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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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건**·차 서*** . 서론 . 미국 외교정책 기반의 지속과 변화 . 트럼프 시대 미국 대외정책 . 트럼프, 동북아, 그리고 한반도 . 결론 본 논문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미 국정치체제에 미치는 함의를 살펴보고, 새 미 국 행정부의 세계전략을 탐구하고자 한다. 이 를 위해 탈냉전기 미국 대전략과 의회/정당정 치의 연속성과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자유주의적 합의에서 이탈하 여 새로운 민족주의적 국내외정책을 구사할 것이란 점을 밝힌다. 아울러, 본 논문은 트럼프 의 잭슨주의적 외교정책이 동북아 지역과 한 반도에 끼칠 영향을 예측하고, 결론적으로 트 럼프 당선이 자유세계질서의 미래에 미칠 시 대적 의미에 대해 논의한다. 주제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전략, 미국 의 회/정당정치, 잭슨주의, 자유세계질서 DOI: 10.17331/kwp.2017.33.1.003 * 논문은 2016년도 정부( 교육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S1A3A2925063). 또한 2016년도 정부( 교육부) 재원으로 한국연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S1A3A2924409). 유익한 논평을 주신 분의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 **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저서 및 논문 Strange Bedfellows and US China Policy in the Era of Polarized Politics,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Vol, 29, No. 1: 47-69 (2017) . *** 중앙대 국익연구소 전임연구원. 저서 및 논문 The Formation of American Exceptional Identities: A Three-tier Model of the Standard of Civilizationin US Foreign Policy, European Journal of International Relations, Vol. 21, No. 4: 743-767 (2015) . 제33권 제1호 2017년(봄) 통권 96호, pp. 63-91. 국문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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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서 정 건**·차 태 서***

Ⅰ. 서론

Ⅱ. 미국 외교정책 기반의

지속과 변화

Ⅲ. 트럼프 시대 미국 대외정책

Ⅳ. 트럼프, 동북아, 그리고 한반도

Ⅴ. 결론

본 논문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미

국정치체제에 미치는 함의를 살펴보고, 새 미

국 행정부의 세계전략을 탐구하고자 한다. 이

를 위해 탈냉전기 미국 대전략과 의회/정당정

치의 연속성과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자유주의적 합의에서 이탈하

여 새로운 민족주의적 국내외정책을 구사할

것이란 점을 밝힌다. 아울러, 본 논문은 트럼프

의 잭슨주의적 외교정책이 동북아 지역과 한

반도에 끼칠 영향을 예측하고, 결론적으로 트

럼프 당선이 자유세계질서의 미래에 미칠 시

대적 의미에 대해 논의한다.

주제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전략, 미국 의

회/정당정치, 잭슨주의, 자유세계질서

DOI: 10.17331/kwp.2017.33.1.003

* 이 논문은 2016년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S1A3A2925063). 또한 2016년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S1A3A2924409). 유익한 논평을 해 주신

세 분의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

**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저서 및 논문 “Strange Bedfellows and US China Policy in the Era of Polarized Politics,”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Vol, 29, No. 1: 47-69 (2017) 외.

*** 중앙대 국익연구소 전임연구원.

저서 및 논문 “The Formation of American Exceptional Identities: A Three-tier Model of the

‘Standard of Civilization’ in US Foreign Policy,” European Journal of International

Relations, Vol. 21, No. 4: 743-767 (2015) 외.

제33권 제1호 2017년(봄) 통권 96호, pp. 63-91.

국문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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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Bacevich(2017)의 표현을 빌리면, 2016년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의 대선 승리는 냉전 이후 지속된 미국의 “대망의 시대(the age of great

expectations)”가 종식되고 “대공허(the great void)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

미한다. 미국패권의 지도하에 자유세계질서가 확립되어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Fukuyama, 1992)이 실현될 것이라던 탈냉전기의 거대한 열

망은 사라지고, 대신 부(富)의 양극화와 항구적 전쟁상태라는 어두운 현실

에 대한 좌절과 분노가 미국민들을 사로잡고 있다. 애초의 수많은 예측과

달리, ‘대망의 시대’의 대표주자로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적극적 대외개

입주의를 상징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의 대선 패배는 미국사회의

분위기 변화가 매우 심층적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

한 미국 내 변동은 금융위기와 이민 증가 등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의 부정적

효과가 가중됨에 따라, 경제적·존재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불안을 느낀 대중

사이에 민중주의와 민족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전 세계적 상황과도 깊이 연

결되어 있다(Zakaria, 2016).

여론조사들은 개별 사회현상을 각각의 고립된 사태로 인식하여 분석하지

만, 현재 일련의 흐름은 먼저 전 지구적 차원의 구조적 조건변화라는 맥락을

먼저 이해해야만 설명 가능하다. 이런 거시적 차원에서 고찰해보아야, 왜

우리가 최근 계속해서 예상을 벗어난 놀라운 사건들―극우/극좌 세력의 부

상, 브렉시트(Brexit), 트럼프 당선 등―을 세계정치의 장에서 조우하게 되는

지 추측할 수 있다(Blyth, 2016).

따라서 본 논문은 우선 미국 외교정책의 원칙이 장기적 차원에서 어떻게

국제정치구조에 대응하며 지속되고 변화해왔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

는 곧 전후 미국의 대전략과 의회/정당정치의 진화과정을 다층적 분석 수준

에서 살펴보는 것을 의미한다. 거시구조적 차원의 분석을 바탕으로, 잭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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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Jacksonianism) 전통에 기반을 둔 트럼프 시대의 대외정책 독트린과 행정

부-의회 관계에 토대를 둔 미국 외교정책 특유의 결정과정을 이해할 수 있

을 것이다. 다음으로 본 논문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동북아 지역과 한반도

에 끼칠 영향을 예측하고, 결론적으로 트럼프 당선이 자유세계질서의 미래

에 미칠 시대적 함의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Ⅱ. 미국 외교정책 기반의 지속과 변화

1. 미국 대전략

2차대전 이후 초당적 지지하에 추구된 ‘미국 대전략(American grand

strategy)’의 기본은 “자유패권(liberal hegemony)”전략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Posen, 2014). 이는 미국의 물질적 능력을 토대로 미국적 가치에 맞는 자유국

제질서의 구축을 목표로 하며, 다자주의적 안보 및 경제기구의 창설, 민주주

의와 자본주의의 전 지구적 전파, 세계 최강의 군사력 건설 및 해외전진 배치

등을 전략수단으로 삼았다(Brands, 2016; Ikenberry, 2011; Kagan, 2012).

