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난법원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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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난 법원사람들 9월호 표지에는 스마트한 특허법원을 만들어 가는 류동현 기술심리서기관, 오미경 사무관, 허유한 경비관리대원(표지 앞쪽 좌측부터), 조현주 실무관, 이 판사, 이연민 주임(표지 뒤쪽 좌측부터)이 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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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만난법원사람들

9월호표지에는스마트한특허법원을만들어가는류동현기술심리서기관, 오미경사무관, 허유한경비관리 원(표지앞쪽좌측부터),

조현주실무관, 이헌판사, 이연민주임(표지뒤쪽좌측부터)이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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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Vol. 329 09공정한 눈으로 밝은 세상을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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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STORY03 테마이야기 | 스마트한 당신을 위하여

04 테마에세이 | 스마트 시 , 잔인하지만 자유로운 광야로의 초

06 테마코트 | 특허법원의 품격을 높이는 스마트한 몇 가지 이유

10 테마앙케트 | 진정 스마트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12 테마인터뷰 | 명함으로 스마트한 소통을 꿈꾸다

발행일2012년9월1일 통권329호 발행인법원행정처장차한성 편집인공보관윤성식

편집총괄홍보심의관서동칠 편집기획팀김관호, 김훈, 박지은 발행처법원행정처공보관실

주소서울특별시서초구서초 로219 전화02)3480-1456 팩스02)533-5484

E-mail법원사람들@scourt.go.kr

기획∙디자인∙인쇄 (주)서울기획케이투전화02)512-3296

블로그 http://blog.naver.com/law_zzang, http://blog.daum.net/law_zzang

04테마에세이

_ 김국현 IT평론가

스마트시 , 잔인하지만자유로운광야로의초

스마트해지거나스마트하게당하거나

스마트폰 사용자가 3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타전이 통신업

계로부터 전해져 온 올 여름. 반 이상의 국민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고 바야흐로 스마트 시

를 이야기하기에 모자람이 없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충분히 스마트한가 자문

해보면말이다.

스마트란‘똑똑한, 리한’이라고 번역되곤 하지만, 언제부

터인가 이 형용사는 내게‘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이라는

뜻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결국은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폰이었다. 굳이 하나하나 지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알아서 네트워크에 붙어 클라우드로 뛰어 올라가

정보를 교환한다. 일일이 신경 쓰지 않더라도 설치된 앱이

알아서 귀찮은 것들을 신 해소해 주려 애쓴다. 이렇게

주인 신 생각해 주는 편의성이 우리들을 조금 더 편안하

게 해 주었고, 이것을 쥐고 멍하니 보고 있으면 있을수록

우리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일을 줄일 수 있었다. 편리란 곧

신경쓰지않는일, 결국생각하지않는일이었다.

우리가 정말 스마트하지 않으면 스마트한 다른 무언가에

의해 당하기 십상인 것이 어쩌면 정 과도 같은 작금의

스마트 시 일지도 모른다. 표적인 예가‘스마트워크’다.

원래는 스스로 생각하여‘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만

특하게 해 치우자’는 것이 스마트워크 으나, 언제부터

인가 365일 24시간 일할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라도 되는

양 해석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원격 근무, 재택근무와 동의어

로 공공에 의해 번역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직장인의 기피

단어가되어버리기까지했다.

그러나 스마트하다고 주장하는 모든 것들은 의외로 온순하

다. 스마트폰도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여 다루기 시작한다면

금방 길들여진다. 누군가에게는 족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정색하며 둘도 없는 개인비서가 되어 준다. 스스로 생각하는

폰과우리스스로도직접생각하며맞설수있다면말이다.

스마트워크도 마찬가지다. 아무 생각 없이 살 요량이었다면

스마트워크의 트렌드에 스마트하게 당하기 일쑤다. 오늘은

좀 쉬어 볼까, 어떻게 좀 묻어가 볼까 하는 잔머리는 처절히

근태와 실적 데이터로 자동 계산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름

05법원사람들_2012.09

지기 모든‘스마트’란 결국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마트라는 단어의 모호함이 개념을 오염시켰다면

조금 더 직설적이고 조금 더 야생적인 개념의 단어로 치환해

보는것도좋다. 바로‘노마드’다.

노마드의야성으로스마트하게길들이기

말 그 로 유목민이라는 뜻인데, 광야에 홀로 선, 생존을 위해

스스로 생각해야만 하는 거칠디 거친 유목민의 심정을 느껴

보는 것이다. 스마트폰 신 노마드폰이라 불러 보자. 언제

어디서나 달리고 있는 우리를 위해 주어진 일종의 적토마라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나를 묶는 족쇄가 아닌 나를 달리게

하는동지가바로노마드폰이다.

마찬가지로 스마트워크 신 노마드워크다. 원격 근무, 재택

근무를 스마트하게 당하는 것은 사육되는 직원의 멘탈.

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노마드의 기분으로

온갖 테크놀로지를 구사, 스스로의 성과를 찾아 가는 일을

하는 용기를 되찾는 것이다. 스마트워크를 강요한다면 노마

드워크로응하는것이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기 치에 부합하며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성실함. 어찌 보면 사육되는 우마(牛馬)의

충직함을 산업 사회는 우리에게 기 해 왔다. 그 관성에

젖어 있는 상태라면 아무리 스마트한 무엇이 다가 온들

스마트한 굴레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용기, 스스로의 책임 하에 스스로 생각하는 용기를 되찾게

된다면, 광야에 홀로 선 한 마리 짐승의 야성을 되찾게 된다

면, 스마트가 주는 불편한 감정 따위 노마드만이 만끽할 수

있는편리함으로탈바꿈하게된다.

스마트함이란 스스로 생각하여 결정하기로 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나 신 시스템이, 체제가, 사회가 알아서 해주던

생각과 판단을 내게 되돌리는 일이다. 이렇게 피곤한 일을

꼭 해야만 하나,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살 수는 없나

고민도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하나

가 있으니 바로 변하는 환경이다.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있는 걸 어쩌나. 유목민은 광야의 척박함을 탓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여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잡념으로 소진시

킬수는없기때문이다.

스마트 시 .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더 없이 잔인하지

만 스스로 생각해 본다면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시 가

우리앞에펼쳐져버린것이다.

필자는 서울 학교 자연과학 학(생물학, 전산

학)을졸업한후,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

IBM을 거쳐 현재는 IT 칼럼니스트이자 소셜큐레

이션 플랫폼 서비스를 하고 있는‘에디토이’

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스마트워크」, 「웹 이

후의세계」등이있으며, 블로그‘김국현의낭만

IT(www.goodhyun.com)’를운 하고있다.

COURT STORY14 나의 일 나의 삶 Ⅰ | 걸출

18 행복에세이 Ⅰ | 기억의 습작 : 제주의 습작

22 행복에세이 Ⅱ | 길 위에서 찾은 행복

26 행복에세이 Ⅲ | 탄생의 순간을 기억하며

28 행복에세이 Ⅳ | 낭만 그녀, 무뚝뚝이 남자와 새벽 데이트

31 행복에세이 Ⅴ | 내면으로 가는 여행

34 조사심의관 코너 | 자주 틀리는 맞춤법 몇 가지

38 Court & People | 살아있는 아름다움을 자아내다

FUNNY STORY40 건강레시피 | 파프리카

42 트렌드 | 스토리가 있는 결핍, 우리가 채워줄게!

44 세계오지기행 | 우중雨中 천국, 베이 오브 코토르의 휴식

48 Court Event | 시각장애인 학생 / 일본 로스쿨 학생 초청견학

50 Court News

52 러브메신저 | 동지원 손서정 주임이 보내는 편지

53 문화산책 | 아버지, 어반 자카파 콘서트 외

54 Quiz Quiz

55 칭찬합시다

행복에세이Ⅰ

공정한 눈으로 밝은 세상을 만드는

2012 Vol. 329 09

테마에세이

8월 7일, 입추이자 말복이다. 8시 10분 지하철 9호선 고속터

미널역에서 내렸다. 꿉꿉한 공기와 출근 인파를 헤치고 5분

만에 3번 출구로 나왔다. 이 거리는 태양과 후텁지근한 바

람에숨이턱막힌다.

육교를 건너 미도산(서초동 법원종합청사 뒤에 있는 야트

막한 산)의 녹음 속으로 접어들었다. 바로 심호흡을 시작한

다. 이때부터 미도산 정상을 거쳐 후생관에서 샤워를 하고

사무실에 도착할 때까지 40분 동안이 오전 중 제일 행복한

순간이다.

Bus를 버리다

요즈음‘BMW’하면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Bus나 Metro,

Walking으로 출근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BMW

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BMW족’, 이 중에서 중교통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하거나, 중교통을 이

용하더라도 일부 구간은 건강 등을 위하여 걸어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을‘걸출족’,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자출족’이라고하기도한다.

2010년 상반기에 사법보좌관 연수를 받을 때부터 시력과

체력이 저하되는 등 노화현상이 나타났다. 안양지원으로

사법보좌관 발령을 받은 그해 하반기부터는 그 진행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이 로 늙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위

기감이 엄습해 왔다. 궁리 끝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일단 많

이 걸어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걸출족’에 합류한 지 1

년반이되었다.

처음 안양지원으로 출퇴근을 할 때에는 버스(집 전철역)와

지하철을 이용했었는데, 이제 집 전철역 구간은 버스를 타

지 않고 걷기로 한 것이다. 출근할 때는 안양천을 따라 신

목동역까지, 퇴근할 때는 당산역부터 한강과 안양천의 산

책로를 따라 걸었다. 출퇴근 시간에 8km(90분)를 걸은 셈

이다.

14나의일나의삶Ⅰ _ 이재석서울중앙지방법원사법보좌관

걸.출.

아내를 바꾸다

금년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옮긴 후에도, 출근할 때는

안양천을 따라 신목동역까지, 고속터미널역에서 미도산을

넘어 사무실까지 걷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 7km(90분)를 걷

는 것인데, 산을 넘어 다니는 관계로 안양지원으로 다닐 때

보다 운동도 더 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리고 1주일에

1~2회는 당산역에서 내려 한강과 안양천의 산책로를 따라

6km(70분)를 걷고 있다. 내친김에 용왕산에 들 다 가기도

하는데, 이러한 때를 비하여 항상 자그마한 헤드 랜턴을

가지고다닌다.

걷기 시작한 지 2개월이 지나자 변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

했다. 일상의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면서 자신감도 서서

히 회복되었다. 더욱 놀라운 건 그동안 지켜보기만 하던 집

사람도 같이 걷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

던 사람이 4월부터는 거의 매일 아침 전철역까지 함께 걷

고, 돌아갈 때는 혼자 용왕산에도 오르고 있다. 휴일에도 산

에 가지 않는 날이면 아침이나 저녁에 안양천이나 용왕산

을걷고있다.

요즈음 허물없는 동년배나 선배들을 만나면 그 효능을 뻥

튀기해가면서 걷기를 강요(?)하고 있다. 좌중에 여성이 있

는 경우에는 어느 광고카피처럼“남자한테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직접 말할 수도 없고….”라고 에둘러 권유하기도

한다. 걷는 것이 남자에게만 좋을 리 만무하고, 그렇다고

2~30 로돌아갈수있는것도아니지만말이다.

발은 제2의 심장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을 기

준으로 60세인 경우 평균적으로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

까지 살 것이라고 하니 재(財)테크뿐만 아니라 건(健)테크

에도힘쓸일이다.

서점가에는 Wellbeing 워킹, Power 워킹, Fitness 워킹, Masai

워킹, Nordic 워킹, Trance 워킹등각종워킹방법과함께그

효능 등을 소개하는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① 다이어트에

좋을 뿐만 아니라, ②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골다공

증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치료에도 효과가 있고, ③ 일정

15법원사람들_2012.09 18행복에세이

Ⅰ _ 윤인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실무관

서양 선교사처럼 7년에 한 번씩 쉬는 안식년도 없는 공무원의 단조

로운 일상. 일상은 우리가 마주하기 나름이므로, 그냥 일상으로 하

지 말고 가끔씩 변화를 주면 그 일상도 신선한 일상이 될 수 있습니

다. 요즘우리법원직원들은바쁜일과중에도, 짧게혹은길게휴가

를 다녀옴으로써 몸과 마음의 재충전 시간을 가지고, 활기차게 업무

에임하는거같아보기가참좋습니다.

입사 전 한 달간 다녀온 유럽여행, 입사 후 꿀맛 같은 세부 신혼여행

과 임신 후 사이판으로 태교여행을 다녀온 뒤로 몇 년의 공백(두 아

이의 엄마가 된 기간임).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온 지 햇수로 벌써 한

손가락으로 세기에 부족한 지금, 한참 능력검정시험 막바지 공부에

접어들며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많이 지쳐있었는데, 드디어 제게도

기회가 왔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내 학동문모임에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있다는소식이들려온것입니다.

금요일 출발 2박 3일이면 업무상으로는 하루 공백이나, 우리 가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두 아이를 책임져줄 신랑의 결재가 필요한 거

죠. 가장 기분 좋은 타이밍을 포착하여 넌지시 여행 허가를 구하는

순간, “다녀와~ 멋진 동문이네”해주는 너무나‘쿨한 신랑님’이십니

다. 이번에 같이 간 멤버 중에 배우자에게 법원교육으로 위장해 오신

분이 있었는데, 저는 정말 맘 편하게 다녀온 셈이죠? (지면을 빌어

다시한번고마워. 신랑~)

다음 단계로 여행계획서를 빠르게 훑어보니, 너무나 끌립니다. 이름

하여“할리데이비슨 프로젝트”. 몇 년 전부터 불어온 스쿠터 열풍에

힘입어 제주도의 아름다운 해변도로와 관광지를 렌터카가 아닌 렌트

스쿠터로달려보자는아주야심찬프로젝트죠.

두발자전거 운전할 실력만 되면 스쿠터는 무난하다는 경험자 선배님

말 에 핑크빛 여행계획에 들떠 그날의 험난한 일정은 생각지도 못

한 채, 일단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과 출발 전날의 설렘이 시작의 반

인고로, 전날 잠 설치다가 금요일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공항버스

를 타는데, 하늘에서는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캐리어를 끌고 우산

을쓰고걸어가는제모습이여행의흥분을가라앉혀주네요.

이번 여행의 멤버 구성은 크게 OB(Old boy, 기혼이거나 법원서기

이상) vs YB(Young boy, 미혼이거나 법원서기보 이하)로 구성됩니

다. 동문회 임시회장님이신 자유로운 혼 윤은열 계장님, 양산에서

유유자적 때론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김구식 계장님, 레크레이션계의

왕자 유도위 선배님, 우윳빛 피부의 이길선 후배님, 동부지원의 깜찍

한 패션 왕 문기주 후배님, 이번 첫 비행기여행을 위해 명품 선 라

스를 구입할망정 동문회 재정에는 알뜰살뜰한 총무 옥승록 후배님,

부산지방법원의 이효리 고숙정 후배님,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인 저.

저는 마음만은 YB이고 싶으나 전자의 2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라맘편하게OB 쪽으로배정됩니다.

제주행 비행기는 운행시간이 1시간이 채 안 걸립니다. 안전벨트 채우

고음료수한잔마시면착륙. 공간이동을한것처럼제주공항에내려

야자수가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렌터카 업체로 갑니다.

혹시나 스쿠터를 못 타거나 비상상황을 비해 렌터카 1 와 스쿠터

19법원사람들_2012.09

4 를 빌리기로 계획했으나, 스쿠터 업체에서 시운전을 해본 결과

현실은 상상 이상입니다. 운전자들의 실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 상

태로 스쿠터를 몰고 갔다가는 낙오자, 짐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스쿠

터 2 로 계획이 축소됩니다. 렌터카에 탈 수 있는 인원은 4명이기

에, 스쿠터 운전자 2명을 포함해 스쿠터 뒷좌석은 항상 2명이 번갈

아 타고 가야 합니다. 스쿠터 경쟁이 치열합니다. (스쿠터에 타지 않

으려고…….)

제주공항에 도착한 지 2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공항 주위를 벗어

나지못하고있습니다.

제발 표지판에서 공항 자가 사라지길 바라면서 달리다 보니 어느

덧 첫 목적지인 실 오름에 도착합니다. 오름은 제주 지역에 화산활

동 후 생긴 작은 산으로“오르다”라는 어원을 갖고 있는 기생화산을

뜻하는제주사투리입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데, 안개가 많이 낀 날씨에‘오름’이라는 어감

상 편한 언덕같은 느낌이 들어서 산책 정도하는 줄 알고 다들 첫발

을 디딥니다. 출발한 지 10분이 지나자 아까 비행기 탑승할 때 기내

반입이 안 된 김구식 계장님의 등산 스틱 2개가 오버랩되면서 고생

이 시작됩니다. 왜 등산 스틱을 들고 오셨나 했었는데, 오르막이 심

하네요. 평소운동좀할걸, 진짜로OB 소리듣기싫어서입꾹다물

고올라갑니다.

해발 1,700m 왕복 4시간가량 걸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를

뚫고 오름을 올라갔다 내려오니 온몸이 안개사우나로 눈썹까지 물방

울이 맺혀 있네요. 한라산 등반도 그렇지만, 제주의 날씨는 아무에게

나 멋진 절경을 허락해주지는 않나 봅니다. 이 죽일 놈의 안개, 평생

에 볼 안개만 그곳에서 다 보고 왔으니까요. 구름 위의 산책이란

화가내내생각났었습니다.

하산하고 나니 첫날 하루 일정이 끝났습니다. 공항 근처에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엔 실 오름 하나로 끝입니다. 코스 숫자를 중요시 여

기는 YB들의 불만이 조금씩 야기됩니다. 렌터카의 속도를 따라가려

고 스쿠터를 시속 80km로 달리다 보니 그 뒤에 동승한 유도위 선배

님의얼굴이칼바람에남아나질않더랍니다.

첫날밤의 숙소인 한화리조트로 가서 여장을 풀고, 제주도 오겹살을

안주 삼은 술자리가 이어집니다. 평소에 못 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남은 고기를 벌칙으로 처치하기 위한 게임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게

임의 블랙홀 윤은열 회장님 덕에 눈물 흘려 오랜만에 웃어봅니다. 그

리고다음날여행일정도다시짜면서제주의첫날이저물어갑니다.

