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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bks.com 본 조사분석자료는 당사 리서치센터에서 신뢰할 만한 자료 및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나 당사는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과거의 자료를 기초로 한 투자참고 자료로서 향후 주가 움직 임은 과거의 패턴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고객께서는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종목 선택이나 투자시기에 대해 최종 결정하시기 바라며, 본 자료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의 증권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 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1차 엔 약세기(2012년 4분기~2013년 3분기)가 마무리된 이후 증가하는 일본 기업의 부도 건수 0 500 1,000 1,500 2,000 2,500 3,000 700 800 900 1,000 1,100 1,200 1,300 1,400 1,500 10 11 12 13 14 (십억엔) (건) 부기업 총부채(우) 기업부건수(좌) 자료: 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아베노믹스의 종언 ( 終焉) 아베노믹스의 뿌리는 정한론 ( 征韓論 )?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의 이념적 배경에는 150년 가까이 정치 명문가로 자리잡고 있었던 가문이라는 배경이 있음. 아베노믹스는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정권의 경제적 목표라 할 수 있음 상태로는 버티기 힘든 일본 경제 일본의 2분기 GDP 부진은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일시적인 부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 함. 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일본 정부의 정 책이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임. 일본 정부는 다시 한 번 엔 약세 유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함 일본의 경제정책과 약세가 국내 경제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 과거 엔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은 수출 경쟁력 악화 우려로 출렁였으나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고, 국내 경제 정책 역시 작년과는 다른 방향으로 선회 하는 등 상황이 달라져 2차 엔 약세기(2014년 4분기 이후)가 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 용하지는 않을 전망 아베노믹스≠아베の mistake아니지만 아베노믹스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은 옳았다고 판단되나 이와 동시에 소비세율 인상을 통해 정부부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은 실수였다는 판단. 결과적으로 아베노믹스는 소기의 목 적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 이전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 Economic Issue Issue Report | 2014. 08. 25 윤영교 02 6915 5660 [email protected]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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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조사분석자료는 당사 리서치센터에서 신뢰할 만한 자료 및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나 당사는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과거의 자료를 기초로 한 투자참고 자료로서 향후 주가 움직

임은 과거의 패턴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고객께서는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종목 선택이나 투자시기에 대해 최종 결정하시기 바라며, 본 자료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의 증권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

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1차 엔 약세기(2012년 4분기~2013년 3분기)가 마무리된 이후 증가하는 일본 기업의 부도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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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억엔)(건) 부도기업 총부채(우) 기업부도건수(좌)

자료: 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아베노믹스의 종언(終焉)

아베노믹스의 뿌리는 정한론(征韓論)?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의 이념적 배경에는 150년 가까이 정치 명문가로 자리잡고

있었던 가문이라는 배경이 있음. “아베노믹스”는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정권의 경제적

목표라 할 수 있음

이 상태로는 버티기 힘든 일본 경제

일본의 2분기 GDP 부진은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일시적인 부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

함. 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일본 정부의 정

책이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임. 일본 정부는 다시 한

번 엔 약세 유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함

일본의 경제정책과 엔 약세가 국내 경제 및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과거 엔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은 수출 경쟁력 악화 우려로 출렁였으나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고, 국내 경제 정책 역시 작년과는 다른 방향으로 선회

하는 등 상황이 달라져 2차 엔 약세기(2014년 4분기 이후)가 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

용하지는 않을 전망

아베노믹스≠아베の mistake는 아니지만…

아베노믹스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은 옳았다고 판단되나 이와 동시에 소비세율 인상을 통해

정부부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은 실수였다는 판단. 결과적으로 아베노믹스는 소기의 목

적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 이전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

Economic Issue

Issue Report | 2014. 08. 25

윤 영 교

02 6915 5660

[email protected]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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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의 뿌리는 정한론(征韓論)?

아베 총리의 가문으로 살펴보는 아베노믹스의 근원

작년(2013년) 12월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2006년 고이

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참배한 이후 7년 만에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것

이다.

그림 1.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그 근본을 따져 내려가 보면…

자료: 각종 언론, IBK투자증권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일본의 실질적인 국가 수장

이 방문해 참배한다는 것은 과거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 범죄를 부정한다는 의미로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들과 외교적인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아베 총리가 몰랐을 리 없다.

아베 총리가 이런 갈등 위험을 무릅쓰고 참배를 단행한 이유를 따지고 들어가 보면 그의 가

문이라는 배경까지 이르게 된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대로 지역구를 물려 받으며 국회의원을 지내

는 가업 승계가 보편화돼 있는 일본 정계에서도 아베 가문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명문가에 속한다.

아베 총리의 부친은 외무대신을 지낸 ‘아베 신타로’이며 남동생은 참의원(상원)인 ‘기시 노부

오’이다. 조부는 중의원(하원)을 지낸 ‘아베 간’이고 61대, 62대, 63대 총리를 지낸 ‘사토 에

이사쿠’가 그의 외종조부이다.

