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과 김여진화산과 지진 글쓰기 과제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지진대피 교육모형 분석: 미국의 “Great Shake Out” 프로그램과 “Seismic Sleuth”교과서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2004년 수마트라 지진과 쓰나미 발생 당시 푸켓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고 있던 10살의 영국 소녀 틸리 스미스는 “해변에서 놀고 있는데 물살이 이상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여 100여 명의 관광객들을 대피하도록 했다.1) 틸리 양이 머물렀던 해변은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던 몇 개의 지역 중 하나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모국으로 돌아온 뒤 한 대중지와의 인터뷰에서 재해 발생 2주 전 학교에서 쓰나미에 대한 프로젝트를 마쳤음을 밝혔고, 그녀의 선생님 또한 “2주 전에 쓰나미에 대한 수업을 한 것은 믿을 수 없는 우연”이라며 자연 재해 발생에 대비하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했다.2) 틸리 양의 사례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존의 대피교육이 얼마나 큰 빛을 발할 수 있는지 암시하고 있다. “남들은 멍하니 해변으로 밀려들어오는 배와 물고기를 바라보고 있을 때” 틸리 양은 자신이 배웠던 내용을 떠올리며 순발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3) 이처럼 극한의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전 재난대비 교육은 우리의 교육환경에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현재에는 국가를 불문하고 지진대피 교육이 두 가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것은 첫 번째, 교수자가 교안을 활용하여 자연재해 대피 요령 및 주의사항에 대해 일방적이고 직접적으로 강의를 하는 교육방법과 두 번째, 학습자들이 자연재해가 발생했다는 것을 가정하고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대비훈련에 임하는 활동, 즉 과업중심의 교육방식이 있다. 강의와 교재만을 활용하는 교육방식은 여느 교과목에서와 마찬가지로 교수자가 수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과 자원이 절약된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교육심리학의 인지이론에서도 제안하듯, 학생들이 교과내용을 학습할 때 정보를 처리하는 인지적 깊이(cognitive depth)를 증가시키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과업중심 교수방법(task-based teaching)은 단순한 강의로 이루어진 대피 교육에 비해 훨씬 더 높은 교육적 효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1) 전수미. (2005). “10세 소녀, ”쓰나미“ 수업 덕에 100여명 대피시켜” 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news/38781.

2) Ibid.3) Ibid.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본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상당히 많은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Great Shake Out 지진대피 훈련 교육 프로그램을 과업중심 교수방법 차원에서 분석하여 그것의 교육적 효과 및 시사점에 대해 살펴본 뒤, 한국교육환경 내의 적용 가능성을 알아볼 것이다. 이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교육학적 관점에서 지식의 체화, 즉 muscle memory의 함양 중요성에 대해 재상기하는 방향으로 보고서가 마무리 된다.

2. Great Shake Out 프로그램에 대하여Great Shake Out 프로그램은 지난 25년간 미국의 중서부 지방을 관

통하는 New Madrid Fault Line에서 잦은 지진운동이 발생하며 Mississippi Valley에 위치한 도시들을 비롯하여 미국 전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분석을 시작으로 개발된 전국적 지진대피훈련 프로젝트이다.4) 미국국토안전부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미국적십자사 (American Red Cross), 연방 비상 재난관리청 (FEMA), 미국중부지진컨소시움 (CUSEC), 미국지질조사소 (USGS)의 공동 재정 지원 하에 2012년에 출발한 Great Shake Out 프로그램은 매년 10월 19일 오전 10시 19분을 전국적 지진대피훈련 시간으로 공식적으로 제정하여 국민들이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그 어떤 장소에 있든 안전하게 대피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대비시키고자 하는 교육 목표를 갖고 있다.5)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진대피훈련이라고도 일컬어지는 Great Shake Out 교육 프로그램은 정부청사, 학교, 개인 주택, 노인복지시설, 심지어 동물보호시설로부터도 참가신청을 받고 있으며, 미국 본토에서만 약 280만 명이 2017년 훈련에 참가했다.6) 이밖에도 미국 연방 정부는 훈련에 참여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을 희망하는 기관에게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Great Shake Out에 참여하는 여러 기관 중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지진대피교육은 조금 더 체계적인 양상을 보인다. 훈련 당일인 10월 19일이 오기 전, 연방 재난관리청 FEMA는 동 기관에서 발행한 “Seismic Sleuths”라는 교과서에 대한 교육을 학생들에게 진행하도록 권장한다.7) 이로 인해 교사와 학생은 단순히 대피 훈련을 체험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진의 발생원인, 지구의 내부 구조, 지진파의 종류 및 진행 양상, 효과적인 내진설계 등에 대한 체계적인 사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교과내용에 대한 수업

