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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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BEYOND THE ORDINARY 한국 헤비메탈 1호 시나위 리더 신대철 음원 유통 정상화가 한국 음악의 살길이다 정진영 배우가 아닌 시민으로서 말하기 모터사이클을 만든 할리우드 배우 HOW TO BE A GENTLEMAN 스타일과 품격을 위한 간략 가이드 DECEMBER 2015 KEANU REEVES MOTOR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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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BEYOND THE ORDINARY

한국 헤비메탈 1호 시나위 리더 신대철음원 유통 정상화가 한국 음악의 살길이다

정진영배우가 아닌 시민으로서 말하기

모터사이클을 만든 할리우드 배우

HOW TO BE A GENTLEMAN

스타일과 품격을 위한 간략 가이드

DEC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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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 R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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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로크로스 지독하지만 도전과 모험이 가득한 자전거 레이스가 시작된다.

60WELCOME! 키아누 리브스의 직업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할리우드와

관련 있죠. <레드불레틴>은 그의 다른 직업에 주목했습니다.

바로 모터사이클 제작자로서 리브스입니다. 그가 주도한

특별한 모터사이클에 관해 이야기입니다. 이 녀석의 몸값은

무려 8,800만원(7만8000달러)에 달합니다. 사실 가격이나

성능보다 우리에게 더 감동을 준 건 모터사이클에 대한

키아누의 열정과 환희였습니다. 그와의 인터뷰에서 ‘이성과

상식을 뛰어넘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감동과

환희를 선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뮤지션 신대철과 배우

정진영 역시 그런 사람들입니다.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아버지의 명성 없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배우 정진영은 선명한 자의식을 갖고 맡은

역할을 해석해냅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마련입니다.

<레드불레틴> 독자 여러분들도 바로 오늘 자신의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레드불레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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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에앉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키아누 리브스, 38페이지

THE RED BULLE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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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 리더 신대철내가 기쁘고,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그게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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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정진영좌든 우든 상관없다. 그저 자연스러우면 된다. 스스로의 나침반을 따르라.

72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생명을 구하기 위해 7000미터 높이에서도, 한밤중에도 늘 시간과 사투를 벌인다.

그냥 찍어라!12년, 5000여 번의 파티, 100만 장의 사진은 ‘코브라스네이크’의 마크 헌터가 걸어온 삶이다.

사막 마라톤제공되는 것은 물과 텐트뿐이다. 참가자들은 모닥불을 지필 나무도 직접 구해야 한다.

AT A GLANCE

GALLERY

12 12월의 갤러리

BULLEVARD

19 신사 되기 몇 가지 기본 규칙만 지키면

누구나 신사가 될 수 있다.

FEATURES

26 에어 체르마트험준한 산세의 알프스에서 생명을 구하는

최고의 산악 구조 팀.

38 키아누 리브스영화배우가 아닌 커스텀 모터사이클

제작자로서 키아누 리브스를 만났다.

46 사막 정복자들사하라 사막을 6일 동안 달리는 이들이 있다.

52 신대철한국 메탈 밴드 시대를 연 신대철이 음원

유통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60 사이클로크로스 투지를 시험하는 혹독한 자전거 레이스.

68 히어로독특한 사고와 철학을 가진 12월의 영웅들.

74 Nightlife Cobrasnake사진 작가 마크 헌터의 카메라에 담긴 세계

곳곳의 심야 파티와 공연 현장, 그 열기.

ACTION!

81 WHEN, WHERE, WHAT 여행, 모험,

라이프스타일, 음악, 영화, 이벤트, 그리고

영하의 추위에서 살아남는 법.

92 BOND WATCH 우수한 기능으로 제임스

본드와 함께 임무를 수행할 만한 시계들.

98 MAGIC MOMENT 헬기 vs 드리프트 카.H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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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ORS INSIDE THIS ISSUEDECEMBER 2015

WHO'S ONBOARD

BACKSTAGEBEHIND THE LENS

NOAH DAVIS‘트루 그릿 취재 당시 노아 데이비스는 말했다. “사이클로크로스에서 달리는 부분은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 외의 모든 것은 투쟁의 연속입니다.” 그의 작품은 <뉴요커>, <뉴욕 타임스> 등 여러 매체에 실렸다. 60페이지.

세계 최고의 구조 파일럿과 함께.

키아누 리브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영화 산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키아누와

일하기를 좋아한다. 그는 이미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성이

좋은 배우로 정평이 나 있고, 언제나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촬영은 하루 일정이지만 여러 시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두 곳의 촬영 장소, 갖가지 장비를 갖춘 여러 대의 트레일러,

수도 없이 갈아입어야 하는 의상 등 길고 복잡했다.

그는 최고의 카메라 앵글과 최고의 조명 아래서 최고의

사진을 얻기 위해 사진작가 피터 양에게 적극 협조했다.

키아누가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타고 폐쇄된 군사기지를

달리는 모습은 근사한 사진으로 남았다. 38페이지.

배우×훈남×바이커=키아누 리브스

레드불레틴은 현재 11개 나라에서 발행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남성 매거진입니다. 12월 멕시코판에는 개국 7주년을 맞이한 라디오 방송국 '판아메리카나'가 소개됩니다.

모든 콘텐츠는 redbulletin.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핀란드 출신 사진작가 티로 리포는 남극 탐험대와 동반 취재한 경험도 있고, 스노보드를 타고 알래스카의 산을 내려오는 모험가들을 취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위스의 산악구조 팀 에어 체르마트를 취재한 기사만큼 그를 감동시킨 글은 없었다. “그분들은 출동할 때마다 목숨을 내놓습니다. 그분들은 저의 영웅입니다.” 26페이지.

“진정한 영웅을 소개합니다.”TERO REPO

MARK HUNTER마크 헌터는 겨우 열일곱 살 때부터 밤에 펼쳐지는 삶의 다양한 면들을 다룬 전설적인 블로그 thepolaroidscene.com을 시작했다. 케이티 페리의 개인 파티 사진과 함께 그의 성공에 감추어진 비밀을 74페이지에서 공개한다.

THE RED BULLETIN AROUND THE WORLD

바이크와 한 몸이 된 키아누 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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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BEYOND THE ORDINARY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빨리 달리기인간의 한계 어디까지인가

김자인인생의 완등에 도전하라

한국 야구?미국 야구?

야구는 야구다!

강정호

KING KANG

서핑 파라다이스

마다가스카르 최고의 파도에

도전하다

FirstIssue!

redbulletin.com

Visual StorytellingBeyond the ordi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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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bullet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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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 COLOURS

SCHLADMING, AUSTRIA사진: 필립 플래처

오스트리아 출신의 알파인 스키 레이서 마르셀 히르셔(26세)는 흥미로운 이벤트로 올해를 시작했다.

지난봄 오프시즌에 자신의 홈 슬로프(슐라트밍 인근의 라이터랄름 산)에서 화려한 색상 사이를 누빈 것이다.

스키 폴에 잉크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슬로프에 오른 히르셔는 이렇게 말했다. “기문을 통과할

때마다 피어오른 컬러 연기가 시야를 방해했지만, 거의 레이싱 스피드로 스키를 탔죠.”

블로그: marcelhirscher.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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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RETE CONQUEROR

OSAKA, JAPAN사진: 캐머런 마킨

라이더 로손, 호주 시드니 출신, 열여덟 살, 프로 스케이트보더. 참고로 라이더(Ryder)는 이름이지 라이더(Rider)가 아니다. 그는 색다르고 진기한 장소에서 플립

트릭을 선보이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올여름에는 <사무라이 세션>이라는 비디오 시리즈 촬영을 위해

일본을 방랑하며 톱 스케이트보더로서의 재능을 뽐냈다.

더 많은 정보: instagram.com/ryderlaw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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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ROCK STARSVIRGIN, UTAH, USA사진: 딘 트레믈레드불 램페이지(Red Bull Rampage)는 세계에서 가장 거친 산악자전거 이벤트이자 엘리트 라이더를 구분하는 궁극의 테스트다. 미국 선수 라이언 하워드(사진)가 유타 주 남서쪽의 작은 마을 버진 인근에 있는 사암 능선의 9층 빌딩 높이에서 점프해 착지하거나, 20미터 폭의 크레바스를 뛰어넘는 것과 같은 용기가 필요하다. 레드불 램페이지 우승자는 그런 일을 멋지게 해낸 사람이다.

2015 레드불 램페이지 영상: redbull.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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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매판입수 주 널셔내터인스심 7757-35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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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감인 남자만인의 연인 샘 클라플린은 “신사가 여자를 얻는다”는 말을 증명해주는 표본이다

그는 신사의 전형이다. 클래식한

느낌의 세련된 의상, 그러나 지나치게

아버지와 똑같아 보이지는 않는

유연함까지 갖추었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슈트로 쏙 들어간 듯

보이기도 하지만 영화 <헝거 게임>

의 스타 샘 클라플린은 신사로서

옷 입는 매너를 확실히 보여준다.

이 영리하고 매력적인 외모를

갖춘 영국 출신 스타는 중요한

황금률을 잘 알고 있다. 즉 자기

옆의 여성이 과하게 입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입어야 한다는

것. 여기서 잠깐. 스물아홉 살인

그의 옆에 있는 여성은 2년 전에

결혼한 여배우 로라 해덕을 말한다.

신사의 교양: 샘 클라플린 같은 신사는 자신의

여자와 어머니를 동시에 행복하게 한다. 하지만

그들이 행복해하는 이유는 각각 다르다.

신사 되기 – 클래식한 매력과 스타일에 대한 약간의 조언만 받으면 가능하다.

BULLEV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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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대 남성은 전통적인 신사에게서 배워야 한다. 스타일과 품격을 위한 이 간략 가이드를 따르도록.

그러나 명심할 것. 언제 룰을 깨뜨려야 하는지 알아가는 것이 진짜 예술이란 사실을.

HOW

TO BEA

GENTLEMAN

12

6 레이디 퍼스트레이디 퍼스트다. 언제나 처음부터 끝까지.

7

청결하라신사는 언제나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듯 깔끔한 얼굴과

옷맵시를 유지해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거리끼는

구석이 있는가? 데오도란트를

사용하는 센스를 발휘하라!

3입은 다물고 귀는 열어라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말하게 두라. 그리고 열심히 귀를 기울인 뒤 그 보상을 거둬들이라!

인내

하라

신사는 긴 게임의 가치를 안다. 사업상의 거래든 연인과의 데이트든, 신사는 길게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기다림이 답이다.

기사도는 죽지 않았다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고, 코트를 입고 벗을 때 도와주고, 그녀가 원하는 것을 먼저 주문하게 하라. 당신의 시선은 이따금씩 배회할지언정 당신의 발은 언제나 그녀를 위해 그 자리에 있음을 확신케 하라!

CAN TALK

마음을 열어라 마음을 열고

이 세상의 다른 남자들에 대해

배우자. 직접 할 수 없다면 책이나

잡지를 통해서라도 배우라!

진짜 신사가 되기 위한

출발은 <레드불레틴>

하나로 충분하다.

경계하라주변의 신사들을 경계하라. 매끈한 가면 속에 악마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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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게 마셔라신사는 병나발을 불지 않는다. 캔은 괜찮다.

한 모금 마셔도 될까요,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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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를 위해 태어난 여자우리는 이렇게 말하련다: 크리스티나 헨드릭스에게 걸맞은 배역을 허락하라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그녀가

왜 아직도 007 영화의 배역을

제안받지 못한 걸까? 이미 열여덟

살에 피어스 브로스넌과 함께

비자카드 광고로 알려진 헨드릭스.

미드 <매드 맨>의 주연배우인

그녀는 여전히 속옷 밑에 무기를

숨긴 채 의미심장한 이름을 가진

신비로운 이중 스파이 역할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지금까지 그런

배역을 필요로 하면서도 그녀에게

제안하지 않았다면, 그건 범죄다.

아름다운 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오피스

매니저 조앤 역으로 <매드 맨>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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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입은 옷이 바로 당신이다

당신의 스타일이 당신이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보다 더 큰 울림을 갖는다.

신사가 지켜야 할 기본을 알아보자.

Beard다음 세 가지 수염이 아니라면 없는 게 낫다.

긴 수염: 관리를 잘했을 때만 용납된다. 어서 수염용 빗을 하나 사자.짧은 수염: 초보자일 때 일주일에 한 번씩 트리머로 정리한다.팔자 수염: 용감한 사람만 가능. 끝을 살짝 꼬는 것을 잊지 말자.

T-shirt너무 헐렁하지 않게!

브랜드: 당신 몸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유명한 디자이너의 제품이라 해도 소용없다.프린트: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게 아니라면 아무런 프린트가 없는 티셔츠도 좋다.로고 없는: 클래식하고 요란하지 않은 것으로, 단색 톤이 좋다.

Jacket맞춤 재킷: 신사의 상징.

소재와 색상, 그리고 핏에 이르기까지 점잖은 재킷보다 더 중요한, 그리고 합당한 것은 없다. 한 가지 더. 패턴이 은은할수록 더 좋다.

Mobile phone바지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고 다니는 것은 범죄다.

주머니에 넣어도 괜찮은 유일한 전화번호는 냅킨에 립스틱으로 쓴 것.

Shoes구두 컬렉션은 스포츠 백과 어울려야 한다.

최고의 선택: 격식이 요구될 때: 옥스퍼드가을에: 레이스업 부츠쉬는 날에: 스니커즈가장 중요한 것: 편안함

Sportswear팀 유니폼의 문제

그 팀의 팬도 아니면서 그 팀의 유니폼을 입어도 될까?

그건 아니다! 스포츠를 추구한다는 것은 장비나

의상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Pullover신사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여가에 운동을 하는 사람이든 집에서 뒹구는 사람이든 클래식 스웨터 한 장쯤은

있어야 한다. 다양한 컬러를 시험해보자. 블랙과 그레이는 어떤 바지에나 잘 어울린다.

Socks화려한 컬러에도 레드카드는 없다

다리를 약간이라도 노출시키고 싶다면 컬러풀한 양말로 톤을

정한다. 의상과 대비되는 밝은색을 권하고 싶다.

다만 길이를 잘 선택하는 것이 키포인트!

Jeans클래식 오브 클래식

누구나 아주 오래된 스트레이트 레그의 블루진 한 벌쯤은 가지고 있다. 이런 진은

스키니 힙스터 종류보다 활용도가 높다. 배기 진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다.

레드 스니커즈 효과

유행이나 관습을 깨는 것이 그 사람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다. 신사라면 드레스 코드를 알아야 하지만, 파격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머지않아 빨간 슈트 바지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은 베컴을 보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데이비드 베컴은 스포티한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영화 <앵커맨>에서 윌 페럴의 슈트는 취향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DAY-OFF DRESS CODE 대세 거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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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 프랑크 레이카르트는 신사적인 축구 감독으로 변신해가고 있다. 하지만

1990년 월드컵에서는 악동 짓을 했다. 루디 푈러의 금발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

목 조르기 2011년 AC 밀란의 주전 젠나로 가투소가 상대 팀 토트넘의 조 조던 감독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러고 얼마 후에는 조던 감독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그 후로 이탈리아에서는 ‘가투소의 자식 같은’이라는 불쾌한 표현이 생겨났다고.

헐크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미겔 에레라는 화가 나면 괴물이 된다. 괴물만 되고 말면

그래도 괜찮겠는데, 그는 올여름에 기자를 협박하고

폭행해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

고자질 앤디 머리는 생방송 중 데이비스컵 대회의 동료였던 도미닉 잉글롯이 여자 친구와 파티에 갔다고 폭로했다. 당시 잉글롯의 진짜 여자 친구는 도미닉을 기다리고 있었다.

본받지 말아야 할 남다른 신사들만의 리그거칠고 성마른 스포츠 세계에서도 필드를 지배하는 철학은 품위와 정직. 대개는 그렇다. 하지만 여기 소개하는 몇몇 신사는 스포츠맨십에도 어두운 영역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골적으로.

방귀쟁이 드와이트 하워드는 경쟁자들에게 겁을 주는 확실한 방법을 아는 듯하다. 장에 가스가 차서 고생한다는 것을 트위터에 공개했으니 말이다. 코트의 뜨거운 열기로도 부족했던 모양이다.

뱀파이어 벌써 세 번째. 루이스 수아레스는 사람을 깨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울 때도 되지 않았을까? 집에서 배불리 먹지 못해 그러는 걸까?

아나키스트 지난 7월, F1 월드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이 처음으로 윔블던 테니스의 로열박스에서 퇴짜를 맞았다.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윔블던 테니스를 관전하는 자리인 로열박스는 드레스 코드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격식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온 그는 결국 입장을 포기해야 했다. 해밀턴으로서는 마치 기사 작위를 받을 기회를 날린 것과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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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LEV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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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 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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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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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KA

INR

ATH

안녕하세요!끝이 다가오는 것이 보일

때면 신사는 언제나 선물을 준비한다.

