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우의 노랫말에서 찾은 생태적 요소 및 의미 탐색 …보리 어린이...

생태유아교육연구

The Journal of Eco Early Childhood Education & Care

2016. 제15권 제2호 , 43 - 69

백창우의 노랫말에서 찾은 생태적 요소 및 의미 탐색 :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시리즈를 중심으로

안 세 정* · 김 은 주**

요 약

본 연구는 작곡가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서 찾은 생태적 요소 및 의미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보리 출판사에서 출간된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6권에 실려 있는

노래 106곡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아이의 마

음’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생명존중’이 가장 낮은 빈도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를 통해

백창우의 노랫말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고, 아이들의 삶이 담겨 있으며, 자연이 담겨 있

고, 아이와 삶, 자연이 하나로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

에서 찾은 생태적 요소 및 의미 탐색을 통해 아이들에게 많이 불리고 사랑받고 있는 노랫말에

담겨 있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었고, 이는 앞으로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선정함에도 많은 시사

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백창우 어린이 노래(song for children Baek, Chang-Woo)

노랫말(lyrics)

생태적 요소(ecological elements)

생태적 의미(ecological meaning)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Bori children's singing school)

※ 논문접수 : 2016. 04. 30 / 수정본 접수 : 2016. 05. 31 / 게재승인 : 2016. 06. 07*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박사수료

**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교신저자, [email protected])

44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5권 제2호

Ⅰ. 들어가며

노래는 음악을 구성하는 한 요소로, 아이들이 음악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목소리를 사용하여 음악을 표현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술(하연희, 김상윤, 2015)

이기도 하다. 노래라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어떤 주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리듬과 가락,

노랫말을 통해 표현된다. 즉 노래에는 흔히 가사라고 불리는 노랫말이 있으며 여기에 리듬과

가락을 입혀 하나의 노래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것은 노랫

말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리듬과 가락을 통해 목소리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보편

적인 음악활동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유아교육현장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노래 부

르기’이다(문금희, 이민정, 2007; 송주승, 정혜명, 2010). 보통 현장에서의 음악활동은 ‘새노래

부르기’라는 활동의 한 형태로 이루어지거나 음률영역에서 자유선택활동의 형태로 이루어지

고 있다. 악기연주나 음악감상 등 음악활동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으나 노래는 아이들이 가장

쉽고 보편적으로 할 수 있는 음악활동이다.

이처럼 노래 부르기는 음악교육활동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노래

부르기와 같은 음악활동이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갖기 보다는 수업 속에서 활용되는 음악교

육이자 교육과정에 활용되어지는 음악교육(윤혜자, 홍길희, 정가윤, 2012)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다룰 노래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보통 생활주제별로 교육적인 요소

가 담긴 노래나 교사가 유아들에게 가르치기 쉬운 노래를 선정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니면 누리과정 지도서를 참고하여 이러한 지도서에 실린 노래를 그대로 제시하여 음악활

동에 활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아이들과 함께 할 노래가 과연 아이들의 삶과 연결된

노래인지 흥미나 관심에 부합된 노래인지, 아니면 아이가 쉽게 이해하고 부를 수 있는 노래

인지 등 노랫말에 대한 고민이 많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편해문(2003, 2007)은 아이들의 노래가 생겨나는 조건은 삶과 자연이고, 아이들이 노래와

함께 주변의 자연과 사물들을 하나씩 알아가고 깨우치며 자연과 이야기하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바로 아이들의 노래이여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김은주, 안세정, 류주연, 강진아, 조미선,

윤혜선(2015)은 일과 중에 흥얼거릴 수 있고 여러 번 불러 저절로 익힐 수 있는 아이들의 말

과 시, 글, 이야기가 모두 노래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아이들이 경험하는 자연과 관련된

이야기나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모두 아이들 노래의 노랫말이 될 수 있으며 아이들이 가장

쉽게 이해하고 많이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백창우의 노랫말에서 찾은 생태적 요소 및 의미 탐색 :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시리즈를 중심으로 ․ 45

본 연구가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

다. 대부분의 유아교육현장에서는 누리과정 지도서의 여러 노래들을 참고하여 음악활동을 진

행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에서는 누리과정 지도서에는 없지만 시중에 출판되어 있는 다양한

노래들을 활용하여 음악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어린이 노래 작곡가이자

시인인 ‘백창우’의 노래들이다. 이는 안세정, 김은주(2015a)의 연구에서 생태유아교육기관에서

는 지도서의 노래보다는 기관에 비치되어 있거나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노래를 활용하

고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만들어낸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생태노래 실천사례집(김은주 외,

2015)’을 통해서도 백창우의 어린이 노래가 실제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생태

유아교육기관에서 많이 불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백창우는 시인이자 성인들의 절절한 노래방 애창곡을 남긴 대중가요 작곡가이며, 곱고 아

름다운 노래를 선보였던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마을’의 대표로 활동했으며, 시 노래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1999년부터 집중적으로 내놓은 16장의 어린이 노래

음반으로 ‘백창우’라는 이름이 어른들보다는 어린이들에게 더 친숙하다. 그의 노래에 대해

서정민갑(2006)은 어른들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어린이 노래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진솔

하며 아름다운 어린이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김창남(2005)은

백창우의 노랫말에는 자연과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아이들이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 고민

과 아픔, 희망, 좌절이 있는 그대로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과서 동요에는 절대로

들어갈 수 없는 ‘개똥, 똥꼬’와 같은 말들이 거리낌 없이 들어가고 아이들이 쏟아놓은 어른들

에 대한 불평불만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백창우 어린이 노래에 대한 이러한 평들은

기존의 유아들을 위한 동요와는 다르게 보다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

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모든 면이 아닌 노랫말에만 초점을 두는 이유는

앞서 언급된 내용에서처럼 노랫말에서만 볼 때 기존의 동요들과는 다르게 백창우 어린이 노

래만이 가진 독특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중심에 있고 아이를 둘러싼 삶과 자연이

노랫말에 그대로 담겨 있어 아이들에게 충분히 공감이 되고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은 아이살림, 생명살림을 표방하는 생태유

아교육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기 때문에 앞서 살펴본 것처럼 생태유아교육기관에서 많이

활용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백창우의 곡들이 초등 개정 교과서에 반영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2013

년부터 2015년까지의 2학년 초등 개정 교과서에서 백창우의 곡들이 실려 있었고, 가장 최근

인 2015년 2학년 1학기의 『국어』 교과서에 보리 시리즈의 노래들 중 <키대보기>와 <딱지


따먹기>라는 노래가 있었다. 아쉽게도 누리과정 지도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는 이제

교과서에도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는 다소 고무적인 시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 기초하여 백창우의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연

구를 해보는 것은 아이들의 노래를 기능적, 도구적으로 접근하는 현 유아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할 아이들 노래에 대해 음악적으

로 분석한 연구들은 김순제, 박준교, 양진모(1976)의 연구를 시작으로 다수의 연구(강혜인,

2005; 강혜진, 2004; 김상림, 이희경, 2013; 정선아, 서화니, 2013)가 있었다. 그리고 노랫말의

생태적 의미를 탐색한 연구는 찾기 어려웠으나 어린이 노래의 생태학적 연구로 편해문(2007)

의 연구를 들 수 있고, 생태문학의 관점에서 동화책을 생태적 요소로 분석한 연구로 신세니,

서영희, 김은주, 한미라, 임부연, 조희숙(2007), 지은주, 유승희, 조희숙(2007) 등이 있었다. 이

러한 선행연구들에 근거하여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을 생태적 요소로 분석해 보고 의

미를 탐색해 보는 것은 앞으로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선정하는 새로운 시각을 길러줄 수 있

을 것이라 본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 담겨 있는 생태적 요소 및 의미는 무엇인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를 위해 ‘보리’ 출판사에서 출간된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6권에 실려 있는 노래

106곡의 노랫말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중에서 『딱지 따먹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는 아이들의 시와 말에 가락을 입혀 탄생한 노래들이 수

록되어 있고, 『우리 반 여름이』, 『또랑물』, 『꽃밭』은 동요와 동시에 관심이 많은 시인

의 시와 말에 가락을 입힌 곡들이 담겨 있다. 수록곡은 표 1과 같다.


