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inawa journal vol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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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of Okinawa journal vol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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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nawa Journal ISSUE 42. / 19. JAN 2015
OKINAWA ISSUES
LOVE OKINAWA
LIFE STORY
처음 가본 동네를 걸으면서 알아가면 알 수
록 더욱 복잡해지는 오키나와의 모습들을 발
견하게 된다.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술이야기
와 오키나와에서 많이 듣곤 하는 질문들
산신을 치며 오키나와 민요를 부르고 오키나와 오리온 맥주와
아와모리를 마셔가며 신년을 축하하는 아저씨들 모임 그리고
존경하는 뮤직타운 토쿠야마상의 음악특별상 수상 축하파티
2
Editorial Board Chairman Oneroot, [email protected]
General Manager WK, Kim
Director SJ, Nam
Copyright Ryukan LLC.
www.ryu-kan.net
* 표지설명
오키나와시 코자 사거리에 위치한 긴텐가이
(銀天街) 상점가 입구에 놓인 벤치. 고래상어
의 무늬가 인상적인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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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겨울
오키나와의 자판기들도 차가운 음료를 나타내는 파란색 일
색에서 따뜻한 음료를 나타내는 빨간색으로 일부 음료수들
이 옷을 갈아입었다. 의외로 춥게 느껴지는 오키나와의 겨
울은 지금 한국인 관광객들이 마구 늘어나고 있다.
는 참 따뜻하구나 라는 부러운 마
음이 든 적이 있다. 바로 이것이 오
키나와 겨울의 함정이다. 오키나와
는 겨울철에 한국 항공사들이 항공
편을 늘리고 전세기를 띄우는 등
겨울철 관광지로 인기가 많은 곳이
다. ‘한국에서 비행시간이 두 시간
으로 길지 않고 한국과 따뜻한 곳
에 에메랄드 블루의 아름다운 바다
를 가지고 있는 남국의 오키나와’라
는 타이틀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유
혹한다. 사실 올 겨울에도 하루에
직항만 7편정도가 뜨면서 현지 한
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들이 가이
드 수급에 곤란을 겪고 있을 정도
로 인기가 많은 상황이다. 최근 단
체 관광객보다는 가족이나 연인, 친
구끼리의 개인 여행자들이 늘어 더
욱 관광객 관리가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관광객 숫자 놀
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오키나와
현정부는 휘파람을 불며 좋아할 일
인 것은 분명하다. 몇 년 전만해도
일년에 한국인 관광객 만 명이 찾
던 오키나와가 이제는 한 달에 만
명 이상이 찾고 있다는 것만 봐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이 오
키나와에 관심을 갖고 많은 관광객
들이 오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
만 한편으로 왠지 걱정이 앞서는
것은 왜일까.
오키나와에 오기 전 중국에서 일을
하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내가 있
던 곳이 상하이 바로 옆 쑤져우 라
고 중국식 정원이 유명한 곳이었는
데 위치로는 제주도 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어 겨울이 되면 한국보다
는 춥지가 않았다. 그러나 정작 당
시 2천여명 되는 한국 교민들은 영
하로도 떨어질 리가 없는 겨울의
추위에 임대비가 조금은 비싸더라
도 보일러 시설이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기 시작했고 결국 한국식 보
일러 시설이 새로운 아파트 인테리
어 붐이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당
시 NHK 일본 뉴스 속 일기예보를
보면서 와이프의 고향인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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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PAGES
Okinawa Issues
직접 걸어서 오키나와를 보다 보면 오키나와의 본 모습을
제대로 알기 까지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리 것 같은 느낌
이 든다. 신문과 뉴스에서 떠드는 것이 아닌 삶에서 배워지
는 그런 것들이 알고 싶어진다.
10,11 PAGES
Korean Time in Okinawa 오키나와 사람들은 참 술을 좋아한다. 한국 사람들도 참 술
을 좋아한다. 오키나와에 사는 한국사람들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술을 좋아한다.
14,15 PAGES
What’s delicious?
