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함께 148호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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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8평화로운 세상올바른 믿음의 교회 고난함께는 분단의 벽을 허물고 하나님의 형상인 인권을 회복하려는 신앙인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2014년 1 / 2월 소식지 ⓒ 진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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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of 고난함께 148호 소식지

148호

평화로운 세상•올바른 믿음의 교회

고난함께는 분단의 벽을 허물고하나님의 형상인 인권을 회복하려는 신앙인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2014년 1 / 2월 소식지

ⓒ 진광수

•148호2

인생의 회전목마모든 것이 얼어붙어 시간마저 정지해버린 것 같은 겨울이 계속되더라도 봄은 오며 겨울의 매서운

추위도 봄이 오는 소리에 녹아내립니다. 2014년 청마의 해, 함께 봄을 만들어 갑니다.

ⓒ 한현빈

C O N T E N T S

3 정명성 詩場 어둠 / 정명성

4 사무실에서 안녕하십니까 / 신경하

6 고난함께 들여다보기 두근두근 2014 / 이관택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새벽송 / 박경준

12 시대의 고난 그곳은 밀양(密陽)이다./ 장세현

15 이동환의 같이걸을까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조성덕 지부장을 만나다. / 이동환

18 만나고 싶었습니다 ‘고난함께’와 함께, 봄을 기다리며 / 황선주

20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버마민주화운동(NLD) 한국지부 조모아 활동가를 만나다. / 정유은

22 세상사는 이야기 4권의 책으로 꿈꾸는 재미 / 최위환

24 생활인의 기도 성탄절, 교회 밖 풍경 / 최경복

26 고난 우체통 세월은 쉬지 않고 가고 옵니다. / 이상관

28 알림터

30 영수기

31 소식지 후원

포토에세이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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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둠

어둠이 땅을 덮는다, 본디

한 처음은 어둠이었으니

밤은 한 날의 시작이다

창백히 마른 강도

가난한 빈들도

헐벗은 산도

어둠이 품는다

얼음장 아래로 흐르는

차가운 고독의 잔기침까지

어둠이 잠들게 못할 것은 없다

아기의 울음마냥 어둠의 자궁을 찢으며

깨어나는 아침

반짝이며 일어선 갈대숲

수정불꽃으로 타오르는 잿더미 풀 섶

은비늘 새순 돋은 나목들

강가엔 고요가 빛나고

피어난 얼음꽃들이 눈부시다

밤이 지나면, 매일

부활하는 동토

어둠이 깨우지 못할 것은 없다

정명성 목사 | 팔미교회

겨울도 꽃을 피웁니다. 피어야할 얼음꽃들이 다 피고 져야 봄이 올 것입니다. 생명은

앙상한 맨몸으로 겨울을 맞고, 겨울은 맨몸의 생명을 빛나게 합니다. 겨울은, 추위를

견디고 어둠과 싸움으로써 살아남는 계절이 아니라, 두려움 없는 신뢰를 통해 살아가

는 계절입니다. 어둠은 빛의 바탕이요, 모든 생명의 자궁이면서, 창조 이전의 근원입니

다. 어두운 무덤은 예수의 시신을 가두어둔 곳이기도 했지만, 죽으신 예수께서 다시 생

명을 얻은 그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어둠이 품고 잠든 것들, 반드시 어둠이 그것들을

깨워 피어나게 할 것입니다.

정명성 詩場

2014년1•2월호

“정의를 지키는 자들과 항상 공의를 행하는 자

는 복이 있도다(시편106편3절)”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가 '̀고난함께'̀ 가족들에게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어느 대학가에서 시작된 "̀안녕하십니

까?"̀ 라는 물음이 최대의 화두였습니다. 결코 안녕

하지 못한 열악한 삶의 환경에 대한 도전이요 울

부짖음입니다.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말할 것 없고

그동안 잠잠했던 노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철도

노조와 의료인들이 직장에서 거리로 나서고 있습

니다. 그뿐 아니라 민주주의 후퇴와 국가 공권력

의 대선개입이 밝혀짐으로 시민 단체는 물론 종교

인들의 시국선언과 함께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와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간에는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영화 `변호인

`을 감상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의 삶의 한 부분을 만든 작품으로 그의 꿈과 진정

성을 읽을 수 있었으며 아울러 분노와 좌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상이 아닌 반칙투성이의 현실과

신경하 감독| 이사장

•148호4

사무실에서

2014년1•2월호 5

싸우는 일은 상처와 손해를 각오하며 인간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는 그의 여정을 통해 소박

한 삶의 자세와 사회정의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으로 소리 없이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

다.

그동안 ̀'고난함께'̀가 관심을 갖고 희생자 자녀 장학금을 돕는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

던 ̀용산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아픔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인데 폭력의 중심에 있었던 사태

의 책임자는 공공기관의 사장으로 취임하였습니다. 수년 동안 남북 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물론 민간인들의 소통이 아닌 불통으로 화해가 아닌 대결로 군사 훈

련을 통한 전쟁연습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이 땅에는 참과 거짓, 빛과 어두움, 전쟁

과 평화가 뒤섞여 있습니다. 결코 안녕하지 못한 고난 받는 이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과 불신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내 이웃, 내

가족 그리고 나 자신의 일입니다. 그러므로 고난 받는 이웃에 대하여 방관하며 살 수 없습

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이란 오늘의 역사에 대한 책임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안녕하

지 못한 고난 받는 이웃들을 향하여 기도와 관심으로 후원해 주신 ̀'고난함께'̀ 가족 여러분에

게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고난 받는 이웃들을 찾아가서 현장에서 기도와 격려로

고통의 짐을 함께 나누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실무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이 땅의 고난 받는 사람들에게 '̀고난함께'̀는 희망입니다. 울며 씨를 뿌리는 자에

게 기쁨으로 거두는 열매를 소망하며 2014년에도 고난의 현장으로 달려갑시다. 우리에게

도전과 희망을 주는 도종환님의 시 한 구절을 소개 하므로 새해 인사를 마치렵니다.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바람과 비에 다 젖으며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흔들리는 꽃)

•148호6

두근두근 2014

우리의 심장소리가 들리십니까?

이번 겨울은 예년에 비해 기온이 그다지 급격하게 떨어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유독

서늘한 한기가 많이 느껴집니다. 기온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그만큼 강팍해지고, 황량

해지면서 더욱 싸늘하고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더군다나 민주주의가

30년 이전으로 후퇴하고, 신자유주의로 인해 서민들이 하릴없이 쓰러져가는 이 때, 섬처럼

고립되어버린 우리네 삶이 어찌 춥지 않겠습니까.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흥행돌풍은 어쩌

면 추운겨울과 같은 우리들의 마음상태를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4년 대

한민국은 그야말로 ‘겨울왕국’이니까요.

이 겨울왕국에서 유독 힘겨워하는 이웃들, 즉 여러 가지 이유로 소외되고 어려움 당하고

있는 ‘고난받는 이들’과 진심으로 함께하는 것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입니다. 비록

섬처럼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존재인 것처럼 보이지만 수면 밑으로 모든 섬들이 연결되어 있

듯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진실을 바로알고 실천하는 것이 '고

난함께'의 사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4년 더욱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고난함께'의 연간계

획을 소개합니다. 두근두근 2014년! 하나님의 마음을 향한, 고난받는 이들의 삶을 향한, ‘우

리의 심장소리’가 들리십니까?

