승하기도 했다. 상수도 염분농도의 기준치가

250mg/L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수치인 것

이다. ‘염분 상승’이란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 삼양3수원은 ‘예

비수원’으로 전락했다.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워 염분 농도가 낮을

때에만 이용하게 된 것이다. 하루 2만 톤의 물을 공급하던 취수원이

‘예비수원’으로 전환되자, 자연히 물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

다. 관계자들은 언제 단수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늘 노심초사해야만

했다. 실제로 단수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물 공급이 끊길 때마

다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상수도시설의 전체 용량과 공급량을 대비했을 경우, 75%정도

를 유지하는 것이 국내 평균 수치라고 한다. 그러나 삼양3수원의 가

동 중지 이래로, 도련급수분구는 늘 90%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삼화지구는 제주도 내에서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지

역이기도 하다. 2009년에 삼화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되어 건

축개발이 급증했고, 2016년에는 화북상업지구 용역이 추진되면서

제주시 동부의 거점지역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사유적지,

검은 모래 해변, 원당봉과 올레18코스 등 관광자원도 풍부해 방문객

유입도 활발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수수요량은 갈수록 늘고

만 있는 추세다. 제주도는 지난 2009년에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수

립하고 삼화지구의 용수수요량을 예측했지만, 이러한 변화들로 인

해 실제 수요량은 예측값을 훨씬 웃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수도정

비기본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물론, 턱없이 부족한 물 공급량을 충

당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에 제주도는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새로운 취수원을 개발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그러기엔 여

러모로 문제가 많았다. 가장 큰 장벽은 지하수 개발 허가가 쉽게 나

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수도 공급의 90%를 의존하고 있는 만큼, 제

주도에 있어 ‘지하수’는 보전해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게다가 최근

에는 지하수 난개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중산간 지역

의 개발과 도로 개설 등으로 지하수 및 용천수의 수량 자체가 감소

한 것이다. 아예 물이 말라버린 곳도 생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하수 개발을 극히 제한하기 시작했다. 어렵사리 허가를 받는다

해도, 그 수질이 어떨지 보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제주도는 새

로운 취수원 개발을 단념한다. 그리고 지하수를 파지 않더라도 안

정적인 수원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때 떠오른 것이 바로 삼양3수원지다. 운휴 중이던 삼양3수

원지의 수질을 개선하여 다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

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이를 받아들여 제주도는 2014년,

삼양3수원 수질 개선 방안에 대한 타당성용역을 실시했다. 그리고

삼양3수원지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즉 RO설비를 도입해 취수원으

로 재활용하기로 결정한다.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의

시작이었다.

제주도는 2014년,

삼양3수원 수질 개선

방안에 대한 타당성용역

을 실시했다. 그리고

삼양3수원지에 고도정수

처리시설, 즉 RO설비를

도입해 취수원으로

재활용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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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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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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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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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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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삼양3수원지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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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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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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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재정 집행을 위한 적극 행정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시설사업’의 총 사업비는 150억 원으로, 사

업기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3년간이다. RO필터를 설치해

삼양3수원이 다시 정상 가동되고, 하루에 약 10,000톤의 물을 공급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다면 고도정수처리시설, 즉 RO필터란 무엇일까? 쉽게 말

해 ‘거대한 정수기’라 할 수 있다. RO(Reverse Osmosis)필터는 농도

차이가 있는 용액에 높은 압력을 가해, 물 분자만을 통과시켜 물을

전화하는 수처리 소재다. 이를 통해 2차 처리방법으로도 제거되지

않은 유기물, 질소, 인, 중금속 등을 걸러낼 수 있게 된다. 제주도는

이 RO필터를 이용해 염분 농도가 높은 삼양3수원의 수질을 개선하

고자 한 것이다.

삼양3수원을 재가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니, 한시라도 빨

리 사업을 추진해야 했다. 제주도는 발 빠르게 움직여 2015년에 환

경부의 승인을 받고 포괄보조사업으로 편성했다. 뒤이어 2016년 4

월에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

해, 국내 해수담수화 설계 실적 노하우가 많은 엔지니어링 업체에

기본계획 용역을 의뢰하였다. 이 기본계획 용역에서는 향후 용수수

요량 검토 및 국내외 고도정수처리 사례, 막 제조사 등을 중점적으

로 검토했다.

이렇게 수립된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5월에는 건설공사를 발

주했다. 이때 막 기술을 제외한 건축, 토목, 전기 등의 분야는 도내

업체가 40%이상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

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통상적인 방법이 아닌 ‘건설기술

공모’ 방식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건설공사 발주에는 ‘기타공사’, ‘턴키’, ‘건설기술공모’의 세 가

지 방식이 있다. ‘기타공사방식’은 가장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것으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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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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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118

로, 설계 및 시공을 분리하여 진행한다. 사업수행능력평가 과정을

거쳐 설계용역업체를 선정하는데, 이 작업만도 3개월 정도가 걸린

다. 그 뒤에는 12개월 동안 설계 용역이 실시된다. 설계 용역이 끝나

면 본격적인 공사 추진을 위한 원가심사, 공고, 적격심사 등의 과정

을 거쳐야 한다. 그러니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총 18개월 뒤에야 본

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턴키방식’도 마찬가지

다. 이는 3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공사에서 쓰이는 방법인데, 역시

일괄입찰이나 입찰안내서 용역 및 대형공사 심의 등의 단계를 밟는

데에 장기간이 걸린다. 제주도는 고민에 빠졌다. 기타공사방식이나

턴키방식 모두 준비에만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2016년 내에 공사

착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때 주목한 것이 바로 ‘건설기술공

모방식’이다. ‘건설기술공모방식’은 설계를 기술공모하여 입찰자가

제시하는 안을 선정한 뒤, 실시설계와 시공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다. 공사 착수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70일 정도로, 앞선 두 방법보

다 준비기간이 비교적 짧다. 제주도는 이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

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용수수요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무

엇보다 사업을 속히 완료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

도는 2016년 3월, 건설기술공모방식을 택하고 기업들의 참여를 공

모하기 시작한다. 이 공모에는 국내외 해수담수화실적이 있는 기업

들이 다수 참여했다. 한편으로는 상수도 전문기관인 수자원공사 심

사위원회에 업체 선정 평가를 의뢰해, 특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

고 선정의 공정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공모 발표 시, 제주도는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조건들

을 제시했다. 장래 시설 증설을 고려한 건설 계획, 변화에 대비한 수

질 강화, 도시지역 특성을 고려한 자재 선정, 안정적 상수도 공급을

위한 비상관로 설계, 사업기간 단축, 주민 친화적인 공간 제공 등이

그것이다. 특히 사업의 핵심인 ‘막’ 모듈과 관련해서는, 독과점을 방

지하고 국내 막 제조사 참여 확대를 위하여 인증기간을 유예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이러한 조건을 반영해 공모안을 제출하였고, 수많

은 논의 끝에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건설공사업체로 선정되기에 이

른다.

남은 것은 건술기술심의, 설계 경제성 검토, 사업수행 능력평

가, 일상 감사, 수도사업인가 등의 행정적 인허가 절차였다. 제주도

는 사업의 조기 착공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로 행정 절차를 단기간

에 마무리 지었다. 특히 수도사업인가업무는 본래 환경부 소관이

나, 시기 단축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로 권한을 이양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주도의 ‘적극 행정’에 힘입어 2016년 12월, 마침내 본격적

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더 걸렸더라면 자

칫 그 다음 해로 재정 집행이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관계자

들은 “건설기술공모 발주 방식과 제주도의 적극 행정이 없었더라

면 2016년에 공사를 착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본 사업

의 성공에 대한 제주도의 열망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삼양3수원지 기초콘크리트 타설

‘건설기술공모방식’은

설계를 기술공모하여

입찰자가 제시하는 안을

선정한 뒤, 실시설계와

시공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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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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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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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규모의 RO 설비로서는 국내 최초

‘해수담수화’는 1953년 데이비드 호킨스가 바닷물을 증발시킨 수

증기를 식수로 사용한 것이 그 시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사

막에서 군인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연구·개발되기도 했다. 이

처럼 미국은 일찍이 ‘물 부족’의 심각성을 깨닫고, 해수담수화기술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자연환경으로 인해 늘 물이 모자란

중동지역 또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에

비하면, 국내의 해수담수화사업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그

런 의미에서 이번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시설사업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중대형’ 규모의 RO설비가 들어서는 것은 국내 최

초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중대형 해수담수화시설에 대한 국

내 검증이 아직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제주도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RO공정 또한 수질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막 모

듈을 보호하기 위해 전처리 고정 단계를 구성했으며, 기술공모 시

에도 계획유입수질 기준을 최대한 높게 설정하여 향후 수질이 변

하더라도 일정 범위 안에서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 혹

여 염분 농도 수치가 크게 높아지더라도, 막을 교체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삼양3수원에 흘러들어온 물은 어떤 과정을 거

쳐 각 지역에 공급되는 것일까. 우선 집수정과 접합정을 통하여

원수조로 용천수와 해수가 유입되면, 펌프를 통하여 막여과설비

로 들어가게 된다. 막여과설비로 들어간 물은 전처리 자동여과기,

마이크로필터, RO막 여과를 거친다. 이렇게 정수된 물은 처리수

조로 옮겨가고, 가압송수펌프를 통해 도련정수장 급수구역인 신

설배수지로 이송된다. 마지막으로 이 신설배수지에서 간단한 약

품처리를 거쳐 급수구역으로 물이 공급되는 것이다.

현재 삼양3수원지에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으며, 2018

년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임시가동설비를 구축했

다. 아직 공사 중이지만 비상시에 삼양3수원을 임시로 가동할 수 있

는 설비를 갖춘 것이다. 정수장 간에 비상관로를 잇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비상관로 연계가 완료되면 인근 제주시까지 물 공급

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상수도를 비상 급수할 수

있도록 임시 펌프 가압설비도 도입할 예정이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삼양3수원이지만, 이제 다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만

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구분 2015년 2020년 2025년 2030년

계획인구(인) 16,970 23,990 26,960 30,280

사용량원단위(Lpcd) 289 320 320 320

계획유수율(%) 44 60 80 90

첨두부하율 1.3 1.3 1.3 1.3

최대급수원단위(Lpcd) 854 693 520 462

생활용수량(㎥/일) 14,500 16,330 14,020 13,990

관광용수량(㎥/일) 410 930 1,320 1,460

용수수요량(㎥/일) 14,910 17,560 15,340 15,450

삼화지구 용수수요량 검토 결과

삼양3수원지 전경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

시설사업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중대형’

규모의 RO설비가

들어서는 것은

국내 최초이기 때문이다.

도련정수장-물탱크 배수지 시공 삼화지구 조망도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상수도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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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체계의 다변화를 꿈꾸며

아직 공사가 완료되지도 않은 이번 사업이 우수사례로 평가받는 까

닭은 무엇일까. 물론 여기에는 국내 ‘최초’의 중대형 규모 RO 설비

사업이란 이유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달려온 제주도의 갖은 노력이 숨어 있다.

건설기술공모란 다소 생소한 발주 방식을 택한 것에서부터

인허가 절차를 단기간에 마무리 하는 등의 ‘적극 행정’이 없었더라

면, 조기 재정 집행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제주도의 행

정 처리에 대한 타 지자체의 문의도 잇따랐다고 한다. 특히 강원도

속초시는 사업추진 방식과 RO 설비에 대한 견학을 실시하여, 관계

자들이 직접 제주도를 방문했다고 한다. 현재 속초시는 본 사례를

토대로 타당성 용역을 추진 중에 있다.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노련함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는 환경

부와의 총사업비 변경 협의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본계획

을 수립할 당시 수도정비기본계획과 병행하여 삼화지구 용수수요

량을 검토했는데, 준공 후에도 시설용량 대비 용수수요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제주도가 공모를 발주할 때, 기업

들에게 ‘장래 시설 증설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환경부와 총사업비 변경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

했으며, 올해 5월에 증설분에 대한 50억 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확보

할 수 있었다.

제주도가 이번 사업을 이리도 열성적으로 추진하는 이유가

무얼까. 바로 국내 고도정수처리시설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당찬 포

부가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 사업은 안정적인 공급 체계와 깨끗한

수질을 함께 추구한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따

른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해

마다 갈수기가 늘어나며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여름

철 갈수기 강우량은 전년과 대비해 45.7%에 불과하다고 한다. 삼양

1·2수원도 수위가 낮아져, 제주시 전역이 급수난을 겪고 있는 실정

이다. 급기야 올해 8월, 계속된 가뭄으로 삼양1수원지는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연스레 가뭄에 비교적 영향을 적게 받

는 삼양3수원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도정수

처리시설 공사가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할 이유다.

제주도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급수난에 시달릴 것을 예상하

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한 것은 어찌 보면 ‘모험’이라 여

겨진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를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 말한다. 기

존의 상수도 체계가 이미 한계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취수원 연구 및 개발을 실

시해 수자원 체계의 다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만 앞으로 닥쳐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런 의미에서 이번 사업은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한, 일종의 ‘물 보

장 대책’인 셈이다. 제주도의 이번 ‘모험’은 이후 수자원 체계에 어

떤 물꼬를 트게 될까. 스스로 변화의 물줄기를 만들어가는 제주도

의 해법에 주목해 보자.

현장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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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에 위치한 화개장터는 1945년 해방 이전까

지 우리나라 5대 시장 중 하나에 꼽힐 만큼 규모가 컸다. 전남 구례

와 경남 함양 등에 사는 인근 주민들과 지리산 화전민들은 물론 여

수와 광양에서까지 배를 타고 5일장을 찾아왔다. 각종 곡식과 채소,

산나물, 약초를 비롯하여 수산물까지 한꺼번에 거래되는 큰 시장이

었다. 해방 이후 과거의 영화는 사라졌지만, 영호남을 이어주는 화

합의 상징으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섬진강변을 따라 늘어선 십리벚꽃 길은 화개花開라는 명칭에

걸맞은 관광명소이다.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야산들에는 야생차밭

이 보인다. 하동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차나무가 재배된 곳으로, 시

기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최대의

녹차생산지라는 명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굽이굽이 꽃향기와 차

향기를 품고 있는 이곳을 신라시대 문장가 고운 최치원은 ‘호중별

유천’ 壺中別有天(호리병 속 별천지)이라고 묘사했다.

농산어촌지역의 인구감소가 큰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섬진강 유역의 경남 하동군에는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꽃바람이 불고 있다. 화개장터는 말끔하게 새로 단장되었고,

주민들은 집 앞 화단 가꾸기에 나섰다. 지역경관개선사업을 통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인구감소 대책 마련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풀어가고 있는

하동군 화개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경상

남도

하동

지역(영호남)과전 국민이 함께별천지, 꽃천지로재창조한 화개동

하동군의 미래는사람이다

화개시장 복원 후

성과창출우수

경상남도 하동군

주민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 농촌중심지 공동체 육성 효과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써 지역 활성화를 위한 교류의 장 마련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업 주체간의 협력적 소통과 신뢰

지역특성에 기반한 차별화된 사업추진으로 ‘가고 싶고 살고 싶은’ 활력 넘치는 지역 활성화 견인

포괄보조사업명

일반농어촌개발사업내역사업명

지역경관사업소관부처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125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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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 인구감소에 대처하는 미래전략

현재 화개면에는 9개 리, 20개 마을에 3,400여 명의 인구가 거주하

고 있다. 다른 농산어촌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인구밀도는 낮은 편

이다. 사람들은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혹은 김동리의 소설 「역마」

에 등장하는 배경으로 ‘화개장터’를 기억한다. 화개면은 기억되기

만 할 뿐인 고장으로 남고 싶지는 않았다. 추억 속 지명을 지금 사람

이 사는 고장, 살고 싶은 고장으로 바꾸고 싶었다. 이를 위해 2014년

에 화개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이 시작되었다.

화개면은 3개의 도, 2개의 시, 4개의 군이 경계를 이루는 지역

에 위치해 있다. 전남·전북·경남이 경계를 이루며, 광양과 남원, 산

청과 함양, 구례, 하동이 맞닿아 있다. 화개장터에서 한눈에 보이는

섬진강 저편은 행정구역상으로 전남 구례군에 속한다. 화개면은 경

남 하동군에 속해 있지만, 지리상으로는 전남 구례군과 더 가깝다.

당연히 지역공동체를 묶어줄 수 있는 구심점이 약할 수밖에 없었

다. 지역공동체 구심점의 약화는 지역에 대한 무관심을 가중시켜

더 낙후된 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

화개면에서는 주민들의 정주환경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소재지 정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지역공동체의 활성화가 관광객 증가나 인구

유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도 사

람이고, 관광객도 사람이다. 사람이 살고 싶은 곳이어야 관광객도

찾아온다.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도 마찬가지다. 살고 싶은 곳이 되

어야, 도시를 떠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돌아온다.

화개면의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위해 하동군이 농림축산식

품부에서 지원받은 예산은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속해 있다. 일

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농산어촌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의 기초생

활 수준을 보장하고, 도시민의 농촌 유입을 촉진하여 지역균형발전

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하동군과 같이 인구감소가 문제로 떠

오르는 농산어촌지역에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다.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한 하동군에서 사업비 확보를 위해 쏟은 노력은 남달랐다. 철

저한 준비와 계획 이외에도 눈에 띄는 점은 사업을 총괄할 조직으

로 ‘미래전략담당’ 부서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이 부서는 2017년부

터 ‘미래전략과’로 변경하여 운영하고 있다.

미래전략과는 사업의 기획과 예산, 평가업무를 총괄하면서,

사업 진행시에는 건설교통과 내의 지역개발담당과 함께 사업을 실

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시스템을 통해 부서 간 업무 효

율성이 증대되고, 사업 간 연계로 예산 절감의 효과도 얻을 수 있었

다. 관 주도의 사업에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예비

계획 단계부터 주민 중심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발하게 운영

되도록 하기도 했다. 하동군은 지역의 미래가 사람에 달려있고, 행

정은 주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사람이 살고 싶은 곳이어

야 관광객도 찾아온다.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도

마찬가지다.

살고 싶은 곳이 되어야,

도시를 떠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돌아온다.

하동군-화개면 관련 인사들

경상

남도

하동

군경

상남

도 하

동군

127126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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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 화재사건,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된다

종합정비사업이 시작된 2014년 11월, 새로 지어 영업을 하고 있던 시

장터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소식을 전해들은 시간은 새벽 2시였

다. 강명숙 화개장터 상인회장은 당시의 상황을 전하는 내내 북받

치는 감정으로 목소리가 조금씩 떨렸다. 대장간과 약재상 쪽에서

시작된 불은 신 장터 점포수의 절반에 가까운 41개의 점포를 전소

시켰다. 불에 탄 점포도 점포지만, 값비싼 한약재들로 인해 피해 규

모는 1억 9천 여 만원에 달했다.

하동군과 화개면의 담당공무원들은 예기치 못한 혼란 속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기 바빴다. 하동군은 먼저 재난현장 통합지휘소를

설치하여 피해 주민의 생활안정과 현장 방역 등을 지원하고, 경상

남도에 25억 원의 복구 예산을 요청하였다. 하동군의 노력에도 불

구하고 점포가 불에 탄 상인들은 당장 생계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강명숙 상인회장의 목소리를 통해 당시 상인들이 느꼈을

충격과 고통이 전해졌다. 상인들과 하동군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상인들 간에도 갈등이 커졌다.

관에서는 복구가 우선이라고 판단했으나, 상인들은 생계를 위

한 보상을 먼저 요구하였다. 군에서도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이 필

요했고, 상인들 역시 물러설 수 없었다. 상인들은 불에 타지 않은 문

화다방에 모여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는 와

중에 화개면사무소 주차장 앞에 임시점포를 열 수 있도록 몽골텐트

몇 개가 지어졌다. 임시점포 입점 문제를 놓고도 상인들 간에 갈등

이 생겼다. 일단 임시점포에라도 입점하여 장사를 하자는 쪽과, 보

상 이전에는 장사를 할 수 없다는 쪽이 대립했다. 지역공동체를 복

원하기 위해 시작한 정비사업이었는데, 상황은 자꾸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화재사건이 언론에 알려지자, 화개장터의 명성을 안타까워하

는 이들이 성금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화개장터를 사랑하는 방문객

부터 각 기관과 단체들, 기업인, 문화예술인, 지역향우회, 광양시와

공무원 등 전국에서 3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다. 상인들도 조금씩

양보하여 하동군의 복구 우선 입장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관과 추

진위원회, 그리고 주민들이 몇 달 간 소통과 협의를 위해 노력해 온

결실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업 계획단계부터 참여한 추진위원회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

작한 순간이었다. 예기치 못한 화재사건은 자칫 어설프게 봉합될

뻔 했던 문제들을 제대로 드러내 치유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갈

등 상황에서 지속된 대화의 시간들은 서로의 입장을 귀 기울여 들

을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였다. 사업을 소개하는 전상연 추진

위원장의 얼굴에서는 여유와 자부심을 담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사업을 통해 얻는 성과가 바로 지역공동체와 주민들에 대한 믿음임

을 깨닫게 해 주는 미소이다.

화개장터 화재

종합정비사업이 시작된

2014년 11월, 새로 지어 영

업을 하고 있던 시장터에

화재가 발생했다.

값비싼 한약재들로 인해

피해 규모는 1억 9천 여

만원에 달했다.

경상

남도

하동

군경

상남

도 하

동군

복원된 옥화주막 지중화 사업 후 전경

129128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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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극복한 상인들은 장터를 운영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더

고민하게 되었다. 점포의 위치 선정 등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규

칙을 만들었다. 가장 공정하게 선택된 방식은 제비뽑기. 제비뽑기

는 3년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 인근 지역인 전남 광양이나 구례 주

민들에게도 점포를 배정하였다. 상인들이나 사업을 추진한 하동군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

터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기도 했다.

화재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전국에서 관심이 집중되자, 성

금 이외의 지원들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개장터’라는 노래로 유

명해진 가수 조영남은 화개면에 갤러리 겸 카페를 열기로 했다. 조

영남갤러리는 김동리의 소설 「역마」속 배경을 재현한 ‘옥화주막’과

함께 관광객을 즐겁게 하는 지역의 색다른 볼거리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위기를 잘 극복하면 얼마든지 기회로 삼을 수 있음을 화

개장터 화재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관주도 사업에서 주민의 자발성과 역량 강화로

원래 화개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은 지역민의 정주환경 개선을 목

표로 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전기시설을 땅 속에 묻는 소재지 ‘지

중화사업’을 꼽을 수 있다. 지중화사업을 시행하는 이유는 거리의

미관과 시민의 편의를 위해서이다. 지중화사업이 시행된 이후 화개

면 소재지의 인도와 각 점포들 사이에는 화단이 만들어졌다. 정비

사업의 일환이었다.

