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무섭다고? 선진국 고수익 회사채 노려야” · 2017. 3. 8.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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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국내에 서 해외 채권형 펀드 시장의 강자다. 6월 말 기준 해외 채권형 펀드 순자산이 2조2321억 원으로 국내 2위다. 30%에 가까운 시장점유 율이다. 상반기 누적 수익률은 0.71%로 간신 히 적자를 면했지만 국내에서 마이너스 수익 률을 내지 않은 운용사는 AB를 포함해 둘뿐 이다. 채권형 펀드에서 썰물처럼 자금이 빠 져나가고 있는 이때, AB 뉴욕 본사에서 채권 담당 이사가 한국을 찾았다. 신흥국 채권 상 품을 총괄하고 있는 워커 윌리엄스( 사진) 이 사는 “금리 상승은 좋은 채권 투자 기회”라 며 “금리가 오른다고 당황한다면 채권 투자 의 철학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은 일문일답. -최근 채권 가격이 내려 속 끓이는 투자자 가 많다. “채권 시장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많지 않 다. 특히 선진국 회사채 시장의 경우 기업 부 채 비율이 낮아지고 현금 보유율이 늘어나는 등 좋은 신호가 더 많은 상태다. 그 렇다면 금리 상승은 좋은 기 회다. 채권 가격이 많이 떨 어졌기 때문에 지금 추가 로 채권을 사면 매입 단 가를 낮출 수 있다.” -그러다 금리가 더 오르 면 가격이 더 떨어질 텐데. “모든 채권은 ‘만약의 경우엔 만기까지 보 유한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 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액면가는 보장되기 때 문이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가격 때문에 속 끓일 일이 없다.” -한국에선 최근 30년 국채를 산 이들도 많 은데. “만기가 지나치게 긴 채권은 개인투자자에 겐 엄청난 부담이 되는 투자다. 금리 리스크 가 너무 크다. 채권 투자의 핵심은 다변화다. 지역적으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투 자 대상을 넓혀야 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 릴 수 있는 국채뿐 아니라 경기 회복의 수혜 를 받을 수 있는 회사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금리가 오르며 투자 타이밍을 노리 는 이들도 많다. 언제 채권을 사는 게 좋을까. “완벽한 타이밍이란 건 없다. 강조하고 싶 은 건 채권의 매력은 시세 차익보다 이자 수 입이라는 것이다. 채권 투자를 장기적으로 생각하라는 것도 그래서다. 1, 2년 시간이 지 나봐야 채권 이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 수 있다. 언제 사고팔지는 각자 자금의 용도 에 따라 다르다.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채권 투자라면 만기가 짧은 채권을 사야 하 고, 노후 대비용이라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각에선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 식으로 돈이 움직이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Great Rotation)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 “금리 상승 무섭다고? 선진국 고수익 회사채 노려야”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워커 윌리엄스 채권담당 이사 인터뷰 오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양적완화가 올 해 안에 축소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금리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큰 흐름에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시중 금리가 낮아 정 기예금 등에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 황에선 언제나 채권 이자가 매력적일 수밖 에 없다.” -한국의 중산층 사이에선 아직 채권 투자 가 주식만큼 보편화되진 않았다. “맞다. 아시아만 해도 대만ㆍ홍콩ㆍ싱가포 르 같은 나라는 채권 투자가 훨씬 활성화돼 있다. 한국 역시 점차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 중 하나인 만큼 채권 투자는 점점 더 보편화될 거다.” -한국에선 절세 등의 이유로 브라질 국채 가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 오면 언제나 브라질 채권 질문을 받는다(웃음). 브라질 채권의 경우 금리도 많 이 오른 데다, 외국 자금의 금융거래에 부과 하는 세금인 토빈세가 없어져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개인투자자가 하 나의 채권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해선 안 된 다는 거다. 투자 지역과 종목을 분산해 놓지 않으면 위험이 한데 쏠려서 안 된다.”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처는. “미국의 B등급, BB등급 회사채를 관심 있 게 보고 있다. 신용도가 낮아 금리가 높고, 최 근 재무 건전성이 좋아져 위험성은 낮다고 본 다. 신흥국 시장의 회사채도 매력적이다.” 임미진기자 [email protected] 채권 투자는 만기 보유가 기본 시세 차익보다는 이자 수입이 매력 미국 B·BB 등급 회사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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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0호 2013년 7월 7일~7월 8일20 Money 21Money제330호 2013년 7월 7일~7월 8일