2014년은 우리단체가 25주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그러기에 지나온 ‘고난

함께’ 25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25년을 준비하는 분주하지만 희망찬 발걸음

이 계속 될 것입니다. 25주년 기념사업으로는 ‘평화교회연구소’ 설립, 시민합창단 ‘평화산책’

창단연주회, 25주년 심포지엄, 소식지 150호 기념 특집호 발간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활동들은 모두 단기간 계획 된 것이 아니라 지난 몇 년간의 고민과 노력을 정리하고, 열매 맺

는 일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 해 우리 단체가 특히 염두하고 있는 두 가지 방향성은 첫째, 신앙운동의 강화, 둘째, 교

회대중과의 긴밀한 소통입니다. 이는 우리 단체 뿐 아니라, 기독운동 전체가 나아가야 할 가장

근본적인 비전이자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고함예배, 평화

산책, 영화모임 영사기, 새벽송, 평화캠프 등을 이러한 방향성 안에서 추진하려 합니다.

이관택 목사 | 사무국장

고난함께 들여다보기

2014년1•2월호 7

이와 더불어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민중의 생존권이 위협 당하는 현 시국에서 고난 받는

이들을 향한 현장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 단체의 정체성인 동시에 그리스

도인의 마땅한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불의와 사회모순으로 고난당하는 이들

을 찾아내고, 함께하는 활동을 신앙적인 내용과 창조적으로 결합하여 교회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진행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창립 예정인

'평화교회연구소'에서 이미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14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소중한 사역을 위하여 더욱 많은 관심과 기도

를 부탁드립니다. 힘겨운 고난의 현장에서 우리의 심장은 더욱 요동칠 것입니다. 또한 이 상

황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신비한 계획 안에서 더욱 두근거리는 우리의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고난함께 2014년 연간계획

월 사업

1- 정책협의회- 감사, 정기이사회- 낙성대 ‘만남의 집’ 방문

2- 148호 소식지 발간- 청년부흥회- 편지 결연자 모임 / 재소자 면회

3- 평화목회세미나- 고난주간 절기나눔

-감리교신학대학교 사회선교 강의

4- 고난주간 묵상집 발간- 149호 소식지 발간-‘평화교회연구소' 창립

-예배공동체 봄의 고함5

- 찾아가는 축제예배 ‘처치파티’- 제5회 감리교 평화학교- 광주평화순례

6- 150호 기념 소식지 발간- 시민합창단 ‘평화산책’ 창단공연

7 캠프 워크숍 및 교재집필

8151호 소식지 발간청소년 평화캠프

9 효도나들이

-예배공동체 가을의 고함10152호 소식지 발간25주년 기념 심포지엄

11천달력 제작 및 판매추수감사절 절기나눔

12153호 소식지 발간25주년 기념 후원회원의 밤

•148호8

고난받는 이들과함께하는 새벽송

지인이 페이스북에 포스터를 공유한

것을 보고 이 행사를 알게 되었다. 그 분

도 갈지 어쩔지 고민하던 차에, 성탄 전야

를 뜻 깊게 보내자는 데에 여럿이 공감해

서 점점 일이 커졌다. 나도 이 포스터를

페이스북이랑 여러 모임들 카톡방에 공유

했고, 여기에 관심을 표하는 사람들에게

권유해서 이렇게 저렇게 지인 10명이 참

여하는 큰 행사가 되었다. 커플들도 여럿

이었는데, 으레 크리스마스 이브에 근사

한 레스토랑에서 선물을 주고받으며 달

달하게 보내기보다 이런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 해 준 데에서 작은 희망을 보았다.

처음 쌍용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이 2009년 성서한국 전국대회에서였다.

나는 그때 ‘신문읽어주는 남자’라는 팀에

서 사회 문제를 여러 신문사들이 어떤 태

박경준 | 새벽송참가자

고난함께 들여다보기

2014년1•2월호 9

도와 관점으로 보도하는가를 조사하고 발표자료를 준비하는 일을 했다. 그때 쌍용차 문

제와 경찰 과잉 진압 사태를 놓고 모든 회중이 함께 기도했고 대회 마지막 즈음에는 어

떻게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를 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잠시의 관심은 쉽게

잊혀졌다. 그 뒤로는 무시무시한 용역 동원, 연이은 자살, 대한문 미사 등의 소식을 점

점이 듣고 있었고 서명도 하고 후원금도 보탰지만 그 이상 하지 못했다. 하지만 머릿속

에서는 언제나 쌍용차와 KT노동자들의 연이은 자살이 가슴 아픈 기도제목으로 남아있

었다.

그 외에도 재능교육 사태, 콜트콜텍 사태도 페이스북에서 지인들이 올리는 기사와

노동자 지지를 위한 글이나 행동들을 보면서도 구체적으로는 잘 알지 못했다. 다만 가

끔 혜화동 성당 종탑을 지나갈 때 텐트를 보면 기도할 뿐.

그러던 차에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준비하는 이런 행사가 다름 아

닌 성탄 전야의 새벽송으로 있다는 것이 매우 적절하게 생각되었다. 아기 예수의 오심

이 밤샘 노동자들에게 먼저 알려지지 않았던가! 내 주변의 ‘젊은 복음주의자들’은 사회

참여라는 이슈를 오랫동안 들어왔고, 책도 읽고 공부도 했지만, ‘현장’에서 헌신하는 사

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현장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들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 잠깐의 연락에도 많이 참석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이 개

•148호10

인적이고 내면적인 신앙생활을 하는데 익숙한지라, 거기서

먼 사회 문제에 어떻게 참여할지 난망했다.

하지만 막연한 우려와는 달리, 현장마다 아름답게 캐럴을

불러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성탄 소식을 전하고, 함

께 기도하고, 그분들에게도 의미 있는 투쟁 노래를 함께 부

르는 것이 세심하고 적절한 노력으로 느껴졌다. 만일 거기

서 활동가의 투쟁 호소의 목소리나 목회자의 기도나 설교가

길어졌어도 그 균형감은 깨지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바

꾸려고 버스 안에서의 자기소개, 게임, 마무리 행사까지 세

심하게 배려한 진행이 인상적이었다. 또 비신자나, 술, 담배

문제에 대해 서로의 배려를 당부한 것도 안정감 있게 느껴

졌다.

2014년1•2월호 11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성수, 십일조, 큐티 열심히 하면 ‘신앙생활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누가 강도 만난 사마리아인의 참 이웃일까? 그들을 돕는

것이 정치적이 되는 것이 무서워서 그들을 기피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

다. 당장 내가 그 약자가 될 때 누군가 와서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들어주

면 좋을 것이 아닌가. 그때 가서 내가 평안할 때 실천하지 않았던 사랑을

남에게서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런 정도의 마음으로 참여했다.

함께 투쟁하던 동지들이 죽으면서 본의 아니게 ‘생존자’가 된 분들의

얼굴이 얼마나 무거울까 싶었지만, 오히려 밝고, 맑았다. 젊은이들이 찾

아왔다며 반가워하시고, 뜨끈하고 맛있는 어묵국도 주시고, 나눌 것이

없다고 미안해도 하셨다. 캐럴 답가로 멋진 트럼펫 연주를 들려주신 것

도 잊히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적절한 때에 이런 방식으로 계속 잘 소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방식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할까’는 매우 고민이 되는

문제다. 내막이나 방법을 잘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그런 현장들에서 우리를 대신해서 온전한 사랑을 실천하고 계신 분들과

행사를 기획하신 ‘고난함께’에 감사를 드린다.

•148호12

시대의고난

밀양의 뜻을 풀이하면 빽빽한 햇볕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햇볕이 가득한 곳

이 밀양이다. 햇볕이 가득하기에 아름다운 풍광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어떤

아름다운 풍광보다 더 아름다운 햇볕을 얼굴로 드러내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

다. 그러나 지금 밀양은 그 모든 햇볕이 숨기어져 있다.

