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40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 국경 없는 마을 사례 이태정 1) 1. 문제의 제기 및 연구 목적 다양한 국적과 민족적 배경을 가진 이주 노동자들이 한반도에 들어 온 지도 어느새 20 여 년이 지났다. 그동안 대중매체에서 그려지는 모 습은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한국인이 기피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피부색 다른 이방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해마다 수 천만 명의 이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고, 2백만을 차지하는 아시아 이주민들은 고향을 떠나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언어, 문화 등 모든 것이 다른 나라에서 이주 노동자로서의 삶 을 살고 있다. 한국사회는 언제까지 이들을 노동자 아닌 노동자'로서 대상화할 것인가? 또 한국사회의 이주 노동자들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배제와 소외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 연구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 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작 동하는 사회적 배제의 메커니즘의 다양한 양상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 해 심화 혹은 해소될 수 있는지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는 한 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를 둘러싼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게 해 주며, 현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층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다 적절한 답 안을 마련해 줄 것이다. 이태정 한양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

Transcript of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Page 1: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

이태정1)

1. 문제의 제기 연구 목

다양한 국 과 민족 배경을 가진 이주 노동자들이 한반도에 들어

온 지도 어느새 20여 년이 지났다. 그동안 매체에서 그려지는 모

습은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해 한국인이 기피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피부색 다른 이방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해마다 수 천만 명의 이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고, 그

2백만을 차지하는 아시아 이주민들은 고향을 떠나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언어, 문화 등 모든 것이 다른 나라에서 이주 노동자로서의 삶

을 살고 있다. 한국사회는 언제까지 이들을 ‘노동자 아닌 노동자'로서

상화할 것인가? 한국사회의 이주 노동자들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배제와 소외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 연구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 인 목

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상으로 작

동하는 사회 배제의 메커니즘의 다양한 양상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

해 심화 혹은 해소될 수 있는지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는 한

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를 둘러싼 실을 올바로 이해하게 해 주며,

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층 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다 한 답

안을 마련해 것이다.

이태정 한양 학교 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

Page 2: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40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둘째는 한국 사회의 이주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사회 배제의 경험

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형성하는 사회 계와, 그를 통한 사회 배

제 극복의 실상을 살펴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주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에 한 실 사례 분석을 통해 이주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형성하는 새로운 사회․문화 공동체의 가능성과 한계에 한 분석이

포함된다. 이 작업은 일상생활 공간에서 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공

동체에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 가치와 사회 계를 형성하

는 사회 통합의 망과도 연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주 노동자들이 일상을 보내는 구체 인 시․공간에서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 동안 드러나지 않던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에

집 할 것이다. 이주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고, 일상 공간에서 이

주 노동자들과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들에 한 차별과 배제

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가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 다. 제한

이긴 하지만 이주 노동자들을 차별과 배제의 상으로 보던 것에서

나아가 엄연히 존재하는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한국 사회 내에서 무언가의 ‘ 상’으로만 인식되어졌던 인

식에서 벗어나 이주 노동자 한 능동 으로 행동하는 ‘주체’이자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그 역동성을 분석하기 해서는 이주 노동자들이 경험

하고 생활하고 있는 일상 속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었다. 안산시 원곡동

일 를 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국경 없는 마을”은 좋은 사례가 되어

주었다. 재 한국에는 공단을 심으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집단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외국인 집단 주거 이 민족 혹은 국

별로 모여 형성하는 ‘게토(ghettos)’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안산의 “국경

없는 마을”은 민족과 국 을 뛰어 넘어 다양한 문화와 사회 배경을

가진 이주 노동자들이 지역 주민과 더불어서 상호작용하고 있는 사회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국경 없는 마을”은 통 인 의미에서의 공동체

주의(Communitarianism)를 부정한다. 신 여러 층 의 이주민들을

‘주민등록 없는 거주민’으로 인정하는 다문화 공동체를 표방한다(박천응

편, 2002). 이주 노동자에 한 배제(exclusion)와 차별을 문화 으로 극

Page 3: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41

복하자는 것이다. 이는 곧 공동체 구성원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의 다양

성과 유동성에 한 인정이며, 이방인이자 상이었던 이주 노동자들을

극 으로 포용(inclusion)하려는 사회 시도이다.

2. 연구 상 방법

안산역을 심으로 남쪽으로는 반월 공단이, 북쪽으로는 반월 공단

시화 공단이 들어서 있고, 그 배후지인 원곡동은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과거 1970~80년 공단에

근무하는 소득층의 한국인 노동자들을 한 집단 주택을 제공하면서

형성되었던 원곡동은 1990년 후반 들어서는 그 인구의 반을 외국

국 의 이주 노동자들로 채우고 있다. 재 이 지역에서는 ‘안산외국

인노동자센터’를 심으로 원곡본동 사무소, ‘원곡본동주민자치 원회'

가 새로이 인구를 구성하고 있는 다민족․다국 의 이주 노동자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면서 안 인 공동체의 실험, “국경 없는 마을” 만

들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본격 으로 연구에 사용된 방법은 장 방문을 통한 이주 노동자 심

층 면 참여 찰법이다. 심층면 을 통해 만난 이주 노동자들은

비자로 한국에 입국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이들부터 겨우 석 달

에 이르는 이들까지 한국 생활 응 기간에 있어서 국 별로 개인별로

차이가 많았다. 한 부분 산업 연수생으로 입국하 다가 연수기간

을 넘기고도 귀국하지 않거나, 기간은 넘기지 않았어도 고된 노동으로

인해 작업장을 이탈하여 스스로 불법 체류자가 된 이들 등 부분이 체

류 자격이 없는 ‘미등록 노동자’1)들이었다. 부부와 가족이 함께 입국한

1) 흔히 ‘외국인 노동자(foreign workers)'라는 말을 쓰는데, 언론 학계에서 이들

을 둘러싼 담론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내국인과 외국인이라는 언어 구분이

맥락에 따라서는 (인종) 차별주의 성격을 띨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두되

었다. 이주 노동자 상담소나 외노 , 이주 노동자 운동단체와 진보연구자들은

이미 1995년 무렵부터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이주 노동자(migrant workers)'라

는 말을 의식 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같은 맥락에서 ‘불법 취업자(illegal

workers)'라는 말 신 ‘미등록 노동자(undocumented workers)'라는 말을 쓰고

있다(강수돌, 2002). 학자에 따라서는 혼란을 피하기 해 ‘국제 이주 노동자’,

Page 4: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42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경우도 있었고, 한국인과 결혼하여 코시안 가정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 심층 면 상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참여 찰 기

간 동안 만난 코시안 가정의 한국인 여성과 여성 이주 노동자들도 이

연구의 상이 되었다.

심층 면 형식을 띤 이주 노동자들과의 본격 인 만남은 2003년 8

월의 사 조사를 거쳐 2004년 1월에서 3월까지 이루어졌다. 이 기간

동안 국의 미등록 체류자들은 장기 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안산외국

인노동자센터와 이 곳에서 운 하는 쉼터2)를 찾아 “국경 없는 마을”로

몰려들었다. 이들과의 화는 주로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와 코시안의

집3), 그리고 외국인 상 음식 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다. 때에 따

라서는 행정기 화상담 원곡동 상인들과의 비구조화된 면 을

병행하 다. 심층 면 에 응해 이주 노동자들의 일반 인 특성은

아래 <표 1>과 같다.

<표 1>에서도 나타나듯이 “국경 없는 마을”에는 한국의 체 이주

노동자 비율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조선족을 제외하고 방 라

데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몽골,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등의 과거 소

연방 국가 출신의 이주 노동자들과 베트남, 키스탄, 이집트에서부터

나이지리아와 같은 아 리카 출신의 흑인 노동자들까지 “국경 없는

마을”의 구성원은 실로 다양하다.4)

혹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로 병기하기도 한다. 이 에서는 ‘이주 노동자’로 통

일하여 쓰고 있지만, 체류자격에 있어서만큼 편의를 하여 ‘불법 체류자’, ‘합법

노동자’란 말을 사용하 다.

2) 장기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사무실을 제외한 센터 건물 곳곳은 이주 노동자들이

임시 거처가 되었다. 그 수가 제일 많은 스리랑카인들은 1층 부를 사용하 고,

2층 방에는 방 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모로코 출신 이주 노동자

들이, 그리고 강당에는 그 외 지역 노동자들과 비정기 으로 쉼터를 이용하는 이

주 노동자들이 나라별로 집단을 이루어 공동으로 쉼터 생활을 하고 있었다.

3) ‘코시안(KOSIAN)’은 KOREAN과 ASIAN의 합성어로, 한국인과 이주 노동자의

국제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정의 구성원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보다 포 인 의

미에서 지역사회(Community)의 개념으로 일부 사용하기도 한다. ‘코시안의 집

(KOSIAN HOUSE)’은 2000년 9월에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의 부설기 으로 설

립되어 이주 노동자 가정과 그들의 자녀에 한 체계 인 양육 지원을 하고 있

다(코시안의 집 홈페이지 http://kosian.urm.or.kr/01.htm에서 재구성).

4) 안산 지역 외의 다른 이주 노동자 집 지역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필리핀인들

Page 5: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43

No 이름 나이 성별 학력 국 입국자격 입국년도 체류자격

1 라만 33 M 퇴 방 라데시 산업연수생 97 불법

2 마햄 39 M 고졸 방 라데시 산업연수생 97 불법

3 로니 31 M 졸 방 라데시 산업연수생 99 불법

4 두샤르 26 M 졸 스리랑카 유학 99 불법

5 산투 22 M 문 스리랑카 산업연수생 03 불법

67

시야미&스리난다(부부)

3133

MF

고졸고졸

스리랑카스리랑카

산업연수생산업연수생

0000

합법합법

89

지하르& 쿠마지(부부)

2826

MF

문 졸문 졸

스리랑카스리랑카

산업연수생산업연수생

0102

합법

1011

루미&이선희(부부)

3328

MF

졸고졸

스리랑카한국

연수생결혼

95 -

12 앤디 33 M 문 졸 인도네시아 94 불법

13 어리 25 M 고졸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 98/03 불법

14 야르 25 M 고졸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 99 불법

15 해리 32 M 졸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 01 불법

16 이 호 37 M 고졸 국(조선족) 산업연수생 00 불법

17 황성환 55 M 고졸 국(조선족) 청비자 01 불법

18 이진화 50 F 고졸 국(조선족) 청비자 02 합법

19 시 39 F 고졸 국(한족) 결혼 02 불법

20 황하림 30 M 문 졸 베트남 산업연수생 00 불법

21 메트 40 M 문 졸 이집트 연수생 03 합법

22 따루미 34 F 고졸 몽골 연수생 03 불법

23 로지 가족(3명) 12 M 등학교 우즈벡 03 불법

<표 1> 심층면 상자의 일반 특성(가명)

이 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타국에서 온 이주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사회의 상(像)을 그려볼 수 있다. 더불어 “국경 없

는 마을”에서의 생활 경험이 가족 는 모국 공동체와 같은 익숙한 것

으로부터의 박탈을 능동 으로든 수동 으로든 경험한 이주 노동자가

이차 으로 하게 되는 이주 후 사회에 응하는 방식에 어떠한 향

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한 이주 노동자들의 개인 경험과 “국

경 없는 마을”의 사회 계가 상호작용 하는 과정을 심으로 사회

배제와 극복의 양상을 분석하 다.

