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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12. 서울디자인재단 http://www.seouldesign.or.kr/bbs2/view.jsp?seq=3257&code=001012&event_code=0 1/6 우주의 이치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 2014.06.11 우주의 이치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 글.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자료 제공. 뉴미디어아트연구회, 아르코미술관 과학과 수학이론은 대부분 자연의 순환과 생성의 관찰에서 발견됐다. 해바라기 꽃잎과 씨가 생겨나는 순서나 개수, 기린이나 거북이 등껍질의 무늬에도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이치가 깃들어있다. 예술 & 과학 융합 프로젝트는 이러 한 우주의 경이로움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예술을 통해 자연과 과학을 이해하다 (예술 & 과학 융합 프로젝트)는 예술과 과학의 상호작용이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는 데 어떤 근본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살펴 보는 연구다. 기존 학문 분과간의 경계를 넘어, 모두 인간의 창조적 활동의 일부라는 데 주목했다. 시작은 뉴미디어아트연구회(대 표 김경미)가 2012년 9월부터 2013년 6월에 있던 고등과학원 초학제 연구 프로그램 ‘올해의 주제’ 연구단(단장 홍성욱 교수)의 초 청을 받아 이뤄졌다. 두 기관 모두 그동안 제대로 된 융합 콘퍼런스가 일부 전문가에게만 소개됐고, 수학과 물리학이 대학 및 고 등연구 기관의 학자나 연구원에게서만 이뤄져 왔다는 점에 동감했다. 이들은 과학적 이론이나 연구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고 친근 하게 느끼도록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하고자 했다. 프로젝트 주제는 다이내믹 스트럭쳐 & 플루이드(Dynamic Structure & Fluid). ‘스트럭쳐’라는 주제는 프로젝트 미디에이터 홍성 욱 교수의 저서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_과학혁명, 인간의 역사, 이미지의 비밀」의 ‘우주를 관통하는 플라톤 다면체’ 파트에서 떠올렸다. 정육면체로 이뤄진 소금의 결정 구조에서부터 나노 분자 구조까지, 이 세계에는 여러 가지구조가 있고, 프로 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구조에 대한 연구와 그 구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 다른 주 제인 플루이드는 수학자 강명주 교수의 연구 주제 M echanics)를 확장한 것이다. 스트럭쳐는 부분과 전체의 관계 혹은 체계로, 플루이드는 세계를 분리된 부분들의 집합체가 아닌 통합된 전체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모든 현상은 상호 의존하고 있으며 개인과 사회가 자연의 순환과정 속에 깊이 연루돼 있다. 자연은 모든 사물과 사건들 이 서로 연관돼 끊임없이 순환하는 역동적인 유기체다. 따라서 인간과 사물,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생각으로 주제를 구성했다. 左 차원위상변환장치, 노드.클래스, 프로젝터, 카메라, 컴퓨터 右 프롬나드, 김태희, 스피커 유닛, 오디오케이블, 디지털 엠프, 오디오 인터페이스, 비디오 프로젝터, 센서, 컴퓨터 예술가와 과학자, 서로를 연구하다 평소 예술과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온 작가, 건축적 구조를 설치미술에 가져온 작가를 대상으로 프로젝트 인원을 구성했 다. 플루이드 파트는 미술보다 음악으로 표현했을 때 더 잘 맞아 사운드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이렇게 구성된 작가들 은 각각 설치미술,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작업을 진행했다. 작품 구성은 예술과 과학 융합 프로젝트인 만큼, 수리 과학과 물리학의 원리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다. 혁신적인 미술과 선지자적인 물리학은 둘 다 실재 세계의 본질에 관한 탐구다. 디자인정보알림이 전시행사 공모전 교육정보 업계소식 디자인아카이브 디자인매거진 디자인사업결과물 디자인연구자료 사진갤러리 자료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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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이치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

2014.06.11

 

우주의 이치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 

 

 

글.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자료 제공. 뉴미디어아트연구회, 아르코미술관

 

과학과 수학이론은 대부분 자연의 순환과 생성의 관찰에서 발견됐다. 해바라기 꽃잎과 씨가 생겨나는 순서나 개수,

기린이나 거북이 등껍질의 무늬에도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이치가 깃들어있다. 예술 & 과학 융합 프로젝트는 이러