사실 한자로 '밀(密)'은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다. 빽빽하다, 촘촘하다, 꼼꼼

하다, 가깝다, 친하게 지내다, 조용하다, 비밀로 하다, 숨기다, 누설하지 아니하

다, 등등…. 그리고 지금 그곳에는 한자어의 다양한 뜻과 같이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원래 그곳은 조용한 곳이었다.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산들이 가득

하고, 그곳을 조용히 흐르는 강과 아름다운 저수지들이 있다. 사람들은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땅과 더불어 먹고 살았다. 시끌벅적한 관광지도 많지 않다. 그

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 밀양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조용함은 연일 이어

지는 헬리콥터 소리에 깨지고 있다. 철탑을 올리려는 이들의 공사현장에서 들

려오는 소음과 그들의 폭력 앞에 그곳의 모든 조용은 깨졌다.

오랜 세월 한마을에서 태어나 자라고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밀양의 이

들은 모든 가까웠고,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본인들은 원하지 않았

던 일들을 겪고 있다. 편을 가르고 서로 싸운다. 철탑을 세우려는 이들의 돈 앞

에 사람들은 갈라졌고, 마을을 떠났다. 이제 더 이상 밀양은 가깝거나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한겨울임에도 여전히 햇볕은 따사롭지만 그곳은 더 이상 따듯하지 않다. 빽

빽해야할 햇볕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그곳은밀양(密陽)이다 장세현 전도사 | 큰은혜교회

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밀양은 그곳이 대한민국에서 비밀의 장소가 되

었다는 사실이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인권유린의 모습들. 개인의 사유재

산과 생명권이 자본과 권력 아래 무참히 밟히고 있는 모습들. 부정의 앞에 지극

히 당연한 저항을 하고 있는 외침들. 이 모든 것이 비밀로 감춰져 있다. 언론은

침묵하고, 많은 이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렇게 봄날 따사로운 햇살 같은

이들의 눈물과 한숨은 가려져 있다.

밀양의 할매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시며 눈물을 훔치신다. “내가 살면서 못

배운 거 글 모르는 거 한 번도 부끄러워한 적도 없고, 배우고 싶었던 마음도 없

어.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후회가 돼.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억울한 일을 당하

고 있는데, TV도 신문도 아무도 우리 얘기를 해주지 않아. 그래서 내가 글을

알고 배운 것이 있으면 내가 직접 글로 써서 사람들에게 이곳의 이야기를 전해

주고 싶어. 이게 내가 못 배운 것이 후회되는 이유야.” 그래서 오늘도 그분들은

직접 찾아가 발로 외치고, 몸으로 외치신다. 우리 얘기를 들어달라고.

밀양(密陽)이었어야 하건만 그곳은 밀양(㫘陽)이 되어 갔다.

132014년1•2월호

•148호14

그러나 이제 밀양은 새로운 기운(陽)으로 빽빽(密)해지고 있다. 주민들은 갈라졌지

만 다양한 연대의 손길과 그들의 사랑이 그곳을 가득 메운다. 떠난 햇살만큼 또 다른

햇살이 그들을 비추고 있다. 그래서 밀양은 여전히 희망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외친다. 원자력 발전이라는 미몽으로 인해 철탑을 지어 주민

들을 갈라놓고, 그곳을 시끄럽게 하고, 파괴한 모든 이들에게.

그들을 그냥 두라고. 그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치워달라고. 빽빽하던 그 햇볕

을 돌려달라고. 공사예정부지에 있던 이 문구가 기억난다. 밀양은 태양이다. 이 한마디

가 우리에게는 절실하다.

2014년1•2월호 15

8년 연속 세계최우수공항상 수상, 아시아-태평양 최고 공항, 중대형공항 최고 공항,

공항계의 그랜드슬램 달성…. 인천국제공항이란 이름 뒤에 따라다니는 화려한 수식어

들이다. 얼마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공항은 국민

의 자존심이자 국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의 이러한 휘황찬란한 겉모습

의 이면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있음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있음을 아는 이

들은 많지 않다. 아니 어쩌면 애써 보지 않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여기에도 이 불합리한

현실에 맞서 싸우는 이들이 있다. 인천공항지부 조성덕 지부장을 만나 인천공항 비정규

직 노동자들이 처한 어두운 노동현실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이동환(이하 이 ) :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어떠한가요?

조성덕(이하 조 ) : 인천국제공항의 현장 업무 중에 87.4%가 간접고용 즉, 비정규직

입니다. 공항공사(이하 공사)에서 직접 고용하는 형태가 아닌 공사가 선정한 협력업체

에서 고용한 것이죠. 공사는 협력업체와 일반적으로 3년의 계약을 합니다. 그러니 노동

자들은 3년마다 해고의 위협을 당하고 임금삭감 등 부당한 일이 있어도 항의하기가 쉽

지 않죠. 조금만 밉보여도 잘려나가거든요. 또한 고용승계가 되지 않으니 13년차 된 저

와 갓 들어온 신입사원의 임금차이가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정규직과의 차별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비인간적인 대우, 터무니없는 임금과 열악한 복지 등 매우 어려운 노동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 그러한 어려운 상황에 맞서 노동환경을 개선시켜 나가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드

신 건가요?

조 : 노동조합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단위별, 기업별로 노조를 시작했었지요. 그

렇게 개별적으로 하다 보니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노조활동에 열심을 냈던 사람들이 해

고를 당하는 일들이 일어났고 우리의 대응은 힘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에 기

업별 노동조합을 한데 모으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5개 단위 600여명

이 시작을 했구요, 교육과 간담회를 통해 조직을 통합하고, 새로운 조직들을 모으기 시

작했습니다. 현재는 전 조합원이 1900명 정도 됩니다. 처음에 비하면 많이 늘었지만 아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조성덕 지부장을

만나다.

“우리가 자본가들에게 판 것은 노동력이지 정신과 양심이 아닙니다.”

이동환 전도사 | 평화교회세우기연구모임

이동환의 같이 걸을까

직은 모자라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비정규직 노동자인원이 6000여명인데요, 공

공기관인 공사를 상대로 하려면 절반이상은 조직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 개별적으로 싸우는 것보다는 힘을 합쳐 투쟁하는 것이 확실히 여러 면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렇게 노조를 만드는 과정에 여러 사연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 : 단위마다 보면 노동조합을 만들 때 계기가 있습니다. 단위 중에 특경대가

있습니다. 공항경비를 담당하는 부서인데 공항 관료나 국회의원들은 ‘집지키는 개’

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무시하곤 했습니다. 예전에 노동조합이 없을 때는 업무

를 하다 다쳐 병원에 입원해있으면 관리자가 찾아와 사직서를 들이밀고 해고통보

를 하곤 했습니다.

또 청소하는 분들은 VIP들이 오면 지저분해 보인다며 화장실에 들어가서 나오

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공항서비스평가를 하는 날은 아예 화장실에서 나오지도 못

합니다. 심지어 식사도 화장실에서 하게 했으니까요. 그 서비스평가에서 인천공항

이 8년 연속 1위라는데, 참 씁쓸하죠.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 일했습니다. 그래서 노

동조합을 만들게 된 것이죠.

