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어 ‘세상의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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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201810 201810 67 정아란 기자 [email protected] 갤러리 시네마 콘서트 연극 클래식 · 뮤지컬 신간 문화 사랑방 수림문학상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상영 중인 영상 '지브롤터 항해일 지'를 보면서 떠오르는 노래다. 마주 보는 두 스크린에서 스페인과 모로 코 해변 아이들은 각각 맞은편을 향해 파도를 헤치며 걸어 나간다. 모로코에서 출발해 바닷길로 13㎞만 가면 스페인 타리파에 닿는다. 아 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택하는, 이른바 '모로코 루 트'다. 벨기에 출신 멕시코 작가 프랜시스 알리스는 2008년 스페인과 모로코 양쪽 해변에서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아이들 신발로 작은 배 모형들을 만든 뒤, 아이들이 배를 들고서 맞은편 해안가를 향해 서로 달리도록 하 고 그 과정을 촬영했다. '지브롤터 항해일지' 상영 스크린 사이, 스페인과 모로코 해안가 풍경 사 이에 앉은 관람객에게 작가는 묻는다. "유럽 아이들이 모로코를 향해, 아 프리카 아이들이 스페인을 향해 줄지어 간다면 양쪽 아이들은 수평선에 서 만날 수 있을까."(작품 '지브롤터 항해일지' 중)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세계 곳곳을 돌며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진 행해오고 있다. 국경과 경계의 개념, 제도적 모순을 파고든 작업이 많다. 한국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두고 방한한 작가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계 를 주제로 한 작업에 천착하는 배경으로 "멕시코로 이주한 경험이 영향 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멕시코에서 1시간 거리인 미국 국경을 건너는 대신에 지 구를 도는 세계 일주 끝에 미국에 도착하는 여정을 기록한 초기작 '루 프'(1997), 하바나와 키웨스트 어민들이 양쪽에서 배를 이어 마치 해상에 뜬 다리를 만드는 듯한 광경을 연출한 '다리'(2006)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 곳곳의 경계 지대를 탐색해온 작가는 "20, 30년간 유럽을 떠나 살 다가 2006년께 다시 유럽에 갔는데 마치 제가 이민자처럼 느껴지더라"면 서 "이주 문제는 갈수록 더 크게, 독자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최근 한국에서도 제주 난민 문제가 이슈라는 이야기에 "이주는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됐으며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한 모든 시도가 실패했습니다. 자원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은 동물 적 감각에 따른 것입니다. 때문에 이주자들을 문화적으로 통합하려고 시 도하거나, 대안적으로 그 출신 지역을 도와서 스스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멈추게 하는 것은 답이 아닐 겁니다." 국경 넘어 ‘세상의 연결’ 꿈꾼다 전시일정(장소) 11월 4일까지(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관람료 일반 5천원 02-733-8949 전시일정(장소) 내년 1월 27일까지(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 관람료 성인 8천원 02-720-0667 김중업 타계 30주년 회고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중업(1922∼1988) 타계 30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 '김중업 다이얼로그'가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 공동 주최기관인 김중업건축박물관 소장품 외에도 전시를 위해 제작된 사진과 영상 신작까지 총 3천여점을 아우른다. 이번 전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후기 작업부터 역순으로 작품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 세계성과 지역성 ▲ 예술적 사유와 실천 ▲ 도시와 욕망 ▲ 기억과 재생 등 4개 주제로 김중업과 그 작품의 맥락을 세세하게 펼쳐 보인다. '다이얼로그'는 한국에 모더니즘 건축을 선보인 1세대 건축가라는 점을 넘어, 문화 예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조명하는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환기, 이중섭, 윤명로, 이승택, 백금남 등 예술가들과 교유하고 협업한 과정을 조명하며 그가 도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도 돌아본다. 프란시스 알리스, <지브롤터 항해일지>, 2008 윤석남 Yun Suknam, 자화상 Self-portrait, 2017, 한지 위에 분채 Color on Hanji, 93x137㎝ 윤석남 Yun Suknam, 핑크룸 V, Pink Room V, 혼합재료 Mixed media, 가변설치 Variable size 삼일빌딩, 1969년 설계, 사진: 김한용, 1970년대 거울 앞에 선 윤석남의 자화상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미술가 윤석남(79)이 학고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주부로 살다가 마흔에 붓을 잡은 작가는 여성과 생명, 환경을 다룬 독창적인 작업을 왕성하게 선보이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미술가가 됐다. 자신과 역사 속 여성들을 다룬 작품 '금지구역I'이 2016년 영국 테이트미술관에 소장될 정도로, 세계 미술계에도 확실히 이름을 알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3년간 불화를 익힌 뒤 그려낸 채색화 신작, '핑크룸 V'를 포함한 대형 설치 2점을 선보인다. 채색화 신작에서 작가는 작업실과 책거리 앞에 앉은 자신의 모습을 차분하게 응시하며, '핑크룸' 2018년 판인 '핑크룸 V'를 통해 고정관념에 저항의 목소리를 전한다. 전시일정(장소) 10월 14일까지(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관람료 없음 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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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상영 중인 영상 '지브롤터 항해일

지'를 보면서 떠오르는 노래다. 마주 보는 두 스크린에서 스페인과 모로

코 해변 아이들은 각각 맞은편을 향해 파도를 헤치며 걸어 나간다.

모로코에서 출발해 바닷길로 13㎞만 가면 스페인 타리파에 닿는다. 아

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택하는, 이른바 '모로코 루

트'다.

벨기에 출신 멕시코 작가 프랜시스 알리스는 2008년 스페인과 모로코

양쪽 해변에서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아이들 신발로 작은 배 모형들을

만든 뒤, 아이들이 배를 들고서 맞은편 해안가를 향해 서로 달리도록 하

고 그 과정을 촬영했다.

'지브롤터 항해일지' 상영 스크린 사이, 스페인과 모로코 해안가 풍경 사

이에 앉은 관람객에게 작가는 묻는다. "유럽 아이들이 모로코를 향해, 아

프리카 아이들이 스페인을 향해 줄지어 간다면 양쪽 아이들은 수평선에

서 만날 수 있을까."(작품 '지브롤터 항해일지' 중)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세계 곳곳을 돌며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진

행해오고 있다. 국경과 경계의 개념, 제도적 모순을 파고든 작업이 많다.

