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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s View -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FOCUS -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 털보쌤의 라오이야기 9탄, 개발인가 발전인가? -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OWL이 만난 사람 -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행사 스케치 -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 ODA Watch 이모저모 -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5월 감사합니다 & 4월 살림살이 제 90호,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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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90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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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rsquos View-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FOCUS -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털보쌤의 라오이야기 9탄 개발인가 발전인가

-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행사 스케치- ldquo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ODA Watch 이모저모 -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5월 감사합니다 amp 4월 살림살이

제 90호 20140605

한국 라다크 라오스 그리고 영국 이야기

lsquo행동하는 힘 국제개발협력 활동가rsquo라 적힌 깃발이 5월 토요일

저녁마다 청계천 일대에 휘날렸다 세월호 추모집회에 참여한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깃발을 들었던 것이다 이들

은 지난 2주간 합정역과 종각역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도 전

개했다 OWLrsquos View는 이들의 활동에 주목하며 국제개발협력 시민

사회가 이제는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고 주장한다 멀지만 가

야 할 길이다

지난 5월 말 있었던 lsquo오래된 미래rsquo의 저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

사의 강연 내용도 담았다 호지 여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기발한 정

답대신 누구나 알 법한 그러나 근본적인 이야기를 차분하면서도 열정

적으로 전했다 결국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라오스에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전해왔다 라오 사람들이 원하는 팟타

나(개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개발이 발전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다

독자 여러분께 2013년 ODAGNI 비율 072로 국제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영국의 비결을 소개하는 기사를 꼼꼼히 읽을 것을

권한다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는 정치 지도자의 노력 그리

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시민사회의 힘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가 주

목해야 할 대목이다 더불어 한국 ODA의 핵심 정책수단인 국가지원

전략(CPS)를 둘러싼 논의도 소개한다 기사 말미의 고등학생의 일침

이 핵심이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다 국제개발협력의 변

화를 갈망하는 모든 이에게 깊고 뜨거운 열정과 성찰 그리고 이를 구

체적으로 실현할 차가운 이성이 고루 필요한 시기다

한재광 OWL 편집장odawatchkoreagmailcom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글쓴이

강현지 김경연 윤지영 이선재

박명진 조이슬 한재광

공선주(외부기고)

편집위원회

한재광 강하니 강현지

김성수 남종민 윤지영

조이슬 지홍주

편집인

조이슬

감수

한재광 윤지영

주소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

2번지 누보빌딩 4층

(우)121-894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

gmailcom

발행일20140605

Copyright 2014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표지사진잊지 않겠습니다 캘리그라피스트 강병인 신동욱

2

서교동에서

서교동에서

3

02서교동에서

한국 라다크 라오스 그리고 영국 이야기

04OWLrsquos View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06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13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라오이야기 8 개발인가 발전인가

18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OWL 90호

Contents

ODA Watch

24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30행사 스케치

ldquo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34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40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445월 감사합니다

4월 살림살이

ODA Watch는 세월호 참사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성장만을 중시하고 인권과 생명을 경시한 우리들의 모습을 통렬히 참회하며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국민들이 느낀 슬픔과 분노 참담함과 절망감이 가슴속 새까만 재로만 흘러넘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작은 불씨로 소생하기를 기원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4

계체제론을 주창한 월러스틴은 세계가 중심부와 주변부의 불균등한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월러스틴의 분석으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복잡다단하게 변화하였다 급속히 진행되어온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자본의 세계화와 더불어 빈곤의 세계화를 유발하여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경제선진국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절대빈곤층이 양산되고 있다 냉전시대의 표현으로 lsquo제1세계rsquo와 lsquo제3세계rsquo가 한 국가 안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가와 자본이 주도하는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몇 가지 보편적 특성을 띠며 진행되고 있다 소수 자본의 이익을 위해 공공재인 생태자원을 사유화하고 훼손하고 계획 의사결정 실행 평가 전 과정에서 국가는 당사자인 주민들과 국민들의 의사를 묵과하거나 인권을 말살하면서 폭압적으로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들이 그것이다

lsquo세계화=발전rsquo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lsquo획일화 프로젝트rsquo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와 국내의 경계 없이 글로벌과 로컬을 넘나드는 전 세계적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한데 한국 시민사회의 모습은 국내와 국제의 경계 안에 갇혀왔던 경향이 있었다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은 국내 문제 특히 정치적 문제는 자신들과 관계없는 사안으로 여기며 방관해 왔다 다른 한편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내 이슈에 집중하며 국제 시민사회 연대활동은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경계를 허물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가령 국제개발협력단체의 실무자들이 소속단체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뜻을 모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체로 많은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비영리단체 봉사단체 사회복지단체 등으로 규정해 왔다 시민사회단체로 규정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마저 보여 왔는데 이는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경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단체의 실무자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직접행동에 나선 것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현상이다 해외 개발현장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취했던 lsquo여러분도 열심히 하면 우리처럼 살 수 있습니다rsquo 는 식의 태도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 것이 변화의 한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lsquo우리처럼rsquo 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민망하게 느껴지는 때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 현장의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인권 환경 영향평가 등을 주장하면서도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일한 개발사업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과거를 돌이켜볼 때 관심을 넘어 직접행동에까지 나서게 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한국의 시민사회에 크게 두 가지 측면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OWLrsquos View

OWLrsquos View

5ODA Watch

우선 앞서 밝혔듯이 국내와 국제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화(Localization)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세계의 다양성을 고사시키고 획일화된 세계를 건설하려는 세계자본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거스르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의 풀뿌리 운동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내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지역의 변화 없이 세계의 변화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 재개발 참사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등의 개발 관련 사안들에 대해 관심과 지지 참여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또한 경계 허물기를 넘어 글로벌과 로컬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던 와중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산사태로 2천여 명의 생명이 산사태 속에 갇히는 참극이 벌어졌다 한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실종자의 수색이 불가능하다며 lsquo집단무덤rsquo 이란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선언을 해버렸다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기에 다른 이들의 아픔에 대해 충분한 공감력을 지니고 있음을 자명하다 한데 이 소식은 대부분의 언론에서 단신기사로 처리되며 우리사회에서는 잔잔한 파문마저 일으키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한 생명의 소중함을 찢어지는 가슴으로 아픔을 겪은 우리사회가 지구마을 이웃들의 아픔에 우리 사회의 언론과 시민들이 공감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에 관여하고 있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나이지라아의 소녀들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파키스탄의 여성 노동탄압으로 고통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노동자들 쿠데타로 투옥되어 있는 태국의 인권운동가들 등 수많은 지구마을 이웃들에 대해 함께 아파하고 지지하고 연대하는 데에 한국의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현장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픔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픔과 서러움을 겪어본 사람이 다른 이들의 아픔과 서러움에 더욱 진실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쟁과 폐허 절대빈곤을 겪은 우리사회이기에 전쟁과 빈곤 박탈로 공통 받고 있는 세계의 이웃들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이 겪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보면 지금 세월호 유족들이 하는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lsquo사람들에게 잊혀져 고립될까 두렵다rsquo lsquo작은 관심과 지지만으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rsquo는 내용의 이야기들이다

양극화와 빈곤이 세계도처에 편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공감하고 연대해야할 사람들과 현장은 국내외를 가릴 이유가 없다 또 행동하는 방법 역시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지 서명 편지 전화 성명 집회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이들이 함께 행동을 하면 된다 가난한 주민들을 물질적으로 보살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틀을 확장하여 좀 더 다양한 연대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세계시민의 연대만이 신자유주의 자본과 정부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의 확장된 역할 행동을 더욱 기대해 본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작성

FOCUS6

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이번 OWL 90호에서는 영국이 2013년까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

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지난 89호를 통해 lt인포그래픽스로 살펴본 2012-13년 OECD DAC 통계 결과는 gt

기사로 이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이 07 공약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과 이를 둘러싼 시대적 정치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현재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한국 2015년 ODAGNI 025 달성 가능한가

2015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매우 중차대

한 시기이다 국제적으로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

nium Development Goals MDGs) 종료 이후 새로

운 개발목표가 수립될 예정이며 국내적으로도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의 전체 방향과 전략을 결정지을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과 국가협력전략(Coun-

try Partnership Strategy CPS)을 새롭게 만들어나가

야 하기 때문이다 그 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

를 향해 던진 야심 찬 공약이 하나 있다 2015년까지

한국 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5까

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다

2010년 한국 정부는 OECD DAC에 가입하면서

당시 공여국들의 평균치였던 ODAGNI 025만큼

한국의 원조 규모를 늘려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비롯해 2011년 부산 세

계개발원조총회에서도 공약에 대한 강력한 이행 의지

를 여러 차례 재확인해왔다 그러나 2014년 6월 현재

한국 ODAGNI 비율은 016(잠정)에 불과하다 매

년 꾸준히 예산을 늘려왔다지만 2010년 012에 비

해 수치상으로는 004 정도로 오른 것이다 아주 단

순하고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서는 이제까지 늘려왔던 예산을 모두 합친 액수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과감한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025 달성이 가능할까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협력 종사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현실

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정부

도 어째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일

례로 작년 12월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정

부가 2015년 ODA 목표치를 02로 하향할 예정이

었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였는데 논란이 일자 외교

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ldquo보도기사는 사실과 다르

며 계속해서 025 목표를 고수해나가겠다rdquo는 입장

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여타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ldquo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2015년 이후에도 원조 규모 증대 방침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rdquo는 입장만을 되풀이해왔다

약속한 시기는 다가오지만 누구 하나 이 문제에 대

해 책임지고 명쾌하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

인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과연 025 달성이 불가능하기만 할까

영국의 사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2013년까지 ODAGNI 07를 달성하

7ODA Watch

겠다는 규모 증대 공약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2011년 2012년 056에 머무르다가

2013년 결국 072를 기록 목표치를 상회하며 약속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의 원조 규모

증대 흐름과 추진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려 한다

영국은 어떻게 ODAGNI 07 공약을 만들게 되었을까

1 정부amp의회 주도적으로 정치적 모멘텀 형성

1970년대 무렵 UN을 중심으로 개발재원 마련을 위

해 각 공여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하는

금액을 원조 자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

에 영국 내에서도 국제 규범에 따라 원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구체적인 달성 기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

하지 않다가 2004년 정부 예산 지출계획서(Spend-

ing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lsquo2013년까지 07에

도달하겠다rsquo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8년 2년 간 중점적으로 ODA 규모를 증진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던 노동

당이 ODAGNI 07 달성을 경선공약으로 내세우면

서 원조 규모 증대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된다 더불어 2005년을 전후로 의회에서도 07

목표가 특정 정당에 의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초당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APGood(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Overseas Development)이

라는 해외원조에 관한 전체 정당 간 모임에서 어떤 한

의원이 07 달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는 2009년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ODA 백서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원조 규모를 ODAGNI 07 이상으

로 유지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 원조규

모 확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

저 DFID는 2013년까지 ODAGNI 비율 07를 달

성하지 못할 경우 외교부장관이 타당한 실패 사유를

들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 이는 법률을 통해 공약 이행에 강제성을 부

여하는 방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례

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법안은 2010년 정권 교체

로 인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이후 2010년 경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민당 간 연

립정부(The coalition government)가 구성되면서 이

lt그림 1gt DAC 평균 대비 영국 ODAGNI 비율 (1970-2012)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 Owl90

한국 라다크 라오스 그리고 영국 이야기

lsquo행동하는 힘 국제개발협력 활동가rsquo라 적힌 깃발이 5월 토요일

저녁마다 청계천 일대에 휘날렸다 세월호 추모집회에 참여한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깃발을 들었던 것이다 이들

은 지난 2주간 합정역과 종각역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도 전

개했다 OWLrsquos View는 이들의 활동에 주목하며 국제개발협력 시민

사회가 이제는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고 주장한다 멀지만 가

야 할 길이다

지난 5월 말 있었던 lsquo오래된 미래rsquo의 저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

사의 강연 내용도 담았다 호지 여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기발한 정

답대신 누구나 알 법한 그러나 근본적인 이야기를 차분하면서도 열정

적으로 전했다 결국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라오스에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전해왔다 라오 사람들이 원하는 팟타

나(개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개발이 발전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다

독자 여러분께 2013년 ODAGNI 비율 072로 국제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영국의 비결을 소개하는 기사를 꼼꼼히 읽을 것을

권한다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는 정치 지도자의 노력 그리

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시민사회의 힘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가 주

목해야 할 대목이다 더불어 한국 ODA의 핵심 정책수단인 국가지원

전략(CPS)를 둘러싼 논의도 소개한다 기사 말미의 고등학생의 일침

이 핵심이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다 국제개발협력의 변

화를 갈망하는 모든 이에게 깊고 뜨거운 열정과 성찰 그리고 이를 구

체적으로 실현할 차가운 이성이 고루 필요한 시기다

한재광 OWL 편집장odawatchkoreagmailcom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글쓴이

강현지 김경연 윤지영 이선재

박명진 조이슬 한재광

공선주(외부기고)

편집위원회

한재광 강하니 강현지

김성수 남종민 윤지영

조이슬 지홍주

편집인

조이슬

감수

한재광 윤지영

주소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

2번지 누보빌딩 4층

(우)121-894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

gmailcom

발행일20140605

Copyright 2014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표지사진잊지 않겠습니다 캘리그라피스트 강병인 신동욱

2

서교동에서

서교동에서

3

02서교동에서

한국 라다크 라오스 그리고 영국 이야기

04OWLrsquos View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06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13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라오이야기 8 개발인가 발전인가

18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OWL 90호

Contents

ODA Watch

24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30행사 스케치

ldquo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34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40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445월 감사합니다

4월 살림살이

ODA Watch는 세월호 참사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성장만을 중시하고 인권과 생명을 경시한 우리들의 모습을 통렬히 참회하며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국민들이 느낀 슬픔과 분노 참담함과 절망감이 가슴속 새까만 재로만 흘러넘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작은 불씨로 소생하기를 기원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4

계체제론을 주창한 월러스틴은 세계가 중심부와 주변부의 불균등한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월러스틴의 분석으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복잡다단하게 변화하였다 급속히 진행되어온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자본의 세계화와 더불어 빈곤의 세계화를 유발하여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경제선진국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절대빈곤층이 양산되고 있다 냉전시대의 표현으로 lsquo제1세계rsquo와 lsquo제3세계rsquo가 한 국가 안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가와 자본이 주도하는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몇 가지 보편적 특성을 띠며 진행되고 있다 소수 자본의 이익을 위해 공공재인 생태자원을 사유화하고 훼손하고 계획 의사결정 실행 평가 전 과정에서 국가는 당사자인 주민들과 국민들의 의사를 묵과하거나 인권을 말살하면서 폭압적으로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들이 그것이다

lsquo세계화=발전rsquo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lsquo획일화 프로젝트rsquo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와 국내의 경계 없이 글로벌과 로컬을 넘나드는 전 세계적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한데 한국 시민사회의 모습은 국내와 국제의 경계 안에 갇혀왔던 경향이 있었다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은 국내 문제 특히 정치적 문제는 자신들과 관계없는 사안으로 여기며 방관해 왔다 다른 한편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내 이슈에 집중하며 국제 시민사회 연대활동은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경계를 허물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가령 국제개발협력단체의 실무자들이 소속단체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뜻을 모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체로 많은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비영리단체 봉사단체 사회복지단체 등으로 규정해 왔다 시민사회단체로 규정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마저 보여 왔는데 이는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경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단체의 실무자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직접행동에 나선 것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현상이다 해외 개발현장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취했던 lsquo여러분도 열심히 하면 우리처럼 살 수 있습니다rsquo 는 식의 태도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 것이 변화의 한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lsquo우리처럼rsquo 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민망하게 느껴지는 때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 현장의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인권 환경 영향평가 등을 주장하면서도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일한 개발사업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과거를 돌이켜볼 때 관심을 넘어 직접행동에까지 나서게 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한국의 시민사회에 크게 두 가지 측면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OWLrsquos View

