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망치로 살린 ‘글자의 맛’…도청 현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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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www.seniormaeil.com 마이 라이프 끌`망치로 살린 ‘글자의 맛’…도청 현판에 새기다 현대 인쇄술의 발달과 급속한 산업 화 영향으로 서각(書刻)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사찰과 고궁의 현판(懸板), 주 련(柱聯), 편액(篇額) 그리고 비각(碑 刻) 등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조상들의 우수한 전통 문화예술의 전승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김우섭(64) 서각 명장을 찾았다. -서각이란? ▶‘각자’(刻字)는 나무나 돌 등 각 종 재료에 글자를 새기는 것이다. 일 반적으로 글자를 새긴다는 뜻으로 서 각(書刻)이라 하며, 각자(刻字)를 하 는 장인(匠人)을 ‘각자장’(刻字匠) 또 는 ‘각수’(刻手)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서각이 발전하게 됐나?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울산 반 구대 암각화(巖刻畵), 고구려 광개토 대왕비를 비롯한 유적비에 새겨진 문 자들은 서각(書刻)의 기원을 말해 준 다. 조선시대에는 배불정책에 의하여 사찰경제가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고 려시대의 목판인쇄가 그대로 전래되 어 판각이 이루어졌다. 조선 후기에 내려오면서 점차 각자의 새김은 초기 에 비해 정교함이 떨어졌으며, 금속 활자의 발달은 목판 각자의 퇴화를 촉진시켰다. -서각은 어떤 순서로 진행 되나? ▶먼저 쓰임새에 맞는 나무를 정하 고 고른다.(치목`治木) 자작나무, 은 행나무를 주로 쓰는데 요즘 큰 현판 은 대부분이 수입목이다. 온도나 습 도의 변화에 나무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해진 나무를 바닷 물에 담그고 건조한다. 이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표면을 대패로 민 후 그 위에 글씨를 늘여놓는데, 이를 배 자(配字)라고 한다. 특히 반서각에서 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글씨의 배 열이 정확한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며, 다음에 각자(刻字)에 들어간 다. 고도의 정밀을 요하는 각자는 칼 과 끌, 망치로 작업이 이루어지며 글 씨의 맛과 특징을 고려해서 연장을 선택한다. -사용하는 재료는 어떤 종류가 있나? ▶각자를 할 때 쓰이는 재료로는 나 무가 주로 쓰이는데, 재질이 아름답 고 재료 구입이 쉬우며, 작품을 한 번 만들면 영구적으로 보존이 가능한 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나무, 잣나 무, 주목(朱木)과 비자나무, 은행나 무와 호두나무, 배나무와 대추나무, 느티나무와 오동나무, 참죽나무, 고 로쇠나무와 단풍나무, 박달나무와 자 작나무, 벚나무와 피나무, 후박나무 와 버드나무, 밤나무와 향나무, 아카 시아 등이 사용된다.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언제인가? ▶옮긴 경상북도청내 안민관, 여민 관, 홍익관, 동락관, 경화문 현판제작 과 경북도청 상량문, 이전기문, 관풍 루, 보국정 현판, 기문, 시문 등을 제 작했다. 그 공로로 2017년 김관용 도 지사로부터 표창패를 받았을 때가 가 장 보람 있었다. -서각한 주요 작품은? ▶‘세계 유교문화축전 조직위원회’ 목판제작, 대구 달서구 인흥서원 명심 보감 목판모각 제작, 밀양 표충사 국 보목판 보수작업, 삼국유사 목판 판각 시연 평가회, 퇴계선생 좌우명 목판제 작, 군위군 삼국유사 목판도감소 현 판, 주련 외 17점 제작, 훈민정음해례 본 목판 복각 각수 시연 평가회, 한국 국학진흥원 서울 엑스코 전시품 제작, 호치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교류 현장 체험 후 베트남 국립박물관에 영 구보존으로 지정된 목판 제작, 한국국 학진흥원 현판제작, (안동)병산서원, 만대루, 고산서원, 사빈서원, 호계서 원, (영양)영산서원, (선산)금호서원, 문산서원 (구미)갈뫼루, 기문, (청송) 찬경루가 있으며, 이 밖에도 1천점 이 상 현판(편액), 기문, 시문, 복원모각 을 제작했다. -주요 활동과 상훈은? ▶한국미협회원, 안동 장애인종합 복지관지도교사, 영남지역 장애인기 능경기대회 심사위원, 한양공예예술 협회 초대작가, 자랑스런 한국문화대 상조직위원회 서각명장(2014-02- 02호), 2017년 한국매죽헌서화협회 서각부문 입선·특선, 한국문학정신 장인상, 2017년 12월 31일 경상북도 지사 표창, 2018년 2월 9일 평창동계 올림픽 성공기원 세계미술축전 우수 작가상을 받았다. -언제부터 서각을 했나? ▶서울 한국조각연구소에서 수출 용 사자, 호랑이 입체조각, 메달, 펜 던트 작품 만들어 일본 수출하면서 8년 동안 기술 전수했다. 경북 경산 시 하양과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서 목재 장식물을 제작하는 가게를 운 영하다가, 1991년 안동시 장애인복 지관 목공예 지도교사로 근무했다. 다시 2008년에 경산시 하양읍에서 ‘예당목공방’(藝堂木工房)을 열고 있다. 글 사진 장희자 기자 [email protected] 김우섭 서각 명장이 운영하는 목공방에서 충효당(忠孝堂)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우섭 서각 명장 습도 변화 나무 변형 방지 위해 바닷물에 담근 이후 건조 작업 작품 만들면 영구적 보존 가능 영양군 영양읍 현리에 있는 영산서원을 복원 하면서 김우섭 서각 명장이 제작한 현판 ‘시 습재(時習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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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망치로 살린 ‘글자의 맛’…도청 현판에 새기다

현대 인쇄술의 발달과 급속한 산업

화 영향으로 서각(書刻)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사찰과 고궁의 현판(懸板), 주

련(柱聯), 편액(篇額) 그리고 비각(碑

刻) 등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조상들의 우수한 전통

문화예술의 전승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김우섭(64) 서각 명장을 찾았다.