관에서 주도한 정비사업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보통 여기

까지다. 각 점포 앞의 인도를 지속적으로 청소하고 화단을 가꾸는

문제는 주민의 자발성과 역량이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025

화개시장 복원 후

경상

남도

하동

군경

상남

도 하

동군

131130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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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화개면 소재지에 점포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은 자발성과 역량

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인도는 깔끔하게 청소되어 있고, 점포와 인

도 사이에 위치한 화단의 꽃들도 잘 관리되고 있다. 거리정비사업

의 효과가 주민의 정주환경 개선과 관광객 유치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촉발된 주민들의 자발성과 역량은 다시 지역공동체의 활성화

로 이어진다. 거리정비는 몇몇 주민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이웃한 주민들과의 소통과 협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부분은

사업의 시행을 맡았던 김한기 건설교통과장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

이기도 하다. 새로 정비된 화개장터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구 장터

의 활기가 떨어질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민들이 지중

화사업과 거리정비사업의 효과를 신뢰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

해주었다. 그 과정에서 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도 높아졌고, 관

에서도 더욱 자신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복구된 화개장터의 수입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강명숙 상인회장

의 얼굴은 밝지만은 않았다. 구 장터의 상인들 경우에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했다. 장터는 복구되었지만, 수입은 이전 수준으로 회

복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상인들이 관의 행정에 불만을 제기하거

나, 불신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인들은 수입 문제를 침체된

경기 탓으로 돌렸다. 실제로 관광객의 수 자체는 늘었다고 했다. 관

광객이 찾아오기는 하나 돈을 쓰지 않는 문제를 관의 행정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상인회장의 말은 위기를 함께 겪으며 사업을 진

행해온 관에 대한 깊어진 신뢰를 드러내고 있었다.

관에 대한 신뢰는 다시 상인들의 자발성과 역량 강화 의지로

이어졌다. 상인회는 화개장터의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골몰하고 있었다. 일단 관광객 수가 늘고 있고,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 기대를 걸 만 했다. 지역 특산물로만 한정된 품목 문제

가 거론되기도 했다. 품목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이 제기

되고, 화개장터에서만 접할 수 있는 컨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이

야기도 나왔다. 상인회장은 이런 고민들을 현실화하기 위해 현재

상인회가 주축이 되는 주식회사 법인체를 구상중이라고 전했다.

주민의 신뢰는 공무원의 자부심이다

정비사업을 실행한 김한기 건설교통과장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

득하다. 주민의 신뢰를 받으며 자신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공무

원의 얼굴이다. 업무의 특성상 김한기 과장은 지역의 지리와 부동

산 문제에 민감하다. 하동군은 평평한 땅이 거의 없고, 대부분 임야

지중화 사업 후 전경

경상

남도

하동

군경

상남

도 하

동군

133132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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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라 건설 부지를 마련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 장터 부지

를 마련하는 문제와 장터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주차장 부지

를 마련하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한기 과장은 누구보다 부지 마련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

다.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여 사업 자체가 추진되지 못하는 일을 막

기 위함이었다. 섬진강 유역에는 심각한 수해를 입고 방치된 땅들

이 간혹 있었는데, 그런 땅들을 몇 해 전부터 가능한 싸게 사들였다.

지역의 지리와 부동산 정보를 잘 알고, 부지를 알아보는 감각과 사

업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장터 이전 부지와 주

차장 부지, 그리고 앞으로 건설예정인 주민편의시설 다향문화센터

부지가 그렇게 확보되었다.

김한기 과장은 부지 확보 이야기 끝에, 평당 25만원 꼴에 사들인

그 부지들이 지금은 평당 100만 원 이상으로 올랐다는 말을 농담처럼

덧붙인다. 부지가 확보되지 못했다면 사업의 추진 자체가 불투명했으

리라는 예상은 농담이 아니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다. 긴

안목을 가지고 적지 않은 비용을 집행하면서 사업을 해 나가는 일은

공무원의 행정능력과 감각을 드러내준다. 한편으로는 주민들의 신뢰

가 자부심이 되어 공무원의 행정능력에 자신감을 부여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추억 속 지명이 아닌 사람이 사는 곳으로

하동군과 화개면은 아스라한 추억 속의 먼 이상향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지금 사람이 살고 있는 곳, 살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 노

력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는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도시를 떠나 유입된 인구가 정착하여

생활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나 시설 등의 보완·정비가 필요

하다. 지역공동체가 폐쇄적인 분위기를 띠지 않고, 개방적인 에너

지를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일도 마찬가지다.

화개면은 최근 인구의 증가와 귀촌으로 새로운 활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가탄마을의 경우 귀농·귀촌인이 43명에 이르는데, 마

을 전체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화개면 전체 귀농·귀촌

인 비율인 10%를 훨씬 상회한다. 2015년부터 가탄마을에서는 마을

어른들과 귀농·귀촌인들이 서로 번갈아가며 식사를 대접하면서

우애를 다지고 있다. 식사를 대접하면서 감사를 표하는데, 표면상

의 감사가 아닌 서로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인구가 감소하는 동시에 고령화되는 문제는 모든 농산어촌

지역에서 매우 심각하다. 이에 비해 화개면의 중심지마을에서는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인구가 크게 줄지 않으면서, 50대에서 65세

이하의 장년층 인구가 증가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연령

김한기 건설교통과장

누구보다 부지 마련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여

사업 자체가 추진되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함이었다.

화개 중심지 마을(탑리-원탑․가탄마을) 인구 변동 추이

2014년

6172016년

6272017년 현재

6372015년

612 경상

남도

하동

군경

상남

도 하

동군

출처 : 하동군 미래전략과

135134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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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와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사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만

큼 지역공동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이유

가 될 수 있다.

화개 면 인구수의 변화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가구 수에 있다.

2012년부터 화개 중심지 마을의 가구 수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

다. 하동군과 화개면은 유입된 귀농·귀촌인구가 삶의 터전을 잡고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중화사업처럼 도시에서

나 시행할 법한 거리미관과 주민 편의를 위한 사업을 추진한 이유

도 이런 노력에 포함된다. 이전에 관에서 추진했던 대규모 건설사

업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다면, 현재 추진 중인 다향문화센터는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편의시설이다.

기껏 인구가 유입되어도 기본적인 생활환경이 미흡하다면 언

제든 인구는 다시 감소할 수 있다. 인구 감소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거주 환경에 대한 불만족이다. 살고 싶은 곳을 만들지 못하면 누군

가 찾아오기를 기대할 수 없다. 하동군은 의료복지 등 주민의 기본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제도적 도움을 준비 중이다. 현재

원격의료체계 구축과 같은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화개면 소재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면사무소, 보건지소, 파출소 등의 행정기

관들을 한데 모아 ‘화개복합행정타운’을 조성할 계획도 추진 중이

다. 주민을 위한 광장과 공원, 체육시설 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공사

가 진척되어 있는 상태이다.

주민들의 복지와 함께 생계에 대한 문제 역시 함께 고민한다.

화개면은 2016년 3월 ‘화개면 무농약지구 선포식’을 개최했다. 환경

보호와 함께 화개지역의 녹차를 안전한 농산물로 차별화하여 상품

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었다. 지역을 청정하게 가꾸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관광이나 농업 등 경제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정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하동군은 사업을 추진할 때 다른 무엇보다 주민들의 생각과 생

활양식이 행정의 근거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

고 있다. 확신의 배경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얻은 주민들과의

합의와 신뢰에 있다. 강화된 주민들의 자발성과 역량을 통해 주민 주

도 사업이 더 확산될 거라는 믿음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민의 거주만

족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농산어촌 인구감

소라는 문제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주민들이 가꾸는 집앞화단

누구보다 부지 마련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여

사업 자체가 추진되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함이었다.

경상

남도

하동

군경

상남

도 하

동군

137136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Page 71: 골고루 잘 사는 균형발전이야기 - balance.go.krbalance.go.kr/book/20171201_1.pdf · 군위군_농촌중심지활성화 화본마을에는 콘텐츠 부자들이 산다

경상

북도

군위

139

군위군 산성면에 위치한 화본마을은 경상북도에서도 오지에 속하

는 곳이다. 1930년대 일제가 우리나라의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중앙

선을 건설하며 이곳에 화본역이 들어섰다. 지금도 화본역에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역사 건물과 동화 ‘라푼젤’에서 본 듯한 급수탑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제는 하루에 열차가 여섯 번 밖에 정차하지 않

는 간이역에 불과하지만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화본역은 ‘네

티즌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화본역이 주목을 받자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 휑했던 마을

도 활기를 되찾았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오래된 증기기관차용 급수

탑과 정미소, 방앗간, 구멍가게 등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마

을곳곳을 ‘추억’과 ‘향수’를 덧입혀 재정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폐교

는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라는 이름을 단 추억의 테마 박물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만화방과 연탄가게, 극장과 이발소 등 60~70년

대 풍경이 재현돼 유년의 향수를 자극하고, 분홍 소시지와 계란 프

추억과 예술의 화본마을에 농촌중심지 기능을 강화

화본마을에는콘텐츠 부자들이 산다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연계협력우수

경상북도 군위군

포괄보조사업명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내역사업명

기초생활기반확충, 지역경관개선, 지역역량강화소관부처 농림축산식품부

경북 군위에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시골 간이역이 하나 있다. 그 이름마저도 정겨운 화본역.

역에서 나오면 한적하고 아담한 시골마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이 주말이면 수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되돌아가고픈 유년 시절이, 그리운 추억의 시간이 현재로 소환돼 가슴 설레는 여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근현대 문화자원을 다수 보유한 마을 특성을 테마로 문화관광 콘텐츠화

기존 사업과 통일성 있는 문화공간 조성으로 면소재지 거점 기능 활성화

기 조직 운영위원회와 면소재지 추진위원회의 역할 분담을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

주민 주도적 문화생산 활동으로 주민 화합 및 역량 강화

각종 관람 및 체험시설 운영으로 지역민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증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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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마을 전경

경상

북도

군위

군 경

상북

도 군

위군

141140

라이가 든 추억의 양은도시락과 연탄불에 구워먹는 옛날 간식은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행복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추

억의 콘텐츠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K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1박 2

일’ 등 다수의 매체에 소개되었고, 화본마을의 인기는 날로 상승해

한해 평균 15만 명이 방문하는 경쟁력 있는 마을로 거듭났다.

2015년 화본마을 수입현황 및 지출내역

최근 3년간 수입현황

2015년도 지출내역

간접이익

2013년 2014년 2015년

245

320

422

일자리 창출170백만원, 4,300명

시설 재투자126백만원

사회환원21백만원

자영업자 증가(11개소 → 19개소)

귀농 귀촌 증가(9가구, 20명)

일반운영비42백만원

체험운영비63백만원

40%

30%

15%

5%10%

조성 6년만에 누적 방문객 75만명(연 평균 125천명)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단위 : 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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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

북도

군위

군 경

상북

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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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42

근대역사문화 관광 1번지를 꿈꾸다

전체 주민이 25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마을인 화본마을. 그런데

이 작은마을이 매년 큰 일을 해내고 있다. ‘2014 우수마을기업 경진

대회’에서 전국 1,258개의 마을기업을 제치고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더니 2015년에는 ‘제2회 경북도 행복마을콘테스트’ 대상을

차지한데 이어 중앙 콘테스트에서는 장관상을 수상했다. 화본마을

본래의 근대 관광자원을 잘 보존하고 활용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

다 마을 주민과 윤진기 마을 운영위원장의 열정과 헌신이 뒷받침된

덕분이었다. 올해 나이 72세에 노익장을 과시하는 윤진기 운영위원

장은, 대구에서 사업을 하다가 2009년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기 전부터 산성면 명예면장으로 10년 동안이나 활

동해, 누구보다 산성면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만큼 마을

주민과의 신뢰도 두텁다. 마을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화

본마을 운영위원장 직책을 맡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그가 잘

나가던 사업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는 단순했다. “내 고향은

내가 살리겠다”는 것이다.

“산 좋고, 물 좋은 게 우리 화본마을입니다. 저도 여기서 유년

시절을 보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

가더니 마을이 한산하고 썰렁해지더라고요. 이러다 내 고향 잃겠다

싶었죠. 그래서 남아있는 사람들과 자비를 털어 마을 살리기 프로

젝트를 실행했습니다. 우리 마을 최고의 무기가 뭔 줄 아세요? 바로

사람 냄새, 정입니다. 찾아오신 분들에게 따뜻한 온기 한 움큼씩 내

드렸더니 그걸 또 동네방네 소문을 내시더라고요. 앞으로도 정감이

넘치고 주민 한분, 한분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동네를 만드는

게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그래서일까? 그는 ‘마을 주민의 화합’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다. 영농조합법인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한다.

마을 수익은 마을의 모든 주민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운

영철학이다. 이로 인해 마을 일과 관련해서는 모든 주민들이 적극

적이다. 환경미화나 주차관리 등 일손이 필요할 때면, 주민들이 푸

른 앞치마를 입고 ‘무적의 화본마을 녹색군단’으로 변신해 척척 해

결한다. 하지만 이러한 화본마을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근대를 테

마로 한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유사 콘텐츠 시설이 타 지자체에도

우후죽순 생겨나 화본마을의 경쟁력이 약화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윤진기 운영위원장은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의 필요성

을 피력했다. 그동안 화본역을 중심으로 인근에만 근대 테마 관광

상품을 개발해 왔다면, 면소재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마을 전체

를 하나의 근대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화본마을이 있는 군위군 산성면은 지리적으로 삼존석굴과 한

밤마을, 인각사, 군위댐, 산촌생태마을, 김수환 추기경 생가 등과 가

까워 둘러볼 곳이 많은 곳이에요. 또 면소재지 안에 고인돌 유적지

‘2014 우수마을기업 경진

대회’에서 전국 1,258개

의 마을기업을 제치고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더니 2015년에는

‘제2회 경북도 행복마을

콘테스트’ 대상을

차지한데 이어

중앙 콘테스트에서는

장관상을 수상했다.

화본역과 기차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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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

북도

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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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144

며 옛 경찰서 등이 있어 기존 관광 자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

일 수 있는 자원들도 많고요. 일반적으로 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현재는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으로 명칭이 변경)이라고 하면 주

민 편의를 높이기 위한 기초생활 시설 확충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관광 프로그램으로 연계·확대시

킬 계획까지 세운 거죠. 그래서 군 관계자들을 만났다 하면 뇌리에

박히도록 계속 강조했어요. 우리 마을이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면소

재지 종합정비사업이 필수라고요.”

윤진기 운영위원장과 화본마을 운영위원회의 끈질긴 설득은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대상으로 한 ‘2014년 일반농산어촌

개발사업’ 신규 사업 결의로 이어졌다.

주민과 관광객, 모두를 고려한 면소재지 정비사업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 대상 설문조사와 자

문 회의 가 개최됐다. 당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된 것은 주차 공간 확

보와 도로 정비, 기존 복지회관 리모델링에 관한 것이었다. 주말이

면 2천여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데,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어

쩔 수 없이 면소재지의 중심가로에도 주차를 허용했다. 그러나 농촌

의 작은 중심지이다보니 차도는 왕복 2개 차선으로 차량이 한 대라

도 정차해 있으면 교통소통에 장애가 발생하고, 보도 역시 협소하여

겨우 한사람이 지날 수 있는 정도이다. 주민과 관광객이 갈등을 빚

는 가장 큰 이유였다. 산성면에는 폐교가 세 곳 있었다. 이미 한 곳

은 기독교 재단이 매입해 교회로 사용 중이었고 다른 한 곳은 테마

박물관(엄마 아빠 어릴 적에)으로, 또 다른 한 곳은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시 방편인 만큼,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

지 않아 많은 차량을 수용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그만큼 주차

시설과 도로 정비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한편, 복

지회관 역시 낙후되어 주민들의 이용률이 낮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할 경우, 주민 회의 및

교육․문화 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고 화본마을의 삼국유사 설화와 연

결지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 및 문화 프로그램에 연계시킬

수 있으니 여러모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업명 소관부처 사업내용

화본역 그린스테이션 조성사업

문화체육관광부/코레일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사업기간 : 2010~2013년(1,960백만원)• 사업내용 : 역사리모델링, 주차장 조성

2011년 테마 체험관광자원개발사업

경상북도• 위치 : 산성면 화본리 826-1(산성중학교)• 사업기간 : 2011년(333만원)• 사업내용 : 추억박물관 조성

지역밀착형 관광개발사업 경상북도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사업기간 : 2010~2011년(350백만원)• 사업내용 : 기차카폐, 숙직실리모델링 등

추억이 머무르는 화본마을 관광체험장 조성 경상북도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사업기간 : 2010~2013년(1,960백만원)• 사업내용 : 역사리모델링, 주차장 조성

화본나들이 체험장 조성사업

군위군•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사업기간 : 2010~2013년(300백만원)• 사업내용 : 역사리모델링, 주차장 조성

삼국유사 배움터,화본마을

국토교통부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868-2 (구. 산성초등학교)• 사업기간 : 2018~2020년(3년)• 사업내용 : 어울림센터, 다목적공원, 캠핑팜, 주차장 등• 총사업비 : 20억원(국비)

* 2017년 국토부 지역맞춤형지원 공모사업으로 추진중에 있으며 현재 1차 서류심사 통과 후 2차 현장평가 등을 앞두고 있음

화본마을과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연계사업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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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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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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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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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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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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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업 신청을 위한 예비 계획 수립 시, 기존 화본마을 사

업을 더 활성화시키고 원주민과 관광객 입장을 모두 고려한 사업 방

향을 설정한 결과, 2014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의 신규 내역사업

으로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때부

터 세부 사업 계획에 대한 군과 주민 간에 열띤 토론과 협의가 펼쳐

졌다. 먼저 자문회의에 이어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했다.

“기존 복지회관이 오래되어 단체 행사나 회의 장소가 나오지 않으니

신축도 고려해 봐야 한다.”, “산성면은 주민들이 야외에서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 야외공원이 하나 설치되면 주민도 좋고, 주말

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터나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공간

활용이 높을 것이다.”, “중심 도로를 확장할 경우에는 상가나 주택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기존 도로 폭을 유지하면서 도로를 정비했

으면 좋겠다.” 등의 다양한 주민 의견과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과정

을 거쳐 기존 예비계획서 상의 세부 사업계획이 수정되었고, 15명으

로 구성된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추진위원회도 발족됐다.

운영위와 추진위, 우리는 영원한 운명공동체

“아이고~ 형님”, “아이고~ 동생!” 윤진기 운영위원장과 산성면소재

지 종합정비사업의 현우기 추진위원장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다.

윤진기 운영위원장은 윗대부터 4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마을을 지

키고 있으며, 여섯 살 많은 현우기 추진위원장은 산성면에 이주해

온지 70년이 된 터줏대감이다. 그 역시 추진위원장 선출 당시, 주민

들의 만장일치로 지금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동안 윤진기 운영위

원장의 일도 숱하게 거들어 화본마을 사업 현황도 훤히 꿰고 있다.

그런데 호형호제하던 이들 사이에 한동안 냉기가 흘렀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운영위원회와 추진위원회 사이에 일종의 ‘주도권 다툼’이 전

개된 탓이다. 사업 초반, 역할 분담이 분명치 않아 생긴 갈등이었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가 앞서 사업을 주도했었기 때문에 신규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계속 관여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추진위원회 입장에서는 이것이 간섭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간섭과

관심의 차이는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고 했던가. 받아

들이는 쪽에서 흐뭇해하고 좋아하면 관심, 기분 나빠하거나 화내

면 간섭이 되는 법이다. 이처럼 화합해야 할 두 조직이 때 아닌 ‘기

싸움’을 벌이자 군과 한국농어촌공사가 중재에 나섰다. 수년 간 사

업 내공을 쌓아 온 화본마을운영위원회에게는 산성면과 화본마을

을 잇는 콘텐츠 제공과 마을 운영 노하우 전수 등의 소프트웨어 사

업을, 추진위원회에게는 인프라 조성 및 지역경관 개선 등의 하드

웨어 위주의 사업을 맡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운영위원회와 추진위원회의 불협화음이 어느 정도 일

단락되자 운영위원회는 환경미화 운영방식을 비롯해 마을 회의에

서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 등을 추진위원회에 전수했다. 추

진위원회는 시설 조성에 있어 화본마을의 기존 콘텐츠와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과 사업의 통일성을 저해하는 사안 등은 없는지 운영

운영위원장 윤진기

수년 간 사업 내공을

쌓아 온 화본마을운영

위원회에게는 산성면과

화본마을을 잇는 콘텐츠

제공과 마을 운영 노하우

전수 등의 소프트웨어 사

업을, 추진위원회에게는

인프라 조성 및 지역경관

개선 등의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을 맡도록

한 것이다.

구 분 사업내용 계 ‘16년 까지 ‘17 ‘18

계 7,000 2,145 3,821 1,034

기초생활기반 주민복지회관, 중심도로포장, 고인돌쉼터, 산성치안쉼터 3,586 1,002 2,116 468

지역경관개선 테마가로공원, 낮은 울타리공원,상가간판 정비 등 2,165 502 1,248 415

지역역량강화 주민교육, 관광프로그램 개발, 지역발전컨설팅, 홍보마케팅, 마을운영지원, 설계비, 감리비 등 1,249 641 457 151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사업투자현황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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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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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를 통해 확인했다. 이때 운영위원회와 추진위원회를 오고가

며 신속하게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박택관

이장이다. 그는 화본 1리 이장으로, 추진위원회 간사인 동시에 운영

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민과 주민을 연결 짓고, 위

원회 간에 갈등을 봉합하고 주요 사안을 협의하는 소통 창구 역할

을 맡아준 것이다. 화합의 장으로 들어선 마을은 “하나의 커다란 근

대 테마 관광단지로 만들어 살기 좋은 마을로 성장시키겠다”는 윤

진기 위원장의 말처럼, 사업과 사업이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이 연

결됨에 따라 그 야심찬 소망이 현실화되는 중이다.

토요일 밤의 열기, 주민화합을 이끈다

매주 토요일 밤이면,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테마 박물관에서 호

통 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기도 하고,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러다 갑자기 신명나는 노랫소리가 들려 어리둥

절하게 만든다. 알고 보니 ‘삼국유사 이바구극단’ 단원들이 모여

공연을 연습하는 중이다.