예기치 못한 소련의 몰락으로 시작된 탈냉전의 국제질서는 주적(主敵)

이 사라진 미국의 대전략 수립에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으나, 다른 한편으

로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였다. 근대 국제체제 역사상 유례없는 “단극체

제”(Krauthammer, 2002)의 도래는 원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외교정

책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우호적 대외환경을 의미했다. 즉, 무정부적 국제

체제의 구조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상황에서, 미국은 자신의 외교적

이념을 적극적으로 전 세계에 투사하고 자신의 이미지대로 세계질서를 변

형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맞게 되었다. 대항 강대국이 사라진 덕분에 수

정주의적인 혹은 혁명적인 미국의 대전략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부재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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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Jervis, 2011). 실제로,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역사의 종언’을

노정한다는 승리주의적 전망은 소위 경기 후퇴가 사라졌다는 ‘신경제’의 부

상과, 빌 클린턴(Bill Clinton) 정부의 “개입과 확장”(The White House, 1994,

1995) 정책 등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관철되는 듯했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는 일견 이러한 미국 주도의 자유국제질서에 대

한 “역풍(blowback)”(Johnson, 2000)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미국의 개입주

의적 국가전략 전반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계기로 인식될 여지가 존재했

다. 하지만 전 지구적 테러리즘과 이를 후원하는 것으로 주장된 ‘악의 축(axis

of evil)’을 안보화 대상(Donnelly, 2013)으로 삼으면서 미국 외교정책의 주도

권을 장악한 신보수주의자들은 이 역사적 국면을 세계정치질서의 변혁을 재

차 가속화하는 기회로 삼았다. 당시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는

미국의 정체성과 역할을 영구평화로의 세계역사적 진보를 이끄는 “혁명” 주

체이자, “야만적”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맞서는 “문명” 세력으로 정의했다.

이런 면에서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실행에 옮겨진 이른바 ‘부시 독트

린’(The White House, 2002)은 세계질서의 민주적 변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자유국제주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다자주의 외교나 전쟁법 등의 자유주

의 규범은 경시하며 강한 군사주의적·일방주의적 면모를 띤다는 점에서 윌

슨주의(Wilsonianism)의 불완전한 계승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대 국제체제를 초월하려 했던 네오콘(neocon) 주도의 “부시 혁

명”(Daalder and Lindsay, 2003)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민주평화론과

자유방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확신은 중동전쟁의 실패와 2008년 세계금융

위기로 인해 붕괴되었다. 이상주의적인 세계변혁 목표와 가용자원에 대한

비현실적 계산에 기반을 둔 일방주의 전략이 위험한 비율로 혼합된 “외발이

윌슨주의(one-legged Wilsonianism)”(Deudney, 2007: 186)는 패권국가로서의

미국의 연성·경성 권력기반을 모두 크게 침식하였다. 전 지구적으로 장기적

인 경제침체가 진행된 가운데 무슬림 세계는 지속적인 폭력의 악순환에 빠

져들었고,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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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제국적 과잉팽창”(Burbach and Tarbell, 2004)이 초래한 위기국면

에서 출범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의 8년 집권기는 미국 대전

략에 있어서 일종의 조정기를 의미한다. 미국패권의 상대적 하락이라는 구

조적 조건에 직면하여, 오바마 대통령은 신보수주의적 외교정책의 후과를

반성하면서 군사주의적 정권교체 독트린의 폐기를 선언했다. 2010년 발표

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National Security Strategy)』(The White House, 2010)

첫 페이지에서 오바마는 미국이 단독으로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음

을 강조하고, 세계국가들과의 협력, 즉 다자주의적 외교를 대외정책의 주된

접근법으로서 추구할 것임을 다짐하였다. 또한 2009년 이른바 ‘카이로 연설

(Cairo Speech)’을 통해, “어떤 정부체제도 다른 국가에 의해 강요받을 수 없

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Obama, 2009).

‘오바마 독트린’을 설명하고자 한 여러 논의들은 ‘혼합,’ ‘절충,’ ‘실용’ 등

의 표현을 많이 동원한다(남궁곤, 2010; 안문석, 2011; 이정철, 2016). 전후

미국외교의 컨센서스인 자유국제주의의 큰 틀은 유지하되, 이라크 전쟁

의 실패와 전 지구적 경제위기라는 거대한 도전에 대처하려는 오바마 행

정부의 전반적 기조가 안보정책에 있어서 현실주의의 색채를 가미하게 된

것이다. Ikenberry(2014)는 이 점을 부각시켜 “실용적 국제주의(pragmatic

internationalism)”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즉 국제주의를 추구하되 열의에 차

있기보다는 지쳐있는 기색이 짙고, 변혁적이기보다는 실무적인 색채가 강

하기 때문에, 오바마 정권의 대전략이 자유국제주의적인 것만큼 현실주의

적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조지 H. W. 부시(George H. W. Bush) 대통령 시기의 현

실주의 국가전략을 높이 평가하고, 특히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현실

주의자 브렌트 스코크로프트(Brent Scowcroft)에 존경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

져 있다. 특히 전임 행정부 시기 과대팽창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

력을 계속해서 경주했으며, 1기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과 2기 UN대사 사

만다 파워(Samantha Power) 등이 대표하는 민주당의 주류 자유개입주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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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였다.