그리고 그의 실질적인 사상적·정치적 스승이라 할 수 있으며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인 외

조부‘기시 노부스케’는 56대와 57대 총리를 지냈다.

2013년, 일본 총리의

7년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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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부는 1894년 경복궁에서 명성황후 시해를 주도한 인물 중 하나이며 훗날 육군 대장까

지 지낸 ‘오오시마 요시마사’이다.

‘오오시아 요시마사’가 평생 스승으로 모신 사람이 ‘요시다 쇼인’이라는 사상가인데, 그는 19

세기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시기에 “강한 일본”을 표방하며 정한론(征韓論)을 강력하게 주장

한 사람이다.

그림 2. 아베 총리가 강한 일본에 집착하는 이유는 가문(家門)이라는 배경

정신적 시조요시다 쇼인

메이지 유신의 정신적 스승

고조부오오시마 요시마사

육군대장

외조부기시 노부스케

56대, 57대 총리대신

조부아베 간

중의원

종조부사토 에이사쿠

61~63대 총리대신

부친아베 신타로

외무대신

아베 신조

현 총리대신

남동생기시 노부오

현 참의원

자료: 각종 언론, IBK투자증권

아베 총리의 머릿속에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강한 일본”에 대한 동경이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인 분야에서는 끊임없는 영토 분쟁으로, 경제적인 분야에서는 8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던 경제 대국 일본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표출된다.

아베 총리의 가문이라는

배경이 아베노믹스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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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려워지는 퍼즐

2분기 GDP 악화,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2012년 10월을 아베노믹스의 시작 시점으로 정의

한다면, 이후 6개 분기(2012년 4분기~2014년 1분기) 동안 잘 나가는 듯 했던 일본 경제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2분기 GDP가 무너지면서 아베노믹스 효과에 대한 심각한 의

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2분기 GDP는 전분기대비(연율화) 6.8% 감소했다. 전년동분기비 역시 -0.1%로 아베

노믹스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그림 3. 2분기 GDP 급감, 예상은 했으나 이후 흐름에 대한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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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QoQ) 일본 GDP 전분기비(좌) 일본 GDP 전년비(우)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사실 소비세율 인상이 단행되면 GDP가 꺾일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던 사실

이다.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일이고 지난 97년 소비세율 인상 당시 이미 겪었던 선례가 있

기 때문이다.

그림 4. 1997년 소비세율 인상 직후 급감했다 어느 정도 회복한 일본 GDP, 이번에도 회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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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 94.12 95.6 95.12 96.6 96.12 97.6

(%,QoQ) 일본 GDP 일본 가계소비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소비세율 인상 여파로

2분기 GDP 급감,

일시적으로 끝날

이벤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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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97년 경우와 비교해 보더라도 둔화의 폭이 생각보다 훨씬 크고 일시적인 부진에 그

치지 않고 적어도 2~3개 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르다.

우려했던 대로 개인소비는 소비세율 인상 여파를 그대로 받으면서 전분기 대비 5.1% 감소

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무려 18.7%나 감소하면서 지난 아베노믹스 기간(2012년 4분기

~2014년 1분기) 동안의 증가분을 모조리 까먹었다. 아무리 예상했던 결과라고는 하지만 그

정도가 심각하다.

그림 5. 아베노믹스 이전으로 돌아간 일본 개인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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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6 11.9 11.12 12.3 12.6 12.9 12.12 13.3 13.6 13.9 13.12 14.3 14.6

(조엔) 일본 개인소비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소비가 악화되면서 민간 재고 감소폭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소비가 위축되는 만큼 생산 활

동 역시 충격을 강하게 받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까지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3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낮추고 있는 현실이다

그림 6. 재고 감소 속도도 크게 느려지며 향후 생산 둔화 가능성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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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3 11.6 11.9 11.12 12.3 12.6 12.9 12.12 13.3 13.6 13.9 13.12 14.3 14.6

(조엔,역계열) 일본 민간재고 증감

자료: CEIC, IBK투자증권

투자 및 생산의 동반

부진은 심상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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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건설투자는 전분기 연율 -35.3%를 기록해 소비와 마찬가지로 아베노믹스 이전 수

준으로 회귀했다. 설비투자 역시 -9.7%로 반짝 호조를 보였던 전분기치를 크게 하회했다.

그림 7. 민간부문 투자 급감, 경기 둔화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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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Q) 민간 주택투자 민간 설비투자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수출과 수입은 동반 감소했는데, 수출 감소는 뒤에 다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일본 기업들

이 엔 약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고 수입 감소는 내수

침체를 반영하는 결과이다.