군위군은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린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이 말년에 삼국유사를 편찬했던 집필지가 바로 군위군의 인

각사였기 때문이다. 화본마을을 비롯해 군위군 곳곳에서 삼국유

사 관련 조형물과 벽화를 쉽게 접하게 되는 이유기도 하다. 군위

군은 대표적인 역사자원인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누구나 쉽게 이

해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정착할 수 있

도록 작년부터 ‘삼국유사 이바구극단’을 양성하고 있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방언으로, 이바구극단 단원이 되면 연기를 배워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군위군 주민이면 누구나

삼국유사 이바구극단삼국유사 화본마을 조직도

총괄기획

마을위원 : 45명 | 영농조합법인 : 22명

시설물관리마을홍보 레일카페민박 지역특산물체험교실 조경관리 환경미화수확체험 마을교통안내 주말유치원

팀장

김성릉박기훈정현재조제천

팀장

박구석도인철이현구김은관

팀장

윤병기이병길김말숙

팀장

정세경김미경이승진

팀장

장순연고의선윤팔선

팀장

김미옥박계향심미자류순년

팀장

김진웅김행웅윤의조

팀장

반경아김귀자김동년김복순

팀장

이숙이임상문신동식김옥순

팀장

도조일장기원박실근엄영하

강사초빙

유치원강사

위원장

윤진기

위원장

박택관

감사

김남수

총무

이금선

사무장

임장준

자문위원

오규열

수석부위원장

김준녀

사무차장

권준영

홍보부장

정호명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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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단원이 될 수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것이

화본마을 운영위원회였다. 마을 주민들이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

서 주민 간에 교류의 폭도 넓히고, 향후 마을 축제나 관광 프로그

램과도 연계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바구극단은

자연스레 화본마을이 중심이 되어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이바구극단의 특징이라면, 단원의 평균 연령이 다른 극단보

다 무척 높다는 점이다. 단원의 80%가 초고령 마을인 화본마을

어르신들인지라 평균 나이가 60세를 훌쩍 넘는다. 최고령 단원의

나이는 곧 여든을 앞두고 있다. 물론 소수이긴 하지만 30~40대의

젊은 단원도 있다. 이들은 자신의 부모님 세대이자, 할머니, 할아

버지와도 같은 어르신 단원들이 연기 수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

조 역할을 자처한다. 그 중에는 다섯 남매를 둔 30대 중반의 다둥

이 엄마도 있다. 읍내에서 차를 타고 30분이나 걸려 화본마을까

지 와야 하지만, 매주 토요일을 언제나 기다린다고 한다. 어르신

들이 휴식시간에 짬짬이 해주는 옛날 이야기나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지혜를 듣는 것도 즐겁고, 무대에 서면 더 이상 엄마가 아닌

자신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좋단다. 자신감과 자

존감이 재정비되는 순간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도

극단에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이바구극단 소속 최연소 배우

의 탄생이 곧 임박한 셈이다.

즐거운 이가 어디 한 사람 뿐이겠는가. 행인 1, 2 역할을 맡

았더라도 무대에 서는 기쁨은 크다. 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가

족은 알아봐주는 법. 자식들을 비롯해 손자 손녀들이 공연을 보

러 와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무대에 나왔다고 자랑하고 박

수를 친다. 괜히 기분이 으쓱해지는 순간이다. 그 맛에 무대에 선

다는 어르신도 있다. 또한 내 가족, 내 이웃이 출연하는 작품이라

다른 공연보다 관심도 높아 이만한 홍보 효과도 없다. 그래서 ‘삼

국유사 이바구극단’은 마을 주민들의 단결과 협동심을 더욱 굳건

히 해주는 동시에, 화본마을과 그 주변 일대를 더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바쁜 농사철에도 어김없이 토요일이면 모이는 것은 공연

이 주는 힘을 제대로 맛봤기 때문이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는 앞으로도 주

민 주도적 문화생산 활동에 기꺼이 참여해 마을 콘텐츠를 확장시

키고 주민들의 역량도 강화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면소재지가 정

비되면 야외공연장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연기력을

뽐낼 계획도 세웠다. 지난해 2회나 뮤지컬 공연을 선보인 경력도

있어 잘해낼 자신도 있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일도 많아 늘

바쁜 화본마을이다.

화본마을 녹색군단은 행복전도사들

“할머니 저는 별을 아주 아주 크게 만들어 주세요”, “할머니 포켓몬

도 만들 수 있어요?” 달고나 앞에 앉은 아이들의 요구사항은 꽤나

까다롭다. 자꾸 할머니의 능력 밖에 일을 해달라고 조른다. 할머니

는 자신이 그것을 못 만들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뭔가 해주고 싶은

내 가족, 내 이웃이 출연

하는 작품이라 다른

공연보다 관심도 높아

이만한 홍보 효과도

없다. 그래서 ‘삼국유사

이바구극단’은 마을

주민들의 단결과 협동심

을 더욱 굳건히 해주는

동시에, 화본마을과

그 주변 일대를 더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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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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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재차 묻는다. “그게 뭔데?” 곧 아이들의 장황한 설명이 이어

진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테마 박물관에서 주말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녹색 조끼와 앞치마를 두른 할아버지, 할머니 봉사단은 테마

박물관에서 달고나를 만들기도 하고, “옛날에는 말입니다.”로 시작

하는 안내 멘트로 60~70년대 과거의 시간을 여는 안내자가 되기도

한다. 교통 안내 및 안전관리도 그들의 몫이다. 관광객들이 필요로

할 때면 어디선가 그들이 불쑥불쑥 나타나 길 안내며 불편사항을

처리해 ‘무적의 화본마을 녹색군단’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일당 5만

원을 받고 하는 일이지만, 자식 같고 손주 같은 이들이 “할머니, 할

아버지” 하고 부르니 단순한 일꾼이 아닌 그들의 아버지가 되고 할

머니가 된다.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온 부모 입장에서도 옛날 시골

집에서 느꼈던 그 정감어린 풍경들이 어르신들을 통해 펼쳐지니 자

신 역시 그 시절의 아이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화본마을 녹색군단은, 마을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화본마

을 운영위원회가 2013년에 조직했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 위원들

중심으로 구성된 녹색군단 정회원은 현재 45명 정도로, 마을축제와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면 그 인원은 주민 자율 참여로 크게 늘기도

한다. 한편, 녹색군단 회원이 되면 한 달에 한 번 매월 첫째주 토요

일에 열리는 마을 정기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이때 윤진기 운영위

원장이 직접 녹색군단 친절교육에 나선다.

“여러분, 지난 번 김장축제 때 보니까 한 가족이 김치 속을 너무 많

이 넣는다고 타박하시던데 그러지 마세요. 우리 김치 속 가지고 가

서 깍두기 담그면 그렇게 맛있다고 합니다. 그 또한 고향에 대한 향

수와 추억을 가져가는 것인데, 우리 인색하지 맙시다. 시골 인심을

지키는 게 또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윤진기 운영위원장이 녹색군단에게 누차 강조하는 것이 진정성이

다. 겉모습만 그럴싸한 시골마을이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 정서를 담아 사람들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맞

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화본마을의 현재 목표는

2020년까지 관광객 50만 명을 유치하고 20억 원의 소득을 올려 1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 윤진기 운영위원장은 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시설들이 아직 완공되지 않아 현재는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없지만, 기존 화본마을 콘텐츠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 장담한다. 그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무한도전, 무한투자

로 ‘행복마을 화본’으로 발돋움해 행복 전도사가 되는 화본마을의

미래 그림도 일찌감치 그려 놓았다.

흔히 추억도 돈 주고 사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돈을 기

꺼이 내서라도 사고 싶은 추억이 있는 마을, 그게 바로 화본마을이

다. 면소재지가 정비되면 얼마나 더 큰 추억들이 우리를 뜨겁게 반

겨줄까? 잊고 지내던 시골의 추억과 경험하지 못한 시골 생활을 찾

아 우린 그곳으로 행복한 시간 여행을 떠날 것이다. 녹색군단(환경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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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역 광장의 레일카페 출입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기차 여행

이 시작된다. 폐열차 두 량을 개조해서 만든 열차 카페는 기차 안 분

위기를 제대로 살렸다. 창가 자리에 마주 앉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도록 테이블을 배치해 놓았고, 차창 밖을 내다보면 기차 안에서

스쳐지나갔던 풍경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나

뭇잎, 저 멀리 보이는 크고 작은 산들, 그리고 그 풍경 속에 피어난

탐스러운 연꽃들. 방문객 입장에서는 왜 이제야 이런 시설이 들어

섰을까 의구심을 가질 만도 하다. 북쪽으로는 팔공산이, 남쪽으로

는 대구의 젖줄인 금호강과 안심습지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이 오히려 주민들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 전국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넓은 면적을 보유한 대

구광역시 동구는 풍부한 생태·문화자원의 보고로 불리지만, 대구

동구 전체 면적의 51.9%가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구역, 생산녹

지지역으로 지정돼 오랜 기간 도시의 변화와 발전으로부터 소외되

도농복합지역 새로운 발전모델, 안심창조밸리

도심 속 오아시스를 만나다

금강역 레일까페

성과창출우수

대구광역시 동구

포괄보조사업명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

내역사업명

도시생활환경개선소관부처 국토교통부

자연을 보호하며 자연과 하나되는 ‘생태관광’이 유행이다.

그래서 순천하면, ‘순천만’, 제주하면 ‘거문오름’, 창녕하면 ‘우포늪’이 대표된다.

그리고 이제 대구하면 ‘안심창조밸리’가 이곳들과 이름을 나란히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제한적 개발 공간을 생태관광 자원으로 역이용

사업 공모 준비 단계부터 주민과 함께 사업의 초석을 다져 시행착오를 최소화

각 개인과 조직에 맞는 역할 분담으로 업무 효율성 극대화

지역 특산품의 6차 산업화로 새 판로 개척 및 농가 수익 증대

타사업과 연계시켜 사업의 지속성 확보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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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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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

구광

역시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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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곳이 지금의 안심지역이라고 한다. 견훤이 더 이상 쫓아오지 않

는 것을 알고 왕건이 마음을 놓았기에 ‘안심(安心)’이란 지명을 얻

게 됐다는 유래다. 이 일대는 6.25 전쟁 직후인 1950년대 중반부터

연근재배가 시작되어 한때 전국 최대 연근생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안심지역은 시가지에 연접하여 연근을 특산물로 하는 도농복합지

역이에요. 도농복합지역은 지역 특성상 도시인과 농업인 간의 갈등

이 많은 곳이죠.1) 사업이 잘 추진되기 위해서는 주민 공동체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그래서 사업구상 단계부터 주민들의 목소리

를 많이 담으려 노력했죠.”

안전도시국 도시과 담당자들은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

사업’에 공모를 준비할 당시부터 주민들의 생각과 의견을 자주 물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만큼 이곳을 꿰뚫고 있는 사람도 없죠. 주

민들을 만나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이나 꼭 설치되었으면 하는 시설

등의 정보를 수집했어요. 그 과정 속에 사업 공모에 도움이 될 만한 사

진이나 기사 등의 자료를 제공하는 주민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금강역 레일까페

어 왔다. 그러나 천혜의 자연 조건을 두루 갖춘 복 받은 땅임이 분명

했다. 동구는 이러한 자원을 보전하면서 활용하는 방안은 없을까를

두고 고심했다.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안심역과 혁신도시, 동호택지

지구 등이 20개의 버스 노선으로 연결돼 있었다. 동구는 도심과 자

연을 잇는 ‘생태관광’에 주목했다. 자연생태계에 상처를 내지 않으

면서 지역민이 자연을 감상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것이 사업의 목표가 된 것이다. 금강역을 비롯해 팔공산과 금호강

을 아우르며 태조 왕건이라는 굵직한 스토리까지 갖춘 ‘안심지역’

이 생태관광 사업의 중심이 되었다.

사업의 밑그림, 주민이 그리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 안심. 이 지명에는 재미난 이야기

가 전해진다. 후삼국 시대, 왕건과 견훤은 팔공산에서 큰 전투를 벌

인다. 이 전투에서 패한 왕건은 견훤을 피해 달아나는데, 그때 이

1) 도농복합지역은 대부분이 시가지 외곽에 위치하여 ‘도시적 환경과 농촌적·자연적 환경이 혼재(混在)’하고, ‘도시적 생활자와 농업적 생활자(농업인)가 혼주(混住)’한다. 이에 기존 주민과 이주민, 방문객 간 갈등이 심화되는 한편, 창고, 공장, 음식점 등의 개별 입지에 따른 난개발이 진행되어 환경이 훼손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혼재·혼주지역을 라반지역(rurban area)이라고 한다. 이는 1915년에 미국의 농촌사회학자 갈핀(C. J. Galpin)이 작은 농촌마을과 그 주변에 거주하는 농민의 사회적 관계에 착안하여 사용한 조어(造語)이자 어반(urban: 도시의)과 루럴(rural: 농촌의)의 합성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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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도시과 담당자들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담긴 콘텐츠를

비롯해 손수 발품을 팔아 수집한 자료로 사업구상서 초안을 작성

하였다. 도시재생·디자인 전문기관도 수차례 만나 사업 구상의 미

비한 점도 보완해 나갔다. 이 과정 속에 ➊안심역 ➋신서타운 테마

거리 ➌금강동행복마을 ➍점새늪 ➎가남지 ➏금강역 등이 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결정되었다.

도농 상생연대는 주민의 힘으로

동구는 “함께해요~ 안심창조밸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2014년

국토교통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 선정됐다. 80억 원의 예

산을 들여 2018년에 완공되는 ‘안심창조밸리’는 방문객 목적에 따라

크게 휴양관광과 생태탐방, 두 가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먼저 휴양관광을 택했다면 여행의 출발 지점은 도시철도 1

호선 안심역이 된다. 대합실 내 ‘연꽃테마 전시관’ 관람을 시작으로

‘신서타운 테마거리’로 나서면, 세대를 아우르는 만남의 광장을 만

나게 된다. 그리고 그 길 끝에 다다르면 금강역의 레일카페를 발견

하게 된다. 이때 선택은 자유다. 그곳에서 연근티와 연꽃차를 마시

며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고, 그대로 금호강을 향해 걸어가 금강동

행복마을 둘레길을 산책해도 좋다. 마을 둘레길에는 조류관찰대와

포토존이 들어서 있고, 연꽃을 테마로 한 터널쉼터도 마련돼 있다.

한편, 생태탐방은 안심역에서 동남쪽으로 400여 미터 떨어진

‘가남지 수변공원’에서 시작된다. 가남지는 그동안 오폐수 유입으

로 수질이 오염되고, 관리되지 않아 지저분한 수변 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사업이 시작되면서 연꽃 군락지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둑길

은 부드러운 마사토를 깔아 맨발로 걷기에도 좋다. 가남지의 남쪽

연꽃축제

으로는 물새들의 안식처라 불리는 ‘점새늪’이 있고, 이 주변에는 연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 그리고 이곳을 지나 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안심습지’를 만난다. 이곳에는 전망대가 있어서 물안개 사이로 솟

아오르는 해와 강 너머로 지는 해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갈대 등

수변식물도 다채로워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활용이 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주저하고 멈춰서야 하는 순간

들이 숱하게 많았다고 도시과 석재춘 주무관은 말한다.

“사업 대상지가 연근 재배 단지와 금호강 주변으로 집중되어 있어

농가 분들이 각종 민원을 제기하셨어요. 레일카페와 같은 문화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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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들어서면 도시민들이나 좋지, 본인들에게는 무슨 직접적인 혜택

이 있겠냐는 거였죠. 시설 만든다고 공사용 차량과 기계들이 드나들

면 오히려 연근 재배에 손해만 줄 거라고 공사를 반대하셨어요.”

그래서 가장 바쁜 영농기를 피해 공사를 진행키로 하고 겨우 합의

를 이끌어냈다. 그런데 첩첩산중이라고 했던가. 이번에는 인근 시

가지의 도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농번기를 피해 공사를 진행하

다보니 시설 완공 시기가 예정보다 늦어졌고, 이를 기다리던 도시

민들이 불만을 갖게 된 것이다. 결국 동구청은 관할 안심 3,4동 주민

센터에서 두 차례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설득 작업에 나섰다.

농가에는 “당장은 건설공사로 인해 영농에 어려움을 느낄 수

도 있다. 하지만 사업이 완료되는 2018년에는 인프라 개선에 따라

농업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관광객 증가와 함께 연근을 활

용한 특산품 매출이 증가될 것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봐달

라”고 호소했다. 조속한 완공을 요구하는 도시민들에게는 “사업의

궁극적 목적은 편의시설 개선이 아니다. 사라진 지역 공동체 복원과

도시의 활력을 증진시키는 데 있다.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여유

와 시간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이때 도시민과 농업인을

납득시키고 설득시키는 데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주민협의체’였다.

주민협의체는 사업 공모 당시에 자발적으로 조직된 주민 중

심의 자치활동 단체였다. 구성원은 총 30명. 연근 농사를 짓는 이도

있고, 근처 도심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이도 있다. 때문에 누구보다

도농인의 속사정을 잘 알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었다. 이해

관계의 충돌로 인한 사소한 오해와 갈등을 풀고, 행정에 주민 입장

을 전달하는 일에 있어 그들만한 적임자도 없었다.

도시민과 농업인을 납득

시키고 설득시키는 데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주민협의체’였다.

주민협의체는 사업 공모

당시에 자발적으로

조직된 주민 중심의

자치활동 단체였다.

적재적소에 전문 인력 배치는 필수

주민협의체는 월 1회 정기적인 회의를 개최해 마을 이슈를 논의하

고, 마을 주민 연대 강화에 앞장서는 일을 맡았다. 이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안심창조밸리의 주요 기반시설에 맞춰 분과별 조직

구성을 했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이 투철한 책임감 속에 자신의 역

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역할 분담체제를 갖춘 것이다. 그리고 이들

의 역량강화와 자생력 확보는 도시재생지원센터에 일임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와 같은 외부 전문기관이 행정과 주민을 잇고 중재

하는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서라도 전문기관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죠. 공무원들은 정기 인사나

조직 개편에 따라 자주 이동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가

는 데 한계가 있잖아요. 주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요인이 되죠. 그런 면

에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사업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도시과 변헌 과장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주민들에게도 두터운 신

임을 얻고 있다고 자부한다. 현재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주민들의 선

진지 견학을 비롯해 각 분과별 교육과 시설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

츠 발굴․기획을 맡고 있다. 시설 조성 등의 하드웨어 사업은 도시과

가, 주민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사업은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맡아 사

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포기 대신 도전, 사상누각이 아닌 적공지탑

주민협의체와 도시재생지원센터, 그리고 도시과가 조화로운 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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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를 갖출 수 있었던 데는, 행정이 끈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

효과라고 변헌 과장은 말한다.

“기다리는 공무원이 마지막엔 이긴다는 말이 있어요. 무엇보다 주

민과 함께하는 사업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해요. 시행착오를 겪고

진행이 더디더라도 주민 스스로 답을 찾는 방법을 알게 해야 해요.

그래야 행정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어요.”

그래서 변헌 과장은 사업 성과에 대한 재촉과 압박이 있을 때면 다

음과 같이 답한다고 한다. “보채지 마세요. 지금 아주 잘하고 있습

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조금 느리

고, 돌아가게 되는 그 길이 사실은 가장 빠르고 오래가는 길이라는

도시과의 남다른 뚝심은 사업의 난관을 뚫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안심창조밸리의 주요 거점 중 한 곳인 금호강변에 산책로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했

다. 하지만 예상보다 승인은 쉽게 나지 않았다. 지난 4대강 사업의

실패로 인해 하천변에서 시행하는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컸

기 때문이다. 사업의 시설팀장인 백명주 주무관은 수차례 부산지방

국토관리청을 찾아가 담당자 설득에 나섰다. 담당자가 출장을 갔을

때는 그 출장지까지 쫓아가 산책로 설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

했다. 결국 백 주무관의 열정과 끈기는 사업 승인을 이끌어냈다. 현

장 실사를 나왔던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들이 보행자의 편의

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할 정도로 지지도 얻었다. 금호강

산책로는 그야말로 행정의 끝없는 시도가 이룬 또 하나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주인공이 된 주민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진흙에 물들지 않아 고귀한 꽃으로 여겨지

는 연꽃. 해가 지면 꽃봉오리가 오므라들어 태양의 꽃이라고도 불

린다. 전국 최대 연 생산지인 안심창조밸리는 이러한 연꽃을 테마

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기획했다. 그런데 문제는 연꽃의 태

생적 한계였다. 연꽃이 만개하는 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관광객을 끌 만한 콘텐츠가 부재한 것이다. 주민협의체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사시사철 연꽃과 수생식물을 관람할 수 있도

록 ‘연 생태관’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연꽃 개화 시기의 한계를 극복

할 수 있는 좋은 사업기획이었지만 문제는 운영과 관리였다. 연못

청소 외에도 수질 관리 및 금붕어 먹이 공급 등 유지 관리에 많은

부담이 예상됐다. 주민협의체는 요일별 담당자를 지정해 시설 유

지·관리를 전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 결과 2017년 봄,

연 생태관이 문을 열게 되었다. 인근 학교에서는 이곳으로 생태체

험학습을 오고, 여름날 무더위에 지친 주민들은 잠시 땀을 식히기

위해 들른다. 주민이 이룬 다목적 멀티 공간의 탄생인 셈이다.

한편,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함께 아이디어를 낸

것은 금강행복마을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금강행복마을에는 주

민들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가 하나 있는데, 요즘 이곳이 심상치 않

다. 금강행복마을에 대해 소개하자면, 금호강 습지와 철새도래지로

전국에서 보기 드문 생태자원을 보유한 곳이다. 하지만 지역 대부

분이 상수원보호구역과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발전이 더뎠다. 그러

다 최근, 마을 개발의 걸림돌이었던 생태 자원을 활용해 유치원과

학교 등에 생태체험장을 만듦으로써 도시민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마을을 찾는 이들이 늘자 마을 경로당 1층은 카페로 리모델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거주민 대부분이 60대 이

상의 고령층으로 구성돼 있어 차(茶) 문화를 즐기지 않는 것도 이유

주민협의체 회의

주민협의체는 요일별

담당자를 지정해

시설 유지·관리를 전담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 결과 2017년

봄, 연 생태관이 문을

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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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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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2층에 위치한 경로당과 1층 카페의 경계

가 모호해지면서 폐업 위기에 다다랐다.

카페가 처음 조성됐을 때 마을에 새로운 문화 공간이 생겨 좋

아했던 주민들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에 “마을 정서에

맞게 막걸리와 부침개를 카페 메뉴로 추가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이때부터 동구청과 금강동 주민 간에 신 메뉴 개발과 카페 활성화

에 대한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회의 때마다 막걸리와 부침개를 질

리도록 만들고 먹어보며, 개선점을 찾아나갔다. 금강동 민속카페는

이러한 우여곡절 속에 재오픈 되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주

말에는 손님이 많아 일손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럴 때면 경로

당 어르신들이 2층에서 내려와 서빙과 전 부치기 등의 허드렛일을

도맡았다. 자연스레 매출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민들

의 자신감이 이보다 더 높게 상승한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생태관광 중심지, 힐링 안심창조밸리가 뜬다

“이름만 듣고 첨단 IT 산업단지인 줄 알았어요. 대구 도심 속에 이렇

게 멋진 생태 공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안심창조밸리’를 처음 찾아온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방송과 신

문 등 각종 언론보도를 타면서 동구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주

말을 이용해 방문한다. 이곳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에 보답

하는 방법은 더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다. 연꽃

최대 개화기에 맞춰 ‘안심창조밸리 연꽃축제’를 개최하고, 주말 밤

이면 레일카페 앞 광장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친다. 또한 계절별

문화제와 사진전을 비롯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연 생태관

연근 최대 생산지의 명성을 잇고자 하는 노력도 멈추지 않

는다. 이에 따라 연근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이 출시 중이다. 대히

트 상품으로는 생산량이 판매량을 못 쫓아간다는 연근쿠키와 연

근차(茶)가 있다. 연근차의 경우는 수요가 많아 안심연근작목반

을 중심으로 홈쇼핑 런칭도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주변 식당가

에서는 연근주, 연근국수, 연근비빔빕, 연밥(연 잎으로 싸서 만든

밥) 등 연 관련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지역 특산품의 우수성을 널

리 알리고 있다.

