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

저편에

비가

내린다

글,그림

정영인

인연이 되어 주어 감사해요.

파란 하늘이 좋다.

라일락 향기가 좋다.

새로 산 꽃무늬 원피스의 하늘거림과

갓 구운 쿠키의 바삭함이 좋다.

추적추적한 비가 좋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무기력함이 좋고터질듯한 자기혐오도 좋다.

모든 걸 뒤엎어버리고 싶은 크나큰 화가 좋다.

좋은 게 좋다.

싫은 게 좋다.

또

네가 좋다.

서로

너무 많은 알고,

너무 많은 것을 공유하기에

아주 소중하고 아름다운.

가끔은

너무 많은 것을 알기에,

서로를 너무 많이 가진 것 같아

이상한 괴로움을 참을 수 없어

아주 괴롭히고 미워해버리기도 하는.

그러다

네가 없는 날을 맞이한다,

마냥 좋은 것들이 참 많던 하루하루를 기억하지만

아주 무기력하고

싫은 게 싫은 날.

그래도

너를 그리워하는 게 좋다.

이 그리움이 좋다.

이 그리움이 너를 향하는 것도,

때로는 너를 향한 마음이 나 전체를 뒤엎어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어 버리는

아주 이상한 기분조차, 좋다.

너이기 때문일까.

네가 없어도네가 좋다.

때론 없기도 한 너를 나는 너무 좋아해서

누군가 나에게 싫은 말을 한대도

그저 네가 좋고

너를 좋아하는 내가 좋고

네가 좋아하는 내가 좋았다.

좋은게 좋다.

파란 하늘 저편에 비가 내린다.

글. 그림 | 정영인

Copyright 2014. Jung Young in all right reserved.

overcome365@naver.com