은 혜화동 성당이나 마석 등지에서 자기들만의 민족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

처럼 가톨릭 교회를 심으로 원곡동이 아닌 라성 지역에 집, 거주하고 있다.

Page 6: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44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3. 이론 배경: 사회 배제(social exclusion)

한 사회 내의 이주 노동자들을 연구 상으로 삼는 데 있어서 요

한 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은 그들이 가진 인종 ․민족 속성 때문이

다. 서구는 동양과 달리 다민족 국가, 다민족 사회이다. 유럽 여러 나

라들과 미국은 각기 그 차이는 존재하지만, 소수 민족에 부여되는 소수

자(minority)의 지 는 식민지의 역사와 그 맥을 함께 하고 있고 민족

과 인종 문제가 결부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의 경우 흑

인과 백인을 둘러싼 차별과 배제의 문제는 민족의 차이보다는 인종

차이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강하다. 사회 배제(social exclusion)라는

개념은 이 게 차별과 차이로 인해 소수자 경계 밖의 사람들을 둘러

싸고 나타나는 문제를 사회․구조 으로 설명하기 해 고안되었다.

사회 배제(social exclusion)는 랑스와 국을 심으로 하는 유

럽에서는 ‘신빈곤층’을, 미국에서는 ‘하층계 (underclass)'을 둘러싼 논

쟁의 심 인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회 (social)'이라는 단어와

‘배제(exclusion)'라는 두 단어가 체로서의 사회(society as a whole)

속에서 만날 때, 그것은 지속 인 과정으로서의 사회 내 개인을 다루고

있다는 에서 사회 변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회 배제는 체

사회의 변동과, 그 사회 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야기된 결과이

다. 그러므로 사회 배제라는 용어에는 해당 사회가 역사의 한 시

에서 역동 으로 구조 발 을 경험하는 과정과, 동시에 ‘ 군가(의 집

단)에 의해 다른 사람(의 집단)에 행해지는 어떤 것’이 담겨있다(Byrne,

1999).

재 사회 배제의 담론은 ‘배제’와 ‘포용’의 경계의 모호성과 격한

사회 변동으로 인해 정확한 개념화가 요구되는 시 이다. 사회 배제

의 에서 이주 노동자 문제에 근하는 이 에서는 마다니푸와 동료

연구자들의 개념화를 통해 논의를 개시키고자 한다. 이들은 사회

배제를 ‘다차원 인 과정(multi-dimensional process)’ (Madanipour et

al., 1998)으로 정의하 다. 이 과정에는 다양한 형태의 배제가 포함되는

Page 7: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45

데, 특히 의사결정 정치 과정에의 참여, 일자리와 물질 자원에 한

근, 그리고 문화 과정으로의 통합 등이 시된다. 이들이 조합되면,

특정한 공간, 특히 이웃에서 심각한 유형의 배제를 창출해 낸다

(Madanipour et al., 1998; Byrne, 1999).

동양, 즉, 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인종과 민족에 기반한 사회

배제는, 한국과 같이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특히 이방인에 한 뿌리 깊은 차별과 편견에 기 한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기제로 작동한다. 이방인, 특히 유색 인종에 해 배타 인 한국

의 사회․문화 조건들은 이주 노동자를 ‘천한 직종에 종사하는 가난

한 나라 출신의 노동자’, ‘검은 피부의 더럽고 미개한 인종’이라는 이

블(label)을 보편화시키면서 이들에 한 차별과 배제의 메커니즘을 노

동 시장 일상 공간에서 작동시키고 있다. 결국 단일민족주의와

배타 인종주의라는 성향을 가지면서 한 나라를 경제 으로 서열 매

기기에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들은 리와 통제가 필요한

상일 뿐이다.

이주 노동자들의 인종과 민족 속성을 심으로 행해지는 사회

배제는 ‘배제의 배제’를 낳거나 그들 간의 연 를 통해 극복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다면, 사회 배제를 극복하기 하여 인

종과 민족을 뛰어 넘는 연 가 가능한가에 한 질문이 가능하다. 이

것은 결국 ‘공동체(community)’의 가능성으로써, 이주 노동자들이 형성

하는 다민족․다인종․다문화 공동체가 사회 배제 메커니즘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의 문제이다. 도시 공동체가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

문제와 련하여 요한 이유는, 일시 인 이주자라 할 지라도 그들이

한국 사회에 머무는 동안에 실제로 거주하고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

실 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공간 혹은 지역은 이주 노동자들

간의 연결망에 의하여 그 구성원이 유입 혹은 치되는 과정이 끊임없

이 반복되는 실 공간이기 때문이다.

마다니푸와 그의 동료들은, 공간의 분화는 사회 배제와 련하여

발생하는 경제 재구조화의 결과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도시 공간

Page 8: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46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의 구조는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 배제와 공간의 분화

는 실질 으로 같은 말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민족성과 종교는 공간의

사회 구조를 분화시키는 기 를 형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와

유 계를, 그리고 최종 으로는 지방 정부와 복지 국가의 특정한 부

문이 사회 배제에 향을 미친다(Madanipour et al., 1998).

이 지 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둘러싼 사회 배제의 문제를 해결하

기 한 사회정책의 역할이 강조된다. 첫째, 사회 배제는 공간의 분

화와 주변화 과정에서 찰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공간의 분화는 사회

배제를 더욱 더 심화시킨다. 둘째, 사회 정책은 지역 내의 교육 제

도와 같은 공공 재화의 분배의 측면을 포함하여야 한다. 셋째, 사회

배제는 곧 사회 질서의 문제와 긴 히 연결되고, 사회 정책은 사회 질

서의 유지에 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Byrne, 1999).

4. 한국사회 이주 노동자에 한 사회 배제 메커니즘

한 사회 내에서 다수와 소수가 함께 있을 때 양자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로부터 외부인을 포용하고 다양

성을 인정하는 데 인색한 문화 통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경우에는

차별 배제, 억압이 주된 모습이다. 산업연수생과 같은 ‘한시 시간

제 고용(time-bound employment) 이주 노동자’(ILO, 2004)는 해당 사

회의 까다로운 제도와 규율로 인하여 사회 안 망, 즉, 사회보장 혜

택 로그램에서 배제된다. 이 게 배제된 이주 노동자들이 스스로 선

택할 수밖에 없는 불법 체류자 신분은 이주 노동자의 법 지 를 불안

정하게 함으로써 고용주로 하여 낮은 임 과 열악한 근로조건을 유

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법 ․제도 배제와 경제 배제는

‘외국인 오증(genophobia)’과 ‘자민족 심주의(ethnocentrism)’에 기

사회․문화 배제와 결합하여 한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억압하

는 기제가 되고 있다.

Page 9: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47

1) 법 ․제도 배제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 등의 외국인력 정책과 련법이 가진 한

계로 인하여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법 ․제도 배제의 상

이 된다. 부분의 이주 노동자들은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유입

되기 때문에 노동자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

동법의 용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주 노동자들은 외국인의

이민을 허용하지 않고 시민권 제도를 채택하지 않는 법제상 이주 노동

자는 출입국 리법과 함께 국 법의 제한을 받는다. 출입국 리법은

기본 으로는 외국인에 한 체류 허가에 한 법률인데, 경제활동과

련이 있는 체류 허가는 기본 으로 업종에 따라 다르게 용된다. 한

이주 노동자들 가운데 한국의 출입국 리법이 규정한 체류기간을 넘은

사람들은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지만, 이들이 공장에서 일하는 것은 법에

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불법노동자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일반 으로 이 두 가지 을 혼동하여 이들

을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라고 부르곤 한다. 구조화된 사회 배제의

메커니즘이 이주 노동자들을 향해 작동하는 것이다.

한 이주 노동자들의 체류가 장기화되고, 한국인들과 빈도가

늘어나면서 이주 노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인들과 계를 맺

게 된다. 표 인 것은 국제 결혼이다. 이 과정에서 국 법은 법제

상으로는 그 차별의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 까다로운 조건을 용시키

고 있다. 를 들어, 외국인 불법 체류자가 한국인과 결혼하기 해서

는 일단 출국하여 불법 체류 상태를 해소하고 한국과 그 나라 간에

합의된 국제 혼인 차를 거쳐 다시 입국하여야 한다. 법무부는 과

거 국내에서 법을 반한 사실이 있는 외국인에 하여는 자진 출국

여부 등과 상 없이 법 반 사실 등을 참고하여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통상 외국인이 한국에 결혼 동거 목 으로

입국하기 해서는 출입국 리사무소장의 ‘사증발 인정서’를 발 받

아 본국에 있는 한민국 공 에 제출, 입국 사증을 받아 입국하여야

한다(설동훈, 2001b). 그래서 사실혼 계에 있으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부부가 지 않다.

Page 10: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48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다른 로는 외국인 남성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경우를 들 수 있

다. 한국에서는 이 외국인 남성에게 ‘체류와 취업이 모두 가능한’ 거주

(F-2) 체류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일정 기간 체류만 가능한’ 방문 동거

(F-1) 비자를 발 한다. 법무부는 2000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외국

인 남성에 하여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과 동등하게

정 기간 범 내에서 체류기간 연장 허가’를 받아들이도록 지침을 변경

하 다. 과거에 불법 체류한 이 있는 외국인 남성도 한국 여성과

의 혼인 계가 입증되면 ‘입국 규제 상’에서 해제하여, 다른 특별한

규제 사유가 없는 한 출입국에 제한이 없도록 하 다(설동훈, 2001b; 코

시안의 집, 2001). 그 결과 과거 불법 체류자 던 외국인 남성 노동자

들도 한국에서 체류하는 것은 가능해졌으나, 해마다 체류 허가를 갱신

하여야 하고, 노동자로 취업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행법

체계 하에서 이주 노동자가 ‘체류와 취업이 모두 가능한’ 상태에서 합

법 으로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2년 이상의 거주 기간을

채운 후 귀화하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귀화를 하려고 해도 일정 정도

이상의 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의 이주 노

동자 가정에게 있어서는 가까이 하기에 무 먼 실이다.