THE LUX IPHONE 6 PLUS황금에 다이아몬드를 박은 수천 달러짜리 폰을 선물하면, “그만

헤어지자”는 문자를 보내도 그녀가 당신을 증오하지 않을 것이다.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몬티 파이튼이 그녀를 위로해줄 것. 다만 그녀가 휘두를 수 있도록 앨범을 비닐봉지에 담아주도록.

개구리 커밋당신에게도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커밋이 멋진 왕자로 변할지도 모르지.

디트마르 카인라스 카툰

RIGHT!

사라져버린 수다의 미학작업을 걸 때 두 사람이 필요한 까닭: 한 사람은 참을성 있게 들어줘야 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자신을 완벽하게 바보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THE ALPHA MALEZLATAN IBRAHIMOVIC

신(God) 콤플렉스가 있는

축구 선수

MR NICE GUYED SHEERAN

옆집 소년 같은 싱어송라이터

THE REBELMILEY CYRUS

그녀의 틈새시장? 당신이

엉덩이를 털게 하는 키디 팝.

THE PARTY GIRLCARA DELEVINGNE

그녀는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면서 남성을 꿈꾼다.

PLAIN JANEANASTASIA STEELE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애나는 거친 사랑을 원한다.

THE PLAYBOYBARNEY STINSON

시트콤 <HIMYM>에

나오는 모든 픽업 아티스트

“당신은 의사를

만나보는 게 좋겠네.”

“음∙∙∙ OK.

하지만

내 여동생이

아니라 당신 부인과

함께 가고 싶어.”

“귀여워라!

나는 빨간 모피

장난감을 좋아해.

네 귓속에 혀를 좀

넣어도 될까?”

“아하! 수줍은 남자들이

침대에서 더 쉽게 ‘끝난다’는

뜻이지?”

“헤이, 나도 한두 번 정도 부딪치는 건

좋아해.”

“당신 정말로 여자들과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는 거야?”

“미안. 난 좀 더

단단하고

묵직한 것에 끌려.

내 음악 취향도

그렇고.”

HE SAYS…

HE IS…

SHE ANSWERS…

한 명의 플레이보이가 한 명의 S&M 팬과 두 명의 또 다른 가상의 짝을 만났다.

“당신, 책임 보험 들었지? 당신이 방금 내 바지 속에 충돌 사고를 일으켰거든.”

“제발 돌아와줘. 이번에는 당신 여동생도 함께.”

“수줍은 남자들이 밤에 더 끝내주지.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니까.”

“나는 레킹 볼(Wrecking

ball)로 어디를 겨누어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알았어. 그런데

당신은 여기서 기다려.”

SHE IS…

WRONG!

24 THE RED BULLETIN

BULLEVARD

Page 25: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THE

KOBA

L C

OLL

ECTI

ON

(3)

어떤 계절에나 어울리는 명언제임스 본드의 위트 넘치는 대사는 거의 컬트 수준의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그 대사들이 지금도 적합할까? 노골적으로.

“입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입고 있는 것은 정말 아슬아슬하군요.”숀 코너리가 질 세인트 존에게<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1971년

진정한 섹스어필에는 신비로움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 요즘같이 포르노가 난무하는 시대에 신사는 마치 부싯깃 같은 아슬아슬하게 자극적인 요소를 선호한다.

은행원: “그 돈을 가지고 걸어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드리지요, 본드 씨.”본드: “난 당신에게 살아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소.”

피어스 브로스넌<007 언리미티드>, 1999년

첫째, 신사는 부패하지 않는다. 둘째, 금융 위기의 여파로 이제 힘의 균형이 기존의 패러다임과는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일 때가 되었다.

펠리카: “당신은 매우 의뭉스럽군요, 본드 씨.”본드: “오, 그렇게 사는 게 내 명줄을 늘이는 방법이라는 걸 발견했지요.”

로저 무어<나를 사랑한 스파이>, 1977년

냉전은 끝났을지 모르나 비밀 요원에 대한 호기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신사는 자신의 섹스 라이프에 대해서는 어떤 글도 올리지 않아야 한다.

제임스 본드가 술을 마시는 장면은 영화 한 편당 평균 12회 정도 나왔다. 10분에 한 번꼴이다. 건배!

제임스 본드가 즐겨 마시는 술은?

Vesper Martini<카지노 로얄>에서 이언 플레밍의 오리지널 레시피. 고든 진 3, 보드카 1, 키나 릴레(Kina llillet) 1/2의 비율로 섞는다. 젓지 말고 흔들어라! 레몬 껍질과 얼음을 곁들여라.

Vodka007이 최근에 선택한 술은 폴란드산 고급 보드카 벨베디어. 탁월한 선택이다. 제임스 본드로서는 러시아산 술을 마신다면 배신의 맛이 씁쓸하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Beer본드라고 항상 흔들어 마시는 마티니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스카이폴>에서는 하이네켄 맥주로 갈증을 다스렸다. 클래식 맥주는 새로운 샴페인이니까.

긴 총신을 뺨에 대고 있는 제임스 본드. 1960년대에도 지금처럼 사이즈가 중요했다.

THE RED BULLETIN 25

BULLEV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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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은 험준한 산세의 알프스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발 7000미터 높이에서도, 한밤중에도 시간과 사투를 벌인다. 글: 아드레아스 로텐슐라게르 사진: 티로 리포

마터호른에서 활약하는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 격납고에서 정상까지 단

7분 만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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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RI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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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에서 윈치 트레이닝을 하는 모습. 노련한 구조 파일럿은 200미터 길이로 늘어뜨린 로프를 수건 한 장 크기의 오차 한계로 목적지에 안착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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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에어 체르마트

매년 평균 구조 비행 횟수.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은 아홉 대의 구조용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다. 1500회 중 700회 정도는 일반적인 등산로나 스키 슬로프를 벗어난

위험 지역으로 출동한 것이었다.

1,500 출동 횟수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전속 헬기 조종사 수. 이 외에도 8명의 구급대원과 15명의 정비사, 60명의 프리랜서 의사가

함께한다. 기지는 체르마트의 헬리포트에 있다.

10 파일럿

에어 체르마트 구조 헬기가 올라갔던 가장 높은 고도는 7010미터로, 2010년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에서 다니엘 아우프덴블라텐이 세운 기록이다.

7,010 최대 고도

구조자 최저 체온 기록. 다행히 이 조난자는 생존했다.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수석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중에 담당 간호사와 결혼했죠.”

18.9 최저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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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 빙하에서의 구조 활동.

구급대원이 헬멧에 장착된 헤드셋을 통해 파일럿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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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발레 알프스에서 부상당한 사람을 이송하고 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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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체르마트의 파일럿들은 산악 비행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엘리트다. 언제나 이륙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 헬리콥터는 한계 고도인 6000미터 이상을 비행하기도 합니다. 공기가 매우 희박하죠. 헬리콥터 날개가 받는 저항이 훨씬 작고 양력도 작아집니다.”

체르마트에서는 안전을 위해 일부러 눈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럴 때면 헬리콥터에 폭약

전문가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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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구급대원이 긴 로프를 타고 조난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헬리콥터에 고정된 로프는 최대 268미터까지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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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콥터 조종사인 톰 파매터가 경험한 가장

위험한 구조 임무는 2005년에 있었던 일이다.

사고는 바람막이 점퍼 한 벌 때문에 발생했다.

당시 35세였던 파매터는 스위스 알프스의

론 빙하 기슭에서 추락한 등산객을 구조하러

출동했다. 구조 요청이 들어왔을 때 그는

편대의 격납고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격납고는 제네바에서

동쪽으로 240킬로미터 떨어진 스위스의 산악

마을 체르마트에 있다.

파매터가 주홍색 유로콥터 EC135의

조종석에 앉았을 때 사방은 이미 깜깜한

밤이었다. 의사 한 명과 구급대원들이 그의

뒤를 따라 탑승했다. 파매터는 시동을 걸고

야시경을 썼다.

산악 비행은 극도로 위험하다. 한 줄기

바람에도 헬기가 크게 흔들린다. 산 위에서

떨어지는 바위는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밤이면 불빛이 거의 없기 때문에 거친 산악

지형에서 정확한 지향점 하나 없이 헬리콥터를

조종해야 한다. 파매터는 이런 구조 임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무섭죠.”

“빙하 기슭에 도달했을 즈음에는 야시경 속

시야가 괴기 영화의 장면 같았어요. 그날

밤에는 달빛 한 줄기도 없었기 때문에

야시경이 증폭시킬 만한 빛조차 없었던 거죠.

눈에 보이는 건 약간의 초록색이 섞인

검은색뿐이었어요.”

파매터는 기슭을 따라 낮게 날기 시작했다.

야시경의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빙하 어디선가 점점

얼어가는 조난자가 있었다.

“그때 론 계곡 전체에 송전선이 설치되어

있으니 그걸 따라가면 빙하에 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파매터는 헬기의 전조등을 켰다. 비행하면서

계곡 전체를 밝게 비추기엔 빛의 범위가 너무

좁았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 굵기 정도인

송전선을 따라갈 수는 있었다. 파매터는 송전선

야시경조차 도움이 안 될 정도로 깜깜한 허공에서 헬기 조종사 파매터는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저 위 빙하에서 한 사람이 얼어가고 있다면.

에어 체르마트의 수석 의사 악셀

만(오른쪽)과 환자를 보살피는 구급대원.

위로 3미터의 고도를 유지하며 그야말로 한 발

한 발 더듬어나가듯이 비행했다. 전선이

나침반이었고, 헬기 전조등은 지팡이였다.

30분 후 구급대원들이 조난자를 헬기

안으로 끌어 올렸다. 파매터는 헬기를 돌려

모두 안전하게 귀환시켰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헬기의 연료는 거의 바닥 나 있었다.

“다음 날 우리가 구조했던 남자한테서

사고의 전말을 들었어요. 등산로를 올라가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바람막이 점퍼가

날아가서 안전 울타리 밖으로 떨어졌다는

거예요. 285달러나 주고 산 거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그걸 다시 주워 오려고 울타리를

넘다가 추락했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출동하게 된 거고요.”

조난의 원인 때문에 화가 날 때는 없을까?

파매터가 대답했다.

THE RED BULLETIN 35

Page 36: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운이 좋은 날은 거울을 보며 ‘오늘은 열

명이나 구했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운이 나쁜

날은, 사망자가 발생했으니 시신 가방을

가져가라는 통제실의 지령을 받기도 합니다.”

파매터는 파일럿으로서 운이 좋은 날도 많이

겪었지만, 너무나 운이 나쁜 날도 겪었다.

산에서 사망한 어린이의 시신을 수습해서

돌아오던 날에는 헬기 조종석에서 내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 날은 어떻게 극복할까?

“뜁니다.” 파매터는 담담하게 말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뛰기 시작하다가 지쳐서 더

이상 뛸 수 없을 때까지, 무너지듯 침대 위에

쓰러질 때까지 뜁니다. 다음 날 아침이 오면

다시 일어나 조종석에 올라가 앉는 거죠.”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활동 영역은 발레

알프스인데, 높이 3900미터가 넘는 봉우리가

모두 41개나 된다. 에어 체르마트는 매년 평균

1500회 구조 비행에 나선다. 등반객이 사고를

당해 등반로를 이탈한 경우에는 산악 안내인을

부른다. 계곡에서 안얀 트루퍼의 휴대폰이

울린다. 에어 체르마트에서 가장 고참 산악

안내인인 그는 이 마을에서 자랐고,

마터호른에만 150번 이상 올라가본 사나이다.

응급 상황에는 헬리콥터가 그의 집 뒷마당에

착륙하기도 한다. 올해 40세인 트루퍼는 구조에

나설 때면 크램폰, 하켄, 슬링을 갖춘다.

아우프덴블라텐이 네팔의 안나푸르나를

비행하며 구조 비행으로는 가장 높은 고도인

7010미터를 기록했다. 아우프덴블라텐과

리처드 레너(당시 함께 출동했던 산악 안내인)

는 항공 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로부터 항공

영웅으로 선정되었다.

에어 체르마트의 파일럿이 되려면 5년 동안

훈련받아야 한다. “처음에는 마터호른 지역

전체를 비행하고 나서 화물 적재 비행을

연습합니다. 나무 둥치, 파이프, 젖소 등을 싣고

비행하죠. 처음으로 헬기 윈치에 구급대원이

조난자를 매달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그

조종사는 세상 어느 구조 파일럿보다 경험이

많아집니다.”

파매터는 200미터 길이의 구조 로프

끄트머리를 수건 한 장 크기의 오차 범위로

정확하게 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헬리콥터의

비행 각도를 풀밭의 잔디 상태에 맞추기까지

한다. 그가 할 수 없는 것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결정이다.

산악 구조 팀은 얼음 속에 갇힌 사람을 꺼내기 위해 DIY 숍에서 구입한 전동 드릴로 얼음을 쪼개기도 한다.

“없습니다. 사실 왜 조난을 당했는지

물어보지도 않으니까요. 나는 헬기 조종사고,

내가 할 일은 우리 구조 팀을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일이니까요.”

올3월의 어느 쌀쌀한 아침.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헬리포트는

마을 끄트머리에 있다. 낡은

소파와 좁은 주방이 있는 구조

팀의 콘퍼런스 룸에서는 주방 세제와 커피

냄새가 났다. “산악 비행은 매우 복잡합니다.”

구조 헬기 조종사 경력이 20년이나 되는

파매터가 설명했다. “뭘 알고 모르고가 문제가

아니죠. 본능과 통합적 사고 능력이 필수입니다.

물론 오랜 경험도 필요해요.”

1968년 에어 체르마트를 설립했을 때 처음

도입한 헬리콥터의 격납고는 나무로 지은

허름한 헛간 수준이었다. 1971년에 첫 구조

임무로 출동했을 때의 조난 장소는 아이거

북벽이었다. 2010년 동료 다니엘

플라이트 어시스턴트가 체르마트 헬리포트에서 벨 429 헬기의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계곡의 안개 때문에 이륙이 지연되고 있다.

36 THE RED BULLETIN

Page 37: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트루퍼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할 때가 많은데, 그에게도

크레바스에 빠진 조난자를

구출하는 일은 여전히

고난이다. “V자로 형성된 틈새에 사람이 빠지면,

사람의 체온 때문에 얼음이 서서히 녹고,

그래서 조난자가 빙하 속으로 더 깊이 빠지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조난자는 얼음 갑옷을

입는 셈이고 체온은 더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크레바스에 추락한 조난자를 구조하라는

지령이 떨어지면 구조 팀은 발전기를 챙겨

출동한다. 구조대원이 로프를 타고 크레바스

안으로 내려가 얼음을 파거나 깎아내고

조난자를 구조한다. 이 작업에는 가정용 DIY

공구점에서 파는 전동 드릴이 가장 적합하다.

그가 겪은 가장 위험한 구조는 뭘까?

“1999년에 테오둘 빙하로 출동했을

때였어요. 스노보더가 크레바스에 추락했는데,

로프를 타고 내려가보니 좌우로 엄청나게 큰

고드름이 달려 있었어요. 발만 디뎌도 몇

구조 파일럿 톰 파매터(왼쪽)가 경험한 가장 위험한 임무는 2005년 론 빙하에서 수행한 일이었다.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대장 제롤드 바이너(오른쪽)는 에베레스트에서 시신을 수습해 오기도 했다.

톤짜리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나갈

판이었습니다. 그 고드름 사이로 돌아서

조난자에게 접근해야 했는데, 마치 미로를

헤매는 것 같았죠. 어느 순간 내 머리 위에서

쏟아지던 빛줄기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럼에도 트루퍼는 조난자에게 접근했다.

지하로 70미터나 내려간 지점이었다. “조난자가

크레바스 벽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핏자국을 따라가서 찾았죠.”

트루퍼는 조난자의 엉덩이에 삼각 슬링을

둘러 묶고, 위에 있는 동료들에게 무전으로

알렸다. 구조 팀은 천천히 조난자를 지상으로

끌어 올렸다. 그 스노보더는 다행히도

살아났다. 그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인생에 대한 태도가

달라집니다. 일상의 모든 일에서 짜증이나

분노를 덜 느낍니다. 이웃 사람이 더 좋은 차를

사도, 아침에 일어나 우유가 없다는 걸 알게

되어도 말이죠. 크레바스에 한번 갇혀보면 어떤

일이 진짜 화를 낼 일인지 알게 됩니다.”

에어 체르마트 구조 팀의 사장 제롤드

바이너는 산악 구조 경력이 25년이나 된다.

그는 스위스의 구조 기술을 세계의 여러

고산지대에 수출한다. 2010년부터 네팔의 구조

파일럿을 훈련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우리 헬리콥터는 한계 고도인 6000미터

이상을 비행하기도 합니다. 공기가 희박한

고도에서는 헬리콥터 날개가 받는 저항이 훨씬

작고 양력도 작습니다. 이런 고도에서 착륙할

때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기체를 제어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높은 고도에서는

헬리콥터가 충분한 힘을 내지 못하거든요.”

바이너가 설명했다.

바이너는 6500미터 높이의 에베레스트

캠프2에서 사망한 등반가의 시신 2구를 수습해

오기도 했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다울라기리에서는 다섯 명의

등반가를 안전하게 구조했다.

