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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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국제컨퍼런스"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2014 CCKOREA INTERNATIONAL CONFERENCE - EBOOK"SHARE EVERYTHING CONNECT EVERYTHING"

Transcript of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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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에 열린 세 번째 CCKOREA 국제 컨퍼런스 강연자들의 강연을 엮었습니다.

강연자분들을 포함해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제3회 CCKOREA 국제컨퍼런스 E-BOOK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편집_박수미

검수_이희욱

문의_CCKOREA [email protected]

펴낸곳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발행일 2014.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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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791195 167227

95000

ISBN 979-11-951672-2-7

비매품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목록(CIP)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 제3회 CCKOREA 국제

컨퍼런스 e-book / CCKOREA [편]. -- [서울] : 크리에이티브커먼즈코리아, 2014

p. ; cm

CCKOREA는 "Creative Commons Korea"의 약어임

ISBN 979-11-951672-2-7 95000 : 비매품

저작권[著作權]

공유화[共有化]

011.2-KDC5

346.0482-DDC21 CIP201403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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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 표시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단, 별도의 표시가 있는 콘텐츠들은 해당 CCL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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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자책으로 출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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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1ST SESSION 창작과 공유 (CREATIVITY AND SHARING)

라이언 머클리모든 것을 공유하라

토드 포터즐거운 디지털 놀이터 MAKER SPACE

여정호 크리에이티브의 무한동력, 공유저작물

2ND SESSION 공유와 도시 (SHARING CITY)

김경민공유플랫폼으로 도시를 기획하다

권난실공유로 넥스트 도시를 그리다

몰리 터너공유경제가 도시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3RD SESSION공유와 사람(CIVIC HACKING)

윤종수모든것을 연결하라

민세희기술과 예술의 만남, 공공데이터를 예술화하다

할세키나미에를 위한 420명의 기술쟁이

장승훈 기술로 도시를 해킹하다

OUTRO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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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CKOREA 이사장 서정욱입니다.

CCKOREA가 준비한 국제 컨퍼런스가 벌써 세번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저와 CC와의 인연 역

시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서 맺어지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국제 컨퍼런스에서 오픈 액세스 사

례 발표자로 초대를 받아 CC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세번째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CCKOREA

를 대표하여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참 묘하면서도 좋습니다. 지난 9년 동

안 CCKOREA는 공유 문화 확산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강

연자들은 공유의 가치와 연결의 힘을 믿는 분들이십니다. 귀한 시간을 함께 해주신 강연자분

들께 다시 한번 더 감사를 드리며,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어주신

참석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컨퍼런스를 통해 나누어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많이 받으시고, 좋은 분들과 많이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

으로, 이번 국제컨퍼런스를 후원해주신 기업, 기관 및 단체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CCKOREA 이사장 서정욱 -

INTRODUCTION

Photo by CCKOREA (via Flickr), used under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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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Session 창작과 공유 Creativity and Sharing

라이언 머클리 토드 포터 여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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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 Merkley Creative Commons

모든 것을 공유하라

MORE INFO모질라재단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하였으며, 2014년부터 CC CEO로 합류하였다. 열린정부, 오픈소스 등 오픈 운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Creativity and Sharing Share Everything Ryan Merk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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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reativecommons.org/ @ryanmerk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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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커먼즈 CEO

라이언 머클리 Ryan Merk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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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공유하라 - 라이언 머클리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CEO

“웹을 통해서 공유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또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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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료

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SA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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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쯤 전이었습니다. 저는 이상을 가득 품은 대학생이었습니다. 캐나다 워털루대학에서 학보사 편집

장으로 일하고 있었죠. 컴퓨터와 카메라 장비, 오래된 신문과 식은 피자로 가득한 사무실이었어요.

캠퍼스 북쪽, 광활한 평야를 가로질러 사무실로 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거기서 밤새 뉴스와 스포츠,

예술 기사를 읽고 식어버린 피자를 먹으면서 글을 편집하곤 했습니다.

그때 저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 CC)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CC가 ‘크리에이

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 CCL) 1.0’을 막 발표한 무렵이었습니다. 1년

쯤 지나자 ‘파이어폭스1.0’이 발표됐습니다. 제가 오픈웹을 알게 된 때입니다.

그전까지는 창작과 공유의 공간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CCL 1.0은 창작자가 단순한 조건으로 자기 저

작물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가 ‘Some Rights Reserved’로 바뀐 것

도 그때입니다. 소규모 신문사엔 혁명 같은 일이었습니다. 무료로, 쉽게, 변호사 없이 웹에서 수백만명

이 저작물을 공유하게 됐으니까요. 당시는 ‘냅스터’ 같은 파일공유 서비스나, MP3 음악을 무심코 내려

받은 할머니에게 소송을 제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공유가 어떻게 발전할지 누구도 몰랐죠. 스마트폰

도 없었고, 영상통화는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기술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오픈소스와 전자상거

래의 무한한 가능성이 대두될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게 13년 전 일입니다.

저는 사회변화의 접점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국경없는엔지니어’에서 일했고, 토론토시장 자문으로

오픈데이터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당시 북미에선 얼마 안 되는 도시만 데이터를 개방했습니다. 서울도 ‘개

방’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됐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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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ristina Alexanderson (via Flickr), used under CC BY-NC-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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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질라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걸 만들고

분출하도록 돕는 것만큼 강력하고 보람있는 건 없었죠. CC가 이를 돕고 있습니다.

2012년 1월, 모질라 직원과 함께 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워크샵을 진행했는데요. 창작과 재

창작을 돕는 ‘웹메이커’ 프로젝트였습니다. ‘엑스레이고글스’(X-rayGoggles)란 모질라 도구를 이용

했습니다. 어떤 웹페이지도 즉석에서 편집할 수 있는 도구였어요. 참가자는 6살부터 30살까지 다양했

습니다. 통역사가 제 말을 통역할 때 사람들 표정을 봤는데요. 매일 보던 웹사이트를 제 손으로 편집하

며 웃기도 하고, 이미 웹에 공개된 기사 제목을 자기 입맛대로 편집해 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재미있

어하더니, 나중에 사람들이 묻더군요. ‘진짜 이렇게 해도 되냐?’, ‘이거 해킹 아니야?’라고요. 제가 설

명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뉴욕타임스> 헤드라인을 바꿔도 모두가 볼 수 있는 건 아니니 걱정 말라고요.

세션을 마칠 무렵에는 그들을 PC에서 끌어내야 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제가 원하는 바였

습니다. 이렇게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굳이 다른 사람의 허락이 필요 없는 그런 세계가 되는 것 말

입니다.

오늘날 같은 경제 상황에서 누가 공유를 할까요? 내 저작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절대 남들에게 주

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유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나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웹을 통해서 공유한다는 것은 그런 겁니다.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들과 함께 또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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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ander van der Wel, used under CC BY-SA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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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 봅시다. ‘퍼블릭 커먼즈’라는 개념은 수백년 동안 존재해왔던 아이디어입니

다. 지식이나 창작물을 허락을 구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개념이죠. 공공 영역,

오픈소스, 오픈폰트, 오픈데이터, 글로벌 커뮤니티 활동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 자료는 상호 호환

되고 재사용 가능합니다. 이 사용과 재사용이 공유의 주된 목적입니다. 모든 건 재창작입니다. 모든 창

의성과 지식은 이전 세대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과학적 연구 업적도 이전 과학자 업적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회화도 이전 거장의 업적을 반영한 것이고요. 음악도 자신이 듣고 자랐던, 부모님 영향

을 받았던 음악의 영감을 받아 탄생했죠.

카피라이트는 저작자가 독점 권한을 일정기간 갖고 있고, 거기에 창의성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입니

다. 거기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재창작은 모두에게 귀속되는 자산입니다. 특정 기간이 지나면 모두에

게 쓰도록 풀립니다. 안타깝게도 로비스트들은 100년 전 ‘(저작자) 사후 28년’이었던 저작물 귀속 기

간을 ‘사후 70년’으로 확대했습니다. 그조차도 기존 저작물에도 소급 적용했습니다. 미국 의회의 검토

사항이었죠. 그 탓에 2019년까지 새로운 저작물은 전혀 공공재가 될 수 없습니다. 1952년 ‘백투더퓨

처’의 마틴 맥플라이의 과거로 돌아가 이를 되돌리고 싶군요.

