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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l 311 음 악 대중음악 개 요 조용필 등 중견 새 바람 속 스타급 신인 등장…힙합 연중 강 세, 음원 사재기·‘디스’·표절 등 잇단 논란에 몸살, 중견 가 수들이 아이돌 중심 가요계에서 새 바람을 일으켰고 힙합이 강세를 띠며 장르의 쏠림 현상에 숨통이 트였다. ‘가왕’(歌王) 조용필의 19집 ‘헬로’는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 으며 신구 세대를 통합한 문화 현상으로 조명받았다. 다이나 믹듀오, 버벌진트, 범키, 산이 등의 힙합 가수들은 음원 차트 정상에 잇달아 올랐다. 새로운 스타도 탄생했다. 걸그룹 크레용팝이 히트곡 ‘빠빠 빠’의 ‘직렬 5기통 춤’으로 인기를 끌었고, SM엔터테인먼트 소 속 그룹 엑소가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올해의 신 인으로 우뚝 섰다. ‘음원 사재기’ 의혹 등 디지털 음원 시장의 문제에 대한 정 부와 업계의 개선 움직임도 있었다. 그리고 래퍼들의 ‘디스 전’ (Diss 戰), 표절 시비 등 크고 작은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중견 활약 속 신인 두각…‘힙합 풍년’ 조용필의 신드롬에 가요계는 올봄부터 신선한 충격에 휩싸 였다. 그가 10년 만에 발표한 19집은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 가’가 히트하며 판매량 20만 장을 넘어섰다. 세시봉 열풍이 부 모 세대 문화를 발견한 데 그쳤다면 조용필 현상은 젊은 층에 도 확산돼 세대 통합이란 측면에서 평가받았다. 이 같은 조용필 열풍은 일본으로도 번졌다. 1980년대 일본 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10월 일본에서 19집을 발표하고 11월 15년 만에 일본 단독 공연을 개최했다. 뒤를 이어 이승철, 신승훈, 임창정, 이적, 들국화, 최백호, 나 미 등 중견 가수들이 잇달아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했다. 관록 있는 선배들이 재조명을 받는 가운데 스타로 고속 성 장한 신인도 있었다. 크레용팝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논 란에도 불구하고 ‘빠빠빠’로 데뷔 이래 처음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엑소는 정규 1집과 1집의 리패키지 앨범을 합해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밀리언셀러 앨범이 나온 건 2001년 컴필레이션 앨범 ‘연가’가 178만6천 장, 지오 디의 4집이 174만 장, 김건모의 7집이 140만 장(이상 한국음 반산업협회 기준)을 기록한 이후 12년 만이어서 반향이 컸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남미 등 세계를 누비는 K팝 스타 들의 활약은 꾸준했다. 4월 신곡 ‘젠틀맨’을 발표한 싸이와 걸 그룹 소녀시대는 12월 타임지(誌)가 선정한 ‘올해의 바이럴 영 상 톱 10’ 1위, ‘올해의 노래 톱 10’ 5위에 각각 뽑혔다. 소녀시 대는 미국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도 ‘올해의 뮤직비디오’ 상 을 차지했다. 일본 한류 10주년을 맞은 2013년 한·일 관계 의 냉각기 속에서도 동방신기와 빅뱅은 일본 돔 투어를 펼쳐 세를 과시했다. 안방에선 래퍼들의 신곡이 차트를 휩쓸며 힙합이 대중적으 로 도약했다. 버벌진트가 조용필과 신승훈의 앨범에 피처링 하는 등 랩이 빠진 음악이 드물 정도로 ‘힙합 풍년’을 이뤘다. 음원시장 문제 개선 움직임 디지털 음원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2013년 에도 계속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부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저작권사용료 징수 방식을 정액제에서 일명 종량제 로 불리는 ‘이용횟수당 징수방식’으로 전환했다. 스트리밍 1회 이용당 저작권 사용료 단가를 3.6원으로 책정했다. 또 소문이 무성하던 기획사들의 ‘음원 사재기’ 의혹도 수면 위로 떠올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8월 대형 기획사들 이 음원 재생 횟수를 조작하거나 부당하게 음원을 구입해 차 트 순위를 높이려는 음원 사재기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한 것.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원 사재기에 해당하면 저작권 사용료 정산 대상에서 제외하고, 음악산업진흥법안에 음원 사재기 금지 조항 등을 신설 추진한다는 내용의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각종 논란과 사건 · 사고로 얼룩져 래퍼들의 ‘디스 전’도 가요계를 들썩이게 했다. 8월 래퍼들 이 힙합계와 동료 래퍼를 공개 비난하는 ‘디스 곡’을 잇달아 선 보인 것. 이센스를 시작으로 사이먼디, 스윙스, 다이나믹듀오 등이 가세하며 폭로전으로 번졌다. 또 잇단 표절 논란으로 멍 들었다. 로이킴의 ‘봄봄봄’, 아이유의 ‘분홍신’,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MBC ‘무한도전’ 음원,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 등이 관련 의혹에 시달렸다. 안타까운 사건·사고도 파문을 일으켰다. 5월 손호영의 여 자 친구가 그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그도 차에서 자살을 시도하다가 구조돼 충격을 줬다. 군 복무 중이던 휘성 은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았지만 7월 군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에일리는 11월, 데뷔 전 미국에서 찍은 누드 사진이 유출돼 곤욕을 치렀다. 별들의 은퇴 · 타계…웨딩 러시 은퇴하거나 타계한 별들도 있었다. ‘전설의 디바’ 패티김은 10월 26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은퇴 투어의 대미를 ▲ 11월 홍콩에서 열린 2013 Mnet Asian Music Awards(MAMA)에 참석 한 EXO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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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l 311

