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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계 l 475 세계 문화 문 학 ‘귀를 위한 시’ 밥 딜런, 노벨문학상 수상 2016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에게로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3일 “위 대한 미국 노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작가보다 음악가로 더 유명한 인물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 기는 1901년 노벨 문학상 첫 시상 이래 처음이다. 미국 작가의 수상은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이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 한 시”라고 표현하며, “지난 5천 년을 돌아보면 호머와 사포를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연주를 위한 시적 텍스트를 썼고, 밥 딜 런도 마찬가지”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상 수상 직후 공연 등에서 침묵으로 일관해 수상을 거부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오기도 했던 딜런은 보름가량 후에야 한림원과의 통화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말문이 막혔다”며 “영광스러운 상에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딜런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 불참 했으며, “만약 누군가가 내가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조금이라 도 있다고 말했다면 나는 그 가능성이 달에 서 있을 확률과 비 슷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수락연설을 대신 전했다. 맨부커상 폴 비티…공쿠르상은 모로코 슬리마니 2016년 영국 맨부커상은 미국 인종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한 미국 작가 폴 비티(54)의 ‘셀 아웃’(The Sellout)이 받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비티의 4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캘리 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교외 마을을 가상의 무대로 삼아 노 예제와 인종분리 정책의 복구가 시도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맨부커상이 2014년부터 작가의 국적과 관계 없이 영국에서 출간된 영어작품 전체로 대상을 확대한 이후 미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어권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은 모로코 출신 여 성작가 레일라 슬리마니(35)에게 돌아갔다. 112년 공쿠르 역사상 7번째 여성 수상자인 슬리마니는 2012 년 뉴욕에서 도미니카 보모가 자신이 돌보던 어린이 두 명 을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달콤한 노래’(Chanson douce)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프랑스 현대문학 거장 미셸 투르니에 별세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가 1월 18일 파리 인근 이 블린의 슈아셀에 있는 자택에서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투르니에는 20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 한 작가이자 철학자로 20세기 전반부 격변기를 몸소 체험한 대표적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인간의 문명과 사회,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을 철학과 신화적 상상력 으로 풀어낸 작품세계로 사랑받았다. 1967년 마흔셋 나이에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재 해석한 첫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내놓아 아카데미 프 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1970년에는 어린이들을 나 치 정권으로 끌어들이는 남자에 관한 소설 ‘마왕’으로 프랑스 의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추도성명에서 투르니에를 “거 대한 재능을 지닌 위대한 작가”로 추앙하면서 프랑스 작가이 자 유럽의 작가로 20세기 유럽 문학의 역사를 규정지었다고 치하했다. 미국 국민소설 ‘앵무새 죽이기’ 작가 하퍼 리 별세 미국의 ‘국민소설’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앵무새 죽이 기’(To Kill a Mockingbird)의 작가 하퍼 리가 2월 18일 향년 89세 로 별세했다. 1926년 4월 28일 변호사이자 주 의원을 지낸 아마사 콜맨 리의 4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하퍼 리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채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 항공사 예약창구 직원으 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작품인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의 대공황기인 1930년대 앨라배마의 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흑 인 차별 실태를 어린 소녀의 눈으로 낱낱이 고발한 소설이다. 1960년 7월 11일 책이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리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각급 학교마다 필독서로 자리매김했고,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2015년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 ‘파수꾼’(Go Set a Watchman)을 출간했는데 주인공의 변신에 실망감과 함께 ‘변절’ 시비를 불러오기도 했으며, 출판과 관련한 저작권 소 송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미의 이름’ 이탈리아 대표 지성 움베르토 에코 별세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 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암 투병 끝에 2월 19일 향 년 84세로 별세했다. 학자이자 작가인 에코는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 등의 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거장이다. 대중에는 소설가로 주로 알려졌지만 문학뿐 아니라 역사와 철학, 미학, 기호학, 문화 비평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약한 시대를 대표하는 지 성으로 꼽힌다. 1980년작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은 에코의 방대한 지식이 담 긴 현학적 내용과 중층적인 전개방식으로 인해 독자들이 접근 하기 쉽지 않음에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40여 개 언 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밀라노에서 주로 생활해온 에코는 미디어 재벌 출신인 실비 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부패와 전횡을 두고 히틀러나 카 다피에 비유하는 등 현실 정치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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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계 l 475