가령, 2014년 시리아에 대한 ‘제한적’ 개입결정은 오바마의 현실주의적

혹은 실용주의적 입장이 관철된 중요한 사례이다. 화학무기를 사용한 민간

인 학살 등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정권의 국제법 위반이 밝혀

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는 시리아에 대한 직접적 군사력 투입을 선택하

지 않았다. 이는 시리아를 중요한 핵심적 이익사안 혹은 사활적 위협으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Goldberg, 2016: 72-73). 같은 연장선상에서 미국

의 약화된 국력과 대규모 예산적자 상황을 반영하여 동맹국들의 책임분담

(burden-sharing)을 강조하는 흐름도 오바마 정부 시기에 이미 표명되었다

(Goldberg, 2016: 78).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독트린의 근저에 민주주의

와 인권 같은 미국적 가치의 확산이라는 자유국제주의의 기본 원칙이 자리

잡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는 그 대원칙의 실행에 있어서

전임 정부들에 비해 더 많은 자기억제와 신중성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동 시기 미국의 정치학계에서는 대외전략의 진로를 둘러싼 대논쟁이 일

어났다(이혜정, 2015). 한편에서는 현실주의적 입장에서 억제(restraint), 축소

(retrenchment), 역외균형(offshore balancing) 등을 새로운 전략적 대안으로 주

장하는 목소리들(Layne, 2016; Mearsheimer and Walt, 2016)이 표출되었고, 다

른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현대 미국외교에서 초당적 합의의 위치를 점해온

자유패권전략의 지속을 요구하는 입장들(Brands and Feaver, 2016; Brooks and

Ikenberry et al., 2013)이 동시에 제출되었다. 미국패권의 상대적 약화와 지구

세력균형의 변동이라는 구조적 조건이 학계에서도 미국 대전략의 향방에 대

한 기존 컨센서스를 약화시키며 매우 상반된 대응을 낳았던 것이다.

2. 미국 외교정책과 의회/정당정치

미국 외교정책의 변화는 국제질서의 영향 못지않게 미국 국내정치 상

황과도 관련이 깊다.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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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69

(enlargement) 전략과 평화 지분(peace dividend)에 중점을 둔 외교정책을 펼

쳤다. 이에 반해 2000년 대선을 통해 등장한 공화당의 부시 행정부는 당초

국가건설(nation building) 반대와 교육개혁 의제에 집중하고자 했다. 아버

지 부시 대통령이 추구했던 교육정책을 이어받는 측면과 함께, 텍사스 주지

사로서 자신의 업적 또한 민주당 주의회와의 협력을 통한 교육분야였던 점

이 작용한 것이었다. 게다가 2000년 대선 직후 불거진 선거결과의 시비를 가

라앉히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의 협력이 부시 대통령에게는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취임 이후 의회와의 협력을 통해 도입된 1조 3천 억 달러 규모의 감

세정책과 더불어 민주당 테드 케네디(Ted Kennedy) 상원의원이 전폭적으로

지원한 교육개혁(“No Child Left Behind”)에 이르기까지 부시 행정부 취임 첫

해 9월까지의 주요 화두는 국내정치였다.

그러나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국 본토에 대한 최초의 테러 공격은 부

시 대통령 자신과 그의 국정 운영 전반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플로리다에서

교육개혁을 홍보 중이던 부시에게 날아든 뉴욕의 테러 소식은 소위 ‘따뜻한

보수(compassionate conservatism)’를 표방했던 부시 행정부의 의제와 태도

를 일순간에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로 전환시켰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러한 백악관 기조 변화의 근저에 향후 미국정치의 리더십 변화도 함

께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부시 대통령은 외교 경험이 전무하다는 지적

에 따라 과거 공화당의 외교안보 라인을 중용하였다.1) 이들 소위 ‘벌컨(the

Vulcans)’ 그룹의 집단적 특징은 일찍이 베트남전을 통해 미국 국방력 증강

의 필요성을 목도하였고,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제럴드 포드(Gerald

Ford) 시기의 데탕트(détente) 정책에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로날드 레이건

1) 취임 당시 부시 대통령은 포드 정부의 국방장관인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

를 국방장관으로, H. W. 부시 정부의 국방장관인 딕 체니(Dick Cheney)를 부통령

으로, 합참의장인 콜린 파웰(Colin Powell)을 국무장관으로, 국방부 정책차관인 폴

월포위츠(Paul Wolfowitz)를 국방부 차관으로, 국무부/국방부에서 일했던 리처드

아미티지(Richard Armitage)를 국무부 차관으로 임명하였다. 이들에 대한 분석은

Mann(200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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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한국과 국제정치

(Ronald Reagan) 시기 소련과의 군비경쟁과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효과를 체험했다는 점이다. 텍사스 주지사의 경험을 살려 국내정

치와 사회개혁에 몰두하려던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은 9/11 테러 이후 2001

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점차 네오콘의 영향

력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9/11 테러 직후 행해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필수적 전쟁(war-of-

necessity)’으로 인식되면서 이들 네오콘 그룹의 위상에 대한 논란은 그리 크

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 이라크 전쟁 개시를 전후로 파웰 국무장관이 소수

파로 밀려나면서, 체니와 럼스펠드를 중심으로 한 네오콘 강경파의 배타적

응집력과 호전적 추진력이 전면에 부상하게 되었다. 네오콘은 행정부뿐만

아니라 언론과 싱크탱크 분야로도 확장성을 보였는데, Fox News에서 평론을

맡았던 찰스 크라우트해머(Charles Krauthammer)가 네오콘의 대외정책 시각

을 대변하였다. 또한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로버트 케이

건(Robert Kagan)은 『역사의 회귀(The Return of History and the End of Dreams)』

등의 저작을 통해서 네오콘의 이론적 토대를 설명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네오콘의 기본 명제는 ‘무력적 윌슨주의(muscular Wilsonianism)’ 혹은 ‘군사

력을 동반한 윌슨주의(Wilsonianism in boots)’로 해석된다. 이는 국제문제에

관해 적극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고립주의와 대별되며, 다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 국제기구 혹은 다자주의를 배격하고 미국 단독의 일방주의를 선호

하는 것이 특징이다.

