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하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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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20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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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2011. 9

  • 20주년 기념 컨퍼런스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일 시 : 2011년 6월 30일(목) 14:00 ~ 18:00

    □ 장 소 : 은행회관 14층 세미나실

    □ 프로그램

    13:30~14:00 등 록

    14:00~14:10인사말 : 김태준(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축 사 : 김기웅(한국경제신문 대표)

    14:10~15:20

    경제발전과 금융부문의 역할

    사 회 : 김정식(연세대 교수)

    발표 1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하준경(한양대 교수), 이규복(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2 : 한국 금융정책 및 감독의 과거, 현재, 미래

    채희율(경기대 교수)

    토 론 : 김용진(아주대 교수), 김홍범(경상대 교수)

    15:20~15:30 휴 식

    15:30~16:40

    한국 금융산업 및 시장의 발전과 향후 과제

    사 회 : 윤석헌(숭실대 교수)

    발표 1 : 금융산업의 업그레이드와 과제

    이인호(서울대 교수), 서정호(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2 :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의 평가 및 향후 과제

    강경훈(동국대 교수), 임형준(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토 론 : 김진호(이화여대 교수), 안동현(서울대 교수)

    16:40~16:50 휴 식

    16:50~18:00

    종합토론 : 한국금융의 향후 10년

    사 회 : 손상호(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토 론 : 박경서(고려대 교수)

    오형규(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윤창현(서울시립대 교수)

    이건호(KDI 정책대학원 교수)

    지동현(KB국민카드 부사장)

    최공필(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함상문(KDI 정책대학원 교수)

  •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컨퍼런스

    1.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하준경, 이규복)

    본 연구에서는 한국금융의 경제성장 과정에서의 역할을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

    으로 나누어 평가하여 보았다. 거시 시계열 관점에서 한국금융은 외환위기 등의 부작용

    에도 불구하고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실물경제성장을 원활히 뒷받침해온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미시적으로는 저축동원 기능, 유동성 제공 기능 등은 원활히 수행된 반면,

    정보생산, 모니터링, 위험관리 등 생산성 향상과 밀접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기능들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금융의 성장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는 이러한 고부가가치 서비스기능들을 개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2. 한국 금융정책 및 감독의 과거, 현재, 미래(채희율)

    과거 금융정책의 기본방향은 대외적 여건에 대처하기 위해 개방화 및 국제화 측면

    에서 이루어졌으며, 금융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율화 및 겸업화, 대형화 정책을 펼쳐

    왔다. 하지만 대외적 취약성의 증대, 국제화 성과의 미비, 사전적․선제적 대응의

    실패, 발전에 대한 비전 부재 등의 한계를 노출하였다. 향후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자유화, 개방, 겸업화 전략의 단선적 추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의 안정,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그리고 금융생태계의 개선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3. 금융산업의 업그레이드와 과제(이인호, 서정호)

    외환위기의 극복과정과 2000년대 은행산업의 구조 조정과 경쟁 심화, 금융산업 간의

    융합과 마찰, 자본시장법 시행, 카드사 사건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금융산업

    이 양적․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

    ① 자산규모 경쟁을 통한 금융기관의 성장모델 재고, ②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규제

    패러다임의 차이 인식, ③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④ 타 업종 간 융․복합(conver-

    gence) 트렌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4.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의 평가 및 향후 과제(강경훈, 임형준)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금융자산의 축적과 금융심도의 진전, 유가증권시장의 성장

    으로 크게 발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콜과 RP, 유가증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간의 균형적 발전 방안을 모색하여 금융시장의 발전을 촉진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장 간

    균형발전 방안을 모색하여 단기금융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고령화에 대비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머 리 말

    한국금융의 발전은 과거 경제개발시기를 거치면서 정부주도의 개발금융이라는 형태

    가 1980년대까지의 주된 흐름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금융산업 및 금융시장 자체의 변화가 요구되면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1997년에 발생한 외환위기는 한국금융

    의 패러다임을 점진적인 변화와 개방보다는 외부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형태로 급격한 국면 전환이 발생하였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사후

    적인 평가도 엇갈리고 있으며, 현재 한국의 금융발전을 살펴보는 데 중요한 출발점

    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개방과 혁신이라는 화두를 나름대로 받아들이던 한국금융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성공적으로 이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

    니다. 하지만 금융산업이나 금융시장에서 아직 미비하거나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며, 2000년대 꾸준히 추진하던 국내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의 발전 정도가 아직

    도 미약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한국금융의 현 상황을 심도있게 재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향후

    10년, 그리고 20년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한국금융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시기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아직 학계나 업계, 그리고 정책당국에서도 향후 금융의 역할에 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논의가 미진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1년 6월 30일

    한국금융연구원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금융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한국금융이

    나아가야할 방향성과 청사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컨퍼런스

    를 개최하였습니다. 과거와 현재로부터의 교훈과 함께 새로운 한국금융의 미래를 논의

    하고, 이를 토대로 중장기적인 한국금융의 발전과정을 금융개혁(system & regulation),

    금융산업과 금융시장(financial industries & markets), 거시 및 국제금융(macro &

    international)의 관점에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컨퍼런스는 전체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본 보고서는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와 이에 대한

  • 토론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세션은 ‘경제발전과 금융부문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한국경제 발전과정에서

    금융부문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금융시장 발전과 정부의 역할(market & government

    role)이라는 측면에서 금융 및 감독정책을 재조명하는 자리로 구성하였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한국경제의 발전사와 더불어 한국금융의 변화․발전을 함께 조망하고 평가함

    으로써 한국금융의 실물부문에 대한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한국경제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금융부문의 역할과 이슈를 평가하고 향후 금융부문

    의 역할을 모색합니다. 두 번째 발표는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과 관련하여 주요한 금융

    ․감독정책을 재평가하고 향후 한국금융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금융정책 방향 및 후속

    과제를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했습니다. 과거금융정책 및 감독정책의 주요 방향과

    이슈를 살펴보고 향후 한국금융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금융정책 및 감독 방향을 제언

    합니다.

    두 번째는 ‘한국 금융산업 및 시장의 발전과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향후 한국 금융산업과

    시장의 발전을 안정과 혁신(stabilization vs innovation)의 관점에서 직면할 도전과

    대응을 모색하고, 이에 대한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 세션을 구성하였습니다. 현재 국내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재조명과 평가를 통해 향후 금융환경을 고려한

    한국금융의 발전방향과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특히 외환시장, 자본시장 등 한국에서

    특수하게 조명해야 될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국내 금융산업의 과거 발전과정을 조망하고 현안을 점검한 후 향후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고려사항과 과제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국내 금융

    시장의 발전과정을 전반적으로 재평가하고 향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심화 및 발전

    을 위한 이슈와 과제를 논의합니다. 마지막 세션은 패널 토의로서 한국금융의 향후

    10년을 위한 발전과제를 자유롭게 토의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네 편의 논문과 토론자료로 구성된 본 보고서가 한국금융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포괄적이고 균형있는 분석을 제시하고 향후 미래의 모습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본 보고서가 한국금융의 미래라는 거대한 담론을 여러

    전문가의 연구와 토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단초를 제시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 보고서의 완성을 위해서 많은 분들이 수고하셨습니다. 논문의 외부집필진으로

    한양대학교 하준경 교수, 경기대학교 채희율 교수, 서울대학교 이인호 교수, 동국대학교

    강경훈 교수가 참여하였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에서는 이규복 박사, 구본성 박사,

    서정호 박사, 임형준 박사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논문을 집필한 원내외 집필진뿐만

    아니라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유익한 토론을 제시한 아주대학교 김용진 교수, 경상

    대학교 김홍범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김진호 교수, 서울대학교 안동현 교수가 논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학교 박경서 교수, 한국경제

    신문 오형규 논설위원, KDI 정책대학원 이건호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윤창현 교수,

    KB카드 지동현 부사장, 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 상임자문위원, KDI 정책대학원 함상문

    교수 등이 한국금융의 발전을 위한 진지한 토론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박사가 컨퍼런스를 기획․진행하고 본 보고서를 정리하였습

    니다. 끝으로 본 보고서의 모든 내용은 집필자 및 토론자들의 개인의견이며 한국금융

    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혀 둡니다.