한국 첫 개인전 개막을 앞두고 방한한 작가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계

를 주제로 한 작업에 천착하는 배경으로 "멕시코로 이주한 경험이 영향

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멕시코에서 1시간 거리인 미국 국경을 건너는 대신에 지

구를 도는 세계 일주 끝에 미국에 도착하는 여정을 기록한 초기작 '루

프'(1997), 하바나와 키웨스트 어민들이 양쪽에서 배를 이어 마치 해상에

뜬 다리를 만드는 듯한 광경을 연출한 '다리'(2006)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 곳곳의 경계 지대를 탐색해온 작가는 "20, 30년간 유럽을 떠나 살

다가 2006년께 다시 유럽에 갔는데 마치 제가 이민자처럼 느껴지더라"면

서 "이주 문제는 갈수록 더 크게, 독자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최근 한국에서도 제주 난민 문제가 이슈라는 이야기에 "이주는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됐으며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한 모든 시도가 실패했습니다. 자원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은 동물

적 감각에 따른 것입니다. 때문에 이주자들을 문화적으로 통합하려고 시

도하거나, 대안적으로 그 출신 지역을 도와서 스스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멈추게 하는 것은 답이 아닐 겁니다."

국경 넘어 ‘세상의 연결’ 꿈꾼다

전시일정(장소) 11월 4일까지(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관람료 일반 5천원

☎ 02-733-8949

전시일정(장소) 내년 1월 27일까지(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

관람료 성인 8천원

☎ 02-720-0667

김중업 타계 30주년 회고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중업(1922∼1988) 타계 30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 '김중업 다이얼로그'가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 공동 주최기관인 김중업건축박물관

소장품 외에도 전시를 위해 제작된 사진과 영상 신작까지 총 3천여점을

아우른다.

이번 전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후기 작업부터 역순으로 작품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 세계성과 지역성 ▲ 예술적 사유와 실천 ▲ 도시와 욕망 ▲ 기억과

재생 등 4개 주제로 김중업과 그 작품의 맥락을 세세하게 펼쳐 보인다.

'다이얼로그'는 한국에 모더니즘 건축을 선보인 1세대 건축가라는 점을 넘어,

문화 예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조명하는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환기, 이중섭, 윤명로, 이승택, 백금남 등 예술가들과 교유하고 협업한 과정을

조명하며 그가 도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도 돌아본다.

프란시스 알리스, <지브롤터 항해일지>, 2008

윤석남 Yun Suknam, 자화상 Self-portrait, 2017, 한지 위에 분채 Color on Hanji, 93x137㎝

윤석남 Yun Suknam, 핑크룸 V, Pink Room V, 혼합재료 Mixed media, 가변설치 Variable size

삼일빌딩, 1969년 설계, 사진: 김한용, 1970년대

거울 앞에 선 윤석남의 자화상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미술가 윤석남(79)이 학고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주부로 살다가 마흔에 붓을 잡은 작가는 여성과 생명, 환경을 다룬 독창적인

작업을 왕성하게 선보이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미술가가 됐다.

자신과 역사 속 여성들을 다룬 작품 '금지구역I'이 2016년 영국 테이트미술관에

소장될 정도로, 세계 미술계에도 확실히 이름을 알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3년간 불화를 익힌 뒤 그려낸 채색화 신작, '핑크룸 V'를

포함한 대형 설치 2점을 선보인다.

채색화 신작에서 작가는 작업실과 책거리 앞에 앉은 자신의 모습을 차분하게

응시하며, '핑크룸' 2018년 판인 '핑크룸 V'를 통해 고정관념에 저항의 목소리를

전한다.

전시일정(장소) 10월 14일까지(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관람료 없음

☎ 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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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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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미녀'의 대명사 손예진과 '로맨스남' 현빈이 만났다. 영화 '협상'은

손예진과 현빈을 멜로물의 주인공이 아닌 '범죄물'의 투톱으로 내세운다.

손예진은 서울지방경찰청 위기대응팀 소속 협상가 '하채윤'으로, 현빈은

무기밀매업자이자 최악의 인질범 '민태구'로 나온다. 두 사람은 알콩달콩

한 '밀당'이 아닌 인질 목숨이 달린 살벌한 협상을 펼친다.

러닝타임은 114분으로 짧지 않다. 2시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이원동시촬영'이 큰 역할을 한다.

설정상 민태구는 태국 모처에, 하채윤은 서울에 있는 만큼 두 사람이 직

접 대면하는 장면은 애초에 연출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12시간 내 인질범

과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간제한까지 걸어뒀다.

영화 '국제시장'의 조감독을 맡은 바 있는 이종석 감독은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가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여동생과 TV 화면

을 통해 상봉하는 장면에서 사용한 '이원동시촬영' 기법을 영화 전반에

적용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했다.

손예진과 현빈은 서로를 모니터 화면으로만 대하며 호흡을 맞췄다. 여기

에는 서로를 상대 배우가 아닌 실제 인질범과 협상전문가로 인식하게 하

려는 이 감독의 의도가 깔렸다.

결과적으로 이 감독의 포석은 적중했다. 촬영 현장은 실제 협상이 벌어지

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스크린에도 현장의 긴장감이 그대로 옮겨졌

다. 덕분에 영화는 두 시간 동안 힘을 잃지 않고 내달린다.

영화는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벌어진 인질극 장면에서 시작한다. 동남아

인 인질범 2명이 남녀 인질 한 명씩을 위협하며 도주용 차량과 헬기를 요

구한다.

현장에 투입된 하채윤은 협상을 주장하지만, 지휘부는 진압을 결정한다.

결과는 범인과 인질 전원 사망. 충격적인 결과에 하채윤은 '정 팀장'(이문

식 분)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만 정 팀장은 사표를 반려하고 해외 출장

을 떠난다.

열흘 뒤 무기 밀매상 민태구는 태국 방콕에서 한인 상대 범죄를 취재하

던 한국인 기자와 정 팀장을 납치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영상전화를

걸어온다. 민태구가 대화 상대로 하채윤을 지목하면서 두 사람의 협상이

시작된다.

외국인 범죄자들의 단순 인질극에서 시작한 사건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빠르게 덩치를 키워간다. 영화 막판에는 현실에서 일어났다면 나라 전체

가 뒤흔들릴 만한 사건으로 비화한다.

협상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유지되는 긴장감

감독 이종석

출연 손예진 현빈 김상호 이문식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9월 19일

명당

조선 말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은 왕보다 높은

권세를 누리던 장동 김씨 일가 김좌근(백윤식)에게

밉보여 처자식을 처절하게 잃는다. 13년이 흐르고

저잣거리에서 명당을 점찍어주며 돈을 벌던 그에게

흥선(지성)이 찾아온다.

왕족이면서 '상갓집 개' 취급을 받던 흥선은

김좌근의 아버지가 어디에 묻혔는지 찾아달라고

한다. 김씨 일가 묏자리를 찾아내 그 가문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다.

오랜 시간 복수의 칼을 갈던 박재상은 흥선과 손을

잡지만, 김좌근과 그의 아들 김병기(김성균)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두 명의 왕을 배출할 천하명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저마다 감춘 발톱을 드러낸다.