1권(20곡) 2권(18곡) 3권(16곡) 4권(14곡) 5권(18곡) 6권(20곡)

딱지 따먹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우리 반 여름이 또랑물 꽃밭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

1우리 집 강아지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우리 동네 버스

감자꽃 물오리 떼 비 오는 날

2 딱지 따먹기 박진산 꽃다지야 송아지 낮잠 달팽이일어나 일어나

3 제비꽃 진욱이 구구셈 달팽이 여우비 싫단 말이야

4 해바라기 진달래우리 반 여름이

맹꽁 찡꽁나팔꽃집보다 분꽃집이 더 작다

너무 매워

5큰길로 가겠다

장구 심심한 하루 땅감나무 키 대보기이 닦기 노래

6 연필 뻐꾸기우리 할매

텃밭꽃시계 동네 의원 싫어 싫어

7 걱정이다 비가 온다우리 동네 할머니 두

분또랑물 빨래

착하고 싸우고 착하고

8 내 자지 오줌우리 뒷집 할머니

탱자 할아버지말로 해도 되는데

9 감홍시귀봉이 형은

좋겠네천둥 꾀병

꼬부랑 할머니

우리 집 비홍이가 새끼를 낳았어요

10 가을 잠 좀 자자 비 오는 날 동무 동무콩새야 팥새야

이빨

11비 오는 날 일하는 소

딱새 보았니 개울에서 굴렁쇠5년 동안 절대 화 안 풀거야

12 까만 새 별엄마는 진짜

애쓴다해님 달님 염소

받아쓰기보다 더 어려운 공부가 있어?

13 문제아 담벼락콩, 너는 죽었다

북쪽 동무들 누구일까내가 커서 어른이 되면

14 시험 해바라기 병태 양말 봄날 늙은 잠자리애기 땜에 못 살겠어

<표 1>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수록곡


15 아기 업기 개미 방학 개구리 만지지 마

16 복숭아 내 똥꼬 강 건너 산 산울림두 손으로

줘

17아버지 얼굴 예쁘네요

달과 별 어린 보리 빈대떡

18 사탕감나무 밤나무

강아지 똥나 다섯 가지 감기 걸렸어요

19사람이나 새나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20해바라기가 참 착하다

뭐든지 다 사줄거야

생태적 요소 정의 및 내용

자연예찬자연의 아름다움, 자연현상, 자연이 가지고 있는 미덕, 자연에 동화되고 싶은 마음 등의 내용

생태계 순환에 대한 인식

우주의 순환과 섭리를 엿볼 수 있는 내용, 생물과 생활과 생태계의 순환에 대한 내용

생명존중 자연 친화 의식을 넘어서서 보다 깊은 생명에의 애정과 관심이 깃들어 있는 내용

더불어 살아가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있는 내용,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내용

삶 이야기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하고 친근한 내용

2. 분석기준

선행연구(김은주, 변지혜, 임소영, 임재택, 2010; 신세니 외, 2007; 이상걸, 2011; 이소영,

2004; 지은주 외, 2007)들을 근거로 본 연구에 맞게 분석의 기준을 새롭게 조직, 설정하였다.

예비연구결과 분석기준으로 설정한 생태적 요소의 일부 내용(생태적 요소 중 자연개발의 폐

해나 생태계 파괴 비판, 현대문명 비판 등)들은 적절하지 않아 새롭게 수정, 보완하였다. 분석

기준으로 사용된 생태적 요소의 정의 및 내용은 표 2와 같다.

<표 2> 생태적 요소의 정의 및 내용


아이의 마음걱정, 조바심, 두려움, 부끄러움, 놀람, 억울함, 질투, 힘듦, 소망, 좋음, 싫음, 안타까움 등,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내용, 아이들이 불만을 토로하여 아이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내용

아이의 말 아이가 사용한 말을 그대로 옮겨놓은 내용, 아름답게 살려 쓸 우리말이 담긴 내용

3. 연구절차 및 자료분석

본 연구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 106곡의 노랫말에 담겨 있는 생태적 요소 및 의미를 찾기

위한 연구의 방법으로 2가지의 절차를 거쳐 진행하였다. 먼저 1차로는 생태적 요소를 분석준

거로 설정하여 각 노래들을 요소에 맞춰 분석을 해 보았다. 그리고 2차로는 생태적 의미를

추출하기 위하여 생태적 요소를 다시 범주화하고 1차의 분석 자료들을 토대로 각 의미에 해

당하는 노래들을 선정하여 결과를 제시하였다.

1차의 단계에서는 분석준거를 설정하여 연구자와 유아교육 전문가 2인이 공동으로 분석하

였다. 분석준거에 대한 정의 및 내용을 함께 살펴보고 토의하면서 이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

쳤고,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선정한 분석준거의 적절성을 검토하기 위해 예비연구를 실시하였

다. 예비연구에서는 노래 전곡의 노랫말을 연구자와 유아교육 전문가 2인이 함께 읽고 분석

하였으며 분석 결과 적합하지 않은 요소는 삭제하고 일부는 수정하여 최종 7가지의 생태적

요소를 확정하였다. 이를 토대로 연구자와 유아교육 전문가 2인은 생태적 요소에 대한 정의

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 논의의 과정을 거쳤고, 노래 전곡의 노랫말을 함께 보면서 7가지

생태적 요소의 분석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기준으로 분석하였다. 각 노래들은 생태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음을 고려하여 한 곡 당 최대 3개까지 중복분석을 하였다. 이

러한 중복분석의 방법은 유영의, 우수경, 이상례(2012)의 연구에서도 사용된 바 있어 본 연구

에도 적용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연구자와 유아교육 전문가 2인이 함께 노랫말을 보고 분석

을 하면서 일치하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토론하여 합의점을 찾아가며 분석내용을 일치시

키고자 하였고 이를 통해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2차의 단계에서는 생태적 의미를 추출하기 위해 1차의 자료들을 토대로 진행하였다. 연구

자와 유아교육 전문가 2인이 토론을 거쳐 ‘아이’, ‘삶’, ‘자연’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었

고, 최종적으로 ‘아이의 마음을 노래하다’, ‘삶을 노래하다’, ‘자연을 노래하다’로 정리해볼 수

있었다. 여기에 ‘아이와 삶, 자연을 하나로 노래하다’까지 포함시켜 총 4가지의 의미로 살펴볼

수 있었다.