    2011년 9월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김 태 준

  • 목 차

    Ⅰ. 머리말 ··········································································································3

    Ⅱ.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4

    1. 금융은 경제성장에 적극적 역할을 하는가? ·········································4

    2. 경제성장 동력의 변화에 따른 금융의 역할 변화 ································9

    Ⅲ. 우리나라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13

    1. 우리나라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변수 간 관계분석 ·····························13

    2. 우리나라 금융의 기능별 성장효과 ·····················································27

    Ⅳ.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39

    토 론 ·················································································································45

    Ⅰ. 머리말 ········································································································51

    Ⅱ. 한국 금융 및 감독정책의 과거(Past & Reviews) ···································54

    1. 외환위기 이전의 금융정책 ··································································54

    2. 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과 금융정책․감독 ································55

    3. 참여정부의 금융정책 ···········································································58

    4. 과거 정부의 금융정책 및 감독의 평가 ··············································59

    Ⅲ. 현 정부의 금융정책 및 감독(Present & Issues) ····································61

    1.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과 추진 경과 ········································61

    2. 이명박 정부 금융정책 및 감독의 평가 ··············································63

    Ⅳ. 향후 금융정책의 방향 및 과제(Future & Tasks) ···································66

    1. 금융시스템의 안정 ···············································································66

    2.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75

    3. 금융생태계의 개선 ··············································································79

    V. 맺음말 ·········································································································86

    토 론 ·················································································································90

  • Ⅰ. 서 론 ··········································································································97

    Ⅱ.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산업의 성과 ····················································102

    1. 은행산업의 구조조정과 경쟁 심화 ····················································102

    2. 금융산업 간의 융합과 마찰 ······························································106

    3. 자본시장법 ·························································································109

    4. 카드사 사건 ························································································112

    Ⅲ. 금융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과제 ·······················································115

    1. 새로운 규제환경 ·················································································115

    2. 실물지원을 위한 금융산업의 역할 ····················································117

    3. 독립적 수익창출능력 제고를 위한 제언 ···········································121

    Ⅳ. 요약 및 결론 ····························································································123

    토 론 ···············································································································127

    Ⅰ. 서 론 ········································································································133

    Ⅱ. 금융시장의 변화 흐름 ·············································································134

    1. 금융시장 발전 과정의 실증 분석 ······················································134

    Ⅲ. 평가 및 주요 이슈 ···················································································149

    1. 금융시장의 불균등 발전에 대한 평가 및 정책과제 ·························149

    2. 소매시장의 과열과 도매시장의 미숙 ················································159

    3. 자본․외환시장에 있어서 외국인투자자의 영향력 증대 ··················164

    4.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금융시장 발전 과제 ······································168

    Ⅳ. 정책과제 ···································································································173

    1.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금융시장 균형발전 방안 모색 ····················173

    2. 금융시장 정보인프라 구축 ································································175

    3. 발행시장 시장규율 강화 ····································································176

    4. 기관투자자의 위험자산 투자수요 진작 ·············································177

    토 론 ···············································································································179

    ···································································································185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 발 표 자 ◈

    하준경(한양대학교)·이규복(한국금융연구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본 연구는 한국금융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 요 약

    본 연구에서는 한국금융의 경제성장 과정에서의 역할을 평가한다. 금융부문

    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실증연구들이 존재하나 대체

    로 금융발전이 경제성장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금융부문도 경제성장 과정에서 중요

    한 역할을 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한국금융의 경제성장

    과정에서의 역할을 거시적 관점에서 시계열을 이용해 분석한 후 미시적인 관점

    에서 금융과 성장이 연결되는 채널별로 평가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한국금융

    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성장을 원활히

    뒷받침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의 양적인 성장은 실물경제의 성장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시적으로 볼 때에는 생산요소의

    축적을 위한 저축동원 기능, 거래의 원활화를 위한 유동성 제공 등의 기능이

    순조롭게 수행된 반면, 정보생산, 모니터링, 위험관리 등 생산성 향상에 더욱

    밀접히 관련된 고부가가치 서비스 기능들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모니터링 기능이 크게 개선되고 다른 고부가가치 기능들도

    일정 정도 개선되고는 있으나 실물경제를 견인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의 성장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보생산과 위험관리 기능과 같은

    적극적인 성장기능을 크게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핵심 주제어 : 금융, 경제성장, 정보생산, 위험관리, 모니터링

    JEL 분류기준 : O16, G10, G20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3

    Ⅰ. 머리말

    금융이 경제성장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슘페터

    와 같이 금융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루카스와 같이 금융의

    역할은 과장되었으며 금융은 실물을 따라갈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실증적으로 많은 연구들이 있었는데, 대다수 연구들에서 적어도 금융이

    경제성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금융이 성장을

    견인하는 적극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들도 상당 수 존재한다.

    국가 간 데이터를 활용한 기존 연구들을 감안하면 분석 데이터에 포함된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부문이 적어도 양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

    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한국금융이 실물부문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인상을 주

    는 것도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금융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충분한 역할을 했는지를 평가해본

    다. 현실적으로 금융과 경제성장은 함께 가는 경향이 있다. 금융이 발전한 나라 중

    후진국은 없으며, 선진국 중에서 금융이 크게 낙후된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금융도 한국경제와 함께 많이 발전했고 경제성장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은 동태적인 과정이고 금융에 주어진 역할도 동태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물적자본이 주된 성장동력인 경제발전 단계에서는 저축을 끌어 모으고

    투자율을 높이는 것이 주된 역할이 되는 반면, 기술혁신이 중요해지는 단계에서는

    좋은 기술을 선별하고 높은 위험을 관리하는 기능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런 관점에

    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금융을 기능별로도 평가해 볼 것이다.

    본 연구의 분석내용을 종합해 볼 때 한국금융은 양적인 측면에서 물적자본 투자

    를 뒷받침하는 데에는 충실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 간의 유동

    성 증가, 주식시장의 성장, 금융중개기관의 양적 확대 등은 실물경제의 발전에 필수

  • 4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불가결한 요소였으며 양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어, 이를 관리하고 키워내는 고도의 부가가치 서

    비스 기능은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벤처사업을 비롯한 새로운 투자기회의

    발굴은 아직도 미개척 분야이며, 위험의 다변화 기능도 쏠림현상 앞에서는 무력해

    보이기 때문이다.

    즉, 한국금융은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소극적 역할을 하는 데에는 상당히 효율적

    이었으나 실물경제를 끌고나가는 적극적 역할을 하는 데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통한 실증분석도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해 준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제Ⅱ장에서는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개관하고 경제발전 단계의 변화에 따른 금융의 역할 변화에 대해서

    살펴본다. 제Ⅲ장에서는 한국의 금융심화 과정을 살펴보고 한국의 금융변수들과 성장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시계열을 이용해서 분석해 본다. 아울러 금융의 기능별로도

    한국금융을 평가해 본다. 제Ⅳ장에서는 결론과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Ⅱ.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1. 금융은 경제성장에 적극적 역할을 하는가?