아군은 적으로, 적은 아군으로 자리바꿈을 하고,

때로는 손을 맞잡는다.

안시성

당나라 20만 대군을 상대로 5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88일간 싸워 승리를 끌어낸 고구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과 군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액션 영화.

얼마 남지 않은 사료를 바탕으로 고증과 상상력을

덧대어 전쟁 블록버스터로 완성했다.

거의 모든 화력을 전투장면에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기술력이나 디테일한 연출,

스펙터클 면에서 그동안 한국영화가 보여준

비주얼을 뛰어넘는다.

백미는 총 4번의 전투장면. 시작과 동시에

펼쳐지는 주필산 전투를 비롯해 2번의 수성전,

승리의 쾌감을 주는 토산 전투장면까지 전투마다

각기 다른 무기와 새로운 전술이 등장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1

2

3

4

1감독 김광식

출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김설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9월 19일 2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백윤식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9월 19일

물괴

중종 22년. 산 곳곳에서 사지가 절단되고,

역병에 걸린 사체가 잇따라 발견된다. 도성에는

기이한 괴물 '물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돈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은 반정 주도 세력인

영의정 심운(이경영)이 자신의 자리를 흔들기

위해 퍼뜨린 계략으로 의심한다.

이에 그동안 초야에 묻혀 지내던 옛 내금위장

윤겸(김명민)을 불러 물괴의 출현이 사실인지

추적하도록 한다. 윤겸과 그의 오른팔

성한(김인권), 외동딸 명(이혜리), 왕이 보낸 허

선전관(최우식)이 팀을 이뤄 물괴를 쫓는다.

초반에는 살육의 주범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다가 물괴가 등장하는 중반부터는 추격

액션 장르로 전환해 정신없이 내달린다.

3감독 허종호

출연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박희순

최우식 이경영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9월 12일

더 프레데터

프레데터 오리지널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설정상으로는 1997년 개봉한 '프레데터2'와 2010년

개봉한 '프레데터스' 사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외계 우주선 두 대가 등장한다.

한 대는 다른 한대의 공격을 피하며 지구로 향하고

미국 뉴멕시코주 산속에 불시착한다.

우주선에서 내린 프레데터는 매복 작전 중이던 '퀸

맥케나'(보이드 홀브룩) 대위 부대를 급습한다.

당연하게도 프레데터는 부대원을 도륙하지만 예상치

못한 맥케나의 반격에 인간에게 사로잡히고 만다.

그러나 생포된 프레데터가 비밀 기지를 탈출하고

설상가상으로 불시착한 프레데터를 추격하던

'변종 프레데터'마저 등장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4

감독 셰인 블랙

출연 보이드 홀브룩, 올리비아 문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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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슬라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영화음악을

즐겨보면 어떨까.

매년 서울재즈페스티벌로 봄날의

여유를 선사해온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가 음악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8'(슬라슬라)을 연다.

지난해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치머,

영화 '라라랜드' 음악 감독 저스틴

허위츠가 무대를 꾸며 깊은 감동을

줬던 이 축제는 올해 아기자기한

라인업으로 관객과 만난다.

첫날은 쌍 천만 관객을 이끈 영화

'신과 함께 - 인과 연', '신과 함께 -

죄와 벌'을 비롯해 '사도' 등의 음악 감독 방준석이 꾸민다. 청룡영화상 음악상,

대한민국영화대상 음악상을 거머쥔 그는 이 공연에서 오케스트라, 국악 밴드와

함께 웅장하면서도 유쾌한 무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첫날에는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필름 콘서트를 비롯해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 피아니스트 최문석이 특별한 공연 '더

컬레버레이션'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이튿날에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모세 섬니, 영국 밴드 더 뱀프스, 영국 밴드 뉴 호프

클럽, 재즈 밴드 타워 오브 파워가 무대를 이끈다.

카이고

노르웨이 출신 세계적 DJ 카이고가

첫 번째 단독 내한 콘서트를 연다.

카이고는 지난해 11월 정규 2집

'키즈 인 러브'를 내며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이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 무대, 2015년 노벨

평화상 콘서트 무대에 오른 이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스타는

지난해 월드클럽돔 코리아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 팬들과 만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를 이끄는

대표 주자인 카이고의 상업적

성과는 뚜렷하다.

2014년 발표한 정식 데뷔 싱글 '파이어스톤'(Firestone)이 노르웨이 차트 1위,

UK 차트 8위에 올랐고 유튜브 5억4천만 뷰를 넘겼다. 셀레나 고메스와 함께한

'잇 에인트 미'(It Ain't Me)는 빌보드 싱글 차트 톱10에 들었으며 엘리 굴딩과

작업한 '퍼스트 타임'(First Time)은 아이튠스 14개국 1위를 기록했다.

샘 스미스

영국의 대세 뮤지션 샘 스미스가

첫 내한 공연을 한다.

샘 스미스는 두 번째 정규앨범 '더

스릴 오브 잇 올'(The Thrill of it

all) 발매를 기념해 올가을 아시아

투어에 들어갔다.

그는 2014년 데뷔 앨범 '인 더 론리

아워'로 대중과 평론가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고, 201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4개 부문을 휩쓸었다.

특히 대표곡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와 '레이 미 다운'(Lay

me Down)은 국내에서도 크게

사랑받았으며, 2015년 개봉한

영화 '007 스펙터'의 주제가 '라이팅스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을 불러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았다.

칼리드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신인상을 거머쥔 미국의 R&B

뮤지션 칼리드가 처음 한국

팬들과 만난다.

그는 2016년 온라인 음악플랫폼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린 곡

'로케이션'이 입소문을 타며

스타덤에 오른 뮤지션이다.

오롯이 스스로 작사·작곡한 곡을

채운 정규 1집 '아메리칸 틴'이

지난해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4위, 힙합·R&B 앨범차트 3위를

기록하며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한몸에 받았다.

이 앨범으로 칼리드는 그래미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각각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되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빌보드에선 카밀라 카베요, 카디 비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신인상을 받았다. 대표곡 '영 덤 & 브로크'(Young

Dumb & Broke)의 유튜브 조회 수는 5억 건에 육박한다.

공연일정(장소) 10월 13일 오후 7시, 10월 14일 오후

6시(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티켓 SR석 14만3천원, R석 13만2천원, S석 12만1천원,

A석 11만원, A석(그라운드) 11만원, B석 7만7천원

☎ 옥션티켓 1566-1369, 예스24 1544-6399

공연일정(장소) 10월 13일 오후 6시, 10월 14일 오후

5시(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티켓 VIP석 14만3천원, R석 12만1천원, S석 9만9천원

☎ 옥션티켓 1566-1369

공연일정(장소) 10월 6일 오후 6시, 10월 7일 오후

5시(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티켓 VIP석 15만4천원, 스탠딩 VIP 14만3천원, 지정석 SR

14만3천원, 지정석 R 13만2천원, 지정석 S 12만1천원,

지정석 A 11만원, 지정석 B 9만9천원

☎ 인터파크 1544-1555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는 10월 6∼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주년 기념공연 '

하트'(HEART)를 연다.

