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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2011년 9월 셋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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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셋째 주신문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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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셋째 주 신문은 선생님A32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06호2011년 9월 5일 월요일 판51

오려서 모아보세요

비가 오면 선죽교에 핏자국이 나타난다?◆과학적으로설명할수없는역사이야기

공상과학영화 속에만 비과학적인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 역사에서도 도저히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여러 이야기가 등장하지요. 가장 대표적인것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의 역사책에나오는 건국신화(★)의 장면들이에요. “주몽이 부여 땅의 엄리수라는 큰 강

을 건너게 되었는데 나루터에서 궨나는 천제(★)의 아들이요, 어머니는 하백(★)의딸이니 나를 위해 다리를 놓아 달라궩고하자, 거북들이 물 위로 떠올라 다리를 놓아주어 강을 건너 졸본으로 내려가 고구려를 세웠다.”광개토대왕의 비문에 기록된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떻게 거북이가 다리가 되어 사람을 건너게 하였을까요?“진한 땅의 양산 기슭에 있는 나정이

라는 우물가에 번개와 같은 이상한 기운이 드리워지고, 흰 말이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을의 우두머리들이찾아가서 그곳을 살폈더니 자줏빛 알이있었고 말은 사람들을 보자 길게 울고는하늘로 올라갔다. 그 알을 깨뜨리자 사내아이가 나오매, 경이롭게 여기면서 동천샘에 목욕시키니 온몸에서 빛이 나고 새와 짐승들이 따라서 춤을 췄다.”역시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의 시조(★) 박혁

거세에 대한 내용 중 일부지요. 어떻게 말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알에서 사람이 태어났으며, 사람에게서 빛줄기가 뿜어져나왔을까요?

신화뿐 아니라 전설에도 과학적으로는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기록돼전해지고 있어요. 신라 혜공왕 때 성덕대왕신종을 만들며 끓는 쇳물에 어린아이를넣었더니 종소리가 마치 아이가 엄마를 울며 찾는 궨에밀레궩라고 들려 에밀레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든지, 고려 말에 정몽주가 이방원이 보낸 자객들에게 살해당한 개성에 있는 돌다리 선죽교에는 비가 오면핏자국이 나타난다든지 등등 시대와 지역을 떠나 그런 이야기들은 수두룩해요.

공상과학영화에서 영화의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재미를 살리기 위해 비과학적인 요소들이 사용되었다면, 신화나전설에서는 상징의 의미나 역사적인 사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과학적요소를 이야기에 넣은 것이에요. 거북이가 주몽을 강에서 건너게 해주었다는 이야기는 거북이처럼 주몽을 도와준 다른세력이 있었다는 것을,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나고 몸에서 빛이 났다는 것은 그가 신비로울 정도로 위대한 인물이라는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짐작해요.

성덕대왕신종의 끓는 쇳물에 어린아이를 넣은 것은 나라의 큰 공사를 위해 백성들의 고통이 심했다는 것을, 선죽교에비가 오면 피가 나타난다는 전설은 고려를 따르던 사람들이 정몽주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겼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로 짐작하고요. 그리고 공상과학영화의 재미있는 상상이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해 과학을 깊이 탐구할 수 있

는 기회를 주는 것처럼, 신화나 전설 속의 비과학적인 이야기는 그저 황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꿈과희망,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숨겨졌던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데 실마리가 되기도 해요. 물론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여주기도 하고요.

지호진₩어린이 역사전문 저술가감수=국사편찬위원회

★건국신화 나라를 세우게 된 과정에 대한 신화.★천제 옛 사람들이 우주를 창조하고 다스린다고 믿었던 절대자.★하백 강을 관리하는 물의 신으로 물속궁전에서 살았다고 함.★시조 한 민족이나 국가 또는 집안의맨 처음이 되는 조상.

1. 영화 궨백 투 더 퓨처궩에는 주인공이 공중에 둥실 떠 있는 보드를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는 장면이 나옵니다. 실제로 자석의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성질을 이용한 자기부상열차가 등장해운행되고 있지만, 자석의 성질을 가진 레일이있어야 하는 등 장소에 한계가 있지요. 영화 속하늘을 나는 보드처럼 장소 제한 없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의 성질을 이용한 기구가 가능할 것인지 생각해보세요.2. 궨마이크로 결사대궩라는 영화에는 세포만큼이나 작아진 사람들이 인체 안으로 들어가 병을치료하는 장면이 나와요. 몸의 형태는 그대로유지한 채 크기만 작아진 것이지요. 이런 장면들을 과학적 기준으로 살펴보면서 앞으로 실현가능한 내용들인지 말해보세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

화:궛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궛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궛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궛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연재됩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재미있는 과학

상식 쑥쑥 역사 이야기

조선일보DB

경북 경주에 있는 성덕대왕신종은 국보 제29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종소리가 아름답고 여운이 길기로 유명하지요. 이 소리가 아기 울음소리 같다고 에밀레종이라는 이름도 붙었어요.

조선일보DB

북한의 개성에 있는 선죽교예요. 태조 왕건 때 만들어질 당시에는 선지교라 불렸는데, 정몽주가 이곳에서 살해된 직후 다리 옆에서 대나무가 솟아나와서 선죽교로 고쳐 불렀다고 해요.

짜릿한 효과음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신비스러운 영상. 이런 요소들로 꾸며진 공상과학(SF₩Science Fiction)영화는 예전부터 큰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현실세계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 영화 속에선 실제로 일어날 수 있거나머지않아 현실이 되는 과학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지요. 그런데 과연 이런 장면들은 실제로도 과학적인 것일까요? 정말그런지 한번 살펴볼게요. ◆약물을 주사하면 투명인간이 되는 궨할로우 맨궩

궨할로우 맨궩이란 영화에서는 투명해지는 약물을 핏줄에 주사합니다. 피가 온몸으로 돌기 때문에 투명성분을 온몸으로 퍼지게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머리카락₩손톱₩발톱 등은 혈관이없어서 피가 통하지 않아요. 머리카락만 공중에 떠있는 장면이상상되지요? 우리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다른 사람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인지 누구나투명인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영화 속에 나오는 투명인간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여러분도 새 아파트나 상가 건물에서 궨유리조심궩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유리가있는 줄 모르고 걸어가던 사람이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있기 때문에 붙인 것이지요. 이처럼 빛이 유리를 통과할 때 꺾이는 굴절률과 유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굴절률이 비슷해 투명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에요. 유리로 만든 물체가 물속에서는 더 투명해 보이는 이유도유리와 물의 굴절률이 거의 같기 때문이지요. 만약 우리 몸과공기의 굴절률이 완전히 같다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겠지요?하지만 인체는 워낙 다양한 물질로 구성돼 있어서 전부 투명하게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먹는 음식은 투명하지 않으니 정체가 곧 들통나겠지요.◆스타워즈 궨광선검궩의 화려한 불꽃액션, 현실에서는‐

영화 궨스타워즈궩에는 멋진 광선검이 등장합니다. 검끼리부딪힐 때 튀는 화려한 불꽃은 박진감을 더해주지요. 하지만빛을 뜻하는 궨광선궩이 영화에서처럼 일정한 길이에서 멈추지는 않아요. 빛은 무한히 뻗어나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빛은 서로 부딪히더라도 상호작용 없이 그냥 지나치기때문에 영화에서처럼 불꽃을 일으키지 않아요. 만약 빛이서로 만날 때마다 불꽃을 일으킨다면 사람을 포함한 지구상의 생물들이 존재하기도 어려웠겠지요.

SF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한 것이 거대한 우주선입니다.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또는 아주 빠르게 움직이지요.그런데 소리가 전달되려면 소리를 만들고 전달해줄 물질이필요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 표면에서는 공기에 의해, 물

속에선 물에 의해 소리가 만들어지고 전달됩니다. 그런데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궨진공 상태궩입니다. 우주공간에서 웅장한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우주선도 실제로는 전혀 소리가 나지 않아야 맞겠지요. ◆궨스파이더맨궩 수퍼거미에게 물려 유전자 변형이 일어났다?

영화 궨스파이더맨궩을 보면 유전자 조작된 수퍼거미에 물린 주인공이 거미의 능력을 가진 초인이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대로라면 주인공의 유전자가 거미 유전자와 합쳐져 변형을 일으킨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몸의 유전 정보는다음 세대까지도 그대로 전달될 정도로 견고합니다. 단 한번 물렸다고 유전자가 바뀐다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만약스파이더맨과 같은 일이 과학적으로 가능하다면 여름 내내수많은 모기에 물리는 사람들 중에 모기의 능력을 가진 사람도 많이 나타났겠지요.

영화 궨수퍼맨궩에서는 아무런 장비도 걸치지 않은 하늘을자유롭게 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외계인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능력이 있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요. 만약수퍼맨이 지구의 중력보다 훨씬 강한 곳에서 태어나 살아왔다면 지구에서 상당히 높게 뛰어오를 수는 있을 것입니

다. 인간도 중력이 작은 달에서 점프를 하면 아주 높이 뛸수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결국은 질량이 있기 때문에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수퍼맨처럼계속 날아다닐 수는 없다는 얘기이지요.◆영화 제작자들이 과학을 몰라서 이렇게 만든걸까요?

자, 이제 이런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요? ‘영화 제작자들은 정말 과학을 몰라서 이렇게 만들었을까?’아마 아닐 거예요. 비과학적인 것을 알면서도 영화의 극적인 장면을 위해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너무 과학적인 것만 따지고들었다면 투명인간이나 수퍼맨, 스파이더맨 등은 나오지도못했을 거예요. 영화는 과학보다는 궨예술궩에 더 가까우니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상상도 필요한 것이지요. 때로는 이런 상상이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해 과학을 깊이 탐구하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실이 될 때도 있지요.여러분도 공상과학 영화를 볼 때 과학적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또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 여러 가지 상상도 해보기 바랍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하잖아요.

조영선₩과학학습도서 저자감수=김지원₩한양대 응용물리학과 교수

궨할로우맨궩에 나오는 투명인간은 사람의 눈으로는 전혀 알아채지못할 정도이지요.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들현실에서도 가능할까요

영화 궨수퍼맨 리턴즈궩에서 주인공이 지구 밖으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어요.

스파이더맨은 거미처럼 어떤 벽도 손쉽게기어오를 수 있지요.

에듀펀 ‘신문은 선생님’‘신문은 선생님’은 즐기면서 배우는‘에듀펀(Edu+Fun)’의 개념으로 조선일보가 한국에 처음 선보인 지면입니다. ‘신문은 선생님’은 어린이들에게 읽고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줄 뿐 아니라 부모가 자녀에게 과학·수학·동화·역사·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가르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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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2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06호2011년 9월 5일 월요일 판51

오려서 모아보세요

비가 오면 선죽교에 핏자국이 나타난다?◆과학적으로설명할수없는역사이야기

공상과학영화 속에만 비과학적인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 역사에서도 도저히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여러 이야기가 등장하지요. 가장 대표적인것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의 역사책에나오는 건국신화(★)의 장면들이에요. “주몽이 부여 땅의 엄리수라는 큰 강

을 건너게 되었는데 나루터에서 궨나는 천제(★)의 아들이요, 어머니는 하백(★)의딸이니 나를 위해 다리를 놓아 달라궩고하자, 거북들이 물 위로 떠올라 다리를 놓아주어 강을 건너 졸본으로 내려가 고구려를 세웠다.”광개토대왕의 비문에 기록된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떻게 거북이가 다리가 되어 사람을 건너게 하였을까요?“진한 땅의 양산 기슭에 있는 나정이

라는 우물가에 번개와 같은 이상한 기운이 드리워지고, 흰 말이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을의 우두머리들이찾아가서 그곳을 살폈더니 자줏빛 알이있었고 말은 사람들을 보자 길게 울고는하늘로 올라갔다. 그 알을 깨뜨리자 사내아이가 나오매, 경이롭게 여기면서 동천샘에 목욕시키니 온몸에서 빛이 나고 새와 짐승들이 따라서 춤을 췄다.”역시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의 시조(★) 박혁

거세에 대한 내용 중 일부지요. 어떻게 말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알에서 사람이 태어났으며, 사람에게서 빛줄기가 뿜어져나왔을까요?

