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그 중심에 SNS(Social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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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광고계 동향 Vol. 252 | 김상균 유달리커뮤니케이션즈 소셜마케팅 팀장 現)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 강사 現) 모이통 SNS 스토리텔링 강사 2012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그 중심에 SNS (Social Network Service) 가 있다 Special Issue 2012 Big Issue 정치 커뮤니케이션 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에 불어온 ‘SNS 정치 커뮤니케이 션’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치인을 막론하고 그 관심이 지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기존에 일부 정치인들이 소극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유지’를 해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지금 정치권에 불어온 ‘SNS 정치 커뮤니케이 션’ 바람은 가히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적 변화’ 라고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모 정당에서 ‘SNS 활동지수’를 공천심사 기준에 반영한다는 발표 이후에 가속화된 경향도 있지만 그 변화의 핵심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SNS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의 검증 결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과 어떤 차이 점이 있고 그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이 의문점을 풀어야만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할 수 있고 향후 정치 커뮤니케 이션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십만 명에게 단 몇 분만에 메시지 전달 첫 번째 차이점은 메시지 전달 속도의 차이이다.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에서는 면대면, 우편물, 전화 등을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 션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인터넷 이용이 활성화된 후에는 이메일, 카페, 커 뮤니티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추가가 되었지만 지금의 트위터와 같은 SNS의 메시지 전달 속도를 따라오지는 못한다. SNS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메시지 확산 속도는 해당 SNS 계정 의 활성화정도에 따라 파급력을 달리 하며 실시간으로 가속된다. 가령 과거 의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 10,000명의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을 때 메시지의 작성(우편물, 전화, 이메일 등)에 드는 시간과 전달 시 간을 고려해 보면 최소 수 일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SNS를 이용한 정 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계정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메시지 전송 과 동시에 수천, 수만 나아가 수십만 명에게 단 몇 분 만에 전달이 가능하 다. 이는 SNS가 웹에서 뿐 만 아니라 모바일로도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거 의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받는 것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처음 메시지 의 수신자가 10명이라 하더라도 이후 1차 메시지 수신자에게서 전달 받는 2차 메시지 수신자가 100명이 되고 3차에서 다시 10,000명이 되는 순서로 각 확산 단계를 거치며 더욱 가속된다. 김찬균 씨의 서울대 석사논문에 따르면 한국인 트위터 이용자들이 하나의 트윗 내용을 읽고 다시 전파(RT)할 때 걸리는 시간은 25초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 만큼 메시지 전달 속도는 그 어떤 것보다 빠르고 확산력 이 강하다. 발신자가 수신자이고, 수신자가 발신자인 쌍방향 구조 두 번째 차이점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차이이다. 과거의 정치 커뮤니케이 션은 메시지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명확히 나뉘는 일방향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였다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메시지의 발신자가 곧 수신자 이고 수신자가 다시 발신자가 되는 쌍방향적이고 수평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메시지의 발신자에 의해 커뮤 니케이션의 방향이 결정 되었다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 수신 자의 반응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변화, 확산, 활성화, 변화의 반복적인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더 이상의 특 정 개인 또는 단체에 의한 정보의 독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보의 부 족으로 인해 생각과 의견의 표현에 소극적이었던 개인들이 SNS를 통해 다 양한 정보공유가 이루어 지면서 자연스럽게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 고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 분석업체 투프차 트에 따르면 2012년 2월 기준 전 세계 트위터 가입자는 5억 명을 페이스북 은 8억 4500만 명을 넘어 섰으며 국내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국내 이용 자가 각각 544만 명과 536만 명(통계청 자료)이라고 한다.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 12월 대통령 선거와 같은 중요 이슈와 SNS 이용 자 증가에 발맞추어 PR대행사 등에서 솔루션 개발 업체와 손잡고 앞다투어 다양한 소셜미디어 분석/통계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는 정치 커뮤니케이 션에서 소셜미디어의 활용은 더 이상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시대의 흐 름임과 동시에 그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확대된 결과라 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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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012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그 중심에 SNS(Social Network …data.adic.co.kr/lit/publication/1/201203/201203_9.pdf하지만 sns를 이용한 정 ... 다양한 소셜미디어