세계 문화

문 학

■ ‘귀를 위한 시’ 밥 딜런, 노벨문학상 수상

2016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에게로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3일 “위

대한 미국 노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작가보다 음악가로 더 유명한 인물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

기는 1901년 노벨 문학상 첫 시상 이래 처음이다. 미국 작가의

수상은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이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

한 시”라고 표현하며, “지난 5천 년을 돌아보면 호머와 사포를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연주를 위한 시적 텍스트를 썼고, 밥 딜

런도 마찬가지”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상 수상 직후 공연 등에서 침묵으로 일관해 수상을 거부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오기도 했던 딜런은 보름가량

후에야 한림원과의 통화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말문이

막혔다”며 “영광스러운 상에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딜런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 불참

했으며, “만약 누군가가 내가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조금이라

도 있다고 말했다면 나는 그 가능성이 달에 서 있을 확률과 비

슷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수락연설을 대신 전했다.

■ 맨부커상 美 폴 비티…공쿠르상은 모로코 슬리마니

2016년 영국 맨부커상은 미국 인종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한

미국 작가 폴 비티(54)의 ‘셀 아웃’(The Sellout)이 받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비티의 4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캘리

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교외 마을을 가상의 무대로 삼아 노

예제와 인종분리 정책의 복구가 시도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맨부커상이 2014년부터 작가의 국적과 관계 없이 영국에서

출간된 영어작품 전체로 대상을 확대한 이후 미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어권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은 모로코 출신 여

성작가 레일라 슬리마니(35)에게 돌아갔다.

112년 공쿠르 역사상 7번째 여성 수상자인 슬리마니는 2012

년 뉴욕에서 도미니카 보모가 자신이 돌보던 어린이 두 명

을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달콤한 노래’(Chanson

douce)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프랑스 현대문학 거장 미셸 투르니에 별세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가 1월 18일 파리 인근 이

블린의 슈아셀에 있는 자택에서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투르니에는 20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

한 작가이자 철학자로 20세기 전반부 격변기를 몸소 체험한

대표적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인간의 문명과

사회,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을 철학과 신화적 상상력

으로 풀어낸 작품세계로 사랑받았다.

1967년 마흔셋 나이에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재

해석한 첫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내놓아 아카데미 프

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1970년에는 어린이들을 나

치 정권으로 끌어들이는 남자에 관한 소설 ‘마왕’으로 프랑스

의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추도성명에서 투르니에를 “거

대한 재능을 지닌 위대한 작가”로 추앙하면서 프랑스 작가이

자 유럽의 작가로 20세기 유럽 문학의 역사를 규정지었다고

치하했다.

■ 미국 국민소설 ‘앵무새 죽이기’ 작가 하퍼 리 별세

미국의 ‘국민소설’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앵무새 죽이

기’(To Kill a Mockingbird)의 작가 하퍼 리가 2월 18일 향년 89세

로 별세했다.

1926년 4월 28일 변호사이자 주 의원을 지낸 아마사 콜맨

리의 4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하퍼 리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채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 항공사 예약창구 직원으

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작품인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의 대공황기인 1930년대

앨라배마의 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흑

인 차별 실태를 어린 소녀의 눈으로 낱낱이 고발한 소설이다.

1960년 7월 11일 책이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리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각급 학교마다 필독서로 자리매김했고,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2015년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 ‘파수꾼’(Go Set a

Watchman)을 출간했는데 주인공의 변신에 실망감과 함께

‘변절’ 시비를 불러오기도 했으며, 출판과 관련한 저작권 소

송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장미의 이름’ 이탈리아 대표 지성 움베르토 에코 별세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

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암 투병 끝에 2월 19일 향

년 84세로 별세했다.