그림 8. 수출과 수입의 동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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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6 11.9 11.12 12.3 12.6 12.9 12.12 13.3 13.6 13.9 13.12 14.3 14.6

(조엔) 수출 수입

자료: CEIC, IBK투자증권

결론적으로 지난 2분기 일본 경제는 소비세율 인상 효과를 감안해도 그 둔화폭이 지나치게

크게 나타났고 더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2분기에 국한되는 일시적인 둔화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4분기에 정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분기에 반짝 증가했던

투자 역시 급감

일본 경제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한 수출과

수입의 동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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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오조준(誤照準) 환율 정책

아베 총리가 집권한 뒤 일본 정부와 BOJ는 수많은 정책들을 내놓았다. 이 정책들은 “세개

의 화살”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됐다.

표 1. 아베노믹스의 세가지 화살

화살 기본방침 개별정책

첫번째 화살 대담한 금융정책 2% 인플레이션 목표

무제한 양적 완화

엔고의 시정

일본은행법 개정

두번째 화살 빠른 재정정책 대규모 공공투자

일본은행의 건설 국채 매입 및 장기 보유

세번째 화살 성장전략 (1차) 국가전략특구 설치, 외국기업 세금 우대지구 조성

35조엔 외국인 투자 유치(현재의 2배)

3년 내 설비투자 규모 70조엔으로 확대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 확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TPP 참여로 FTA 비중을 현재 18%에서 70%까지 확대

철도, 원전 등 인프라 수출 지원

고령화에 맞춰 헬스케어, 의료, 제약 산업 육성

전력시장 경쟁 원리 도입

10년간 국내총소득 매년 3%씩 성장

성장전략 (2차) 여성 근로 방식에 적합한 세금 및 사회보장제도 재검토

외국인의 기능 실습 기간을 최대 3년에서 5년으로 연장

기업투자 촉진책 마련

공적 연금 자산에서 주식 운용 확대

법인세 실효 세율을 수년내로 20%로 인하

창업 절차 간소화

해외 금융기관 유치 담당자 배치

자료: 각종 언론, IBK투자증권

그림 9.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장기 디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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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0

(%,YoY)) 일본 소비자물가 일본 핵심 소비자물가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아베노믹스의 세가지

화살의 목표는 물가와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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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복잡해 보이지만 이것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귀결된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쇠락해 가는 경제 위에 인구 고령화와 이에 따른 생산성 악화가

겹치면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던 “장기 디플레이션”이다.

상식적으로 알다시피 디플레이션은 경제를 좀먹는 치명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20년간의 디

플레이션은 “잃어버린 20년”을 그대로 상징하는 일본 경제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디플레이션에서 안정적으로 탈출할 수 있다면 소비심리 회복과 투자심리 회복까지 순차적

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평균 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인구가 1억 3천만이 버티고 있는 내수시장 대국이다. 아베 정권의 계산이 상식에서 어긋날

정도로 낙관적이거나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림 10. Fed의 성공 케이스는 일본 정부와 BOJ를 자극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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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 08.7 09.1 09.7 10.1 10.7 11.1 11.7 12.1 12.7 13.1 13.7 14.1 14.7

(P)(십억달러) Fed 자산규모(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일본보다 앞서 비슷한 정책을 시작한 미국의 성공 케이스도 자극이 됐을 것이다. 그러기 위

해서 일단 국민들이(=소비자들이)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만드는 트리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 트리거로 활용된 것이 환율이다.

물가 상승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

물가는 1) 자국통화를 약세로 유도하거나, 2) 소비수요를 자극하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상

승을 유도할 수 있다.

소비를 완만하게 늘려나가는 것이 부작용이 없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선택한 방법은 일단 엔 약세를 유도하는 것

이었다. 부작용은 감안해야 하겠지만 일단 국민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하기 때

문이다.

성공적인 미국의 정책은

결정적인 참고서가 됐을 것

물가를 가시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환율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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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엔 약세가 일본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한 것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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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YoY) 엔/달러 환율(좌) 일본 소비자물가(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아베 정권이 집권한 이후 달러 당 70엔 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작년에 20% 가까이 상승하

면서 100엔/달러 대에 안착했다. 소비자물가 역시 시차를 두고 조금씩 상승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경우 환율이 상승세를 멈추면 물가도 따라 멈출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트리거는 될 수 있어도 물가를 유지시키는 도구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환율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소비가 따라 올라와줘야 한다.

아베 정권은 환율이 상승(엔화 약세)하고 이것이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면 다음은 가계

소득과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패턴을 생각했을 것이다.

