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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LG Business Insight 2016 7 6 LGERI 리포트 최근 한국 석유화학산업에 대하여 상반된 시각들이 공존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업종으로 거론되는가 하면, 상 반기 실적도 좋고 하반기 전망도 양호한 업종이라는 발표도 나온다. 또 중장기적으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대형 설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중기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업계의 산업경기 전망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석유화학의 호황은 2017년경 완만하게 하향세로 바뀌겠지만 큰 어려움 없는 조정 수준이고, 1~2년의 조정기간을 거쳐 다시 상승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위축되었던 설비투자가 다시 활발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거시 환경 변수나 경 쟁구도 변화를 볼 때, 석유화학 산업의 경기를 예상보다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적지 않다. 첫째, 수요성장이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매년 하향 조정되 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석유화학 수요 성장도 예상에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유가가 예상보다 빠 르게 상승하는 리스크다. 가스 및 석탄 기반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유가는 제품 수요 위축과 상대 적인 원가경쟁력 약화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째, 중국시장의 자급화가 석유화학 전제품으로 확산되는 것과, 또 중국 석유화학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갖는 제품들이 이제는 범용뿐만 아니라 기능성제품에서도 증가하고 있 다는 것이다. 네번째 리스크는 최근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면서, 석유화학 설비투자 검토 및 추진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현재 검토 계획들 중 과반수 정도만 추진되어도 중장기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섯번째는 중국의 석탄화학처럼, 미국과 중동 등 산유국에서 천연가스나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의 상업화가 검토되고 있다. 경쟁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는 요인이다. 향후 석유화학산업 경기에서 리스크 요인들이 어떤 양상으로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그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다. 기업 스스로가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대응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형 설비투자에 보다 신중을 기하면서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고, 제품/품질 고도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 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내부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체질 구축을 위해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석유화학 경기 낙관적 전망을 경계하는 이유 임지수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1. 석유화학 경기에 대한 업계의 시각 2.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5가지 리스크 요인 3. 한국 석유화학 기업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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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최근 한국 석유화학산업에 대하여 상반된 시각들이 공존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업종으로 거론되는가 하면, 상

반기 실적도 좋고 하반기 전망도 양호한 업종이라는 발표도 나온다. 또 중장기적으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대형 설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중기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업계의 산업경기 전망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석유화학의 호황은 2017년경 완만하게

하향세로 바뀌겠지만 큰 어려움 없는 조정 수준이고, 1~2년의 조정기간을 거쳐 다시 상승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위축되었던 설비투자가 다시 활발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거시 환경 변수나 경

쟁구도 변화를 볼 때, 석유화학 산업의 경기를 예상보다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적지 않다.

첫째, 수요성장이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매년 하향 조정되

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석유화학 수요 성장도 예상에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유가가 예상보다 빠

르게 상승하는 리스크다. 가스 및 석탄 기반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유가는 제품 수요 위축과 상대

적인 원가경쟁력 약화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째, 중국시장의 자급화가 석유화학 전제품으로 확산되는 것과,

또 중국 석유화학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갖는 제품들이 이제는 범용뿐만 아니라 기능성제품에서도 증가하고 있

다는 것이다. 네번째 리스크는 최근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면서, 석유화학 설비투자 검토 및 추진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현재 검토 계획들 중 과반수 정도만 추진되어도 중장기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섯번째는 중국의 석탄화학처럼, 미국과 중동 등 산유국에서 천연가스나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의 상업화가 검토되고 있다. 경쟁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는 요인이다.

향후 석유화학산업 경기에서 리스크 요인들이 어떤 양상으로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그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다. 기업 스스로가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대응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형 설비투자에 보다 신중을 기하면서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고, 제품/품질 고도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

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내부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체질 구축을 위해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석유화학 경기 낙관적 전망을 경계하는 이유

임지수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1. 석유화학 경기에 대한 업계의 시각

2.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5가지 리스크 요인

3. 한국 석유화학 기업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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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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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에서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과

중기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최근 한국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평가가 양분되어 나타나고 있다. 5대 취약 업종

또는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 거론되는가 하면, 상반기 기업들의 경영실적도 좋고

하반기 경기 전망도 양호한 호경기를 구가하는 업종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또한 중

장기 전망에 대한 시각도 양 방향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

과, 대형 플랜트 투자가 위축되면서 중기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한다.

이러한 시각 차이1는 대체적으로 전망 주체에 따라 구분되는 경향이 있다. 정부

및 관련 연구기관, 언론 등 업계 외부에서는 주로 부정적으로 보고, 업계는 전체적

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최근 국내외 석유화학 업계의 설비 투자

검토 발표가 증가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경영진의 코멘트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금년에 개최된 세계 석유화학 회의2를 비롯하여 구미 메이저 기업의 IR 설명회에서

도 석유화학 경기를 낙관하는 전망이 다수 발표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최근 업계에서 나타나는 경기 전망에 대한 시각을 점검하고, 이러한

시각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리스크 요인, 한국 석유화학 기업이 고민해야 할 이슈

와 과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석유화학 경기에 대한 업계의 시각

세계 석유화학, 불확실성이 만든 경기 기대

매년 3월말 미국 휴스톤에서는 화학산업 컨설팅 및 연구기관인 IHS Chemical(구

CMAI)이 ‘세계 석유화학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곳은 전 세계 1000명 이상의 업

계 관계자들이 모여서 발표를 듣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산업의 이슈와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가 만들어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IHS는 회의에서 향후 5년의 산업 경기 전

1 �석유화학�업종에�대한�시각이�이렇게�나누어지는�것은�크게�두가지�근본적�원인이�있다.�첫번째는�산업의�분절적(Fragmented)�특성�때문이다.�즉�어떤�제품을�생산하느냐에�따라�업황�차이가�크다는�것이다.�기초원료(Up-stream)�보유�기업과�제품(Down-

stream)�중심�기업간,�또�플라스틱과�섬유원료,�합성고무�등�제품�간에도�업황�차이가�크다.�결국�석유화학을�하나의�영역으로�

포괄하여�업종�경기를�말하는�것�자체가�문제일�수�있다.�두번째는�석유화학이�경기�의존도가�높기�때문이다.�세계�경제성장률

이나�유가,�중국�정부�정책�등을�어떻게�예상하느냐에�따라�경기�전망이�크게�달라지는데,�중요한�거시�변수들의�불확실성이�큰�

것도�상반된�시각을�갖게�만드는�원인이다.