둘째 날, 새벽 7시 아침 식사를 하며 강행군을 시작합니다. 어제의

어리바리함을 만회하기라도 하듯이 사려니숲길, 산굼부리, 천지연을

오전 안에 모두 둘러봅니다. YB들의 만족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오전의 렌터카 운전은 제가 했는데, 제주도는 시내를 제외하고는

교통체증이 없기에 좀 달렸더니, 스쿠터 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저에게 당장 스쿠터 뒷좌석에 착석할 엄벌이 처해집니다. 헬멧을

착용하고 운전자 어깨에 양팔만 의지한 채로 덜덜덜 떨며 생애 첫

나의일나의삶Ⅰ

트렌드

40

과일처럼단맛으로입이즐겁고, 아삭아삭소리로귀가즐겁고, 알록달록한색상으로눈의즐거움까지제공하는보석같은채소.

파프리카는최근유명인들의다이어트식품으로소개되어주목받고있다.

파프리카의다양하고예쁜색감만큼이나몸에좋은 양소가풍부하여여러요리의재료뿐만아니라소스나조미료등을만드는데광범위하게사용된다.

또한다른채소에비해당도가높고, 암과비염에도효능이있는것으로알려져있다. 이처럼무한한잠재력을가진파프리카에 해알아보자.

알록달록웰빙푸드

건강레시피_ 권은미푸드칼럼니스트

파프리카

칼로리 : 20kcal/100g

비타민A, 비타민C, 비타

민E, 철분, 베타카로틴,

섬유소, 칼슘, 리코핀등

41법원사람들_2012.09

비타민의 보고, 파프리카 피망의 사촌으로 불리는 파프리

카는‘비타민 덩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엄청난 양의 비

타민C를 함유하고 있는데 개당 레몬의 2배, 토마토의 5배, 사과

와 오렌지의 41배 정도나 된다. 또한 비타민A와 철분 성분도 풍

부하다. 비타민A와 C는 기미와 주근깨 예방 효과가 있어 피부

노화 방지에 탁월하며 감기 예방과 항산화 작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이나 성장하는 어린이에게

충분한 비타민 공급으로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파프리카는 주

스나녹즙, 아삭한식감그 로를살린샐러드의재료로많이쓰

이지만 열을 가하면 양소가 파괴되는 다른 채소와 달리 파프

리카의 양소는 기름과 함께 익혀 섭취했을 때 그 흡수율이 더

욱 높아진다. 그래서 볶음이나 조림, 전 같은 요리로 다양한 활

용이가능하다.

알록달록 색깔별 효능 파프리카는 색깔마다 맛과 양이

조금씩 다르다. 뇌세포 보호에 효과적인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색깔이 붉을수록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

프리카순서로많이들어있다.

빨간 파프리카는 초록 파프리카보다 비타민C 함유량이 2배 이

상이고, 암, 관상동맥증 예방 및 어린이들의 면역력 강화, 성장

촉진에 도움이 되며 골다공증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주

황 파프리카는 철분 및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피부의 기미, 주근

깨, 검버섯 등 얼굴이 거무스름해지는 원인인 멜라닌 색소의 생

성을 억제하고, 아토피성 피부염에도 좋다. 노랑 파프리카는 스

트레스 해소 및 생체리듬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혈액응고

를 방지해주는 피라진 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고혈압, 심근경

색, 뇌경색을 예방해 준다. 초록 파프리카에는 저열량, 풍부한

유기질과 캡산틴 성분으로 비만인 사람에게 좋고, 철분 또한 풍

부해빈혈예방에효과가있다.

싱싱한 파프리카 고르기 좋은 파프리카를 구입하고 싶다

면표피가두껍고색상이선명한것, 여기에약간통통하면서무

겁게 느껴지는 것을 고르면 된다. 겉에는 흠집이 없고 전체적으

로 윤기가 나며 골 사이에 변색이 없다면 금상첨화. 마지막으로

꼭지부분이마르지않았는지도체크하여야한다.

신선한 파프리카를 10~12℃, 상 습도 90~95%의 저온∙다습한

장소에 보관하면 보다 오랫동안 싱싱한 상태에서 먹을 수 있다.

물기가닿으면쉽게상하므로씻지않고한개씩랩으로싸거나,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 야채 칸에 보관하면 3주 정도는 거뜬히

보관할수있다.

알록달록파프리카삼색 전병말이

재료 파프리카 (빨강, 노랑, 초록) 1개씩, 오이 100g, 당근 100g, 표고

버섯 100g, 소고기 100g, 계란 3개 양념 간장 1T, 참기름 1T, 파(다

진것) 1T, 마늘(다진것) 1/2T, 설탕 1t, 후추약간 전병삼색파프리

카즙vs 가루 (1:1), 소금약간 겨자소스연겨자1T, 식초2T, 오렌지

즙1T, 설탕1T, 소금1/4t

요리하기

1. 색깔별로 파프리카 반개를 잘게 썬 후 물을 넣고 믹서에 갈아 걸러낸

즙에 가루와소금을넣고묽게풀어채에걸러둔다.

2. 달걀은 황∙백으로 지단을 얇게 부쳐 채 썰고, 돌려 깎아 채 썰어 소

금에 절여 물기를 짜 둔 오이와 채 썬 파프리카와 당근은 소금 넣어

각각 센 불에서 살짝 볶아 펼쳐 식혀두고, 채 썰어 양념해둔 버섯과

소고기는물기없이볶는다.

3. 팬에 포도씨 유를 살짝 두른 다음 키친타월로 골고루 닦아 낸 후 약

불에서풀어둔반죽을 얇게부친후펼쳐식혀둔다.

4. 삼색 전병에 준비한 재료를 넣고 김밥 말듯이 돌돌 말아 2cm 크기

로썰어겨자소스와곁들여낸다.

TIP. 야채는볶을때센불에서살짝볶아야색깔이곱고아삭거린다.

1 2 3

R e c i p e

42트렌드

_ 편집실

스토리가 있는 결핍,

우리가 채워줄게!올림픽이 없었다면 2012년 8월의 밤을 어떻게 견뎠을까? 런던

올림픽이 끝났다. 한국 표선수들은 기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유래 없는 폭염과 열 야에 지친 국민들에게 선수들의 선전과 메

달소식은시원한청량제 다.

이제 올림픽의 감동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도 스포츠가 갖고 있는 소통과 통합의 정신은 여

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하 다. 올림픽이란 거 한 스포츠 이

벤트는국민들의정신을하나로묶는거 한용광로 던것이다.

의미있는과정을즐기다

스포츠는육체와육체가 부딪치는가장원시적인분야다. 그러

나그어느분야보다사람들의감성을건드려감동을이끌어내

는 분야이기도 하다. 스포츠는 결과가 모든 것을 결정하기도

하지만그못지않게‘의미있는과정’을중요하게여긴다.

가장 큰 감동은 의미 있는 과정을 거친 선수가 최상의 결과를

얻을 때 나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결핍을발견하게되면사람들은감동하게된다.

한국 체조역사에서 최초의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의 '스토리

가있는결핍'은국민들의큰감동을불러일으켰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구호단체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꿈

을키워온양선수가인터뷰에서부모가사는비닐하우스를언

급하면서 감동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태릉선수촌 훈련비를

꼬박 모아 부모에게 보낼 정도로 가난한 가정이었지만 인터뷰

에서자신의아버지가농부라고자랑스럽게말할 정도로속깊

은양선수는순식간에국민아들이되었다.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나라의 국가 표선수가, 그것도 자

신의이름을딴독보적인체조기술을보유하고있는선수의가

43법원사람들_2012.09

정형편이 생각 밖으로 어렵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감성을 건드

리기에 충분했다. 국민들은 양 선수가 갖고 있던 결핍에서 의미

를 발견했고 그래서 채워주길 원했다. 어려운 형편에도 비인기

종목에서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것에 한 미안함과 견

함이동시에작동했던것이다.

짧은 순간 양 선수에 한 후원과 지원이 쇄도했다. 양 선수와

부모가 갖고 있던 경제적 결핍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

다. 비록 일부 기업의 후원은 약삭빠른 마케팅이란 비난이 없지

않지만 그 바닥에는 수긍할 만한 스토리가 있는 결핍을 채워주

고싶은 국민들의여망이반 된것이라고할수있다. 힘들었을

결핍을 국민들이 함께 채워 앞으로 더 큰 목표를 이루도록 독려

하고싶었던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진정한 스포츠 정신

이무엇인지보여준역도장미란선수의결핍, 세상에서가장긴

1초를 겪어야 했던 펜싱 신아람 선수의 결핍, 그리고 이미 정신

만큼은 금메달이었던 축구 박종우 선수의 결핍을 국민들은 기

억하고아낌없이박수로채워주었다.

결국자신의결핍을메우는일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유독 감동이 쏟아지는 거 한 이벤트

다. 감동이란 트렌드가 철저하게 만들어지는 시간이다. 금메달

은 정책적으로 집중투자가 이뤄지는 이른바 효자종목 뿐만 아

니라 큰 관심이 없던 비인기 종목에서도 나온다. 의외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스포츠의 묘미이지만 그 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

선수들과 코치진이 흘렸을 땀방울은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하

다. 자신의 결핍을 스스로 메우려는 선수들의 의지는 때론 다른

사람들에겐 의외이지만 자신에겐 당연한 결과를 낳는다. 그리

고그결과에 한감동은어마어마한규모로확 된다.

다른 사람의 결핍을 채워주고 싶은 욕망은 결국 자신의 결핍을

메우는 방법이다. 결핍을 콤플렉스로 생각하지 않은 한국 표

선수들의 태도는 누구에게나 있는 결핍을 어떻게 메워야하는

지잘보여주는사례 던것이다.

자신의 결핍에 당당한 사람의 태도는 감동이다. 그리고 그 결핍

을함께메워주고싶은국민들의열망은더큰시너지효과를낳

는다. ‘다국적 기업의 이벤트 장소로 전락했다’는 혹평을 받기

도 하지만 사람들이 여전히 올림픽에서 스포츠 정신을 확인하

고싶은이유도바로그때문이다.

건강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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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눈으로밝은세상을만드는사람들

S t o r yT H E M E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 3천만 명 돌파!’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이 스마트

폰을사용하고있다는얘기입니다. 2009년국내에아이폰이출시되면서그야말로

신(新)세계가 펼쳐졌고, 불과 몇 년 되지 않아 사회 전반에 걸쳐 지 한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덕분에우리는스마트한환경속에서스마트한삶을맛보고있는중인

데요, 그에걸맞게우리스스로가스마트하게업그레이드되고있는지궁금합니다.

스마트한당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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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테마에세이

_ 김국현 IT평론가

스마트시 , 잔인하지만자유로운광야로의초

스마트해지거나스마트하게당하거나

스마트폰 사용자가 3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타전이 통신업

계로부터 전해져 온 올 여름. 반 이상의 국민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고 바야흐로 스마트 시

를 이야기하기에 모자람이 없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충분히 스마트한가 자문

해보면말이다.

스마트란‘똑똑한, 리한’이라고 번역되곤 하지만, 언제부

터인가 이 형용사는 내게‘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이라는

뜻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결국은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폰이었다. 굳이 하나하나 지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알아서 네트워크에 붙어 클라우드로 뛰어 올라가

정보를 교환한다. 일일이 신경 쓰지 않더라도 설치된 앱이

알아서 귀찮은 것들을 신 해소해 주려 애쓴다. 이렇게

주인 신 생각해 주는 편의성이 우리들을 조금 더 편안하

게 해 주었고, 이것을 쥐고 멍하니 보고 있으면 있을수록

우리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일을 줄일 수 있었다. 편리란 곧

신경쓰지않는일, 결국생각하지않는일이었다.

우리가 정말 스마트하지 않으면 스마트한 다른 무언가에

의해 당하기 십상인 것이 어쩌면 정 과도 같은 작금의

스마트 시 일지도 모른다. 표적인 예가‘스마트워크’다.

원래는 스스로 생각하여‘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만

특하게 해 치우자’는 것이 스마트워크 으나, 언제부터

인가 365일 24시간 일할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라도 되는

양 해석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원격 근무, 재택근무와 동의어

로 공공에 의해 번역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직장인의 기피

단어가되어버리기까지했다.

그러나 스마트하다고 주장하는 모든 것들은 의외로 온순하

다. 스마트폰도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여 다루기 시작한다면

금방 길들여진다. 누군가에게는 족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정색하며 둘도 없는 개인비서가 되어 준다. 스스로 생각하는

폰과우리스스로도직접생각하며맞설수있다면말이다.

스마트워크도 마찬가지다. 아무 생각 없이 살 요량이었다면

스마트워크의 트렌드에 스마트하게 당하기 일쑤다. 오늘은

좀 쉬어 볼까, 어떻게 좀 묻어가 볼까 하는 잔머리는 처절히

근태와 실적 데이터로 자동 계산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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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법원사람들_2012.09

지기 모든‘스마트’란 결국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마트라는 단어의 모호함이 개념을 오염시켰다면

조금 더 직설적이고 조금 더 야생적인 개념의 단어로 치환해

보는것도좋다. 바로‘노마드’다.

노마드의야성으로스마트하게길들이기

말 그 로 유목민이라는 뜻인데, 광야에 홀로 선, 생존을 위해

스스로 생각해야만 하는 거칠디 거친 유목민의 심정을 느껴

보는 것이다. 스마트폰 신 노마드폰이라 불러 보자. 언제

어디서나 달리고 있는 우리를 위해 주어진 일종의 적토마라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나를 묶는 족쇄가 아닌 나를 달리게

하는동지가바로노마드폰이다.

마찬가지로 스마트워크 신 노마드워크다. 원격 근무, 재택

근무를 스마트하게 당하는 것은 사육되는 직원의 멘탈.

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노마드의 기분으로

온갖 테크놀로지를 구사, 스스로의 성과를 찾아 가는 일을

하는 용기를 되찾는 것이다. 스마트워크를 강요한다면 노마

드워크로응하는것이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기 치에 부합하며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성실함. 어찌 보면 사육되는 우마(牛馬)의

충직함을 산업 사회는 우리에게 기 해 왔다. 그 관성에

젖어 있는 상태라면 아무리 스마트한 무엇이 다가온들 스마

트한 굴레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용기,

스스로의 책임 하에 스스로 생각하는 용기를 되찾게 된다

면, 광야에 홀로 선 한 마리 짐승의 야성을 되찾게 된다면,

스마트가 주는 불편한 감정 따위는 노마드만이 만끽할 수

있는편리함으로탈바꿈하게된다.

스마트함이란 스스로 생각하여 결정하기로 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나 신 시스템이, 체제가, 사회가 알아서 해주던

생각과 판단을 내게 되돌리는 일이다. 이렇게 피곤한 일을

꼭 해야만 하나,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살 수는 없나

고민도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하나

가 있으니 바로 변하는 환경이다.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있는 걸 어쩌나. 유목민은 광야의 척박함을 탓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여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잡념으로 소진시

킬수는없기때문이다.

스마트 시 .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더 없이 잔인하지

만 스스로 생각해 본다면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시 가

우리앞에펼쳐져버린것이다.

필자는 서울 학교 자연과학 학(생물학, 전산

학)을졸업한후,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

IBM을 거쳐 현재는 IT 칼럼니스트이자 소셜큐레

이션 플랫폼 서비스를 하고 있는‘에디토이’

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스마트워크」, 「웹 이

후의세계」등이있으며, 블로그‘김국현의낭만

IT(www.goodhyun.com)’를운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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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특허법원만의특별함

특허법원은 스마트하다. 모든 법정이 전자화(프레젠테이션,

실물화상기, 전자법원 제어장치 프로그램 등)되어 있는 것은 물

론이요, 부분의 사건이 전자소송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0년 4월 국내 최초로 특허법원에서 빠르고 간편한 고품질의

전자소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이후, 전자소송제도에

해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전자소송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 통해 법원과 소송제도가 스마트

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큰 의의다. 또한 특허법원

에서는 기술사건의 경우 사건당 1시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여

양 당사자가 기술설명을 함으로써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구술심

리와집중심리를구현하고있다.

박민정 판사는 배석판사로서 맡은 사건을 처리하는 것 외에도

특허법원에 견학을 오는 외국의 특허청 관계자, 변리사 및 판사

들에게 특허법원을 소개하고, 전자소송을 직접 시연하며 특허

법원에 한 의문사항에 관하여 답변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특허법원의 전문성’을 강조한다. “외국의

판사들에게 특허법원의 첨단 전자소송설비를 보여주면 다들

부러워해요. 또 재판부 판사실 바로 옆에 마련되어 언제든 자유

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재판부별 소법정을 소개하는 것도 제 즐거

움중하나입니다.”

또 하나 특별함이 있다면, 기술심리관제도이다. 특허법원의

사건들은 특허발명 및 관련 자료들의 기술적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 때문에 기술심리관을 통해서

기술내용을 심층적으로 파악하여 사건을 더욱 수준

높고 스마트하게 처리한다. 특허청 심사관 및 특허심

판원 심판관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1월부터 법원

가족이 된 조명선 기술심리서기관은“제가 도면 등을

통해 기술내용을 설명함으로써 재판부에서 그 발명을

쉽게이해할때보람을느낀다”고말했다.

외유내강형스마트법원

최근 특허법원은 국제화를 위한 노력이 화두다. 특허

법원 판사들로 구성된 실무연구회에서 외국의 지식재

산권법 관련 제도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세계지적재산기구(WIPO)의 지식재산권법 관련

회의에도 특허법원 판사들이 파견되어 국제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년 특허법원에 관심을

갖고 방문하는 외국인 관계자들을 위해서 법원 및

소송제도를 소개하는 외국어 안내책자를 제작하는

세심한배려도아끼지 않았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의 특허전문법원인 연방순회항소

법원(U.S.Court of Appeals for Federal Circuit, CAFC)

과의 공동컨퍼런스에 특허법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박민정판사는“이번회의는특허법원의국제

테마코트_ 김경순기자 사진_ 정동면포토그래퍼

스피드와 실용성이 경쟁력인 시 다. 지식재산권에 관한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전문법원인 특허법원도 예외일 수 없다. 신속

하고도 충실한심리를통하여공정한결론을 도출해냄으로써또

하나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는데, 특허법원의

품격을높이는스마트한구성원들이있기에가능한일이다.