    1) 금융과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

    전통적으로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Bagehot(1873), Schumpeter(1912), Hicks(1969) 등은 금융이 경제성장에서 적극

    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Robinson(1952)은 기업이 앞서고 금융이

    뒤따른다고 함으로써 금융이 소극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고, Lucas(1988)는

    더 나아가 경제학자들이 경제성장에서 금융의 역할을 “지독히 과장”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5

    어떠한 견해가 현실에 더 가까운지는 실증분석을 통해 판가름할 수밖에 없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실증분석이 존재하는데, 국가 간 성장 회귀분석

    (cross-country growth regression)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다. King and Levine(1993)

    은 1960년에서 1989년까지의 77개 국가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금융발전 변수와 성장

    변수 사이의 관계를 회귀분석한 바 있다. 이들은, 금융시스템의 유동부채를 GDP로

    나눈 변수(DEPTH), 은행신용을 은행신용과 중앙은행 국내자산의 합으로 나눈 변수

    (BANK), 민간기업에 대한 신용을 GDP로 나눈 변수(PRIVY) 등과 1인당 실질GDP

    성장률, 1인당 자본스톡 증가율,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등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융발전 변수들과 성장 변수들 사이에 강한 양의 관계가 존재함을 보였다. 다음으로

    이들은 금융발전이 단지 경제성장의 결과인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1960년의 금융

    발전 수준이 이후 30년 간의 경제성장과 관계가 있는지를 테스트했는데, 그 결과

    금융발전이 이후 경제성장을 잘 예측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른 한 편으로 Levine and Zervos(1998)는 42개국의 1976년부터 1993년까지의

    데이터를 통해 주식시장 변수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즉, 주식거래량

    을 상장주식 시가로 나눈 회전율을 구한 뒤 이를 은행신용 변수와 함께 경제성장률

    의 설명변수로 사용하였는데, 주식 회전율과 은행신용의 초기 값이 모두 유의하게

    이후의 성장률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것은 주식 회전율이나 은행

    신용 모두 성장요인 중 물적자본 축적보다는 총요소생산성을 통해 성장률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즉, 금융은 생산성을 통해 성장률을 높인다고 볼 수 있다. 또 단

    순한 주식시장의 크기, 즉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경제성장과 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주식시장의 존재 그 자체보다는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얼

    마나 활발히 일어나느냐가 더 중요함을 말해 준다.

    이 연구들의 연장선 상에서 Levine(1998, 1999), Levine, Loyaza, and Beck(2000)

    등은 금융과 성장 간의 인과관계를 좀 더 엄밀히 검증하기 위해 국가의 법적 기원을

    도구변수로 사용하였는데, 그 결과 역시 금융발전과 장기적 경제성장 간의 인과관계

    를 지지하고 있다.

    이상의 분석 외에도 Rajan and Zingales(1998)는 산업 수준의 데이터를 통해 금융

  • 6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과 성장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외부금융을 많이 쓰는 ‘자연적’ 특징을

    가진 산업들일수록 금융발전의 혜택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후 42개국

    의 36개 산업의 1980년에서 1990년까지의 데이터를 가지고 이를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이들의 가설은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예컨대 기계산업이 음료산

    업보다 외부금융에 대한 의존성이 본래 크다고 보았을 때 금융부문이 발전한 나라

    일수록 기계산업이 음료산업에 비해 상대적 성장속도가 빨랐다.

    Wurgler(2000)는 1963년부터 1995년까지의 65개국 자료를 이용해서 금융부문이

    발전한 나라일수록 성장산업에서의 투자가 더 많이 늘어나고 사양산업에서의 투자

    가 더 많이 줄어드는 것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금융부문이 발전할수록 신용의 재

    배분이 활발하게 일어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다음으로 기업 수준에서의 연구들도 있는데, Demirguc-Kunt and Maksimovic

    (1998)은 26개국의 1980년부터 1991년까지의 기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성장은 은행시스템과 주식시장 유동성 모두와 양의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였다.

    이들의 연구에서도 Levine and Zervos(1998)에서처럼 주식시장의 크기 자체는 기업

    성장과 관련이 없음을 보이고 있다.

    Levine(2004)도 40개국의 기업 수준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에서 금융이 덜 발달한

    나라일수록 기업투자가 내부자금에 더 민감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론은 금융

    발전이 내부자금의 이용가능성과 기업투자 사이의 연결고리를 약하게 함으로써 중소

    기업의 금융제약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 준다.

    다른 한 편으로 각국의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금융과 성장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들도 있다. Guiso, Sapienza, and Zingales(2002)는 이탈리아의 지역들을 분석한

    결과 금융발전이 개인의 창업 확률을 높이고, 산업의 경쟁을 활발하게 하며 기업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Haber(1991, 1997)는 브라질과 멕시코의 1830

    ~1930년의 자료를 비교 분석하여 브라질에서는 금융을 자유화함으로써 더 많은 기

    업들이 외부금융에 접근하여 산업집중도가 떨어지고 생산이 늘었음을 보였으며, 멕

    시코의 경우에는 소규모의 금융자본가에 의존하여 집중도 완화나 성장촉진이 부진

    했음을 보였다. McKinnon(1973)의 연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독일, 한국, 인도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7

    네시아, 타이완에서의 금융제도와 경제발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잘 작동하는 금융

    제도가 경제성장을 지원하였음을 보여준다.

    이상의 연구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주식시장의

    활성화 정도와 은행신용은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데, 특히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둘째, 금융발전은 주로 외부자금의 이용가능성을 높여 금융제

    약을 완화함으로써 기업 및 산업의 성장과 구조조정의 원활화를 촉진해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다.

    결국 금융이 성장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채널은 금융제약의 완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유동성 공급뿐만이 아니라 Aghion and Howitt(2009)이 강조했듯 사전

    적인 선별기능(screening)과 사후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도덕적 해이 방지 기능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능들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해서 경제의 마찰적 요인(friction)을 줄이는 기능들이다. 앞에서 지적했듯 학자

    들 사이에 금융의 적극적 역할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는 것도 사실은 이 마찰

    적 요인을 줄이는 기능이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기능인지 아니면 소극적이고 실체가

    미약한 기능인지에 대한 견해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이 원래 완전

    하고 정보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본다면 금융의 역할은 소극적이라고 볼 수 있는

    반면, 시장과 정보의 불완전성이 현실적으로 의미있는 제약이라고 본다면 금융의

    역할은 적극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 금융혁신과 경제성장

    한편 이상의 논의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금융혁신, 즉 파생금융상품을 비롯한

    새로운 금융상품들이 경제성장에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잠시 알아보자. 이 이슈에

    대해서는 아직 엄밀한 실증분석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학자들 사이에

    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을 뿐이다.

    금융혁신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로는 Levine 등이

    있다.1)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투자기회는 새로운 금융기법이 태어남으로써

  • 8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현실화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17~18세기의 무역업의 경우 새로운 위험의 관

    리와 자금제공에 적합한 주식을 통한 금융기법이 생겨남으로써 발전이 가능했고,

    19세기에 만들어진 증기기관차와 철도산업은 특화된 투자은행이 생겨남으로써 발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의 수많은 금융혁신도 이 연장선 상에서 해석할 수 있으

    며 파생상품으로 인해 증폭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문제들은 혁신에 수반될 수밖

    에 없는 리스크에 따르는 어쩌면 불가피한 부작용이지 금융혁신의 본질적인 한계는

    아니라고 본다.

    반면, Stiglitz는 잘 작동하는 금융시스템이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

    없지만 금융부문은 본질적으로 과도한 위험과 근시안적 행태를 추구할 인센티브로

    가득하다고 지적한다.2) 금융부문에는 엄청난 외부효과와 대리인 문제가 존재하고

    사적인 이득과 사회적 이득 간의 불일치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보았다. 나아가 그는

    워렌버핏이 지적하듯 파생상품은 금융부문의 대량살상무기와도 같다고 본다. Stiglitz

    는 금융혁신이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도 있으나 금융부문 자체에 존재하는 인센티

    브 구조는 금융혁신을 소수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데 이용하는 방향으로 작동

    한다고 지적함으로써 금융혁신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사적 이득과 사회적 이

    득 간의 괴리를 좁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상을 정리하면 금융혁신은 그 자체로서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인

    센티브 구조가 왜곡될 경우 오히려 금융위기 등의 문제를 초래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인센티브 구조의 왜곡이나 거품 등의 문제가 단순한 부

    작용인지 아니면 금융혁신에 내재된 핵심적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존재

    한다고 볼 수 있다.