4) The Great Central U.S Shake Out. (2017). “Why Should You Participate?”, https://www.shakeout.org/centralus/whyparticipate/.

5) Chuck, Elizabeth. (2017). “’Great Shake Out,‘ World’s Largest E a r t h q u a k e Drill, Helps Millions Prepare for Disaster.” NBC NEWS, https://www.nbcnews.com/news/us-news/world-s-largest-earthquake-drill-help-millions-practice-event-disaster-n811971.

6) Ibid.7) “Seismic Sleuths”는 미국 연방 재난 관리청에서 1995년에 발행한 교과서로, 7학년에서 12학년 학

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이 이루어진 뒤에 비로소 학생들은 스스로 지진대피훈련을 계획 및 실행하게 되된다. 지진 발생 위험이 특히 높은 캘리포니아 Bay Area의 학군들은 Great Shake Out Program을 통해 받은 교육을 쓰나미, 질병, 구호 물품 확보와 같은 지진의 간접적 피해에 준비하는 활동으로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3.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Seismic Sleuth”의 수업 예시과업중심언어교수법은 1970년대에 외국어 학습에서 의사소통 능력

(communicative competence)이 강조되면서 교육학자 Prabhu에 의해 개발된 교수방법이다.8) 의사소통 능력이란, 언어교육이 더 이상 단순히 형태(철자, 문법을 비롯한 form)에만 집중하지 않고, 학습자들이 실제 맥락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이해하며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 속에 등장한 개념이다.9)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은 특정한 목표와 결과가 존재하는 과업을 통해 학습자들이 언어를 활용하고,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은 여느 언어교수법과 마찬가지로 교사와 학생의 역할, 교사-학생 관계, 학생의 정서적 반응, 교육평가, 학생의 언어 사용 오류에 대한 교사의 피드백 과정을 기준으로 분석될 여지가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위에서 제시한 몇 가지의 기준들을 바탕으로 FEMA에서 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발행한 지진대피교육 교과서 “Seismic Sleuth”의 레슨 하나를 평가하며 그것의 교육적 효과 및 시사점에 대해 분석해보려고 한다.

부록 1에 첨부된 “Seismic Sleuth” 교과서의 레슨 5.4는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대표적인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전 수업들에서 지진의 종류, 피해, 지구의 내부 구조 등에 대한 기본적인 교과지식을 학습한 뒤 교외(校外)에서 Rapid Visual Screening(이하 RVS) 과업에 참여한다. RVS란, 건물 외벽의 구성요소들을 관찰하여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해당 건물의 외부 구조물들이 어떤 위험성을 지니고 얼마나 큰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예측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조를 이루어 마을 곳곳으로 흩어져 여러 종류의 건물을 관찰하고, 교실로 돌아와 자료를 정리한 뒤 발표 활동에 참여한다. 도보 조사(Sidewalk survey)를 실행하고 교실에 돌아와서 발표하는 과정을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들은 최종적으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마을에서 안전할 대피소를 모색해보며 수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동일 교과서의 315~316쪽에서 볼 수 있듯, 교사는 사전 과업(pre-task)을 통해 건물의 외부 구조를 익힐 수 있는 어휘와 표현을 제공

8) Larson-Freeman, Diane. (2011). Techniques & Principles in Language Teaching, Oxford, New York, p.115.