특 허 법 원특허법원의품격을높이는

스마트한몇가지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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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법원사람들_2012.09

적위상을드높일수있는좋은기회가될것”이라고전망했다.

특허법원은전문법원인 만큼 색다른 조직문화가형성되어있다.

빈중복 사무관은 특허법원의 가장 큰 매력으로‘지식재산권

분야에 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과 사건 부분이 전자

소송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민원인이 많지 않아 여유 있고, 상

적으로 적은 인원임에도‘직원 모두가 동호회 활동에 적극적으

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내기인 박성혜 실무

관은 스마트폰이 차가운 하드웨어 속 어플 등을 통해서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듯, 특허법원도 냉철한 이성뿐만 아니

라 사랑나눔회를 통한 봉사활동 등 따뜻한 소통이

오가는곳이라고그분위기를전했다.

스마트하면서도 법원 가족들 상호간 및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등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도공유하고있는특허법원, 이곳이스마트법원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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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해지고싶다면이들처럼6人6色

남보다 한 발 앞선 생각과 실천이 경쟁력인 시 다. 이러한 현상은 손 안의 요술램프인 스마트폰이

촉진시켰고, 누구나 스마트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었다.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지혜로움까

지겸비한특허법원의스마트한리더6인의이야기를들어보았다.

08

조명선기술심리서기관

특허법원으로 오기 전, 행정부 소속 공무

원으로 오랫동안 특허청에서 의약분야

심사 심판 업무를 맡아 온 조명선 기술심

리서기관에게 스마트하다는 것은‘전문

성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

실에 안주하는 것은 절 금물! 꾸준히

공부하며 자신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하

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그녀는 덧

붙여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스마

트한삶을완성하는핵심이라고말한다.

박민정판사

특허법원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박민정 판사. 그녀에게

스마트하다는 것은‘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최 한 우호

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 못할 일이 없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적어진다는 것.

결국, 스마트한 삶은 우리 인생에서 불필

요한 근심, 걱정을 덜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믿는다.

빈중복사무관

빈중복 사무관에게 스마트하다는 것은

‘긍정적인 열린 마음’과‘건강하고 활력

이 넘치는 삶’이다. 한 마디로‘건강함’

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생활자전거를

이용해 전에 잘 갖추어져 있는 자전거

도로를 하루에 30km,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갑천 교에서 청댐까지 왕복

50km 이상을 달린다.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위해 힘들이지 않고 유산소 운동

을 할 수 있고, 비용이 들지 않는 자전거

는스마트한그의탁월한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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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법원사람들_2012.09

박성혜실무관

특허법원의 새내기인 박성혜 실무관은

그 자체로 스마트한 인물이 아닐까 싶다.

비단 그녀가 평소 업무하는 데 있어서

스마트하게 일 처리를 하고, 스마트기기

를 활용해 스마트한 생활을 즐기기 때문

만은 아니다. 그녀가 갖고 있는 생각들과

생활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유

를 알 수 있는데, 그녀는 볼리비아 아이

를 일 일로 후원하며 아이들의 꿈이 자

랄 수 있도록 돕고, 지인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즐기며 알차게 삶을 가꾸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민주임

임상민 주임은 특허법원에 근무하면서

일과 사람,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별

히 잘하는 운동이 없었던 그는 각종 동호

회에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한 부지런함

으로 이제는 테니스와 탁구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고, 마라톤 하프코스 완주

라는 기록도 달성했다. 풀코스 도전을 앞

두고 있다고. 무엇보다 동료들과 돈독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현재 그는 늦깎이 학생이 되어

열공 중인 결코‘배우는 삶을 멈추지

않는’스마트한남자다.

임은수주임

임은수 주임은 스마트한 삶에 한 확고

한 주관이 있다. 스마트기기 활용이 스마

트한 삶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스마트

기기가 없어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

히 스마트한 삶을 위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행복이란 각자 노력해서 만들어가

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스마트하다는 것은‘자기관리를 잘 하는

것’을 의미하며 현재, 알콩달콩하면서도

야무지게신혼생활을즐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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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스마트(Smart)’를테마로진행된9월호앙케트에는72명의특허법원직원들이참여했습니다.

특허법원 직원들은 스마트기기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응답자의 75% (54명)가 스마트기기

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11% (8명)는 스마트폰 이외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해

90% 가까운 직원들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기기를 활용

하는 주된 용도’를 묻는 질문에, ‘교육, 정보 습득’(29%)을 첫 번째로 꼽았고, ‘메일, 일정관리’

(20%), ‘게임, 음악 듣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15%) 순이었습니다. 기타의견으로‘통

화및문자∙길찾기이용’에주로사용한다고답했습니다.

‘스마트기기가 생활에 미치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 과반수가‘약간의 변화를 준다’라고 답했으

며, 27% (19명)가‘매우 큰 변화를 준다’고 답해 스마트기기는 이제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요긴한 물건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기기가 스마트한 삶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7% (5명)만이 스마트기기의 활용 정도에 있다고 했으며, 43% (31명)

가‘스마트한 생활 습관’을 36% (26명)가‘스마트한 마인드’를 스마트한 삶을 위한 중요 요인

으로꼽았습니다.

‘스마트’란 단어가 범람하는 시 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스마

트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지요.

점점 똑똑해지는 세상 속에서 앞서

가는 생각으로 스마트한 법원을 지

향하는 특허법원 직원들의 스마트한

삶에 한생각을알아봅니다.

진정스마트한삶을살고있습니까?

테마앙케트 특허법원

Q1.당신은스마트기기를사용하고

있습니까?

�사용하고있다.

� 두가지이상사용하고있다.

� 사용하고있지않다.

Q2.당신이스마트기기를활용하는주된

용도는?

�게임, 음악듣기등여가를위해서

� 메일, 일정관리를위해서

� 교육, 정보습득을위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위해서

� 기타

10명(14%)

8명(11%)

54명(75%)

15명(21%)

11명(15%)

11명(15%)

14명(20%)

21명(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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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스마트한생활에유용한애플리케이션은?

11법원사람들_2012.09

Q3.스마트기기가생활에어느정도

향을미친다고생각하십니까?

�매우미약하다.

� 보통이다.

� 약간의변화를준다.

�매우큰변화를준다.

19명(27%)

1명(1%)

15명(21%)

37명(51%)

Q4.스마트한삶을결정짓는요인은

무엇이라고생각하십니까?

� 스마트기기의활용정도

� 스마트한마인드

� 스마트한생활습관

�스마트한인간관계

� 기타

Q6.특허법원의스마트한것들을소개한다면?

26명(36%)

5명(7%)

1명(1%)9명

(13%)

소통방법 근무환경직원들의생각

이미지

재판방식

전직원

전자소송시스템

사건들

전문성

소송절차

소송당사자들

나는 애플리케이션을강추한다.

특허법원은 이(가) 스마트하다.

31명(43%)

스마트월렛

로리

4shared music

전버스∙지하철도착정보

카카오스토리

On News

네이버 로벌회화

기상청

Evernote

Korea Law

한민국구석구석

youtubeTune In Radio

포토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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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테마인터뷰

_ 김성주기자 사진_ AG브릿지제공

명함은곧자신의증명

학에서 광고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실버산업 관련 회사에서 일했던 그는 실버

관련 마케팅으로‘명함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이벤트를 진행하다‘명함’이 가진

놀라운 힘에 눈을 뜨게 되었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명함 코디네이터로 활동

하기 시작한 그는 퇴직자는 물론, 전업주부, 학생, 자 업자, 샐러리맨 등 다양한

이들에게 명함으로 세상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또 제안해 왔다.

최근에는 기업체와 단체를 상으로 신입사원들의 비전 명함과 세일즈 명함을

명함으로

스마트한

소통을꿈꾸다

유장휴명함코디네이터

명함은 직장인이 자신을 표현하는 제일 간단

한 수단이다. 손바닥 보다 작은 종이 한 장으

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지위에 있는지를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명함은 때로는 그 자체로도

어떤 권위 혹은 어떤 꿈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런 작은 명함 한 장에 개인의 고유한

개성을 표현하는 이가 있다. 스마트한 소통을

이루기 위해 명함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국내유일의명함코디네이터유장휴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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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법원사람들_2012.09

교육하고 컨설팅 하는 등 명함마케팅 관련 활동들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의외로 많은 시니어 분들이 이른바 명함 증후군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요. 퇴직 후에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줄 명함이 없어짐으로 해서 지독한 상실감을

겪게 되는 현상이죠. 처음 명함 코디네이터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바로 사람들

에게 꿈을,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서 어요. 명함 디자이너가 명함의 디자인을

만든다면, 명함 코디네이터는 명함에 각 개인의 개성을 어떻게 부각시킬지, 어떤

정보를어떻게표현해넣을지고민하고제안하는사람이죠.”

부분의 명함에는 이름, 직장, 직위, 연락처가 적히기 마련이지만 그가 제안하는

명함에는 개개인의 특별한 슬로건이나 카피, 키워드,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개성 있게 담겨진다. 또 일반 명함들이 부분 재질을 제외하고는 저마다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는 것과 달리 그는 뇌지도 명함,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주요 키워드

를 TAG화 시킨 TAG명함, 트위터명함, 지문명함 등 스마트 시 에 어울리는

아이디어들이반짝반짝빛나는다양한명함들을만들어왔다.

SNS∙스마트시 야말로정체성이중요

명함이야말로 개인과 개인의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 중에 하나라는 판단

하에 그는 명함 코디네이터로 활동함과 동시에 소통에 한 연구도 지속했다.

명함 강의 및 워크숍과 함께 소통 관련 워크숍, 소셜미디어 서비스 코치, 시니어

컴퓨터 코치로도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명함 코디네이

터’외에‘디지털코치’‘소통메이커’로정의하기도한다.

그는 이 SNS 시 , 스마트 시 의 관계 구조 속에서 오래 진득하게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소통을 지속해 가는 이들은 부분 자기 정체성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일례로 SNS를 하는 이들은 아무에게나 친구 신청을 하지 않는다. 자신

이 친구를 맺고 싶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미리 확인하고 친구를 할지 말지 고민

하고 망설이게 된다. 즉,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맺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정체성’이라는 이야기다. 오프라인에서 먼저 만나는 경우도 마찬가지

다. 일 때문에 혹은 취미나 취향이 같다는 이유로 만난 뒤 명함을 교환하고 명함

에담긴SNS 주소로접속해친구신청을하는경우도많다.

“아무리 손쉽게 사회적 관계를 맺을 기회가 많아지고, 또 그것을 도와주는 스마트

한 기계로 무장을 했더라도 자신만의 스토리와 정체성이 없으면 오래 관계를 지

속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 시 에 명함이 중요하다는 것도 바로 명함이야말로 개

인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마트 시 의

느슨한 인맥 홍수 속에서 단단한 밧줄 같은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효과

적으로 잘 표현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스마트 시 는 흔히 퍼스널브랜드의 시 라고

도 한다. 연예인이나 정치인만이 아닌 직장인

이나 일반 개인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독특한

강점으로 브랜드를 만들 것을 촉구하는 세상이

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장휴 명함 코디네이터

처럼 개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퍼스널 브랜

드를 좀 더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전문가들의 활동 역은 앞으로 더욱

넓어질 예정이다.

“앞으로도 명함코디네이터로서 명함에 삶의

가치를 담는 일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개인의 가치와 꿈, 비전이 들어있는 스마트한

명함을 통해 스마트한 공감, 스마트한 소통이

창출될수있도록꾸준히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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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 입추이자 말복이다. 8시 10분 지하철 9호선 고속터

미널역에서 내렸다. 꿉꿉한 공기와 출근 인파를 헤치고 5분

만에 3번 출구로 나왔다. 이 거리는 태양과 후텁지근한

바람에숨이턱막힌다.

육교를 건너 미도산(서초동 법원종합청사 뒤에 있는 야트

막한 산)의 녹음 속으로 접어들었다. 바로 심호흡을 시작한

다. 이때부터 미도산 정상을 거쳐 후생관에서 샤워를 하고

사무실에 도착할 때까지 40분 동안이 오전 중 제일 행복한

순간이다.

Bus를 버리다

요즈음‘BMW ’하면승용차를이용하지않고Bus나Metro,

Walking으로 출근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BMW

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BMW족’, 이 중에서 중교통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하거나, 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일부 구간은 건강 등을 위하여 걸어서 출퇴

근하는 사람들을‘걸출족’,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자출족’이라고하기도한다.

2010년 상반기에 사법보좌관 연수를 받을 때부터 시력과

체력이 저하되는 등 노화현상이 나타났다. 안양지원으로

사법보좌관 발령을 받은 그해 하반기부터는 그 진행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이 로 늙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엄습해 왔다. 궁리 끝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일단

많이 걸어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걸출족’에 합류한 지

1년반이되었다.

처음 안양지원으로 출퇴근을 할 때에는 버스(집 전철역)와

지하철을 이용했었는데, 이제 집 전철역 구간은 버스를

타지 않고 걷기로 한 것이다. 출근할 때는 안양천을 따라

신목동역까지, 퇴근할 때는 당산역부터 한강과 안양천의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출퇴근 시간에 8km(90분)를 걸은

셈이다.

14나의일나의삶Ⅰ _ 이재석서울중앙지방법원사법보좌관

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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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바꾸다

금년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옮긴 후에도, 출근할 때는

안양천을 따라 신목동역까지, 고속터미널역에서 미도산을

넘어 사무실까지 걷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 7km(90분)를 걷

는 것인데, 산을 넘어 다니는 관계로 안양지원으로 다닐 때

보다 운동도 더 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리고 1주일에

1~2회는 당산역에서 내려 한강과 안양천의 산책로를 따라

6km(70분)를 걷고 있다. 내친김에 용왕산에 들 다 가기도

하는데, 이러한 때를 비하여 항상 자그마한 헤드 랜턴을

가지고다닌다.

걷기 시작한 지 2개월이 지나자 변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

했다. 일상의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면서 자신감도 서서

히 회복되었다. 더욱 놀라운 건 그동안 지켜보기만 하던

집사람도 같이 걷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4월부터는 거의 매일 아침 전철역까지 함께

걷고, 돌아갈 때는 혼자 용왕산에도 오르고 있다. 휴일에도

산에 가지 않는 날이면 아침이나 저녁에 안양천이나 용왕

산을걷고있다.

요즈음 허물없는 동년배나 선배들을 만나면 그 효능을

뻥튀기해가면서 걷기를 강요(?)하고 있다. 좌중에 여성이

있는 경우에는 어느 광고카피처럼“남자한테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직접 말할 수도 없고….”라고 에둘러 권유

하기도 한다. 걷는 것이 남자에게만 좋을 리 만무하고, 그렇

다고2~30 로돌아갈수있는것도아니지만말이다.

발은 제2의 심장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60세인 경우 평균적으로 남자는 91세, 여자는 97

세까지 살 것이라고 하니 재(財)테크뿐만 아니라 건(健)

테크에도힘쓸일이다.

서점가에는 Wellbeing 워킹, Power 워킹, Fitness 워킹, Masai

워킹, Nordic 워킹, Trance 워킹등각종워킹방법과함께그

효능 등을 소개하는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① 다이어트에

좋을 뿐만 아니라, ②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골다공

증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치료에도 효과가 있고, ③ 일정

15법원사람들_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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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흡법 등과 결합할 때에는 명상이나 힐링 등에도 긴요

한수단이된다고한다.

이러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다음 2가지 면 때문이라고 설명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나는 걷는 것이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함으로써 이와 연결되어 있는 신체 각 부위의 기능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이 발 쪽의 혈액

을 심장으로 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함으로써 발이 제2의

심장기능을한다는것이다.

심장이 어낸 혈액은 동맥(動脈)을 통하여 온몸 구석구석

의 모세혈관을 거친 후에 정맥(靜脈)을 통하여 다시 심장으

로 돌아오게 되는데,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에는 혈액에

도 중력이 작용하여 머리 등 심장 위쪽의 정맥에 있는 혈액

(정맥혈)은 자연적으로 내려올 수 있지만, 다리 등 심장

아래쪽에있는정맥혈은잘올라가지않는다고한다.

그런데 발을 움직이면 장딴지 근육이 수축∙이완을 반복하

고, 이러한 근육의 수축∙이완이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

가는 정맥혈의 혈행을 촉진시켜 준다고 한다. 발이 신체의

이동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

한혈액의흐름에도크게기여를하고있는것이다.

이러할진 , 걷노라면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하루가

짧아질지 모르지만, 인생은 그만큼 더 가뿐해지고 굵고

길어질수있지않을까? 부작용도없이말이다.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는 몸짓

‘걷기예찬’의 저자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 교수

는“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

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으로 빠져든다.

걷는다는 것은 침묵을 횡단하는 것이며 주위에서 울려오는

소리들을 음미하고 즐기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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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법원사람들_2012.09

하여 역자(김화 교수)는 삶의 예찬이요 생명의 예찬인

동시에깊은인식의예찬이라고했다.

출퇴근 시간에 잠깐씩이나마 산(용왕산, 미도산)과 강

(한강, 안양천)으로 다니다 보면, 자연 속에서 나도 그들과

함께 존재하고 변화해 간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의식될

때가있다. 자연이몸과마음을헹궈준덕택이리라.

야근이나 회식 등으로 밤늦게 귀가하는 날은 미도산에 내

려앉은 적요(寂寥)와 안양천을 감도는 월광(月光)을 벗 삼

으니 한결 더 여유롭고 운치가 있다. 일상에서 야간산행, 야

간소요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불이 꺼지는 밤 10시 이후

미도산 능선은 큰 나무가 있는 곳이 많아 보름달이 뜬 날도

어두컴컴하다. 처음에는 랜턴을 켜도 으스스했지만, 이제

는랜턴을켜지않아도될만큼지형지물에익숙해져있다.

7월 초 오랜 가뭄 끝에 큰 비가 쏟아지던 밤 빗소리 반주에

맞추어 안양천에서 펼쳐진‘나는 맹꽁이다’, 지난주 금요

일 밤 양정고등학교 옆 몇 그루의 은행나무에서 벌어진‘나

는 쓰르라미다’. 고향 마을의 논∙연못∙미나리꽝이나 초

등학교 교정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참가자도 많고 한밤중이

라 그런지 엄청난 데시벨이었고 더욱 오묘했다. 방해되지

않도록조심조심걷거나그저서있을수밖에…….