2) 경제 배제

이주 노동자를 향해 행해지는 경제 배제는 주로 노동 장에서의

차별 우와 노동 착취의 형태로 나타난다. 작업장에서의 계는 이주

노동자에 한 차별을 단 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국인은 모두

사장이고 지배인이다”라는 말이 증명하듯 부분의 작업장에서, 그 규

모가 5인 이하의 소규모라 할 지라도 한국인들은 모두 리자의 직

을 갖는다. 실제로 한 이주 노동자가 경험한 사업장에서는 3명의 한국

인이 일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모두 사장, 이사, 부장이라는 직함을 가

지고 있었다. 즉, 같은 육체 노동에 종사하면서도 한국인은 주인의 지

에, 국제 이주 노동자는 종의 신분이 되어 민족과 인종에 따라 서열

화되는 것이다. 이주 노동자들이 업무에 숙련되고 오랫동안 일을 해

Page 11: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49

왔다고 해도 한국인과 경쟁하여 리자의 지 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

하다. 이에 따라 한 작업장 내에서도 이주 노동자들의 일은 더욱 힘들

고 더 궂은 쪽으로 기울어진다. 이주 노동자들과 같은 작업장에서 일

하는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 이들은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이다(박노자,

2003). 피부색이 검고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사실은 이들이 일을 하

는 데 있어서도 열등한 존재이며 따라서 한국인과 직능상에서 떨어진

다. 그러므로 한국인보다 더 ‘직능상으로 낮은’일에 종사하는 것이 당

연한 것이다.

노동시간과 임 으로 나타나는 노동조건 상의 차별은 매우 심각한

수 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일주일 평균 61시

간으로 한국인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 47.6시간보다 무려 14시간 정도

길고, 같은 작업장 내 한국인 노동자의 노동시간(54시간)보다 7시간이

나 더 길다. 반면, 이들의 월 은 평균 57만원으로 같은 작업장 내 한

국인 노동자 평균임 87만원의 65% 수 에 불과하다(한국노동연구원,

2001; 국가인권 원회, 2002).

부분의 이주 노동자들은 1일 8시간 근로 규정을 벗어나 12시간에

서 14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조 이라도 더

높은 임 을 받고자 하는 경제 이유에서이다. 열악한 노동 환경과

임 을 견디다 못해 연수지를 이탈하여 미등록 노동자, 즉, 불법 체

류자의 신분이 되면 고용주들은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주 노

동자들이 각종 부당한 우와 차별, 착취에 불만을 토로한다 싶으면,

‘신고해 버리면 그만’이라는 태도로 불법 신분을 하는 것이다. 이

러한 상황에서 이주 노동자들은 임 체불과 산업 재해의 험에 그

로 내몰린다.

내국인 노동자들과 비교하여 낮은 수 의 임 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인 이주 노동자들에 한 임 체불 상황은 심각하다. 평균 체불일수는

50.8일이고 평균 체불액수는 50~80만 원 정도이다. 한 이주 노동자

의 40~60%가 임 체불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 노동

자들의 임 체불 경험여부에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계 불법체류

Page 12: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50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이주 노동자의 61.3%가 경험하 고, 비한국계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도

56.4%가 두 번 이상 경험하 으며 산업기술연수생들의 경우도 11.3%가

임 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임 체불은 불법 체류

이주 노동자 다수가 겪는 악질 인 문제로 부도나 경 악화보다는

이주 노동자의 이직을 방지하겠다는 목 으로 사업주에 의해 악의 으

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설동훈, 1999; 석 호 외, 2003).

월 못 받은 회사는 회사가 아니라 생물, 생선 는 가게. 거기

상 이 오산․평택에도 하나 있었고, 병 에도 하나 있고, 한양 학

교 역 앞에 생물 도매 시장 하나 있었고. 사장이 벌려 놓은 거 보

면 돈이 많았겠는데 지 은 뭐, 도망갔으니 [...] 다 없앴어. 지 은

다 없어졌지. 내 있던 데가 젤 마지막에 없어졌는데 돈도 다 못 받

았어. 국 사람 서이, 조선족 사람 둘, 한국 사람은 트럭 한 톤짜리

가지고 다니면서 장날에 시장 돌아다니면서 하는 사람 차가 석

있었는데 다 돈 못 받았어. 생선 팔았어. 형 마트에서 생선 팔았

지. 힘은 안들었어. 시간이 좀 길어서 그 지 아침 9시부터 녁

10시까지. 11시간 12시간 일하지. 13시간이네. 시간이 길어. 힘은

안든데.. 간에 쉬기도 하고 사람이 많으면 일하고 사람 없으면 쉬

기도 하고 해서. 같이 일 한 사람들도 돈 못 받았어. 한 3개월일

했으니 4백 만 원 정도 못받았지. (황성환(가명), 남/55, 조선족).

거기서 150만 원 다고 했는데 90만 원 못 받고 그냥 나왔어요.

비자 문제 없었어요. 사장님이 돈 있었는데 나쁜 사람이었어요. 외

국 사람이라고 그래서 무시하고. 그 사람 믿을 수 없었어요. 안 믿

게 어요. 자꾸 거짓말해요. 월 이만큼 다고 하고 할 수 없다

고 하고 장사가 잘 안된다고.. 내가 잘 알아요. 한 달에 몇 개 나가

는지 장사가 잘 되는지 안 되는지.. 근데 사장님 자꾸 거짓말해요.

그래서 믿을 수 없어요. (두샤르(가명), 남/26, 스리랑카).

임 체불과 더불어 이주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 되고 있는 것

은 산업재해이다. 명백한 산업재해의 경우에도 다수 회사들이 치료

비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

Page 13: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51

된다. 첫째, 외국인 불법 취업자들은 재해 보상을 해주지 않아도 기업

은 아무런 법 행정 제재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보상을 해주느냐

마느냐는 으로 업주 자신의 개인 ‘양심’에 달려 있다. 둘째, 이들

이 취업한 기업들의 다수가 경 난을 겪고 있는 세기업체이다.

셋째, 이주 노동자는 산재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므로 보상이 실

한 형 재해일수록 회사 측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장님 도망갔어요. 몇 개월 후에 사장님 도망간 거 알았어요.

회사 일 안해요. 사장님 어딨는지 몰라요. 월 도 안주고 퇴직

도 안주고 사장님 도망갔어요. 지 사장님이랑은 연락 안되요.

작년 8월에 다친 다음에 일 못했어요. 산재 보험 받아서 지 까지

병원비 내고 나머지 내야 하는데, 수술 한 번 더 해야 하는데 사장

님 없어졌어요. 처음에는 사장님 병원에 오다가 병원에서 돈 내라

니까 안와요. 병원비 안하면 수술 안해줘요. 다음달(3월) 12일에

해야 하는데 [...] (황하림(가명), 남/30, 베트남).

3) 사회․문화 배제

이주 노동자에 한 사회․문화 배제는 이주 노동자들을 실 으

로 존재하는 사회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 데서 일어난다. 한국인들에게

이주 노동자들은 돈을 벌어 자기 나라로 돌아가면 그만인 사람들의 집

단이며, 때문에 굳이 포용하지도, 할 필요도 없는 존재이다. 게다가 한

국인들은 이주 노동자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건, 이들이 어떠한 문화

․사회 ․정치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하나의 인

종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유명기, 2004). 설혹 이들 사이에 차이가 있

음을 알고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한국 사회에서는 이들을 모두 ‘외국

인 노동자’라는 하나의 집단 유형으로 묶어서 생각하고 있다. 이들 내

부에 각기 다른 정치 ․문화 요소들이 있지만, 한국인들은 이주 노

동자 집단을 구성하는 여러 인종들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차이를 애

써 구별하려 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갖는 이러한 배타 속성은 유

교 가부장제 문화와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로 설명될 수 있다.

가부장 권 는 한국에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사회의 최하층부

Page 14: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52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에 치하도록 만들었다. 박노자(2001)가 지 하듯이, 통 유교 사상이

잔존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육체노동에 한 천시가 뿌리 깊게 자

리 잡고 있다. 이러한 육체 노동의 천시는 힘들고, 험하고 더러워서

한국인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 우리보다 못

사는 미개한 나라에서 온 '야만인'이라고 생각하는 인종 천시로 그

로 이어지고 있다. 이주 노동자의 고용주는 이주 노동자를 단지 '한국

인이 기피하는 일을 기꺼이 수행하는, 값싸고, 말 잘 듣는 인력'으로 생

각하고 있다. 즉, 사용자는 이주 노동자를 내국인 노동자보다 훨씬 낮

은 임 을 주고 작업을 시킬 수 있는 '머슴'과 같은 존재로 당연시하고

있으며, 그들에 한 폭언과 구타, 인종 멸시 등 인간 인 모욕감을

주고 있다. 모든 것이 다른 외국인은 한국 사회의 유교 계층 구조 안

의 범주에도 들지 못하는 집단이다(유명기, 2004).

한편, 자민족 심주의(ethnocentrism)는 외부인을 의심하고 다른 문화

를 자신의 문화에 비추어 평가하면서 외부인을 이방인, 야만인 혹은 도

덕 으로나 정신 으로 열등한 사람으로 간주한다(Giddens, 1993). 즉,

민족주의는 성원들을 단결시키고 자부심을 부여하는 정 인 기능을

갖지만 지나칠 경우 배타 인 성향을 띠게 된다. 단일민족의 신화가 강

할수록, 그리고 우리 스스로에 한 자부심이 강할수록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에 한 차별은 커지게 된다. 민족과 국가와 국 이 등치되는 한

국의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는 ‘우리’와 ‘남’의 구별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

민족과 이민족을 철 히 구별하며 일정한 거리 이상을 유지하려고 노력

한다. 더욱이 한국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주 노동자는 한정된 기간만

있다가 떠날 뜨내기이므로 새로운 연 로 연결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계

속하여 ‘우리 사람’이 될 망도 없는 것이다(유명기, 2004).

