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6
돈(豚)스케치 2018. 1월호 224 1년 전 일인가 보다. 아마 정기 휴가를 내서 인천공 항을 통해 잠시 귀국하기로 한 여정이었을 것이다. 근 1년 만이지만 공항 입국장의 풍경은 그리 달라져 보이 는 게 없었다. 써야 할 간단한 신고서를 써서 들고 입국 심 사대를 거쳐서 나가려는데… 뭐지? 이전과 살짝 달라진 게 있다. 뭘까? 전에는 심사대에서 여권을 돌려받을 때 심 사관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반드시 들은 것 같은데… “나가 서 꼭 소독하고 가세요~” 어? 이거 뭔 상황? 매번 하던 걸 안 하면 뭔가 찝찝한 느낌인 거, 비단 노부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에스컬레 이터를 타고 수하물 찾는 곳으로 내려가는 도중에도 내 이 름을 부르며 찾는 공항관계자도 없다(예전에 구제역이 크 게 한 방 터지고 난 후로 기억되는데, 이곳을 지나갈 때 검 역관계자들이 두 사람이나 노부를 친히 영접(?)하려고 기 다리고 있다가 팔짱까지 끼고 소독실까지 데리고 간 적이 있었다. 그때 기분 엄청 묘(妙)~ 하던데…). 이건 아니지… 심사가 살짝 꼬이기 시작한다. 그냥 이렇 게 집으로 가도 아무 문제가 없고, 실상 공항 소독실에서 열심히 소독하고 간다고 해서 얼마나 확실하게 병원체들 이 살멸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志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猪鼻力(저비력)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황윤재 수의사

Transcript of 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Page 1: 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229

돈(豚)스케치

2018. 1월호224

약 1년 전 일인가 보다. 아마 정기 휴가를 내서 인천공

항을 통해 잠시 귀국하기로 한 여정이었을 것이다.

근 1년 만이지만 공항 입국장의 풍경은 그리 달라져 보이

는 게 없었다. 써야 할 간단한 신고서를 써서 들고 입국 심

사대를 거쳐서 나가려는데… 뭐지? 이전과 살짝 달라진

게 있다. 뭘까? 전에는 심사대에서 여권을 돌려받을 때 심

사관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반드시 들은 것 같은데… “나가

서 꼭 소독하고 가세요~”

어? 이거 뭔 상황? 매번 하던 걸 안 하면 뭔가 찝찝한

느낌인 거, 비단 노부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에스컬레

이터를 타고 수하물 찾는 곳으로 내려가는 도중에도 내 이

름을 부르며 찾는 공항관계자도 없다(예전에 구제역이 크

게 한 방 터지고 난 후로 기억되는데, 이곳을 지나갈 때 검

역관계자들이 두 사람이나 노부를 친히 영접(?)하려고 기

다리고 있다가 팔짱까지 끼고 소독실까지 데리고 간 적이

있었다. 그때 기분 엄청 묘(妙)~ 하던데…).

이건 아니지… 심사가 살짝 꼬이기 시작한다. 그냥 이렇

게 집으로 가도 아무 문제가 없고, 실상 공항 소독실에서

열심히 소독하고 간다고 해서 얼마나 확실하게 병원체들

이 살멸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豚国志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猪鼻力(저비력)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황윤재 수의사

224-229 돈스케치-황윤재.indd 224 2017-12-21 오후 1:10:43

Page 2: 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229

豚国志 대륙의 양돈 이야기 -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 225

무심히 공항을 빠져나간다면 훗날 무슨 예

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또 어떤 구

설수에 오르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

도 들었고, 명색이 수의사인데… 하는 직

업의식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무튼 해서

좋을 일은 귀찮아도 해 두는 게 좋은 거

다… 라는 생각에 검역실로 향했다.

관계자들에게 소독해 달라고 얘기하고

(오래 살다 보니 소독해 달라고 사정하는

때도 다 있다). 빤짝빤작 빛나는 스뎅(예전

에 어머니는 꼭 이렇게 발음하셨다)으로

잘 만들어진 소독실에 들어가 양손을 구멍

에 집어넣고 강력한 제트풍(jet風)과 함께

시원하게 분무되는 소독약을 흠뻑 맞았다.

