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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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제181(2017): pp.43-75 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1) 신 유 리 ·김 정 석 ·허 준 기 , , . , . . . . . , , . . , , . 주제어: 개념분석,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사회적시민권 * 이 연구는 2014년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음(NRF-2014S1A3A2035458) ** 동국대학교(서울), 인구와사회연구소 전임연구원(1저자, [email protected]) *** 동국대학교(서울), 사회학과 교수(교신저자, [email protected]) **** 고려대학교(서울), 사회학과 박사수료(공동저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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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pp.43-75

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1)

신 유 리**·김 정 석***·허 준 기****

요 약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이라는 개념의 발달은 장애인의 참여및 선택을 확대하려는 실천적 목적을 가진다. 본 연구는 이 개념들에 내재된 한계점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반사회의 사회적시민권이라는 개념이 어떻게유용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이들 개념들을 다루고 있는 문헌들을 바탕으로 각 개념의 발전과정과 속성 등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개념 간의 접

목 가능성을 검토한다.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은 장애인의 주체적 결정을 강조하지만그 결정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맥락과는 유리된 개인의 능력과 권리로 한정될 가능

성을 남긴다. 사회적배제는 자기결정권이 실현되지 못하는 원인 규명에 초점을 두지만 이 또한 자기결정권 실현을 위한 대안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한다. 앞의 두 개념의 한계를 극복한 사회적포함은 포함의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요구되는 사회적

조건과 변화에 대한 이론적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사회적시민권은 경제적, 정치적 자유의 허용으로 획득할 수 없는 권리에 주목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조건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행위자 중심의 실천담론에 국한되어 나타났던 장애인복지 개념에 제도적 차원의 일반사회적

조건에 대한 분석을 결합하여 실천담론 강화에 사회적시민권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사회적시민권에서 제시된 사회적 조건에 대한 분석층위와 준거 등은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개념에서 결여된 사회적 조건과 그 내용을 포착할 수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주제어: 개념분석,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사회적시민권

* 이 연구는 2014년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음(NRF-2014S1A3A2035458) ** 동국대학교(서울), 인구와사회연구소 전임연구원(제1저자, [email protected]) *** 동국대학교(서울), 사회학과 교수(교신저자, [email protected])**** 고려대학교(서울), 사회학과 박사수료(공동저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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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인간의 자유, 평등, 의지, 자율성, 자기결정권은 인본주의의 개념적 범주이

며 장애인복지의 실천적 핵심가치로 다뤄진다. 이들 핵심 이념은 장애인의 자

립생활과 자기권리옹호운동의 철학적 기반이다.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그 핵

심이념으로 삼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개념이 자기결정권이라 할 수 있다. 자

기결정권은 자기 스스로 선택과 결정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권리인 동시에

능력과 기술 등의 총체적인 산물로 정의된다.

그런데 자기결정권의 실현은 개인의 역량과 자질문제이면서도 환경의 문제

이기도 하다. 사회구조적 조건이 확립되지 않았을 때 자기결정권의 실현은 어

려워진다. 이때, 사회적배제는 자기결정권이 말하는 선택과 결정의 권리가 제

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지점에 주목한다. 즉, 장애인이 사회로부터 지속적인

배제의 과정에 놓이게 만드는 원인에 대한 분석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이념과 모델은 다양한 장애유형을 포괄적으로 다

루지 못하고 장애현상에만 초점을 둠으로 젠더, 인종, 계층, 빈곤 등에 따른

집단 내외의 차이와 다양성을 포괄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Hughes, 2002;

Shakespeare, 2006; Thomas, 2002). 예컨대, 사회적모델이나 자립생활모델에

서 신체장애인의 자립이나 권리, 자기결정권을 다뤘으나, 발달장애인, 정신장

애인의 자립이나 자기권리옹호, 자기결정권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노력은 상

당히 부족했다. 이러한 논의를 미뤄볼 때 다양한 장애유형을 가진 장애인들

이 사회에 완전히 참여하고 포함될 수 있도록 그들의 권리와 존중, 평등, 다

양성 등을 반영한 다차원적이고 역동적인 분석틀이나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장애인복지에서 제시되어왔던 자기결정권과 사회적배제

개념의 한계를 짚고 이에 대해 전환적 패러다임을 제공하는 차원의 논의로서

사회적포함 개념을 다루는 것을 첫 번째 목적으로 한다. 또한 사회적포함 개

념이 자기결정권과 사회적배제가 지니고 있는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고 있지

못하는 등의 한계점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사회적시민권을 통하여 고찰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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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사회적시민권은 경제적, 정치적 자유의 허용으로 획득할 수 없는 권리

에 주목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조건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사

회적시민권을 통해 장애인복지에서 제시되어 온 개념을 고찰한다는 것은 각

개념들이 제시하고 있는 해결방안의 실현을 위한 전략과, 조건에 대해서 이론

적 차원의 재구성을 시도한다는 의미다.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이라는 개념이 지닌 한계를 보완하면서도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사회

적시민권의 이론적 역할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우선 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개념에 대한 정의와 한계지점을 살펴본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개념의 한계지

점에 대해 사회적시민권이 어떻게 극복하여 유용한 이론적 자원이 될 수 있는

지 보고자 한다. 이에 따라 사회적시민권에서 제시된 사회적 조건에 대한 분

석층위와 준거 등을 바탕으로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개념에서

결여되어 있는 사회적 조건과 그 내용의 포착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장애인복지에서 각자의 한계를 지니고 있는 개념들에 대해 사

회적시민권을 중심으로 개념 간 접목을 시도한다는 차원에서 이론적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Ⅱ. 사회적포함 이전의 장애인복지에 대한 접근:

자기결정권과 사회적배제

자기결정권은 장애인복지 영역에서 장애인에게도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한다는 인간보편의 권리로서 작동하였다. 사회적배제 또한 장애인

에게 가해지는 불이익과 불평등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둔 개념으로

제시되며 장애인복지의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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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결정권에 대한 기존 논의

1) 자기결정권에 대한 개념적 이해

자기결정권은 그들의 삶을 통제하는 개인의 능력이면서 권리이기도 하다

(Ryan・Deci, 2000). 자기결정권의 권리개념은 시민으로서 정치적 권리 혹은

자기관리(self-governance)의 의미에 기초한다. 자신들의 삶을 책임지며 통제

할 수 있는 천부적 권리로서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위마이어(Wehmeyer)와 슈어츠(Schwartz, 1997)는 자기결정권 개념을 다차

원적 의미 속에서 목적 지향적, 자기규제, 자율적인 행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과 지식, 신념의 결합으로 설명한다. 이들은 장애인이 자기결정권의 기술

과 태도에 기초해 행동할 때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며

나아가 사회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구성원이 되리

라 보았다. 즉,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결정하고 살아갈 수 있는 자유에 대

한 권리로 자기결정권을 정의했다.

