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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天池를 만나다-Crater Lake National Park

미국에서의 여름은 여행하기 좋은 때이다. 이것은 날씨가 좋아서도 아니고 이때

특별히 물가가 싸서도 아니다. 다만 대학을 비롯하여 모든 학교들이 방학이 되어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모두다 장기 여행을 떠나게 된다.

특히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나 방문연구로 온 사람들은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매료되고, 결국은 차에 요리할 것, 잠잘 것, 먹을 것 등을 싸서

서부로 서부로 향하게 된다. 우리도 그 서부로 향하는 대열에서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우리 가족은 이 시기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여행기회라고 생각하고

앨라스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미국의 11 개 주, 캐나다의 두 개의 주를 약 40 일에

걸쳐서 여행했다. 우리는 21 개의 국립공원(National Park)을 비롯하여 5 개의 국립

천연기념물(National Monument)을 방문하였고, 산에서 탠트를 치고 자기도 하고,

캠프사이트에서 캐빈을 빌려서 자기도 했으며, 하루 종일을 사막을 달리기도 하고,

하루 종일 숲에서 큰 나무를 바라보기도 했으며, 또 눈이 닿기도 힘든 아득이 먼 곳의

협곡을 바라보기도 했다. 때로 눈 덮인 산맥을 넘었고, 불타는 모래 길을 걷기도 했다.

미국 원주민이 살던 유적지를 살펴보기도 했고, 그들의 후예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많은 시간을 차 안에서 보냈지만, 각각의 공원에서 각각의 기념물에서

이 희한하고 납득되지 않는 대자연들에 가슴이 벅차고, 숨이 막혔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인간이 창조해내는 예술의 아름다움에도 숨이 차거늘, 하늘이 만든 이 대자연의 장관

앞에 뭐라 할 말이 있겠는가?

알래스카의 설산과 빙하, 끊임없이 녹아 내리는 방산들, 해가 지지 않는 북극의 여름!

알래스카는 나에게는 꿈의 목적지였다. 거기에 뭐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곳이 바로

해가지지 않는 곳, 만년설이 덮인 메킨리, 이누이트가 사는 곳, 나는 드디어

알래스카를 방문했고, 내가 생각한 꿈에 그리던 것을 눈으로 보았다. 그 많은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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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얼음과 눈, 페어뱅크스에서 아득히 멀리 보이던 메킨리 설봉, 지각변동으로

바로 앞에서 갈라져서 존재하는 많은 산들과 호수, 몸이 좀 불편했던 드날리 공원의

셔틀버스 운전기사, 돌아다니면서 만난 흑색곰과 갈색곰, 범고래와 바다사자, 여러

가지 새들과 산양 이 모든 것들이 하늘이 만들어서 우리에게 함께 하라고 보내준 신의

선물과 같았다.    

알래스카의 설산과 빙하 이누이트 기념관의 토탬

알래스카의 만년설 피오르드의 녹는 빙하와 유빙

호수에 비친 설산과 하늘 호수에 비친 설산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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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다닌 곳 모두의 모습과 느낌을 어찌 다 말로 하랴. 내가 이런 곳, 이런 것을

보았노라 하기만도 벅차다.

그저 간단하게 방문한 곳의 인상을 열거한다면, 옐로스톤 공원의 가이저, 캐나디

로키의 빙하와 빙하호수, 빅토리아 섬의 부챠트 가든, 아치 공원의 비와 바람과

태양이 만든 기기묘묘한 붉은 돌 조각들, 오랜 세월 콜로라도 강이 만들어낸 그랜드

캐년의 아득히 멀고도 장대한 협곡, 나바호와 호피인디언이 만들고 남겨둔

메사베르데의 절벽주거지(cliff dwellings), 수 천 년 빙하석과 바람이 만들어낸

그레이트 샌드둔의 모래언덕, 해수면 보다 낮은 데스벨리의 뜨거운 소금평원, 바람과

물이 만들어 낸 모뉴먼트 벨리의 기묘한 기념물들, 요세미티의 엘 카피탄과 하프돔,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놀라움을 넘어선 것, 즉 “뭐 이런 나라가 다 있나? 어찌 이

많은 장관이 한 나라에 다 모여 있나?”라고 부러워하는 것을 넘어선 감동을 주었다.