‘그래~ 이 느낌이야.ʼ 영혼까지 정화되는

느낌이라면 살짝 허풍이겠고, 현실적인 소

독효과의 유무를 따지기에 앞서 최소한 직

업윤리상의 책임은 다한 것 같은 생각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 건 사실이었다.

소독이 끝나고 맡겨 놓은 여권을 돌려

받는데, 검역을 담당하는 직원이 노부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서 빠진 이유를 친

절히 설명해 주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미

한국의 축산계에선 투명인간이 된 상황이

라는 거. 양돈관련 회사에서 퇴사 후 국내

양돈업계에선 어떤 업무도 하지 않기 때문

에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이런 아이러니도 없다. 물

론 국내에서 양돈컨설팅이나 양돈관련 회

사에 몸 담고 있을 때에도 중국을 다녀오곤

했지만, 적어도 바이러스 천국인 중국에 이

런저런 행사나 놀러 왔을 때, 양돈장을 방

문하거나 돼지를 직접 접촉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가장 위험한 경우라고 해 봐

야 학회나 전람회에 참석해서 중국의 축산

인들과 섞여서 다닌 상황이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오염 정도를 그때와 지금과 비교

한다면 아마도 ‘비교 불가’의 상황이 아닐

까? 지금은 휴일을 빼고는 거의 매일 중국

의 크고 작은 양돈장을 누비고 다니니, 만

일 이 세상에 바이러스 오염 정도를 측정하

는 디지털 계측기가 있어서 이런 내 몸을

측정한다면 측정하자마자, 심각한 경고음

과 함께 그 계측기가 바로 타버릴지도 모르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그때는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입국심사대는 물론이고 수하물 찾기 전에

예외 없이 호명되어서 소독실로 들어가야

했는데, 지금은 그때에 비해 아마도 몸에

붙은 바이러스 양으로 따진다면 수만~수억

배도 더 오염되었는데도 ‘소독하고 가라고’

찾는 이가 아무도 없다면… 정말 섭섭하지!

1. 중국 양돈장의 질병과 방역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한다. 정말 중국

양돈강호엔 글에서 가끔 언급하는 것처럼

바이러스성 질병이 차고 넘치느냐고. 정말

많을까?

예를 들어 구제역 같은 질병을 언급해 보

자. 가장 최근 중국산업신식(中国产业新

息)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나온 자료를 인

224-229 돈스케치-황윤재.indd 225 2017-12-21 오후 1:10:43

Page 3: 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229

돈(豚)스케치

2018. 1월호226

용하자면 (그림 1)과 같다. Y축의 숫자는

발생 건수를 의미하고, X축의 마지막 숫자

는 2017년 1/4분기를 의미한다. 대략 한

분기에 400건 정도 발생했다는 얘기인데,

우리의 경우도 그렇지만 이건 단순히 통계

에 잡힌 숫자이므로 빙산의 일각처럼 알게

모르게 누락된 숫자는 훨씬 더 클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호에 언급했던 것처럼 중

국에서의 구제역 상황이라는 것은 우리식

으로 표현한다면 국내 양돈장 대부분에서

흉막폐렴이 발생되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도 그리 과장이 심한 표현은 아닐

정도로 일반적이기 때문인데, 오죽했으면

구제역 치료제(혈청요법제, 항생제, 한약

성분 등등이 함유된 약품)가 열심히 잘 팔

리고 있을까?

상황이 이러니 ‘우리 집에 구제역이 터

졌어요~’하고 관계당국에 신고하는 사람

들이 있을 리 만무한 상황임은 자명한 노

릇이 아니겠는가?

맨날 구제역만 갖고 들먹인다고? 그렇

다면 다른 질병의 상황을 얘기해 보자.