2 IHS�주최의�‘세계�석유화학�컨퍼런스’,�아시아�각국�협회에서�공동�개최하는�‘아시아석유화학회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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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6 7 6 2322 LG Business Insight 2016 7 6

석유화학 업계는

향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하강이

큰 불황은 아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망을 발표하는데, 그 내용이 업계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어 왔다. 올해는 2014년

부터 시작된 석유화학 호경기가 2017년부터 하강하고, 2019년까지 조정기에 들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발표되었다(<그림 1> 참조). 그러나 경기 저점의 이익 수준이 과

거대비 높고, 경기 조정기간도 2~4년 수준으로 과거 보다 짧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

다. 수십년간 경기 변동 속에 혹독한 불황도 경험했던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금번 경

기 하강은 큰 어려움은 없는 가벼운 조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IHS는 현재의 호경기 뒤 경기 조정이 이렇게 완만한 이유에 대하여 “기업 경영

진들의 요구 수익성 기준이 과거보다 높아져, 설비투자 결정이 지연되기 때문”이라

고 설명한다. 이는 에너지의 상대 가격, 세계 경제, 자원보유국 후발 기업들의 공격

적 투자 가능성 등 중요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경영진이 감내해야 할 리스

크 프리미엄이 높아졌고, 향후 기업의 나아갈 방향성을 명확히 하기 어려운 상황에

서 투자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셰일혁명 이후 낮아진 원료가격 및 에너지 비용으로 호경

기를 구가하는 미국 화학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더욱 낙관적이다.

미국의 대표 석유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은 세계 에틸렌3 설비 가

동률이 중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타이

트한 에틸렌 수급상황이 2020년까지 기초설비 보유 석유화학기업

의 경기 호황을 가능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

는 ① 유가급락으로 투자 주도세력이던 미국 및 중국의 설비투자

지연 및 보류가 지속되고 있고 ② 구미지역 오래된 舊설비들의 가

동 차질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③ 이란과 중국 등 지역 신규 참

여 기업들의 초기 설비가동 불안정으로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이다.

국내 석유화학, 경기 기대감으로 투자 검토 활발

이런 분위기는 국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부터 2016년 상

반기까지 원료설비(NCC, 나프타분해설비)를 보유한 전통 석유화

3 석유화학�Up-stream의�주성분으로,�폴리에틸렌(PE)를�비롯하여�다양한�플라스틱,�섬유,�고무의�기초�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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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세계 기초 화학/플라스틱1 EBIT2 전망

<그림 1> IHS, “내년부터 완만한 경기 조정 후 회복”

주 : 1. 올레핀, 아로마틱스, 클로르알칼리, 플라스틱 기준

2. Weighted Average Earnings Before Interest & Taxes

자료 : IHS World Petrochemical Conference (20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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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능력과 수요(10억 파운드) 글로벌 가동률(%)

수요

생산능력

가동률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 수요, 가동률 전망

<그림 2> 다우, “기초 석유화학 호황 장기화”

자료 : 다우케미칼 IR 발표자료 (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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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업들의 경영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또 상당수의 합성섬유원료나

합성고무, 우레탄 등 개별 제품 기업들은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

극적인 감산과 원료가격 하락 수혜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되는 추세가 나타

나고 있다(<그림 3> 참조). 경영실적 개선으로 원료설비를 보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규 설비투자가 활발하게 검토·진행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온 롯데케미칼과 한화토탈 뿐만 아니라, 대한유화

와 여천NCC, SK종합화학과 S-Oil 등 정유사의 화학사업까지 수직계열화

를 갖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존 설비 확장 또는 해외 설비 투자를 추진하

고 있다.

2.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5가지 리스크 요인

석유화학 산업의 양호한 업황이 올해까지 유지되고, 2017년 하반기 또는 2018년부

터 하향 조정기간을 가질 것이라는 시각은 대체로 유사하다. 즉 단기적으로 큰 위기

라고 보는 시각은 드물다. 문제는 중장기에 대한 부분이다. 상황이 좋을 때에는 현

재의 추세가 유지된다고 보고 투자계획이 수립되는 경향이 있는데, 보다 신중해져

야 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하지만 중대한 리스크들이 많고,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러

한 분위기가 경기 하향을 당초 예상보다 더 어렵고 길게 만들곤 했기 때문이다.