걸출 준비

BMW족이 되기 위하여는 몇 가지 갖추어야 할 것이 있다

(순전히나의생각이다).

첫째, 약간의「끈기」가 필요하다. 연령이나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3주 ~ 3개월 이내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

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즐길 수 있을 때까지는 귀찮아도 참고 해볼 일이다. 일단

즐기는단계가되면멈추기힘들것이다.

둘째, 「부지런」해야 한다. 출퇴근에 시간이 더 걸리고, 샤워

를해야하거나땀을식혀야하기때문이다.

셋째, 장비로는「신발」이 중요하다. 특히 신축성∙통풍성

과 밑창∙깔창의 쿠션을 고려하여 선택하면 되겠다. 깔창

은 바우어파인트(Bauerfeind, 독일산)를 추천하고 싶다.

비싸지만 성능이 탁월하다. 일반 스포츠용(Active Play),

달리기용(Active Run), 등산 및 걷기용(Active Walk)의 3종류

가있다.

넷째,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 특히 오래 걷거나 도중

에 산이나 가파른 언덕이 있다면, 한쪽 어깨에 걸치거나

양쪽어깨에멜수있는것이좋다.

90세까지 산다고 할 때 심장은 평생 30억 회 이상 뛴다고

한다. 그러면 나는 몇 개의 발자국을 지구에 남길 수 있을

까? 바라건 , 심장이 뛰는 한은 두 다리로 걸었으면 좋겠

다. 심장이 뛰듯 많이 걸으면 이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발아, 오늘도걷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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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행복에세이

Ⅰ _ 윤인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실무관

서양 선교사처럼 7년에 한 번씩 쉬는 안식년도 없는 공무원의 단조

로운 일상. 일상은 우리가 마주하기 나름이므로, 그냥 일상으로 하

지 말고 가끔씩 변화를 주면 그 일상도 신선한 일상이 될 수 있습니

다. 요즘우리법원직원들은바쁜일과중에도, 짧게혹은길게휴가

를 다녀옴으로써 몸과 마음의 재충전 시간을 가지고, 활기차게 업무

에임하는거같아보기가참좋습니다.

입사 전 한 달간 다녀온 유럽여행, 입사 후 꿀맛 같은 세부 신혼여행

과 임신 후 사이판으로 태교여행을 다녀온 뒤로 몇 년의 공백(두 아

이의 엄마가 된 기간임).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온 지 햇수로 벌써 한

손가락으로 세기에 부족한 지금, 한참 능력검정시험 막바지 공부에

접어들며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많이 지쳐있었는데, 드디어 제게도

기회가 왔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내 학동문모임에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있다는소식이들려온것입니다.

금요일 출발 2박 3일이면 업무상으로는 하루 공백이나, 우리 가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두 아이를 책임져줄 신랑의 결재가 필요한 거

죠. 가장 기분 좋은 타이밍을 포착하여 넌지시 여행 허가를 구하는

순간, “다녀와~ 멋진 동문이네”해주는 너무나‘쿨한 신랑님’이십니

다. 이번에 같이 간 멤버 중에 배우자에게 법원교육으로 위장해 오신

분이 있었는데, 저는 정말 맘 편하게 다녀온 셈이죠? (지면을 빌어

다시한번고마워. 신랑~)

다음 단계로 여행계획서를 빠르게 훑어보니, 너무나 끌립니다. 이름

하여“할리데이비슨 프로젝트”. 몇 년 전부터 불어온 스쿠터 열풍에

힘입어 제주도의 아름다운 해변도로와 관광지를 렌터카가 아닌 렌트

스쿠터로달려보자는아주야심찬프로젝트죠.

두발자전거 운전할 실력만 되면 스쿠터는 무난하다는 경험자 선배님

말 에 핑크빛 여행계획에 들떠 그날의 험난한 일정은 생각지도 못

한 채, 일단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과 출발 전날의 설렘이 시작의 반

인고로, 전날 잠 설치다가 금요일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공항버스

를 타는데, 하늘에서는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캐리어를 끌고 우산

을쓰고걸어가는제모습이여행의흥분을가라앉혀주네요.

이번 여행의 멤버 구성은 크게 OB(Old boy, 기혼이거나 법원서기

이상) vs YB(Young boy, 미혼이거나 법원서기보 이하)로 구성됩니

다. 동문회 임시회장님이신 자유로운 혼 윤은열 계장님, 양산에서

유유자적 때론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김구식 계장님, 레크레이션계의

왕자 유도위 선배님, 우윳빛 피부의 이길선 후배님, 동부지원의 깜찍

한 패션 왕 문기주 후배님, 이번 첫 비행기여행을 위해 명품 선 라

스를 구입할망정 동문회 재정에는 알뜰살뜰한 총무 옥승록 후배님,

부산지방법원의 이효리 고숙정 후배님,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인 저.

저는 마음만은 YB이고 싶으나 전자의 2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라맘편하게OB 쪽으로배정됩니다.

제주행 비행기는 운행시간이 1시간이 채 안 걸립니다. 안전벨트 채우

고음료수한잔마시면착륙. 공간이동을한것처럼제주공항에내려

야자수가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렌터카 업체로 갑니다.

혹시나 스쿠터를 못 타거나 비상상황을 비해 렌터카 1 와 스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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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법원사람들_2012.09

4 를 빌리기로 계획했으나, 스쿠터 업체에서 시운전을 해본 결과

현실은 상상 이상입니다. 운전자들의 실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 상

태로 스쿠터를 몰고 갔다가는 낙오자, 짐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스쿠

터 2 로 계획이 축소됩니다. 렌터카에 탈 수 있는 인원은 4명이기

에, 스쿠터 운전자 2명을 포함해 스쿠터 뒷좌석은 항상 2명이 번갈

아 타고 가야 합니다. 스쿠터 경쟁이 치열합니다. (스쿠터에 타지 않

으려고…….)

제주공항에 도착한 지 2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공항 주위를 벗어

나지못하고있습니다.

제발 표지판에서 공항 자가 사라지길 바라면서 달리다 보니 어느

덧 첫 목적지인 실 오름에 도착합니다. 오름은 제주 지역에 화산활

동 후 생긴 작은 산으로“오르다”라는 어원을 갖고 있는 기생화산을

뜻하는제주사투리입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데, 안개가 많이 낀 날씨에‘오름’이라는 어감

상 편한 언덕 같은 느낌이 들어서 산책 정도 하는 줄 알고 다들 첫발

을 디딥니다. 출발한 지 10분이 지나자 아까 비행기 탑승할 때 기내

반입이 안 된 김구식 계장님의 등산 스틱 2개가 오버랩되면서 고생

이 시작됩니다. 왜 등산 스틱을 들고 오셨나 했었는데, 오르막이 심

하네요. 평소운동좀할걸, 진짜로OB 소리듣기싫어서입꾹다물

고올라갑니다.

해발 1,700m 왕복 4시간가량 걸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를

뚫고 오름을 올라갔다 내려오니 온몸이 안개사우나로 눈썹까지 물방

울이 맺혀 있네요. 한라산 등반도 그렇지만, 제주의 날씨는 아무에게

나 멋진 절경을 허락해주지는 않나 봅니다. 이 죽일 놈의 안개, 평생

에 볼 안개만 그곳에서 다 보고 왔으니까요. 구름 위의 산책이란

화가내내생각났었습니다.

하산하고 나니 첫날 하루 일정이 끝났습니다. 공항 근처에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엔 실 오름 하나로 끝입니다. 코스 숫자를 중요시 여

기는 YB들의 불만이 조금씩 야기됩니다. 렌터카의 속도를 따라가려

고 스쿠터를 시속 80km로 달리다 보니 그 뒤에 동승한 유도위 선배

님의얼굴이칼바람에남아나질않더랍니다.

첫날밤의 숙소인 한화리조트로 가서 여장을 풀고, 제주도 오겹살을

안주 삼은 술자리가 이어집니다. 평소에 못 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남은 고기를 벌칙으로 처치하기 위한 게임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게

임의 블랙홀 윤은열 회장님 덕에 눈물 흘려 오랜만에 웃어봅니다. 그

리고다음날여행일정도다시짜면서제주의첫날이저물어갑니다.

둘째 날, 새벽 7시 아침 식사를 하며 강행군을 시작합니다. 어제의

어리바리함을 만회하기라도 하듯이 사려니숲길, 산굼부리, 천지연을

오전 안에 모두 둘러봅니다. YB들의 만족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오전의 렌터카 운전은 제가 했는데, 제주도는 시내를 제외하고는

교통체증이 없기에 좀 달렸더니, 스쿠터 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저에게 당장 스쿠터 뒷좌석에 착석할 엄벌이 처해집니다. 헬멧을

착용하고 운전자 어깨에 양팔만 의지한 채로 덜덜덜 떨며 생애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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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스쿠터 탑승을 해봅니다. 좀 전에 시속 80km로 운전했던 제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럽습니다. 스쿠터와 보조를 맞추려면 시속 50km 정도

가 적당하더군요. 적당한 속도로 달리는 스쿠터 여행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창문을 열고 자동차로 달리는 것보다 몇 배는 자연

을 느낄 수 있으며 평소 보지 못한 사소한 풍경까지 두리번거리며

경험할수있습니다.

사려니숲길은 요즘 에코힐링체험이라고 해서 중간중간 많은 체험

기회를준비해놨습니다. 황토가깔리고나무들로우거진완만한평지

이기에 가족 단위로 오면 좋은 곳입니다. 한 바퀴 돌고 나니 좋은

에너지를몸에가득담아가는느낌입니다.

산굼부리 역시 제주의 한라산의 생성과 그 시기를 같이 하여 산정에

발달한백록담과비슷한모습이었습니다. 거 한분화구모습에모두

들할말을잃고, 어디를배경삼아도사진이곧작품이됩니다.

그리고 이어 달린 곳은 제주의 표적 명소, 천지연 폭포입니다.

아무리 인공적으로 잘 만들고 꾸며놓은 관광지라 할지라도 역시

자연의 절경 앞에선 할 말을 잃습니다. 더운 여름 날씨에 방문을

해서 그런지 그 시원한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네요. 김수 시인의

폭포란 시가(제목만) 떠오릅니다. 이래서 평소에 문학작품을 많이

읽어둬야하나봅니다.

관광객이 엄청 많기에 폭포 배경으로 단독 사진 찍기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오전에 3코스를 섭렵하니 배가 고파 오분작 뚝배기로

점심을먹었습니다. 제주도는관광지라그런지물가는약간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음식 맛은 완전 실패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시장이반찬이라더그렇게느껴졌을수도있겠고요.

점심을먹고서저는재빠르게렌터카에올라탑니다.

스쿠터도 분명히 매력이 있었지만, 그 조그만 기계에 내 몸을 맡기는

게 아직은 겁이 더 나는 관계로 운전 를 잡습니다. 다음 스쿠터에

몸을 맡길 주자는 또 다른 두 명이 되겠지요? 제주도에 처음 오는

멤버도있었기에다음코스는인공물위주로잡습니다.

소인국테마파크... 입장료 9천 원을 내고 들어갔는데, 여기저기 낡고

부서진 구조물들 때문에 약간 돈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왔을 때 없던 근 사 전시관 모형물도 추가가 되었고, 2만 평

정도의 부지에 꾸며진 부분과 에펠탑 모형물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

이 생각보다 멋지게 나와 그 부분에 점수를 주다 보니 만회가 되더

군요.

중문관광단지가 편한 점이 관광지들이 바로바로 이어지는 곳에 있어

서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둘째 날은

날씨가 아주 햇볕 쨍쨍 여름 날씨라서 다들 제주 와서 처음으로

선크림에선 라스를꺼낼수있었습니다. 덕분에팔토시를준비하지

않고 스쿠터를 탄 멤버들은 목과 팔뚝에 선명한 태닝 효과를 체험할

수있었죠….̂ ^

다음코스는제주도에오면한번씩은들리게되는오설록차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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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법원사람들_2012.09

직접 재배하는 넓은 녹차 밭 사이에서 녹차 따는 아낙네 설정 샷도

찍어보고 시원하고 진한 녹차 셰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다시 한 번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여행할 수 있는 이 시간

에감사함을느낄수있었구요.

녹차의 쌉싸르한 뒷맛을 여운으로 남겨두고 이제 본격적으로 해안도

로를타고탐라헌(둘째날숙소)으로향하던차에, 내비게이션에찍힌

차귀도라는섬!

사실 제주도 온 지 하루가 지났건만 바다구경을 못했던 터라 차귀도

가 보이는 곳에서 바다 감상하고 있는데, 작은 배의 선주이신 분이

저희에게 작업(?)을 걸기 시작하셨습니다. “얼마만 내면 배 태워줄

게.~ 절 후회 없다~”이런 내용이었죠~ 예정에 없던 배를 타고

차귀도주위를구경하기시작했습니다. 원래차귀도가배낚시로유명

한 곳인데, 우리는 그냥 가까이서 우리 팀만 단독으로 배를 타고 에

메랄드빛 바다색깔과 신기한 재질의 돌로 구성된 섬을 보는 것만으

로도감동의도가니 습니다.

이렇게예정에없던일을경험하는것또한여행의묘미아닐까요?

배에서 내려 둘째 날의 숙소로 향하는 해변도로. 부산지방법원의

이효리로불리우는예쁜이고숙정후배가직접라이딩에나섰습니다.

몇 번 뒷좌석에 타서 속도감을 느끼더니 바로 도전해보는 그 젊음과

용기가 부럽더라고요. 나중에 들어보니 중학교 때 몇 번 몰아봤다는

데정말로운전을잘했습니다.

둘째 날의 숙소는 제주지방법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탐라헌이라는 곳

인데, 직접 가보지 않고 예약만 했기에 반신반의했더랍니다. 허나,

직접 가보니 한 달 전에 예약이 꽉 찰만하더라고요. 다음번에 가족여

행때꼭다시이용해야겠다는생각을하게만드는…….

마지막 날 오전, 공항 근처에 있는 제주박물관까지 관람함으로 관광

을 끝내고 면세점 쇼핑을 마친 뒤 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짧은 2박 3일의 일정이었는데도, 지금 생각해보니 꿈같은 순간순간

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길가에서 흔히 들리는 스쿠터

의 부릉부릉 굉음들이 친숙하게 느껴진 건 직접 용기 내어 몸을 맡겨

경험을해봤기때문일테고요.

고진감래란 말 그 로 일정 중에 그렇게 고생했던 실 오름 등반

중 윗세오름산장에서의 500원짜리 따뜻한 커피 한잔의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산행을 그다지 즐겨하지 않는 저이지만, 이번에

느낀 감동적인 안갯속 산행 덕분에 다음번 제주여행에는 반드시

한라산등반을 일정에 넣어 좋은 날씨가 허락하면 멋진 절경을 느껴

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 공유한 작은 에피소드들과 각자가 선택

해서 느낀 곳곳에서의 감동이 어우러져 또 다른 다음 여행을 계획하

게하는게아닐까싶습니다.

“함께 추억을 공유한 선후배님들, 다음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기다

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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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행복에세이

Ⅱ _ 유정현해남지원참여관

4년 전 제주 올레 이사장 서명숙님을 만난 것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구

나 한 번쯤 찾아온다는 마음의 감기인 불청객이 나에게 찾아왔을 즈음으로 기억된다. 술을 즐겼었

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했었고, 여유를 가지고 옆과 뒤를 살피지 못하고 오직 앞만 보고 치열

하게 달려온 나날이었다. 빨라진 삶의 속도와 격렬해진 경쟁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에게 나타

나는부적응현상이랄까? 그야말로목적없이다람쥐쳇바퀴도는생활의연속이었다.

주위사람들이나를바라보는겉보기와다르게내내면은흉측하게변해갔다.

몸은 망가지고, 혼은 지쳐 있었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싫어졌다. 가족도,

동료도, 친한 친구마저도 내 인생의 라훌라 다. 삶이 무기력해지고,

방황은 깊고 길었다. 매일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를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 다. 네 인생은 무엇이고, 도 체 너는 무엇을 위해 사느냐? 누군들

인생의 고달픔이 없겠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도 보았다. 이런 자문이

오히려 나를 더욱더 혼돈으로 빠져들게 하 다. 답이 없는 공허한

물음에불과했던것이다.

아내의 등쌀과 걱정에 병원에도 가 보았다. 의사가 말하길 마음의 병은

쉽게 고칠 수 없으니 시간을 두고 약물과 심리 상담을 병행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의사의 권고를 뿌리쳤다. 나 자신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인생의획기적인돌파구가필요한시점이었다.

위에서 찾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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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법원사람들_2012.09

그러던어느 날저녁TV를시청하다가제주 올레에 한 이야기를접하게되었다. 그때는생소해서

자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요약해 보면, 제주에 올레라는 길이 있는데 관광지에서 볼 수 없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제주의 속살을 그 로 보고 느낄 수 있으며, 그 길을 걷다 보면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행복을 주고,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는 내용이었다. 그중에서 특히

마지막 말인‘상처를 치유한다’는 말에 귀가 번쩍했다. 아차, 이것이다 싶었다. 곧바로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제주올레에 한정보를샅샅이보았다.

제주 올레 이사장인 서명숙님(일명 길을 내는 여자)이 20여 년의 기자생활을 마감하고,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 에 상처받고 외로운 사람들의 행복과 평화, 치유를 위하여 스페인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벤치마킹하여 사단법인 제주 올레를 설립하고, 고향인 제주에 길을 내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찾는 이가 많아졌지만, 초창기에는 코스도 몇 개

없었고길도잘정리되지않았었다.