한 우주의 경이로움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예술을 통해 자연과 과학을 이해하다

(예술 & 과학 융합 프로젝트)는 예술과 과학의 상호작용이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는 데 어떤 근본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살펴

보는 연구다. 기존 학문 분과간의 경계를 넘어, 모두 인간의 창조적 활동의 일부라는 데 주목했다. 시작은 뉴미디어아트연구회(대

표 김경미)가 2012년 9월부터 2013년 6월에 있던 고등과학원 초학제 연구 프로그램 ‘올해의 주제’ 연구단(단장 홍성욱 교수)의 초

청을 받아 이뤄졌다. 두 기관 모두 그동안 제대로 된 융합 콘퍼런스가 일부 전문가에게만 소개됐고, 수학과 물리학이 대학 및 고

등연구 기관의 학자나 연구원에게서만 이뤄져 왔다는 점에 동감했다. 이들은 과학적 이론이나 연구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고 친근

하게 느끼도록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하고자 했다.

프로젝트 주제는 다이내믹 스트럭쳐 & 플루이드(Dynamic Structure & Fluid). ‘스트럭쳐’라는 주제는 프로젝트 미디에이터 홍성

욱 교수의 저서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_과학혁명, 인간의 역사, 이미지의 비밀」의 ‘우주를 관통하는 플라톤 다면체’

파트에서 떠올렸다. 정육면체로 이뤄진 소금의 결정 구조에서부터 나노 분자 구조까지, 이 세계에는 여러 가지구조가 있고, 프로

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구조에 대한 연구와 그 구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 다른 주

제인 플루이드는 수학자 강명주 교수의 연구 주제 Mechanics)를 확장한 것이다.

스트럭쳐는 부분과 전체의 관계 혹은 체계로, 플루이드는 세계를 분리된 부분들의 집합체가 아닌 통합된 전체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모든 현상은 상호 의존하고 있으며 개인과 사회가 자연의 순환과정 속에 깊이 연루돼 있다. 자연은 모든 사물과 사건들

이 서로 연관돼 끊임없이 순환하는 역동적인 유기체다. 따라서 인간과 사물,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생각으로

주제를 구성했다.

 

 

 

 

左 차원위상변환장치, 노드.클래스, 프로젝터, 카메라, 컴퓨터

右 프롬나드, 김태희, 스피커 유닛, 오디오케이블, 디지털 엠프, 오디오 인터페이스, 비디오 프로젝터, 센서, 컴퓨터

 

 

 

예술가와 과학자, 서로를 연구하다

평소 예술과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온 작가, 건축적 구조를 설치미술에 가져온 작가를 대상으로 프로젝트 인원을 구성했

다. 플루이드 파트는 미술보다 음악으로 표현했을 때 더 잘 맞아 사운드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이렇게 구성된 작가들

은 각각 설치미술,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작업을 진행했다. 작품 구성은 예술과 과학 융합 프로젝트인 만큼, 수리

과학과 물리학의 원리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다. 혁신적인 미술과 선지자적인 물리학은 둘 다 실재 세계의 본질에 관한 탐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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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탐구방법은 다른 듯 보이나, 연결된 실재 세계의 단편을 서로 적합하게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2013년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예술가와 과학자가 만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첫 번째 세미나에서는

김홍종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의 , 강명주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의 ltiphase Flows), 김희준 광주과학기술원 화학부

교수의 (로댕에서 DNA), 이기명 고등과학원 물리학부교수의 (String Theory: Stretching One’s Mind)가 발표됐다. 발표 후 작가

들은 각자 관심 있는 주제를 물리학부 교수의 선정하고 구체적인 작품을 구상했다. 작가들은 그 과정에서 과학자에게 자문하며

작품을 만들어나갔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력해 아르코미술관에서 기획 전시를 하고 세상에 선보였다. ‘전상언’ 작가는 서양

의 플라톤 철학과 동양 철학인 역경의 관계성에 대해 모색한 미디어 조각품 (플라토닉 괘)를, ‘이강성&고병량’ 작가는 3차원의 보

로노이 다이어그램 입방체를 2차원으로 표현한 (기억의 흐름)을, ‘박미예’ 작가는 들로네의 삼각분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들로

네의 삼각형)을 제작했다.