최근 10여년간 업계 및 관련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중기 석유화학 경기전망이 현

실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2000년대말 석유화학 경기가 중동과

중국발 대규모 신규설비 가동으로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신규설비 가

동 지연과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으로 호황이 유지되었다. 또 반대로 2011

년에는 ‘커머더티 슈퍼싸이클(Commodity Super-cycle)’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면서

장기호황이 예견되었지만, 지연되던 중동국가들의 설비 가동이 집중되고 중국정부

의 긴축이 시작되면서 경기 급락을 경험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석유화학 경기는 수

치적으로 계산되는 수급 전망 외에도 에너지 가격, 세계 정치환경 변화, 주요국 정

부정책, 대형 플랜트의 가동 이슈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에 의해 경기 방향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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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설비 보유(Upstream) 기업1)

제품 중심(Downstream) 기업2)

(%)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영업이익률(산술평균)

<그림 3> 한국 석유화학, 실적 개선 추세

1) LG화학 기초소재본부,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2) 금호석유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휴비스, KPX

케미칼, 휴켐스, 이수화학, 국도화학, 카프로, 한화화인

케미칼(’16.1Q 실적에는 미포함)

자료 : KisVa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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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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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석유화학 경기

변수 중 가장 큰

리스크는 ‘수요 성장’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바뀌고 높낮이가 변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은 전문 연구기

관들의 수급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전망보다는, 경기의 방향성을 바꿀 수 있는 핵심

가정과 변수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전략 실행의 기회와 리스크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석유화학 기업 입장에서 고민해야 할 향후 경기 전망

의 리스크 요인들을 하나씩 점검해 보자.

리스크 1 : 기대에 못 미치는 수요 성장

향후 석유화학 경기 변수 중 가장 큰 리스크는 ‘수요 성장’ 이슈라고 보인다. 그 이유

는 석유화학은 제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기초소재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 성장률,

그 중에서도 제조업 성장 추세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이 크고,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 세계 경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을 매년 반복하

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성장요소 중에서도 세계 교역 둔화와 함께 제조업에

대한 투자 및 성장이 더욱 둔화되는 추세이다.

현재 석유화학 제품 수요 전망은 다소 낙관적인 경제성장 전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문 분야가 아닌 무언가를 전망해야 할 때에는 권위 있는 글로벌 기관의 전

망 수치를 참고하게 되는데, IMF나 세계은행 등 글로벌 경제전망 발표 기관의 경제

전망 수치가 최근 몇 년간 현실보다는 낙관적인 경향을 보여왔다(<그림 4> 참조).

이것은 2011년 중국의 감속 성장이 시작된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은 3%대 초반

으로 낮아졌는데, 경제성장률 전망은 매년 지금보다는 회복되어 과

거 평균 수준인 4% 대로 회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이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과소

평가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올해와 같은

3% 전후의 세계 경제 성장이 경기 위축 국면에서의 일시적인 현상

이 아니라, 한 단계 낮아진 균형 성장 수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4

만약 금년부터 향후 5년간 세계 경제성장률이 현재 국제 기관

의 전망처럼 3.5% 이상이 아니고, 현 수준인 3.0% 수준으로 낮아

진다면 세계 기초 석유화학제품의 수급 밸런스는 상당한 차이가 나

4 “낙관적�경제�전망을�경계해야�하는�이유”�(LG�Business�Insight�201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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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치

실제치

전망오차

주요 세계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 오차 추이

<그림 4>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반복

자료 : “낙관적 경제 전망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LG Business Insight

201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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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6 7 6 2726 LG Business Insight 2016 7 6

타날 수 있다. 현재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IHS의 에틸렌 수급 밸런스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에틸렌 수요 성장률은 연평균 3.7%로 전망되고 있

다. 이 경우 에틸렌 설비의 향후 가동률은 2015년 88%에서 2018년

86%로 소폭 조정되었다가, 2020년 89%로 다시 타이트해 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5년간 세계 경제성장률을 3.0%, 에틸렌 수요의 GDP

탄성치5를 0.8로 가정할 경우, 세계 에틸렌 설비의 가동률은 2015년

88%에서 2018년 83%로 낮아지고 2020년까지도 저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세계 경제성장과 제조업의 회복을 보수적으로 볼 경우에는, 석

유화학 경기 지표인 에틸렌 설비의 가동률이 하향 조정 후 당분간 회복되지 못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그림 5> 참조).

리스크 2 : 예상보다 빠른 고유가 회복

두번째 리스크 요인은 ‘유가 상승’이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이 석유화학 경기에 긍

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말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유가 상승이 경기 호조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일 때에는,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가 용이해 긍정적 결과

를 가져왔다. 반면 수요 요인 없이 공급 차질에 의한 것일 때에는 석유

화학 원가를 높여 제품 수요를 위축시키고, 세계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여 경기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유가 변동이 석유

화학에 미치는 영향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 혁명 이후 고유가는 한국과 같은 석유기반 기업

들에게는 부정적 영향이 커졌다. 전세계 석유화학 기초제품 에틸렌의

원료가 석유 기반의 전통원료와 가스·석탄 계열의 비전통원료로 양분

되면서, 상대적인 원가경쟁력이 중요한 변수가 되었기 때문이다.6 유가

가 상승하면 석유제품을 원료로 투입하는 석유기반 설비의 원가 경쟁력

5 수요성장률�/�경제성장률�;�최근�15년간의�탄성치는�‘01~’05�:�0.75%,�‘06~’10�:�0.82%,�‘11~’15�:�0.80%(산술평균)

6  미국�셰일혁명�이전에도�중동�등�지역은�저가의�가스�기반�석유화학�설비를�운영하고�있었으나,�세계�설비에서�차지하는�비중이�20%�미만으로�경쟁구도에�미치는�중요도가�낮았다.�그러나�셰일혁명�이후�미국이�저원가�가스기반�지역으로�바뀌고�

석탄화학까지�부상하면서,�세계�석유화학은�석유기반�대�가스/석탄기반�설비의�경쟁구도가�중요한�한�축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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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S(WPC 2016)

경제성장률 3.0%수요성장률 2.4% 가정

세계 에틸렌 설비 가동률 추이 및 전망 시나리오(%)

<그림 5> 세계 경제성장 3%로 낮아지면 석유화학 경기 불황 장기화

자료 : LG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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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

사우디에탄

미국에탄

중국석탄(CTO)

서유럽나프타

동북아나프타

2014($93/bbl*)2016($38/bbl)2020($77/bbl)

($/MT)

세계 주요 지역의 폴리에틸렌 생산비용 전망

<그림 6> 석유기반 설비 경쟁력 유가 상승시 크게 약화

* WTI로 IHS의 유가 전망 기준

자료 : I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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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6 7 6 2726 LG Business Insight 2016 7 6

현재 한국 석유화학

기업이 누리는

저유가 수혜는

지속되기 어려운,

한시적 여건일

가능성이 높다.