Ⅲ. 연구결과

1.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 나타난 생태적 요소

본 연구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 106곡의 노랫말에 담겨 있는 생태적 의미를 도출해내기 전, 7

가지의 생태적 요소를 분석기준으로 삼아 노래 전곡의 노랫말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106

곡 중에서 ‘아이의 마음’이 66곡(25.1%)으로 백창우 어린이 노래에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는 생

태적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음이 ‘삶 이야기’가 60곡(22.8%)이었으며, 반면에 ‘생명존중’

은 5곡(1.9%)으로 가장 낮은 빈도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표 3에 제시되어 있다.

<표 3> 노래의 생태적 요소 분포(중복응답)

생태적 요소 빈도(n) 백분율(%)

자연예찬 34 12.9

생태계 순환에 대한 인식 18 6.8

생명존중 5 1.9

더불어 살아가기 43 16.4

삶 이야기 60 22.8

아이의 마음 66 25,1

아이의 말 37 14.1

계 263 100.0

이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 자연과 생명, 생태계의 순환에 관련된 노래들도 많지

만 아이와 사람, 삶의 이야기를 담은 노랫말이 더 많이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아이가 포함된

내용이 많다는 것이 가장 특징적인 부분으로 이는 어린이 노래가 어른의 목소리가 아닌 아이

의 목소리가 흘러 나와야 한다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만의 독자성을 증명하는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어린이 노래가 지향해야 하는 부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2.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서 찾은 생태적 의미

1) 아이들의 마음을 담고 풀어주는 노랫말

아이들의 노래는 성인이 추구하는 이상향이나 가치가 담긴 쉬운 노래가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과 말이 담긴 노래여야 한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은 재미있기도 하고 뭔가

후련한 감정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백창우의 어린이 노래는 아이들의

걱정과 조바심, 두려움, 안타까움, 부끄러움 등 다양한 감정과 불만을 토로하는 노랫말들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해소할 수 있는 솔직담백한 표현의 노랫말들이 많이 있다.

딱지 따먹기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1)

한 문제 틀려서 옆 짝이 쫘악 그을 땐 내 가슴이 쭉 째지는 것 같다

맞으면 내 가슴이 펄쩍 뛴다 나는 틀리고 딴 애가 맞으면 머리에서 뿔이 뿔이난다2)

위의 노래는 <딱지 따먹기>라는 곡으로 친구와 딱지 따먹기 놀이를 하는 동안 친구가 내

딱지를 넘길까봐 조마조마해 하는 아이의 마음이 노랫말 속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시험>이라는 노래로 정답일 때는 가슴이 펄쩍 뛸 만큼 기쁘지만 한 문제씩 틀릴

때마다 줄을 그으면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진다는 노랫말을 통해 아찔함이 느껴진다.

두 곡 아이의 입장에서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아이의 불만을 아이의 말로 나타냄으로써 마음 풀어주기가 이루어지는 노랫말도 많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어서 일어나 어서 일어나라니까

이상해 이상해 엄마는 이상해 엄마는 엄마는 왜 맨날 저녁엔 자기 싫은데 자라자라 하고 아침

엔 더 자고 싶은데 일어나라 일어나라 해 빨리 일어나 빨리 일어나 유치원 차 놓쳐

빨리 일어나 유치원 차는 왜 빨리 와갖고 그래 잉 잉 좀 늦게 오지3)

왜 국에다 밥 말았어 싫단 말이야 싫단 말이야

이제부턴 나한테 물어보고 국에 말아줘 꼭 그래야 돼4)

첫 곡은 <일어나 일어나>라는 제목의 노래로 아침에는 늦잠 자고 싶고 저녁에는 더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이 노래를 통해 아이는 불만을 표출해 내면서 속상했던 마

음을 하나씩 해소해갈 수 있다. 다음의 짧은 곡은 <싫단 말이야>라는 곡으로 보통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빨리 밥을 먹이기 위해 국에 밥을 말아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

서 싫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노랫말을 통해 아이의 불만이 해

소됨과 동시에 어른들의 생각을 전환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1) 초등학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1). <딱지 따먹기>, 『딱지 따먹기』, p.15

2) 초등학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1). <시험>, 『딱지 따먹기』, p.47

3) 아람 유치원 아이들 말, 백창우 곡(2012). <일어나 일어나>,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p.14-15

4) 아람 유치원 아이들 말, 백창우 곡(2012). <싫단 말이야>,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p.17


엄마 나 이 바지 입기 싫어 예쁘잖아 그거 그냥 입어

싫어 안 입을래 왜 뚱뚱해 보이잖아

엄마 나 치마 입을거야 무슨 치마를 입어 오늘 추워서 안돼

싫어 소현이도 치마 입었어 안돼 추워서 너무 추워서 안돼

싫어 싫어 치마 입을 거야 그래 입어라 입어 입고 얼어죽어

싫어 싫어 안 죽을거야 이제 치마 입었으니까 밖에 나가 놀아

싫어 싫어 집 안에서 놀 거야5)

성수야 받아쓰기하자 싫어 싫어 하기 싫어 이제 학교 갈 텐데 공부해야지 학교가도 받아쓰기

해 그럼 하지 그럼 엄마가 좋아하는 하버드대학 가도 거기서도 해

그럼 하버드 대학가면 더 어려운 공부하지 받아쓰기보다 더 어려운 공부가 있어

성수야 너 그렇게 공부 못하면 커서 아무것도 못해

엄마는 어릴 때 공부 잘했어 그럼 잘했지

그런데 엄마는 왜 박사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아무것도 안 됐어

그런데 엄마는 왜 박사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아무것도 안 됐어6)

우리는 어른들한테 뭐 줄 때 두 손으로 주는 데 엄마는 왜 나한테 던지는 거야

엄마도 우리한테 뭐 줄 때 두 손으로 주면 안 돼 두 손으로7)

위의 두 노래도 싫다는 아이의 감정이 아주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는데, 첫 노래는 <싫어

싫어>라는 노래로 예쁜 옷을 입고 싶은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에 대한 원망과 불만이 노랫말

에 잘 드러나 있다. <받아쓰기보다 더 어려운 공부가 있어?>라는 제목의 두 번째 노래도 엄

마랑 대화하는 형식으로 얼마나 공부가 싫었으면 하는 말이 절로 나올법한 노랫말이다. 특히

엄마는 공부를 잘했다면서 왜 박사도 아니고 선생님도 안됐냐는 아이의 반문은 웃음을 유발

한다. 마지막으로 <두 손으로 줘> 라는 노래는 아이들에게 물건을 던지면서 주는 어른들에

게 속 시원하게 말하는 아이의 말이 잘 담겨 있는 노래이다. 이 노랫말들은 모두 아이의 마음

을 자연스럽게 해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속상하고 서운한 마음은 어른들에게만 드는 것이 아니라 또래들 간에 더 자주 생길 수 있

다. <5년 동안 절대 화 안 풀 거야>라는 다음의 곡이 바로 그것이다.