학자이자 작가인 에코는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 등의

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거장이다. 대중에는 소설가로

주로 알려졌지만 문학뿐 아니라 역사와 철학, 미학, 기호학,

문화 비평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약한 시대를 대표하는 지

성으로 꼽힌다.

1980년작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은 에코의 방대한 지식이 담

긴 현학적 내용과 중층적인 전개방식으로 인해 독자들이 접근

하기 쉽지 않음에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40여 개 언

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밀라노에서 주로 생활해온 에코는 미디어 재벌 출신인 실비

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부패와 전횡을 두고 히틀러나 카

다피에 비유하는 등 현실 정치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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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연극·뮤지컬

■ 아카데미상 - ‘스포트라이트’ 작품상…디캐프리오 남우주연상

2월 28일 열린 제8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영화 ‘스포

트라이트’가 영예의 대상인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스포

트라이트’는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이 가톨릭 사제의 아

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보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레버넌트’로 5번째 도전 끝에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첫 오스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여우

주연상은 ‘룸’의 브리 라슨, 감독상은 ‘레버너트’의 알레한드로

이냐리투에게 돌아갔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의상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 석권해 ‘실속’을 챙겼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영화 ‘유스’에서 부른 ‘심플송’으로 주

제가상 후보에 오르며 한국인 최초 수상의 기대를 높이기도

했으나 수상엔 실패했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년도에 이어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이 모두 백인으로 채워지면서 ‘백인만의 잔치’라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해시태그

‘OscarsSoWhite’(너무 하얀 오스카)라는 여론이 들끓고 스파

이크 리 감독을 비롯해 일부 흑인 배우들 사이에서 ‘아카데

미 보이콧’ 움직임까지 나왔다. 이러한 논란 속에 시청률이

2008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 칸 영화제 - 영국 거장 켄 로치, 두 번째 황금종려상

칸 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켄 로치 감독의 영

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게 돌아갔다.

5월 22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로치 감독은 지난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에 이어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안게 됐다.

황금종려상의 최다 수상 기록은 2회로, 현재까지 장 피에

르·뤽 다르덴 형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에미르 쿠스투리

차, 이마무라 쇼헤이, 미하엘 하네케 등 7명에 불과하다.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캐나다의 자비에 돌란 감독이 연

출한 ‘단지, 세상의 끝’에 돌아갔으며, 감독상은 ‘바칼로레아’

를 연출한 크리스티안 문주와 ‘퍼스널 쇼퍼’를 출품한 올리비

에 아사야스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세일즈맨’

의 샤하브 호세이니가, 여우주연상은 ‘마 로사’의 자클린 호

세가 각각 챙겼다.

한국영화로 4년 만에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 베니스영화제 - 황금사자상에 필리핀 영화 ‘떠나간 여인’

9월 10일 폐막한 제7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는 필리핀

영화 ‘떠나간 여인’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라브

디아스 감독의 이 흑백영화는 남자 친구 때문에 죄를 뒤집어

쓰고 수십 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여교사가 출소 후 복수

하는 과정을 장장 4시간에 걸쳐 담았다.

남우주연상에는 ‘훌륭한 시민’에 출연한 아르헨티나의 오

스카 마르티네스가 수상자로 선정됐고 개막작으로 상영된

뮤지컬 영화 ‘라 라 랜드’의 미국 배우 엠마 스톤은 여우주연

상의 영예를 안았다.