나는 치유를 위한 목적으로 그 길을 무작정 걷기로 했다. 계획도 없었다. 캔세라세라세라! 처음

걷기 시작한 시절의 설렘과 어설픔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코스 초입 길을 못 찾아 헤매는 도중

에 동네 어르신을 만나 물어보면 친절하지만, 특유의 억양, 사투리, 손짓 설명에 알듯 말듯, 그래도

눈치껏 찾아 안내표식(간세, 리본)을 발견했을 때의 그 짜릿함. 한참을 걷다가 길을 잃어 서성거리

는데 저만치에서 나와 똑같이 헤매며 이리저리 안내책자를 살펴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올레꾼

과 눈 마주침. 먹을 것이라곤 물 한 병 겨우 배낭에 넣고 하루 종일 걷는데 조그마한 가게 하나,

사람 한 명 보지 못하고 무려 7시간 동안 혼자여서 지독히도 배고프고 외로웠던 어떤 길. 엄지발

가락에 물집이 생겨 걷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고 싶은데 마치 구세주처럼 나타나는

맥주가 있는 쉼터. 일정이 모두 끝나고 녹초가 된 몸으로 숙소를 찾으러 이곳저곳 알아보다가 마음

에꼭드는곳을만났을때의만족감.

마치인생의여정처럼길은나에게적잖은물음과희망을주었다. 큰기 를가지고길을걷기시작

한 것은 아니었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었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아팠지만 길을 걸으면서 내 혼은

점점 밝아지고, 항상 가슴 속에 남아있던 생채기는 서서히 아물어 가고 있었다. 나의 처음 걷기가

낯선 풍경에 감탄하고, 그 문화에 어리둥절하며, 일상의 소소함에 한 경이로운 체험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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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부터 걷기는 길 위에서 만났던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과의 인연이었다. 그들은 길 위에서

나의친구이자스승이었고, 즐거움이었다.

그 첫 번째 분은 길을 내는 여자 서명숙 이사장님이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은 아니지만 새로운

길을 개장하는 행사장에서 가끔 뵙고 막걸리 파티에서 담소를 나룰 정도인데, 그분에 한 나의

느낌은 이렇다. 지치지 않는 열정과 뚜렷한 목적의식, 셈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소박함, 무엇보다

길에 한무한한사랑을지닌분이었다. 길을걷는것에 한나의감상을서명숙이사장님의저서

에서인용하여옮겨보면이렇다.

“걷는 동안만큼은 강 같은 평화가 찾아들었다.

자연이 주는 위로와 평화는 훨씬 따뜻하고 깊었다.

보이지 않던 꽃들이, 눈에 띄지 않던 풀들이, 들리지 않던 새소리가

천천히 걷는 동안에 어느 순간 마음에 와 닿았다.

걷는 일은 육체를 단련하는 시간일뿐더러 정신을 샤워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걷기는 온몸으로 하는 기도요, 두 발로 추구하는 선(禪)이었다.”

두 번째 분은 내가 평소 좋아하고 그리워했던 시인 손세실리아님이다. ‘엄마를 부탁해’의

소설가 신경숙님의 동향 친구이기도 한 손 시인님은 제주도 동쪽에 있는 바닷가 조천마

을에서‘시인의 집’이라는 북카페를 운 하면서 활발하게 문인 활동을 하고 있는

분이다. 예전에 손 시인님의 시집〈기차를 놓치다>와 산문집〈그 라는 문장>을

읽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었던 터라 그분과의 만남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지친

걸음,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순진한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으로 시원한 한라봉

주스와 버섯을 가득 넣은 웰빙피자(시인의 말에 의하면 내가 최초 시식자라

함)를 직접 만들어 주셨는데, 내가 어찌나 배고파 허겁지겁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체할까 걱정이 되셨는지 천천히 먹으라고 향기가 맛있는 말롱고의 모카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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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커피도 곁들여 주셨던 센스 있는 분이셨다. 몇 시간 동안 시인님과의 화는 세상에 없는 또

다른공간에온느낌이었다.

걷기와 사색, 시 쓰기를 좋아하시는 천상 시인인 손세실리아님! 시인이라는 호칭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하셔서 수 없이 불러 주었던 시인님. 더욱이 만남이 있는 그날은‘그 라는 문장’의 책 속에

등장하는 연기 잘하는 배우 안석환님도 함께 할 시간이 있었는데, 이 또한 길을 걸으면서 내가

얻은하나의선물이자추억이었다.

지금까지 4년에 걸쳐 제주올레 전 코스를 걸었고, 걷는 동안 사업에 실패하여 괴로워하는 사람,

시험에 떨어져 낙심한 사람, 몸이 많이 아파 우울한 사람, 새로운 일을 준비하며 염려하는 사람,

불확실한 미래에 한 두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젊은 청춘들, 친구, 동료, 가족들과의 관계가 불편해

혼란스러운 사람 등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보았고 그들 모두가 곧 나의, 우리들의 모습인

것같았다.

지금도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죽을 때까지 힐링걷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길을 걷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은 비단 아름다고 색다른 풍경을 만나는 것도 있지만,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과의 만남에서 내 생활을 반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길 위에서 만나는 수많은

것중에사람만이해답이아닌가싶다.

길이 주는 행복은 바쁘고 고단한 삶에서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를주고, 자유로운휴식과넉넉한평화를체험하게할수있기때문이아닐까.

길 위에서 그리움은 삶에 한 희망이고 고마움이 아닌가 싶다. 길 위에서 설렘은 누군

가를 사랑하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열정이며, 살아가는 이유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심리적 기 가 아닌가 싶다. 길 위에서 고독해야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되고,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내면이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새롭게 만날 또 다른 길에 한

그리움, 설렘이나자신에게선물한행복이아닐까싶다.

우리잠시길위에마음을내려놓고편안하고행복해보자.

25법원사람들_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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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올해37살인두아이의아빠입니다.

첫째는2008년5월태어났고, 세상그무엇보다힘이되는딸입니다.

둘째는2010년태어났고, 세상그무엇보다귀여운귀염둥이아들입니다.

저는 2006년 31살 나이로 남들보다 조금은(?) 늦게 법원에 들어왔습니다.

2007년 동갑내기이자 학 동기이던 아내와 결혼을 하고, 2008년 첫 아이

를 얻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안에 모두 이루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

습니다. 그러면서 백수생활을 하며 겪었던 좌절감과 어려움을 모두 잊고

정말 사람답게 사는 것 같아 너무 좋았습니다. 그 가운데 최고는 첫째가

세상에태어나던날이었습니다.

그날은5월로날씨가참좋았던것으로기억합니다. 저는당시 충남서산

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습니다. 여느 평범한 밤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베개에 붙임과 거의 동시에 곯아떨어졌습니다. 한참 단잠을 자고 있던

저에게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새벽까지 산통을 홀로 견뎌내

던 아내의(이 부분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다급한 목소리 습니다. “양수가 터졌나 봐”그 한마디로 급박했던 그날

이시작되었습니다.

잠에서깬저는아내가이런때를 비해꾸려두었던가방을챙겨서평소

다니던 산부인과 병원으로 갔습니다. 응급실로 들어가 검사를 해보니

양수는 터졌지만 첫째아이라서 태어날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산후조리를

저희 본가가 있는 전주에서 하기로 했던 터라 전주로 움직이는 편이 더

나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아이나 산모에게 위험하진

않을까걱정이들기는했지만, 아이가기다려줄것이라

는 믿음(지금 생각하면 무슨 근거가 있는 믿음이었는지

참 용감한(?) 결정이었습니다. 만약 이동하는 동안에

아이가 태어났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철

내려앉습니다)을 갖고 자동차 뒷좌석에 진통하는 아내

를 태우고 열심히 정말 열심히 달리고 달려서 전주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산후조리원과 함께 있는 병원이었

습니다)에도착했습니다.

아침 9시경에 전주 병원에 도착하고 약 3시간가량 더

진통하고서야 분만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간호사가

분만이 임박했음을 알렸고, 분만실로 아내를 옮긴 잠시

뒤 저에게 분만실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분만실에

들어가자 파란 천에 꿈틀거리는 아이가 놓여 있었고,

분만을 진행하던 의사가 저에게 작은 가위를 쥐어주며

탯줄을 잘라달라고 하 습니다. 주변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던 의사와 간호사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탯줄을

자르려는저의손을 응시했습니다. 그가위를받아들자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탯줄을 자르

면 아프진 않을지, 어디를 어떻게 잘라야 할지, 내가

잘못 잘라서 잘못되는 건 아닌지 등등……. 한편으로

많은 걱정이 들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내가 드디

어 아이의 아빠가 되는구나’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마치 내가 신이라도 되어 한 생명을 만들어 내는 것

행복에세이Ⅲ _ 조성복 전고등법원실무관

“탄생의

순간을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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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법원사람들_2012.09

같기도 하여 매우 흥분되기도 했습니다. 신중하게 가위

를탯줄에갖다 고천천히가위질을하자등에서전기

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느껴졌습니다. 탯줄을 자르고

나자 다시 의사와 간호사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

했습니다. 아이의 입속에 있던 이물질을 빼내자 아이는

마치 포효(?)라도 하듯이 우 차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울고있는아이를간호사들이파란 천에곱게싸서누워

있는아내위에 놓아주었습니다. 아이는아내의 품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 습니다. 그 모습을 담을 사진기를

가져가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갖고 계신 예비 부모님들께서는 출산일

에 꼭 사진기 챙겨가세요) 아쉬운 로 가지고 있던

휴 전화로 사진을 찍고 저도 아이를 한번 안아봤습니

다. 품속에 쏙 들어오던 그 느낌과 아이의 맑은 눈은

감동그자체 습니다. 짧은 만남을뒤로하고저는분만

실을빠져나왔지만, 분만실안에서느낀그전율과감동

은세상에서처음만나본진한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우리 딸은 지금 무럭무럭 자라나 5살이

되었고, 우리부부에게큰의지가되는아이로자라났습

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 특별하게 해 준 것도

없는데, 아이는우리부부에게너무많은힘을주었습니

다. 우리 부부에게는 참 힘든 고비가 있었습니다. 첫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하고 둘째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

다만, 안타깝게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좀더세심하게잘보살폈더라면그런일이없었을것이

라고 자책도 많이 했고, 빛도 보지 못하고 떠나버린

아이에게 사죄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고비를 잘 견뎌낼 수 있었

던 가장 큰 힘은 바로 우리 딸이었습니다. 첫 아이의 웃는 모습이 있었기

에 슬픔과 좌절을 잘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가끔 드라마에서 그런 사례

가방송될때는지금도가슴이먹먹해져옵니다만, 그럴때마다아이들의

웃는모습을보면이아이들이있어서참다행이라는생각이듭니다.

지금도가끔우리딸이태어나던날이생각나곤합니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급히 짐을 챙겨 들고 산부인과 병원에 갔던 그 부산

했던 시간들이 생각나고, 충남 서산에서 전주까지 진통하는 아내를 뒷좌

석에태우고차를달렸던그긴박함이생각나고, 아이를낳기전기다리던

아내가산통을참아내며힘들어하던안타까움이생각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아이가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세상을 향해 나온 뒤 제가 아이에게 처음으로 해 줄 수 있었던 일, 바로

탯줄을 끊어 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을 기억하며 아이가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잘 보살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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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포함3일간의황금연휴!

우리 식구는 목포에 숙소를 정하고, 그 근처 해남 땅끝마을

과 완도를 돌아 진도까지 여행 계획을 세워, 토요일 새벽에

길을 떠났습니다. 일찍 길을 떠난 터라 아이들은 뒤에서

자고, 어찌 보면 오붓한 드라이브 시간이라 생각이 들어

조금은설레었습니다.

한참을 가고 있는데, 이 분위기를 살려주려는지 모 라디오

방송에서 안치환의‘내가 만일’이라는 노래가 조용히 흘러

나왔습니다.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 그 얼굴에 물들고 싶어

붉게 물든 저녁 저 노을처럼 나 그 뺨에 물들고 싶어

세상에 그 무엇이라도 그댈 위해 되고 싶어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는 아니

워- 이런 나의 마음을

워- 이런 나의 마음을

28행복에세이

Ⅳ _ 이윤숙서울남부지방법원주임

낭만그녀, 무뚝뚝이남자와

새벽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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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고백하듯 마음을 잘 표현한 곡이

고, 별다른 프러포즈 받아본 적이 없이 결혼한 저는 이 노래

를 들을 때마다, 나도 한 번은 이런 가사는 아니지만, 남편의

애정이담뿍담긴뜨끈한고백을받고싶었습니다.

‘때는 이때다’는 생각에 운전하는 남편에게 평소 때 하지

않던코맹맹이목소리로남편한테묻습니다.

“여보! 세상에그무엇이라도나를위해뭐가되고싶어요? ”

무뚝뚝이남편은어이가없는목소리로말합니다.

“새벽부터 왜 그래. 참,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 새벽부터

운전하는 사람 방해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빨리 갈 수 있나!

뭐, 그런 거나 생각해봐! 아님, 그냥 조용히 자던지. 하여튼

참, 사람이상한거나생각한다니까! ”

헉! 본전도 못 찾고, 저는 링에 오르자마자 나가떨어졌습니

다. 무안했지만, 그렇다고 남편이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

내가 묻는 말에 답 찾다가 사고 날 수 있으니 배려차원에

서 말하는 거겠지! 하는 자의적 해석을 하면서도‘이크!

물어본 내가 미쳤지.’생각하며 멀리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

습니다.

제 식습관과 그에 따른 반응을 말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하루 3끼를 정확히 먹는 사람입니다. 한 끼라도 거르거

나, 늦게 먹으면,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하고,

눈꺼풀이달달떨리고, 심장이빠르게펌프질을합니다.

일찍 출발하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저는 현기증에 휘청

거렸습니다. 인내의 한계에 도달했지만, 아까 괜히 말

꺼내 주눅이 들어서인지 차마 배고프다는 말을 못하고

휴게소를 지나칠 때마다 큰 표지에 포크, 숟가락만 크게

보이고, 계속미루다가안되겠다싶어말을꺼냈습니다.

“여보! 저기 포크, 숟가락이 그려져 있네요! 왜 저렇게

쓸데없이 크게 그려서 배고프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휴게소까지22km나남았는데…….”

하며 말을 얼버무렸습니다. (저희는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고있었습니다.)

“홍성휴게소는 음식 맛이 별로야. 천휴게소가 더 맛있

어! ”라고남편은말합니다.

저는속으로말합니다.

‘이 남자야! 나 죽이고 싶어? 정말 배고프다고! ’라고 속마

음을감추고, 다시비위를맞췄습니다.

“그럼, 예전에 천휴게소에서 뭐 먹었어요? ”라고 저는

최 한상냥하게말했습니다.

“아니! 먹어본 적 없는데! 내가 맛있다면 맛있는 거야!

이 사람아! 그럼 목포까지 안 쉬고 가 버린다.”라는 다소

흥분된말에저는바로꼬리를내립니다.

“그래요! 저도 홍성휴게소보다 천휴게소 음식이 더

맛있을 것 같아요! 아까부터 천 휴게소라는 필이 팍

오더라고요! ”라고 저는 뺨따귀라도 한 때려주고

싶은데 그렇게 못 하는 연기자처럼 한 연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제 속마음도 모르고, 기분 좋은 듯“정말? ”하고

묻습니다.

“그래 그렇다니까요! 당신은 아직도 저를 몰라요? ”하고

약간 삐친 듯한 목소리에 남편은 자기가 한 말이 정말

진실인양 자신 있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제 연기가 정말

명품이었구나’하는 이 상황에 맞지 않는 생각도 한편에

선들었습니다.

29법원사람들_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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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지금은 운전 중에도 팔을 뻗어 앞 유리창을 향해

간간히발사하는저권총은뭐란말입니까?

그 여! 이아름다운세상에오직하나뿐인그 !

“이건 뭐지! 이렇게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건, 그 시절에

오직 하나뿐인 그 가 있었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

지만, 브레이크를 걸면 괜히 나만 또 이상한 사람 될 것

같고, 노래에 이어지는 율동인 손 권총이 물 권총이라면,

이 날렵한 손으로 확 낚아채 남편 얼굴에 시원하게 발사한

다는 상상을 하니 어찌나 통쾌하고 웃음이 나던지 혼자

깔깔 며웃었습니다.

그나저나‘아고! ~~ 배고파라! ’

두 아이 중에 한 아이라도 일어나 아빠한테 칭얼거려주길

바랬지만, 새벽에 일어나 차를 타서인지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는 아이들에게 괜스레 눈을 흘깁니다. 제가 조용히

맞춰주면 모든 것이 즐거워지리니, 다음에는 남편이 한 번

은맞춰주겠지! 기 를해봅니다.

근데, 정말그런날이오기는올까요?

‘앞으로 거의 50km는 달려야 하는데……. 남편처럼 배불뚝

이로 만들어 놓지 못한 내가 잘못이지.’하며 꼬르륵 소리를

내는 배를 쳐다보며‘그래도 천휴게소라잖니! 목포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니! ’라며 말을 걸어보지만, 꼬르륵

배는 그런 위안과는 상관없이 위급 상황만 계속 알려주었습

니다.

저는 안 되겠다 싶어 라디오 볼륨을 좀 더 크게 틀고 억지로

라도방송에귀기울 습니다.

그때 남편이 좋아하는‘심신의 오직 하나뿐인 그 ’가 나오

고있었습니다.

그리움 두고서 가지는 마 나 홀로 있으면 외로운데

그 의 얼굴을 바라다보며 정다운 얘기를 나눌래

어디서 오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은 이렇게 달콤한 것

(중간생략)

그 여 그 마음속에 이 로 나를 담아둘 수 없는가

그 여 이 아름다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그

남편은 노래를 따라 부르니 신이 났는지, 그 당시 심신이

췄던 손권총 춤까지흉내를 내며엉덩이까지들썩이고있었

습니다. 아까는 운전 방해된다며 묻는 말에 꾸도 안 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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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뛰는 말이다. 왜 그럴

까? 여행이란 개 가 보지 못한 곳을 가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일이므로, 여기에는 미지(未知)

의 것에 한 다소간의 긴장감과 흥분이 항상 동반

되기때문일것이다.

일과 가정과 기타 사소한 걸림돌로 인하여 여행을

떠나본 지도 오래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여행을

하고 있다. 매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몇 박으

로 가느냐고? 자고 오지는 않는다. 얼마나 멀리

가느냐고? 모른다. 밖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안으

로 가는 여행. 이 여행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마음의 준비 외에는 준비물도 필요 없다. 여권도

비자도 필요 없고, 복잡한 공항에서 하염없이 기다

릴 필요도 없다. 고요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만 감으면 된다. 이로써 나는 혼

의여행을시작하는것이다.