이 게 역사 ․구조 배경을 갖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과,

남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 배타 인 사회 분 기는 이주 노동자들

로 하여 다양한 차원의 사회 배제를 당하도록 만든다. 재 한국

사회의 이주 노동자에 한 사회 배제의 메커니즘은 제도나 정책

차원의 규율을 통해 완화되기보다는 오히려 일상 공간, 즉, ‘사회(the

social)' 속에서 구성원들 상호간의 노력으로 해소될 수 있는 가능성을

Page 15: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53

내포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노력들이 구체 인 생활 공간에서 나타나

고 있는데, 그것은 다양한 문화의 공존이라는 형태를 띠는 지역사회 공

동체이다.

5. 사회 배제 극복을 한 하나의 시도: “국경없는 마을”

1) 국경없는 마을의 형성 변화

재 안산은 공단을 심으로 하는 구도시와 단 아 트 단지가

들어선 신도시로 나뉜다. 그 에서 수도권 철 안산역을 심으로

펼쳐져 있는 원곡동 일 는 구도시의 심지이다. 1990년 반 이후

안산에는 앙동과 상록수 등지에 새로운 상권과 신도시가 발달하게

되었다. 원곡동보다 더 살기 좋은 환경이 인근 지역에 조성되고, 생활

수 에 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과거 일자리를 찾아 원곡동에 몰려들

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살기 좋은 환경을 찾아 원곡동을 떠나게 되었다.

1996년 3만 2천 명이던 주민이 2002년에는 1만 8천여 명으로 감소하

다(원곡동사무소 통계; 박천응 편, 2002). 한동안 원곡동은 오토바이 티

켓 다방이 성업을 이룰 정도로 퇴폐 인 슬럼가로 변질되는 기까지

몰리게 되었고, 원곡동 상권은 차 쇠퇴하게 되었다. 자연히 주거지

로서의 가치 한 잃게 되었다.

한편, 1990년 들어 3D 제조업이 쇠퇴하게 되었고 1997년 IMF를 거

치면서 많은 공장들이 부도사태를 맞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세 소

기업들이 모인 반월 공단 공장들이 심각한 인력난을 맞이하게 되었고,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하 다. 한 공장 내 기숙사를 이용하

지 못하게 된 이주 노동자들이 원곡동으로 주거지를 찾아 몰려들게 되

었다. 그 결과 원곡동은 원주민이 떠난 자리를 이주 노동자들로 채우

게 되었다. 안산은 재 국에서 가장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원주민

들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이다. 지난 2002년 말 원곡동 출소 통계에

따르면, 안산에 거주하는 이주 노동자의 수는 21개국 2만 8천 5백여 명

Page 16: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54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인데, 미등록 체류자까지 합하면 그 수는 3만 5천여 명에서 4만여 명으

로 늘어난다. 외국 식당 상 만 해도 80여 개에 이른다.

원곡동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게 되면서 원래 거주하고 있던 원주민들이 차츰 불편을 느

끼기 시작하 다. 외국인을 할 때 이질 인 문화에 한 호기심보다

는 낯섦에 한 두려움이 먼 작용하는데다가, 일상에서 하는 이

주 노동자들은 말을 건네는 이웃이기 보다는 집주변을 시끄럽게 하고

더럽히는 존재 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 으로 이주 노동자들이

증가하면서 이주 노동자와 더불어 살기에의 필요성을 자각하는 한

국인들도 많아지게 되었다. 특히 상인과 부동산업자를 심으로 한 지

역 주민들은 이주 노동자를 원곡동의 상권을 움직이는 주체로 인식하

게 되었고, 동사무소와 공서 등에서도 도시의 치안과 질서 유지 차원

에서 이들을 포용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명백한 거주민으로 인정하기에

이르 다.

이러한 사회․경제 요구가 지역 사회에서 증가하게 되자, 지

난 1999년부터 원곡동의 특성을 살려 이 일 를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동체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게 되었다. 계기가 된 것

은 정부에서 실시한 ‘쓰 기 종량제' 다. 이 제도를 모르고 있던 이주

노동자들은 쓰 기를 길가나 집 주변에 함부로 내놓았는데, 이것이 주

민들과 갈등을 심화시킨 요인이 되었다. 그리하여 안산외국인노동자센

터에서는 주민들과 련 행정 기 에 ‘주민들과 이주 노동자가 함께하

는 마을 청소'를 제안하게 되었고, 이를 주민들이 받아들임으로써 매주

토요일 오 에 이주 노동자들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마을청소가 진행되

었다. 원주민들은 이주 노동자들과 직 만나는 자리를 통해 이들에

한 이해와 심의 폭을 넓히게 되었으며,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에 거

주하는 동안 필요한 정보와 함께 살기의 규율 등을 배우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2002년 1월에는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원곡동 주민자치

원회'를 심으로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가 주 하고 원곡본동사무소

가 지원하는 형태의 ‘국경 없는 마을 원곡동 추진 원회’가 구성되었다.

Page 17: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55

“국경 없는 마을” 만들기가 본격 으로 실천된 것이다. 이 “국경없는

마을”은 이주 노동자들에 한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고 지역 사회의

통합과 소수자 문화 정체성 확보를 그 목 으로 하고 있다(박천응,

2002). 원주민과 이주 노동자들의 각기 다른 동기와 이해를 가지고 출

발한 “국경 없는 마을”은 재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타 의 과정을 거

치면서 변화하고 있다.

2) 차별과 배제의 경험: 갈등과 응

“국경 없는 마을”은 그 지역 특성으로 인하여 이주 노동자의 유입

과 유출이 매우 활발한 곳이다. 특히 한국 생활과 문화에 한 응의

요구는 “국경 없는 마을”로의 유입을,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경제 요구

는 “국경 없는 마을”로부터의 과감한 유출을 발생시킨다. 즉, 이주 노

동자들은 한국 사회 유입 후 경험했던 갈등과 사회 배제를 극복함으

로써 보다 안정 인 한국 생활을 하기 하여 "국경 없는 마을"을 찾는

것이다.

가장 먼 , 이주 노동자들은 공항에 내려서는 그 순간부터 배타 인

공간으로 편입된다. ‘단일민족’인 한국인과는 국 과 민족,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스리랑카든 방 라데시든 인도네

시아든 그 구별은 필요하지 않다. 입국하는 순간부터 ‘문제를 일으키

지 않고’ 연수지로 데려가야 하는 상일 뿐이다. 그와 동시에 여권과

비자는 압수된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비행장 안에서 비자 확인 받고 연수생

확인하고 나와서 바깥에 나왔는데 원래 사장님이 마 나오기로 했

는데 사장님이 아니 나오고 법무부란 사람이 와서 신분증 달고 양

복 입은 사람... 명함 보여주고 그러 요. 우리를 보고 여권이랑 비

자를 다 달래요. 그래, 우리는 수 없다고 했어요. 우리 그 때 5

명 왔는데요, 한족들 3명, 조선족 2명 같이 왔는데, 그 때 당시에는

말 못합디다. 내가 한국말로 한민국 사람들이 국에 와서 여권

뺏은 없다, 왜 달라고 하냐고 하니까 안주면 다시 그 자리에서

Page 18: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56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되돌려 보낸다네요. 그래 우리는 어떻게 해요. 할 수 없이 줬죠.

(이 호(가명), 남/37, 조선족).

일이 고되고 월 은 강제로 송 되며 거주지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연수지에서 견뎌내는 이주 노동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여권과 비자를

돌려 받을 생각도 할 수 없어 그 로 몸만 도망쳐 나오기 일쑤다. 안산

노동자센터에 도움을 청하러 온 사람들 에는 여권과 비자를 소지하

지 않은 사람이 많다. 한국 사회에서 여권과 비자 없이 거리를 돌아다

니는 동남아인들은 불법 체류자로 간주되어 그 로 경찰이나 출입국

리소로 강제 이송된다. 용 단속망을 피했다고 하더라도 여권이나

비자가 없으니 다시 취직하기도 어렵다. 여권 미소지는 임 체불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건강은.. 뭐 괜찮아요. 그 후에부터 용역 사장이 돈 안주고 질질

끌고. 못 받은 돈 있어요 18만 5천 원 있어요. 한 주 후에 다 해

놓고 두 달 지나도 안줘요. 그래서 싸울라고 그 사무실 갔는데, 경

찰이 온 요. 그래 (여권이 없어 잡 가면 안되니까) 창문에서 뛰어

내렸어요. 내 아무것도 없는데 경찰이 온다니까.. 합법도 아니고 불

법인데 어떻게 해요. 2층에서 뛰어 내렸는데 돈도 못 받고 다리 다

쳤어요. 부러졌는데 내 새 바지를 잘라가지고 세 번 동여매고

서울로 갔어요. 병원 안가고. 계속 일하니까 여기서 물이 솟아납디

다. 다리에서. 그래 병원 어떻게 가요. 아직도 아 요. 감각이 없

어. (다리 보여주며) 가 이리 올라와 있어서 자꾸 발이 시려요. 아

이고, 힘든 일 왜 못해요. 하자면 하지. 사람이 못하는 일이 어딨어

요. 하자면 다 하지. 그래갖고 일 했어요. 일 할 때는 정신 팔려서

그 때는 아 것도 모르겠던데요. 거 어쩌겠어요. 다 내 돈 나가는

데.. 치료비 다 내 돈 나가는 거인데. (이 호(가명), 남/37, 조선족).

그리하여 한국에 한 인식은 한국 생활이 길어질수록 나빠지기 마

련이다. 이들이 주로 경험하는 갈등은 ‘가난한 나라에서 온 미개인’이

라는 한국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비롯되는 것이다. 입국 기 경험하

는 이질 인 문화, 음식, 생활 습 등은 체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당

Page 19: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57

부분 완화되나, 처음 입국하여 받은 ‘함부로 함’의 경험은 한국에 체

류하고 있는 기간에 계없이 넘어서지 못할 장벽으로 작용한다. 방

라데시 출신의 한 이주 노동자의 경험은 일상에서 맞부딪치는 한국인

의 편견에 그 로 노출된 이주 노동자의 형을 보여 다.

지하철 같은 데서 같이 앉았다가 외국 사람 있는 거 보고 가면 기

분 나빠요. 신기하게 이상하게 쳐다보고... 그러면 진짜 기분 나빠

요. 우리가 잘못한 거 어딨어요. 우리도 여기서 외국 사람이지만

여기서 일하면, 나쁜 일 아니잖아요. 그런 경험 있어요. 같이 앉았

다가 갑자기 나 보고 다른 사람 보고 딱 다른 데 가는 거... 그러면

창피하고 기분도 안 좋고 마음 아 요. 여기 우리 외국 사람들 나

쁜 사람도 물론 있지만 좋은 사람도 많아요. 여기 나온 사람들 공

부도 잘 하고 집에서도 잘 사는 사람인데 여기서 그 게 나쁘게 생

각하면 어떻게 해요. 한국사람 그러는 거 이해하긴 하는데... 공부

안하는 사람들이 그러면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런데 공부 하는 사람

들이, 그 사람들이 그 게 뭐라 그러면 이해할 수 없어요. 진짜 마

음 아 요. 기분 나빠요. 나 잘못한 거 없는데 같은 사람인데 제가

잘못한 거 뭐 있어요? 나도 사람이에요. 피부 까만색, 한국 사람은

하얀색 그거는 정말 이해가 안가요. 그런 거 가지고 그러면...