음 악

대중음악

■ 개 요

조용필 등 중견 새 바람 속 스타급 신인 등장…힙합 연중 강

세, 음원 사재기·‘디스’·표절 등 잇단 논란에 몸살, 중견 가

수들이 아이돌 중심 가요계에서 새 바람을 일으켰고 힙합이

강세를 띠며 장르의 쏠림 현상에 숨통이 트였다.

‘가왕’(歌王) 조용필의 19집 ‘헬로’는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

으며 신구 세대를 통합한 문화 현상으로 조명받았다. 다이나

믹듀오, 버벌진트, 범키, 산이 등의 힙합 가수들은 음원 차트

정상에 잇달아 올랐다.

새로운 스타도 탄생했다. 걸그룹 크레용팝이 히트곡 ‘빠빠

빠’의 ‘직렬 5기통 춤’으로 인기를 끌었고, SM엔터테인먼트 소

속 그룹 엑소가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올해의 신

인으로 우뚝 섰다.

‘음원 사재기’ 의혹 등 디지털 음원 시장의 문제에 대한 정

부와 업계의 개선 움직임도 있었다. 그리고 래퍼들의 ‘디스 전’

(Diss 戰), 표절 시비 등 크고 작은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 중견 활약 속 신인 두각…‘힙합 풍년’

조용필의 신드롬에 가요계는 올봄부터 신선한 충격에 휩싸

였다. 그가 10년 만에 발표한 19집은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

가’가 히트하며 판매량 20만 장을 넘어섰다. 세시봉 열풍이 부

모 세대 문화를 발견한 데 그쳤다면 조용필 현상은 젊은 층에

도 확산돼 세대 통합이란 측면에서 평가받았다.

이 같은 조용필 열풍은 일본으로도 번졌다. 1980년대 일본

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10월 일본에서

19집을 발표하고 11월 15년 만에 일본 단독 공연을 개최했다.

뒤를 이어 이승철, 신승훈, 임창정, 이적, 들국화, 최백호, 나

미 등 중견 가수들이 잇달아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했다.

관록 있는 선배들이 재조명을 받는 가운데 스타로 고속 성

장한 신인도 있었다. 크레용팝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논

란에도 불구하고 ‘빠빠빠’로 데뷔 이래 처음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엑소는 정규 1집과 1집의 리패키지 앨범을 합해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밀리언셀러 앨범이

나온 건 2001년 컴필레이션 앨범 ‘연가’가 178만6천 장, 지오

디의 4집이 174만 장, 김건모의 7집이 140만 장(이상 한국음

반산업협회 기준)을 기록한 이후 12년 만이어서 반향이 컸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남미 등 세계를 누비는 K팝 스타

들의 활약은 꾸준했다. 4월 신곡 ‘젠틀맨’을 발표한 싸이와 걸

그룹 소녀시대는 12월 타임지(誌)가 선정한 ‘올해의 바이럴 영

상 톱 10’ 1위, ‘올해의 노래 톱 10’ 5위에 각각 뽑혔다. 소녀시

대는 미국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도 ‘올해의 뮤직비디오’ 상

을 차지했다. 일본 한류 10주년을 맞은 2013년 한·일 관계

의 냉각기 속에서도 동방신기와 빅뱅은 일본 돔 투어를 펼쳐

세를 과시했다.

안방에선 래퍼들의 신곡이 차트를 휩쓸며 힙합이 대중적으

로 도약했다. 버벌진트가 조용필과 신승훈의 앨범에 피처링

하는 등 랩이 빠진 음악이 드물 정도로 ‘힙합 풍년’을 이뤘다.