이제는 CCL을 이용해 모든 사람들이 쉽게 라이선스를 적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총 6가지 라이선

스 조건이 있습니다. ‘공공영역 기부’(Public Domain)로 공공재로 풀 수도 있습니다. 다른 법들과 달

리 저작권법은 국제 표준이기 때문에, CCL 역시 한국에서도 적용되고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백만 건의 공유가 이뤄지고, 다양한 기관이나 정부가 만든 것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셜록 홈즈>, 에볼라 바이러스 사례, 테슬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공공재를 통해서 공공에 많은 기여

를 하고 있고, 사회와 문화 자체를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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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Fat Les, used under CC B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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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는 탐정소설입니다. 저작권이 만료돼 지금은 공공재입니다. 그 덕분에 셜록 홈즈의 모험을

기반으로 많은 작가들이 새로운 소설을 창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코난 도일 가족에게 별도로 법적 절차

를 밟거나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코난 도일 가족은 저작권을 오랫동안 보유하길 원했지만, 판사

는 반대로 판단했습니다. 저작권을 풀어주는 것이 새로운 창의성을 독려할 수 있다고 본 것이죠. 그렇게

영화가 제작되고, 에미상을 받고, CBS도 <셜록 홈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엘리먼트리’ 시리즈물을

제작했습니다. 보십시오. 문화적으로 풍요로워지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공공재의 힘입니다.

2013

년 12월,

우리가 지금까지 주의를 기울이고 걱정하고 있는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시작됐습니다.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발병을 일으키는 숙주를 찾고자 애썼음에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6

개월 뒤, 에볼라 자이르형을 <플로스>(PLoS)에서 발표했습니다. <플로스>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로, 오픈액세스 저널입니다. 사용과 재사용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렇

게 <플로스>는 중대한 정보를 모든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혁신적인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과학적인 업적을 보면 세금으로 연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저작물이

나 결과물이 과학물에만 국한되는 현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부조리한 상황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강력한 오픈액세스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CC도 오픈액세스의 운동의 일환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EC의 2011년 조사 결과를 보면 학계 논문의 50%가 공공재로 공개돼 있다고 합

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공개율이 20%가 채 안 됐습니다. 유럽에서의 이런한 움직임들은 실제로 열린정

부, 오픈데이터를 추구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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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ikael Häggström, used under CC BY-SA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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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테슬라입니다. 전기차를 만든 혁신기업입니다. 최근 전기차 분야는 많은 소송이 일어나고, 뜨거

운 주목을 받고 있는 산업입니다. 그런데 올해 6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는 “우리는 저작권을 주장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테슬라 사무실 모습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것을 ’저작권의 벽’이라고 이름 짓고, 상징적으로

완전히 허물어버렸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테슬라는 단순히 돈을 추구하고, 혁신과 창의성을 발휘했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기존 자동차 업계 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 테슬라가 원

했던 바입니다. 최근 기술들은 너무 빨리 바뀌고 있습니다. 기업이 가진 특허의 가치도 금세 소멸될 수

있는 위험요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업이 가진 특허를 공유하면 어떻게 될까요. 테슬라 기술을 사용해 다른 회사들도 전기

차를 개발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이것이 기술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됩니다. 테슬라 배터

리가 전기차 표준이 될 수도 있겠죠. 기술을 공유하면서 더 많은 혁신과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환

경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테슬라로선 단기적인 이익을 포기하고 장기적인 시장의 이득을 추구한 것이

죠. 이것이 모두가 성장하는 길이라고 테슬라는 말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공유를 통해 글로벌 경제도

풍요로워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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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teveJurvetson, used under CC BY 2.0

Page 14: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저작권이 공공재의 성장을 저해한 측면은 우리에게 도전 과제입니다. 최근 수십년 동안 저작권 장벽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법적 환경도 모호해졌고요. 저작물을 사용하거나 재사용 시 어떤 방법으로 허락받

아야 할 지도 모호해졌습니다. CC는 저작물을 공공재로 허가받고 사용할 수 있는 지름길을 만들어줬습

니다. 많은 이들이 공유 아이디어를 지지하면서 쉽고 재미있는 환경이 구축됐습니다. CC는 웹이 가진

여러 힘을 사용해 더 많은 창의성과 지식 공유를 만들어나가려 합니다.

과거엔 주로 라이선스를 통해 CC 얘길 했습니다. 현재 10억개의 CCL이 전세계에 퍼져 있습니다. 위키

피디아, 유튜브, 플리커 등이 등장했고요. 공공재 영역에선 많은 지식재단이 나타났습니다. 오픈데이

터, 열린정부, 오픈하드웨어, 오픈소프트웨어가 나타났습니다.

공유하는 것과 공유하지 않는 것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공유는 개인에게도 좋고 사회에

도 유익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 아이디어이자 과학적 힘이 전파될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 이런 노력

없이는 아이디어와 혁신, 좋은 예술이 전파되기 힘듭니다. 이것이 우리 일의 핵심입니다.

앞으로는 공공재의 힘, 공유의 힘으로 우리네 커뮤니티가 풍요로워질 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지역 CC

에 참여하고 마음 속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창의성과 지식을 나

누는 방법입니다. 공공 영역과 열린문화, 공공데이터와 열린정부를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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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ity and Sharing Joyful Digital Playground: Maker Space Todd Porter

MORE INFO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고 도쿄를 기반으로 TEDx 도쿄, 일본 임팩트 재단, 펩카페 글로벌과 같은 프로젝트를 공동 창립했다. 팹카페는 메이커 운동의 전파를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도쿄에 처음으로 오픈한 이후 대만, 바르셀로나 등과 같은 도시로 빠르게 확장됐다.

www.fabcafe.com@toddjapan

토드 포터 Todd Porter팹카페 글로벌 공동설립자

Todd Porter Fab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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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디지털 놀이터 Maker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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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디지털 놀이터 Maker Space -토드 포터 / 팹카페 글로벌 공동설립자

“팹카페를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물건들을 우리가 함께 모여서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서 팹카페는 흥미로운 비즈니스 모델 혹은 사회적인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팹카페’(Fabcafe)를 아십니까? 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터 등을 함께 쓰는 일종의 공유 작업실입니

다. 사람들은 맛있는 커피와 만들거리만 있으면 이곳에 몇 시간이고 머무르며 자유롭게 작업합니다. 이

전에도 카페는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었고, 여러 아이디어가 만

나 연결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전 카페 모습에서 아이디어가 연결되고 확장됐듯이, 팹카페도 커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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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료

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SA 2.0

Creativity and Sharing Joyful Digital Playground: Maker Space Todd Porter

Page 17: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마시면서 엔지니어나 디자이너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그들의 작품들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고 작품 스토리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팹카페는 자연스럽게 브레인

스토밍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영감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팹카페에서는 우리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가 아이디어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다이내믹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보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도 있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

를 통해 더 유용한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넘치는 장소입니다. 결과적으로 팹카페는 아이디

어와 물리적인 결과물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스탠포드대 학생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를 봅시다. 제3세계에는 여러 환경적인 요건으로 9

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기획하

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미숙아가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같은 역할을 하는 작업물을 만들

었습니다. 학생들이 만든 이 작업물을 통해 9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이들이 4년 동안 2천명 넘

게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팹카페를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물건들을 함께 모여서 만들 수 있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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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Todd Porter(slideshare), used under CC BY-NC ND

Creativity and Sharing Joyful Digital Playground: Maker Space Todd Porter

Page 18: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팹카페는 나아가 흥미로운 비즈니스 모델 혹은 사회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팹카페에는 ‘푸드팹’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맛있는 음식인데

요. 푸드팹에서는 마카롱에 이름이나 그림을 새길 수도 있고, 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터를 이용해 자신

이 직접 그린 그림을 넣은 쿠키도 만들고, 작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밸런타인데이엔 3D 스캐닝 이벤

트도 엽니다. 연인끼리 팹카페에서 서로의 얼굴을 스캔해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죠. 굉장히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연인들에겐 꽤 인기가 많습니다. 부모와 함께 팹카페에 온 아이들은 아이패드에 자유롭게

그린 그림들을 직접 음식에 새겨주기도 하고 마카롱에 새기기도 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친구 생일선물