소비가 올라서긴 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소비세율 인상이지 정부가 바라 마지 않았던 기업

실적 개선과 고용확대, 가계소득 증가의 선순환 고리에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림 12. 위기 때마다 크게 늘려 온 일본의 정부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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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조엔) 중앙정부부채(좌) 중앙정부부채 증가율(우)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소비세율 인상이라는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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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플라자 합의에서 2008년 금융위기까지 경제에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혹은 디플레

이션 탈출을 위해 막대한 재정 지출을 반복해 왔는데 번번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정부부채 부담만 키워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1997년 한차례 인상 이후에도 몇차례 세수 확보를

위한 소비세율 인상 시도를 벌여 왔으나 그 때마다 그것을 추진한 정권은 여론의 역풍을 맞

고 정권을 내놓거나 선거에서 쓴맛을 보아야 했다.

표 2. 소비세율을 건들인 정부는 국민의 용서를 받지 못해

정권(총리명) 소비세율 정책(안) 결과

다케시다 내각 3% 소비세 법안 통과, 1989년 4월부터 시행 다케시다 총리 사임 7월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 참패

하시모토 내각 3% 소비세율을 1997년 4월부터 5%로 인상 1999년 7월 참의원 선거 참패 총리 사임

간 내각 2010년 6월 소비세 증세안 마련 검토 의사 표명 2010년 참의원 선거 참패

노다 내각 현 소비세 법안 가결 주도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 참패

자료: 각종 언론, IBK투자증권

2013년 2분기 GDP가 반등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아베 정부는 소비세율 인상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2013년 4분기부터 2014년 1분기까지 소비심리지표는 꺾이는데 소비지표는 급격

하게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세율 인상이 현실화되기 전에 일본 가계가 소비를 당겨서 했기 때문이다.

환율 변화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소비가 일시적으로 치솟으면서 물

가는 급격하게 상승한다.

그림 13. 소비세율 인상 결정 이후 엇갈리는 소비심리와 현실 그림 14. 이유야 어쨌든 소비가 증가하면서 물가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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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7 12.1 12.7 13.1 13.7 14.1

(%,YoY)(P)소비자신뢰지수(좌)

소매판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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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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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0

2.5

3.0

11.1 11.7 12.1 12.7 13.1 13.7 14.1

(%,YoY)(%,YoY)소비자물가(좌)

소매판매(우)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자료: CEIC, IB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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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일본의 물가가 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두가지 조건 중 적어도 하나는 충

족되어야 한다.

1) 엔화가 추가로 절하되거나, 2) 소비세율 인상의 반사효과로 증가한 소비가 일정 수준 이

상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 일본의 물가

는 최근 수개월간 급격하게 올라온 것 만큼이나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과 ‘소비’ 맞지 않는 톱니바퀴

소비가 유지되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고용 안정이다. 가계에 거의 유일하게 정

기적으로 일정한 수입을 발생시켜 주는 것이 임금소득이기 때문이다. 임금소득이 안정적으

로 증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기업의 실적이 올라와줘야 한다.

그림 15. 일단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NIKKEI 225 급등, 정말 아무 문제 없을까?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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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0

17,000

11.1 11.4 11.7 11.10 12.1 12.4 12.7 12.10 13.1 13.4 13.7 13.10 14.1 14.4 14.7

(ratio)(P) NIKKEI225(좌) 일본 12M Fwd ROE(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그림 16. 영업이익과 반대로 가는 매출액 그림 17. 제조 대기업 상황은 그나마 낫지만 장담할 수는 없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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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엔)(조엔) 일본 전기업 영업이익(좌)

일본 전기업 매출액(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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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 06.3 07.3 08.3 09.3 10.3 11.3 12.3 13.3 14.3

(조엔)(조엔) 매출 10억엔 이상 제조업 당기순이익(좌)

매출 10억엔 이상 제조업 매출액(우)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엔 약세가 일본 기업에

정말 도움이 됐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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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 출범 이후 일본의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했는데, 아베노믹스를 발판으로 일본 경

제가 회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엔화 약세가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

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게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

다 보면 그렇지 못하다.

아베노믹스 기간 동안에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이 증가 추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세율 인상 결정으로 인해 소비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지난 1분기를 제외해 놓고 보면 매

출액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순이익 증가

가 기업 매출 증가가 아닌 비용 절감과 외화환산이익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일 가

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일본 기업들이 경영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

리 좋지 않은 것이다. 기업이 장사가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증가하

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향후 일본 기업들의 투자 의향을 봐도 고용이 눈에 띄

게 개선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림 18.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일본 기업의 경기 전망 그림 19.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도 떨어지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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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 개선 변화없음 악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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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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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6 10.11 11.4 11.9 12.2 12.7 12.12 13.5 13.10 14.3 14.8

(%,YoY) 당해연도 실질 GDP 성장률 컨센서스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일본의 최대 수출 대상국은 역시 중국과 미국이다. 당사는 중국 경제가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등 기회를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중국의 경기 반등이 반드시 일본의 對 중국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중국 시장에서 일본의 수출 경쟁력은 날로 약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위기 이전까

지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했던 일본은 2009년에는 EU에, 2012년에는 한국에,