좋은 소식도 잇따라 들리고 있다. ‘2016년 전국 지방자치단

체 일자리경진대회’의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발

굴 부문에서 고용노동부장관상을 동구가 수상했다. 안심창조밸

리 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한 점

이 높게 평가된 것이다. ‘2017 행정자치부 마을기업 심사’에서 금

강행복마을이 마을기업으로 최종 선정되는 기쁨도 맞았다. 이뿐

만이 아니다. 팔공산과 금호강, 혁신도시를 잇는 안심지역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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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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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66

에 대한 전략적 투자의 당위성이 입증됨에 따라 타 사업으로 연

계되는 연쇄적 파급효과도 창출되었다. 안심창조밸리 사업이 다

른 사업들을 견인하는 마중물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

다. 하지만 사업이 확대되고 그 성과가 입증될수록 변헌 과장은

걱정도 그만큼 는다고 말한다.

“땅값이 예전보다 많이 올랐어요. 연근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분

이 계셨는데, 이곳에 공장을 짓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이게

잘하는 일인가 회의감이 들기도 해요. 원 주민들이 더 살기 좋은

정주 여건을 만들고자 시작한 사업인데, 그 분들이 이곳에서 먹

고 사는 게 힘들어지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동구는 연근을 활용한 6차 산업 활성화 방안과 푸드트럭

등을 이용해 농가 판매량을 높이는 방법 등을 고심 중이다. 한편,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이충희 사무국장은 지역민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 어떤 사업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을 운영에 있어 다양한 축제 등을 개최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수익을 올리는 일도 필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주

민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이곳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꾸준히 갖도

록 유도하는 게 더 중요해요. 주민이 앞서가야 마을의 성장통도

줄일 수 있는 법이거든요.”

때문에 동구는 지역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편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민이 주체가 되어 열매를 맺은 사업인 만큼

그 열매를 수확하는 즐거움도 당연히 주민 몫으로 돌아가야 한다

는 것이다. 선량한 고집으로 공공의 행복을 찾아가는 안심창조밸

리 사업은 그래서 오늘도 순항 중이다.

안심창조밸리 일자리 창출 및 사업 성과 (2016년)

금강행복마을협동조합 설립

생태·체험교육 사업 시범운영

농산물 판매

613매출 만원

2월 회

35조합원 수 명

2016년10월13일~11월16일수성구·동구 어린이집 23개소 / 참여유아 877명매출 : 877명 x 7,000원 = 6,139,000원

2016년9월19일 설립

지역 특산품 연근과 연근을 활용한 가공품 판매(금강행복마을 장터 월 2회 운영)

출처 : 대구광역시 동구 도시디자인과

안심창조밸리 일원에서 추진 중인 국·시책사업 현황

1

3

2

4

안심창조밸리 조성사업 : 국토교통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80억원)

GB(점새늪) 환경문화 공모사업 : 국토교통부 환경문화사업(10억원)

안심창조밸리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 국토교통부 주차환경 개선지원사업(56억원)

안심 뉴타운 개발사업 : 대구광역시 도시공사(5,078억원)

출처 : 대구광역시 동구 도시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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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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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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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일본의 한 작가는 ‘좋은 사회’의 전형은 공중목욕탕에서 찾을 수 있

다고 말한다. 공중목욕탕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작동한다. 공동으

로 사용하는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욕조의 물이 넘치지 않도록 각

자가 조심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욕조에 수건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경계도 찾아볼

수 없다. 나보다 상대를 눈치껏 배려하고 살피는 것이 미덕이다.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의 ‘도시활력증진개발’ 사업은 이러한

공중목욕탕의 모습과 닮아 있다. 대명동을 하나의 커다란 공중목욕

탕으로 가정한다면, 행정은 목욕탕의 매표소 직원이 되어 ‘손님은

왕이다’라는 전략을 세우고 그들이 가장 우선시 하는 것, 가장 필요

로 하는 것을 살핀다. 목욕탕의 실질적 주인이나 마찬가지인 손님

은 목욕탕에서 내세운 규칙과 체계에 맞춰 움직인다. 단, 비생산적

이고 비합리적인 운영 방식에는 과감하게 큰 목소리를 내고, 아이

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면 목욕탕 직원들은 손님들의 의견을

복지와 문화가 어우러진 대명행복문화마을

문화예술과 복지로 옛 영광을 되찾다

행정복지센터

운영효율화우수

대구광역시 남구

포괄보조사업명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

내역사업명

도시생활환경개선소관부처 국토교통부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공존하며,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좋은 사회’에 대한

성찰과 합의를 새롭게 시도해 봐야 한다. 여기 문화예술과 복지를 키워드로

그 답을 찾은 곳이 있다. 한때는 대구광역시 남구의 가장 변방을 차지했던 대명3동.

그러나 지금은 남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지역 특성(장애인 시설, 예술인 밀집)을 반영하여 생활복지공간 실현

주민, 행정, 전문가의 상호보완적 역할 분담

주민주도형 문화·예술 공연 개최 및 소모임 활성화

지역민이 대상인 마을교육을 통해 아이디어 도출 및 실행

타 부서와의 협업으로 문화시설확충과 콘텐츠 개발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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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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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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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매년 5월이면 ‘로드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2013년부터 개최한 축제는 다양한 공연을 무

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대명공연거리에서는 소극장과 예술

단체, 공방작가들이 함께 하는 ‘아트플리마켓’이 열리고, 마을 주민

이 배우가 되어 무대에 오르는 실험적인 공연도 펼쳐진다. 극단 한

올림 대표이자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前 대명공연문화거리위원

회) 소속 정철원 이사는, “대명3동의 소극장들은 극단들이 극장을 운

영하는 독특한 형태로, 기획과 제작, 공연이 일관적인 흐름으로 이어

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 덕분에 콘텐츠가 다양해 관객 유입

이나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예술인들이 이곳

에 몰린 이유에는 조금 씁쓸한 뒷사정이 있다.

전업 예술인 10명 중 7명의 한 달 수입은 100만 원이 채 되지 않

는다는 통계가 있다. 배고픈 예술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은 역시 주거비. 달동네에 유독 예술인이 많이 사는 이유기도 하다.

예술인들이 대명3동으로 하나 둘 모여든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로 대명공연거리에 입주한 소극장이 24곳이나 되지만, 제가

처음 올 때만 해도 3개가 전부였어요. 예술가들이야 저렴한 월세 때

문에 이곳에 들어오지만, 길도 어두컴컴하고 사람도 별로 없는 낙

후된 지역에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어요?”

정철원 이사의 얘기다. 그랬다. 과거 대명2·3동 일대는 대구의 대표

적 예술대학인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와 경북예고가 인접해 있고

음악·극단·무용 연습실과 음향·악기점, 소극장 등이 밀집돼 있는 지

방에서 유일한 공연예술거리였다. 하지만 1996년, 계명대학교가 대학

본부를 대명캠퍼스에서 성서캠퍼스로 이전해 가고, 외곽이 급속도로

개발되는 상황과 맞물려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대신 그 자

리는 사회적 경쟁에서 다소 핸디캡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졌다.

접수해 이웃한 목욕탕에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협조를 얻기도 하

며 목욕탕을 날로 업그레이드시킨다. 그 결과, 손님 만족은 물론 입

소문까지 나기 시작했다. “그 목욕탕 서비스는 남다르대. 한 번 가

면 자꾸만 가고 싶어진대.” 대명동 행복 목욕탕은 요즘, 단골손님

맞이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대명3동은 지금 제 2의 대학로로 비상 중

서울에서 젊음의 핫플레이스 하면 홍대, 이태원, 대학로, 신사동 가

로수길 등을 꼽는다. 이중에서도 홍대와 대학로는 연극·미술·음악·

문학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의 산실이다. 남구

는 대명3동을 ‘제 2의 홍대나 대학로’로 키울 작정으로 ‘대명공연거

리’를 조성했다. 대명공연거리 입구에는 도시철도 3호선 남산역이

대명공연거리 계대 서편 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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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는 2008년부터 전국 최초로 도시활력사업 전담조직인

도시경관과(현 도시재생총괄과)를 설치해 행정 조직력을 강화시

켰다. 때문에 사업의 추진·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크게 어려

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큰 난관은 지역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일이었다.

그동안 대명3동은 장애인 시설이 밀집돼 있어 부동산 값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고울 수가 없

었다. 남구가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는 ‘광장효과’였다. 붉은악마

를 탄생시킨 거리 응원 문화는 광장효과에서 비롯됐다. ‘광화문’

이라는 마주침과 어울림의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다.

마주침과 어울림의 공간으로 장애와 비장애를 넘다

남구가 대명3동을 다시 주거명품도시로 되살리고자 할 때, 가장 걸

림돌이 된 것은 ‘장애인 시설’이었다. 대명3동은 장애인복지시설

(총 9곳) 밀집으로 취약계층이 대거 유입돼 있었다. 30년 이상된 건

축물이 63.5%나 될 정도로 노후 건축물의 비중도 높았다. 방치된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듯 울퉁불퉁한 골목길에는 불법주차된 차들

로 인한 다툼이 자주 벌어지기도 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작

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애인 시설에 대한 님비 현상으로 갑

작스럽게 시설을 이전시킬 수도 없었다. “이곳을 재개발하는데 방

해가 되니 나가주시오”라고 말하는 것 역시 가당치 않은 일이었다.

어떻게 이곳의 상호 연결성을 인정하고 튼튼한 공생 관계를 구축

할까?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갈까?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과거 대명3동은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구역이었던 만큼 예술

자원이 어느 곳보다 풍부했다. 예전보다 많이 감소하긴 했지만 음

악학원과 음악연주홀·개인연습실이 300개가 넘었고, 미술학원·

개인화실이 60개, 무용학원이 10개, 그리고 문화예술공간이 90여

개나 남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내 특화자원인 문화예술

과 복지를 엮어보자”는 방향에서 고민을 풀어나갔다. ‘대명동 문

화복지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대명 2·3·5동을 중심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100

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명행복문화마을 사업은 복지와 문화

를 핵심 콘텐츠로 문화T/F팀과 복지T/F팀을 구성했다. 문화T/F팀

은 대구문화재단과 문화관광과(시, 구), 대명3동 내 극단관계자들

로 구성되어 실무자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였다. 복지T/F팀은 남

구의 임병헌 구청장과 복지관계 기관장을 공동대표로 하여 민간

과 공공의 사회복지종사자들과 함께 대명2·3·5동의 실질적인 복

지 개선에 나섰다.

도시재생개발사업 추진·지원 체계 역할 분담 조직표

추진체계

지원체계

실무협의체

도시만들기 지원센터

지역전문가그룹

도시대학

추진협의체

좋은 이웃협의체

좋은 이웃자문단

· 세부사업별 전담인력지정, 예산․행정지원 · 6개과(기획조정실, 주민생활국, 도시건설국, 안전행정국 소속 6개과) · 행정협의체 + 실무 T/F팀 ➛ G/P팀

· 개발사업추진, 실무자 학습리더 양성, 정보의 공유 · 사무국장1명, 간사1명, 연구원2명

· 사업발굴에서 운영․관리 주도적 역할 · 주민,학교, 극단대표 등 사업별 10명 내외

· 사업발굴, 정책수립, 운영․관리 정책자문 · 교수․행정가․시민단체 및 의회의원등 10명 내외

· 사업발굴, 정책수립, 운영․관리 정책자문․멘토 · 지역교수 및 실무전문가 2명

· 개발 및 프로그램사업 학습 및 견학 · 도시재생추진단 등 외부 위탁운영

추진·지원체계별 상호보완적 명확한 역할 분담

복지문화거점시설 전

출처 : 대구광역시 남구 도시재생총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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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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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리고 도시재생대학 수업을 통해 장애를 가진 주민들과 함께

그들 입장을 반영한 ‘베리어 프리’ 지도를 완성해 나갔다. 그런데 장

애인전용주차구역을 만들고, 점자블럭 등 장애인 보행을 고려한 시

설물을 시공할 때 다른 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됐다. 특수학교 통학

로와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베리어 프리존을 조성했는데, 자신

의 집 앞에 오돌토돌한 점자블럭이 생기는 게 탐탁지 않았던 것이

다. “아이가 넘어져 다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우리집 미관을

해친다” 등 반대 이유도 다양했다. 또한 장애인전용주차구역과 장

대명3동에도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자주 마주칠 공간, 자주 어울

릴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주침의 공간으로 장애인 복지시설

이 몰려있는 대명3동에 복지문화 거점 시설인 ‘대명3동 행정복지

센터’를 새로 지었다. 1층에는 기본적인 행정업무를 볼 수 있는 사

무 공간을, 2층에는 소회의실과 프로그램실을, 3층에는 프로그램

실 및 건강증진실과 탁구장을, 4층에는 대회의실을 조성했다.

‘행정복지센터’에 이어 어울림의 공간으로 순수예술가들의

주요 거점이자 악기점, 예술학원, 미술공방, 음악작업실 등이 밀

집한 거리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곳을 ‘대명공연거리’라는 이름으

로 육성해 나갔다. 대명공연거리의 중심부에는 대명공연예술센

터 리모델링도 추진했다. 이탈리아 성 베드로 광장에 성 베드로

성당이 있어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이는 것처럼, 성공적인 광장에는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축물이 있어야 한다. 대명공연예술센터 역

시 대명공연거리의 랜드마크이자 문화ㆍ예술인과 주민들의 새로

운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올해 문을 열었다. 지하

1층~4층 규모로 지어진 예술센터는 문화활동 연습 공간을 비롯해

연극제작과정 전시체험관과 IT체험관 등을 갖추고 있다.

지역민, 그들을 함께 놀게 하라!

여기까지만 보면 이토록 순탄하게 진행된 사업도 없다. 외부의 시각

에서는 탄탄한 조직력과 기획, 예산확보로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은 매일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명3동은 타 지역에 비해 장애인 주민 비율이 높은

특수성을 감안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베리어 프리(Barrier Free: 장

애물 없는 생활환경 만들기)’ 최우수 등급 예비 인증을 획득해 놓았

‘행정복지센터’에 이어

어울림의 공간으로 순수

예술가들의 주요 거점

이자 악기점, 예술학원,

미술공방, 음악작업실 등

이 밀집한 거리를 선택

했다. 그리고 이곳을

‘대명공연거리’라는

이름으로 육성해 나갔다.

프로그램명 운영기간(운영시간) 자격 1회평균이용인원 비고

가요교실 1월~6월(목 10:30~12:00)

관내주민

누구나

100명

현재 장애인 이용중건강증진실 1월~6월(자유이용) 8명

요가교실 1월~6월(월,수,금16:00~17:30) 40명

다문화가정/한국어가정 1월~6월(화, 목 19:30~20:30) 15명 다문화가족이용

수화 노래반 3월~6월(월,수 14:00~16:00) 8명 “농아인의날” 수어가두홍보 축하공연 13명하모니카 2월~6월(수 10:00~12:00) 18명

실버태극권 3월~6월(화, 목 11:00~12:00) 15명

만60세이상서예교실 3월~6월(화,금 10:00~12:00) 8명

수지침 3월~6월(화,목 11:00~12:10) 13명

챠밍댄스 1월~6월(월,수,금12:00~13:10) 16명

한국무용 2월~6월(월, 수 10:20~11:30) 15명

라인댄스 2월~6월(화, 금 09:40~11:00) 40명

줌바교실 2월~6월(화,목 15:00~16:20) 40명

민요부르기 3월~6월(금 13:30~15:00) 10명

한지공예 4월~6월(월 10:00~12:00/목 13:30~15:30) 6명

탁구장 1월~6월(자유이용) 6명

프리테니스 4월~6월(자유이용) 4명

행정복지센터 프로그램

출처 : 대구광역시 남구 도시재생총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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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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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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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우리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래서 주

민도 예술가의 일원으로 끌어들이자고 마음을 먹었죠.”

정철원 이사는 주민공연예술아카데미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

렇게 털어놓았다.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 주관으로 운영되는 주민

공연예술아카데미는 공연예술에 대한 상식을 길러 주는 이론 강의를

비롯해 공연을 관람하고 토의하는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교육 프로

그램이 진행된다. 아카데미 완료 후에는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실제

무대에 설 기회도 주어진다. 실전 경험을 쌓은 주민들은 로드페스티

벌에 참여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하고, 무대 위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기쁨을 맛본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극단(마실, 신뜨름)

을 조성해 경로당 등을 찾아다니며 문화 나눔에 동참하는 일도 생겼

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과와 의미는 장애인이라는 이름표 때문에 마음

껏 끼와 재능을 발산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점이

다. 2016년 8월, 장애인공연예술아카데미 ‘조각보’의 공연이 대명공연

거리의 한 소극장에서 펼쳐졌다. 발달장애를 가진 청년 10명이 무대

에 올랐다. 작품명은 ‘꿈꾸는 나의 하루’.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하는지,

밤에는 어떤 꿈을 꾸는지,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표

현한다. 관객들은 그제야 깨닫는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평범하게 인

식되기를 바라는 그들의 간절한 꿈과 희망을.

도시재생의 비밀 무기는 주민이다

대명행복문화마을 사업의 또 하나의 특징을 꼽는다면, 주민들의 소

소한 아이디어가 그대로 적용되는 신나는 시도가 이뤄진다는 점이

다. 주민의 참여에 의해 마을이 모습을 갖춰 가는 과정은 주민들에게

애인전용화장실 등으로 공간 낭비가 크다며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

들도 있었다. 대명행복문화마을의 사업총괄 코디네이터를 맡은 윤

철재 교수는 단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비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에요. 그런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아요. 그래서 마을 대표자 간담회를 자주 열고,

센터 내에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하는 인문학 강연이나 오락 프로

그램 등을 많이 만들었어요. 잦은 만남과 교육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의 장벽이 허물어지기를 저희 입장에서는 기다린 거죠.”

기다림의 성과는 조금씩 보이는 듯하다. “장애인이 여길 왜 와?”라

고 대놓고 싫은 기색을 내던 주민이 이제는 센터 프로그램실에 휠

체어가 들어올 자리를 따로 마련해 놓는다고 한다. 센터에서 자주

마주치던 주민들 간에 소규모 모임도 생겼다. 그들은 함께 식사하

고 가까운 소극장으로 공연도 보러 다닌다.

대명3동이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에 잡음이 많았다면, ‘대명공연거리’는 주민과 예술인 간에 마찰이

문제였다. 대구남구는 대명공연거리를 생산·유통·소비 기능이 가

능한 ‘대구형 소극장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소극장 지원 사업을 한

창 진행 중이다. 대명3동 일대에 신규 조성하거나 이전하는 등록 공

연장(300석 미만)에 한해 최대 4천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 지역 소극장들이 대명동으로 유입되는 효과는 컸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았다. 매일 공사하는 소리로 시끄러운 데다가

돈벌이를 목적으로 자신의 주거 지역을 침입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예술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예술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적 끼를 발산하기 위해 예술행위를 한다’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자

본주의 사회에서 이것을 이해시키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죠. 어떻게

장애인단체정기회의시주민커뮤니티 이용

기다림의 성과는 조금씩

보이는 듯하다.

“장애인이 여길 왜 와?”

라고 대놓고 싫은 기색을

내던 주민이 이제는 센터

프로그램실에 휠체어가

들어올 자리를 따로

마련해 놓는다고 한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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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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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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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역

시 남

구대

구광

역시

남구

179178

자부심은 물론 지역에 대한 애착을 심어준다. 남구는 ‘도시재생대학

(주민마을학교)’과 지역대학생 42명으로 구성된 ‘도시재생서포터즈’

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과 지역대학생들은 사업에 대한 이

해도를 높이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다. 주민마을학교와 도시재생서포터즈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반영

된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계명대 테니스장 노후 담장 담벼락 그림

그리기와 계명대 서편 담장 내 조형물 설치 사업을 들 수 있다.

계명대는 대명공연거리와 행정복지센터를 연결 짓는 동선이

자 대명3동 주민들에게 있어서는 상징적인 장소다. 영화 로케이션

1번지 하면 계명대였을 정도로, 과거 이곳에서 <동감>을 비롯해 <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의 영화가 숱하게

촬영됐고, <꽃보다 남자>, <각시탈>, <사랑비>와 같은 드라마도 계

명대를 주요 배경으로 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스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설렘의 장소였고, 봄·가을에는 김밥을 싸들고

소풍가기에 좋은 낭만과 추억의 장소였다. 하지만 계명대 캠퍼스

이전으로 담장은 방치되어 노후화됐고, 주변 환경을 저해하며 보행

자의 안전도 위협했다. 다행히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낡은 담벼락이

새롭게 변신돼 대명동을 대표하는 포토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대명행복문화마을 주민제안 공모사업’이 추진돼 현실 반영

이 가능한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있다.

더불어의 가치,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매주 금요일 2시, 대명공연거리에서는 ‘대(大)명동 마켓’이 펼쳐진

다. ‘대명동 마켓’은 ‘서울 명동보다 더 큰 大명동을 만들자’라는 주

민 의견에 따라, 거리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아트마켓이

1 리드미컬 난타2 여우골예술마을축제

3 장애인공연예술아카데미4 주민공연예술아카데미

5 청년디자인학교

2

3

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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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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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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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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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역

시 남

구대

구광

역시

남구

181180

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다. 축제는 청소년공연예술아카데미

를 비롯해 계명극예술연구회, 주민마실극단 ‘신뜨름’ 등 1000여 명

이 참가하며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의 조짐을 알렸다. ‘2017 로드페

스티벌’은 예술인과 직접 만나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골목은 살

아있다’ 축제와 올해 새롭게 연계돼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뜨는 거리가 되려면 다양한 감정을 소비할 수 있는 이벤트들

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대명공연거리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셈이다.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 이동수 사무국장은 “지역민

과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마을축제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행정의 부지런함이 한몫했다”고 말한다. 대명3동 상권이 점차 활기

를 띄자 상가 주민들의 시선과 대우도 달라졌다고 한다.

“주변에 학교가 많다보니까 불과 1~2년 전만 해도 방학이면 문 닫

는 상가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방학에도 대부분의 상가가 문

을 열어요. 이곳에 소극장이 밀집돼 있으니까 사람들이 공연을 보

러 많이 오거든요. 와서 공연만 보고 가겠어요? 밥도 먹고, 차도 마

시죠. 요즘에는 문화 회식이 대세잖아요. 단체로 오시는 분들도 많

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희들 때문에 동네가 시끄럽다고 야단치시

던 분들이 지금은 저희를 많이 예뻐해 주세요.”

우스갯소리로 “예술쟁이들 덕에 먹고 산다”며 수도세를 대신 내주

는 건물주도 있다고 한다. 주민들의 만족도는 따로 숫자를 매길 필

요가 없을 것 같다. 마을의 지속성과 행복은 주민들에게 달려 있다.

결국 마을을 조직하고 구성하는 것은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린 아이를 비롯해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소외되거

나 방치되는 사람 없이 경험과 기회의 장을 마련해 주는 일이다. 공

중목욕탕의 철학을 담은 대명3동의 ‘모든 주민은 동등하다’는 원칙

이 더불어 행복한 장을 열어준 것처럼 말이다.