OWLrsquos View

5ODA Watch

우선 앞서 밝혔듯이 국내와 국제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화(Localization)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세계의 다양성을 고사시키고 획일화된 세계를 건설하려는 세계자본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거스르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의 풀뿌리 운동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내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지역의 변화 없이 세계의 변화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 재개발 참사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등의 개발 관련 사안들에 대해 관심과 지지 참여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또한 경계 허물기를 넘어 글로벌과 로컬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던 와중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산사태로 2천여 명의 생명이 산사태 속에 갇히는 참극이 벌어졌다 한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실종자의 수색이 불가능하다며 lsquo집단무덤rsquo 이란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선언을 해버렸다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기에 다른 이들의 아픔에 대해 충분한 공감력을 지니고 있음을 자명하다 한데 이 소식은 대부분의 언론에서 단신기사로 처리되며 우리사회에서는 잔잔한 파문마저 일으키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한 생명의 소중함을 찢어지는 가슴으로 아픔을 겪은 우리사회가 지구마을 이웃들의 아픔에 우리 사회의 언론과 시민들이 공감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에 관여하고 있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나이지라아의 소녀들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파키스탄의 여성 노동탄압으로 고통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노동자들 쿠데타로 투옥되어 있는 태국의 인권운동가들 등 수많은 지구마을 이웃들에 대해 함께 아파하고 지지하고 연대하는 데에 한국의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현장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픔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픔과 서러움을 겪어본 사람이 다른 이들의 아픔과 서러움에 더욱 진실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쟁과 폐허 절대빈곤을 겪은 우리사회이기에 전쟁과 빈곤 박탈로 공통 받고 있는 세계의 이웃들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이 겪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보면 지금 세월호 유족들이 하는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lsquo사람들에게 잊혀져 고립될까 두렵다rsquo lsquo작은 관심과 지지만으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rsquo는 내용의 이야기들이다

양극화와 빈곤이 세계도처에 편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공감하고 연대해야할 사람들과 현장은 국내외를 가릴 이유가 없다 또 행동하는 방법 역시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지 서명 편지 전화 성명 집회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이들이 함께 행동을 하면 된다 가난한 주민들을 물질적으로 보살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틀을 확장하여 좀 더 다양한 연대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세계시민의 연대만이 신자유주의 자본과 정부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의 확장된 역할 행동을 더욱 기대해 본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작성

FOCUS6

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이번 OWL 90호에서는 영국이 2013년까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

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지난 89호를 통해 lt인포그래픽스로 살펴본 2012-13년 OECD DAC 통계 결과는 gt

기사로 이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이 07 공약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과 이를 둘러싼 시대적 정치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현재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한국 2015년 ODAGNI 025 달성 가능한가

2015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매우 중차대

한 시기이다 국제적으로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

nium Development Goals MDGs) 종료 이후 새로

운 개발목표가 수립될 예정이며 국내적으로도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의 전체 방향과 전략을 결정지을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과 국가협력전략(Coun-

try Partnership Strategy CPS)을 새롭게 만들어나가

야 하기 때문이다 그 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

를 향해 던진 야심 찬 공약이 하나 있다 2015년까지

한국 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5까

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다

2010년 한국 정부는 OECD DAC에 가입하면서

당시 공여국들의 평균치였던 ODAGNI 025만큼

한국의 원조 규모를 늘려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비롯해 2011년 부산 세

계개발원조총회에서도 공약에 대한 강력한 이행 의지

를 여러 차례 재확인해왔다 그러나 2014년 6월 현재

한국 ODAGNI 비율은 016(잠정)에 불과하다 매

년 꾸준히 예산을 늘려왔다지만 2010년 012에 비

해 수치상으로는 004 정도로 오른 것이다 아주 단

순하고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서는 이제까지 늘려왔던 예산을 모두 합친 액수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과감한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025 달성이 가능할까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협력 종사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현실

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정부

도 어째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일

례로 작년 12월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정

부가 2015년 ODA 목표치를 02로 하향할 예정이

었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였는데 논란이 일자 외교

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ldquo보도기사는 사실과 다르

며 계속해서 025 목표를 고수해나가겠다rdquo는 입장

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여타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ldquo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2015년 이후에도 원조 규모 증대 방침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rdquo는 입장만을 되풀이해왔다

약속한 시기는 다가오지만 누구 하나 이 문제에 대

해 책임지고 명쾌하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

인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과연 025 달성이 불가능하기만 할까

영국의 사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2013년까지 ODAGNI 07를 달성하

7ODA Watch

겠다는 규모 증대 공약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2011년 2012년 056에 머무르다가

2013년 결국 072를 기록 목표치를 상회하며 약속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의 원조 규모

증대 흐름과 추진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려 한다

영국은 어떻게 ODAGNI 07 공약을 만들게 되었을까

1 정부amp의회 주도적으로 정치적 모멘텀 형성

1970년대 무렵 UN을 중심으로 개발재원 마련을 위

해 각 공여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하는

금액을 원조 자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

에 영국 내에서도 국제 규범에 따라 원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구체적인 달성 기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

하지 않다가 2004년 정부 예산 지출계획서(Spend-

ing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lsquo2013년까지 07에

도달하겠다rsquo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8년 2년 간 중점적으로 ODA 규모를 증진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던 노동

당이 ODAGNI 07 달성을 경선공약으로 내세우면

서 원조 규모 증대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된다 더불어 2005년을 전후로 의회에서도 07

목표가 특정 정당에 의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초당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APGood(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Overseas Development)이

라는 해외원조에 관한 전체 정당 간 모임에서 어떤 한

의원이 07 달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는 2009년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ODA 백서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원조 규모를 ODAGNI 07 이상으

로 유지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 원조규

모 확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

저 DFID는 2013년까지 ODAGNI 비율 07를 달

성하지 못할 경우 외교부장관이 타당한 실패 사유를

들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 이는 법률을 통해 공약 이행에 강제성을 부

여하는 방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례

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법안은 2010년 정권 교체

로 인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이후 2010년 경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민당 간 연

립정부(The coalition government)가 구성되면서 이

lt그림 1gt DAC 평균 대비 영국 ODAGNI 비율 (1970-2012)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 Owl90

3

02서교동에서

한국 라다크 라오스 그리고 영국 이야기

04OWLrsquos View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06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13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라오이야기 8 개발인가 발전인가

18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OWL 90호

Contents

ODA Watch

24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30행사 스케치

ldquo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34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40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445월 감사합니다

4월 살림살이

ODA Watch는 세월호 참사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성장만을 중시하고 인권과 생명을 경시한 우리들의 모습을 통렬히 참회하며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국민들이 느낀 슬픔과 분노 참담함과 절망감이 가슴속 새까만 재로만 흘러넘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작은 불씨로 소생하기를 기원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4

계체제론을 주창한 월러스틴은 세계가 중심부와 주변부의 불균등한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월러스틴의 분석으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복잡다단하게 변화하였다 급속히 진행되어온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자본의 세계화와 더불어 빈곤의 세계화를 유발하여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경제선진국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절대빈곤층이 양산되고 있다 냉전시대의 표현으로 lsquo제1세계rsquo와 lsquo제3세계rsquo가 한 국가 안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가와 자본이 주도하는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몇 가지 보편적 특성을 띠며 진행되고 있다 소수 자본의 이익을 위해 공공재인 생태자원을 사유화하고 훼손하고 계획 의사결정 실행 평가 전 과정에서 국가는 당사자인 주민들과 국민들의 의사를 묵과하거나 인권을 말살하면서 폭압적으로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들이 그것이다

lsquo세계화=발전rsquo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lsquo획일화 프로젝트rsquo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와 국내의 경계 없이 글로벌과 로컬을 넘나드는 전 세계적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한데 한국 시민사회의 모습은 국내와 국제의 경계 안에 갇혀왔던 경향이 있었다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은 국내 문제 특히 정치적 문제는 자신들과 관계없는 사안으로 여기며 방관해 왔다 다른 한편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내 이슈에 집중하며 국제 시민사회 연대활동은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경계를 허물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가령 국제개발협력단체의 실무자들이 소속단체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뜻을 모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체로 많은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비영리단체 봉사단체 사회복지단체 등으로 규정해 왔다 시민사회단체로 규정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마저 보여 왔는데 이는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경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단체의 실무자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직접행동에 나선 것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현상이다 해외 개발현장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취했던 lsquo여러분도 열심히 하면 우리처럼 살 수 있습니다rsquo 는 식의 태도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 것이 변화의 한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lsquo우리처럼rsquo 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민망하게 느껴지는 때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 현장의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인권 환경 영향평가 등을 주장하면서도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일한 개발사업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과거를 돌이켜볼 때 관심을 넘어 직접행동에까지 나서게 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한국의 시민사회에 크게 두 가지 측면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OWLrsquos View

OWLrsquos View

5ODA Watch

우선 앞서 밝혔듯이 국내와 국제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화(Localization)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세계의 다양성을 고사시키고 획일화된 세계를 건설하려는 세계자본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거스르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의 풀뿌리 운동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내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지역의 변화 없이 세계의 변화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 재개발 참사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등의 개발 관련 사안들에 대해 관심과 지지 참여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또한 경계 허물기를 넘어 글로벌과 로컬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던 와중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산사태로 2천여 명의 생명이 산사태 속에 갇히는 참극이 벌어졌다 한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실종자의 수색이 불가능하다며 lsquo집단무덤rsquo 이란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선언을 해버렸다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기에 다른 이들의 아픔에 대해 충분한 공감력을 지니고 있음을 자명하다 한데 이 소식은 대부분의 언론에서 단신기사로 처리되며 우리사회에서는 잔잔한 파문마저 일으키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한 생명의 소중함을 찢어지는 가슴으로 아픔을 겪은 우리사회가 지구마을 이웃들의 아픔에 우리 사회의 언론과 시민들이 공감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에 관여하고 있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나이지라아의 소녀들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파키스탄의 여성 노동탄압으로 고통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노동자들 쿠데타로 투옥되어 있는 태국의 인권운동가들 등 수많은 지구마을 이웃들에 대해 함께 아파하고 지지하고 연대하는 데에 한국의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현장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픔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픔과 서러움을 겪어본 사람이 다른 이들의 아픔과 서러움에 더욱 진실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쟁과 폐허 절대빈곤을 겪은 우리사회이기에 전쟁과 빈곤 박탈로 공통 받고 있는 세계의 이웃들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이 겪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보면 지금 세월호 유족들이 하는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lsquo사람들에게 잊혀져 고립될까 두렵다rsquo lsquo작은 관심과 지지만으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rsquo는 내용의 이야기들이다

양극화와 빈곤이 세계도처에 편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공감하고 연대해야할 사람들과 현장은 국내외를 가릴 이유가 없다 또 행동하는 방법 역시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지 서명 편지 전화 성명 집회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이들이 함께 행동을 하면 된다 가난한 주민들을 물질적으로 보살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틀을 확장하여 좀 더 다양한 연대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세계시민의 연대만이 신자유주의 자본과 정부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의 확장된 역할 행동을 더욱 기대해 본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작성

FOCUS6

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이번 OWL 90호에서는 영국이 2013년까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

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지난 89호를 통해 lt인포그래픽스로 살펴본 2012-13년 OECD DAC 통계 결과는 gt

기사로 이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이 07 공약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과 이를 둘러싼 시대적 정치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현재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한국 2015년 ODAGNI 025 달성 가능한가

2015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매우 중차대

한 시기이다 국제적으로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

nium Development Goals MDGs) 종료 이후 새로

운 개발목표가 수립될 예정이며 국내적으로도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의 전체 방향과 전략을 결정지을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과 국가협력전략(Coun-

try Partnership Strategy CPS)을 새롭게 만들어나가

야 하기 때문이다 그 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

를 향해 던진 야심 찬 공약이 하나 있다 2015년까지

한국 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5까

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다

2010년 한국 정부는 OECD DAC에 가입하면서

당시 공여국들의 평균치였던 ODAGNI 025만큼

한국의 원조 규모를 늘려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비롯해 2011년 부산 세

계개발원조총회에서도 공약에 대한 강력한 이행 의지

를 여러 차례 재확인해왔다 그러나 2014년 6월 현재

한국 ODAGNI 비율은 016(잠정)에 불과하다 매

년 꾸준히 예산을 늘려왔다지만 2010년 012에 비

해 수치상으로는 004 정도로 오른 것이다 아주 단

순하고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서는 이제까지 늘려왔던 예산을 모두 합친 액수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과감한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025 달성이 가능할까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협력 종사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현실

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정부

도 어째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일

례로 작년 12월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정

부가 2015년 ODA 목표치를 02로 하향할 예정이

었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였는데 논란이 일자 외교

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ldquo보도기사는 사실과 다르

며 계속해서 025 목표를 고수해나가겠다rdquo는 입장

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여타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ldquo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2015년 이후에도 원조 규모 증대 방침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rdquo는 입장만을 되풀이해왔다

약속한 시기는 다가오지만 누구 하나 이 문제에 대

해 책임지고 명쾌하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

인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과연 025 달성이 불가능하기만 할까

영국의 사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2013년까지 ODAGNI 07를 달성하

7ODA Watch

겠다는 규모 증대 공약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2011년 2012년 056에 머무르다가

2013년 결국 072를 기록 목표치를 상회하며 약속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의 원조 규모

증대 흐름과 추진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려 한다

영국은 어떻게 ODAGNI 07 공약을 만들게 되었을까

1 정부amp의회 주도적으로 정치적 모멘텀 형성

1970년대 무렵 UN을 중심으로 개발재원 마련을 위

해 각 공여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하는

금액을 원조 자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

에 영국 내에서도 국제 규범에 따라 원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구체적인 달성 기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

하지 않다가 2004년 정부 예산 지출계획서(Spend-

ing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lsquo2013년까지 07에

도달하겠다rsquo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8년 2년 간 중점적으로 ODA 규모를 증진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던 노동

당이 ODAGNI 07 달성을 경선공약으로 내세우면

서 원조 규모 증대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된다 더불어 2005년을 전후로 의회에서도 07

목표가 특정 정당에 의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초당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APGood(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Overseas Development)이

라는 해외원조에 관한 전체 정당 간 모임에서 어떤 한

의원이 07 달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는 2009년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ODA 백서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원조 규모를 ODAGNI 07 이상으

로 유지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 원조규

모 확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

저 DFID는 2013년까지 ODAGNI 비율 07를 달

성하지 못할 경우 외교부장관이 타당한 실패 사유를

들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 이는 법률을 통해 공약 이행에 강제성을 부

여하는 방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례

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법안은 2010년 정권 교체

로 인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이후 2010년 경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민당 간 연