    1) Michalopoulos et al.(2009)2) Economist지 2010년 2월 23일자 기사 참조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9

    2. 경제성장 동력의 변화에 따른 금융의 역할 변화

    1) 금융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는 채널들

    Levine(2004)은 금융발전이란 다음의 다섯 가지 요소를 포함한다고 하였다. 첫째,

    투자기회 및 자본 배분에 관한 정보의 생산, 둘째, 기업 모니터링과 기업 지배권 행사,

    셋째, 리스크의 거래, 다변화 및 관리, 넷째, 저축의 동원과 모집, 다섯째, 재화와

    서비스 교환의 원활화 등이다. 이러한 기능들을 경제성장과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정보생산 기능은 기업, 경영자, 시장상황 등에 대해 평가하는 데 소요되는 많은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개별 저축자들은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충분히 갖지 못하고 있는데 금융부문에서 이러한 역할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수행해 줌으로써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즉, 금융

    부문은 정보비용의 감소, 자원배분의 효율성 증진을 통해 성장률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 모니터링 기능은 기업 경영에서 발생하는 대리인 문제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주식을 통한 금융의 경우 주주들이 직접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거나 이

    사회 멤버들을 선임하여 대리인 문제를 줄이고, 채권을 통한 금융의 경우에는 투자

    자들의 모니터링 비용을 극소화하여 자금조달에 도움을 준다. 금융중개기관을 통한

    금융의 경우에는 위임된 모니터링 기능을 행사함으로써 모니터링 비용을 줄이는 역

    할을 한다. 이와 같이 금융부문은 다양한 방식으로 모니터링 기능을 행사하는데, 모

    니터링 기능이 잘 행사될 경우 다양한 기술과 생산자들 사이에서 보다 적절한 신용

    배분이 이루어지게 되므로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셋째, 위험관리 기능은 위험 자체를 거래하고, 집중하고 다변화함으로써 가능한데,

    위험이 잘 관리될 경우 저축이 늘고 자원배분이 원활히 이루어져 경제성장에 도움

    이 된다. 특히 고성장 프로젝트의 경우 위험이 크므로 위험관리 기능이 더욱 중요해

    진다. Greenwood and Jovanovic(1990)은 위험의 공유와 자본축적 및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있고, Acemoglu and Zilibotti(1997)는 위험의 다변화와 자본축적

  • 10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및 경제성장의 관계를 분석했다. 다른 한 편으로 Allen and Gale(1997)은 금융중개

    기관은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으므로 세대 간 리스크 공유를 가능케 하여 장기적 안

    목의 투자를 촉진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모두 위험관리가 경제성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넷째, 저축동원 기능은 다양한 저축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자에게 연결시켜

    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저축자들의 자금을 모으는 데 드는 거래비용을 줄여주고

    저축자와 투자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성을 극복하게 해줌으로써 저축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저축동원이 원활해지면 자본축적이 빨라지고 자원배분이 원활해져 경제성장

    이 촉진된다.

    다섯째, 거래지원 기능은 경제 내에 존재하는 거래비용을 줄여 분업과 같은 교환의

    이득을 극대화함으로써 성장을 촉진한다. 이 채널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조성

    비용 등 고정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경제의 규모가 충분히 커질 필요가 있다. 이는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되어야 거래지원 기능도 원활해지는 일종의 피드백 효과가

    존재함을 말해준다.

    2) 경제발전에 따른 금융-성장 채널의 변화

    위에서 금융과 성장을 매개하는 채널은 정보생산, 모니터링, 위험관리, 저축동원,

    거래지원 등 다섯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 기능들은 모두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기능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내용들에는 질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금융발전이 있다고 해서 이 다섯 가지 기능들이 동시에 발전한다고 보

    기는 어렵다. 저축동원과 거래지원 기능은 대수의 법칙과 규제환경의 정비 등에 따

    라 비교적 쉽게 발전하는 기능들인 반면 정보생산, 모니터링, 위험관리 등은 상당한

    노하우와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경제발전에 따른 성장동력의 변화와도 밀접한 대응관계를 갖는다. 즉, 경제

    발전의 초기에는 주로 물적자본의 축적이 성장동력이 되는데, 물적자본 투자에는

    저축동원과 거래지원 기능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경제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11

    발전이 성숙단계에 진입하면 총요소생산성이 주된 성장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여기

    에는 새로운 기술의 발굴 등을 위한 정보생산, 고위험 투자의 처리를 위한 위험관리

    기능과 모니터링 기능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즉,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금융발전

    은 저축동원과 거래지원 기능으로부터 정보생산, 위험관리, 모니터링 기능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잠깐 살펴보자.

    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1인당 물적자본 증가율 추이를 보여준다. 경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년대 이후부터 1998년까지는 1인당 물적자본 증가율

    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월등히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외환위기 이후에

    는 양자 간의 격차가 많이 줄고 있고 총요소생산성의 상대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

    음을 알 수 있다.3)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1인당 물적자본 증가율 추이

    자료 : PWT 6.3을 이용하여 저자들이 계산

    3) 성장회계를 통한 수치의 계산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일반적인 콥더글러스 생산함수를 상정한 후 자본의 지수를 0.3으로 놓는다. 자본은 투자율을 이용하여 영구재고법으로 산출하는데 감가상각률은 6%로 놓는다. 여기서 총요소생산성은 Hicks 중립적인 방식으로 산출되었다.

  • 12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이러한 현상은 미국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를 보면, 우리

    나라의 총요소생산성은 미국의 60% 수준인 반면 1인당 물적자본은 80% 수준에 달

    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경제성장이 주로 물적자본 축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앞으로는 총요소생산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4)

    미국 대비 총요소생산성 수준과 1인당 물적자본 수준 추이

    자료 : PWT 6.3을 이용하여 저자들이 계산

    이상의 성장동력 변화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금융은 물적자본의 축적을 위한 저축

    동원이나 기본적인 거래지원 기능으로부터 총요소생산성 증가를 위한 정보생산, 모니

    터링, 위험관리 기능 중심으로 변화하여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제부터는 이러

    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금융의 성과를 평가해 보기로 한다.

    4) 이 논문에서는 물적자본과 노동에 기인한 부분을 제외한 생산 부분은 모두 총요소생산성에 포괄되고 있다. 따라서 지적 자본을 비롯해서 인적자본이나 사회적 자본 등도 모두 총요소생산성에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중 인적자본의 경우 비교적 계량화가 용이하므로 이를 물적자본처럼 별도로 분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인적자본에 대한 금융의 역할, 예컨대 학자금 대출 등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에 인적자본은 따로 분석하지 않고 총요소생산성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13

    Ⅲ. 우리나라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1. 우리나라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변수 간 관계분석

    여기서는 우선 거시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의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간의 관계

    를 분석한다. 금융의 발전 정도(financial development), 즉 금융부문의 심화도는

    일반적으로 전반적인 유동성, 은행부문의 대출을 통한 금융중개 규모, 그리고 자본

    시장 특히 주식시장의 거래규모 등의 변수들로 가늠한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변수들과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파악하여 봄으로써 경제성장

    에 대해 금융부문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1) 금융의 발전 정도 추이

    가. 유동성 및 은행 대출금

    먼저 금융부문의 심화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유동성 관련 지표들을 꼽을 수 있다.