감독상에는 ‘언테임드’를 연출한 멕시코의 아마트 에스칼란

테와 ‘파라다이스’의 메가폰을 잡은 러시아의 안드레이 콘찰로

프스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 베를린영화제 - 황금곰상 ‘난민’ 다룬 다큐 영화

2월 열린 제6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난민위기를 다룬 이탈리아 감독 지안프랑코 로시의 다

큐멘터리 영화 ‘파이어 앳 시’(Fire at sea)가 최고상인 황금곰

상의 주인공이 됐다. 극영화가 아닌 다큐영화가 이 영화제에

서 황금곰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황금곰상 다음 서열 상인 은곰 심사위원대상은 유고 출신

의 다니스 타노비츠 감독이 연출한 ‘데스 인 사라예보’(Death

in Sarajebo)가 차지했고 최우수감독상(은곰상)은 프랑스 감

독인 미아 한센-로브의 ‘씽스 투 컴’(L’avenir·Things to

come)에 돌아갔다.

또 여우주연상(은곰상)은 ‘더 코뮨(The Commune)’에 출연한

덴마크의 배우 겸 가수, 작곡가인 트리네 뒤르홀름이, 남우주

연상(은곰상)은 튀니지 영화 ‘헤디’(Hedi)에서 젊은 튀니지 남성

의 삶을 열연한 마즈드 마스투라가 각각 받았다.

■ 토니상 - 힙합 뮤지컬 ‘해밀턴’ 11관왕…남녀배우상 흑인 석권

힙합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이 미국 연극·뮤지컬 분

야의 아카데미상 격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석권

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를 소재로 한 ‘해밀턴’은 6월 12일

미국 뉴욕 비컨극장에서 열린 70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

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남자주연배우상·감독상·음악

▲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 제69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5월 22일(현지시간)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 감독(영국)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 계 l 477

상·의상상·조명디자인상 등을 받았다.

‘해밀턴’에 출연한 레슬리 오돔 주니어가 뮤지컬 부문 남

자 주연상을, 다비드 딕스, 르네 골즈베리는 남녀 조연상을

각각 받았다.

또 뮤지컬 ‘더 컬러 퍼플’에 출연한 신시아 데리보는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사상 처음으로 뮤지컬 부문 남녀

주조연상을 모두 흑인 배우들이 휩쓸었다.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이란 감독 키아로스타미 별세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으로 유명한 이란의 거장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암 투병 끝에 프랑스 파리의

한 병원에서 7월 4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이슬람 혁명 이후 망명한 많은 이란

예술가들과 달리 고국에 머물며 4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해 이

란 영화를 국제무대에 알렸다.

특히 1997년 ‘체리 향기’로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

려상을 받았으며, 1999년 베니스영화제에서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로 심사위원단 상을 받았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1992

년), ‘올리브 나무 사이로’(1994년) 3부작은 ‘어두운 리얼리즘’과

‘은근한 유머’를 담은 역작으로 평가 받는다.

■ ‘스타워즈’ 레아공주 캐리 피셔 모녀 나란히 별세

영화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캐리 피

셔가 심장마비 치료 도중 12월 27일 6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75년 영화 ‘샴푸’로 데뷔한 피셔는 1977년 개봉한 영화 ‘스

타워즈’에서 레아 공주로 열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70년대 후반 약물 중독을 겪은 피셔는 자신의 경험을 담

은 자전적 성격의 소설 ‘포스트카즈 프롬 디 에지’(Postcards

from the Edge)를 1987년 발표해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도 올랐다.

피셔가 세상을 뜬 이튿날 피셔의 어머니이자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주연배우인 데비 레널즈도 향년 84세로 갑작스

럽게 별세했다.

1932년 텍사스 주 엘패소에서 태어난 레널즈는 1950년 영화

‘쓰리 리틀 워즈’로 골든글로브 신인상 후보에 오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19세 때인 1952년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로 명성을 얻었다.

음 악

■ 그래미상 - 테일러 스위프트, ‘올해의 앨범’ 상 두 번째 수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2016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

해의 앨범’ 상을 차지하며 그래미 역사상 최초로 이 상을 두

번 받은 여성 가수가 됐다.

스위프트는 2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

미 시상식에서 정규앨범 ‘1989’로 ‘올해의 앨범’ 상을 비롯

해 ‘베스트 팝 보컬 앨범’과 ‘베스트 뮤직 비디오’ 상을 받아

3관왕을 차지했다.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올해의 앨범’ 수

상이었다.