다. 대명동 계명대학교 정문에서부터 소극장 밀집 거리까지 지역

공방작가들의 아트상품과 핸드메이드 소품 등이 판매된다. 인디 밴

드와 공연 단체의 길거리 공연도 수시로 열려 대명동 마켓에 큰 활

기를 불어넣는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대명동 마켓에는 지금까

지 900명이 넘는 셀러들이 참여했으며, 9억 원에 가까운 경제적 효

과를 창출했다. 또한 예술가들을 비롯해 청년 창업가들의 활동 영

역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남구 도시만들기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대명공연예술단체연

합회가 주관하는 ‘2016 대명 생활예술축제, 예술은 일상이다’도 성

공리에 개최됐다. 생활 문화를 매개로 지역 예술가들과 대명3동 주

구분 기간 장소 참여인원 내용

도시재생대학 2016.11.15-11.24 대명공연예술센터 22명 주민역량강화 마을활동가육성 등

도시재생서포터즈 2016.4월-12월 앞산커뮤니티센터 등 43명 도시재생 사업 참여, 현장답사,도시재생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주민제안공모사업 2016.2월-11월 도시재생선도지역사업구간 7개팀 주민 아이디어와 활동을 통한

지역문화콘텐츠 개발, 지원 등

청소년공연예술아카데미 2016.9월-11월 대명공연문화거리소극장내 95명 공연예술전문가 지도와 현장체험교육을

통해 청소년 재능 발굴, 조기진로탐색

장애인공연예술아카데미 2016.9월-11월 대명공연예술센터,소극장 115명 장애인의 문화예술체험 기회 확대

주민공연예술아카데미 2016.4월-6월 대명공연예술센터,소극장 30명 공연예술 교육, 배우훈련, 등을 통한

대명공연문화거리 특성 이해 및 홍보

주민마을축제

골목은 살아있다 2016.5.26-5.28 대명공연 문화거리 2,000명 로드페스티발과 연계․확대

물베기마을문화예술축제 2016.9.30월 청소년 블루존일원 1,000명 지역 내 예술인과 주민,

청소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장

여우골예술마을주민축제 2016.10.16 대명제2공원 1,000명 행사(축제)를 매개로

지역사회 주민통합 기틀 형성

예술은 일상이다! 2016.11.19-11.20 대명공연문화거리일대 1,000명 이렇게 놀라운 연극판, 자라등 마을난타,

청소년 댄스팀

생활문화공동체지원 2016.4월-12월 꿈꾸는씨어터대명5동 일원 30명 리드미컬난타교육

2016 도시재생 프로그램

출처 : 대구광역시 남구 도시재생총괄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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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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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남도

고흥

고흥만큼 사연 많은 지자체도 드물다. 한때 27만 명이던 인구는 이

제 겨우 6만. 노인인구 전국 최고, 인구감소율 전국 최고를 자랑(?)

하는 지자체가 고흥이다. 최근에는 2040년에 소멸가능성이 있는 지

자체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고흥은 여전히 드넓은 남도

앞바다 만큼이나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곳이다. 천혜의 유자재배지

로 평판이 높아 ‘유자’하면 고흥, ‘고흥’하면 유자로 유명한데다 최근

에는 나로 우주센터와 우주항공축제로 우주관련 이슈의 정점에 있

는 곳이다. 고흥군은 계속되는 고령화와 인구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과 산업, 문화와 관광 등 모든 면에서 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

해 노력해 왔다. 그 중에서도 “관광 고흥”은 취임 11주년을 맞은 박병

종 고흥군수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이다.

“올해 진행될 역점 사업으로 ‘관광객 2천만 시대’를 만드는 데 최선

을 다할 계획입니다. 2019년 고흥↔여수간 연륙·연도교 개통 시 인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공적인 사업구상

공공·민간투자 합작, 관광 고흥의 미래를 설계하다

고흥만 관광지구 공사 중

사업기획우수

전라남도 고흥군

3개 부처 사업의 통합과 수렴을 통해 대규모 관광지구 조성 기획

군수 및 담당공무원들의 적극적 세일즈로 민자 투자 유치 성공

숙박시설 유치와 연접지 개발 활성화로 직·간접 일자리 창출

사업구역 접근성 향상을 위해 도로 노선 변경 추진 중

포괄보조사업명 성장촉진지역개발

내역사업명

지역개발지원소관부처 국토교통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서울에서 남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고흥까지 차로 5시간. 어떻게 가도 굽이굽이 산자락을

오르내리며 고흥에 도착해야 한다. 807㎢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고흥!

그래서 고흥을 여행하려면 가장 많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 시간인 것 같다.

고흥군도 여행객들의 시간을 붙잡아 두기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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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남도

고흥

군전

라남

도 고

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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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사업개요 추진상황

수변노을공원(건설과)

사업기간 : 2012.1~2018.1

관계부서 및 기관 인허가 합의완료 : 2016.5사업착공 : 2016.5추진상황 : 암절취 등 토공진행 중

사업비 : 7,237백만 원(국비100%)

사업내용 : 잔디광장, 소운동장, 캠핑장, 주차장, 공원 등

고흥지구 관광지(관광과)

사업기간 : 2012.1~2017.11공사착공 : 2016.1추진상황 - 오수처리시설완료 - 통합관리센터 외부공사 완료, 내부 공사중공정률 : 92%

사업비 : 14,000백만 원(국60% 군40%)

사업내용 : 통합관리센터, 야외무대, 오수처리시설

용동지구연안유휴지(해양수산과)

사업기간 : 2012.1~2017.11

공사착공 : 2016.1추진상황 : 숲길산책로 17.846㎡, 주차장 14,457㎡, 상·하수도공 580m공정률 : 60%

사업비 : 10,000백만 원(국70% 군30%)

사업내용 : 숲길산책로, 주차장, 해변소공원, 물놀이장, 야영장

민간투자

콘도 등 숙박시설

건축면적 3,400㎡, 연면적 29,752㎡ 객실규모 : 218실(콘도 203, 빌라 15)(지상 10층)

토지매입 및 소유권 이전 : 2016.3숙박업 계획승인 : 2016.9공사착공 : 2017.1추진상황 : 철근콘크리트 공사중 (공정률 45%)

고흥만 관광지구 조성사업 추진현황

전체마스터플랜_고흥만계획출처 : 고흥군 건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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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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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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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남도

고흥

군전

라남

도 고

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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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업, 2012년 용동지구 연안유휴지 조성사업이 결정되면서 하나

의 사업이 아닌 3개 사업의 통합과 수렴이 이루어지고 “고흥만 관

광지구 조성사업”이라는 큰 틀이 만들어졌다.

용동지구 연안유휴지 조성사업은 개발촉진지구 개발계획

을 바탕으로 한 연안유휴지 조성사업으로 해양수산부에서 100억

원을, 고흥지구 관광지 조성사업은 문화관광부에서 140억 원을,

수변노을 공원 기반시설 사업은 국토교통부에서 72억 원을 확보

하여 국비와 군비가 총 312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관광지 조성

근 여수와 순천 지역 관광객이 고흥으로 오기가 수월해지고, 주요

관광명소에 펜션, 리조트, 콘도 등을 조성해서 관광객들이 고흥에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박병종 군수는 “우리 군은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도와 정부 부처를 쫓아다니며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져

나가는 인구에 상응할 만큼의 관광객들이 고흥을 찾아오고, 더 많

은 사람들이 즐겨 찾도록 하는 것이 고흥군의 새로운 목표이자 비

전인 것이다. 고흥의 넓고 푸르른 자연과 아름다운 문화유산은 남

도를 찾는 관광객들을 충분히 사로잡고도 남는다. 그러기 위해 가

장 시급한 것이 넉넉한 숙박시설이었고, 고흥군은 이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3개 부처 사업을 통합한 대규모 관광지구 조성사업

고흥군 도덕면 용동리는 북쪽과 서쪽으로는 득량만으로 둘러싸여

있고, 동쪽으로는 3,083ha의 바다를 매립한 간척사업으로 1,700여

ha의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남쪽으로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이 펼쳐져 있다. 간척지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이자 낚시터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주변

에는 수려한 벚꽃 터널길과 간척지 내 경비행장, 항공센터가 있어

관광 파급효과를 쉽게 점칠 수 있었다. 충분히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음에도 낚시꾼들을 제외하고는 그저 스쳐지나갈 뿐이었던 곳.

이 곳을 관광 거점구역으로 삼아 사람들이 쉬고 즐길 수 있는 곳으

로 만들자는 계획은 2011년 개발촉진지구 지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2011년 고흥지구 관광지 조성사업과 고흥만 수변노을공원 조

1 관광지구 조성 중2 관광지구 조성 후3 연안유휴지 조성 중4 연안유휴지 조성 후

1 2

3 4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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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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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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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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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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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남도

고흥

군전

라남

도 고

흥군

189188

공투자 사업으로 공원을 만들고, 운동장과 캠핑장을 조성하는 일

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고흥군이 목표로 하는 것은 좀 더 많

은 사람들이 고흥을 찾아와 기꺼이 머물며 휴식과 관광을 즐기도

록 하는 것!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체류형 대규모 숙박시설

이었다. 그것도 민간기업의 노하우와 전략이 함께 해야 관광지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의 벤치마킹 견학을 통해 터득

할 수 있었다. 고흥군은 2012년부터 군수 이하 소관부서를 구분

하지 않고 민자 유치활동에 나섰다.

“전국을 다 돌았어요. 전국의 관광레저 업체 25개를 직접 찾아갔습

니다. 처음에는 한 군데도 하겠다는 기업이 없었습니다. 모두 ‘고흥

은 너무 멀다’, ‘개발여건이 너무 낙후되어 있다’, ‘수익성이 낮다’ 등

의 이유였어요. 그렇다고 금방 포기했다면 지금의 결과는 없었을

겁니다.”

고흥군 건설과 김선태 주무관은 “군수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고흥의 발전을 위해 포기하지 않겠다는 업무 열정이 없었다면 민

자유치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그 간의 소회를 밝혔다.

수도권과 너무 먼 지역, 낙후된 지역 여건. 고흥군에 투자하

는 것은 누가 봐도 “위험한 투자”였다. 그러나 이것이 고흥의 현

실이었고 고흥이 딛고 넘어서야 할 장벽이었다. 그래서 더 포기

할 수 없었다. 담당자별로 다른 전략을 짜서 다시 업체들을 만났

고, TF팀을 조성해서도 계속해서 접촉을 해 나갔다. 고흥군의 잠

재적 개발요소와 세제지원 사항 등을 바탕으로 설명 자료를 다시

작성하여 “지붕없는 미술관인 고흥의 미래에 투자해 달라”고 호

소하였다. 김선태 주무관은 “우리는 군 세일즈맨!”이라고 말할 정

도로 고흥군의 매력과 미래를 알리는 데에 전문가가 되어갔다고

한다.

사업이다. 이는 3개 부처 사업을 사업지구의 상황과 향후 관광로

드맵을 고려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계획을 수정한 결과로,

중복투자를 예방하고 사업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었던 주요 기제

가 되어 주었다.

이처럼 3개 부처 사업을 통합 운영하려면 고흥군 내에서도 3

개 부서가 함께 움직여야 했다. 수변노을 공원 조성은 건설과가, 연

안유휴지 조성은 해양수산과가, 고흥지구 관광지 조성은 관광과가

담당하고 있었다. 군에서는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 별도의 T/F팀

을 구성하여 한 부서의 사업처럼 통합하였다. 3개 부처 사업을 통

합했듯이 3개 부서 팀들이 하나의 정예부대가 되어 사업을 총괄 운

영한 것이다. T/F팀은 각 실과의 전문성을 서로 교류하고 기술 정보

를 나누면서 최적의 사업 운영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또 T/F팀에서

는 통합 설계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설계에서부터 꼼꼼히 사업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하였다. 공무원 6인(T/F팀 관광과 2인, 해양수산

과 2인, 건설과 2인), 교수 6인, 기타 전문가 3인으로 구성된 15명의

설계 자문위원회는 선진지 벤치마킹 견학도 함께 하면서 초기 사업

기반을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사활을 건 민간투자 유치, 될 때까지 했다!

번듯한 건물과 말끔한 길이 들어서면 사람들이 오가는 것이 편해

진다. 그러나 전국의 모든 번듯한 건물과 말끔한 길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들이 수억 원을 들여 좋은 건물

과 환경을 만들어 놓고도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사례는 수두

룩하다. 공공시설만으로는 절대로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고 그

것이 관광지라면 더더욱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공

군에서는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 별도의

T/F팀을 구성하여

한 부서의 사업처럼

통합하였다.

3개 부처 사업을 통합

했듯이 3개 부서 팀들이

하나의 정예부대가

되어 사업을 총괄

운영한 것이다.

2017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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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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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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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남도

고흥

군전

라남

도 고

흥군

191190

진한 곳이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과 민간이 win-win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는 것이 양측의 의견이었다.

이렇게 군수, 부군수, 실·과장, 실무진들까지 발 벗고 나선

사활을 건 민자 유치였지만 또 다른 난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민

간 콘도를 설립해 주기 위해 공공투자 인프라 시설을 추가하는

것 아니냐”며 특혜성을 문제삼아 국토교통부에서 사업 승인을 보

류해 버린 것이다. 군에서는 이런 상황이 억울한 측면도 있었다.

특혜를 떠나 기반시설이 안 되어 있으면 민간투자가 아예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입장에서 공공시설도

민간투자도 시급한 현안임에는 틀림없다. 거듭된 협의 끝에 국토

교통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고 마침내 첫 삽을 뜨게 되었을 때

박병종 군수의 소감은 남달랐다. 박 군수는 “이 사업이 남해안 관

2015년 1월. “드디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 때, 강원도 강릉

소재의 동광개발(주)에서 투자 확답을 받기에 이르렀다. 골프인

들에게 썬밸리 골프장으로 더 알려진 동광개발 썬밸리그룹은 한

국, 일본, 필리핀 3개국에 7곳 144홀의 골프장과 숙박 규모 400실

의 콘도와 호텔을 갖추고 있으며, 힐튼호텔과 함께 하는 힐튼클

락 썬밸리 리조트와 500여동의 단독주택형 빌라단지 공사를 진

행 중인 곳이다. 다양한 레저시설 건설과 운영에 다년간의 노하

우를 지닌 동광개발에서 100억 원을 투자하여 “썬밸리 콘도”를

짓게 됨으로써 고흥만 관광지구 조성사업은 공공투자와 민간투

자를 합쳐 총 412억 원의 사업이 되었다. 썬밸리 콘도는 지상 10

층, 총 218실의 객실을 갖춘 체류형 복합레저시설로 설계되어 올

해 1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2018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가 진행 중이다.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한다”는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릉 소재의 기업이 멀리 남도 끝 고흥까지 내려와

이런 위험한 투자를 감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수익이 우선인 민간기업인 만큼 수익창출이 용이하지 않았

다면 투자를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규모의 콘도가 향후

수익창출이 가능하려면, 콘도 입지까지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개

선되어야 하고 주변 연접 시설도 레저지구에 걸맞게 갖춰져 있어

야 한다. 동광개발은 이러한 기반시설 조성에 대해 고흥군과 협

의하여 적절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었고, 고흥군도 도로개선과

주변 공원 사업 등 콘도 설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기반 사업들

을 마련했다. 실제로 기업 입장에서는 “수도권과 너무 먼 고흥이

기 때문에” 더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과를 낼 가능성도 크다는 점

또한 투자의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현장에 내려 온 기업실무

자들도 고흥군이 지향하는 “관광 고흥”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는 예상이 가능했다. 고흥은 그만큼 관광개발의 잠재력이 무궁무

고흥군 관광객 수 증감 및 숙박시설 현황

2014년

도화면 빅토리아호텔

2015년

147천명 증감2,612천명

55객실

2,759천명

관광객수

관광숙박업수

출처 : 고흥군 통계연보/2016년 기준

썬밸리콘도 준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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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남도

고흥

군전

라남

도 고

흥군

193192

행공역, 1.2km의 활주로를 신설하는 국가종합비행 성능시험장 등

이 있어 가족단위 여행에도 제격인 곳이다. 게다가 정부의 지역전

략산업 일환으로 드론기업이 입주할 우주기술 특화산업단지 조성

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지정 무인비행체

활용 시범사업 지역에 포함되는 등 다양한 사업이 이어지고 있어

개발가능성이 무한한 곳임에는 틀림없다. 민간 기업이 먼저 알아본

고흥의 잠재력을 이제 관광객들이 알아볼 차례인 것이다.

고흥 관광객뿐 아니라 여수나 보성을 찾는 관광객들도 편하

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로망도 열리고 있다. 보성군 조성면~대서

(송림)~두원(대전)~도덕(용동)을 잇는 해안도로를 국도 77호선으

로 노선변경(승격)을 협의 중이어서, 관철되면 무안~여수간 고속도

로에서 바로 고흥만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썬밸리 콘도가

들어서고 오고 가는 길까지 편해진다는 소식에 해안가를 중심으로

펜션 등 추가 숙박시설을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로 인해

직·간접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흥은 온화한 기후와 수려한 자연 경관 덕에 그동안 축구·야구 클

럽, 학교 등에서 동계 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었으나, 숙박시설이

태부족하여 유치활동에 번번이 실패했으나, 이제는 동계 훈련팀 수

요도 맘껏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곳 고흥만 관광지구 뿐 아

니라 영남면 남열지구 우주해양리조트 특구와 봉래 우주랜드 등 숙

박시설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흥 관광 2000만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과 때를 맞춰 진행된 사업, 특히 공공과 민

간의 투자가 합을 이뤄 만들어낸 사업이 이제 본 궤도에 올라 고흥

의 앞날을 예견해 주고 있다. 숙박시설을 갖춰가고 있으니, 여행지

로서의 유일한 단점은 해결된 셈이다. 이제 고흥 여행은 발견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우주로 먼저 날아간 사람들이 자신만의 발자국을

남겼듯이, 고흥의 잠재력을 먼저 알아본 사람만이 특별한 여행을

선점하게 될 것이다.

광시대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될 고흥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

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썬밸리 그룹의 이신근 회장 역시 “어린이

에겐 미지에 대한 꿈과 도전을,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하는, 가족 모두가 행복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고흥의 관

광 활성화와 지역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인사

말을 전했다.

고흥 관광 2000만 시대를 열겠다!

썬밸리 콘도는 내수면과 해수면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어 최적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공원, 캠핑장, 물놀이 시설과 확 트인 조

망, 해변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까지 복합레저시설로 손색이 없는

환경이다.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통해 로맨틱 힐링가

든, 미로공원, 노을광장 등 특색있는 시설물들도 시선을 사로잡는

다. 또 사업지구 인근에는 7km에 이르는 벚꽃 터널길과 2개 자연해

수욕장, 갯벌체험장 등 해양 관광자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3,083ha

에 이르는 광활한 고흥만 간척지, 380k㎡에 달하는 전국 최고의 비

벚꽃길전망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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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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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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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전라

북도

김제

신라 원성왕 때, 보수공사를 위해 벽골제에 파견된 기술자 원덕량.

그를 본 김제 태수의 딸 단야낭자는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원덕량

은 이미 다른 여인을 사랑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수는 원

덕량의 연인을 벽골제의 제물로 바치려는 계략을 세운다. 그러나

단야낭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벽

골제의 제물이 되고 만다.

단야낭자의 슬픈 설화는 백제 때 축조된 벽골제가 신라시대

에도 이미 보수공사가 필요할 만큼 오래된 건축물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낭자의 희생이 고귀한 까닭은 당시엔 김제를 중심으로

주변 7개의 주가 벽골제에 의지해 농사를 짓고 물을 마시며 살아가

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이 많은 한반도에서 드넓은 평야를 가진 김

제 땅이 얼마나 귀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대한민국 에듀-투어리즘 선도

1700살 벽골제, 6차 산업으로 재정비하다

벽골제 쌍용

성과창출우수

전라북도 김제시

인근 문화자원을 연계하여 체험교육장으로 활용

사업초기부터 꾸준한 주민 역량 강화를 통한 리더 양성

투명한 재정 운영으로 사업 지속성 강화

권역 주식회사, 권역 브랜드 주민 중심 운영

포괄보조사업명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내역사업명

지역소득증대, 지역역량강화, 지역경관개선소관부처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벽골제 부근에 있는 두 개의 용추에는 각각 백룡과 청룡이 살고 있었다.

백룡은 성질이 착했지만 청룡은 심술궂어서 때때로 성을 내며 둑을 무너뜨리곤 했다.’

벽골제에 얽힌 청룡설화의 도입부이다. 1700년 전 전설 속 두 마리 용은 그러나 여전히

벽골제 한쪽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제는 저수지가 아닌 권역을 살리기 위해서다.

“벽골제 권역”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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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북도

김제

시전

라북

도 김

제시

197196

8개의 마을, 하나의 지붕아래

“초록빛으로 가득한 들녘끝은 아슴하게 멀었다. 그 가이없이 넓은

들의 끝과 끝은 눈길이 닿지 않아 마치 하늘이 그대로 내려앉은 듯

싶었다. 그 푸르름 속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채 멀고 작은 점으로 찍혀 있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

랑』. 일제강점기, 민족의 한(恨)을 풀어가는 긴 이야기는 아이러니

하게도 풍요롭고 드넓은 김제만경에서 시작된다.

소설을 기념하기 위해 김제시에서는 2003년 5월 조정래 아리

랑 문학관을 개관했다. 2011년 개관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도 멀

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 권역은 벽골제 단지에서 역사를

배우고 아리랑 문학관에서 문학을 배운 뒤 농업과 생명까지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주민들에겐 이 모든

변화가 강 건너 불구경 같았다. 비옥한 땅과 드넓은 평야가 삶을 해

결해주던 시절은 까마득한 옛날이었고, 벽골제가 든든한 저수지 역

할을 하던 시절도 호랑이 담배 필 적 이야기였다. 길고 화려한 역사

를 가진 벽골제 권역은 이제 늙고 무기력한 평범한 농촌마을이 되

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마을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9년, 아직 찬바람이 불

던 3월이었다. 이장협의회의에서 오간 논의를 계기로, 사람들은 벽

골제가 권역을 발전시키는 에너지를 길어 올리는 소중한 문화적 자

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당시 이장협의회장이던 송

명용 씨는 이후 오랜 시간 사업을 이끌며 벽골제마을 사업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송씨는 이후 6개월 간 부량면장과 면

사무소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마을사람들을 북돋우며 사

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짧은 준비기간과 경험부족 탓에 그해 사업

은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포기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처음 사업

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주민들은 목전에서의 벽골제 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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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북도

김제

시전

라북

도 김

제시

199198

충실한 하드웨어 적절한 소프트웨어

커다란 사업의 밑그림은 벽골제를 중심으로 인근 1Km 이내에 있

는 8개 마을이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를 짓는 일이었다. 벽

골제와 아리랑 문학관, 청소년농생명센터와 같은 기존 문화자원

들과 인접하면서도 8개 마을의 중심이 되는 곳이 이상적인 사업지

로 여겨졌다. 그러나 김제평야는 농업진흥구역인 까닭에 농사이외

의 활동에 각종 제한이 따른다. 처음 시행 예정 사업부지 면적이었

던 4,000㎡는 쉽사리 허가가 떨어지기 어려웠으므로, 아쉬운 대로

탈락을 경험하며 “조금만 더 하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기대감

과 희망을 배우게 되었다. 이후 두 번이나 더 쓴잔을 마셨고 마침내,

2011년 11월 마침내 벽골제를 중심으로 한 8개 마을이 권역사업 지

원에 선정되면서 벽골제 권역은 긴 역사를 다시 쓸 기회를 손에 잡

게 된다.