“이 약화되고, 비전통자원 기반 설비들이 가동률을 높이면서 공급 경쟁이 더욱 치열

해진다. 더욱이 세계 석유화학 설비투자를 주도하는 비전통자원 보유 국가들의 신

규 투자 추진이 활발해지면서 중장기 공급과잉 가능성까지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고유가 환경은 한국 석유화학기업에게 부정적이고 반대로 저유가 환경은 긍정적이

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2015년에 시작된 저유가7 상황은 한국

석유화학 기업에게 우호적 환경이다. 공급 측면의 이슈로 유

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크게 나쁘지

않은데다, 원가 하락 대비 제품가 변동은 상대적으로 느리고

양호한 수급 밸런스로 가격 하락이 제한적이었다. 더욱이 저

유가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전망도 불투명함에 따라, 일부 가

스/석탄 기반 대규모 투자가 보류 또는 지연되고 있다. 현재

한국 석유화학 기업 실적 호전과 낙관적 전망의 상당부분은 ‘저유가’ 환경으로 해석

할 수 있다.

현재 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각 차가 크다. 미국 셰일 오일

의 탄력적 생산량 조정으로 중기 균형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에서 형성될 것이라

는 시각과, 세계적인 석유개발 투자 감소 및 산유국 경기 침체에 따른 정치 불안정으

로 공급이 불안정해 지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고유가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그러나 어떠한 시각이든 올해 상반기에 경험한 배럴당 30~40달러 수준의

유가는 지속되기 어렵고, 중기적으로 배럴당 50~80달러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8 즉 한국 석유화학 업계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저유가 수혜는 지

속되기 어려운, 한시적 여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리스크 3 : 중국이 자급화를 넘어 수출시장 경쟁자로 변신

중국 시장, 중국 기업이 어느 정도까지 변신할 것인가의 문제도 한국기업에게는 중

요한 변수다.

7  유가�수준에�대한�평가는�객관적�기준이�없지만,�본�고에서�저유가는�배럴당�50�달러�미만,�고유가는�배럴당�70�달러�이상으로�구분함

8 ‘석유�공급�과잉�줄면서�공급�차질에�따른�리스크�상승’�(LG�Business�Insight�2016.6.29)�참조�

<표 1> 주요 기관 및 투자은행의 국제유가* 전망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IHS (’16.3)

48.7

38 47 57 66 77

Morgan Stanley (’16.2) 30 40 70 85 90

HSBC (’16.1) 45 60 75 - -

Barclays (’16.2) 40 55 70 70 -

Goldman Sachs (’15.12) 50 65 65 60 55

* WTI 기준, WTI를 발표하지 않는 경우 Brent 기준 적용

자료 : WIS Macro Report, 각 증권사 에너지섹터 애널리스트 리포트

(단위 : 달러/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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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협은

양적 성장뿐만 아니다.

중국기업의 질적 성장이

더 위협적이다.

“한국 석유화학기업에게 중국 시장은 ‘성장의 기반’이자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이것은 한국 석유화학의 성장이 한창 진행된 1990년대부터 세계 금

융위기 속에도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으로 높은 수입 증가세를 유지한 2011년초까

지, 장기간 업계 전반에 상식처럼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1년 중국 정부의 긴축 정

책이 시작되고 감속 성장이 진행되면서, 수출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빠르게 축소되

고 있다.

실제로 2015년 중국의 주요 석유화학제품9 9개 품목의 순수입은 2010년 대비 13%

감소했다. 이중 폴리에틸렌(PE)과 에틸렌글리콜(EG)의 수입이 크게 증가해서 감소폭

을 축소했지만, PE와 EG를 제외한 제품들의 순수입은 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더욱이 2016년 1월부터 4월 누적 기준 수출입 통계를 보면 수입이 증가해온 PE와 EG

도 수입량이 각각 2%, 26% 감소했고, 수입이 유지되던 폴리프로필렌(PP)은 프로판

및 석탄 기반 설비들이 가동되면서 수입량이 21%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의 석

탄/가스 기반 설비 영향이 가시화 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수입이 빠

르게 감소해온 폴리염화비닐(PVC)과 테레프탈산(TPA)은 오히려 순수출로 전환되었

다. 자급체제를 구축한 일부 중국 제품은 이제 수출시장의 경쟁자가 된 것이다.

중국도 세계 시장의 일부이기 때문에 중국의 자급화가 한국 석유화학기

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또 장치산업의 특징적 현상인 수급 불균

형에 따른 경기 싸이클이 사라질 것으로 볼 이유도 없다. 그러나 글로벌 잉여

물량을 안정적으로 흡수해온 수입 시장이 사라질 경우, 각국 과잉설비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업계의 경기 싸이클을 관통하는 평균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중국의 위협은 양적 성장뿐만 아니다. 중국기업의 질적 성장이 더 중

요한 이슈이다. 석유화학 산업에서 중국기업의 질적 성장은 두가지 방향이다.