[...] 어떤 아 씨가 나 보고 “야” 그래요. “야” 그러니 내가 딱 알

잖아요. 외국 사람 나밖에 없는데.. 아 씨가 “야, 어디서 왔어?

어느 나라서 왔어?” 그래요. 진짜, 버스 안에는 아 씨들도 많고

아 마들도 많고 아가씨들도 많은데. 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가 뒤에 있다가 앞으로 자리 옮겼어요. 그랬더니 아 씨가 나 따라

왔어요. 한 40넘은 사람이에요. 60은 안 어요. 보기에 술은 먹긴

먹었는데 많이는 안 먹은 거 같아요. 술은 안 취했어요. 어떤 사람

한테 이야기 하고 싶으면.. “야” 그러면 아, 이거 뭐야 이 게 생각

해요. 반말하니까... 그래서 “ 한테 물어보는 거에요?” 했어요. 그

랬더니 “그래, 한테 물어보는 거야” 해요. “집에 안가? 빨리 가”

그 때는 답이 안 나와요. 열 받어요. “지 어디 가는 거야?”

“집에 가는 길이에요” “집 어디야? 그래? 빨리 가!” “네, 아 씨, 지

Page 20: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58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가는 길이에요” 했더니 아 씨가 조 있다가 “고향 어디야?”

그래서 “내가 사는 데가 고향이에요” 그러고 말았어요.

어떤 사람, 같이 일하는 사람, 아 씨가 60살 넘었어요. 나한

테 뭐라고 그러냐면 “라만(가명), 네 나라 뜨거운 물 나와?" 그래

요. 나 맨날 샤워하는데. "니네 나라 어떻게 뜨거운 물 나와? 니네

나라 돈 없잖아” 그래요. 그런 거 왜 물어 요. 그 아 씨랑 별로

사이 안 좋아요. 이상한 아 씨에요. 같은 일 하는 한국 사람 아

씨에요. 같은 일 하면서. (라만(가명), 남/33, 방 라데시).

그러나 이주 노동자 부분은 자신의 노력과 성취로 보다 높은 사회

지 와 신분의 상승을 꿈꾸는 존재이다. 이들의 고국에서의 사회경

제 지 는 상 으로 높은 편이다. 체로 고등 교육을 받았으며,

어 구사 능력이 높다. 한 한국으로 들어오기 해서는 로커 비

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한국에 올 수 있는 부분의 이주 노동자들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상층 이상의 경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

서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겪는 차별에 해 인격 으로 상처를 받으며,

자존심이 강한 경우 스스로가 한국사회를 배제시켜버리는 ‘배제의 배

제’를 낳는 방식으로 응하는 성향이 있다. 를 들어, 같이 일하는

한국인들의 학력이 자신보다 낮을 때, 어로 말하지 못하는 다수의

한국인들을 만날 때 이주 노동자들은 내면에서 자신을 이들의 우 에

치시키는 것이다. 가족 계와 같은 아주 사 이고 친 한 계

만 유지하고 자신이 속한 모든 공동체, 심지어는 모국인들과의 교류마

삼가는 등 단 된 채 스스로를 끊임없이 고립, 배제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한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로 살아가더라도 자존심과 정

체성을 잃지 않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결국 한국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들에게 행해지는 사회 배제의 메커

니즘은 법 ․제도 차원과 경제 차원, 그리고 사회․문화 차원이

복합 으로 작용하며, 이는 기본 으로 불평등한 계약 계에 기 한 것

이다.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으로의 유입과 동시에 자신들이 가진 민족

․인종 특성으로 인하여 사회․문화 배제의 상이 된다. 여기

Page 21: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59

에 한국의 이주 노동자 련 법제와 정책은 그 내부에 산업 연수생에

한 노동 착취와 미등록 체류자 신분을 양산하도록 하는 모순을 내포하

고 있으며, 산업연수생 혹은 미등록 노동자 신분은 이주 노동자들이 고

용주와 맺는 불평등한 고용 계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불평등한 계약

조건은 고용주의 허락 없이는 작업장의 이동뿐만 아니라 불가피한 잠정

귀국까지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참여 찰 에 만난 한 키스탄 노

동자의 이야기는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이다. 그는 고향에 있는

아내가 독하다는 연락을 받아 귀국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

장이 취업 당시 압수한 여권을 내주지 않아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본국 휴가에 들어가면 바로 고용 계약이 말살되고, 그러면 산업 연수생

고용 업체로 지정받기 해 소기업 동조합 앙회 련 기 에

지불했던 비용을 받을 수 없으므로 월 도 수 없으며 더욱이 여권은

내 수 없다는 것이 고용주의 주장이다.

이 게 일상과 작업장에서 피부색이 까맣다는 이유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배제의 상이 되는 이주 노동자들은 나름 로의 응

방안을 강구한다. 그러나 그것은 소극 응에 지나지 않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체념의 내면화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배제당하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 세계 어디를 가든 좋은 사

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다는 방식으로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한국 사람 베트남 사람 같애요. 좋은 사람 있고 나쁜 사람 있

고 다 그래요. 나쁜 사람 만난 있어요. 아 씨. 술 많이 먹고

소리 지르고 괴롭 요, 때리지는 않았는데 말로 괴롭 요, 욕하고...

힘든 거 없어요. 조 힘들었는데요. 돈 버는 거 생각하면. 괜찮아

요. 참을 수 있어요. 아 씨들 욕 많이 해요. 베트남 사람도 욕하

는 사람 있어요. 욕 있어요. 다 같애요. (황하림(가명), 남/30, 베트남).

지 은 한국 사람.. 좋다고 말 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 사람 죽었

어요. 그 게 만들었어요. 좋은 사람 있고, 나쁜 사람 있어요. 그

게만 말할 수 있어요. 다 좋은 사람도 아니고 다 나쁜 사람도 아

Page 22: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60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니고... 나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다 같아요... 그 게만

말해요. (두샤르(가명), 남/26, 스리랑카).

어쩔 수 없어요.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하게 태어나서 한국에 왔

으니 어쩔 수 없어요. 우리는 한국 사람 아니니까 어쩔 수 없어요.

(라만(가명), 남/33, 방 라데시).

둘째,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 문화에 한 나름의 비 을 통하여 자존

심을 충족시키며 자기 민족과 문화에 한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

한국말을 일부러 못 알아듣는 척 한다거나, 한국인이 알아듣지 못하는

어로 화를 시도하는 등 학력과 언어에 한 우월감을 표 함으로

서 스스로의 응 양식을 개발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인에 한 불신의 강화이다. 이주 노동자들은 한

국인을 믿지 않는다. 사업장에서 만난 사업주들은 이주 노동자들과 한

임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고, 동료들은 허풍을 떨면서 약 을 물고 늘

어지며 강자 행세를 하는 사람이다. 때로 한국에서의 갈등의 경험과

불신은 한국과 한국인에 한 감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안살아요. 인도네시아 가고 싶어요. 인도네시아에 한

국 공장 사장님 많이 있어. 사장님 인도네시아랑 한국 왔다갔다 하

면서 일해. 사장님이 나쁜 말 하면 그러면 마음 안좋아. 그래서 만

약에 나 에 한국 사장님 인도네시아 오면 내가 그럴 거야. 야! 사

장님 나 옛날에 코리아에서 새X야 했던 사람이야. 인도네시아 안

돼! 한국 가! 그럴 거야. (해리(가명), 남/32, 인도네시아).

연구자는 심층 면 을 시도한 한 방 라데시 남성 노동자로부터 거

을 당한 일이 있었다. 에 한 친구가 방송사에서 나왔다고 하면

서 도와주겠다고 해서 인터뷰에 응했는데, 그 다음날로 출입국 리소

직원이 와서 잡아간 것을 본 이후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게 된 것

이 그 이유라고 했다. 결국 이주 노동자들에 한 차별과 착취, 그리고

불합리한 우들은 한국인에 한 이주 노동자들의 불신과 역으로의

배제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Page 23: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61

이주 후 경험하는 한국 사회에서의 차별과 배제에 이주 노동자들이

응하는 방식은 직장에서의 이탈,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한 불신,

그리고 보다 나은 환경을 찾는 모색이다. “국경 없는 마을”은 세 번째

의 경우에 해당한다.

3) ‘원곡동에서 살아가기’ 혹은 ‘국경 없는 마을 만들기’

한국 사회 구조가 이주 노동자들의 유입과 동시에 사회 배제의 메

커니즘을 작동시키는 한편, 구체 인 시공간에서는 이주민들과 원주민

들 사이에 새로운 계가 형성되고 다양한 수 에서의 상호작용이 이

루어진다. 이주민들로 형성된 도시 외곽의 ‘게토’는 이러한 과정에서

얻어진 하나의 산물이다. “국경 없는 마을”은 구성원이나 들고 나는

수 에 있어서 게토보다는 개방 이고 그 경계가 불분명 하지만, 안산

시 내에서 원곡동의 공간 경계는 매우 뚜렷하다. 그 다면 그 가시

이고 공간 인 경계를 허무는 것은 구성원들의 몫인 바, “국경 없는

마을” 자체 내의 원동력으로 가능할 것이다. 이것은 결국 ‘공동체

(community)’의 가능성으로써, 이주 노동자들이 형성하는 다민족․다

인종․다문화 공동체가 사회 배제 메커니즘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의

문제이다.

가. 일상과 일탈

이주 노동자들은 평균 12시간이 넘는 공장에서의 고된 노동으로 인

해 평일에는 TV 조 보다가 자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국경 없는 마을”은 하루의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자신의 나라 말로 잠

시나마 화를 나 수 있는 곳, 배타 인 한국 사회에서 그나마 이주

노동자인 자신들의 신분을 끌어 안아 주는 곳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

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심리 안은 “국경 없는 마을”의 이주 노동자

들을 비롯한 코시안들의 공통의 경험이다.