    지난해 금융소비자연맹은 변액연금보험

    이 과다한 선취 사업비와 낮은 운용수익

    으로 인해 연 실효수익률이 물가상승률

    을 커버하는 비율이 불과 10%에 불과하

    다는 리포트를 냈다. 이후 보험사들의 항

    변에도 불구하고 변액연금의 인기는 떨어

    졌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변액연금 시

    장을 변모시키는 계기가 되어서, 최근에

    는 다양한 변액연금 상품뿐만 아니라 선

    취 수수료가 낮은 펀드나 변액연금 수익

    률을 비교하는 사이트까지 등장하고 있

    다. 변액연금은 노후자금 운용 수단으로

    서 장점이 적지 않으므로 이를 살려서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펀드 비중 따라 수익률 격차 커

    우선, 좋은 펀드들이 갖추어져 있는 변액

    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변

    액연금 내에는 여러 펀드들이 갖추어져

    있어 가입자가 이 펀드들을 선택 변경할

    수 있다. 좋지 않은 펀드들에서는 아무리

    선택을 잘해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둘째, 좋은 펀드들을 선택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이후에도 펀드의 성과

    와 시장 상황에 따라서 펀드를 변경하는

    것이 좋다. 최근과 같은 시장 변화에서 같

    은 변액연금이라도 펀드들을 어떻게 적시

    에 변경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많이 달

    라질 수 있다.

    그런데 변액연금 가입자들 중 상당수가

    펀드를 변경하기는커녕 가입할 때 어떤 펀

    드를 선택했는지도 잊어버린다. 가입된 펀

    드를 잘 모니터링해서 전문가의 조언을 받

    아 적절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이것보다 소극적인 방법은 자동

    으로 리밸런싱하게 해두는 것이다. 리밸

    런싱이란 시장 가격의 변화로 편입된 펀

    드들의 비중이 처음과 달리 변하게 될 때

    이를 다시 원래의 비중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특정 펀드의 성과가 계속 좋아질

    경우 이 펀드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방

    지할 수 있다. 이를 자동으로 해 놓으면 어

    떤 특정 펀드의 기준가격이 계속 상승하

    여 비중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그 펀드의

    비중은 줄이고 다른 펀드의 비중을 증가

    시켜 준다.

    연령에 맞게 위험도 조절하고

    넷째,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는 구성하

    는 펀드가 다른 것이 좋다. 젊은 세대는 인

    적 자본이라는 안정된 자산이 있다. 인적

    자본이란 미래에 받게 될 소득 흐름을 현

    재 가치로 할인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채

    권과 유사하게 안정된 자산의 성격을 가

    진다. 젊은 세대는 위험한 금융자산을 가

    지고 있는 것이 전체적으로 적절한 자산

    배분이 된다. 따라서 적극적인 투자가 필

    요하며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주는 펀

    드를 편입하는 것이 좋다.

    반면에 나이 든 세대는 직장에서 월급

    을 받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일반

    적이다. 안정된 현금 흐름을 주는 인적 자

    본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인적 자본이라는

    안정자산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자산은 되도록 위험을 낮

    추는 것이 좋다. 일종의 라이프 사이클 펀

    드처럼 나이에 따라 위험자산의 비중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다.

    다섯째, 국내 자산에만 투자할 것이 아

    니라 해외 자산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

    이 필요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996년 2

    만2000에서 2003년 8000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1만3000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시

    가 꼭 일본처럼 된다는 법은 없지만 항상

    대비가 필요하다. 한 지역에 집중된 투자

    는 장기적으로는 위험하다. 연금자산은

    원금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아야 하므로

    분산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여섯째, 변액연금은 만기에 일시금으로

    받거나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옵션이 있

    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면 좋다. 만기 시점

    에서 건강이 좋지 않으면 일시금으로 받

    고 건강이 좋으면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

    이 이익이다. 오래 살수록 연금으로 받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건강할수록 연금 수령이 유리

    연금으로 받을 경우 경험생명표를 만기

    시점이 아닌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좋다. 경험생명표란 향후 평균 수

    명의 변화를 반영해 놓은 것인데, 현재는

    평균 수명이 80세로 되어 있지만 앞으로

    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험생명표의 평균

    수명이 늘어날수록 매월 받는 연금액은

    줄어든다. 따라서 가입 시점의 경험생명

    표를 적용한 후 연금 수령 시점에서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것이다.