작년에 투쟁하면서도 환경노동자들이 뒤에서 우시더라고요. 왜 우느냐 여쭤보

면 “여지껏 이런 거 할 수 있다고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가슴 벅차고 고마워서 눈

물이 난다.”라고 하세요. 그러면서 “우리는 정년도 얼마 안 남았고 지금 당장 정규

직화 되어도 몇 년 일하지 못하지만 투쟁에 참여하는 이유는 내 자식이나 내 후배

들이 들어왔을 때 당당하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후배들도 다 같이 울었어요. 노동조합이란 그런 것입니다.

이 : 투쟁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조 : 크게 저희의 투쟁은 임금에 대한 부분과 고용승계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러

한 것들을 위해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업체들과 교섭을 시작

했습니다. 업체의 사장들을 모셔다가 식사대접을 하면서 설명회를 가지기도 했고

요. 그런데 집단교섭을 한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공사가 업체들을 컨트롤하기 시작

했습니다. 공사에서 노조에 양보하는 업체가 있으면 본보기를 보여주겠다고 협박

을 하고 나서니 회사들도 교섭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요. 교섭은 지지부

진하게 흘러갔고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148호16

1717

그렇게 진행을 해오다가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작년 10월

말부터 투쟁선포를 하고 쟁의행위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 : 1,2차 경고파업을 하셨고, 무기한 총파업을 하시다가 2월까지 잠시 유예기간을

두셨는데요. 공사 측으로부터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요?

조 : 예. 저희가 먼저 2013년 11월 1일과 11일에 경고파업을 하면서 성실한 답이 없을

시 전면파업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서야 회사들과 교섭이 진행되었지만 달라진 부

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12월 7일부로 전면파업에 돌입하게 된 것이죠. 그렇게 무기한

파업을 20일 가까이 진행하다가 파업에 대한 부분을 유보하고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공사 쪽에서 일정수준의 답변을 해왔고요. 공공기업이

다보니 검토하는데 걸린 시간 등을 감안하여 유예기간을 준 것입니다.

이 : 박근혜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공공부분 비정규직을 2015년까지 정규직화

하겠다고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에 상응하는 조치는 아직 없나요?

조 : 정부에서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해당업체의 정규직이기 때문에 정규직화 할 대

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누가 봐도 비정규직인 것이 뻔한데…. 이번

에 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이라고 정부에 올린 인원이 5명입니다. 공항공사에서 직고용

한 비정규직만 올리는 것입니다. 그마저도 인턴사원격이라 정규직화 할 대상은 제로입

니다. 결국 정부에서는 인천공항에는 비정규직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눈 가리고 아

웅도 정도껏이지요.

이 :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조 : 공항에서 일한다고 하면 다들 좋은 곳에서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렇

게 열악한 노동환경을 아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이것을 계속해서 알리려고 합니다. 우

리는 큰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인간다운 대우, 최소한의 복지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좋지 않은 것은 인천공항이 간접고용의 롤모델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곳의 소방대도

간접고용입니다. 그 동안 소방업무가 사기업으로 들어온 것은 인천공항이 처음입니다.

인천공항 사장도 자신은 민영화하기 위해 왔다고 공공연하게 말했습니다. 근데 비정규

직 싸움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투쟁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은

발휘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우리 자신이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해 싸우는 것은 맞지만 공공부문이 건강해져야 대한

민국이 건강해진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

시 이 부조리한 간접고용의 틀을 바꾸어낼 것입니다. 그리고 민영화를 저지할 것입니다.

2014년1•2월호

18 •148호

제가 예전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

임’을 알게 된 것은, ‘감리교 청년회 전국연합회’

에서 문화선교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을 때였으

니, 꽤 긴 시간이 흘렀네요. 고난에서 봉사하는

선배, 동기와 함께 행사에도 몇 번 참여했었고,

좀 더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선배의 권유로 양

심수, 장기수 분들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었습니

다. 그 때 잘 모르는 분들이지만 정성껏 편지를

쓰려고 했던 기억이 다시 새롭게 떠오르네요.

바쁘게 사느라 긴 시간 잊고 지냈던, ‘고난함

께’의 소식을, 제가 다시 듣게 된 것은, 시민합

창단 ‘평화산책’의 단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통

‘고난함께’와 함께,봄을 기다리며

황선주 | 신입후원회원

만나고싶었습니다

192014년1•2월호

해서였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해서, 감리교 청년회에서도,

그 후 다른 지역 청년회에서도 노래와 관련된 활동을 계속 했었는데, 이제 ‘고

난함께’의 평화 산책을 통해서 그 바람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 제게는 참 좋

았던 일이었습니다. 예전에 몇 년 동안 후원회원도 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오랫동안 잊고 지낸 저에게, 다시금 다가온 ‘평화산책’과 ‘고난함께’를 통해, 이

제 저는 다시금 희망과 삶의 즐거움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13년 가을에 평화산책을 시작하며, 두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함께한

“후원의 밤”은 저나 다른 합창단원들에게도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다시금 새롭게 시작한 후원회원으로, 저는 '고난 함께'의

행보를 찬찬히 지켜보려 합니다. 제가 많은 재능과 시간이 없어 열심히 돕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곳에서는 열심히 참여해 보려 합니다.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2013년이 지나, 새해가 되었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서

다시금 희망을 가지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꿈꿀 세상을 위해 내가 열심히

살아왔는지 반성하며, 우리가 지금 처한 정치적 상황이, 저는 ‘고난’이라고 생각

하기에, 그 고난을 헤쳐 나가려는 마음으로 다가올 봄을 기다리려 합니다.

고난지인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회원 여러분들도 함께 희망을 가져 보

시지 않으시렵니까? 김광석 씨의 "일어나"의 노랫말처럼,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우리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좋

겠습니다. 부족한 우리를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믿으며, 더딘 걸음이지

만, 모두 함께 어깨동무하는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고난함께’가 하고자 하는 것들이 공의롭고, 현명하게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

음으로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

•148호2020 •14호

정유은 간사 | 고난함께

버마민주화운동(NLD)한국지부 조모아 활동가를 만나다.

'고난함께'는 버마민주화운동(NLD) 한국지부에 매 달 후원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쑥쓰런 이야기

지만 소식지에 적힌 ‘조모아’라는 이름을 보고 저는 오랫동안 그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더랍니다.

알고 보니 조모아 님은 오래 전 한국으로 망명하여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버마인이

었습니다. 한국에 어떠한 계기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동안 어떤 활동을 이어왔는지, 또한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조모아 활동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

니다.

Q 어떤 계기로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고, 어떻게 생활해 오셨나요?

A 1962년 버마는 군부가 정권을 잡고 독재를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인권이 유린되고, 경제는

파탄되는 등, 버마의 미래는 보이지 않게 되었지요. 점점 빈부격차는 심해지고 민주주의를 위한 운

동들은 심각하게 탄압받았습니다. 군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먹고 살기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

습니다.

군사정권의 잔혹성에 맞서 많은 학생 및 활동가들은 독재를 중단시키는 많은 방법을 강구했

고, 그 연장선에서 '민족민주연맹(National League for Democracy:NLD)'가 창설되었습니다. 그러

나 계속되는 공포정치 탓에 버마 내에서 민주화 투쟁을 이어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죠. 그래서

타국으로 망명하여 이 싸움을 이어나가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저는 한국으로 왔습니다. 한국과 버

마의 역사가 아주 비슷하기도 하고, 한국은 경험이 많은 나라이니만큼 민주화를 위한 많은 것을 배

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을 들어온 버마인들을 중심으로 하여, 1999

년도에 버마 민주화 운동(NLD) 한국지부가 탄생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버마인들은 버마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다거나 하는 운동을 이어갔으나, 생

계를 위해서는 공장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고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동지 중에 한명이 잡혀 버마로 추방당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버마로 들어갈 경

우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죠. 두번째 사람이 잡혀갔을 때, 더 이상은 위험하겠다는 판단 하에 난민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2000년 5월의 일입니다. 그러나 난민신청을 원하지 않는 이들도 있

었기 때문에 한국에 있던 4-50명의 사람들 중, 20명만 난민신청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8

년이 지난 2008년이 되어서야, 20명 전원이 난민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난민 신분을 갖게 된 후 달

라진 점은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는 별 다를 것이 없죠.