나 오늘 열 받았어 신애랑 연화 땜에 열 받았어 왜 자기네끼리만 가잖아

그럴 수도 있지 뭐 나 화 안 풀 거야 5년 동안 절대 절대 화 안 풀 거야8)

5) 아람 유치원 아이들 말, 백창우 곡(2012). <싫어 싫어>,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p.26-27

6) 아람 유치원 아이들 말, 백창우 곡(2012). <받아쓰기보다 더 어려운 공부가 있어?>,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p.40-41

7) 아람 유치원 아이들 말, 백창우 곡(2012). <두 손으로 줘>,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p.49

8) 아람 유치원 아이들 말, 백창우 곡,(2012). <5년 동안 절대 화 안 풀 거야>,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p.37


친구들끼리 놀다보면 사소한 일들로 종종 다툼이 일어나거나 서운함이 생기기도 한다. 5년

동안이나 화를 풀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을 정도로 단단히 화가 난 아이의 속상한 마음이 재

미있게 나타나 있다. 이처럼 자신의 불편한 감정들을 분출하는 노랫말도 많이 있지만 감정이

입을 통해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랫말도 찾아볼 수 있다.

해 진다 꽃다지야 너도 엄마한테 혼났니 그래도 집에 가렴

집에 가면 엄마가 좋아할거야 음음 꽃다지야 나도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갈란다

눈물을 닦고 너도 이제 집에 가렴 꽃다지야 음음 꽃다지야9)

아침밥 해먹고 설거지 하고 방 청소 하고 빨래해서 걸어두고

마당에 고추 널고 또 고추 따러 간다

얼굴이 빨갛게 땀을 흘리며 하루 종일 고추를 딴다

해 지면 집에 와서 고추 담고 저녁밥 해 먹고 설거지 하고

고추를 방에다 부어 놓고 고추를 가린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가리며 꾸벅꾸벅 존다

우리 엄마는 우리 엄마는 날마다 진짜 애쓴다 날마다 진짜 애쓴다10)

먼저의 곡은 <꽃다지야>라는 노래로, 꽃다지는 진한 노란색을 가진 냉이 꽃과 비슷하게

생긴 봄에 피는 들꽃의 한 종류이다. 들에 가면 무더기로 피어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 그

런 꽃으로 아마도 하루 종일 밖을 지키고 있는 꽃들을 보면서 자기처럼 혼나서 집에 못 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부분이다. 그래서 하얀 털들이 덮여 있는 모습도 눈물이 맺혀 있는 것

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는 진짜 애쓴다>라는 아래의 노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고 있다. 아침밥 먹고부터 계속

이어지는 일로 저녁이 되어서도 쉬지 못하는 엄마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애쓴다’라는 표현

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이의 평범하고 익살스러운 상황에 대한 노랫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우가차차 우가차차 우가차차 우가차차 동수랑 같이 수영을 했지

우가차차 우가차차 우가차차 우가차차 수영하다 오줌 마려 참을 수 없었지

쉬 쉬 할 수 없이 싸버렸네 끙 운암강은 나 땜시 더러워졌네11)

너무 매워 너무 매워 너무 매워 너무 매워 고추는 너무 매워

눈에서는 눈물이 나고 코에서는 콧물이 나고 이마에서는 땀이 나고 몸은 막 떨려12)

9) 김용택 시, 백창우 곡(2011). <꽃다지야>, 『우리 반 여름이』, p.13

10) 김용택 시, 백창우 곡(2011). <엄마는 진짜 애쓴다>, 『우리 반 여름이』, p.42

11) 마암 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2). <오줌>,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p.31

12) 아람 유치원 아이들 말, 백창우 곡(2012). <너무 매워>,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p.19


위의 노래는 <오줌>이라는 곡으로 생리적인 현상을 아이의 말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데,

어릴 적에 한 번 쯤은 경험할 법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친구들과

너무 신나게 놀다 보니 화장실 가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놀다가 결국 물속에 실례를 해

버리는 상황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다음의 <너무 매워>라는 노래도 매운 고추를 먹고

매움에 몸서리치는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짧은 노랫말 속에 지극히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고추가 너무 매워서 방방 뛰는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

정리하면,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아이들의 다양한 마음과 말이 담긴 노랫말들

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아이들의 불만, 서운했던 마음, 안타까웠던 마음 등이 아이의 말로

비교적 사실적인 묘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묵혀두었던 감정들을 그대로 표현

하면서 이를 해소하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애잔한 마음, 솔직한 아이의 감

정들이 노래 속에 고스란히 담기면서 어린이 노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이런 노래야

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쉽게 불릴 수 있

을 것이다. 아이들의 노래는 어떤 교훈을 주는 노래가 아닌 아이의 말과 생각으로부터 어른

들이 교훈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노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 삶을 살아가는 노랫말

아이들의 노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되며 이는 아이들의 삶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즐거운 이야기는 아이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게 되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노래도 재미있어

야 입에서 계속 흥얼거릴 수 있다. 그리고 익숙한 내용일수록 친근감 있게 작용하는데, 삶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이러한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먼저 아이들의 삶 속에는 가족이 있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존재로 그 중에서도 엄마와 아

빠는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이다.

엄마는 또닥또닥 빨래하고 우리는 탈방탈방 헤엄치고

엄마 등엔 햇볕이 따끈따끈 우리 등엔 물살이 찰랑 찰랑13)

아버지가 집에 오실 때는 쓰꺼먼 탄가루로 화장을 하고 오신다

그러면 우리는 장난말로 아버지 얼굴이 예쁘네요

그러면 아버지 하시는 말 그럼 예쁘다 말다

아버지도 웃고 우리도 웃고 한바탕 웃는다14)

13) 권태응 시, 백창우 곡(2013). <개울에서>, 『또랑물』, p.37

14) 초등학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1). <아버지 얼굴 예쁘네요>, 『딱지 따먹기』, p.56-57


처음의 노래는 <개울에서>라는 제목의 노래이다. 개울이라는 한 공간에서 엄마와 아이들

이 따로 또는 같이 어우러져 하나의 삶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노는 아이들의 옆에서 묵묵

히 일을 하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시골이나 도시나 변함이 없다. 그리고 다

음의 노래는 <아버지 얼굴 예쁘네요>라는 곡이다. 거칠고 투박스럽게 보일 아버지의 얼굴이

어떻게 예쁘게 보일 수가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남는다. 그러나 항상 가족들을 위해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돌아오시는 아버지의 얼굴과 옷에 남아 있는 ‘쓰꺼먼 탄가루 화장’을 가장 아

름답게 느꼈을 아이의 뭉클하고도 따뜻한 생각이 전해지는 노랫말이다.

다음으로 아이들의 삶 속에는 친구가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친구는 가족 다음으로 많

은 영향을 주는 존재이다.