신화뿐 아니라 전설에도 과학적으로는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기록돼전해지고 있어요. 신라 혜공왕 때 성덕대왕신종을 만들며 끓는 쇳물에 어린아이를넣었더니 종소리가 마치 아이가 엄마를 울며 찾는 궨에밀레궩라고 들려 에밀레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든지, 고려 말에 정몽주가 이방원이 보낸 자객들에게 살해당한 개성에 있는 돌다리 선죽교에는 비가 오면핏자국이 나타난다든지 등등 시대와 지역을 떠나 그런 이야기들은 수두룩해요.

공상과학영화에서 영화의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재미를 살리기 위해 비과학적인 요소들이 사용되었다면, 신화나전설에서는 상징의 의미나 역사적인 사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과학적요소를 이야기에 넣은 것이에요. 거북이가 주몽을 강에서 건너게 해주었다는 이야기는 거북이처럼 주몽을 도와준 다른세력이 있었다는 것을,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나고 몸에서 빛이 났다는 것은 그가 신비로울 정도로 위대한 인물이라는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짐작해요.

성덕대왕신종의 끓는 쇳물에 어린아이를 넣은 것은 나라의 큰 공사를 위해 백성들의 고통이 심했다는 것을, 선죽교에비가 오면 피가 나타난다는 전설은 고려를 따르던 사람들이 정몽주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겼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로 짐작하고요. 그리고 공상과학영화의 재미있는 상상이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해 과학을 깊이 탐구할 수 있

는 기회를 주는 것처럼, 신화나 전설 속의 비과학적인 이야기는 그저 황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꿈과희망,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숨겨졌던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데 실마리가 되기도 해요. 물론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여주기도 하고요.

지호진₩어린이 역사전문 저술가감수=국사편찬위원회

★건국신화 나라를 세우게 된 과정에 대한 신화.★천제 옛 사람들이 우주를 창조하고 다스린다고 믿었던 절대자.★하백 강을 관리하는 물의 신으로 물속궁전에서 살았다고 함.★시조 한 민족이나 국가 또는 집안의맨 처음이 되는 조상.

1. 영화 궨백 투 더 퓨처궩에는 주인공이 공중에 둥실 떠 있는 보드를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는 장면이 나옵니다. 실제로 자석의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성질을 이용한 자기부상열차가 등장해운행되고 있지만, 자석의 성질을 가진 레일이있어야 하는 등 장소에 한계가 있지요. 영화 속하늘을 나는 보드처럼 장소 제한 없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의 성질을 이용한 기구가 가능할 것인지 생각해보세요.2. 궨마이크로 결사대궩라는 영화에는 세포만큼이나 작아진 사람들이 인체 안으로 들어가 병을치료하는 장면이 나와요. 몸의 형태는 그대로유지한 채 크기만 작아진 것이지요. 이런 장면들을 과학적 기준으로 살펴보면서 앞으로 실현가능한 내용들인지 말해보세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

화:궛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궛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궛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궛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연재됩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재미있는 과학

상식 쑥쑥 역사 이야기

조선일보DB

경북 경주에 있는 성덕대왕신종은 국보 제29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종소리가 아름답고 여운이 길기로 유명하지요. 이 소리가 아기 울음소리 같다고 에밀레종이라는 이름도 붙었어요.

조선일보DB

북한의 개성에 있는 선죽교예요. 태조 왕건 때 만들어질 당시에는 선지교라 불렸는데, 정몽주가 이곳에서 살해된 직후 다리 옆에서 대나무가 솟아나와서 선죽교로 고쳐 불렀다고 해요.

짜릿한 효과음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신비스러운 영상. 이런 요소들로 꾸며진 공상과학(SF₩Science Fiction)영화는 예전부터 큰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현실세계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 영화 속에선 실제로 일어날 수 있거나머지않아 현실이 되는 과학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지요. 그런데 과연 이런 장면들은 실제로도 과학적인 것일까요? 정말그런지 한번 살펴볼게요. ◆약물을 주사하면 투명인간이 되는 궨할로우 맨궩

궨할로우 맨궩이란 영화에서는 투명해지는 약물을 핏줄에 주사합니다. 피가 온몸으로 돌기 때문에 투명성분을 온몸으로 퍼지게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머리카락₩손톱₩발톱 등은 혈관이없어서 피가 통하지 않아요. 머리카락만 공중에 떠있는 장면이상상되지요? 우리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다른 사람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인지 누구나투명인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영화 속에 나오는 투명인간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여러분도 새 아파트나 상가 건물에서 궨유리조심궩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유리가있는 줄 모르고 걸어가던 사람이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있기 때문에 붙인 것이지요. 이처럼 빛이 유리를 통과할 때 꺾이는 굴절률과 유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굴절률이 비슷해 투명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에요. 유리로 만든 물체가 물속에서는 더 투명해 보이는 이유도유리와 물의 굴절률이 거의 같기 때문이지요. 만약 우리 몸과공기의 굴절률이 완전히 같다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겠지요?하지만 인체는 워낙 다양한 물질로 구성돼 있어서 전부 투명하게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먹는 음식은 투명하지 않으니 정체가 곧 들통나겠지요.◆스타워즈 궨광선검궩의 화려한 불꽃액션, 현실에서는‐

영화 궨스타워즈궩에는 멋진 광선검이 등장합니다. 검끼리부딪힐 때 튀는 화려한 불꽃은 박진감을 더해주지요. 하지만빛을 뜻하는 궨광선궩이 영화에서처럼 일정한 길이에서 멈추지는 않아요. 빛은 무한히 뻗어나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빛은 서로 부딪히더라도 상호작용 없이 그냥 지나치기때문에 영화에서처럼 불꽃을 일으키지 않아요. 만약 빛이서로 만날 때마다 불꽃을 일으킨다면 사람을 포함한 지구상의 생물들이 존재하기도 어려웠겠지요.

SF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한 것이 거대한 우주선입니다.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또는 아주 빠르게 움직이지요.그런데 소리가 전달되려면 소리를 만들고 전달해줄 물질이필요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 표면에서는 공기에 의해, 물

속에선 물에 의해 소리가 만들어지고 전달됩니다. 그런데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궨진공 상태궩입니다. 우주공간에서 웅장한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우주선도 실제로는 전혀 소리가 나지 않아야 맞겠지요. ◆궨스파이더맨궩 수퍼거미에게 물려 유전자 변형이 일어났다?

영화 궨스파이더맨궩을 보면 유전자 조작된 수퍼거미에 물린 주인공이 거미의 능력을 가진 초인이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대로라면 주인공의 유전자가 거미 유전자와 합쳐져 변형을 일으킨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몸의 유전 정보는다음 세대까지도 그대로 전달될 정도로 견고합니다. 단 한번 물렸다고 유전자가 바뀐다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만약스파이더맨과 같은 일이 과학적으로 가능하다면 여름 내내수많은 모기에 물리는 사람들 중에 모기의 능력을 가진 사람도 많이 나타났겠지요.

영화 궨수퍼맨궩에서는 아무런 장비도 걸치지 않은 하늘을자유롭게 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외계인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능력이 있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요. 만약수퍼맨이 지구의 중력보다 훨씬 강한 곳에서 태어나 살아왔다면 지구에서 상당히 높게 뛰어오를 수는 있을 것입니

다. 인간도 중력이 작은 달에서 점프를 하면 아주 높이 뛸수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결국은 질량이 있기 때문에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수퍼맨처럼계속 날아다닐 수는 없다는 얘기이지요.◆영화 제작자들이 과학을 몰라서 이렇게 만든걸까요?

자, 이제 이런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요? ‘영화 제작자들은 정말 과학을 몰라서 이렇게 만들었을까?’아마 아닐 거예요. 비과학적인 것을 알면서도 영화의 극적인 장면을 위해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너무 과학적인 것만 따지고들었다면 투명인간이나 수퍼맨, 스파이더맨 등은 나오지도못했을 거예요. 영화는 과학보다는 궨예술궩에 더 가까우니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상상도 필요한 것이지요. 때로는 이런 상상이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해 과학을 깊이 탐구하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실이 될 때도 있지요.여러분도 공상과학 영화를 볼 때 과학적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또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 여러 가지 상상도 해보기 바랍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하잖아요.

조영선₩과학학습도서 저자감수=김지원₩한양대 응용물리학과 교수

궨할로우맨궩에 나오는 투명인간은 사람의 눈으로는 전혀 알아채지못할 정도이지요.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들현실에서도 가능할까요

영화 궨수퍼맨 리턴즈궩에서 주인공이 지구 밖으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어요.

스파이더맨은 거미처럼 어떤 벽도 손쉽게기어오를 수 있지요.

Vol.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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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셋째 주신문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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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지면으로 제공해 창의성 교육에 도움을 드립니다.

A28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07호2011년 9월 6일 화요일 판52

오려서 모아보세요

9월이 되었는데도 매미 소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 들었지? 한밤중에 울어대는 것은 물론이고 도시에도 매미

소리가 부쩍 커졌대. 올여름 장마가 길어 무더위가 실종된 것과도 관련 있다고 해. 비가자주 내리는 바람에 매미들이 좋은 날을 기다렸다 한꺼번에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 매미는 대개 5년 이상 땅속에 애벌레(유충)로 지내다 여름이 되면 자란벌레(성충)로 변하면서 밖으로 나와 울어대기 시작하지. 매미는아주 오랜 기간 땅속에 살다가 다 자라 밖으로 나오면 한 달 정도 살다 알을 낳고 죽는 곤충이야. 매미가 수학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궁금해진다고? 자, 이제 매미의 한살이에서수학을 배워보기로 해.

매미는 종류에 따라 수명이 달라.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중에는 5년이나 7년이 수명인 경우가 많고, 북아메리카의 매미 중에는수명이 13년 또는 17년인 것도 있어. 줄곧 애벌레로 땅속에 살다가 수명을 다하는 마지막해에 성충으로 자기 목소리를 뽐내는 게 매미의 일생이야. 그럼 매미 수명을 나타내는수들을 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볼까?5, 7, 13, 17. 이 수들은 1과 자기 자신의 수를빼고 그 어떤 자연수로도 나눠 떨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어. 5는 1과 5로만, 13은 1과 13으로만 나눠 떨어지는 식이지. 이에 비해 6 같은 수는 1₩2₩3₩6으로 나눠 떨어지지. 5₩7처럼 1과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수를 궨소수(素겤)궩라고 해. 소수점을 찍어 나타낸 0.25,0,7 등 소수(小겤)와 읽을 때 소리는 같으나뜻은 다르다는 걸 꼭 기억해 둬. 그런데 종류가 다른 매미들의 수명이 5₩7₩13₩17년 등 모두 소수(素겤)라는 게 참 신기하지? 1과 자기 자신의 수로만 나눠 떨어진다는 소수의 성질이 매미의 일생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천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삶의 주기가 소수이면 매미를 잡아먹는동물(천적)의 공격을 손쉽게 피할 수 있기때문이라고 해. 그럼 매미의 천적이 2년마다등장한다고 했을 때 수명이 6년인 매미와 7년인 매미가 각각 천적과 만나는 시기를 비교해 볼게. 먼저 수명이 6년인 매미는 6년째에 성충으로 밖에 나오니까 2년마다 등장하는 새와는 6년째 되는 해에 만나겠지? 이런식으로 가면 6년마다 천적을 맞닥뜨리게 돼.

이에 비해 수명이 7년인 매미는 어떨까?7년 되는 해에 다 자라 밖으로 나오는데, 새는 2₩4₩6년 이렇게 2년마다 등장하니 7년째엔 만날 일이 없겠지? 그다음에 태어난 매미가 다 자라면 14년째가 되는데, 그때서야2년 주기의 천적과 만나게 될 거야.

여기서 약수와 배수의 개념이 떠오르지?매미와 천적과 만나는 해는 각각의 수명의공배수로 구할 수 있어. 예를 들어 2년 주기의 천적과 7년 주기 매미가 만나는 주기를구하는 방법은 2와 7의 공배수를 계산하면

돼. 2와 7의 공배수가 14니까 천적과 매미가14년마다 만나게 되는 거야.