16 광고계 동향 Vol. 252

글 | 김상균 유달리커뮤니케이션즈 소셜마케팅 팀장 現)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 강사 現) 모이통 SNS 스토리텔링 강사

2012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그 중심에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있다

Special Issue 2012 Big Issue 정치 커뮤니케이션 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에 불어온 ‘SNS 정치 커뮤니케이

션’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치인을 막론하고 그 관심이 지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기존에 일부 정치인들이 소극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유지’를 해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지금 정치권에 불어온 ‘SNS 정치 커뮤니케이

션’ 바람은 가히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적 변화’ 라고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모 정당에서 ‘SNS 활동지수’를

공천심사 기준에 반영한다는 발표 이후에 가속화된 경향도 있지만 그 변화의

핵심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SNS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의 검증

결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과 어떤 차이

점이 있고 그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이 의문점을 풀어야만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할 수 있고 향후 정치 커뮤니케

이션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십만 명에게 단 몇 분만에 메시지 전달

첫 번째 차이점은 메시지 전달 속도의 차이이다.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에서는 면대면, 우편물, 전화 등을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

션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인터넷 이용이 활성화된 후에는 이메일, 카페, 커

뮤니티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추가가 되었지만 지금의 트위터와 같은

SNS의 메시지 전달 속도를 따라오지는 못한다.

SNS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메시지 확산 속도는 해당 SNS 계정

의 활성화정도에 따라 파급력을 달리 하며 실시간으로 가속된다. 가령 과거

의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 10,000명의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을 때 메시지의 작성(우편물, 전화, 이메일 등)에 드는 시간과 전달 시

간을 고려해 보면 최소 수 일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SNS를 이용한 정

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계정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메시지 전송

과 동시에 수천, 수만 나아가 수십만 명에게 단 몇 분 만에 전달이 가능하

다. 이는 SNS가 웹에서 뿐 만 아니라 모바일로도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거

의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받는 것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처음 메시지

의 수신자가 10명이라 하더라도 이후 1차 메시지 수신자에게서 전달 받는

2차 메시지 수신자가 100명이 되고 3차에서 다시 10,000명이 되는 순서로

각 확산 단계를 거치며 더욱 가속된다.

김찬균 씨의 서울대 석사논문에 따르면 한국인 트위터 이용자들이 하나의

트윗 내용을 읽고 다시 전파(RT)할 때 걸리는 시간은 25초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 만큼 메시지 전달 속도는 그 어떤 것보다 빠르고 확산력

이 강하다.

발신자가 수신자이고, 수신자가 발신자인 쌍방향 구조

두 번째 차이점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차이이다. 과거의 정치 커뮤니케이

션은 메시지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명확히 나뉘는 일방향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였다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메시지의 발신자가 곧 수신자

이고 수신자가 다시 발신자가 되는 쌍방향적이고 수평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메시지의 발신자에 의해 커뮤

니케이션의 방향이 결정 되었다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 수신

자의 반응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변화,

확산, 활성화, 변화의 반복적인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더 이상의 특

정 개인 또는 단체에 의한 정보의 독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보의 부

족으로 인해 생각과 의견의 표현에 소극적이었던 개인들이 SNS를 통해 다

양한 정보공유가 이루어 지면서 자연스럽게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

고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 분석업체 투프차

트에 따르면 2012년 2월 기준 전 세계 트위터 가입자는 5억 명을 페이스북

은 8억 4500만 명을 넘어 섰으며 국내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국내 이용

자가 각각 544만 명과 536만 명(통계청 자료)이라고 한다.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 12월 대통령 선거와 같은 중요 이슈와 SNS 이용

자 증가에 발맞추어 PR대행사 등에서 솔루션 개발 업체와 손잡고 앞다투어

다양한 소셜미디어 분석/통계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는 정치 커뮤니케이

션에서 소셜미디어의 활용은 더 이상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시대의 흐

름임과 동시에 그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확대된 결과라

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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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12. March

버락 오바마 캠프의 성공적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지금까지 국내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와 차이점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

는데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이 먼저 시작된 해외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향후 국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짐작해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해본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성공적인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

사례는 지난 2008년 미국 대선 때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 캠프의 온라인 커

뮤니케이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후보 캠프의 전략은 크게 3

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단계는 ‘MyBo’라는 소셜 커뮤니티 사이트를 구

축하여 지지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한 자발적 선거 운동과 모

금 운동을 불러 일으키고 2단계에서는 확보된 DB를 분석 및 적극적으로 활

용하여 e-mail & Outbound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여 인게이지를 확대하고

마지막 단계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유권자들과의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피드백과 공감대 쌓기로 강력한 지원세력을 확보하였다.