모든 이가 이러한 여행을 하고는 있지만, 부분은

무작정 떠나, 가는 곳도 모르며 가고 싶은 곳도

알지 못하고, 여행을 하는지도 모르고 이리저리

헤매다가다시돌아온다.

그래서는 별 소용이 없다. 우선 목적지를 잘 정해

야 한다. 그리고 제 로 그려진 지도를 구해야

하고, 좋은 가이드를 구해야 한다. 가까운 곳이면

가이드가 필요 없겠지만 혼의 여행이란 부분

가보지 못한 지극히 먼 곳을 가야 하는 것이므로

가이드가 없으면 무조건 길을 잃는다. 가이드를

구한 후에는 그의 가르침에 따라 부지런히 가는 것

이다.

어디를 목적지로 할까? 내면의 세계는 외부세계보

다 넓다. 아니, 공간적인 개념이 아닐 수도 있으므

로 넓다고 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래도

그곳은 이곳보다 광 하다. 그래서 갈 곳도 많다.

성경에 이르기를“내 아버지 집에는 거할 곳이

많도다.”하지않았던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하는 내면의 여행을 꿈이라

고 하는데 많이 경험해 보셨으리라. 꿈이 내면의

여행이 아니라고? 그러면, 꿈을 꾸고 있을 때 나는

어디에 있지? 몽계(夢界)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의심이 나면, 루시드 드림(자각몽)이 무엇인지

인터넷 검색해서 훑어보기 바란다. 아주 재미있는

현상인데, 각자 재미 보시기를……. 어쨌거나,

의식적으로꿈속세계를여행하는사람들도있다.

가까운 목적지로는 요즈음 유행하는 웰빙식 명상

이 추구하는 곳이 있다. 정신건강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데, 스트레스해소에도움이된다고한다.

여행자들 중에는 호풍환우(呼風喚雨)하는 신통력

을 얻으려고 더 먼 곳으로 가는 사람도 있는데,

그다지 좋지는 않은 목적지이다. 힘이란 바르게 사

용할 줄 아는 자가 가져야지 의식 수준이 낮은 자

가 가지면 모두에게 문젯거리만 가져다줄 뿐이다.

31법원사람들_2012.09

행복에세이Ⅴ _ 김형한 구지방법원서부지원부장판사

내면으로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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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재미있게 보았던 어린이 인형극“왕건”

에서,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이는 천수경 첫머리에 나오는

진언이다)”를 외치며 지팡이를 흔들어 마술을

부리는 노도사(?)를 보고, 나도 따라 주문을 외우며

극 중에서처럼 바람이 이는 등 신통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어린 내가 그

능력을 가지는데 찬성할 사람이 있으려나? 유명한

라레빠의 이야기도 있다. 그의 아버지는 장사로

큰돈을 벌었으나 그가 일곱 살 때 죽었다. 아버지

가 죽자 백부가 재산을 빼앗고, 그의 어머니에게

결혼을 강요하 다. 어머니는 이를 거부하고 라

레빠에게흑주술(黑呪術)을배우게하 다. 흑주술

을 배운 라레빠는 그 주문을 사용하여 백부의

집을 무너뜨려 그 가족을 모두 죽게 하 다. 누구

나 신통력을 가지고 싶어 하지만, 정작 신통력을

제 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면의

여행을 돕는 제 로 된 전문가집단은 신통력을

가지기위한여행을알선하지않는다.

제일 멀고도 장엄한, 누구나가 언젠가는 해야 하는

여행이 있는데, 바로 모두의 고향으로 가는 여행이

다. 여행은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지만,

우리들은 이미 집을 떠나 있으므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누구나 언젠가는 해야 할

마지막여행이리라.

여행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짐을 가볍게 해

야 하고, 여행 중에

통과하는 지역

주민들과 불화

를 일으켜서는

안된다. 몸으로 하는 외부의 여행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혼의 여행은 이점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훌륭한 지침이 있다. 이른바 오계(五戒)라는 것인

데, 어떤 곳에서는 십계명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방향이 다른 샛길로 빠져 고향

과 반 방향으로 가게 되거나, 지역 주민들에게

붙잡혀 여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되어 귀향길이 멀어

지고 힘들어지게 될 것이다. 다섯 가지 계율이란

모든 이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일 텐데, 살생하지

말고, 도둑질하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술 마시

지 말고, 간음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불살생은 매우 중요하다. 직접 생명을 뺏는 것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생명을 뺏는 환경을 만드는 것

(육식이 이에 해당할 표적인 것이다.)도 매우

가가 크다. 계속하다가는 여비를 모두 까먹게 될

뿐만 아니라 빚까지 지게 될 수도 있다. 빚을 지는

형편에 어찌 여행길을 계속할 수 있겠는가. 빚쟁이

에게 잡혀 그 빚을 다 갚기 전에는 다시 떠나지 못

할것이다.

자, 이제 혼의 여행을 떠나보자. 마치 해가 지면

모래성을 쌓고 놀던 모래투성이 어린아이들이

엄마의 부름에 따라 집으로 가듯이, 이제까지 이룬

모래성과 가지고 놀던 종이돈, 꼬마 신랑∙각시와

아이들 역할을 하던 친구마저 이제는 버려두고

집으로갈때다.

조용한 장소를 골라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는다. 잠시 호흡을 고르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다. 눈을 감은 채 자연스럽게 전면 약간 위쪽을

응시한다. 눈을 감았는데 뭘 응시하느냐고? 눈을

감아도 이마를 뚫고 앞을 본다는 생각으로, 의식을

그곳으로 집중하면 된다. 그곳이 앞으로 갈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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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혼은 그 문으로 나갈 때만이 고향이 있는

방향으로 간다. 그곳이 고향이 있는 곳이므로 그쪽

으로 계속 가야 한다(이게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방법도 많다. 너무 방법이 많아 팔만

사천 가지나 된다고 하기도 한다. 여행법은 가이드

에게 배울 수 있고, 최고의 가이드에게 최고의

여행법을 배울 수 있다.). 얼마 동안 가야 하느냐

고? 이미 출발했으니 반은 온 것이고, 가이드가

좋으면 빨리, 길을 잃지 않고 도착할 거고, 가이드

가 없거나 엉터리라면 길을 잃고 고향의 반 방향

으로갈지도모르니주의해야한다.

내면의 여행은 혼자서 여행안내책자를 보고, 지도

를 보고는 갈 수 없다. 혹 가까운 목적지라면 갈 수

있겠으나, 고향에는 갈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우리

는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고향길은 너무

멀고 위험하다. 동양의 고전 서유기에도 그 여행의

어려움을 기록하고 있는데, 온갖 곳에서 갖은 위험

이 도사리고 있어서 관세음보살이 수시로 도와주

고서야 삼장법사 일행은 겨우 천축에 도달할 수

있지 않았던가. 천축 정도의 여행길도 그럴진 ,

우리 혼의 고향은 어떠하랴. 그러므로 고향을 가

본 경험 많은 가이드가 아니면 그곳을 데려다 줄

수가 없다(안내책자 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어서 일

점일획도 더하거나 뺄 것이 없이 완벽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믿기 어렵다. 이 여행길은

이른바 진정한 의미의 언어도단인 것이므로, 말과

로표현할수없다).

그런 가이드를 어디서 구하느냐고? 진정 집으로 갈

생각이 있는 누구에게든 가이드 스스로가 나타날

것이다. 그의 손을 잡으면 된다. 고래로 최고의

가이드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기록에 따르면

그들은 붓다라고도 하고 그리스도라고도 하며

구루, 예언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들은 오래

전에만 있었지 지금은 없다고? 그럴 리가. 해 아래

새것이 없다고 하는데, 그들만 유독 그 무렵에

새것이었겠는가? 그들 이전에도 그들과 같은 존재

가 있었고, 그들 이후에도 같은 존재가 있었으며,

지금도 당연히 있다. 누구냐고? 이건 말하기 곤란

하다.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찾아봄이 좋다. 다만,

신실함을 가지고 찾아야 한다. 호기심이나 이해관

계를 가지고 찾는다면 자칭 그 존재라고 하는 사이

비를만날것이다.

천하본무사(天下本無事)라. 본래이세상은완벽하

여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하니, 별 재주 없는 나

같은 사람으로서야 말없이 사는 것이 좋겠지만,

법원회보 기고의무가 부여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몇 가지 일을 말한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흠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무슨 새로운 것을 말하랴.

이미 선인이 다 보여준 것이지만, 지면이 마련되니

채우지않을수도없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므로 내 말을 수긍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고 혹은 내 말에 기분이 상할 사람도

있을 수 있으리라. 그러나 너그러이 용서하시라.

누구에게든 조금도 향을 미치지 않고는 이 세상

을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삶을 사는 값이라

여기시기를. 설령 내가 불편한 말을 하거나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너무 나무

라지는 마시기를 바라노라. 꿈속에서 꿈결에 들은

말을 가지고 시비할 일은 없지 않겠는가. 아울러

악몽에 시달리거나 더 이상 꿈이 재미없다고 여겨

지면그만잠에서깨어나기를바라노라.

33법원사람들_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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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심의관코너 _ 이주 법원도서관조사심의관 34

자주

맞춤법몇가지

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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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좋아하시는지요?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요즈음에는 주말드라마‘넝쿨

째 굴러 온 당신’에 폭 빠져 있답니다. 지난 주말에는 맞춤법

과관련된에피소드가나와서더재미있게보았습니다.

집안에서 교제를 반 하는 천방지축 말숙과 세광 커플. 어른

들의 마음을 돌려 보려 애쓰는 중인데요, 말숙은 손윗동서가

될 지 의 환심을 사려고 비싼 립스틱을 정성껏 포장하여 선

물합니다.

그런데문제는동봉한카드 지요.

펜으로 예쁘게 또박또박 써 내려간 카드에는“언니! 전 언제

나 언니의 미소 짖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예전에

제가 한 실수가 정말로 어의없으시겠지만 이해해 주세요.

앞으로 부족한 저 더 가리켜 주시구요. 더 낳은 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쓰여있었던것입니다.

틀린 씨들이벌떡벌떡일어서는것같은저느낌!

하필 지 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입니다. 그러나 선생 버릇

못 감추고 또 주변 사람들 가르치려 든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

아 지적하고 싶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꾹꾹 눌러 참습니다. 어

찌나 힘든지 진땀이 나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데요, 말숙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해맑게 웃으며 다소곳이 애교를

부리지요. 결국 도저히 참지 못한 지 은 벌떡 일어나 허겁지

겁자리를뜨게되는데요.

그녀가찾아간곳은아무도없는노래방.

지 은 빈 벽을 향해 서서 혼자“잘~ 들어! 미소가 개냐, 짖게?

어의는 허준이 어의고! 가리켜? 방향이냐? 더 낳은 여자?

애 낳니? ”하며 폭풍 가르침을 쏟아 낸 뒤에야 간신히 한숨을

돌리고 안정을 찾습니다. 아유, 우스우면서도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요.

맞춤법은 정말 딱 자기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단 눈에 보이고 나면 또 어찌나 거슬리는지, 내용에 집중하

기 어려울 정도이지요. 컴퓨터로 작성할 때는 그나마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손으로 쓸 때에는 여

지없이 원래 실력이 드러나곤 하는데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 맞춤법 공부이지만, 그나마 한 번 본 것은 잘 잊히지 않

으니 다행이랄까요? 그래서 이번 달 조사심의관 코너에서는

자주틀리는맞춤법몇가지를한번짚어보기로하 습니다.

35법원사람들_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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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왠/웬

많이들 혼동하시는데요, ‘왠’과‘웬’을 혼동하는 원인은

뜻이 다른 두 낱말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분은‘웬’이 맞고, ‘왠’으로 써야 하는 경우는‘왠지(‘왜’

+ ‘-인지’)’밖에 없다고 생각하시면 거의 틀림 없습니다.

‘웬’은‘어떠한’또는‘어찌 된’이라는 뜻을 가진 관형사로서

단독으로도 쓰이고, 합성어를 이루어‘웬일, 웬걸, 웬만큼,

웬만치, 웬만하다, 웬셈’등의 단어를 이루기도 하거든요. 이

경우 띄어쓰기 실수도 잦은데 합성어는 꼭 붙여 쓰셔야 합니

다. 그럼예문을확인해볼까요?

∙이게 왠 떡이냐(×) / 이게 웬 떡이냐(○)

∙이런 이른 시간에 왠일이니? (×) / 웬일이니? (○) /

웬 일이니? (×)

∙왠일인지 그의 낯빛이 어두웠다(×) /

웬일인지 그의 낯빛이 어두웠다(○)

∙왠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2. 금세/금새

‘얼마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를 의미하는‘금세’는, ‘금

시’(今時)와 조사‘에’가 결합한‘금시에’가 줄어든 것입니

다. 본래 뜻은‘지금’또는‘현재’에 더 가까웠음을 알 수 있

지요. 저도 사실 작년까지는‘금새’로 잘못 알고 있었는데요,

의외로 그렇게 알고 계시는 분들 많이 계시지요? 이것은 한편

으로‘애’와‘에’의 발음이 혼동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금세’의‘세’를‘어느새’의‘새’와 같이

‘사이’(隔)가줄어든말로잘못인식했기때문이기도합니다.

3. 되/돼

‘되’는‘되다’동사의 어간이고, ‘돼’는‘되어’가 줄어든

말입니다. 역시 발음만으로 정확한 구분이 어려워 종종 틀립

니다. 제 로 썼는지 확인하는 요령은 의외로 쉬운데, ‘되다’

신‘하다’동사를 넣어 보는 것입니다. 즉‘되’ 신‘하’,

‘돼’ 신‘해’를 넣어 어색하지 않은지 확인하시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안되면→안하면(○) / 안돼면→안해면(×)

∙안될것입니다→안할것입니다(○) /

안 것입니다→안핼것입니다(×)

다만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무조건‘돼’인 것도 꼭 기억해

주시기바랍니다.

나이거가져도돼?

안돼.금세다녀올터이니기다리고있거라.

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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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법원사람들_2012.09

4. 맞히다/맞추다

아래에서맞는문장을찾아보세요.

그는마지막퀴즈의정답을맞혀우승에이르 다.

그는마지막퀴즈의정답을맞춰우승에이르 다.

아이에게미리예방접종을맞혔다.

아이에게미리예방접종을맞췄다.

‘맞히다’는 동사‘맞다’의 사동사입니다. 국어사전을 보면

‘맞다’는 ① 문제의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 ② 쏘거나 던지거

나 한 물체가 어떤 물체에 닿다. ③ 자연현상에 따라 내리는

눈이나 비 따위의 닿음을 받다. ④ 침이나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다등의뜻이있습니다.

국어사전을 보면, 동사‘맞추다’는 ①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

을 제자리에 맞게 어 붙이다. ② 주로‘보다’와 함께 쓰여

둘 이상의 일정한 상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③ 서

로 어긋남이 없이 조화를 이루다. ④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어긋나지 아니하게 하다 일정한 수량이 되게 하다. ⑤ 다른

어떤 상에닿게하다등의뜻이있습니다.

따라서‘정답을 맞춘다’거나, ‘주사를 맞춘다’는 표현은

잘못된표현이겠지요? 예문으로다시확인해보시겠습니다.

과녁에화살을맞히다.

화분에눈맞히지말고안으로들여놓아라.

아이에게주사를맞히다.

깨진조각을본체에맞추어붙이다.

그는자신이쓴답을정답과맞추어보고나서흐뭇한

표정을지었다.

우리는합숙을통해마음을서로맞추어가기로했다.

그는 학선택을점수보다자신의적성에맞추기로했다.

아내에게입을맞추었다.

제가 몰랐던 맞춤법들을 모은 것인데, 너무 쉬워서 다들 에이

~ 하시지나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너그럽게 보아 주시길.

참, 지 의 환심을 사고 싶었던 말숙의 노력은 성공할까요? 그

것도궁금해지네요. 이번주말에도본방사수입니다!.̂ ^

맞히다

맞다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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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 &People _ 서경진기자 사진_ 장 애 리제공 38

Q. 서예와문예활동을하게된계기는?

A. 서예는 단순하게 씨를 예쁘게 쓰고 싶어서 시작하 어요. 그러면서 점점

재미를 느끼고, 춘천지방법원 서도회가 창립되면서 우봉 조재호 선생님께, 그림

은 송보 황온식 선생님께 지도를 받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시낭송은 20

때 풀무회 회원으로 창작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네요. 우리 아이

가 초등학교 때쯤 시낭송인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현재는 강원문화재

단 상설공연운 위원회 위원, 강원도 시낭송가협회 회장, 한민국 현 여성

미술작가회회원으로있고요.

Q. 달라진점이나얻은것이있다면?

A. 특별히 달라진 점이 눈에 확연히 보이지는 않지만 내면적으로 인격이 성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자아성취감도 느끼

고요. 그로 인해 그 과정동안 자연적인 수양이 되고, 인내하는 방법도 배웠습니

다. 그리고 다른 의미에서‘얻은 것’이 있다면 서예와 문예활동으로 수상을 한

것입니다. 여러 수상경력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2008년 제18회 공무원 미술 전

문인화 부분 입선, 2009년 제28회 한민국 미술 전 문인화 부분 입선, 강원도

문인협회주관시낭송부분최우수상이네요.

Q. 서예와문예활동의매력은무엇?

A.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더 익숙한 요즘, 어쩌면 서예라는 것이 불

필요한 것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손으로 무언가를

쓰고, 그리고 또 만들잖아요. 손을 움직여 씨를 쓰고, 그리는 행위는 자판을

두드려서는 얻을 수 없는 살아있는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수신(修身)의 예술적

깊이에 점점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술이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오답

없는 답안지에 내가 원하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면 저 스스

로가만족스럽고, 즐거워지는것, 그게바로매력이아닐까생각합니다.