에어 체르마트는 매년 수백 통씩 날아오는

지원서를 검토한다. 그는 동료들의 생명을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믿음이 가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가 늘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지난번 직장에서는 주방 청소를 얼마나 자주

자원했나?”

바이너는 산악 구조대원이라면 무엇보다

동료애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 직업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킵니다.” air-zermatt.ch

THE RED BULLETIN 37

Page 38: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글: 앤 도나휴 사진: 피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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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 모터사이클 마니아 키아누 리브스. 모터사이클 제작자 피오니어 가드 홀링거. 이들이 하나로 뭉쳤다. 강철과 탄소섬유로 만든 바퀴 달린 총알 모터사이클. 대중에 공개되기까지 10년이라는 긴 세월의 인내와 협력이 필요했다.

A N G E LSA R C H

Page 40: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Page 41: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그녀석이 가까이 달려올 때면 소리가 먼저 들린다. 저 멀리서부터 목이 쉰 듯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도로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창고의 벽을 타고 울린다. 낮고 거친 음색으로 으르렁거리는 모터사이클의 포효다. 마음을 헤집고 파고든다. 하지만 라이더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동차 도난 경보 장치 따위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온통 검은색으로 차려입은 그가 도로를 벗어나, 더블 도어가 열려 있는 어느 한 건물의 로비로 쑥 들어간다.

그렇다고 놀랄 건 없다. 거리낌이 없는 그의 행동은 그가 바로 그

건물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언제든 그가 원할 땐 모터사이클을 탄

채 입구의 안내 데스크를 자유롭게 지나갈 수 있다. 그야말로

레드카펫의 ‘스타다운’ 입장이다.

키아누 리브스(50세)가 헬멧을 벗고 활기찬 목소리로 “차오!”

하고 외치는 것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리브스가 타는 모터사이클은 아치 모터사이클 컴퍼니가 제작한

KRGT-1이다. 이 모터사이클이 ‘그의 것’이라는 말은 그가 ‘샀다’는 게

아니라 그가 ‘만들었다’는 의미다. 키아누 리브스는 아치 모터사이클

컴퍼니의 공동 설립자다. 다른 한 사람은 커스텀 모터사이클

제작자로 이 분야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가드 홀링거. 두 사람은

이제 막 모터사이클을 공개하고 대중을 상대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셀러브리티의 이름을 딴 브랜드가 차고 넘치는 세상이다. 아하,

또 한 명의 스타가 사람들의 지갑을 털려고 하는구나! 냉소적인

사람들은 아치 모터사이클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니 경악스럽게도 그들은 정말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리브스는

바이크광이다. 모터사이클에 대한 그의 사랑은, 겉으로는

성인으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안으로는 자신에게 기쁨을

주었던 것들을 다시 돌려받는 백일몽을 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그런 유의 사랑이다.

아치 모터사이클은 리브스가 어린 시절부터 품어왔고, 20대에

들어서면서 구체화하기 시작한 집착의 정점이다. “스물두 살 때

작업 중: 출고 준비가 거의 다 된

KRGT-1을 살펴보는 키아누 리브스. 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생산하며 가격은 대당 7만

80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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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터사이클 스스로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런 모터사이클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행운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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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의 바바리아필름플라츠라는 곳에서

영화를 찍었어요. 그때 젊은 여자 직원이

가와사키 엔듀로를 가지고 있기에 타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죠. 그걸 타고

주차장을 한 바퀴 돌아봤어요. 그리고 LA로

돌아와서 나도 엔듀로를 샀지요.”

그때부터 리브스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을 때가

아니면 모터사이클을 탄다. 친구들과

모터사이클로 캘리포니아 해안의 빅서도

여행하고, 호주 북부도 여행하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루트도 일주한다.

아치 모터사이클 컴퍼니가 리브스에게

재정적인 부담이 되지는 않지만(그가 지금까지

영화 출연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0억

달러에 달한다) 열정이 사업과 연결되면

식어버릴 위험이 있다. 인생의 일부분을 취미

활동에 쏟겠다는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거기에 볼트와 너트, 그리고

공장에서 기성품으로는 생산되지 않는 여러

가지 부품과 안전 규제 등이 개입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만약에∙∙∙’라는 의문은 끝이

없다. 할리우드 스타라도 예외가 아니다.

만약에 외관은 그럴듯한데 주행 성능이

형편없다면? 만약에 주행 성능은 끝내주지만

생긴 게 탱크 같다면? 한술 더 떠서, 성능도

엉망인 데다 상품 자체가 스타들의 아마추어

애호가 사업으로 만들어낸 장난감으로 가득한

쓰레기통에 처박히게 된다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실패를 감당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죠. 넘어지면 일어나고,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홀링거가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거의 10년 만에 KRGT-1이 콘셉트 아이디어에서

판매 가능한 실제 모터사이클로 태어났다. 두 완벽주의자 바이크광의

밀고 당기기가 10년 동안 계속되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라이딩의

스릴을 위해 만든 이 모터사이클은 두 사람의 컬래버레이션에

필요했던 유연함과 탄성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닐 때 몇몇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제까지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환상적인

모터사이클이야!’ 그런 칭찬은 언제나 즐겁죠.” 리브스가 말했다.

“순전히 내 느낌이고 생각이지만, 이 모터사이클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이런 모터사이클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행운으로 느껴집니다.”

레드불레틴: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키아누 리브스: 2005년에 할리 다이나 와이드 글라이드를 샀는데

그걸 개조하고 싶었어요. 브로슈어를 구해 이것저것 살펴보았는데,

그게 바로 초보자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첫 번째 실수였어요. 두

번째 실수는 가드 홀링거를 소개받았을 때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수 있도록 개조해달라고 했던 거예요. 가드가 딱 잘라서 말하더군요.

“그런 일은 안 합니다.” 그래서 물어봤죠. “그럼 어떤 일을 하십니까?”

그랬더니 작업장을 둘러보게 하더라고요. 마지못해 그랬지 아마?

가드 홀링거: 그냥 좀 상황을 똑바로 보게 해주려고 그랬던 거예요.

이 사람은 내가 항상 자기를 심문했다는 투로 말한다니까요.

리브스: 맞잖아. 가드, 당신 깐깐하다니까. 깐깐한 모터사이클

베테랑. 가드는 LA 카운티 찹로드라는 회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 이미 20년 넘게 커스텀 모터사이클을 제작하고 있었어요.

홀링거: 한번 마음먹은 일은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식대로

하는 게 내 방식이에요. 들어오는 주문도 많이 거절했습니다. 물론

감정적으로 그러는 건 아니에요. 키아누는 그런 점을 높이 평가했죠.

리브스와 홀링거가 동시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싶은 건데?

리브스: 원래는 여행할 때 타고 다닐 모터사이클이 필요했지. 다루기

쉽고, V-트윈 엔진에 새들백이 달린. 그런데 가드는 (안타깝다는

얼굴로 고개를 흔들며) 또 심문을 시작했네요.

최초의 테스트 드라이버: 키아누

리브스의 피드백은 이 모터사이클 개발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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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페이지: 키아누 리브스에 따르면 KRGT-1은 기존의 어떤 모터사이클과도 다르다. 아래: 키아누 리브스와 가드 홀링거로 이루어진 드림 팀.

홀링거: 애초에 키아누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기능과

형태의 융합이라는 게 가능하지 않은 지점에

도달하곤 했어요. 그럼 키아누는 언제나

말하기를, “안 돼! 형태를 바꾸면 안 된다고.

차라리 기능을 바꿔” 이랬죠. 늘 이런

식이었어요.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밀고 당기기를

계속했나요?

리브스: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

2007년이었어요.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우리 둘 다 시승해보고 아주 특별한

모터사이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체 공학적

측면이나 핸들링에서도 처음 경험해보는

모터사이클이었으니까요.

홀링거: 시판용 모터사이클을 만든다는 건

분명 커다란 도전입니다. 그러나 그게 바로

매력의 일부죠. 커스텀 바이크, 그러니까 단 한

대의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반면에 제약도 훨씬

많아요. 안전 문제가 대표적이죠. 라이트는

어디에 다느냐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런

모든 요소가 한 대의 작품을 만드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어려운 일이에요.

마세라티 조크와 비슷하다. 정비사의 차고로

들어가는 것이 아름답다!

홀링거: 키아누도 똑같은 느낌을 원했지만,

그러면서도 믿을 만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리브스: 독특한 모터사이클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미학적으로만이 아니라

라이딩의 즐거움에서도 말이죠.

최초의 테스트 드라이버로서 당신의 느낌은

어땠나?

리브스: 나는 두 번째였고, 최초의 테스트

드라이버는 가드였어요.

홀링거: 솔직히 말해서 더 많이 탄 사람은

키아누죠.

리브스: 그게 내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길이었으니까. 난 정비사도 아니고

엔지니어링에는 문외한이잖아. 그래도 좀

타보고 나니까 할 이야기가 생기더군요. 우리

모터사이클에 대해서 피드백을 줄 만한 거

말이죠. 처음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모터사이클에는 방향 지시등이 있어야 할 것

같아.” 뭐, 가드가 그동안 바이크에 방향

지시등을 달아준 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요.

홀링거: 키아누는 신중했습니다. 항상 많은 피드백을 주었어요.

바라는 건 많았겠지만, 나한테 다 요구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나를 너무 압박하지 않으려는 뜻이었겠죠. 항상 배려하는 마음과

라이딩에 대한 열정은 나로 하여금 그의 말에 순응하게 만든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나는 평생 바이크를 탔습니다. 그런데도

모터사이클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키아누의 생각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오랜 세월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당연시했던

모든 것에 대해서 말이죠.

두 사람의 모터사이클 경력을 합하면 반세기가 넘는다. 바이크를

타고 빠른 속도로 달릴 땐 어떤 기분이 드나?

리브스: 나도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리는 경우는 드물어요.

스즈키 GSX-R750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타고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린 적이 몇 번 있죠. 편도 2차로 뉴욕 주 고속도로에서.

시속 217킬로미터까지 달렸는데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라이딩이 당신에게 할리우드의 삶으로부터 휴식을 주는 것인가?

리브스: 나에게는, 내가 나의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와 통하는 것

같아요. 모터사이클에 오르면 거기가 생각하는 자리가 됩니다.

(홀링거를 바라보며) 당신도 그럴 것 같은데. 당신도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생각을 하지?

홀링거: 당신이 내게 가르쳐준 게 있다면 바로 그거지. 지금은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니까. 예를 들어보죠. 구두장이는 구두라면

신물이 나겠죠? 저도 비슷했어요. 그런데 키아누의 사고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나는 이제 꼭 차를 몰지 않아도 될 때는

운전하지 않으려고 해요.

당신이 경험한 최고의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어떤 것인가?

홀링거: 다음에 탈 모터사이클.

리브스: 우리 회사와 연관된 경험을 말하는 거라면, 텍사스 주

오스틴에 F1 경기를 보러 갔을 때예요. 가드와 내가 처음으로 함께

모터사이클을 타고 나간 때였죠. 우리는 계속 사람들을 붙들고

물어봐야 했어요. “어디 가면 바이크를 탈 수 있나요?” 어떤 사람이

마블폴스로 가라고 알려주더군요. 우린 2차로 도로를 발견하고 시속

160킬로미터로 달렸어요. 나도 모르게 크게 웃었습니다.

모터사이클을 만든다고 동고동락한 지가 몇 년인데, 드디어 가드와

함께 모터사이클을 타게 돼서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마치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었어요. 우리가 만든 모터사이클로 우리가 꿈꾸던

일을 했잖아요. 이 환상적인 모터사이클을 타고 말이에요.

archmotorcyc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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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5: A STORY IN FIVE PICTURES

글: 안드레아스 로텐슐라거 사진: 에릭 샘퍼스

250킬로미터의 사하라 사막 마라톤. 1300여 명의 참가자들이 6일 동안 섭씨 50도의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한계에 도전한다.

THE TORTURE MAR AT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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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URSE모로코에서 열리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Marathon des Sables)은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코스를 달리는 마라톤 대회다.

참가 선수들은 자신이 먹을 식량과 침낭을 등에 지고 250킬로미터에 달하는 사하라

사막을 6일 동안 달린다. 조명탄과 나침반, 그리고 독사에 물렸을 때를 대비한 독 제거용

펌프도 준비해야 한다. 코스 기록 보유자는 모로코 출신으로 대회 10회 우승에 빛나는 라켄

아한살(Lahcen Ahansal, 왼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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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IN대회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것은 물과 텐트뿐이다. 참가자들은 심지어 모닥불을 지필 나무도 직접 구해야 한다. 경기 첫날 밤 캠핑을 마친 후 모로코의 라치드 엘 모라비티가

모닥불을 피워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발가락 물집을 치료하려고 얼음찜질을 하고 있다. 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발가락 부상을 경험한다. 매년 1300여 명의 참가 선수들이 사용하는 반창고 길이만도 2킬로미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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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DUNES! 선수들은 최고 높이가 150미터에 달하는 모래언덕을 넘을 때 모래가 신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각반을 착용한다. 섭씨 50도에 달하는 살인적인 기온의

사막에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은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일이다. 대회 주최 측에서는 하루에

9리터의 물을 마시라고 권고한다. 5일째 경주를 막 시작하며 야이드 마을 인근을 지나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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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IN THE SAND사하라 사막 마라톤에서 가장 위험했던 일은 1994년 이탈리아의 마우로 프로스페리(Mauro Prosperi,

당시 38세)가 모래 폭풍으로 길을 잃은 사건이다. 그는 10일 동안 사막을 헤매고 다녔는데 생존을 위해 자신의 소변과 죽은 박쥐의 피까지 마셨다. 프로스페리는 결국 체중이 15킬로그램이나 빠진 상태로 코스에서 200킬로미터 벗어난 지점에서 발견되었다. 2년 뒤 그는 대회에 다시 참가했다. 이제 선수들은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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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NISH LINE“선수들이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1990년부터 이 대회를 사진에 담아온 에릭 샘퍼스의 말이다. “눈물을 쏟기도 하고 더러는 실신하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 곧 정신을 차립니다.” 이 사진은

2015년 대회를 완주함으로써 사하라 사막 마라톤 완주 30회를 기록한 뉴질랜드 출신 사막 마라토너 필립 컬판(Philip Culpan, 51세)의 모습이다. 샘퍼스는 이 사진에

‘진정한 마라토너의 승리’라는 제목을 붙였다.

참가 신청: marathondessab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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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헤비메탈 시나위>를 발표하며 한국 메탈 밴드 시대를 연 시나위 신대철이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이라는 명함을 돌리기 시작했다. 음원 유통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 역시 그가 걷는 음악 인생이다.

글: 이태호, 유정석 사진: 장현우

THE PIO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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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데뷔 이래 임재범, 김종서, 김민기, 서태지, 손성훈, 김바다(왼쪽 사진 가운데) 등 많은 뮤지션이 시나위를 거쳐갔다. 2015년 현재 시나위 멤버는 신대철, 김정욱, 김바다, 윤지현이다.

나위는 한국 대중문화의 교차점이다.

문화적으로는 1980년대의 검열과 방송

규제에서부터 요즘 같으면 아이돌에게

당연시되는 팬덤도 겪었다. 음악 유통이라는

면에서는 LP와 CD를 거쳐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에 다다랐다. 신대철은 그러한 시대적

변화를 겪은 음악가로서, 또 적당히 유명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패러다임? 음악 하는 사람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 그의 말마따나 '대단한 걸 바라는

욕심'도 아니다.

신대철은 오늘날 멜론 같은 음원 사이트가

음악 시장을 지배하면서부터 제작자나 뮤지션

같은 음악 생산자들이 경영난과 생계 곤란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음악 창작자와

음악가에게 조금 더 많은 몫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바른음원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신대철이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고 본다. 첫 번째는 음악가로서,

두 번째 인생은 활동가로서.

이러한 반응에 대해 신대철 자신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짧게 촌평했다. “활동가? 나

그런 소리 싫어해요. 나는 여전히 음악 하는

사람입니다. 성깔이 고약할 뿐이죠.”

레드불레틴: 그런 신대철에게서 명함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으로

나선 까닭은?

신대철: 제자들에게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시작했다. 실용음악과에서 강의를

하는데 음악이 이렇고 저렇고 얘기해봐야

거짓말이 되어버린다. 졸업하는 순간 내

제자들은 다 실업자가 되어버리니까. 즉 음악을

만든 권리자는 정상적인 분배의 기회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그들의

인생은 그들이 책임져야 하겠지만, 애초에

기회가 전혀 없는 현실은 누군가 고쳐야지.

왜 음악인에게 슬픔을 강요하나? 대자본의

음원 유통 회사가 절대 권력을 가진 시장

구조에서 음악 한 곡 가격이 이쑤시개 하나

값에도 못 미친다.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적, 도덕적 문제다. 종종 ‘젊은 장례식’에

가게 된다. 후배 음악인이 스스로 딴 세상으로

떠난 거지. 이 상태로 가면 한국 음악은 망한다.