우리 동네 차돌이 의원이라오 동네 안에 이름난 의원이라오

앞 담 밑에 흙 파서 가루약 짓고 풀잎 따서 꽁꽁 싸서 주지요

동네 애들 병나면 솔잎 침 놓고 약 한 봉지 쓰면은 당장 나아요15)

히히히 히히히 히히히히 다희네 담벼락에 내가 써 놓은

다희랑 창우랑 좋아한대요 다희랑 창우랑 좋아한대요

다희는 얼굴이 붉어져서 얼른 숨지만

세희랑 나는 웃겨서 배꼽 잡고 히히히16)

먼저 <동네의원>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친구들과 밖에서 소꿉장난을 하면서 병원놀이

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병원놀이는 매우 소박하고 정겹다. 자연

이 놀잇감이 되어 흙으로 가루약을 만들고 풀잎을 따서 짓이기거나 넓게 펴서 싸주고 솔잎으

로 침을 놓는 모습은 우리네가 어렸을 때 놀던 모습과 흡사 닮아 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놀이가 담긴 삶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좀 더 따뜻하고 편안하며 풍

족함과 여유로움을 안겨준다. 그리고 <담벼락>이라는 다음의 곡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시

작되는 노랫말로 이미 웃음을 자아내는데, ‘누구가 누구를 좋아한대요’하고 놀리던 어린 시절

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랫말로 장난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친구를 일컫는 말인 ‘동무’를 담고 있는 노랫말들도 볼 수 있다. 친구라고 하는 것보다 동무

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더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동무동무 들동무 들판으로 다니고 아지랑이 물결 속 나물 캐러 다니고

동무동무 놀동무 노래하며 다니고 솔솔바람 품가슴 손목 잡고 다니고

15)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동네의원>, 『꽃밭』, p.19

16) 마암 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2). <담벼락>,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p.43


동무동무 글동무 글 배우러 다니고 동네앞길 환한 길 가겨거겨 다니고

동무동무 들동무 동무동무 놀동무 동무동무 글동무 동무동무동무동무 어깨동무17)

내 동무는 굴렁쇠 뜻 맞고 정들은 내 동무는 굴렁쇠

놀 때도 심부름 갈 때도 언제나 안 떨어지는

내 동무는 굴렁쇠 뜻 맞고 정들은 내 동무는 굴렁쇠

학교 가는 길 십리도 굴렁쇠 앞세우고 나서면

먼 줄을 모르지요 내 동무는 굴렁쇠18)

들동무, 놀동무, 글동무가 나오는 위의 노래는 <동무동무>라는 노래이다. 들판으로 함께

다니는 친구, 노래하며 함께 다니는 친구, 글을 배우기 위해 함께 다니는 친구라는 구절에서

처럼 친구는 언제나 함께 생활을 하는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면서 나물도 캐고 노래도 부르며 글공부도 하는 모든 일들은 바

로 아이들의 생활 그 자체이다. 그리고 아래의 노래는 <굴렁쇠>라는 노래인데, 항상 굴렁쇠

를 굴리며 놀다보니 이제는 동무처럼 정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굴렁쇠 굴리기는

전래놀이 중 하나로 좁은 골목을 다니면서 혼자서 굴릴 수도 있고 여럿이 어울려서 굴릴 수

도 있는 놀이이다. 특히 어떤 놀잇감이든지 친구와 함께 하는 놀이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

며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촉매제의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삶 속에는 이웃과 주변의 모든 환경들이 있다. 누구네 할머니도 우리

집 강아지도 내가 다니는 학교도 심지어 내 물건까지도 다 삶의 일부이다.

장이동댁 할머니는 허리가 뒤로 굽고

세일이네 할머니는 허리가 앞으로 굽고

장이동댁 할머니는 염소가 할머니를 끌고 가고

세일이네 할머니는 할머니가 염소를 끌고 가네19)

우리 집 강아지는 누구라도 따라간다

옆집 큰 개가 어미인 줄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다 따라다닌다 저러다가 아무나 따라가서

집을 못 찾으면 어쩌나 그게 걱정이다20)

위의 노래는 <우리 동네 할머니 두 분>이라는 곡으로 염소와 함께 가는 할머니 두 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 두 분이 서로를 의지하고, 키우는 염소에 의지해

17) 권태응 시, 백창우 곡(2013). <동무동무>, 『또랑물』, p.35

18)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굴렁쇠>, 『꽃밭』, p.33

19) 김용택 시, 백창우 곡(2011). <우리 동네 할머니 두 분>, 『우리 반 여름이』, p.27

20) 초등학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1). <우리 집 강아지>, 『딱지 따먹기』, p.13


서 동네 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잠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느

낌이 들기도 한다. 한적한 시골의 풍경 속에 등장한 할머니 두 분과 염소들은 주변 이야기가

된다. <우리 집 강아지>라는 제목의 아래의 곡에서도 누구나 잘 따르는 강아지를 보면서 마

치 아이가 길을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엄마의 마음처럼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모습이 돋보인

다. 강아지를 쫓아가는 시선 속에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이밖에도 삶의 모습이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된 노래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학교는 뭘 할까 운동장은 뭘 할까 교실은 뭘 할까 칠판은 뭘 할까

내 책상 내 의자는 지금 뭘 할까 미끄럼틀 철봉은 서서 뭘 할까

선생님은 어디서 뭘 하고 계실까 내 짝은 숙제 다 했을까

학교는 뭘 할까 학교는 뭘 할까 학교는 지금 뭘 할까21)

바람 불면 빨래들이 춤을 춘다

어머니 파랑치마 팔랑팔랑 쬐꼬만 내 치마도 팔랑팔랑

빨랫줄에 높다라니 매달려서 무섭지도 않은가봐 내 앞치마

바람 불면 빨래들이 춤을 춘다

빨래 따라 꽃이파리 팔랑팔랑 꽃잎따라 노랑나비 팔랑팔랑

모두 같이 춤춘다 팔랑팔랑 팔랑팔랑 팔랑팔랑22)

<방학>이라는 제목의 첫 노래는 학교와 교실, 선생님이 모두 방학 동안에 무엇을 하고 있

을지 궁금해 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그래서 빨리 개학하여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

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빨래>라는 제목의 다음 곡은 집집마다 흔히 볼 수 있는 널려 있

는 빨래가 바람에 나부끼는 광경을 담은 노랫말이다. 길게 빨랫줄을 늘어뜨려 놓고 거기에

이불이나 옷가지들을 널어놓고 볕을 쬐어 말리는데, 바람이 특히 많이 부는 날이면 바람에

날려갈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날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팔랑거리는 빨래들을 보면서

모두가 춤추는 것 마냥 신나하는 모습도 이 노랫말에서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삶의 이야기가 그대로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삶을 노래한다는 것은 삶의 이야기가 노래 속에 풀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그리고 그 밖의 모든 만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야기를 노래 속에 담아 표

현하고 있다. 가장 친근하고 평범하게 보일 수 있는 소재들이 노래로 탄생하는 순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편하고 친숙하게 불릴 수 있는 노래가 되었을 것이다.

21) 김용택 시, 백창우 곡(2011). <방학>, 『우리 반 여름이』, p.49

22)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빨래>, 『꽃밭』, p.22-23


3) 자연을 담은 노랫말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다양한 자연현상과 자연의 섭리가 담겨져 있다. 자연은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가장 좋은 공간으로 그 속에는 계절과 시간, 많은 생명들, 다양한 소리

와 색, 모양 등 형용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이러한 자연의 모습들이 담긴

노랫말에는 자연과 아이들이 주고받은 말이나 생각들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자연의 모습을

묘사한 노랫말들도 볼 수 있다. 또한 자연의 소리가 노래 속에 가감 없이 표현되어 노래를 듣

거나 부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노랫말들도 있다.