Q. 롤모델로생각하고있는작가나작품은?

A. 우안 최 식 선생님(소나무 그림을 잘 그리신다 해서‘최솔거’라고도 합니

다.) 작품인데요. 우안 선생님은 소나무 그림을 소나무의 움직임 그 찰나를 동적

인 정지화면으로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 역동성이 느껴지고 에너지가 살아 숨

쉬는 듯한 거 한 시공간을 나타내십니다. 그러한 점이 인상적이어서 배우고,

닮고 싶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살아있는

아름다움을자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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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법원사람들_2012.09

Q. 서예와문예활동을시작하는분들께한마디?

A. 어려울 것 없습니다. 동호회가 있다면 그냥 기회가 왔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처음에 붓을 잡고, 펜을 잡는 시작이 어렵지요. 가르쳐 주시는 분이 하라는 로

따라만 가면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배우지 않더라도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한다면 그것이 예술 그 자체인거죠. 머릿속, 마음속에 있는

것을표현하세요.

Q. 이루고싶은목표가있다면?

A. 특별한 노력이라 말할 수 없지만 종종 붓으로 그려진 모든 작품들은 저도

모르게 눈길이가고,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는 편입니다. 좋은 작품을 봤으면 바로

붓을 들고 그리면서 머릿속으로 기억해내려 하고, 또 어느 날은 작품 생각에 잠

못들 때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전시회장을 찾아가거나 스케치

여행을 하곤 하죠. 앞으로도 더 많이 배우면서 기회가 된다면 후학을 양성하고

싶은것이제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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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처럼단맛으로입이즐겁고, 아삭아삭소리로귀가즐겁고, 알록달록한색상으로눈의즐거움까지제공하는보석같은채소.

파프리카는최근유명인들의다이어트식품으로소개되어주목받고있다.

다양하고예쁜색감만큼이나몸에좋은 양소가풍부하여여러요리의재료뿐만아니라소스나조미료등을만드는데광범위하게사용된다.

또한다른채소에비해당도가높고, 암과비염에도효능이있는것으로알려져있다. 이처럼무한한잠재력을가진파프리카에 해알아보자.

알록달록웰빙푸드

건강레시피_ 권은미푸드칼럼니스트

파프리카

칼로리 : 20kcal/100g

비타민A, 비타민C, 비타

민E, 철분, 베타카로틴,

섬유소, 칼슘, 리코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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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법원사람들_2012.09

비타민의 보고, 파프리카 피망의 사촌으로 불리는 파프리

카는‘비타민 덩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엄청난 양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는데 개당 레몬의 2배, 토마토의 5배,

사과와 오렌지의 41배 정도나 된다. 또한 비타민A와 철분 성분

도 풍부하다. 비타민A와 C는 기미와 주근깨 예방 효과가 있어

피부노화 방지에 탁월하며 감기 예방과 항산화 작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이나 성장하는 어린이

에게 충분한 비타민 공급으로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파프리카

는 주스나 녹즙, 아삭한 식감 그 로를 살린 샐러드의 재료로

많이 쓰이지만 열을 가하면 양소가 파괴되는 다른 채소와

달리 파프리카의 양소는 기름과 함께 익혀 섭취했을 때 그

흡수율이더욱높아진다. 그래서볶음이나조림, 전같은요리로

다양한활용이가능하다.

알록달록 색깔별 효능 파프리카는 색깔마다 맛과 양이

조금씩 다르다. 뇌세포 보호에 효과적인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색깔이 붉을수록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프리카순서로많이들어있다.

빨간 파프리카는 초록 파프리카보다 비타민C 함유량이 2배

이상이고, 암, 관상동맥증 예방 및 어린이들의 면역력 강화,

성장 촉진에 도움이 되며 골다공증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주황 파프리카는 철분 및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피부의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 얼굴이 거무스름해지는 원인인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하고, 아토피성 피부염에 좋다. 노랑 파프리

카는 스트레스 해소 및 생체리듬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혈액응고를방지해주는피라진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고혈압,

심근경색, 뇌경색을 예방해 준다. 초록 파프리카에는 저열량,

풍부한 유기질과 캡산틴 성분으로 비만인 사람에게 좋고, 철분

또한풍부해빈혈예방에효과가있다.

싱싱한 파프리카 고르기 좋은 파프리카를 구입하고 싶다

면 표피가 두껍고 색상이 선명한 것, 여기에 약간 통통하면서

무겁게 느껴지는 것을 고르면 된다. 겉에는 흠집이 없고 전체적

으로 윤기가 나며 골 사이에 변색이 없다면 금상첨화. 마지막으

로꼭지부분이마르지않았는지도체크하여야한다.

신선한 파프리카를 10~12℃, 상 습도 90~95%의 저온∙다습한

장소에 보관하면 보다 오랫동안 싱싱한 상태에서 먹을 수 있다.

물기가닿으면쉽게상하므로씻지않고한개씩랩으로싸거나,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 야채 칸에 보관하면 3주 정도는 거뜬히

보관할수있다.

알록달록파프리카삼색 전병말이

재료 파프리카 (빨강, 노랑, 초록) 1개씩, 오이 100g, 당근 100g, 표고

버섯 100g, 소고기 100g, 계란 3개 양념 간장 1T, 참기름 1T, 파(다

진것) 1T, 마늘(다진것) 1/2T, 설탕 1t, 후추약간 전병삼색파프리

카즙vs 가루 (1:1), 소금약간 겨자소스연겨자1T, 식초2T, 오렌지

즙1T, 설탕1T, 소금1/4t

요리하기

1. 색깔별로 파프리카 반 개를 잘게 썬 후 물을 넣고 믹서에 갈아 걸러낸

즙에 가루와소금을넣고묽게풀어채에걸러둔다.

2. 달걀은 황∙백으로 지단을 얇게 부쳐 채 썰고, 돌려 깎아 채 썰어

소금에 절여 물기를 짜 둔 오이와 채 썬 파프리카와 당근은 소금 넣어

각각 센 불에서 살짝 볶아 펼쳐 식혀두고, 채 썰어 양념해둔 버섯과

소고기는물기없이볶는다.

3. 팬에 포도씨유를 살짝 두른 다음 키친타월로 골고루 닦아 낸 후 약 불

에서풀어둔반죽을얇게부친후펼쳐식혀둔다.

4. 삼색 전병에 준비한 재료를 넣고 김밥 말듯이 돌돌 말아 2cm 크기

로썰어겨자소스와곁들여낸다.

TIP. 야채는볶을때센불에서살짝볶아야색깔이곱고아삭거린다.

1 2 3

R e c i p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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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트렌드

_ 편집실

스토리가 있는 결핍,

우리가 채워줄게!올림픽이 없었다면 2012년 8월의 밤을 어떻게 견뎠을까? 런던

올림픽이 끝났다. 한국 표선수들은 기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유래 없는 폭염과 열 야에 지친 국민들에게 선수들의 선전과 메

달소식은시원한청량제 다.

이제 올림픽의 감동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도 스포츠가 갖고 있는 소통과 통합의 정신은 여

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하 다. 올림픽이란 거 한 스포츠 이

벤트는국민들의정신을하나로묶는거 한용광로 던것이다.

의미있는과정을즐기다

스포츠는육체와육체가 부딪치는가장원시적인분야다. 그러

나그어느분야보다사람들의감성을건드려감동을이끌어내

는 분야이기도 하다. 스포츠는 결과가 모든 것을 결정하기도

하지만그못지않게‘의미있는과정’을중요하게여긴다.

가장 큰 감동은 의미 있는 과정을 거친 선수가 최상의 결과를

얻을 때 나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결핍을발견하게되면사람들은감동하게된다.

한국 체조역사에서 최초의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의‘스토

리가있는결핍’은국민들의큰감동을불러일으켰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구호단체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꿈을 키워온 양 선수가 인터뷰에서 부모가 사는 비닐하우스를

언급하면서 감동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태릉선수촌 훈련비

를꼬박모아부모에게보낼정도로가난한가정이었지만인터

뷰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농부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정도로 속

깊은양선수는순식간에국민아들이되었다.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나라의 국가 표선수가, 그것도

자신의 이름을 딴 독보적인 체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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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법원사람들_2012.09

가정형편이 생각 밖으로 어렵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감성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국민들은 양 선수가 갖고 있던 결핍에서

의미를 발견했고 그래서 채워주길 원했다. 어려운 형편에도

비인기 종목에서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것에 한 미안함

과 견함이동시에작동했던것이다.

짧은 순간 양 선수에 한 후원과 지원이 쇄도했다. 양 선수와

부모가 갖고 있던 경제적 결핍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

다. 비록 일부 기업의 후원은 약삭빠른 마케팅이란 비난이 없지

않지만 그 바닥에는 수긍할 만한 스토리가 있는 결핍을 채워주

고싶은 국민들의여망이반 된것이라고할수있다. 힘들었을

결핍을 국민들이 함께 채워 앞으로 더 큰 목표를 이루도록 독려

하고싶었던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진정한 스포츠 정신

이무엇인지보여준역도장미란선수의결핍, 세상에서가장긴

1초를 겪어야 했던 펜싱 신아람 선수의 결핍, 그리고 이미 정신

만큼은 금메달이었던 축구 박종우 선수의 결핍을 국민들은

기억하고아낌없이박수로채워주었다.

결국자신의결핍을메우는일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유독 감동이 쏟아지는 거 한 이벤트

다. 감동이란 트렌드가 철저하게 만들어지는 시간이다. 금메달

은 정책적으로 집중투자가 이뤄지는 이른바 효자종목 뿐만

아니라 큰 관심이 없던 비인기 종목에서도 나온다. 의외의 결과

가 나오는 것이 스포츠의 묘미이지만 그 결과를 이끌어내기까

지 선수들과 코치진이 흘렸을 땀방울은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

하다. 자신의 결핍을 스스로 메우려는 선수들의 의지는 때론

다른 사람들에겐 의외이지만 자신에겐 당연한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그결과에 한감동은어마어마한규모로확 된다.

다른 사람의 결핍을 채워주고 싶은 욕망은 결국 자신의 결핍을

메우는 방법이다. 결핍을 콤플렉스로 생각하지 않은 한국 표

선수들의 태도는 누구에게나 있는 결핍을 어떻게 메워야하는

지잘보여주는사례 던것이다.

자신의 결핍에 당당한 사람의 태도는 감동이다. 그리고 그 결핍

을 함께 메워주고 싶은 국민들의 열망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다국적 기업의 이벤트 장소로 전락했다’는 혹평을

받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여전히 올림픽에서 스포츠 정신을

확인하고싶은이유도바로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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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세계오지기행 ∙사진_ 함길수자동차탐험가

검은숲속의깊은평화, 산과바다의창조코토르

깊은 산중, 숨겨진 아름다움이 비 을 드러낸다. 온몸 들썩거리며 차창 밖으

로 펼쳐지는 자연의 손짓에 숨을 죽이고 있다. 크로아티아를 벗어나 국경도

시 헤르체고 노비(Herceg Novi)를 지나면서 자연의 유혹은 시작된다. Bay Of

Kotor라 칭하는 은 하고 환상적인 내항이 몬테네그로의 심장으로 깊은 속살

의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먹구름 하늘 가리고, 온통 검은 숲으로

보이는거 한산자락이온시야를가린다.

코토르 만을 뱀처럼 굽이굽이 돌고 돌아 바다, 혹은 호수 위에 떠 있는 그림처

럼 평화로운 작은 섬들을 스쳐 지나며 드디어 매혹스러운 얼굴, 고도 코토르

의 검은 몸이 고개를 내민다. 아드리아해는 보석이다. 누가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 속에 베일에 싸여 숨겨진 역사와 전통의 고도를 고스란히 지켜 왔을까?

인근 도시 부드바처럼 호사스럽고 요란하지 않은 견고함과 절제가 더욱 마음

을잡아끈다.

터미널을 빠져나오면 Bay of Kotor의 촉촉한 공기가 사람을 흡인한다. 내항으

로 다가서면 평화로운 선착장이 차분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범선과 유람선,

소박한 어부들의 낚싯배가 어우러져 평화롭고 정겨운 은 한 내항 바다의

차분한 모습과 마주한다. 선착장을 따라 펼쳐진 고 로부터의 견고한 성벽은

위용이 느껴져 기분 좋은 발걸음을 잇게 한다. 남문을 지나고 온갖 채소와

과일을 파는 마켓을 지나면 Sea Gate라 부르는 서문 앞으로 사람들의 발걸음

이분주하다.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나 두브로브니크와 흡사한 성벽과 요새의 도시 코토

르. 성문을 지나 올드타운으로 진입하는 여행자의 마음은 즐겁다. 포석이

정연하게 깔린 반질반질한 돌바닥도 발걸음에 작은 행복을 더해주고, 석조건

물들의 정연하고 고상한 자태는 잠시도 고개를 떨굴 수 없게 한다. 길 잃을

염려도 없는 작은 성벽도시 코토르는 편안한 마음으로 사분사분 거닐며,

골목 기웃거리는 묘미가 쏠쏠하다. 오랜 역사의 낭랑한 흔적이 전해주는

기품있고고상한위로일것이다.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코토르는 나라 이름이 전해주는 뉘앙스 그 로 몬테

네그로 그 이름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말 그 로 검은 숲이다. 국토는 검은

산이며, 검은 도시다. 밝고 경쾌한 화사함이 아니라 무겁고 묵직한 세월의

더께가 역사와 자연 속에 드러난다. 포석을 밟으며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

는 여행자는 그 깊은 회한과 그리움, 추억과 무수히 많았던 인간의 이야기를

코토르, 몬테네그로

우중雨中천국,

베이오브코토르의

휴.식.

조지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천국에 있는 것

인가 혹은 달나라에 와 있는가?’크로아티아를 벗어나,

몬테네그로에 접에 들면서, 경이롭고 드라마틱한 자연의

유혹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Bay of Kotor에 진입

하면서 하늘에 닿을 듯 끝없이 이어진 검은 산맥들과 험

산 고봉이 사람을 압도한다. 하지만 동시에 잔잔한 바다

호수가여행자의마음을치유하고또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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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법원사람들_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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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상상할 수 있으리라. 작은 고도의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질서와 창조가 은근

히느껴지기때문이다.

Clock Tower가 멋지게 서 있는 광장에 서면, 누구나 오른쪽으로 난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 좁은

공간은 지혜롭게 갈 길을 안내한다. 그저 사뿐히 흘러가는 느낌 로 거닐면

고 성곽도시 코토르의 잔잔한 매력을 하나 둘 마주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좁은 골목을 지나 두 번째로 마주하며 발걸음 멈추는 곳은 성 트라이 폰스

성당이다. 견고한 두 종루의 위용과 견고한 성채 같은 성당은 바라보는 것조

차조심스럽다. 높은종탑의위용과성당의자태는압도하는힘이느껴진다.

오랜 포석 위를 차분히 걷는 일은 행복이다. 느긋하게 거닐다가 좌측으로

이어진 골목길을 지나 성 누가의 교회에 다다르면, 이 중세의 숨겨진 도시

코토르의 모든 얼굴은 작별을 고한다. 구시가지의 설레는 발걸음이 마무리되

어 가는 순간이다. 코토르 구도심 안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모든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여행사가 있다든지, 호텔과 레스토랑도 다수로 자리하고

있고, 성당과 교회는 물론, 약국과 서점, 시장과 감옥까지 인간 세상의 필요를

갖추고오랜세월을이어온것이리라.

건물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또박또박 걷는 기쁨은 작은 감동이다. 스크루

다 강을 끼고 이어진 담벼락 바로 앞으로 성 메리 교회가 온화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다. 이곳에서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고 나면 누구나 벼르고 있던

산 정상 위에 우뚝 선 성 요한의 요새를 향하여 오르게 된다. 오를까 말까

고민은 하지만, 누구나 선뜻 오르게 된다. 이곳 정상에서 펼쳐지는 표현할

길 없는 장관을 놓치게 되면 코토르에 온 보람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리라.

비수기에는 요새로 오르는 입장료가 없지만, 5월

부터 9월까지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 온갖 기 를

품고 산길의 성곽을 따라 숨 가쁘게 오르게 된다.

다듬어지지 않은 돌계단을 하나 둘 오르며, 차츰

시야에서 색다른 풍경들을 쏟아내는 코토르의

위용이 하나씩 얼굴을 드러낸다. 항구와 성채,

요새의 성곽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도시의

모습은 온전한 형체를 드러낸다. 성채의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이 도시의 형체를 가늠할 수 있다

는것은큰기쁨이다.

점점 숨이 가빠오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일에

고민이 생기기 시작한다. 포기할까 말까를 반복하

면서 지그재그로 산길을 오른다. 1518년에 축조한

돌산 위에 자리한 고 석조 교회와 어우러진

코토르의 장관을 보는 순간, 힘겹게 올라온 보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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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법원사람들_2012.09

찾는다. 아스라이 보이는 코토르의 전경은 이곳 중턱에서도 충분히 장관이

다. 골목은 물론, 저 멀리 코로르 내항으로 진입하는 선박들과 요트들의 풍경

은 아스라이 손끝에 잡힌다. 찰랑 는 바다와 평온한 마을 풍경이 더위와

고단한시름을싹날려주는곳. 파노라마정상이란곧감동의선물이다.

힘을 내어 가장 높은 산 정상의 성 요한 포트로 향한다. 조금 더 가팔라진

산세와 돌계단들이 땀을 비 오듯 빨아내지만,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정상으

로 간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듯한 지점에서 요새가 바라보이며, 동시에 눈

아래 펼쳐지는 세상은 조지 버나드 쇼의 넋두리처럼 이곳이 천국인지, 아닌

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눈 아래 펼쳐지는 세상은 작고 아담한 고도지만

바다를 끼고 발달한 내항의 깊은 울림과 저 멀리 연이어 이어진 마을의 평화

로움은보는이로하여금휴식과위로를전해주기에충분하다.

차갑게 흘러내리는 옥수, 오랜 성곽도시의 깊고 무게 있는 존재감, 굽이지며

이어지는 산자락 아래의 경이로운 도로는 그 자체로 낭만이다. 그 곁에 자리

한 평화로운 집들의 잔잔한 행복이 이 도시를 스쳐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포근한 위로를 전해 줄 것이다. 코토르, 이 도시의 향기는 곧 역사의 숨소리이

며, 검은 산의 메아리다. 절경이 이어지는 몬테네그로, 손댈 수 없어 경이로운

신의 축복 코토르. 구름은 도시위로 흘러가고 잔잔한 평화가 온 마을에 퍼져

간다. 경이로운 자연, 고도의 기품 있는 위로를 고스란히 경험하며 여행자는

마음의평화를찾게될것이다.

| 여행정보 |

몬테네그로는 옛 유고슬라비아의 한 공화국이다. 현재

는 구 유고의 각 공화국이 각각 해체하여 인근, 크로아

티아,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코소보 등

형제국가에서의 진입에도 엄격한 여권 검사 등 국경 통

과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동유럽, 서유럽, 터키 등지에

서 항공편으로 몬테네그로로 진입하고, 그리스, 마케도

니아, 코소보, 크로아티아 등지에서는 주로 육로로 접

근하고 있다. 예전보다는 덜하여도, 여전히 한국, 미국,

이스라엘, 세르비아 등 특정 국가에 한 여권검사는

까다롭다. 여행자들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

주로 찾아들며, 버스를 이용할 경우, 헤르체고 노비를

거쳐, 3시간만에코토르에도착한다.