    일곱째, 중도 인출과 추가 가입이 가능

    하므로 우선 가입부터 해놓고 보는 것이

    좋다. 만기 전에 돈이 필요할 경우 원금 범

    위에서 중도 인출이 가능하며, 초기에 보

    험료를 적게 납부하더라도 일단 가입해

    놓고 뒤에 추가로 납입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펀드들 중에서도 수수료

    체계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잘 살펴보

    아야 한다. 특히 선취 수수료가 아닌 신계

    약비를 후취로 떼는 변액연금인지에 주의

    해야 한다.

    변액연금은 일시적인 분위기에 휩쓸리

    지 말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정답이다.

    증시 고수에게 듣는다

    변액연금 가입보다 관리가 더 중요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국내에

    서 해외 채권형 펀드 시장의 강자다. 6월 말

    기준 해외 채권형 펀드 순자산이 2조2321억

    원으로 국내 2위다. 30%에 가까운 시장점유

    율이다. 상반기 누적 수익률은 0.71%로 간신

    히 적자를 면했지만 국내에서 마이너스 수익

    률을 내지 않은 운용사는 AB를 포함해 둘뿐

    이다. 채권형 펀드에서 썰물처럼 자금이 빠

    져나가고 있는 이때, AB 뉴욕 본사에서 채권

    담당 이사가 한국을 찾았다. 신흥국 채권 상

    품을 총괄하고 있는 워커 윌리엄스(사진) 이

    사는 “금리 상승은 좋은 채권 투자 기회”라

    며 “금리가 오른다고 당황한다면 채권 투자

    의 철학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은 일문일답.

    -최근 채권 가격이 내려 속 끓이는 투자자

    가 많다.

    “채권 시장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많지 않

    다. 특히 선진국 회사채 시장의 경우 기업 부

    채 비율이 낮아지고 현금 보유율이 늘어나는

    등 좋은 신호가 더 많은 상태다. 그

    렇다면 금리 상승은 좋은 기

    회다. 채권 가격이 많이 떨

    어졌기 때문에 지금 추가

    로 채권을 사면 매입 단

    가를 낮출 수 있다.”

    -그러다 금리가 더 오르

    면 가격이 더 떨어질 텐데.

    “모든 채권은 ‘만약의 경우엔 만기까지 보

    유한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

    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액면가는 보장되기 때

    문이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가격 때문에

    속 끓일 일이 없다.”

    -한국에선 최근 30년 국채를 산 이들도 많

    은데.

    “만기가 지나치게 긴 채권은 개인투자자에

    겐 엄청난 부담이 되는 투자다. 금리 리스크

    가 너무 크다. 채권 투자의 핵심은 다변화다.

    지역적으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투

    자 대상을 넓혀야 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

    릴 수 있는 국채뿐 아니라 경기 회복의 수혜

    를 받을 수 있는 회사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금리가 오르며 투자 타이밍을 노리

    는 이들도 많다. 언제 채권을 사는 게 좋을까.

    “완벽한 타이밍이란 건 없다. 강조하고 싶

    은 건 채권의 매력은 시세 차익보다 이자 수

    입이라는 것이다. 채권 투자를 장기적으로

    생각하라는 것도 그래서다. 1, 2년 시간이 지

    나봐야 채권 이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

    수 있다. 언제 사고팔지는 각자 자금의 용도

    에 따라 다르다.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채권 투자라면 만기가 짧은 채권을 사야 하

    고, 노후 대비용이라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각에선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

    식으로 돈이 움직이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Great Rotation)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

    1240

    1220

    1212.9(-3.42%)

    103

    102

    101

    100

    1만5100

    1만5000

    1132

    1136

    1140

    2.97

    2.94

    1850

    1840

    1830

    99

    1041만5200

    1144

    3

    1820

    15135.84(1.07%) 1260

    1200

    1860

    1만4900

    코스피(주간 등락) 유가(두바이 현물, 배럴)금리(국고채 3년) 2.95%(-1.34%)

    금(온스)미국 다우원화가치(달러당) 102.99(3.36%)

    1833.31(-1.21%)

    1 32 54 1 32 54 1 32 54 1 32 5 1 32 5 1 32 54

    1142원(-0.57%)

    ※7월 4일 휴장

    ※7월 4일 휴장2.91

    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박준성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 수준은 임금인상

    률,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근로자의 소

    득분배 상황 개선 등을 고려한 것이다.