왜 ‘당신’이냐고 재차 물어볼 수밖에 없다.

주변에선 다들 만류했지만 내가 이 일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적당히 유명하고 또

적당히 안 유명하고. 음원으로 연간 수십억의

저작권료를 받는 사람이 나서면 조합원 간에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잖아. 오랫동안

이 산업에 종사한 내 경험도 크게 작용했고.

음원 유통 개혁에 안 나서도 생활에 지장이

없지만, 너무 많은 음악인이 정당한 대우를 못

받는 것에 그냥 눈 감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럼 당신의 경험?

난 LP, 카세트테이프, CD, MP3, P2P, 모바일로

이어지는 음원 유통의 변화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다. 기술의 진보는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특정 집단이 혜택을 모두

가져가면 결국 그 산업은 공멸한다고 본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면서 음반사들이

붕괴됐다. 지금은 디지털 음원 시장이 피지컬

음원 시장보다 수십 배 크지. 결국 한국 음악을

살리기 위해선 디지털 음원 수익의 공정

배분이 중요하다.

아버지가 ‘한국 록의 대부’였으니 LP는 원 없이

들었겠다. 신대철의 음악 인생은 신중현의

영향으로부터 시작된 건가?

글쎄. 세상 모든 사람이 아버지의 영향을

받겠지. 특히 아들들, 그중에서도 장남이라면

더욱더. 어릴 때 우리 집에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무척 많았다. 블루스, 재즈, 록, 국악.

자연스럽게 음악을 들었고, 나중엔 내 용돈으로

빽판을 사서 듣기도 했고. 난 그냥 음악이

좋았어. 편해지고 행복해지고.

간접적이지만 그 또한 아버지 덕분이다.

그렇지. 하나 더. 집에 아버지 손님들이 늘

오셨다. 모두 음악 하시는 분들이었지. 어린

내가 그분들에게 레드 제플린, 딥 퍼플, 퀸, 밴

헤일런, 찰리 파커, 마일스 데이비스, 제이 제이

존슨, 텔로니어스 멍크, 핑크 플로이드 등의

음반 얘기를 하면 다들 놀라셨다. 난 그런

모습을 즐기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음악을

더 찾아 듣고, 음악가 공부도 하고.

음악을 하는 이유는 뭔가?

즐거우니까. 이미 존재하는 소리에 질서를 주고,

그렇게 만든 더 좋은 소리로 첫째 내가 기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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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THE RED BULLE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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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존재하는 소리에 질서를 주고, 그렇게 만든 더 좋은 소리. 첫째 내가 기쁘고, 둘째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그게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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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으로 음원이 몇 번 재생돼야 가수가 1시간 최저시급을 받을 수 있는가? 햄버거 하나를 사려면 스트리밍으로 몇 번 재생돼야 하는가?”

둘째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그게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 음악의 목표는 나를 위한 것이다. 대중의

평가나 상업적 성공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다른 이유로 음악을 한다면 그것도

음악이다. 오직 대중의 평가와 돈을 위해 만든

음악도 음악이지. 단지 내 음악이 그렇지 않을

뿐. 물론 많은 사람이 내 음악을 좋아하면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지만.

사람들이 ‘신대철의 기타 연주는 감기는

섹시함이 있어 단번에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청력이 매우 발달하신 분들 같다. 감사할

따름이다.

신대철의 첫 밴드 활동은 고등학교 때부터?

내가 서울고 다니던 시절에 전국적으로

고등학교 특별활동이 활성화되었다. 돌이켜보면

오히려 그때 청소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요즘 고등학생은 너무 바쁘다.

어른들은 요즘 세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그걸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나 때는

수준을 떠나서 학원 밴드의 전성기였다.

서울고에도 센세이션이란 밴드가 생겼는데,

선생님이 내가 기타 잘 친다는 소문을 듣고

밴드에 배정하셨지. 지금도 서울고 교내 밴드로

“스트리밍으로 음원이 몇 번 재생돼야 가수가 1시간 최저시급을 받을 수 있는가? 햄버거 하나를 사려면 스트리밍으로 몇 번 재생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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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지. 내 머리카락을 자르려고 가위를

들고 무대로 올라온 PD도 있었다니까. 결국

방송에서는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연주하는

것으로 타협했지. 당시 한국 사회는 동일성을

요구했지만 사람들은 시나위 음악을 새로운

시도로 환대해줬어. 한국에 이런 밴드가 있다는

일종의 안도감 같은 것일 수도 있겠지, 뭐. 예상

밖의 반응에 우린 마냥 신났지. 마치 모든 한국

사람들이 헤비메탈에 열광하는 듯했다.

최근 K팝을 축으로 음악 산업이 성장한 것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기형적 성장이다. 물론 보이 그룹, 걸 그룹이

주도하는 기존의 K팝도 계속 성장해야 한다.

그런데 최고 인기를 누리는 K팝 스타도 음원

수익으로는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그러한

슈퍼스타들도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하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가끔 센세이션

출신이라고 인사하는 후배들이 있는 걸 보면.

시나위가 처음이 아니었나?

센세이션은 학교 특별활동 수준이었고. 고2

겨울방학 때 좀 더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서 따로 밴드를 결성하고 남도 국악에서

이름을 따서 시나위로 정했다. 예쁘고 외우기

쉽고 우리의 음악 형태고. 1986년 서울예전

입학 즈음에 첫 음반 <헤비메탈 시나위>로

데뷔했다. 그렇게 헤비메탈도 우리 것이 되었지.

시나위 음악에 대한 당시 반응은?

당황. 충격. 거부감. 시끄럽다. 그리고 환영.

처음부터 환영받았다고?

많은 음악 관계자들이 시나위를 방송에

소개하길 원했다. 하지만 우리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이 당시 방송 규정에 적합하지 않아

대형 기획사 소속이면 공연, 예능, 연기 등 대체

수익원을 찾겠지만 개인 음반 제작자들에게는

참담한 현실만 존재한다. 더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한국 음악에도 다양성이 꼭 필요하고, 그렇게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기 위해선 정상적으로

음악 권리자에게 수익이 배분돼야 한다.

아이돌이 음악으로 돈을 못 번다고?

아, 그들이 음악으로 돈을 번다고 생각해? 음악

‘외적인 일’로 돈을 벌어. 음악가가 음악으로 벌

어야지. 그들이 버는 돈의 단위는 전이야.

전이라니?

원 아래 전. 1원이 10전이잖아.

그 정도인가?

음악 다운로드는 단품 가격이라는 게 있긴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묶음 할인 상품으로

구매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보통 월정액으로

무제한 듣기 상품을 구매하고,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묶음 상품도 있고, 아주 복잡하지.

문제는 할인율이 적용된다는 거다. 단품

스트리밍이 원래 12원이야. 이것도 웃긴데

묶음의 경우 최대 75%까지 할인되니 한 곡에

3원까지 떨어지는 거야. 이런 염병할. 계산해봐.

제작자가 가져가는 몫이 44%, 저작권자가

10%, 실연권자가 6%. 이렇게 권리자 몫이 총

60%니까 1원 8전이지? 단가가 전 단위야.

이게 무슨 배분이고 산업인가?

3350명이 들어야 1시간 최저시급이네.

뭐가?

2016년 최저시급이 6030원으로 결정됐거든.

아. 그건 그거대로 문제지만.

1원 8전도 작사·작곡, 노래, 제작까지 혼자 다

했을 때 얘기 아닌가? 싱어송라이터라면 3전,

노래만 부른 가수라면 1.8전?

그렇다. 빅맥 지수라는 게 있다며? 누가 그런

식으로 계산해 발표했으면 좋겠다. 음원 시급

지수. 스트리밍으로 몇 번 재생돼야 가수가

1시간 최저시급을 받을 수 있는가? 아니면

빅맥 음원 지수. 햄버거 하나를 사려면

스트리밍으로 몇 번 재생돼야 하는가?

<레드불레틴> 11월호에 나온 더 블랙 키스의

댄 아우어바흐도 스포티파이에 진저리를 쳤다.

그거 알아? 이 문제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국이 세계 최초라는 거. 2004년에 한국에서

먼저 시작한 걸 따라 한 게 스포티파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의 문제를

인식하고 비틀스의 링고 스타가 강력하게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어. 올해 안산 M 벨리 록

페스티벌에 참석한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는

허핑턴 인터뷰에서 대놓고 한국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이건 범죄”라고 말했지.

그래도 스포티파이가 멜론보다 조금 더 주더라.

아이고 의미 없다. 도토리 키 재기다.

신중현·신대철 부자가 함께한 2013년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공연(위). 올해 보컬 김바다와

재결합으로 시나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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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문제에 대해 글로벌 연대는 없나?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없다. 방금 말한 것처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의

문제를 깨닫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에게는

아이튠즈가 있잖아. 선택의 폭이라는 게

존재한다. 전 세계에서 아이튠즈가 진출하지

않은 나라는 중국과 한국밖에 없다. 중국은

논외로 치고, 한국은 스트리밍 강국이라서

못 들어온 거다. 안 팔릴 테니까.

여기서 아이튠즈가 왜 나오는데?

해외 뮤지션이 스포티파이 때문에 열 받았다고

하자. 그럼 걔는 “내 음악 여기서 안 팔아” 하면

그만이야. 한국에서는 멜론을 등지면 음악

시장에서 사장되는 거다. 일단 멜론이 음원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데다 엠넷이든 지니든

다른 서비스도 매한가지니까. 우린 대안이 될

수 있는 판로가 없다.

대안으로 굳이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유는?

대자본이 들어오면 결국 그 자본이 원하는

대로 갈 수밖에 없어. 협동조합이라는 형식은

음원 권리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배분하기 위한

방법이다. 누구든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지.

현재 조합원은 얼마나 되나?

9월 말까지 대략 2000명쯤. 다행히 많은 분이

조합에 가입했고 응원해준다. 박완규, 남궁연,

리아도 가입했다. 인디 뮤지션은 더 많고.

바음협의 음원 정상화 해결 방안은?

자체 플랫폼을 통해 우리 조합이 직접 음원을

유통하는 것. 곧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엔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이라는 게 있다.

세계에 이런 악법이 또 있을까? 디지털

유통하는 음악의 수입을 이렇게 나누어 가져라,

이런 건데 이 규정에 따르면 플랫폼(서비스

사업자)이 매출액의 40퍼센트를 가져간다.

우리 조합은 28퍼센트만 가져가겠다고 하니까

문체부에서 당황해하더라. 지금까지 그런

제안을 한 플랫폼이 없었으니까.

거대 음원 유통사와의 대결,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 듯한데?

기존 음원 유통사와 대결하려는 게 아니다.

그들은 그들 방식대로 사업을 할 것이고,

우리는 음악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다양한

음악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마음뿐이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나는 바위에 계란 많이 던져본

사람이다. 30년 전 시나위를 만들었을 때부터.

시나위의 오랜 역사 동안 임재범, 김종서,

서태지, 김바다 등 많은 보컬이 거쳐 갔다.

멤버 구성의 기준은 뭔가?

나랑 맞으면 함께하는 거지, 뭐. 마음이 변하면

헤어지기도 하고. 예전엔 계약서 같은 거

없었어. 맘에 들면 같이하다가도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도 하고. 뜬금없이 떠났다가 어느날 다시

함께하기도 하고, 늘 자유롭게 멤버가 구성됐다.

신대철의 음악은 어떻게 진화했나?

음악인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이다. 의외로

새로운 시도를 잘 하지 않는 편이고 자신이

해온 것에 집착하기 쉽다. 나는 계속 시도하고

변해야 더 좋은 음악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실 변하지 않으려고 하면 퇴보하는 거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활용해야 되고, 새로운 표현 방법이

나오면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오직 내 것만

고집하지 말고, 변화를 불편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음악인은 특히 ‘한결같다’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한결같다는 건 보통 긍정적인 의미인데.

그래, 한 가지만큼은 불변이어야 한다. 연습은

열심히! 나는 30년간 다른 곳 안 보고 일관성

있게 음악만 했다.

지금은 다른 일 하잖아. 바음협 이사장으로

사람들도 만나러 다니고 계몽도 하고.

나는 여전히 로커다. 다른 일 하는 거 아니야.

이거 다 음악 활동이다.

인정한다. 자, 이제 어떻게 되길 바라나?

음악인이 계속 음악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내가 요즘 KBS <탑밴드>를

촬영하면서 깨달은 건데 정말 실력 있는 젊은

친구들이 많더라. 그들이 다른 직업을 갖지

않길 바란다.

신대철은 음원 유통 정상화를 위해 바른음원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천생 로커인 그에게는 한국 음악이 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음악 활동’이다.

신대철은 “록이 나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그에게 록은 “사상을 일으키는 음악, 특별한 사람들만의 음악, 자유, 저항, 한국에선 대중화되기 어려운 음악, 그래서 특권층의 음악”이다.

한국 헤비메탈 1호 1985년 결성된 시나위는 1986년 첫 앨범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헤비메탈 시대를 열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리더는 신대철이다.

바른음원협동조합이 궁금하다면: bmcoo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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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과 세찬 눈보라, 차가운 빗줄기와 지독한 장애물∙∙∙. 신병 훈련소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부터 만나볼 흥미와 모험이 가득한 사이클로크로스(Cyclocross) 이야기다.글: 노아 데이비스 사진: 줄리 글라스버그

통나무 넘기: 스피드 레이스와 장애물 레이스가 뒤섞인 사이클로크로스에서 선수들은 수차례 자전거를 들고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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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로크로스는 도로 사이클과 산악자전거 경주, 그리고 혹독한 진흙 코스가 혼합된 극한의 자전거 레이스다.

국 로드아일랜드 주 워릭의 고더드 메모리얼

주립 공원. 그리니치 만의 검푸른 바다 위로

시속 30킬로미터의 칼바람이 분다. 커티스

화이트가 혼신의 힘을 다해 대회 본부가 있는

회전목마 건물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20분 후

이 19세의 신예가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걸 것이다. 하지만 지금 화이트의 머릿속에는

본부에 설치된 프로판 히터 두 대가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로 한기에 언 몸을 녹이고 싶은

생각뿐이다. 화이트는 1시간 3분에 걸친 역주

끝에 케리 워너를 3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들은 언덕에 올라 자전거를 들고

모래사장을 달렸고 가파른 계단 위를

뛰어올랐다. 또 자전거에서 내려 두 개의

통나무 장애물을 뛰어넘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

60여 회의 커브로 이루어진 3.5킬로미터

길이의 코스를 달리고 또 달렸다.

사이클로크로스에 온 걸 환영한다.

사이클로크로스는 도로 사이클과 산악자전거

경주, 그리고 터프 머더(Tough Mudder)의

혹독한 진흙 코스가 혼합된 극한의 자전거

레이스다. 대회는 거센 바람과 눈보라, 세찬

빗줄기와 진흙 등 최악의 컨디션으로 선수들의

투지를 시험한다. 검은 스킨 슈트의 화이트는

떠오르는 스타다. 뉴욕 주 유니언 칼리지

1학년에 재학 중인 호리호리한 체격의

화이트는 사이클로크로스 NBX 그랑프리와

버지 뉴잉글랜드 사이클로크로스 시리즈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주목받고 있다.

어제 하루 종일 내린 비로 질척해진 진흙

웅덩이를 통과하고 험난한 코스를 63분 동안

달린 화이트. 온몸이 흙투성이다. 땀에 젖어

축축해진 유니폼. 체온이 떨어진다. 잠시 후

경기를 마친 화이트가 휴게실 안으로 들어간다.

차가운 바깥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휴게실

문은 자동으로 닫히게 해놓았다. 화이트가

승리의 기쁨과 레이스를 마쳤다는

홀가분함으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린다.

사이클로크로스는 미국에선 6개 사이클

종목 가운데 비교적 생소한 레이스에 속하지만,

1900년대 초 프랑스에서 시작된 산악자전거

레이스보다 역사가 더 길다. 유럽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종목으로 챔피언 타이틀은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이다. 하지만 2005년에

237개였던 대회가 지난해 526개로 늘어날

정도로 미국에서도 사이클로크로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이클로크로스는 자전거 경주의 종합

선물 세트다. 선수들은 숲과 좁은 커브,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웃자란 잔디와 포장도로

등으로 이루어진 구간을 달린다. 또한

모래사장을 지나고 자전거를 든 채로 계단을

뛰어오른다. 인공 장애물도 넘어야 한다.