■ 음원시장 문제 개선 움직임

디지털 음원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2013년

에도 계속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부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저작권사용료 징수 방식을 정액제에서 일명 종량제

로 불리는 ‘이용횟수당 징수방식’으로 전환했다. 스트리밍 1회

이용당 저작권 사용료 단가를 3.6원으로 책정했다.

또 소문이 무성하던 기획사들의 ‘음원 사재기’ 의혹도 수면

위로 떠올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8월 대형 기획사들

이 음원 재생 횟수를 조작하거나 부당하게 음원을 구입해 차

트 순위를 높이려는 음원 사재기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한

것.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원 사재기에 해당하면 저작권

사용료 정산 대상에서 제외하고, 음악산업진흥법안에 음원

사재기 금지 조항 등을 신설 추진한다는 내용의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 각종 논란과 사건 · 사고로 얼룩져

래퍼들의 ‘디스 전’도 가요계를 들썩이게 했다. 8월 래퍼들

이 힙합계와 동료 래퍼를 공개 비난하는 ‘디스 곡’을 잇달아 선

보인 것. 이센스를 시작으로 사이먼디, 스윙스, 다이나믹듀오

등이 가세하며 폭로전으로 번졌다. 또 잇단 표절 논란으로 멍

들었다. 로이킴의 ‘봄봄봄’, 아이유의 ‘분홍신’,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MBC ‘무한도전’ 음원,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 등이

관련 의혹에 시달렸다.

안타까운 사건·사고도 파문을 일으켰다. 5월 손호영의 여

자 친구가 그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그도 차에서

자살을 시도하다가 구조돼 충격을 줬다. 군 복무 중이던 휘성

은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았지만 7월 군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에일리는 11월, 데뷔 전 미국에서 찍은 누드

사진이 유출돼 곤욕을 치렀다.

■ 별들의 은퇴 · 타계…웨딩 러시

은퇴하거나 타계한 별들도 있었다. ‘전설의 디바’ 패티김은

10월 26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은퇴 투어의 대미를

▲11월홍콩에서열린2013MnetAsianMusicAwards(MAMA)에참석한EXO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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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하며 55년간의 무대 인생을 마감했다. ‘초우’, ‘가을을 남

기고 간 사랑’, ‘이별’, ‘못잊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그는

“55년 가수 인생은 진정한 축복이었다”며 눈물을 흘려 감동을

선사했다.

4월 가수 겸 방송 진행자 박상규, 6월 예당엔터테인먼트 변

대윤(본명 변두섭) 회장, 10월 들국화의 주찬권이 유명을 달

리했다. 그 중 주찬권은 들국화의 원년 멤버가 뭉쳐 새 앨범을

작업하던 중 발매 두 달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안

타까움을 더했다.

반면 ‘웨딩 러시’로 사랑의 기운이 충만했다. 원더걸스의 선

예가 현역 아이돌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1월 화촉을 밝히고

10월 엄마가 됐다. 서태지가 6월 배우 이은성과, 이효리가

9월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박진영이 10월 9세 연하 여자 친구

와 결혼했다.

또 백지영이 배우 정석원, 장윤정이 KBS 도경완 아나운서,

정인이 기타리스트 조정치와 부부가 됐다. 그 중 장윤정은 결

혼 과정에서 어머니와의 불화가 공개돼 모친, 안티 블로거와

폭로·비방전 끝에 법적 분쟁까지 치르는 구설에 휘말렸다.

클래식

■ 개 요

2013년 클래식 음악계는 대체로 풍성한 차림새를 갖춘 가

운데서도 ‘쏠림 현상’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

냈다. 해외 유명 연주자와 오케스트라의 잇따른 내한으로 외

견상으로는 풍요로웠지만, ‘실력’보다는 ‘이름’을 기준으로 공

연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향은 더 뚜렷해졌다.

베르디·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일 년 내내 다양한

기념 공연이 쏟아진 한 해이기도 했다.

■ 넘쳐난 대형 공연…‘승자 독식’ 아쉬워

2013년에도 거장 지휘자가 이끄는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의 한국 방문은 일 년 내내 이어졌다.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하모닉을 시작으로 로린 마젤이 이끈 시카고 심포니와 뮌

헨 필하모닉, 하이팅크와 런던 심포니, 샤를 뒤투아와 로열 필

하모닉,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 필하모닉, 파보 예르비와 도이

치 캄머필하모닉 등 세계 정상급 악단들이 앞다퉈 한국을 찾

았다.

