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양돈기술을 배우는 방법들에 대한 생각...264 2017. 8월호 2017. 8월호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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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월호 264 2017. 8월호 264 현장리포트 1. 보려는 만큼 보이고 배운다. 다섯명이든 열명이든 단체로 해외 연수를 가면 누구는 도움이 되었다며 만족하고, 누구는 그저 놀 다 온 정도의 느낌을 받는다. 왜일까? 농장 방문의 예를 들면, 농장 현장에서 농장을 설 명하는 현지인에 바짝 붙어서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뒤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우리끼리 대화하다가 현지 설명은 제대로 듣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남은 연수도 있다. 그나마 그 시 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 농장에 도입하는 경우도 보았다. 선진 양돈기술을 배우는 방법들에 대한 생각 정 현 규 박사 도드람양돈농협 동물병원 원장 한수양돈연구소 대표 해외에서 어떻게 선진기술을 배우고 우리 것으로 만들 것인가? 보다 효과적인 해외 양돈연수나 기술 도입의 방법은 무엇일까? 양돈업계에서도 많은 해외 연수나 단체 여행 혹은 개인적인 연수가 진행되고 있는데, 목적하는 바를 충분히 이루고 있을까? 1984년 첫 일본 양돈장 연수를 시작으로 34여년 동안 이런저런 연수에 동행하고, 개인적인 공부와 호기심으로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해외의 양돈장, 양돈관련 시설을 방문하고, 친구들을 사귄 경험들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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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월호 2652017. 8월호264 2017. 8월호264

현장리포트

1. 보려는 만큼 보이고 배운다.

다섯명이든 열명이든 단체로 해외 연수를 가면

누구는 도움이 되었다며 만족하고, 누구는 그저 놀

다 온 정도의 느낌을 받는다. 왜일까?

농장 방문의 예를 들면, 농장 현장에서 농장을 설

명하는 현지인에 바짝 붙어서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뒤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우리끼리 대화하다가 현지 설명은 제대로 듣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남은 연수도 있다. 그나마 그 시

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 농장에 도입하는

경우도 보았다.

선진 양돈기술을 배우는

방법들에 대한 생각

정 현 규 박사

도드람양돈농협 동물병원 원장한수양돈연구소 대표

해외에서 어떻게 선진기술을 배우고 우리 것으로 만들 것인가?

보다 효과적인 해외 양돈연수나 기술 도입의 방법은 무엇일까?

양돈업계에서도 많은 해외 연수나 단체 여행 혹은 개인적인 연수가

진행되고 있는데, 목적하는 바를 충분히 이루고 있을까?

1984년 첫 일본 양돈장 연수를 시작으로

34여년 동안 이런저런 연수에 동행하고,

개인적인 공부와 호기심으로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해외의 양돈장, 양돈관련 시설을 방문하고,

친구들을 사귄 경험들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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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 양돈기술을 배우는 방법들에 대한 생각

해외 연수를 가기 전에 목적과 알고 싶

은 것을 충분하게 정리해야 한다. 내가 보

려는 노력이 없으면 보았는데도 못 봤다고

하고, 그냥 다른 사진들만 남게 된다.

출발 전에 방문 안내자와 미리 목적을

상담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방문지와 다르다면 처음부터 연수에 참여

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현지에 가서 보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을 요청하면 어려운

상황을 만나거나 불만족스런 여행으로 끝

나는 경우도 있다.

해외 연수는 떠나기 전에 목적을 한두

가지로 압축해서 안내인과 협의하고, 현지

에서는 안내하는 분의 옆에 붙어 있는 것

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저녁에는 안내인과 차라도 한잔

하다 보면 내가 보지 못한 중요한 포인트

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안내하는

사람은 같은 곳을 여러 번 방문하였거나

잘 알고 있고, 통역하면서 빠진 부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2. 충분한 돈을 지불해라.

일본이든 유럽이든 양돈연수를 간다고

하면서 패키지여행과 비용을 비교한다면

실속 없는 여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심심치 않게 일본이나 유럽 등으로 연수

를 가는 단체에서 방문지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때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1인당 예산이 얼마인지이다.

MSY가 30두인 농장과 그 농장을 컨설

팅하는 전문가를 어렵게 소개해 주었고,

여행사를 통해 접촉을 하고 해외 연수를

다녀온 단체가 있었다. 그런데 사람마다

만족도가 그리 크지 않았다. 왜일까?