에드 시런은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로 최고

노래의 작곡가에게 주는 ‘올해의 노래’와 ‘베스트 팝 솔로 퍼포

먼스’ 부문에서 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래퍼 켄드릭 라마는 시상식에서 ‘베스트 랩 앨범’을 수상

하고, 시상식 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사전 시상에서 ‘베

스트 랩 퍼포먼스’, ‘베스트 랩/송(랩·노래) 컬래버레이션(협

업)’, ‘베스트 랩 노래’, ‘베스트 뮤직비디오’ 상을 차지해 5관

왕에 등극했다.

■ 브릿어워즈 - 아델, ‘올해의 앨범’ 등 4관왕

2월 24일 열린 영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 ‘브릿 어워즈’에서

는 팝스타 아델이 2015년 11월 발매한 정규 3집 ‘25’로 올해의 앨

범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브리티시 앨범’ 상을 거머쥐었다.

아델은 또 ‘25’ 타이틀곡인 ‘헬로’(Hello)로 ‘브리티시 싱글’

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브리티시 여성 솔로 아티스트’ 상과

‘세계적 성공상’(Brits Global Success Award)도 차지해 4관왕

에 올랐다.

‘브리티시 남성 솔로 아티스트’ 상은 제임스 베이가 수상

했으며 ‘브리티시 그룹’ 상은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가져갔다.

‘인터내셔널 여성 솔로 아티스트’ 상은 비요크, ‘인터내셔널

남성 솔로 아티스트’ 상은 저스틴 비버, ‘인터내셔널 그룹’ 상

은 테임 임팔라가 받았다.

■ ‘글램록 창시’ 영국 전설적 가수 데이비드 보위 별세

영국이 낳은 세계적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1월 10일 6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보위는 1970년대 ‘글램 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창시자로

명성을 떨쳤으며, 20세기 가장 성공적인 예술가 중 하나로 손

꼽힌다. 1969년 발표한 곡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로

큰 명성을 얻었다.

보위는 이후에도 댄스음악으로 최첨단 시도를 한 ‘레츠

댄스’(Let’s Dance)를 내놓는 등 음악적 혁신을 멈추지 않았

다. 그는 18개월간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1월 8일 자신의 69

번째 생일에 맞춰 47번째 음반인 새 정규 앨범 ‘블랙 스타’

(Blackstar·★)를 발표하기도 했다.

■ ‘팝의 전설’ 프린스 사망

1980년대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과 세계 팝 음악을 주도한

아티스트인 프린스가 4월 21일 5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본명이 프린스 로저스 넬슨인 프린스는 7개의 그래미상을

받고 1억 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미국 팝의 전설이다.

7세 때 첫 노래를 작곡했으며 1978년 데뷔 앨범을 낸 이후

무려 32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했다. 6집 ‘퍼플 레인’

478 l 세 계

(Purple Rain)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이 곡으로 1985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주제가 작곡상을 받았다.

프린스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아편계 진

통제인 펜타닐의 과다투입에 따른 사고사로 드러났다.

■ ‘음유시인’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레너드 코언 별세

‘음유시인’으로 불린 캐나다 출신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겸

시인 레너드 코언이 11월 10일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낮고 묵직한 음색, 문학적인 가사로 캐나다, 미국을 비롯

해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코언은 히트곡 ‘아임 유어 맨’(I’

m Your Man), ‘할렐루야’(Hallelujah), ‘버드 온 더 와이어’(Bird

On The Wire), ‘수잔’(Suzanne)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코언은 가사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에는 스페인

최고 권위 문학상인 ‘아스투리아스 왕세자상’을 받기도 했다.

■ 크리스마스에 떠난 ‘라스트 크리스마스’ 조지 마이클

▲ 12월 25일(현지시간) 자택에서 사망한 세계적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 2007년 7월 26일 그리스 아테네의 올림픽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다.