고더드 공원. 잔디 위의 일곱 개의 레인에서

코스가 시작된다. 선수들은 두 개의 좁은

내리막 회전 코스를 통과한다. 그리고 숲

구간으로 돌입해 산악자전거 테크닉을 발휘해

나무뿌리와 진흙을 헤치고 전진한다. 숲에서

빠져나온 선수들은 자전거를 들고 70미터의

모래사장을 달린 뒤 포장도로로 나가 언덕을

오른다. 다시 언덕을 내려오면 8미터 길이의

짧지만 거의 수직에 가까운 두 번째 모래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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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3: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미국에선 다른 자전거 레이스에 비해 다소 생소한 종목이지만, 지난 10년간 사이클로크로스 대회는 눈에 띄게 급성장했다. 커티스 화이트(왼쪽 페이지와 위) 같은 프로 선수, 아마추어 선수, 여자 선수들까지, 출발선에서 대기하고 있는 많은 선수들이 ‘누구든 대환영’이라는 개방성에 매력을 느끼고 사이클로크로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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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 오키프(위)가 자전거를 들고 해변 구간을 달리고 있다. 팀 존슨 (아래)은 사이클로크로스 종목의 최고참 선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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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란 없다: 루이스 카프니가 애덤 마이어슨의 추격을 뿌리치고 급회전 구간을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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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뿌리가 촘촘히 박힌 언덕을

내려온 선수들은 자전거를

들고 수십 개의 계단을

뛰어오르고, 다시 자전거로

급회전 구간을 통과한 뒤

피크닉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자전거에서 내려

커다란 통나무 장애물 두 개를 뛰어넘어야

한다. 이후 우거진 숲을 지나면 내리막

포장도로 구간이다. 포장도로 끝으로 연결된

숲을 지나 회전목마 건물 주변의 언덕을

오르면 두 개의 인공 장애물이 나타난다.

길가의 푸드 트럭에선 비프 비스킷 타코가

익어간다. 마침내 코스 마지막 부분에 다다르면

인공 잔디로 덮인 1.2미터 높이의 사다리꼴

모양의 장애물이 지친 선수들을 맞이한다.

‘아프리카 오소리’라는 별명을 가진 저스틴

린다인(31세)은 대학 시절 산악자전거에서

사이클로크로스로 전향했다. 린다인의

페이스북에는 “로드킬 동물 먹기, 적 쳐부수기,

빈둥대며 고양이 돌보기-평범함 그 자체”라는

글이 쓰여 있다. “사이클로크로스에는 자전거

레이스의 모든 요소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경기를 준비하던 린다인이 미소를 띤 채

말한다. 그의 얼굴은 이틀 동안 면도를 하지

않아 덥수룩하다. “코스가 변화무쌍해서

생각하고 자시고 할 여유가 전혀 없습니다.”

미국이 배출한 최고의 선수인 팀 존슨에

따르면 ‘비밀 인사법’을 익혀야만 참가할 수

있는 도로 사이클이나 산악자전거와 달리

사이클로크로스는 누구나 쉽게 참가할 수

있다. 선수들은 혹독한 대회 환경 탓에 서로

동병상련의 우정을 나눈다. 워릭 시리즈의 프로

카테고리 2에는 49명이, 3, 4, 5에는 각각 100명

이상의 투지 넘치는 선수들이 참가했다. 화려한

색상의 스킨 슈트를 입은 선수들이 최첨단

탄소섬유 자전거에서부터 낡은 산악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비로 무장한 채 코스

주변에 모여 있다. 진흙투성이로 몰골이 말이

아니지만 선수들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저기 아마추어 선수들이 이번 대회의 진정한

영웅들입니다.” 대회 스폰서인 NBX 바이크사의

크리스 데일이 말했다.

카테고리 3 레이스의 출발 30분 전. 코리

라프뢰르가 자신의 폭스바겐 스테이션 왜건에

아내 멜리사와 함께 앉아 있다. 펌프와 낡은

슈트들, 그리고 에너지 바가 차 안 여기저기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보닛 위에는 스폰서인

동네 운동기구 가게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라프뢰르는 헬멧을 쓰고 대기

중이다. 참가자들은 언제라도 자전거에 뛰어

오를 태세로 항상 헬멧을 쓰고 다닌다.

라프뢰르에게 2014년 대회는 두 번째

시즌이며, 처음으로 카테고리 3에 출전하는

것이다. 멜리사는 프로 선수들과 함께 카테고리

2에서 겨룬다. 두 사람 모두 집 근처 수풀이

우거진 강변 산책로 주변으로 새로운 훈련

코스를 개발하느라 충분히 트레이닝하지

못했다. 하지만 라프뢰르는 부족한 훈련량에

개의치 않고 레이스에 집중하고 있다.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켜고는 자전거에 오른다.

“커피 맛 죽이는데!” 행운을 빌어주는 아내를

바라보며 그가 말한다. “날씨도 끝내주네!”

라프뢰르는 40분 26초의 기록으로 전체

26위, 로드아일랜드 지역 참가자 중 1위를

차지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획득한 금메달이,

차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더러운 운동 셔츠들

위로 던져진다.

라프뢰르가 레이스에 한창일 때 커티스

화이트와 팀 존슨이 캐논데일 팀 트레일러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트레일러는 록

밴드 투어 버스 같기도 하고, 자전거 숍 같기도

하다. 예비 프로판 가스 탱크 옆에 커피 머신과

반쯤 먹다 남은 피칸 열매, 그리고 호박 파이가

놓여 있다. 트레일러 벽면은 10개의 타이어와

부품 캐비닛으로 빼곡하다. 라프뢰르의

폭스바겐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존슨은 2001년에 프로로 전향했다. 그는

전미 사이클로크로스 6회 우승자이자 세계

사이클연맹(UCL) 대회와 월드 사이클로크로스

챔피언십에서 입상한 두 명의 미국 남자 선수

코리와 멜리사 라프뢰르 부부는 사이클로크로스의 열렬한 신봉자들이다. 이들은 더 효율적인

트레이닝을 위해 로드아일랜드의 집 근처에 새로운 훈련 코스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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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7: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남자부 엘리트 레이스는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한다. 오후의

저물어가는 태양은 이미

대지를 달굴 힘을 잃었다. 산악자전거 선수

출신으로 지난 주 일요일 화이트의 첫 UCI

타이틀 획득을 저지했던 워너와 린다인, 그리고

화이트가 빠르게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다. 클라크가

후미 그룹의 선두에서 세 선수를 뒤쫓는다. 등

상태가 정상이 아니지만 존슨도 새로운

캐논데일 장비를 시험할 겸 기꺼이 레이스에

참가해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

선수들이 코스를 질주한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자리를 다툰다. 혹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이클로크로스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특히 고도차가

크지 않고 속도가 빠른 고더드 공원 코스에서.

선수들에겐 도망갈 곳이 없다.

선두권의 세 선수가 후미 그룹과의 격차를

더욱 벌린다. 커브 구간이 나타나더니 선수들

뒤로 사라진다. 하루 종일 이어진 레이스로

코스 바닥엔 바퀴 자국이 선명하다.

출발한 지 45분이 지난 지점에서 린다인이

뒤로 처진다. 이제 화이트와 워너만이 선두를

다툰다. 화이트가 워너의 페이스를 흔들기 위해

치고 나가보지만 실패한다. 워너가 빼어난

테크닉으로 화이트의 스트로크에 보조를

맞추면서 따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의

젊음과 파워를 노련미로 견제하며 워너가

화이트 뒤에 바짝 붙어 진흙 웅덩이를

통과한다. 결승선을 앞두고 지친 기색의

화이트를 제치고 워너가 선두로 나선다. 하지만

그것은 영리한 화이트의 전략이다. 마지막

커브에서 스퍼트를 감행해 선두를 탈환한

화이트가 그대로 질주해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다. 1분 3초 후에 클라크가 다섯 번째로

경기를 마친다. 헬멧 사이로 삐져나온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반짝인다. 존슨은

1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얼어붙은 이번 주말의 주인공은 화이트다.

화이트는 남은 방학 기간 동안 미국 사이클

협회의 신예 발굴 프로그램의 일원으로 유럽

투어에 참가할 계획. 그의 무한한 잠재력에

많은 사이클로크로스 팬들은 화이트가 도로

사이클로 전향하지나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메달 수여식에서 누군가 그에게 계속

사이클로크로스 경기에 참가할 것인지 묻는다.

“사이클로크로스를 떠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관중을 바라보며 화이트가

진지하고 단호하게 말한다.

중 한 명이다. 이 모든 것이 그가 1999년까지

이뤄낸 업적이다. 37세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존슨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련하게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TJ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존슨은 후배

선수들에게 경외의 대상이자 아낌없는

조언자이기도 하다.

화이트는 존슨의 조언에 용기와 도전

정신을 얻었다. 그가 오늘 오후 레이스에서

최종 승자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화이트는

지금 접이식 의자에 앉아 장딴지 근육을

풀면서 스킨 슈트를 손질하고 있다.

앤서니 클라크(28세)가 화이트와 존슨이

탄 트레일러에 오른다. 클라크는 이슬람 교도를

연상시키는 긴 머리에 목에 선명한 붉은색

입술 문신을 하고 있다. 그는 진홍빛 레이싱

슈트에 검은색 스케이트화와 파란색 레이스

슈트 차림이다. 트레일러가 이동하는 가운데

그는 하트퍼드에서 시카고로 날아와 공항에서

알몸 수색을 받은 일과 대회 뒤풀이 파티에서

항상 자신의 상의가 벗겨지는 것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중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클라크의 상의 탈의에 대해 스스로 벗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벗긴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분분하다.

선수들은 혹독한 대회 환경 탓에 동병상련의 우정을 나눈다.

‘아프리카 오소리’라는 별명을 가진 저스틴 린다인의 개인적인 관심사: 로드킬 동물 먹기와 적 쳐부수기.

usacycl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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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8: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미국의 벤처 사업가이자 과학자인 다니엘 퐁은 세상을 구하려 한다.

Page 69: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다니엘 퐁은 과학자이자 성공한 사업가다. 스물일곱 살의 ‘천재’가 에너지 저장 회사 ‘라이트세일 에너지’를 설립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이 세상을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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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로 하니까. 그 해결책에 아주

가까이 와 있다. 우리 모두 매일

죽을힘을 다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단 하나,

이 세상을 구하자는 거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원칙에 근거하기, 그리고

혁신적이기. 한 가지 덧붙이자면,

여기에 끈기가 있어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간단한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큰일 자체가

대부분 다 그렇다. 그건 일부

소수에게만 허용된 일이 아니다.

누구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말이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다소 반항적인 기질이 성공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열두 살에

학교를 중퇴한 이유는 무엇인가?

반항하려고 반항한 게 아니다.

학교라는 제도가 나한테 맞지

않아서 그런 거다.

겨우 열두 살 때 그런 생각을

했다는 말인가?

나는 사람들에 대해 인내심이 많은

드불레틴:

라이트세일

에너지의

아이디어는

간단한 것 같다.

공기를 압축하고 팽창시키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식이다.

게다가 효율 역시 높다고 하는데,

그게 가능한가?

다니엘 퐁: 물론이다. 우리가

개발한 공기압축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이 높다. 공기를 압축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또 압축공기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거다.

이 기술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재생에너지의 문제는

생산이 아니었다. 저장이 문제였다.

그리고 전기를 사용하려면

에너지가 생산되어야 하지 않는가.

풍력 에너지는 바람이 멈추면 쓸

수 없고, 태양 에너지는 해가

사라지면 못 쓴다. 에너지를

효율적이고 적은 비용으로 저장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변할 것이다.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와

중요성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연구를 하는 동기가

있을 것 같다.

이 세상이 이와 같은 기술을

편이다. 하지만 잘못된 시스템에

대해서는 요만큼도 못 참는다.

사람들은 시스템에 순응하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반대다.

나는 사람들에게 행동하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스스로에

대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일을

시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에게 특히 영감을 주는

인물은 누구인가?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

모터스, 그리고 민간 우주 사업의

선구자 스페이스 X의 CEO 엘론

머스크다. 그는 상상도 못 할 만큼

열심히 일한다.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고, 큰 비전을 꿈꾸는

사람이다. 위대한 일에 대한

신념이 있고, 앞뒤가 꽉 막힌

상황에서도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1920~1930년대 여성 비행사였던

아멜리아 에어하트를 존경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사실 에어하트

같은 개척자들은 저평가되어 있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모험심이

강한 사람 정도로 취급되곤 한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엄청난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에어하트가

여성으로서 처음, 그것도 혼자

대서양 횡단을 시도했을 때 얼마나

두려웠을까? 결국 에어하트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에

도전하다 목숨을 잃었다. 여성이

어떤 일에 열정을 품는 건,

그 열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건

당시엔 드문 일이었다. 그래서

더욱 존경한다.

그럼 여기서 중요한 건 용기인가?

그렇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비행기를 띄우는 것 자체가

생소하고 위험한 일이었던

시대에도 그걸 가능케 한 사람이

있었잖은가? 이런 정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다. 최초의

비행사들이 가졌던 그런 정신이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필요하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는데, 혹시

본인이 개발한 기술이 실패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봤나?

물론 두렵다. 항상 계획과 기대

그리고 예측에 어긋나고 실패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 가능성을

포기하지 결코 않을 거다. 여기서

포기하면 미래 인류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다.

우리는 끝까지 모든 가능성과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다.

마라 짐펄러/앤드루 스완

”우리 지구를 구해야죠!”

”태양과 풍력 에너지를 효율적이고 적은 비용으로 저장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변할 것이다!“

pioneers.io; daniellefong.com

HEROES

THE RED BULLETIN 69

Page 70: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부라카 솜 시스테마는 2015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았다.

Page 71: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부라카 솜 시스테마는 음악적 영감을 찾아 지구촌 곳곳을 헤매고 다니는 밴드. 그들에게 큰 영감을 준 곳은 아프리카 빈민가와 인도의 뒷골목이었다.

PRIM

ARY

TA

LEN

T

BSS는 쿠두로 스타일의 앨범

3개를 연달아 냈고, ‘We Stay Up

All Night, Hangover’ 같은 곡은

세계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 또한

‘Kalemba’는 게임 FIFA 10의

OST로 사용되었다. 숨겨진 음악을

향한 BSS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브랑코는 이렇게 말한다.

“독특하면서도 최고의 사운드는

스튜디오가 아니라 어두운

뒷골목에 있습니다.”

레드불레틴: BSS의 독특한

음악은 무언가?

브랑코: 무조건 좋은 음악을

베끼고 따라 하는 것으론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음악이 마냥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듣는 귀가 버거우니까.

독특한 음악이란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의 조합에서 탄생합니다.

낯설지만 금세 친근해지는 음악,

그런 음악은 많지 않아요.

어디서 그런 음악을 찾아내나?

새로운 곡을 작업할 땐 사운드

클라우드나 유튜브에 올라온

다양한 음악을 듣곤 합니다.

국적이나 장르 구분 없이. 그러다

두로 음악.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우연히

이 음악을

들어본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 라디오에서

낯선 음악을 들으며 테크노인지,

어그레시브 랩인지, 아프리카

민속 음악인지 혼란스러운 적이

있었나?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쿠두로 음악의 경험자이다.

포르투갈의 일렉트로닉 밴드인

부라카 솜 시스테마(Buraka Som

Sistema, 2006년 결성)는 생소한

음악 장르인 쿠두로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다. 리더인 브랑코는

“우리는 새 앨범을 작업하기 전에

음악 여행을 떠납니다. 지구촌

곳곳을 다니며 알려지지 않은

음악 양식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음악적 영감을 우리만의 소리로

빚어냅니다”라고 말한다.

BSS는 아프리카 앙골라의

음악 양식인 쿠두로에 반해 몇

곡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발표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어느

소극장. 팬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이걸 우리만 알고 있기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 팬들이 이 음악을 들을

때까지 계속해보자고 했습니다.”

가끔 깜짝 놀라게 하는 음악,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하는

놀라운 음악을 만나곤 합니다.

그러면 바로 비행기 표를 끊고,

현장에서 그 음악을 느끼고

들어보기 위해 떠납니다.

최근에 한 음악 여행은?

투키 음악이 탄생한 베네수엘라.

투키는 하드코어 테크노와 열대

지방의 민속 음악이 믹스된

느낌을 주죠. 굉장히 빠른

음악이에요. DJ 두 명이 90년대

테크노 댄스곡인 ‘Pump Up the

Jam’을 리믹스 작업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새로운 음악 장르죠.

베네수엘라에서 투키 파티는

대단해요. 최소 5000명이

모이거든요.

특히 서브컬처 같은 비주류

음악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비교적 순수한 음악이니까요.

지역에서, 그 주변 환경의

요소들을 고스란히 흡수하면서

성장한 그런 음악이요. 이런

음악은 정직해요. 생각과 행동이

그대로 반영돼죠. 이런 정직함은

관객이 먼저 느끼고 반응해요.

정직한 음악, 예를 들면?

이런 음악은 어렵지 않아요.

원하기만 하면 되죠. 그래서

쿠두로를 좋아해요.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탄생한 댄스음악이오.

이 음악 역시 90년대에 DJ 몇 명이

아프리카 음악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믹싱하다 만든 거예요.

빅뱅이 일어났죠.

독특한 음악은 더 이상 하이테크

스튜디오가 필요 없다는 말인가?

하이테크와는 거리가 먼

아프리카나 인도의 뒷골목,

독특한 음악은 바로 그런 곳에서

태어나죠.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본도로도 비슷해요. 쿠두로와

비교하면 좀 더 부드럽다고 할까?

이 음악을 만든 사람을 만나러

모잠비크 해변의 작은 마을을

찾아갔어요. 그 사람의 스튜디오?