오키나와 음식 중에 맛있는 게 뭐가 있나요? 라는 질문에
난 그냥 다 맛있다고 대답하게 된다. 특별히 맛있는 것이 없
어서 그런가...난 그냥 다 맛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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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18,19 PAGES
Mural @ Gintengai
오키나와시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생겼다. 오래된 상점가 입
구 건물 외벽에 오키나와의 역사를 테마로 대형 벽화가 그
려졌다.
22,23 PAGES
LOVE OKINAWA
줄 세 개를 가지고 어떻게 저런 음률을 표현할 수 있을까?
오키나와 하면 떠오르는 악기 산신. 그 산신을 사랑하는 사
람들의 신년 모임에 다녀왔다.
24,25 PAGES
Music town
오키나와 음악계의 대부로 평소에 존경하는 토쿠야마상이
오키나와 음악계의 권위있는 음악 특별상을 수상 그 축하
파티에 참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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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 가득하게 만들어 준 산책
요즘 오키나와의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정부의 진
흥예산이 삭감된 것에 대한 불만과 나고의 헤노코라
는 지역에서 미군기지 이전 반대를 위해 반년 가까이
하고 있는 점거 농성을 들 수 있다. 중앙정부의 말도
안 들으면서 지방정부가 돈만 달라고 하냐 라고 이해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사실 주변의 오키나와 사람
들은 먹고 사느냐고 그런 싸움 따위는 전혀 관심도 없
는 것 같다. 얼마 전 점심에 산책을 하면서 한번도 안
가 본 동네를 걷게 된 적이 있다. 오키나와현에서 두번
째로 사람이 많이 사는 오키나와시의 중심에서 걸어
서 10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집 건물들은 낡을
대로 낡았고 한 때 술집과 카페 등이 모여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았을 것 같은 사교가 건물은 이미 폐허가
되어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기와집들이 생각
나게 만드는 오키나와의 기와집 오래된 또땅야(나무
판자로 만들어진 집)들이 즐비한 동네는 사람들의 인
기척이 없다가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 몇 분의 수다
소리로 깜짝 놀라곤 한다. 이곳은 마치 시끄러운 오키
나와의 정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삶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좁은 골목을 걷다 보니 초라
한 기와집 지붕 위에 올려져 있는 시사 한 마리가 왠
지 너무나도 슬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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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 소~레~ (“환영합니다”를 뜻하는 오키나와 방언)
오키나와를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오키나와 사람들은 주로 무슨 일을 하면서 먹고 사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예전에 정보 수집 차 ‘오키나와 관광교본’이라는 책을 사서 읽은 적이 있는데 호텔이나 식당 등
관광서비스업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 기억이 난다. 왠지 오키나와 사람들은
어업이나 농업 같은 것이 많은 것 같지만 지금은 돈이 되는 모든 경제의 흐름이 관광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 스포츠나 컨벤션 회의 등 유치를 통한 변화를 꾀하고 있기도 하지만 경제의 흐름에 따라 변동이
심한 서비스 직종에서 계약직이 많은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미군기지 필요 없다 저리 가라 라
고 하는 것 보다는 실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는 경제능력이 강한 오키나와 현정부를 원하
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관광지에서 일하는 니~니~(형,오빠) 또는 네~네~(언니, 누나) 들이 건네는 멘 소
~레~라는 환영인사나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지나치게 친절하게 건네주는 인사와 말들이 왠지 편하게
만 들리지 않는 건 나만의 쓸 데 없는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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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 FIRE !!
한국사람들의 특징인 번개. 갑자기 술
먹고 있으니 술 먹으러 나와~ 라는 특
이한 문화에 오키나와 사람인 아내의
한 마디! “이미가 와카랑! (직역: 의미를
모르겠다!, 의역:?)