나는 분명히 일정도 농장 상황에 맞춰

야 한다고 했고, 반드시 소개한 컨설턴트

를 통해 1시간이

라도 그 농장의

상황과 관리 방법

을 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여행사

에서는 비용을 줄

이려고 여행사의

일정에 맞춰 농장

일정을 잡다 보니

외부에서 농장을

바라보고 오게 되

었다. 분명히 그 ▲ CP 농장에서 인공수정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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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농장을 관리하는 방법이라든지 성적이 나

오는 이유를 컨설턴트에게 들어야 하는데,

공짜로 컨설턴트에게 강의를 부탁하니 당

연히 거절당한 것이었다.

인원이 적으면 적을수록 더 많은 비용이

들 거고, 일본이든 유럽이든 전문가에게

1~2시간이라도 강의를 듣게 되면 1,000

달러 정도는 지불해야 목표를 이루게 된다

는 사실을 이해하면 참가인 수로 나누어

그만큼 비용이 추가될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에 1주일 양돈연수를 한

다면 국내 항공사를 이용하고, 15명 정도

라면 550~600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

다. 물론 방문지 선물이라든지, 전문가의

강의를 몇 회로 할지와 방문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참여 인원이 적으

면 그만큼 추가가 된다. 1일 기사 딸린 편

안한 버스의 경우만 보더라도 100~200만

원까지 국가별, 거리별, 시기별로 차이가

난다. 스페인의 예만 들더라도 기사까지

숙박해야 하는 경우라면 1일 200만원은

잡아야 하는데, 10명이면 1인당 20만원이

고, 20명이면 1인당 10만원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지불한 돈만큼 배워

오는 게 해외 연수의 특징이라는 사실이다.

3. 현지를 잘 아는 전문가를 통해서

모든 것을 진행해야 한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하여 저렴한 여행

사를 찾고, 현지 전문가가 아니라 여행사

를 통해서 접촉하거나, 현지 전문가가 동

행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방문할 곳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친하

거나 잘 알고 있는 전문가를 통해서 접촉

하고, 동행해야 그쪽에서 제대로 알려 주

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해외 연수가 비

용을 절약하기 위해 여행사를 통하고, 여

행 가이드의 안내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4. 놀러 가는 것인지, 배우러 가는지

목적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놀러 가는 목적이 강한데, 명분상 한두

군데 양돈관련 시설이나 연수처를 넣는다

면 다음 한국 양돈연수에 좋지 않은 영향

을 줄 수도 있고,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언젠가 유럽 연수를 하는 단체에게 농장

방문과 몇 군데를 소개해 주었다. 그 단체

는 유럽을 다녀왔는데 현지의 업체에서 전

화가 왔다. 앞으로 한국 연수단은 가능하

면 받지 않겠다고….

이유를 들어 보니, 내가 소개해 주었다

는 말에 더 열심히 준비했고, 여러 가지를

보여 줬는데 반 정도가 제대로 설명도 듣

지 않고 뒤에서 한국 사람끼리 얘기하고,

고마워하는 느낌이 아닌 것 같아서 서운했

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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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 양돈기술을 배우는 방법들에 대한 생각

5. 양돈, 축산업 해외 정보와 네트워크

전문가와 조직이 있어야 한다.

일부 유럽의 양돈 교육기관을 제외하고

는 현재 해외 연수나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채널, 교류창구의 대부분이 비전문적인 업

체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상황에 따라 개인

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 보니 정보가 한

곳에 모이거나 축적되지 못하고 중복되어

서 낭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체계적, 지속적, 정확하게 이루

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양돈만

보더라도 해외의 정보가 필요할 때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전문 여행사도 있으면 좋겠다.

6. 머무르는 연수로 전환이

필요하다.

분만사에서 양자관리 하나

설명을 듣고 쭉 한번 둘러보면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돌아온

다. 하지만 제대로 배우고 농장

에 적용하려면 최소한 3주는 분

만사에서 연수를 해야 분만부

터 이유까지 제대로 배울 수 있

다. 설명과 현장은 항시 다르다

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배도 마찬가지다. 분만율 95% 나오는

농장에 가서 30분 단체로 쭉 돌아보고, 설

명 한번 들으면 될 것 같지만, 한국에서 전

문가라도 최소 1개월은 현지 농장에서 직

접 이유부터 발정 체크, 교배시키고, 사료

주고 등등 직접 하면서 배워야 겨우 조금

배울 수 있다.

물론 경비가 많이 들고, 언어가 되어야

하고, 연수할 농장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시스템이든, 기술이든 한

가지만 배워서 농장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투자보다도 가치가 있을 것인데, 하는 아

쉬움이 있다.

▲ 일본 연수 시 현지 전문가로부터 교육 장면

상기 원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글쓴이에게 문의바랍니다.

☎ 글쓴이 연락처 : 010-9038-5071

문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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