뒷마당에 컴퓨터 한 대와

스피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죠.

하지만 그 속에서 나오는 음악은

감동 그 자체였어요.

BSS의 음악 여행이 <Off the

Beaten Track>이라는 제목의

다큐로 제작되었는데?

팬들에게 드리는 우리 밴드의

선물이에요. BSS의 사운드가

어디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어요. 우리

음악의 뿌리를 알고 나니 더

즐기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아렉 피아텍

거리에서 음악적 영감을 찾아라!

”컴퓨터 한 대와 스피커만 놓여 있을 뿐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오는 음악은 감동 그 자체였다.“

THE RED BULLETIN 71

Page 72: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트위터에 어울리지 않는 정진영. ”진중하게 곱씹거나 정보를 찾노라면 이미 세상에서 발언을 원하는 찰나가 지나가 버리니까.”

Page 73: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정진영은 할리우드 배우가 환경 보존이나 기아, 난민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게 자연스럽다면 우리 배우가 그러는 것도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HYU

NW

OO

JA

NG

질문지를 받지 않아요. 재미가

없거든. 그리고 내가 만들어내요,

답을. 정해진 정답을 싫어하니까요.

방송에서는 질문지를 미리 주는데,

안 봐요, 나는. 일단 나부터가

재미가 없고. 그래서 준비 안 된

답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썩

훌륭한 답을 하는 것 같진 않아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영향인지

현실 참여적 발언을 잘 할 것

같은데, 사실은 어떤가?

트위터 계정은 있지만 아이디까지

잊어버렸어요. 하하. 일단 트위터

얘길 하자면, 의사소통의

장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굉장히

일방적인 프로파간다의 장이라고

생각해요. 또는 아지테이션

(Agitation)의 역할이 아주 강하죠.

그 안에서 어떤 논리적인, 차분한

의사소통의 소구를 할 수가

없다고요. 나는 대화나 논의를

좋아하지 일방적인 건 싫거든요.

내가 트위터나 SNS를 하지는

않지만 사적으로 혹은 어떤

기회가 될 때 물으면 나의 발언을

해요. 그래도 꽤 유하게 발언하죠.

그게 나의 성격인 거죠.

음기를 끄기

전에 정진영은

걱정했다.

“좀 더 자극적인

내용을 원했던

건 아닌가? 난 사실, 함께 술 먹고

얘기하고 노는 건 좋아하는데,

이런 인터뷰엔 약해서 말이야.”

생각과 말은 엄연히 달라서 그런

거란다. 말은 태생적으로 생각 그

자체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용도라는 이유에서다.

레드불레틴: 배우의 발언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너무

가볍고 빤해진 것 같다.

정진영: 인터뷰 환경이 많이

달라졌어요. 그건 아마 매체가

달라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과 달리 요즘은 대부분

인터넷 매체잖아요. 찰나에

소비되는 매체이기 때문에 길고

긴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굉장히 짧게 소비되는 용어로

질문하는 것 같고, 또 그렇게 답을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어요.

돌출 발언으로 제작진과 스태프가

그려놓은 그림에서 삐끗 엇나가는

분들이 간혹 있다.

내가 그런 돌발적인 발언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나는 사전 인터뷰

좀 더 강하거나 깊이 들어가는 걸

원치는 않는다는 말씀?

깊이 들어가려면 단말마적

발언으로는 안 된다는 얘기죠.

그건 긴 글을 쓰거나 긴 토론을

하거나 긴 설명을 해야 돼요.

그런 환경과 여건이 조성된다면

충분히 발언할 수 있다?

나는 지명도가 있는 배우의

발언이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한

개인의 발언이라고 생각해요.

난 아직도 유명한 배우나 가수가

하는 얘기가 세상에 더 영향력

있는 말로 들리는 게 좀 어색해요.

시민으로서 하는 것이지 배우로서

한다는 생각은 안 해요.

선배 세대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의미 있는

활동이 아닐까?

글쎄요. 나는 1980년대에 대학에

다녔고 이후 연극을 본격적으로

할 때도 주로 정치적인 연극을

했어요. 어쩌면 당시 그런 걸

경험했기 때문에 이것들을 명료한

정의와 층위로 가르려는 것이

아닌가, 그게 어떤 면에선 나의

사고나 행동에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내가 보기에 요즘

젊은 배우들이 하는 건 아주

자연스럽고 좋거든요. 그들의

의견이 좌든 우든 간에. 나는 그저

나 스스로만의 나침반에 따르는

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는 배우가 어떤 발언을 ‘하면 안

된다’도 아니고, ‘해야 된다’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자연스러우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굵직한 이슈에 대해선 발언

욕구가 일 법도 한데.

세월호 서명 활동에 나갔죠.

배우로서 나간 게 아니에요.

장소도 우리 동네였어요. 우리

아이 학교 학부형으로서 참여한

거예요. 보통 그런 거 기자들한테

연락도 하고 그러잖아요. 난 그런

거 싫거든. 그럴 이유도 없고.

늘 그렇게 했고. 그렇게 내가

필요하고 그들의 진정성에

공감해서 ‘해야 되겠다’는 일은

하지요. 이라크 파병 당시에 1인

시위를 했던 것도 배우가 아니라

시민, 참여연대 회원으로서였죠.

올겨울엔 뭘 하고 있을까?

50부작 드라마 <화려한 유혹>이

2016년 봄까지는 방영될 거고,

촬영으로 정신없이 지낼 것

같아요. 영화는 두 작품이 있어요.

원전 재난 영화 <판도라>와 타임

슬립 스릴러 <시간 이탈자>.

개봉을 기다려야죠.

송지환

‘배우’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말하기

”기사 생산과 소비가 찰나의 시대다. 나는 옛날 식으로, 얘기하다 술도 먹고 그러는 게 익숙한데.“

THE RED BULLETIN 73

Page 74: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마크 헌터: “서울은 도쿄와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파티 중심지다. 광란의 파티가 펼쳐지거든.

마드무아젤 율리아 같은 DJ가 디제잉할 때는

특히 더 그렇다.”

“스티브 아오키의 라스베이거스 공연. 아오키가

던진 케이크에 카메라가 케이크와 함께 관람석으로 날아갔다. 결국 카메라는

케이크 범벅이 되고 말았다.”

A C O B R AFA C E T O FA C E W I T H

74

Page 75: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케이티 페리와 스티브 아오키 같은 스타들의 공연 사진을 전담하는 마크 헌터. 심야 파티와 공연의 열기를 헌터만큼 생생하게 사진에 담아내는 사진작가는 없다.글: 플로리안 옵커처 사진: 마크 헌터

“모델 잉그리드가 마이애미에서 열린 수영복 패션 위크에서 자크 스미스의 ‘아이(Eye)’ 비키니를 선보이고 있다. 그녀가 다리 사이 민감한 부위로 손을 뻗는다. 파티가 시작된다!”

“예전에 LA의 ‘퍽 예(Fuck Yeah)’ 페스티벌에서 만나 어울린 적이 있는 네 명의 청년들이 댄스 플로어를 휘젓다 우연히 다시 만나 반가워하고 있다.”

Page 76: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크 ‘코브라스네이크’ 헌터는 17세에 사진

블로그(polaroidscene.com)를 시작했다.

헌터는 이 블로그에 자신의 친구들이나 유명

인사들이 심야 파티를 즐기는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블로그는 지금부터 12년 전이던

당시로서는 상당히 참신하고 흥미로운

아이디어였고, 불과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방문자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자 유명

가수들이 헌터에게 자신의 파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헌터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순간을 담아내는

그만의 능력이다. 그래서 헌터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마치 파티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내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한 컷. 옆에 있는 아리따운 모델들도 내 애장품 티셔츠를 입고 있다.”

“션 로스(왼쪽)는 백피증, 위니 할로(오른쪽)는 백반증을 앓고 있다. 두 모델의 용기는 사람들의 외모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렸다.”

76 THE RED BULLETIN

Page 77: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사진에 담을 만한 소재를 찾아서 클럽 밖의 쓰레기 더미를 뒤진 적도 있다.”

“파티의 절정을 즐기고 있는 여성의 모습. 내가 매우 아끼는 사진이다. 그녀의 입술 색과 분홍빛 풍선껌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작가라면 누구나 찍고 싶어 하는 사진이다.”

“LA의 한 파티에서 스냅사진을 찍고 있을 때

누군가 이 숙녀들에게 사과 모양 담뱃대를 들이밀었다. 예쁘죠?

한 모금 빨아볼래요?”

“패션 제왕 제러미 스콧은 매년 코첼라

파티를 주최한다. 파티에서는 패리스

힐튼이나 케이티 페리 같은 스타들과도 어울릴 수 있다.”

“스티브 아오키의 도쿄 공연. 케이크 세례를 받은 관람객. 끈적한 크림. 서로의 케이크를 핥아주는 광경도 종종 볼 수 있다.”

THE RED BULLETIN 77

Page 78: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레드불레틴: 어떻게 파티 사진작가가 되었나?

마크 헌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보는 대신 그냥 찍어버린다는 내 신조를

지킨 덕분이다.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 때

난 열일곱 살이었고 콘서트의 정식 촬영

허가를 받기엔 너무 어렸다. 경비원들 몰래

무대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찍곤 했다.

세계 최초로 파티 전문 사진 블로그를

시작했다.

필요에 의해 시작한 거였다. 처음엔 친구 몇

명이 파티 사진을 요청해 왔다. 그러다 이런

사람이 점점 늘어나서 관리가 안 될 지경이

됐다. 그래서 블로그를 만들어 파티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한 거다.

이제는 케이티 페리의 공연이나 제러미 스콧

같은 스타 디자이너의 단골 사진작가가 됐다.

지난 12년간 5000여 번의 파티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아는 사람이 많아진 덕분이다.

2004년 처음 케이티를 봤을 때 그녀는 파티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여러 파티에서

만나면서 친해졌고 그때마다 케이티의 사진을

찍었다. 스타가 된 후에도 케이티는 내가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주길 원했다. 그녀는 날

편하게 생각하고 내 사진도 무척 좋아한다.

인터넷에 코브라 스타일의 사진 촬영 동영상이

있다. 멋진 사진을 찍는 비결이 있다면?

사진을 찍을 때 양해를 구하지 않는다. 그냥

찍는다. 좋은 사진은 내가 옆에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할 때 나온다. DJ가 들려주는

음악에 몰입해 있는 사람들을 포착하기 위해

애쓴다. 그런 상황에서 “자, 사진 한 장만

찍겠습니다”라고 하면 흥이 다 깨져버리겠지.

그 절정의 순간에 동참하려 애쓴다.

사진 찍는 걸 원치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카메라를 막는 사람은 절대 찍지 않는다.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난 뻔뻔한 사람이 아니거든.

그저 절정의 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서 보여주는 것이 관심사이다.

여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셔츠를 벗는데∙∙∙.

내가 그렇게 하라고 부추기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여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찍어달라고 요구하는 편이다. 난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을 뿐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약을

해본 적 없이 건전하게 사진을 찍었다.

어떻게 여자들이 당신 앞에서 긴장을 풀고

편안해하는지 궁금하다.

난 주로 하와이안 셔츠와 반바지를 입는다.

게다가 내가 좀 어리숙해 보이고 여자들을

유혹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지 여자들이 내

앞에서 편안하게 파티를 즐기는 것 같다.

모델이나 가수들과 어울리면서 돈까지 번다.

파티 사진작가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

장거리 여행과 밤늦게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게 힘들다. 그리고 사진 찍는 걸 눈치채고

어색한 포즈를 취하는 사람이 힘들다.

후배 사진작가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적극성이 중요하다. 난 초짜 시절에 사진에

담을 소재를 찾기 위해 클럽 밖 쓰레기통을

뒤진 적도 있었다. 잡지사에 찾아가서 파티

사진기자로 일하게 해달라고 애걸하는 대신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었다.

낮에는 뭘 하고 지내나?

친구들과 함께 코브라 헬스클럽을 운영한다.

하이킹 같은 아웃도어 스포츠도 즐긴다. 또

야외에서 음악을 연주하거나 춤을 추는 것도

좋아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 같지

않게 즐겁게 일한다.

“새벽 3시, LA의 한 파티에서 참가자들이 반라 상태로 춤에 빠져 있다. 모두가 광란의 분위기에 흠뻑 취해 있는 순간, 사진 속 여성은 놀랄 만큼 말짱하다.”

“패션 스타 제러미 스콧(왼쪽)과 함께한 한국의 아이돌 스타 씨엘(가운데, 2NE1 멤버).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기 바란다. 씨엘은 곧 미국 팝 음악계를 강타할 것이다.”

“뉴욕에서 열린 제러미 스콧의 패션쇼 시작 직전. 쇼 준비로 모두들 난리가 아니지만 힐튼 자매(패리스와 니키), 이기 아젤레아, 그리고 테리 리처드슨은 여유 만만하다.”

“샤토 마몽 호텔에서 만난 카라 델레바인과 켄달 제너의 모습. 할리우드 스타인 카라는 아직도 코믹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느냐고 묻지 마라. 그냥 찍어라!”12년간 5000여 번의 파티에서 찍은 100만

장의 사진. 마크 ‘코브라스네이크’ 헌터가 사진

소재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던 시절부터

톱스타들의 단골 사진작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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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9: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내가 좀 어리숙해 보이고 여자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이잖아. 그래서 여자들이 날 편하게 대하는 거지.”

“LA의 모스키노 패션 파티에서 파티어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거대한 테디 베어 인형. 절친인

AJ가 곰이 입고 있던 티셔츠를 슬쩍하려다가

처참하게 실패했다.”

“뉴욕에서 열린 퍼플 패션 파티도 대단했다.

애틀랜타에서 온 쌍둥이 형제는 파티에서 만난

여자들을 방으로 돌려보냈다. 참으로

건실한 청년들이다.”

Page 80: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www.descente.co.kr

Page 81: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T R AV E L

남아공 소웨토 SCAD 자유낙하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드레날린의 폭풍 분출

번지 로프도 없이 시속 100킬로미터의 속도로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을 향해 자유낙하하는, 심장을 토해낼 것

같은 공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세상에 많지 않다. 그중 하나가

남아프리카에 있다. 폐기된 발전소 시설을 이용하는 이곳은

요하네스버그의 올랜도 타워 버티컬 어드벤처 센터.

A C T I O N !See it. Get it. Do it.

G E A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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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 LT U R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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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OW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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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V E N 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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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R AV 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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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H E E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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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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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2: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AC T I O N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웨토

요하네스버그에는 SCAD

(Suspended Catch Air Device)가

설치되어 있다. 허공에 매달려 있는 그물망인

SCAD으로 특히 간 큰 사람들, 나름 용감한

사람들이 뛰어내리며 스릴을 즐길 수 있게 한

장치다. SCAD와 같은 장치를 갖추고 있는

장소는 세계적으로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올랜도 타워는 매니저인 니코 마이버그가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재탄생시켰다.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올랜도 타워의

SCAD는 가동이 중단된 발전소 냉각탑에

설치한 세계 유일의 시스템이다. 둘째, 낙하

거리는 70미터에 이른다.

“올랜도 타워의 SCAD 자유낙하는

거대한 냉각탑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아주

독특하고 색다른 ‘터널’을 경험할 수 있죠.

명실상부한 세계 유일의 장소입니다.”

마이버그가 설명했다.

상상하는 그대로 공포와 아드레날린의

완벽한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참가자는

100미터 높이의 냉각탑 속 허공에 매달린

케이지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참가자와 그의

생명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끈은 자유낙하

안전벨트뿐이다. 이 벨트는 교관이 벨트의

버튼을 누르면 훅에서 풀린다.

참가자가 탄 케이지 한참 아래에는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캐치 에어 디바이스

(공기로 충전된 튜브 프레임으로 지지하는

그물망)가 설치돼 있다. 교관 마이버그의

카운트다운은 다섯부터 시작한다. 다섯, 넷,

셋, 둘, 하나, 제로.

“체험자와 그물망 사이에는 정말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어요.” 스물한 살의 미국 출신의

대학생 닉 에이버리의 경험담이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부딪힐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아래가 아니라

위를 보면서 등이 먼저 떨어지니까요. 미친

체험이죠. 정말 죽을 맛이에요. 말이 안나오죠.

완벽한 망각으로 떨어져보고 싶거나 죽음의

비명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체험입니다.”

착지는 생각보다 부드럽게 이루어진다.

거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낙하 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오히려 낙하의

강도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참가자가

그물망에 떨어지면, 장치 전체가 지상으로

하강해 아직도 쿵쾅거리는 심장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쥔 참가자를 안전하게 출구로

안내해준다. 안전하게.