1998년 1집 '해결사'로 데뷔한 신화는

'티오피'(T.O.P), '헤이, 컴 온'(Hey, Come

On!), '와일드 아이즈'(Wild eyes), '퍼펙트

맨'(Perfect Man) 등 다수 히트곡을 내며 멤버

교체나 해체 없이 활동했다. 지난 8월 28일엔

데뷔 20주년 스페셜 앨범 '하트'를 발매하고

음악방송과 예능을 종횡무진 해왔다.

공연이 열리는 체조경기장은 특별한 공간이다.

신화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콘서트를 연 곳이

자 2008년 10주년 기념 콘서트, 2012년 멤버

들의 군 복무 이후 4년 만의 컴백 무대를 연 곳

이기도 하다.

1990년대 1세대 아이돌 그룹 '오빠'들이 대거

무대로 돌아온다.

17년 만에 재결합해 단독 콘서트를 여는

H.O.T.부터 동시대를 함께한 라이벌 젝스키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컴백한 신화까지 어

느덧 30대가 된 팬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

이다.

먼저 H.O.T.는 오는 10월 13∼14일 '포에버

H.O.T.'(FOREVER H.O.T.)라는 타이틀로 서

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

트를 연다.

1996년 데뷔해 아이돌 시장 문을 연 H.O.T.는

2001년 해체한 뒤 끊임없이 재결합에 대한 기

대가 나왔지만, 비로소 지난 2월 MBC '무한도

전'을 통해 완전체 공연을 열어 17년 전 팬들과

눈물의 재회를 했다.

이후 팬들은 지속적인 공연 요청을 했고 멤버

들은 2001년 2월, 해체 전 마지막 공연을 한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7년 만의 정식 콘서트를

결정했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9월 7일 예매를

개시하자마자 티켓 8만 장이 완판돼 인기를 실

감케 했다.

젝스키스는 H.O.T.와 같은 날인 10월 13~14

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젝스키스

2018 콘서트 지금·여기·다시'란 타이틀로 공

연을 펼친다.

1997년 4월 15일 데뷔한 젝스키스는 가요계에

아이돌 문화가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학원별곡' '폼생폼사' '커플' 등 다양

한 히트곡으로 사랑받다가 2000년 5월 18일

해체를 발표해 충격을 안겼다. 그러다 16년이

흐른 2016년 MBC '무한도전'을 통해 재결합

해 YG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앨범과 공

연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공연일정(장소) 10월 9일 오후 7시(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티켓 VIP석 22만원, FR석 18만7천원, R석 16만5천원, S석 13만2천원,

A석 9만9천원. 현대카드로 결제시 20% 할인

☎ 인터파크 1544-1555 공연일정(장소) 10월 25일 오후 8시(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

티켓 1층 스탠딩 9만9천원, 2층 지정석 11만원

☎ 02-3141-9226

공연일정(장소) 10월 6∼7일(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티켓 1일권 11만원, 2일권 15만4천원

☎ 프라이빗커브 02-563-0595

공연일정(장소) 10월 30일 오후 8시(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티켓 스탠딩 및 지정석R 11만원, 지정석S 8만8천원

☎ 인터파크 1544-1555, 예스24 1544-6399

H.O.T.부터 신화까지추억 소환하는 ‘오빠’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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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이 하반기 창작극으로 극작가 김은성의 신작 '그 개'를 세종

문화회관 무대에 올린다.

2016년 '햄릿'을 재해석한 '함익'으로 평단과 관객 호평을 받은 김은성은

이번 작에서 16살 중학생 '해일'과 유기견 '무스탕'을 중심으로 소외된 이

들의 위태로운 삶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연출로는 달나라동백꽃의 공동 대표로 다수 작품에서 김은성과 호흡을

맞춰온 부새롬이 참여한다.

왕따로 외롭게 지내는 '해일'과 저택의 운전기사인 아빠 '상근', 저택에 사

는 제약회사 회장인 '장강'과 그의 기념백서를 집필하는 에세이 작가 '현

지', 해일이 사는 빌라로 이사 온 화가 '선영'과 그녀의 남편 '영수' 등이 등

장한다.

얼핏 보면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이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들의 곁에는

불행이 너무도 가까이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에쿠우스

1975년 국내 초연 이래 공연마다 화제를 모은 극단 실험극장의

'에쿠우스'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셰퍼의

대표작으로 전 세계는 물론 한국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특히 마지막 마구간 장면의 전라 연기는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일곱 마리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탄탄한 전개와 함께 시대를 지나도 여전히

뜨거운 신, 인간, 섹스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그린다.

'알런'을 치료하며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뇌에 빠지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에는 장두이와 손병호가 캐스팅됐다.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서 온 알런 역에는 빼어난 캐릭터 해석으로

찬사를 받은 전박찬과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력을 입증한

안승균이 더블 캐스팅됐다.

스타 배우의 산실 역을 해 온 알런 역은 그간 강태기, 송승환, 최민수,

최재성, 조재현 등이 맡아왔다.

또 알런의 상대 '질 메이슨' 역에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심은우와 연극 '바보햄릿', '여도'를 통해 차세대 연극인으로

발돋움하는 김예림이 캐스팅됐다.

그 개불행의 곁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시민의 외침

공연일정(장소) 10월 5~21일(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

☎ 02-399-1000

공연일정(장소) 9월 22일~11월 18일(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티켓 R석 5만5천원, S석 4만4천원

☎ 1544-1555

크리스천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해외 연극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기획인 '베스트 앤 퍼스트'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미국의 젊은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원작을 민새롬 연출이 각색했다.

루카스 네이스는 동 세대 미국 극작가 중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작가로 평가된다. 2016년 이 작품으로 퓰리처상 희곡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바 있다.

'크리스천스'는 작은 개척교회에서 시작해 대형교회를 일군 목사 폴이 교단의 복음이 아닌 진실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함으로써 펼쳐진 혼란과 분열을 그린다.

종교적 믿음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한 '믿음'의 문제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연극, 드라마, 영화 등 출연작마다 탁월한 인물 해석을 보여준 배우 박지일이 지적이며 열정 넘치는 목사 폴 역으로 분한다.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윌리역으로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중견 배우 손진환은 장로 제이 역할로 출연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 박미현과 배우 박수민이 각각, 목사 폴의 부인 엘리자베스와 교인 제니 역으로 관객을 찾는다. 부목사 조슈아 역에는 떠오르는

신예 배우 김상보가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 20명의 시민 성가대가 출연해 연극에 풍미를 더한다.