9) Brown, H. Douglas. (2014). Principles of Language Learning and Teaching, Pearson Education, New York. p.206

하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그림과 함께 제시되는 어휘들은 학생들이 단어의 형태(form)와 의미(meaning)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사전 과업은 학생들이 실제 거리에 나갔을 때 발견하는 건물외벽의 구조물과 교실에서 미리 학습했던 표현들을 비교하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떤 구조물이 특히 지진에 취약하여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awareness)을 높이는 데에 기여한다. 이처럼 교사는 학생들의 필요, 언어 성취도 등에 대한 세세한 분석을 바탕으로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할 학습자료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어휘에 대한 이해를 높인 뒤 교사는 학생들에게 몇 년 안에 자신들의 마을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가정을 내놓으며, 마을 건축물들의 어떤 건축 요소가 사람들에게 위험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파악해보는 과업을 제시한다.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이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수업시간에 제시되는 과업은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적극적인 언어 교류를 도모해야 하며, 학생들 또한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되고,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진대비 부실건설물을 파악하고 관찰내용을 보고하도록 만드는 활동은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의 목표와 더할 나위 없이 잘 들어맞는다. 이밖에도 교과서 317쪽에 제시된 RVS 학습지를 완성시키는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이전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맥락 속에서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본 과업은 언어교육 관점에서도 상당한 교육적 의의를 갖고 있다.

도보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학생들과 교사는 발견된 정보를 정리하여 발표하는 사후 과업(post-task)에 착수할 수 있다. 학생들은 건물 외벽에 설치된 기둥, 간판 등의 구조물에 대해 보고하며, 지진이 발생하면 해당 요소들이 어떤 방식으로 손상되고, 어떤 인명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도에 마을의 위험 지역을 표시해보면서 지진이 발생할 때 어떤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예측을 해보는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이전 과에서 배웠던 교과내용을 참고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문법적으로 올바른 형태 (단어, 문장 구조 등)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언어 사용에 대한 피드백도 제공해야 한다.

4.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지진대피교육의 효과 및 개선점1) 효과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지진대피교육은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높여줄 수 있다. 외국어 학습자의 언어학습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요인 중 하나는 실생활 속 언어 사용의 필요성 인식이다.10) 즉, 학습자들은 자신들이 배우는 내용의 목표와 이유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어야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는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 다룬 레슨 5.4뿐만 아니라 “Seismic Sleuths”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과업들은 학생들이 충분히 직면할 수 있는 문제 상황에 대비시키기 위한 것들이다. 자신들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은 의사소통 필요성을 굉장히 강하게 느끼며, 도움 요청하기, 도움 주기, 사고(事故) 보고하기, 없어진 사람 찾기 등에 대한 의사소통 기능을 적극적으로 학습하도록 유도된다.

두 번째,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지진대피교육은 단순히 과업을 완성시키는 것에서 학습이 끝나지 않는다. 학습에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학습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레슨 5.4의 과업을 수행하며 발견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들은 본인들의 지역사회 내에서 건물들이 부실하게 건설된 지역을 알게 된다. 이 정보는 단순히 교실 내로만 국한되지 않고, 마을 사람들 및 정부의 안전기관에 알려지면서, 공사와 내진설계 등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은 영어교육을 단순히 교과서 내용의 암기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사회 참여 및 변화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지진대피 계획을 구상하고 지진대피훈련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과업을 통한 직접적이면서도 체계적인 학습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렇지 못했던 사람들에 비해 예외적인 상황에 준비가 되어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교사가 제시하는 일방적인 강의나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을 읽고 암기함으로써 지진의 위험성과 대피 요령을 학습한 것이 아니다. 발로 뛰고 대피 경로를 계획 및 실행한 경험이 있던 학생들은 학습 자신감이 훨씬 높으며, 실제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 대한 대비도 훨씬 철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틸리 양의 사례도 이를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되겠다. 2) 개선점

교사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연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교사 혼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진대피교육 수업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어렵다. 지진은 언제 어디서든,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했을 때, 영어교사는 지구과학교사 못지않게 지진대피교육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지진대피교육은 교육내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도록 한다11)는 교육적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수업시간 내에 그 효과를 충분히 발현시키지 못하면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한 지진대피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 내의 모든 교사들이 사전에 지진대피교육을 받도록 조치가 취해져야 할 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어떻게 각자의 교과목 수업 내에서 학생들에게 지진대피교육을 시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과정 및 교

10) Thornbury, Scott. (2002). How to Teach Vocabulary. Pearson Education, New York. p.11411) Larson-Freeman, Diane. (2011). Techniques & Principles in Language Teaching, Oxford,

New York. p.155.