햇볕이 따끈 얼음장 풀리고 졸졸졸 시냇물 고기들은 헤엄친다

햇볕이 따끈 땅떵이 풀리고 새파란 보리싹 싱싱하게 자란다

햇볕이 따끈 추위 홱 풀리고 아기들은 자꾸만 바깥으로 나간다23)

봄에 심은 해바라기 어느덧 내 키보다 더 커졌네 노란 얼굴 벙글벙글 해님처럼 벙글벙글

학교 해바라기보다 더 큰 우리 집 해바라기 내가 거름을 잘 주니 더 크게 자라네

그 거름이 뭔지 아니 바로 내 오줌이야24)

하마 가을이 왔다 철둑가 코스모스 쫄로리 서서 웃는다

엄마는 코스모스를 보고 날씨가 추워서 우예사꼬 한다25)

보았니 보았니 안개가 낀 가을날 아침 콩밭에 키 큰 수수모가지를 보았니

보았니 보았니 서산에 지는 햇살에 눈이 부시게 빛나는 잠자리 날개짓을 보았니

보았니 보았니 둥근 달이 높게 뜬 밤 달빛을 받아 수런거리는

강냉이 잎사귀들을 보았니

보았니 아이들아 어두운 밤 산 아래 마을에 오래 오래 꺼지지 않는

불빛들을 보았니26)

눈송이 펄펄 어린 보리는 하얀 눈 이불 덮고 파란 봄꿈을 꾼다

바람 소리 우 어린 보리는 추위에 오소소 떨며 따스한 봄꿈을 꾼다27)

위의 곡들은 모두 계절의 정취를 담고 있는 노랫말들로 첫 번째 곡은 <봄날>이라는 노래

이다. 겨우내 얼어 있던 모든 자연이 따뜻한 봄의 기운에 녹으면서 만물이 생동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두 번째 곡은 <해바라기>라는 노래로 봄이 지나 여름이 되면 볼 수 있는, 키

23) 권태응 시, 백창우 곡(2013). <봄날>, 『또랑물』, p.47

24) 마암 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2). <해바라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p.46-47

25) 초등학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1). <가을>, 『딱지 따먹기』, p.35

26) 김용택 시, 백창우 곡(2011). <보았니>, 『우리 반 여름이』, p.38-39

27)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어린 보리>, 『꽃밭』, p.51


가 많이 자라 우뚝 솟아 있는 해바라기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특히 거름으로 준 오줌 덕분

에 해바라기가 잘 자랐다는 재미있는 아이의 말이 돋보이기도 한다. 세 번째 곡은 <가을>로

가을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코스모스의 아름다운 모습이 마치 웃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고,

가을의 찬바람을 이겨내고 있는 코스모스에 대한 안쓰러움도 엿볼 수 있다.

네 번째 곡은 <보았니>라는 제목의 노래로, 이 역시 가을의 자연을 표현하고 있는데 안개

가 낀 가을날의 아침에서부터 시작하여 지는 햇살을 볼 수 있는 해질 녘인 저녁, 둥근 달이

높게 뜬 밤과 좀 더 깜깜해진 어두운 밤이라는 시간의 흐름대로 흘러가면서 그 때마다 볼 수

있었던 자연의 정취를 이 노래에 그대로 담고 있다. ‘수수모가지’라던가 ‘수런거리는 강냉이

잎사귀’에서 볼 수 있는 사투리는 시골의 풍경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특히 수런거린다는 즉,

옥수수 잎이 다닥다닥 붙어 자라있는 모습이 마치 한데 모여 어지럽게 떠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곡은 <어린 보리>라는

노래로 계절의 정취와 함께 추위를 꿋꿋이 이겨내어 생존하려고 하는 어린보리의 강인한 생

명력을 엿볼 수 있다. 보리는 한 겨울의 차가운 땅을 뚫고 나와 자라나는 강인한 생명력의 대

명사로 불린다. 그렇지만 이 노래에서는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부는 추위 속에 떨면서 따뜻

한 봄이 얼른 오기만을 기다리는 어린 보리의 간절함이 더 돋보인다.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 속에는 자연의 소리도 담겨 있었

다. 아래의 노래들이 바로 그것이다.

뻐꾸기는 뻐꾹 뻐꾹 뻐꾹 거리지요

뻐꾸기는 산에 살지요 새 생각하면 날고 싶지요28)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가 라랴러려로료루류르리라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가 라랴러려로료루류르리라29)

먼저 위의 노래는 <뻐꾸기>라는 곡으로 뻐꾸기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여름새인데, 뻐꾸기의 울음소리가 노랫말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아래의 노래

는 노랫말만 보면 무슨 노래인지 궁금해진다. <개구리>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우리에게 “개

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라고 잘 알려져 있는 개구리 노래와는 너무도 다른 느낌의 곡이

다. 이 노랫말 특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개구리의 전형적인 소리인 ‘개굴개굴’에

서 벗어난 새로운 소리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소리를 정형화시키기 않고 틀을 깨

어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귀를 열어주는 자연의 소리를 담은 곡이 바로 이 곡의 노랫말이다.

28) 마암 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2). <뻐꾸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p.23

29)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개구리>, 『꽃밭』, p.45


이처럼 백창우 어린이 노래는 노랫말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함과 동시에 자연의 섭리

와 생명의 기운을 담아 노래를 하였고, 자연의 소리를 담은 노래를 통해 자연을 그려내고 있

었다. 무궁무진한 자연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가슴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러한 자

연이 노래와 만나면서 노래로 되살아나 아이들을 다시 즐겁게 해주고 가슴을 편안하게 해준

다는 점이 바로 백창우 어린이 노래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아닐까 싶다.

4) 자연, 삶, 아이가 하나로 연결되는 노랫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아이의 마음과 말이 담겨 있었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가 있었으며 자연과 생태계의 순환, 생명존중의 마음이 담겨 있

었다. 이와 더불어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에는 자연과 삶, 아이가 함께 공존하는

노랫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달팽이는 달팽이는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는

집 볼 사람 필요 없네 자물쇠도 필요 없네

달팽이는 달팽이는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는

비가와도 걱정 없네 저물어도 걱정 없네30)

키가 너무 높으면 키가 너무 높으면 까마귀떼 날아와 따먹을까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키가 너무 높으면 키가 너무 높으면 아기들 올라가다 떨어질까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31)

<달팽이>라는 제목을 가진 위의 노래는 늘 등에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의 독특한 생김

새에 견주어 문단속도 늦을 걱정도 우산 걱정도 필요 없다는 재미있는 발상이 드러나는 노랫

말이다. 이는 달팽이라는 작은 생명체의 삶과 우리들의 삶을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다음의 노래는 <땅감나무>라는 곡

이다. 땅감나무는 토마토 나무를 말하며, 나무가 작은 이유를 마치 까마귀와 아기 때문인 것

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해 나가기 위한 전략과 아이를 사랑하는 마

음이 함께 담겨 있는 노랫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를 통해서도 하나로 연결됨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다음의 노랫말

들에 담겨 있는 독특한 소리들은 즐거움을 주고 이 또한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의 모습이라고

30)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달팽이>, 『꽃밭』, p.11

31) 권태응 시, 백창우 곡(2013). <땅감나무>, 『또랑물』, p.21


볼 수 있을 것이다.