9/11 테러 이후 나타난 미국정치 변화는 행정부 차원에서 네오콘의 주도

권 확보로 끝나지 않고, 의회·정당 차원에서 공화당의 우위로 이어지게 되

었다. 우선 텍사스에서 부시 주지사의 선거전략 수립을 돕던 칼 로브(Karl

Rove)가 백악관에 함께 입성한 후 테러와의 전쟁을 이용하여 미국정치 내

공화당 지배체제의 공고화에 나섰다. 짧고 강렬한 메시지 전파에 능했던 로

브는 민주당 정치인의 대부분이 9/11 테러 이전의 안보관을 그대로 유지하

고 있다며 설파하였다. 더욱이 현직 대통령 부시가 적극적인 선거지원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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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벌인 결과, 공화당은 2002년 중간선거에서 선전하였고 2004년 대통령 선

거에서도 수성할 수 있었다. Milkis and Rhodes(2007)는 전국 단위에서의 이

슈 활성화라는 대통령과 정당 간의 새로운 연결고리에 착안하여 행정부 주

도의 정당 시스템 등장에 주목한 바 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이라크 전쟁

이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내전양상으로 변질되면서 미군 사상자의 속출, 출

구전략 부재 등에 대한 미국 내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그 결과 2006년 중간

선거에서는 민주-공화 양당 간 의석수 비율이 완전히 역전되는 현상이 초래

되었다(<표 1> 참조).

2008년 금융위기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Yes, We Can.”)을 주창하

며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는 미국 국내상황 개

선에 중점을 두었다. 일리노이 주의회 시절부터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온 경

력을 살려 “미국 내 국가건설(nation-building at home)”을 목표로 삼은 것이

다. 구체적으로 대규모 경기부양책, 오바마케어(ObamaCare)로 불리는 의료

<표 1> 미국 행정부별 하원 의석수 변천과정(2001~2018년)

행정부- 하원(연도) 민주당 공화당

W. 부시-107대(2001~2002) 213 220 ✓

W. 부시-108대(2003~2004) 205 229 ✓

W. 부시-109대(2005~2006) 201 233 ✓

W. 부시-110대(2007~2008) 233✓ 202

오바마-111대(2009~2010) 257✓ 178

오바마-112대(2011~2012) 193 242 ✓

오바마-113대(2013~2014) 201 234 ✓

오바마-114대(2015~2016) 188 247 ✓

트럼프-115대(2017~2018) 194 241 ✓

주: ✓는 다수당 표시.

출처: U.S. House of Representatives(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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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한국과 국제정치

보험 개혁, 기후변화 대처 등이 주된 관심사였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이

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 핵동결 국제회의, 자동예산 삭감조치

(sequestration) 등을 추진하였는데, 일종의 축소정책 기조 위에 부시 행정부

와는 정반대의 다자 간 국제협력을 중시하였다.2)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시리아 내전에 대한 불명확한 태도, 러시아의 우크

라이나 침공 저지 실패 등 명백한 외교안보상의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경제

우선을 요구한 미국 국민들로부터 재신임을 얻었다. 또한 2011년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사살하는 성과를 통해 높은 인기를 누리며, 2017

년 1월 대통령직을 마쳤다. 한편 공화당 내부에서는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랜드 폴(Rand Paul) 의원 주도의 자유지상주의적(libertarian) 외교그룹과 해

외문제 과다개입에 비판적인 티파티(Tea Party) 그룹이 생성되어 당내 전통

적 국제주의 세력에 제동을 걸고 있다.

결론적으로 21세기 들어 미국정치와 국제질서는 재선에 성공한 2명의 대

통령 시기를 거치며 단기간에 다양하고 급격한 상호작용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2001년 9/11 테러에서부터 2003년 이라크 전쟁, 2009년 이라크 전쟁의

종료 선언, 2011년 빈 라덴 사살, 2014년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이르기까지,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한 빈번한 해외문제 개입은 국내경제 악화 상황과 맞

물리면서 미국 내 제2의 베트남 증후군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2001년 부시

행정부와 네오콘 그룹이 관심을 둔 미국 외교정책은 전통적 의미에서의 안

보정책이었다. 그런데 자신들이 주도한 2003년 이라크 전쟁이 2005년 이후

종교분파 간 내전상황으로 변질되면서 막대한 사상자와 천문학적 전쟁비용

이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미국 국민들의 지지를 급격히 상실하게 되었다.

2) ‘일종의’ 축소정책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에 대한 논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로의 ‘재균형(rebalancing)’ 정책, 국제질서 규범(norm)에 대한 강조, 핵 없는 세계 주

창, 한미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 의회 승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 추진 등 국제주의로 분류할 만한 정책들이 있기

에, 오바마 외교를 온전한 축소주의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호철 교수님의 지적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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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73

이후 국내적으로 지상군 투입 반대(“no boots on the ground”) 여론이 조성되

었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 네오콘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공화당은 2006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패하여 1994년 이후 처

음으로 의회 소수당으로 전락하였다. 공화당 대통령하에서 일어난 이라크

전쟁의 실패가 미국정치에서 소위 정당 간 ‘안보 격차(security gap)’ 인식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낳았던 것이다. 특히 2011년 빈 라덴 사살이 민주당 오

바마 대통령의 업적으로 인정되면서, 그동안 미국정치에서 공화당에 유리

하게 작용했던 ‘안보 카드(national security card)’의 효과가 크게 줄어들었던

것이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의 과다한 재정지출에 반기를 든 티파티 운동의

주도로 2010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이 현재까지도 하원을 장악하고

있다(<표 1> 참조).

여하튼 2008년 금융위기의 한복판에서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 이

후 의료보험 개혁(ObamaCare)에 몰두하였고, 아프가니스탄 철군 및 국내정

치 우선(nation-building at home)을 천명한 카이로 선언을 통해 민주당 방식

의 축소주의를 시작했던 셈이다. 그리고 전통적 공화당 국제주의자인 존 매

케인(John McCain) 후보를 따돌리고 백악관에 입성한 오바마에 의해 다시

모습을 드러낸 미국외교의 축소주의 전통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

프를 통해 일종의 공화당 스타일로 유지될 전망이다.