립정부(The coalition government)가 구성되면서 이

lt그림 1gt DAC 평균 대비 영국 ODAGNI 비율 (1970-2012)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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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계체제론을 주창한 월러스틴은 세계가 중심부와 주변부의 불균등한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월러스틴의 분석으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복잡다단하게 변화하였다 급속히 진행되어온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자본의 세계화와 더불어 빈곤의 세계화를 유발하여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경제선진국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절대빈곤층이 양산되고 있다 냉전시대의 표현으로 lsquo제1세계rsquo와 lsquo제3세계rsquo가 한 국가 안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가와 자본이 주도하는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몇 가지 보편적 특성을 띠며 진행되고 있다 소수 자본의 이익을 위해 공공재인 생태자원을 사유화하고 훼손하고 계획 의사결정 실행 평가 전 과정에서 국가는 당사자인 주민들과 국민들의 의사를 묵과하거나 인권을 말살하면서 폭압적으로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들이 그것이다

lsquo세계화=발전rsquo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lsquo획일화 프로젝트rsquo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와 국내의 경계 없이 글로벌과 로컬을 넘나드는 전 세계적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한데 한국 시민사회의 모습은 국내와 국제의 경계 안에 갇혀왔던 경향이 있었다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은 국내 문제 특히 정치적 문제는 자신들과 관계없는 사안으로 여기며 방관해 왔다 다른 한편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내 이슈에 집중하며 국제 시민사회 연대활동은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경계를 허물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가령 국제개발협력단체의 실무자들이 소속단체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뜻을 모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체로 많은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비영리단체 봉사단체 사회복지단체 등으로 규정해 왔다 시민사회단체로 규정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마저 보여 왔는데 이는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경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단체의 실무자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직접행동에 나선 것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회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현상이다 해외 개발현장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취했던 lsquo여러분도 열심히 하면 우리처럼 살 수 있습니다rsquo 는 식의 태도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 것이 변화의 한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lsquo우리처럼rsquo 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민망하게 느껴지는 때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 현장의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인권 환경 영향평가 등을 주장하면서도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일한 개발사업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과거를 돌이켜볼 때 관심을 넘어 직접행동에까지 나서게 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한국의 시민사회에 크게 두 가지 측면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와 국내의 경계를 허물자

OWLrsquos View

OWLrsquos View

5ODA Watch

우선 앞서 밝혔듯이 국내와 국제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화(Localization)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세계의 다양성을 고사시키고 획일화된 세계를 건설하려는 세계자본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거스르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의 풀뿌리 운동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내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지역의 변화 없이 세계의 변화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 재개발 참사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등의 개발 관련 사안들에 대해 관심과 지지 참여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또한 경계 허물기를 넘어 글로벌과 로컬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던 와중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산사태로 2천여 명의 생명이 산사태 속에 갇히는 참극이 벌어졌다 한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실종자의 수색이 불가능하다며 lsquo집단무덤rsquo 이란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선언을 해버렸다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기에 다른 이들의 아픔에 대해 충분한 공감력을 지니고 있음을 자명하다 한데 이 소식은 대부분의 언론에서 단신기사로 처리되며 우리사회에서는 잔잔한 파문마저 일으키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한 생명의 소중함을 찢어지는 가슴으로 아픔을 겪은 우리사회가 지구마을 이웃들의 아픔에 우리 사회의 언론과 시민들이 공감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에 관여하고 있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나이지라아의 소녀들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파키스탄의 여성 노동탄압으로 고통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노동자들 쿠데타로 투옥되어 있는 태국의 인권운동가들 등 수많은 지구마을 이웃들에 대해 함께 아파하고 지지하고 연대하는 데에 한국의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현장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픔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픔과 서러움을 겪어본 사람이 다른 이들의 아픔과 서러움에 더욱 진실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쟁과 폐허 절대빈곤을 겪은 우리사회이기에 전쟁과 빈곤 박탈로 공통 받고 있는 세계의 이웃들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이 겪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보면 지금 세월호 유족들이 하는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lsquo사람들에게 잊혀져 고립될까 두렵다rsquo lsquo작은 관심과 지지만으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rsquo는 내용의 이야기들이다

양극화와 빈곤이 세계도처에 편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공감하고 연대해야할 사람들과 현장은 국내외를 가릴 이유가 없다 또 행동하는 방법 역시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지 서명 편지 전화 성명 집회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이들이 함께 행동을 하면 된다 가난한 주민들을 물질적으로 보살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틀을 확장하여 좀 더 다양한 연대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세계시민의 연대만이 신자유주의 자본과 정부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의 확장된 역할 행동을 더욱 기대해 본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작성

FOCUS6

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이번 OWL 90호에서는 영국이 2013년까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

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지난 89호를 통해 lt인포그래픽스로 살펴본 2012-13년 OECD DAC 통계 결과는 gt

기사로 이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이 07 공약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과 이를 둘러싼 시대적 정치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현재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한국 2015년 ODAGNI 025 달성 가능한가

2015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매우 중차대

한 시기이다 국제적으로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

nium Development Goals MDGs) 종료 이후 새로

운 개발목표가 수립될 예정이며 국내적으로도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의 전체 방향과 전략을 결정지을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과 국가협력전략(Coun-

try Partnership Strategy CPS)을 새롭게 만들어나가

야 하기 때문이다 그 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

를 향해 던진 야심 찬 공약이 하나 있다 2015년까지

한국 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5까

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다

2010년 한국 정부는 OECD DAC에 가입하면서

당시 공여국들의 평균치였던 ODAGNI 025만큼

한국의 원조 규모를 늘려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비롯해 2011년 부산 세

계개발원조총회에서도 공약에 대한 강력한 이행 의지

를 여러 차례 재확인해왔다 그러나 2014년 6월 현재

한국 ODAGNI 비율은 016(잠정)에 불과하다 매

년 꾸준히 예산을 늘려왔다지만 2010년 012에 비

해 수치상으로는 004 정도로 오른 것이다 아주 단

순하고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서는 이제까지 늘려왔던 예산을 모두 합친 액수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과감한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025 달성이 가능할까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협력 종사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현실

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정부

도 어째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일

례로 작년 12월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정

부가 2015년 ODA 목표치를 02로 하향할 예정이

었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였는데 논란이 일자 외교

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ldquo보도기사는 사실과 다르

며 계속해서 025 목표를 고수해나가겠다rdquo는 입장

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여타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ldquo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2015년 이후에도 원조 규모 증대 방침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rdquo는 입장만을 되풀이해왔다

약속한 시기는 다가오지만 누구 하나 이 문제에 대

해 책임지고 명쾌하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

인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과연 025 달성이 불가능하기만 할까

영국의 사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2013년까지 ODAGNI 07를 달성하

7ODA Watch

겠다는 규모 증대 공약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2011년 2012년 056에 머무르다가

2013년 결국 072를 기록 목표치를 상회하며 약속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의 원조 규모

증대 흐름과 추진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려 한다

영국은 어떻게 ODAGNI 07 공약을 만들게 되었을까

1 정부amp의회 주도적으로 정치적 모멘텀 형성

1970년대 무렵 UN을 중심으로 개발재원 마련을 위

해 각 공여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하는

금액을 원조 자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

에 영국 내에서도 국제 규범에 따라 원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구체적인 달성 기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

하지 않다가 2004년 정부 예산 지출계획서(Spend-

ing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lsquo2013년까지 07에

도달하겠다rsquo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8년 2년 간 중점적으로 ODA 규모를 증진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던 노동

당이 ODAGNI 07 달성을 경선공약으로 내세우면

서 원조 규모 증대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된다 더불어 2005년을 전후로 의회에서도 07

목표가 특정 정당에 의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초당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APGood(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Overseas Development)이

라는 해외원조에 관한 전체 정당 간 모임에서 어떤 한

의원이 07 달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는 2009년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ODA 백서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원조 규모를 ODAGNI 07 이상으

로 유지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 원조규

모 확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

저 DFID는 2013년까지 ODAGNI 비율 07를 달

성하지 못할 경우 외교부장관이 타당한 실패 사유를

들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 이는 법률을 통해 공약 이행에 강제성을 부

여하는 방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례

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법안은 2010년 정권 교체

로 인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이후 2010년 경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민당 간 연

립정부(The coalition government)가 구성되면서 이

lt그림 1gt DAC 평균 대비 영국 ODAGNI 비율 (1970-2012)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5: Owl90

5ODA Watch

우선 앞서 밝혔듯이 국내와 국제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화(Localization)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세계의 다양성을 고사시키고 획일화된 세계를 건설하려는 세계자본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거스르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의 풀뿌리 운동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내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지역의 변화 없이 세계의 변화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 재개발 참사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등의 개발 관련 사안들에 대해 관심과 지지 참여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또한 경계 허물기를 넘어 글로벌과 로컬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던 와중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산사태로 2천여 명의 생명이 산사태 속에 갇히는 참극이 벌어졌다 한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실종자의 수색이 불가능하다며 lsquo집단무덤rsquo 이란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선언을 해버렸다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기에 다른 이들의 아픔에 대해 충분한 공감력을 지니고 있음을 자명하다 한데 이 소식은 대부분의 언론에서 단신기사로 처리되며 우리사회에서는 잔잔한 파문마저 일으키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한 생명의 소중함을 찢어지는 가슴으로 아픔을 겪은 우리사회가 지구마을 이웃들의 아픔에 우리 사회의 언론과 시민들이 공감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에 관여하고 있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나이지라아의 소녀들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파키스탄의 여성 노동탄압으로 고통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노동자들 쿠데타로 투옥되어 있는 태국의 인권운동가들 등 수많은 지구마을 이웃들에 대해 함께 아파하고 지지하고 연대하는 데에 한국의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현장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픔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픔과 서러움을 겪어본 사람이 다른 이들의 아픔과 서러움에 더욱 진실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쟁과 폐허 절대빈곤을 겪은 우리사회이기에 전쟁과 빈곤 박탈로 공통 받고 있는 세계의 이웃들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이 겪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보면 지금 세월호 유족들이 하는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lsquo사람들에게 잊혀져 고립될까 두렵다rsquo lsquo작은 관심과 지지만으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rsquo는 내용의 이야기들이다

양극화와 빈곤이 세계도처에 편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공감하고 연대해야할 사람들과 현장은 국내외를 가릴 이유가 없다 또 행동하는 방법 역시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지 서명 편지 전화 성명 집회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이들이 함께 행동을 하면 된다 가난한 주민들을 물질적으로 보살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틀을 확장하여 좀 더 다양한 연대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세계시민의 연대만이 신자유주의 자본과 정부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의 확장된 역할 행동을 더욱 기대해 본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작성

FOCUS6

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이번 OWL 90호에서는 영국이 2013년까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

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지난 89호를 통해 lt인포그래픽스로 살펴본 2012-13년 OECD DAC 통계 결과는 gt

기사로 이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이 07 공약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과 이를 둘러싼 시대적 정치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현재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한국 2015년 ODAGNI 025 달성 가능한가

2015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매우 중차대

한 시기이다 국제적으로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

nium Development Goals MDGs) 종료 이후 새로

운 개발목표가 수립될 예정이며 국내적으로도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의 전체 방향과 전략을 결정지을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과 국가협력전략(Coun-

try Partnership Strategy CPS)을 새롭게 만들어나가

야 하기 때문이다 그 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

를 향해 던진 야심 찬 공약이 하나 있다 2015년까지

한국 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5까

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다

2010년 한국 정부는 OECD DAC에 가입하면서

당시 공여국들의 평균치였던 ODAGNI 025만큼

한국의 원조 규모를 늘려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비롯해 2011년 부산 세

계개발원조총회에서도 공약에 대한 강력한 이행 의지

를 여러 차례 재확인해왔다 그러나 2014년 6월 현재

한국 ODAGNI 비율은 016(잠정)에 불과하다 매

년 꾸준히 예산을 늘려왔다지만 2010년 012에 비

해 수치상으로는 004 정도로 오른 것이다 아주 단

순하고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서는 이제까지 늘려왔던 예산을 모두 합친 액수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과감한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025 달성이 가능할까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협력 종사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현실

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정부

도 어째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일

례로 작년 12월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정

부가 2015년 ODA 목표치를 02로 하향할 예정이

었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였는데 논란이 일자 외교

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ldquo보도기사는 사실과 다르

며 계속해서 025 목표를 고수해나가겠다rdquo는 입장

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여타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ldquo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2015년 이후에도 원조 규모 증대 방침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rdquo는 입장만을 되풀이해왔다

약속한 시기는 다가오지만 누구 하나 이 문제에 대

해 책임지고 명쾌하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

인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과연 025 달성이 불가능하기만 할까

영국의 사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2013년까지 ODAGNI 07를 달성하

7ODA Watch

겠다는 규모 증대 공약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2011년 2012년 056에 머무르다가

2013년 결국 072를 기록 목표치를 상회하며 약속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의 원조 규모

증대 흐름과 추진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려 한다

영국은 어떻게 ODAGNI 07 공약을 만들게 되었을까

1 정부amp의회 주도적으로 정치적 모멘텀 형성

1970년대 무렵 UN을 중심으로 개발재원 마련을 위

해 각 공여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하는

금액을 원조 자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

에 영국 내에서도 국제 규범에 따라 원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구체적인 달성 기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

하지 않다가 2004년 정부 예산 지출계획서(Spend-

ing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lsquo2013년까지 07에

도달하겠다rsquo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8년 2년 간 중점적으로 ODA 규모를 증진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던 노동

당이 ODAGNI 07 달성을 경선공약으로 내세우면

서 원조 규모 증대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된다 더불어 2005년을 전후로 의회에서도 07

목표가 특정 정당에 의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초당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APGood(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Overseas Development)이

라는 해외원조에 관한 전체 정당 간 모임에서 어떤 한

의원이 07 달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는 2009년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ODA 백서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원조 규모를 ODAGNI 07 이상으

로 유지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 원조규

모 확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

저 DFID는 2013년까지 ODAGNI 비율 07를 달

성하지 못할 경우 외교부장관이 타당한 실패 사유를

들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 이는 법률을 통해 공약 이행에 강제성을 부

여하는 방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례

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법안은 2010년 정권 교체

로 인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이후 2010년 경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민당 간 연

립정부(The coalition government)가 구성되면서 이

lt그림 1gt DAC 평균 대비 영국 ODAGNI 비율 (1970-2012)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6: Owl90

FOCUS6

FOCUS

영국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을까

이번 OWL 90호에서는 영국이 2013년까지 ODAGNI 07 공약을 어떻게 달성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

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지난 89호를 통해 lt인포그래픽스로 살펴본 2012-13년 OECD DAC 통계 결과는 gt

기사로 이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이 07 공약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과 이를 둘러싼 시대적 정치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현재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한국 2015년 ODAGNI 025 달성 가능한가

2015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매우 중차대

한 시기이다 국제적으로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

nium Development Goals MDGs) 종료 이후 새로

운 개발목표가 수립될 예정이며 국내적으로도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의 전체 방향과 전략을 결정지을

lt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gt과 국가협력전략(Coun-

try Partnership Strategy CPS)을 새롭게 만들어나가

야 하기 때문이다 그 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

를 향해 던진 야심 찬 공약이 하나 있다 2015년까지

한국 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5까

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다

2010년 한국 정부는 OECD DAC에 가입하면서

당시 공여국들의 평균치였던 ODAGNI 025만큼

한국의 원조 규모를 늘려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비롯해 2011년 부산 세

계개발원조총회에서도 공약에 대한 강력한 이행 의지

를 여러 차례 재확인해왔다 그러나 2014년 6월 현재

한국 ODAGNI 비율은 016(잠정)에 불과하다 매

년 꾸준히 예산을 늘려왔다지만 2010년 012에 비

해 수치상으로는 004 정도로 오른 것이다 아주 단

순하고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서는 이제까지 늘려왔던 예산을 모두 합친 액수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과감한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025 달성이 가능할까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협력 종사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현실