안산에 외국인들 도와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왔어요. 결혼 하고

첫 애 가지기 에 왔죠. 남편 친구들도 많이 와 있었고, 여기가

외국인들이 살기 괜찮다고들 많이 말하니까요. 처음에는 이웃 사

Page 24: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62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람들하고 말도 안하고 그랬는데 애기가 생기고 그러니까 아 마들

이 아는 척도 해 주고 여기 코시안 집 와서 나 같은 엄마들도 만나

고 그러니까 괜찮아요. (이선희(가명), 코시안 부부, 98년 이주).

퇴근 길에 장을 보다가 마주치는 동료들, 친구들과 잠시 화를 나

는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은 “국경 없는 마을”의 상 앞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고국의 물건을 살 수 있는 상 에는 신문이나 잡

지를 펴 들고 선 채로 화를 나 는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나는 길에 외국인노동자센터에 들러 얼굴을 익힌 직원들에

게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친구들의 안부와 소식을 묻기도 한다. 처음

보는 얼굴이 있으면 한국어로 조심스럽게 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몇 살이에요? 궁 해요. 몇 살이에요? 학생이에요? 이름이 뭐에

요? 네, 이름 멋있어요. 는 쿤이에요. 방 라데시에서 왔어요.

나 비자 있어요. 나 나쁜 사람 아니에요. (쿤(가명), 28, 방 라데시).

통성명을 하자마자 묻지도 않은 말에 비자가 있다고, 나쁜 사람 아니

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은 한국 사회를 반 하는

하나의 거울일 것이다.

주말이 되면 “국경 없는 마을”은 더욱 활기를 띤다. 원곡동에 살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원곡동을 거쳐나가 지 은 다른 곳에

서 공장에 다니고 살고 있다 하더라도 주말이 되면 어김없이 “국경 없

는 마을”과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찾는다. 친구들이 모여있기 때문

이다. 센터를 통해 자신들의 지 가 걸린 한국의 이주 노동자 련 법

안 황에 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쉼터를 이용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사정

은 이와는 좀 달랐다. 이들은 취직도 할 수 없고 길거리를 함부로 나다

니기 힘들기 때문에 하루 종일 동선은 센터 주변에서 멀리가지 않았다.

직장에 다닐 때 하루 평균 13~4시간씩 일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 시

간만큼을 잠자는 데 쏟아 붓는다. 10시가 되면 다른 하루의 투쟁을

결의하고 바깥 세상의 정보를 얻는다. 쉼터에서 마련한 심 식사를

하고 나면 잠을 자거나 인근의 PC 방에 가서 하루를 보낸다. 비교

Page 25: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63

한국말이 유창한 이주 노동자들은 각종 언론사 기자, 논문 쓰러 오는

학생, 사활동 나오는 단체의 상이 되어 인터뷰에 응해주고 사 활

동의 상이 되어 다. 녁이 되면 같은 나라 출신별로 모여 추렴을

하고, 그 돈으로 녁 식사를 각자 비한다. 식사 신 수퍼마켓에 가

서 구입한 값싼 양주와 안주로 녁을 때우는 경우도 많았다. 답답한

실을 잠시나마 잊고 술을 마시며 고향의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의 처

지를 달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는 원래 다섯 명인데 8시 넘으면 다 들어와요. 7시 8시 넘으

면 다 들어와요. 같이 녁 먹고.. 8시 반에 일어나요. 할 것 없잖아

요. 옛날에는 계속 농성하니까 8시에 일어나서 씻고 밥먹고 10시

에 3층에 부 다 모여야 해요. 다 모여서 데모하고 그랬는데 운동

하고.. 그때는 사람이 많았어요. 90명.. 지 은 40명 정도 있어요.

사람이 무 많이 있으니까 그 떄는 단속도 심하게 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농성하고 그랬는데.. 지 은 많이 나갔고.. 일요일 되면 명동

가서 집회하고.. 일요일 되면 오고.. 방송국에서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바빴어요. MBC, KBS... 계속 카메라가 와서 정신없었어요,

인터뷰 해 주느라고.. 이제는 다 쉬고 할 게 없잖아요. 친구가 와서

사무실에서 일 보면 도와주고 남은 시간 친구들이랑 같이 이야기하

고 다섯 명 다 있을 때는 게임, 포카하고, 3층에 가서 탁구하고. (라

만(가명), 남/33, 방 라데시).

지 은 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다 따로따로 해 먹어요. 돈

모아서 음식 해서 먹고.. 이제는 각자 알아서 해 먹어요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지 은 일하는 사람 없으니까.. 돈이 없으니까.. 방

라 사람들 방 라 음식하고..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음식하고.. 어

떤 사람들은 음식 안하고 여기서 조 기서 조 .. 먹고.. 그러기

도 해요. (산투(가명), 남/22, 스리랑카).

실제로 이주 노동자들 에는 비자가 있어도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꽤 존재한다. 장시간 노동이 무 고되고 노동 강도가 높은 일을 배겨

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 정도 일을 나가다 말다 하는 생활이 반

Page 26: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64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복되면서 기약 없는 미래를 술로 달래는 일도 많고, 이 때문에 경찰들

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는 날도 있다. 심한 경우는 정신 질환을 앓

기도 한다. 약국에서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수면제와 안정제 등을

사다 먹는 것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물론 이런 일들은 “국

경 없는 마을”뿐만 아니라, 그리고 이주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어디서

든 어느 계층의 사람에게서든 볼 수 있는 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

명한 것은 이주 노동자들의 일탈이라는 것이 시시때때로 바 는 한국

의 이주 노동자 련 법․제도와 그에 따른 사회 배제의 한 결과라는

이다.

나. 한국인과의 사회 계

일자리를 찾아 안산으로 온 이주 노동자들은 원곡동의 고시원이나

쪽방에서 같은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거주한다. 부분 월세인데,

이주 노동자들이 세 을 마련할 만한 목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셋

집을 내주는 집주인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주 노동자들 한 한국인

집주인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한 달 월세가 게는 10만원에서 많이는

30만원에 이르는 등 월 의 반 가까이 차지하더라도 월세를 감수한

다. 이주 노동자 기 에서 보면 일종의 합리 선택인 것이다. 이러한

상호간의 불신은 원주민과 이주민이 만나는 곳이면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다. “국경 없는 마을”에 있는 커다란 수퍼마켓을 비롯한 상 들

은 원주민과 이주민 간의 불신의 벽을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단면이다.

“국경 없는 거리”에 치한 한국인이 운 하는 상 은 부분 감시 카

메라를 설치하고 있고, 외국인이 소지한 커다란 가방은 카운터에 맡겨

놓고 들어갈 수 있도록 철 한 보안을 하고 있다. 상 주인들은 한

에 외국인인지 아닌지를 식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단속이

시작되어 장사가 안된다고 한숨을 내짓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

로 하면서도 완 히 믿지 못하는 상태는 “국경 없는 마을”의 불안정한

계를 상징한다.

기본 으로 이주 노동자들이 한국인에 해 불신을 갖게 된 데에는

빈번한 임 체불과 산재를 당한 노동자에 한 처우가 가장 큰 요인을

Page 27: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65

차지한다. 때문에 이주 노동자들의 인상에 그려지는 한국인 사장님의

모습은 일자리를 주는 고마운 사람임과 동시에 일을 시켜놓고도 월

을 주지 않는 나쁜 사람인 것이다. 결국 이주 노동자들에 한 차별과

착취, 그리고 불합리한 우들은 한국인에 한 이주 노동자들의 불신

과 역으로의 배제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국경 없는 마을”에서 만난 이주 노동자들은 부분 한국이 좋아서

왔다고 답한다. 아시아에서 한국이 잘 사는 나라라서 좋다고 한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좋은 성 을 올린 일을 두고 자기 일처럼 좋아한다.

자기 나라는 그 게 못하는데 같은 아시아 나라인 한국이 그 게 잘 해

주니 얼마나 좋으냐는 것이다. 한국에서 돈 벌어서 고향으로 보낼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힘들지만 돈 버는 생각을 하면 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 사람들은 어떠냐고 묻는 질문에 한 답변은 조

다르다.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고, 어딜가나 사람은 다 같

다는, 다소 체념 인 반응을 보인다.

때로는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인들의 생각을 정확히 듣고 싶어 한다.

한국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즉,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비

롯해서 많은 자원 사자들, 자신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한국

사람들, “국경 없는 마을”에 와서 겪은 일 등은 이주 노동자 스스로가

한국인에 한 상을 정립해 나가는 구체 인 경험이 된다.

잠깐, 하나 물어 도 되요? 확실히 얘기해요. 미국 사람 보고

은 여자들이나 한국 아가씨들 어떻게 생각해요? 외국 사람 보고 어

떻게 생각해요? 좋은 생각해요, 아니면 우리 나라에서 빨리 갔으면

좋겠다.. 그 게 생각해요? 내가 앞에서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솔직

하게..

한국 여자들이랑 결혼하고 싶은 생각.. 그거 보다는 지 .. 한국

에서 외국 사람 얘기 많이 나오잖아요. 테 비에도 많이 나오고 불

법이라는 말도 많이 하고... 한국에 노는 사람 많잖아요., 일자리 없

어서.. 그래서 궁 해서 물어보는 거에요. 한국 사람들 우리를 나

쁘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궁 해요. 근데 우리는 같이 사는 친구

Page 28: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66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들,,, 어디서 왔다.. 한국 사람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 다 좋아해요.

근데 한국 사람들은..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요.

우리는 철타잖아요., 여러 가지 사람 많이 타요. 어떤 사람들은

에 와서 얘기도 하고 싶어하고 그래요. 아 이것도 녹음해요? 하

지 말아요. (라만(가명) 남/33, 방 라데시).

한국 친구 없어요. 안 만들어요. 한국 사람 친구 필요 없어요.

한국 사람 안 좋아요. 싫어하는 거는 아닌데 말도 잘 못하고 그러

니까... 아는 사람이지 친구는 아니에요. 마음 드러낼 필요도 없고.

친구 생각 먼 못해요. 한국 사람 내 마음 같애야 친구 하는데

나 친구 없어요. 친구 아니에요. 내 마음이 아직까지 그런 사람 없

었어요. (로니(가명), 남/31, 방 라데시).

나. 코시안의 집

안산에는 이주 노동자들의 수가 많은 만큼 한국인과 결혼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결혼을 했더라도 비

슷한 처지의 외국인이 많은 곳에 사는 것이 심리 으로 편하다는 이유

로 “국경 없는 마을”을 찾는다. 한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 로 이주

를 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경우는 개인 인 차원에서의 필요로 인해

“국경 없는 마을”과 ‘코시안의 집’을 이용한다.