그리고 2013년에는 미국에까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밀려 내려왔다.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는

일본 경제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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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0.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입지는 지속적으로 약해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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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 미국 EU 일본 한국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사실 2012년 이후 일본의 수출 증가율이 계속 하락해 왔기 때문에 엔화 약세로만 對 중국

수출을 늘리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으나 점유율 순위까지 밀려 내려왔다는

것은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갖는 위상이 얼마나 하락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對 미국 수출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당사 전망에 따르면 미국은 2015년 2분기 중에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리 인상 이후에는 금리 인상폭이나 인상 속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경기 둔화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 1분기에 일본 기업투자가 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것이 하반기 이후에

도 지속될 수있을지 의심스러운 상황이고 고용으로 이어질지는 더욱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일본 기업들의 1분기 매출액은 반등에 성공했지만 노동자들에 지급하는

실질임금 증가율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림 21. 실질임금은 물론 명목임금도 개선될 가능성을 찾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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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7 11.1 11.7 12.1 12.7 13.1 13.7 14.1

(%,YoY) 일본 실질 임금상승률 일본 명목 임금상승률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글로벌 시장에서

작아지기만 하는 일본

경제의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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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물가가 급하게 올라왔기 때문에 실질임금상승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을 것이다.

이를 감안해 명목임금상승률을 봐도 그다지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기업 상태가 고용을 유지시켜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계소득이 올라와주길 기대하는 어렵

다. 내수 침체는 소비세율 인상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환율”이라는 엔진이 멈춰버린 상황에서 “소비”라는 엔진까지 멈춰버리면 “인플레이션”이라

는 비행기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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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제에 같은 답(엔 약세)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엔 추가 약세가 그나마 유일한 방안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다. 소비(경제성장)을 포기

하고 소비세율 추가 인상을 단행해 늘어가는 정부부채 부담을 계획대로 줄여 나가던지, 아

니면 정부부채 부담은 감수하고 소비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일본의 정부부채 문제는 새롭게 부각된 이슈는 아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의 채권자는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대부분 일본 국내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현 시점에서 당장 풀지 않으면 큰일 날 시급한 숙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림 22. 해외 비중이 매우 낮은 일본 정부 채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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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15.4

9.2

2.7 8.46.8

주체별주체별주체별주체별 일본일본일본일본 국채국채국채국채 보유보유보유보유 비중비중비중비중(%)(%)(%)(%)

예금기관

보험 및 기금

중앙은행

정부

가계 및 비영리 기관

해외

기타

자료: ADB, 2013년 6월 기준, IBK투자증권

따라서 일본 정부의 선택은 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지금 시행하고 있는 부양정책을 보다 강

화해 엔화를 다시 한번 약세로 끌고 가는 것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 될 것으로 보

인다.

부양 기조 강화를 결정하는 시점은 2분기 소비 침체가 그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는 것이 확인되는 4분기 중(3분기 GDP 확인 후) BOJ의 금정위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엔화가 약세로 간다면 어디까지 갈까?

엔화가 2012년 4분기부터 2013년 3분기까지 약세 국면을 지속하면서 보인 특징은 엔화의

약세를 유도하는 이벤트가 나올 때마다 5엔/달러 단위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2010년 10월에 자민당의 총선 승리가 유력하게 점쳐지던 시점부터 2013년 4월에 BOJ가

양적·질적 완화를 단행한 시점까지 아베노믹스가 중요한 고비를 맞을 때마다 5엔/달러 박

스권을 벗어나 상승했다.

정부부채 문제는 시급한

현안은 아니라고 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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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3. 환율에 영향을 줄 만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5엔 단위로 움직인 엔/달러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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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9 12.12 13.3 13.6 13.9 13.12

(엔/달러) 엔/달러

자민당 총선승리 유력(2012.10)

자민당 중의원선거 승리(2012.12.16):85엔선 상회 시도

BOJ 경기부양적통화정책 시행천명(2013.1)90엔선 접근

BOJ 양적/질적 완화정책시행 발표(2013.4)95엔선 상회

아베노믹스, 세번째화살에 대한의구심(2013.5)엔/달러 하락반전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따라서 일단 현재 박스권 상한 노릇을 하고 있는 105엔/달러 선을 1차적으로 상회한 뒤,

110엔/달러 선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시점(2014년 4분기)은 Fed의 테이퍼링이 끝난 후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

란이 가열되는 시점과 겹친다. 엔화가 일본 정책의 영향만으로 움직인다면 110엔/달러 선이

강한 저지선이 되겠지만 미국의 정책 이슈가 맞물리면 110엔/달러 선을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리고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도 기왕 부양 기조를 강화해 그 효과를 확실하게 보고자 한다

면 5엔 정도 상승하는 것에 만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엔/달러 환율은 금융위