을 이곳에서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들은 아이들과 부모의 상호 유대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

을 미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사회를 다양하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생성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창의성이라고 하면, 한 명의 천재가 가진 창의성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진정한 창의성이란 뭔가를 만

들고 작업하면서 타인들이 참여하고 그들로부터 반응을 얻었을 때 발현되는 게 아닐까요. 이럴 때 여러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혁신과 창의성에 가속도가 붙고 훨씬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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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Todd Porter(slideshare), used under CC BY-NC ND

Creativity and Sharing Joyful Digital Playground: Maker Space Todd Porter

Page 19: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팹카페는 MIT 교수인 닐 거셴펠드의 ‘팹’(Fab)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카페입니다. 팹과 카페가 만

나 팹카페가 됐지만, 기존 팹랩(FabLab)에 커피 머신 하나 놓는다고 해서 펩카페가 되는 것은 아닙니

다. 그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융화될 수 있도록, 유연한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합니다. 팹카페에서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따뜻함이 핵심 요소입니다. 운영진을 비롯해 카페를 이용

하는 엔지니어나 디자이너, 어린이들 모두 서로에게 관심이 많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팹카페

에 왔을 때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펩카페는 앞으로 플랫폼 기능을 하면서 다양한 컨퍼런

스 장소가 되기도 하고, CC와 같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하나의 지지대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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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ity and Sharing Joyful Digital Playground: Maker Space Todd 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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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ity and Sharing Infinite Power of Creativity Shared Work Jeongho Yeo

크리에이티브의 무한동력, 공유 저작물

Jeongho Yeo KOREA CORYRIGHY COMMISSION

www.copyright.or.kr

여정호 Jeongho Yeo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정보센터장

MORE INFO체계적인 공유저작물 수집, 서비스를 위한 공유저작물 창조자원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성장의 동력인 공유저작물의 다양한 활용사례 및 활용방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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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의 무한동력, 공유 저작물 - 여정호 / 한국저작권 위원회 저작권정보센터장

“콘텐츠 이용 패러다임이 경제에서 신뢰로, 과잉 소비에서 협력소비로,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있습니

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공유 저작물이 창조경제의 무한 동력이 될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환경 변화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저작자와 서비스 이용자에게 많은 변화와 영향을 주고 있습

니다. 저작자에게는 직거래가 가능한 미디어 마켓을 제공했고, 서비스 이용자에게는 유 무선 서비스 경

계를 없애고 언제 어디서나 집단지성이 가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환경을 제공하게 됐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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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료

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SA 2.0

Creativity and Sharing Infinite Power of Creativity Shared Work Jeongho Yeo

Page 22: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은 문화산업의 GDP 비중이 다른 산업보다 높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

한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문화산업은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국가 이미지 제

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 창조 산업의 성장과 함께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공유 저작물’이 화두입니다. 공유 저

작물이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저작물로서 저작권 보호 기간이 만료된 저작물, 저작권법에 따

라 기증된 저작물, 일정한 조건으로 자유 이용을 허락하는 CCL 표시 저작물 등을 말합니다.

최근 콘텐츠 이용 패러다임이 경제에서 신뢰로, 과잉 소비에서 협력소비로,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있

습니다. 이런 환경 변화와 콘텐츠 이용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세계 각국은 공유 저작물을 어떻게 이용

하게 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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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orea Copyright Commission, used under CC BY 2.0

Creativity and Sharing Infinite Power of Creativity Shared Work Jeongho Yeo

Page 23: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미국에서는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를 통해 1만9천여 항목이 넘는 전자문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주 새

로운 전자책이 등록되고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 자멘도 등도 공유 저작물을 어떡하면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유 저작물은 이용률도,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서도 공유 저작물 활용 수요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이용허락 절차와 저작권 권리 파악의

어려움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공유마당에서 서비스 중인 만료 저작물 45점을 활용해 EBS 문화센터가 ‘신화가 된 화가, 이

중섭’을 방송으로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공유저작물을 이용해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을

제작하는 등 문화 데이터를 활용한 각종 제품 개발에 활용 중입니다. 인터넷서점에서도 만료 저작물을

활용해 e북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에서는 에코백, 우산 등에 공유 저작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도 이러한 공유 저작물을 홍보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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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orea Copyright Commission, used under CC BY 2.0

Creativity and Sharing Infinite Power of Creativity Shared Work Jeongho Yeo

Page 24: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공유저작물 허브 포털인 공유마당을 운영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보존 가치나 활용

가치가 높은 저작물을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1인 창조기업과 중소기업 창작 활동에 소재를 제공해 그

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공유 저작물 활용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할 것입니다.

편안한 저작권, 훌륭한 저작권, 존중받는 저작권을 만들어 저작권 이용 활성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

겠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공유 저작물이 창조경제의 무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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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Session 공유와 도시 Sharing City 김경민 권난실 몰리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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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Designing City as Sharing Platform Kyungmin Kim

공유플랫폼으로 도시를 기획하다

Kyungmin Kim Seoul National University

김경민 Kyungmin Kim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MORE INFO하버드대학교에서 도시계획/부동산 박사학위 취득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상업용 부동산시장 분석과 개발 스트럭처이다. 현재 지역 커뮤니티 친화적 개발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소셜 벤처 ‘Urban Hybrid’를 공동설립하여 커뮤니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http://gses.snu.ac.k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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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플랫폼으로 도시를 기획하다 - 김경민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기존 자원을 공유하며 사람들을 함께 수용해야 더욱 ‘지속가능한 개발’도 실현됩니다. 삶을 공유하고,

도시의 기능을 공유합시다. 그래야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하고, 커뮤니티 가치를 유지하면서 도

시의 가치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공유경제를 도시로 가져와 플랫폼으로서 ‘지속가능한 개발’의 선상에서 바라봤습니다. 기본적인 개념

으로서의 공유경제는 이렇습니다. 공유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절약되고, 그로 인해 ‘이익의 극대화’가

일어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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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료

Sharing City Designing City as Sharing Platform Kyungmin Kim

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SA 2.0

Page 28: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그렇다면 그 ‘이익’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플랫폼으로서 도시에서 공유가 일어난다면 어디서 어떻

게 일어나야 할까요? 여러 사례를 통해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창신동 협동조합 사례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창신동 협동조합을 통해 도시 안에 있는 취약 계층

의 삶을 살펴보았고, 그들이 겪고 있는 도시 환경 문제와 더불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

려 시도했습니다. 노동자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며 지역적인 가치가 함께 올라가는 방향을 모색했습니

다. 하지만 맞물려 있는 또 다른 도시 문제로 인해 협동조합으로 이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해

외 기업인 네슬레는 노동자 수익과 삶의 질을 올린 결과, 수확량과 품질 면에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

두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이익의 선순환 구조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초기 모델은 2000년대 초반 한국의 싸이월드에 비하면 보잘 것 없었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인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서드파티’(협력자)들이 스스로 경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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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yungmin Kim(slideshare), used under CC BY-NC ND

Sharing City Designing City as Sharing Platform Kyungmin Kim

Page 29: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서드파티가 경쟁하게 되면서 서비스 확장성과 유연성 그리고 서비스 품질 향상 속도가 가속화됐습니

다. 이런 선상에서 도시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 기능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도시

를 재설계하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의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과 시간이라면 이를 효율적

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도시에는 서비스 디자인과 커뮤니티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셰어하우스, 셰어오피스, 셰어팩토리처럼 1개의 공간이 여러 기능을 갖도록 해야 하는데요. 예컨대 셰

어오피스는 주중 5일은 사무공간이 되지만 주말에는 게스트하우스로 바뀝니다. 1개의 공간이 2개의

기능을 합니다. 이렇게 되면 무리하게 공간을 확장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감수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유된 공간에서도 또 효율을 추구하자면, 이용자들을 시간차로 분산시키도록 설계하는 방법도 있습니

다. 그러면 공간을 공유하더라도 불편함을 덜 느끼겠죠. 이렇게 공간을 디자인하면 같은 셰어하우스 안

에서도 이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이라면 창신동 사례처럼 겉보기

엔 열악한 지역도 충분히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도시가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자원을 공유한다면, 이 시대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립감과 은퇴 후 생

활고, 노인 인구 부양 같은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셰어하우스의 경우 많은 부분 커뮤니티가