수명이 6년인 매미는 6년마다, 수명 7년매미는 14년마다 천적을 만나는 것을 보니매미의 삶의 주기가 왜 소수인지 이해되지?

이 뿐만 아니라 매미의 삶의 주기가 소수이면 다른 주기의 매미와 같은 시기에 살 확률도 크게 줄어드는 장점도 있어. 5년 주기매미가 7년 주기 매미와 만나는 데 몇 년이나 걸릴까? 이것 역시 앞에서 살펴본 공배수계산을 하면 돼. 5와 7의 공배수가 35이니 무려 35년이 지나야 두 종류의 매미가 서로 만나게 되지. 아무래도 두 종류 매미가 같은 시기에 밖으로 나오면 먹을 것을 두고 경쟁도훨씬 심해지잖아. 매미의 한살이 주기가 이렇게 소수이면 서로 다른 주기의 매미가 만나는 시기도 짧으니 생존경쟁도 덜하고 종족보존도 쉽게 할 수 있어. 이런 걸 보면 자연의섭리가 정말 놀랍다는 걸 새삼 느끼게 돼. 더불어 소수란 수는 참으로 신비하다는 것도.

이 밖에도 소수는 암호를 만들 때에도 쓰이고, 어떤 수를 소수들의 곱으로 분해하는

‘소인수분해’에서도 중요하게 사용되지. 소인수분해는 초등학교 수학의 비례식과 분수의 계산에서도 필요한 개념이야. 예를 들면30은 궨2×3×5궩로 소인수분해할 수 있어. ◆소수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소주 한 병을 잔에 따르면 총 7잔이 나오는데, 이 수는 소수야. 2명이 나눠 마셔도 남거나 모자라고 4명이 마실 때도 마찬가지라또 한 병을 주문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야.음식점 메뉴를 궨2인 메뉴궩와 궨3인 메뉴궩 두 가지로 만들어 놓는 이유는 5명(2+3)이든 7명(2+2+3)이든 몇 명이 함께 오더라도 인원수에 맞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래.

수의 원자 궨소수(素겤)궩에 대한 이야기를읽고 보니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수의 개념이쉽고 재미있게 느껴지지? 앞으로 소수를 이용하는 수학문제가 나올 때는 긴장을 풀고잠시 매미의 모습을 떠올려 봐. 그럼 오늘 배웠던 내용들이 하나 둘 떠오르면서문제가 쉽고 재미있게 느껴질 거야. 김은숙₩어린이 수학전문 저술가

[관련교과] 5학년 1학기 궨약수와 배수궩,궨약분과 통분궩

1. 찬영이 아빠는 올 1월에 기계 A와 B에 대한안전 검사를 함께했습니다. 기계 A의 검사주기는 10개월이고, 기계 B의 주기는 15개월입니다.다음번에 두 기계를 동시에 검사하는 달은 몇개월 후일까요?2. 연필 30개와 지우개 12개를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남김없이 똑같게 나눠 주려고 합니다. 몇명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까요?3. 서울역으로 가는 A버스는 종점에서 12분마다 출발합니다. 같은 종점에서 시청으로 가는 B버스는 30분마다 출발합니다. 두 버스가 오전 7시 정각에 동시에 출발한다면, 오전 11시까지동시에 출발하는 시각은 모두 몇 번이고 언제인지 풀어보세요. 두 버스는 몇 분마다 동시에 출발하게 될까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

화:궛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궛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궛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궛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연재됩니다.

함께 풀어볼까요

이야기 하나

어느 화창한 봄날, 한 남자가 뉴욕의 공원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떠돌이 맹인을보았다. 그 떠돌이는 궨I am blind(나는 맹인입니다)궩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갈 뿐, 그 누구도 그에게돈을 주지 않았다.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남자가 맹인에게 다가갔다. 그는 맹인이목에 걸고 있던 글씨를 바꾸어 놓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흐른 후 맹인은 뭔가 크게 달라진 분위기를 눈치 챘다. ‘이거 이상한데? 지금까지는 누구 한 사람도 나에게 돈을 주지 않았는데, 그 남자가 오고 간 다음부터는 갑자기 돈을 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맹인 앞에 있는 통은 사람들이 넣어준 동전으로순식간에 가득 찼다. 그리고 사람마다 동정하는 말을 건넸다. 맹인은 어리둥절했다.궨아까 그 남자가 행운을 주고 간 것일까?그 남자는 마법사일까?궩 사실 그 남자가 한것은‘I am blind’라고 적혀 있는 말을 이렇게 바꿔 놓은 일뿐이었다. 궨Spring’scoming soon. But I can’t see it(곧 봄이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봄을 볼 수 없습니다)궩 맹인을 도운 그 남자는 바로 프랑스의시인 궨앙드레 브르통궩이었다.

(내용 참고: 차동엽, 궨무지개 원리궩₩위즈앤비즈)

창의력 문제1시인이 맹인의 목에 걸려 있던 팻말의

내용을 바꾸자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넣어주며 위로하는 말을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야기 둘미국에서 한 노인이 빵을 훔치다 잡혀

판사 앞에 끌려와 재판을 받게 되었다. 판사가“나이도 있는 분이 염치없이 빵을훔칩니까?”라고 한마디 던지자, 노인이눈물을 글썽이며“사흘을 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것도 안 보였습니다”라고대답했다. 판사는 이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빵을 훔친 절도 행위는 벌금10달러에 해당됩니다”라고 방망이를

‘땅!땅!땅!’내리쳤다. 그런 다음에 판사는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더니,

“-------------------------”라고 하면서 벌금을 대신 내주었다. 판사는“이 노인은 재판정을 나가면 또다시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모인 방청객 중에서 그동안 좋은 음식 드신 분들도 책임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감동받은 방청객들은 호주머니를털어 모금에 동참해 1920년대 당시 돈으로 47달러를 모았다. 만약 판사가‘좋은음식을 많이 먹은 죄’라는 언어 대신에

‘불우 이웃’혹은‘가난한 노인 돕기’같은 표현을 썼다면 노인의 가슴에 상처를주었을 것이고, 방청석으로부터 감동과공감을 얻지도 못했을 것이다. 호의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상황을 회피하는 데 있다. 이 판사의 이름이 바로 피오렐로 라과디아(Fiorello H. LaGuardia)이며, 훗날 뉴욕시장을 3번이나 연임(1934~1945년)하게된다. 뉴욕 시민들은 맨해튼 인근의 공항에 라과디아의 이름을 붙여‘라과디아 공항’이라 부르며 그를 기리고 있다.

(내용참고: 윤석철, ‘삶의 정도’₩위즈덤하우스)

창의력 문제2라과디아 판사는 뭐라고 말하며 벌금을

대신 내 주었을까요? 뒤에 나오는 내용을보고 따옴표 안에 들어갈 말을 적어 보세요.

창의력 문제3같은 뜻이라고 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

에 따라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아무런 느낌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하나〉에 나오는 시인이나〈이야기 둘〉에나오는 판사는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술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지요. 여러분도 연습을 한번 해 볼까요? 별다른

느낌을 주지 않는 다음 표어를 감동을 주는 표어로 바꾸어 보세요. 표어 : ‘고운 말을 씁시다’☞

안진훈₩MSC브레인컨설팅 대표

저학년 어린이가 풀어보세요

개념 쏙쏙! 수학 여행

도전! 창의퀴즈왕

궨인터넷 동영상 해설강의궩 안내오늘 출제된 창의퀴즈의 예시답안을담은 궨인터넷 동영상 해설강의궩는 모닝플러스(morningplus.chosun.com)의[신문은 선생님] 메뉴 중 [도전!창의퀴즈왕] 코너에서 확인하세요.

AFP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의 초상화예요. 열네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소설과 수필로도 이름을 날렸지요.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미국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의 라과디아 광장에 있는 라과디아의 동상이에요.

그림=이영호

어떤 술은 한 병을 잔에 따르면 7잔이 나오는데

2명이 마셔도‐ 4명이 마셔도‐ 남거나 모자라

궨소수궩의 성질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이지.

궨좋은 음식을 많이 먹은 죄궩 벌금 10달러를 내겠소

동족 간 생존경쟁과

천적을 피하며 살 수 있는 건

궨소수궩의 성질을 알기 때문이지

놀라워라! 살아남기 위한 매미의 수학 실력매미의 일생과 궨소수궩 5₩7₩13₩17의 관계

Vol. 17A28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07호2011년 9월 6일 화요일 판52

오려서 모아보세요

9월이 되었는데도 매미 소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 들었지? 한밤중에 울어대는 것은 물론이고 도시에도 매미

소리가 부쩍 커졌대. 올여름 장마가 길어 무더위가 실종된 것과도 관련 있다고 해. 비가자주 내리는 바람에 매미들이 좋은 날을 기다렸다 한꺼번에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 매미는 대개 5년 이상 땅속에 애벌레(유충)로 지내다 여름이 되면 자란벌레(성충)로 변하면서 밖으로 나와 울어대기 시작하지. 매미는아주 오랜 기간 땅속에 살다가 다 자라 밖으로 나오면 한 달 정도 살다 알을 낳고 죽는 곤충이야. 매미가 수학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궁금해진다고? 자, 이제 매미의 한살이에서수학을 배워보기로 해.

매미는 종류에 따라 수명이 달라.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중에는 5년이나 7년이 수명인 경우가 많고, 북아메리카의 매미 중에는수명이 13년 또는 17년인 것도 있어. 줄곧 애벌레로 땅속에 살다가 수명을 다하는 마지막해에 성충으로 자기 목소리를 뽐내는 게 매미의 일생이야. 그럼 매미 수명을 나타내는수들을 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볼까?5, 7, 13, 17. 이 수들은 1과 자기 자신의 수를빼고 그 어떤 자연수로도 나눠 떨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어. 5는 1과 5로만, 13은 1과 13으로만 나눠 떨어지는 식이지. 이에 비해 6 같은 수는 1₩2₩3₩6으로 나눠 떨어지지. 5₩7처럼 1과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수를 궨소수(素겤)궩라고 해. 소수점을 찍어 나타낸 0.25,0,7 등 소수(小겤)와 읽을 때 소리는 같으나뜻은 다르다는 걸 꼭 기억해 둬. 그런데 종류가 다른 매미들의 수명이 5₩7₩13₩17년 등 모두 소수(素겤)라는 게 참 신기하지? 1과 자기 자신의 수로만 나눠 떨어진다는 소수의 성질이 매미의 일생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천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삶의 주기가 소수이면 매미를 잡아먹는동물(천적)의 공격을 손쉽게 피할 수 있기때문이라고 해. 그럼 매미의 천적이 2년마다등장한다고 했을 때 수명이 6년인 매미와 7년인 매미가 각각 천적과 만나는 시기를 비교해 볼게. 먼저 수명이 6년인 매미는 6년째에 성충으로 밖에 나오니까 2년마다 등장하는 새와는 6년째 되는 해에 만나겠지? 이런식으로 가면 6년마다 천적을 맞닥뜨리게 돼.

이에 비해 수명이 7년인 매미는 어떨까?7년 되는 해에 다 자라 밖으로 나오는데, 새는 2₩4₩6년 이렇게 2년마다 등장하니 7년째엔 만날 일이 없겠지? 그다음에 태어난 매미가 다 자라면 14년째가 되는데, 그때서야2년 주기의 천적과 만나게 될 거야.

여기서 약수와 배수의 개념이 떠오르지?매미와 천적과 만나는 해는 각각의 수명의공배수로 구할 수 있어. 예를 들어 2년 주기의 천적과 7년 주기 매미가 만나는 주기를구하는 방법은 2와 7의 공배수를 계산하면

돼. 2와 7의 공배수가 14니까 천적과 매미가14년마다 만나게 되는 거야.

수명이 6년인 매미는 6년마다, 수명 7년매미는 14년마다 천적을 만나는 것을 보니매미의 삶의 주기가 왜 소수인지 이해되지?