기 이전 수준인 120엔/달러 선까지 접근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림 24. 다시 엔 약세기가 온다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이 균형점이 될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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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엔/달러) 엔/달러 환율 120엔/달러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엔/달러 환율, 120엔/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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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교 6915-5660 Economic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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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엔 약세기(2012년 4분기~2013년 3분기)와 다른 상황

그렇다면 엔화의 추가 약세가 진행된다면 아베노믹스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당사

는 BOJ와 일본 정부의 정책 방향에 상관없이 일본 경제가 회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하며 그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 번째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 만일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이전과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면 지난 1년 반정도 진행된 엔 약세로 매출 자체가 크게 증

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 아베노믹스 기간 중 일본 기업들의 매출액은 최악의

수준에서 반등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뿐 이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이익 증감이 오로지 엔화의 방향에만 달려

있다는 뜻이다. 엔화가 현 시점에서 보다 강하게 약세로 진행된다면 일시적으로 이익이 개

선되는 효과가 있겠지만 2차 약세 국면(2014년 4분기 이후)이 종료된다면 이전과 마찬가지

로 일본 기업들의 이익 역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림 25.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일본의 기업 부도건수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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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 12 13 14

(십억엔)(건) 부도기업 총부채(우) 기업부도건수(좌)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실제로 엔 약세 국면이 종료된 2014년 들어서 일본 기업의 부도건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

는데, 이는 “엔 약세”라는 날개가 사라진 일본 경제와 기업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지금까지는 금융완화정책 경쟁국이 바다 건너 멀리(미국과 유럽)에만 있었으나

한국과 중국이 유동성 공급에 보다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정책 경쟁이 보다 심화될 수 있다

는 점이다.

미국의 QE 방식 통화정책의 특징은 “근린궁핍화(近隣窮乏化)”라는 단어로 정리된다.

현재 일본 기업들의 이익

증감은 엔화 방향의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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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QE든 일본의 양적·질적 완화가 됐든 이런 종류의 정책이 자국의 통화를 강하게

약세로 유도하기 때문에 효과가 즉각적이고 확실하지만 이로 인해 교역에서 경쟁관계에 있

거나 상호 교역량이 많은 인접 국가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은 지난 7월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기점으로 지금까지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했

던 정책 기조를 버리고 본격적인 부양 기조로 정책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또한 중국 역시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유동성 공급을 늘려나가고 있어 BOJ의 정책 강화 효과가 이전처럼

확실하게 나타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는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인데 이것이 요원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2014년 일본의 물가상승률 급등 원인은 엔 약세와 일시적인 소비 급증이

다.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둘 중 더 결정적인 변수는 소비인데 소비가 당사의 판단대

로 3분기 이후에도 제 궤도를 찾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상승하지 못

하거나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림 26. 변수 간 상호관계의 일치도를 보면 소비가 물가에 더 결정적인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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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7 11.1 11.7 12.1 12.7 13.1 13.7 14.1

(%,YoY)(%,YoY) 엔/달러 환율(좌) 소매판매(우) 일본 소비자물가(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결론적으로 당사의 전망대로 4분기에 일본 정부와 BOJ가 완화적 정책 기조를 강화하더라

도 그 효과는 지난 기간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만일 일본 정

부가 추가 소비세율 인상을 단행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추가 소비세율 인상을 보류한다고 하더라도 그저 아베 정부의 수명을 조금 늘리는 효과 말

고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아베노믹스는 그렇게 종언을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치열해지는 주변국과의

정책 경쟁도 무시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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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교 6915-5660 Economic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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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부양 정책이 한국에는 독인가?

이제는 단순명쾌하지 않은 논리 구조

당사의 예상대로 엔화가 추가 약세로 방향을 잡을 경우 역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내 기업

들의 수출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엔화가 약세로 갈 때마다 일본 수출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은 항상 긴장

의 끈을 놓지 못했다. 가까운 예로 작년 상반기에 엔화가 빠르게 약세로 가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강한 하락압력을 받을 것을 들 수 있다.

실제로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엔화가 약세로 가는 동안 국내 주가지수는 지지부진한 모습

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림 27. 엔 약세가 작년 2분기 KOSPI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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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

2,300

10.1 10.7 11.1 11.7 12.1 12.7 13.1 13.7 14.1 14.7

(엔/달러,역계열)(P) KOSPI(좌) 엔/달러 환율(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당사는 작년과 같은 이런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물론 단기적으로

는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겠으나 이것이 장기화되거나 시장 하락폭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다음과 같이 그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로 작년 상반기 국내 증시 급락의 중요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작년 상반기에 일본에서 많은 정치적·정책적·경제적 변화가 있었고 이 틈바구니에

서 발생한 엔 약세가 아무래도 우리나라 경제와 시장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재

료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진행된 것이 테이퍼링 이슈이다. 4월 FOMC에서 버냉키 당시 Fed 의

장이 처음으로 테이퍼링을 들고 나오면서 시작된 미국 금융정책 노선 변경 이슈는 구체적

인 시작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도 작년 상반기이다.