민새롬 연출은 "작품 자체는 분열을 다루지만, 종교의 과제를 논하고 서로 극복해야 하는 인간 간의 거리를 이야기한다"고 설명한다.

공연일정(장소) 9월 27일~10월 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 전석 3만원

☎ 02-3668-0004

말도 없이 떠나버린 엄마를 그리워하는 해일과 갑질을 일삼지만 정작 가

족들에게 외면받는 장강, 오른 건강보험료에 전전긍긍하며 해촉 증명서

에 골머리를 썩이는 선영과 영수 등 비정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

림과 처연함은 어둡고 심각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친구가 없는 해일은 분홍돌고래 핀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며 비밀

스러운 속내를 도화지 위에 펼쳐낸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해일의 '무스

탕'과 장강의 반려견 '보쓰' 역시 연극의 특성상 극적으로 표현된다.

'그 개'의 사고로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인 이들에게 시련이 닥치고, 결국 극

은 삶에 대한 노력을 강요당하면서도 너무도 쉽게 행복과 불행에 휘둘리

는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 해일은 배우 이지혜가 연기하며, 해일의 아빠 상근 역은 배우 유성

주가, 그리고 장강 역은 윤상화가 맡았다.

이 외에도 김훈만, 박선혜, 신정원, 안다정, 장석환, 유원준 등이 참여해

호흡을 맞춘다.

그간 '썬샤인의 전사들' '연변엄마' 등에서 연출 부새롬과 호흡을 맞춘 무

대 김다정, 조명 최보윤, 영상 정병목, 작곡 황현우, 음향 임서진 등의 제

작진이 합류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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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밍고 7번째 내한 공연…최고가 티켓 55만원

스페인 출신 세계적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7)가 2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그는 1991년 처음 한국 무대에 오른 뒤 총 6번의 내한 무대를 가졌다. 고령 때문에 2016년

내한 때도 마지막 공연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건재함을 과시하며 2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르게 됐다.

도밍고는 테너와 바리톤을 아우르는 음역으로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약해왔다.

1957년 바리톤 가수로 데뷔했으나 1961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공연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이후 50년가량 테너로 활동했다.

팝가수 존 덴버와 함께 성악과 팝이 만나는 곡인 '퍼햅스 러브(Perhaps Love)'를 불러

크로스오버 성악의 문을 열기도 했다.

대중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계기는 '스리 테너' 콘서트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전야제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한 이 공연의 실황 음반은 세계적으로

1천200만 장 팔려나가 클래식 음반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음반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러다 68세 때인 2009년부터는 다시 바리톤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그는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과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티켓 가격은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 최고 등급 좌석이 55만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성악

공연은 물론 여느 대형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보기 어려운 금액이다.

이번 가을에는 세계 최정상 피아니스트들이 잇달아 내한한다.

우선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크

리스티안 지메르만(62)이 15년 만의 내한 공연을 연다.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지휘 에사 페카 살로넨)와 함께 번스타인 교

향곡 제2번 '불안의 시대'를 연주한다. 그의 내한은 지난 2003년 이후 두

번째다.

지메르만은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으로 악명 높지만, 무결점에 가까운 연

주를 선보이며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로 군림한다.

콘서트홀의 소음과 피아노 음향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데, 고전·

낭만 곡을 연주할 땐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들고 세계 공연장을 누

비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탄생 100주년을 맞은 번스타인 작품이라 별도 피아노

운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인 마스트미디어 관계자는 "피아노 운반에 관한 계약 조항은 아직

없다"며 "공연장 피아노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독특하고 예민한 기질 때문에 주최 측도 다른 공연보다 더 신경을 많

이 쓴다.

그는 2003년 첫 내한 공연장이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무대 천장에

달린 로비 방송용 마이크를 '녹음용'으로 착각하고 마이크 선을 자르려고

해 스태프를 기절초풍시킨 바 있다.

그가 연주하는 번스타인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는 텅 빈 삶 속에서 신앙

과 믿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한 W.H. 오든 시를 기반으로 작곡됐다.

지메르만은 작곡가가 직접 이 곡 지휘자로 나선 공연에 독주자로 함께했

을 만큼 이 작품과 인연이 깊다.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47)은 네 번째 리사이틀을 연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다른 클래식 아티스트들과 비교가 불가능한 티켓 파

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번에도 공연 넉 달 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을

매진시키며 화제를 뿌렸다.

크레디아는 "국내 공연은 4년 만이라는 점, 키신이 작년까지 2년간의 '공

연 안식년'을 가진 점 등으로 더 빠르게 티켓이 팔렸다"며 "그러나 무엇보

다 키신이란 이름 자체가 관객들을 공연장을 불러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키신은 2세 때 들은 음악을 그 자리에서 피아노로 연주하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한 신동 출신이다.

12세 때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1988년 헤르베르

트 폰 카라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1990년 영국 BBC 프

롬스에 데뷔했다.

1990년 카네기홀의 100주년 기념공연 스타트를 끊었고, 1992년 그래미

상 시상식에 특별 게스트로 나서 세계인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연주했다.

'신동' 출신의 그를 '거장'으로 우뚝 세운 것은 엄청난 연습량과 피아노에

대한 진지한 태도다. 그의 이 같은 집념은 외골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들

을 정도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베토벤 '함머클라비어' 소나타와 라흐마니노프 프렐

류드를 선보인다. 키신은 40대에 들어서면 베토벤 후기 소나타로 호평을

받아왔다. 후반부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역시 뉴욕타임스가 "극강의 테

크닉과 풍부한 예술성의 완벽한 조화"라고 극찬한 바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에 쏟아지는 ‘피아노 별’지메르만·키신이 온다

공연일정(장소) 10월 19일(롯데콘서트홀)

티켓 R석 33만원, S석 27만원, A석 15만원, B석 7만원

☎ 02-541-3173

지메르만-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공연일정(장소) 10월 28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R석 18만원, S석 14만원, A석 10만원, B석 6만원

☎ 1577-5266

예프게니 키신

공연일정(장소) 10월 26일(잠실 실내체육관)

티켓 SVIP석 55만원, VVIP석 44만원, VIP석 33만원, R석 22만원

S석 16만5천원, A석 9만9천원, B석 5만5천원

☎ 02-587-1110

무대에 오른 세종대왕…뮤지컬 '1446'

세종대왕 일대기가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그간 반 고흐나 파리넬리, 라흐마니노프 등과 같은 유럽 인물을 소재로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온 뮤지컬 제작사 HJ컬쳐의 신작이다. 세종대왕 영릉 등

다양한 유적지가 있는 경기 여주시와 함께 제작했다.