사업 담당자들

구분 사업명 사업기간 사업비(백만원)

계 5,300

H/W

기초생활

(1단계) 농기계보관창고 2013~2015 270

(2단계) 커뮤니티센터 2015~2016 970

(2단계) 마을쉼터 2016~2017 453

소득증대(1단계) 사계절체험장 2013~2015 1,722

(2단계) 곤충체험장 2016 504

경관개선 (1단계) 마을경관정비 2015 165

S/W 지역역량강화 교육, 홍보마케팅, 정보화, 컨설팅 2012~2016 550

기타 부대비 등 자재대, 용지매수비, 측량비 등 2012~2016 666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사업 진행내역

사업주체조직도

지자체(김제시)

한국농어촌공사외부전문가

권역위원회

사업시행, 사업추진상황 점검 평가, 보완대책 추진 및 건의

위탁 시행, 기술지원, 지역역량강화 및 주민 교육지원, 공사감독 등

권역간 협조체제 유지, 사업 홍보마케팅

권역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및 컨설팅,

주민역량강화 교육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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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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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북도

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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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201200

“저희가 할 일은 주민들께 길을 열어주고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부터 예산 회계 분야의 투명성을 가장 신

경 썼어요.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운영하실 수 있도록 하는데 중

점을 뒀죠.”

사업 운영자들의 끊임없는 배려로 마을 주민들은 사업 초기 권역

통합법인인『벽골제마을(주)』을 설립하였다. 주민들을 포함하여 다

양한 사람들의 출자로 이루어진 주식회사는 2012년 사업이 시작되

고 2013년 2월까지 44명에게서 7,070만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법인

은, 두 번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벽골제 권역의 성과

라고 할 수 있다. 500만원부터 10만원까지, 사연도 동기도 다양한

출자금을 불려나가기 위해 주민들은 시설이 마련된 이후에도 사업

에 지속적으로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자립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사업이 잘되

면서 여기저기서 투자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벽골제 권역의 투명한 운영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주식회사는 운영부분(대표이사, 사무장, 총무) 3명과 사업

관리부분(관리, 서비스, 체험, 홍보) 8명에 의해 조직적으로 운영되

고 있다. 마을의 리더역할을 하기도 하는 이들 운영위원들이 무엇

보다 중시하는 것은 ‘투명성’이다. 이를 위해 애초에 법인을 ‘권역법

인’과 ‘소득법인’으로 분리해 운영했다. 투명성을 관리하고 감독하

는 일은 사업 총괄인 김제시가 담당하고 있다. 김제시-권역법인-소

득법인은 운영 협정을 맺고 매 분기마다 관리감독을 시행하며 투명

한 운영을 유지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벽골제 마을』 주식회사가 중요한 까닭은 벽골제 권역 사업

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이들은 주

민들의 희망이기도 하다. 이를 지켜가기 위해서도 치밀한 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렇다면 이를 가능하게 한 디테일은 어디

3,000㎡ 미만으로 면적을 줄였고, 15일 만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초반의 지체는 멀리 보면 오히려 기반을 단단히 다질 수 있

게 한 계기였다. 추진위원회는 34회가 넘는 회의를 거치며 벽골

제 권역만의 성격을 고민했고, 섬세하게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나

갈 수 있었다. ‘생동 있는 마을, 활력 있는 마을, 수확하는 마을, 역

량 있는 마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벽골제 권역에는 못 보던

건물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건물을 지어놓고 주민 사업을 꾸려가는 순서가 아니라 주민

들의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가

며 사업이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중 기초생활 부분에서

가장 먼저 설치된 것은 농기계보관창고로,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교육과 컨설팅 등 지역역량강화 역시 건물들을

올리기 전인 2012년도에 이미 시행되었으며, 이는 하드웨어 진행

이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했기 때문이다.

“지침입니다!” 투명한 운영

벽골제 권역의 사업주체는 크게 네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체적

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김제시’, 위탁

시행하며 공사를 감독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농어촌공사’, 권역 간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사업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권역위원회’,

그리고 권역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과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외부전문가’들이다. 이 중 농어촌공사는 초기 주민 교육부터 각종

시설까지 사업의 전체 과정에 관여했다. 농어촌공사의 부진국 과

장은 사업주체들이 진행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주

민’이었다고 말한다.

초반의 지체는 멀리 보면

오히려 기반을 단단히

다질 수 있게 한 계기였다.

추진위원회는 34회가

넘는 회의를 거치며

벽골제 권역만의 성격을

고민했고, 섬세하게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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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모여서 토의하고 상의하는 귀한 풍경을 볼 수 있다고 주

덕 주무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른 사업들을 다녀보면 당사자들만 오는 경우도 많아요. 위원 분

들도 형식적으로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벽골제 권역

은 좀 달라요. 가보면 실제로 참여해서 공동체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거든요. 대충 명의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공동체 대표로서의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그래서 계속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었고,

역량도 강화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2009년 처음 사업을 추진하고 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김제

평야의 황금물결은 한결 같았다. 그러나 사업이 시작된 이래 벽골

제 마을의 곳간에 쌓여가고 있는 가장 큰 보물은 무엇보다 ‘공동체

의식’이다. 지역 전문가들도 앞장서서 손을 내밀며 도움을 주었다.

특히 전북대학교 손재권 교수 등을 비롯한 6인의 전문가들은 의욕

이 앞선 주민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이들은 권역 내 8개 마을 주민들과 80명의 추진

위원을 대상으로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대한 설명회와 교육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은 농사만 짓던 1차 산업의 틀을 벗어

나 6차 산업으로 수익을 창출해 나가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었다. 특

히 읍면동 마을들이 하나가 되어 지역 농산품을 대리 판매할 수 있

는 길이 열렸다. 아직 적더라도 직접적인 소득이 발생하자,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바도 컸다. 벽골제 권역 사업이 주변 마을들의 시샘

을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대리 판매 등 사업 참여의 문을 이웃

마을들에게도 활짝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변 마을들의 리

더 역할을 하면서 지역의식도 개선되어 나갔다. 2009년 추진위 구

에서 온 것일까? 부진국 과장에게 운영과정에 대해 묻자 뜻밖의 대

답이 돌아온다. “항상 돌아보면 정도를 가는 것이 답인 것 같더라구

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침안에서 일을 진행했습니다.” 모범답안을

제출한 학생치고는, 너무 겸손한 대답이 아닐 수 없다.

벽골제 권역에서는 회의 또 회의 중

사람 일과 마찬가지로 사업에 있어서도 ‘질투’는 잘되는 사업에 대

한 보이지 않는 독이다. 하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평야의 인심(人心)

때문인지 김제 사람들은 영리하게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었다.

“벽골제에 8개 마을에서 사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혜택은 그 이웃

마을까지 돌아가고 있습니다. 특혜 받는다는 생각이 전혀 없을 수

는 없겠지만, 그보다는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김제시청 건설과의 주덕 주무관은 8년 동안 가장 변한 것으로 주민

들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리더들의 역량을 꼽는다.

“해외 선진지 견학, 국내 선진지 견학, 갈등관리교육 등 사업초기부

터 주민교육에 힘을 실었지요. 처음 설비진행하기 전부터 우리 마

을에 어떤 사업이 좋을지를 주민회의를 통해 선정했어요. 그러고

나서 사업이 타당한지 시와 협의했죠.”

사업담당자들은 면사무소에서 회의가 열리면 주민들이 농사일도

회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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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투어리즘의 선도모델을 만들다

벽골제 마을에게 2016년은 지금까지의 노력과 준비가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기 시작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전주, 군산, 익산, 정읍 등

주변의 4개 도시에서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김제는 지역 아이들의 체험교육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벽골제 권역의 변신에 스위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벽골제

교류센터다. 주민들에게는 커뮤니티 센터이면서 동시에 주민문화

시설의 중심을 잡아주는 배꼽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역에는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과 역사 유산인 벽골제

가 이미 설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방문객 수를 유지하

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교류센터가 생기기 전까지는 주로 여름

철과 겨울철에 짧은 휴가를 보내기 위한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대

성이후 본업도 포기하며 사업에 매달려온 송명용 위원장은 주민들

의 의식 변화를 사업의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다.

“처음에 주민들이 그랬어요. 이 사업이 될 수 있겠냐고. 있는 거라

고는 벌판밖에 없는데 사람들이 옛날 저수지 보러 여기까지 오겠느

냐고요. 근데 지금은 그런 말씀 하시는 분 아무도 없어요. 다들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하고 싶은 아

이디어도 생기고, 힘도 생기고요.”

『벽골지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품을 판매하는 권역 공동 브

랜드이다. 이제는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축제와 연계하여 홍보를

하면서, 자체적으로 홈페이지(http://www.벽골제마을.com)도 운영

하고 있다. 여기에서 발생되는 수익금은 물론 생산자인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1 버섯체험2 고구마체험3 선비문화체험4 쌀클레이체험

1 2

3 4

프로그램 내용

농사체험(5~10월) 모내기, 벼수확, 버섯수확, 고구마수확 및 요리교실, 감자수확체험

노작 및 전통문화체험(연중, 상시) 비석치기, 짚풀공예, 목공예, 들녘의 버섯 관찰

자연생태학습 체험(여름, 가을) 들녘의 버섯 관찰, 자연놀이 체험

공예체험(연중, 상시) 나만의 컵 만들기, 나만의 티셔츠 만들기

음식만들기 체험(연중, 상시) 쌀피자, 쌀과자, 떡케이크, 라이스클레이

특화프로그램(연중, 상시) 예절교육프로그램, 벽골제문화해설 프로그램

‘農市’ 김제만의 교육․관광 프로그램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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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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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북도

김제

시전

라북

도 김

제시

207206

이러한 노력들이 인지도를 쌓아가면서, 벽골제 권역은 전보

다 훨씬 늘어난 손님들을 맞고 있다. 2017년 상반기엔 방문객들이

2016년 대비 90%가 늘며 전년 대비 119%의 매출을 달성했다.

권역 사업의 최종적인 목표는 아마도 모두 같을 것이다. 바로 마을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을 갖게 되

는 것이다. 사업주체들의 태만도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지나친 개

입으로 주민 자활에 방해가 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벽골제 권

역은 이러한 우려를 뒤로 하고, 사업초기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중

용’과 ‘인내’의 미덕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안정적’ 역량

으로 이어졌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세상. 어쩌면 1700년 문화유산을 곁

에 두고 살아가는 동안 조상님들의 굳셈과 지혜를 배운 탓일까? 김

제시 학예연구사인 정윤숙 씨가 한 땀 한 땀 써내려간 ‘김제 벽골제

사료집성’에는 벽골제에 얽힌 다양한 시편들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

다. 이 중「김제의 수재(守宰)로 나가는 기암 정학사 홍명을 전송한

시(詩)」의 마지막 행이 눈에 띈다. ‘느긋한 원님에 산야(山野)의 정

취 / 세상 인연 박하다고 말하지 못하리라.’ 벽골제 권역에 딱 어울

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부분이었다. 송명용 벽골제 권역 위원장은 김제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다보니, 교육을 접목해야겠다는 생각에

닿게 됐다고 말한다.

“김제에 있는 지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교육이라는 중심을 잡게 된 거죠. 그러다보니 에듀-투어리즘이란

단어도 만들어졌죠.”

센터가 생겨난 뒤 권역은 보다 체계적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수행하

는 거점으로 거듭났다. 이제 벽골제 권역은 인근 도시에서 방문한

어린이 단체 방문객들로 4계절 내내 북적북적하다.

벽골제 권역에서의 체험 교육의 특징은 농촌 체험을 관광 및

교육과 접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제시는 계절마다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아이들이 우리 농업 유산의 가치를 체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지역의 특성을 살려 ‘인성교육’ 프

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2016년 11월에는 농식품부의 ‘농어촌 인성

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도시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이 농촌의

자연 뿐만이 아니라 옛 선조들의 생활과 정신까지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오감 체험 학습에 예절 교육을 접목한 ‘벽골제 농어촌 인성

학교’는 인근 지역 다양한 초등학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외국인 추수체험인성학교 훈장님

구분 2015년(1.1~12.31) 2016년(1.1~12.31) 2017년 상반기

방문객(명) 1,200 4,343 3,920

판매 매출액(천원) 43,200 57,000 67,880

2015년~2017년 상반기 방문객 및 매출 현황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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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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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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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학의 심리학자 주디스 로딘은 한 요양원에서 65세에서 90세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취미활동으로 화초를 키우

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직접 물도 주고 가지치기도 하는 등 자기 방의 화초를 직접 가꾸도록

했고 다른 집단은 화초를 보기만 할 뿐 가꾸는 일은 요양원 스태프들

이 대신 해주도록 했다. 실험 결과 스스로 화초를 가꾼 노인들은 그렇

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스스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행복도, 건강 상태, 활동성 등 다양한 지표가 적게

는 10퍼센트에서 크게는 50퍼센트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

는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은 행복감과 활동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연쇄반응을 불러오게 되어 있다. “나도 할 수 있다!”, “우리

도 할 수 있다!”는 체험과 학습이 한 마을 뿐 아니라 이웃 동네까지도

변화시킨 예를 이 곳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

중왕리 역시 여느 어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감소와 고령화

권역사업의 가시적 성과! 서산 뻘낙지 먹물 축제 성공개최

뻘낙지로 끌어올린 어촌마을의 잠재력

제3회 서산뻘낙지먹물축제

연계협력우수

충청남도 서산시

포괄보조사업명 일반농산어촌개발

내역사업명

권역단위종합정비사업, 기초생활기반확충, 지역역량강화소관부처 농림축산식품부

사시사철 조용한 어촌이었다. 밀물은 하루에 두 번씩 어김없이 찾아들어왔지만

사람의 발길은 뜸한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어촌에 반전이 일어났다고 한다.

밀물과 썰물처럼 사람들이 오고 가기를 반복한단다. 사람들이 드나드니

생기 넘치는 변화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서산 중왕리 어촌마을 이야기다.

역량강화사업이 주민의식 개선으로 이어져 적극적 참여 및 협력

역량강화의 효과를 마을 발전으로 이끌어낸 마을리더의 실행력

마을진입장벽 완화 시범사업으로 귀어가 정착 및 신입 어촌계원 가입유도

기업체 자매결연으로 든든한 어촌마을 지원자 그룹 획득

축제 이후에도 지속적인 소득원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 진행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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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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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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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물 빠진 갯벌에서 소소하게 바지락을 주

워 담아 시장에 내다 파는 1차적인 생산과 판매로, 주민들 스스로도

변화에 대한 큰 욕구없이 일상을 보낼 뿐이었다. 그러나 유류유출 사

고의 영향권 아래 있다 보니 상황은 달라졌다. 유류피해지역 이미지

개선사업으로 가까운 해변지역들은 바다낚시대회, 해변축제, 모래축

제, 갯벌체험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안팎으로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고, 다양한 관광수요들이 생겨나면서 해양관광활동에 대한 관심

도 상승하고 있었다. 지근거리에서 변화의 물결이 넘실대고 있었으

니 이제는 중왕리도 화답해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우리 마을이 가진 자산, 갯벌과 낙지에 주목!

물꼬를 틔워 준 것은 2014년부터 시작된 지곡어촌마을 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이었다. 권역단위종합정비사업은 지역주민 간 동질

성과 유대감을 가진 소규모의 권역을 묶어 해당권역의 특성에 맞

도록 경관개선, 생활환경정비, 주민역량강화 및 소득기반확충 등

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중 중왕리의 핵심변화를 끌어낸 것은

주민역량강화였다. 리더교육, 주민교육, 선진지 견학을 통해 마

을에만 머물던 관심이 점차 마을 밖으로 퍼지면서, “우리도 해 보

자”며 의견이 모아진 것이 “서산 뻘낙지 먹물축제”였다. 중왕리

낙지는 오래 전부터 나름 유명했던 터라 낙지를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두가 반기는 축제가 될 수는 없었다. “사

람들이 몰려오면 아무데나 오줌 싸고, 쓰레기나 버리지 좋은 게

뭐가 있나?”, “그게 돈이 되겠냐?”, “조용히 살게 그냥 가만히 좀

둬라!” 등 외지 사람들이 마을을 어지럽힐 것을 염려하는 부정적

구 분 세부사업내용 총 사업비(2016년)

합 계 73,165,000

교육

리더교육리더교육 1,540,000

위탁교육 360,000

주민교육전문가 초청교육 1,060,000

맞춤형교육 1,470,000

국내 선진지 견학

국내(당일) 2,550,000

국내(1박2일) 6,900,000

소계 13,880,000

홍보마케팅

브랜드활용 7,560,000

리플렛제작 3,650,000

아이템제작 5,380,000

인터넷검색광고 1,700,000

도농교류이벤트 7,360,000

소계 25,650,000

정보화 구축홈페이지구축 및 운영 15,110,000

소계 15,110,000

마을경영

추진위원회 운영 5,325,000

사무장 채용 13,200,000

소계 18,525,000

지곡어촌마을 권역단위종합정비사업 지역역량강화부문

출처 : 서산시 해양수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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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212

1 뻘낙지축제 이벤트2 맨손잡기 아이들3 뻘낙지축제 음식 4 맨손잡기 여성 5 중리마을 부녀회

1

2

3

4

5

인 의견들이 갈등의 목소리가 되어 뒤엉키기 시작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은 그저 미지의 일로, 남들의 일로 남겨두는 것이

편하긴 할 것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갈등이 일어날 일도 없으니

그 편이 훨씬 편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갈등

의 한 가운데에 서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마을 사업에 열정을 쏟

아 넣은 이가 있었다. 중왕리 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박현규 씨다.

박현규 계장은 먼저 의견을 같이하는 주민들과 함께 2014년 중왕

어촌특구화발전위원회를 설립하고 상시 어촌체험마을을 시작했

다. 처음에는 주민 52명이 각자 50만원씩 출자를 했으며, 점차 호

응하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2015년에는 출자금이 70만원, 2016

년에는 90만원으로 증가하였고 회원도 현재 66명까지 늘었다. 중

왕리 어촌체험마을의 시작은 이처럼 주민들의 힘으로 이뤄진 것

이었다.

박현규 계장은 축제를 기획하면서도 주민들의 불평불만 사

항을 일일이 체크해 가며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

력했다고 한다. 그는 불평불만도 가지각색이었다고 회상한다. 고

창 구시포를 견학하고 온 한 주민이 “거기는 모래가 있어서 그런

축제가 가능했지, 우리는 모래도 없고 시커먼 갯벌 뿐인데 어떻

게 축제가 되겠냐”며 없는 모래를 타박할 때도 있었고, 화성 백미

리 마을을 보고 온 주민이 “거기처럼 마을 입구가 넓어야지, 우리

는 입구가 좁아서 사람들이 들고 나기가 힘들다”며 입구부터 넓

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그들이 가진 것과 우리

가 없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촌 마을이라고 해서

똑같은 축제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들이 없는 것과 우리가

가진 것에 주목해야지 색다른 컨텐츠가 튀어나온다. 중왕리가 가

진 갯벌과 낙지가 “뻘낙지 먹물축제”가 되었듯이 말이다. 주민과

축제 운영 사이에서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간 박현규 계장의 뚝

심도 색다른 컨텐츠가 빛을 보는 데 큰 몫을 담당했을 것이다.

어촌 마을이라고 해서

똑같은 축제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들이

없는 것과 우리가

가진 것에 주목해야지

색다른 컨텐츠가

튀어나온다. 중왕리가

가진 갯벌과 낙지가

“뻘낙지 먹물축제”가

되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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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하더니, 말 그대로 ‘중공군이 밀려오는 것처럼’ 사람들이 밀려오

는 거예요! 절로 신이 났어요.”

걱정은 금새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바뀌고 사흘 간의 축제는 온 마

을 사람들이 똘똘 뭉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장을 지지

겠다”고 했던 분은 조용히 다가와 “미안혀, 장은 못 지지고 술은 사

주께!” 하더란다. 그 분은 현재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시설물 관

리를 해 주고 있으며, 축제 때마다 가장 바쁘게 열심히 움직이는 분

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축제의 성공은 주민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역량을 더 키워서 마을을 발전시켜 보자는 움직임이

더 힘을 받게 되었다.

한편 축제는 기존 자매결연 업체와의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중왕리는 2013년 1사 1촌 자매결연을 통

해 안진회계법인과 인연을 맺었다. 안진회계법인이 천만 원의 마을

발전기금을 기탁하고, 마을에서는 매해 직접 키운 재료들로 김장을

담아 선물하는 등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 드문드문 교류가 이

루어졌다. 그러다 마을 축제가 성사되면서 안진회계법인은 축제도

우미로 나서 주차요원이 되어주거나 축제 후에 남은 쓰레기를 정리

하는 등 든든한 축제 서포터가 되어 주었다. 또한 축제를 계기로 현

금 후원을 오백만원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마을 방문, 상품 구입, 축

제 참여 등을 통해 더 큰 후원을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조정하였다.

마을에서는 현금 후원보다 직접 방문하여 숙박이나 상품 구매를 해

주는 것이 훨씬 이익이었다. 작년부터는 마을에서 상품화에 성공한

해품굴도 포장하여 선물로 보내는 등 든든한 후원자에 대한 보답을

이어가고 있다.

서산 뻘낙지 먹물축제는 멀리서 체험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

만의 축제가 아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축제를 도와주는 사

람들 모두의 축제이다. 이제는 인근지역 봉사단체나 대학생들이 솔

“역량강화교육을 받기 전까지는 ‘과연 우리가 축제를 할 수 있을까’

라는 회의적인 생각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역량강화가 마을 사람

들의 생각을 바꿔놓기 시작한 게 맞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

말이 딱 맞아요. 우리가 밖에 나가서 보고 듣고 한 것들이 주민들에

게 새로운 생각을 심어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겁니다.”

서산 뻘낙지 먹물축제는 알려진 대로 인기 대폭발이었다. 2014년

첫 해 5천 명을 예상하고 시작한 축제는 무려 3만 2천 명이 찾아왔

고, 2015년에는 4만 8천 명, 2016년에는 5만 8천 명이 방문하면서 올

해도 가장 기대되는 축제 가운데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직접 수입은 9천만 원, 간접수입은 약 6억 원으로 추산된다. 단

3일 간의 축제인데다 기상악화나 안전 변수가 많음을 감안해 본다

면 매우 성공적인 축제로 기록될 만하다.

축제를 계기로 더욱 돈독해진 자매결연

박현규 계장과 마을 주민들은 첫 해 축제를 코 앞에 두고 긴장했던

날들을 회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한다. 예상 인원을 5천 명

에 맞춰 큰 돈을 들여 음식을 준비하고 공간을 마련했는데, 사람들

이 오지 않으면 어떡할까 모두 걱정이 태산이었다. 한 주민은 “오백

명만 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호언하며 음식을 줄이자고 주장

했다. 그러나 박현규 계장은 물러설 수 없었다.