움덩 물속 맹꽁이가 맹꽁 찡꽁 맹꽁 찡꽁 움덩가에 어린애들 맹꽁 찡꽁 맹꽁 찡꽁

그 소리가 그 소리 맹꽁 찡꽁 맹꽁 찡꽁

밤이 되니 더욱더욱 맹꽁 찡꽁 맹꽁 찡꽁 맹꽁이든 어린애든 맹꽁 찡꽁 맹꽁 찡꽁

웃는 통에 그쳤다간 맹꽁 찡꽁 맹꽁 찡꽁32)

빡빡빡빡 빡빡빡 빡빡빡빡 빡빡빡

오리 오리 물 오리 떼가 하낫둘셋넷 걸음 맞춰서 앞뜰 개울 뒤뜰 개울 물 나라로

아그작 뽀그작 나들이 갑니다33)

<맹꽁찡꽁>이라는 처음의 곡은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독특하게 표현하고 있다. 낮밤에 관

계없이 울려 퍼지는 맹꽁이의 울음소리는 귀찮기보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우러져 즐거

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의 <물 오리 떼>라는 노래에서도 오리들이 ‘빡빡’, ‘아그작

뽀그작’ 소리를 내면서 줄지어 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노랫말을 통해

신나는 감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노래의 장점이라고 본다.

아이의 삶 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고 있는 곡들도 있다.

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이 꽃 저 꽃 저 꽃 이 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34)

나는 조그만 똥이지만 강아지 똥이지만 흰둥이가 누고 간 강아지 똥이지만

소달구지 지나가는 골목길 담 밑 구석자리에 놓은 못 생긴 못 생긴 똥이지만(똥둘셋넷)

내게도 꿈이 있단다 고운 꿈이 있단다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아직은 비밀이지만

언젠가 알게 될거야 내가 품은 씨앗 하나 샛노란 민들레로 피어나는 날(꽃둘셋넷)

세상엔 무엇 하나 쓸모없는 게 없다는 걸 나 같은 강아지 똥도 쓰일 데가 있다는 걸35)

어느 날 우리 집에 날아와 집을 지었던 딱새

언제부터인지 보이지 않는 내 친구 딱새

우리 집이 싫어 졌나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자꾸만 딱새가 보고 싶어 빈 둥지를 바라보아도

이제는 어디론가 날아가 돌아오지 않는

그리운 딱새 우리 집 딱새36)

32) 권태응 시, 백창우 곡(2013). <맹꽁 찡꽁>, 『또랑물』, p.19

33)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물 오리 떼>, 『꽃밭』, p.9

34) 마암 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2).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p.11

35) 권정생 외 시, 백창우 곡(2013). <강아지 똥>, 『꽃밭』, p.54-55

36) 마암 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곡(2012). <딱새>,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p.37


먼저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아이들이 우리 주변을 다시 둘러보

게 하고 곳곳에 널려 있는 풀꽃과 들꽃의 아름다움을 삶의 이야기 속에 담아 아이와 삶, 자연

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항상 자리를 지키는 존재에 대한 당연시가 아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노랫말이다. 그리고 <강아지 똥>이라는 다음의 노래는 어느 것

하나 쓸모없지 않은 것이 없음을 알려주는 노랫말로 하찮게 여겼던 똥이지만 실제로는 생명

을 자라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이의 친근한 동물 중 하나인 강아

지, 그리고 강아지 똥, 이것이 아이의 삶 속에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생태계의 원리를 일

깨울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고 있다. 마지막 곡은 <딱새>라는

노래로 우리 집에서 집 짓고 살던 딱새가 갑자기 사라져 이에 대한 그리움이 잘 나타나 있는

노랫말이다. 돌아오지 않는 딱새를 늘 기다리고 있는 아이의 마음이 잘 느껴지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과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의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노랫말이기도 하다.

여러 노래들 중에서 아이의 삶의 공간과 자연의 공간이 드러나는 노랫말도 있었다.

우리 할매 텃밭에는 고추 꽃 피고 고추가 주렁주렁

우리 할매 텃밭에는 가지 꽃피고 가지가 주렁주렁

우리 할매 텃밭에는 강냉이 꽃 피고 강냉이가 다닥다닥

우리 할매 텃밭에는 들깨 꽃이 피고 들깨가 다닥다닥

우리 할매 텃밭에는 땅콩이 피고 지고 땅콩이 달랑달랑

우리 할매 텃밭에는 토란 잎이 넙떡넙떡

우리 할매 텃밭에는 도라지 꽃이 하늘하늘

우리 할매 텃밭에는 상추들이 포기포기

우리 할매 텃밭에는 호박넝쿨 능청능청 호박이 대롱대롱

우리 할매 텃밭에는 오이꽃이 지고 나서 오이들이 주렁주렁

우리 할매 텃밭에는 대추나무 감나무 대추감이 다닥다닥

우리 할매 텃밭에는 온갖 곡식 다 나오네 온갖 채소 다 나오네37)

위의 노래는 <우리 할매 텃밭>이라는 노래로 마치 보물 상자 같은 우리 할매 텃밭에는 많

은 작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꽃이 피고 잎이 나며 열매가 맺혀 있는 이런 모습을 생동감 있게

의성어, 의태어로 표현하여 노래를 맛깔나게 살려준다. 텃밭이라는 곳은 자연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삶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재배되는 각종 곡식과 채소들은 생명의 먹을거리들

이다. 우리 할매 텃밭은 바로 생명의 먹을거리들이 자라나는 저장소인 셈이다. 그리고 아이의

눈에 보이는 우리 할매의 텃밭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37) 김용택 시, 백창우 곡(2011). <우리 할매 텃밭>, 『우리 반 여름이』, p.24-25


종합해보면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순환

원리, 생명의 가치가 담겨 있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아이의 목소리

가 담겨 있다. 하나의 노래에 각각의 요소들이 담겨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자연과 삶, 아이 모

두가 어우러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백창우 어린이 노랫말이 가진 이러한 요소들이, 아이들에

게 사랑받는 살아 있는 노래로 평가받는 이유가 될 것이다.