살고 있는 중부에 사는 한국사람들이 자주 가는 호
르몬(곱창) 집이 있다. 한국처럼 맛있는 맛은 아니지
만 그냥 쫄깃쫄깃한 곱창, 고기를 맛보면서 술 한잔
하기에 우리네 실내 포차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그래
서인지 1차 또는 2차, 3차로 이곳을 찾곤 하는데 이곳
의 사장도 이제는 우리의 기호를 알아서인지 오키나
와 술 아와모리를 시키면 얼음과 물을 셋팅하면서
맥주컵이 아닌 생맥주 조끼컵을 가져다 준다. 보통
첫 잔을 생맥주로 하고 컵을 바꾸기 귀찮고 또 자주
따르기도 귀찮아서 그냥 생맥주컵에 아와모리를 먹
다 보니 이제 맥주를 안 시키고 아와모리만 시켜도
그냥 생맥주 컵을 준다. 이곳에 살면서 모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오키나와 사람들과 결혼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와이프들 성격들이 다 다르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면 와이프들 이야기가 술
안주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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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술 먹는 사진만 잔뜩 올렸
더니 지인들은 맨날 술 만 먹고 사는 줄
안다. 밥도 먹고 산다.
누군 술 마신다고 하면 바로 보내주는데 누군 한 달
에 한번 간신히 술을 마시러 나올 수 있다느니, 술 마
시러 가기 위해서 평소 가정봉사를 충실히 해야 한
다느니….오키나와 사람과 결혼을 하고 나니 주위로
부터 이러한 질문을 자주 듣는다. “한국여자랑 오키
나와 여자랑 어때요”? 그럼 난 “글쎄요 한국여자랑은
안 살아 봐서 모르겠고, 여자들은 전세계 다 똑같은
것 아닐까요?”라고 대답을 한다. 주말에 자주 술을 먹
으면서 늦게 들어오고 그 덕에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을 누가 좋아하랴. 그런데 그런
것을 알면서 또 이곳에 살고 있는 한국 남자들은 이
런 저런 핑계를 만들어 번개 모임을 갖고 술 자리를
한다. 호르몬 곱창을 구우면서 떨어지는 기름에 캠프
파이어라도 하듯 마냥 좋다고 웃으면서 다들 아와모
리 가득 담긴 생맥주컵을 부딪힌다.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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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떴을 때 따뜻한 햇살이 창가를 통해 들어
오는 맑은 날씨가 되면 왠지 출근하는 길이 상쾌해 진
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이지만 그러한 열린 마음이 귀
엽고 산뜻한 녀석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하는 힘이
되어 준다.
긋모닝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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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말랑 말랑한 돼지족발 데비치가 들어간 오
뎅. 오키나와 사람들이 이용하는 슈퍼 산에이에서 점심
도시락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오뎅 코너 앞에 서서
가장 먼저 집어 든 것이 바로 이 데비치이다. 입에 넣으
면 녹는 부드러운 맛. 아~~~아츠캉 땡기네.
오뎅 # 산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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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 맛있어요
오키나와에서 맛있는 게 뭐에요? 라고 물어오면 뭐라 대답을 해 줘야 할까. 처음에 오키나와 소바를 먹
었을 때 면도 딱딱하고 국물도 느끼하고 했던 첫 경험?이 있기에 오키나와 소바라고 할 수도 없고 일본
에 오셨으면 라면 한번 드셔 봐야지요? 라고 말하기에도 그렇고. 사실 오키나와에 살다 보니 이제는 못
먹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 맛있는데 특별히 맛있는 게 뭐 있어요 라고 하면 딱히 대답해 줄 것이 없다.
오키나와의 건강식이라고 하는 순두부, 그리고 각 종 아름다운 건강 문구들을 넣어서 요즘 인기리에 잘
팔리고 있는 해초 모즈쿠(큰실말). 그리고 오키나와 하면 떠오르는 삼겹살의 라후테, 족발의 데비치 등
각종 돼지고기 음식들이야 인기가 많지만 한국 사람들이 굳이 찾아가며 먹을 만한 것은 사실 아니다. 따
라서 난 그냥 다 맛있다고 하고 싶다. 아무리 한국 사람들이 김치가 좋다고 해도 김치 맛이야 다 다를 것
이고 뭐 입맛이야 다를 테니 오키나와 음식은 내가 생각할 때 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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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CERY
요즘 왜 이리 고추장이 맛있는지. 한국
의 태양초 고추장이 하얀 쌀 밥의 밥도
둑이 되고 있다.