발길 닿은 모든 곳에 어디 하나 눈가지 않고, 마음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빅토리아섬의 부챠트 공원 밴프에서 만난 흑곰 가족

밴프에서 밴프에서 만난 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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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시어 NP 캠프사이트에서 본 노을 글레시어 NP 의 산과 호수

세코이야 공원의 그 큰 나무라니? 사람들은 나무 하나하나에 역대 지도자들의 이름을

붙여 놓기도 했고, 또 그 나무에 그럼직한 이름 하나씩 달아놓기도 했다. 우리는

용문사 앞의 은행나무의 나이와 그 오랜 세월의 서 있음에 늘 경외하는

마음이었는데, 세코이야 숲의 나무들은 그 둥치의 크기와 높이, 생김새의

외경스러움, 그리고 오래된 나이 모두가 우리 삶의 무한함과 자연의 의구함에 대한

경외를 불러일으킨다. 어찌 세삼스러우랴?

예로스톤의 가이저 테라스 옐로스톤의 가이저

여러 캐년을 방문했지만 그것들도 제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브라이스 캐년

(Bryce Canyon)은 화려하게 차림을 한 여성같이 부드럽고 다채롭고 아기자기

하다면, 시온 캐년(Zion Canyon)은 남성적이고 웅대하다. 깍아 지른 절벽같은 길을

셔틀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사람들이 왜 아브라함이니 이삭이니 하는 이름을

붙였는지 그리고 왜 시온캐년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된다.  마치 빗살무늬토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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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의 거대한 바위들, 회합을 하는 듯 모여있는 입석들, 시온

캐년은 성경의 한 장을 옮겨놓은 듯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시온 캐년의 성서상의 인물 바위 브라이스 캐년

캐년 랜드의 협곡은 청년의 모습 같다. 강하고 깊고 때로 엎드리고 때로 불끈

일어서는 듯한 모습, 그리고 협곡이 차지하는 면적이 어마어마해서 한눈에 볼 수

없는 것이 청년 앞에 놓인 미지의 미래 같다. 반면 그랜드 캐년은 성공한 장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망망하고 아득하지만 한눈에 그 이야기와 성공과 좌절과 실패를 다

보여주는 얼굴처럼, 그리고 끝내는 성공한 사람의 여유 있는 얼굴 같은 협곡이다.

남쪽에서 보는 것과 북쪽에서 보는 것이 다르지만 그 광대한 콜로라도 강의 역사,

지구내부에서 뭔가를 벌인 일이 아닌 지표에서 비와 바람과 강이 수 천 년 수 만 년

동안 만들어낸 협곡은 화산으로 만들어진 산과도 다르고 지진으로 갈라진 협곡을

보는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즉 갑작스럽지 않게 그렇지만 오랜 세월 끊임없이

변화해온 모습이랄까? 모나지 않은 사람의 인생같이 때로 굴곡이 있었더라도

갑작스럽게 유명해지거나 갑작스럽게 퇴락하지 않은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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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년랜드의 협곡 그랜드 캐년 남쪽에서 본 모습

수많은 기념물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자연이 빚어낸 아치내셔널

파크의 돌조각들, 거대한 벌판에 갑작스러울 정도로 간간히 서있는 기념물들, 미국은

땅이 넓어서 그런지 대자연이 아주 넓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듯, 아주 큰 돌로

조각을 한 듯 엄청 크거나 엄청 넓다.