'1446'에는 태종의 셋째아들로 태어나 왕이 될 수 없던 '이도'가 위대한 성군

'세종대왕'으로 거듭나기까지 과정, 시력을 잃는 악조건 등을 이겨내고 이뤄낸

한글 창제의 순간 등이 담긴다.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위인전' 같은 뮤지컬이 되지 않도록 주의했다"며

"세종이란 인물이 여러 장애물과 인간적 트라우마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해나가는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아는 인물이기에 뻔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 사극 뮤지컬의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HJ컬쳐는 2년여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 여주시

세종국악당에서 트라이아웃(새 창작품의 정식 공연에 앞선 시범 공연)을 거쳤고

영국 웨스트엔드를 방문해 현지 제작진과 워크숍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세종 역은 뮤지컬 배우 정상윤과 박유덕이 더블 캐스팅됐다.

아버지 태종 역은 남경주와 고영빈이 번갈아 맡는다.

공연일정(장소) 10월 5일~12월 2일(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티켓 VIP석 10만원, OP석 8만원,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5만원

☎ 02-588-7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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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꿈을 품은 여성 아비바 그로스먼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유력 하원의원의 선거

캠프에 인턴으로 들어간다. 아비바는 중년

유부남인 의원과 불륜에 빠지고 둘의 관계가

들통나는데, 화살은 아비바에게만 쏟아진다.

아비바의 인생은 무너져버리지만, 불륜 상대인

의원은 재선에 성공한다. 미국 소설이지만

요즘의 한국에서도 익숙한 이야기다.

소설은 이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다섯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사회가 가하는

여성 혐오와 낙인찍기에 좌절하고 분투하는

여성의 선택을 보여준다.

'섬에 있는 서점'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저자는 민감하고 어두운 이야기를 위트있고

힘있게 풀어냈다.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루페/ 1만4천800원

여성 혐오와 싸우는 여성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받은 저자의 신작 장편소설. 19살 남자와

48살 여자의 사랑 이야기다. 일흔에 접어든

남자가 50년 전 첫사랑을 회고하는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해 2인칭으로, 다시 3인칭으로

물러나면서 첫사랑의 행복과 고통과 진실을

말한다.

대학생인 폴은 여름 방학에 런던 교외

본가에 돌아와 어머니의 권유로 테니스

클럽에 참가한다. 그곳에서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이자 자신감과 위트가 넘치고,

이야기가 통하는 수전을 만나 빠져든다.

수전이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다는 사실을

폴이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가족을

떠나 함께 살게 되지만 행복은 길지 않고,

혼란에 빠진 수전이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을

앓으면서 두 사람은 고통에 빠진다.

10대 후반에 50대 초반의 여인을 사랑했던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다산책방/ 388쪽/

1만5천원

사랑과 기억의 상관관계

사회학자인 저자가 억울하고

속상하면서도 자녀를 보란 듯 키우고자

발버둥 치는 한국 부모들의 딜레마를

파헤친다.

부모들은 '우리 아이도 중간은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100만원이 넘는

유모차를 태연하게 사고, 사교육 문제를

비판하면서도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한국 부모들의 육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부모로서 개인이 이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책은 그렇게 부모들이 체념하고 순응해 만들어낸 결혼-출산-육아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드러낸다.

저자는 자신도 예외가 아니라고 털어놓으면서 "모순된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그 안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강박 속에서 결혼을 결심하고

육아를 하고 있는지, 그 민낯의 괴기스러움을 확인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한다.

오찬호 지음/ 휴머니스트/ 308쪽/ 1만6천원

부모의 민낯

한국역사연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연구 분야와 주제, 새로운 연구 방법론, 자료

발굴과 새로운 이용 방법, 미래지향적 논쟁

제기라는 네 가지 주제로 모은 사학자 63명의

글 70편을 수록했다.

저자들은 일반 독자를 겨냥해 논문 형식 글을

지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골라 쉬운 문장으로

썼다. 대부분은 논리가 완벽한 '닫힌 글'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주는 '열린 글'에 가깝다.

서울 종로구 북촌 지번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북한 김일성대학 교수진 등의 자서전과 이력서

연구 등 한국사 연구의 오늘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한국역사연구회 엮음/ 푸른역사/ 492쪽/ 2만2천원

한국사 연구의 오늘

"도토리 까는 게 일이다. 돌멩이 위에 놓고 망치로

때리는데 자꾸 뛰나가서 에유 씨팔 뛰나가긴 왜 자꾸

뛰나가너 하고 욕을 하고는 내가 웃었다."

1922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열일곱 살에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어 평생을 살아온 이옥남 할머니가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일기다. 1987년부터 최근까지 30년 동안

쓴 일기 중 151편을 골라 묶었다. 부모는 여자가 글

배우면 안 된다고 못 배우게 했고 오빠 어깨너머로 보고

익힌 글자는 아는 체도 못 하고

살다가 남편과 시어머니가 죽고

나서야 도라지 캐서 장에 내다 판

돈으로 공책을 사 글씨 쓰는 연습을

시작했다. 밭에서 김을 매다 뽑혀

시든 잡초를 보고 미안해하고,

눈 쌓인 겨울 산짐승 먹고 살 일

걱정하고, 도시에 나간 자식들

그리워하고, 때로 싫은 이웃 흉도

보는 하루하루가 시가 됐다.

시가 된 일기이옥남 지음/ 양철북/ 224쪽/ 1만3천원

메뉴는 피자, 햄버그스테이크, 만두 세 가지뿐인 도쿄의 작은 레스토랑. 그런데 햄버그스테이크를

주문한 손님에게 만두가 나가거나 음료가 뒤바뀌고, 샐러드에 스푼이, 뜨거운 커피에 빨대가 함께

나간다. 하지만 손님들은 화를 내는 대신 즐기고 있다. 이 이상한 레스토랑의 이름은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치매 환자들이 일하는 곳이다.

NHK 방송의 PD인 저자는 치매 환자 간병 시설에 취재하러 갔다가 엉뚱한 음식을 대접받은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치매 환자로 스태프를 꾸린 레스토랑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초고령사회를 살면서 법률과 제도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실수를 받아들이고 그

실수를 즐기면서 조금 관대해지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전

세계의 관심과 호응을 끌어냈다.

한국에서도 KBS가 이 프로그램을 본 따 이연복 셰프와 방송인 송은이가 경증 치매 노인들과

식당을 운영하는 '주문을 잊은 음식점'을 제작해 지난여름 방송했다.

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32쪽/ 1만4천원

실수를 받아들이고 함께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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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 습지가 조성돼 있고 억새 군락지로

유명한 밀양 재약산 사자평 일원까지 생

태탐방로가 조성됐다.

밀양시는 국가생태탐방로 조성과 2016

년 세계맑은공기연맹(GACA:Global

Alliance for Clean Air)의 '굿 에어 시

티'(Good air city) 선정을 기념해 10월

13일 재약산 생태탐방 걷기축제를 연다.