오키나와의 음식은 맛이 있지만 역시나 한국사람에
게 있어서 한국음식을 먹고 싶어지는 마음은 신토불
이를 생각나게 하는 간절함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간
절함은 그냥 매운맛을 갈구하는 열정으로 바뀌게 되
고 그 열정은 슈퍼에서 청량고추 대신 고추 비슷하게
생긴 일본의 시시토우라도 사서 풋풋한 매운 맛이라
도 대신하고자 한다. 일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매운
시시토우를 또 더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냐고 신기해
할 지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의 심리는 저 매운 고추장
보다 더 매운 한국의 청량고추 하나 집어 뻘건 고추장
한 가득 무쳐 한 입 베어먹고 싶은 마음이야 길고 긴
외국 생활의 작은 소망일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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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랜드마크 긴텐가이 벽화
오키나와현 내외의 그림그리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낸 오키나와시 긴텐가이 상점가의 벽화가 완성
이 되었다. 셔터 내려진 가게들로 가득한 상점가가 새로운 변신을 통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시간과 땀 그리고 돈을 들여 공들어 만든 벽화프로젝트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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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벽화마을을 보면서 오키나
와도 낡은 건물들이나 담벼락을 이용해 벽화를 그
리면 사람들을 불러 들여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텐데 왜 안 하지 라고 자주 말을 하곤 했는데, 오키나
와시 코자 사거리의 긴텐가이 상점가에서 결국 벽
화 프로젝트로 몇 개월에 걸쳐 벽화를 완성시켰다.
관광자원이 없는 오키나와시의 하나의 랜드 마크가
될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벽화가 긴텐가이 상점가
의 특징 뿐만 아니라 오키나와의 길고 긴 다양한 역
사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류큐왕국 이전의 오
키나와, 류큐왕국의 오키나와, 오키나와 전쟁, 그리
고 미군통치와 미군기지에 걸쳐 투박하지만 오랫동
안 감상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벽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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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을 맞이해서 오키나와시의 중심가에 위치한 상
점가로 지금은 셔터가 내려진 곳이 반 이상인 이치
방가이 상점가에서 오키나와 시 중심시가지 상점가
연합회의 신년 기원제가 열렸다. 오키나와시 시장도
참석을 하고 상점가 연합회 회장 및 관광협회 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가를 하고 시 중심시가지 지역 활
성화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해서 한 해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기원하는 이벤트를 가졌다. 일본
에서는 새해의 번영을 위해 카가미 타타키라는 것을
하는데 큰 나무 술통의 뚜껑을 나무 망치로 내려쳐
깨고 술을 나눠 마시는 행사를 갖는데 역시 잔칫집
에서 얻어먹는 금박이 들어간 술 한잔이 정말 맛있
었다.
상점가 연합의 기원제인데 실제 상점들의 오너들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기원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되야 될 텐데….