아치 NP 의 기념물 모뉴먼트 밸리의 기념물

 그러나 나의 마음을 더욱 크게 흔들고 간 것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기도 했다. 아주

오래 전, 몇 백 년 전부터 그 척박하기 그지없는 땅에서 문명을 키우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던 미국 원주민들의 삶의 편린들을 보는 것, 왜 그들의 남아 있는 역사는 이

사막한가운데 있는지? 그 외의 장소에 남겨진 그들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고

어떻게 지워졌는지? 아직도 그들 삶의 지혜와 이야기들을 누군가는 이야기하고

있을지? 이런 질문이 계속 마음에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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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사 베르데의 클리프 드웰링 그랜드 캐년 타워에 그려진 인디언 상징

   

세코이야 공원의 세코이야 나무, 요세미티의 하프돔, 그레이트 샌드둔으 모래언덕

어디 그들뿐이랴? 그 후 이 거대한 땅 미국에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만든 도시와 길과 집과 기념물과 그들의 종교와 그들의 신념과 그들의 예술과

그들의 분주함과 그들의 소망과 그들의 좌절과 그들의 여전한 희망을 보여주는

조그만 마을에서부터 큰 도시에 이르기 까지 그 모든 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고,

사람이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사람이 살아갈 이 먼 나라 땅이다. 이국 땅의 문물과

창의와 고집과 새로움이 모두 의미 있는 만남을 나에게 주었다.

카멜 미션의 회랑,CA 카멜 미션의 성당,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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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 시의 오픈 핏 구리광산, 유타  솔트레이크 시티 몰몬교의 창시자 조각

우리가 들렀던 도시는 해수면 보다 일 마일이 높다는 콜로라도 덴버, 하늘에서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거대한 구리광산이 있고, 몰몬교의 성지 같은 유타의 솔트레이크

시티, 꿈결 같은 도시 켈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오로지 정치와 행정만 있는 것

같은 세크라멘토, 바다와 강이 만나는 오래곤의 포틀랜드, 춥지도 덥지도 않을 것

같은, 잠 못 드는 밤의 시에틀을 들렀다.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와 안개에 쌓인 금문교

그리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수많은 작은 마을에서 우리는 아침, 점심과 저녁을

먹고, 잠을 자고, 차에 기름을 넣었으며, 길거리 과일스탠드에서 체리와 복숭아

등속을 사서 먹었다. 그 모든 사막과 도시와 숲을 다니는 동안 맙소사 하늘에는 구름

한 점도 없었다. 여행하면서 그렇게 비를 그리워하기는 처음이었다.

최근까지 살아있던 화산인 세인트 헬레나 산의 화산 흔적, 화산재가 온 산을 덮고,

나무들이 옆으로 쓰러져 있으며, 강이 온통 화산재로 덥혀있어 회색의 커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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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판을 만들어 낸 것을 보면서 우리 발 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일들, 지구는 그

표면에서 수 천 년, 수 만 년 동안 생명을 자라게 하고 스러지게 했고, 그 안에서는

여전히 불길을 품고 있으며,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그 붉은 불을 토해낸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고, 이렇게 지구가 열기를 뿜어내고, 몸 속에 불길을 내뿜었던 현장을

방문했다는 것에 스스로 감동했고 대자연에 대한 외경심이 더욱 새로웠다.

화산이야기를 하니까 더욱 새롭게 생각나는 것, 수많은 곳을 다녔지만 내 마음에 큰

감동을 준 곳은 미국의 “백두산 천지인-크레이터 레이크 네셔널 파크”였다.

최근 백두산에서는 호수와 연결되는 사면이 무너지고 있는 징후가 있고, 호수 물이

뜨거워지는 등 산 밑의 마그마가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백두산은 우리 역사에

신령스러운 산으로 기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금강산과 더불어 이야기되는 곳이다. 그 백두산과 천지가 어느

날, 붉은 용암을 뿜어 올리며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바로 몇 년전, 바로 몇 백

년 전에 화산이 폭발하여 주변의 도시와 산과 강을 변하게 했던 현장을 보니 백두산의

갑작스러운 폭발이 적이 걱정된다. 백두산을 가보기가 어디 쉬운가? 북한을 거쳐

가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고 중국의 길림성을 거쳐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다. 하나같이 천지와 백두산의 장엄함에 대하여 가슴 벅차하면서

이야기한다. 어찌 그렇지 않을까? 반만년 우리 역사에서 늘 영산의 위치를 가져왔고,

한반도의 하늘같은 노릇을 해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내 마음에도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철들고 지금까지 사라진 적이 없다.