‘김영희’ 작가는 솔방울 비늘이 갖는 특성과 피보나치 수열을 표현한 (비늘)을, ‘노드.클래스’는 차원이라는 개념의 다양한 층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시청각 요소를 발생하는 (차원위상변환장치)를 고안했다. ‘이상민’ 작가는 (숨겨진 공

간)을 통해 초끈이론과 여분의 차원(6, 7차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김태희’ 작가는 자연의 소리인 화이트 노이즈와 플

루이드 기계의 원리를 이용해 관객이 바닥에 투사된 영상 위를 걸으면 마치 바닷가나 물가를 산책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프롬

나드(Promenade))를 선보였다.

이 중 몇 가지 작품을 심층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작품이 어떤 과학과 수학 이론에 영감을 받았는지, 이것이 어떻게 구현됐는지 살펴봤다.

 

 

 

 

플라토닉 괘, 전상언, 네온관 12mm, 아크릴파이프, 스미 인터페이스, 스피커, 센서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3D 프린트 PLA 튜브

 

 

 

 

우주를 해석하는 동·서양의 철학이 만나다

아르코미술관 전시에서 처음 관객을 만난 작품은 진상언 작가의 (플라토닉 괘)다. 이 작품은 철학자 플라톤의 ‘입체이론’과 동양

철학 ‘주역학’의 관계성에 주목했다. 플라톤은 각 면이 모두 합동(서로 포갰을 때 꼭 맞는 것)인 정다각형으로 돼 있고, 각 꼭지점

에 모이는 면의 개수가 같은 입체 도형을 정다면체라 정의했다. 정다면체는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정십이면체’, ‘정이

십면체’ 이렇게 다섯 가지뿐이다.

그 이유는 한 개의 꼭짓점에 세 개 이상의 면이 모여야 입체가 되며, 모인 도형 각의 합이 360도 이상이면 평면이 되기 때문이다.

즉, 한 꼭짓점에 삼각형 세개가 모이면 정사면체, 네 개가 모이면 정팔면체, 다섯 개가 모이면 정이십면체이지만 여섯 개가 모이

면 각의 합이 360도가 되므로 입체도형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한 한 꼭짓점에 사각형 세 개가 모이면 정육면체, 오각형 3개가

모이면 정십이면체가 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우주가 물, 불, 흙, 공기 네 가지의 기본 원소로 이뤄져 있다고 믿었다. 플라톤은 이 4원소를 정다면체에 대입

했다. 형태와 특성에 따라 정사면체는 불, 정육면체는 흙, 정팔면체는 공기, 정십이면체는 우주, 정이십면체는 물을 상징한다. 이

는 원소의 특성과 형태에 따른 것이며, 정십이면체는 당시 ‘12’가 우주를 뜻하는 숫자였다는 데서 그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4원

소에 대한 이야기는 동양 철학인 주역학과도 닿아있다. 우리에게 주역학은 사주의 근간이 되는 철학으로 더 익숙하다. 이 철학의

기본이 되는 ‘8괘’는 건, 태, 이, 진, 손, 감, 간, 곤으로 각각 하늘,연못, 불, 우레, 바람, 물, 산, 땅을 의미한다. 이를 서로 겹쳐서

만든 64괘를 주역의 본문을 구성하는 대성괘라고 하며, 이는 상괘와 하괘로 나뉜다. 상괘와 하괘는 각각 우주의 선천적 생성 원리

와 인간의 후천적 변화와 순환 과정을 상징한다. 이처럼 동양과 서양에 공존하는 자연의 고전적 원소들은 플라톤이 설명한 정다

면체의 순환과 주역학에서의 상괘와 하괘의 조합으로 설명된다. 작가는 플라톤의 정다면체 구조를 보여주기 위해 과학기술 발전

에 이바지한 네온과 3D프린터를 이용해 미디어 조각품을 만들었다. 바닥에는 거울을 배치해 반사되는 이미지의 조합으로 주역학

의 상괘와 하괘를 표현했다. 관람자는 이를 통해 우주의 생성 원리와 순환 과정을 경험하게 되며,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의 접합

점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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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흐름, 이강성&고병량, 컴퓨터, 프로젝터, 센 플라토닉 괘, 전상언, 네온관 12mm, 아크릴파이프, 스미 인터페이스, 스피커, 센서

 

 

 

경험은 어떻게 기억으로 저장되는가

이강성&고병량 작가의 (기억의 흐름)은 ‘보로노이 다이어그램(Voronoi Diagram)’ 이론을 작품 안에 녹였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은 점들과의 거리에 따라서 평면을 나눈 그림이다. 그려나가 과정은 이렇다.