    박준성(59)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의 한

    마디가 5일 하루 종일 재계와 노동계를 흔들

    었다. 이 말은 최저임금위원회가 5일 의결

    한 2014년 시간당 최저임금(5210원)의 결

    정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4860원)

    보다 350원(7.2%) 인상된 것이다. 2008

    년 최저임금이 8.3% 오른 이래 인상폭이

    가장 크다.

    이로써 최저임금을 받고 주 40시간(월

    209시간)을 일하는 노동자라면 한 달 월

    급이 올해 101만5740원에서 내년엔 108만

    8890원으로 오르게 됐다.

    재계와 노동계 모두 이

    번 의결에 불만이다. 노

    동계는 당초 시간급

    5790원(21% 인상)을, 사용자 측 위원들은

    4910원을 각각 최저임금으로 주장하며 각

    을 세웠었다. 의결 과정에서 27명의 위원 중

    민주노총 측 위원 3명은 투표를 아예 거부

    했으며, 사용자 측 9명은 기권하며 반대의

    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로

    한국노사관계학회 회장을 지낸 노사 문

    제 전문가다. 저서인 『임금관리 이론과 실

    제』를 통해 근로자 임금 문제를 집중적으

    로 다루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

    에서 “고(高)임금이 고(高)인건비율이 되지

    않고 저(低)인건비율로 가기 위해선 부가가

    치를 창출하는 역량이나 기여도에 비례해

    임금이 배분돼야 한다”며 “고임금ㆍ저인건

    비율의 실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개

    선해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간당 5000원을 넘긴 최저임금이 이

    같은 이상을 실현하는 디딤돌이 될지 아니

    면 재계의 주장대로 걸림돌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수기 기자 [email protected]최저임금 5210원

    7.2% 인상 주도

    勞와 使 모두 반발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

    금리 상승기, 혼란 빠진 채권 시장 어디로

    올해 안에 채권 산다면 지금장기채ㆍ신흥국채는 피하라

    “금리 상승 무섭다고? 선진국 고수익 회사채 노려야”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워커 윌리엄스 채권담당 이사 인터뷰

    오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양적완화가 올

    해 안에 축소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금리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큰 흐름에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시중 금리가 낮아 정

    기예금 등에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

    황에선 언제나 채권 이자가 매력적일 수밖

    에 없다.”

    -한국의 중산층 사이에선 아직 채권 투자

    가 주식만큼 보편화되진 않았다.

    “맞다. 아시아만 해도 대만ㆍ홍콩ㆍ싱가포

    르 같은 나라는 채권 투자가 훨씬 활성화돼

    있다. 한국 역시 점차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 중 하나인 만큼 채권 투자는

    점점 더 보편화될 거다.”

    -한국에선 절세 등의 이유로 브라질 국채

    가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 오면 언제나 브라질 채권 질문을

    받는다(웃음). 브라질 채권의 경우 금리도 많

    이 오른 데다, 외국 자금의 금융거래에 부과

    하는 세금인 토빈세가 없어져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개인투자자가 하

    나의 채권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해선 안 된

    다는 거다. 투자 지역과 종목을 분산해 놓지

    않으면 위험이 한데 쏠려서 안 된다.”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처는.

    “미국의 B등급, BB등급 회사채를 관심 있

    게 보고 있다. 신용도가 낮아 금리가 높고, 최

    근 재무 건전성이 좋아져 위험성은 낮다고 본

    다. 신흥국 시장의 회사채도 매력적이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조모(49)씨는 지난달

    초 브라질 국채를 5000만원어치 샀다. 채권

    을 살 때 내야 했던 6%의 금융거래세(토빈

    세)가 없어지면서 가치가 더 오를 거란 설명

    을 듣고서다. 조씨처럼 ‘브라질 호재’를 노린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증권업계가 지난 한

    달 동안 토빈세 폐지를 내세워 팔아 치운 브

    라질 채권만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

    됐다.