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정부

도 어째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일

례로 작년 12월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정

부가 2015년 ODA 목표치를 02로 하향할 예정이

었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였는데 논란이 일자 외교

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ldquo보도기사는 사실과 다르

며 계속해서 025 목표를 고수해나가겠다rdquo는 입장

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여타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ldquo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2015년 이후에도 원조 규모 증대 방침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rdquo는 입장만을 되풀이해왔다

약속한 시기는 다가오지만 누구 하나 이 문제에 대

해 책임지고 명쾌하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

인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과연 025 달성이 불가능하기만 할까

영국의 사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2013년까지 ODAGNI 07를 달성하

7ODA Watch

겠다는 규모 증대 공약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2011년 2012년 056에 머무르다가

2013년 결국 072를 기록 목표치를 상회하며 약속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의 원조 규모

증대 흐름과 추진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려 한다

영국은 어떻게 ODAGNI 07 공약을 만들게 되었을까

1 정부amp의회 주도적으로 정치적 모멘텀 형성

1970년대 무렵 UN을 중심으로 개발재원 마련을 위

해 각 공여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하는

금액을 원조 자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

에 영국 내에서도 국제 규범에 따라 원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구체적인 달성 기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

하지 않다가 2004년 정부 예산 지출계획서(Spend-

ing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lsquo2013년까지 07에

도달하겠다rsquo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8년 2년 간 중점적으로 ODA 규모를 증진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던 노동

당이 ODAGNI 07 달성을 경선공약으로 내세우면

서 원조 규모 증대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된다 더불어 2005년을 전후로 의회에서도 07

목표가 특정 정당에 의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초당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APGood(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Overseas Development)이

라는 해외원조에 관한 전체 정당 간 모임에서 어떤 한

의원이 07 달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는 2009년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ODA 백서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원조 규모를 ODAGNI 07 이상으

로 유지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 원조규

모 확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

저 DFID는 2013년까지 ODAGNI 비율 07를 달

성하지 못할 경우 외교부장관이 타당한 실패 사유를

들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 이는 법률을 통해 공약 이행에 강제성을 부

여하는 방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례

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법안은 2010년 정권 교체

로 인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이후 2010년 경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민당 간 연

립정부(The coalition government)가 구성되면서 이

lt그림 1gt DAC 평균 대비 영국 ODAGNI 비율 (1970-2012)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7: Owl90

7ODA Watch

겠다는 규모 증대 공약을 내세웠고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2011년 2012년 056에 머무르다가

2013년 결국 072를 기록 목표치를 상회하며 약속을

실현해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의 원조 규모

증대 흐름과 추진 과정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이것이

2014년 한국 원조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려 한다

영국은 어떻게 ODAGNI 07 공약을 만들게 되었을까

1 정부amp의회 주도적으로 정치적 모멘텀 형성

1970년대 무렵 UN을 중심으로 개발재원 마련을 위

해 각 공여국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하는

금액을 원조 자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

에 영국 내에서도 국제 규범에 따라 원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구체적인 달성 기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

하지 않다가 2004년 정부 예산 지출계획서(Spend-

ing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lsquo2013년까지 07에

도달하겠다rsquo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7~8년 2년 간 중점적으로 ODA 규모를 증진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던 노동

당이 ODAGNI 07 달성을 경선공약으로 내세우면

서 원조 규모 증대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된다 더불어 2005년을 전후로 의회에서도 07

목표가 특정 정당에 의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초당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일례로 APGood(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Overseas Development)이

라는 해외원조에 관한 전체 정당 간 모임에서 어떤 한

의원이 07 달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는 2009년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ODA 백서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원조 규모를 ODAGNI 07 이상으

로 유지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 원조규

모 확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

저 DFID는 2013년까지 ODAGNI 비율 07를 달

성하지 못할 경우 외교부장관이 타당한 실패 사유를

들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 이는 법률을 통해 공약 이행에 강제성을 부

여하는 방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례

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법안은 2010년 정권 교체

로 인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이후 2010년 경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민당 간 연

립정부(The coalition government)가 구성되면서 이

lt그림 1gt DAC 평균 대비 영국 ODAGNI 비율 (1970-2012)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8: Owl90

FOCUS8

는 다시 정권의 핵심 선결과제로 대두된다 선거운동

당시 양당 모두 07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자연스

럽게 공통의 의제로 발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립정

부는 원조 규모 증대의 법제화를 추진할 것을 발표한

다 이러한 정부의 추진 의지에 힘입어 2010년 지출

계획서(Spending Review)편성 시 대부분의 부처 예

산이 대폭 삭감되었던 반면 DFID의 예산은 도리어

증가했다

2 영국 상원 07 목표에 부정적 입장 표명

그러나 이번에도 07 목표 달성에 관한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요인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점차 심화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민총소득(GNI)이 증가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원(House of Lords)을 중

심으로 ODAGNI 07 달성을 위해 영국 정부가 계

속해서 원조 예산을 확충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

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2012년 3월 상원 산하의 경제활동위원회

(Economics Affairs Committee)는 lt개발원조의 경제

적 영향과 효과성에 관한 보고서gt를 발표하고 ODA

GNI 07 목표치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

력했다 경제활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원조의

핵심은 개도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며 무조건적인 재원 확보가 1순위가 아님을 강조했

다 또한 개발재원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서 ODA가 유일한 재원이 아니므로 07라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그 근거로 막대한 예산 증대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보다 원조

규모 증대를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원조의

질과 비용대비가치(Value for Money) 책무성을 저

하시킬 위험이 크며 원조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리어 개도국 정치 시스템에 부패를 유발할 위험성

이 커진다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영국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

표하며 유감을 표했다 Oxfam 영국지부(GB)는 ldquo원

조의 양과 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이 두 가지

를 동시에 고취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녀야 할

책무rdquo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Christian Aid는 ldquo국

제사회의 주요 리더로서 영국 정부는 2013년 ODA

GNI 07를 이미 달성한 선두 그룹에 반드시 입성해

야 한다rdquo고 주장했다

반면 앤드류 미첼(Andrew Mitchell) DFID 장관은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원조 증액에 힘써야 한다는 입

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이었던 데이비드 카

메론(David Cameron) 또한 07 의제를 계속해서

밀어붙였으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국내 여론

의 날 선 비판에 맞서게 됐다

lt그림 2gt 2010년 영국 DFID 지출계획서 (2010-2014) 출처 House of Commons ltThe 07 aid targetgt 20130610

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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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 9

3 원조 규모 증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은

전체 응답자의 13 원조 증액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해

그렇다면 영국 ODA 규모 증대에 대해 과연 국민

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서 간략히 언급

한 바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조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국민들

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11년 6월

YouGovCambidge와 PoliticsHome에서 실시한 개발

원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

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 증대 계획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 가량이 선호하지(less likely)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중 17는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Much

Less Likely)고 응답했다

영국 원조 규모에 대한 국민 인식 자체에 오류 존재

더 많은 금액을 ODA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 대다수

그러나 2012년 9월 영국 개발협력 시민단체인

ONE Campaign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앞선 설문과

는 매우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8세 이상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

들이 영국의 원조 규모를 실제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생

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총 예산이 1파운드라면 ODAGNI

07로 증액할 경우 16펜스가 된다는 설문에 대해 응

답자의 41가 적절한 규모라고 응답했으며 20는

16펜스는 오히려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높다

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

어 영국 ODA 규모가 정부 전체 예산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

답자의 15(22)은 20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1파운드 중 5펜스 이상의 비용을 개

발원조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18세~24세에 속하는 청년층의 경우 전체 응

답자의 84 가량이 16펜스 이상으로 예산을 확충해

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설문결과는 국민들이 영국의 원조 현황에 대

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실제 규

모보다 과다하게 예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앞

서 Cambridge의 설문조사에 따른 lsquo영국 국민들의 원

조에 대한 부담감rsquo이 정확한 측정결과에 따른 데이터

가 아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ONE Campaign은 본 설문결과를 발표하며 이는 많

은 국민들이 영국 원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lt그림 3gt 2011년 영국원조규모 증대에 관한 국민 설문조사 By YouGovCambidge

출처 YouGovCambidge amp PoliticsHome 20110621

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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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OCUS

4 IF Campaign 변화를 만들어내다

2011~2012년 당시 ODAGNI 07 공약의 달성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상원에

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당시 정부의 원조 증

액 기조에 국민적인 여론도 매우 양분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2013년 7월 영국 출장 당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단체인 Bond와

UKAN 실무자들을 만났을 때 이들 역시 ldquo영국 ODA

규모 증대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이 찬반으로 매

우 양분되어 있었다rdquo고 설명했다 원조 증액에 찬성

하는 사람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보다 선도

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

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

은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영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

은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개도국

에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

은 국민들의 분화된 여론은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 사

회 또한 유심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3월 20일 조지 오스

본(George Osborne) 재무장관은 예산연설(Budget

Statement)을 통해 마침내 07 달성을 위한 예산 증

액을 결정하게 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무

엇보다도 이는 정부와 의회에 계속해서 공약 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영국 시민사회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2013년 1월 23일 영국 시민사회는 Enough Food

for Everyone IF 캠페인을 발족한다 IF 캠페인은

213개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한 시민사회 연합

캠페인으로 2013년 3월 정부 예산안 발표에 맞춰

ODAGNI 07를 달성을 촉구하고 6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빈곤 퇴치

를 위한 주요 메시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IF 캠페인은 영국 개발협력

에 있어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임을 강조하며 원

조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세금 토지 투명성

까지 총 네 가지 이슈에 관한 집중 대응을 펼쳤다

영국 시민사회는 IF 캠페인에 다양한 주체들의 목

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원조 규모 증대가 비단 시민사

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영국 국민 전체가 바라는 점이

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수 배

우 언론인 모델 코메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뜻을 모으고 그들의 이름과 서명을 담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ODAGNI 07 목표 달성을 촉구하

는 탄원서를 보냈다

또한 국제개발위원회(The Committee on Interna-

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의 의원들이 DFID

예산이 급격히 증대될 경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

게 분배되지 않고 도리어 허투루 쓰일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프

리 삭스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명을 모아 영국 원조

규모 증대의 필요성 정당성 그리고 이로 인해 창출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에 관한 서한을 작성하

고 이를 오스본 장관에게 송부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들은 서한에서 원조를 통해 항구와 도로 건설 등 개도

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무역을 활성화할 수

도 있고 유아 교육 지원을 받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 투자함으로써 아프

리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는 점

도 언급했다

예산발표일(Budget Day)을 하루 앞둔 3월 19일 조

지 오스본 장관의 가면을 쓰고 양복을 차려 입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IF 캠페인 메시지를 담은 가방을 들

고 영국 의회와 정부 구역인 웨스트민스터(Westmin-

ster)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장 앞에서 조지

오스본 장관이 영국이 국제사회에 지난 40년 동안 약

속해왔던 원조 규모 공약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리더

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함께 모여 IF 글자

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그결과 3월 20일 오스본 장관은 ODAGNI 07 달

성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을 선언한다 그러나 5월경 영

국 여왕이 정부 안을 재가하는 과정에서(Queenrsquos

speech) 여왕의 발표문에 07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

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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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ODA Watch

IF Campaign의 퍼포먼스 모습 IF Campaign Youtube 화면 캡쳐본

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 5일 추계보고(Autumn

Report)에서 최종적으로 07 달성 목표를 고수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영국은 국제사회와 국민

과의 약속을 지켜내게 된다 지난 4월 OECD DAC에

서 발표한 2013년 잠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최

종적으로 072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영국에도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도 많

다 우선 앞으로 닥쳐올 여러 대내외적 요인에도 흔들

리지 않고 계속해서 07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대

한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DFID를 비롯한 여러 의원

들이 ODAGNI 07를 하한선으로 규정하는 법안

을 여러 차례 상정했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

어 현재로써는 만일 원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규모에 맞춰 예산 편성이나 실

제 집행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를 증명

해내는 것 또한 앞으로 영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

제이다 규모 상으로만 보면 2012년 87억 파운드에서

2013년 114억 파운드로 약 26억 파운드가 증가하면서

일년 사이에 영국 원조의 13 가량이 추가적으로 증가

했다 원조 사업에 참여하는 여러 부처의 예산이 늘었

지만 DFID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전체 예산의 섹터별 지역별

증액 규모만을 확인할 수 있다 DFID는 올해 10월까

지 프로그램별 예산 규모를 공지할 계획이다

영국 사례가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 사례는 2015년 ODAGNI 025 달성 기한

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이는 크게 영국 사회가 어떻게 해서 2013년까

지 07라는 목표에 합의하게 되었는가 와 국내사

회의 끊임 없는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달성

을 이뤄낸 동기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측면

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먼저 영국의 경우 ODAGNI 07라는 국제사회

의 목표를 자국의 정치 의제로 수용하고 이를 2013년

달성 공약으로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공

을 들였다 우선 1970년대부터 국제사회 권고에 따라

영국 또한 원조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는 내부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lsquo07rsquo 달성이 영국 개발협력의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정부 의회 시민사회 모두가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내

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과 논의를 이어왔다

즉 2013년 07 달성 공약 자체가 국내사회의 합의

를 토대로 형성됐고 이후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정부

의 강력한 이행 의지 감시 기관으로서의 의회의 끊임

없는 문제제기와 견제 그리고 대대적인 연합캠페인

을 통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증액 요구가 적절하게

맞물렸기에 예산 증대가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15년까지 025라는 목표 자체가

충분한 국내사회의 논의가 결여된 채로 고위급 인사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2: Owl90

12 FOCUS

들의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된 경우이다 이는 2010년 OECD DAC에 가입

하면서 선진 공여클럽으로서의 DAC의 위상과 권위

에 맞게 한국 원조의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당시 정

부의 야심 찬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공약 발

표 이후 025라는 목표치가 과연 국내 현실에 적합

한 수치인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연

간 세부계획 수립 등이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당장 내

년에 0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이 매

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례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

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또한 달성기한인 2013년

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줄을 이었다 ODAGNI 07 목표가 악화된 영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논리였다 상당

수의 국민들 또한 원조 증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

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메

론 수상과 저스틴 그리닝 DFID 장관이 계속해서 이

행 의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또

한 매 경선마다 보수당과 노동당 자민당 모두 07

달성 이슈를 보수와 진보 논리에 관계없이 공동의 과

제로 인식하고 이를 경선공약(manifesto)에 포함시

켰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더불어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영국 시민사회의 기여도 빼놓

을 수 없다 무려 200여 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

캠페인을 구성하여 국내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

리를 한곳에 모으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제로 활용했

다는 점은 한국 시민사회에도 참고할만한 많은 시사

점을 준다 특히 2011~12년 당시 영국 의회와 부정

적 여론으로 인해 공약 추진의 탄력성이 점차 떨어지

고 있는 상황에서 IF 캠페인은 대중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와 의회에 압력을 제공했다 즉 국민의 목소리로

07 달성 공약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정부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본 캠페인은 매우 긍정

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2015년이 벌써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을