가지는 이점으로 인해 앞서 말한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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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Designing City as Sharing Platform Kyungmin Kim

Photo by Kyungmin Kim(slideshare), used under CC BY-NC ND

Page 30: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마지막으로 미국 프루잇이고(Pruitt-Igoe) 사례를 봅시다. 미국은 대단지 뉴타운을 조성하면 모든 문

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도시 건축 비용은 비용대로 발생하면서 커뮤니티는 붕괴돼 버

렸고, 그로 인한 문제가 또 다시 생겨났습니다. 창신동도 뉴타운 계획은 있었지만, 뉴타운으로 인해 커

뮤니티가 사라지면 프루잇이고와 같은 문제가 또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시에서 공유가 지니는 가치는 이것입니다. 기존 자원을 공유하며 사람들을 함께 수용해야 더욱 ‘지속

가능한 개발’도 실현됩니다. 삶을 공유하고, 도시의 기능을 공유합시다. 그래야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

도 해결하고, 커뮤니티 가치를 유지하면서 도시의 가치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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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Designing City as Sharing Platform Kyungmin Kim

Photo by Kyungmin Kim(slideshare), used under CC BY-NC ND

Page 31: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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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난실 Nanshil KwonCCKOREA 공유허브 매니저

Sharing City Share Hub “Drawing the NEXT CIty with Sharing” Nanshil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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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www.sharehub.krwww.cckorea.org

MORE INFO2013년부터 공유문화 확산을 위해 서울시와 함께 공유허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유허브가 그리는 미래의 도시 모습은 어떠할지 함께 이야기해본다.

Nanshil KwonCCKOREA

공유로 넥스트 도시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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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로 넥스트 도시를 그리다 - 권난실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매니저

“서울이라는 이 도시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익명의 개인들이 모이면서 시작된 곳이지만, 공유를 통해 사

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면서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공유허브 사업을 하면서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는 CCL이라는 오픈 라이선스를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최근에는 무형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집, 자동차, 물건 등 유

형의 자원들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공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공유경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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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료

Sharing City Share Hub “Drawing the NEXT CIty with Sharing” Nanshil Kwon

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SA 2.0

Page 33: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다양한 물건들도 자유롭게 공유된다면 CC코리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공유 문화를 알리고 공유

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3년부

터 ‘공유도시 서울’(Sharing City Seoul)을 콘셉트로 서울시와 CC코리아가 함께 공유경제, 공유도

시, 공유활동, 공유문화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공유허브’(ShareHub)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공유허브가 하고 싶은 일은 각각의 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협력하고, 시너지를 내

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공유와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와 활동이 활성화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공유허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활동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

는 곳은 공유허브 웹사이트입니다. 공유허브는 공유와 관련된 소식들, 보고서, 해외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쉽게 공유를 알리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컨

설팅과 캠페인도 병행합니다. 공유기업 창업을 위한 ‘공유경제 시작학교’도 운영했고, ‘공유본색’을 주

제로 국내 컨퍼런스도 개최했습니다. 공간을 공유하는 팀들과 협력해 다양한 스토리를 나누는 세미나

도 진행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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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Share Hub “Drawing the NEXT CIty with Sharing” Nanshil Kwon

Page 34: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이곳은 세종문화회관입니다. 건물과 계단이 이어지는 빈 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이 공유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공유 기업 위즈돔과 함께 날씨 좋은 토요일 오후에 ‘사람책 도서관’ 50개를 운영했습니다.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올해 양파가 풍작이었던 것처럼, 지난해엔 감자가 풍

작이었습니다. 풍작이다보니, 농산물 유통 과정에서 규격에 맞지 않는 감자들은 폐기 처분해야 하는 상

황이었습니다. 이처럼 먹을 수는 있는데 판매할 수 없어서 버려야 하는 ‘못생긴’ 감자들을 가지고 소셜

다이닝 ‘집밥’과 함께 카레 100인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이웃들

과 나눠먹었습니다. 우리가 지나치는 주차장 골목도 이웃과 더불어 식사할 수 있는 소셜 다이닝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 식자재를 공유해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등을 캠페인을 통해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내일을 위한 삶의 방식, 공유>라는 책도 발간했습니다. 소유의 시대에서 공유의 시대로 어떻게 넘어오

고 있는지, 국내에서는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공유도시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는데요. 각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유 단체들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셰어러블과 시티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고, ‘협력적 소비’

(Collaborative Consumption)를 통해 서울 시티 가이드도 제공했습니다, 매년 6월 첫 번째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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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Share Hub “Drawing the NEXT CIty with Sharing” Nanshil Kwon

Photo by Nanshil Kwon(slideshare), used under CC BY-NC ND

Page 35: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에 진행되는 ‘글로벌 공유의 날’(Globla Sharing Day)과 같은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도 동참하고 있습

니다.

다음으로 공유허브 성과를 수치로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이 숫자들은 공유허브를 통해 생산된 콘텐츠

수, 공유허브 방문자 수, 공유허브와 협력한 국내 공유기업 및 마을 비율 등을 정리한 것입니다. 마지막

은 공유허브와 함께한 전세계 네트워크의 거리를 합친 것인데요. 대략 살펴보니 거의 지구 한 바퀴를 돌

았더라고요. 이 정도면 열심히 한 거죠?

지난 6월 시작했으니, 저희가 활동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 방향이 옳은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

지만, 협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방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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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Share Hub “Drawing the NEXT CIty with Sharing” Nanshil Kwon

Photo by Nanshil Kwon(slideshare), used under CC BY-NC ND

Page 36: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이 도시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익명의 개인들이 모이면서 시작된 곳이

지만, 공유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면서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공유허브 사업을

하면서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제 공유는 점점 확산되고,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공유를 하느냐 마느

냐의 문제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으로 어떻게 더 재미있고, 즐겁고, 풍요로운 공유를 할 것인

가를 고민하는 것이 ‘넥스트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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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Share Hub “Drawing the NEXT CIty with Sharing” Nanshil Kwon

Page 37: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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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The Sharing Econom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Cities Molly Turner

Molly Turner Airbnb

MORE INFO 하버드 대학교에서 도시계획 석사를 취득하였고, 에어비앤비에 합류하기 전에는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발전에 대해 정부에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함께 연구를 수행했다. 에어비앤비에서는 다양한 시 정부 기관, 비영리 단체 및 관광 기관 등의 공공 - 민간 파트너십을 관리하고 있으며 홈쉐어링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현재 SPUR 및 Tumml의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www.airbnb.co.krH

몰리 터너 Molly TurnerAirbnb 공공정책 및 도시 파트너십 이사

공유경제가 도시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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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8: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공유경제가 도시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 몰리 터너 / 에어비앤비 공공정책 및 도시 파트너십 이사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단지 ‘소비자’로 봐선 안 됩니다. 지구에 있는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살고자 노력하는 ‘도시민’입니다.”

도시인은 끊임없이 상호간 의사소통 방법이나 교류하는 방법을 찾으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시

민들이 더불어 공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각각 도시들은 그들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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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The Sharing Econom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Cities Molly Turner

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

▶ 발표자료

Page 39: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적에 맞게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는 상당히 복잡한 유기체이고, 건물과 도로

망 같은 인프라는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졌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도시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도시는 사람들만 살고 있는 공간도, 건축물의 집합체도 아

닙니다. 도시의 본질은 공생과 공유입니다. 하버드 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라는

책에선 ‘협력’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협력은 문명 성공의 가장 핵심이며, 도시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요. 공유경제는 기술을 이용해 도시의 공유를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유라

는 것은 본질적으로 공공재에 대한 신념, 도시의 운영방식에 대한 신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 방식이 도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일반화한 게 아닐까 생각

할 수도 있겠네요. 이 데이터는 전세계 10개 도시를 표본으로 지난 2년 동안 경제, 환경, 사회 3가지 축

으로 도시의 공유를 살펴본 것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집을 지역 방문자에게 공유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 사람들은 기업가가 아닌 일

반 시민들입니다. 집주인의 42%는 실제로 월세나 전세로 살고 있는 자기 집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휴가를 갔을 때나, 빈 집을 공유하거나, 침실이 하나 남을 경우에 빈 방을 대여해 주는 것이죠. 이

들 집주인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경제활동이 되고 있습니다. 집주인의 47%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공유해 소득이 올라갔고, 집세를 내거나, 투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월세나 대출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집주인의 50% 정도가 사실은 중산층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이 에어비앤

비에 참여함으로써 큰 소득원을 얻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숙박객인 여행자 입장에선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묵을 곳을 찾습니다. 어떤 특정 동네를 선호하는 사람

도 있고, 지역 주민처럼 살고 싶어하는 경험을 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경제적으로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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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The Sharing Econom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Cities Molly Turner

Photo by Molly Turner(slideshare), used under CC BY-ND

Page 40: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영향과 파급효과를 줍니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집의 76%는 도시 관광지 외곽 지역에 있는데, 그 덕

분에 사람들이 예전에는 관광을 가지 않던 곳으로 여행을 하게 됐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사람들이

2배나 더 많이 장기 체류를 하고 더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의 50% 정도를 머물고 있는

지역 주변에서 소비하고 있습니다.