Ⅲ. 트럼프 시대 미국 대외정책

1. 잭슨주의 전통과 트럼프 독트린

비합리적이고 즉흥적인 주장들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비판과 달

리, 트럼프는 2000년 개혁당 대선경선 출마 시기부터 상당히 일관된 ‘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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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독트린’이란 것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일련의 대외정책 틀을 체

계적으로 제시해왔다(Haines, 2017). 몇몇 학자들은 그러한 트럼프 안보전략

의 대강을 이해할 수 있는 분석 틀로서 미국외교의 오랜 전통 중 하나인 ‘잭

슨주의(Jacksonianism)’3)를 제시하였다(Cha, 2016; Clarke and Ricketts, 2016;

Lieven, 2016; Mead, 2017).

미국 제7대 대통령인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의 이름을 딴 이 이단

적 흐름은 건국기 프론티어의 개척민들에게서 유래했으며, 반계몽주의적,

종교근본주의적, 쇼비니즘(chauvinism)적 색채를 강하게 나타낸다. 즉, 자

유주의적-세속적-세계주의적 특성을 지닌 동부의 지배계층과 달리, 서부의

‘민중들’은 18세기부터 미국을 기독교를 믿는 백인들로 이루어진 배타적 인

종-종교 공동체로 상상했던 것이다. 이러한 민중주의 전통은 이후 미국정

치사의 한 축을 구성하면서 자유주의적인 ‘미국적 신조(American creed)’에

대항하는 대안적 정치비전을 대표하게 된다. 특히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에 잭슨주의적 사회운동이 부상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산업화 과정에

서 배제된 농민들이 주축이 되었던 19세기 말의 인민당은 그 대표적인 예이

다. 자본주의 고도화에 따른 사회문제들에 맞서, 미국의 인민주의 운동은

종종 기독근본주의에 기반을 둔 반지성주의와 이민자들에 대한 인종주의

적 공격을 해법으로 제시하였다.4) 이런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현상

은 기존 주류에서 벗어난 지역―동서부 해안이 아닌 내륙지대 혹은 러스트

벨트(rust belt)―과 비자유주의적 사회세력이 부상하여 중앙정치 무대를 장

악한, 미국사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잭슨주의자들이 강성해진 상황으로 간

주할 수 있다.

Mead(2001: 218-263)에 따르면, 잭슨주의 외교전통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

들이 있다. 첫째, 잭슨주의 독트린은 주류 미국 외교정책 전통을 대표하는

3) 미국 대외정책의 여러 전통들 중 하나로 ‘잭슨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대중화시킨 글

은 Mead(1999)이다.

4) 미국 민중주의의 개괄적 역사에 대해서는 안윤모(2006)와 Kazin(201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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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75

윌슨주의와 해밀턴주의(Hamiltonianism)에 반대하는 이단적 존재로서의 특

성을 가진다. 즉,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정치모델을 전 세계에 전파

하는 것 혹은 자유자본주의를 전 지구적 경제질서로 기획하는 것 등의 지구

주의적 개혁과제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세계시민주의적,

자유국제주의적 프로젝트가 미국의 고유한 독립성과 특질을 위협하는 요소

로서 기능하지 않을지 의심한다. 둘째, 잭슨주의는 유럽대륙의 현실주의 혹

은 홉스(Thomas Hobbes)적 국제정치이론과 유사한 세계관을 가진다. 나라

의 ‘안과 밖’의 경계―미국민들의 인종--종교적 공동체로서의 평화로운 내부

와 위험하고 어두운 세계인 외부―를 명확히 나누고, 국가 간의 끝없는 갈등

과 국익 추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

셋째, 잭슨주의자들은 일정 정도 내부지향적인, 국내문제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가진다. 동시에 미국의 순수성을 오염시킬 수 있는 국내외의 이질적

존재들―이민자, 공산주의자, 무슬림, 성적소수자 등―에 대해서는 편집증

적(paranoiac)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넷째, 잭슨주의 이데올로기는 특히 이

른바 ‘불명예스러운’ 적들에 대해 매우 호전적인 태도를 가진다. 미국 중심

적인 관점에서 명예롭지 못한 특성―대개는 유색피부―을 지닌 타자들에

대해 자유주의적인 국제규범을 벗어난 철저한 응징과 무조건적인 승리를

추구한다. 역사적으로 19세기의 아메리카 원주민들, 2차대전 시기의 일본,

그리고 오늘날의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잭슨주의자들이 보인 태도는

이러한 비자유주의적·군사주의적 특징을 잘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대외경

제정책에 있어서 잭슨주의 지지자들은 개방경제가 아닌 경제적 민족주의를

고수하며, 토착주의(nativism)에 입각한 반이민정책을 옹호한다.

트럼프의 외교정책론은 바로 이상의 반주류적 잭슨주의 독트린에 착근해

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는 길게는 2차대전 이후, 짧게는 탈냉전기를 주도

한 초당적인 대외정책 합의, 즉 자유국제주의적 정책이 구축해온 오늘날의

세계를 “끔찍한 실패(terrible mess)”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은 모

두 기성의 “워싱턴 지배계급 내의 내부자들” 혹은 “소위 전문가들”이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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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다(Trump, 2015: 31). 양당의 기득권 정치인들이 “지

구주의라는 거짓 노래”(Trump, 2016a) 혹은 자유패권전략의 길로 민중을 오

도한 결과가 바로 오늘날 미국의 쇠락이라는 것이 트럼프의 진단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미국산업의 희생 속에, 외국의 산업을 부

유하게 만들어왔습니다. 슬프게도 우리의 전력은 약화시키면서도, 다

른 나라들의 군대를 지원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국경은 방어

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나라의 국경을 방어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인프라가 붕괴되는 와중에도, 수조 달러를 해외에 지출했습니다. 우

리는 우리나라의 부, 권력, 자신감이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다른 나라

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왔습니다.”(Trump, 2017).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오바마 행정부도 이미 재균형 전략을 통해 미국패권

의 쇠퇴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의 지구적 세력균형에 대한 트럼

프의 진단과 처방은 그보다 훨씬 더 급진적이다. 구체적으로, 트럼프는 미

군의 해외전진 배치를 철수시키는 포괄적 ‘축소’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하였

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으며(Parker, 2016), 따라서 미국

의 동맹국들은 자신의 방위비를 분담하거나 아니면 홀로 자신을 방어해야

만 할 것이다(Trump, 2016a). 동일한 맥락에서 트럼프는 세계평화를 위한 민

주주의 증진이라는 지배적 자유국제주의 노선 일반, 그리고 그것의 군사주

의적 버전인 네오콘의 정권교체 독트린을 “어리석음과 오만”의 산물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이 국가건설 업무(nation-building business)에서 벗어나 대

신 세계의 안정 창조에 복무할 것이란 점을 강조하였다(Trump, 2016a).