    King(1992, 1993)은 GDP대비 M25) 및 (M2-M1)6)(1992)를, Al-Yousif(2002)는 M1

    대비 현금통화, GDP 대비 M2 등을 이용하였다. Rousseau and Wachtel(2001)은

    금융중개기관의 중개활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M3/GDP 및 (M3-M1)/GDP를 이용하

    기도 하였다.

    자료확보가 가능한 1986년부터 우리나라 유동성의 추세를 파악하여 보면, GDP

    대비 M2 및 Lf는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5) King(1993)은 GDP대비 liquid liabilities를 고려하였는데, liquid liabilities는 은행시스템 외부에 있는 통화(즉, 현금통화)와 은행 및 은행 외 금융중개기관이 보유한 요구불 및 이자부예금의 합으로 정의하였다.

    6) King(1992)은 GDP대비 quasi-liquid liabilities를 이용하였는데, quasi-liquid liabilities는 은행의 이자부 예금, 비은행금융중개기관의 요구불 및 이자부 예금 등을 포함하는데, 이 때 M1은 포함되지 않는다.

  • 14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유동성이 실물경제의 증가속도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되어 왔다는 것

    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전 기간과 최근 몇 년의 기간 동안 증가속도가 빨랐음을 알

    수 있다.

    한편 GDP 대비 예금은행 총대출금의 추이를 보면, 전반적인 유동성과 비슷한 추이

    를 보여 왔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별다른 추세를 보이지 않았던 GDP 대비 예금은행

    총대출금이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7) 다만 2003년 카드

    사태가 발생했던 기간 중에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심화(유동성 및 은행대출) 추이

    (단위 : %) (단위 : %) (단위 : %)

    40

    60

    80

    100

    120

    140

    160

    180

    200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M2/GDP

    Lf/GDP

    120

    130

    140

    150

    160

    170

    180

    190

    200

    20

    30

    40

    50

    60

    70

    80

    90

    707274 76788082848688 9092949698000204 060810

    예금은행 총대출금/GDP

    (예금은행+비은행금융기관)/GDP (우축)

    주 : M1은 MMF 제외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7) 예금은행의 대출금과 관련된 금융심화 관련 지표로는 예금은행과 중앙은행의 자산 대비 예금은행 자산 비율, GDP대비 민간부문 대출 등도 사용되어져 왔다. 동 지수는 정부 또는 공기업 위주로 대출이 이루어지는 금융시스템보다는 민간대출 위주의 금융시스템이 더 발전적인 것으로 해석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금은행과 중앙은행의 국내 자산 대비 예금은행 자산 비율, GDP대비 민간부문

    대출 등의 추세도 GDP 대비 예금은행대출금처럼 우상향하는 모습을 유지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15

    나. 자본시장

    한편 Levine & Zervos(1998)는 경제성장 및 자본축적, 생산성 향상에 금융발전

    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는데, 은행의 발전 외에 자본시장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의 발전을 고려하였다. 이는 금융시장이 경제성장을 위한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식시장은 은행과는 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

    이다. 세부적으로 주식시장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는 GDP 대비 국내 상장

    주식의 시가총액, GDP 대비 총거래대금, 거래회전률 등을 이용하였다.

    주식시장이 발전하면 기업들이 직접적인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어 투자를

    확대하게 되고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게 된다. 거래대금은 주식시장이 얼마나 활

    발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지표로써 거래대금이 크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GDP대비 거래대금 비율은 외환위기 직후 크게 상승하였으며, 2007

    년 이후에도 주식시장 호조 등에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상장주식1) 회전율2) 및 시가총액, 거래대금 추이

    (단위 : %) (단위 : %)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74 76 78 80 82 84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시가총액/GDP

    거래대금/GDP

    0

    200

    400

    600

    800

    1000

    1200

    1400

    1600

    1800

    2000

    0

    100

    200

    300

    400

    500

    600

    700

    800

    900

    74 76 78 80 8284 86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10

    상장주식 회전율

    KOSPI지수 (우축)

    주 : 1) 유가증권시장 대상, 2) 상장주식 회전율 = 상장주식수거래량

    ×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16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을 주요국과 비교하면, 절대 규모면에서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으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독일보다는 크고 프랑스와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

    났다. 다만 미국, 영국 등보다는 경제규모 대비 주식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거래 규모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 비교하

    면 경제규모 대비 거래규모가 크지 않지만 프랑스, 독일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선진국에 못지않은 수준으로 규모가 확대되어

    왔으며 거래도 활발해졌음을 알 수 있다.

    주요국 시가총액 추이

    (단위 : 10억 달러) (단위 : 10억 달러) (단위 : %)

    0

    5,000

    10,000

    15,000

    20,000

    25,000

    30,000

    35,000

    40,000

    45,000

    50,000

    0

    2,000

    4,000

    6,000

    8,000

    10,000

    12,000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프랑스

    독일

    한국

    영국

    미국(우축)

    시가총액

    0.0

    50.0

    100.0

    150.0

    200.0

    250.0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프랑스

    독일

    한국

    영국

    미국

    GDP대비

    시가총액

    자료 : World Bank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17

    주요국 주식시장 비교

    (단위 : 10억 달러) (단위 : %)

    0.0

    50.0

    100.0

    150.0

    200.0

    250.0

    300.0

    350.0

    400.0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프랑스

    독일

    한국

    영국

    미국

    GDP대비

    주식거래대금

    0.0

    50.0

    100.0

    150.0

    200.0

    250.0

    300.0

    350.0

    400.0

    89 91 93 95 97 99 01 03 05 07 09

    프랑스

    독일

    한국

    영국

    미국

    주식회전율

    자료 : World Bank

    전체 금융산업 규모 비교

    주요국 금융부문의 비교를 전체 금융산업8)으로 확장해서 살펴보아도 주식

    시장과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는데, 미국의 금융중개 산업은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전체 산업의 8∼9%(2009년 기준)를 상회하고 영국의 경우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는 4∼5%대에서 머무르고 있

    으며, 우리나라의 금융중개 산업은 4∼6%대를 보이고 있다.

    8) financial intermediation industry로 보험, 연기금 및 금융중개와 관련된 기관이 포함

  • 18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주요국 금융산업 비중1) 추이

    (단위 : %) (단위 : %)

    2.0

    3.0

    4.0

    5.0

    6.0

    7.0

    8.0

    9.0

    80 82 84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미국

    영국

    한국

    프랑스

    독일

    총부가가치기준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

    80 82 84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미국

    영국

    한국

    프랑스

    독일

    총생산기준

    주 : 1) 명목 기준으로 총생산 대비 금융중개산업(financial intermediation industry)비중

    자료 : OECD STAN Database for Structural Analysis

    2) 한국의 금융심화와 경제성장 효과 분석

    이제 금융심화와 관련된 변수들과 실물경제 변수들과의 관계를 보다 실증적으로

    분석해 보자. 본 분석에서 사용된 실물경제 변수는 GDP와 국내총투자(국내총자본

    형성)로 국민계정상 1970년부터 2010년까지의 연간 명목자료를 사용하였다. GDP

    외에 국내총투자 지표와 금융심화 변수들 간의 관계를 살펴본 데에는 금융의 발전

    이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통하여 경제성장을 유인하는 경로가 존재하였는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일반적으로 투자 확대는 자본스톡을 증가시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

    다. 대표적인 예로 표학길(2007)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을 가장 크게

    견인하고 있는 컴퓨터, 통신장비제조업 등 ICT 산업의 평균 순자본스톡 증가율이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19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순자본스톡9) 증가율의 추이를 살펴보면,

    1971년부터 1997년까지 10%를 상회하였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경제성장률과 마찬

    가지로 순자본스톡 증가세가 이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

    다.