“손에 장을 지지기로 약속을 했어요. 그리고 5천명 분을 그대로 준

비하라고 했습니다. 내가 지면 돈을 다 물어내겠다고 하면서 기다

렸습니다. 그런데, 축제 당일이 되자, 이 쪽 주차장부터 다 차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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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서산 뻘낙지 먹물축제는 지난 해 대한민

국축제콘텐츠 대상에서 우수축제로 선정되었으며, 해양수산부의

‘2016 이미지개선사업 평가’ 결과 3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어

인센티브 1000만원과 국비 포함 총 1억 2500만원을 확보했다.

청정 특산품 판매와 수산물 가공식품 개발로 수익창출

권역단위종합정비사업을 통해 체험마을과 축제만 성공한 것이 아니

다. 중왕리는 마을의 대표이미지를 바탕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개발하였다. 축제를 찾거나 체험을 위해 중왕리를

찾는 사람들은 해변 앞쪽에 귀엽게 자리잡고 있는 ‘해품이’와 ‘해솜이’

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축제 때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마음까

지 사로잡고 있는 ‘낙지캐릭터’는 사진에 담아가기 위해 쟁탈전이 벌

어지기도 한다. 그 뿐 아니라 수산물 인증과 상품등록도 완료하였다.

“해품”과 “중왕리”라는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여 자체 브랜드를 만들

었다. 그 중에서도 “해품굴”은 친환경 인증을 받아 프리미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낙지와 감태를 이용한 수산물 요리 개발도 이어졌다.

낙지만두국, 바지락파스타, 감태리조또 등이 중왕리만의 스타일로 개

발되었다. 특히 주요 생산품이던 감태를 도시락형으로 최초 개발하여

2015년 3월부터 농협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감태나 바지락의 생

산·판매를 어촌특구화발전위원회를 통해 공동출하방식으로 바꾸니

예전보다 수익이 상승했다. 수산물 가공 판매는 가구당 소득이 천만

원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연말마다 하는 송년의 밤

은 여기서 생긴 수익배당 행사까지 더해져서 주민들의 함박웃음이 끊

이질 않는다고 한다.

축제 개최 이후에는 이처럼 소득원 창출을 위한 노력들이 더 탄

선수범으로 축제를 도와주고 있으며 주변 마을까지도 포함하여 점

차 축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리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뻘

낙지 먹물축제가 흥미롭게 소개되면서 별다른 홍보가 없어도 많은

사람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올해도 역

시 축제는 계속된다. 맨손 뻘낙지 잡기, 바지락 캐기, 갯벌 달리기,

감태 팩 해보기 등의 체험 행사와 낙지 댄스 경연대회, 낙지 비빔

밥 퍼포먼스, 낙지캐릭터와 사진찍기, 먹물 풍선 터트리기 등 부대

안진회계 법인과 자매결연/김장담그기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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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체험프로그램 진행으로 추가 소득 창출도

가능하다. 주민들 뿐 아니라 외지 출신의 젊은 인력들이 체험프로그

램을 손수 개발하여 진행하기도 한다. 사무장을 맡고 있는 박정현 씨

도 2013년 중왕리에 귀어한 인물로 체험마을과 축제 진행을 함께 하

면서 마을의 활력을 도모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어촌에 귀어해서

도 본인의 전문 분야를 살려 마을과 공생할 수 있다면 어촌의 미래가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진입장벽 완화, 우리 어촌은 오픈마인드!

충청남도는 지난 해 165곳의 어촌계를 대상으로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젊은 층을 비롯 신규 어촌인력을 유입

함으로써 어촌사회 발전을 도모하고 공동체 의식 회복에 힘써 보자

2014.03 중왕리 부녀회 전국 어업인 요리대회 장려상 수상

2014.04 ‘해품’, ‘중왕리’ 자체 브랜드 상표 등록

2014.04 6차 산업화 추진을 위한 어촌특구화발전위원회 설립

2014.06 중리 어촌마을 개장

2014.11 전국 어촌 체험마을 전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2014.11 중왕 자율관리 공동체 표창 수상

2014.12 뻘낙지 먹물축제 자랑스러운 서산인상 수상

2015.03 전국 최초 도시락형 조미 가공 감태 상품화 성공

2014~2016 ‘뻘낙지 먹물축제’ 해양수산부 이미지 개선사업 3년 연속 최우수상

2015.12 전국 어업인 정보화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2016.02 뻘낙지 먹물축제 대한민국 축제컨텐츠대상 ‘축제프로그램 부문’ 우수상

2016.04 중왕 어촌계장 어업인의 날 국무총리 표창

2016.04 ‘우리마을 쓰레기는 내가 치운다’ 사업 우수마을 선정

2016.12 전국 어촌 체험마을 전진대회 대상 수상

2017.06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시범사업 장려상 수상

서산 중왕 마을 주요 활동 및 수상 내역

박현규 계장(우)과 박정현 사무장(좌)

출처 : 중왕어촌특구화발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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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단계적으로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가입을 늘려나간 것이다. 이런

효과로 인해 2013년 이전에는 어촌계 신규가입이 단 한 명도 없다

가 2014년에는 4명이 어촌계에 새로 들어왔고, 2015년에는 1명, 2016

년에는 2명이 새롭게 유입됐다. 우연같지만 전략적으로 체험마을

개장, 축제 개최와 때를 같이 하며 어촌계원이 늘어난 셈이다. 현재

중왕리 어촌계는 101가구 130명이 어촌계에 가입되어 있으며, 앞으

로도 새롭게 찾아오는 분들은 언제나 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

현규 계장부터가 오픈마인드다.

“어촌도 농촌도 바뀌어야 합니다. 인력이 없으면, 역량이 없으면 아

무리 좋은 시설을 해줘도 영양가가 없어요. 특히 마을 경영을 하려

면 젊은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젊은 사람들을 더 모집해서

6차 산업 관련 사업도 추진해보고 체계적으로 마을경영을 해 보고

싶습니다.”

박현규 계장은 어촌마을을 넘어 내륙에 위치한 농촌마을을 견학하

고 있다고 한다. 농촌마을 사업에서도 배울 게 많다고 한다. 서산시

는 서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은

곳이다. 어촌과 농촌의 특장점을 잘 살려 새로운 마을 사업이 등장

할 수도 있다.

한편 중왕리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대산항이 국제여객선 취

항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에는 중국 관광객을 비롯 해외 관광객들이

서산을 찾아올 예정이다. 중왕리는 “뻘낙지 먹물 축제”를 통해 대규

모 관광객을 유치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 경관을 더욱 보기좋게

정비하고 숙박시설과 산책로를 완비하여 이들 관광객을 맞이할 계

획이다. 장구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갯벌과 낙지를 통해 마을의 잠

재력을 일깨우고 강화된 역량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서산 중왕리는

이제 남부러울 것 없이 앞으로 전진한다.

는 취지로 시행된 사업이다. 충청남도 이외에도 농어촌 지역은 인

구유입보다는 유출이 많고, 인력난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농어촌지역에서는 지역민들끼리만

카르텔을 형성하여 외부인의 유입에 적대적으로 대처하면서 암암

리에 정착을 막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충청남도는 이와 같은 사

례가 나오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 좀 더 유연한 인구유입을 유

도하기 위하여 이번 사업을 기획했다.

중왕리 어촌계는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여 장려상을 수상하

였다. 2013년 이전에는 어촌계에 들어가려면 10년 거주 천만 원이

기본이었으나 2014년부터 5년 거주 5백만 원, 2년 거주 250만 원으

중왕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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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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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20년을 돈다.’ 라는 말이 있다. 70년대 유행하던 노래들은

90년대 태생의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고, 할머니의 옷장에 있

던 낡은 스웨터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최신 유행잡지에 소개된다.

20년의 시간을 거치며 옛것은 조금 특별하고 더욱 새로워진 모습

으로, 그러나 용감하게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청주 구도심 중앙동은 바로 이 유행에서라면 한때 부러울 것

이 없던 곳이다. 역(驛)은 물론 청주시에서 유일한 극장이 있었고,

가장 큰 시장이 있었으며, 밤이 되면 선남선녀들이 모이는 나이트

클럽이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1990년을 기점으로 중앙동은 내리막

을 걷기 시작한다. 도심외곽지역들의 발달과 고속터미널 등 주요

시설들이 신시가지로 이전하면서 중앙동의 상권경쟁력이 점차 하

락하게 되었고, 거주인구는 물론 활동인구도 줄게 된다. 1990년 이

후 청주시의 인구는 늘어났지만, 꼭 그에 맞는 비율로 중앙동의 인

구는 감소하게 된다. 중앙동 사람들은 물론, 새로 유입된 인구도 찾

주민이 주도하고행정이 지원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원도심에 부는 복고의 바람

도시재생추진협의회 사무소

성과창출우수

충청북도 청주시

주민 스스로의 동력으로 도시재생추진협의회 운영

주민-시청-대학의 균형 잡힌 연계

주민주도형 문화·예술 행사 개최

건물 무상임대, 사비 부담 등 시민들의 적극적 사업 참여

포괄보조사업명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

내역사업명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소관부처 국토교통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지역사회에 복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도심의 대형 쇼핑몰과 패밀리 레스토랑,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밀려난 것처럼 보였던 구도심이 살아나고 있다.

어린 시절 시에서 가장 컸던 금은방과 이름만 들어도 아는 약국, 가장 오래된 음식점과

양장점이 밀집되어 있던 구도심. 그곳에 시간조차 앗아가지 못한 보물이 있었으니,

바로 ‘향수’가 오늘날 지역을 살리는 묘약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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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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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지속적으로 전문가 집단과의 교류를 모색해 왔다.

주로 충북대학교가 도움의 주체였다. 황희연 명예교수의 자문을 바

탕으로 주민위원회와 청주시는 중앙동의 정체성을 문화·예술 1번

지로 굳히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2014년 국토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마

련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 사업의 모멘텀이었다. 충북대학교의 전

문성과 도시재생추진위원회의 에너지 그리고 청주시의 적극적 지

원이라는 삼박자를 갖추게 된 중앙동은, 다양한 사업을 성공시켜가

며 청주시 전체에 새로운 중앙동의 존재를 알려나가게 된다.

초밥집 사장님에서 지역 활동가로

협의회가 낳은 가장 중요한 인물은 도시재생추진협의회장 권순택

씨다. 권 씨 역시 다른 협의회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중앙동에서 나

고 자랐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권 씨는 IMF때 회사를 나오게 되

면서 아버지 소유의 건물에 초밥집을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

만 그땐 이미 중앙동에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있

던 시기였다. 꽤나 규모 있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중앙동의 쇠락과

동시에 권 씨의 초밥집도 손님을 조금씩 잃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2003년 영화 ‘친구’를 마지막으로 중앙극장이 문을 닫으면서 매출

은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권

씨는 직원들을 하나 둘 내보내야만 했고, 결국엔 카운터를 보던 아

내에게 설거지를 맡겨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다.

권 씨는 곧 이러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 본인뿐만이 아니라

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먹구름은 권 씨의 초밥집 뿐만 아니라 중

앙동 거리 전체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중앙동

지 않는 그저 그런 심심한 동네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십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는 말은, 부정적인 뜻에서 중앙동에 꼭 들어맞았다. 십년의 세월을

지내며 중앙동은 폭삭 늙어버린 동네가 되었다. 더 이상 열차가 다

니지 않는 청주역은 덩그러니 남겨졌고 가게들은 하나 둘 문을 닫

았다. 화려했던 나이트클럽도, 사람들을 울리고 웃겼던 극장마저

문을 닫았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간신히 사람그림자가 비칠

정도로 황량해졌다. 중앙동은 그렇게 청주시 최대의 중심지에서 최

대의 슬럼가로 쇠락해가고 있었다.

궁지에 몰린 주민들, 스스로 길을 찾다

이 시절 중앙동 거리를 찍어 놓은 사진. 500m 남짓한 거리에 행인

은 겨우 세 사람 뿐이다. 차는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쇠퇴현상을 막기 위해 시에서는 중앙동의 가장 핵심

지역인 중앙로의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그

렇게 2004년 중앙로 일부에 소나무길이, 이후 2006년부터 2012

년까지 3차에 걸쳐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되었다. 하지만 사업 과정

은 순탄치 않았다. 상가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상인

들로 인해 거리에 나무 한그루도 심지 못하게 되거나, 가게운영

과 주차문제로 인한 고질적인 반대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해 시공

과정에서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엔 주민 역량도

낮아 복사열이 가중되는 보도바닥 재료를 선택해 한여름에 다닐

수 없는 길을 만들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행착

오는 중앙동 주민들에게 무엇보다 주민 스스로의 역량이 중요하

다는 교훈을 심어주었다.

2004년 중앙로 일부에

소나무길이, 이후 2006

년부터 2012년까지 3차

에 걸쳐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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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추어져 있던 시기였다. 그러다 2013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뒤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발전위원회라는 이름의 역사와 함께 중앙동은 다시 돌아온

십 년 남짓의 시간동안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중앙로는 20년 전

만큼 화려하진 않더라도, 보다 의미 있고 예술적인 거리로 거듭나

고 있다. 이러한 변신은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 같던 불황도 걷어냈

다. “장사하시던 사람들이 떠나면서 비어 있는 건물이 참 많았어요.

저희 건물도 그랬죠. 그런데 최근엔 그렇게 오랫동안 안 나가던 건

물에 세가 나갔어요. 비싸게는 아니지만 섭섭하지 않은 값으로요.

이제 새로운 사람들이 이 동네로 모여들고 있고요, 저는 정말 이런

변화가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권순택 씨는 이제 초밥집을 접고

지역 활동가로서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도움닫기가 된 소나무길 아트페어

중앙동 변신의 첫 번째 시도였던 소나무길. 친환경적으로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30m 높이의 소나무를 15 그루 심었지만 환경에 맞지

않아 한그루를 제외한 나머지 나무가 고사했던 기억이 있는 곳이

다. 살아남은 한그루의 나무가 높이 뻗어나가는 동안, 다른 나무들

이 고사했던 자리엔 다양한 수목과 초화류, 그리고 물길로 구성된

녹색환경이 조성되었다.

소나무길은 이제 중앙로의 상징으로 통한다. 주민들이 자발

적으로 골목 환경개선을 진행하면서 조명과 벤치, 길거리 화단이

조성되었다. 중앙로를 중심으로 골목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

이 자리 잡았고, 화실, 문화 공간, 커피 숍 등으로 버려져 있던 건물

들이 하나 둘 채워지면서 번화가였던 중앙동이 독특한 옛 공기를

이 흥했던 시기를 보면서 자라온 사람들이었던 만큼, 중앙동의 빠

른 쇠락은 비현실적이었다.

“가끔 여기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서 제게 어떻게 해서 이 일을 하게

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무슨 전문가라도 되는

줄 알고요. 저는 제가 살기위해서 했다고 대답합니다. 정말 절박했

거든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저 혼자가 아니었던 거죠.”

가장 황량했던 시절에 주민협의회가 싹을 틔웠다는 사실은 아이러

니하다. 저마다 타들어가는 속을 안고 모여, 어떻게든 궁지에서 벗

어날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그렇게 스무 명 남짓의

주민들이 뜻을 모아 협의체를 만들었다. 뭔가 이름이 필요할 것 같

아 옆 동네를 따라 발전위원회라는 이름도 붙였다. 그렇게 주먹구

구식으로 만들어진 공동체였지만, 의지만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때

의 당사자인 주민들 중 누구도 자신들이 만든 공동체로 인해 중앙

동이 이렇게까지 변하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랬던 주민

들은 이제 스스로를 ‘멈출 수 없는 자전거’라고 부른다. 이러한 에너

지는 중앙동만의 특수한 공동체 정신으로 자리잡았다.

“당시엔 도시재생이랑 개념조차 없었어요. 그런데 꾸준하게 모여서

의논하고 의견 조정하고 다시 아이디어 회의하고 그러다 보니 저희

가 하고 있는 게 다름 아닌 도시재생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시의 도움 없이 100%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발전위원회는 몇 년간

의 시행착오 끝에 점차 크고 작은 성과를 가져오게 되었고, 보다 전

문적인 공동체를 표방하기 위해 2011년 ‘중앙동 지역특화 및 상권

활성화 추진위원회’로 개명도 했다. 이때는 이미 청주시와 청주대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위원회로서의 역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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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은 예술적인 골목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2016년은 중앙동에 있어서는 의미 깊은 한 해였다. 오랜 시간

동안의 노력이 드디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꽃을 피웠기 때문이

다. 처음 청주시 청년 창업자들과의 연계로 시작된 프리마켓이 이

제는 매주 토요일 다양한 시민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판매

하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수공예품들과 시민들의 중고물품들로 꾸

려지는 시장이지만, 처음엔 소매업자들의 기존 상품 판매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지금은 소나무길

만의 독특성을 지닌 프리마켓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만 총 1,353

명의 판매자들이 참여했을 만큼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청

주시 또한 각종 체험부스 및 이벤트 운영으로 행사를 적극 지원하

고 있다.

8,90년대를 주름잡았던 나이트클럽의 열기는 불타는 금요일

저녁의 버스킹공연으로 부활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소나무길

특설무대에서 진행되는 청춘버스킹은 중앙동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 동력이 되었다. 2016년 총 17회의 공연을 진행하면서 2천여 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로 인해 발생한 유동인구는 연간 약 3만 6천 명

정도로 추정된다. 폭발적인 호응으로 시에서는 스탠드를 설치해 뮤

지션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사업의 영향으로 중앙동의 빈 건물들과 점

포들 대부분이 채워졌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공간 또한 여전

히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노후한 건물 탓에 활용도가 낮은 중앙시

장 2층 상가들은 대부분 비워져 있는 상태다. 이러한 빈 점포를 활

용해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기획하자는 뜻에서 시작된 ‘소나무길 아

트페어’는 중앙동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실히 세상에 보여준 행사다.

건물주가 무료로 제공한 중앙시장 2층에서 진행된 행사는, 오

롯이 주민들의 손으로 만들어나간 청주 최초의 주민주도형 미술 전

시행사였다. 주민 스스로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

1 아트페어-미술교육2 아트페어 오픈식3 아트페어 준비모습4 아트페어-꽃차만들기5 아트페어전시모습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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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는 길에 사람이 모인다

요즘 중앙동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청년층이다. 다양한 문화 콘

텐츠를 기반으로 중앙로는 이제 누군가가 주도적으로 판을 벌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한쪽에서 연주를 하고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젊은 예술의 거리가 되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성공은 처음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차 없는 거리’라는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차 없는 거리

조성사업은 당시 발전위원회가 제안한 사업이었다. 청주시에 아직

보행자 도로가 많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제안이었지만, 위

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당시 중앙동의 상황은 막막했

다. 600명의 서명을 받아 청주시에 제안해 진행된 사업이었지만,

사업 직후의 성과는 미미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나무길에 심

어둔 대부분의 소나무들이 말라죽으면서, 중앙동의 가슴앓이도 더

깊어지는 듯 했다.

차 없는 거리를 만들려는 시도가 ‘차량만이 아니라 사람까지

없는 거리’로 만들어버렸다는 비판. 그리고 가뜩이나 황량한 거리

에 소나무 한그루만 덩그러니 남아있던 당시 중앙동의 풍경에 누구

보다 좌절했던 것은 중앙동의 주민들이었다. 특히 서명을 받아 일

을 추진한 위원회로서는 자책감과 책임감에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로 이끌어 갔다. 그 결과 아트페어는 중앙동의 열정과 변화를 알리

는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된 동시에 사업추진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

었다. 주민들은 손수 건물을 수리하고 미술 전문가들을 초청해 운

영위원회를 구성하며 전시를 기획해 나갔다. 행사 홍보부터 작품

접수까지, 전기 설비부터 작품 전시까지, 어느 하나 주민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주민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행사에 참여했을

까. 어쩌면 중앙동을 중심으로 지난 20년간 있었던 굴곡진 변화들

을 예술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주민들의 이러한 마음

이 통한 것인지, 소나무길 아트페어는 그동안 중앙동을 잊고 지낸

청주 시민과 중앙동을 잘 모르던 청년들에게 오랫동안 청주시의 중

심으로 활약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앙동의 존재를 새로이 각인시

켰다. 한 방송사가 행사를 취재하러 왔다가 기부금을 내놓고 다큐

멘터리까지 제작해 준 일화가 있을 만큼, 소나무길 아트페어는 예

술품 이전에 주민들의 진심을 널리 알린 행사로 남았다.

청춘버스킹

소나무길 프리마켓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중앙로는 이제

누군가가 주도적으로

판을 벌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한쪽에서

연주를 하고 자신의 작품

을 판매하는 젊은 예술의

거리가 되었다.

구분2016년 소나무길 프리마켓 업종 및 참가 셀러 수(명)

공예품·액세서리 의류 먹거리 중고물품 기타 총계

2016.03~11(총 33회) 668 93 96 119 380

1,353(약 41팀/회)

2015년~2017년 상반기 방문객 및 매출 현황

출처 : 청주시 도시재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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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은 이제 공사에 대한 불편함 쯤은 아무렇지 않게 감수한다.

더 나아가 최근엔 사비를 들여 조명을 설치하고 벤치를 놓거나 길

거리 화단 등으로 거리 환경을 조성하며 자연스럽게 상점 앞 주차

를 막는 상인들도 생겨났다. 그러다보니 골목 자영업자들 간의 유

대도 생겼고 골목 분위기도 아늑하고 깨끗해졌다. 물론 보행자들은

그런 곳에 모이기 마련이다.

무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2014년 ‘문화·예술 특성화를 통한 중앙동

상권 활성화 사업’이 시작되면서 중앙동은 이 ‘차 없는 거리’ 덕을

톡톡히 보기 시작했다. 아니, ‘차 없는 거리’가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중앙동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중앙동이 내리막길을 걸은 십년동안, 다른 지역에서는 주상복

합 아파트가 올라가고, 신축 건물이 들어서는 변화가 있었다. 중앙동

의 입장에서는 낡은 건물들을 다 부수고 새 건물을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러한 변화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중앙동이 주

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을 포기하는 대신 아직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추게 된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구도심의 이점인 대중교통 접근성을 살리면서, 보행

자들을 끌어들여 골목을 살리고, 작은 가게들의 매출을 끌어올렸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주민들도 이제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한

편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언제나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과

정을 거치면서 공동체가 단단해져간다는 사실일 것이다.

“다른 지역 얘기를 접하다보면, 의외로 자기 주차공간을 포기하지

못해서 상점 앞 주차공간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가 많더라고요.

공용주차장에 내야 하는 주차료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더 많은 보행

인구의 유입 가능성이 막히고 마는 거죠. 우리 주민들 같은 경우에

는 이런 차 없는 길에 대한 두려움은 완전히 사라졌어요. 이번 도로

정비사업 때는 최대한 면적을 좁히자, 아예 차량 속도가 30Km/hr

이하 존으로 만들어 버리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을 정도로요. 변화

가 성공적이었던 만큼 주민들의 생각도 변한 거죠.”