협연자나 독주자로 한국 무대에 선 연주자들의 면면도 화

려했다.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 다닐 트리포노프, 바이올리니

스트 율리아 피셔 등이 첫 내한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이차크

펄만, 안드라스 쉬프 등 거장들의 무대도 이어졌다.

하지만, 몇몇 유명 악단과 스타 연주자에만 관객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대다수 중소형 규모의 공연에 대한 외면이 심했

던 것은 업계의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신인 연주자, 바로크·

실내악 장르는 말할 것도 없고, 실력파 음악가들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발렌티나 리시차, 메조소프

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고음악 단체 타펠무지크 등은 세계무

대에서 호평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썰렁한 객석을 마주해

야 했다. 명성에만 의존하는 마케팅과 기업의 협찬, 관객들의

편식이 업계의 ‘허약 체질’을 더 고착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명훈이 이끈 서울시향은 2013년에도 유료 관객 점

유율 92%(이미 매진된 연말 공연 포함)를 기록하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자랑했다. 다채로운 레퍼토리와 안정된 앙상

블로 관객과 평단의 지지가 더 굳건해졌다. 관객과 단원들과

전 상임지휘자 간 극심한 갈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KBS교

향악단은 오랜 협의 끝에 유대계 지휘자 요엘 레비를 새 상임

지휘자로 선임, 제2의 도약을 모색했다.

■ 베르디 · 바그너 ‘풍성’

탄생 200주년을 맞은 작곡가 베르디와 바그너의 작품은

2013년 클래식 음악계의 핵심 레퍼토리였다. 국립오페라단

은 베르디 최후의 작품 ‘팔스타프’, 방대한 스케일의 ‘돈카를

로’, 바그너의 모든 철학과 음악이 축약된 마지막 작품 ‘파르지

팔’을 소개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파르지팔’의 한국 초연은 제대로 된 바그너 공연이 거

의 없었던 우리 오페라사의 한 획을 긋는 일로 평가받으며 뜨

거운 관심을 받았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바그너의 ‘니벨룽

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 콘체르탄테 형식의 베르디 오

페라 ‘오텔로’ 등을 선보이며 호평받았고, 한국바그너협회와

KBS교향악단도 바그너의 ‘발퀴레’ 1막을 콘체르탄테 형식으

로 선보였다.

하지만, 오페라계 두 거장의 떠들썩한 200살 생일 파티 속

에서도 국립오페라단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반기를 보내

야 했다. 국립오페라단을 예술의전당으로 편입시키는 안이

논의되며 단체의 기능과 규모가 많이 축소될 것이라는 불안

감이 내부에 가득했지만, 일단 협의를 더 해보자는 쪽으로 의

견이 모이며 논란은 일단락된 상태다.

■ 한국 젊은 음악가들, 2013년에도 국제대회 휩쓸어

2013년 한 해도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대회 수상 소식도 잇

따랐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이유라가 독일 ARD

국제 음악 콩쿠르의 비올라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비올

리스트 박경민은 2위와 청중상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

봄소리는 이 콩쿠르의 바이올린 부문에서 1위가 없는 공동 2

위를 받았다.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은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제5회

칼 닐센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해 동양인 최초

의 입상자가 되는 쾌거를 이뤘다. 비올리스트 이화윤은 러시

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7회 유리 바슈메트 국제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바리톤 이동환은 젊은 성악가들의 등용문

으로 불리는 국제대회 중 하나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음악

극장에서 열린 벨베데레 국제성악콩쿠르 결선에서 우승을 차

지했다.

■ ‘국악 대중화’ 노력 계속된 한 해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국악계의 ‘변신’과 노력은 2013년에

도 계속됐다.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 코믹 창극 ‘배비장전’ 등

을 통해 창극의 변화와 대중화를 시도 중인 국립창극단은 소

설에서 영화로, 다시 뮤지컬로 변신한 ‘서편제’를 창극으로 제

작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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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양연극의 원류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비극 ‘메디아’도 창

극으로 제작해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국립국

악원은 서초동에 선조가 마당과 풍류방에서 즐겼던 전통 연

희와 풍류 음악을 원형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전통 연희 전용

극장 ‘연희풍류극장’을 개관하고 다양한 공연을 펼쳐 관객을

끌어들였다.

■ 국내외 음악계 ‘떠나간 별들’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후보인 서용

석 씨가 3월 17일 지병 악화로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대금

산조의 예능보유자 후보로서 자신의 이름을 딴 대금산조 등

을 후학들에게 전수해왔으며,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음악감

독도 지냈다.