먼저 평면 위에 여러 개의 점을 찍고 가장 인접한 두개의 점을 선택해 수직 이등분선들을 그려나가면 평면이 여러 개의 다각형으

로 분할된다. 이때 생성된 도형을 보로노이 다각형이라고 한다. 두 작가는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이론을 ‘기억’이라는 주제를 표현

하는 데 사용한다. 매 순간 우리의 경험은 끊임없이 기억으로 저장된다. 기억은 퇴색, 망각, 부활을 거쳐 변질하고 변형돼 새로운

형태를 취한다. 하나의 기억은 여러 기억으로 동시에 투영되는 다시각적 속성을 가지며, 어떤 기억에서 다른 기억으로의 흐름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다차원적인 속성을 가진다. 두 작가는 이러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사운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

을 선보였다. 대형 스크린에 역동적으로 유체화한 보로노이 공간을 표현한 영상을 상영한다. 전시 공간 안에는 일상에서 흔히 들

을 수 있는 소리를 전자적으로 처리하거나 합성한 음악을 재생한다. 관람객은 전시 공간에 들어선 순간, 가운데 놓여있는 ‘기억의

책’을 만나게 되는데, 특정 페이지에 소리 필름을 넣어 책장을 넘기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책을 펼치면 해당 페이지에 담긴 이미지가 스크린에 투사된다.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기억이 사실은 그렇지 않듯이, 기억의

흐름이 제시하는 영상과 음향 역시 반복되는 듯하지만 항상 새로운 변화를 수반한다. 영상과 음악은 각각 아홉 가지로, 이강성 작

가는 영상을 제작, 고병량 작가는 음악을 작곡했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세포 분할이 만들어내는 미학

박미예 작가는 주로 건축적 설치 작업을 해왔으며, 스트럭쳐 주제를 위해 섭외했다. (들로네의 삼각형)은 들로네의 삼각분할(Del

aunay Triangulation) 이론을 적용했다. 평면 위의 점들을 삼각형으로 연결할 때 삼각형 내각의 최소 합이 최대가 되도록 하는

즉, 정삼각형에 가깝게 나누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어떤 삼각형의 외접원도 세 꼭짓점을 제외한 다른 점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들로네의 삼각분할은 앞서 (기억의 흐름)을 통해 살펴본 보로노이의 법칙과 쌍대 관계다. 삼각형의 외

심은 보로노이 다각형의 꼭짓점이 된다. 전시장에서도 두 작품은 서로 인접하게 배치해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들로네와 보로노이의 영역 분할은 자연에서 관찰된다. 기린의 점박이, 거북이의 등껍질 무늬부터 단백질의 결합 방식에서도 발견

할 수 있다. 세포나 분자와 같은 작은 자연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쓰인다. 예를 들어 단백질의 분자를 이루고 있는 원자의 중

심에 점을 찍어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그리면, 분자의 구조를 계산할 수 있다. 이러한 보로노이 다이어그램과 들로네 삼각분할

은 실생활에도 활용된다. 공공기관의 관할 구역을 효율적으로 나누거나 도로망과 건축물을 디자인할 때, GPS에서 최단경로를 찾

을 때 응용하기도 한다.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미세한 소립자에서부터 거대한 크기에 이르기까지 그것을 구성하는 질서

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수의 법칙과 자연의 패턴을 표현하기 위해 6~8m 크기의 대형 아크릴판에 점을 찍

고 이를 연결하며 삼각형을 만들어나갔다. 평면 위에 그린 2차원적 삼각형을 오려 어느 면은 접어 올리고, 어느 면은 낮추면서 3

차원적으로 표현했다. 군데군데 타공한 부분은 보로노이 다각형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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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로네의 삼각형, 박미예, ABC 판 CNS 컷, 아크릴판 CNS 컷, 조인트나사