이 뿐만 아니라 매미의 삶의 주기가 소수이면 다른 주기의 매미와 같은 시기에 살 확률도 크게 줄어드는 장점도 있어. 5년 주기매미가 7년 주기 매미와 만나는 데 몇 년이나 걸릴까? 이것 역시 앞에서 살펴본 공배수계산을 하면 돼. 5와 7의 공배수가 35이니 무려 35년이 지나야 두 종류의 매미가 서로 만나게 되지. 아무래도 두 종류 매미가 같은 시기에 밖으로 나오면 먹을 것을 두고 경쟁도훨씬 심해지잖아. 매미의 한살이 주기가 이렇게 소수이면 서로 다른 주기의 매미가 만나는 시기도 짧으니 생존경쟁도 덜하고 종족보존도 쉽게 할 수 있어. 이런 걸 보면 자연의섭리가 정말 놀랍다는 걸 새삼 느끼게 돼. 더불어 소수란 수는 참으로 신비하다는 것도.

이 밖에도 소수는 암호를 만들 때에도 쓰이고, 어떤 수를 소수들의 곱으로 분해하는

‘소인수분해’에서도 중요하게 사용되지. 소인수분해는 초등학교 수학의 비례식과 분수의 계산에서도 필요한 개념이야. 예를 들면30은 궨2×3×5궩로 소인수분해할 수 있어. ◆소수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소주 한 병을 잔에 따르면 총 7잔이 나오는데, 이 수는 소수야. 2명이 나눠 마셔도 남거나 모자라고 4명이 마실 때도 마찬가지라또 한 병을 주문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야.음식점 메뉴를 궨2인 메뉴궩와 궨3인 메뉴궩 두 가지로 만들어 놓는 이유는 5명(2+3)이든 7명(2+2+3)이든 몇 명이 함께 오더라도 인원수에 맞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래.

수의 원자 궨소수(素겤)궩에 대한 이야기를읽고 보니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수의 개념이쉽고 재미있게 느껴지지? 앞으로 소수를 이용하는 수학문제가 나올 때는 긴장을 풀고잠시 매미의 모습을 떠올려 봐. 그럼 오늘 배웠던 내용들이 하나 둘 떠오르면서문제가 쉽고 재미있게 느껴질 거야. 김은숙₩어린이 수학전문 저술가

[관련교과] 5학년 1학기 궨약수와 배수궩,궨약분과 통분궩

1. 찬영이 아빠는 올 1월에 기계 A와 B에 대한안전 검사를 함께했습니다. 기계 A의 검사주기는 10개월이고, 기계 B의 주기는 15개월입니다.다음번에 두 기계를 동시에 검사하는 달은 몇개월 후일까요?2. 연필 30개와 지우개 12개를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남김없이 똑같게 나눠 주려고 합니다. 몇명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까요?3. 서울역으로 가는 A버스는 종점에서 12분마다 출발합니다. 같은 종점에서 시청으로 가는 B버스는 30분마다 출발합니다. 두 버스가 오전 7시 정각에 동시에 출발한다면, 오전 11시까지동시에 출발하는 시각은 모두 몇 번이고 언제인지 풀어보세요. 두 버스는 몇 분마다 동시에 출발하게 될까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

화:궛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궛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궛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궛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연재됩니다.

함께 풀어볼까요

이야기 하나

어느 화창한 봄날, 한 남자가 뉴욕의 공원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떠돌이 맹인을보았다. 그 떠돌이는 궨I am blind(나는 맹인입니다)궩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갈 뿐, 그 누구도 그에게돈을 주지 않았다.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남자가 맹인에게 다가갔다. 그는 맹인이목에 걸고 있던 글씨를 바꾸어 놓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흐른 후 맹인은 뭔가 크게 달라진 분위기를 눈치 챘다. ‘이거 이상한데? 지금까지는 누구 한 사람도 나에게 돈을 주지 않았는데, 그 남자가 오고 간 다음부터는 갑자기 돈을 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맹인 앞에 있는 통은 사람들이 넣어준 동전으로순식간에 가득 찼다. 그리고 사람마다 동정하는 말을 건넸다. 맹인은 어리둥절했다.궨아까 그 남자가 행운을 주고 간 것일까?그 남자는 마법사일까?궩 사실 그 남자가 한것은‘I am blind’라고 적혀 있는 말을 이렇게 바꿔 놓은 일뿐이었다. 궨Spring’scoming soon. But I can’t see it(곧 봄이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봄을 볼 수 없습니다)궩 맹인을 도운 그 남자는 바로 프랑스의시인 궨앙드레 브르통궩이었다.

(내용 참고: 차동엽, 궨무지개 원리궩₩위즈앤비즈)

창의력 문제1시인이 맹인의 목에 걸려 있던 팻말의

내용을 바꾸자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넣어주며 위로하는 말을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야기 둘미국에서 한 노인이 빵을 훔치다 잡혀

판사 앞에 끌려와 재판을 받게 되었다. 판사가“나이도 있는 분이 염치없이 빵을훔칩니까?”라고 한마디 던지자, 노인이눈물을 글썽이며“사흘을 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것도 안 보였습니다”라고대답했다. 판사는 이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빵을 훔친 절도 행위는 벌금10달러에 해당됩니다”라고 방망이를

‘땅!땅!땅!’내리쳤다. 그런 다음에 판사는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더니,

“-------------------------”라고 하면서 벌금을 대신 내주었다. 판사는“이 노인은 재판정을 나가면 또다시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모인 방청객 중에서 그동안 좋은 음식 드신 분들도 책임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감동받은 방청객들은 호주머니를털어 모금에 동참해 1920년대 당시 돈으로 47달러를 모았다. 만약 판사가‘좋은음식을 많이 먹은 죄’라는 언어 대신에

‘불우 이웃’혹은‘가난한 노인 돕기’같은 표현을 썼다면 노인의 가슴에 상처를주었을 것이고, 방청석으로부터 감동과공감을 얻지도 못했을 것이다. 호의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상황을 회피하는 데 있다. 이 판사의 이름이 바로 피오렐로 라과디아(Fiorello H. LaGuardia)이며, 훗날 뉴욕시장을 3번이나 연임(1934~1945년)하게된다. 뉴욕 시민들은 맨해튼 인근의 공항에 라과디아의 이름을 붙여‘라과디아 공항’이라 부르며 그를 기리고 있다.

(내용참고: 윤석철, ‘삶의 정도’₩위즈덤하우스)

창의력 문제2라과디아 판사는 뭐라고 말하며 벌금을

대신 내 주었을까요? 뒤에 나오는 내용을보고 따옴표 안에 들어갈 말을 적어 보세요.

창의력 문제3같은 뜻이라고 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

에 따라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아무런 느낌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하나〉에 나오는 시인이나〈이야기 둘〉에나오는 판사는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술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지요. 여러분도 연습을 한번 해 볼까요? 별다른

느낌을 주지 않는 다음 표어를 감동을 주는 표어로 바꾸어 보세요. 표어 : ‘고운 말을 씁시다’☞

안진훈₩MSC브레인컨설팅 대표

저학년 어린이가 풀어보세요

개념 쏙쏙! 수학 여행

도전! 창의퀴즈왕

궨인터넷 동영상 해설강의궩 안내오늘 출제된 창의퀴즈의 예시답안을담은 궨인터넷 동영상 해설강의궩는 모닝플러스(morningplus.chosun.com)의[신문은 선생님] 메뉴 중 [도전!창의퀴즈왕] 코너에서 확인하세요.

AFP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의 초상화예요. 열네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소설과 수필로도 이름을 날렸지요.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미국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의 라과디아 광장에 있는 라과디아의 동상이에요.

그림=이영호

어떤 술은 한 병을 잔에 따르면 7잔이 나오는데

2명이 마셔도‐ 4명이 마셔도‐ 남거나 모자라

궨소수궩의 성질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이지.

궨좋은 음식을 많이 먹은 죄궩 벌금 10달러를 내겠소

동족 간 생존경쟁과

천적을 피하며 살 수 있는 건

궨소수궩의 성질을 알기 때문이지

놀라워라! 살아남기 위한 매미의 수학 실력매미의 일생과 궨소수궩 5₩7₩13₩17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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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셋째 주 신문은 선생님

한국에 사는 아이들은 이미 애독자 매주 월요일엔~

신문은 선생님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과학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뽐냈습니다.

그의 천재성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지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할아버지의 지혜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 밴조선 eBook 도서관에 올라오는 ‘신문은 선생님’을 통해

다 빈치의 할아버지처럼 자녀에게 다양한 지적 경험 기회를 제공해보세요.

이 자리에광고주를 찾습니다!

Vol. 18A32 조선일보제28208호2011년 9월 7일 수요일 판52

오려서 모아보세요

얼마 전‘우리나라에서도 손으로는 글씨를 거의 쓰지 못하는 학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기사가 신문에 나왔어요. 기사내용에 따르면, 노트와 연필 대신 컴퓨터키보드가 필기도구로 자리 잡은 이후 글씨 쓰기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어린이들이 손으로 글씨 쓰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것이지요. 쓰더라도 알아보기 어려운 글씨가 대부분이라고 해요. 글씨는그 사람의 인격이나 성품이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 어린이들이 글씨를 쓰지 않고그리고 있다니 무척 안타까운 일이에요. ◆모든사람들이쓰기편한서체를만들라

우리 역사에서 글씨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한석봉으로 더 잘 알려진 조선의 명필 한호, 추사체를 개발한 김정희가 유명하지요. 그런데 이름도 없이아름다운 글씨를 개발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들도 있었어요. 서사상궁으로 궁궐에서 일을 했던 여인들이지요. “아니, 저상궁님은 늘 글씨만 쓰시나 봐요?”“서사상궁님이시잖아.”“요즘에는 쓰거나 읽기에도 편하고, 모양도 우리들처럼 어여쁜글씨체를 새로 만드시는 중이거든.”“수라간 상궁님도 멋지지만 서사상궁님도 너무멋져 보여요.”“멋져 보이지만 매일 문서나 편지를 써야 하고 새로운 글씨체를 개발하기 위해 밤늦도록 수고해야 해.”이렇

게 조선의 궁궐에서 나인들이 모여 한창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바로 서사상궁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나인은 궁궐 안에서 왕과 왕비의 시중을 드는 일을 하며궁궐을 관리하는 궁녀를 말해요. 상궁은정5품의 벼슬에 해당하는 지위의 궁녀를말하고요. 적어도 궁궐에서 수십 년 동안자기가 맡은 일을 잘 해내야만 될 수 있는자리지요. 그중에 서사상궁은 임금의 명령을 적은 문서나 편지를 대신 쓰는 일을 했어요. 한글이 창제된 이후에 새로 생겨난직책의 궁녀였지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했지만 중국문화에 익숙한 사대부(★)들은 여전히 한글 대신 한자를 주로 사용했어요.그래서 궁궐의 왕실에서는 한글 사용을권장하며 임금이 내린 명령 등 궁중의 문서를 한글로 기록하게 했고, 서사상궁을따로 두어 문서 쓰는 일을 맡긴 것이에요.서사상궁을 비롯하여 궁궐에서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쓰기도 좋고, 읽고 이해하기도 편한 서체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했어요. 그렇게 해서 궁체라는 새로운 한글서체가 생겨나게 되었지요. 궁체는 한글의 글자 모양을 살려 굳센 곳은 더욱 굳세게, 부드러운 곳은 더욱 부드럽게 쓰고, 또바르게 또박또박 쓴 정자와 부드럽게 흘려서 쓴 흘림이 조화를 이룬 글씨체예요.

단정하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우면서도힘차고, 자유스러우면서도 균형 있는 멋을 함께 표현해내는 독특한 서체랍니다.

지호진₩어린이 역사전문 저술가 .

★사대부 벼슬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집안의 사람 또는 양반을 이르는 말.

시골에서 올라온 딱따구리가 도시의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딱따구리는 인상을 잔뜩찌푸리며 끊임없이 중얼거렸습니다. “괜히 왔어, 괜히 왔다니까!”대체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 것일까요? “캑캑! 도시 공기는 너무 나쁘군. 대체 숨 쉴 수가 있어야 말이지! 만일 네가아니었다면, 난 도시에 오지 않았을 거야!”