즉, 원칙적으로 트럼프는 탈냉전기에 정점에 달했던 팽창주의적, 공격적

예외주의 대신 미국 예외주의의 19세기 판본인 ‘모범주의(exemplarism)’로

의 회귀를 주창한 셈이다. 미국 제6대 대통령인 존 퀸시 애덤스(John Quincy

Adams)의 오랜 격언에 따라, 트럼프는 “세계는 우리가 적들을 찾아 해외로

나가지 않을 것이란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라고 못 박았다. 그리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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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77

구의 문명과 그 성과물을 강화하고 증진시키는 것이 군사적 개입보다 더 세

계에 긍정적인 개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였다(Trump, 2016a).

한편, 트럼프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중심 토대로서 미국

이 건설해온 전후의 주요한 다자주의 제도들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재협상

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안보 차원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를 수십 년 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낡은 것

(obsolete)”으로 치부하였다(Gove and Diekmann, 2017). 이미 코소보 전쟁

직후인 2000년부터 트럼프는 “유럽에서의 분쟁은 미국인의 인명을 희생할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유럽으로부터 철수함으로써 매년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Applebaum, 2016).

또한 트럼프는 동맹국에 대해 엄격한 상호성과 비용분담 원칙을 적용함

으로써 기존 동맹조약의 법적의무를 위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가령 발트해 연안의 NATO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을 경우 그들을

지원할 것인지 묻는 예민한 질문에, 트럼프는 “그들이 우리에 대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나요? 그들이 자신의 의무를 다할 때에만 나의 대답은 예스입

니다.”라고 응수하였다(Sanger and Haberman, 2016). 또한 트럼프는 국제연

합(UN: United Nations)이 민주주의와 자유의 친구가 아니며, 미국에게도 친

구가 아니라는 식의 파격적인 연설을 하기도 했다(Begley, 2016).

경제 차원에서도 트럼프는 다자주의와 개방시장경제의 정신에 반하여 미

국의 ‘경제독립선언’을 주창했다. 기성 정치인들이 추구해온 지구화는 미국

의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시켜 노동자들을 가난에 빠트렸을 뿐이며, 오로지

정치인들에게 기부하는 금융엘리트만을 부자로 만들었다(Trump, 2016b).

따라서 이제부터의 경제정책의 대안적인 원칙은 “미국제품을 사고 미국

민을 고용하는 것(Buy American and Hire American)”이다(Trump, 2017). 국

익을 해치는 조항들로 미국경제의 주권과 자율성을 속박하는 세계무역

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등은 모두 기존 내부자들이 만든 최악의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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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물로서 재협상 혹은 해체가 요구된다(Trump, 2016c). 특히 선거 기간 트럼

프는 TPP가 미국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강간’을 의미한다는 극언까지도 서

슴지 않았다(Hopper and Cuetara, 2016).

다른 한편, “불명예스러운” 적에 대한 잭슨주의의 호전적 태도는 오늘날

이슬람 국가(IS: Islamic State)에 대해 매우 거친 수사들로 표현되는 트럼프

의 군사주의적 해법으로 전수되었다. 선거 기간 트럼프는 근본주의 테러리

스트에 대해 고문을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그들의 가족도 감금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전쟁과 관련된 기존 자유주의적 규범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

를 견지했다. 또한 대(對)IS 전술로서, 대량폭격을 통해 적들을 모조리 “날려

버리겠다.”는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Cha, 2016: 90). 아울러 취임 직후 백

악관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미국 우선의 외교정책(America First Foreign

Policy)”의 설명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들의 외교정책의 핵심을 “힘을

통한 평화”라고 소개하였다. 그리고 “공격적인 합동·연합 군사작전”을 통해

이슬람 테러조직들을 패배시킬 것이며, 이론(異論)의 여지없는 세계군사패

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하였다(The White House, 2017).

2. 행정부-의회 관계 전망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가 2017년 1월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하지만 취임 당시 40% 수준의 낮은 지지율,

잇따른 반대 시위, 민주당 하원의원 일부의 취임식 불참, 빌 크리스톨(Bill

Kristol) 같은 전통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적 입장, 그리고 매케인, 린지 그레이

엄(Lindsey Graham) 등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들의 견제 등 다양한 부정적인

현상들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레이건으로 남을지 혹은 닉슨으

로 남을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2008년과 2012년 두 번의 대선에서 모두 오바마를 지지했던 미국

내 카운티(county) 가운데 1/3이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면서, 소위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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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79

트럼프 지지자들(Obama-Trump voters)’이 새롭게 생성되었다. 또한 2년 후

2018년 중간선거를 치러야 할 상원의원들 가운데는 민주당(23명)이 공화당

(8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으며, 그 상당수가 중서부 출신이다. 트럼프의 경우

에도 ‘미국 우선주의’라는 슬로건으로 정치적 우위를 선점하고 유권자들의

경제적 선호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 상원 중 가장 중요한 재정위원

회(Finance Committee) 위원장인 오린 해치(Orrin Hatch) 의원과 긴밀한 관계

를 맺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사항 등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과

소평가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다만 미국 대통령의 경우 강력한 의제설정 권력(agenda-setting power)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이슈를, 원하는 일정에 순차적

으로 끄집어내는 데 변수가 너무도 많다. 예를 들어, 트럼프 당선자 시기 워

싱턴 정치를 지배했던 이슈는 러시아 해킹과 의료보험 문제였다. 그중 러시

아 해킹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미온적이고, 오바마케어의 경우는 강화/확대

를 원하는 국민들의 비율(38%)과 폐지/대체를 원하는 비율(31%)이 팽팽해

서 무작정 폐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2008년 경제위기 가운데서 대선에 승