작년(2017년)도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PED가 다시금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12

월 초순 들어 허베이성(河北省)을 몇 군데

돌아보았는데, 이 질병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발생 상황이 심각했다. 항조우(杭

州)의 뻬이얼타(贝尔塔 : beta라는 뜻)연

구소에서 지난 2016년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국 동부지역 19개 성에서 2012년

부터 2015년까지 PED 항원, 항체검사했

던 자료를 분기별로 통계를 내보았더니

2012년 1/4분기에 검사건수가 100건 미

만에 양성률이 60%를 조금 상회하던 수준

이 2015년 4/4분기에는 검사건수가

2,000개 가까이 증가하였고, 그 샘플 중

PED 양성률은 95%를 훌쩍 넘기는 수준까

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그림 1) 2010~2017년1/4분기까지의연도별 중국 내구제역 발생 건수

224-229 돈스케치-황윤재.indd 226 2017-12-21 오후 1:10:44

Page 4: 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229

豚国志 대륙의 양돈 이야기 -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 227

보다 가까이 작년(2017년) 상반기 화동

(华东 : 산동성을 포함한 중국 동부연안

7개 성을 말한다)지역에서 보고된 설사병

발병률이 50% 정도였고, 그중 PED 양성

을 보이고 있던 농장은 69%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연구소인 합수

연실험실(哈兽研实验室 : 중국농

업과학원 하얼빈수의연구소실험실)

에서 가장 최근인 2017년 6월에

전국 27개 규모화 농장에서 126건

의 샘플을 가져다 조사해 봤더니

그중 약 38%에서 PED 양성으로

나왔다 한다.

가장 최근에(2017년 12월 초) 북

경 북쪽에 있는 장자코우(张家口)의

모돈 150여두 정도의 소규모 농가

에 들른 적이 있었다. 포유자돈과

육성돈 할 것 없이 죽어 나간다 하

여 현장을 돌아보았는데, 2주 전에

PED가 들어와서 가지고 있는 포유

자돈의 절반 이상이 이미 죽거나 도

태되었고, 포유모돈의 상당수가

PED로 인해 속발된 무유증 증상으

로 나머지 자돈들마저 위험한 상황

에 처해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이

즈음에서 끝난다면 차라리 다행이

었을 것이다. 이유 후 육성돈들도

2017년 6월 이후 매월 10% 이상의

폐사되고, 나머지들도 위축돈들이

대다수라 쓸만한 개체들이 거의 없

는 형편이었다. 혈청검사서와 폐사

체를 부검하여 조직검사한 결과서가 있다

하여 살펴보니 PRRS 감염증으로 진단되

어 있고, 게다가 엘라이자(ELISA) 검사 결

과상으로는 번식돈의 상당수가 오제스키

병 양성을 보이고 있었다.

▲ (사진 1) PED 관련 사진- 자돈들의 설사 증상은 거의 멈추었지만,

모돈의 무유증 증상은 계속되고 있어그나마 살아남은 자돈들마저

아사 직전의 상태이다.

▲ (사진 2) PRRS와 기타 합병증으로 폐사된 육성돈- 폐사가 지속적으로 많아지자폐사 기록도 포기했다고 한다.

224-229 돈스케치-황윤재.indd 227 2017-12-21 오후 1:10:44

Page 5: 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229

돈(豚)스케치

2018. 1월호228

2. 이들은 왜 이렇게 질병이 많을까?

물론 위에서 예를 든 양돈장이 중국의

표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노부가 본 상당

수의 양돈장 상황은 다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위생의 기준으로 본다면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한 상태로 보인다.

좀 규모가 있는 농장이라면 상황이 다르

지 않을까? 이런 농장은 대부분 외부인에

겐 문을 꼭꼭 걸어 잠근 탓에 들어가 볼 수

는 없어서 그 사정을 알 수 없는 노릇이지

만, 예를 들어 어지간한 규모의 종돈장에

서 후보돈을 들여왔을 때, ‘우리 종돈장은

PRRS나 오제스키병이 없습니다’라고 자

신 있게 얘기하는 곳이 한군데도 없을 뿐

더러 심할 경우 PED바이러스가 열심히 배

출되는 상태의 종돈이 판매되는 예도 본

적이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구제역을 비롯한 바이러스

성 질병이 많은 이유를 물어본다면,

이곳의 전문가는 우선 지정학적인 상

황을 첫 번째 이유로 들기도 한다. 예

를 들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삼면이

바다로 보호(?)되고 있고, 대륙과의

유일한 육로는 북한이 막아 놓고 있어

서 사실상 인적, 물적 교류가 불가능

에 가까운 상황이라 덩달아 국경을 통

한 질병의 유입을 통제하는 일도 상대

적으로 쉬운 편일 것이다. 중국 대륙

은 육지로 접경(接境)을 하고 있는 나

라만 봐도 14개 국가에 달하니 검역

이나 통제가 어디 말처럼 쉽기야 하겠는

가? 하지만 노부는 그런 거창한(?) 이유보

다는 이곳 양돈강호인들의 방역에 대한 기

본적인 이해의 부족이 보다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질병문제를 언급한 농장의 경우