국가생태탐방로는 밀양시가 국비 17억원

등 35억원을 들여 천년고찰 표충사에서

옛 고사리 분교까지 3.2km와 고원 습지

가 있는 사자평 일원까지 1km에 걸쳐 조

성된다.

현재 표충사에서 옛 고사리 분교까지 공

사는 마무리됐고, 사자평 정상까지 일부

구간 공사가 내년 말까지 진행된다.

걷기축제 땐 표충사를 출발해 새로 조성

된 생태 탐방로를 따라 흑룡폭포와 층층

폭포를 만나게 된다. 전국 최고의 억새 관

광지이기도 한 사자평원은 축제 기간 장

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재약산 사자평 습지는 자연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아 2006년 환경부로부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올해 1월 멸

종위기 야생동물 2급 곤충으로 새로 지

정된 은줄팔랑나비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억새 군락지’ 밀양 재약산 생태탐방로

사진 / 서울시 제공

글 정학구 기자

전남 함평 국화 축제가 10일 19일 막을 올린다.

'2018 대한민국 국향대전'은 11월 4일까지 함

평 엑스포공원에서 '국화가 그리는 가을날의 동

화'란 주제로 열린다.

다른 지역 국화 축제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시작

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올해 초 열린 남북정상회

담을 기념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평화

통일대교(구름다리), 남북통일열차 국화 조형물

이 세워진다.

마법의 성과 같은 대형 국화 조형물 5점, 국화

동산 1점도 새롭게 조성된다.

지난해와 차별화를 위해 생태습지 내에 억새 미

로원과 핑크뮬리 산책길을 조성하고 수석 전시,

무늬 동백 분재 전시, 통기타·국악·클래식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국화가 그리는 가을날의 동화 글 조근영 기자

사진 / 함평군제공

사진 / 밀양시 제공

사진 / 부산 사하구 제공

1천년 간 제주지역에 존재했던 미지의 왕국 '탐라'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은 11월 4일까지 특별전 '탐라'(耽羅)를 연다. '탐라'는 3세기부터 12세기 초반까지

약 1천년 간 제주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왕국이다.

이 전시는 탐라 문화를 소개하는 첫 전시로 해양교류를 펼치며 고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대 탐라

를 조명한다.

탐라 관련 역사서를 비롯해 탐라 사람들의 생활 도구, 지배자의 권위를 보여주는 위세품, 시대별로

교역했던 물품 등 400여 점의 문화재를 선보인다.

1부 '섬나라 탐라'에서는 탐라의 어원과 사회 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역사서를 통해 탐라 사

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부 '탐라, 고대사회로 나아가다'에서는 초기 탐라 사회의 모습과 탐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소개

한다. 지배자의 존재를 보여주는 용담동 무덤과 철기 부장품, 탐라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각종 생활유물, 신앙 세계를 보여주는 제사유적 출토품·의례용품 등이 전시된다.

3부 '탐라의 해양교류'에서는 주변 지역과 활발히 이뤄졌던 해양교류를 소개한다. 마한지역과 통일

신라로부터 들어온 각종 토기·금속제품·중국 도자기, 일본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역사 기록·특산물

등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용담동 무덤 유적에서 출토된 철제 부장품, 같은 시기 영남지역 수장급 무덤에

서 출토된 철기 부장품을 함께 비교 전시해 탐라 지배자의 위상과 초기 탐라의 성장 과정을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탐라와 삼국의 교섭 관계를 비교하기 위해 나주 신촌리 무덤 출토 금동관(국보 제295호)과 은제관 꾸미개를 함께 선보인다.

탐라왕국 문화 엿보는 제주박물관 특별전 글 변지철 기자

10월 12∼14일 열리는 제15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는 국외 14개 팀, 국내

10개 팀 등 10개국 24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재즈 피아노의 전설 '칼라 블레이'(Carla Bley)가 200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는다. 올해 83세인 그는 부드럽고 섬세한 재즈를 통해 풍부한 감성

을 보여준다.

'더 블라인드 보이스 오브 앨라배마'(The Blind Boys of Alabama)도 무대에

오른다. 1948년 데뷔한 더 블라인드 보이스 오브 앨라배마는 그래미상을 5

번이나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가스펠뿐만 아니라 재즈,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전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타리스트 마크 리보(Marc Ribot)는 뒤늦게 라인업에 합류했다. 마크 리보

는 세계적인 재즈 음악가들과 활동, 기타 마니아와 재즈 팬들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올해 페스티벌에는 첫선을 보이는 기획 프로그램 '자라섬 비욘드'가 눈길을 끈다.

첫 자라섬 비욘드는 '가왕' 조용필이 주인공이다. 오재철 재즈앙상블과 이지연 컨템포러리 재즈 오케스트라가 데뷔 50주년을 맞는 조용필의 음악

을 새롭게 구성해 선보인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매년 한 국가의 재즈와 음악인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포커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해는 스위스 재즈를 집중 조명한다.

스위스는 유럽의 중심에 있는 음악 강국으로 세계적 음악축제인 '베르비에 페스티벌'과 '몽트뢰 재즈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재즈 피아노 전설' 나오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글 김도윤 기자

사진 / 가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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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문화재청 제공

사진 / 문화재청 제공

남북이 3년 만에 공동발굴 재개에 합의한

개성 만월대(滿月臺) 조사 착수식이 10월

2일 열린다.

문화재청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통일부

는 9월 6일 개성에서 북한 민족화해협의

회와 실무회의를 열고 9월 27일부터 12

월 27일까지 3개월간 제8차 만월대 공동

조사와 유적 보존사업을 진행하기로 합

의했다.

남북은 이번 조사에서 훼손이 심한 회경전

터 북서쪽 축대 부분을 발굴할 방침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만월대는 400여년

간 고려 임금이 정무를 본 궁궐로, 자연 지

형에 따라 건물을 배치한 점이 특징"이라

며 "고려 문화의 정수인 만월대를 고려 건

국 1천100주년에 발굴한다는 점에서 뜻

깊다"고 말했다.

만월대 공동발굴은 2007년부터 7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서부 건축군 3만3천㎡ 중

1만9천㎡에 대해 조사가 완료됐고, 이를

통해 건물터 약 40동과 축대 2곳, 대형

계단 2곳, 유물 1만6천500여 점이 확인

됐다.

남측은 이번 실무회의에서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씨름 공동 등재, 평양 고구

려 고분 공동발굴, 3·1 운동 100주년 남

북 공동 유적조사와 학술회의, 겨레말 큰

사전 공동 편찬을 제안했다.

북한은 2016년 씨름을 인류무형문화유

산에 등재하고자 했으나 실패했고, 남한

이 등재를 신청한 씨름은 오는 11월 모리

셔스에서 열리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등

재 여부가 결정된다.