WORLDT R A V 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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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CourtEvent

폭염으로 찌는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9일, 서초동 법원 청사에는

사회복지법인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의 자원봉사자 학생들과 서울맹학교 및 한빛맹학

교 청소년 20여 명이 모 다. 이날,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 각 한 명씩 짝을 이루어

두손꼭잡고, 법원전시관∙ 법정∙소법정견학후모의재판, 판사와의 화에참여하

다.

시각장애인 학생들은‘폭행 및 공갈’가제 사건을 주제로 점자정보단말기를 사용하여

불편함 없이 모의재판을 진행하 고, 법복을 입어보며 기념촬 을 하는 등 열띤 호응을

보 다. 모의재판에서 판사역할을 맡았던 최유민(서울맹학교 고3) 학생은“평소에 할 수

없는 것들을 직접 해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어요. 임선지 판사님과 화를 해보니, 무

겁게만 생각했던 판사님도‘똑같은 사람이시네’하는 친근한 느낌이 들었어요.”라며 소

감을 밝혔다. 최유민 학생의 짝이었던 자원봉사자 이윤채(중 부고3) 학생은“생각처럼

단순하고형식적인것이아니어서더욱뜻깊고좋았다”며법정에서의생동감과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 다고 하 다.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은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최초

시각장애인최 판사의이야기를비롯하여따뜻한격려와응원메시지도전하 다.

보이지 않는 이들이었지만 직접 법정체험을 함으로써 마음의 눈으로 꿈을 꾸고, 희망을

가질수있었던이번견학은분명의미있는자리 다.

마음의눈으로, 둘이함께!시각장애인학생초청견학

1.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격려와 응원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의 모습. 학생들 모두 경청하고 있다. 2.

시각장애인 학생들은 점자정보단말기로‘폭행 및 공갈’가제

사건의 본을 읽으며 진지한 태도로 모의재판에 참여하 다.

3. 자원봉사자 친구들과 두 손 꼭 잡고,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

만 귀와 마음으로 법원전시관을 관람하 다. 4. 판사들과 직

원들이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법복을 입는 것을 도와주고 기

념촬 을 하 다. 5. 단체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앞을 보고

활짝웃으면서견학의마무리를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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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법원사람들_2012.09

8월 22일 또 한 번, 법원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초청되었다. 그들은 일본 동문화 학

(동경 소재) 로스쿨 학생 5명으로, 이날은 특별히 서울중앙지법과 연계하여 일본 로스쿨에

서관심을갖고있는국민참여재판의방청과참여재판장과의 화기회도마련되었다.

학생들은 견학하는 내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열정적인 태도로

임했다. 판사와의 화시간에서 조찬 판사는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그 시간만큼은

통역관 없이 일본 학생들과 직접 주거니 받거니 열띤 화를 나눴다. 법을 공부하고 있는

일본 학생들인 만큼, 그들은 예비 법조인의 자세로 한국의 법에 한 진지한 질문을 하며

일본의법과비교도해보고, 그들의장래를한번더생각해보게하는자리 다.

일본에서는 사법시험의 성적에 따라 판사, 검사, 변호사 순으로 직급이 나뉘는데, 판사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이치카와리사( 동문화 학 2학년) 학생은“사전에 미리

한국의법원에 해공부하고왔는데직접눈으로보고확인할수있어서더욱인상적이었

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내 꿈을 향해 가는 데에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비록 한국과 일본의 법에 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은 법정 앞에서 똑같이 법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사회를 평화롭게 할 예비 법조인들임이 분명했다. 그들의 앞으로의

나날을기 해본다.

일본의예비법조인들,꿈을확인하다일본 동문화 학로스쿨학생초청견학

1. 일본 동문화 학 로스쿨 학생들이 법원전시관을 견학하

며 한민국의 법복 변화에 해 설명을 듣고 있다. 2. 학생

들이 법복을 직접 입어보고, 서로 기념 촬 을 해주는 모습.

처음에는 쑥스러워했지만 법복을 입고 나서는 흐뭇한 미소를

보 다. 3. 판사와의 화시간을 갖기 전, 법원도서관을 둘러

보았다. 4. 조찬 판사와의 화 시간. 통역관 없이 일본 로

스쿨 학생과 함께 끊임없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친 감을 형성

하 다. 5. 법정앞에서단체기념촬 을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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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나누는즐거움은봉사활동으로

-사법연수원(원장 김이수) 사랑의 봉사단 회원 일동은

지난 2012. 7. 27.(금)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에

소재한‘박애원(정신지체 장애요양원)’을 방문하여 요양

원 주변“내∙외부를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사랑의 금일

봉”을전달하는활동을시행하 습니다.

이날 봉사활동은 연수원장을 비롯하여 사무국장 등 20

여 명의 봉사단 회원이 참석하여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알차게마무리하 습니다.

사법연수원은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우리

의 작은 힘을 모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랑의 전도사

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연수원을만들어가겠습니다.

인천지방법원

‘시민법률학교’제1회강연개최

-인천지방법원(법원장 조용구)은 2012. 7. 17.(화) 인천광

역시 평생학습관에서 제1회 시민법률학교 강연을 개최하

습니다.

시민법률학교는 법원이 법률교육의 주체가 되어 시민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정확한 법률지식의 전달

을 통하여 법원에 한 오해와 불신을 해결하고 국민과

진정한 소통을 이루기 위하여 인천법원에서 노력하는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인천법원 제1호 강사인 문선주

판사는 법원의 업무를 안내하고,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사안들에 하여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쉽게이해할수있도록명쾌하게강연을진행하 습니다.

법률학교에 참여한 시민들은 판사의 설명을 꼼꼼히 받아

적으며 강연 내용과 평소 궁금했던 사항들에 하여 질문

을 하는 등 고3 수험생을 방불케 하는 집중력과 식지 않은

배움에 한열정을보여주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시민법률학교의강연 상을확 하고강연

내용을 다양하게 구성할 것이며 국민의 사법 참여 기회를

확 하고국민과소통하는법원이되도록노력하겠습니다.

502012 SeptemberCour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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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시민사법참여단시민참여프로그램

활성화를위한간담회

-부산지방법원(법원장 박흥 )은 2012. 8. 9. (목) 시민

사법참여단과 법관 및 일반직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

데‘부산법원시민사법참여단시민참여프로그램활성화

를위한간담회’를개최하 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시민사법참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시민

사법참여단의 소회와 의견을 들어보고 앞으로 진행할

프로그램을 짜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마련하 으며,

다양한직업을가진시민사법참여단이참석하 습니다.

간담회에서 시민사법참여단은“시민사법참여단으로

활동하기 전에는 중매체에서 형성한 부정적인 이미지

그 로가 법원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법원을

견학하고법원에서하는일들을체험하니평소에품었던

이미지와 실제 법원 모습이 달라 놀랐다. 앞으로, 국민

의 한 사람으로서 사법정의 실현에 일조하는 시민이

되겠다”라고하 습니다.

부산지방법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더욱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짜고 운 하여 시민들이

법원을이해하는폭을넓히는데노력하겠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2년도국선보조인간담회개최

-수원지방법원(법원장 서기석)은 2012. 8. 13.(월) 회

의실에서소년단독판사, 소년단독참여관및국선보조인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도 국선보조인 간담회를

개최하 습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소년2단독 엄상섭 판사의‘소년재판

의 의의 및 국선보조인의 역할’에 한 설명을 시작으로

국선보조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준 변호사의 국선보

조인(법률전문가) 사례발표 및 인천지방법원 국선보조인

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천광역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김보기 소장의 국선보조인(비 법률전문가) 사례발표가

있었으며, 이후 참석자들의 내실 있고 심도 있는 자유토

론으로이어졌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은 앞으로도 국선보조인과 의견을 교환하

고소통함으로써소년의범죄예방은물론소년이자라나

건전한사회구성원으로거듭날수있도록지속적인관심

과노력을기울이겠습니다.

51법원사람들_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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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러브메신저

동지원손서정주임이보내는편지

3년 전이었죠. 제천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만삭

이었던 제게“차지원 판사님께서 주신 거야.”라

며 육아에 관한 책 하나를 건네주었습니다. 그

책에는‘귀한 새 생명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건강하고 슬기롭고 예쁘게 자라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도 함께 들어 있

었습니다. 청주로 시집을 와 홀로 떨어져 지내

며 곧 태어날 아기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

해하던 제게 책과 편지는 얼마나 큰 힘이 되었

는지모른답니다.

그렇게판사님을홀로상상하며감사해하고있

던 차에 운명과도 같이 제가 제천으로 발령을

받아 차지원 판사님과 근무를 하게 되었죠. 실

제로뵙게된차지원판사님은상상속의모습보

다 더욱 아름답고 어려 보이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나네요.̂ ^

판사님께서는 당시 민사와 소액 사건을 겸하고

계셔서혹여과한업무로건강을해치실까내심

염려하 는데, 오히려“제천에 홀로 있어 외롭

고 가족도 많이 보고 싶지요?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가요.”라며저를더위로해주셨었죠.

둘째아이출산휴가가끝나고복직했을때판사

님께서는 이미 인천지법으로 옮기셨더라고요.

못내 아쉬워하는 찰나, 판사님께서“서정 씨,

복직했다면서요. 아기는 건강해요?”라며 반갑

게 전화를주셨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 이렇듯

늘 판사님께받기만 했는데, 보답하지도 못하고

저는지금 동지원에서근무하고있네요.

꽃도, 사람도 저마다의 향기가 있듯이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덕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

러 세상을 간다고 합니다. 미국으로 연수를 가

신판사님의향기는삽상한가을바람을타고먼

미국까지가득할듯하네요.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해 이렇게 로나마

마음을 신하며, 판사님의 건강과 성공, 행복

을 기원하겠습니다. 판사님! 연수 무사히 다녀

오시길 바라며, 진심으로 감사

합니다. (̂ )̂(__)(̂ )̂

따뜻하고환한미소를간직하신

인천지방법원차지원판사님

“차지원 판사님은 항상 환한 미소를 띠고 직원을 맞아주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어도 판사님의 미소를 보면 절로 힘이 났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맞아 러브메신저에 참여하게 되어 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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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법원사람들_2012.09

Play아버지장소_ 동국 학교이해랑예술극장일정_ 2012. 9. 7.(금)~9. 30.(일)

Concert어반자카파콘서트-September장소_ 올림픽공원內올림픽홀일정_ 2012. 9. 22.(토)

Exhibition중앙미술 전장소_ 한가람미술관일정_ 2012. 9. 5.(수)~9. 14.(금)

Movie오페라의유령2 : 러브네버다이감독_ 브렛설리반주연_ 벤루이스, 안나오브린, 마리아마르

세데스개봉_ 2012. 9. 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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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관객들의 뜨거운 앙코르 요청으로 다시 돌아온 연극 <아버지>. 현

희곡의 거장 아서 러의 표작인‘세일즈맨의 죽음’을 각색하여

한국에서, 이시 의‘아버지’로재탄생되었다. 한민국 표아버지

인 배우 이순재와 50년 연극무 에서 창조적인 역할을 만들어 온

배우 전무송, 두 아버지의 연기 결을 만나볼 수 있다. 철인 아버지

를 요구하는 시 에, 언제까지나 슈퍼맨일 것만 같던 나의 아버지가

무너져가고, 그러면서 생겨나는 갈등과 화해를 그리는 이 작품은

가족의 필요성과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줄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아버지를함께공감해보자.

어반자카파콘서트-September2009년 7월 첫 번째 미니앨범 <커피를 마시고>를 발표하며 혜성처

럼등장한그룹‘어반자카파 (Urban Zakapa)’. 멤버들모두가20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작사∙작곡∙편곡∙디렉팅 및

프로듀싱을 전담하며 그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 5회의 서울 공연을 모두 전석 매진시키고 입소문만으로도 큰

히트를 기록했을 만큼 알 만한 사람들은 아는 그런 가수이다. 여름처

럼뜨겁지도, 겨울처럼차갑지도않은가을을닮은그들, 어반자카파

는 이번 콘서트에서 <September>라는 테마로 가을과 딱 맞는 달콤하

고편안한음악으로많은사람들과교감을하려고한다.

중앙미술 전중앙미술 전은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젊은 미술작가들을 발굴ㆍ육성

하여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1978년부터 중앙일보

주최로 개최되어 온 국내 최고 권위의 미술공모전이다. 현 미술이

눈부신 속도로 빠르게 변모하여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와 창의적

인 작업들을 기존 공모전 체제로 담아내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양한 시도와 개혁 끝에 미술계에서는 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모전에서 선정된 15명의 신인 작가들이 펼치는

신선하고 다양한 창작의 혼이 담긴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하니기 하지않을수없다.

오페라의유령2 : 러브네버다이세계 4 뮤지컬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계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의 신작 뮤지컬‘오페라의 유령 2 : 러브

네버다이’가 화로국내관객들에게첫선을보인다. 팬텀이가면만

을 남긴 채 자취를 감춘 지 10년의 시간이 흐른 뉴욕을 배경으로

팬텀은 옛사랑 크리스틴과 그녀의 남편 라울을 초 한다.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 3명의 주인공들은 다시 한 번 사랑의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되고, ‘오페라의유령’그후의감춰졌던이야기가스크린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더욱 화려해진 배우들의 의상과 새롭게

시도되는서커스단의군무등이주목할만한점이다.

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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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반의 컴퓨터 기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보가 인터넷상의 서버에 구적으로 저장되고,

데스크톱∙태블릿PC∙노트북∙넷북∙스마트폰 등의 IT

기기와 같은 클라이언트에는 일시적으로 보관되는 컴퓨터

환경을뜻하는개념의용어는?

답 : ���� 컴퓨팅

02

8월호 법원사람들에 소개된 부천지원 강문희 실

무관의 에서필자는배드민턴, 마라톤, 탁구등

다양한 운동을 열정을 가지고 실력을 키워왔다. 운동을 잘

한다고해서필자에게붙여진별명은?

답 : �����

03 8월호 법원사람들 건강레시피에는‘토마토’가

소개되었다. 잘 익은 토마토에는 적색의 이것 성

분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동맥경화를 막고 각종

암을예방하는데효능이있다고한다. 이것은?

답 : ����

04

Q U I Z

원 고 모 집

법원 가족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원고가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더불어“Court & People”과“러브메신저”에 사연을 보내주시면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원고 분량 : PC로작성할경우A4용지 2장내외 �원고 마감 : 수시

�보내실 곳 : E-mail_ 법원사람들@scourt.go.kr �문의전화 : 02-3480-1456 공보관실

◉사법부홍보를위해 법원블로그“명쾌한판사와함께하는법원스토리”를운 하고있습니다.

법원가족여러분의많은방문을부탁드립니다.

◉블로그의 주소는 �http://blog.naver.com/law_zzang �http://blog.daum.net/law_zzang

당첨자 및 정답

2012년 8월호 정답

∙오마주

∙스테디셀러

∙나마스떼

∙ 형전갱이

퀴즈 정답은 메일로해당 월 20일까지 보내주세요.

∙메일 : 법원사람들@scourt.go.kr

∙매월 추첨을 통해 법원 기념품을드립니다. 정답 및 당첨자는 다음호에 게재합니다.

지난 8월 런던올림픽이 뜨거운 열기 속 성황리

에 마쳤다. 남자 체조 도마 결승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최고난도 기술을 선보여 한국 체조의 역사를

새로쓴선수가있다. 이선수의이름은무엇?

답 : ���

01

2012년 8월호 퀴즈 정답자

부천지원오상무참여관

전고등법원강광호행정관

서울중앙지법이윤경실무관

덕지원이동욱실무관

광주지방법원진재화주임

Quiz Quiz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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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고충정재판장님께올립니다.

그동안 누구 하나 믿고 의지할 상 없이 외로운 고아처럼

살던 제게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오신 것 같은 착각과 더

나아가 세상에 이렇게 훌륭하신 재판장님이 계신다는

현실에진심으로 마음깊이무한한감사를드립니다.

그동안 사법부에 한 불신과 분노, 원망이 무쇠덩이처럼

굳고 태산처럼 쌓여 얼음산처럼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2012년 3월 9일 10시 40분부터 12시가 넘도록 원고의 항의

를 다 들어주시고 사건의 진상을 정의롭고 공명정 하게

말 해 주셔서 가슴에 뭉쳐 있던 분노를 일순간에 따뜻하

게 녹여주신 재판장님께 무어라 감사함을 표현할 길 없어

답답함을느끼며부족하나마진심으로감사드립니다.

훌륭하신 재판장님이 지혜롭고 현명하게 원고의

분노와 불신을 한순간에 봄눈처럼 녹여주시

고 깨끗하게 해결하신 것을 보고

가장 분노스러운 사건을 가장

기분 좋게 행복한 마음으로

소를 취하하게 해주신

고 충 정 재 판 장 님 께

두 손 두 발 다 들며 감탄

했습니다.

그동안 좋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너무 억울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하소연할 수 없는 기막힌 심정이 다소나마 재판장

님의 말 에 꽉 막힌 가슴이 펑 뚫리고 속 시원한 해소와

안정감에평안함과행복감을느껴봅니다.

다시 한 번 고충정 재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두서없

는 펜을 놓고자 합니다. 왜 그렇게 시간이 잘 가는지 이제

야 감사편지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행복하시고 건강

하시기를 바라오며 이 세상 모든 복을 다 받아 누리시기를

간절히기도합니다.

- 신�� -

칭찬합시다55법원사람들_2012.09

감사의- 서울서부지방법원 고충정 부장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