몽골과 구소련 지역 출신의 한인 3세들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이주

형태를 많이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이 “국경 없는 마을”에서 계를 맺

는 것은 주로 아이들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진다. ‘코시안의 집’은 그러

한 계가 형성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코시안의 집’을 이용하는 몽골

가정은 부분 거주지가 시화이고 일터도 시화공단에 집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육 지원에 한 요구와 아이들의 학교 교육 문

제5) 등을 이유로 지속 으로 “국경 없는 마을”과 계를 맺는다. 이들

5) 아직까지 이주 노동자 가정의 자녀들을 한 학교 교육은 제도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들에 한 책도 거의 무한 상태이다. 그러나 안

산시의 경우, 증가하는 이주 노동자 아동과 이들의 교육 요구로 몇몇 학교에

서 학교장의 재량에 의하여 정원 외 입학을 허용하는 제한 인 형태로 코시안

Page 29: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67

은 “국경 없는 마을”거주민에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겨우 등학

교에 들어갈 만한 ․유아의 아이들이 부분인 다른 코시안 가정에

비하여 몽골 아이들은 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그 분포가 다양

하다. 몽골인들은 한국인과 거의 외모 상으로 차이가 없고, 아이들도

어릴 부터 이주를 해 와서 그런지 한국 생활에 한 응력이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아직 이주 노동자 가정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법 ․제도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은 이들 이주 노동

자 가정에게 하나의 걱정거리이다.

‘코시안의 집’은 무엇보다도 코시안 가정에게 필요한 곳이기는 하지

만 그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담보해 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산모와

아가들에게 산후 조리 육아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을 하지만 그 수가

더 많아지면서 무조건 인 지원이 힘들어졌다. 미취학 아동들에

게는 탁아와 유치원의 두 가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자원 사

자들이 있긴 하지만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는 코시안으로서의 정체성와 유 감을 발 시킬 수 있는 공간이긴 하

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각 성장 단계에 필요한 심과 교육을 쏟을 수는

없다. 코시안이 많아지면서 ‘코시안의 집’에 한 코시안들의 필요와

사회 요구 한 높아졌지만 그를 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과 구축되

어야 할 제조건들 한 엄청나게 늘어가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다. 연속성과 불연속성

앞서도 언 했듯이, 이주 노동자들은 더 나은 일자리가 있다면 언제

든 어디로든 떠날 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일자

리가 생기면 “국경 없는 마을”을 떠나 한국 사회에서 다른 지역으로

는 제3국으로 이동한다. 더 나은 삶을 해서는 이주민이나 원주민이

나 언제나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이다. 국 을 바꾸고 한국인으로

귀화하는 것도 마음처럼 쉽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의 경험을 토 로 제3

국으로 이주하거나, 본국으로 귀환하는 경우에는 더욱 더 그 다. 그

아이들의 학교 교육을 허락하고 있다.

Page 30: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68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것은 아직까지 이주 노동자에 해 배타 인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되

는 것에 두려움과 여러 한국인들이 보여 호의 등의 다양한 경험에 기

인한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국경 없는 마을”의 미래는 매우 다양하다.

국경 없는 마을 좋지. 외국인들 많이 사니까. 다 합심해서. 자

기네들 생활 습 로 많이 사먹을 수 있고 해 먹을 수 있고 한국

인들 하고도 자주 만날 수 있고 얘기도 많이 할 수도 있고, 좋아.

외국인들만 모여 사는 마을 아니고 한국 사람들이랑 같이 사는 게

더 낫지 않갔어? 근데 한국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 같아. (황

성환(가명), 남/55, 조선족).

국경 없는 마을 목사님 훌륭해요. 여기 토요일날 아침에 마을

청소 몇 번 해봤어요. 같이. 그 때 한국 사람 많이 나왔어요. 그

때 같이 얘기하고... 그 사람들은 잘 해 줘요. 마음 좋아요. 도

한국에 와서 순복음교회 도움 많이 받았어요. 여기서 많이 배웠어

요. 는 이제 다른 나라... 캐나다 같은 나라 가서 교회 다니면서

일하고 싶어요. (앤디(가명), 남/33, 인도네시아).

한국에서 안 살아요. 인도네시아 가고 싶어요. 인도네시아에 있

는 한국 공장 사장님 많아. 왜 생각 하냐면... 사장님 인도네시아

한국 왔다갔다... 우리 나라 나쁜 말 만약에 새끼야 그러면 마음 안

좋아. 그래서 커뮤니티 비트 피 앤 피 , 올 일리걸 피 , 만약

에 나 에 사장님 인도네시아, 야 사장님 나 옛날에 코리아에서 새

끼야 이 게 얘기하면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 안돼! 한국 가!

그럴 거야. 나 인터뷰 재 어요? (해리(가명), 남/32, 인도네시아).

여기에 한 동사무소 직원과의 화는 “국경 없는 마을”이 막연한 기

와 희망 는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을 변해 다. 공무

원들은 아직도 “국경 없는 마을”을 하나의 실체라기보다는 행정 업무

상 담당해야 하는 지역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으

로 주고, 통제가 필요하면 통제를 한다는 식이다. 물론 직원 한 사람의

생각을 일반화할 수 없겠지만, 그 동안 “국경 없는 마을”이 왜 민간의

Page 31: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69

주도로, 지역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발 할 수 있었는가에 한 답변으

로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경 없는 마을”은 실 속에 여 히 존재하는

공간이자 하나의 사회이다. 그 사회는 들고 남이 계속되는 과정이 있

는 한,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들이 맺는 사회 계 한

변화하는 한 함께 변화하고 발 할 것이다. 불연속성과 연속성의

반복, 그것이 “국경 없는 마을”이 가진 역동성이다.

6. 맺는 말

세계 으로 1년에 1억 이상의 인구가 모국을 떠나 국경을 넘는데,

이 6천 3백만 정도가 경제 이유에 의한 노동력의 이주이다. ILO

통계(2004)에 따르면 ‘보호소 수용자와 난민을 제외하고 자기 나라가

아닌 장소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되는 세계 인 ‘이

주 노동자’는 3천 6백만 명에서 4천 2백만 명에 이른다. 부양가족까지

추가한다면 체 이주 노동자는 8천만 명에서 9천 7백만 명까지 늘어

난다. 특히 이주가 보편화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개

발국 출신의 이주 노동자들은 자신과 가족의 생존권을 해 끊임없이

이주를 감행하는 존재이자, 세계화 시 의 ‘경제 난민(refugees)'이다.

한 세계화가 속도로 진행되는 국제 경제 구조 하에서 주류 시장경

제에서 배제되고, 본국의 노동시장에서도 배제된 자이자 이주 사회에서

한 배제된 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은 생활 환경을 찾아서,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 자신과 가족

들의 보다 나은 삶을 찾아서 이동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이주 노동자들은 언제든지 다른 이주를 할 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

이다. 한국은 그들이 거쳐 가는 하나의 나라일 뿐이다. 그동안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 사회의 법 ․제도 미흡함과 더불어 다차원 으로

작동하는 사회 배제 메커니즘에 그 로 노출되는 상으로서만 인식

되었다. 그것은 인권침해, 노동착취, 범죄 등의 모습으로 언론 매체

Page 32: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70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를 통해 표 되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이주 노동자 집단을 지 않은 수의 사회 구성원

으로 받아들이게 된 안산시 “국경 없는 마을”은 하나의 함께 살기 운동

차원이 아니라 이미 실재로서 존재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일부분이었

다. 다양한 민족과 국 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필요

와 요구에 의해서 유입되고 유출됨이 반복되고 있는 공동체 내에서

원주민과 이주민이 형성하는 사회 계는 한국 사회에서 다차원 으

로 작동하는 이주 노동자에 한 사회 배제 메커니즘에 한 직․간

인 반응이며 때로는 소극 이지만 때로는 극 인 응이기도 하

다. 이주 노동자들에게 “국경 없는 마을”은 정서 인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곳, 즉, 친구를 만날 수 있고, 노동 장에서 받은 스트 스를 해

소할 수 있으며, 자신과 처지가 같은 사람들과 동류 의식을 형성하는

상호작용의 장(場)이다. 그것은 각자의 차이를 지켜나가면서도 서로가

그 차이를 공감 으로 이해한다는 에서 가치의 다양화, 이질 문화의

공존, 소수자의 권리 주장에 한 배려를 가능 한다.

‘주민등록 없는 거주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받아들이는 "국경 없는

마을"은 구성원들 간에 공감 를 형성했다는 에서, 다양한 배경의 민

족 집단이 모여 있다는 에서, 그리고 이 곳을 찾는 이주 노동자들에

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만들어주고, 행 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다는 에서 여타 이민족 집단 거주지와 구별

된다. 결국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이 지역 공동체는 공간의 분화와 주

변화, 그리고 게토화의 부정 측면과 함께, 민족 ․문화 다양성의

표출이라는 정 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역동 인 장(場)이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과제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국경 없는 마

을"이 수용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의 수는 4만 여 명이고, 그들 부

분이 체류 기한을 넘긴 미등록 체류자, 혹은 불법 체류 노동자의 신분

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신분은 많은 이주 노동자들을 열악한 노동 조

건과 생활 조건으로 고통 받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

을 한 국제 기 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Page 33: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71

부분 무시된다. 세계 으로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 자신

과 가족들의 인간다운 삶을 해 집과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고 있고,

이러한 이주는 더 세계 인 차원으로 확 되고 있다. 많은 나라

들이 이주민에 한 포용과 정책에 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더

확 되고 지속 인 과정으로 나타나는 세계화와 이주 노동자를 둘러싼

내․외 상황은 결국에 가서는 제도 차원의 보강장치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 차원의 응은 쉽지 않은데, 그것은 사회 배제의 극

복이 일종의 통합(integration)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

의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며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통합 정

책의 딜 마는 범죄와 인종 문제, 시민권 문제와 연 되어 있다. 아마

도 규범 측면에서 성공 인 통합은 아마도 가장 기 인 인권의 법

보호에 기반하여 인종주의와 외국인 오증을 얼마나 성공 으로 극

복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강수돌. 2002.「후기 자본주의와 인간 노동」. 강수돌 외,『한국 노

제 철폐를 해서』. 아웃사이더. 9: 119-137.

국가인권 원회. 2002.「국내거주 외국인 노동자 인권 실태 조사」.

노동부. 2000a.「외국인의 고용 리 효율과 방안」. 노동부 고용허

가제 자료1.