친구인 비둘기네 집에 도착하자마자, 딱따구리가 툴툴거리며 말했습니다. 아침 일찍 헤어드라이어로 멋지게 세운 앞머리가

먼지 때문에 형편없이 망가져 있었지요. 그것이 못마땅한 듯 거울 앞에 서서 좀처럼 떨어지질 않았어요.“그럴 리가 있나? 거리마다 환경 미화원

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걸.”“뭐야? 그럼,내가 괜한 트집을 잡는단 말이야?”

딱따구리가 벌컥 화를 냈어요. 그제서야비둘기가 머리를 갸웃하며 말했어요.“왜 그럴까? 혹시 환경 미화원들에게 탈

이 난 게 아닐까?”“탈은 무슨 놈의 탈! 날

씨가 하도 더우니까, 분명 잔뜩 게으름을피우는 걸 거야. 그런데 그 환경 미화원이누구냐? 내가 가서 이 부리로 혼내줄 테다!”“응, 양버즘나무야. 플라타너스라고도부르지.”

비둘기의 대답에 딱따구리가“푸하하하”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니, 얼룩얼룩 허옇게 벗겨진 그 나무 말이냐? 마치 못 먹어서버짐이 핀 것처럼! 그래서 버즘나무라고 부르는 거잖아. 하하하, 너도 참 딱하다. 대체 그런 지저분한 나무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그렇지 않아. 양버즘나무만큼 도시에서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나무가 어디 있다고. 가로수로서 그렇게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는 나무는 없어! 그래서 서울에 심은 가로수 가운데 절반가량이 양버즘나무란말이야. 지난번에 세계 여행을 떠났을 때도,잘 살펴보니까 다른 나라들도 플라타너스를많이 심어 놨던걸.”비둘기가 뭘 모르는 소리라며 양버즘나무를 두둔했습니다. “흥! 그럼, 왜 도시 공기가 이렇게 나쁜 거야?”딱따구리가 비웃듯이 되물었어요.“글쎄…, 아마 양버즘나무에게 탈이 생긴

걸 거야.”비둘기와 딱따구리는 사실을 알아보기로 하고 양버즘나무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푸르러야 할 양버즘나무 잎들이 노랗게 변해 있었어요. 어떤 것은 거의 잎이 투명하게 내비치기까지 했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비둘기와 딱

따구리가 깜짝 놀라서 물었어요. “이젠 더이상 도시의 환경 미화원 역할을 할 수 없을것 같아요. 이게 다 미국에서 건너온 해충 때문이에요. 해충이 잎을 이렇게 괴롭히니 우리가 힘을 쓸 수가 있어야 말이죠. 잎은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기도 하지만, 또 공기 속의 더러운 물질을 빨아들이는 일도 하거든요.”“당신의 병은 반드시 고칠 수 있을거예요. 내가 의사를 불러오겠어요!”

비둘기가 의사를 찾으러 날아갔습니다.그러자 딱따구리가 슬픔에 빠져 있는 양버즘나무에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당신을 보살펴 주겠어요!”그러고는 그 날카로운 부리로 해충들을 쪼기 시작했답니다.

◆요즘 서울 가로수가 몸살 앓는 이유요즘 서울 일부 지역의 도로와 주택가에

는 잎에 구멍이 쑹쑹 뚫린 양버즘나무가 부쩍 늘었다고 해요. 흰불나방 애벌레가 양버즘나무 잎을 갉아먹는 바람에 누렇게 말라가는 것이지요. 가로수 아래를 걷다가 머리위로 떨어지는 애벌레 때문에 깜짝 놀라는사람들도 많아졌대요. 이렇게 흰불나방이 많아진 건 올여름 폭우 때문이라고 해요. 병충해 방제 작업을 한여름에 해야 하는데 올해에는 비가 너무 자주 와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나마 뿌려뒀던 약도 폭우 때문에씻겨 내려가 효과가 많이 떨어졌어요. ◆양버즘나무를가로수로많이쓰는이유

가로수로 애용되는 양버즘나무는 잎을통해서 우리에게 맑은 산소를 내보내 주지요. 진공청소기처럼 공기를 더럽히는 오염물질을 빨아들여 도시의 공기를 깨끗하게만드는 것이에요. 어디 그뿐인가요. 여름에는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주지요. 양분이 많지 않은 땅에서도 쑥쑥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지요. 양버즘나무가 가로수로서 인기가높은 이유를 알겠지요?

자, 이제 도시를 푸르게 가꿔주는 가로수의 자격에 대해 살펴볼까요. 첫째, 짙고 넓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여야 해요. 그러려면 나무가 크고 가지와 잎이 많이 달려 있어야 하겠지요. 둘째, 공기가 나쁜 도시에서도 무럭무럭 잘 자라는 나무여야 해요. 더디게 자라는 나무는 시끄러운 차 소리와 공해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일찍 죽는다고 해요. 셋째, 병에 잘 걸리지 않는 건강한 나무여야 하겠지요. 그래야 빌딩으로 가득 찬 도시를 푸르고 아름다운 곳으로 가꿔줄 수 있잖아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가 지나가면 거리에 낙엽도 많아져 가을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 거예요. 학교와 집을 오가는길에 잠시라도 고개를 들어 가로수를 바라보세요. 그리고 나무와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우리 마음이 한껏 풍성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답니다. 길도형₩창작동화 궨선생님 얼굴 그리기궩저자

한글 창제 후 새로 생겨난 직책의 궁녀 궨서사상궁궩 집이나 학교 근처에 있는 가로수가 어떤나무인지 알아보고, 그 나무를 친구에게 소개하는 글을 써보세요. 또 여러분이 그 나무라면 지나가는 사람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은지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성삼이는 나무를 심을 거면 경제에 보탬이되는 것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는 친구들에게 오리나무와 오동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옛 사람들이 오리나무를 논둑에 심은 이유는 홍수 때 둑도 보호하고, 가지를 가늘게 썰면 논농사 비료로도 쓸 수 있기 때문이야. 오동나무도장롱이나 악기를 만드는 데 쓰이니 경제적이지.”여러분도 여러 가지 나무의 특성에 대해 찾아보고,어떤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성삼이처럼 친구들을 설득하는 글을 써보세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

화:궛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궛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궛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궛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연재됩니다.

뉴스 속의 역사

신문은 선생님

올여름 폭우 때문에

병충해 방제 작업을 제대로 못 했어

해충이 이렇게 우리를 괴롭히니

힘을 쓸 수가 있어야 말이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지은이가 알려지지 않은 조선 후기의 한글 소설 궨옥원중회연궩이에요. 궁체가 발달했던 영₩정조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짐작되고 있어요. 궁체는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아름다운 글씨이지요.

나만의 글을 써보세요1

간송미술관

명선(茗禪)은 추사 김정희가 초의선사에게 붙여준 호라고 해요. 차와 참선은 같은 것으로, 차를 마시는 것은 자기 수양과 다름없다는 뜻이지요. 김정희는 추사체라는 독창적 서체를 완성해 이름을 날렸어요.

2

“양버즘나무에게탈이 났나 봐궧

궦도시 공기가나빠졌어‐궧

동화를 써보세요그림=김민선

A32 조선일보제28208호2011년 9월 7일 수요일 판52

오려서 모아보세요

얼마 전‘우리나라에서도 손으로는 글씨를 거의 쓰지 못하는 학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기사가 신문에 나왔어요. 기사내용에 따르면, 노트와 연필 대신 컴퓨터키보드가 필기도구로 자리 잡은 이후 글씨 쓰기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어린이들이 손으로 글씨 쓰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것이지요. 쓰더라도 알아보기 어려운 글씨가 대부분이라고 해요. 글씨는그 사람의 인격이나 성품이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 어린이들이 글씨를 쓰지 않고그리고 있다니 무척 안타까운 일이에요. ◆모든사람들이쓰기편한서체를만들라

우리 역사에서 글씨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한석봉으로 더 잘 알려진 조선의 명필 한호, 추사체를 개발한 김정희가 유명하지요. 그런데 이름도 없이아름다운 글씨를 개발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들도 있었어요. 서사상궁으로 궁궐에서 일을 했던 여인들이지요. “아니, 저상궁님은 늘 글씨만 쓰시나 봐요?”“서사상궁님이시잖아.”“요즘에는 쓰거나 읽기에도 편하고, 모양도 우리들처럼 어여쁜글씨체를 새로 만드시는 중이거든.”“수라간 상궁님도 멋지지만 서사상궁님도 너무멋져 보여요.”“멋져 보이지만 매일 문서나 편지를 써야 하고 새로운 글씨체를 개발하기 위해 밤늦도록 수고해야 해.”이렇

게 조선의 궁궐에서 나인들이 모여 한창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바로 서사상궁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나인은 궁궐 안에서 왕과 왕비의 시중을 드는 일을 하며궁궐을 관리하는 궁녀를 말해요. 상궁은정5품의 벼슬에 해당하는 지위의 궁녀를말하고요. 적어도 궁궐에서 수십 년 동안자기가 맡은 일을 잘 해내야만 될 수 있는자리지요. 그중에 서사상궁은 임금의 명령을 적은 문서나 편지를 대신 쓰는 일을 했어요. 한글이 창제된 이후에 새로 생겨난직책의 궁녀였지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했지만 중국문화에 익숙한 사대부(★)들은 여전히 한글 대신 한자를 주로 사용했어요.그래서 궁궐의 왕실에서는 한글 사용을권장하며 임금이 내린 명령 등 궁중의 문서를 한글로 기록하게 했고, 서사상궁을따로 두어 문서 쓰는 일을 맡긴 것이에요.서사상궁을 비롯하여 궁궐에서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쓰기도 좋고, 읽고 이해하기도 편한 서체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했어요. 그렇게 해서 궁체라는 새로운 한글서체가 생겨나게 되었지요. 궁체는 한글의 글자 모양을 살려 굳센 곳은 더욱 굳세게, 부드러운 곳은 더욱 부드럽게 쓰고, 또바르게 또박또박 쓴 정자와 부드럽게 흘려서 쓴 흘림이 조화를 이룬 글씨체예요.

단정하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우면서도힘차고, 자유스러우면서도 균형 있는 멋을 함께 표현해내는 독특한 서체랍니다.

지호진₩어린이 역사전문 저술가 .

★사대부 벼슬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집안의 사람 또는 양반을 이르는 말.

시골에서 올라온 딱따구리가 도시의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딱따구리는 인상을 잔뜩찌푸리며 끊임없이 중얼거렸습니다. “괜히 왔어, 괜히 왔다니까!”대체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 것일까요? “캑캑! 도시 공기는 너무 나쁘군. 대체 숨 쉴 수가 있어야 말이지! 만일 네가아니었다면, 난 도시에 오지 않았을 거야!”

친구인 비둘기네 집에 도착하자마자, 딱따구리가 툴툴거리며 말했습니다. 아침 일찍 헤어드라이어로 멋지게 세운 앞머리가

먼지 때문에 형편없이 망가져 있었지요. 그것이 못마땅한 듯 거울 앞에 서서 좀처럼 떨어지질 않았어요.“그럴 리가 있나? 거리마다 환경 미화원

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걸.”“뭐야? 그럼,내가 괜한 트집을 잡는단 말이야?”

딱따구리가 벌컥 화를 냈어요. 그제서야비둘기가 머리를 갸웃하며 말했어요.“왜 그럴까? 혹시 환경 미화원들에게 탈

이 난 게 아닐까?”“탈은 무슨 놈의 탈! 날

씨가 하도 더우니까, 분명 잔뜩 게으름을피우는 걸 거야. 그런데 그 환경 미화원이누구냐? 내가 가서 이 부리로 혼내줄 테다!”“응, 양버즘나무야. 플라타너스라고도부르지.”