빨강색 점은 샌프란시스코의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집들이고, 파란색 점은 샌프란시스코의 핵심 지역으

로 관광지 밀집 지역입니다. 돈이 어디에서 소비되고 있는지 볼 수 있는데요. 소비가 분산돼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호텔이 있는 지역에 소비가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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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The Sharing Econom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Cities Molly Turner

Photo by Molly Turner(slideshare), used under CC BY-ND

Photo by Molly Turner(slideshare), used under CC BY-ND

Page 41: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다음으로, 환경적인 영향을 보겠습니다. 이제 연구를 막 시작한 단계이지만, 북미와 유럽을 살펴보니 중

요한 데이터가 나와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누군가의 집에서 머문다는 것은 북미에서는 63%, 유럽에서

는 78% 정도 에너지 절약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물 소비량을 보세요. 호텔에서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에어비앤비 숙박객들이 미국에서는 12%, 유럽에서는 48% 물을 더 적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온실

가스도 61% 정도 더 적게 배출하고 있는데요. 특히 유럽에서는 89%나 적게 배출되고 있었습니다. 자

동차 20만대를 이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에어비앤비 집주인들이 일반

적으로 환경 의식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재활용을 잘 실천하고 있었고, 일회용품도 더 적게 사

용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호텔에 머무는 것과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무는 것, 참으로 큰 차이를 보

이고 있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어떤 식으로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는지 2가지 사례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요. 일본에 거주하는 에어비앤비 집주인 이치로(78) 씨는 은퇴

한 분입니다. 아내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혼자 살고 계십니다. 2011년 쓰나미가 있던 해 이치로 씨

는 자기 집을 리모델링했습니다. 쓰나미 피해자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상황이 안정되자, 이치로 씨는 집을 에어비앤비에 등록했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얻은

수익은 아시아 지역 아이들을 돕는 비정부기구(NGO)에 보호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올해

78살로 많은 숙박객을 만나면서 고립된 삶을 살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수입원도 갖게 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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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The Sharing Econom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Cities Molly Tu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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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2: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니다. 집을 공유하는 것이 전 세계 노년 인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변 가족이나 정부기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

다.

또 다른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을 때도 숙박 공유는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2012년 허리케인 샌

디가 미국 동부를 강타했을 때 끔찍한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지만, 준비가 되지

않아 수십만 채의 집이 파괴됐습니다. 그때 그 지역 에어비앤비 집주인들로부터 많은 의뢰를 받았는데

요. 우리집은 현재 전기도 들어오고 있고 안전하니 주변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도와주고 싶다는 의견이

었습니다. 일주일 만에 뉴욕에서 1400여명의 에어비앤비 집주인들이 허리케인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

에게 무료로 빈 방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에어비앤비도 평소에 받던 수수료도 받지 않고 이 활동을 지원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을 개방하는 모습들을 보여준 집주인들로부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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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The Sharing Econom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Cities Molly Tu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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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3: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이제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단지 ‘소비자’로만 볼 수 없을 것 같습니

다. 지구에 있는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살고자 노력하는 ‘도시민’으로 바라봐 주

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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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City The Sharing Econom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Cities Molly Tu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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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rd Session공유와 사람 Civic Hacking

윤종수 민세희 할 세키 장승훈

Page 45: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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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INFO10년 전 CCL 한국 버전을 런칭하고, 지적재산권, 인터넷거버넌스 등 정보문화운동을 오랫동안 펼쳐왔다.

www.jayyoon.com@iwillbe99

윤종수 Jay Yoon

CCKOREA 프로젝트 리드, 글로벌 CC 이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Civic Hacking Connect Everything Jay Yoon

모든 것을 연결하라

Jay Yoon Creative Common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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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6: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모든 것을 연결하라” - 윤종수 /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이사

“우리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고치려는 의지를 가진 해커입니다.

그것을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연결돼 있습니다.”

영화 ‘아폴로 13호’를 기억하십니까? 아폴로 13호에는 3명의 우주인이 타고 있었습니다. 순탄하게 달

을 향해 나아가던 중,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산소탱크가 합선으로 폭발한 것입니다. 마침 아

폴로 13호는 착륙선을 매달고 가고 있었는데, 다행히 착륙선에 산소가 남아 있었습니다. 3명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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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료

Page 47: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은 착륙선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들은 착륙선에서 이틀을 버텨야 했는데, 그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

는 이산화탄소를 걸러야 하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지상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아폴로 13호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수집했습니다. 이들은 모두들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합니다. 아폴로 13호

엔 여러 가지 물건이 실려 있었습니다. 골판지, 호스, 테이프 등입니다. 지상에 있던 사람들은 우주선에

있는 물건들을 이리저리 조립하면서 마침내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여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우주인들과 교신을 합니다. 우주인들은 지상에서 알려준 방식대로 조립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여과기

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아폴로 13호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목숨을 살린 것

입니다.

이것이 해킹이 아닐까요? 제가 생각하는 해킹은 솔루션(해법)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 갖고 있는 시스

템의 문제를 뒤져서 문제를 발견해 해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명한 전설적인 해커 리처드 스톨만은 해커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해커란 남들이 생각하

지 못하는 아주 기발한 방법으로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라고요. 어찌 보면 해커 역시 문제

를 해결하는 사람들이지만, 일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과는 좀 다릅니다. 그들은 창의적인 방법

으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그 자체를 즐기거나, 해킹하

는 모습 자체를 멋진 모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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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8: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우리가 이야기하는 해킹은 파괴하는 것(destroy)이 아니라 고치는 것(fix)입니다.

때론 어느 한 사람을 중심으로 여럿이 모여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도 합니다. 아폴로 13호를 지휘하는

선장과 지상의 지휘소에 있던 리더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해킹해서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곳곳에 나름

뛰어난 사람들이 있고 그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인터넷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묶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문

제 해결의 방법 즉, 해킹 방법들이 등장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연결’이라 부릅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해킹 방법이 생겨난 것이죠.

저작권은 창작자를 보호하고, 창작자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권리를 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이 시스

템이 언제부턴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저작권은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허락받아라, 안 그

러면 큰일난다.”(Get permission, or die.)고요.

매우 간단하고 경쾌하지만, 이 경직성 때문에 발생한 문제는 적잖았습니다. 인터넷 시대에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창작자가 될 수 있고, 이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들과 영감을 주고받고 남이 만들어 놓은 창작물

을 이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문화적 기술적 바탕이 마련됐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만들어

놓은 법적 시스템이 이러한 환경을 가로막은 것이죠. ‘저작권을 부정해야 한다’, ‘저작권은 없어져야 한

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몇몇 법률가와 개발자들이 모여서 ‘해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입니다. 이것은 법을

고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앞서 말한 ‘Get permission, or die’를 외치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 말하는

지 질문을 던졌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도록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준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생각해보도록 질문을 던졌고 “이 조건만 지키면 허락을 받지 않아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방식으로 저작권을 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블로터>에도 CCL이 붙어 있고, 창작물

에 CCL을 적용하는 아티스트도 생겨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위키피디아와 같은 엄청난 공유 자산도

만들어졌습니다. 문제의식과 창의적인 의지를 가진 몇몇이 만든 방법으로 해킹을 한 것이죠. 결과적으

로 저작권이 해킹에 의해 멋지게 바뀌었습니다.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은 합리적이고, 이론적으로 단단합니다. 하지만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문제, 과도

한 생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킹해 해결하고자 한 것이

‘공유경제’입니다. 공유경제 역시 자본주의가 갖는 문제들을 인식하고, 이것을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법

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연결’의 가치로 우리가 생각하는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것

이 바로 공유경제의 움직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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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9: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자판기 정부’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자동판매기를 눌렀는데 국민이 원하는 정보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정부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죠. 사람들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결된 사람들이 있

고, 이제는 개발자가 아니어도 해킹을 할 수 있게 됐잖은가.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 그렇게 해킹

을 할 수 있게 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요구가 ‘정부 2.0’, ‘정부 3.0’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는 다양한 기술을 가진 해커들이 정부와 국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

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3년 1월 ‘시빅 해킹 데이’(National Day of Civic Hacking)가 열

렸습니다. 해커들이 전국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개발을 하고, 매핑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를 제

시하고, 해답을 내고, 공무원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그렇게 며칠동안 해킹 데이가 이어졌습니다. 이들

은 정부를 해킹해 바르게 고치고자 했습니다. 코드나무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해마다 해커톤을 개최합

니다.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모여 밤새워 이야기하며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할 앱을 구상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해킹을 경험하는 것이죠.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고치는 것입니다.