필드(Field)를 비롯한 5명의 학자들은(Field・Martin・Miller・Ward・Wehmeyer, 1998) 다차원적인 자기결정권 혹은 틀을 정리하며 자기결정권의

공통된 요소들을 더욱 자세히 설명한다. 이들은 자기결정권을 첫째, 개인선호,

욕구, 관심, 강점과 제한점에 대한 인식(awareness)으로 본다. 둘째, 능력(①

결핍과 필요의 차이를 구분하는 능력, ② 선호, 관심, 결핍과 필요에 기초해

선택할 수 있는 능력, ③ 다차원적인 선택을 고려하고 결정에 대한 결과를 기

대할 수 있는 능력, ④ 이전의 결정결과에 기초해 평가할 수 있는 능력, ⑤ 미

래의 결정을 수정할 수 있는 능력, ⑥ 목표를 세울 수 있는 능력, ⑦ 행동과

결정에 책임지는 능력)으로 본다. 셋째, 문제를 풀 수 있는 기술로 본다. 타인

과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면서 독립을 추구하고, 자기옹호(self-advocacy)와 자

기평가(self-evaluation), 독립적인 수행과 조절 능력, 자신감, 자기신뢰, 창조

성, 인내력을 갖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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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애인복지에서 구현되는 자기결정권

자기결정권은 장애인의 권리 옹호에 적용되어 왔다. 장애분야에서 자기결

정권 옹호는 북아메리카에서 소개된 정상화 운동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울

펜스버거(Wolfensberger)와 니르제(Nirje, 1972)는 자기결정권의 권리를 언급

하며 자기결정권을 장애인의 천부적인 권리와 개인적인 자기결정권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의무, 즉 사명으로 표현했다. 니르제가 제시한 논의들은

정상화 운동의 토대를 이룬다. 비록 지적장애인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수

준은 낮았지만 장애영역에 정상화의 원칙을 자기결정권을 통해 수립했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울펜스버거(2002)는 장애인의 임파워먼트 접근과 SRV(Social Role

Valorization)1)이론을 비교하면서 자율성과 역량강화, 자기결정권을 권력의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울펜스버거의 공헌으로 오늘날 장애학 분야는 자기

결정권 개념을 장애옹호, 임파워먼트(empowerment)나 파워(power)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울펜스버거가 주장하는 자기결정권의 개념은 로크가 주장한

능력으로서의 파워 개념에서 더 나아가 권리의 의미를 포함한다. 로크의 자기

결정권은 자유와 연관된 파워로 변화를 야기 시키는 능력을 의미하는 반면 울

펜스버거의 자기결정권은 권리를 기반으로 한 파워개념이다.

실제 자기결정권이 적용되기 시작한 곳으로 1990년대 초 특수교육분야에

서는 발달장애인의 자율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자기결정권이 강조되

었다. 니르제의 정상화의 원칙으로 등장한 자기결정권은 1990년대 초반 발달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데 기초가 되었다. 또한 자기결정

권은 서비스 전달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서비스 전달

체계 내에서 자기결정권은 소비자중심모델을 통하여 장애인의 개인적 선호에

근거해 서비스를 전달하고 지원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여겨왔다. 1990년대 자

기결정권 개념의 재등장은 발달장애인들의 서비스 제공방법에 근본적인 변화

1) 울펜스버거(1983)는 SRV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적으로 배제 되고 가치절하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역할을 부여해주며 그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을 정상화의 목표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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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야기 시켰다. 즉 자기결정권은 서비스 제공방식이 시설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장애를 이해하는 방법, 즉

의료모델에서 사회 혹은 환경모델로의 전환에 기여했다. 이렇듯 소비자 주권

주의 혹은 이용자 중심주의가 복지 서비스 제공의 주요한 원칙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장애인에 대한 기존의 관점도 변화되었다. 장애인에 대해 개인적인 병

리와 일탈문제를 가진 시각이 아니라 개인의 강점과 능력을 인정하는 관점으

로 이들의 능력과 잠재력, 가능성 등을 인정하는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

한 관점은 장애인의 삶을 전인적으로 지원하는 포괄적인 지원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구성원으로서 장애인을 바라보게 하였다.

2. 자기결정권의 한계: 자유권의 온전한 실현은 가능한가

자기결정권의 실현은 자유권의 실현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신에 의한 선택

과 통제의 자유를 갖는다는 의미는 장애인도 인간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그에 따른 자격을 갖춘다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모두에게 선택과

통제의 권리가 있다는 주장은 절대적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모든 인

간에게 자유를 누릴 권리가 동일하게 있다는 선언의 보편성이 실제로는 제대

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현실과 이론상의 괴리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이전부터 자유권이 바탕을 두고 있는 근대 이

성 중심의 인식론이 가지고 있는 필연적 한계의 문제다.

자기결정권의 핵심원리인 선택과 통제는 근대적 이성을 소유하고 있는 인

간에게 주어진 권리이다. 그런데 근대적 이성의 소유자는 장애인도 아니며,

여성도 아니었다(김은실, 2001). 즉 자유권의 온전한 실현은 남성이면서 비장

애인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따라서 이성을 소유한 비장애인 남성은 인식의

주체가 되었고, 장애인이나 여성은 인식의 대상이 되었다(정희진, 2006: 226).

이후 장애인과 여성 등 사회적으로 배제되어온 집단은 권리신장 운동 속에서

성적자기결정권, 자립생활 등으로 나타나는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획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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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권을 확보해가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사회적으

로 배제된 집단에게 완전한 자유를 가져다준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근대 이

성 우위의 철학을 여전히 공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사회적으로 배제된 집단도

이성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으로 자기결정권을 획득해 왔다. 하지만 이는 기존

에 인간을 규정하던 질서에 종속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인간을 사회적 맥락

과 관계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행위자라는 독자적 주체로 가정하게 만

들면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사안으로 제시되어야 할 영역들이 오히려 개인

적인 영역으로 축소되어 접근하게끔 만들었다(정희진, 2006: 238).

장애인도 인식할 수 있으며 선택과 결정의 권한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비

장애인이 주도하고 있는 이성의 전유를 부분화하고 맥락화2)하는 방향으로 나

아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기결정권을 획득함으로써 갖게 된 선택과 결정의

자유는 사회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는 실현될 수 없는 초현실적 개념이

되고 만다. 따라서 실제 발현되는 자기결정권의 모습은 사회적 맥락이 탈각된

채로 개인의지의 책임 영역으로 좁혀지게 되었다.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그

동안 많은 부분에서 통제되어 오던 장애인의 삶에 자유를 가져다주었지만, 사

회적으로 충족되어있어야 하는 조건마저도 개인의 선택으로 넘길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 철학에 토대를 둔 자기결정권은 정신・발달장애인의 문제를 소홀

히 다루는 한계도 보였다(염형국・박숙경・이주언, 2016: 157). 자기결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대표적 실천 사례인 자립생활운동은 신체장애인 중심의 운동

2)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부분화와 맥락화는 장애인의 이성적 인식 또한 비장애인처