비둘기의 대답에 딱따구리가“푸하하하”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니, 얼룩얼룩 허옇게 벗겨진 그 나무 말이냐? 마치 못 먹어서버짐이 핀 것처럼! 그래서 버즘나무라고 부르는 거잖아. 하하하, 너도 참 딱하다. 대체 그런 지저분한 나무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그렇지 않아. 양버즘나무만큼 도시에서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나무가 어디 있다고. 가로수로서 그렇게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는 나무는 없어! 그래서 서울에 심은 가로수 가운데 절반가량이 양버즘나무란말이야. 지난번에 세계 여행을 떠났을 때도,잘 살펴보니까 다른 나라들도 플라타너스를많이 심어 놨던걸.”비둘기가 뭘 모르는 소리라며 양버즘나무를 두둔했습니다. “흥! 그럼, 왜 도시 공기가 이렇게 나쁜 거야?”딱따구리가 비웃듯이 되물었어요.“글쎄…, 아마 양버즘나무에게 탈이 생긴

걸 거야.”비둘기와 딱따구리는 사실을 알아보기로 하고 양버즘나무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푸르러야 할 양버즘나무 잎들이 노랗게 변해 있었어요. 어떤 것은 거의 잎이 투명하게 내비치기까지 했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비둘기와 딱

따구리가 깜짝 놀라서 물었어요. “이젠 더이상 도시의 환경 미화원 역할을 할 수 없을것 같아요. 이게 다 미국에서 건너온 해충 때문이에요. 해충이 잎을 이렇게 괴롭히니 우리가 힘을 쓸 수가 있어야 말이죠. 잎은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기도 하지만, 또 공기 속의 더러운 물질을 빨아들이는 일도 하거든요.”“당신의 병은 반드시 고칠 수 있을거예요. 내가 의사를 불러오겠어요!”

비둘기가 의사를 찾으러 날아갔습니다.그러자 딱따구리가 슬픔에 빠져 있는 양버즘나무에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당신을 보살펴 주겠어요!”그러고는 그 날카로운 부리로 해충들을 쪼기 시작했답니다.

◆요즘 서울 가로수가 몸살 앓는 이유요즘 서울 일부 지역의 도로와 주택가에

는 잎에 구멍이 쑹쑹 뚫린 양버즘나무가 부쩍 늘었다고 해요. 흰불나방 애벌레가 양버즘나무 잎을 갉아먹는 바람에 누렇게 말라가는 것이지요. 가로수 아래를 걷다가 머리위로 떨어지는 애벌레 때문에 깜짝 놀라는사람들도 많아졌대요. 이렇게 흰불나방이 많아진 건 올여름 폭우 때문이라고 해요. 병충해 방제 작업을 한여름에 해야 하는데 올해에는 비가 너무 자주 와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나마 뿌려뒀던 약도 폭우 때문에씻겨 내려가 효과가 많이 떨어졌어요. ◆양버즘나무를가로수로많이쓰는이유

가로수로 애용되는 양버즘나무는 잎을통해서 우리에게 맑은 산소를 내보내 주지요. 진공청소기처럼 공기를 더럽히는 오염물질을 빨아들여 도시의 공기를 깨끗하게만드는 것이에요. 어디 그뿐인가요. 여름에는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주지요. 양분이 많지 않은 땅에서도 쑥쑥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지요. 양버즘나무가 가로수로서 인기가높은 이유를 알겠지요?

자, 이제 도시를 푸르게 가꿔주는 가로수의 자격에 대해 살펴볼까요. 첫째, 짙고 넓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여야 해요. 그러려면 나무가 크고 가지와 잎이 많이 달려 있어야 하겠지요. 둘째, 공기가 나쁜 도시에서도 무럭무럭 잘 자라는 나무여야 해요. 더디게 자라는 나무는 시끄러운 차 소리와 공해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일찍 죽는다고 해요. 셋째, 병에 잘 걸리지 않는 건강한 나무여야 하겠지요. 그래야 빌딩으로 가득 찬 도시를 푸르고 아름다운 곳으로 가꿔줄 수 있잖아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가 지나가면 거리에 낙엽도 많아져 가을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 거예요. 학교와 집을 오가는길에 잠시라도 고개를 들어 가로수를 바라보세요. 그리고 나무와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우리 마음이 한껏 풍성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답니다. 길도형₩창작동화 궨선생님 얼굴 그리기궩저자

한글 창제 후 새로 생겨난 직책의 궁녀 궨서사상궁궩 집이나 학교 근처에 있는 가로수가 어떤나무인지 알아보고, 그 나무를 친구에게 소개하는 글을 써보세요. 또 여러분이 그 나무라면 지나가는 사람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은지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성삼이는 나무를 심을 거면 경제에 보탬이되는 것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는 친구들에게 오리나무와 오동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옛 사람들이 오리나무를 논둑에 심은 이유는 홍수 때 둑도 보호하고, 가지를 가늘게 썰면 논농사 비료로도 쓸 수 있기 때문이야. 오동나무도장롱이나 악기를 만드는 데 쓰이니 경제적이지.”여러분도 여러 가지 나무의 특성에 대해 찾아보고,어떤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성삼이처럼 친구들을 설득하는 글을 써보세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

화:궛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궛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궛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궛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연재됩니다.

뉴스 속의 역사

신문은 선생님

올여름 폭우 때문에

병충해 방제 작업을 제대로 못 했어

해충이 이렇게 우리를 괴롭히니

힘을 쓸 수가 있어야 말이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지은이가 알려지지 않은 조선 후기의 한글 소설 궨옥원중회연궩이에요. 궁체가 발달했던 영₩정조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짐작되고 있어요. 궁체는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아름다운 글씨이지요.

나만의 글을 써보세요1

간송미술관

명선(茗禪)은 추사 김정희가 초의선사에게 붙여준 호라고 해요. 차와 참선은 같은 것으로, 차를 마시는 것은 자기 수양과 다름없다는 뜻이지요. 김정희는 추사체라는 독창적 서체를 완성해 이름을 날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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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버즘나무에게탈이 났나 봐궧

궦도시 공기가나빠졌어‐궧

동화를 써보세요그림=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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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셋째 주신문은 선생님

‘신문은 선생님’ 근대 과학의 아버지 뉴턴이 자신의 성공을 가리켜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에 더 멀리 볼 수 있었다”고

말한 것처럼,‘신문은 선생님’은 여러분의 자녀에게

거인의 어깨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영차!

월요일엔 ‘신문은 선생님’

(NIE 캐릭터‘뉴피’)

매주 월요일 오후 밴조선 eBook도서관에서 ‘신문은 선생님’을 받아서 자녀에게 꼭 보여주세요. 아이는 글을 읽으면서 씨줄 날줄을 엮듯 창의성과 상상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게 됩니다. www.vanchosun/ebook.com

이 자리에광고주를 찾습니다!

Vol. 19A32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09호2011년 9월 8일 목요일 판51

오려서 모아보세요

미국인은 왜 개고기는 혐오하고 소고기는 먹을까

이야기 하나이런 장면을 상상해 보자. 우아한 저녁

식사 파티에 초대받았다. 화려하게 차려진 식탁에 방안은 따뜻하고 크리스털 와인 잔 너머로 촛불이 깜빡거리는 가운데허물없는 대화가 오간다. 부엌에서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겨온다. 하루 종일 굶었더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파티를 연 친구가 드디어 부엌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스튜 냄비를 들고 나온다. 고기와 양념과 채소 향기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한 국자 듬뿍 덜어 부드러운고기를 몇 입 먹고는, 친구에게 조리법을묻는다. “그래, 가르쳐줄게.”그녀가 대답한다. “우선 골든리트리버 고기 2㎏을 갖은 양념에 재운 다음‐”“뭐라고? 골든리트리버?”아마도 갑자기 얼어붙듯이 씹는 동작을 멈출 것이다.

골든리트리버는 금빛 털을 가진 아름답고 순한 영국산 사냥개를 말한다. “내 입속에 있는 게 개고기라고?”평균적인 미국인이라면 개고기를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자동적으로 즐거움이 혐오감으로 바뀔 터이다. 스튜 속에 든 채소조차도고기에 오염된 것 같아서 역겨워질 법하다. 그런데 당신의 친구가 웃으면서 농담

이었다고 말한다 하자. 사실은 골든리트리버 고기가 아니라 쇠고기였다고. 이제는그 음식에 대해 어떤 기분이 들까? 식욕이완전히 회복될까? 처음 맛보았을 때와 똑같이 열심히 먹게 될까? 모르긴 해도 아마찜찜한 기분이 남아 있을 것이다. 나아가그 찜찜함은 다음번에 쇠고기 스튜를 마주했을 때까지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내용참고: 멜라니 조이, 궨우리는 왜 개는사랑하고돼지는먹고소는신을까궩₩모멘토)

창의력 문제 1 미국인들은 왜 같은 고기인데 개고기

는 혐오하면서 쇠고기는 아무렇지도 않

게 먹는 것일까요? 여러분도 혹시 이와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이야기 둘고대 페르시아왕 다리우스는 여행 중

에 경험한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흥미를갖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인디언의 한 종족인 칼라시아 사람들은 죽은 조상의 시신을 습관적으로 먹어치운다. 반면 그레시아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시신을 화장하였으며, 화장용 장작더미가 시체를 처리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다리우스왕은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이런 차이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는 궁전에 우연히 들른 몇명의 그레시아 사람들을 모아놓고, 그들이 죽은 조상의 시체를 먹는 조건으로 어떤 대가를 원하는지 물어봤다. 그레시아사람들은 충격을 받고 대답하기를,

“--------------”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엔 몇 명의 칼라시아 사람

들을 불러들여 그레시아 사람들이 들을수 있는 큰소리로“죽은 조상의 시체를화장한다는 조건으로 어떤 상금을 받겠는가”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칼라시아사람들은“----------------”라고

애원했다. (내용참고: 레이첼즈, 궨도덕철학궩₩서광사)

창의력 문제 2칼라시아 사람들과 그레시아 사람들은

다리우스 왕의 질문에 대해 각각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밑줄 친 곳에 들어갈말을 생각해 보세요.

창의력 문제 3 칼라시아 사람들과 그레시아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자신들의 문화에서는 절대로 있을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서로다르니까 다른 걸 인정하고, 이해하도록설득하면 그만인 걸까요? 여러분의 창의력을 발휘해 이런 장례 풍습의 차이를 넘어서는 공통점이 무엇일지 찾아보세요.그리고 이를 바탕으로〈이야기 둘〉의 뒷이야기를 창의적으로 지어보세요.

안진훈₩MSC브레인컨설팅 대표

고학년 어린이가 풀어보세요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스₩( ),이렇게 네 개 지역으로 이뤄져 있어.

해마다 영국의 한 도시에서 연극₩오페라₩무용 등 각종 공연이 풍성하게 펼쳐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 축제는?

19세기 영국을 다스리며 전성기를 이끌었던 여왕은 ( )이고, 1952년 왕위에 올라 현재까지 영국을 다스리고 있는 여왕은 ( )이지요.

예스터데이, 렛잇비 등 요즘에도 널리 불리는 명곡들을 남긴 영국의 대중음악 그룹은?

1997년에 시리즈 첫 권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4억5000만부 이상 팔린 영국의 판타지소설은?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

화:궛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궛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궛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궛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연재됩니다.