    자산별 및 산업별 순자본스톡의 기간별 평균 증가율

    (단위 : %)

    1970~1983 1984~1997 1998~2005 1970~2005

    주 거 용 건 물 9.9 13.2 4.6 10.0

    비 주 거 용 건 물 12.5 12.0 4.7 10.5

    구 축 물 11.6 13.7 9.9 12.0

    운 수 장 비 10.7 12.1 1.6 9.2

    컴 퓨 터 장 비 16.2 18.2 2.5 13.9

    통 신 장 비 19.2 18.1 4.0 15.3

    기타 기계 및 장비 11.8 11.6 5.9 10.4

    1 차 상 품 0.0 0.0 0.0 0.0

    기타 유형고정자산 0.0 0.0 0.0 0.0

    소 프 트 웨 어 23.8 22.3 10.5 20.1

    기타 무형고정자산 0.0 0.0 0.0 0.0

    계 11.5 12.9 6.1 10.8

    9) 표학길(2007) 등에 따르면, 총고정자본스톡이란 어떠한 시점에 생산자가 보유한 모든 자산을 그 시점에서 다시 구입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으로 평가한 것을 말하며, 순자본스톡이란 어떤 시점의 총고정자본스톡으로부터 그 시점까지 누적된 총고정자본소모를 차감한 것을 뜻한다. 즉, 「순자본스톡 =총고정자본+총고정자본형성-고정자본소모+자본스톡을 변화시키는 다른 요인에 의한 순변동의 총가치+ 자산가격의 변동에 따른 보유수익(holding gain) 변화에 따른 순변동의 총가치」라고 할 수 있다.

  • 20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1970~1983 1984~1997 1998~2005 1970~2005

    전 산업 12.9 11.8 6.0 10.8

    농림어업 12.0 12.6 -4.3 8.5

    광업/제조업/전기․가스․수도업 12.8 11.7 5.1 10.6

    ICT(컴퓨터, 통신 장비 제조업) 13.9 41.2 3.4 22.4

    기타 제조업/광업/전기․가스․수도업 12.7 11.3 5.2 10.4

    서비스업 13.1 11.9 7.5 11.3

    생산자서비스업 16.1 8.7 19.4 13.9

    유통서비스업 11.0 11.7 2.7 9.4

    소비자서비스업 12.6 13.2 5.4 11.2

    사회서비스업 13.8 13.3 5.9 11.8

    자료 : 표학길․정선영․조정삼,「한국의 총고정자본형성, 순자본스톡 및 자본계수 추계 : 11개 자산-72부문

    (1970~2005)」,『한국경제의 분석』, 2007.

    설명변수로 사용될 금융변수들 중 자본시장 변수로는 1974년부터 2010년까지의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거래대금, 주식회전율 등을 이용하였으며, 대출 및 예금

    자료는 예금은행 기준으로 1986년부터 2010년까지의 연말기준 자료를 이용하였다.

    가. 대출 및 자본시장의 발전과 실물경제 성장

    (1) 단위근 검정

    우선 각 시계열변수의 적분차수(order of integration)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

    하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위해 ADF(Augmented Dickey Fuller) 검정을 실시하였다.

    검정 결과, 에서 보듯 log 변수들 중 주식시가총액, 주식거래대금 등은 단위

    근이 있는데 그 외 변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단위근이 존재하지

    않는 log 명목 GDP, 국내 총투자, 명목총요소생산성, 은행대출금 등은 모두 최근으로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21

    올수록 증가율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변수들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를 고려하기 위하여 상수항 외에 시간추세(trend)를 포함한 ADF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모두 10% 유의 수준에서도 단위근이 존재한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없

    었다. 반면 이들의 차분을 취한 시계열의 경우 모두 5% 유의수준에서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모든 시계열변수는 이며, 공적분관계를

    구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평가되었다.

    대출 및 자본시장과 실물경제 변수에 대한 단위근검정(Unit Root Test)결과

    p값

    intercept trend and intercept

    level

    log(명목GDP) 0.000 0.803

    log(명목총요소생산성) 0.000 0.944

    log(명목국내총투자) 0.002 0.889

    log(시가총액) 0.536 0.537

    log(거래대금) 0.368 0.611

    log(은행대출) 0.000 0.594

    1차차분

    log(명목GDP) - 0.015

    log(명목총요소생산성) - 0.005

    log(명목국내총투자) - 0.000

    log(시가총액) 0.000 -

    log(거래대금) 0.000 -

    log(은행대출) - 0.018

    주 : 데이터 기간은 M2와 Lf는 1986년부터, 시가총액, 주식거래대금은 1974년부터, 은행대출과 은행예금은

    1971년부터, 명목GDP와 명목국내총투자는 1970년부터 유효하고, 명목총요소생산성은 1970년부터 2007

    년까지 유효

  • 22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2) 장기관계 분석 : 공적분 검정

    VEC 모형, 혹은 공적분된 VAR 모형에 대하여 최우추정(MLE)하는 Johansen(1991,

    1995)의 방법을 사용하여 공적분관계를 검정 및 추정하였다. 그리고 단위근 검정에서

    시간추세(trend) 변수를 포함하여 I(1) 관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에 공적분

    관계식에도 시간변수(trend)를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대출 및 자본시장과 실물경제 변수에 대한 공적분 테스트 결과

    변 수 공적분 개수 EigenvalueTrace Statistic

    p 값

    log(명목GDP), log(은행대출)0 0.48 30.31 0.01

    1 0.13 5.45 0.53

    log(명목GDP), log(거래대금)0 0.62 43.77 0.00

    1 0.25 10.02 0.12

    log(명목GDP), log(시가총액)0 0.57 36.38 0.00

    1 0.18 6.93 0.35

    log(명목GDP), log(은행대출), log(거래대금)

    0 0.59 49.57 0.01

    1 0.29 18.10 0.33

    log(명목TFP), log(은행대출)0 0.44 24.50 0.07

    1 0.12 4.48 0.67

    log(명목TFP), log(거래대금)0 0.64 43.31 0.00

    1 0.29 10.97 0.09

    log(명목TFP), log(은행대출), log(거래대금)

    0 0.70 60.11 0.00

    1 0.41 21.56 0.16

    log(명목국내총투자), log(은행대출)0 0.51 31.66 0.01

    1 0.11 4.41 0.68

    log(명목국내총투자), log(거래대금)0 0.52 35.77 0.00

    1 0.25 10.28 0.12

    log(명목국내총투자), log(시가총액)0 0.53 31.49 0.01

    1 0.13 5.03 0.59

    log(명목국내총투자), log(은행대출), log(거래대금)

    0 0.51 43.11 0.048

    1 0.25 17.60 0.37

    주 : 데이터 기간은 시가총액, 주식거래대금은 1974년부터, 은행대출과 은행예금은 1971년부터, 명목GDP와

    명목국내총투자는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총요소생산성은 1970년부터 2007년까지 사용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23

    모형의 내생변수들 사이에 장기균형관계가 성립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Johan

    -sen 공적분 검정을 실시한 결과 에서 보듯, 실물경제변수(명목GDP, 국내총

    투자, 명목총요소생산성), 은행대출, 주식시장관련 변수들(주식시가총액, 거래대금

    등)간의 관계에 있어서 모두 공적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은 유의수준 1%

    에서도 기각되었다. 반면 양 기간 모두 공적분이 최대 1개까지 존재한다는 귀무가설

    은 유의수준 10%에서도 모두 기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적분이 1개 존재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10)11)

    실물 경제변수를 1로 정규화하여 공적분 계수를 추정하여 보면 와 같은 결과

    를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은행대출이나 주식시장의 변수를 통하여 금융발전이

    실물경제 성장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시간에 따라 추세적으로 금

    융발전변수가 실물경제성장 변수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효과를 통제하고 나면 명목

    GDP와 금융심화 변수들 간에는 장기적인 정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되었다. 특히 기업들에 대한 금융중개기능을 통하여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주