럼 절대적이고 완벽할 수 있다는 논의에 대한 비판으로 사용된다. 장애인의 이성

적 판단을 절대화하게 되면 장애인의 선택과 판단은 사회적 권력관계와는 별개인

독립적 요소로 취급된다. 이렇게 되면 자원의 획득과 권력관계 때문에 선택과 판

단을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해진다. 따라

서 장애인의 인식도 비장애인처럼 완벽할 수 있다는 주장보다는, 비장애인의 인식

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단지 부분적이고 특정맥락에만 적용될 뿐이라는 주장

이 필요한 것이다. 즉, 비장애인의 인식을 사회적 구성물로 보는 과정에서 장애인

의 경험을 비장애인이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부분화와 맥락

화를 사용한다(정희진, 2006; 해러웨이,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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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정신・발달장애인의 권리옹호문제를 대변하거나 이들에 대한 전인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운동은 아니었다. 인지적 결함을 가진 발달장애인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미흡하다고 판단해왔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자립지원이나 교육은 자립생활 운동에서 배제되었다. 발달장애인들을 여전히

치료와 보호의 대상이며, 복지정책도 소극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 예를 들

어 한국 민법의 경우 법률행위의 유효성을 입증받기 위해서는 입증의 책임을

당사자가 지게 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결정권은 사회가 책임지지 않는 방식으

로 실현되고 있다(염형국 외, 2016: 201).

이처럼 자유주의 철학에서 자기결정권은 사회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초월적 존재인 탈맥락적 행위자를 통해 선택권과 자유의 쟁취, 실현으로 이해

된다. 이러한 자유주의 철학의 자기결정권 이해는 사회구조라는 맥락에서 자

기결정권이 실현되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자기결정권이

자유주의적 한계에 머무르지 않도록 사회적 맥락을 강조하는 개념과 자기결

정권을 접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 행위자가 왜 사회적 구조로부터 분리되

어 배제를 겪는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사회적배제 개념이 필요

한 것이다.

3. 사회적배제로 바라본 장애인복지로의 접근

자기결정권이 장애인이 갖고 있는 권리성을 강조하며 복지에 대한 요구를

가능하게 했다면, 사회적배제는 권리로부터 단절되어 가는 일련의 사회적 과

정에 주목하면서 장애인복지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유리・김경미・유동철・김동기(2013)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배제에 대한

정의를 “한 사회내의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전

반적인 사회체계에 대한 접근 기회와 활동참여, 관계형성, 필요한 자원접근에

다중적인 불리함을 지속적으로 가하여 그들을 주류사회의 질서로부터 체계적

으로 유리시키는 일련의 사회적 과정”(신유리 외, 2013: 8)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차원에서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로 접근해왔던 기존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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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다양한 차원의 영역으로 확대시켜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적이

고 사회적 영역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불평등은 일어나며 배제의 정도가 물질

적 차원을 뛰어넘어 관계적 차원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자기결

정권을 통해 개인적 선택과 자유에 대한 강조와 함께, 사회적배제 개념을 활

용하여 장애인의 선택과 자유는 어떻게 배제되어 왔는지, 어떤 영역에서 어떤

행위자에 의해 배제 되어 왔는지 과정을 밝힐 수 있다. 자기결정권은 장애인

이 보편적 인간으로서 동일하다는 주장의 토대가 되어 왔다면, 사회적배제는

보편적 인간으로 권리를 실현하지 못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서 역할을 한

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사회적배제는 시간성을 통해 중첩되어가는 과정

으로서 역동성(dynamic)이란 특성을 지니고 있다(신유리 외, 2013: 9).

사회적배제의 또 다른 특징은 행위주체(agency)의 존재다. 사회적배제를 실

행하는 개인 혹은 집단 수준의 행위자가 존재하며 이로부터 장애인 집단이 배

제를 경험하는 것을 밝히고 있다(문진영, 2004). 자기결정권 등의 장애인 권리

의 온전한 실현과 장애인복지 강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의 원

인 중 하나로 행위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배제를 단순히 실행하는

차원을 넘어서 재생산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면서 다중적이고 체계적으로 사회

로부터의 유리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가하는지 주목한다. 이를 통해 사회의 차

별과 편견을 가시화 시키고 그 원인을 분석할 때 강점을 보인다.

하지만 사회적배제 개념을 통해 장애인복지의 확대나 자기결정권의 온전한

실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정도의 이론적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사회적배제는 어떻게 배제되어 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지만, 배제

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천적 담론으로서 역할은 하지 못한다.

배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나누어 배제된 집단이 사회적으로 유리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정체성의 분리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그 이후에 대한

논의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체성의 정치에서만 그치면서 분리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sibley, 1998). 사회적 약자를 배제

해오던 기존 질서에 대한 재구성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이

상으로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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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사회적배제 개념은 사회적배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시장

으로의 편입만을 강조한다(신유리 외, 2013: 10). 앞서 사회적배제 개념의 한

계에 대한 반론으로 배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하지만 이

는 경제적 차원에 그치는 것이다. 또한 빈곤을 넘어 문화와 관계적 측면까지

사회적배제가 어떻게, 누구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밝히면서도 그 해결방안으로

임금노동에 대한 참여만을 강조하는 충돌을 불러온다. 나아가 노동시장에 진

입조차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 등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노

동시장에 참여하더라도 단지 경제체계 내부 혹은 다른 영역에 미미하게 영향

을 주는 정도의 배제에서 벗어나는 미약한 수준의 방안 제시에 그치게 된다.

Ⅲ. 장애인복지에서 나타난 사회적포함

사회적포함 개념에 대한 기존 논의를 살펴보면 자기결정권의 자유주의적

한계와 사회적배제의 과정에만 국한된 설명, 경제적 방안만을 대안으로 제시

하고 있는 한계에 대한 논의 속에서 등장하게 된다. 장애인이 어떻게 배제되

어 왔는지에 그치기보다는 어떻게 포함될 것인가로 논의의 확장이 필요했으

며, 이 과정에서 경제적 방안을 통한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접근을 통

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함께 요구된 것이다.

1. 사회적포함에 대한 기존 논의

처음 장애인복지 영역에서 등장한 사회적포함 개념은 탈시설화 운동, 정상

화, 자립생활 운동 등 장애이념과 운동의 지대한 영향에 힘입어 나타났다

(Fyson・Simons, 2003; Simpson・Price, 2010). 이러한 영향으로 장애인 영역

에서도 새로운 장애운동이 일어났으며 그 가운데 사회서비스 이용자의 권리

와 참여, 선택, 자기결정권, 통제권 등의 이슈들을 강조하는 흐름이 전개되었

다(Simpson・Pric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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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53

사회적포함은 단순히 정상성의 가치만을 지향하는 범위를 넘어선다. 사회

적포함은 다양성, 권리 등의 가치를 지향하고 당사자의 참여와 접근을 위해

사회적 배제의 문제를 해결하며 기존 사회질서를 재구조화하는 과정으로 정

의된다(Culham・Nind, 2003; Thomas・Loxley, 2001). 또한 사회적포함은 빈곤

하고 사회적으로 배제된 개인 혹은 집단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생활에

완전히 참여하기 위해, 그리고 사회적으로 합의된 삶의 적정 수준 및 안녕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기회와 자원, 가능성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규정되곤 한다

(Australian social Inclusion Board, 2010; Simpson・Price, 2010).