기점으로 각 부처는 2015년 예산 규모를 상정하고 연

말에 있을 국회 예산심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

작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ODAGNI 025의 공

약은 현실화될 수 없다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과

감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3: Owl90

13ODA Watch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워크숍에 모인 라오사람들에게 물었다

ldquo한국의 전라남도 지역에 50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

이 있는데 주민 중에 가장 젊은 남자의 나이가 몇 살

쯤 됐을까요rdquo

ldquo글쎄 몇 살이나 됐을까 잘 모르겠는데rdquo

ldquo에이 웬 엉뚱한 질문이야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제

일 어리겠지rdquo

ldquo아니에요 마을에서 가장 젊은 남자가 60살이 넘었어요rdquo

ldquo정말 말도 안 돼rdquo

푸딘댕청소년센터가 2011년 12월 한국과 라오스

유네스코와 협력해서lsquo기후변화교육(RICE)rsquo이라는 어

려운 주제로 워크숍을 했다 기후변화도 어렵고 교육

은 더욱 그렇다 왕위앙의 마을지도자 교사 공무원

청년들을 초청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생

태 에너지에 대해 공부했다 왕위앙 지역은 최근 급

속히 관광지로 변하면서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환경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모

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

다 마침 내가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어로 하고 용구가 라오어로 유창하게 통역을 했

다 위와 같은 나의 엉뚱한 질문에 마을 주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했다

어떤 개발을 원하세요

팟타나[phatthana] 라오어로 lsquo개발rsquo이라는 뜻인데

라오사람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어디 가나 사람들

은 라오스가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다 ldquo미스터 리도 우리 좀 도와주세요rdquo 물론 라오스

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데 lsquo어떻게rsquo 개발을 해야 하

는 걸까

라오사람들은 개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반

면 개발에 따른 문제는 잘 알지 못한다 개발은 양면

성이 있고 개발된 사회인 한국에는 이미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듣고 싶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

을 걸었다 ldquo미스터 리 한국 지하철은 정말 멋있고 좋

던데~rdquo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ldquo아니 그걸 어떻게 아

세요rdquo ldquo응 우리 아들이 가져온 한국드라마 DVD에

지하철이 나오던데rdquo 이들이 접하는 한국은 화려하고

잘사는 한국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이미지만 있다

그래서 나는 라오사람들에게 한국 농촌이야기를 자

주 한다 ldquo한국 시골에는 더 이상 젊은 사람이 없고 주

로 노인들만 살아요 내가 아는 마을은 제일 젊은 사

람이 60세가 넘었어요 한국뿐이 아니라 일본도 그렇

고 이웃의 태국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rdquo 이렇게

얘기하면 조금씩 귀를 기울이다가 ldquo여기 마을도 그렇

라오 이야기 9

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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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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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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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게 될지 몰라요rdquo라고 하면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푸딘댕 마을의 어두운 미래가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

을 것이다 라오스나 한국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이 없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

한다

개발이 뭘까 왜 사람들은 개발에 목을 맬까 개발

이 되면 좋은 일인가 지난 달 라오 이야기에 소개했

듯이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라

오 사람들이 그 개발의 끝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누구

와 이런 얘기를 나눠야 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토론만 가능한 라오스라서 더욱 답답하다

개발인가 발전인가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는 매년 ODA Watch가 개최

하는 집중워크숍에서 내가 몇 년간 계속했던 강의 제

목이다 무슨 얘기를 했던가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인용한다

Q 이번 집중 워크숍에서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어

떤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

가 이번 워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

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

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과 발전은 다른

가 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

은 개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

체 어떤 비상한 답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

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

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생님은 우

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

히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서 개발은 타인

이 계획적으로 개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

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란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

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일깨워주셨

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에 머리도 많이 복잡

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 OWL(ODA Watch Letter) 74호(201325) 백 명

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나는 이 강의에 푹 빠졌었다 이 강의를 통해 개발

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강의하기 한두

달 전부터 자료도 새로 찾고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혹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살았다 강의하러 강단에 서면 가슴이

뛴다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

2시간 동안 수강생과 나 사이에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강의 후에 이어지는 수강생들의 항의() 어린

질문이나 내 얘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다시 나의

생각을 깊게 한다 다시 이 강의를 하고 싶다 치열하

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lsquo개발rsquo을 다시 생각한다

lsquo개발rsquo은 무엇을 의미할까 lsquo개발rsquo이라고 하면 무엇

이 떠오르나 lsquo발전rsquo은 어떤 의미일까 개발과 발전은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를까 영어로는 모두

development라고 쓰는데 한국어로 바꾸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정치개발과 정치발전 어느 게 더 자연스럽

게 느껴지나 정치발전이 좀 더 자연스럽다 경제개발

과 경제발전의 경우는 어떤가 사회개발과 사회발전

은 문화발전과 문화개발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

해 한국대학생들과의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조

금 소개한다

lsquo개발업자는 있지만 발전업자는 없다

개발원조는 있지만 발전원조는 없다

발전에는 진보의 느낌이 있지만 개발에는 없다rsquo

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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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ODA Watch

이렇게 보면 개발과 발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lsquo발전rsquo은 자동사로 내재성 내발성 자립성이 있는

데 lsquo개발rsquo은 타율과 외발(外發)이다 우리가 국제개발

협력이라 할 때의 lsquo개발rsquo은 lsquo발전rsquo이 의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

라 하고선 파트너 국가에게 주민에게 자발성을 기대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개발은 ldquo다른 사람이 의도

적 계획적으로 개입하여 발전을 촉진하는 행위rdquo라고

했다(Sato Kan 開發援助の社會學) 결국 개발에는

타율(他律)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원칙이

나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일- 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개발은 어떻게 다를까 한쪽에서

는 시멘트를 깔고 다른 곳에서는 그 시멘트를 걷어내

고 맨땅을 밟으려고 한다 한쪽은 개천을 덮으려고 하

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걷어내고 시냇물을 다시 살

린다 이미 개발됐다고 하는 한국의 용산에서는 lsquo재rsquo개

발을 하려다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다 한국도 아직 개

발 중이다 라오스의 개발과 한국의 개발은 본질적으

로 차이가 없다 개발 재개발 철거 이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개발과 성장은 모두의 목표이자 신화다

결국 개발은 우리의 문제이고 인간 본질의 문제이다

라오스의 개발은

라오스는 lsquo아주rsquo 가난하다고 하는 최빈국이다 최빈

국은 어떻게 정하나 국제 사회는 하루 125달러 이

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을 절대 빈곤이라고 부르며(전

에는 1달러였는데 왜 올랐지)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라오스에서도 정부와 각

종 위원회들이 개발 사업을 벌인다 내가 사는 왕위앙

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

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를 위해 강에서 골

재도 채취하고 산의 나무도 벤다

이렇게 개발이 되면 주민들의 삶은 나아질까 자립적

인 삶을 가능하게 했던 농토가 리조트로 바뀌면 농부

는 그 리조트에 취직을 한다 편하게 살게 됐다고 농

사를 지을 때는 가난하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살았는데 이제 리조트에 매여 산다 남에게 종속

된 삶이다 삶을 유지하는 근본이 바뀌는 것이다

lsquo먹을 게 모자라고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옷을 떠올

리면 (라오스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요 여긴 (미국

은) 대단한 나라예요 살기 편하고 먹을 것도 많지요

하지만 (우리는) 말을 못하잖아요 남한테 기대서 살아

야 하고 복지 수당을 안 주면 굶어 죽어야 할 거고요

라오스가 그리운 건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거지요 원

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자기 땅 있겠다 자기 쌀 있겠다

자기 채소 있겠다 자기 과일나무 있겠다 그런 자유가

그립지요 정말 내 것이 있던 게 그립지요rsquo

(앤 패디먼 저 lsquo리아의 나라rsquo p178)

라오스의 전쟁이 끝나고 1980년대에 미국으로 비

자발적 이주를 한 라오 사람의 이야기다 라오 내부에

서 이런 목소리를 찾기가 어려워 미국에 있는 이주민

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라오 내부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을 거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 늘어나고 있고 어

디선가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squo가난해도 내

가 나의 일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이다rsquo

125달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라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하루 125달러 이상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고 고속 철도를 놓고 고무나무 농장을 한없이 넓히고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나 개발을 하면 농사를 짓거나 고기 잡던

주민들은 자기 땅과 강을 잃고 이주를 한다 주민들은

잠시 동안은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돈을 벌지만 이내

그 돈벌이는 없어진다 그러면 할 수없이 도시로 간다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 빈민이 되기

십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른

다 마을 공동체에 살 때는 서로 돕기 때문에 굶지 않

지만 도시는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개발이 거지를 굶어 죽는 사람을 만든다고 그렇

다 그런 일이 허다하다 125달러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겠다고 개발을 하지만 다시 125달러 미만으로

돌아온다 이 악순환을 만드는 게 개발이다 왜 125달

러가 필요하지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1달러

도 필요 없다 왜 통계 기준을 바꿔가며 절대 빈곤이라

는 딱지를 붙이지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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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라오사람들은 자발적 가난과 공생적 가난을 안다

무지해서 발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

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안다 용구가 얘기

하길 ldquo라오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lsquo퍼래오rsquo에요rdquo

lsquo딱 좋아rsquo lsquo그만하면 됐어rsquo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발

이 자발적으로 적게 갖고 살겠다는 사람들을 도시로

빈민촌으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아주 오래 전인

1992년의 이야기다 인도의 대표단이 유엔 회의에

가기 전에 이렇게 선언했다 ldquo진짜 개발은 어떻게 개

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The real

challenge of development is not how to get there

but how not to)rdquo

국제개발협력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한가

로운 어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바닷가에 갔

다 어부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

내고 있는 것을 본 신사는 어부에게 물었다

ldquo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소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rdquo

ldquo보시다시피 한가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지 않소rdquo

ldquo오늘은 날씨가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힐 텐데 왜 고기는

잡지 않고 이렇게 한가롭게 놀기만 하고 있는 거요rdquo

ldquo고기 많이 잡아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고기를 많이 잡으면 조그만 배라고 살 수 있지 않소

그 배로 고기를 더 잡아 돈을 벌면 큰 배를 사고 공장

도 짓고 말이요rdquo ldquo공장을 지어서 뭐하려구요rdquo

ldquo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테고 여유 있게 쉴 수 있지 않겠

소rdquo ldquo내가 지금 바로 그렇게 쉬고 있는 거요rdquo

어부는 적당히 고기를 잡아 세 끼 해결하고 여유 있

게 즐기며 산다 그런데 신사는 왜 더 열심히 일을 하

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벌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어쩌면 라오 사람은

lsquo어부rsquo이고 개발된 한국 사람은 lsquo신사rsquo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발된 라오스의 미래는

lsquo그럼 개발을 하지 말자는 거냐rsquo 이렇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도 하고 발전도 해야 한다 기본

의식주도 해결하고 보건소도 짓고 다리도 놓아야 한

다 그렇지만 개발과 발전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가 아니

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개발의 끝에 무

엇이 있는지 라오사람들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기

회가 있어야 한다

라오스도 개발이 되면 한국과 똑같아질까 마을에

청년이 사라질까 lsquo부자 되세요rsquo를 외칠까 라오스는

한국의 장점만 보려고 하고 한국은 라오스의 단점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일

어난 개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라오스에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라오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필요하다

가난하고 개발 되지는 않았지만 lsquo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나라rsquo lsquo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사는

나라rsquo 라오스 삐까번쩍하게 개발 됐지만 lsquo수백 명의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는 나라rsquo 라오스에 시스템이

없다고 불평하는 lsquo허접한 시스템의 나라rsquo 한국 한국

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겠다는 한국 사회

의 주장에 대해 나는 묻는다 ldquo여러분이 하고 싶은 개

발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까rdquo ldquo마을이 사라져가는

개발이 여러분의 목표입니까rdquo

작년 가을 푸딘댕에 왔던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연수

생들이 미래의 라오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상

상을 했다

middot 과거의 모습과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중 받는 나라

middot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 있고 아름

다운 나라

middot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자기 것을 지켜내는 나라

middot 자연을 지키고 미소와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

middot 정체성과 자기 발전이 함께 가는 나라

middot 오래된 미래가 있는 나라

middot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많은 나라

middot 지역이 살아나고 미소를 잃지 않고 발전하는 나라

middot 밤하늘의 별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아이들이 흙을

밟고 뛰어 놀 수 있는 나라

middot 공동체 선택의 다양성 투명성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

그런데 이 분들의 상상을 읽다 보니 라오스가 아니

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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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 17

라 한국의 미래를 희망하는 것 같다 한국을 이렇게 만

들고 싶은 것 아닐까

라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개발 혹은 발전의 목표는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사

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

인지는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라오스의 자립

적인 발전을 돕는 현지 단체인 PADETC이 라오사

람들에게 물어봤다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

요rdquo 그 대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제목은 lsquo행복한

라오스rsquo (happy laos ndash httpswwwyoutubecom

watchv=DWQ113aTyDg)

사람들은 공부 일하는 것 환경 가족 친구 자유 재

미 등을 행복의 요인으로 대답했다 소박한 라오 사람

들의 행복은 ldquo가족과의 일상 음식 약 옷 잠자리가

있는 것 운동하고 친구와 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놀다 집에 가서 부

모님을 도와드릴 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 부인과 자식들이 나를 존중하고 가족의 유대와 따

뜻함이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여행하

는 것 국가를 위해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 스스로

일해서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가족의 건강 학교에 와서 공부

하는 기회를 갖는 것 책보고 그림 그리는 것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아침에 절에 갔다 와서 딸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도와주

는 것 부모님은 전쟁 때문에 피난을 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것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 내 기술로 베틀 짜는 것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

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친구

가 되는 것 식당을 운영해 돈을 벌어 아이들 학교 보

내는 것 엄마를 도와줘서 엄마가 기뻐하는 것 친구

와 함께 있는 것 자연 속에 있는 것rdquo이다

라오스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변

화를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는지 잠

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 발전뿐만 아니

라 사회 환경 경제 정신이 균형 있게 함께 발전하는

길은 없을까 라오 사람들은 행복은 돈이 많은 게 아니

라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한다 남과 경쟁해서 이

기는 것은 lsquo짧은rsquo 행복 금방 사라지는 행복이라고 한

다 한국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ldquo무엇이 당신을 행복

하게 하나요rdquo

저개발로 사는 사람들

개발된 한국에서 lsquo저rsquo개발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오

늘은 전남 곡성의 남양(南陽) 마을에서 전기도 없이 삶

의 근본을 지키며 사는 김재형님을 소개한다 김재형님

이 교장으로 있는 선애학교 이야기도 찾아보길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botarinim)

(httpswwwfacebookcomgroupsseonae)

7번 째 라오 이야기에서 소개한 김재령님과 이번 호

에 소개하는 김재형님은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

는 방식도 닮았다 두 스승님이 만나도록 내가 다리를

놓았는데 만났는지 모르겠다 두 분 모두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차비가 없어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 두 분을 한꺼번에 초대해서 개발

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만날 수 있게 하

면 좋겠다

나는 라오스가 히말라야 산속의 작은 나라 lsquo부탄rsquo처

럼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투성이 한국처럼 될까봐 가슴

이 아프다 내가 짝사랑하는 라오스가 망가지는 게 속

상하다 마음 속 친구들이 사는 한국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선재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 푸딘댕 촌사람

tobefreeleegmailcom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8: Owl90

18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의 참회록-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며-

잔인한 봄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

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뼈아프

게 와 닿는다 통곡의 바다가 된 진도 앞바다는 한 달

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16명의 여린 영혼들

을 삼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슬픔과 아픔

에 빠진 국민들은 처절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면하

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의 바다에 허우적거

리고 있다

304명의 목숨보다 더 값비싼 자본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이다 물질만능주의 성장