도전! 창의퀴즈왕

지난 4일 막을 내린 영국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예술가들이모여 연극₩오페라₩무용₩시 낭독 등 다양한공연을 펼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 축제야. 한 달 가까이 축제가 이어지는 동안 에든버러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연장이 된다고해. 올해엔 우리나라 공연들도 공식 초청받아관심을 모았어. 거리에선 우리나라 개그맨들이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퍼포먼스도 했대. 이밖에도 영국에는 매년 8월에 열리는 노팅힐페스티벌과 이번 주 개막하는 템스 페스티벌등 독특하고 개성 있는 축제들로 가득하지.영국 시인 새뮤얼 존슨은“런던에 싫증 난 사람은 인생에 싫증 난 사람”이라고 했다던데,런던뿐 아니라 영국 전역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역사로 가득 차 있는 곳이야. 그럼 이제여왕₩비틀스₩해리 포터의 고향 영국으로 떠나볼까? ◆네 개의 다른 민족이 하나로 합쳐지기까지

영국의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등 네 개의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지. 네 곳이 영국이라는 한 나라로 묶여 있지만, 민족과 역사가 달라 하나로 합쳐지기까지 많은 분쟁을 겪었어. 지금도 서로에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 스코틀랜드 사람에게영국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아니요,나는 스코틀랜드 사람입니다”라고 답한대. 또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궨영국에서는 하루에도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궩는 속담도 있어.그래서 여름날 햇볕이 나면 우르르 잔디밭에나가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있지.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는 날이 대부분이라 비를 가려주는 옷차림이 영국 패션의 상징이 되었어. 챙이 둥글게 달려있고 꼭대기의가운데를 눌러쓰는 중절모자(우묵모자)와 깃을 세우면 더 멋있는 코트가 바로 그거야.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국왕이 있는 나라

지난 4월에 있었던 윌리엄 영국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성대한 결혼식, 기억하지? 왕자와 평민 여성의 결혼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받았지. 지금이 중세 시대도 아닌데 웬 왕자냐고? 영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국왕이 있

는 나라거든. 실질적인 정치는 민주주의 절차로 뽑힌 총리가 맡아서 하고, 국왕은 영국을상징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영국 사람들은 왕실의 존재가 관광산업과 무역 등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대. 현재 영국을 다스리는 국왕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야. 1952년부터지금까지 여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영국 근현대사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야.

영국 역사를 살펴봐도 여왕이 다스리던 때에 나라가 발전한 경우가 많았대. 무적함대스페인을 물리치고 영국의 전성기를 이룩한엘리자베스 1세 여왕, 전 세계에 식민지를 거느리며 영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대를 이끈 빅토리아 여왕을 보니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특히 빅토리아 여왕이 다스리던 19세기,영국은 전 세계의 4분의 1을 지배하던 거대한 제국이었어.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을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던 거야. 호주₩캐나다₩인도등 영국 연방 50여개 국가가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지. 전성기 때엔 영국 본토에서 해가져도 지구 건너편 식민지에선 해가 떠올랐기때문에 궨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궩라고 불렀어. 이때 영어와 민주주의, 자본주의는 물론이고 식민주의₩노예 제도₩인종 차별 등의문제점까지 전 세계에 퍼져 나갔지.◆영어의 본고장이자 대중문화의 중심지

예전 같은 영광에 비할 수는 없지만, 요즘에도 영국은 문화적 측면에서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어. 대중음악 그룹‘비틀스’도 그런 예 중의 하나야. 1960년에 폴 매카트니₩존 레논₩링고 스타₩조지 해리슨, 이렇게 네 명의 젊은이가 만든 비틀스는 궨예스터데이궩 궨렛잇비궩 등 지금도 널리 불리는 수많은 명곡들을 발표했지. 영국은 셰익스피어의나라답게 문학 또한 세계적이야. 셜록 홈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반지의 제왕 등 널리알려진 작품들도 영국 문학이거든. 특히 1997년에 처음 출판된 궨해리 포터궩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4억5000만부 이상 팔렸고 영화로도만들어졌어. 해리 포터에는 영국식 사립학교,신화나 민담 등 영국 문화가 곳곳에 담겨 있지. 세계 공용어와 다름없는 영어의 본고장

이자 대중문화의 중심지인 영국에도 문제는있어. 복지정책에 들어가는 많은 돈을 감당하기 위해 중산층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고, 실업률 또한여전히 높아. 북아일랜드의 가톨릭과신교도 사이의 뿌리깊은 갈등도 풀어야 할 문제야. 기나긴 세월 동안 수많은 고비를 넘기며 발전한 영국이앞으로도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지관심을 갖고 지켜볼까?

박소영₩아이세움 궨보물찾기궩시리즈 저자

그림=정서용

오늘 출제된 창의퀴즈의 예시답안을담은 궨인터넷 동영상 해설강의궩는 모닝플러스(morningplus.chosun.com)의[신문은 선생님] 메뉴 중 [도전!창의퀴즈왕] 코너에서 확인하세요.

알쏭달쏭 보물찾기 퀴즈

세계 역사₩문화 탐방

여왕₩비틀스₩해리포터의 고향 궨영국궩국명 영국|위치 유럽|수도 런던|인구 6220만명|언어 영어|1인당 GDP 3만6120달러(2010년 기준)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1558년부터 45년 동안 영국을 다스린 엘리자베스 1세는 작은 섬나라에 불과했던 나라를 유럽 최강국으로 끌어올린 여왕으로 평가받고 있어. 요즘의 왕실은 영국을 상징하는역할을 하지.

그림=강경효

비틀스의 노래는 영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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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 test1

2011년 9월 셋째 주 신문은 선생님

매주 월요일엔~신문은 선생님

A28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10호2011년 9월 9일 금요일 판51

달님에게소원을말해봐

오려서 모아보세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궛 화: 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며칠 후면 추석이에요. 일 년 중에서 하늘의 달이 가장 환하고 잘생겨 보일 때이지요.평소에는 야위고 얼굴에 윤기도 부족하던 달이지만, 추석만큼은 살이 꽉 차서 노랗게 기름기가 자르르 흐른답니다. 풍요로운 달을보며 우리 조상님들은 소원을 빌었어요. 달님 얼굴처럼 올해도 곡식들이 토실토실 살이 붙기를 말이지요.

달빛이 들판의 곡식들을 비추어 잘 자라도록 보살펴준다는 생각은 서양 사람들도 했나 봅니다.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달의 여신 이름은 아르테미스인데요. 아르테미스는늘 활과 화살을 어깨에 메고 달리기 선수처럼 빠르게 들판을 뛰어다녀요. 들에 사는 모든 동식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새끼를 많이낳도록 지켜주고 축복해주는 여신입니다. 하지만 달님에 대고 사랑을 맹세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지요. 아르테미스는 연애에는

거의 관심이 없거든요. 연애를 도와주는 여신은 아름다움과 유혹의 여신 아프로디테랍니다. 그것도 모르고 셰익스피어의 비극‘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는 달을 향해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지요. 그러자 줄리엣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대답하지요.

“저 달에 맹세하지 마세요. 달은 커졌다가작아졌다 모습이 변하잖아요.”그래요. 줄리엣의 말처럼 달은 하루하루 변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이 영원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달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때에조차 우리 머리 위에 떠 있었거든요.◆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

자, 이제 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 궨항아리와 매화궩를 보세요(그림1). 노랑₩빨강₩파랑 색색의 보름달이 두둥실 떠있고,그 아래로는 달을 닮은 항아리들이 그려져

있어요. 항아리마다 촉촉한 달빛으로 그득채워져 있지 않을까요?

궨새와 항아리궩(그림2)에서도 둥글둥글 보름달이 항아리와 함께 나와요. 하늘의 물이들어 파란빛을 띤 달 위로 새가 날아가네요.달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을 새에 담아그린 것이겠지요. 이 두 그림을 그린 화가 김환기에게 달은 하늘에 떠있는 자기 마음과도 같았어요. 아무리 머나먼 곳에 가 있어도달은 내 마음이니까, 나를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언젠가 어느 시인이 김환기에게 왜 그렇게목이 기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래요.

“난 섬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육지가 항상 궁금하여 목을 길게 뺐더니 그만 목이 길어지고 말았지요.”그의 고향인 안좌도에 가보면,왜 그가 그렇게 푸른색을 좋아했는지 알 것같다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하늘과 바

다가 모두 푸른색으로 이어져 있대요. 섬을 떠나 외국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김환기는 고향의 푸르른 하늘을 하염없이 그리워하게 되지요. 궨새와 항아리궩를 그리던1950년대 말에는 파리에 있었는데, 그 시절에 그렸던 작품에는 전체적으로 푸른 느낌의 바탕에 산₩달₩학₩항아리 등이 등장합니다. 고향의 자연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해요.파리의 하늘은 한국의 하늘과 마음속에서는하나로 이어져 있으니까요.

하루하루 달을 보며 그리움을 차곡차곡쌓아가던 화가는 그 느낌을 점으로 찍어 표현하기 시작하지요. 그림3에서 김환기는 노란 땅이 파란 하늘과 맞닿을 때까지 점을 찍어요. 마치 땅 위를 한 올 한 올씩 물들여 가듯, 하늘까지 한 점 한 점씩 울려 퍼지듯 무수히 많은 점을 찍고 또 찍었습니다. 지금은서로 엇갈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도 이널따란 하늘 아래 어디선가는 잘살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그의 그림처럼 우리 모두는 어쩌면 우주에 떠있는 셀 수 없는 작은 점들 중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잘 보이지 않는 한낱꿈, 잘 들리지도 않는 수줍은 목소리에 불과하지만, 차곡차곡 쌓아 메아리처럼 큰 울림을 이룬다면 언젠가는 하늘 저 끝까지 다다를 날이 오겠지요. 그림4를 보면서 올 추석에는 여러분의 꿈을 노래해보세요.

이주은₩성신여대 교수(미술교육)

이미지로 생각해요

함께 해봐요상상 속의 달나라를 그려봅시다. 그곳엔 누가 살고있나요?

그림1. 궨항아리와 매화궩, 김환기, 1954, 캔버스에 유채.

일년중가장밝고둥근달이뜨는날추석

그림2. 궨새와 항아리궩, 김환기, 1958, 캔버스에 유채. 그림3. 궨작품궩, 김환기, 1970, 캔버스에 유채. 그림4. 궨영원의 노래궩, 김환기, 1957, 캔버스에 유채.

명화와 사진 등 각종 이미지를 다양한 분야의 생각과 연결시켜보면서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는 코너입니다.

A28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10호2011년 9월 9일 금요일 판51

달님에게소원을말해봐

오려서 모아보세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궛 화: 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며칠 후면 추석이에요. 일 년 중에서 하늘의 달이 가장 환하고 잘생겨 보일 때이지요.평소에는 야위고 얼굴에 윤기도 부족하던 달이지만, 추석만큼은 살이 꽉 차서 노랗게 기름기가 자르르 흐른답니다. 풍요로운 달을보며 우리 조상님들은 소원을 빌었어요. 달님 얼굴처럼 올해도 곡식들이 토실토실 살이 붙기를 말이지요.

달빛이 들판의 곡식들을 비추어 잘 자라도록 보살펴준다는 생각은 서양 사람들도 했나 봅니다.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달의 여신 이름은 아르테미스인데요. 아르테미스는늘 활과 화살을 어깨에 메고 달리기 선수처럼 빠르게 들판을 뛰어다녀요. 들에 사는 모든 동식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새끼를 많이낳도록 지켜주고 축복해주는 여신입니다. 하지만 달님에 대고 사랑을 맹세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지요. 아르테미스는 연애에는

거의 관심이 없거든요. 연애를 도와주는 여신은 아름다움과 유혹의 여신 아프로디테랍니다. 그것도 모르고 셰익스피어의 비극‘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는 달을 향해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지요. 그러자 줄리엣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대답하지요.

“저 달에 맹세하지 마세요. 달은 커졌다가작아졌다 모습이 변하잖아요.”그래요. 줄리엣의 말처럼 달은 하루하루 변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이 영원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달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때에조차 우리 머리 위에 떠 있었거든요.◆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

자, 이제 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 궨항아리와 매화궩를 보세요(그림1). 노랑₩빨강₩파랑 색색의 보름달이 두둥실 떠있고,그 아래로는 달을 닮은 항아리들이 그려져

있어요. 항아리마다 촉촉한 달빛으로 그득채워져 있지 않을까요?

궨새와 항아리궩(그림2)에서도 둥글둥글 보름달이 항아리와 함께 나와요. 하늘의 물이들어 파란빛을 띤 달 위로 새가 날아가네요.달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을 새에 담아그린 것이겠지요. 이 두 그림을 그린 화가 김환기에게 달은 하늘에 떠있는 자기 마음과도 같았어요. 아무리 머나먼 곳에 가 있어도달은 내 마음이니까, 나를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언젠가 어느 시인이 김환기에게 왜 그렇게목이 기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래요.