리한 오바마가 취임 첫해에 경제 살리기보다 의료보험 개혁에 집중하여, 이

후 민주당 내부로부터 비판을 불러일으킨 전례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관계를 전망해보면, 먼저 임기 초반에는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입법 과정에서 공화당의 협력과 민주당

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미 예산조정(budget reconciliation) 의사규칙을 동원

해 공화당 지배하의 상·하원이 오바마케어 폐지작업에 들어갔고, 지난 8년

간 민주당 정권하에서 추진하지 못했던 보수 의제들을 다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추진하려는 정책들

중 일부는 공화당 반대-민주당 찬성의 상황이다. 예를 들어, 보호무역정책,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 투자, 처방 약값에 대한 제약회사 규제 등에 있어서

는 민주당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공화당이 반대한 데탕

트 정책을 밀어붙이고, 민주당이 찬성한 환경보호청(EPA: Protection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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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한국과 국제정치

설립을 추진했던 과거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호무역과 관련된 트럼프-공화당 관계는 앞으로의 전개양상

을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표 2>에서와 같이, 2015년 무역촉진권한(TPA:

Trade Promotion Authority) 표결 당시의 민주당과 공화당 상·하원 표결양상

을 기준으로 전망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15년의 표결 결과는 공화당 하원의

원 중 찬성 190명(79.2%), 반대 50명(20.8%), 공화당 상원의원 중 찬성 47명

(90.4%), 반대 5명(9.6%)으로 나타나, 공화당 상·하원 모두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이 대통령의 소속당

이 공화당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

장 2018년 중간선거를 준비해야 하고, 대통령의 임기 4년보다 더 긴 임기 6

년의 상원의원들이 즐비한 워싱턴 정가에서 의원들의 주요 정책입장 변화

가 자주 목격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공화당이 트럼프가 원하는 정당이 될 것인지의 관건은 트럼프 대통

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0%를 상회할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2018년 상원 중간선거에 민주당 현역의원 23명, 공화

당 현역의원 8명이 출마하게 될 것이란 사실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중서

부 쇠락한 공장지대(rust belt) 출신의 상원의원들이 대거 선거를 치러야 하

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 드라이브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표 2> 2015년 TPA 표결을 둘러싼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입장 차이(단위: %)

찬성 반대

민주당 하원의원 15.1 84.9

민주당 상원의원 29.5 70.5

공화당 하원의원 79.2 20.8

공화당 상원의원 90.4 9.6

출처: U.S. House of Representatives(http://www.house.gov), 저자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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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81

Ⅳ. 트럼프, 동북아, 그리고 한반도

2017년 중국이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정치적 상징성과 경제적

효율성 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내 국제주의 혹

은 자유지상주의 세력과 구별되는 일종의 민족주의 그룹에 정서적으로 비

교적 가까운 트럼프는 중국을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도전장을 내미는 라

이벌 국가로 인식하는 듯하다. 또한 트럼프를 백악관에 입성시킨 중서부 러

스트 벨트 지역의 백인 노동자 계층은 중국을 왜곡된 불공정 무역관행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미국 기업

이 이익을 창출해야 할 거대시장임을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 선거운동 기간 중 자신이 공언한 45%의 관세를 중국 수입품에 부

과할 경우 미국 서민층에 돌아갈 당장의 피해와 무역전쟁이 불러일으킬 또

다른 경제 리스크,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대중국 봉쇄 혹은 균형에 대한 논의는 이미 오바마 행정부 시기부터 클린

턴 국무장관(Clinton, 2011)의 주도하에 ‘재균형’과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같은 담론으로 제기된 바 있다. 실제 국방정책에서도 오바마 정부는

전체적인 국방비 삭감과 군사력 감축이라는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아

태지역에 대해서는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다대한 외교적 관심을

기울였다(U.S. Department of Defense, 2012). 이는 명백히 해당 지역에서 중

국의 도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봉쇄정책을 실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트럼프의 잭슨주의적 접근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정책

보다 더 갈등지향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중국

을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틀 속에 포함시켜 안정되게 관리하고, 궁극적으

로는 자유자본주의 국가로 변환시키려던 과거 클린턴 정권의 ‘관여와 확장

(engagement and enlargement)’ 전략을 활용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오

바마 정부에도 계승된 미국의 자유국제주의 전략은 중국을 현존 국제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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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한국과 국제정치

에 참여시키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며, 특히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외부

와의 상호의존 증대가 미국경제, 나아가 세계경제 전반의 발전에 이롭다고

판단한다(남궁곤, 2014: 241).

그러나 트럼프는 중국의 2001년 WTO 가입이라는 클린턴 정부의 성과를

오히려 재앙적 사태로 인식하고 있을뿐더러, 스스로 환율조작국이자 불공

정무역국으로 지목한 중국과의 관세 및 무역전쟁까지도 불사할 생각임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Trump, 2016b). 또한 영토분쟁이 한창인 남중국

해에 미 해군의 군사력을 증강할 계획을 내비쳤으며, 당선자 시기에는 오랜

관례를 깨고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직접 통화하는 등 중국이 사활

적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입장

을 보였다(Nicholas and Beckett et al., 2017).5) 향후 외부의 적에 비타협적인

미국의 잭슨민족주의 원칙과, 공산당 정부에 의해 의도적으로 동원되고 있

으며 이른바 ‘백년국치(百年 )’에 대한 응징을 추구하는 중국의 민족주

의가 맞부딪힐 경우, 매우 위험한 지정학적 충돌이 전개될 가능성이 존재한

다(Lieven, 2012: 167-178). 특히 우리의 입장에서는 한미일 삼각동맹 대 북중

동맹이라는 현실주의적 갈등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심화될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문제를 일종의 중국문제로 인식하고 있

으며, 이러한 ‘북한문제의 중국문제화(Chinization)’는 트럼프의 유세 시 발

언들이나 국무장관 지명자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과 UN대사 지명

자 니키 헤일리(Nikki Haley)의 인사청문회 답변들에서도 확인된다. 하지

만 북한의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실

험 등의 도발 수위와 미국 언론의 보도 양태 등에 따라, 이것이 미국 내 우선

순위로 급부상하여 미국문제화(Americanization) 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5) 그러나 트럼프는 취임 후 중국 시진핑( 近平)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다시 하나