Johannesburg

Soweto,South Africa

Sample무허가 술집 스타일의 간이식당 채프 포지

(Chaf Pozi)에서는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으깬 옥수수 알갱이와 콩이 주재료인 샘프

(Samp)는 남아프리카식 바비큐인 브라이(Braai)

에서 구워 내온다. 자유낙하를 체험한 후에

맛보면 안성맞춤.chafpozi.co.za

Soar비행 전 몇 가지 사항의

점검과 실내 교육, 그리고 전문가의 지도를

받고 나면 헬리콥터 조종석에 앉아서

요하네스버그 상공을 비행할 수 있다. 30분 후면 조종사의 허락을 받아 직접 조종간을 잡아볼 수도 있다. sa-venues.com

Scare몸길이가 거의 4미터에 이르는 나일 악어들에게 둘러싸여 수영을 즐겨볼

용기가 있는지? 물론 그냥은 아니고. 튼튼한 케이지가 백상아리보다

네 배나 강한 나일 악어의 턱과 이빨로부터

당신을 보호해준다. cango.co.za

THE INSIDER“경험이 많은 점퍼들은 낙하하면서 공중제비를 돌거나 백플립을 하는 등 재주를 부리기도 합니다. 그러한 행동을 권장하지는 않지만, 실행하느냐 마느냐는 체험자 자신에게 달려 있으니 해보고 싶다면 교관에게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완벽한 망각의 추락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SOWETO More to explore

T R AV E L

진짜 추락을 경험할 용기가 있다면 방문해보라.orlandotowers.co.za

82 THE RED BULLE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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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3: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켜 바퀴에 내장된 LED가 빛난다.

AC T I O N

LET THERE BE LIGHT세계 빛의 해(International year of light)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새로운 장비들.

Fretlight Guitar당신도 하룻밤 사이에 기타 명인이 될 수 있다.

프렛라이트 기타를 컴퓨터와 연결하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지판의 LED 불빛이 음표, 코드, 반복 악절을 따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fretlight.com

Lumos Helmet킥스타터 펀딩으로 개발한 새로운 장비. 인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헬멧으로, 자전거 핸들의 무선 리모컨으로 작동시키는 방향 지시등과 브레이크등이

달려 있다. 충전식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lumoshelmet.co

Withings Aura수면 추적 앱과 가상 일출 알람을 조합한 오러. 수면 사이클을 따라가다가 잠을 깨우기에 가장

적합한 타이밍에 빛과 소리로 깨워주는 혁신적인 라이트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다.

withings.comcom

Crystal Light디자인 어워드 수상 작품. 다양한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전도성 LED

크리스털과 자석으로 이루어진 탁상용 램프다. 책상에서 일하는 시간, 공부하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조명. qisdesign.com

Glow Headphones광선검을 허리에 찬 제다이의 기사가 헤드폰을

만든다면 이런 발상을 하지 않을까? 이 프리미엄 헤드폰은 광확산 섬유를 이용해

음악에 맞추어 레이저 빛을 발산하는 케이블이 매력 포인트다. qisdesign.com

Mello LED Skateboard복고풍 크루저 보드에 혁신적인 LED 휠을 달았다.

밤에 스케이트보드 멤버들과 합류해 현란한 테크닉에 화려함까지 더해보라. 덱과 휠은 라임, 블루베리, 체리 컬러를 기본으로 하며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색상을 조합할 수 있다. melloskateboards.co.uk

G E A R

THE RED BULLETIN 83

Page 84: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AC T I O N

THE PLAYLIST에이셉 퍼그(A$AP FERG)뉴욕의 에이셉 퍼그(26세)는 랩 장르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와 에이셉 라키가 이끄는 할렘 집단 에이셉 몹은 주류 힙합에

몽환적이고 방관자적인 비트를 가미해 차별화된 음악을 탄생시켰다.

하이패션 세계에도 발을 들여놓는 데 성공했다. 그는 최근 남성복

디자이너 아스트리드 앤더슨과 팀을 이루어 앤더슨의 2016 S/S

패션쇼와 패션 영화 <워터>에 활용할 오리지널 사운드를 작업했다.

이 영화에 그가 직접 출연도 한다. ‘힙합계의 새로운 통치자’로

불리는 그의 커리어와 음악적 이정표에 영향을 미친 곡은 어떤

것이었는지 함께 들어보자.

라키와 나는 10대 시절부터 친구였다. 그는 언제나 재능이 넘치는 친구였다. 이 노래로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창조했다. 보컬 음역을 낮추면서 전혀 다른 소리를 만들어 냈다. 뮤직비디오에서 우리는 블랙 하이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한 의상을 입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치 우리가 아주 큰일을 해낸 것 같은, 기념비적인 시절이었다. 그 느낌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A$AP RockyPeso

어렸을 때 시 쓰는 것을 좋아했다. 내가 쓴 시를 읽으면 여자아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미로 시작했다가 이 노래까지 쓰고 가수가 됐다. 이 노래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한 첫 작품이다. 아버지에 대한 진심이 담겨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 아버지는

이제 돌아가셨지만, “하늘나라에서 우리 아버지를 만난다면, 아버지는 진정 신이 되어 있으리라∙∙∙” 이런 가사가 들어있다.

1990년대에 아버지는 P. 디디의 배드 보이즈 레코드 같은 대형 힙합 레이블의 로고를 디자인했다. 그래서인지 새로 나오는 음반은 거의 다 갖고 계셨다. 어린 시절 이 노래는 아버지 컬렉션 중에서 나의 마음을 가장 크게 울린 노래 중 하나였다. 당시 소녀들은 배기 재킷에 니패드를 하고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정말 좋아했다. 음악과 패션, 힙합과 스타일이 하나로 융합될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내 커리어에 영향을 끼친 최근 노래는 요즘 나온 싱글에 들어 있다. 가사에 “내 걸음걸이는 카라 델레바인보다 멋있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가사 때문에 카라와 트위터로 즐거운 설전을 벌였다. 그러다가 페이스타임 비디오를 함께 찍기로 했다. 그 비디오에서 난 카라에게 ‘도프 워크’를

보여주었는데, 거기서 마약중독자들이 꿈나라에 빠져들었다가 잠에서 깨어 크게 점프하는 장면이 나온다.

Mary J. BligeYou Remind Me

A$AP FergDope Walk

A$AP FergWork

DMXRuff Ryders’ Anthem1

이 트랙을 들을 때마다 추억에 잠긴다.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내가 열 살 때쯤 이 노래가 처음 나왔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할렘을 이리저리 달리곤 했는데,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온갖 곡예를 부리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당시 디엠엑스 스타일은 혁신적이었다.

지금 디엠엑스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든, 어린 내게 씨를 뿌렸고 내 목소리를 찾도록 도와주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REAL SOUND, TURN-TABLE

편하고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요즘,

아날로그의 감성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번거로움이 즐거움으로 느껴지는 턴테이블을

모아봤다.

Clearaudio Concept

초정밀 카트리지 바늘로 시작한 독일 클리어오디오사. 입이

벌어지는 가격만큼이나 소리의 품질도 뛰어나다.종종 영화에도 등장한다. 자기부상 방식의 9인치 톤암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clearaudio.de

Soundlook SLT-3080

단순히 LP뿐만 아니라 라디오, MP3, CD, SD

카드까지 모두 재생할 수 있다. 더욱 매력적인 건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앰프나 스피커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것. cncclub.co.kr

Skydigital Aria pan

콤팩트한 크기로 휴대가 가능한 턴테이블. USB

케이블로 데스크톱과 연결해 음악을 MP3로 녹음, 저장할

수 있다. 무겁고 공간을 차지하는 큰 턴테이블이

부담스러운 싱글 남녀에게 제격이다.

skyok.co.kr

THE GADGETHiddenHUB고가의 오디오 장비를 따로 사지 않아도 입체적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스피커. 일명 멀티룸 링크 음향 기기라고도 한다. 탑재된 동작 인식 센서가 전원을 자동으로 껐다 켜 사용자의 수고를 덜어준다. 네 개의 드라이버와 서브 우퍼가 들어 있고 와이파이로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 스피커 테두리를 슥 문지르면 볼륨 조절과 재생, 그리고 정지가 가능하다. hiddenradiodesign.com

M U S I C

84 THE RED BULLETIN

Page 85: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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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쓴 시알레산드로 멘디니: 이 시대의 진정한 황금 컴퍼스 “모든 사물은 사람과 연결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상징적 역할을 해야 하고, 호감도 주고 감동도 줘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모인 점을 시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손자의 눈 건강과 행운을 위해 조명을 만든 할아버지’로 더욱 유명한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밀라노 출신의 디자인 대부다. 건축 전문지 <카사벨라> <도무스> 편집장을 거쳐 1985년 디자이너로 새 출발한 뒤 까르띠에, 에르메스, 스와치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작업하고 있다. 그런 그의 전시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600여 점의 작품을 집대성한 이번 전시는 대형 모뉴먼트, 가구, 건축, 회화 등 전 분야를 총망라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mendini.co.kr

그래도 R2D2 네가 최고야<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오랜 기다림 끝에 <스타워즈> 신작

개봉이 12월 17일로 확정됐다. 게다가 미국보다 하루 빠르다. 새로운 배경과 배역(세 명의 새로운 등장인물이 출연한다) 등 이야깃거리가 많지만 여기선 한 가지만 얘기하자. 이번 에피소드에는 오래도록 사랑받은 R2D2의 아성을 위협할 새로운 드로이드가 출연한다. BB-8은 J. J. 에이브람스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공 같은 몸통에 모자를 얹은 듯한 모습의

BB-8은 세련된 움직임을 보인다. BB-8이 최신 디지털 앰프라면 R2D2는 진공관 앰프에 비교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단짝 C3P0가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오면 좋겠다. “쟤가 최신이긴 하지만, 그래도 R2D2 네가 최고야.”starwars.com

목소리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대한민국 대표 소프라노. 그녀의 이름은

조수미다. 복막염에 걸려 수술을 받아도, 다리가 부러져도 무대에 선다.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을 섭렵하고 최고 지휘자들과 함께 오페라에 출연했다. 2008년에는

국제 푸치니상을 수상했다. 이탈리아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처음이었다.

그렇게 세계가 인정하는 신의 목소리로 무대에 선 지 30년이 됐다. 그녀는 음악

교육에 관한 열정이 대단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렸을 적 피아노 연습으로

8시간을 채우지 않으면 방 밖으로 못 나오게 자물쇠를 걸어놓을 정도였다.

그녀는 “견디지 못해 세 번쯤 가출을 시도했지만, 돌이켜보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어머니 덕분”이라고 말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차린

어머니도 대단하지만 그걸 또 따라와준 그녀, 조수미에게 세계 최고의 자리는

당연하다. 최고의 위치에서 편안한 삶을 누릴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특히 2015년은 30년 동안 세계 무대에 선 그녀에게 새로운

도전의 해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첫 가요 EP 앨범 <그.리.다>를 발표했고, 12월

31일에는 그녀의 첫 가요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를 제주도에서 연다. 콘서트

주제는 ‘그리운 날의 기억’이다. ‘옛사랑’ ‘꽃밭에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등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와도 같은 명곡들이 그녀의 가슴과 입으로 다시 태어난다.

정통 클래식을 가미하겠다 했으니 관객들은 원곡에는 없는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뼘의 하모니카로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전재덕, 한국의

머라이어 캐리 소향 등 함께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들도 정상급이다. 이번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이다. josumi.com

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아직 연말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제주도로 떠나는 항공권을 알아보자. 세밑의 제주도가 세계 최고의 디바 조수미의 목소리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AC T I O N C U LT U R E

그녀는 70대까지 노래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매일 최선을 다해 연습한다.

THE RED BULLETIN 85

Page 86: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TV나 잡지에서 구경하던 전기차가 현실이 됐다. 그만큼 실용성이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이제 자동차를 살 때 연비 대신 전기료를 묻는

시대가 도래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각종 전기차를 내놓고 있는 이

시점에 <레드불레틴>이 소개할 차는 아우디 A3 e-트론이다. 물론

이전에도 이름에 ‘e-트론’이 붙은 차는 있었지만 판매하는 건

처음이다. A3 e-트론은 기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장점만을 살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다. 탑재한 엔진은 폭스바겐 골프 GTE와 같은

1.4 TFSI 가솔린 터보. 변속기와 엔진 사이에 전기모터를 추가했다.

전기를 공급하는 동력원은 뒷좌석 아래에 설치한 8.8킬로와트 리튬

이온 배터리. 이 차의 진정한 매력은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확인할 수

있다. 전기모터지만 가솔린 엔진 못지않게 가속이 꽤 쫄깃하다.

반응도 자연스러워 기존 전기차의 ‘엘리베이터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일반 콘센트(완충 시간 3시간 45분)로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점도 꽤 매력적이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힘을 합치면 총

204마력을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2킬로미터, 제로백은

7.6초다. 또한 배터리를 완충하면 전기차 모드(EV)로 50킬로미터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른 모드 변환(전기차, 하이브리드 오토,

하이브리드 홀드, 하이브리드 차징)으로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이용하면 연료 탱크를 한 번 채우고(40리터) 최장 94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다. audi.co.kr

X1은 2010년에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73만 대 이상 팔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 잘나가는 형님들(X3, X5 등)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다. 그런 X1이 풀 체인지를 거쳤다. 기존 후륜구동을 버리고 전륜구동을 채택해 실내 공간을 더욱 확보했다. 넉넉해진 실내 공간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일부에서는 전륜구동이 역동성을 떨어뜨린다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BMW는 4세대 커먼레일 직분사 기술을 적용한 2리터 4기통 싱글 터보 엔진(가솔린, 디젤)과 전자식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로 이런 걱정을 날려버렸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은 여전하다. 엔진 트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은 다섯 가지.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는 가운데, 그중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25d의 스펙만 살짝 소개한다. 최고 속도 시속 219킬로미터, 최대 출력은 231마력, 제로백은 약 6.6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연비가 리터당 20킬로미터라는 것이다. bmw.co.kr

남자는 크고 강한 물건에 끌리는 법막내지만 막내 같지 않은 BMW 뉴 X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대의 도래기름 냄새 싫어하는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예산을 조금만 늘리면 한 대 값으로 두 대의 차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소유할 수 있다.

ACTIONW H E E LS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기고 싶다면 엔진의 개입이 신속한 S모드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MOTORMERCH더욱 안전한

드라이빙을 위해. 스킬 업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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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P

ENN

STU

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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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Y

Tods Gommino shoes

1950년대의 자동차용 신발에서 착안해 만든

토즈 고미노는 드라이빙 슈즈의 대명사인 동시에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데일리 슈즈로도

좋다. 밑창의 133개의 고무 페블이 발이 페달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잡아준다. tods.com/ko_kr

Ferrari driving gloves

지나치게 부드러운 장갑은 오히려 운전대 위에서 손을 춤추게

만드니 가죽 선택부터 꼼꼼해야 한다. 보온

목적이 아닌 만큼 손등 부분이 메시 소재로 된

페라리 운전 장갑은 훌륭한 선택이다.

ferrari.com

Oakley two face sunglasses

태양을 마주 보고 달릴 때에도 선명한 시야를

제공하는 오클리 선글라스. HDO 렌즈로 깨끗하고 선명한 시야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갑자기 터널에 진입했을 때 선글라스를 벗으려고 허둥대지 않아도 된다.

oakley.co.kr

86 THE RED BULLETIN

Page 87: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SOUTH KOREA

BEYOND THE ORDINARY

한국 헤비메탈 1호 시나위 리더 신대철음원 유통 정상화가 한국 음악의 살길이다

정진영배우가 아닌 시민으로서 말하기

모터사이클을 만든 할리우드 배우

HOW TO BE A GENTLEMAN

스타일과 품격을 위한 간략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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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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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8: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AC T I O NE V E N TS

Dec 5-20 제22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덴마크, 헤르닝·콜링·프레데릭스하운·네스트베드

2년마다 열리는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가 올해 12월 5~20일 덴마크 4개 도시에서 열린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인 우선희가 이끄는 우리나라 대표 팀은 지난 대회에서 아쉽게 12위에 머물렀다. 올해 대표 팀은 12월 5일부터 브라질, 프랑스, 콩고, 독일, 아르헨티나와 차례로 C조 예선 경기를 치른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회 메달 순위는 10위다. 1위는 러시아다. www.ihf.info

작년 파리에서 열린 롤 올스타전은 SKT T1팀이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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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0-13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 2015 로스앤젤레스, LSC 스튜디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챔피언스 프리시즌, 스프링, 서머 그리고 ‘롤드컵’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롤 리그를

마무리할 올스타전이 열린다. 올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북미 LSC 스튜디오에서 우승 팀을 가려낸다.