주의 적당주의 편의주의에 타협해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로 인한

총체적 부패와 생명경시가 낳은 타락이 세월호 참사

이다 많은 이들이 내뱉는 유사한 참회와 성찰의 언사

속에서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쓰라린 고통 앞

에 무릎을 꿇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분향소에도 가보고 추모집회에도 연이어 나가

보고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을 지

새운 그 날 청운동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함께 앉아

있어 보기도 했지만 답답함과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 처연한 슬픔으로 가득한 유가족들

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분노와 슬픔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뉴스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

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억장

이 무너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5월 10일에 열

렸던 안산 추모행사에서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꺼억꺼억 온 세상 떠나갈 듯 통곡하며

울었다 슬픔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lsquo내가 이러면

안 되지 슬퍼만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야지rsquo 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쓰다가도 lsquo나도 이런

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rsquo 하는 생각에 미쳐 다

시 심연의 슬픔 속으로 머리를 곤두박질치곤 했다

ldquo두 번 다시 이 땅에 태어나지 마세요rdquo ldquo언니 오빠

하늘나라에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아rdquo 서울광장에

서 마주친 추모 종이배에 적힌 어느 아이의 진심어린

글귀가 또 다시 가슴을 후벼 판다 한 언론사가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

답자의 69가 ldquo세월호급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도 어

른들은 똑같을 것rdquo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은 무능한 정

부와 함께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뒷덜미를 덜썩 붙잡

는다 아마도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가슴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 처참

한 현실 속으로 파고들며 내 자신이 몇 번을 무너지고

나니 이제야 흐려진 눈앞이 조금씩 걷히며 내 삶의 자

리가 감당해야 할 세월호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잘난 어른들이 외치는 구호 때문이 아

니라 아이들이 붙여준 꼬리표 덕택이다 힘 풀렸던 주

먹을 꽉 쥐고 이 비극을 세월이 지나면 잊힐 사건으로

남기지 않도록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새김질을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적 구조적 원인은 어느새 통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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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ODA Watch

곡의 바다에 묻혀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잊힐 기성세

대의 실수로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몇 번을 다짐

한다

제일 먼저 더불어 사는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 지구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에 힘을 보태겠다는

그럴듯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막상 내 주변의 아파

하는 이웃과 생명들을 살피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

는지 내 일과 무관하다고 하여 나도 모르게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역량 안

에서 내 소임을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기

방어도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다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유로

lsquo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rsquo라고 방관하던 모습들이 스르

륵 지나쳐간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말이다

추모행사에 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무리 한켠

에서 꼭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피부색의 이주민들이 자

기 나라의 일처럼 함께 아파하면서 추모의 마음을 보

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일었다

또 어느 방글라데시 국적의 수녀님이 안산의 임시 합

동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필리핀 미얀마 등의 결혼 이

민자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

는 문화제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이상하리만

큼 낯이 뜨거워졌다 우리사회는 그들의 고국의 아픔

에 얼마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었던가 특히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규정을 어기고 정원보다 많은 인

원을 태우고 불법으로 화물을 과적한 여객선이 침몰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있

었지만 우리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잠깐 스쳐지나

갔을 뿐이다

유독 눈이 가던 추모 종이배 윤지영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서울광장 윤지영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0: Owl90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토요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추모집회 끝 무

렵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ldquo가만히 있

으라rdquo 팻말을 들고 어른들의 행진 대열과는 반대로 걸

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청와대로 가야한

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의 얼굴이 익숙하

게 다가왔다 5월 25일에 열렸던 추모집회 때 세월호

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던 친구였다 ldquo산 자의 의무를 우는 것에

서 멈추지 않을게요 여러분을 죽게 한 가만히 있으라

는 사회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

을 수 있도록 분노하고 행동할게요rdquo 뚜벅뚜벅 나아가

는 청소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읽은

글귀 중 이 두 마디가 번뜩 생각났다 한국 사회가 가장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인 이들이 지금 이 순

간 어떤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서게 됐을까 미안함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복잡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청광장에

서 두 손 높이 촛불을 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용기

를 내보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를 국내문제로만 치부

하여 가슴만 아파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이 비극

으로부터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읽어내야 할 징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몫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

동하기를 제안해야겠다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비장한 각오

로 무능한 정부에게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나를 포함

한 이 땅의 무기력한 어른들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

는 마음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밤을 지새우며 한참을 맴돌아 봤지만 나 스

스로를 뉘우치는 반성문 밖에 써지지 않았다 결국 인

정하기로 했다 지금 이게 내 마음이라고 오만을 버

리고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 또 국제개발협력이

라는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뉘우치는 일부터 해야

겠다고 무언가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참회부터 제

대로 해야겠다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

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줄곧 떠들어왔던 말

들을 진정 내 스스로 일깨우려고 했는지 모든 생명을

진실로 귀하게 여기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타인

의 삶에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종용하진 않았는지 나의 평화

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는지

참회록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하나씩 하나씩 마

음속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에게 묻는 말 선

배와 후배 동료들에게 묻는 말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middot 우리(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가

middot 우리(나)는 왜 다른 나라를 도우려고 하는 걸까 도울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middot 우리(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개입할 만큼 건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

middot 우리(내)가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려는 가

치가 무엇일까 정의인가 평등인가 사랑인가 평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 윤지영

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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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 21

화인가 성장인가 자본인가 경쟁인가

middot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하면서 그들의 삶을 외적 지원에 영속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middot 인권과 정의를 주창하기보다 우리 조직(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하진 않았는가

middot 진실 보다는 사업 추진을 위해 그들의 삶을 더 가난해

보이게 비루해보이게 왜곡하여 그들의 삶의 존엄성

을 무시하진 않았는가 그들의 삶을 우리의 개발 사

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해주는 장식품으로 여

긴 것은 아닌지 그들의 삶의 본질을 지켜주고 회복

하도록 지원하기보다 우리 조직의 명분을 위한 사례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진 않았는가

middot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와 공동체의 삶

이 훼손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는가

middot lsquo우리(내)가 더 잘살게 도와줄게rsquo lsquo우리(나)처럼 살 수

있어rsquo 라는 말로 그들을 현혹하고 당신들은 잘 모르

니 lsquo가만히 있으라rsquo lsquo우리말만 들어라rsquo 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기보다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이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middot 우리(내)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

고 해서 그들을 낮게 바라보고 그들 앞에서 군림하

려고 하진 않았는가

middot 그들을 주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

움과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주어야 하는 힘없는 이들

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middot 그들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게

으르고 무능하며 비효율적인 존재들로 규정하고 더

욱 효율적이고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해서 더 많은

자본을 창출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마구 달려

야 하는 시스템으로 몰아넣진 않았는가 그들의 습

성과 행태 문화를 우리식으로 개조하려고 하진 않

았는가

middot 느림 비효율성 연대 협력 상호호혜 등 그들의 삶

의 중심 가치를 끌어내리고 그들의 인권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가 민주적 결정과 참여 보다 경쟁과 성

과주의가 존중 받는 행태를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것

은 아닌가

middot 무엇보다 지금 이 일을 하며 나(우리)는 행복한가

나(우리)의 삶이 자랑스러운가 만족스러운가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더 하다가는 과도한 자조감에 휩싸

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질문하기를 멈춰야겠다 다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물질만능주의 과도한 성

장주의의 실체를 숨기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여 우리

식 개발경험에 입각한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멈추

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세월호 방글라데시편 캄보

디아편 라오스편을 연출하는데 대한민국이 기여할지

도 모른다는 우려는 분명히 하고 싶다 개발이라는 이

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한국

이 지난 수십 년간 달려온 것처럼 자본과 시장의 굴

레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할 것이 아니

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진

정으로 자신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황

폐한 우리 삶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은 더더

욱이나

개발이라는 것을 말할 때 굳이 lsquo개조rsquo lsquo변화rsquo 등의

말로 지금의 상태보다는 더 나은 상태로 바뀌어야 한

다는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면 개조가 먼저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물질적 풍요로 대변되는 성

장을 최우선으로 좇아온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혁의 노

력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삶에 개입하는

정당성을 그 누구로부터도 얻지 못할 것이다 300명

이 넘는 살아있는 목숨들이 순식간에 수장되는 모습

을 하릴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이 감히

다른 어떤 이들의 삶에 떳떳하게 끼어들 수 있단 말인

가 이 엄청난 사태를 놓고 구조적 방관자 밖에 될 수

밖에 없던 우리가 어찌 나라 밖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

에 자신 있게 앞장설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도리없이 무너지

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나니 세월호 이전의 나의 안

일한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못 가진 것 부족한 것

을 채우기 위해 나의 역할을 규정했던 것으로부터 오

히려 그들에게서 내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 무

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내 역할을 재정립해

야겠다고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2: Owl90

그들이 지닌 삶의 가치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누어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

해본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을 들

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

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

고 낡은 것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경제적 이윤을 창

출하지 못한다고 낮게 바라보았던 그들의 문화와 삶

의 자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

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가 돕겠다고 나선 가난한 나

라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한때는 우리 삶에서도 중

심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상호 호혜의 가

치 공동체의 연대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을 다시

배우고 싶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며 여러 현

장을 누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국제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겠다고 직업으

로 나선 나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불평등과

빈곤 부정의의 삶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임을 끊임

없이 자각해야겠다 이 신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호

협력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나누려고 하는 개발의 성

과들은 곧 침몰해버릴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인적으로 작은 용기를 내어 실

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매일 매일 상의 왼쪽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잊지 말아달라는 간

절한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제

개발협력 시민사회 내에 세월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대가 오래도록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소

한 나의 생활과 활동 반경 내에서 내가 만나는 국제개

발협력 시민사회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는 세월호가

전하는 쓰라린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하고 싶기 때

문이다 처음에는 유난을 떠는 걸까 싶어 부끄러워 고

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

이 내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쳐다보기를 바라며 가

슴을 쫙 펴고 걷는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22

노란 리본을 매는 사람 윤지영

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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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ODA Watch

이 노란 리본이 나에겐 비겁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는 주문과도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

아 언제 이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

로 돌아가 버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기에 나에겐 누군가의 강력한 주문이 필요하다 말없

이 주문을 걸어주는 이 작은 노란 리본에게 한없이 미

안하면서도 고맙다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49재가 와버렸다 여전히 열

여섯의 넋들이 캄캄한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다 황폐

한 이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는 추

모와 애도 참회를 넘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행동해

야겠다 망각의 손길을 뿌리쳐야 한다 노란 리본의

주문이다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 약속의 말 윤지영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4: Owl90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2014년 5월 27일 필자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과의 만남을 위해 신당동에 위치

한 글로벌투게더 사무국을 찾았다 손정배 부장은 지

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에서 국제 개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굿피플과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우즈베키스탄 지부에서 약 3년간 지부장으로 활

동하다 올해 초 글로벌투게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

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청

년들에게는 lsquointernational development studies라는

온라인 까페 운영자이자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OWL 인터뷰에서 손 부장은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쌓아온 자신

의 소중한 경험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경험

한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람에 대

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

Q ODA Watch 첫 질문으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처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피부약을 바르는 교육을

하고 환자들을 안내하며 의료 활동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나로서는 현지 주민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던 첫 경험이었다 더 경험해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로

약 1년간 기아봉사단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내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2000년

24 OWL이 만난 사람

OWL이 만난 사람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을 그리며-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을 만나다 -

인터뷰 중인 손정배 글로벌투게더 해외사업부장의 모습 ODA Watch

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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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초 당시에는 현장에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기관이

나 단체가 매우 적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았다(웃

음)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많이 배웠지만 가

끔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작은 선행에도 많은 주민들이 행복해했지만 보

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인 전략과 주

민들의 자립과 삶의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

지 않을까 조금 더 지속적인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간다를 비

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니는 정부 부패와 같은 고

질적 문제나 민족 간의 갈등 민족적 특성 기후적 요

건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머릿속으로는 대략

이해가 되었지만 왜 사람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

는지 많은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라는

물음이 자꾸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대

해 보다 구조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보고 더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ODA Watch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

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국제

개발학은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알려지지 않은 학문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개발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

는지도 잘 알지 못했는데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주동

주 박사(현 산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실장)님께 조언

을 구했던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큰 전환점이 됐다

박사님이 보내주신 이메일에 적혀있던 개발학에 대한

설명을 보니 딱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모아 놓

았더라(웃음) 한마디로 유레카였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험과도 같았다 학과를 졸업

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말이

다 그렇지만 나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개발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의 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

tion Agency 국제협력기구)를 보면서 분명 10년 뒤

에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후 맨체스터 대학(Manchester Univer-

sity)의 IDPM(Institute for Development Policy and

Management)에서 경제와 지역개발과 러프버러 대

학(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환경과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을 공부했다

Q ODA Watch 막상 유학을 떠나시니 어땠는가

처음에 유학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바와 같던가

전부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통찰력

있는 좋은 강의들이 많았다 빈곤 환경 지역 지역개

발 사회경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이나 방법론을 접하고 배웠다

같이 영국으로 떠나온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

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유학 당시

접했던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이

나 지역기반개발(Community Based Development)

등의 개념이 현재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서 뜨거운 이

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리 공부해두길 잘했

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들어서는 사업에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오래 전 배웠던 학

교 자료를 꺼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렇지만 유학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는 개발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온전히 영어로 정리해

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로 말해도 참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웃

음)또한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고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 아니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나눌 때에도 이미 활동경

력을 지니고 있던 친구들에 비해 나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또한 러프버러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지도교수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참 힘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던 친구들이 얼

마나 부럽게 느껴지던지(웃음) 여담이지만 나를 가

르쳐 주셨던 교수 중 한 분은 현재 네덜란드 국립대학

의 국제 개발학 분야의 석학이 되신 분도 있다

Q ODA Watch 이렇게 열심히 학업을 마친 후 국

제개발협력 분야 실무의 첫 걸음으로 굿피플을 선택

했다

유학 전에 기아대책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본

적으로 기독교 기반 NGO에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을

25ODA Watch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6: Owl90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는 선교와 개발을 함께 가져

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

게 됐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쉬웠지만 굿피플과

인연이 되어 8개월 정도 일했다

그러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

부장 파견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현

장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터라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 채용됐다 중앙아시아에 대

한 관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INGOs(International NGOs)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첫 직장이었기에 굿피플에서도 더 오

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기

회가 될 때 현장에 나가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울게 됐

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단체 방침에 따라 우즈벡에 파

견을 나가기 전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본부에서 1년

정도를 근무했다

현장과 본부가 잘 연계되려면

Q ODA Watch 그러고 보니 국내 개발 NGO와

INGOs 본부와 현장 경험을 고루 경험했다 확실히

현장과 본부에서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나 자

질은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본부는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

확한 가이드라인과 큰 틀을 제대로 형성해주는 역할

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현장 실

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현장이 사업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도록 도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활동가의 경우 당장 본인이 수행하는 눈앞의

사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반적인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려는 자세

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

로 외부의 요구나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책임성과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현지 정부

유관 기관 등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

면서도 나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야 한다 현장 직원이라면 재정 사람 성과 이 세 가

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Q ODA Watch 현장과 본부 중 어느 쪽에 더 잘 맞

았는가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장에서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