첫번째는 민간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며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2010년 중국 주요 석유화학제품 설비에서 민

간 기업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즉 대부분의 설비가 국영

기업에 의해 운영되면서, 기업 운영에서 효율성이나 수익성, 성장 등의 이슈

9  한국석유화학협회에서�중국�수출입�통계를�관리하는�5대�합성수지(PE,PP,PVC,PS,ABS)와�4대�합성섬유원료(EG,�TPA,�AN�카프로락탐)�등�9개�제품�기준

<표 2> 중국 석유화학 수입 크게 감소 중국의 주요 석유화학 제품1) 순수입 변화

2010

(천톤)

2015

(천톤)

증가율

(’10→’15)

합계 31,025 26,991 -13%

합성수지 16,672 17,490 5%

PE 7,633 10,437 37%

PP 4,730 4,682 -1%

PS 950 719 -24%

ABS 2,114 1,601 -24%

PVC 1,245 51 -96%

합성섬유원료 14,353 9,500 -34%

TPA 6,637 129 -98%

EG 6,639 8,752 32%

AN 446 398 -11%

카프로 631 222 -65%

1) 한국석유화학협회에서 통계를 관리하는 5대 합성수지와

4대 합성섬유원료 기준

자료 : 한국무역협회 중국무역통계, 한국석유화학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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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간기업은

기술이 확보되고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동시다발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에 크게 천착하지 않아왔다. 특히 중국의 3대 국영석유화학기업(Sinopec, CNPC,

CNOOC)은 모두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서, 석유화학사업은 매출 비중이 10~20%

수준으로 전략적 의미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중국의 석유화학 투자를

민간에서 주도하면서 현재 민간기업 설비 비중이 40%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50%에 이를 전망이다.

민간기업은 석유화학 투자를 ‘기초소재 자급화’라는 정책적 목적을 위해서가 아

니라, 이익 추구를 위해 진행한다. 따라서 기술 확보가 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성

장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글로벌 수급에 관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투자를 실행한

다. 이 때문에 테레프탈산이나 우레탄 원료 등 제품의 생산능력을 몇년만에 3~5배

로 급격히 증가시켰으며, 가동률 유지를 위해 수출시장 공략까지 나서는 등 과거 국

영기업과 다른 경쟁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석유화학산업 13.5 계획

중국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13.5계획이 현지 협회와 전문가들을

통해 기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석유화학 제품 자

급화 계획은 12.5 계획 기간 중 화학섬유원료와 합성고무를 중심

으로 상당부분 달성되었고, 2020년까지 프로필렌 유도품도 자급

화에 근접시킬 계획이다. 다만 에틸렌은 향후 중동과 미국의 저가

원료 기반 수출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2015년 자급률

50%대에서 2020년 60%대로 상승 목표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중국정부의 12.5 계획에서 에틸렌 생산능력은 목표한

2,600만톤에 못 미치는 2,230만톤에

그쳤으나, 프로필렌은 목표한 2,200만

톤을 크게 상회하는 2,620만톤까지 증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0 정부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프로필렌 유도품의 수입량은 2014년

900만톤대에서 2020년 400만톤 미

만으로 크게 감소하게 된다. 그나마

에틸렌 유도품의 수입량은 2014년

1,700만톤 규모에서 1,800만톤 규모

로 증가량이 작지만, 수입 증가는 지

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 기초원료의 자급률 상승은 석탄 및 가스(프로

판) 기반 설비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석탄의 환경오

염 문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석탄화학을 포

기할 수 없는 이유는, 석탄화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감축하는 상

황에서 상대적으로 청정한 석탄화학의 육성이 없다면 서부내륙

석탄 산지의 경제불균형 개선 및 산업화는 더욱 요원해지기 때

문이다. 또 연안지역의 석유화학, 내륙지역의 석탄화학,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의 가스기반 화학으로 석유화학 소재의 ‘일대일로

정책(One Belt, One Road Initiative)’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효과도 존재한

다. 현재 중국의 석탄화학공정 상업기

술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올레핀 생

산설비(CTO/CTP) 기준 2014년 50%대

에 불과했던 가동률이 2015년에는

80%대 수준으로 올라왔다. 2020년 중

국정부의 석탄화학 기반 석유화학제품

목표 연간 생산량은 올레핀 1,600만톤

(중국 올레핀 생산량의 약 40%), 에틸

렌글리콜 600~800만톤, 벤젠 100만

톤 수준이다.

48% 49%

62%63%67%

93%

0

4

8

12

16

20

2010 2014 2020(F)

프로필렌자급률

에틸렌자급률

(백만톤)

에틸렌유도품수입량

프로필렌유도품수입량

<그림 7> 13.5 계획의 에틸렌·프로필렌 목표

자료 : Asian Chemical Connections, I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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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은 최근

기능성 제품 사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두번째는 기능성 제품 사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석

유화학 업계에서는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는 범용제품은 국영기업 주도 또는 해외자

본의 유치를 통해 건설하고, 자국 민간기업은 기능성 고부가가치 사업 육성에 집중

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기업이 기술의 학습을 통해 공정기술력을 확보하면, 기술

이 여러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생산능력이 급증하면서 해당 제품에서 글로벌

메이저 생산국가로 부상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과거 한국과 같은 신흥국

이 범용제품을 거쳐 기능성 제품으로 점차 나아가던 것과는 다른 경로이다. 범용제

품과 기능성제품을 동시에 육성하여 후발기업이 바로 선발 기업과 같은 영역에서

경쟁하는 이례적인 성장 경로를 만들고 있는데, 막강한 시장의 힘을 가진 중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으로 사례로 폴리카보네이트10(PC) 사업을 볼 수 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2000년대 중반까지 공정기술 라이선스가 어려운, 진입장벽이 있는 고기능 플라스틱