이처럼 사회적포함은 사회적 권리의 확보, 참여에 이르는 과정으로 간주되

며 이에 해당하는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신유리・김경미・유동철・김동기,

2016). 그 시작은 장애인의 욕구 및 실태를 조사하는 단계에서 시작한다. 그동

안 차별적이고 전문가 중심이었던 실태조사의 차별담론에서 벗어나, 장애인

스스로의 목소리를 담고 그들이 주체적인 지식을 생산하도록 한다. 장애인 당

사자들에 의해 생산된 담론과 지식은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며, 변화

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제다. 사회적포함 개념을 반영한 장애인복지에

서 복지의 당사자 자신은 권익옹호 운동의 주체로 활동한다. 동시에 복지 당

사자의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가 존중된다.

또한 사회적포함의 개념은 장애인이 경험하는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간의 관계성과 정서적 면도 다룬다. 이렇듯 다

차원적인 특성을 지닌 포함은 장애인에 대한 다각적인 배제와 차별문제를 분

석하고 장애인을 우리사회에서 보편적인 권리를 가진 당당한 주체로 바라보

는 시각을 취한다. 사회정의 실현을 철학적 기반으로 한 사회적포함의 원칙,

실천 전략 등은 장애인의 권리와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복지지원과 정

책마련에 근거가 된다.

포함이라는 개념을 통한 접근은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이 어떠한 위치에 있

는지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하여 최종적으로는 장애인 정책에 대한 올바른

분석까지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접근은 복지정책이 장애인에게 어떻게 영향

을 미치며 어떠한 방향으로 그들의 삶을 이끌어내는지, 장애인은 장애정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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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서 어떻게 배제되고 통합되는지에 대한 분석과도 연관될 수 있다. 좀 더 구체

적인 포함 개념의 적용 사례로 자립운동의 예를 들 수 있다. 근대 자유주의에

서 사회적모델은 남성 신체 장애인을 중심으로 그들의 권리와 독립 혹은 자립

을 강조했다. 이러한 경향은 앞서 살펴본 1970년대부터 시작된 자립생활 운동

의 이슈와 참여 주체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권력의 위계에서 주변적인 위

치에 놓여 있는 장애인 집단의 자립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이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상당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단정 지었다.

그러나 다원주의적 가치와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사회적포함을 통한 접근에

서 신체장애인의 인권과 자립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자립도 중시한다.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자립은 장애인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

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함의 관점을 반영하면 이는 진정한 자립이 될 수 없

다. 사회적포함의 관점에서 자립이란 적절한 사회적 지원에 의해 상호의존적

인 타협, 연계를 바탕으로 스스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사회적포함이라는 개념은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특성을 지닌 합의된 명확

한 개념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자기결정권이 가지고 있는 자유주의적

한계에서 벗어나 사회적 맥락과 관계성을 통해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

어주고 있다. 사회정의 이념에 기초한 사회적포함 관점에서 신체장애, 정신장

애인 등의 개별 상황과 욕구에 부응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과 실천적

논의들이 향후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사회적포함은 사회적배제가 지니고 있던 다차원적 배제의 과정에 주

목하면서도 물질적 교환관계에만 집중하여 임금노동으로의 편입을 강조해오

던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다차원적인 실행방안을 통해 어떻게 배제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 제시하고 있다. 다음의 <표 1>은 사회적배제와 사회적

포함에 대해 차이점을 중심으로 기존의 논의를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양

개념간의 차이를 명확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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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55

<표 1> 사회적배제와 사회적포함 개념의 특성비교

개념

구분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출처

패러

다임문제 중심적 사회정의 Sibley(1998)

목적

- 사회문제의 구조, 제도적, 경제

적, 사회문화적 원인분석 및 규명

- 차별, 편견, 취약성의 가시화 및

확인

주변화된 개인과 집단의 사회

체계, 영역에 대한 완전 참여

와 포함

Cameron(2005)

원칙/ 기준

없음권리, 독립성, 선택 및 통제, 기회평등, 책임, 역량강화

Department of Health(2001)Rimmerman(2013)

전략 없음

- 임금노동 및 고용수준 증대, 독립생활과 지역사회 참여

- 자기옹호, 자기 생산능력, 민주적 운동 및 행동, 참여

- 규범적인 소비와 생활양식, 정체성

ChristieMensah-Corker(1999)Bowring(2000)

에이

전시

(경제적 문화적 자본주의 유지에

요구되는) 구조 혹은 사회적 역할, 문화적 규범

주체적인 개인, 공동체, 집단, 지역사회 등, 이들 간의 상호

연계

Sibley(1998)Bowring(2000)Hall(2010)

담론

빈곤과 주변화 원인에 초점 → 사

회적배제의 상업적 생산, 의존성

의 재생산

개인, 사회적 연계, 참여, 자기

의존성, 유용성 등에 초점

Hall(2010)Bowring(2000)

시민권 근대적 시민권

능동적인 시민권(active citizenship): 권리와 책임이

함께 강조됨

Bowring(2000)

관계성 물질적 교환관계 상호 호혜적 교환관계

Bauman(1998)Rimmerman(2013)

구성

요소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 차원에

서의 불이익과 불평등 요소

권리, 완전참여, 사회적 수용, 네트워크, 자원, 책임, 역량 등

HunterJordan(2010)SimpsonPrice(2009)

자료: 신유리 외(201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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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2. 사회적포함의 한계

사회적포함에 대한 기존 논의를 살펴보면 자기결정권과 사회적배제 개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기결정권이 제시하는 선택과 자유

의 권리를 사회적 맥락으로 접근하면서 자유주의 철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

다. 사회적배제라는 개념이 사회적 맥락에 대한 고려를 시도하지만 자유권의

실현이 왜 온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지 배제의 과정만을 밝히는 문제에 대

해서도, 사회적포함은 배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까지 확대

해 간다. 사회적포함은 행위자에 대한 분석 수준 또한 자기결정권과 사회적배

제가 지니고 있던 협소한 정의에서 더욱 확대하여 접근하고 있다. 자기결정권

에서 말하는 사회적 맥락이 탈각된 단일 행위자는 사회적배제에서 구조와 문

화에 영향을 받는 행위자로 보완되지만 이 또한 단일 행위자적 접근만을 하고

있다. 사회적포함은 이에 대해서 다양한 행위주체(개인, 집단, 공동체, 지역사

회 등)로 확대하여 바라보고 분석을 시도한다(신유리 외, 2013).