‘라스트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영국의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

2016년 크리스마스에 53세의 나이로 영국 옥스퍼드셔주의 자

택에서 심부전으로 별세했다.

영국 런던에서 그리스계 아버지와 영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청소년 시절을 함께 보낸 리즐리와 1981년 그룹

왬(Wham!)을 결성해 1983년 공식 데뷔했다.

그룹 활동 중 ‘라스트 크리스마스’, ‘클럽 트로피카나’ 등

의 히트곡을 남기고 1987년 솔로로도 데뷔했다. 솔로 활동에

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데뷔 앨범인 ‘페이스’(Faith)는 전

세계에 2천500만 장 이상 판매됐다. 영국 음악상 중 최고로

꼽히는 브릿 어워드 3회와 그래미 어워드 2회 등 화려한 수

상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LA 공원의 공중 화장실에서 동성애 음란행위로 체

포된 이후 동성애자임을 밝혔으며 2000년대에는 마약 복용

운전, 크랙 코카인 등 A급 마약 소지, 교통사고 등으로 여러 차

례 적발되기도 했으나 사후에 그의 숨겨진 선행들이 드러나면

서 기부천사로 거듭나기도 했다.

미 술

■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 별세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3월 31일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라크 바그다드 태생인 하디드는 베이루트에서 대학을 졸

업하고 영국에 유학을 한 후 건축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9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설계회사 자하-하디 건축사무

소를 만든 이래 굵직굵직한 설계들을 내놨다.

하디드는 2004년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

는 프리츠커상을 받았고 2014년에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

있는 ‘하이데르 알리예프 컬처센터’로 ‘박물관 디자인상 최고

상’을 받았다.

우리에겐 2014년 3월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디자인한 건축가로 잘 알려졌다.

■ ‘니트여왕’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 별세

‘니트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이 8월 25일 86세로 별세했다.

리키엘은 1968년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고급 옷가게

를 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고가의 절제된 여성복이 패션 주류였으나 리키엘은

봉제선이 바깥으로 드러난 옷이나 초미니스커트 등 통념을

깨는 디자인을 내놓았다.

이는 여성 해방이라는 시대 조류와도 맞아 떨어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실용적이면서 섹시한 스웨터로 그녀는

‘니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종 교

■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 가톨릭 성인 추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친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가 선종 19년 만에 가톨릭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교황청은 9월 4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

황 주례로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과 시성미사를 거행했다.

1928년 아일랜드에서 수녀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 인도

로 넘어가 약 20년 동안 인도 학생들에게 지리 과목을 가르치

다 1950년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극빈자, 고아, 죽음을 앞둔

사람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이러한 공로로 197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1997년 9월 5

일 인도 동부 콜카타에서 선종했다.

그러나 빈자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데에는 관

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단순 구호에만 치중하고, 독재자들이

건넨 자선기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등 한계를 안고 있

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세 계 l 479

■ 교황-러시아 정교회 수장, 1천 년만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가 1천

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 가톨릭과 정교회의 역사적 화해의

장을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12일 오후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서 쿠바를 공식 방문 중인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와 만났다.

역대 교황들이 터키를 방문해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를 만

난 적은 있지만, 정교회 ‘실세’ 격인 러시아 정교회 수장과 대

면하는 것은 1054년 기독교 교회가 동방과 서방으로 분열된

이후 처음이다.

두 종교지도자는 약 3시간 동안 면담을 한 뒤 기독교의 통

합을 다짐하고 중동 기독교인 탄압 저지를 촉구하는 공동 성

명을 발표했다.

과 학

■ NASA 목성탐사선 ‘주노’ 궤도 진입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주노’(Juno)가 약 5

년간 28억㎞를 비행한 끝에 7월 4일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오

래된 행성인 목성의 궤도에 진입했다. 인류가 쏘아 올린 탐사

선이 목성 궤도에 진입한 것은 1995년 12월 ‘갈릴레오’ 탐사선

이 진입한 이후 20년 반 만이다.