으로 분류되었다. 실제로 공정기술을 바이엘(현 Covestro)과 바스

프, 다우, 미쓰이, GE(현 SABIC) 등의 회사가 독점 보유하면서,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7년 GE

Plastic이 사우디 국영기업 사빅(SABIC)에게 매각되고, 아사히카세

이 등 일본기업들이 공정기술을 제공하면서 한국 기업도 설비투자

에 나서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도 사빅의 대규모 설비투

자 추진, 공정기술 라이선스, 자체 기술 개발 등을 통해 폴리카보네

이트의 설비투자가 급증했다. 동시다발적 투자 결과 2020년 중국의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능력은 한국 생산능력의 3배 이상, 세계 생산

능력의 29%를 점유할 전망이다. 대표 고기능수지로 분류되던 제품

에서 중국이 10년만에 메이저 생산 국가가 된 것이다.

현재 석유화학산업에서 나타나는 제품별 업황의 차이, 전망의

차이도 중국기업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중국 덕분에’가 ‘중국 때문에’로 바뀌는 데에는 5년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여러번 보아왔다. 이것이 우리가 중국 기업의 동향을 더욱 민

감하게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10 Polycarbonate,�고투명고강도�엔지니어링플라스틱으로�전기전자/자동차/기능성용기�등에�폭넓게�사용

SINOPEC47

CNPC21

2

민간기업17

8

SINOPEC25

CNPC12

310

민간기업45

5

2009 2019

CNOOC

CNOOC 5

지방성정부

지방성정부

외자기업외자기업 (단위 : %)

<그림 8> 중국 석유화학설비 민간 비중 빠르게 상승

주 : 에틸렌, 프로필렌, EG, TPA, 벤젠, PX, 메탄올 생산능력 기준

자료 : IHS WPC 2015

1.2%

6.6%

12.1%

28.6%

0

300

600

900

1,200

1,500

1,800

ʼ05 ʼ10 ʼ15 ʼ20

한국

중국

(천톤)

중국이세계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

한국과 중국의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능력

<그림 9> 중국의 폴리카보네이트 설비 급팽창

자료 : IHS Chemic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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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곳곳에서

에틸렌 설비 투자

계획이 확정 검토되고

있어 공급과잉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리스크 4 : 글로벌 석유화학 설비투자 재개

네번째 리스크는 세계 석유화학업계에 위축되던 투자가 다시 활발하게 검토되기 시

작했다는 것이다. 국내외 석유화학 업계에서 중장기 경기를 낙관하는 중요한 이유

는 중국의 석탄화학, 미국의 셰일기반 화학 투자가 마무리 되는 2018년부터 대형 플

랜트 투자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2~3년의 신규설비 물량이 점차 시장에 흡

수되면, 수급이 밸런스를 찾고 다시 공급이 부족해지는 시나리오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업계가 전체적으로 이런 기대감을 가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북미 지

역을 필두로 중국과 중동, 동남아 등 전세계 곳곳에서 에틸렌 설비 투자 계획을 확

정 또는 검토하고 있고,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증설계획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우선 미국에서는 유가 하락과 투자비 증가로 최종 결정을 미루던 투자 프로젝

트가 확정 진행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동북부지역에 Shell이 에틸렌 연산

150만톤의 에탄 크래커 건설을 확정지었고, 룻데케미칼이 주도하는 에틸렌 연산

100만톤의 에탄크래커도 최근 공사를 시작했다. 또한 브라질 브라스켐(Braskem)

과 멕시코 이데사(Idesa) 합작 프로젝트도 멕시코에 투자비 52억 달러를 들여 에틸

렌 설비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태국 PTT와 대만 Formosa도 미국에서 각각 100만

톤과 120만톤 규모의 에틸렌 설비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

했다.

이 외에도 이집트 카본홀딩스(에틸렌 150만톤), 태국 PTT(에틸렌 50만톤), 카자

흐스탄 KPI(에틸렌 84만톤), 러시아의 Sibur(에틸렌 150만톤) 등 전세계 곳곳에서

투자 검토가 발표되고 있다. 또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중국 셴화와 사우디 사빅

이 합작으로 중국에 대형 석탄화학 콤플렉스 건설 검토를 시작했고, 이란도 수출 금

수 해제 이후 석유화학 콤플렉스 투자에 동참할 글로벌 투자자들을 적극 물색하면

서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과거처럼 중동, 중국, 미국 등 특정 지역 주도의 투자 러시가 두드러지지는 않지

만, 전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투자 검토 계획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중 절

반 이상이라도 추진될 경우 2017~2019년 미국의 셰일기반 설비에 의한 경기 조정

이후에도 상당기간 공급 과잉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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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검토되는 설비의

절반 이상이 실행되면

공급과잉이 지속될 수

있다.

“리스크 5 : 신공정 석유화학제품 생산공정의 상업화

2010년 이후 중국은 석탄화학이라는 오래된 기술을 에틸렌/프로필렌 생산공정으로

상업화 시켜서 자국 석유화학제품의 자급률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석탄은 화학산

업 초기 중요한 원료였지만, 나프타(석유제품)와 에탄(천연가스 부산물)에 밀려서

실제 대형 상업 공장에서는 원료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이 오래된 공정기

술의 대형화, 상업화를 성공시키면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새로운 석탄화

학 산업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제 석유와 천연가스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천연가스에서는

부산물인 에탄/프로판을 원료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천연가스(주성분 메탄)에서 석유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천연가스가 풍부한 미국, 이란,

트리니나도토바코 등이 일차 추진 지역이다. 미국에서는 BASF가 천연가스기반 프

로필렌(Methane to Propylene) 공장 건설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가스나 석