 

 

 

비늘 하나에도 담겨있는 치열한 생명력

솔방울에도 비늘이 있다는 걸 아는가. 김영희 작가의 (비늘)은 솔방울 비늘의 특성과 거기에 담긴 수학 이론을 소재로 작품을 완

성했다. 솔방울은 주변의 습도에 따라 비늘이 열리고 닫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습기를 먹으면 움츠러들었다가 공기가 건조해지면 벌어진다. 이러한 특징은 작품의 외관을 결정지었다. 작품은 동그란 솔방울을

펼쳐놓은 모습을 하고 있다.

340여 개의 솔방울 비늘을 피라미드 다면체로 표현했다. 앞쪽의 센서에 입김을 불면 마름모 모양의 비늘이 열리고 닫힌다.

이 작품에는 ‘피보나치 수열’이라는 수의 법칙도 숨어있다. 앞의 두 수의 합이 바로 뒤의 수가 되는 수의 배열로 3과 5를 더하면 8,

5와 8을 더하면 13인 것을 알수 있다. 이 역시 자연 속에서 발견한 것으로, 나무가 비늘을 만들 때 특정 수의 법칙을 따르는 것에

서 비롯됐다. 솔방울이 비늘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세 개의 비늘을 위쪽에서 만들면 다섯 개는 아래쪽에, 여덟 개는 다

시 위쪽에 생성된다. 위아래를 오가며 마치 달팽이 문양처럼 만들어진다. 이러한 패턴

을 갖는 이유는 좁은 공간에 많은 씨를 촘촘하게 배열하고 비바람에 잘 견디기 위함이다. 이 수열은 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

리 주변에 피어 있는 꽃들의 꽃잎 수를 세어보면 대부분 3장, 5장, 8장, 13장인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꽃이 만개하기 전까지

꽃봉오리를 이뤄 그 안의 암술과 수술을 보호하기 위해 꽃잎이 이리저리 겹쳐져야 하는데, 이때 가장 효율적인 꽃잎의 개수인 것

이다. 자연 현상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학적 패턴은 진화의 과정을 겪으며 생명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그 패턴을

미세하게 조절해왔다. 이 작품은 자연이 선택한 피보나치 수열을 예술 작품에 적용해 시각적인 미학의 경험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자 한다.

 

 

 

 

비늘, 서보모터, 세서, 아두이노, 전선, 프로파일, 나무시트지, 아크릴

 

 

 

숨겨진 공간으로의 초대

이상민 작가는 우리가 인식 가능한 3차원을 제외한 여분의 차원과 더불어 그 안에 숨겨진 공간을 이야기하는 ‘초끈이론(Super-St

ring theory)’에 주목했다.

초끈이론은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양성자·중성자·전자 같은 소립자나 쿼크(Quark) 등 원(Cycle)의 형태가 아니라 이보다

훨씬 작으면서 끊임없이 진동하는 아주 가느다란 끈(String)으로 본다.

초끈이론은 우주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고 보는 빅뱅이론과 달리 영원한 성장과 수축을 반복하는 존재로 봤다. 이 이론에서는

1차원 시간을 포함해 총 10차원이나 11차원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는데, 우리가 감지하는 공간인 3차원 외에 나머지 6, 7차원의 공

간은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일반적인 측정으로는 감지되지 못한다고 가정한다. 이것을 ‘숨겨진 차원’이라고 부른다.

김경미 프로젝트 디렉터는 프로젝트 중 이 작업이 가장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도 의견이 분분한 숨겨진 여분의 차원 모델인 ‘칼라비-야우 다양체(Calabi-Yaumanifold)’를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기하학적으로 설계한 공간 내부의 상단에 이를 형상화한 오브제를 설치했다. 이 오브제는 관객으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상상 그리고 존재와 인식의 문제를 불러일으켜 초끈이론 공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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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12. 서울디자인재단

http://www.seouldesign.or.kr/bbs2/view.jsp?seq=3257&code=001012&event_code=0 5/6

 