성공적인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버락 오바마 캠프에서는 300

만 명 이상의 기부자를 모았고 총 650만 건의 기부활동을 통해 전체 캠페인

기간 동안 5억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금할 수 있었다. 이는 역대 전 세

계 정치 캠페인을 통틀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가장 많은 선거

자금을 모금한 성공적인 온라인 정치 커뮤니케이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를 가능케 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 중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출마

발표 9일전 고용한 블루 스테이트 디지털(BSD, Blue State Digital)이라는 디

지털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가 그 뒤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블루 스테

이트 디지털(www.bluestatedigital.com)은 2002년 하워드 딘 선거캠프의 4명

이 2004년에 설립한 회사로 설립이래 버락 오바마 미 대선 후보, 딜마 호우

세피 브라질 대선 후보 등 전세계 주요 정치 캠페인에서 성공 사례를 남기

며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지난 3월 6일에 블루 스테이트 디지털의 사업개발본부장(Business

Development Director)을 맡고 있는 야니 콘스탄토폴로스(Yianni

Konstantopoulos)가 방한하여 필자가 근무 중인 유달리 커뮤니케이션즈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미팅을 갖기도 했다. 야니(Yianni) 본부장은 이 날 미팅

에서 SNS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라고 강조하였는데

각 캠페인마다 스토리를 발굴해 내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라 했다.

스토리 발굴 이후에는 TV, 온라인, SNS, e-mail, Website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메시지를 전파하고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활동이 필요하

다며 그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향후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2012년을 4월 11일 국회의원 선거를 기점

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커뮤

니케이션 활동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

막으로 성공적인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면서 이번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 번째 포인트는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을 기반

으로 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의 활발한 활동과 스토리 발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SNS 만으로 그 영향력을 증대하거나 이슈를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

그리고 SNS 계정의 숫자가 항상 그 지지도를 대변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시지 작성 시 신중을

기하지 않는다면 SNS의 특징과 장점인 메시지 확산 속도와 파급력이 오히

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여러 정치인과 유명인들의 SNS를 통

해 말실수를 하고 사과를 하는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이 사람과의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정치 커뮤니케이션과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점

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그 진정성과 투명성을 기본으로 지속적인 커뮤니케

이션이 있을 때 그 관계의 밀도가 높아진다. 그러므로 ‘SNS 정치 커뮤니케

이션’에서도 SNS를 통해 진정성과 투명성이 표현되어 질 때 SNS가 지닌 장

점과 특징이 순기능을 하며 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본격적인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열린 2012년에는 다양한 국내

‘SNS 정치 커뮤니케이션’ 성공사례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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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광고계 동향 Vol. 252

글 | 오창우 계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계명대학교 부교수(‘02. 3 ~ 현재)·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전문위원(‘08. 3 ~ 현재)·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편집이사(‘12~)·독일 Bochum대학교 언론학(철학박사)

SNS 등 모바일 매체를 중심으로 한 공정성 시비 늘어날 것

Special Issue

2012년은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겹치는 해이다. 선거와 관련된 일을 하는

쪽에서야 대목을 보는 한 해라지만 언론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흑색비방

과 폭로로 얼룩질 정치판을 또 다시 보게 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

선다. 지난해 말 방송을 개시한 종편채널은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편향성을 가

중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2011년 11월 29일 헌법재판소가 트위터, UCC, 블로그

등을 통한 선거운동 금지조항 위헌판정으로 인하여 모바일 매체를 통한 선거

정보의 양(量)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다. 특히 모바일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의

허용은 개인 대 개인, 개인 대 집단, 집단 대 집단 간 커뮤니케이션이 대중매

체를 통하지 않고 개인매체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함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갖게 해준다.