롤 팬들은 크리스마스보다 롤 올스타전을 더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10월에 열린 월드 챔피언십 순위에

따라 6개 팀에 출전권이 주어졌다. 이번 올스타전은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일대일 대결, 여러

지역 선수가 한데 섞여 벌이는 경기 등이 준비돼 있다. 우리나라에 2011년 12월 출시된 롤은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게임이다. PC방 점유율 분석 기관인 게임트릭스의 9월 데이터에 따르면 롤은 국내

온라인 게임 점유율 39.52퍼센트로 164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rleagueoflegends.co.kr

Dec 19 제65회 미스월드선발대회싼야, 미의 왕관 극장

지덕체를 겸비한 세계 최고의 미인을 뽑는 미스월드선발대회가 올해는 12월 19일 중국 하이난 성 싼야의 미의 왕관 극장에서 열린다. 미스월드선발대회는 1951년 영국에서 처음 개최했다. 단순히 예쁘고 잘난 여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Beauty with a purpose’, 의식 있는 미인을 가려내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회다. 올해 우리나라 대표 선수는 서울대에서 서어서문·경영학을 전공하는 정은주다. 170센티미터, 49킬로그램, 34-23-43인치의 환상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는 6개 국어를 구사하는 엘리트다. 매사에 전심전력하는 그녀의 꿈은 뉴스 진행자다. CNN이나 블룸버그도 그녀의 목표다. 첼로와 피아노, 워킹에 능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miss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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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9: The Red Bulletin December 2015 - KOR

Dec 29 이청용 vs 기성용 런던, 셀허스트 파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축구 대표 ‘쌍룡’이 각자 소속 팀의 명예를 걸고 실력을 겨루는 결전의 날이 드디어 다가왔다. 미드필더인 이청용과 기성용은 우리나라 대표 팀 내에서도 실력은 물론 우애까지 자랑하는 선수다. 현지 생중계를 보려면 시차 문제로 쏟아지는 밤잠을 이겨내야 하겠지만 두 선수의 대결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중계를 맡은 방송사는 선수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기 날짜, 시간 잘 체크해두길. sbssports.sbs.co.kr

Dec 12 2015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2013년 10년 만에 19집 앨범을 발매한 대한민국 가요계의 살아 있는 전설 조용필이 2년 만에 다시 콘서트 무대에 선다. 아이돌 가수들이 점령한 요즘 가요계에서 26만 장의 CD 판매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한 가왕 조용필. 이번에는 더 큰 무대에서 수많은 관객과 음악으로 소통하려 한다. 이미 2013년에 열린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2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신기록을 세운 공연인 만큼 벌써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 insightent.co.kr

Dec 12-15 2015 제주 4 Full 마라톤 대회제주도 전역

국내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중 가장 독특한 대회다. 코스의 규모 때문이다. 한 번 뛰는 마라톤이 아니라 4일간 매일 풀코스가 준비돼 있다. 물론 하루만 참가해도 되고, 4일 내내 참가해도 된다. ‘4연풀’ 선수라면 첫날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출발해 4일간 해변을 따라 제주도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일주하는 셈이 된다. 참가자들에게는 항공료와 숙박료 할인 혜택을 준다. run1080.co

Dec 5-7 태권도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멕시코, 멕시코시티

세계적인 태권도 대회에는 우리나라 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서

메달을 목에 걸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나라가 태권도 강국인 이유는 발차기

하나로 우리나라 최연소 그랜드슬래머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 도전하는 김태훈과 같은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54킬로그램 급에

출전하는 그는 이미 올해 열린

월드그랑프리 2차 대회까지 마쳤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내년 리우 올림픽

출전도 문제없다. 3차 대회와 파이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최연소

그랜드슬래머의 영광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worldtaekwondofederation.net

중앙 볼 다툼이 특히 치열할 것이다.

호쾌한 발차기를 선보이는 김태훈 선수(왼쪽).

SAVE THE DATE

연말이라 그런지 12월에는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이벤트가 많이 열린다.

배구 올스타전크리스마스에는 영화

<나 홀로 집에> 시리즈 말고도 대한민국 프로

배구 V-리그 올스타전을 챙겨 봐야겠다. 미남, 미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다. 선수 선발은 온라인 투표와 전문위원회 추천으로

이루어진다.

25December

대륙을 뒤흔들 로드 FC

한국의 UFC 로드 FC가 12월 26일 중국 상해에서

대회를 치른다. 이번 기회를 통해 로드 FC를 세계화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특별 해설위원으로는 중국에서

산타 선수로 유명한 자우지룽이 나선다.

26December

드론 조종 대회요즘 각종 드론이

인기다. 12월 11일부터 SETEC에서 열리는

CNET e쇼 2015에서는 ‘제1회 코리아 드론 챔피언십’도 열린다. 얼마나 정밀하게

드론을 조종하는지가 승패를 결정한다. 상금도 걸려있다.

11December

Dec 12-15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광저우

올 6월 한게임 온라인 대국으로 시작한 아마추어 선발전부터 달려온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결승전이 12월 8일부터 3일 동안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다. 총 상금 규모는 8억원으로 우승자가 이 중 3억원을 가져간다. 작년 우승자는 김지석. 현재까지의 성적과 기세라면 올해도 그가 세계 최고 바둑 기사의 왕좌를 지켜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sbssport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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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이산화탄소를 주의하라“마른 눈은 공기를 잘 통과시키지만, 만약 구덩이 안쪽 벽이 살짝 녹았다가 다시 얼면 안에 이산화탄소가 계속 쌓여서 중독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스키 폴이나 우산 끝, 막대기 같은 뾰족한 것을 이용해 천장에 구멍을 뚫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성냥이나 라이터로 내부의 이산화탄소량을 가늠해볼 수도 있습니다. 불꽃이 금세 사그라지면서 꺼진다면 산소가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3손발을 계속 마찰하라“손과 발을 지속적으로 마사지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몸을 즉각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극한 상황에서는 내부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산소가 충분히 함유된 따뜻한 혈액을 몸의 중심부로 끌어가므로 손과 발부터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손발 마찰은 양말이나 장갑을 낀 상태로 하기보다는 피부와 피부가 직접 닿도록 문지르면서 열을 발생시켜야 합니다.”

4탱크를 채워라“3주까지는 음식 섭취 없이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이 없으면 사흘밖에 버티지 못합니다. 눈이나 얼음을 물통에 채워 옆구리에 끼우거나 품에 안고 녹이세요. 눈을 그대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또 나는 항상 초콜릿 바나 육포, 견과류, 건포도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닙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무엇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5최대한 빨리 벗어나라“눈 구덩이를 잘 만들면 며칠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누군가 구조하러 오지 않는다면, 또는 구조하러 올 것 같지 않다면, 어느 정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그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해가 떠서 기온이 올라가고 하늘이 맑아 시야가 확보되었을 때 최대한 빨리, 그리고 많이 움직여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1자신만의 무덤을 파라“수북한 눈 더미를 찾아서 한쪽에서부터 파들어갑니다. 도구가 없다면 손으로라도 파야 해요. 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파면, 그 속에 들어가서 주변의 눈을 끌어 모아 최대한 입구를 막고 배낭으로 마지막 틈을 막으세요. 눈은 좋은 단열재죠. 눈 구덩이 안쪽은 바깥보다 적어도 몇 도는 높게 유지됩니다. 0도까지도 가능해요. 물론 그게 ‘따뜻한’ 온도는 아니지만, 영하 9도보다는 훨씬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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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추위에서 살아남기오스트리아 알프스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 중이든, 악천후에 등산로에서 벗어나

길을 잃었든, 영하의 추위에 오도 가도 못 하게 된 상황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눈 속에

구덩이를 팔 수만 있다면 동사를 면할 수 있다. “일단 바람과 악천후를 피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전직 영국 해병대원이자 노련한 등반가로, 지금은 베어 그릴스 생존

아카데미의 프로젝트 개발 매니저인 스콧 헤필드의 설명이다. 헤필드는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떨어진 러시아 엘브러스 산에서 아무런 장비도 없이 36시간을 견뎠고, 남극의

빙하에서는 영하 35도의 혹한을 12시간이나 버텨냈다. “보통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장비(자신의 체온과 얼음 도끼)만 있다면 눈 더미에서 단단한

눈얼음 블록을 떼어내고 눈을 파내서 큰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눈을 이용해 시멘트처럼 벽을 다시 세우는 겁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럼 ‘눈 무덤’을 파야죠. 자기 몸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구덩이를 파는 겁니다.

그 안에 기어들어가 몸을 피하는 거예요.” beargryllssurvival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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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는 당연히 숨 쉴 수 있는 공기의 양이 제한되므로 시간이 특히 귀중해진다.

1 OMEGA SEAMASTER 300 ‘SPECTRE’omegawatches.com 새로운 007 영화에서 본드는 오메가의 스틸 워치인 ‘씨마스터 300 스펙터’를 착용하고 있다. 자기장 차단 성능이 우수한 칼리버 8400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이 모델은 핵자기 공명 토모그래프로도 정지시킬 수 없게끔 설계되었다.

2 ORIS AQUIS DEPTH GAUGE YELLOWoris.ch 오리스가 출시한 ‘아퀴스 뎁스 게이지 옐로’는 다이버가 다이얼을 슬쩍 보기만 해도 현재 잠수 심도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게 해준다. 인조 다이아몬드 코팅 처리된 스틸 케이스와 오토매틱 무브먼트 장착. 수심 100미터까지 측정할 수 있다.

3 SEIKO PROSPEX MARINEMASTER PROFESSIONAL seikowatches.com1965년에 처음 다이버 워치를

<007 스펙터>가 드디어 개봉한다. 여기 소개된 시계들은 제임스 본드가 언제 어떤 임무에 투입되든 그에게 항상 신뢰할 만한 기능을 입증할 것이다. 글: 기스베르트 브룬너

What BOND would

제작한 세이코의 50주년 기념 모델. 고주파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프로스펙스 마린마스터’는 모노코크 방식으로 만든 티타늄 케이스로 수심 1000미터까지 견디며, 헬륨 가스 밸브와 수중 단방향 회전 베젤 시스템이 장착되었다. 700개 한정판.

4 ROAMER ROCKSHELL MARK III roamer.ch 1888년에 설립한 로머사는 방수 시계에 관한 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에 넣은 ‘록쉘 마크 3’는 수심 100미터까지 소풍을 떠나는 다이버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안전을 위해 단방향 회전 베젤을 장착했다.

5 ROLEX OYSTER PERPETUAL YACHT-MASTER 40 rolex.com 시계도 시계지만 시곗줄이 포인트. 최근 개발된 ‘오이스터플렉스’ 시곗줄을 장착한 ‘오이스터 퍼페츄얼 요트마스터 40’. 롤렉스는 고탄성 금속판을 고급스러운 탄성 중합체로 감싸 이 브레이슬릿을 완성시켰다. 10바(bar)의 수압을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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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때문에 물고기들이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군요.”<007 썬더볼 작전>, 196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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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오. 거의 죽을 뻔했소.”<007 카지노 로얄>, 2006년

손목시계는 남성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다. 특히 바와 카지노에서는 세련되고 품위 있는 모델이 가장 좋다.

1 HUBLOT CLASSIC FUSION AEROMOON hublot.com위블로의 엘레강스한 워치 룩. 45 밀리미터 티타늄 케이스에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을 연결한 오토매틱 손목시계. 무브먼트는 총 134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2 TUDOR NORTH FLAG tudorwatch.com 튜더가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를 탑재한 오토매틱 손목시계. 70시간의 파워 리저브와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장착했으며, 크로노미터 공인 인증서도 획득했다.

3 TISSOT CHEMIN DES TOURELLES tissot.ch ‘슈망 데 뚜렐’은 1907년에 티쏘가 시계 공장을 설립한 스위스의 지명에서 이름을 땄다. 80시간 작동할 수 있는 ‘파워매틱’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4 GLASHÜTTE ORI GINAL PANO MATICLUNAR glashuette-original.com독일의 가장 정교한 시계 제조 기술이 ‘파노매틱 루나’로 태어났다. 자체 생산한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내장해 시, 분, 초와 날짜는 물론 문페이즈 기능까지 갖췄다.

5 NIXON KINGPIN nixon.com There is a real diamond set직경 41밀리미터의 금도금 스틸 케이스에 담긴 ‘킹핀’의 6시 방향에 진짜 다이아몬드 한 점이 박혀 있을 뿐. 쿼츠 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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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제작에 사용하는 최고의 정밀 기계공학은 남성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시계의 보디에 감춰진 기계공학에 시선을 던져보자.

1 TAG HEUER CARRERA HEUER 01 tagheuer.com태그호이어 카레라 라인의 ‘호이어 01’은 전통과 혁신이 혼합된 모델이다. 직경 45밀리미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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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규격의 티타늄 케이스는 열두 가지 상이한 요소를 결합해 제작했다. 특히 오픈 다이얼 구조로 호이어 01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독특한 앞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말하자면 이 시계는 톱니바퀴 장치와 진동에 의한 작동 방식 및 50시간 타임 리저브 기능을 탑재한 1887년형 크로노그래프가 진화한 모델이다. 베젤에 새겨진 태키미터 눈금으로 평균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시간이란 중력과 직면하는 것이다.”

<007 어나더데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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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enture인생에 열기가 달아오른다면, 손목시계 역시 몇 가지 상황을 견뎌내야만 한다.

1 VICTORINOX I.N.O.X. PARACORD victorinoxwatches.com빅토리녹스는 모험을 지지한다. 그리고 모험에는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한 ‘이녹스 패러코드’ 손목시계가 제격이다. 이름처럼 낙하산 줄을 엮어 최대한 튼튼하게 만든 나이마카 밴드를 채용.

2 LOTUS MARC MÁRQUEZ EDITION lotus-watches.com 로터스는 모토GP 2관왕인 마르크 마르케스에게 파란색 스틸 케이스의 쿼츠 크로노그래프를 헌정했다. 마르케스의 사인이 들어간 손목시계는 10바의 수압을 견딘다.

3 HAMILTON KHAKI TAKEOFF AC AIR ZERMATT hamiltonwatch.com 스위스 알프스의 세계적인 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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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팀 에어 체르마트(24페이지

참고)는 스펙터클한 구조 활동으로

유명하다. 해밀턴은 그들과 협력해

80시간의 타임 리저브 기능을 갖춘

튼튼한 손목시계를 내놓았다. AC는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의 약자.

4 BELL & ROSS BR X1 SKELETON CHRONOGRAPH CARBON FORGÉ bellross.com미래주의 ‘스텔스 룩’을 구현한

벨앤로스의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한정판은 단 250개만 제작했다.

사각 케이스는 내구성이 뛰어난

첨단 복합 재료로 구성되었다.

5 FESTINA CHRONO BIKE festina.com 수년 전부터 페스티나는 자전거

경주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스페셜 에디션 ‘크로노 바이크’는

44.5밀리미터 코팅 스틸 케이스,

쿼츠 무브먼트 및 긁힘에 강한

사파이어 글라스를 장착했다.

“우리에겐 무한한 시간이 있습니다.”<007 여왕 폐하 대작전>, 196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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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의 세상을 탐험해야 한다면, 정보와 정확한 시간이 생존에 특히 중요하다.

1 SUUNTO ESSENTIAL suunto.com 날씨 정보냐, 측정 기능이냐, 혹은 손목시계냐. 뭘 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가? 순토가 내놓은 ‘에센셜’ 라인은 직경이 50밀리미터도 채 되지 않는 케이스 속에 그 모든 기능을 담았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에는 고도, 기압, 방위, 기온까지 표시된다.

2 G-SHOCK MTG-G1000D casio-watches.com 지샥은 진취적인 기술력과 극대화된 내구성을 하나로 통합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에 기반을 둔 이 모델은 전파 시보와 GPS 신호를 이용해 정확한 시간을 계산하고 현재 위치를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3 SWATCH TOUCH ZERO ONE swatch.com ‘터치 제로 원’은 스포츠에 재미를 더해준다. 큼직한 터치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몇 번 툭툭 쳐서 여러 가지 특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 전용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만보기와 타격(Power hits) 및 박수 소리(Power claps) 측정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4 BREITLING B55 breitling.com 브라이틀링의 스마트워치. 일반적인 카운트다운과 거꾸로 세는 카운트업, 전자 속도계 등의 파일럿용 특수 기능이 장착되어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간단한 서비스 기능도 사용 가능하다.

5 GARMIN EPIX garmin.com ‘에픽스’는 85그램에 불과한 손목시계에 아웃도어용 GPS 장치, 스마트워치, 멀티스포츠 GPS 시계 및 피트니스 트레커 기능을 통합해 넣었다. 컬러 터치스크린은 여러 가지 용도별로 구분해 충실하게 디스플레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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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는 단지 작은 한 걸음일 뿐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죠.”<007 문레이커>, 197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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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주노, 폴란드, 2015년 6월 15일폴란드 한복판에서 할리우드 스턴트를 펼친다?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와 자동차 드리프트의 에이스 야쿱 프지곤스키에게는 문제 될 게 없다. 바움가르트너는 폐장한 공항 활주로에서 변칙적인 움직임을 선보인 최신예 드리프트 카를 바싹 추격했다. 위험할 정도로 낮은 고도에서 그가 펼치고 그려낸 급격한 경사 비행과 공중 지그재그는 3분짜리 블록버스터로 완성됐다.redbulletin.com/helidrifting

MAGIC MOMENT: MAKES YOU FLY

“I perform at the top of my game when things get dangerous.” 바움가르트너가 레드불 스트라토스(Red Bull Stratos)를 통해 연마한 강철 같은 신경으로 1000마력짜리 토요타의 드리프트 카를 저공비행으로 추격하고 있다.

<레드불레틴> 1월호는 12월 7일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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