의 중국 원칙을 고수할 것이란 입장을 표명해,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하였다(Phillip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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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83

1960~1970년대 베트남문제가 린든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 당시 미

국문제화되었다가, 닉슨 대통령 시기 결국 베트남문제화(Vietnamization)된

전례가 있다. 만일 북한의 ICBM 발사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제2차 보이콧

(secondary boycott)을 강화된 제재수단으로 선택한다면, 북한문제가 조기에

미국문제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정치 맥락에서 북한의 ICBM 실험은 결국 트럼프의 북한문제 해법의

시험대가 될 것이며, “결코 그럴 일은 없다(It won’t happen).”라고 트위터

(twitter)에 올린 자기 발언의 신뢰도 측면에서도 임기 초반의 트럼프는 강경

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칫 교육대통령을 희망했던 W. 부시 대통령이

취임 9개월 이내 발생한 9/11 테러로 테러와의 전쟁 및 이라크 전쟁 대통령

에 경도되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뒤흔들 만한 파급력이 북한이

슈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란 핵문제와 달리 북한 핵문제는 현재

미국 국내 정당정치(partisan politics)가 거의 공백인 이슈 영역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운신의 폭을 넓혀 놓은 상태이다(Seo, 2015).

트럼프 중심의 ‘애국심 자극효과(rally-around-the-flag)’가 촉발될 수도 있다

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정에서 미국 본토에 도달할 능력 자

체와 그에 못지않게 미국 언론이 이를 어떻게 미국 국내여론에 묘사하고 전

달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편 2016년 2월 통과된 「북한제재법(North Korean Sanctions and Policy

Enhancement Act)」의 경우, 공화당 에드 로이스(Ed Royce)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의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실패”라는 본회의 작심 발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 중 백악관을 변호한 의원 없이 표결에서도 초당파적 찬성을 보

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북한제재법은 상원에서 96-0, 하원에서 408-2의 압도

적 찬성으로 통과되었으며, 하원에서의 반대 2명도 자유지상주의적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이었다. 이는 결국 민주당 의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 접

근법 및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아직까지 당 차원의 정책 입장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시대에는 민주당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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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아시아 정책의 주제인 ‘아시아로의 회귀’가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는 정치, 경제, 외교 분야에서 소극적인 미국의 아시아 전략으로 귀결될 가

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의 향방은 군사작전부터 대타협에 이르기까지 거의 예

측불허의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워싱턴 내에서는 점증하는 북한위기에

대한 강경파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실정이다. 혹은 반대로 북한과의 직접 협

상을 통해 1994년과 유사한 행정협약(executive agreement) 형식의 접근법이

모색될 수도 있다. 그런데 비핵화(denuclearization), 핵동결(freeze), 비확산

(non-proliferation) 중 미국이 자신의 국익에 근거하여 북핵문제를 어떻게 인

식하고 접근할 것인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각각의 상이한 정책 목표

에 따라, 미국 국내적으로 매우 다른 정치현상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

문이다. 미국이 북핵과 관련해 아직 명확한 정책 목표를 정하지 못한 지금,

우리가 먼저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 향후 대미외교의 주도권 또한 확보할 수 있다.

Ⅴ. 결론

이른바 “중도의 몰락(dead center)”(이혜정·김대홍, 2012; Kupchan and

Trubowitz, 2013) 논쟁은 자유국제주의라는 전후 중도적 합의의 대중적 기반

역시 약화되고 있음을 적시함으로써, 미국 외교정책과 대전략 수립의 사회

적 토대가 근본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여건

에서 2016년 미국 대선은 포스트-컨센서스의 시대에 어떠한 국가 대전략이

새롭게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앞날을 이끌어갈 것인지 가늠하는 중대한 의

미를 지닌 선거였다. 힐러리 클린턴이 기존 가치, 즉 자유국제주의적 합의

의 지속을 대표했다면, 트럼프는 그로부터의 이탈 그리고 비자유주의적 민

중주의와 민족주의의 길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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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85

이런 시대적 맥락에서 Eichengreen(2016)은 우리가 “초불확실성의 시대

(the age of hyper-uncertainty)”에 진입했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그 중심

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라는 이정표적 사건이 놓여있다. 미국 내로 한

정하면, 국제주의로의 거대한 전환을 이끈 프랭클린 루즈벨트(Franklin

Roosevelt) 이후 70여 년 만에 기존 외교정책 노선을 다시 한 번 근본적으

로 변화시키려는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Mead,

2017). 국제정치적 차원에서는 2차대전 이후 미국이 건설해온 자유세계질서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

다. 이후 트럼프 대외정책의 향방이 미국 국내정치와 주요 강대국 정치 등

의 변수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떻게 결정될지에 따라 미래의 세계정치는

커다란 변환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중국의 부상으로 미중

간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 지구적 개입의지의 약화는

전간기(戰間期)와 같은 세계적 혼돈과 불확실성 시대로의 진입을 야기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자유세계질서의 변화 방향을 이해하고,

이에 면밀히 대응하는 국가적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투 고 일: 2017년 2월 21일

■심 사 일: 2017년 2월 26일

■게재확정일: 2017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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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 91

Abstract

The Trump Administrationand the Jacksonian Turn in US Foreign Policy

Jungkun Seo & Taesuh Cha

This research aims to explore the implications of Donald J. Trump’s presidential victory for the U.S. political system and search for a Trump doctrine. By analyzing continuity and change in post-Cold War American grand strategy, we argue that the Trump administration will pursue new nationalist policies, domestic and abroad, departing from the reigning liberal consensus. In addition, this article attempts to predict the way Trump’s Jacksonian foreign policy will alter the international dynamics in Northeast Asia and the Korean peninsula. In conclusion, we discuss the epochal significance of a Trump presidency regarding the future of the liberal world order.

Key words: Donald J. Trump, American Grand Strategy, U.S. Congress/Party Politics, Jacksonianism, Liberal World Order

Page 30: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외교의 잭슨주의 전환*politics.khu.ac.kr/home/khpolitics/www/img/prof/2017_Trump.pdf · 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National Security Strategy)』(T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