모바일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 허용이 여당과 야당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

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주로 젊은 유권자들이 모바일 매체를

사용하는 상황이니까 야당에게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는 감성적 진단은 내려

지고 있다. 문제는 어느 쪽에 유리할 것인가가 아니라 모바일 매체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한계점이 선거운동에까지 연장되어 모바일 공간이 불공정 시

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방송사의 구조적 문제가 불공정 보도의 원인

한국 사회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실현을 위하여 중앙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방법 및 기회의 범위를 넘어서는 선거운동에 대해

서는 강력한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 유권자와의 직접적인 접촉보다는 대

중매체를 통한 접촉을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제도화하였다. 과거의 합동토

론회 대신에 TV토론회를 권장하고 전파와 지면을 통한 선거광고 및 연설을

권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간 형평성과 기계적인 중립성이 지

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결과적으로 제도가 현실을 과도하게 압도하여

제도의 본래적 의미가 퇴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례로 모든 단위의 선거에서 TV토론을 법제화하다보니 TV토론 과잉현상

이 나타나게 되었고 TV토론은 또 하나의 제도 내지는 관행으로 정착되고

말았다. 현실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거리유세 및 차량유세 또한 유권자들에

게 혼잡과 소음으로만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제대로 알리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기회는 차단되었다.

여기에는 TV토론을 중계하고 선거 관련 보도를 하는 지상파방송 채널에 대

한 유권자들의 신뢰하락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현재도 KBS와 MBC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사장 임명권이 대통령에

게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방송사들이 보도 태

도를 달리해왔기 때문에 선거보도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는 정권이 달라져

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신문사는 선거운동원 역할 자처하고 나서

공직선거법 제69조와 제70조는 국회의원 후보와 대통령 후보가 선거운동 기

간 동안 신문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일정한 정도의 선거광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선거철이 돌아

오면 후보들의 선거광고 유치를 위해 조직 총동원 체제를 갖추게 된다. 재정

적으로 생존위기에 놓인 신문사들에게 정의에 기반한 도덕적 판단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지만, 그래도 해당 지역 후보자들의 공약을 객관적

으로 비교·검토하여 유권자들의 판단을 도와야 한다는 본질적인 역할은 외

면한 체 수익증대만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유권자들은 실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특히 많은 지역 신문사들은 후보들의 홍보기사를 도맡아

써주는 대신 후보(정당)들의 광고를 독점하고 있어서 이들에게 지역 공론장

으로서의 기대는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았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신문이

2012 Big Issue 정치 커뮤니케이션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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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12. March

동시에 존재하는 수도권에서야 양극단에 있는 신문사의 역할들이 서로 상쇄

되어 어느 한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구도가 형성되는데 영향을 미치기

는 어렵지만, 강원·충청·영남·호남 지역에서의 지역신문들은 오히려 기

존 정치의 틀을 좀 더 공고히 하고 변화의 바람을 잠재우는 역할을 하고 있

다. 지역신문이 해당 지역 유권자의 정치성향을 거스르는 보도를 하기란 현

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지역 언론 스스로 지역 내에서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

해서는 다른 권력 세력과 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2012년 한 해에도 지역신문들은 지역 이기주의

적 보도, 지역 주류 정당 중심의 보도, 논리적인 분석보다는 감성적 주장 위

주의 보도, 경마중계식 보도, 정책위주의 보도보다는 인물중심의 보도로 일

관할 것으로 보인다.

종편채널은 선거보도의 편향성을 가속화시켜

지난 해 말부터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또한 2012년 선거보도에 있어

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였다. 현재까지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고 평가받지

못하지만 조·중·동 신문이 주축이 되는 세 개 채널과 보수계열의 MBN

을 통한 보도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 것인가를 예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

다. 지상파와 케이블에 익숙해 있던 시대에 인터넷의 등장은 권위와 위계질

서 파괴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고 기존 체제를 비판하거나 부정하는 인터

넷 댓글들이 어떤 경우에는 언론사의 기사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

었고 대중을 광장으로 모으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보수 세력

은 여기에서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고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매체

의 도입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한국의 보수 여론을 대변하는 조·중·동 신문이 기존의 영역을 넘어 전파

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과는 무관하게 종편채널은 현실이 되

었고 비록 상업성 증대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하는 신세는 되었지만 각종 기

획물 및 선거보도에 묻어나는 내력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기능

적으로는 지상파와 같은 종합편성채널이지만 지상파와는 다른 규제를 받고

있어서 2012년 한 해 종편채널이 어떤 사건을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와 관련한 우려가 결코 기우(奇遇)만은 아닐 것이다.