도 후보돈을 바로 비육사의 빈 돈방에 집

어넣고 외부인이 들어와도 입구에 있는 소

독실(그 알량한 발판소독조 하나 없이 달

랑 자외선 등만 켜져 있었다)에서 약 5분

여 동안 자외선 조사하는 것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이들에게 차단방역, 후보돈 격리

등을 얘기하면 ‘백신 접종하고 소독하면 되

는데 왜 그런 걸 귀찮게 하냐’고 반문할 정

도이니 더 이상 무슨 얘기를 하겠는가? 출

하 때도 출하차량 기사나 외부 인력이 농

장 내부로 들어와서 출하를 도와주는 것이

▲ (사진 3) 개선충에 감염된 자돈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피부 상태는

수많은 구진과 가피가 가득했고,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있었지만

농장 관리자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224-229 돈스케치-황윤재.indd 228 2017-12-21 오후 1:10:44

Page 6: 豚国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 豚볶 대륙의 양돈 이야기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229

豚国志 대륙의 양돈 이야기 - 제12화 : 우리 양돈의 안녕(安寧)을 생각하며

2018. 1월호 229

당연한 처사로 인식되고 있으니 PED가 이

렇듯 확산되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지도 모르겠다.

큰 농장의 방역 개념은 다르지 않을까?

물론 이런 곳에 가면 사정은 조금 나아지

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역시 뭔가 2%가 부족

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 2년 동

안 대륙의 적지 않은 양돈장을 다녔지만

농장 내부를 들어갈 때에 농장 측에서 샤

워를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모돈

1,000두 규모가 넘는 곳을 들어갈 때에도

준비해 간 1회용 방역복을 갈아 입은 것이

전부였을 정도이니 말이다.

3. 연재를 마치며

다시 얘기를 인천공항 소독실로 돌리자.

개인적으로는 이 소독실이 외국으로부터

의 질병 유입을 방어하는데 얼마나 효과적

인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왕에 이런 시

설이 설치되어 있고, 오염 가능성이 농후

한 여행객들이 입국할 때에 반드시 들러야

한다면 제대로 들르게 해야 한다. 그런데

노부와 같이 본의(?) 아니게 소독 대상에

서 빠진 사람이 많다면 이건 어찌 되었거

나 문제가 적지 않은 노릇이다.

중국에서 현지 축산인 또는 현지 축산을

무대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

까? 사료, 약품, 인공수정, 각종 축산시설,

종돈 등은 물론 소소한 양돈장용 소모품

무역까지 적지 않은 중국인, 한국인들이

수시로 이곳의 농장을 방문하고 한국을 왕

래할 것이다. 이들이 모두 축산인으로 등

록되어 있어서 한국을 들를 때마다 정확하

게 검역과정을 거치고 법이 정하는 농장

방문 금지기간을 지킨다면 좋겠는데, 모르

긴 몰라도 나처럼 그 명단에서 살짝 빠져

있는 사람이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건 중국이나 다른 외국을 자

주 다니는 사람 자신이 축산에 조금이라도

관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입국할 때

에 스스로 검역실을 들르는 것이다. 국가

가 공짜로 내 몸에 붙은 먼지와 병원체를

깔끔하게 털어 주는데 입국시간이 5분, 10

분 지연되는 게 대수인가? 그동안 중국에

서 중금속 먼지에 찌든 몸과 마음을 정화

시키는 성스런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때마

다 소독 시에 자진 입실(?)하자.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은 이렇게 노부처

럼 검역망에서 빠져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다시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

보길 바란다(가뜩이나 고된 업무에 노고가

많을 터인데 고민거리를 늘려서 진심 송구

스럽다).

2018년 조국의 양돈무림계가 더욱 건승

하기를 기원해 보면서 글을 마친다.

상기 원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글쓴이에게 메일로 문의바랍니다.

☎ 글쓴이 메일 : [email protected]

문의사항

224-229 돈스케치-황윤재.indd 229 2017-12-21 오후 1: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