신년 번영을 위한 상점가 연합 기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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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OR BLACK
1945년 일본이 전쟁에서 패전하고 지금의 가고시마 현 남부 지역부터 오키나와 전체를 도마뱀 꼬리를
자르듯이 미군정에게 주면서 오키나와는 1972년 까지 27년간 미군이 통치를 하게 된다. 당시 돈 대신 미
군의 군표가 사용되었고 그 후 달러가 사용되면서 미군의 한 기지촌으로 변모하는 오키나와에서 미군
들도 백인과 흑인들의 갈등이 엄청 심했다고 한다. 지금의 파크에비뉴 거리와 고야 사거리 게이트거리
부근은 백인들이 다니는 거리로 파크에비뉴 뒷 쪽 지금 가마라라고 불리우는 지역과 요시하라라고 하
는 지역부터 코자사거리 근교를 흑인들이 다니는 거리로 구분이 되었다고 한다. 흑인들이 주로 있던 거
리에는 사창가들도 많았고 그 영향으로 아직도 그런 영향을 받아 일부 밤의 영업을 하는 곳들이 남아
있다. 우리 나라 만큼 다양한 모습의 오키나와. 낯선 곳을 산책하다 오바아 식당 (할머니가 운여하는 식
당)이라도 나오면 왠지 맛있을 것 같고 반가워지는 것처럼 오키나와의 새로운 사실들을 역사 속에서 발
견하는 재미 또한 반갑게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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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신년회
아는 형님이 같이 가자고 해서 찾은 자리. 이곳에 가니 오키나와의 악기 산신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어르신들이 술
한잔을 하면서 신년 모임을 갖고 있었다. 오키나와에 처음 왔을 때 오키나와 악기인 산신을 배우고 싶어서 악기를
파는 곳을 인터넷에 검색해 산신을 사서 연습한 적도 있는 나로서는 관심이 많았기에 처음 간 어색한 자리임에도
나도 모르게 편한 마음이 들게 될 정도로 산신의 음률이 마음을 안정되게 만들어 준다. 줄이 세줄이라서 산시엔이
라고 중국에서 불렀는데 이게 오키나와 발음으로는 산신이 되고 일본으로 넘어가서 악기가 조금 변형되어 사미센
이 된다. 오키나와 하면 떠오르는 이 악기 그리고 오키나와에서는 어디를 가도 들려오는 산신 음악들. 어찌 보면 오
키나와 사람들이 모이면 산신을 연주하는 사람이 한 두 명은 꼭 있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이날 이 자리는 산신을
가르치는 사부와 제자들의 자리였기에 동시에 산신이 다섯 개나 등장해 스페셜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 기회에
다시 산신을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인상 깊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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徳山義広
오키나와시에 뮤직타운이라는 건물이 있다. 뮤직타운 3층에는 오토이
치바라고 해서 라이브홀이 있는데 뮤직타운 관장님이자 오키나와 피
스풀 러브 락 페스티벌의 총괄 프로듀서이신 토쿠야마상께서 오키나
와 신문 류큐신보의 12회 미야라 쵸보우 음악특별상을 수상하셨고 그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오키나와시 관광협회의 주최로 축하파티가 열
려서 참가를 했다. 오키나와시 부시장과 시 관계자를 포함, 다양한 인사
들이 참가를 해 축하의 말씀을 건넸고 한국과의 교류에 감사하고자 대
표로 축하 코멘트로 표현을 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키나와 음악계 의 대부
토쿠야마 요시히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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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nawa Peaceful Love Rock Festival
일본의 록 페스티벌 중에 긴 역사를 지닌 페스티벌 가운데 하나인 오키나와 피스풀 러브 락 페스티벌은
1983년에 시작을 해서 32년째를 보내고 올 해 여름 33회째를 준비하고 있다. 페스티벌이 6회째가 되어
개최가 어려워질 때 손을 들고 돈이라도 빌려서 하겠다고 나선 분이 바로 토쿠야마상이다. 작년에 환갑
을 맞은 토쿠야마상은 아티스트 출신도 아니지만 음악 프로듀서로 오키나와에서의 음악을 통한 다양
한 교류의 장을 만들고 계신 분으로 한국에도 관심을 갖고 여러모로 도움을 주시고 계신 분으로서 오키
나와에서 이 분을 알게 된 것이 정말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3년 전부터 한국의 아티스트들과도 교류
를 시작하면서 음악을 통해 한국과 오키나와의 교류가 시작되었고 관장으로 있는 뮤직타운을 중심으
로 오키나와시는 음악의 타운으로 변화하고 있다. 늘 긍정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잃지 않으시는 푸근한
할아버지 같은 인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토쿠상이라 불리며 오키나와의 음악시장 발전 에 공헌을 하
신 토쿠야마상. 이번에 수상한 오키나와 음악계의 아버지인 미야라쵸보오 음악 특별상은 토쿠상을 아
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받을 만하지 라고 고개를 끄떡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