유제품 부산물인 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것 보다는, 투자비가 좀 더

들더라도 천연가스에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것이 장기 수익성에서 더 유리하다는

<표 3> 최근 대형 석유화학 단지 투자 검토 활발 세계 주요 에틸렌 투자 계획 (2019년 이후 완공 기준)

지역 기업명생산능력

(천톤/년)완공시기 진행 상황

북미

Sasol(남아프리카공화국) 1,500 2019 미국, +PE/EO/알코올류 등, 투자비 110억 달러, 공사중

LACC(Lotte) 1,000 2019 미국, +EG, 투자비 31억 달러, 공사 시작

Shell 1,500 2020 미국, +PE, 투자 확정

Badland NGL 1,500 2020 미국, +PE, JV 파트너 물색 중

Formosa(대만) 1,200 NA 미국, +PE,PP,EG, 투자비 약 94억 달러, 검토중

PTT Global(말레이시아) 1,000 NA 미국, 투자비 약 57억 달러, 일 마루베니와 JV 협상중

Braskem Idesa JV 2021 멕시코, 투자비 약 52억 달러, 원료 장기 공급 협의

중앙

아시아

Sibur* 1,500 러시아, 투자비 약 95억 달러, JV 탐색 및 타당성 검토중

Kazakhstan Petrochem. 840 카자흐스탄, +프로필렌/PE/PP, 건설 준비중

중동·

아프리카

SABIC/Aramco JV 2020~ 사우디, oil-to-chem, 투자비 300억 달러, 타당성 검토중

Carbon Holdings 1,500 2020 이집트, 투자비 60억 달러, 검토중

Petkim 2020~ 터키, 투자비 100억 달러 규모 석유화학단지 구상

아시아

Pertamina/Rosneft 2021 인도네시아, 정유-석유화학 단지 검토중

PTT Global Chemical 500 2020 말레이시아, +메탈로센PE, 검토중

SABIC/Shenhua Ningxia 중국, 석탄 기반 석유화학단지 건설, 협의중

* 2016년 중국 Sinopec이 지분 10% 인수,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의도로 해석

자료 : ICIS News, Chemical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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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이나 나프타

생산을 거치지 않고

천연가스와 석유에서

석유화학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설비 건설도

검토되고 있다.

“판단에 기반한 것이다. 당초 2019년 완공예정 프로필렌 연산 45만톤 설비 건설을

계획했으나, 최근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프로젝트 추진이 보류되고 있다. 반면

이란의 Badr-e-Shargh Petrochemical은 천연가스 기반 프로필렌 51만톤 설비 투

자계획을 추진, 현재 공장 설계 엔지니어링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석유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 국영석

유화학기업인 사빅이 ‘oil-to-chems’ 콤플렉스의 일차 검토를 수행했고, 2017년초

까지 아람코와 함께 상업 플랜트 건설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

로는 석유에서 나프타를 생산하고, 나프타가 석유화학 공장의 원료로 투입된다. 그

러나 세계 석유제품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국내 추가 석유화학산업 원

세계 범용 석유화학, 전통 화학기업에서 오일메이저 주도로 전환

세계 범용 석유화학산업 Top 기업의 구성이 과거 전통 화학

기업에서, 원료(Feedstock) 연계 기업으로 교체되었다. 에틸렌

생산능력 Top 12 기업 중 8개 기업이 석유메이저 또는 자원보

유국 국영기업으로, 원료를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파

이프로 이체 받는 형식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또 나머지 4개

기업 중 다우와 라이온델바젤도 북미 기반으로 저가 가스원료

를 파이프로 공급받고 있어서, 저가 원료 혜택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결국 Top 12 기업 중 저가원료 혜택이 없는 기업은 대

만 포모사와 유럽의 석유화학 통합기업(Consolidator)인 이네

오스(Ineos) 정도이다. 이 둘 기업도 대만 포모사는 북미에 대

형 설비가 있고 현재에도 북미 설비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유럽의 이네오스는 영국에서 셰일가스 개발에 참여하면서 미

국 에탄을 유럽설비에 공급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원료 유

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범용 석유화학산업의 선두 기업이 이렇게 저가원료 보유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① 자원보유국의 저가원료 활용 산업

육성 추진 ② 과거부터 지속된 원료가 불안정 속에서 석유 메이

저 중심의 사업 확장 ③ 기존 대형 화학기업의 사업 철수가 맛물

리면서 단기간에 Top 기업의 성격이 크게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범용 석유화학산업에서 나타난 이러한 현상은 향후 더욱 심

화될 전망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추진되는 기초 석유화학 플랜

트 건설도 대부분 Top 12 기업이거나, 에너지기업 또는 국영기

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에너지 가격 불안정성을 자체 보유 자

원 또는 복수의 원료 사용으로 헷지 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석유화학사업

은 투자비 규모는 적으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이익을 창출하

는 계열화(Downstream) 사업이기도 하다.