이제는 상인들 스스로 차 없는 거리가 사람을 끌어들이고 그것이

매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위원회와 시정에 믿음이 생긴

중앙로 진입구간 및 성안로 진입구간 유동인구 비교

중앙동 점포 현황

2014년

2014년

2016년

2016년

1,5042,411

3,542

2,700

60.3% 증가

단위 : 명

단위 : 점포수

중앙로 중앙로성안길 성안길

215

8 5 1

빈 건물 나대지빈 점포 빈 주택

124

18

0

26

빈 건물 나대지빈 점포 빈 주택

· 빈 점포 : 2014년 215점포에서 2016년 12월 기준 124점포로 42.3% 감소함 · 빈 주택 : 2014년 5호에서 2016년 12월 기준 0호로 100% 감소함

중앙로 진입구간 및 성안로 진입구간 유동인구 비교 결과, 2014년 대비 2016년 성안길 유동인구는 24%로 줄어든 반면, 중앙로 유동인구는 60.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됨

출처 : 청주시 도시재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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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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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북도

청주

시충

청북

도 청

주시

235234

그러한 선택권이 점포 업자들의 권리가 아닐까요.”

평생 행운만 따르는 삶이 세상에 있을까? 시간이 흐르면 좋았던

일이 위기를 겪기도 하고, 계속될 것 같던 고난이 어느 순간 빛을

보기도 한다. 중앙동의 사례는 지역사회 또한 시간에 따라 끊임

없이 변화하는 유기체라는 명료한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다만 중

앙동은, 노력을 통해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나갔을 뿐이다. 하나

의 생명처럼, 지역사회 역시 주민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에는

그에 맞는 보답을 되돌려주는 것 같다.

가장 큰 성과는 자신감

권순택 대표는 공동체의 가장 큰 변화를 ‘자신감’으로 꼽는다.

“원래 청주시에서 가장 좋은 지역으로 손 꼽혔는데, 언젠가 부터

는 다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중앙동에 대해 한물 간 동네라는

인식을 갖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저희들이 손수 노력해서 방송

도 타고, 젊은 사람들도 모여들고…. 우리 주민 스스로 우리가 살

아가는 지역을 다시 살려냈다는 자부심, 그만큼 중요한 게 또 어

디 있을까 싶어요.”

이제 중앙동은 청주시 뿐 아니라 타 지자체에서도 재생사업의 롤

모델로 통한다. 작년에만 총 12개 지자체에서 520명이 도시재생

추진협의회 사무실을 다녀갔을 정도로 중앙동의 인기는 뜨겁다.

그렇다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는 어떻게 대

처하고 있을까? 이에 돌아온 대답은 중앙동의 오랜 주민자치 경

험만큼이나 현실적이었다.

“저는 젠트리피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순리라고 생

각해요. 중앙동에서 많은 변화를 겪다보니 점포들의 사정이 다

제각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어떤 사업에 대한 반응도 찬성과

반대를 떠나 다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거죠. 어떤 점포들은 차가 있

는 거리가 낫다고 판단하겠지만, 어떤 점포들은 그렇지 않겠죠.

이동은 그러한 자기 가치판단에 맞게 이뤄져야 해요. 그러한 판

단이 가능하려면 그만큼 많은 선택지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봐

요. 사업 대상지가 확장되고, 접근이 가능한 다양한 골목을 만들

어주면 임대료도 다양해지겠죠. 그렇게 시장이 변화하면 각자의

이해에 맞는 곳으로 이동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주민들이 만든 골목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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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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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충청

북도

증평

증평군은 어리다. 다른 지자체들은 1995년 출범하여 올해로 지방자

치 22년을 맞고 있으나, 증평군은 2003년 출범하였다. 증평군은 작

다. 전국 82개 군 단위에서는 울릉군 다음으로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내륙에서는 최소 면적을 가진 군이다. 증평군은 적다. 2017년

5월말 현재 공무원 수가 390명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가장 적고, 행정

체제는 1읍 1면으로 전국 최소의 행정체제를(울릉군은 1읍 2면) 유지

하고 있다. 증평군의 이러한 어림과 작음과 적음의 이야기는 이제 낯

설지 않다. 그럼에도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매년 새로운 이야기

들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발전사업 우수사례의 단골

지자체임에도 한 번도 지루할 틈 없었던 증평군의 개성 넘치는 이야

기가 올해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에는 군립도서관과 도서

관 주변 인프라를 활용한 독특한 컨셉의 광장 프로젝트이다.

증평은 군(郡)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읍 중심지에 거주하고

있다. 행정, 경제, 문화 등 모든 생활이 4km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도서관 하나로 지역을 ‘Clean’하다

도서관을 광장으로! 콤팩트시티 증평의 도전

아고라 북페스티벌

운영효율화우수

충청북도 증평군

도서관이라는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기능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육성

지역발전사업을 총괄하는 전담부서인 미래전략과를 신설하여 체계적 사업운영

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민들까지 찾아오게 만드는 다양한 프로그램

다양한 연계사업으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지역활성화 사업으로 승화

포괄보조사업명 일반농산어촌개발

내역사업명

기초생활기반확충소관부처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사례 성공포인트

하늘하늘, 아기자기, 시끌벅적, 싱글벙글. 어딘가에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하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면, 그 곳에 뭔가 색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조용하고 엄숙해야 할 것 같은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군립도서관을 ‘아고라 광장’으로 변신시킨 증평군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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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북도

증평

군충

청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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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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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증평군은 매년

자유제안과 지정제안으로 구분하여 제안제도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2014년에는 도서관 개관과 관련하여 ‘행복한 도서관 만들

기’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그 중 증평군립도서관과 보강천 미루나

무 숲을 지역의 중심 광장, 지역 공동체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

면 좋겠다는 의견과 도서관 옥상 문화 공간 조성 제안이 다수 있었

다. 이처럼 ‘도서관!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의 첫 아이디어 제공자는

공무원이라기보다는 증평군민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러한 제안을 바탕으로 증평군은 미래전략과장(증평군립도서

관장 겸직)을 중심으로 미래전략팀, 평생교육팀, 도서관팀원들이 모

여 사업화 방안에 대한 토의가 이루어 졌고, 2015년에 공모하는 일반

농산어촌개발사업의 시·군 창의사업에 응모하자는 의견이 모아졌

다. 사업기획은 미래전략팀, 도서관 옥상 아고라 조성의 기술적 문제

는 도서관팀, 문화공동체 및 학습프로그램과 연계사업은 평생교육팀

이 맡아 각자의 의견을 내고 사업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특히 평생교

육팀에서 평생학습 관계자들이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 광장을 자주

견학하는 것에 착안하여 사업명을 ‘도서관! 아고라광장 프로젝트’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사업명을 확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확정된 사업명과 사업계획 초안을 바탕으로 최창영

미래전략과장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다시 팀장과

주무관들과의 회의를 거쳐 사업을 구체화하였다. 사업을 기획한 최

창영 미래전략과장은 2010년 포괄보조금제 도입 당시 지특회계(당

시는 광특회계) 사업이 부서간 연계협력과 조정 등이 필요한 사업

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각 부서에 흩어져있던 일반농산어촌개발사

업, 창조지역사업, 균형발전사업 등을 본인이 근무하던 기획감사실

기획팀으로 이관하여 일원화하고 지역발전사업을 총괄해 왔다. 이

후 2013년 7월 1일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전담부서인 미래전략과

가 신설되면서 미래전략과장으로 옮겨 지역발전사업 업무를 담당

콤팩트시티(압축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 바로 이러한 지역적 특징

을 활용하여 시군창의사업 ‘도서관!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를 기획하

게 되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문화·예술

활동이 이루어지던 아고라(Agora) 광장이 있었다면, 증평군에는 도

서관과 주변 보강천 미루나무 숲 일원을 증평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

이 모이는 곳, 증평의 아고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아이디어 제안은 군민이, 기획과 실행은 공무원이

증평군은 다른 자치단체보다 10여년이 늦은 2003년 괴산군에서 분

리하여 자치단체가 되었다. 때문에 증평군은 출범 이후 10여년 간

보건소, 농업기술센터, 청소년수련관, 읍·면사무소, 노인회관, 여성

회관 등 기초적인 인프라 구축에 예산을 집중 투자할 수밖에 없었

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교육과 문화 분야 등 주민의 삶의 질과 직

접 연관된 분야에 대한 투자는 소외된 상태였다. 이는 충북연구원

이 2014년 증평과 인근 지역 주민 9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증평군민들의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만

족 24%, 불만족 17%로 조사된 반면, 교육·문화 분야 만족도는 만족

6%, 불만족 50%로 나타난 것이다. 역사는 짧지만 멀리 내다보는 행

정이라면 이에 대한 대처를 신속히 할 줄 알아야 한다. 증평군은 본

격적으로 교육·문화 분야의 낙후성 탈피를 위한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결실을 맺은 것 중 하나가 증평군립도서관이다.

증평군립도서관은 2012년~2013년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와

충청북도, 증평군이 함께 한 충청북도균형발전 전략사업을 통해 건

립을 추진하여 2014년 개관한 곳이다. 도서관은 건립이 끝이 아니

라 시작인 사업이다.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가를 두고 공무원과

증평군립도서관은

2012년~2013년 광역·

지역발전특별회계와

충청북도, 증평군이

함께 한 충청북도

균형발전 전략사업을

통해 건립을 추진하여

2014년 개관한 곳이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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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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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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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겸 주무관이 심사에 임했다. 증평군보다 앞서 심사를 받은

정선군 팀이 잔뜩 상기된 얼굴로 심사장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결코 쉽지 않은 심사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단단히 각오를 다지고 심사장에 들어서니 3명의 심사위원이 앉

아있었고, 위원 중 한 분과 최창영 과장은 열띤 설전을 벌이게 되

는데….

“요즘 지방공무원들 문제입니다. 이게 내 돈이라고 생각하고 만든

계획서라고 보십니까?”

“사업선정 여부를 떠나 그것은 지방공무원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사업기획안에 정성이 안 보입니다.”

“그것은 기획자의 양심에 관한 문제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든 기획

안을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유용지물(有用之物)로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논쟁이 20분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모두 “탈락”을

확신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두

달 후 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때 설전을 벌였던

심사위원은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이었고, 그 분은 “다른 시·군과

는 달리 반드시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여서, 휴일에 몰래 증

평군립도서관을 찾아와 확인도 했다”고 한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성(地誠)이면 감

중(感中)인 듯합니다. 지방이 정성을 다하면 중앙도 감동하는 것이

죠. 어떤 사업이든 현실성 있는 사업을 기획하고, 사업 필요성을 적

극 설명하고 대처한다면 반드시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함으로써 지금까지 7년여를 담당하고 있다. 일반농산어촌개발 사

업을 담당하는 김재겸 주무관 또한 2010년 포괄보조금제도 도입 이

후 현재까지 동일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이 분야 전문가이다. 그리

고 이들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 홍성열 군수가 있었다.

유용지물(有用之物)과 지성(地誠)이면 감중(感中)

‘도서관! 아고라광장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성 심사는 2015년 3월

27일 대전의 유성호텔에서 있었다. 증평군에서는 최창영 과장과

설계․시공 단계(2015~2016) 민관협력 체계

옥상

자작나무 숲

광장·내부 보강천

미래전략과

산림공원사업소

증평 예총

증평문화원

문화체육과

증평미술협회

미래전략과

평생학습강의

하늘

나무

땅 물

하늘정원 조성

경관

개선

지역공동체 커뮤니티 공간

마을

만들

경관개선

예술프로그램 운영

문화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의 공간조성

이야기가 있는 미술장식 조성

광장 디자인

학습프로그램 운영

증평군립도서관

아고라

출처 : 증평군 미래전략과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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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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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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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콘텐츠를 가늠할 수 있는 센스있는 작명들이 돋보인다. ‘하늘

하늘 옥상아고라’, ‘아기자기 광장아고라’, ‘시끌벅적 문화공동체’,

‘싱글벙글 학습공동체’ 등 음과 운을 맞춰 듣기만 해도 솔깃하게

만드는 이름들이다. ‘하늘하늘’ 옥상 아고라 만들기는 유휴공간인

옥상 공간을 문화와 예술 및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

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시끌벅적’ 문화

예술 존(zone) 조성은 옥상 중앙 홀에 소형 무대와 스크린을 설

치하고 계단에는 극장식으로 객석을 만들어 주민들이 소규모 공

연과 야외 영화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시끌벅적’ 문화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아고라 북페스

티벌’은 2016년 10월 9일 개최되었다. 행복학습 체험부스 및 전시,

통글통글(글로 만나서 글로 통한다) 콘서트, 아고라 음악회, 핼러

윈 도깨비 체험행사 등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행사에 7,0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싱글벙글’ 역량 강화 프로그

램은 도서관 내 평생학습관과 다목적홀(도서관 3층)을 활용한 연

계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의

장을 제공해 주고 있다. 도서관 1층에서는 이런 역량강화 및 학습

프로그램을 이수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1

층은 증평민속체험박물관과의 협업 사업으로 세계민속인형을 전

시하는 등 상시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다목적홀을 활

용한 작은 영화관 운영, 옥상 아고라를 활용한 작은 천문대(좌구

산천문대와 협업사업) 등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 사업 추진으로 도서관이

전시관, 영화관, 공연장, 천문대, 문화회관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

행할 수 있는 복화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와 다른 시·군자율편성 사업

과의 연계를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였다. 창조지역사

업으로 추진한 독서광 김득신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농촌마을 만

최창영 과장의 소감에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쳐났다. ‘도서관! 아고

라광장 프로젝트’는 2016년~2020년(5년간) 15억 원이 투자되는 사

업으로 1차 년도 사업비 4억 2천만 원을 모두 집행하였으며, 사업 1

년차부터 주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고, 활용도 또한 매우 높은 것

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 1년 간의 사업만으로도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살아 숨쉬는 콘텐츠들로 연계사업까지 포섭

도서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자는 큰 계획은 “도서관 하나로

지역을 ‘clean’하다!”라는 사례명 속에 담겨 있다. culture(문화),

learning(학습), education(교육), art(예술), networking(관계, 공

동체)의 앞 자를 따서 CLEAN을 추출해냈다. 문화, 학습, 교육, 예

술, 공동체가 도서관에서 모두 가능하다는 의미다. 세부 내용에

구분예산액(백만원)

집행액(백만원)

집행율 사업내용

계 420 420 100

H/W 380 380 100하늘하늘 옥상아고라 조성-휴게쉼터, 전망대, 무대, 영화스크린, 아고라 상징조형물, 독서인물상, 시계탑

S/W 40

10 100시끌벅적 문화공동체 프로그램-작은영화관 운영 : 4회(분기별 1회)

30 100시끌벅적 문화공동체 프로그램-북페스티벌 : 체험부스 운영, 콘서트, 음악회, 핼러윈, 책 나눔 행사 등,

2016년 사업비 집행 현황

출처 : 증평군 미래전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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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 사업’과 연계하여 도서관에서 1박 2일 프로그램을 운영하였

고, ‘도깨비 이야기 마을만들기’ 콘텐츠와 연계하여 도서관 광장

에 책 읽는 도깨비 조형물을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하였다. 또 10

억 원을 투자하여 증평군, 진천군, 음성군, 괴산군 주민들이 함께

하는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인 증평군립도서관 공동 활용 행

복학습공동체 ‘농촌4촌의 이웃4촌 되기’ 프로그램도 운영하였다.

미래전략과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 협업시스템

1읍·1면의 전국 최소의 행정체제, 전국 최소의 공무원 수는 지역발전사

업 발굴에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몸집이 작은 만큼 부서간은 물론 부서 내 팀 간의 칸막이 없는 협업행정

을 펼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증평군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2013년 7월 1일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의 총괄·기

획은 물론 지역역량강화 사업을 전담하는 지역발전사업 컨트롤 조직인

미래전략과를 신설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발전사업 기획은 미래전략과

가 전담하고, 사업 선정 시에 해당 부서가 사업을 추진하게 되며, 사업

추진 및 사업 완료 후에는 미래전략과가 이를 조정하고 평가·환류하는

추진체계로 사업이 진행되는 조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역발

전사업 중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단일 사업을 여러 부서가 함께 추

진해야 하거나, 기획 및 총괄부서와 사업 추진 부서 간 역할 분담이 필

요한 사업이 많다. 증평군은 군수 입회 하에 관련 부서의 부서장이 함께

역할분담을 서면화하는 ‘부서 간 협업행정 협약제’를 운영함으로써, 부

서 간 사업 발굴 및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소지를 사전

에 차단하는 보다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증평군만의 독특한 추진 및 협력체계는 증평군이 충북

1 옥상 버스킹 공연2 북적북적 작은영화관3 북페스티벌(할로윈) 4 북페스벌(기증도서나눔)5 북페스티벌(풍선아트)6 북페스티벌(작가와의 만남)7 옥상 별빛 극장8 아고라 텃밭 조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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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현재 군립도서관 누적 방문객은 79만여명으로 집계되고 있으

며, 이는 증평군민 1명이 21회 방문하고, 1일 방문객은 830여명으로

분석되어, 도서관 활성화의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작은 농촌지역인 증평의 미스터리 중 하나가 증평군립도서관이

하루 수백명이 찾을 만큼 활기가 넘치고, 개관 3년 만에 증평군 인

구의 20배가 넘는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이다.”

청주의 한 방송국 보도국장의 말이라고 한다. 베테랑 기자들의 눈에

도 신기하게 보일만큼 증평군립도서관은 충북도내에서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증평군립도서관에 벤치마킹을 다녀간 외부기관

만도 60여개 기관에 400여명이 넘는다. 도서관 관계자들만이 벤치마

킹을 다녀간 것이 아니다. 단양군 매포읍을 비롯해 세종시 장군면, 당

진시 면천면 등 농촌중심지 활성화 추진 지역의 주민과 공무원들도

다녀갔다. 봉화군에서는 박노욱 군수님과 공무원, 보은군의회에서도

다녀갔으며, 충청북도 자치연수원 교육생은 물론 심지어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연수 중이던 말레이시아 공무원들도 다녀갔다.

이처럼 증평군립도서관이 “미스터리한” 도서관이 될 수 있었

던 것은 기존 도서관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시끄러운 도서관, 사람

들이 북적이는 도서관, 어린이들이 엄마와 손잡고 오는 도서관, 때

로는 박물관이 되고, 때로는 천문대가 되고, 때로는 영화관이 되고,

때로는 전시관이 되는 도서관 그리고 때로는 주민들이 모이는 광장

이 되고, 카페가 되는 도서관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수

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해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관광산업을 육

성할 때, 증평은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로 도서관도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지역 주민들이 구경 오는 곳, 인근 대

도시인 청주는 물론 전국에서 견학을 오는 도서관, 증평 제일의 관

광시설이 바로 증평군립도서관인 것이다.

도 내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자치단체임에도 지난 3년간 지역발전

사업 최대 예산확보는 물론 지역발전사업 평가에서도 3년 연속 우

수단체에 선정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

서도 4년 연속 우수단체로 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시

스템은 인근 음성군(미래전략실), 괴산군(지역개발과 미래정책팀),

진천군(미래전략실)에서 벤치마킹하여 도입·시행하게 되었다.

증평군 미래전략과는 담당 공무원의 장기 보직과 함께 정기적

인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사업 발굴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창조지역사업, 지역행복생활권사업,

충청북도 균형발전 사업을 총괄함으로써 이들 사업간 다양한 형태의

연계·협력을 통해 각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이러

한 부서간 협력, 팀간 협업 시스템은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 발굴

및 추진으로도 연결되어 증평군립도서관이 중심이 돼 진천군, 괴산군,

음성군이 함께 참여하는 ‘증평군립도서관을 공동 활용한 행복학습공

동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미스터리한 도서관, 지역발전을 견인하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을 개관하게 되면 개관 1년 동안은 호기심 등으

로 인해 방문객이 급증하다가 2년차부터는 대체적으로 비슷하거나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증평군립도서관의 2014년 4월 1

일 개관 이후 방문객 추이를 보면, 개관 1년이 되는 2015년 4월까지

는 24만여명, 2016년 4월 1일까지 1년간은 26만여명, 2017년 4월 1일

까지 1년간은 29만여명이 방문함으로써 매년 증가하는 현상이 나

타고 있으며, 특히 아고라 광장 조성과 아고라 광장 프로그램이 추

진되었던 기간에는 5만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4월

대부분이 수려한 자연

경관을 활용해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관광산업을 육성할 때,

증평은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로 도서관도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Page 126: 골고루 잘 사는 균형발전이야기 - balance.go.krbalance.go.kr/book/20171201_1.pdf · 군위군_농촌중심지활성화 화본마을에는 콘텐츠 부자들이 산다

충청

북도

증평

군충

청북

도 증

평군

249248

에 대전광역시와 세종시 그리고 KTX오송역이 위치하고 있어 발전

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에는

농촌 자치단체에서는 보기 드물게 매년 인구가 증가하고, 합계출산

율도 충북도내 11개 시군중 가장 높은 1.8명(충북 평균 1.4명, 전국평균

1.24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 또한 전국 군 단위에서 5번째로

젊은 40.9세(전국 군단위 평균 48.7세)로 조사되고 있다. 최근 30년 내

84개 시군이 사라진다는 지방소멸론이 화두가 되고 있다. 출범 당시

소멸 1순위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작은 증평군이 “도서관! 아고

라 광장 프로젝트”와 같은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지역발전사업을

통해 지역 재생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어리고 작고 적은 자치단체지

만 앞으로의 역사에서는 크고 많은, 오래가는 이야기로 남게 될 것임

을 증평은 이미 증명하고 있다. 증평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파수를 계속 세우고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증평과 앞으로의 증평은 분명히 다를 것

‘도서관!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는 아직 완성품이 아니다. 증평군립

도서관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사업이고,

증평군립도서관 주변을 하나의 문화타운으로 조성하는 사업의 동

기부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도서관! 아고라 광장 프로젝

트’의 향후 비전 또한 증평군립도서관을 중심으로 주변을 명실공히

증평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문화생활의 중심지, 증평 아고

라 광장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증평 아고라 광장 조성 비전의 실현을 위해 증평군은 2019년까

지 증평군립도서관과 연계하여 도서관 연접 부지에 독서광 김득신

문학관과 청소년 문화의 집을 건립할 계획이다. 1단계로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도서관! 아고라 광장’ 조성 하드웨어 구축 사업을 계

속 추진하고, 2단계로 2017년부터 2018년 에는 45억 원(지특 18억, 지

방비 27억)을 들여 학습실, 창작 사랑방, 문학 토론방, 세미나실 등의

시설을 갖춘 김득신 문학관을 대지 4,000㎡, 연면적 1,604㎡,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3단계는 2018년부터 2019년 기간 중에 사업

비 37억 원(지특 29억 원, 지방비 8억 원)을 들여 휴(休)카페와 동아

리활동실, 댄스연습실, 탁구장, 영화감상실, 정보검색실, 미디어실 등

을 갖춘 연면적 1,50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증평청소년문화의

집을 건립해 커피바리스타, 제과제빵 기능과정 프로그램 등 진로체

험과 함께 청소년에게 다양한 활동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렇게

‘도서관! 아고라 광장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증평군립도서관, 김득신

문학관, 청소년 문화의 집과 주변 보강천 미루나무 숲을 문화타운으

로 조성함으로써 문화로 성장하는 도시 증평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증평군은 우리나라의 중심부에 위치한 충청북도에서도 정 중

앙에 자리하고 있다. 증평읍 중심부로부터 10분 내외의 거리에 청주

시, 청주국제공항, 중부고속도로 증평 IC가 있고, 1시간 내외의 거리

이동천문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

2017

균형

발전

사업

우수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