타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본부에서 업무 경험을

26 OWL이 만난 사람

개발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누는 ODA Watch 조이슬 간사(좌측)와 글로벌투게더 손정배 해외사업부장(우측) ODA Watch

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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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ODA Watch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부의 현황이

나 업무 체계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도 전체

적인 흐름을 이해하거나 본부와 소통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유학 시절에 성과 관리와 평가를 현장에서

잘 적용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하면서 관리와 평가의 어려움을 이해

하게 됐다 나라마다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본인만이 가지고 있

는 기존 원칙과는 늘 고뇌하는 흔적을 스스로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Q ODA Watch 혹시 영국 유학 과정에서 이론을 통

해 학습한 내용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경험한

내용에 서로 차이나 괴리 같은 것은 없었는가

방금 이야기했듯 현장은 현장만의 특수성이 있다 이

것을 사업에 잘 반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유학 시

절 배운 내용과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에서 배운 개발

학은 영국 개발협력 영국 ODA에 대한 내용이다 여

기서 학습했던 내용을 현재의 한국 맥락에서 적용해내

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학 자체의 역사가 길지 않

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에 비해 영국은 비교적 오랫동

안 학문적 깊이를 쌓고 영역을 넓혀왔다 교육 과정도

교육 보건 인권 경제 환경 지속가능개발 등 섹터 별

로 세분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ODA에 대

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적으로도 개발 (development)

그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개발 철학과 같이 근간이 되는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ODA Watch 약 3년 간 우즈벡에서의 현장활동

을 마무리하고 소속 기관은 다르지만 다시 한국 본부

로 돌아왔다

물론 여러 가지 배경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 안

에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성장시

키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제까지 내가 현

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젊은 실무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글로벌투게더 사무국 앞에서(우측부터 조이슬 간사 손정배 해외사업부장 박명진 간사) ODA Watch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8: Owl90

28 OWL이 만난 사람

야곱의 우물을 파듯 개발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Q ODA Watch 멋있는 말씀이다 젊은 실무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장님과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한국

개발협력사회에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렇다면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개발은 결국 각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행

복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들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성경에 보면 lsquo야곱의 우물rsqu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물을 파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

며 양성평등이 시도되는 시발점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을 중심으로 지역사람들 간에 긍정

적인 변화가 생기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야곱의 우

물을 파듯 개발협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간

과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ODA Watch 개발협력분야에서 활동해 온지도

15년 가량이 되었다 그 동안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개발학은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 주가

됐던 반면 2010년 이후에는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조언을 구해오는 청년들의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아주 일반적이거나 전체적

인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이미 공

부나 조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Private

Sector)에서 활동하다가 개발협력 분야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나 세

계관이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발협력에 관심

을 가지는 사람들도 lsquo지구촌 마을rsquo이라는 관점에서 더

넓은 세계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NGO분야의 경우 예전에는 사회복지전공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해외현장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한국 개발사회에서는 현장경험이

없으면 다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는 일종의 기본

요건이 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원조 방식 또한 하드

웨어 중심에서 역량교육 등으로 다양화됐다

개발협력 분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Q ODA Watch 개발협력 분야가 소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적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 NGO 실무자들이

어려움 없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직원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대해서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개발협력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

에도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

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원조가 나중에라도 상업화되지 않았으

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지원 분야에 있어서도

물자 수출 및 한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

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

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혜국가의

내수경제 안정과 기술 지원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마

디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

다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하고 확장된 이슈에

관한 캠페인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아

직 국내 개발사회에서 애드보커시에 대한 인식이 낮

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발적이더라도 여러 번 계속해

서 추진하다 보면 지속성을 가지게 되고 정책개선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모아내는 계기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Q ODA Watch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무를 통해

10여 년을 되돌아보았으니 앞으로 15년 후의 모습

을 상상해본다면

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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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ODA Watch

지금보다 성장해 있었으면 한다 국제개발협력 분

야의 변화나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외

사업부장으로 있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부 사업을 책

임지며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도 돕고 싶다 그때에는 후배들에게 존

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멘토가 되

고 싶다 지금 현재는 글로벌투게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

도록 기폭제로써 기여하고 싶다

빈곤을 볼 때 수치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두어야

Q ODA Watch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국제개발협

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나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조언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잘 맞물리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그것을 스

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의 추세를 보면 해외사업팀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금이나 애드보커시 부

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사업

팀에서 경험을 쌓고 모금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에서 짧게라도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개발의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 수치

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년에 빈곤으로 사

망하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몇 명

이 일분에 얼마나 사망하는지 수치화에 집중하게 되

면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

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심장에 마음을 두

고 보기를 바란다

손정배 부장과의 인터뷰는 다채로웠다 개발학 이

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고루 섞인 삶의 이야기는 분

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하는 청년

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인터뷰 조이슬 ODA Watch 간사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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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행사 스케치

행사 스케치

국가협력전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

2010년 이전까지 한국의 원조체계는 유bull무상 원

조기관이 별도의 지원국가별 전략을 수립했다 그러

다 보니 해당 국가에 지원하는 원조의 방식과 특성이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산발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

이 많았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 한국은

2011년부터 유bull무상 원조를 통합하고 중점협력국

을 선정하여 각국을 위한 맞춤 전략인 국가협력전략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이하 CPS)을 수립하

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CPS

수립이 2013년 8월 완료됐다

그러나 정작 CPS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일반 대중은

물론 개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상당수의 이해관계

자들 또한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에 지원하는 원조는 정부 자금인 ODA뿐만 아니라 개

발 NGO 민간 섹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제공하는 개

발재원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CPS에 대한

국내사회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현

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 CPS는 2015년을 끝으로 종료되므

로 올해는 차기 CPS를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

이다 따라서 더 나은 CPS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 국

별전략이 각 협력국의 실정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 그리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적실하게 수립됐

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에 ODA Watch는

제 45차 ODA토크를 통해 CPS의 기본개념과 현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이번 45차 ODA토크는 5월 23일(금) ldquo국가협력전

략(CPS) 왜 아무도 모르는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청 시민청에서 열렸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듯 70여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

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실 남동오 개발협력지원과장

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 정지선 전문연구

원이 CPS의 현황 및 개념과 연구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현주소에 대해 토크(TALK)를 나눴고 이후 이태

주 ODA Watch 대표가 앞선 두 발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1: Owl90

31ODA Watch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남동오 과장 ODA Watch

Talk 1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국무조정실 남동오 과장이

나섰다 남동오 과장은 CPS의 수립 계기와 현황에 대

해 간략히 설명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남 과장

에 따르면 CPS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와

협력국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별 지

원전략으로 한국이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

는 것을 계기로 수립됐다 당시 유bull무상 원조체계의

분리로 인해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

기 때문이었다 또한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적은 한국의 원조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

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 때문에 26개 중점지

원국을 선정하여 전체 원조예산의 70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PS 한정적인 한국 ODA 규모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남 과장은 협력국의 개발환경과 정치적 위험성 경

제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개발수요를 파악한 후 해

당 국가에 대한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하여 CPS를 통

한 협력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본 과정

을 통해 중점협력분야 두세 개가 선정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정된 ODA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발표에 따르면 CPS는

협력국에 대한 한국의 정책 기조를 담고 있어 ODA

시행기관과 협력국에게는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줌과

함께 국내에서는 ODA 사업을 발굴하고 조정하기

위한 잣대로도 활용된다

차기 CPS 수립시 개선사항은

남동오 과장은 한국이 CPS를 수립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고 첫 단계에 있으므로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남 과장은 개선

사항으로 CPS에 핵심 가치와 사항만 포함하고 전략

문서의 분량을 간소화할 것 실제 한국 ODA 사업이

CPS에 근거해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강화하고

차기 CPS 수립시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 성과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협력

국과의 지원계획 공유를 확대할 것 등을 손꼽았다

Talk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지선 연구원

이어 CPS의 추진 현황과 쟁점에 대한 정지선 전문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지선 연구원은 먼저 국

제사회 전반의 시대별 개발원조 패러다임을 언급하

면서 1990년대 이후 원조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는 개도국의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각 공여국의 지원이 기존 개별 프로젝트 단

위에서 프로그램 단위로 발전하면서 CPS가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CPS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까

이어서 정 연구원은 선진 공여국 즉 오랜 원조 역사

를 토대로 풍부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지니고 있는 국

가들의 CPS 활용 방법을 열거했다 선진 공여국들은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는 CPS만으로는 개발 현장

에서 직접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운

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PS를 만들 때도 본부 주도(top-down)의 방식

보다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

하여 아래로부터(bottom-up) 형성함으로써 실제 사

업현장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성을 증

진시키고 있다 나아가 CPS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협력

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이 추진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CPS는

다음으로 정지선 연구원은 한국 CPS의 문제점을 지

적했다 먼저 한국의 CPS 계획bull추진 절차는 앞서 설

명한 선진 공여국과는 다르게 본부 중심으로 전개되

고 있어 현장 중심적인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거

론됐다 그 원인에 대해 정 연구원은 한국의 현지 사

무소 파견 인력이 적고 분야별 전문성도 아직 부족하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사전적

으로 성과관리틀을 수립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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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행사 스케치

토론 ODA Watch 이태주 대표

두 발표가 끝난 후 이태주 ODA Watch 대표가 토

론을 이어나갔다 이태주 대표의 토론은 lsquo앞으로 한국

CPS가 나아가야 할 7가지 방향rsquo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대표는 ldquoODA 예산

이 실제로 중점협력국에 배분되는 규모가 적다는 점

에서 현재 한국 ODA사업이 지나치게 백화점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dquo는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대표는 국민들이 원조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원조정책의 투명성 강화를 한국 ODA의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CPS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중점협력국 명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페

루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이나 카메룬

같은 독재국가는 중점협력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정작

중점협력국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나라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기 CPS부터는 중점협력국 선정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이대표는 한국의 대외원조를 규정하는 가

장 상위 규범인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개발

협력의 7가지 원칙이 현 CPS에 충분히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CPS 수립에 앞서 한국 국제

개발협력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부터 짤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나아가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재원 배

분을 위해서는 lsquo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 가능성 적

실성 시간계획rsquo 등과 같은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

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기 CPS에서는 수립 과정에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였고 협력국과

의 실효성 있는 정책협의가 부족했음을 감안할 때 차

기 수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이고 포괄

적인 고위급 정책협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

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태주 대표는 정부는 ODA사업의 시행주

체이기 때문에 자체 성과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음을 지적하면서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그룹을 양성

하여 이들에게 본 과정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

기했다 또한 한국은 아직 CPS 수립의 전 과정이 공

여국의 정부와 공공기관 원조기관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임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사회에서도 민관협력

이 화두인 만큼 차기 CPS부터는 민간 주체 물론 협

력국과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포함할 것을 주

문했다

2번째 순서로 발제를 맡은 정지선 전문연구원(왼쪽)과 토론자로 나선 이태주 대표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3: Owl90

33ODA Watch

남 과장 rdquo현장사무소 인력 충원 필요rdquo

남동우 과장과 정지선 전문연구원 모두 이태주 대

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남 과

장은 현지 주민의 의견은 원칙적으로 수원국 정부를

통해 수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의견을 보

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장사무소의 인

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공무원 인력 증대에 대한 국내

사회의 합의를 이뤄내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 연구원 ldquo지역별 분야별 양자 다자별 통합전략 수립

필요rdquo

정 연구원은 이태주 교수가 제시한 사항들이 한국

의 원조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향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재 한국 현실과는 분명 커다란 간극이 존재

하며 달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

을 언급했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 개별 국

가에 대한 지원전략인 CPS 간의 괴리에 대한 이태주

교수의 지적에 관해서는 국가와 지역 분야 양자 다

자 간 전략을 서로 연결 짓는 통합된 원조 전략을 수

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한국이 선

진 공여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 분야와 중점

협력국의 재편 가능성 CPS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 쏟

아졌다 CPS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들과 토론자

가 ODA 관계 부처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많다는 말

에 의아함을 표해 주목을 받았다 분명 같은 문화권

내에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소통이

안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의 눈으로 바라

본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사실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

었다고 생각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한 CPS의 탄

생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한국 ODA 주관 부처 간의

진정한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강조된 것처럼 CPS는

한국이 협력대상국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모든 노

력에 있어 근간이 되는 문서라는 점에서 훨씬 더 세밀

하게 협력대상국의 개발 수요와 발전 잠재력을 고려

하여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차기 CPS는 1기 CPS 수

립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반

영하여 협력대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 아동 장애인

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

는 진정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현지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kn0612hanmailnet

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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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덥고 메마른 척박한 땅에서 맨발로 살아가는 가난

한 사람들은 하루 한끼 조차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기

어렵고 적절한 보건소조차 없어 염증으로 죽음에 직

면하고 교사와 학교가 없는 아이들은 글을 채 배우지

못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당장 실업에 대한 불

안에 시달리며 11시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

장과 가정에서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

리기도 하고 혹은 자살충동도 느낀다 한편은 극도의

물질적 빈곤에 또 한편은 극도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

내는 이러한 지구안에서의 아이러니한 삶의 일상들이

드러내는 단면은 lsquo개발rsquo이라는 것과 우리의 행복이라

는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

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저개발국에서 행하는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은 한국 국제개발협

력이 활발하게 태동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

르기까지 약 20여년 동안 수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서구에서 추진된 국제개발협력은 어언 60여

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의 국가가 집중하고 있

는 원조비용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남반구의 빈곤과

정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우리는 무엇을 하

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간과한 것일까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리가 개도국에 쏟아 부은 수십억원의 집행 기준은

물질적 성장을 돕는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병원을 건축하고 우물 등의 식수원을 만들고 소득

을 창출하기 위한 직업교육과 기술개발 등으로 경제

적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빈곤에서 벗어나고

자 한 많은 노력들은 이미 우리가 이루어낸 근대화된

서구의 양적 성장 방식으로 행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

을 것이다 이미 빈곤의 지표가 된 GDP는 경제성장

을 빈곤의 척도로 간주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혹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적 문제들과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의 문제

는 개발의 범주에서 배제시켜도 되는 것일까 개발의

1단계는 양적성장 개발의 2단계는 질적성장 이라고

개발단계를 분리지어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

며 개발과 인간의 행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

고자 하는 시도로써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

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ldquo허울뿐인 개발에 맞선 라다크에서의 35년 지속가

능한 조화로운 개발은 가능한가rdquo 라는 제목으로 조

계종사회복지재단과 ODA Watch가 공동으로 주최

한 강연회는 지난 5월 31일(토) 조계사 내 전통문화

예술공연장에서 20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장장 5시

간이 넘게 이어졌다

행사스케치

행사 스케치

지속가능한 조화로운 lsquo개발rsquo은 가능한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초청 강연을 마치고 ndash

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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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부는 lsquo행복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Happi-

ness)rsquo이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라다크의 변화

를 세계화(globalization)의 관점에서 되짚어보며 지

역화(localisation)로의 대안을 안내하고 2부에서는

호지씨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많은 청중들의 질의와 호

지씨의 열정적인 답변이 오고 갔다

호지는 1975년에 라다크를 처음 방문하여 라다크

말을 직접 배우고 라다크의 전통문화와 자급 자족의

생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들의 건강

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

지 매년 라다크를 방문해 일정기간 머물며 라다크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녀는 라다크에서