Q 주로 한국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투쟁을 해오셨나요?

A 간략하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주한 버마대사관 앞에서 지

속적으로 시위하는 것이죠. 1인 시위, 기자회견 등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버마의 국경일에

는 더 대대적인 시위를 계획하기도 하고요.

둘째로는 한국의 대학에 가서 강의를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서울대와 성공회대에서 강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014년1•2월호

를 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버마의 상황을 소개하고, 자료를 번역해서 제공하기도 하죠. 버마의 상

황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셋째로는 정부와 국회에 직접적으로 버마 상황 해결을 촉구하는 청원을 하는 것입니다. 국

회에서 서명운동을 해서 대략 4-50명의 의원들에게 서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회 내에서 간담회

를 열기도 하고요. 그러나 아쉬운 것은 정부 측의 적극적인 행동은 여지껏 없었다는 점입니다.

Q 버마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투쟁 방향은 어떠한가요?

A 버마의 현재는 한국의 7-80년대라고 보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정치적, 경제적으로요. 아웅

산 수치 여사가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것으로 버마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

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죠. 물론 국민들 대부분은 아웅

산 수치 여사를 지지하지만, 국회 안에서의 입지는 1%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의견이 정치

권에는 반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대화가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우리가 투쟁하는 내용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여전히 갇혀

있는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헌법을 개정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이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버마는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군부가 정권을 잡은 상황에서

새 헌법이 만들어졌고, 그래서 현재 버마의 헌법은 많은 부분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는 그

것을 요구하며 완전한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서 계속해서 이 싸움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Q '고난함께'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제가 투쟁하는 이유는 첫번째로는 자유롭고 싶어서입니다. 버마에서는 나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도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저는 현재 버마에 돌아가는 것 또한 자유롭지 않지요. 나의 자유,

더불어 내 이웃과 국민들의 자유를 위해서 나는 싸웁니다.

한국은 경험이 많은 나라입니다.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역사가 있고, 경제 성장의 경험도 있

지요. 그런만큼 아시아 내의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우면 좋겠습니다. 아웅산 수

치 여사의 말을 빌리면 "당신들의 자유를 우리에게도 나누어 주십시오." 한국과 버마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나라들은 고난의 역사를 대부분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나라들이 모두 연대해서 평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난함께'가 그동안 앞장서서 해온 일들, 그리고 버마의 민주화에 관심갖고 지금까지 지원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에 있는 버마인들은, 버마가 민주화가 될 때까지 끝

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곳에서 싸움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고난함께가 그 길에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덧붙이자면 저는 한국이 참 좋아졌습니다.버마에 완전한 민주화가 이루어져도 저는 한국에

계속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이 아주 많이 들었어요. 하하.

21

•148호

4권의 책으로

꿈꾸는 재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200만부)

대학을 갓 졸업하고 시작한 환경운동. 2013년 한 해 동안 안식년을 쓰고 쉬면서 지나온

8년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혜민스님의 책을 떠올려본다. 자연생태국, 시민참여국, 정책실,

대화협력실을 거치면서 싸움의 현장, 회원, 조직운영 등 다양한 일들이 주어지기도 해내기

도 했다. 지나온 일들을 생각하면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

로 모아내지 못한 채 오직 일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충분히 그 일에 빠져

서 즐겁게 하지 못한 채 당위에 의해서 하거나 시간에 쫓겨서 해내는 일들이 많았다. 나에

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었다. “활동하는 마음”과 “마음을 모으

는 활동”에 더 신경 쓰지 못한 채 오직 일을 했던 내 자신을 되돌아본다.

무한도전 캘린더(250만부)

연말이 되자 무한도전 캘린더가 2015년까지 250만부가 팔렸다는 소식이 들리며 서로

구하느라 난리라는 소식이 들린다. 샐러리맨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무한상사, 팀워크의 감

동을 준 조정특집, 음원차트를 올킬한 무한도전 가요제로 이어지는 다양한 도전은 시청자

들의 공감과 재미를 선사했고 지금은 한 편의 예능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가족 같은 멤버

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환경운동가인 나에게 2010년에 방영된 나비효과 특집은 가장 인상

깊은 프로그램이었다. 더운 나라에서 쓴 에어컨 때문에 북극의 얼음방이 녹는 컨테이너 세

트장에서 진행한 지구온난화 프로그램이었는데 기후변화과학자들의 그래프, 환경운동가의

주장보다 더욱 호소력 있는 메시지로 기억된다. 나의 활동도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즐거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동참하고 싶어지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슬램덩크(600만부)

변덕규. 그는 주장으로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팀의 승리를 위해 자기가 역할

을 더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는 순간 정말로 농구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22

세상사는 이야기

최위환 | 녹색연합활동가

2014년1•2월호 23

내가, 우리 단체가 꼭 운동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조금 더 나은

즐겁게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강백호. 그는 2만 번의 슛 연습을 통해 얻

은 ‘왼손은 거들뿐’이라는 최고의 명대사와 함께 오른 손으로 슛을 쏠 때 골대로 향

하는 방향을 흔들리지 않게 거드는 왼손을 이야기한다. 뭐니 뭐니 해도 슬램덩크가

가장 좋은 것은 강백호, 서태웅, 변덕규, 정대만, 송태섭, 채치수 거기에 채소연, 한나,

안감독의 각자의 멋진 팀플레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선한 욕심에 쓰잘데기 없는

중압감에 시달리거나 혼자서 끙끙거리며 도움요청도 못하며 고군분투하는 활동가들

과 함께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김영 대하역사장편 무협소설 영웅문(800만부)

무협소설에서 언제나 주인공이 탄지신공, 경공술, 어검술 등 다양한 무공을 연마하

고 고수들과의 싸움 속에서 성장해 나가 결국 무림 최고수가 된다. 그리고 무공을 자

유롭게 펼치기 위해서는 언제나 동굴 속에서 내공을 쌓는 운기조식을 실시한다. 내공

이 부족한 상태에서 벌이는 다양한 무공초식은 파괴력이 없을뿐더러 자신의 내공을

그냥 소비하여 마침내 탈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운기조식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잘

못 건드리게 되면 주화입마에 빠져 모든 기가 엉켜서 위험한 상황이 오게 된다. 활동

가들도 무림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잘 놀고 쉬면서 운기조식이 필요하다. 공부도 하고

생활 속의 즐거움을 주는 취미활동, 창의적인 생각이 나올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것

이다. 열심히 활동 안한다고 선배활동가들이 괜히 건드리면 ‘주화입마’에 빠지게 되

니 조심하시길….

안식년을 마치고 다시 10년차 활동을 시작한다. 2014 체인지온에 나와 발표한 정

혜신 박사의 말을 되새기며 보내고자 한다.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 “누군가를 돕

는 사람을 돕는 사람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최위환 소개

마을 이장을 꿈꾸며 어르신 득표를 위해 침뜸을 배우고 함께 두드릴수록 신나는

아프리카 젬베를 좋아하는 재믜주의 녹색운동가

•148호24

생활인의 기도

성탄절, 교회 밖 풍경

2013년 12월 24일 성탄 이브.