주노는 ‘갈릴레오’보다 목성에 훨씬 가까운 궤도를 돌면서

목성과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파헤치는 1년 8개월 간의 임무에

들어갔다. 주노의 주요 임무는 목성에 물이 얼마나 존재하는

지, 단단한 핵이 있는지, 목성의 극지방이 태양계에서 왜 가장

밝은지 등을 연구하는 것이다.

무게 4t의 주노는 높이 3.5m, 지름 3.5m의 육각형 동체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고효율 태양전지가 장착된 길이 9m의

태양전지판 3개가 풍차 날개처럼 부착됐다. 또 목성 내부와

대기 탐사를 위해 컬러 카메라(주노캠)와 전파 측정기 등 모

두 9종류의 장비가 장착됐다.

궤도 진입 후 12일에는 목성 궤도 내에서 찍은 첫 사진을 전

송하기도 했다.

■ 중국, ‘축구장 30개 넓이’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가동

중국이 건설한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 ‘톈옌’(天眼·하늘의

눈)이 5년여 공정을 마무리하고 9월 25일 정식가동에 들어갔다.

구이저우(貴州)성 첸난(黔南)주 핑탕(平塘)현 산림지대에 건

립된 ‘구경 500m 구형 전파망원경’(FAST)은 축구장 30개를 합

한 25만㎡의 면적을 총 46만 개의 반사 디스크로 덮었다.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지름 300m 규모의 미국 아레시보 천

문대의 망원경보다 두 배 가량 크며 수신 감도도 2.25배 높다.

중국은 지난 2011년 3월 이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총 12억

위안(약 2천240억원)을 투입했다.

이 전파망원경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중성수소 가스, 펄서

행성, 성간 물질 등을 탐사해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한

편 외계행성 간에 있을 수 있는 미세 통신 신호를 포착, 외계

생명과 문명을 찾는데도 나서게 된다

■ 세 부모에게서 유전자 받은 세계 첫 아이 탄생

엄마, 아빠, 그리고 난자제공자 등 세 명의 유전자를 결합

한 아이가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아브라힘 하산이라는 이름

의 이 남자 아기는 요르단 출신 부모 마흐모드 하산과 이브

티삼 샤반 사이에서 4월 미국 ‘새희망출산센터’ 의료진의 시

술에 의해 출생했다.

세 부모의 유전자를 결합한 체외 수정 방식은 기술적 문제

와 윤리 논란 때문에 미국에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

어서 시술은 멕시코에서 이루어졌다.

연구진은 친모 샤반이 지닌 유전질환의 대물림을 막기 위

해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을 지닌 샤반의 난자에서 핵만 빼

내 정상 미토콘드리아를 지닌 난자공여자의 핵을 제거한 난

자에 주입하고 나서 정자와 수정시켰다.

아기 하산은 친엄마, 아빠, 난자제공자 등 3명의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았지만, 유전 질환을 일으키는 친엄마의 미토콘드

리아 유전자 변이는 물려받지 않았다.

이어 12월 15일에는 영국 보건당국이 세계 최초로 ‘세 부모

아이’ 시술을 승인했다.

■ ‘자가포식’ 연구 일본 오스미 요시노리,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은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

식) 현상 연구에 매진한 일본 학자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

典·71)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의 불필요하거나 퇴화한 단백질, 소기관을 재활용하

는 오토파지 현상 연구로 질병 치료의 길을 한층 더 열어놓

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오스미 교수는 1980년대 현미경 관찰로 세포 내에서 오토

파지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후 오토파지를 제어하는 유전자와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특히 1988년 세계 최초로 전자 현미경으로 효모 세포를 관

찰해 세포가 어떻게 스스로 구성 성분을 분해하고 이를 에너

지원으로 재활용하는지를 밝혀냈으며, 1993년에는 이 현상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역시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오스미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 초전도체 연구 사울레스 등 3명 노벨물리학상 수상