<표 4> 세계 에틸렌 생산 능력 Top 12(2015)

기업명

(주주 기준)본사 국적

생산능력

(천톤/년)

생산능력

비중(%)원료 연계

1 사빅 사우디 10,742 6.7 ●

2 다우 미국 10,632 6.6 ○

3 엑손모빌 미국 8,765 5.5 ●

4 SINOPEC 중국 8,217 5.1 ● 5 아부다비투자청 UAE 7,001 4.4 ● 6 라이온델바젤 미국 6,979 4.4 ○ 7 쉘 네덜란드 6,679 4.2 ● 8 이란 NPC 이란 5,530 3.5 ● 9 이네오스(Ineos) 스위스 4,765 3.0

10 CNPC 중국 4,696 2.9 ● 11 포모사그룹 대만 4,126 2.6 ○ 12 토탈 프랑스 3,790 2.4 ●

기타 78,166 49

글로벌 합계 160,088

주 : ●는 에너지메이저 기업, ○는 저가원료지역 또는 정유사업 보유 기업

자료 : IHS, LG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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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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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요인이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환경들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료 공급이 제한되면서, 석유를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투입

하는 공정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제품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상당히

다양한 유도품이 생산될 예정으로, 발표된 투자비 규모는 300억 달러 규모이다.11

만약 천연가스 또는 석유에서 직접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 상업적으로

성공하여 확산될 경우 중장기 세계 석유화학산업의 투자 및 경쟁 패러다임은 크게 바

뀌고, 에너지 수입국에 위치한 석유화학 설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3. 한국 석유화학 기업의 과제

앞에서 본 국내외 석유화학 업계의 업황 전망과 리스크 요인들을 종합해 볼 때, 현

재 한국 석유화학산업을 보는 시각이 큰 격차를 두고 양분되는 상황은 당연하다. 한

국 석유화학산업을 오랜기간 경험한 업계에서는 과거에도 다양한 리스크들이 있었

지만 우려만큼 크게 작동하지 않았고 예상 밖의 호재들이 등장해서,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성장해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주변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타 산업 사례를 보는 사람들은 산재한 리스크 요인 중 한두 가지라도 제대

로 현실화 되면, 과거 업계의 경험과 기대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할 수

도 있다. 어느 쪽이 더 타당한지를 사전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고, 그만큼 반대 입

장의 견해에 설득되기도 어렵다.

중요한 것은 업계 스스로가 리스크 요인들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합리적으로

대응을 해나가는 것일 것이다. 개별 리스크 요인에 대해 객관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을 준비한다면, 불확실한 리스크 요인도 일정부분 사전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석유화학업계가 한번 더 생각해야 할 몇가지

과제들을 생각해 보자.

첫째, 대형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석유화

학업계에서도 기존 사업 확장을 위한 신규 투자 검토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이라면

성장이 중요하고, 양호한 실적으로 현금이 쌓이면서 새로운 성장기반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사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요인이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환

11 ICIS�News�(2016.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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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수 있는 소재

파트너로 인정받을 경우,

안정적 거래와 수익을

창출하면서 외부 환경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경들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최근 과

잉설비로 심각한 휴유증을 겪고 있는 타 산업의 사례들과, 중국이 손쉽게 과잉구조

를 만든 여러 석유화학 제품들의 사례들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여, 현재 투자를 검토

하는 사업은 이들 사업과 다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석유화

학 같은 장치산업은 한번 투자하면 20~30년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하고, 퇴로

를 찾기가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둘째, 재무건전성과 안정성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최근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은 개별 이슈 하나에도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그만큼 현재 자본시장의 펀

더멘탈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현상이다. 석유화학 기초원료(에틸렌, 프로

필렌, 아로마틱스) 부문은 중국의 자급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투자비가 조

단위로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주요 투자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그만큼 투자에 대한

재무리스크가 높아지는 것이다. 보통 석유화학 투자는 호경기에 검토되기 때문에,

미래 수익에 대하여 낙관적 경향을 갖기 쉽다. 이 부분에 대하여 부정적 시나리오도

충분히 검토되어야 하고, 재무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옵션들도 적극적으로 탐색

되어야 할 것이다.

세째, 제품/품질 고도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BASF의 경우

엔지니어링플라스틱과 폴리우레탄을 기능성솔루션(Functional Solution) 사업부문

으로 구분하고, 이 제품들은 고객에게 기술서비스와 맞춤형 소재를 결합시킨 ‘소재

솔루션’으로 공급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 때문에 고객 사업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고

민하고, 당장의 거래로 연결되지 않아도 기술협력관계를 구축하며, 고객의 소재 가

공기술에 대하여 더욱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에 소요되는 비

용으로 단기적으로는 제품 수익성이 높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신뢰할 수 있는 소

재 파트너로 인정받을 경우, 안정적 거래와 수익을 창출하면서 후발기업이 주도하

는 경쟁을 하지 않고 외부 환경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범용 및 기능성 제품 영역 구분과 관계없이 모든 소재기업이 견지해

야 할 방향성일 것이다.

네째, 장기 관점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한국 석유화학기업들 대부분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하여 장기간 고민하고 검토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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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나 이것이 명확한 책임 주체와 전담 체계가 없을 경우, 업황 변화에 따라 연

속성 없이 흔들리고 실제 육성으로 연결되기는 매우 어렵다. 즉 업황이 좋을 때는

기존사업을 계속 키우고 싶고, 안좋을 때는 불황극복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은 후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 선진국 화학기업들의 경우 법인

산하에 벤쳐케피탈이나, 신사업육성센터 등을 두고, 신사업 탐색 및 육성을 전담하

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사업은 대부분 기술과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

문에, 범용 석유화학제품처럼 성숙 사업을 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불편하고 매력이

없어 보일 수 있다. 결국 미래 성장동력은 경영진의 명확한 의지와 전략적 의사결정

으로 발굴하고 육성해야 씨앗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현재 상황은 타산업 대비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 상황이 환경 요인에 따른 부분이 크기 때문에 편하게 보기는 어렵다. 환경이 우

호적인 현 시점이 향후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위기 준비를 할

수 있는 적기이다. 우리 회사의 사업은 다를 수 있다는 낙관적 편향이 나타나는 순

간, 내부 논리에 빠져서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요

한 것은 기업 내부에서 누군가는 사업의 객관적 상황과 리스크를 철저하게 검토하

고 공유하면서, 충분한 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기업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사업을 성장시키는 체질 구축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고민

하고 변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www.lg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