아마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회 밖으로 나온 것 같다. 지난 10여 년 동안 나는 전도

사로, 목사로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 안에서 보냈다. 교회의 녹을 먹고 사는 사람이 성

탄 이브에 교회 밖을 서성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성탄 이브에는 항상 축하

발표회와 전야예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6월말 공군 군목 생활을 마무리한 후 연말까지 반년을 쉬었다. 자연스레 어느

교회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성탄절을 맞이했다. 마침 ‘고난함께’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새벽송’을 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가볼까 말까 마음 한편에 고민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평소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지 않았지만 스스로 볼 때 난 ‘키보드

워리어’였다. 여전히 (정치와 사회 현실에 거리를 두는) 제도 교회 안에서 일하며 살아

야 할 나약한 목사였다.

하지만 가보기로 했다. 거창한 마음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특정 교회에 메이

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고 성탄 이브 저녁 교회 밖 세상 풍경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와 보니 생각 외로 차분했다. 캐럴은 거의 들려오지 않고 사람들은 삼삼오

오 제 갈 길을 바삐 가고 있었다. 공기는 차가웠고 여느 겨울날 밤과 다를 바 없는 분위

기였다.

새벽송 팀은 24일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평택, 과천, 시청, 광화문, 여의

도, 부평을 오가며 ‘고난 받는 현장’에 있는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오심을 찬송으로 증거

했다.

그 현장들은 내게 낯설고 당황스러운 풍경이었다. 내가 아는 성탄 이브는 기쁨과

환희였다. 박수와 환호와 축하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엄동설한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서 외롭고도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길게는 십년 가까이 싸움을 이어

오고 있는 분들도 계셨다. TV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 교회 안에서는 결코 들

을 수 없는 이 땅의 현실이었다. 나를 더 당황스럽게 했던 것은 그 현장에 있던 분들

의 얼굴에서 하나 같이 웃음과 여유를 볼 수 있었던 점이다. 새벽송 팀은 가는 곳마다

어묵 탕이며 케이크이며 손난로며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위로를 해드리러 간 우리가

최경복 목사

2014년1•2월호 25

도리어 위로를 받았다. 삶이 송두리 째 뽑혀 나가는 현실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

는 그분들의 의연한 모습은 우리에게 적잖은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어쩌면 저들

이 대신 싸워주는 싸움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환경과 물리적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을 이기었노라고 교회 안에서만 외치는 그리스도인들보다

더 큰 내공과 용기를 그분들에게서 보았다. 기독교 신앙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 절

로 고민이 밀려 왔다.

얼마 전 철도노동조합 지도부가 경찰의 검거를 피해 조계사로 피신한 적이 있다.

정치적 사안이기도 하고 개인의 입장마다 이 사태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하지

만 아쉬운 것은 이들이 왜 굳이 조계사를 선택했을까 하는 점이다. 내 기억으로는 이

와 비슷한 사태 때마다 저들은 성당이나 사찰을 선택했지 개신교회로 피신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근로자, 노동자들이 보기에 개신교회는 가진 자들과 이해관계를 함

께 하는 종파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것이다. 그렇게 보는 편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순한 양처럼 세상의 현실에 적당히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

분들에게도 성탄의 기쁨은 충만하여야 한다. 그것을 예배로, 축제의 형식으로 표출한

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폄훼할 이유는 없다. 그리스도의 오심은 참으로 우리

의 기쁨이다.

새벽송을 계획하신 목사님께 “어떤 이유로 이런 일을 감당하고 계시느냐”고 여쭈었

더니 그분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 역시 보수적인 목회자다. 그런데 오늘 예수께서

이 한국 땅에 오신다면 어디부터 찾아가실까, 그 생각을 하니 잠자코 있을 수 없었다.”

소위 경건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교회 밖 현실을 외면하고, 교회 밖 현실을 강조

하는 분들이 기독교 신앙을 외면하는 이 난제를 우리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적절하

게 풀어내어야 할 시대적 과제 가운데 놓여 있다.

이제 다시 나는 평범한 목사의 삶으로 돌아왔다. 적지 않은 청소년들을 만난다. 나

는 우리 아이들이 손들고 방방 뛰며 찬양하는 것을 신앙으로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그보다는 예수를 본인들 삶에 유의미한 존재로 삼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자폐적인 내

면의 경건주의를 넘어 주변과 이웃과 사회를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진 청소년들로 성장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교회,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주변에 많아지기를 기도한다.

나는 그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존중 받고, 목사이기 때문에 존경 받는 그런 세상

을 살고 싶다. 진심으로.

•148호26

홍순오 님,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세월은 쉬지 않고 가고 옵니다. 그 속에서 각자 모두 새로운 일과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살아갑니다. 그저 단순히 지나가고 다가오는 일들로만 보거나 숙제처럼 느

껴지거나 남의 일처럼 대할 때는 재미없습니다. 매 순간 내 의지와 감정대로 신실하

게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 곳 좁은 공간, 닫힌 공간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살아 있게 하며 살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때로는 익숙해진 습관처럼 순치된

순간들도 느껴지고 깜짝 놀라 살펴보면 커다란 벽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리운

사람들 얼굴을 떠올리며 순간순간 행복해지기도 하지요.

오늘은 췌장암으로 시한부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얼굴보러 왔

다 갔네요. 먹먹합니다. 치기 어린 장난도 잘하던 녀석이었는데 다시 볼 수 있을는

지…. 살아날 희망이 있기를 매일 기원합니다. 친구 녀석 생각하다 아직까지 얼굴을

못 보고 있는 아들 녀석이 그리워졌네요. 감정 표현 잘 하기 싫어하는 제가 오늘은 좀

꾸리꾸리해졌어요.

아들 녀석은 이제 10살이 되었고 아빠의 상황에 대해 더욱 의구심을 크게 가지고

있네요. 충격을 받지 않도록 잘 설명하고 있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 잘 이해되게 해서

올해 안에는 얼굴을 보도록 노력 중입니다.

감옥이 감옥인 것은 보고 싶은 사람들을 보기 어렵게 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가까

운 어른들도 한 분 한 분 볼 수 없게 되고 친구들도 갑자기 못 볼 나이가 된 건가 싶기

도 하고…. 조심스레 참아왔던 아들 녀석도 잘 이해되어서 보게 될 수 있기를 기다리

게 됩니다. 상황과 조건에 잘 적응한다는 말은 한편에서는 어떤 것들을 포기하는 것

도 포함됩니다.

홍순오 님도 비슷하실 것입니다. 새로운 교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

고난우체통

2014년1•2월호 27

며 빨리 적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포기하고 잃게 될 것들도 있으시겠지만 새로운 더

많은 것들을 얻게 되실 것입니다.

더구나 새 가족을 잉태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자녀의 탄생은 큰 기쁨과 행복입니

다. 실감이 처음에는 안 느껴지다가 점점 더 커지더군요. 그렇게 기쁘고 감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쪼록 건강하게 가족의 행복이 자라나시길 기원 드립니다.