현대 서구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했

으며 행복이라는 것을 경제적 발전만이 아닌 생태

관계 문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

고 라다크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와 영감을 얻었다

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

어 살아가던 서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유로

운 생활을 누리고 실업과 굶주림이 없었으며 자신들

의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왔다

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정부보조의 길이 열

리면서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움직임이 확대됨과 동

시에 국제사회에 라다크의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알려

지면서 서구 중심의 많은 개발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어느새 서양의 대량소비 문화와 상품광

고들의 이미지로 쇄도 당한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경제생활을 서구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원시적이고 가난하다고 보게 되며 불쌍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엔 가난한 사람

이 없다고 말하던 라다크 사람을이 외부의 개발이 시

작된 지 10년 후 lsquo우리는 가난하다rsquo고 말하며 불화와

우울증을 겪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라

다크에 들이닥친 개발로 인한 세계화의 바람은 라다

크 사람들의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평화

로운 시골 마을에 갈등을 심어놓은 것이다

호지는 이 개발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화

(globalization)를 통해서 설명한다 호지는 세계화를

기업의 활성화와 은행의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 위

한 무역금융의 규제완화 체계로써 세계를 단일시장

rsquo행복의 경제학rsquo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는 호지 여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6: Owl90

36 행사스케치

으로 만들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이 지배되

어 아주 먼 거리의 사회에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카콜라를 인도의 어느 불

가촉 천민 마을에서도 물보다 싼 값으로 마실 수 있

고 존슨앤존슨의 로션을 동티모르의 어느 산골마을

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한국의 신라면을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슈퍼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는 것

즉 다국적 브랜드의 제품과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

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

들과 인터넷에서 만나고 한국보다 훨씬 싼 1달러짜

리 마우스가 홍콩에서 내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오듯이

지구 안에서 마치 하나의 경제시스템과 하나의 국가

시스템 안에서 편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세계화 라

고 말한다 호지는 이것이 여행과 통신 등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것의 초점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목

적이 되기 때문에 자원과 돈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의 가치

관까지도 조작하여 경쟁과 비교를 통해 사람들을 분

열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호지가 지적하는 세계화의

8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세계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해질 것에 대

한 계속되는 요구와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통해 제

공되는 특정한 외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남과 비교하여 물질적인 성공을

종용 받는 사회로 인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

되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진다

2 인간의 삶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혼자

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물질적 부 만으로 절

대로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화는 물질의 소

유를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개인을 분열시켜 사람

들을 외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3 세계화는 다국적기업의 물량공세와 광고 등의 마

켓팅 수법으로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선망해야 하

는 가방 신발 스마트폰 과자 책 화장품 여행지

등을 일일이 지정해준다 아이들은 홍보 포스터와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lsquo좀 더 나은 삶을 위

해서는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구나rsquo라는 것으로 세

뇌 당하게 되면서 소비를 시작하게 되고 우리아이

들이 먹고 입고 사용하는 생활 안에서의 모든 소

비품들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위한 이러한 마켓팅

에 의해 좌우된다 즉 기업이 우리 아이들을기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마켓팅에

의해 최신 유행하는 옷과 운동화 헤어 스타일 등

으로 인간의 표준 모델링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체

성을 형성시킨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훈련이 된

사람들은 결국 lsquo소비자rsquo가 되어 남과의 비교와 경

쟁으로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가

중심이 아닌 물질의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속에

서 불안해지게 된다

강의 후 이어진 열띤 분위기의 질의응답 시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7: Owl90

37ODA Watch

4 세계화는 일자리를 찾는 많은 지역 사람들을 도시

로 불러들이고 도시에 집중된 인구로 인해 도시의

에너지 낭비는 가속화된다 물 전기 석유등의 도

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 밖

지역에서는 댐을 건설하여 대량소비되는 물과 전

기를 조달하고 도시에서 밀집된 인구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서 모든 기술이 집약된 거대화된 농

장에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은 땅과 일

자리를 잃게 되고 건물 다리 도로 등의 세련되고

첨단화된 사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골지

역보다 더 많은 자원의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상

품의 마켓팅을 위한 광고를 이용해 상품의 필요성

이 세뇌되고 그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천연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결

과적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된다

5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의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

게 되는데 도시화의 과도한 소비문화는 지구반대

편에서 나온 식품이 현지 음식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다국적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상품을 생

산자로부터 소비자로까지 생산-가공-이동의 구

조 속에서 운송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이산화탄

소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되며 더욱 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게 되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킨다

6 기업의 합병이나 인수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등의 저개발 국가로 기업이 이전함으로써 노동자

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회사 퇴직 후 돌아갈

곳이 없어 실업상태가 되는 것은 저개발국뿐 아니

라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 운영으로 인해 소농들은 고향

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어 다국적기업을 위한 저

렴한 노동자가 되고 대규모 농업으로 인해 땅을

잃은 농민들은 결국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어

도시화의 문제를 가중시키며 저개발국이든 선진

국이든 노동자들은 각각의 문제로써 세계화로 인

해 생계를 위협당한다

7 세계화는 갈등을 증폭시킨다 라다크에서 500년

동안 무슬림과 불교가 충돌 없이 살아왔지만 새로

운 경제의 출현으로 실업률이 상승되고 등유 석

탄 시멘트 등의 새로운 물건을 받게 되면서 마찰

과 갈등을 야기 시키고 결국 폭력이 발생하여 그

후 10년 동안 불교와 무슬림은 서로를 죽이게 되

었다 종교 민족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

들이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

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대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빈부격차를 만들고 획일화된 문화를

생산하고 세상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어 조화로

움을 파괴한다

8 오늘날 자유 시장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모든 개발은 GDP를 증가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져 이것이 경제성장 및 사회 문화의 성장까지 최

대한 빠른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대

기업의 확대가 가치로서 동의되고 세계 각국 정부

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의 규제완화

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

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을 꿈꾸기에 이것

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위 여덟 가지 사실은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아

시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저개발국에서도 가

장 권력 있는 자는 돈이 있는 NGO의 활동가이며 토

요타 차량에서 내린 하얀 피부의 금발 노트북과 스마

트폰은 외부로부터 빈곤을 느끼게 하며 돈과 물질로

부터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교

육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게 만든다 NGO차원

기업차원 국가차원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프로

젝트들은 사실은 세계화를 위한 선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 속에 확장

되고 있는 세계화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호지는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기준만으로 사회발전

척도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

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시스템인 대기업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각각을 바꾸

는 문제(유기농제품 소비 차사용 줄이기 걸어 다니

기 집의 TV 끄기 맥도날드 햄버거 먹지 않기 등)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의 정당성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확장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점에 대

한 진실을 알리고 단결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는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8: Owl90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직업을 제공

하고 좋은 물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

을 전제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맞서는 개념으로 지역화(logalisa-

tion)를 제안한다 지역 교육(local education) 지역

정착(local shelter) 지역 음식(local food) 지역 지식

(local knowledge) 지역 보건(local health) 지역 에

너지(local energy)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

지역 산업(local business) 지역 금융(local finance)

지역 연계(local connections)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 지역화를 말한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국적기업이나 은행의

금융적 지원을 없애 의존을 감소시키는 것 자국의 수

출입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것 글로벌 경제와 독립

된 생활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

는 것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와 그들

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만의 새로운 경제와 관계들

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생

태적 공동체 중심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식이

라는 것이다

호지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

일반시민 학생들로 이루어진 약 250 여 명의 뜨거운

질문이 쏟아져 참가자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호지의 세계화 및 지역화 주장을 국제개발협력 분

야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그녀는

프로젝트 자체는 의존성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완벽

을 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침묵하지 않고 논의

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MDGs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으

로 자본주의라는 것이 빈부격차를 늘릴 수밖에 없으

며 MDGs의 구조체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

았고 MDGs가 어느 정도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맞춰

진 서류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등에

서 사용하는 lsquo참여 empowerment ownership 지속

가능성 행복rsquo이라고 하는 단어는 제대로 된 이해 없

이 사용되고 있으며 결국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닌 의

도적인 언어로 개념화 및 정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고 설명한다

호지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활동가들에게 아

래와 같이 당부했다

1)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사회시스템의 흐름

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협업의 가능성을 찾고 상호

이해를 위한 연대 맺기

2)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같이 어울리

는 것을 즐기기

3)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과 열정으로 발견

하기

4)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

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하고 지원하기

5) 논의의 장을 만들어 우리가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까에 대해 좁은 범위의 문제에서부터 시선을 낮춰

서 살펴보기

결국 조화로운 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너

가 만나 장(場)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

고 서로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에

대한 참여와 운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의 목적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아픈 자는 치

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쉼을 원하는 자에게는 쉼을 일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일거리를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자에

게는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선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총체적인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의 마음의 행복까지 다루는 조

화로운 개발을 위해 우리는 개발의 범주를 넓히고 그

것을 위한 참여와 연대 함께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이다

38 행사스케치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9: Owl90

39ODA Watch

본 강연을 통해 개발과 행복의 지속가능한 조화로

운 개발에 대한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결국 개발이 무엇보다도 사람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

며 개발의 시야가 나의 현장만이 아닌 전 지구적 경

제 사회 체계 속에서의 흐름을 살펴 추진되어야 한

다 또한 다음 세대까지 살피는 안목을 가져야 진정

한 개발 속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지

속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는 관념 속에서의

조화로운 개발이 아닌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지속가

능성을 위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의 흐

름을 살펴보며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경

제와 사회 문화와 정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현장에 있는 그들과 함께 천천히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차례이다

2015년 MDGs 이후는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탈피

된 새로운 개념의 lsquo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

velopment)rsquo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의 개념

이 대두되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세계화라는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인간의 행복을 다루는 문제들

이 부상하게 되길 바란다

공선주 작성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팀장 withseonjunavercom

250석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0: Owl90

ODA Watch 이모저모

40 ODA Watch 이모저모

함께하는 것의 힘을 다시금 확인하며

ODA Watch에게 5월은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또 힘을 내서 발걸음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워

치는 5월 한 달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렸답니다 또 그 동안 항상 감사한 마음은 내심 가지고 있었지

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식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이런 시간을 통

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들이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매년 6월 2일은 ODA Watch의 생일인데요 2014년 드

디어 워치가 8살이 되었습니다 8주년을 기념하여 5월

30일(금) ODA Watch 사무국과 자매기관인 (사) 글로벌

발전연구소 ReDI는 아주 작고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습

니다 대단하게 준비한 자리가 아니어서 많은 분들을 초

대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회원님들과 청년활동가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

렇게 한결 같이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희 OWL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마

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다 같이 떡 케익을 나눠먹으며 지난 8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이어 이태

주 대표의 기념사와 함께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시

간을 가졌답니다 유아기를 지나 어느새 어린이의 나이가

된 워치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또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주

실 거죠 ^^

창립기념일 대체휴무로 ODA Watch 사무국은 6월 5일

(목)에 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odawatch

koreagmailcom 으로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6월 2일 ODA Watch가 8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8개의 초를 꽃은 예쁜 떡케이크(왼쪽)와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축하하는 식구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1: Owl90

41ODA Watch

8주년 축하파티가 끝난 5월 30일(금) 저녁에는 오랜만

에 비전위원회 여러분들을 모시고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

습니다 평소 워치가 지향하는 토속적이고 구수한 느낌

()과는 다른 서양식 달팽이 요리와 독일식 족발 요리 그

리고 와인 한잔까지 바로 지난 2013년 7개월 동안 ODA

Watch의 비전과 사명을 고민하고 지난 활동을 함께 성찰

하느라 많은 품과 시간을 들이며 수고해주신 14명의 비

전위원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

였답니다 맛있는 밥 한끼 대접해드리고 싶은 저희 마음

이었어요~

비전위원들께는 저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과 함께

한땀 한땀 예쁘게 만든 감사장을 전달해드렸는데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준비했던 저희들의 마음도 매우 기뻤습니

다 ^^ 비전위원들께서 모아주신 성찰의 기록을 토대로

비전 전략팀도 책임감을 가지고 워치의 미래와 나아갈 방

향을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전위원회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한 ODA Watch 비전위원들의 모습 ODA Watch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2: Owl90

활동가들과 함께 인왕산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42 ODA Watch 이모저모

지난 5월 24일(토) 아침 워치 청년활동가들이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전

에 어서 모여 봄나들이를 떠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날의

나들이 코스는 인왕산 등반과 하산 후에 즐기는 막걸리 한

잔 오랜만에 오르는 등산길에 모두들 거친 숨을 내쉬며 빨

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산행을 즐겼답니다 다들 앞으로 운

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하네요 성곽길을

돌고 내려와서는 워치 봄소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레크

레이션을 한판 했답니다 스피드 퀴즈와 팀 별 동작 맞추기

게임을 하며 하하호호 실컷 웃고 시원한 막걸리에 전을 나

눠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요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만 지네

요~~~ ^^

인왕산 자락에 서서 모두들 치~~즈 ODA Watch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김밥과 다과로 기운 보충(왼쪽) 하산 후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ODA Watch 활동가들의 모습(오른쪽) ODA Watch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3: Owl90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5월의 어버이날 한 사무실을 함께 쓰

고 있는 워치와 자매기관인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이

하 레디)는 늘 지켜왔던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즐거운 나들

이를 나섰답니다 본격적인 나들이 전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흡입하여 체력보충을 한 후에 옆 동네인 상암동 하늘공원으

로 건너갔어요 오랜만의 소풍에 모두들 들뜬 마음이 가득해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요~ 공원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그 기분을 더해 주었다지요

~ 조금은 높은 공원을 오르고 올라 넓게 펼쳐진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아 레디 연구원님들이 준비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소중한 추억들

을 만들어갔답니다 이번 레크레이션의 하이라이트는 lsquo마니

또rsquo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제비 뽑기를 통해 뽑은 자신의 마

니또와 함께 lsquo점심식사 함께 하기rsquo lsquo커피 마시기rsquo 등의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야유회 이후에도 그

재미를 이어갔답니다 야유회 날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

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어서 아쉽게도 뒤풀이 시간을 갖진 못

했지만 앞으로도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기

로 서로 다짐하면서 짧은 야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ODA Watch 43

함께 즐겨요 WaRe(와레) 야유회

레크레이션 시작 전 게임 규칙을 듣고 있는 WaRe 식구들(왼쪽)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ReDI

반갑습니다 워치의 새내기 회원 여러분~

올해부터 워치는 후원회원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

대하고자 lsquo새내기 회원과의 만남rsquo을 계획했는데요~

지난 5월 9일 저녁 그 만남의 시간을 위해 특별한 분들이 서

교동 사무국을 찾아주셨답니다 첫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입한 새내기 회원님들이 대상이 되었는데요~ 이

번 시간에는 참여의 폭을 조금 더 넓혀 새내기 회원뿐 아니라

회원님들의 지인도 함께 오실 수 있도록 했고 워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 청년 두 분도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보고 찾

아오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한재광 사

무총장님의 진행 하에 우리 단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들을 소

개하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활동한 비전위원회 활동까

지 공유하여 단체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더불어 새내기 회

원님들이 워치를 알고 후원하게 된 계기와 각자의 활동 경험

에 대해 나누고 실행위원님들과도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해 모두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순서

로는 워치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시며 워치에 대한 무한

한 애정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태주셨어요 앞으로 워치는 후

원회원은 물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기회

를 확대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OWL 독자 여러분들도 이어질 프로그램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참여까지 부탁 드릴게요~

즐거웠던 회원과의 만남을 마치고 워치 사무국에서 모두

함께 ODA Watch

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4월 살림살이46

4월 살림살이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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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ODA Watch

42 5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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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월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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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bull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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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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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bull 평등 bull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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