해킹은 파괴(Destory)가 아니라 고치는(Fix) 행위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고치기 위한 방법입니다.

이 친구를 아시나요? 애론 슈워츠. 이 친구야말로 해커입니다. 젊은 천재 해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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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0: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단, 목적이 달랐던 해커입니다. 아주 어린 나이에 저작권에 대한 문제점을 의식했고, CC에 필요한 많은

부분을 이 친구가 만들고 개발했습니다. 애론 슈워츠는 미국 MIT 서버를 해킹해 저널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자 했습니다. 이로 인해 애론 슈워츠는 재판을 받게 됐고, 26살의 청년은 앞으로 자

신에게 닥쳐올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애론 슈워츠는 영상 인터뷰에서 ‘앞으로 인터넷이 어떻게 될 것 같냐’는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지만, 한편으로는 통제 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가 선택할 문제입니다. 결국은 우리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은 애론 슈워츠의 이 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CC코리아가 2015년이면 10주년을 맞습니다. 감회가 깊은데요. 코드나무, 공유허브 그리고 CC코리아

이 3가지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생각해 봅니다. 가장 큰 공통점은 ‘해커’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해커입

니다. 우리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고치려는 의지를 가진 해커입니다. 그것을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연결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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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randomwalks.org

MORE INFO데이터를 가지고 다양한 시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랜덤웍스에서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100일간 서울시의 지출 데이터로 만든 지형도 시각화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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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웍스

민세희 Sey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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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예술의 만남, 공공데이터를 예술화하다

- 민세희 / 랜덤웍스 대표

“정부는 데이터를 개방하지만, 뒷집 할머니나 옆집 할아버지 같은 내 주변 사람들은 이런 데이터가 존

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치고 있잖아요. 공공데이터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콘텐츠로 만

들어 전달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전세계 사람들이 이틀 동안 만들어내는 데이터 양이 5EB(엑사바이트)라고 합니다. 처음 문명이 시작

했을 때부터 2003년까지의 데이터 양을 우리가 지금 이틀에 한 번 꼴로 만드는 셈입니다. 2020년이

되면 데이터 양이 전 세계 모레알의 57배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사용할 것입니다. 이런 데이터로 얼마나 이익을 볼 수 있으며 그런 일은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

를 생각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하는 ‘데이터 시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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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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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3: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목적은 여러가지입니다.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하기도 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한

눈에 보기 위해서도 하는데요. 내게 데이터 시각화를 왜 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나 또

는 다른 누군가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데이터 시각화가 행동의 변화를 주고 생각을 바꾸게 하는 원동력

이라고 할까요. 일종의 트리거(방아쇠)가 되는 매개체로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한 사람의 시각만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각자 주관을 갖고 사

회나 현상을 보고 있습니다. 이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각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데이터 시각화입니다. 내가 보는 이 나무는 여러분이 보는 나무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때는 다양한 각도의 눈으로 이를 바라봐야 하고,

그래야 올바르고 적절한 해법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내 삶이나 환경에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답을 얻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작업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대답을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공모전에 낸 데이터 시각화 작업을 소개합니다. 미래 건물은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시스템을 상상해

보는 작업이었어요. 30평 아파트가 있다고 칩시다. 한 달 동안 적정한 가스와 물, 전기 사용량이 있을

거예요. 상상해봅시다.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본인이 쓸 수 있는 적정량보다 에너지를 많이 쓰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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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4: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크기가 그만큼 줄어들고, 절약하게 되면 그만큼 집 크기가 늘어나면 어떨까요. 그런 상상을 데이터 시각

화로 구현해 공모전에 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적용할 때 매체가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직접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 싶

었습니다. 의도치 않은 재미난 발견도 있었습니다. 건물 자체가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고 생각했어요. 에너지를 쓴다는 것은 개개인의 개인정보이고, 아파트 전체로 보면 공공정보이죠. 그러

니 도시 사람들에게 이 건물은 어떻게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지 커뮤니케이션하게 되는 겁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컴퓨터 랩에서 e메일을 주고받고, 구

글링을 하고, 페이스북을 즐기는 것이 예전 방직공장에서 하던 작업과 비슷하다는 생각 말이에요.

예전처럼 사무실에서 일렬로 앉아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하루에 8시간 일을 한다면

방직공장에선 오늘 하루 몇 개의 청바지를 만들어냈는지, 나의 생산력이나 노동력의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엔 페이스북도 하고, e메일도 씁니다. 지금 이 순간도 무언가를 타이핑하

며 데이터 생산활동을 계속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생산활동에 대한 노동력의 결과물은 어디로 갔

는지 보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걸 한번 측정해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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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5: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이런 건 어떨까요. 내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그 검색어의 정보적 가치만큼 뜨개질 기계가 운동을 해서 뜨

개질을 하는 거예요.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모든 행동을 노동력으로 전환해서 생산적 활동으로 만들어

보는 거죠. 우리가 이런저런 행동을 하면서 과연 노동력에 대해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본 적이 있을까. 그

에 대해 사람들한테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던 욕구가 컸습니다.

요즘 공공데이터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공공데이터를 통해 공공 인식을 높일 수가 있을까. 많

은 나라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 시각화가 사람들의 생

각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내가 공공데이터를 사용하게 되면 공공의 행동을 바꿀 수 있게 될 거

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시빅 액션’입니다. 데이터 시각화가 이런 사회적인 활동이 나올 수 있도록 유

도할 수 있는 방아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제가 서울에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가 어떤 도시가 되고자 하는가’, ‘이 도시가 어디로 가

고 있는가’, ‘이 도시가 지금 어떤 형태로 돼 있는가’는 그 도시가 돈을 쓰고 있는 곳을 보면 정확하게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이 도시가 어떤 분야, 어떤 사업에 돈을 지출하고 있느냐가 그 도시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내용을 시각화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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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6: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이것은 실제로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 있는 서울시 일자별 데이터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문

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정부는 데이터를 개방하지만, 정부가 이야기하는 ‘퍼블릭’ 즉, 뒷집 할머니

나 옆집 할아버지 같은 내 주변 사람들은 이런 데이터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치고 있잖아요.