과서 차원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5. 결론 및 한국교육상황에서의 제안본 보고서에서 다뤘던 지진대피교육 프로그램 및 교과서는 현재 미국

의 국공립 및 사립학교에서 활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한국의 교육상황으로 적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지진대피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한국의 현 교육 실정에서 지진에 대한 교육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Great Shake Out 프로그램은 한국 중고등학교의 영어수업에서 이루어지고 있거나 앞으로 이루어져야 할 지진대피교육에 대한 몇 가지의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한국의 모든 교과목의 교육과정, 교과서, 교실환경 차원에서 지진에 대한 집중이 이루어질 여지가 있다. 지진대피교육은 지금처럼 정규 수업에서 교사들이 수업 진도를 방해하는 일종의 연례 학교 행사로 여겨질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일부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중고등학교에서 교육되고 있는 모든 교과목은 어떻게든 자연재해 대비 훈련과 연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교과에서는 해외에 여행을 갔는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내지는 한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외국인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사소통 기능을 중심으로 교육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과 먼 세계의 어떤 나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국제 공조가 지진 피해 복구에 필수적인 것만큼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도록 글로벌 시민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학교의 영어교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어떤 학습 주제에 관해서는 교사 중심의 강의보다 학생 중심의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을 활용하면 교육적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 현재의 영어교육은 이전에 비해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의 비중이 줄어들고 학습자들이 영어를 실제 상황에서 활용해볼 수 있는 활동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문법과 어휘의 암기에 집중하고 있다. Great Shake Out 프로그램의 지진대피교육에서 이루어졌던 것과 같이, 과업중심언어교수법은 학생들이 보다 더 실제적인 상황에서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과업들을 제시하여 학생들이 영어학습의 필요성을 더욱 자각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직접적인 체험을 통한 학습은 학습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학습내용에 대한 기억 정도(memorability)를 높임으로써 지식의 활용가능성도 높여준다.

이처럼 자연 재해는, 특히 현재로서 지진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면서도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지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Great Shake Out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준 북캘리포니아 훔

볼트 대학의 Dengler 교수는 “지진 대피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본능”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12) 가장 두렵고 위험한 상황에서 본인과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과업을 통해 직접 지진대피교육에 참여하며 체화된 지식, 즉 근육의 기억(muscle memory) 덕분일 수 있다.

12) Chuck, Elizabeth. (2017). “’Great Shake Out,‘ World’s Largest E a r t h q u a k e Drill, Helps Millions Prepare for Disaster.” NBC NEWS, https://www.nbcnews.com/news/us-news/world-s-largest-earthquake-drill-help-millions-practice-event-disaster-n811971.

참고자료

전수미. (2005). “10세 소녀, ”쓰나미“ 수업 덕에 100여명 대피시켜” 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news/38781.

Brown, H. Douglas. (2014). Principles of Language Learning and Teaching, Pearson Education, New York.

Chuck, Elizabeth. (2017). “’Great Shake Out,‘ World’s Largest Earthquake Drill, Helps Millions Prepare for Disaster.” NBC NEWS,

https://www.nbcnews.com/news/us-news/world-s-largest-earthquake-drill-help-millions-practice-event-disaster-n811971. FEMA. (1995). “Seismic Sleuths: Earthquakes- A Teacher’s Package

for Grades 7-12.”, https://www.fema.gov/media-library/assets/documents/15229?id=3558. Larson-Freeman, Diane. (2011). Techniques & Principles in Language

Teaching, Oxford, New York.The Great Central U.S Shake Out. (2017). “Why Should You

Participate?”, https://www.shakeout.org/centralus/whyparticipate/. Thornbury, Scott. (2002). How to Teach Vocabulary. Pearson

Education, New York.

[부록1] Seismic Sleuth 교과서, Lesson 5.4, pp.31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