고난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출소 장기수선생님 생활지원통일광장 권낙기, 김영승, 임방규 (02)716-2143

낙성대 만남의 집 김영식, 문상봉, 박희성 (02)888-4350

김선분 1925. 02. 14, 77년 출소, 12년 복역, 강북구 번3동 주공A 306동 1502호

박수분 1931. 04. 01, 65년 출소, 11년 복역, 051)752-1904

박정덕 1930. 01. 25, 151-050 서울특별시 관악구 보라매동 713-109호 2층

박정숙 1917. 08. 16, 62년 출소, 12년 복역, 강북구 번3동 주공A 306동 1502호

박종린 1933. 03. 14, 403-845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2동 389-14 그랜드빌라 1차 2동 102호

변숙현 1924. 12. 16,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2동 310, 031)748-4822

안희숙 1929. 01. 13, 89년 9월 출소, 28년 복역

유영쇠 1928. 10. 30, 전북 익산시 신용동 75-2 원불교관리자선원, 063)855-7672

안학섭 1930. 04. 14, 95년 8월 출소, 43년복역, 611-827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2동 791-7

▶▷버마 민주화 운동(NLD) 한국지부/조모아 후원▶▷심리치유센터 와락 후원▶▷양심수 후원이병진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8년, 전주교도소 2513

정경학 재야 국가보안법 위반, 대구교도소 40

이규재 재야 국가보안법 위반, 3년6월, 광주교도소 5011

이경원 재야 국가보안법 위반, 4년, 안동교 3020

김덕용 재야 국가보안법 위반(왕재산), 대구교도소 27

임순택 재야 국가보안법 위반(왕재산), 안동교도소 2010

이재성 재야 국가보안법 위반(왕재산), 대전교도소 4000

이상관 재야 국가보안법 위반(왕재산), 전주교도소 2505

* 양심수 선생님들과 고난 일꾼들이 편지 결연으로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월 18일

전주에서 이 상관 드림.

•148호28

알림터

<2014 정기 이사회를 잘 마쳤습니다>

2014년 1월 17일 오후5시 EZE홀에서 정기

이사회를 진행하였습니다. 2013년 사업과

결산을 평가하고 새로운 2014년의 희망찬

계획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올해는 특히 고

난함께 25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사업을 진

행하는데 열띤 토론과 훈훈한 다짐들이 가

득했습니다.

<만남의 집에 설세배를 다녀왔습니다>

낙성대 '만남의 집'에는 오랫동안 복역하시

다가 출소하신 장기수 선생님들 몇 분이 함

께 살고 계십니다. 우리 단체에서는 명절 때

마다 선생님들을 찾아뵙고 설 음식을 함께

나누고 있는데, 올해도 설 명절을 맞이하여

장기수 선생님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렸습

니다. 어르신들의 마음은 한결같은데 통일

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하루라도 속히 분단

의 아픔을 딛고 민족이 하나 되는 그날이 올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리교 비상시국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1월 14일 오후 2시, 감리교신학대학교

중강당에서 ‘감리교 비상시국기도회’가 열

렸습니다. 예배 후 행진기도의 행렬은 광화

문까지 이어졌습니다. 불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현 정권은 하나님의 정의와 국민들

의 권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퇴보시

켰습니다. 그 무엇보다 민주주의 회복이 절

실한 때입니다. 기도회 이 후에 ‘감리교시국

대책위원회’가 구성이 되었습니다. 향후에

는 대책위를 통하여 예언자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평화산책’과 함께 걸어갈 단원을 모집합니다>

평화와 생명의 가치로 하나님 나라를 노래

하는 <평화산책>이 10월 10일 첫 번째 연습

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종교교

회 701호에서 연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온누리에 노래하고자 하

292014년1•2월호

는 합창단 <평화산책> 함께 평화를 노래하

고자 하시는 분들은 사무국으로 연락해주

시기 바랍니다.

(010-5220-4576/이관택 사무국장)

<평화교회연구소 준비모임>

5월 ‘평화교회연구소’을 창립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창립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화교회

연구소’는 평화교회를 연구한다는 방향성과

더불어 운영방식도 최대한 민주적이고 평

화롭게 하기 위한 고민이 담겨있는 노력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5월 창립할 ‘평화교회

연구소’를 기대해 주세요.

<영.사.기에서 함께 영화보실래요?>

영화모임 ‘영사기’! 2주에 한 번씩 모여 의미

있는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행

복한 시간입니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명

작 영화들을 함께 나누실 분은 연락주세요.

시간: 격주 주일 저녁 6시 장소: 내안교회

(목동역 7번출구)

문의: 장세현 전도사(010-9190-0415)

<두근두근 책모임>

매주 젊은 청년학생들의 책모임이 고난함

께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 장

르를 총망라하며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하

는 시간이 늘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동정>

2014년 새로운 이사 위촉

신화철 목사(성정교회)

이환재 목사(전곡교회)

이현식 목사(진관교회)

30 •148호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일에 정성껏 쓰겠습니다”

평화운동은

갈등과 다툼의 현장에그리스도의 화해와

평화를 심는 일입니다.

평화기행, 평화캠프평화교회 세우기

반전평화활동

통일운동은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하나님의 일꾼이되는 일입니다.

출소장기수 생활지원 및 효도나들이북한 고아원 및 재일민족학교 돕기

통일운동연대 및 지원

인권운동은

고난받는 이들의 얼굴에서하나님의 얼굴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회영치금 및 양심수 자녀 장학금 보내기

교도소 방문 및 석방지원에큐메니칼 활동가 지원

개인후원 1구좌 10,000원

단체후원 1구좌 10,000원

소식지광고협찬 100,000원

보내실 곳/고난함께

우체국 013920-01-004461

▷▶ 12월 영수기

개인후원권영진 김민호 김선아 박세훈 박지연 서신천 송윤

혁 심자득 안복규 윤건호 이신선 이영호 이원증

이진용 이효성 정사무엘 정완영 (5,000)

강광수 강철민 강희석 김동관 김동욱 김동휘 김민

영 김성복 김세나 김신아 김애진 김영곤 김영미

김영현 김용대 김용진 김재천 김준호 김진해 김치

국 김혜경 노덕호 도태화 민진영 박난수 박단 박

민 박병록 박성중 박승일 박종현 박진선 박현진

방현섭 배윤숙 배진교 변영권 부영희 서정훈 성모

손인선 신성호 양금성 오현일 유명선 윤경희 윤

여군 윤종구 이경화 이규성 이동환 이민효 이상숙

이선진 이원국 이종명 이준협 이진아 이진영 이해

남 이헌 이혁 이희준 임성호 임수현 장남수 장연

승 장해선 전성득 정단비 정명성 정애성 정영 정

은영 정은희 정재영 정현식 조선혜 조영준 조화순

지동흠 진맑음 채가람 최덕희/장동수 하희정 한

광수 한성훈 한진희 홍영의 홍은숙 홍지향 황기수

황선주 (10,000)

강현 김기정 김순돌 김영광 김용강 박은경 박준영

백승철 손호문 신현종 오선영 유경동 윤문자 이상

민 이윤정 장성배 전남병 정대환 조아진 채미혜

최진수 하애정 한인철 홍미자 (20,000)

이정재 이진영 정유은 (30,000)

이정한 장세현 (40,000)

김영훈 이경환 이종건 이찬규 (50,000)

이관택 이해석 (100,000)

신화철 (140,000)

진광수 (200,000)

단체후원겨자씨교회(이승주) 시내교회(신민종) (20,000)

양도제일교회(곽노윤) 예은전원교회 포천교회(엄

상현) 홍천소망교회(전재범) (50,000)

기쁜교회(손웅석) 마달교회(박진수) 반월중앙교회

(박종배) 색동교회(송병구) 아차도교회(김부린) 청

파교회(김기석) (100,000)

이사회비이헌(생명나무교회) (30,000)

송병구(색동교회) (50,000)

정학진(일동교회) (70,000)

김광후(마전교회) 신경하 원종휘(만석교회) 이광섭

(전농교회) 정진권(삼양교회) 최범선(용두동교회)

한석문(해운대교회) (100,000)

박정훈(고촌교회) 이광호(도봉교회) (200,000)