이처럼 기존 논의를 통해서 보면 사회적포함은 양 개념이 해결하지 못한

지점들을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포함이 장애인복지에서의 문제점을 분

석하고 복지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주요 개념으로 자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

회적포함이 갖고 있는 한계로 기존 논의의 연장선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거

나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지점들이 존재한다.

사회적포함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사회적

포함은 결과에 대한 설명을 가능하게 하나, 포함에 이르게 하는 과정에 대한

논의라고 보기엔 부족하다. 사회적포함 개념은 사회적 지향으로서 제시하는

방향성이 강하지만 그 과정에서 필요한 영역을 이론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회적포함의 관점에서 배제를 다차원적으로 극복

하는 방안에 대한 여러 설명이 제시된다. 독립생활, 자기 옹호, 내적 잠재력

등이 사회적배제에서 벗어나 사회적포함에 이르게 하는 전략들이다. 그러나

독립생활, 자기 옹호, 내적 잠재력 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

의가 빠져있다. 독립생활, 자기 옹호 등은 사회적포함에 이르게 하기 위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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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57

념이 아니라 사회적포함이 가능해졌을 때 실현될 수 있는 결과다. 위의 사례

에서 알 수 있듯이, 제시된 실천전략들은 과정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실현되었

을 시 확인 가능한 결과적 개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앞선 정의에 따르면 사회적포함은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기회와 자원의 획

득에 이르는 과정을 아우른다고 하지만 이렇게 나열된 자원, 기회, 가능성에

대한 획득은 과정으로 보기 힘들다. 즉 사회적포함은 그동안 획득하기 힘들었

던 요소들의 충족 속에서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는 결과이자 지향을 나타내며,

그 요소들 또한 어떠한 과정을 통해 달성을 필요로 하는 결과물이다. 어떻게

사회적포함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문제와 함께 포함 자체가 지니고 있는 결과

성에 방점을 둔다면 과정적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사회적포함이 어

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관한 과정을 매개할 수 있는 이론적 장치가 약하

다. 정책적・실천적 차원에서는 실현되기 위한 실천적 담론에 대한 설명 또한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둘째, 사회적포함은 행위자의 수준을 다차원적으로 접근하면서 자기결정권

과 사회적배제가 지닌 한계를 극복해왔지만 행위자만을 바라본다는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사회적포함은 주체적인 개인, 공동체, 집단, 지역사회 등에

주목하며 이들 간 상호작용을 통해 분석을 시도한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자들

이 사회적포함에 이르는 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할 대상은 사회적 조건이며,

가시화된 형태의 제도이다. 제도와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고려 없이

행위자 간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사회적포함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면, 이

전의 자기결정권 개념이 지닌 한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사회적 맥락을

함께 다룬다고 할 때 행위자 층위를 다양하게 바라보는 것 이외에도 기존의

사회적 조건 중 하나로 제시되는 제도에 대해서도 다루어야 한다.

셋째, 사회적포함을 이루기까지 함께 논의되어야 할 현대사회의 분화 양상

과 그에 따라 만들어진 체계 간 특성도 다루지 않고 있다. 앞서 제도적 변수를

다루지 않는 한계의 연장선에서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체계 간 폐쇄성도 논

의하지 않는다면 사회적포함은 이루기 힘들다. 기존의 논의는 장애인의 사회

통합을 추구하는 맥락 속에서 사회적포함을 제시하고 있지만 통합과 포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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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현대사회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조건들이 존재한다. 현대사회는 다수의 자기

준거적인 부분 체계들로 분화를 이루고 있다(김원섭, 2012: 135). 사회는 독립

적이고 폐쇄적인 다수의 기능 체계로 구성된 다중맥락적 특징을 보이는 것이

다(Lange・Uwe, 2004). 이 때 각기 다른 체계로의 포함은 가능할지라도 전체

적인 사회통합은 가능하지 않다. 왜냐하면 각각의 체계가 요구하는 포함의 조

건들이 다르며, 하나의 조건만으로는 포함될 수 있는 체계 이외의 체계에서는

왜곡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치체계 속에서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와

참여를 강조하는 정당이 집권할지라도 경제체계와 법체계, 문화체계 등이 함

께 변화하지 않는다면 정치체계의 효과는 미미해진다. 사회적배제와 사회적포

함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유도(Hall, 2005; 2010; Wistow・Schneider, 2003) 각

각의 체계마다 변화의 조건이 다르고 나타나는 결과물이 다르기 때문이다. 장

애인이 임금노동자로서 경제체계에 포함될지라도 직장 내부의 조직문화가 차

별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면 장애인은 문화적 체계로부터 배제를 동시에 경험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회적포함은 사회 내 개별 기능 체계에 편입되는 것을

말하며, 사회통합과 같은 분화를 무시한 완전한 참여는 오히려 다중맥락적 제

약 요소를 무시하는 주장이 된다(김원섭, 2012: 135).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분화체계가 만들어내는 조건들 또한 다양한 맥락에서 중첩되거나 교차되어

나타나면서 한 개인의 사회적포함이 통합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가능성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각 체계로의 포함을 위한 조건들을 조정할 수

있는 이론적 장치가 필요하며 이것을 사회적시민권에서 찾고자 한다.

Ⅳ. 사회적포함으로 가기 위한 실천적 담론으로서

사회적시민권

1. 사회적포함의 실현을 위한 사회적시민권의 역할

시민권은 마셜의 논의를 통해 진행되어 왔다(Marshall, 1963). 마셜은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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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59

권을 자유권, 정치권, 사회권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표 2> 참조). 자유권은

주로 사적 자유의 권리를 말하며 18세기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를 공민권이

라고도 하는데 사상의 자유나 법 앞에서의 평등도 포함하고 있다. 근대사회에

접어들면서 개인의 경제적 자유가 가장 먼저 권리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자유

권에 대한 획득을 중심으로 사회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현재 자유권의 의미

는 앞서 자기결정권에 대한 비판적 검토에서 볼 수 있듯이 자유주의적 한계를

지닌 백인, 남성, 비장애인 중심의 시민권이지만, 당시에는 보편성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상당히 급진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정치권 또한 마찬가지다. 유권

자로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는 자유권과 함께 시민권의 한 요소를 형

성함에 따라 더 많은 영역의 사람들이 시민적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두 가지 요소가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만을 허용하는 정도로

그침에 따라 근대 이후에 발생하는 수많은 불평등과 사회적배제의 문제를 해

결하지는 못했다. 이 때 형성된 것이 사회권이다. 사회권은 자유가 보장하지

못했던 평등의 요소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갖추어졌다. 마셜에 따르면

(Marshall, 1963), 경제적 복지와 사회적 기준으로 문명화된 정도를 누리고 있

는 모습을 사회권으로 보고 있다. 최근 어떤 사회적 조건 속에서 생애를 꾸려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문화적 향유를 누릴 수 있는

조건도 사회권의 일종으로 보고 문화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정책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표 2> 시민권의 구성요소