2013년 상반기 국내

주가지수 부진의 원인은

엔 약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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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Issue 윤영교 6915-5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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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이슈가 더 강하게 작용했는지는 쉽게 알 수 없지만 국내 증시 변동성

을 달러화 변동성 및 엔화 변동성과 각각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는 정답에 가까워 질 수 있

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28. 엔화 변동성과 국내 주가지수 변동성 추이 그림 29. 달러 변동성과 국내 주가지수 변동성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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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 KOSPI변동성지수(좌)

엔/유로 1개월 옵션 변동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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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 KOSPI변동성지수(좌)

달러/유로 1개월 옵션 변동성(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위 <그림 28>과 <그림 29>는 각각 엔화와 달러의 변동성 중 어느 쪽이 더 국내 주가지수

에 대한 영향력이 큰지 비교할 수 있도록 도식화한 것이다.

물론 엔화의 변동성도 국내 증시 변동성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 설명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달러화 변동성과 비교해서 보면 상대적으로 설명력이 크게 떨어진다. 시간의 범

위를 좁혀 아베노믹스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2012년 이후로 한정시켜보면

그 차이는 더 명확해 진다.

그림 30. 엔 약세기로 좁혀 본 <그림 28> 그림 31. 엔 약세기로 좁혀 본 <그림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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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 KOSPI변동성지수(좌)

엔/유로 1개월 옵션 변동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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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12.7 13.1 13.7 14.1 14.7

(P)(P) KOSPI변동성지수(좌)

달러/유로 1개월 옵션 변동성(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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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교 6915-5660 Economic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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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엔화 약세가 작년 상반기 국내 증시 부진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으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앞으로 펼쳐질 엔 약세기에

는 과거의 경험에 따른 학습효과로 그 영향이 생각보다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4분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전에 Fed 위

원들의 충분한 사전 신호가 없다면 그에 따른 충격은 상당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도 미국 發 이슈와 일본 發 이슈가 혼재되면서 시장에 혼란을 가중할 수는 있을 가능성은

대비해 두어야 한다.

두 번째 근거는 엔화가 약세로 갈 때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본다는, 어찌 보면 단순하면서

도 명쾌한 논리 구조가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신뢰하

기 어려워 졌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2008년 0.456에서 2013년에는

0.501까지 상승했다. 이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국제 수출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32. 차츰 강해지는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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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P) 한일 수출 경합도

자료: 한국무역협회, IBK투자증권

한국과 일본이 국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제품은 (반도체 등) 전자장비,

자동차(및 관련부품), 산업기계, 철강판 등이다. 이들 품목 중 반도체 장비는 0.766, 자동

차는 0.707 등 0.7을 상회하는 치열한 경합도를 보이고 있다.

만일 엔저가 국내 수출기업에 생각처럼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면 엔저 추세가 한창이

던 작년 상반기(시차를 고려한다 해도 하반기)에는 이들 품목의 수출과 생산이 크게 둔화됐

을 것이다.

그러나 2013년 중 위에 포함되는 주요 4가지 수출 산업군(전자, 자동차, 철강, 기계)의 출

하 및 수출 증가율 추이를 보면, 반도체 등 전자제품은 상대적으로 다소 주춤하였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3가지 산업군의 출하 및 수출 증가율은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엔 약세=국내 기업

피해’라는 논리 구조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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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3. 아베노믹스 기간 중 철강 관련 산업 출하 및 수출 그림 34. 아베노믹스 기간 중 기계장비 관련 산업 출하 및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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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YoY)철강금속 수출(좌)

금속가공품 출하지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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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09 10 11 12 13 14

(%,YoY)(%,YoY)기계장비 수출(좌)

기계장비 출하 지수(우)

자료: CEIC, Bloomberg, IBK투자증권 자료: CEIC, Bloomberg, IBK투자증권

그림 35. 아베노믹스 기간 중 자동차 관련 산업 출하 및 수출 그림 36. 아베노믹스 기간 중 IT 관련 산업 출하 및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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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YoY)자동차 및 운송장비 수출(좌)

자동차 출하 지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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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YoY)전자제품 수출(좌)

반도체 및 부품 출하(우)

자료: CEIC, Bloomberg, IBK투자증권 자료: CEIC, Bloomberg, IBK투자증권

높은 수출 경합도와 빠른 속도로 진행된 엔화 절하에도 불구하고 경합 산업의 수출이 그다

지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수출 경쟁력이 강해졌다는 의미(반대로 일본 수

출 경쟁력은 약해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국내 기업들의 외환시장에 대한 적응력이 강해

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어떤 의미로 해석하던지 향후 엔화 약세가 국내 경제, 특히 수출 경쟁력에 치명적인 요인으