그래서 서부여행 중에 백두산을 닮은 산, 백두산 천지를 닮은 호수를 꼭 방문하기로

했고,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백두산을 닮은 산, 천지를 닮은 호수를 보았다. 그

시리도록 푸른 물과, 호수를 둘러싼 봉우리, 호수에 잠긴 하늘, 호수 안에 홀로 떠

있는 섬, 2 마일 가량을 걸어 내려가서 기어이 보트를 타고 호수를 돌아보는 사람들도

만나고 물에 비친 산과 하늘을 사진으로 찍기도 하였다.

오레곤 주에 있는 크레이터 레이크는 7700 년 전 마즈마 산(Mt. Mazama)의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거대한 칼데라호이다. 최장 직경이 6 마일(9.7km), 최고 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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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m, 호수 면의 해발고도는 1883m 이다. 호수 안에는 위자드 섬(Wizard)이 있고,

호수에 내려가기 위해서는 2.2 마일을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호수는 절대청정의 푸른빛을 내고 있으며, 이 빛은 태양에서 오는 빛 중 자외선에

가까운 푸른빛이 산란하여 만들어내는 빛이라고 한다. 21. 8 마일 (35.1km) 달하는

호수 테두리(rim)따라 걷는 사람도 있고, 차를 타고 돌아보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차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는 호수를 바라보고, 또 호숫가까지 내려가서 그 찬물에

발을 담가 보기도 하였다.

크레이터 레이크는 아마 백두산보다 조금 낮은 것 같다. 그러나 호수는 백두산의

천지보다 크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이 산을 마치 백두산처럼 여기며, 2 마일을

남짓한 길을 걸어 호수 가에 다다랐다. 거기에는 그 차가운 물에 수영을 하는 사람,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연도 희한하지만 이렇게 차가운 물에 뛰어드는

미국 사람들도 참 희한하기도 하다. 우리는 겨우 발만 물에 담가, 그 푸르디푸른 물이

발을 통해 온 몸에 퍼져 우리 마음속에도 깃들기를 바랐을 뿐 어디 그 추운 물속에 온

몸을 담글 생각을 하겠는가?

마침 우리는 거기에서 우리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그 호수를 찾은 오레곤 주에 사는

한 가족을 만났다. 그들은 백두산 같은 산이라 여기에 자주 온다고 한다. 마치

백두산을 찾아 온 것 같아서라고. 그들 가족사진을 한 컷 찍어주고 그 분들에게 우리

가족사진도 한 컷 부탁했다.

다시 2 마일을 걸어 올라갈 길이 아득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고, 태양은 눈 덮인

주변의 산을 아랑곳하지 않고 지글지글 타고 있었다. 발 밑에는 눈이 있어 시원 할 것

같지만, 하늘의 태양은 산 위로 눈이야 있든 없든 한여름의 열기를 온전히 우리에게

퍼 붓고 있었다. 먼지와 땀과 감흥이 범벅이 되어 우리는 2 마일 남짓한 길을 숨을

헉헉대면서 다시 올라왔다. 차를 타고 북쪽 도시로 향하는 동안 내내 눈 덮인

산자락과 푸르고 깊은 호수를 생각하며 우리는 “참으로 백두산 같지 않느냐?”, “

백두산을 가보기는 했냐, 비슷한지 안한지 어떻게 아느냐?” 고 하면서 한없이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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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렸다.  여기 그 영험한 듯한 호수의 모습을 올린다. 하늘과 호수가 한 몸이 되고 그

산자락은 마치 구름처럼 떠있다.

  

크레이터 레이크 내셔날 파크에 가기위해서는 서쪽에서 주간 5 번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US 62 번 하이웨이를 타고 접근하거나 동쪽에서는 US 97 번 고속도로에서

들어갈 수 있다. 근처에 큰 도시는 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지만 유진(Eugene)이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번 가보길 권한다. 아니 누구라도 한번쯤 가볼 만한 산이다.

미국에서 칼데라호는 와이오밍의 옐로우 스톤의 호수가 가장 크겠지만, 진정 산정에

있어서 화산호 같은 것은 크레이트 레이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 올린 사진은 모두 직접 찍은 사진임)

엄 연숙(PASS Visiting Scho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