시민권 성격 관련기관 형성시기

자유권사적 자유의 권리(신체, 언론/사상/신앙의 자유, 재산

권과 계약의 권리, 공정한 대우를 받을 권리) 법원 18C

정치권정치적 권위를 받은 기구의 구성원, 또는 이를 선출

할 유권자로 정치권력 행사에 참여할 권리

국회/지방의회

19C

사회권경제적 복지/보장 권리, 사회적 유산에서 자신의 몫

을 누릴 권리, 문명화된 삶을 영위할 권리

교육/사회서비스

20C

자료: Marshall(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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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사회권, 즉 사회적시민권은 복지국가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위치하고

있다(김원섭, 2007). 자유주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유권과 정치권은 사

회적 맥락을 배제한 채 실행되기 일쑤였고, 따라서 개인적 차원에서만 시민권

에 접근할 때 발생해왔던 구조적 한계를 사회적시민권을 통해 극복하며 다른

권리에 대해서도 획득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복지국가 여부를 판단할 때 사

회적시민권이 어느 정도로 발전되어 있는지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고, 사회적

시민권의 발전은 사회적포함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

한 자기결정권의 사회적 맥락을 충족하는 조건으로도 사회적시민권이 활용될

수 있다. 즉 자유주의적 한계에 갇혀 있던 기존의 자기결정권과, 사회적포함

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에 대해 부족했던 이론적 지점을 사회적시민권을

통해 연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배제를 통해 자유권이 왜 온전하게 실

현되지 못했는지 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실천적 담론으로서 사회적시민권이 이론적 논의를 제공한다.

사회적시민권에 대한 비판 중의 하나로 자유권과 정치권에 비해서 사회권

이 덜 명확하다는 지적이 있다. 자유권은 법적 제도를 통해 구현되고, 정치권

은 선거제도, 정치제도를 통해 명확하게 나타나지만 사회권은 사회서비스라는

유동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제도를 통해 나타난다(Mishra, 1977: 51). 그 결

과 사회서비스의 수급자격과 급여수준의 정도는 자유권과 정치권이 드러나는

방식처럼 명확하게 나타나기 보다는 늘 논쟁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사회

권을 기준으로 기존의 사회적배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기 힘들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권을 둘러싼 논쟁은 시민권에

정당성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자유권과 정치권의 온전한 실현까지 가능하도

록 영향을 준다(Mishra, 1977: 53-64).

따라서 사회권이 한 사회에서 어떻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 누구에게 필요한지 그 여부를 논쟁하면서 끊임없이 각 체계가 지니고 있

는 조건들을 변화시키게 된다. 자신이 사회제도 내부로 통합되고 돌봄의 권리

를 인정받는 하나의 지위 획득 여부로 사회적시민권을 본다면(Roeher

Institute, 1993) 당사자가 마주하고 있는 조건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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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61

없으며, 이는 조건의 변화를 불러오기에 사회적시민권이 실천적 담론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은 내부적 가치로, 자아에 대한 이해와 인식에서 시작

한다. 독립적 개별 정체성은 스스로 누구이며, 어떠한 위치에 있으며, 자신의

욕구는 어떠하며, 나의 권리는 무엇인가 등에 관한 인식을 포함한다. 장애인

의 정체성은 문화적 규범에 의한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장애인이 자

유로운 하나의 개인으로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자기이해를 할 때 독립적인 개

인으로서 정체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장애인이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선택하고 결정하는 등, 삶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식에 대한 요구의 차원에서

자기결정권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사회적포함 관점에서는 장애인이 선택과 통제권으로부터 배제되어 오는 과

정을 사회적배제를 통해 밝히면서, 장애인이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스스로 인

식하도록 주변의 조력자와 협력자 등이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애

인 권리구제와 지원법에 근거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점은 자기결정권

행사를 위해 사회적포함이 동반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포함은 장애인복지에서

자기결정권의 구현이 개인화될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상호보완

적이면서도 협력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이 두 개념을 접목하

기 위한 실천적 담론으로서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조건에 대한 분석을 사회

적시민권으로 시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기결정권이 사회적 성격으로 전환

되고 사회적포함으로 도달하기까지의 환경과 전략, 조건 등을 제기할 수 있다.

2. 제도와 국가 중심적 논의를 통해 강화되는 실천적 담론으로서의

사회적시민권

결국 사회적시민권을 통해 주목하는 것은 현재 놓여 있는 조건이며, 앞서

사회서비스를 통해 사회권이 실현된다고 했듯이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회권이 법정복지, 국가복지에 대한 것만 다루고 있으며 민간복지와 자선사

업 등은 논하지 않다보니 제도들 간의 관계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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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한다(Mishra, 1977: 56). 하지만 사회적시민권이 첫째, 제도와 법적 조건에 대

한 논쟁을 만들어 사회적포함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

에서 국가・제도적 차원의 실천적 담론으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

다. 사회복지 영역에서 법과 정치체계를 통해 사회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는

단위가 국가와 제도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조건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도 국

가는 각 체계간의 조정을 담당하며 주로 제도적 조정을 통해 변화를 시도 한

다(Kaufmann, 2002). 국가는 제도를 통해 체계 간 조정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

서 사회적 조건이 변화되는 양상을 사회적시민권의 적용 형태에 따라 살필 수

있다.

둘째, 더구나 기존의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개념이 행위자

중심성을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하다보니 실질적으로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오지 못한 이론적 한계를 채워줄 수 있다. 사회적포함에서는

능동적 시민(active citizenship) 개념을 제시하며 근대 시민권의 권리성과 책

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인을 드러낸다(윤인진・이진복, 2006; Bowring,

2000). 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사회적포함으로 나타나는 다차원적 결과 중 개

인의 측면이라는 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지라도 권리가 왜 온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답은 제시해주지 못한다. 기존의 자기결

정권이 말하는 탈맥락적 행위자, 사회적배제에서 말하는 단일 주체로서의 행

위자보다 다양한 차원의 행위자를 사회적포함이 말하고 있다할지라도, 다양한

조건에 놓여 있는 상황은 말하지 않고 있다. 즉, 개인의 자율성과 주체성 등을

인정하며 노동시장에의 참여, 사회활동 참여 등 다양하고 능동적 담론을 생산

하는 것을 사회적포함이라고 할 때(신유리 외, 2013: 15), 능동적 주체로 형성

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회적 조건에 대한 논의가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개

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시민권의 완성은 사회권으로부터 가능하며 이는 사

회적 조건에 대한 논쟁과 변화 속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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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63

3. 분화된 사회내의 제도적 차원으로 실천적 담론을 형성하는 사회적

시민권

다차원적 행위자에 주목하는 사회적포함의 실현을 위해서 저항운동이라는

행위자 중심의 차원으로 접근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저항운동을 두 개념사이

의 연계로 보게 될 때 이론적 차원의 논의에서 발생한 공백을 실행의 차원에

서 접근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운동적 차원의 실행을 통해 접근을

시도할 수 있더라도 제도적 차원의 실현을 가져올 수 있는 조건에 대한 분석

은 할 수 없게 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자기결정권과 사회적포함 사

이의 연계는 사회적시민권 이론으로 바라봐야 한다.