‘아,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공공데이터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

태의 콘텐츠로 만들어 전달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데이터 시각화 자체는 그에 맞는 매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직접 찾아야 하는 정보도 있지

만, 반대로 나에게 찾아와야 하는 정보도 있잖아요. 이번 작업은 그래서 처음부터 미술관보다는 공공스

크린이 적합한 매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하철 플랫폼이나 시청 앞 스크린 등을 활용하면 출 퇴근길 혹

은 길거리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겠죠. 내 귀에, 내 눈에 들어올 수 있는 공공정보가 돼 사람들로 하여

금 공공 인식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년에는 정말로 길거리에서

여러분이 공공정보를 마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데이터가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왜곡된 기억과

더불어 사는 존재이기에, 분명히 데이터 시각화나 데이터 분석처럼 데이터를 활용하는 장소들이 딱 맞

는 곳이 있습니다. 그 장소들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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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ey Min(slideshare), used under CC BY NC ND

Civic Hacking The Convergence of Art and Technology, Public Data Say Min

Page 57: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쥐잡기’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데이터를 자신이 설득하고자

하는 내용의 증거로 삼지 말자는 얘깁니다. 대신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 나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가를 모니터링해 더 나은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사례로는 분명히 그 힘이 크다

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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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ey Min(slideshare), used under CC BY NC ND

Civic Hacking The Convergence of Art and Technology, Public Data Say Min

Page 58: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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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 SekiCode for Japan

나미에를 위한 420명의 기술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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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INFO일본에서 Civic Hacker로 활동 중이다. 2002년부터 Geo 개발자로 근무했으며 일본 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커뮤니티 관리자로 잘 알려져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부터 우샤히디를 활용해 재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클라우드 소싱 플랫폼인 Sinsai.info를 운영하면서 우샤히디 인증 개발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현재 코드포재팬의 대표자로 활동하고 있다.

http://code4japan.org/@hal_skwww.facebook.com/codeforjapan

할 세키 Hal Seki

코드포재팬 대표

Civic Hacking Code for Japan ”420 Techies for Namie” Hal S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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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에를 위한 420명의 기술쟁이 - 할 세키 / 코드포재팬 대표

“나미에 지역 주민들은 고향을 등지고 생활하고 있었어요.

이 상황을 해결하는 데 기존 일본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습니다.

코드포재팬은 나미에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저는 ‘시빅해커’입니다. ‘코드포재팬’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코드포재팬은 시빅해커를 위한 커뮤니티

를 구축하고 시민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커뮤니티입니다. 이 자리에선 코드포재팬이 운영하는 ‘코

드포재팬 브리게이드’와 ‘코드포재팬 펠로우십’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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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c Hacking Code for Japan ”420 Techies for Namie” Hal Seki

▶ 발표자료

Page 60: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코드포재팬 브리게이드는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의 의지를 가진 사

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입니다. 시빅해커 자원활동가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지원

하기 위한 워크샵을 열고, 멘토링 지원을 해주기도 합니다. 지역마다 가진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로 코드포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해커톤이나 지도 매핑 파티를 개최하기도 하죠. 지금도 약 15개의

브리게이드가 준비 중에 있고, 이미 만들어져 활동 중인 브리게이드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코드포재팬 브리게이드가 시빅해커 자원활동가들로 이루어졌다면, 코드포재팬 펠로우십은 지역 전문

가와 정부 관리자가 중심이 돼 활동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펠로우십 활동가들을 지역정부에 파견해 지

역정부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펠로우십 프로그램이죠. 데이터를 어떻게 오픈할 것

인지,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며 지역 사회 문제점들을 정부와 함께 좀

더 구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코드포나미에(Code for Namie) 프로젝트부터 보겠습니다. 나미에는 굉장히 작은 소도시입니다. 도

쿄에서 268km 떨어져 있는 도시인데요. 인구가 2만1천명 정도 됩니다. 2011년 3월11일 오후, 나미

에 지역에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40m가 넘는 거대한 쓰나미가 해안지역에 몰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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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c Hacking Code for Japan ”420 Techies for Namie” Hal Seki

Photo by Hal Seki (slideshare), used under CC BY SA

Page 61: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지진으로 많은 가옥들이 파괴됐고, 쓰나미로 인해 586채가 더 파괴됐습니다. 심지어 쓰나미로 인해 후

쿠시마 원자력발전소도 망가졌습니다. 나미에는 원전과 굉장히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모든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지도에서 보다시피, 각각의 현마다 거주하고 있는 나미에 사람들의 숫자를 볼 수 있습니다. 인구의 3분

의 1은 후쿠시마현을 완전히 떠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나미에 원전 사고로 인해 마을 거주자들 간 연

결성이 완전히 깨져버렸고, 지역사회가 붕괴돼 버린 것이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측면에서 보면 당

시 마을공동체를 붕괴시켰다고 볼 수 있죠.

지역정부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모든 주민에게 태블릿PC를 나눠주자고 결정했습니다. 첨단

기기에 익숙지 않은 주민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이 결정은 선뜻 시행하기 어려웠습니다. 시 당국은 고민

끝에 노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코드

포재팬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코드포재팬이 그때 생각한 것은 펠로우십이었습니다. 이렇게 코드포나미

에 프로젝트가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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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Hal Seki (slideshare), used under CC BY SA

Civic Hacking Code for Japan ”420 Techies for Namie” Hal Seki

Page 62: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우리는 먼저 시민들을 중심으로 프로토타입을 진행했습니다. 나미에 주민들 모두를 대상으로 1대1 면

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어떤 거주민들이 살고 있었는지, 현재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파악해 개념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디어톤’을 열고 많은 학생들을 초대했습니다. 아이디어톤

은 학생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는 행사였는데요. ‘해커톤’처럼 진행해 많은 시험 단계의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됐고, 문제도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었죠.

아이디어톤 모두 7차례 개최됐습니다. 아이디어톤은 해커톤과 달리, 컴퓨터가 없이 진행됩니다. 프로

그래밍 결과물이 아니라 아이디어만 생성하는 장기간의 회의죠. 워크숍엔 나미에 지역 주민들을 다시

초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 참가자 420여명에, 나미에 지역을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 770여개가 나

왔습니다. 이후 3차례 해커톤을 진행하면서 직접 주민들이 사용해볼 수 있도록 했고, 어떤 앱이 가장 유

용한지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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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Hal Seki (slideshare), used under CC BY SA

Civic Hacking Code for Japan ”420 Techies for Namie” Hal Seki

Page 63: 모든것을 공유하고 모든것을 연결하라

나미에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우리집 주변을 둘러싼 방사능 수치 정보였습니다. 집 주변 방사능 수

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도 실시간 알고 싶어했고, 무엇보다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매우 궁

금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지역사회의 향수를 그리워했고, 이웃 소식을 알고 싶어했습니다.

앱은 오픈소스로 공개했고, 개발 과정은 애자일한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입찰에 참여한 회사나 개인

이 사용한 발표자료도 모두 공개했고 결정 과정도 모두 공개함으로써 협력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

었습니다.

이후 나미에 지역 주민들에게 태블릿PC가 배포됐습니다. 앱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주민들이 사용해 보

도록 하는 시험과정을 거쳐 어떤 이용자 조작화면(UI)이 노인분들에게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

다. 나미에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앱의 기본 기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시간 방사능 수치 지도

•지역 소식

•주민들의 새로운 공지 사항

•나미에 사진들

•나미에의 과거 사진들을 공유하는 기능

•지방 행정당국의 행정관련 정보 제공

현재도 방사능 수치가 높아 원전 인근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데, 이런 행정 관련 정보도 공개하고 있습

니다. 여전히 나미에 지역은 방사능 수치가 높습니다. 이 지역에 살던 주민들은 지금 고향을 등지고 외

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며, 여전히 후쿠시마현 상황은 완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요. 이렇게 복

잡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기존 일본이 가지고 있던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습니다. 지자체에서 자

체적으로 주민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임의로 선택해 제공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코드포재팬은 나미에 프

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업들을 적극 참여시켜 펠로우십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지방자치정부와 업무 범위를 정하

고, 기업 임직원들을 펠로우십 팀별로 배치해 각 팀 업무는 코드포재팬에서 관리하게 됩니다. 기업은 임

직원을 파견하고, 별도의 관리 비용을 코드포재팬에 제공하게 하는 프로세스인 것이죠. IT 전문인력이

3개월 정도 파견돼 코드포재팬에 올 수 있고요. 펠로우들은 민간인이 참여하는 이벤트나 해커톤, 아이

디어톤 같은 이벤트를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벤트들을 통해 그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집

중 파악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갈 것입니다.