______. 2000b.「고용허가제 이 습니다」. 노동부 고용허가제 자료2.

______. 2003a.「고용노동허가제 법안 비교」. 노동부 고용허가제 자료1.

______. 2003b.「다른나라 외국인력제도」. 노동부 고용허가제 자료2.

______. 2003c.「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방안」. 노동부 고용허가제 자료3.

______. 2003d.「지속성장과 소기업을 한 외국인 고용허가제」. 노

동부 고용허가제 자료4.

Page 34: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72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______. 2003e.「외국인법안(국회상정안, 030715)」. 노동부 고용허가제

자료5.

박경태. 2001.「소수자 차별의 사회 원인: 민족․인종 소수자를

심으로」.『한국 시민사회의 변동과 사회문제』. 나눔의 집.

박노자. 2001.『당신들의 한민국』. 한겨 신문사.

______. 2003.『나를 배반한 역사』. 인물과 사상사.

박인종. 1995.「한국 사회의 구조 변화와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유입」.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 학원 사회․민속 공 박사학 논문.

박천응 편 . 2002.『국경 없는 마을과 다문화 공동체』. 안산외국인노

동자센터.

법무부. 2003.「출입국통계연보」.

석 호. 2003.「국제이주이론의 검토」. 석 호 외.『외국인 노동자의 일

터와 삶』. 지식마당.

______ 외. 1998.『한국사회와 외국인 노동자 - 그 종합 이해를 하

여』. 미래인력연구센터.

______ 외. 2003.『외국인 노동자의 일터와 삶』. 지식마당.

설동훈. 1999.『외국인 노동자와 한국사회』. 서울 학교출 부.

______. 2000.『노동력의 국제이동』. 서울 학교출 부.

______. 2001b.「한국의 미등록외국인노동자 실태와 책」.『신학사

상』113. 한국신학연구소.

심창학. 2001.「사회 배제 개념의 의미와 정책 함의; 비교 에서

의 랑스를 심으로」. 한국사회복지학 44: 178-208.

유명기. 2004.「국제이주노동자, 아직 미완성인 우리의 미래」.『당 비

평』특별호: 310-337. 생각의 나무.

정기선. 1998.「외국인 노동자의 사회문화 응」. 석 호 외. 한국사

회와 외국인 노동자: 그 종합 인 이해를 하여』. 미래인력연구센터.

Page 35: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73

조성원. 2000.「외국인노동자와 노동계층 한국여성의 결혼사례를 통해

알아본 새로운 마이 리티의 형성 재생산」. 한양 학교 학원

문화인류학과 석사학 논문.

코시안의 집. 2001.「이주 노동자 가족과 법」. 국경 없는 마을 발간 자료.

통계청. 2003.『한국의 사회지표』.

한국노동연구원. 2001.「외국인근로자 고용실태 조사 - 기업체 조사」.

함한희. 1995.「한국의 외국인노동자 유입에 따른 인종과 계 문제」.

한국문화인류학 28: 199-221.

Bauman, Z. 2003. Globalization: The Human Consequence. 김동택 옮김.

2003.『지구화 - 야 스의 두 얼굴』. 한길사.

Beck, U. 2000. Was ist Globalisierung? 조만 옮김. 2000.『지구화의

길』. 거름.

Byrne, D. 1999. Social Exclusion. Buckingham: Open University Press.

Castles, S. 1992. “Migrant and Minorities in Post-Keynesian Capitalism:

The German Case.“ in M. Cross (ed.). Ethnic Monorities and Industrial

Change in Europe and North America. 36-54.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stles, S. & Davidson, A. 2000. Citizenship and Migration. London:

Macmillan Press Ltd.

Cohen, R. 1992. “Migration and the New International Division of

Labour.“ in M. Cross (ed.). Ethnic Monorities and Industrial Change in

Europe and North America.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35.

Coppel, Dumount and Visco. 2001. “Trend in Immigration and

Economic Consequences.“ European Department Working Paper No.

284. Paris: OECD.

Cox, R. et al. 1995.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Understanding Global

Disorder. Halifax, Nova Scotia: Frenwood Publishing.

Page 36: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74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Giddens, A. 1993. Sociology. Cambridge: Polity Press. 김미숙 외 역. 1999.

『 사회학』. 을유문화사.

__________. 1998. The Third Way. 한상진․박찬욱 역. 1999.『제3의

길』. 생각의 나무.

ILO. 2004. “Toward a Fair Deal for Migrant Workers in the Global

Economy.“ International Labour Conference 92nd Session. Report Ⅳ.

Geneva: ILO.

Madanipour et al. 1998. Social exclusion in European cities : Processes,

Experiences and Responses. London: Stationery Office: Regional

Studies Association.

Mittelman, J. 1993 “Restructuring the Global Division of Labour: Old

Theories and New Realities.“ Paper for the UN University

Symposium(1993. 8) on <Global Political Economy and a New

Multilateralism>. Oslo.

Mason, J.『질 연구방법론』. 김두섭 역. 2002. 나남.

Sassen, S. 1988. The Mobility of Labour and Capital: A Study of

International Investment and Labour Flow.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Sen, A. 2000. Social Exclusion: Concept, Application and Scrutiny. Office

of Environment, Asian Development Bank.

Staker, P. 2000. Workers without Frontiers: The Impact of Globalization

on International Migration. 최수연 역. 2003.『국경없는 노동자』. 이화

여자 학교 출 부.

Turner, B. 1986. Citizenship and Capitalism: The Debate Over Reformism.

서용석․박철 역. 1997.『시민권과 자본주의』. 일신사.

Walker, A. and Walker, C.(eds). 1997. Britain Divided: the Growth of

Social Exclusion in the 1980s and 1990s. London: Child Poverty

Action Group.

Page 37: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75

“국경 없는 마을” 홈페이지 http://www.migrant.or.kr/ville/

노동부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molab.go.kr./

방 라데시공동체 지원홈페이지 http://www.bangla.co.kr/

법무부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moj.go.kr/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http://ijunodong.prok.org/

설동훈 인터넷 홈페이지 http://dhseol.com.ne.kr/

설동훈교수인터넷홈페이지

http://social.chonbuk.ac.kr/soc/dhseol/publish/mz2003_11.html/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http://www.migrant.or.kr/

안산시 홈페이지 http://www.ansan.net/

외국인노동자 책 의회 http://www.jcmk.org/

외국인노동자의집 http://www.migrantworkers.org/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http://migrant114.org/

“코시안의 집” 홈페이지 http://kosian.urm.or.kr/

- 록 -

주제어: 이주 노동자, 세계화, 국제노동분업, 사회적 자본, 사회적 배제, 인종

주의, 단일민족주의, 공동체, 국경 없는 마을, 심층면접법

이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 해 행해지는 다

차원 인 차별과 편견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사회 배제’라 규정짓

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주 노동자들이 스스로 이러한 사회 배제에

어떤 방식으로 응하는가에 주목하고 있다. 구체 으로는 한국 사회

가 가진 특유의 사회 배제의 원인과 유형을 범주화하고, 이에 응하

는 이주 노동자들의 특성과 자발 노력들을 고찰하 다. 이주 노

동자가 유입된 이후 지역 공동체 내에서 형성된 사회 계 등을 살펴

Page 38: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76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실에서 “국경 없는 마을”이 재 한국 사회

에서 갖는 치와 의의를 찾아 보았다.

분석에 주로 사용된 연구 자료는 안산시 원곡동에서 원주민들과 이

주 노동자들이 함께 만들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인 “국경 없는 마을”에

의 참여 찰과 이 곳의 이주 노동자들에 한 심층 면 결과이다.

연구 결과, 외부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

인색한 한국 사회는 단일민족주의와 유교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외

국인 오증이 결합하여 독특한 형태를 띠는 사회 배제의 메커니즘

을 작동시키고 있었다. 이주 노동자들은 일 되지 못하고 미 책 마련

에 지나지 않는 정책과 제도의 허 을 고들고 행해지는 법 ․제도

배제와 노동 장에서의 착취와 차별의 형태를 띠는 경제 배제,

그리고 외국인에 한 편견과 오해로 인해 사회 배제의 상이 되고

있다.

안산시 “국경 없는 마을”은 다른 이주 노동자들의 거주지와 달리 게

토화의 험을 넘어서는 하나의 안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주 노동자들에게 “국경 없는 마을”은 한국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정서

안정을 얻으며 한국인과 새로운 사회 계를 형성하는 장(場)이다.

“국경 없는 마을”은 한국 사회의 외국인력 정책과 제도의 미비함을 사

회 요구와 필요에 의해 보완하고자하는 이주 노동자들과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자발 인 노력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 시도라

할 수 있다.

Page 39: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 배제연구 177

- Abstract -

On the Social Exclusion of Migrant Workers: A Case

of the "Borderless Village" at Ansan

Lee, Tae-Jeong6)

This study focuses on how foreign migrant workers overcome

social exclusion. Social exclusion of migrant workers is a reflection

of multidimensional discrimination and prejudice in Korean society.

The study focused on the social characteristics and reponses of

migrant workers to social exclusion. It also observed the social relations

of migrant workers and local residents in an alternative community,

the "Borderless Village" at Ansan city in Kyounggido, Korea.

Three areas of theoretical concepts and ideas are relevant in this

study; 1) globalization and international division of labor as well as

international economic inequality; 2) social exclusion as a concept that

includes institutional, legal, economic, and social discriminations

against foreign migrant workers.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migrant

workers during a series of field researches at the 'Borderless Village'

in Ansan City. The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this study

investigates the causes and types of social exclusion against foreign

migrant workers in Korea. Social exclusion is composed of the legal

and institutional inattentiveness regarding foreign labour policy,

economic exclusion that includes unfair treatment at work places, and

social and cultural exclusion that includes social discrimination and

Lee, Tae-Jeong Ph.D. Candidate, Department of Sociology, Hanyang University.

Page 40: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사회적 배제 연구 - “국경 없는 마을 사례ksrc.or.kr/~socialissues/content/vol_10/ss10_5-ltj.pdf · 2006-11-07 ·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178 제5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prejudice against foreign workers.

Secondly, the 'Borderless Village' is a sort of alternative community

within which foreign migrant workers with various racial, ethnic, and

national backgrounds and indigenous local residents live together and

make an effort to build a community that is immune to social

exclusion. What is more interesting is that the Village project has

been initiated and maintained by the local residents.

The policy implications for foreign migrant workers and prospects

for future research are discussed in the conclusion.

* Key words: migrant workers, globalization, global division of

labour, social exclusion, community, borderless

village, field research, qualitative int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