사회적시민권은 자유권이나 정치권과 다르게 명확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없

기 때문에 논지를 전개해 나갈 경우 추상적 수준에 머물러 구체적 현실에 대

한 분석까지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조건에 대한 명

확한 특징이 없더라도 조건을 판단하는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실천적 담론으

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리유(Rioux, 2002)에 따르면 사회권을 교육권, 주거

등에 관한 접근권, 소득보장 등의 권리를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런데 각기 다른 사회마다 교육, 주거, 소득보장에 대한 수준과 정의가 다르기

에 사회권의 확립여부를 가늠하기 힘든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실천적 담론으

로서 이론적 장점이 된다. 사회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존재했다면 사회권은

이론적 차원이 아니라 하나의 모델, 지표의 차원으로 사회의 발전정도를 가늠

할 때 사용될 뿐이다. 하지만 기준 자체에 대한 논쟁 가능성을 열어둔 사회권

의 특성은 무엇을 교육, 주거, 소득보장이라고 볼 것인가, 어느 정도의 수준을

권리의 실현으로 볼 것인가, 누구에게 적용되는 것을 우선시 할 것인가 등을

바탕으로 논쟁을 만들어내고 조건의 변화를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사회권을 이론적 차원으로 다룰 수 있으며 실천적 담론의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체계가 분화되어 나타나는 현대사회의 특성은 사회권을 중심

으로 논의를 전개하기에 적합하다. 다차원적 행위자와 실현될 방안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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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체계마다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논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떤 체계에 포함될 수 있도록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며

이때 어떤 형태의 사회적시민권이 필요한지 실천적 담론 차원에서 논의를 생

성할 수 있다.

따라서 조건의 충족 정도를 가늠하고 변화의 양상을 파악하는 실천적 담론

의 역할로서 사회적 조건을 둘러싼 논쟁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론적 틀이 필요

하기도 하다. 이 때 필요한 이론적 장치로는 김원섭(2009)이 제시한 독자성,

급여원칙, 보편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참고하고자 한다. 이 세 가지 기준은

그동안의 사회적시민권이 지니고 있던 추상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체계성을

갖춘 이론적 장치로서 활용하고자 만들어졌다.

먼저, 독자성은 “국가의 다른 핵심 목표인, 안보, 혹은 경제발전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국가목표로 선언하고 국민복지 향상이라는 다른 국가목표와

뚜렷이 구분되는 목표를 위해 발전시키는 것” 으로 정의내리고 있다(김원섭,

2009: 686). 이는 기존의 사회・경제적 조건 속에서 사회적시민권을 발달시키

고자 할 때 시행되는 제도적 실행이 외부의 상황과 관련 없이 꾸준하게 진행

될 수 있어야 함을 말한다. 제도적 실행의 목적이 사회적시민권이라는 현대사

회의 핵심 권리로 인정받는다면 정치적 변동 등의 상황 속에서도 변화할 수

없는 핵심가치로서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급여원칙을 통해 사회적시민권의 도입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급여원칙은 사회적시민권이 경제적 불평등으로 발생하는 빈곤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목표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과도한 자유권의 발현을

제어하는 차원에서 실현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Marshall, 1963). 장애인복

지정책에서 급여원칙이 어떤 기준과 수준으로 정해졌는지 살펴본다는 것은

자기결정권과 사회적포함의 실현을 위해 사회적시민권이 어떤 방식으로 기존

의 사회적 조건을 변화시키고자 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으로 작동함을

말한다.

세 번째로, 보편성이 있다. 보편성은 “복지제도에서 급여의 보편적 보장과

급여의 법적 청구권에 대한 보장 여부” 로 판단한다(김원섭, 2009: 687).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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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65

회적시민권을 통해 장애인이 사회적포함에 이르도록 하는 것을 명확하게 포

착하기 위한 기준이기도 하다. 보편성이라는 지표는 정책의 사각지대가 발

생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법적 청구권이 행사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통해 해당정책이 사회적시민권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지 파악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이다. 장애인이 특정 영

역에 대해서 사회적포함에 이르지 못했음을 법적 청구권을 통해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이는 사회적시민권이 그 사회에서 제대로 발현하고 있음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적시민권을 독자성, 급여원칙, 보편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구성하여 사회적 조건의 수준과 변화 양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서 사회적포함이 말하는 결과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의 영역과, 제도적 차원에

서의 실천적 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다.

Ⅴ. 결론

1. 연구결과

본 연구는 먼저 기존의 장애인복지에서 논의되어온 자기결정권과 사회적배

제가 어떤 한계가 있는지 사회적포함을 통해 살펴봤다. 이후 사회적포함 또한

이전의 개념이 지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음

을 사회적시민권을 통하여 고찰하였다. 이는 장애인복지에서 제시되어 온 개

념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 환경, 조건에 대해서 이론적 차원에서의 모색을

시도한 것이다. 이를 <표 3>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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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표 3> 장애인복지에서 주요 개념의 한계와 의의

자기결정권 사회적배제 사회적포함 사회적시민권

한계

· 자유권

실현불가

· 행위자

(탈맥락적)

· 자유권 실현이

불가한 원인

규명/방안부재

· 행위자

(단일주체)

· 다차원적으로

실현된 방안에

대한 설명/ 실천담론 부재

· 행위자

(다층적)

·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실천적 담론

· 분화된 사회조건

속에서 실천적

담론의 작동가능성

제공

· 제도 국가 중심

의의

· 장애인

권리의 인간

보편성

차원으로의

출발

· 실현불가의 과

정 설명

· 실현된 결과에

대한 설명→

· 실현을 위한 제도

적 차원의 실천적

담론 제공

장애인 자기결정권이 지니고 있는 결정적 한계는 그동안 실현되어 왔던 자

기결정권의 흐름이 자유주의적 철학에 기반을 두고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때

문에 자기결정권에서의 행위자는 사회적 제반조건과는 관련이 없는 탈맥락적

초월자에 놓이게 되었고, 선택권이 주어짐에도 장애인의 자유가 온전히 실현

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장애인의 권리를 인간 보편적

차원에서 요구하였다는 점은 의의로 볼 수 있다.

자기결정권이 보여준 한계지점은 사회적배제를 통해서 보완이 시도된다.