유요열(새홍성교회) 정연수(효성중앙교회)

(300,000)

소식지후원감리교 출판국 (500,000)

특별후원단강교회(성탄절 절기나눔) (30,000)

색동교회(기다림초) (34,000)

강경대흥교회(이진희) 태장교회(전용철) (200,000

성탄새벽송후원전은수 전지수 (5,000)

고현진 권혁문 김연진 김영호 김현정 김형석

김혜령 남미자 박단 박신영 박준경 박준수 안

주영 윤건호 이광현 이동환 이상주 이수진 이

어진겨레 이정한 이태경 임성락 장세현 전남

병 전현선 정예은 정한나 주도경 주혜연 최경

복 최근규 최성은 한세리 한아름 함영원 황선

주 (10,000)

박제복 백소망 송경민 정태형 진실애

(20,000)

박은애 심혜인 한효진 (30,000)

강희석 (50,000)

박은경 이환재 (100,000)

심광섭 (200,000)

무명 (300,000)

고난지인김세나 남궁희수 (30,000)

KSCF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늘푸른자립학

교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영등포산업선

교회 정성옥/홍지향 (50,000)

기독교환경운동연대 (70,000)

이광섭 이주현 조화순 지동흠 (100,000)

문선경 (200,000)

예배헌금 (215,000)

기쁜교회(손웅석) (500,000)

이정배 (500,000)

감리회본부 (1,000,000)

2013년총천달력판매6,015,600

2014년1•2월호

▷▶ 1월 영수기

개인후원금권영진 김민호 김선아 박세훈 박지연 서신천 송윤

혁 심자득 안복규 윤건호 이신선 이영호 이원증

이원호 이효성 정사무엘 정완영 최승화 (5,000)

강득환 강민정 강희석 김동관 김동욱 김동휘 김민

영 김성복 김신아 김애진 김영곤 김영미 김영현

김용진 김재천 김준호 김진해 김치국 노덕호 도

태화 무명 민진영 박단 박병록 박성중 박승일 박

종현 박진수 박현진 방현섭 배윤숙 배진교 부영

희 서정훈 성모 손인선 신성호 양금성 오현일 유

명선 윤경희 윤여군 윤종구 이경화 이규성 이동환

이민효 이상숙 이선진 이원국 이종명 이준협 이진

아 이진영 이해남 이헌 임성호 임수현 장남수 장

연승 전성득 정단비 정명성 정애성 정영 정은희

정재영 정해선 정현식 조선혜 조영준 조화순 지동

흠 진맑음 채가람 최덕희/장동수 하희정 한광수

한석 한성훈 한진희 홍은숙 홍지향 황기수 황선주

(10,000)

강광수 김기정 김순둘 김영광 김용강 무명 박난수

박은경 백승철 손호문 신현종 안경선 윤문자 이상

민 장성배 장세현 전남병 정은영 조병훈 하애정

한인철 홍미자 (20,000)

김정숙 이정재 이종건 이진영 (30,000)

이윤정 이정한 채미혜 (40,000)

권종호 김영훈 이경환 이찬규 (50,000)

정유은 (70,000)

이관택 이해석 (100,000)

진광수 (200,000)

단체후원금겨자씨교회(이승주) 시내교회(신민종) (20,000)

예은전원교회(강입분) (30,000)

광서교회(김병훈) 양도제일교회(곽노윤) 홍천소망

교회(전재범) (50,000)

기쁜교회(손웅석) 반월중앙교회(박종배) 색동교

회(송병구) 아차도교회(김부린) 청파교회(김기석)

(100,000)

이사회비송병구(색동교회) (50,000)

정학진(일동교회) (70,000)

김광후(마전교회) 박신진(삼척제일교회) 신경하 신

화철(성정교회) 원종휘(만석교회) 이광섭(전농교

회) 최범선(용두동교회) (100,000)

특별후원금김주연(인애교회) (50,000)

김기철 (120,000)

최호병 (228,000)

좋은만남교회(남기평) (460,000)

*2013년 10월 영수기 중 누락된 사항이 있어 알려드립니다.단체후원금: 반월중앙교회(박종배) (100,000)특별후원금: 한강교회(김순영)(100,000)

31

148호 소식지 후원

‘평화로운 세상’과

‘올바른 믿음의 교회’를 이루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후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화은혜교회(김찬호 목사)

계산중앙교회(최신성 목사)

궁정교회(이천진 목사)

내리교회(김흥규 목사)

동인천교회(이충호 목사)

백운교회(현철호 목사)

영성교회(박선순 목사)

영화교회(이시복 목사)

은명교회(이민재 목사)

전곡교회(이환재 목사)

초록누리협동조합·백석초록가게

(신석현 목사)

(가나다 순)

편집_ 이관택, 정유은, 장세현, 이동환, 김은선, 이종건 / 발행일_ 2014년 2월 15일 / 발행처_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주소_ (120-650) 충정로우체국 사서함 52호 / 전화_ (02) 393-4662 / 364-6076(fax) / E-mail_ [email protected]/ 홈페이지_ http://gonan.or.kr

이사장 신경하 감독(전감독회장)

고 문 박이섭 목사(원로), 김진춘 목사(원로), 윤문자 목사(원로)

이 사 권혁률 권사(CBS) 김광년 목사(봉천교회) 김광식 집사(기독교서회 미디어사업부) 김광후 목사(마전교회) 문선경 권사(창천교회) 박신진 목사(삼척제일교회)

박정훈 목사(고촌교회) 백용현 목사(대동교회) 송병구 목사(색동교회) 신화철 목사(성정교회) 우경아 목사(커클랜드 제일교회) 유요열 목사(새홍성교회) 유은

진 권사(독일 복흠교회) 원종휘 목사(만석교회) 이광섭 목사(전농교회) 이광호 목사(도봉교회) 이상경 목사(재일대한기독교회 소속) 이헌 목사(생명나무교회)

이현식 목사(진관교회) 이환재 목사(전곡교회) 임정덕 목사(동산교회) 조이제 목사(샘솟는교회) 전병식 목사(배화여대) 정연수 목사(효성중앙교회) 정진권 목

사(삼양교회) 정학진 목사(일동교회) 최범선 목사(용두동교회) 최병천 장로(밀알기획) 한석문 목사(해운대교회) 허태수 목사(성암교회)

2014년 ‘청년부흥회’

"평안들 하십니까?"

부활하신 예수가 우리에게 던지신 첫 번째 질문 - “평안하냐?”(마태복음 28:9)

예수님께서는 부활 후, 처음으로 만난 제자 마리아에게 질문하십니다. “평안하니?”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어떠한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시선에 주눅들고, 나약하며, 불안과 고민으로 가득한 기독청년들. 우리가 평안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학벌, 가정환경, 외모, 성격, 연애, 주머니 사정 등 우리를 둘

러싼 겉치레들로 인해 하릴없는 ‘감정소모’와 쓸데없는 ‘열심’이 우리 삶을 뒤덮고 있지는 않

은지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슬픔이 오직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

는 함께 모여,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시대의 거짓을 분별하며, 아름다

운 결단을 공유해야 하겠지요.

“있는 모습 그대로, 이미 충분하다!” 또한 “함께라면 더욱 가능하다!” 우리 안에 이미 하나님

께서 충만하게 부여하신 빛과 힘과 샘과 숨이 있다는 진실을 알게 되는 일이 얼마나 감동적

일까요?

“평안하냐?” 예수님의 질문 앞에서 우물쭈물 하고 있는 청년들을 초대합니다.

2014년 2월, 우리의 대답이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