초전도체 등 ‘별난 물질’(exotic matter)의 연구 방법론을 개척

한 데이비드 사울레스(82) 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 덩컨 홀데

인(65) 프린스턴대 교수, 마이클 코스털리츠(73) 브라운대 교수

등 영국인 과학자 3명이 201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1970∼80년대부터 별난 물질의 상태 및 위상 문제를

꾸준히 연구함으로써 물리학은 물론이고 전자공학 발전 가능

480 l 세 계

성을 한층 넓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발견은 응집물질물리학 연구를 진흥

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전자공학과 초전도체 및 미

래 양자컴퓨터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의 연구가 물질의 미스터리를 이론적으로 이해하

는 돌파구를 마련했고 혁신적 물질의 발전에 관한 새로운 관

점을 고안해냈다”고 평가했다.

▲ 마이클 코스털리츠 카이스트 석학교수가 12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카이스트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2016 노벨물리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분자기계 개발’ 장 피에르 소바주 등 3명 노벨화학상 수상

201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계’

인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를 개발한 장 피에르 소바

주(72·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명예교수), 영국 출신 프레이

저 스토더트(74·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네덜란드 출신 베

르나르트 페링하(65·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 등 3명이

선정됐다.

분자기계는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기계적 움직임과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기계적 움직임을 분자 수준에서 구현

하기 위해 설계된 개별 분자 혹은 분자 집합체다.

이들의 연구는 향후 나노자동차 같은 분자 수준의 초소형

기계를 만드는 등 여러 분야에서 응용돼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를 개발

했다”며 이들이 개발한 분자기계는 “새로운 물질, 센서,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암흑물질 증거 발견한 천문학 대모 베라 루빈 별세

우주 암흑물질의 증거를 발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현

대 천문학의 대모 베라 루빈이 12월 2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루빈은 우주가 일반적으로 예측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그의 발견은 우주에 다른

힘, 즉 암흑물질이 작용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했다.

이후 과학계는 암흑물질이 우주를 구성하는 전체 물질 중

약 27%를 차지한다고 믿게 됐다. 암흑물질은 말 그대로 보이

지 않는 물질이며 전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X선, 감마

선 등으로도 관측되지 않고 오로지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를

알 수 있다.

암흑물질 발견은 우주에 대한 개념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주의 많은 부분이 은하, 별 등 보

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학 술

■ ‘제3의 물결’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별세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6월 27일 8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을 통해

인류 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의

사회로 이동해 갈 것을 예견했다.

1970년 글로벌 문명에 대해 쓴 ‘미래의 충격’은 50개국 이

상에서 출간됐으며, ‘제3의 물결’(1980)은 새로 부상하는 문명

을 조명하고 기업과 가족생활, 기술, 정치 변화의 고리를 고

찰한 것이다.

중국의 전 총리인 자오쯔양(趙紫陽), 소련의 전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은 그를 멘토로 삼았으며,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8년에 청와대에서 토플러와 의견을

나눴다.

■ ‘계약이론’ 하트 · 홀름스트룀 노벨경제학상 수상

‘계약이론의 선구자’인 올리버 하트(68·영국) 미국 하버드

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67·핀란드) 매사추세츠공과대학

(MIT) 교수가 201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교수가 다양한 문제들을 분석하기 위

한 포괄적인 틀인 ‘계약이론’(contract theory)을 발전시켜왔다

고 설명했다.

계약이론은 사고파는 행위 등 모든 경제행위가 기본적으로

사람 간 계약관계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지적재산권, 대부거래, 피고용자의 보수 지급, 금융상품 및

파생거래 등 시장경제의 다양한 거래에서 정보의 비대칭성

및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 최적의 거래 방식을 고안하는 연구

분야로 볼 수 있다.

위원회는 “현대 경제는 수많은 계약으로 이뤄져 있다”며

“하트, 홀름스트룀 교수가 만들어낸 도구는 실생활의 계약과

제도들을 이해하고 계약을 고안할 때의 함정을 이해하는데

도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