남북개성 궁궐터 공동발굴 재개한다

글 박상현 기자 충남 태안군의 대표 수산물 대하를 맛볼 수 있

는 대하 축제가 9월 29일부터 10월 14일까지

안면읍 백사장항 일원에서 열린다.

19회를 맞은 이번 축제 개막식에서는 대하 무료

시식회, 축하공연, 가요제, 불꽃놀이 등이 펼쳐

진다.

10월 첫째 주 토요일인 6일에는 뜰채로 대하 잡

기, 팔씨름대회, 수산물 중량 맞추기 대회 등이

열려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각종 체험 부스 운영 외에 어린이 낚시왕 선발대

회, 대하 댄스 페스티벌, 지역 예술인 공연, 뷰티

콘서트, 맨손 대하 잡기 등이 행사 기간 내내 열

린다.

현장에서는 제철을 맞은 꽃게와 전어, 전복과

우럭 등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

매한다.

백사장항의 명물인 250m 길이의 해상인도교

'대하랑꽃게랑'과 백사장해수욕장에서 이어지는

아름다운 바다와 상쾌한 솔 향기를 만끽할 수 있

는 걷기 명소 '해변길'도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대하 축제 기간이 포함된 9월 22일∼10월 28일

꽃지해안공원 코리아플라워파크에서는 국화&

빅토리아 축제가 열려 국화를 비롯해 빅토리아

블루, 마리골드, 글라디올러스 등 다양한 종류

의 가을꽃이 축제장을 가득 메울 예정이다.

태안 백사장항 대하 축제 글 조성민 기자

사진 / 태안군 제공

글 임미나 · 사진 류효림 기자

제6회 수림문학상 당선작에 ‘콜센터’ 신예 김의경 작가의 자전적 장편소설

심사위원단 “짠하고 아린 이 시대 청춘의 초상”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제정해 시상하는

수림문학상 제6회 당선작으로 신예 작가 김의

경(40)의 장편소설 '콜센터'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피자 배달 주문 전화를 받는 콜센터

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일하는 20대 젊은이들

의 꿈과 좌절,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장편소설이

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영혼을 갉아먹는 '감정

노동'의 실태를 그리며 시대의 그늘을 드러낸

다. 하지만 내용이 마냥 어둡고 무겁지만은 않

다는 것이 이 소설의 미덕으로 꼽혔다.

소설 주인공은 스물다섯 살인 주리와 용희, 시

현, 형조, 동민 등 다섯이다. 주리와 용희는 원하

는 직장을 얻을 때까지 잠시만 있기로 하고 콜

센터에 들어가 상담원으로 일하게 된다. 이곳에

서 방송사 아나운서를 꿈꾸는 시현과 공무원시

험을 준비하는 형조, 음식점 창업을 꿈꾸며 피자

배달 일을 하는 동민을 만나 친해진다.

콜센터는 다른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비해 육

체적으로 덜 힘든 곳이지만 끊임없이 고객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고객 중에는 '진상'이 적

지 않다. 무시와 멸시에 욕설, 성희롱까지 해대

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를 걸어 괴롭히는

사람도 있다. 소설 속의 시현은 일반상담사에

서 전문상담사로 오를 정도로 업무를 능숙하

게 해내는 인물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독한 진상 고객에게 시달리게 된다. 급기야

감정이 폭발한 그는 부산에 사는 진상 고객을

직접 찾아가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시현을

짝사랑하는 동민이 복수의 길을 따라나서고,

숨 막히는 콜센터에서의 탈출을 꿈꾸던 주리,

용희, 형조가 합세하면서 얘기는 점입가경으로

흐른다.

심사위원단은 "최종 심사 자리에서 여러 차례

나온 '짠하고 아리다'는 감상은 '콜센터'의 소

설적 미덕을 압축한 표현이었고, 마지막 결정

의 순간에도 결국 심사자들의 마음을 움직였

다"고 했다.

그만큼 콜센터 안의 풍경과 노동자들이 겪는

감정노동의 현실이 생생히 담겨 있다.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면서 모멸감을

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목소리가 섹시하

다'는 둥 성희롱도 종종 당했죠. 처음에는 심

한 얘길 들으면 몇 시간 동안 몸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계속 일하다 보면 그런 감정이 조금

씩 줄어들긴 하는데, 그래도 익숙해지진 않더

라고요. 너무 괴로울 땐 그 사람 주소를 적어

놔요. '언제 찾아가서 돌멩이를 던져주겠다'

생각하죠. 그러다 또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

고, 그런 일이 반복되는데, 그 이야기를 소설로

꼭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 순수문학의 새로운 동력을 찾고자 2013

년 제정된 수림문학상은 신인 작가나 등단 10

년이 되지 않은 작가의 미발표 장편소설을 대

상으로 한다.

심사위원으로는 소설가 윤후명을 위원장으로

소설가 성석제·강영숙, 문학평론가 정홍수·신

수정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예심을 통해 후보작 6편을 추리

고 9월 12일 최종심에서 '콜센터'를 당선작으

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14일 열린다. 작가는 상

금 5천만원과 상패를 받는다. 수상작은 11월

초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제1회 수림문학상은 최홍훈 작가의 '훌리건

K', 제2회는 장강명 작가의 '열광금지, 에바로

드'에 돌아갔다. 제3회에는 수준에 달한 응모

작이 없어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다. 제4회에는

김혜나 작가의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지난

해에는 이진 작가의 '기타 부기 셔플'이 수상

작으로 뽑혔다.

그러면서 "이 소설은 소위 진상 고객을 상대로

한 감정노동의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뜻밖의

상호 접속과 위로의 순간을 잡아내고, 등장 인

물들이 스스로를 다독이고 일으키는 시간에 끝

내 도달한다. 그 현재의 미미하지만 단단한 실

체는 이 소설의 '감정노동'이 일구어낸 소중한

문학적 진실이라 할 만하다"고 평했다.

이어 "막막한 대로 사랑을 시작하는 두 연인의

남루하지만 간절한 첫 잠자리는 잊기 힘든 소설

적 감흥의 순간을 빚어낸다"며 "과장과 허세 없

이 우리 시대 젊음의 진실에 가닿으려 한 작가의

진정성 어린 수고에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의경은 성균관대 국

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한경 청년신춘

문예에 자전적 장편소설 '청춘파산'이 당선돼

등단했다. 서울 강남에서 유복하게 자랐지만,

어머니의 사업 실패로 개인파산을 하고 빚쟁이

들 때문에 정상적인 직장생활도 포기하고 아르

바이트 일을 전전하며 살아야 했던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쓴 소설이다. 단행본(민음사)으

로 출간돼 독자들에게도 호평받았다.

두 번째 장편인 '콜센터' 역시 그가 실제로 콜센

터에서 6개월여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