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RADIO M 낭독과 경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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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 EBS 라디오와 이달의 책 소개 사진 장종호 방영찬 라디오를 듣다가 한참 동안 먹먹해지는 순간, 감정의 방아쇠를 당기는 건, 시대에 관계없이 우리 삶 을 관통하며 그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한 구절입니다. 5월 역시 EBS 책 읽어주는 라디오가 여 러분과 함께 합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처럼 늘 책이 우리 곁에 머무르기를 바라며 이달엔 EBS 라디오 부장님이 보내온 글을 소개합니다. <EBS FM 책 읽어주는 라디오> 낭독과 경청이 대한민국을 바꾼다 <책 읽어주는 라디오>가 이달에 만난 사람 소설가 편혜영 EBS 2012. MAY 35 공감의 시대, 낭독과 경청의 가치 EBS FM이 나아가야 할 길을 ‘책’으로 정한 건, 책을 통한 감성에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라디오는 감성매체이기 때문이죠. 라디오라는 매체에서 사람들과 커 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영역은 절대적으로 이성보다는 감성에 가깝습니다. 교육 에 특화된 전문방송으로서 EBS가 교육이라는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라 디오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린 보편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 저희는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프로그램들이 책을 정보 전달의 한 방편으로 활용했다면 “우리 는 스토리, 즉 깊이 있는 서사와 삶의 지혜를 청취자의 눈높이에서 읽어주겠다.” 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책에 이미 완벽한 구성이 들어가 있으니 우리가 굳이 이 걸 재구성하려 하지 말고 텍스트의 힘을 믿고 온전히 읽어주는 것, EBS 책 읽어 주는 라디오는 ‘듣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 자체’가 되는 것에 목적이 있습 니다. 한번은 PD들끼리 모여서 낭독회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제일 처음 제가 책을 읽 었는데 PD들이 듣더니 한 목소리로 좋다는 거예요. 누군가 소리를 내서 읽어주 는 걸 들으면 몰입이 잘되죠. 낭독은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 과 마찬가지인데,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좋고, 소리 내어 읽으면 건강이 좋아지 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요. 지금은 공감의 시대고 공유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런 세태에 맞는 방법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입니다. EBS FM은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통해서 대한민국 에 낭독의 힘을 전파하고자 합니다. 낭독을 하면 상대방은 자연스레 경청을 하 는데, 경청을 해야 사람을 이해하고 그 뜻에 공감할 수 있죠. 공감의 능력은 경 청하는 능력에서 길러지고 경청하는 능력은 책을 듣는 데에서 길러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책 읽어주는 라디오의 가치입니다. 라디오를 통해서 낭독의 가치도 발견하고 경청하는 습관도 기르고,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죠. EBS FM의 이번 실험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떤 방송사도 이런 시도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BS만이 할 수 있는 무모한 도전이 무한한 가능성으로 승 화하려면 청취자들의 지지와 격려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 로운 포맷의 방송인 만큼 한편으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우리 모두가 책을 읽고 듣는 것을 생활화한다면 분명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책 읽는 부모 아래서 자식들이 달라지고, 책 읽는 상사로 인해 부하직원들도 변 할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책을 읽고 듣는 것은 소통의 가장 효과적인 기술 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국민 모두의 책 읽어주는 라디오 EBS FM이 낭독과 경 청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낭독은 가장 원형적인 이야기 전달 방식,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 는 것 같아요” 국내서 보기 드문 독특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으로 인간 내면의 공포와 불안 을 탐구해온 소설가 편혜영 씨(41)가 미발간 신작 <서쪽 숲에 갔다>를 EBS <라 디오 연재소설>를 통해 공개한다. <서쪽 숲에 갔다>는 실종된 형을 찾기 위해 서 쪽 숲을 찾은 동생의 이야기로, 박민희 씨가 낭독하며 4월 9일 월요일 첫 방송을 시작해 5월 초까지 연재가 진행될 예정이다. <편혜영 소설가 약력> 1972년 서울 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이슬 털기>로 당선 2007년 단편소설 <사육장 쪽으로> 제4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2009년 단편소설 <토끼의 묘> 제10회 이효석문학상 수상 201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부문 수상 2011년 소설집 <저녁의 구애> 제42회 동인문학상 수상 그 외 장편소설 <재와 빨강>,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등이 있다. Q 신작 소설 제목 <서쪽 숲에 갔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비밀을 품은 세계,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의 상 징으로 ‘서쪽 숲’이란 대자연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세계의 전체를 파악할 수 없는 나약한 개인이 거대한 미로를 헤매듯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고 싶 었거든요. Q EBS FM 책 읽어주는 라디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낭독’은 가장 원형적인 이야기 전달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자라면서 누군가 낭독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경험을 잃게 마련인데, <라디오 연재소설>은 어린 시절 누군가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해 듣던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 주는 것 같아요. 원 작의 세계와 낭독자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세계, 각기 다른 두 개의 세계를 만나 는 경이로운 체험이에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A 개인적으로 듣기에 좋게 쓰인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어두운 이야기도 많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청취자 여러분의 개인적인 경험들과 일치되는 부분을 많이 발 견하실 거예요. 거대한 서쪽 숲의 비밀을 찾아가는 주인공들과 함께 무언가를 찾 아가는 소설 읽기의 재미를 발견하셨으면 좋겠어요. <라디오 연재소설> 매주 월~금 19:00~20:00 연출 방영찬 100% 낭독과 음악으로 채워지는 작품 그리고 단 한 분의 청취자를 위한 한 시간! 34 EBS 라디오 부장 김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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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DIO

EBS라디오와 이달의 책 소개

사진장종호방영찬

라디오를 듣다가 한참 동안 먹먹해지는 순간, 감정의 방아쇠를 당기는 건, 시대에 관계없이 우리 삶

을 관통하며 그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한 구절입니다. 5월 역시 EBS 책 읽어주는 라디오가 여

러분과 함께 합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처럼 늘 책이 우리 곁에 머무르기를 바라며 이달엔 EBS 라디오

부장님이 보내온 글을 소개합니다.