    분위기가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한 건 지난

    달 중순부터다. S&P가 브라질의 국가 신용

    등급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발표하더니 미국 양

    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브라질 증시가 폭락했

    다. 일각에서는 ‘브라질 금융위기설’까지 돈

    다. 조씨는 “한 달여 동안 떨어진 헤알화 가치

    만 따져도 5%나 된다”며 “위기설이 심각해지

    면 헤알화가 폭락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채권 투자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

    리는 크게 세 가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이 1%대에 그치고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는

    등 경제와 정치가 불안정하고 올 들어 외

    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며 채권 금리가 가파

    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5월 이후 헤알화 가

    치가 10% 이상 떨어지는 등 통화가치도 바닥

    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지만 이

    왕 채권을 산 투자자라면 지금 파는 것은 답

    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금리 상승분과 환차

    손, 지난달 이전에 투자한 이들의 경우 토빈

    세까지 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많게는 투

    자금액의 30% 이상을 잃은 경우가 허다할

    거란 얘기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위기가 심각해지더라도 국가 부도

    상황으로까지 갈 걸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단기 투자를 계획했던 것만 아니라면 만기

    까지 보유해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줄

    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높은 금리나 절세 등의 매력에도 당분간

    브라질 채권에 추가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

    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춘하 우리투

    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당분간 금리 상승, 헤

    알화 가치 하락이 전망되는 만큼 투자시점을

    저울질해야 한다”며 “투자를 결정했다면 브

    라질의 높은 물가와 연동되는 물가채, 환 변

    동성을 줄일 수 있는 중기물 이상의 채권이

    적당할 것”이라고 권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선 썰물처럼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자

    랑한 하이일드 펀드(-5942억원), 신흥국 채

    권형 펀드(-3348억원)에서 대량 환매가 일어

    났다. 그도 그럴 것이 한동안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던 신흥국 채권형 펀드는 최근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이 -6.7%로 떨어졌다. 전체

    해외 채권형 펀드의 손실(-1.1%)보다 다섯

    배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흥국 채권에는 손

    을 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속이 쓰라

    리겠지만 손절매한 뒤 기회를 보는 게 좋겠

    다는 조언이다. 이재승 KB증권 채권분석팀

    장과의 일문일답.

    -신흥국 채권 금리가 많이 올랐는데, 여전

    히 조심해야 하나.

    “6개월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이나 멕시코까지도

    모두 타이밍이 좋지 않다. 신흥국 경기 회복

    이 더딘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환율이 문

    제다. 달러의 상대적 강세 조짐 때문에 신흥

    국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올 거다.”

    -투자 포트폴리오상 해외 채권을 선택하

    고 싶다면 대안은.

    “달러 자산은 분위기가 좋다. 미국 쪽 신용

    상황이 완연히 좋아지고 있다. 국내 채권은

    권하지 않는다. 아직 경기가 회복 사이클로

    접어들지 않았다. 과잉 투자가 정리되려면 회

    사채 시장에 충격이 올 거다.”

    고위험ㆍ고수익의 회사채(하이일드 채권)

    를 추천하는 이가 많은 건 금리 상승기여서

    다. 미국의 경우 국채 10년물이 5일(현지시

    간) 0.23% 오르며 연 2.73%로 마감해 최근 2

    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이일드 채

    권은 금리 상승기에도 만기 수익률이 크게

    뛰지 않는다. 가격 하락으로 인한 타격이 크

    지 않다는 이야기다.