자유권의 실현이 불가능한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사회적배제가 장애인에게 어

떻게 일어나는지 사회적 요소를 강조하여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배제가 일어

나는 과정에 대한 설명에 그칠 뿐이었으며 배제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

는 부분이 약하게 존재했다. 사회적포함은 이러한 두 개념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 다차원적으로 실현된 방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단순하게 접근하던 행위자

도 다차원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하지만 장애인 사회가 실현하고자 하는 다

양한 결과물에 대한 제시에만 의의를 두며 이러한 결과물을 획득하기 위한 제

도적 차원의 실천적 담론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생략되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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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67

렸다. 결과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면서 어떤 지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

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 대한 이론적 장치는 부족했다. 이 때문에

자기결정권과 사회적포함은 양 개념 사이에 중첩되는 지점이 있더라도 연결

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상호협력을 통해 실현이 가능함에도 과정에 대한

논의가 빠져있었기에 진전되지 못했던 부분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를 사회적

시민권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그림 1> 장애인복지에서 주요 개념의 재구성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시민권이 자기결정권의 사회적 맥락을

확충하기 위한 시도와, 이를 통해 사회적포함으로 가기 위한 시도 속에서 가

로막는 사회적 조건들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두 개념을 연계할

수 있었다. 이는 사회적배제와 더불어 장애인복지에서 권리를 획득해 가는 과

정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진전시킨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는 사회적시민권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고자 할 때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자성,

급여원칙, 보편성 등의 사회권을 구성하는 기준을 마련하여 다양한 장애인복

지정책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고, 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를 온전하게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조건들을 규명한다면 정책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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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한국사회 제18집 1호(2017년)

이는 자기결정권의 실현을 위한 사회적 조건의 변화로 이어져 장애인의 사회

참여 가능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2. 사회적시민권의 한계: 소외된 몸

사회적시민권을 통해 기존 개념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할지라도 부족한 지

점은 계속해서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장애인의 몸에 대한 분석이다. 사회적시

민권은 주로 제도나 국가차원의 사회적 조건에 대한 분석을 시도함에 따라 자

유주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몸과 정신의 이분법적 분리, 이를 통해 발생

하는 소외된 장애인의 몸에 대한 문제까지 논의를 가져가지 못했다.

자기결정권이 자유주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개인적 영역에 머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개념들을 통한 장애억압과 배제의 사회적 맥락을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조차도 각 장애유형별로

내부적 몸의 차이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앞서 자기결정권에 관한 논의에서 장

애인의 자기결정권이 장애인을 보호의 관점에서 수동적으로 바라보았던 접근

을 장애인 당사자의 인지적 선택을 존중함으로써 다양한 차원의 요구를 수용

하도록 바꾸어놓았다고 했다. 그러나 획일적 접근으로 장애인을 타자화 시켜

온 기존의 접근에 당사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자 해도 이를 완전히 실현

시킬 수 없었다. 다양한 요구는 다중맥락화된 구조적 제약에 갇히기 때문이다.

사회적모델에 바탕을 두고 전개된 사회적배제, 포함, 시민권의 개념은 장애와

손상을 나누고 장애를 발생시키는 사회적 요인을 부각하면서 사회적 맥락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장애인의 저마다 다른 몸의 차이가 다차원적

으로 중첩되고 교차하는 구조와의 충돌을 만들어냈고 여타의 개념도 이를 해

결하지 못한 것이다. 기존의 개념은 장애를 사회로부터 규정된다고 정의하며

그동안 배제되어 왔던 권리들을 되찾고 확대해가는 과정을 만들어내고자 했

다. 그러나 손상된 몸이 만들어내는 차이를 간과함으로써 몸에 대한 배제와

정신적 주체로서의 비장애인과 동일함만을 추구해왔던 것이다. 사회적모델에

서 정의하는 장애를 제거하더라도 손상은 여전히 남아있다. 결국 장애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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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69

한 사유는 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컨대 장애인을 대상

으로 해외여행을 시도조차 못한 사람들의 내러티브를 통해 손상된 몸이 가지

고 있는 사유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박홍근・허준기, 2015). 해외여행을 다녀

오지 못한 장애인은 해외여행이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도 누릴 수 있

는 여가활동이며 문화적 권리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끝내 시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몸이 타인에게 끼칠 불편함, 이미 몸으로 누적되어온 차

별의 공포가 새로운 시도를 막은 것이고, 이를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과 몸에

대한 인식이 달리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박홍근・허준기, 2015: 32).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사회적 장벽을 제거한다고 장애인이 해외여행을 쉽

게 갈 수는 없다. 생애사적 경험이 몸으로부터 축적되어 나타나는 손상이 가

져다준 공포는 자기결정권을 획득한다고 해서 사라질 수 없다.

사회적 구조 속에서 장애의 원인을 찾고 조건의 변화를 시도하는 논의는

결국 장애인의 몸 밖에서 원인을 찾고자함에 따라 오히려 근대의 이성 우위적

철학 사조에 복무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한계로 나타날 수 있다. 장애인을 배

제하는 외부적 요인을 제거함과 동시에, 몸은 다르지만 정신적 차원은 비장애

인과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행되어 온 것이다. 이는 장애인의 몸에 대

한 사유가 부족함에 따라 신체 장애인에게는 여전히 획득하지 못한 권리로,

정신・발달장애인에게는 더 큰 소외로 다가온다. 따라서 근대이성과 몸의 분리

담론에서 벗어나 사회적포함으로 가기까지의 사회적시민권은 몸의 권리가 어

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를 통해 재구성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몸의 권리가 포함된 사회적시민권은 환경과 조건에 대한 인식, 변화의 지점을

다르게 포착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며 장애인 내부의 차이성도 담아내는 이론

적 장치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04월 16일 접수

2017년 06월 26일 수정 완료

2017년 06월 28일 게재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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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Citizenship in the Discourse on Welfare for the Disabled: Its link to Self determination, Social exclusion

and Social Inclusion

Shin YuRiPopulation and Society Studies Center, Dongguk University-Seoul

Kim Cheong-SeokDept. of Sociology, Dongguk University-Seoul

Heo JunGiDept. of Sociology, Korea University

Abstract

The concepts - self determination, social exclusion and social inclusion - have been developed for practical goal to encourage participation of the disabled and expand their choices in society. The study aims to point out the inherent limitation in these concepts and suggest how these concepts can be complemented by the concept of social citizenship in the discourse of civil society. The study, through reviewing various literatures with a critical eye, examined the attributes and evolving process of the given concepts. Self determination, while it emphasizes the autonomy of the disabled, contains the possibility that the determination is confined to individual ability and right decision isolated from the social context. Social exclusion focuses on the causes for unfulfillment of self determination, but it still lacks alternatives in practice. Social inclusion, though it is free from the limitation of self determination and social exclusion, does not provide theoretical elements of social condition and changes required for its achievement. Meanwhile, social citizenship pays attention to the rights that can not obtained through the freedom in economy and politics at the individual level and argues the necessity for social changes at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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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에서 사회적시민권의 이론적 적용 가능성 고찰 75

institutional level. This leads us to consider the agent based concepts of welfare for the disabled can be combined with the structure based approach in social citizenship. This combination is expected to contribute to programatic discourse to enhance the status of the disabled. The level of analysis and references for comparison for social conditions presented in social citizenship opens the possibility to capture the social requirements deficient in self determination, social exclusion and social inclusion.

Key words: Concept analysis, Self-determination, Social Exclusion, Social Inclusion, Social R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