“난 섬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육지가 항상 궁금하여 목을 길게 뺐더니 그만 목이 길어지고 말았지요.”그의 고향인 안좌도에 가보면,왜 그가 그렇게 푸른색을 좋아했는지 알 것같다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하늘과 바

다가 모두 푸른색으로 이어져 있대요. 섬을 떠나 외국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김환기는 고향의 푸르른 하늘을 하염없이 그리워하게 되지요. 궨새와 항아리궩를 그리던1950년대 말에는 파리에 있었는데, 그 시절에 그렸던 작품에는 전체적으로 푸른 느낌의 바탕에 산₩달₩학₩항아리 등이 등장합니다. 고향의 자연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해요.파리의 하늘은 한국의 하늘과 마음속에서는하나로 이어져 있으니까요.

하루하루 달을 보며 그리움을 차곡차곡쌓아가던 화가는 그 느낌을 점으로 찍어 표현하기 시작하지요. 그림3에서 김환기는 노란 땅이 파란 하늘과 맞닿을 때까지 점을 찍어요. 마치 땅 위를 한 올 한 올씩 물들여 가듯, 하늘까지 한 점 한 점씩 울려 퍼지듯 무수히 많은 점을 찍고 또 찍었습니다. 지금은서로 엇갈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도 이널따란 하늘 아래 어디선가는 잘살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그의 그림처럼 우리 모두는 어쩌면 우주에 떠있는 셀 수 없는 작은 점들 중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잘 보이지 않는 한낱꿈, 잘 들리지도 않는 수줍은 목소리에 불과하지만, 차곡차곡 쌓아 메아리처럼 큰 울림을 이룬다면 언젠가는 하늘 저 끝까지 다다를 날이 오겠지요. 그림4를 보면서 올 추석에는 여러분의 꿈을 노래해보세요.

이주은₩성신여대 교수(미술교육)

이미지로 생각해요

함께 해봐요상상 속의 달나라를 그려봅시다. 그곳엔 누가 살고있나요?

그림1. 궨항아리와 매화궩, 김환기, 1954, 캔버스에 유채.

일년중가장밝고둥근달이뜨는날추석

그림2. 궨새와 항아리궩, 김환기, 1958, 캔버스에 유채. 그림3. 궨작품궩, 김환기, 1970, 캔버스에 유채. 그림4. 궨영원의 노래궩, 김환기, 1957, 캔버스에 유채.

명화와 사진 등 각종 이미지를 다양한 분야의 생각과 연결시켜보면서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는 코너입니다.

A28 신문은 선생님 조선일보제28210호2011년 9월 9일 금요일 판51

달님에게소원을말해봐

오려서 모아보세요

요일별 순서 월:궛재미있는 과학궛 화: 개념 쏙쏙! 수학여행

수:궛동화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 동화를 써보세요

목:궛떠나요! 체험학습 / 세계 역사 문화 탐방

금:궛이미지로 생각해요 / 미술관에 갔어요

※ 수요일과 목요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며칠 후면 추석이에요. 일 년 중에서 하늘의 달이 가장 환하고 잘생겨 보일 때이지요.평소에는 야위고 얼굴에 윤기도 부족하던 달이지만, 추석만큼은 살이 꽉 차서 노랗게 기름기가 자르르 흐른답니다. 풍요로운 달을보며 우리 조상님들은 소원을 빌었어요. 달님 얼굴처럼 올해도 곡식들이 토실토실 살이 붙기를 말이지요.

달빛이 들판의 곡식들을 비추어 잘 자라도록 보살펴준다는 생각은 서양 사람들도 했나 봅니다.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달의 여신 이름은 아르테미스인데요. 아르테미스는늘 활과 화살을 어깨에 메고 달리기 선수처럼 빠르게 들판을 뛰어다녀요. 들에 사는 모든 동식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새끼를 많이낳도록 지켜주고 축복해주는 여신입니다. 하지만 달님에 대고 사랑을 맹세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지요. 아르테미스는 연애에는

거의 관심이 없거든요. 연애를 도와주는 여신은 아름다움과 유혹의 여신 아프로디테랍니다. 그것도 모르고 셰익스피어의 비극‘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는 달을 향해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지요. 그러자 줄리엣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대답하지요.

“저 달에 맹세하지 마세요. 달은 커졌다가작아졌다 모습이 변하잖아요.”그래요. 줄리엣의 말처럼 달은 하루하루 변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이 영원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달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때에조차 우리 머리 위에 떠 있었거든요.◆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

자, 이제 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 궨항아리와 매화궩를 보세요(그림1). 노랑₩빨강₩파랑 색색의 보름달이 두둥실 떠있고,그 아래로는 달을 닮은 항아리들이 그려져

있어요. 항아리마다 촉촉한 달빛으로 그득채워져 있지 않을까요?

궨새와 항아리궩(그림2)에서도 둥글둥글 보름달이 항아리와 함께 나와요. 하늘의 물이들어 파란빛을 띤 달 위로 새가 날아가네요.달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을 새에 담아그린 것이겠지요. 이 두 그림을 그린 화가 김환기에게 달은 하늘에 떠있는 자기 마음과도 같았어요. 아무리 머나먼 곳에 가 있어도달은 내 마음이니까, 나를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언젠가 어느 시인이 김환기에게 왜 그렇게목이 기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래요.

“난 섬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육지가 항상 궁금하여 목을 길게 뺐더니 그만 목이 길어지고 말았지요.”그의 고향인 안좌도에 가보면,왜 그가 그렇게 푸른색을 좋아했는지 알 것같다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하늘과 바

다가 모두 푸른색으로 이어져 있대요. 섬을 떠나 외국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김환기는 고향의 푸르른 하늘을 하염없이 그리워하게 되지요. 궨새와 항아리궩를 그리던1950년대 말에는 파리에 있었는데, 그 시절에 그렸던 작품에는 전체적으로 푸른 느낌의 바탕에 산₩달₩학₩항아리 등이 등장합니다. 고향의 자연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해요.파리의 하늘은 한국의 하늘과 마음속에서는하나로 이어져 있으니까요.

하루하루 달을 보며 그리움을 차곡차곡쌓아가던 화가는 그 느낌을 점으로 찍어 표현하기 시작하지요. 그림3에서 김환기는 노란 땅이 파란 하늘과 맞닿을 때까지 점을 찍어요. 마치 땅 위를 한 올 한 올씩 물들여 가듯, 하늘까지 한 점 한 점씩 울려 퍼지듯 무수히 많은 점을 찍고 또 찍었습니다. 지금은서로 엇갈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도 이널따란 하늘 아래 어디선가는 잘살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그의 그림처럼 우리 모두는 어쩌면 우주에 떠있는 셀 수 없는 작은 점들 중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잘 보이지 않는 한낱꿈, 잘 들리지도 않는 수줍은 목소리에 불과하지만, 차곡차곡 쌓아 메아리처럼 큰 울림을 이룬다면 언젠가는 하늘 저 끝까지 다다를 날이 오겠지요. 그림4를 보면서 올 추석에는 여러분의 꿈을 노래해보세요.

이주은₩성신여대 교수(미술교육)

이미지로 생각해요

함께 해봐요상상 속의 달나라를 그려봅시다. 그곳엔 누가 살고있나요?

그림1. 궨항아리와 매화궩, 김환기, 1954, 캔버스에 유채.

일년중가장밝고둥근달이뜨는날추석

그림2. 궨새와 항아리궩, 김환기, 1958, 캔버스에 유채. 그림3. 궨작품궩, 김환기, 1970, 캔버스에 유채. 그림4. 궨영원의 노래궩, 김환기, 1957, 캔버스에 유채.

명화와 사진 등 각종 이미지를 다양한 분야의 생각과 연결시켜보면서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는 코너입니다.

Vol.20

추석에는 일 년 중에서 하늘의 달이 가장 환

하고 잘생겨 보일 때이지요. 평소에는 야위고

얼굴에 윤기도 부족하던 달이지만, 추석만큼은

살이 꽉 차서 노랗게 기름기가 자르르 흐른답

니다. 풍요로운 달을 보며 우리 조상님들은 소

원을 빌었어요. 달님 얼굴처럼 올해도 곡식들

이 토실토실 살이 붙기를 말이지요.

달빛이 들판의 곡식들을 비추어 잘 자라도

록 보살펴준다는 생각은 서양 사람들도 했나

봅니다.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달의 여신 이

름은 아르테미스인데요. 아르테미스는 늘 활과

화살을 어깨에 메고 달리기 선수처럼 빠르게

들판을 뛰어다녀요. 들에 사는 모든 동식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새끼를 많이 낳도록 지켜주

고 축복해주는 여신입니다. 하지만 달님에 대

고 사랑을 맹세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지

요. 아르테미스는 연애에는 거의 관심이 없거

든요. 연애를 도와주는 여신은 아름다움과 유

혹의 여신 아프로디테랍니다. 그것도 모르고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

미오는 달을 향해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지

요. 그러자 줄리엣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이렇

게 대답하지요.

“저 달에 맹세하지 마세요. 달은 커졌다가 작

아졌다 모습이 변하잖아요.” 그래요. 줄리엣의

말처럼 달은 하루하루 변하지요. 하지만 그렇

다고 해서 달이 영원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

어요. 달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구름에 가려 보

이지 않는 때에조차 우리 머리 위에 떠 있었거

든요.

◆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자, 이제 그림 속에 뜬 달을 구경해볼까요? ‘

항아리와 매화’를 보세요(그림1). 노랑·빨강·파

랑 색색의 보름달이 두둥실 떠있고, 그 아래로

는 달을 닮은 항아리들이 그려져있어요. 항아

리마다 촉촉한 달빛으로 그득채워져 있지 않

을까요?

‘새와 항아리’(그림2)에서도 둥글둥글 보름

달이 항아리와 함께 나와요. 하늘의 물이 들어

파란빛을 띤 달 위로 새가 날아가네요. 달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을 새에 담아그린 것이

겠지요. 이 두 그림을 그린 화가 김환기에게 달

은 하늘에 떠있는 자기 마음과도 같았어요. 아

무리 머나먼 곳에 가 있어도 달은 내 마음이니

까, 나를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언젠가 어느 시인이 김환기에게 왜 그렇게

목이 기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래요.

“난 섬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육지가 항상 궁금

하여 목을 길게 뺐더니 그만 목이 길어지고 말

았지요.” 그의 고향인 안좌도에 가보면, 왜 그

가 그렇게 푸른색을 좋아했는지 알 것같다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하늘과 바다가 모

두 푸른색으로 이어져 있대요.

섬을 떠나 외국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김

환기는 고향의 푸르른 하늘을 하염없이 그리

워하게 되지요. ‘새와 항아리’를 그리던 1950

년대 말에는 파리에 있었는데, 그 시절에 그

렸던 작품에는 전체적으로 푸른 느낌의 바탕

에 산·달·학·항아리 등이 등장합니다. 고향의

자연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해요. 파리의 하늘

은 한국의 하늘과 마음속에서는 하나로 이어

져 있으니까요.

하루하루 달을 보며 그리움을 차곡차곡 쌓

아가던 화가는 그 느낌을 점으로 찍어 표현하

기 시작하지요. 그림3에서 김환기는 노란 땅

이 파란 하늘과 맞닿을 때까지 점을 찍어요.

마치 땅 위를 한 올 한 올씩 물들여 가듯, 하

늘까지 한 점 한 점씩 울려 퍼지듯 무수히 많

은 점을 찍고 또 찍었습니다. 지금은 서로 엇

갈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도 이널따란 하

늘 아래 어디선가는 잘살고 있기를 간절히 바

라면서요.

그의 그림처럼 우리 모두는 어쩌면 우주에

떠있는 셀 수 없는 작은 점들 중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잘 보이지 않는 한낱 꿈, 잘 들

리지도 않는 수줍은 목소리에 불과하지만, 차

곡차곡 쌓아 메아리처럼 큰 울림을 이룬다면

언젠가는 하늘 저 끝까지 다다를 날이 오겠지

요. 이주은·성신여대 교수(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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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셋째 주신문은 선생님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