    요한 경로인 국내총투자 및 명목총요소생산성과 금융발전 변수들 간의 장기적인 관

    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명목GDP를 이용한 경우와 유사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금융부문의 발전이 투자확대를 통하여 실물경제의 양적 성장을 견인하는

    경로가 우리나라에서 유효하게 작동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10) 다만 log(명목총요소생산성)과 log(거래대금)의 경우 공적분 테스트 결과, 공적분이 1개 존재하고 있다는 귀무가설이 유의수준 9% 정도에서 기각되긴 하였지만 유의수준이 높게 나타나고 실증분석의

    일관성을 고려하여 공적분이 1개 있다고 평가한 후 공적분계수를 분석함. 11) 여기서 분석 대상 변수들은 모두 명목변수들인데, 공적분 분석에서는 명목변수들이 추세를 갖고 있어

    가성회귀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변수들의 체계적 관계를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편의상

    명목변수를 써도 분석 결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 24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대출 및 자본시장과 실물경제 변수에 대한 공적분 계수 추정

    log(명목GDP) 1.000

    log(은행대출) -4.592 (0.935)trend 0.396 (0.160)log(명목GDP) 1.000

    log(거래대금) -0.370 (0.049)trend 0.011 (0.015)log(명목GDP) 1.000

    log(시가총액) -0.405 (0.070)trend 0.012 (0.018)log(명목GDP) 1.000

    log(은행대출) -0.162 (0.148)log(거래대금) -0.312 (0.048)trend 0.020 (0.020)

    log(명목TFP) 1.000log(은행대출) 15.407 (5.760)trend -1.716 (1.039)

    log(명목TFP) 1.000log(거래대금) -0.297 (0.056)trend 0.029 (0.018)

    log(명목TFP) 1.000log(은행대출) -0.196 (0.034)log(거래대금) -0.357 (0.095)

    trend 0.051 (0.015)log(명목국내총투자) 1.000log(은행대출) 0.884 (0.713)

    trend -0.151 (0.124)log(명목국내총투자) 1.000log(거래대금) -0.524 (0.124)

    trend 0.049 (0.035)log(명목국내총투자) 1.000log(시가총액) -0.631 (0.140)

    trend 0.049 (0.033)log(명목국내총투자) 1.000log(은행대출) -0.659 (0.130)

    log(거래대금) -0.323 (0.049)trend 0.093 (0.020)

    주 : 1) 데이터 기간은 시가총액, 주식거래대금은 1974년부터, 은행대출과 은행예금은 1971년부터, 명목GDP와

    명목국내총투자는 1970년부터 2010년까지, 명목총요소생산성(TFP)은 1970년부터 2007년까지임.

    2) ( ) 안은 표준오차(standard error)임.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25

    (3)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

    한편 금융발전 변수와 실물경제성장 변수 간에 장기적인 정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 금융발전이 실물경제성장을 견인하였는지, 아니면 실물경제의 성

    장에 따라 금융이 발전하여 왔는지는 장기적인 관계만으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증가율 변수를 사용하여 단기적으로 두 변수간 인과관계를 검정

    하여 보았다.

    대출 및 자본시장과 실물경제 변수에 대한 그랜저 인과관계 분석1) 결과

    변 수 P-값

    은행-실물

    명목GDP 성장률 → 은행대출 증가율은행대출 증가율 ↛ 명목GDP 성장률

    (0.067)(0.815)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 은행대출 증가율은행대출 증가율 ↛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0.013)(0.695)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 은행대출 증가율 은행대출 증가율 ↛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0.066)(0.998)

    자본시장-실물

    명목GDP 성장률 ↛ 거래 대금 증가율거래 대금 증가율 → 명목GDP 성장률

    (0.125)(0.005)

    명목GDP 성장률 ↛ 시가 총액 증가율시가 총액 증가율 → 명목GDP 성장률

    (0.490)(0.004)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 거래 대금 증가율거래 대금 증가율 →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0.012)(0.005)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 시가 총액 증가율시가 총액 증가율 →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0.015)(0.000)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 거래 대금 증가율거래대금 증가율 →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0.003)(0.001)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 시가총액 증가율시가총액 증가율 →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0.094)(0.005)

    주 : 1) 시차는 3, 명목GDP, 명목총요소생산성, 시가총액, 주식거래대금, 은행대출의 증가율은 전기대비를

    이용

  • 26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검정 결과 은행대출 증가율의 경우에는 명목 GDP 성장률, 명목총요소생산성 및 국내

    총투자 증가율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였다기보다는 경제성장률이 변화하는 경우 대출

    증가율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반면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주식시장

    관련 금융발전 지표들의 증가율과 실물경제성장률 간의 인과관계를 보면, GDP 성장률

    에 대해서는 주식시장의 발전이 성장률을 견인하는 역할을 주로 한 것으로 평가되며,

    국내총투자 증가율에 대해서는 쌍방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나. 유동성과 실물경제 성장

    유동성 변수의 경우에는 실물경제 변수(명목 GDP, 명목총요소생산성, 국내총투자 등)

    와 장기적인 공적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단기적인 관계만을

    파악하여 보았다. 통화량을 보여주는 Lf 및 M2는 연간 평잔기준 자료로 1986년부터

    2010년까지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우선 유동성 증가율과 실물경제 성장률 간의 단순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두 변수

    의 증가율 간에는 정의 관계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다만 인과성 검정

    유동성 증가율과 실물경제 성장률 간 단순회귀분석 결과

    종속변수명목GDP

    증 가 율

    국내총투자

    증 가 율

    명목TFP

    증 가 율

    명목GDP

    증 가 율

    국내총투자

    증 가 율

    명목TFP

    증 가 율

    기 간 ’87~`’10 `’87~`’07 `’87~`’10 `’87~`’07

    Lf 증가율0.598(6.369)***

    0.812(2.208)***

    0.471(3.794)***

    M2 증가율0.445(3.694)***

    0.391(1.015)***

    0.298(2.129)***

    상수항0.015(1.012)***

    -0.018(0.297)***

    -0.006(-0.282)**

    0.037(1.878)***

    0.043(0.689)***

    0.021(0.391)***

    R² 0.648 0.181 0.431 0.383 0.045 0.193

    D-W 1.857 2.23 1.741 1.513 2.073 1.510

    주 : 성장률 및 증가율은 전기대비이며, ( ) 안은 t값, ***는 1%, **는 5%, *는 10% 수준에서 유의함을 의미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27

    테스트의 결과를 보면, 대체로 유동성 증가율과 명목GDP 성장률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명목총요소생산성 및 명목

    국내총투자와 유동성 증가율 간에는 명목총요소생산성 및 명목국내총투자가 증가할

    수록 유동성이 뒷받침하여 증가하여 온 것으로 평가되었다.

    유동성과 실물경제 변수에 대한 그랜져 인과관계 분석1) 결과

    변 수 P-값

    유동성-실물

    명목GDP 성장률 ↛ Lf 증가율Lf 증가율 ↛ 명목GDP 성장률

    (0.162)(0.132)

    명목GDP 성장률 ↛ M2 증가율M2 증가율 ↛ 명목GDP 성장률

    (0.109)(0.331)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 Lf 증가율Lf 증가율 ↛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0.040)(0.501)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 M2 증가율M2 증가율 ↛ 명목국내총투자 증가율

    (0.025)(0.613)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 M2 증가율M2 증가율 ↛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0.047)(0.293)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 Lf 증가율Lf 증가율 ↛ 명목총요소생산성 증가율

    (0.040)(0.181)

    주 : 1) 시차는 3, 명목GDP, 명목국내총투자, 명목 총요소생산성, Lf, M2의 증가율은 전기대비를 이용

    2. 우리나라 금융의 기능별 성장효과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금융의 발달은 투자확대 채널을 주경로로 하여 경제

    성장을 견인하여 온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가계부문보다는 기업부문에 대한 직접

    적인 또는 간접적인 지원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본 절에서는 기업부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융의 역할들을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를 위하여

    우선 투자를 지원할 수 있는 금융의 양적인 역할인 저축동원 기능과 거래지원 기능,

    그리고 금융이 할 수 있는 질적인 역할로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과 위험관리 기능, 그

    리고 정보생산 기능 등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 28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1) 저축동원 기능

    우리나라의 명목 저축률과 투자율은 1970년대 중반부터 20%대를 상회하고 있다.