    하이일드 채권이 아닌데 가격 하락 충격을

    줄이려면 만기가 짧은 채권을 주로 담는 펀

    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 문수현 우리투자증

    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시

    기에는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올 가

    능성이 더 높다”며 “선진국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나 만기가 짧은 채권을 많이 담은 펀드

    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4151조원. 올 상반기 국내 채권 시장의 거래대금이다. 6개월 채권 거래금액이 4000조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3822조

    원)보다 8.6%나 늘었다. 거래금액이 늘어났지만 최근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혼란도 크다. 펀드평가 전문기관인 에프앤가이드에 따

    르면 지난달 국내외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조5994억원. 특히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해외 채권형 펀드에선 1조2667억원

    이 이탈했다. 발을 빼자니 손해가 막심하고, 기다리자니 추가 금리 상승이 두려운 이때. 국내 채권 전문가들이 건네는 조언을 세 갈래로

    나눠 봤다. 임미진 기자 [email protected]

    임미진 기자 [email protected] 채권 투자는 만기 보유가 기본

    시세 차익보다는 이자 수입이 매력

    미국 B·BB 등급 회사채 관심

    노후 자금 운용수단으로 적격

    다양한 펀드 선택변경 잘해야

    시장 상황에 맞춰 비중 조절하는

    자동 리밸런싱 기능도 활용할 만

    길 잃은 브라질 채권, 어디로

    채권값·헤알화 더 떨어질 것투매는 금물해외 채권형 펀드, 환매해야 하나

    신흥국 펀드는 당분간 고전선진국 단기채 유망

    1월 7일 2월 7일 3월 7일 4월 7일 5월 7일 6월 7일 7월 2일

    3.20

    3.40

    3.60

    3.80

    3.0

    7월 4일3.72

    6월 24일3.92

    30년 국채 금리 크게 뛰고 (단위: %)

    자료: 금융투자협회

    1월 7일 2월 7일 3월 7일 4월 7일 5월 7일 6월 7일 7월 2일

    -4.000

    0.000

    -2.000

    -6.000

    -8.000

    2.000

    -10.000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 급락 (단위: %)

    자료: 에프앤가이드(연초 이후 누적수익률 기준)

    신흥국 채권형 펀드

    해외 채권형 펀드 전체 브라질 헤알화 가치마저 하락 행진 (단위: 원/헤알)

    자료: 외환은행

    4월 8일 4월 22일 5월 6일 5월 20일 6월 3일 6월 17일 7월 1일

    520.00

    540.00

    560.00

    500.00

    7월 4일502.98

    4월 8일576.18

    만기가 길수록 채권 가격은 변동성이 커진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30년 국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최근 금리가 연 4% 가까이로 치솟으

    며 가격이 크게 내려갔다. 지난해 가을 연 2%

    대 후반 금리의 30년 국채를 매입했다면 잔

    존 만기를 고려할 때 현재 채권 가격은 15%

    정도 떨어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전자산’

    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채 보유자라면 절대 지

    금은 팔지 말라”고 입을 모은다. 장기채를 샀

    을 때의 투자 초심을 되돌아보라는 조언이

    다. 임광택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담당 상무

    와의 일문일답.

    -30년 채권 가격이 너무 떨어졌다.

    “만기가 긴 채권을 살 땐 금리 자체의 매력

    보다 절세를 노리고 투자한 경우가 더 많을

    거라 본다. 또 자산의 대부분을 30년 국채에

    올인한 이도 많지 않을 거다. 그렇다면 가격

    변동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섣불리 팔았다

    간 손해가 막심하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틈을 타 장기채에 투

    자하는 건 어떨까.

    “금리 변동기엔 장기채를 사는 걸 권하지

    않는다.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이 크기 때

    문에 장기채 가격은 당분간 널뛰듯 변할 것

    같다. 마음고생이 심할 거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만기와 가격 변동성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투자하는 이가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장기채를 사지만 않는다면 지금이 올해 중

    채권 투자에 최적인 시점일 거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중론이다. 최근 금리가 너무 뛰어

    천장을 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금리가 워낙

    올라 대부분의 채권이 가격 면에서 매력이

    커졌다”며 “공격적 성향이라면 BBB 등급 정

    도의 회사채를, 안정적 성향이라면 우량 기업

    이나 공사 발행 채권을 사는 게 괜찮을 것”이

    라 권했다.

    신 본부장은 “투자자금을 30년간 묶어 놓

    는 게 두렵지 않을 정도의 자산가라면 연 4%

    금리를 주는 연금에 들었다고 생각하고 30년

    국채를 사도 괜찮겠지만 올해 하반기가 가장

    좋은 매입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

    했다. 조만간 금리가 더 오르는 때가 올 거란

    얘기다.

    30년 국채, 어떻게 할까

    섣불리 팔지 말고 기다려야추가 매수 자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