Ⅳ. 나오며

본 연구는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에 수록되어 있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을 생

태적 요소로 분석을 해보고 그 의미를 탐색해 보는 데 목적이 있다. 노랫말은 노래에 담겨 있

는 이야기로, 여기에 멜로디를 입힘으로써 하나의 노래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놀면

서 자연스럽게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기므로 아이들 노래의 노랫말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

다. 본 연구에서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을 살펴보는 이유도 백창우의 어린이 노래가

기존의 동요들과는 다르게 아이의 마음과 목소리가 가장 많이 담겨 있었고 아이를 둘러싼 그

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으며, 자연과 이 모든 것이 하나 된 이야기를 노랫말 속에 풀어

내고 있었다. 이는 김은주 외(2010)가 생태그림책을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세상을 위한

이야기’,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이야기’, ‘아이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위

한 이야기’를 제시한 내용과도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먼저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 속에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 속에는 아이의 목

소리와 마음을 풀어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들의 노래로서 특히 백창우의 어린이 노래

가 최근 유아교육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노랫말 속에 바로 아이들의 말과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노랫말을 생태적 요소로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노랫말

속에 ‘아이의 마음’이 담긴 노래가 가장 많았다고 나타났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풀어주

는 노랫말들을 통해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움과 유쾌함을 느끼고 감정을 해소시킬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이야기인 양 감정을 이입해서 부를 수 있어 무엇보다도 친숙

하게 듣고 부를 수 있다. 이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편안해서 현장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의 가장 큰 특징이자, 앞으로 아이들의 노래를 선정함에 있어서

많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 속에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친근한 일상의 모습들과 한번 쯤 경험해봄직한


일들, 흔히 볼 수 있는 삶의 풍경들이 노랫말 속에 고스란히 담김으로써 노래를 듣고 부르는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상상과 공상의 이야기가 아닌 늘 보고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살

아가는 이야기를 노랫말 속에 담음으로써 아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연이 담겨져 있다. 숨어 있는 소리와 잠들어 있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노랫말 속에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 강렬하게 와 닿는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은은하

게 느낄 수 있는 자연을 노랫말 속에 담아 아이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자

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경험하게 되는 자연이 담긴

노랫말은 아이들의 감수성을 길러주는 데도 한 몫을 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백창우 어

린이 노래의 노랫말 속에는 아이와 삶, 자연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만의 표현방식과

생각이 담겨 있는 노랫말, 자연과 삶을 담고 있는 노랫말뿐만 아니라 자연과 삶을 닮은 노랫

말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 모든 요소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다. 이러한 점들은 아이들

이 마음껏 노래를 부르는 세상을 원하고, 노래를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기를 염

원한 작곡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노래에는 아이의 목소리든

생각이든, 심지어 아이의 모습 그 자체든 ‘아이’가 들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고, 아

이들의 이야기가 자연과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져야 한다는 생각도 읽어낼 수 있다. 이

를 기초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아이들 노래의 노랫말은 그들에게 가장 친숙한 이야기를 다루어야 한다. 임부연, 김

소영, 최남정(2009)의 연구에서도 유아들의 생활세계와 연관된 노래문화 장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지적한 바 있다. 모든 동요들이 아이들의 삶을 기반으로 가장 친숙한 소재를 담고

는 있지만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특히 아이의 마음이나 목소리가 가장 잘 담겨

있고 그 다음으로 삶과 자연과의 관계가 잘 드러나 있다. 아이의 목소리가 담긴 노랫말은 그

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즐거움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삶을 담은 노랫말은 살아가

는 힘을 길러주며 자연을 담은 노랫말은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

이 어우러진 노랫말은 관계지향적인 삶의 배움을 얻도록 해준다. 이러한 노랫말이 담긴 노래

를 아이들이 많이 접하고 많이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이들의 힘을 길러주는 길이기도

하다.

둘째, 아이들은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를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발적

으로 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 있는 활동을 적극 격려해야 한다. 보통 만 3세경이 되면 몇 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노래를 부르고 자발적으로 짧은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한다. 그리

고 4-5세 경에는 자발적인 노래 부르기가 더욱 증가되는데(임혜정, 2013) 이는 이미 어린 시

기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부를 수 있는 창작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안세정, 김은주(2015b)에 의하면 유아들을 위한 음악교육은 유아들이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실제 유아교육 현장의 음악교육

실태를 다룬 연구들(안경숙, 김소향, 2006; 엄정애, 송정, 박미경, 2009)에서는 유아들의 개별

적인 자발적인 노래 부르기 활동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교사가 효과적으로 반응해주지 못하

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오히려 교사 주도적인 형식의 구조화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

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은주 외(2015)는 아이들의 말, 시, 글, 이야기가 노래가 되게

하는 것이 생태노래라고 한 바 있다. 이는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나 자연 속에서 생활하다가

시를 적고 리듬을 붙여 노래로 만들어 부르고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아이들의 말과 시,

글, 이야기에 리듬을 입혀 탄생한 노래는 아이의 마음과 생각, 목소리가 충분히 담겨 있는 아

이를 위한 노래가 되는 것이다.

옛 노래들은 탁월한 음악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 만들기 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불

리고 불리던 것이 구전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노랫말도 삶과 가장 밀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부

르고 부르던 것이 바로 아이들의 노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동요들은 유명한 작사,

작곡가나 유명한 동요가가 만든 노래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가장 몰입할 수 있는 노래는

바로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이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백창우의 어린이 노래는 아이들

의 이야기나 동시에 곡을 입힌 노랫말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불릴 수 있다. 따라서 아

이가 주인공이 된 아이들의 노래가 많이 불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시중에 즐

비한 동요들도 많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활용하여 아이들의 삶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들의

노랫말을 직접 만들고 곡을 입혀 부를 수 있는 경험을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본 연구는 유아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을 생태적

요소로 분석해 보고 그 의미를 찾았다는데 의의가 있으나,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

노랫말의 내용에 초점을 둔 연구이기 때문에 음악적인 요소을 다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노

래는 가사뿐만 아니라 박자나 리듬, 가락 등 음악적 요소에 의해서 그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

에 본 연구에서 음악적 요소를 함께 분석하지 못하고 노랫말을 중심으로 생태적인 의미를 고

찰한 점은 한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둘째, 본 연구의 분석대상이 된 노랫말 전부가 아이들

말에 곡을 입힌 건 아니라는 점이다. 본 연구는 백창우 어린이 노래의 노랫말이 아이와 삶,

자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과 아이의 말에 곡을 붙여 어린이 노래로 탄생시켰다는 점

에서 생태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6권의 책에 수록된 곡

모두가 아이의 말에 곡을 붙인 것이 아니라 『딱지 따먹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의 책에 수록된 곡만 아이들 말에 곡을 입혔고, 그 외의 책들은 아


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어른들의 시에 곡을 입힌 것이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지은 글에 곡을 붙인 노랫말만 따로 모아 아이들이 표현하는 세상에 대해 분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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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Exploration of ecological elements and meanings discovered

in the lyrics of Beak Chang-woo with

『Bori Children’s Singing School』series

Se Jung An · Eun Ju Kim

The goal of this research is to explore ecological meaning in the lyrics of Beak Chang-woo, a

child composer. Therefore, the paper analyzed 106 lyrics contained in six volumes of Bori Children’s

Singing School published by Bori Publishing.

The result showed that the words “children’s heart” were most frequently used and “respect for

life” were the least frequent. Therefore, it could be concluded that Beak Chang-woo’s lyrics contain

nature, life, and children’s heart. In addition, his lyrics take nature, life, and children as a single

integrated entity. As such, through analysis of ecological elements and their meanings in Beak

Chang-woo’s lyrics, we can explore the meaning of widely sung lyrics that are beloved by many

children. This will also provide helpful suggestions in selecting songs for children in the future.

백창우의 노랫말에서 찾은 생태적 요소 및 의미 탐색 …보리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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