해외에서는 2월 24일 독일 출신 거장 지휘자 볼프강 자발

리슈가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1971~92년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극장 총감독을 맡았고 1993~2003년 미국 명문

악단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지냈다.

헝가리 출신의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는 4월 28일 88세

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테크닉의 달인으로 불리는 슈타커

는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1903~76), 므스티슬라브 로스

트로포비치(1927~2007)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첼리스

트로 꼽힌다. 6월 9일에는 시카고 리릭 오페라단을 오랫동안

이끌었던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브루노 바르톨레티가 86세로

세상을 떠났다.

연극 · 뮤지컬

■ 개 요

2013년 뮤지컬계에서는 작품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

했다. 웨스트엔드·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한국어 초연을 비롯

해 유명 해외작의 원어 공연, 창작 뮤지컬이 잇따라 개막하면

서 관객의 선택 폭은 넓어졌지만,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

화되면서 울상을 지은 제작사가 많다. 내수시장 경쟁이 뜨겁

다 보니 해외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도 커졌다. 국내 창작

품의 중국 진출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동아시아권 뮤지컬 한

류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했다.

연극계는 정치극 바람과 안톤 체호프 열풍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 경쟁 치열해진 뮤지컬계…‘제 살 깎아 먹기’ 우려도

국내 최대 공연티켓예매사이트 인터파크가 2013년 1월 1일

부터 12월 19일까지의 예매분을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

르면 뮤지컬 분야의 유료티켓 판매 금액은 약 1천760억원으

로 전년대비 6% 가량 증가했다. 공연 편수로 보면 총 2천500편

의 뮤지컬이 국내 무대에 올랐다. 대형 뮤지컬 초연작과 인지도

높은 유명 작품을 위주로 흥행 및 관객 선호 추세가 이어졌다.

1월 ‘레베카’를 시작으로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

트’ ‘스칼렛 핌퍼넬’ ‘하이스쿨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위키

드’ ‘고스트’ 등 해외작이 한국어 버전으로 초연됐다. ‘아메리칸

이디엇’ ‘애비뉴 큐’ ‘맘마미아’ 등 유명 해외 뮤지컬의 원어 공

연과 ‘그날들’ ‘해를 품은 달’ 등 창작 뮤지컬도 관객을 만났다.

하지만 비슷한 중·대형 뮤지컬이 같은 기간에 몰려 부작

용이 일기도 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나쳐 수익성이 악화

된 것이다. 실제 상반기,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주요 기획·

제작사 27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12년 동기 대비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는 대답은 70%에 달했다. 파이 크기는

비슷한데 나누려는 사람이 늘어 1인당 몫이 줄어든 탓에 초래

된 결과다. 따라서 장르·소재 등을 다양화해 관객 저변을 확

대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 일본 이어 중국까지…한류 뮤지컬 기대감 증폭

중국 내 뮤지컬 한류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진 한해이기도

했다. CJ E&M이 중국 문화부 산하 기업 중국대외문화집단공

사(CAEG)·미디어 그룹 상하이동방미디어유한공사(SMG)

와 함께 만든 합자법인 아주연창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중

국어 공연을 상하이에서 열었다. 국내 제작진이 주축이 돼 만

든 ‘로스트 가든’은 이례적으로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초연했

고, ‘광화문 연가2’의 투어 공연도 항저우 등 14개 도시에서 열

렸다.

일본에서도 한류 뮤지컬의 붐이 이어졌다. 2PM의 준케이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삼총사’가 성공리에 공연됐고, ‘잭더리

퍼’ 재공연·실황 상영도 이뤄졌다. 임태경, 옥주현, 김승대,

김다현 등 뮤지컬 배우들은 콘서트를 통해 현지 팬과의 접촉

면을 늘렸다.

하지만, 한국뮤지컬전용공연장을 표방하며 문을 연 도쿄

‘아뮤즈뮤지컬씨어터’는 흥행 성적이 저조했다고 알려졌다.

극장을 만든 아뮤즈사의 오사토 요키치 회장도 “(상연 뮤지컬

이) 솔직히 선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하며 1년을 끝으로 한

국창작뮤지컬 사업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았다.

■ 연극계, 정치극 바람에 체호프 열풍 불어

연극계에서는 우화로 권력을 비판하는 알레고리극, 위정자

의 불합리를 조소하는 풍자극,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역사극

등 다양한 갈래의 정치극이 관객을 찾아왔다. 상반기에 주목

된 프로젝트는 실험 연극의 메카로 통하는 ‘혜화동 1번지’ 5기

▲4월26일오후서울서초구서초동국립국악원에서열린전통연희전용극장‘연희풍류극장’개관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