    추세적으로 보면, ’70년대 이후 ’80년대 중반까지는 국내총투자율이 총저축률을 상

    회하였다. 이는 당시 투자를 위한 재원이 국내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외채조

    달 등을 통하여 투자를 활성화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80년대 중반

    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잠시 저축률이 투자율을 상회하였지만, ’90년대 중반부터는

    다시 투자율이 저축률을 상회하였다. 그리고 이 때 이루어진 투자 중 과도하게 이루

    어진 부문이 부실화되며 외환위기로 연결되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당시 기업부문

    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계속해서 총저축률

    이 국내투자율을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축률 및 투자율 추이

    (단위 : %) (단위 : %)

    10.0

    15.0

    20.0

    25.0

    30.0

    35.0

    40.0

    45.0

    -6.0

    -3.0

    0.0

    3.0

    6.0

    9.0

    12.0

    15.0

    70 72 74 76 78 80 82 84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실질 G DP 성 장 률

    총저 축 률(우 축 )

    국내 총 투자 율 (우축 )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29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명목 저축률과 투자율이 높게 유지되어 왔고, ’70년대 및

    ’80년대 초반을 제외하면 총저축률이 국내총투자율을 상회하고 있어 저축이 부족하여

    투자를 제한하였을 가능성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앞서 실증분석 결과

    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저축이 투자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경로는 전반적

    으로 잘 작동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단기간에 이루어진 급격한 투자급증이

    과잉투자로 이어져 외환위기를 경험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2000년대에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활성화하기보다는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기업 전반에 더 팽배

    하게 존재해 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 거래지원 기능

    통화란 경제 내에서 유통되는 돈으로, 모든 경제거래 및 활동은 돈을 통하여 이루어

    지게 된다. 그러므로 통화량은 경제주체들이 보유한 자산을 필요한 시기에 거래에

    따른 손실 없이 화폐로 바꿀 수 있는 안정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유동성과 직접적으로

    밀전한 연관이 있다. 그러므로 통화량이 확대되어 유동성이 풍부해질수록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은행들이 이자율을 낮추고

    대출을 확대하게 된다. 그러므로 투자나 소비가 활성화되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반대로 유동성이 위축되면 은행들은 이자율을 높이고 대출을 축소하게 되므로 투자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한편 반대의 인과관계도 가능하다. 경제가 성장하면 경제 내

    주체들의 경제활동이 더욱 활발해짐에 따라 거래가 증가하고 유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므로 유동성과 경제성장 간에는 이론적으로 쌍방향의 인과관계가 가능하다.

    다만 앞 절의 그랜저 인과성 검정 결과에서 보면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 통화량 증가

    가 경제성장을 직접적으로 견인하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대신 추세적인

    관계의 축소가 있긴 하나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통화량도 확대되었던 것으로 나타

    남에 따라 통화량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통화량 역시 경제가 확대되는 것과 비교하여 과도하게 증가하는 경우에는

    실물경제의 성장 외에 자산가격 확대와 연관될 수 있다. 이 경우 자산가격의 버블이

  • 30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형성되고 버블붕괴 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동반할 수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

    지 부실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이다. 우리나라 내에서는

    아직까지 자산가격 버블붕괴에 따른 금융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2000년대

    들어 기업부문이 아닌 가계부문의 부채가 증가하고 주택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

    을 계속해서 보이다가 최근 주택가격의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가계부문의 상환능력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자산가격으로부터 촉발된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이전

    보다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요 통화량 추이

    (단위 : 조원) (단위 : 전년대비, %)

    0

    400

    800

    1200

    1600

    2000

    2400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Lf(평잔) M2(평잔) M1-MMF(평잔)

    0

    1

    2

    3

    4

    5

    6

    7

    8

    9

    10

    -5

    0

    5

    10

    15

    20

    25

    30

    35

    87 89 91 93 95 97 99 01 03 05 07 09

    명목GDP 성장률

    Lf증가율(평잔기준)

    M2증가율(평잔기준)

    물가상승률(우축)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3) 위험관리 기능과 모니터링 기능

    우리나라 기업의 부도업체 수나 부도율 추이를 보면,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가 매우

    다름을 확연히 알 수 있다. 1998년까지는 부도기업체 수나 부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

    하는 가운데 현재와는 비교가 안 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31

    를 겪으면서 부도업체 수나 부도율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의 부채비율12)

    은 외환위기 이전의 절반수준으로 낮아졌고 자기자본비율13)은 2배 가까이 상승하는

    등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강화되었고 결과적으로 현재의 낮은 부도율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주요 원인으로는 한계기업의 퇴출이 상당부문 이루어졌고, 기업 등 실물경제

    의 부실이 은행 등 금융부문의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며 은행 등의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이 꾸준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에 대한 대출

    등 투융자 관련 심사가 보다 엄격하게 이루어지게 되었고, 사후에도 기업의 유동성

    우려가 제기되면 금융권에서 과거보다 신속하게 대응해 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도율 추이 전산업 재무건전성

    (단위 : 만개) (단위 : %) (단위 : %) (단위 : %)

    0.01

    0.02

    0.03

    0.04

    0.05

    0.06

    0.07

    0.08

    0.09

    0.10

    0.11

    0.12

    0.13

    0.14

    0

    1

    1

    2

    2

    3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부도업체수

    부도율(장수기준, 우축)

    15

    20

    25

    30

    35

    40

    45

    50

    100

    150

    200

    250

    300

    350

    400

    450

    500

    70 72 74 76 78 80 82 84 86 88 90 92 94 96 9800 02 04 06 08

    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우축)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12) 부채비율자기자본부채

    ×

    13) 자기자본비율총자본자기자본

    ×

  • 32 한국 금융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일반은행 부실채권비율 추이

    0.5

    1.0

    1.5

    2.0

    2.5

    3.0

    3.5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고 정 이 하 여 신 비 율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한편 모니터링 기능 강화와 함께 위험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자산을 적절히

    분산하여 운용함으로써 비체계적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일 것이다. 이를 파악하여

    보기 위하여 은행의 산업별 대출 집중도를 살펴보았다. 산업별 대출에 대한 허핀달

    -허쉬만지수 추이를 살펴본 결과 총산업 측면에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 서비스업

    등간의 대출자산 집중도는 위기 이후 계속해서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가장

    높은 제조업에 대한 대출비중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온 반면, 건설업이나 서

    비스업의 대출비중이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집중도가 완화되었

    다는 측면에서는 위험관리에 다소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되나 최근 부실의 위험

    이 높은 건설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2000년대 이후 증가하였다는 점은 다소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대출비중이 가장 높은 제조업 내 세부산업의 허핀달-허쉬만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산업과는 반대로 외환위기 이후 대출자산의 집중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래 비중이 높았던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기타 기계 및 장비 등 산업의 대출비중이 2000년

  • 경제성장과 금융의 역할 33

    대 들어서도 증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의 위

    상을 이들 산업이 계속해서 지켜왔다는 데에서 이들 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높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지만 이로 인하여 여타 산업에 대한 대출이 상대적으로

    위축되었거나 이들 산업의 과잉투자를 유발하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

    요가 있을 것이다.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