숨겨진 공간, 이상민, 거울필름, LED, 광섬유, 렌즈, 아크릴, 가판, 센서

 

 

 

융합이란 무엇인가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연구자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술은 미, 과학은 진리를 추구하는 상반된것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예술을 하는 작가도 있다. 예술가와 과학자는 사용하

는 도구와 표현체계는 다르지만 둘 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실재를 바르게 재현하고 또 설명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이를 위

해 지성과 감성, 추론과 직관 등을 사용해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각각의 매체에 걸맞은 세계상을 제작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

해 예술가와 과학자 모두 서로의 세계를 좀 더 깊게 파악할 수 있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 Heisenberg)는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결실이 많은 발전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생각의 경향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경향들은 매우 다른 문화, 다른 시간,다른 환경, 다른 종교에 기원을 둔 것처럼 다를 수

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두 개의 다른 것을 합쳐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려는 시도였다. 자연에서 발견한 과학,

그 과학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예술 작품. 이렇게 뉴미디어 아트는 거침없이 그 경계를 허물며 발전하고 있다.

 

 

 

 

 

 

 

mini interview김경미 Art&Science 융합프로젝트 디렉터

현 뉴미디어아트연구회 대표

199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 미술이론 전공(MFA)

2007 뉴욕대학교 예술대학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석사(MPS)

2011 Beyond Data, 서울스퀘어-한빛미디어파크-상암DMC KGIT 센터, 서울, 뉴욕

The Itinerary of Mobility and Trans lation, KSCNY, 뉴욕, 미국

2012 제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총감독 및 개·패막 공연 비주얼 파트 디렉터

 

현재 국내 미디어 아트는 어느 단계에 와있다고 생각하나.

김경미 국 내의 많은 대학이 미디어 아트를 가르치고 있고, 아트 센터나 여러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미디어시티 서울 20

00’을 기점으로 비엔날레 형식의 대형 미디어 아트 전시가 유치되고 있으며 현재는 제너래이티브(generative) 아트나 매이커 형

식의 피지컬 컴퓨팅(physicalcomputing)을 엑스포 및 광고 등 상업적인 측면에서 많이 제작하는 추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뛰어난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하던 작가들이 3, 4년을 못 버티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미디어 아트 작업만

하는 것으로는 예술가가 생활할 수 있는 생태계 혹은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엑스포의 대기업 수주를 한 몇몇 아티

스트만이 독점하는 체제로는 미디어 아트의 발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디어 아트가 테크놀로지 위주의 상호 작용성만

으로 해석되거나 예술로서 미학적,이론적 확립 없이는 절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국내 미디어 아트가 그에 대한 아카이빙이

나 이론적 연구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뉴미디어아트연구회 대표로서 생각하는 미디어 아트의 정의 또는 좋은 작품이란 무엇인가.

김경미 세계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며, 그 시대의 최신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사물’을 가지고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미디어 아트는 결국 실재를 꿰뚫는 개념을 제시하고 제한된 사람들만이 향유하기 위한 ‘불친절’한 것

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공유하려는 태도를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디어 아티스트가 갖춰야 할 자세는 어때야 할까.

Page 6: 우주의 이치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표 김경미)가 2012년 9월부터 2013년 6월에 있던 고등과학원 초학제 연구 프로그램 ‘올해의 주제’ 연구단(단장

2016. 7. 12. 서울디자인재단

http://www.seouldesign.or.kr/bbs2/view.jsp?seq=3257&code=001012&event_code=0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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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미디어 아티스트는 연구자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자처럼 끊임없이 몰입하고 통찰하는 태도 말이

다. 이러한 사람들은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나, 흔들리면서 떨어지는 꽃잎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도모하는 인간관계에

서도 세상의 본질을 찾아내려 한다. 그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서 테크놀로지를 숙련하고 훈련하는 사람이 바로 미디어 아티스트

다.

 

예술 & 과학 융합 프로젝트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김경미 공동 기획을 한 홍성욱 교수와 두 번째 프로젝트로 ‘임바디드 마인드(Embodied Mind)’를 기획하고 있다. ‘뇌 과학’의 내

용으로 진행할 예정이라 훨씬 풍부하고 흥미로운 주제와 내용을 담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공 : 웹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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