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현재 국내 정책 기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완화적 통화정책이 갖는 의외의(?) 효과가 주변 국가들, 혹은 교역 상

대국의 통화정책을 무력화 시키고 궁핍화시킨다는 점인데, 이는 상대국가가 통화 완화정책

을 마찬가지로 강력하게 실시할 경우 어느 정도 중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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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국내 경제가 꾸준히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줄기차

게 동결되는 등 금융정책에 전혀 변화가 없었고 재정정책 역시 재정 지출을 다소 공격적으

로 했을 뿐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그림 37. 소극적이나마 공격적으로 집행된 2013년 상반기 재정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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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 월별 재정수지 재정수입 재정지출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그림 38. 국내 재정지출이 증가하면 통화량 증가는 필수적 그림 39. 한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의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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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YoY) M1증가율(좌) 재정지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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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P) 한국M1/일본M1 비율의 전년동월차(좌)

한국 수출(우)

자료: CEIC, IBK투자증권 자료: CEIC, IBK투자증권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들어선 최경환 경제팀은 상당히 공격적인 경제 정책 집행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원화 유동성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고 동시에 일본의

양적·질적 완화 정책 강화가 국내 경제에 초래할 수 있는 악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을 통해 정해지는 재정 환율이라는 점 때문에 원/엔 환율

하락세를 직접적으로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엔화 약세)하는 속도

에 비해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속도는 양국의 무역수지 추이를 고려하면 느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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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0. 양국의 무역수지 추이를 고려하면 원/엔 환율은 하락 가능성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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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o,역계열)(원/엔)원/엔 환율(좌)

한국 무역수지 누적액/일본 무역수지 누적액(우)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결론적으로 2013년과 같은 엔 약세 추세가 반복되더라도 1) 국내 수출 경제에 줄 수 있는

직접적인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2)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단기적인 악

재는 될 수 있어도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3) 원/엔 재정 환율 방

향에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하락 압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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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の mistake (아베노 미스테이크)≠아베노믹스, 그러나…

필자가 언젠가 어떤 블로그에서 “80년대 일본경제의 위엄”이라는 포스팅을 본 적이 있다.

80년대 플라자 합의로 일본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하기 이전 한창 주가를 올리던 일본 경제

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인데, 당시 세계 50대 기업 중 일본 기업은 32개였고 20대

기업 중에서는 16개가 포진해 있었다.

표 3. 1988년 글로벌 기업 순위 Top 20

기업명 국적 주식시가총액(백만달러)

1 NTT 일본 276,840

2 IBM 미국 76,049

3 스미토모(住友)은행 일본 65,335

4 엑슨 미국 62,572

5 다이이치간교(第一權業)은행 일본 61,971

6 후지(富士)은행 일본 59,746

7 도쿄(東京)전력 일본 57,318

8 미쯔비스(三䈊)은행 일본 53,934

9 일본개발은행 일본 52,170

10 노무라(野村)증권 일본 51,154

11 로열더치셸 영국/네덜란드 49,312

12 토요타(豊田)자동차 일본 46,334

13 산와(三和)은행 일본 46,136

14 제너럴 일렉트릭 미국 39,617

15 마쓰시다(松下)전기 일본 34,852

16 신니혼(新日本)제철 일본 32,252,

17 히타치(日立) 일본 37,721

18 토카이(東海)은행 일본 31,288

19 일본장기신용은행 일본 30,078

20 미쓰이(三井)은행 일본 29,351

자료: 블로그, IBK투자증권

플라자 합의의 후유증과 80년대까지 쌓인 과열이 맞물리면서 일본 경제는 20년 만에 허무

하게 무너졌다. 중국에 이어 세계 경제규모 3위라는 대국(大國)의 지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그 위압감이나 존재감은 예전 같지 못하다.

인구구조론적인 문제, 즉 고령화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고 필자도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단순히 그것만 일본 경제의 몰락의 원인으로 보고 넘기기에는 너무 섣부

른 판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다른 국가들이 겪어보지 못한 난제들에 직면해야

했고 유사한 사례가 없어 선행학습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

여 왔으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쇠락이 불가피한 일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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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아베 정부가 출범 시기에 맞춰 양적완화 정책으로 회생에 거의 성공한 미국 경제

에서 모티브를 얻어 양적·질적 완화라는 초강수를 내놓았지만 정부부채 문제를 동시에 해

결하려는 욕심과 이 욕심을 소비세율 인상이라는 악수로 채우려 한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

스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냉소적인 의미를 담아 아베노믹스를 아베노미스테이크(아베の mistake, ”아베의 실수”라는

의미)라고 부르는 분석가도 있는데, 아베노믹스 자체는 실수가 아니었지만 시급한 문제(디

플레 탈출)와 시급하지 않은 문제(부채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고 한 것은 확실히 실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