<EBS FM 책 읽어주는 라디오>

낭독과 경청이 대한민국을 바꾼다

<책 읽어주는 라디오>가 이달에 만난 사람 소설가 편혜영

EBS 2012. May

35

공감의 시대, 낭독과 경청의 가치

EBS FM이 나아가야 할 길을 ‘책’으로 정한 건, 책을 통한 감성에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라디오는 감성매체이기 때문이죠. 라디오라는 매체에서 사람들과 커

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영역은 절대적으로 이성보다는 감성에 가깝습니다. 교육

에 특화된 전문방송으로서 EBS가 교육이라는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라

디오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린 보편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 저희는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프로그램들이 책을 정보 전달의 한 방편으로 활용했다면 “우리

는 스토리, 즉 깊이 있는 서사와 삶의 지혜를 청취자의 눈높이에서 읽어주겠다.”

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책에 이미 완벽한 구성이 들어가 있으니 우리가 굳이 이

걸 재구성하려 하지 말고 텍스트의 힘을 믿고 온전히 읽어주는 것, EBS 책 읽어

주는 라디오는 ‘듣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 자체’가 되는 것에 목적이 있습

니다.

한번은 PD들끼리 모여서 낭독회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제일 처음 제가 책을 읽

었는데 PD들이 듣더니 한 목소리로 좋다는 거예요. 누군가 소리를 내서 읽어주

는 걸 들으면 몰입이 잘되죠. 낭독은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

과 마찬가지인데,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좋고, 소리 내어 읽으면 건강이 좋아지

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요.

지금은 공감의 시대고 공유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런 세태에 맞는 방법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입니다. EBS FM은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통해서 대한민국

에 낭독의 힘을 전파하고자 합니다. 낭독을 하면 상대방은 자연스레 경청을 하

는데, 경청을 해야 사람을 이해하고 그 뜻에 공감할 수 있죠. 공감의 능력은 경

청하는 능력에서 길러지고 경청하는 능력은 책을 듣는 데에서 길러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책 읽어주는 라디오의 가치입니다. 라디오를 통해서 낭독의 가치도

발견하고 경청하는 습관도 기르고,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죠.

EBS FM의 이번 실험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떤 방송사도 이런 시도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BS만이 할 수 있는 무모한 도전이 무한한 가능성으로 승

화하려면 청취자들의 지지와 격려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

로운 포맷의 방송인 만큼 한편으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우리 모두가

책을 읽고 듣는 것을 생활화한다면 분명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책 읽는 부모 아래서 자식들이 달라지고, 책 읽는 상사로 인해 부하직원들도 변

할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책을 읽고 듣는 것은 소통의 가장 효과적인 기술

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국민 모두의 책 읽어주는 라디오 EBS FM이 낭독과 경

청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낭독은 가장 원형적인 이야기 전달 방식,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

는 것 같아요”

국내서 보기 드문 독특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으로 인간 내면의 공포와 불안

을 탐구해온 소설가 편혜영 씨(41)가 미발간 신작 <서쪽 숲에 갔다>를 EBS <라

디오 연재소설>를 통해 공개한다. <서쪽 숲에 갔다>는 실종된 형을 찾기 위해 서

쪽 숲을 찾은 동생의 이야기로, 박민희 씨가 낭독하며 4월 9일 월요일 첫 방송을

시작해 5월 초까지 연재가 진행될 예정이다.

<편혜영 소설가 약력>

1972년 서울 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이슬 털기>로 당선

2007년 단편소설 <사육장 쪽으로> 제4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2009년 단편소설 <토끼의 묘> 제10회 이효석문학상 수상

201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부문 수상

2011년 소설집 <저녁의 구애> 제42회 동인문학상 수상

그 외 장편소설 <재와 빨강>,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등이 있다.

Q 신작 소설 제목 <서쪽 숲에 갔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비밀을 품은 세계,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의 상

징으로 ‘서쪽 숲’이란 대자연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세계의 전체를 파악할 수 없는

나약한 개인이 거대한 미로를 헤매듯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고 싶

었거든요.

Q EBS FM 책 읽어주는 라디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낭독’은 가장 원형적인 이야기 전달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자라면서 누군가

낭독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경험을 잃게 마련인데, <라디오 연재소설>은 어린 시절

누군가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해 듣던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 주는 것 같아요. 원

작의 세계와 낭독자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세계, 각기 다른 두 개의 세계를 만나

는 경이로운 체험이에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A 개인적으로 듣기에 좋게 쓰인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어두운 이야기도 많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청취자 여러분의 개인적인 경험들과 일치되는 부분을 많이 발

견하실 거예요. 거대한 서쪽 숲의 비밀을 찾아가는 주인공들과 함께 무언가를 찾

아가는 소설 읽기의 재미를 발견하셨으면 좋겠어요.

<라디오 연재소설> 매주 월~금 19:00~20:00연출 방영찬100% 낭독과 음악으로 채워지는 작품

그리고 단 한 분의 청취자를 위한 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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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라디오 부장 김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