저희 목표는 시빅해킹 공동체를 지역 곳곳에 만들고 단단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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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c Hacking Code for Japan ”420 Techies for Namie” Hal S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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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INFO자발적인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기술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커뮤니티, '코드나무'의 활동가이다. 코드포서울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 Civic Hacking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codenamu.orgcodeforseoul.codenamu.org@thechunsik

장승훈 Seunghun Jang

코드나무 활동가

Civic Hacking Hacking the City with Technology Seunghun Jang

기술로 도시를 해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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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도시를 해킹하다 - 장승훈 / 코드나무 활동가

“전 세계 도시간 협력은 단순한 의견 교환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역사가 다르고 문화가 다양한 도시들

이라도 결국 겪는 문제점과 접하는 사례들은 너무도 비슷합니다. 뛰어난 개발자가, 오랫동안 기술을 공

부한 사람이 아니라도 충분히 작지만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버스’나 ‘지하철 노선도’ 앱을 즐겨쓰시나요? 이처럼 코드를 통해 시민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의 투명성을 증진시킬 수도 있습니다. 세금을 감시하

는 ‘오픈스펜딩’, 정부 계약 내역을 감시하는 ‘오픈콘트랙팅’, 입법 감시 활동인 ‘오픈콩그레스’ 등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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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inho Jung, used under CC BY

Civic Hacking Hacking the City with Technology Seunghun Jang

▶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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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코드나무 활동을 하다보면 이런 해외 사례들을 수시로 접하

곤 하는데요. 그 중 제 눈에 들어온 프로젝트가 바로 ‘Where Does My Money Go?’(내 돈은 어디에

쓰이지?)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영국에서 출범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국 세금 데이터를 한데 모아 시민들이 낸 세금

을 정부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시각화 작업입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개발 실

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누구나 똑같은 코드에 약간의 수정만 가하면 쉽게 자기가 원하는 프로젝트로 만

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법적으로 공개된 세금 데이터를 활용하는 덕분에 데이터를 구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죠.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세금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모든 광역자치단체별로

파일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내려받고, 수정하고, 하나로 합쳤습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서울시 ‘공공데

이터포털’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는 서울시 세출 데이터가 유일했으며, 심지어 중앙정부의 세출 데이터

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포털이 포털다웠다면 더 수월했을 텐데 말이죠.

이런 노력과 코드나무 활동가 이예연 임영제, 그리고 김슬 개발자 도움으로 드디어 ‘Where Does My

Money Go?’ 대한민국 버전이 완성됐습니다. 프로젝트가 공개된 뒤 서울시 공무원분으로부터 바로

연락을 받았습니다. “멋진 프로젝트 잘 봤다. 고맙다. 공공데이터 개방과 관련해 부족한 점은 알려달라.

바로 시정할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라고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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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eunghun Jang(Slideshare), used under CC BY SA

Civic Hacking Hacking the City with Technology Seunghun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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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해커로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시민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것은 가장 소중한 기회 중 하나

입니다. 이번에 들려드릴 이야기는 ‘코드포서울’입니다.

2010년 열린 정부에 대한 그룹 스터디를 시작으로 코드나무는 그동안 해커톤, 보고서, 번역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2014년엔 본격적인 시빅해킹을 위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코드

포서울 커뮤니티를 만들게 됩니다. 5월16일부터 6월1일까지 보름여 동안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지

원을 받았습니다. 26명의 지원자가 모였고, 올해 9월 중순 기준으로 21명의 활동가가 참여하고 있습니

다. 매주 1회씩 활동가들이 모여 ‘밤에 모여 도시를 해킹하자’라는 의미의 ‘핵 나이트’(Hack Night)라

는 이름으로 현재 서울을 위한 총 3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치입니다. 선거 때만 되면 보이는 서울시 국회의원들은 평소 국회에는 잘 출석하고 있는지,

어떤 법안에 찬성 반대를 하고 어떤 법안을 발의했는지 등 평상시 의정활동을 잘 하고 있는지 일목요연

하게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시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안다면 국

회도 우리 시민 마음을 잘 알아주지 않을까요?

두 번째는 복지 관련 프로젝트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서울시에서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혜택들, 각

자치구별로 제공하는 모든 복지헤택들을 시민들 입맛에 맞게 보여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이 프로젝트

목적은 완벽한 서비스 형태를 제공하려는 게 아닙니다. 공공데이터가 시민들이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잘 개방돼 있다면 이런 방식으로도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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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eunghun Jang (slideshare), used under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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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정입니다. 1천만 서울시민을 위해 일하는 서울시장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한 해 200여개 프

로젝트를 관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당장 피드백이 필요한 프로젝트

들을 놓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각 프로젝트마다 민간 전문위원들이 그때그때 서울시장께 피드백을

전달하기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민간 전문위원들이 시장에게 적절한 조언과 외

부 요청을 전달하면, 서울시장은 해당 프로젝트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습니다.

코드포서울의 정지민 활동가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거창한 것을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능력

껏 최선을 다하고 싶다.” 코드포서울은 서울이 가진 모든 문제를 코드로 해결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가 가진 능력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21명의 활동가와 이렇게 서울을 위해 고

민하고 있습니다.

올 해 7월 독일에서 열렸던 ‘오케이 페스티벌’(OK Festival)은 전 세계 시빅해커들의 축제였습니다.

오픈데이터, 열린정부, 투명성 같은 오픈 문화가 주제를 이뤘습니다. 코드나무는 국내 열린정부 환경과

코드나무 코드포서울 등을 소개하고 해외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협력하기 위해 저를 포함해 활동가 3

명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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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eunghun Jang(Slideshare), used under CC BY 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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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나무 코드포서울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미국, 일본, 독일 등 11개국 단체들은 ‘모두를 위한 코

드’(Code for All)란 이름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오케이 페스티벌에

선 여기에 속한 각국 단체 활동가들이 한데 모여 서로 활동을 공유하고, 격려하고, 조언을 나누며 앞으

로의 협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전 세계, 각 도시간 협력은 단순한 의견 교환 이상으로 너무도 중요합니다. 역사가 다르고 문화가 다양

한 나라와 도시들이 모여 있지만 결국 도시들이 겪는 문제점과 접하는 사례들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보스턴에서는 겨울이 되면 폭설이 내려 길가 소화전이 눈에 파묻히곤 합니다. 그래서 ‘코드포보스

턴’은 ‘어답트 어 하이드런트’(Adopt a Hydrant)라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시민들 스스로 집앞 소

화전 주인이 돼 묻혀 있는 소화전 주변의 눈을 치우고 이를 지도 위에 표시하는 서비스입니다. 반면 하

와이에서는 해변가에 설치된 쓰나미 경보기의 전지 도난사고가 잦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픈소스로 공

개된 ‘어답트 어 하이드런트’를 수정해 ‘어답트 어 사이렌’을 만들었습니다.

주민들이 경보기 주인이 돼 전지를 감시하거나 없어진 전지를 직접 신고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을 가진 도시에서 생겨난 비슷한 고민을 같은 소스코드로 해결한 사례입니다. 흥미롭

지 않나요?

’코드포더캐리비안’(Code for the Caribbean)의 데이빗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코드는 가르치기

쉽지만, 열정과 의지는 가르칠 수 없다.” 오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이것입니다. 뛰어

난 개발자가, 오랫동안 기술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도 충분히 작지만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습

니다. 이미 좋은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면 훨씬 더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시빅해커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부터 저와 함께 시빅해커가 돼 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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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권최형욱한상기한종호이상훈송정희문효은김기중한수정김재연최석준장상미황수경김주원옥상문김희경김범준윤형중조희진한경철고두현이규진박충효이재연이선용권태환정혜윤한석주안석형조성도이아름

정다예이성근이은희백명현정수진주상필최지윤김지은양승엽오혜리오원석하주영송인혁김진선송강준이기원이하나임병훈최광선김상순홍은표김장명정원모오세찬주송미조미란이민지임영제김봉간김현수황지은

한승현서승욱이현지김애영홍재일최장현윤정민정호식최호남서일선구덕관이명진이미연김보라미문주원강철박성욱정서윤이예연김완수김태경정준성김수진권은실소의섭이규홍이현재김정관남상균조용현백우정

윤혜정서영태이충주권정현배성훈박유하박진호류기령김세미김미라박경오김인애김경은류재훈김성진서자헌이인희최석민이승은이기석김세연이충환김세창이나리정진호송인혁권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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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Commons 는 창작자들이 자발적인 공유 표시인 CCL을 자신의 창작물에 적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세계적인 공유 운동입니다. Creative Commons Korea 는 CCL 보급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공유와 개발의 문화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역에서 참여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오픈 커뮤니티 형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http://sharehub.kr

공유허브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공유 활동들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들과 운동을 소개하는 매거진이자, 공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http://codenamu.org

코드나무는 열린정부 실현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의 오픈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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