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현 수사와 송강호 박사의 구속 수사에 대한 우리의 입장

지난 7월 1일 해상 감시활동을 하던 예수회 박도현 수사와 평화운동가 송강호 박사

가 해양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제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구속 수감되는 사

건이 발생하였다. 천주교 예수회 한국관구는 지난해 김정욱 신부와 이영찬 신부에

이어 이번에 박도현 수사가 구속되어 우리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활동과 처참하게

죽어가는 하느님의 피조물을 살리는 활동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긴 여정인

지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갈라진 시대에서 정치적 힘을 지닌 이들과 자신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이들이 서로 지지하고 상생하는 우호적 관계의 건설을 사

명으로 여긴다.(예수회 35차 총회 교령 3, 28항) 또한 이런 사명의 수행 중에 발생하

는 고통을 죄로 인해 상처를 받은 세상이 치유되기 위한 철저한 정화의 과정으로 받

아들인다.(예수회 생태 관련 특별보고서,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 40항)

현재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공사업체들은 강력한 태풍을 피해 서둘러 케이

슨 제작과 작년에 완파된 6기의 케이슨을 해제하는 작업과 준설 작업을 병행하고 있

다. 그러나 규정을 무시하고 오탁수 방지막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해양감시단은 공사업체의 위법 사항을 바로잡아 줄 것을 제주도정에

건의하였지만, 실질적인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공사업체의 불법공사를

고발하기 위해 7월 1일 박도현 수사와 송강호 박사는 카약을 타고 오탁수 방지막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과 막체가 접힌 상태를 촬영하여 인근에서 순찰 활동 중인

해양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하고 채증 작업을 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다. 그러나

해양경찰은 이 신고 접수를 회피하였고,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이 두 사람을 체포

연행하였다. 해양경찰은 범법행위를 고발한 시민을 도리어 불법체포하고 이들의 휴

대전화와 캠코더를 압수하는 등 사유재산권 침해까지 자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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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한국관구 홍보국Office of Communications, Korea Province of the Society of Jesus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이후 법원의 박도현 수사와 송강호 박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

부 결정이다. 법원은 법을 수호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행정기관의 정

책 결정과 집행이 합법적이었는지를 감시하는 시민활동을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 그

러나 법원의 이들에 대한 구속 결정은 이런 건전한 시민 감시 활동을 위축시킨 것이

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평화와 생태환경의 문제 외에도 민주주의에 반하여

최소한의 적법한 절차도 무시한 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진행되고 있다. 우리들의 공

권력과 공공사업에 대한 감시 활동은 국가기관으로부터 부당하게 간섭받아서는 안

되며 오히려 보호받아야 한다.

우리는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을 향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법원은 예수회 박도현 수사와 평화활동가 송강호 박사에 대한 부당한 구속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석방하라.

2.제주도지사는 해군기지 공사업체에 오탁수 방지막 설치 등 적법한 조처를

하도록 시정 명령을 내려라.

3.해양 경찰은 국민의 입장에서 건설업체 활동의 위법성을 철저히 감시하라.

2013년 7월 15일

천주교 예수회 한국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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