-서각이란?

▶‘각자’(刻字)는 나무나 돌 등 각

종 재료에 글자를 새기는 것이다. 일

반적으로 글자를 새긴다는 뜻으로 서

각(書刻)이라 하며, 각자(刻字)를 하

는 장인(匠人)을 ‘각자장’(刻字匠) 또

는 ‘각수’(刻手)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서각이

발전하게 됐나?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울산 반

구대 암각화(巖刻畵), 고구려 광개토

대왕비를 비롯한 유적비에 새겨진 문

자들은 서각(書刻)의 기원을 말해 준

다. 조선시대에는 배불정책에 의하여

사찰경제가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고

려시대의 목판인쇄가 그대로 전래되

어 판각이 이루어졌다. 조선 후기에

내려오면서 점차 각자의 새김은 초기

에 비해 정교함이 떨어졌으며, 금속

활자의 발달은 목판 각자의 퇴화를

촉진시켰다.

-서각은 어떤 순서로 진행 되나?

▶먼저 쓰임새에 맞는 나무를 정하

고 고른다.(치목`治木) 자작나무, 은

행나무를 주로 쓰는데 요즘 큰 현판

은 대부분이 수입목이다. 온도나 습

도의 변화에 나무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해진 나무를 바닷

물에 담그고 건조한다. 이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표면을 대패로 민 후

그 위에 글씨를 늘여놓는데, 이를 배

자(配字)라고 한다. 특히 반서각에서

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글씨의 배

열이 정확한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며, 다음에 각자(刻字)에 들어간

다. 고도의 정밀을 요하는 각자는 칼

과 끌, 망치로 작업이 이루어지며 글

씨의 맛과 특징을 고려해서 연장을

선택한다.

-사용하는 재료는 어떤 종류가 있나?

▶각자를 할 때 쓰이는 재료로는 나

무가 주로 쓰이는데, 재질이 아름답

고 재료 구입이 쉬우며, 작품을 한 번

만들면 영구적으로 보존이 가능한 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나무, 잣나

무, 주목(朱木)과 비자나무, 은행나

무와 호두나무, 배나무와 대추나무,

느티나무와 오동나무, 참죽나무, 고

로쇠나무와 단풍나무, 박달나무와 자

작나무, 벚나무와 피나무, 후박나무

와 버드나무, 밤나무와 향나무, 아카

시아 등이 사용된다.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언제인가?

▶옮긴 경상북도청내 안민관, 여민

관, 홍익관, 동락관, 경화문 현판제작

과 경북도청 상량문, 이전기문, 관풍

루, 보국정 현판, 기문, 시문 등을 제

작했다. 그 공로로 2017년 김관용 도

지사로부터 표창패를 받았을 때가 가

장 보람 있었다.

-서각한 주요 작품은?

▶‘세계 유교문화축전 조직위원회’

목판제작, 대구 달서구 인흥서원 명심

보감 목판모각 제작, 밀양 표충사 국

보목판 보수작업, 삼국유사 목판 판각

시연 평가회, 퇴계선생 좌우명 목판제

작, 군위군 삼국유사 목판도감소 현

판, 주련 외 17점 제작, 훈민정음해례

본 목판 복각 각수 시연 평가회, 한국

국학진흥원 서울 엑스코 전시품 제작,

호치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교류

현장 체험 후 베트남 국립박물관에 영

구보존으로 지정된 목판 제작, 한국국

학진흥원 현판제작, (안동)병산서원,

만대루, 고산서원, 사빈서원, 호계서

원, (영양)영산서원, (선산)금호서원,

문산서원 (구미)갈뫼루, 기문, (청송)

찬경루가 있으며, 이 밖에도 1천점 이

상 현판(편액), 기문, 시문, 복원모각

을 제작했다.

-주요 활동과 상훈은?

▶한국미협회원, 안동 장애인종합

복지관지도교사, 영남지역 장애인기

능경기대회 심사위원, 한양공예예술

협회 초대작가, 자랑스런 한국문화대

상조직위원회 서각명장(2014-02-

02호), 2017년 한국매죽헌서화협회

서각부문 입선·특선, 한국문학정신

장인상, 2017년 12월 31일 경상북도

지사 표창, 2018년 2월 9일 평창동계

올림픽 성공기원 세계미술축전 우수

작가상을 받았다.

-언제부터 서각을 했나?

▶서울 한국조각연구소에서 수출

용 사자, 호랑이 입체조각, 메달, 펜

던트 작품 만들어 일본 수출하면서

8년 동안 기술 전수했다. 경북 경산

시 하양과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서

목재 장식물을 제작하는 가게를 운

영하다가, 1991년 안동시 장애인복

지관 목공예 지도교사로 근무했다.

다시 2008년에 경산시 하양읍에서

‘예당목공방’(藝堂木工房)을 열고

있다.

글 사진 장희자 기자 [email protected]

김우섭 서각 명장이 운영하는 목공방에서 충효당(忠孝堂)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우섭 서각 명장

습도 변화 나무 변형 방지 위해

바닷물에 담근 이후 건조 작업

작품 만들면 영구적 보존 가능

영양군 영양읍 현리에 있는 영산서원을 복원하면서 김우섭 서각 명장이 제작한 현판 ‘시습재(時習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