모바일 통한 선거운동 허용은 공적감시의 확대를 의미

2011년 11월 29일 헌법재판소가 트위터, UCC, 블로그 등을 통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정당이나 후보자

를 지지·추천 또는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

서, 녹음테이프와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게재할 수 없다’는 내용

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대해 한정 위헌 판정을 내렸다. 또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2년 1월 인터넷을 통한 사전 선고운

동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254조2항의 적용을 보류하기로 하고, 유권

자와 선거 관계자의 혼돈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방법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는 언제든지 인터넷 홈페이지(포털사이트,

미니 홈페이지, 블로그 등) 또는 그 게시판·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이메일, SNS, 모바일메신저 등)을 전송하는 방법

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공직선거법 제254조로 적용하지 않

는다’는 내용으로 결정했다. 전제조건이 붙었지만 개인 모바일 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셈이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되었다는 것

은 환경의 변화를 제도 속으로 수용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한편으로는

적어도 선거운동에 관해서만은 사적영역에 존재하던 개인적 정보에 대

해 공적감시가 확대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카카오톡이나 SNS

를 통한 댓글이나 메시지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연히 자신을 노출

시켰는데 그것이 단서가 되어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집단적인 공격을 받거

나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의 인격권이 침해받기도 하

고 명예가 훼손되기도 하며 프라이버시가 침범받기도 한다. ‘초연결사회

(hyperconnectivity)’ 속에서 모바일 개인 매체는 오히려 연결성을 강화하고

개인을 고립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불행한 얘기지만 SNS에 남긴 개인 메시지는 손가락을 떠나는 순간 자생력

을 지닌 존재처럼 가상공간을 둥둥 떠다니게 된다. 되돌릴 수도 멈출 수도

없다. 자신이 만든 메시지라도 더 이상 자신에게 통제권이 주어지지 않는

다. 진지한 생각 없이 재미로 올린 정보라고 봐주는 법도 없다. 이렇게 남긴

정보는 자신의 세대(世代)를 넘어 다음 세대로 전수되기도 하고 영원히 디

지털유물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 수준에서 모바일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의 범위를 충분히 숙지하기

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정후보에 대한 좋고 나쁨 차원을 넘어 후보에 대

한 사실를 매개하는 순간 불공정시비의 당사자가 될 수 있고, 장난삼아 올

린 인증샷 한 컷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개인이 부분적으

로 사실과 다른 정보를 퍼나르거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정보를 각색하는 경

우에는 당장 발원지를 추적받게 되며 법적 책임을 묻게 될 수도 있다.

모바일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라는 전제를 달

고 있기 때문에 일반 유권자들은 이러한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 누구나 선

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방법상에 있어서도 일정한 제한조건이 있

다. 2012년 한 해에는 모바일을 통한 선거운동이 처음 허용되는 만큼 선거

과정에서 이를 통한 시비가 적지 않게 발생할 것이며, 당연히 모바일 매체

를 통해 오가는 정보에 대한 감시의 눈길도 매서워질 것이다.

선거보도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

선거제도가 현실을 규제하지 못하고 현실이 제도에 의해 식민화되는 상황

에서 2012년 한 해는 다른 어느 때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앞선다. 언론사들

은 언론사대로 자신들의 살길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선거보도에 임하고, 정

치권은 정치권대로 언론들을 지렛대로 지신의 정치적 기회를 확장하려 한

다. 누가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보도의 공정성을 판단할 것인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의 제4부라 할 수 있는 언론매체가 이러한 역할을 떠맡는 것

이 당연한데, 현재처럼 언론 스스로가 권력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

서 누가 이러한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정치 커뮤니케이션 양(量)적 증가는 질(質)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인가.

제도와 정책의 개입 없이도 변증법적 작동원리에 의해 보다 나은 질서를 만

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일단은 지

켜보겠지만 선거의 바람이 지나간 뒷자리에 남을 혼란과 후유증이 벌써부

터 걱정된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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